Weekend Choice Movie2022-03-08 16:50:45
3월2주차 신작 개봉 영화
3월 2주 개봉영화 추천 5편
2022년 3월 2주 개봉영화!
도어맨 The Doorman , 2020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컴백
영화 "도어맨"은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미술품을 노린 무장 괴한들에 맞서 홀로 반격에 나선
전직 해병대 출신 도어맨 알리의 올 킬 액션 영화 입니다.
‘레지던트 이블6’ ‘존 윅-리로드’ 등 다양한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며
새로운 액션 마스터로 주목받고 있는 루비 로즈와 할리우드 베테랑 장 르노가 만나 화제를 모은 작품인데요.
또한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으로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컴백작으로
뉴욕 아파트에 세기의 작가들의 미술품이 숨겨져 있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카타르시스 넘치는 액션 연출로 극장가를 사로잡을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액션 마스터 세대의 주역 ‘루비 로즈’의 매력을 담은
첫번째 추천영화 "도어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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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미 Marry Me , 2021
선결혼 후 연애
영화 "메리미"는 선결혼 후연애를 시작하게 된 슈퍼스타 '캣 발데즈'와
슈퍼노멀 수학 교사 '찰리'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드라마 입니다.
제니퍼 로페즈와 오웬 윌슨, 말루마 까지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동료 선생님에게 떠밀려 '캣 발데즈'의 콘서트에 가게 된 '찰리'는
'Marry Me'라고 적힌 플랜카들르 들고 있다가 '캣 발데즈'와 무대에서 즉석 결혼을 하게 되는데요
슈퍼스타와 수학 교사의 만남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댈르 모으고 있습니다.
슈퍼스타와 슈퍼노멀 수학 교사의 로맨틱 드라마!
두번째 추천영화 "메리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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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폴 Moonfall , 2022
2022년 인류 최후의 재난, 달이 지구와 충돌한다!
'투모로우'와 '2012'에서 자연재해와 이상 기후로 인한 인류멸망을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과 스펙터클로 구현했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영화 "문폴"을 통해 우주로 무대를 확장하여 이제껏 본 적 없는 재난을 관객들에게 선보입니다.
영화 "문폴"은 달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재난 속 인류의 마지막 생존기를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인데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숨쉴 틈 없는 우주적 스케일의 재난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만의 놀라운 상상력을 통해 신선하고 낯선 달의 모습을 보여줄
세번째 추천영화 "문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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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SPENCER , 2021
전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의 이야기
영화 "스펜서" 는 왕실 가족이 별장에 모여 보내는 크리스마스 연휴 3일 동안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영화 '재키' '네루다' 등을 통해 거장으로 우뚝 선 파블로 라라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스크린에 되살려냈습니다.
커튼조차 마음대로 열 수 없고, 의상 순서까지 정해놓은 폐쇄적이고 고루한 왕실 문화 속에서
남편의 외도와 끝없는 감시까지, 모든 상황을 홀로 감내해야 하는 다이애나의 심리를 내밀하게 담았냈습니다.
영국 왕세자비 다이내나 스펜서의 3일!
네번째 추천영화 "스펜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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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러브 송 你的情歌 , Your Love Song , 2020
'상견니' 가가연 스크린 복귀작
영화 "유어 러브 송"은 서로 다른 꿈과 비밀을 가진 세 남녀가 만나면서 겪는 사랑과 아픔, 성장을 그려낸 청춘 뮤직 로맨틱 코미디 입니다.
가가연이 연기파 배우 부맹백과 슈퍼 아이돌 최연소 우승자로 첫 연기 데뷔한 이슨시에와 함께 선보일 로맨스 케미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보편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풋풋했던 시절 사랑에 아파해본 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양산한 메가 히트작 '상견니'에 이어,
가가연의 첫 차기작으로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형성하고 있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유어 러브 송"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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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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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국내 박스오피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1위 유지, 북미 박스오피스 <프레디의 피자가게>가 2주만에 2억달러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국내 박스오피스]
개봉 2주 차에도 박스오피스 정상을 기록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12일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삼례 나라 슈퍼 사건을 영화화한 배우 설경구 주연 <소년들>은 16만여 명을 모으면서 첫 주말
2위를 기록했습니다. <30>일은 다시 3위로 올라서며 1일 개봉한 공포영화 <톡 투미>는 4위에
올라섰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3~5일 1940만 달러를 벌어들여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했습니다. 제작비가
2000만 달러에 불과한 이 작품은 북미 누적 매출액만 1억1360만 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북미 외 나라
수익은 1억350만 달러로 전 세계 총 수익이 2억2000만 달러에 육박했고,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가 2위, <플라워 킬링 문>이 3위에 올라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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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이단인가? 어떤 걸 믿겠는가!
색다른 공포다. 종교를 소재로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만나는 건 흔하지 않다. 우리가 믿는 종교란 무엇인지 밑바닥까지 파묘하고, 마주한 진실에도 기존 믿음을 견고히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선택이 이어진다. 여기에 과연 모르몬교를 믿는 두 자매가 이단인지, 그들에게 종교의 실체를 까발리는 리드가 이단인지 관객에게 되묻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강도는 세지고, 하염없이 깊어진다. 어떤 걸 믿어야 할까? 종교가 없다고 해도 이 물음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모르몬교의 신실한 신도인 두 자매 반스(소피 대처)와 팩스턴(클로이 이스트)은 오늘도 전도하러 다닌다. 어떻게든 신도를 모으기 위해 애쓰는 이들은 외딴 집주인 리드(휴 그랜트)의 집에 도착한다. 자신들을 이단으로 보는 사람들과 다르게 따뜻함으로 반겨주는 리드의 안내로 집 안에 들어가는 자매들. 곧이어 믿음과 종교에 관한 질문과 대답이 오간다. 꼬리에 꼬리를 물은 이 질의응답은 점차 반스와 팩스턴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이상한 낌새를 차린 반스는 리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밖으로 나가려 하지만, 문은 굳게 잠긴 걸 확인하고서는 자신들이 이 집에 갇힌 사실을 깨닫는다. 이후 리드는 친절함을 유지하면서 들어오는 문으로 나갈 수 없다며, 다른 두 문으로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각 문에 ‘믿음’, ‘불신’이라 적는다. 어쩔 수 없이 그녀들은 살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한다.
<헤레틱>은 작정한 것 같다. 그동안 우리가 종교에 대해 묻고 싶은 것들을 질문하고, 그에 따른 답을 듣는다. 신앙을 전하기 위해 온 자매들은 오히려 리드에게 그들의 신념이 어디까지인지 시험대에 오른다. 마치 간증을 하는 자리인 것처럼, 리드는 모르몬교의 일부다처제 교리를 시작으로 물꼬를 트고, 자매를 압박한다. 주객이 전도된 자리에서 이들은 쉴 새 없는 질문을 받고 답하면서 자신들이 어떻게 이 믿음을 유지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리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대신 보드게임의 대명사 ‘모노폴리’, 라디오헤드의 ‘Creep’과 관련된 표절 시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들며, 종교와의 유관성을 주장한다.
안전한 곳에서 벌어지는 토론장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자매들은 이 집에 갇힌 상태다. 밀실 안에서 첨예한 종교적 논의는 점점 리드에게 무게가 실리고, 자매들은 독 안에 든 쥐처럼 위험한 상황에 몰린다. 그리고 리드는 계속해서 이성적인 접근법으로 두 자매에게 종교에 숨겨진 정체를 소개한다. 그것도 자랑스럽게.
여기서 영화는 관객에게 묻는다. 이제 누가 이단처럼 보이냐고. 신기하게도 두 자매가 이단인데, 리드가 더 이단처럼 느껴진다. 자신만의 논리로 이 자매들에게 종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면 그 자체가 무논리 궤변이다. 자신의 깨우침이 곧 진리라 생각하는 이 잘못된 신념은 자매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그들의 믿음을 시험하는 공포의 요소로 작용한다.
흥미로운 건 이런 리드의 행동이 그동안 종교가 믿음이란 단어로 세상의 약자들에게 뻗친 가혹한 행위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말이 곧 진리요 법이라 말하는 종교인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를 따라야 하는 형국에 놓인 사람들. 극 중 생존의 기로에 선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여성들이다. 약한 자를 구원하는 게 아닌 오히려 이들을 구워삶아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종교의 어두운 민낯은 안경을 쓰고 중저음 목소리를 내뱉으며 인텔리전트한 모습 뒤 보이는 리드의 실제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종교의 민낯은 영화 첫 장면 큰 바위산이 보이는 벤치에 앉아 콘돔 이야기를 하는 자매들의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경험해 보지도 않았지만, 콘돔 회사의 마케팅 문구나, 이를 사용해본 사람들의 말을 통해 이 제품을 믿는 자매들의 모습이 비친다. 영화는 마치 종교도 콘돔 회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종교로 시작해 젠더 이슈까지 건드는 <헤레틱>의 야심은 스릴러 장르의 재미로 이어진다. 추리 요소를 가미한 작품 특성상 영화는 끝까지 봐야 리드의 속내를 알 수 있는데, 이는 생존의 기로에 선 두 여성의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더한다. 특히 집 안이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선이 긴장감을 유발하는데, 이 부분에서 <아가씨> <그것> 등 폐쇄적 공간 안에서 확실한 밀도감을 부여해왔던 정정훈 촬영감독의 장기가 잘 발휘된다. 대신 슬래셔, 고어 장르의 호러 영화는 아니다 보니 시각적인 공포는 덜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를 상쇄하듯 배우들의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휴 그랜트의 악역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인텔리전트한 외모로 분위기를 편안하게 했다가 광기 어린 신념이 삐죽삐죽 튀어나오면서 공포 분위기로 몰고 가는 게 상당한 몰입감을 준다. 이렇게 좋은 목소리가 오히려 소녀들을 압박하니 그 자체로 낯설고 묘하면서 강압적이다. 극 중 휴 그랜트의 이중성은 안경 착용으로 빚어지는데, 언제 안경을 쓰고 벗는지 유심히 보기 바란다.
여기에 소피 대처와 클로이 이스트의 연기도 발군이다. 서로 다른 성격과 믿음의 결이 다른 이들은 각자 처한 위기를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휴 그랜트와의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며 극을 이끈다. 특히 최근 개봉한 <컴패니언>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소피 대처의 연기는 왜 그녀가 차세대 호러퀸인지 알 수 있게 한다. 큰 눈망울을 통해 비치는 두려움과 불안, 그럼에도 강단있는 행동 등 좀 더 진취적인 호러퀸 캐릭터로서 그 맛을 살린다.
결말에 이르러서 영화는 과연 우리가 믿는 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또 한 번 안긴다. 감독은 이 악몽 같은 이야기 속 다양한 일들이 과연 실제 존재했는지, 누군가의 상상 속 이야기인지 혼돈에 빠뜨린다. 극 중 팩스턴은 자신이 죽으면 나비가 되어 사랑하는 이들의 손 끝에 앉겠다고 말하는데, 호접지몽(胡蝶之夢)을 뜻하는 이 말을 끝까지 유념하며 보면 이 작품을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스튜디오 오르카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평점: 3.5 /5.0
한줄평: 믿음과 불신 속 세상을 사는 이들을 향한 날선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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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컴 투 왕가위 월드! 씨네랩이 뽑은 추천작 4편
오는 11일부터 CGV는 'All about Wong Karwai : 왕가위 특별전 Season 2'이라는 행사로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11편을 상영합니다. 지난해 동명의 특별전 Season 1에서는 왕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작품들만 상영했던 반면,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가 감독으로서 연출한 작품 11편을 선보이는 것이죠. 특히 앞서 작년에 재개봉했던 <화양연화>를 포함하여 <해피 투게더>, <2046>, <타락천사>, <중경삼림> 등의 5편의 작품은 4K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화질을 복원한 버전으로 상영되기 때문에 이번 특별전은 왕가위 감독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기존의 팬덤에게도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특별전의 상영 기간은 2월 11일부터 3월 3일까지이며, 전국 CGV에서 관람이 가능합니다.
'왕가위 월드'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작품 세계로 홍콩 영화계에 한 획을 그어 그 자체로 장르가 된 왕가위 감독.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감독인 만큼 이번 설 연휴에는 그의 감성에 빠져보는 게 어떨까요? 11편 모두를 챙겨보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씨네랩이 추천작 5편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1. 해피 투게더 : 리마스터링 (春光乍洩, Happy Together, 1997)
Synopsis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보영(장국영)과 아휘(양조위).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던 중 두 사람은 사소한 다툼 끝에 이별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상처투성이로 아휘의 앞에 다시 나타난 보영은 무작정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서로를 위로하며 점차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보영의 변심이 두려운 아휘와 아휘의 구속이 견디기 힘든 보영은 또다시 서로의 마음에 상처 내는 말을 내뱉은 뒤 헤어지는데...
<해피 투게더>는 왕가위 감독에게 제50회 칸영화제의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로, 장국영과 양조위가 맡은 보영과 아휘의 매력적인 사랑을 담아낸 영화입니다. 그러나 관객을 사로잡은 것이 단연 러브 스토리뿐만은 아닙니다.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과감한 편집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이국적인 풍경, 삽입되는 음악이 모여 영화만의 독보적인 영상미와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두 사람을 아르헨티나로 떠나게 한 목표이자 재회를 상징하는 아이콘 이과수 폭포의 장엄한 광경은 스크린으로 관람할 때 가장 그 정수에 가까울 듯합니다. <해피 투게더>는 지난 4일 먼저 재개봉하여 현재 극장에서 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 부에노스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Buenos Aires Zero Degree, 1999)
Synopsis
영화 <해피 투게더>의 또 다른 이야기.
낯선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왕가위 감독은 0도의 땅을 찾는다. 동쪽도 서쪽도 아니고, 낮도 밤도 없으며, 춥지도 덥지도 않은 그곳.
제로 디그리의 땅에서 철저한 이방인이 되어 영화를 찍는 동안의 우여곡절이 녹아 있다.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촬영과 자꾸만 미루어지는 일정, 스태프와 배우들의 고뇌 영화에서 담지 않은 뒷이야기들.
다소 생소한 제목 탓에 '이건 또 어떤 영화야?' 싶은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라, 위에서 소개해드린 <해피 투게더>를 촬영하며 그에 관해 제작한 다큐멘터리입니다. 62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영화에는 없는 뒷이야기들과 왕가위 감독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관람을 추천해드리는 이유는, 국내의 각종 OTT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도 관람할 수 있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 한국에서 따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없어 시청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입니다. <해피 투게더>를 감명 깊게 관람하신 분이라면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또한 함께 챙겨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3. 중경삼림 : 리마스터링 (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Synopsis
경찰 223(금성무)은 헤어진 옛 애인을 기다리다 지쳐 술집을 찾는다. 그가 떠나간 애인 대신 그곳에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때마침 험한 일을 마치고 온 마약 밀매 중개자가 술집에 들어선다.
한편, 단골손님인 경찰 663(양조위)을 짝사랑하는 식당 종업원 페이(왕페이)는 경찰 663의 헤어진 애인이 맡기고 간 이별 편지 속에서 그의 집 열쇠를 손에 넣게 되는데…
왕가위 감독의 이름은 몰라도 '중경삼림'이라는 제목은 한 번쯤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이 영화. 국내에 왕가위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중경삼림>은 90년대 홍콩의 감성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힙니다. 영화는 경찰 223의 이야기인 1막, 경찰 663의 이야기인 2막으로 나누어져 각각 다른 분위기를 선보이는데,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배우 임청하, 양조위, 왕페이, 금성무가 주연을 맡아 역할의 매력을 한층 더했습니다. 최근 왕가위 감독이 후속작 <중경삼림 2020>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온 만큼, 본편을 미리 관람해 두는 것이 좋겠죠?
4. 화양연화 : 리마스터링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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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에 먹혀버린 그 시절 홍콩의 범죄와의 전쟁!
양조위, 유덕화, 그리고 20년 만의 재회! 영원한 두 형님의 만남만으로 기대되는 영화 <골드핑거>는 1970년대 홍콩 경제 황금기인 동시에 부정부패가 극심했던 시기를 다룬다. 부정부패와 거리가 먼 듯한 지금의 홍콩을 생각한다면, 극 중 부패가 만연한 홍콩은 생경하다. 하지만 영화는 이게 바로 기회의 땅에서 펼쳐진 자본주의의 타락한 민낯이라고 말한다. 양조위, 유덕화의 거친(?) 안내로 그 시절 홍콩은 어떤 모습일까?
| 그 시절, 홍콩에서 벌어진 금융 범죄
1970년대, 가난한 건축사인 청이옌(양조위)은 세계 금융 중심지로 기틀을 잡아나가는 기회의 땅 홍콩으로 온다. 그는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하려던 차에 우연히 만난 쩡 사장(임달화)을 통해 부동산 관련 사기에 가담한다. 거짓말 한마디면 거액을 벌 수 있는 것을 알게 된 청이옌은 본격적으로 사기를 쳐가며 부를 축적하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강행하며 홍콩 최고의 황금제국 ‘카르멘 그룹’을 만든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홍콩 반부패조사국 ICAC(Independent Commission Against Corruption, 염정공서) 수사관 류치위안(유덕화)은 청이옌을 향해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한다.
<골드핑거>는 실제 ICAC가 1980년대 홍콩 상장회사인 지알라 그룹의 반부패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ICAC가 지알라 그룹의 반부패 척결을 위해 쓴 세월은 무려 약 15년.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한 것은 물론, 수백억원의 소송비가 투여된 이 프로젝트는 홍콩은 물론, ICAC 내에서도 기록적인 성과로 알려져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 사건은 각색을 통해 영화로 선보였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소 낯선 이야기지만, 그 시절 홍콩을 아는 이들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이다. (IMF를 다룬 <국가부도의 날>을 홍콩 사람들이 보면 바로 이런 느낌일 것 같다.)
극 중 유덕화가 소속된 ICAC에 대해 알고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1973년 홍콩에서는 횡령을 저지르고 영국으로 도망간 영국 출신 홍콩 경찰 간부 고드버 사건이 벌어진다. 1960년대부터 부정부패가 심했던 홍콩에서 이 사건은 결국 시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고, 영국 중앙정부는 홍콩 총독 산하의 독자적인 반부패 수사기구인 ICAC를 세우고, 본격적인 부패단속을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황을 반기지 않았던 집단은 바로 경찰이었다. ICAC는 즉각 부패한 경찰을 해고했고, 이 과정에서 두 집단은 충돌이 있었다. 1977년, 경찰관들은 ICAC 건물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고, 이게 바로 ‘경렴충돌’이다. 극 중 초반 이 사건이 그려지는데, 감독은 홍콩의 시대적 배경과 ICAC의 역할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지난해 국내에서 개봉한 양조위, 고천락 주연의 <풍재기시>는 고드버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 보이지 않는 돈으로 쌓은 황금제국의 추락, 그리고 홍콩
영화의 시작은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홍콩에 온 청이옌의 모습으로 시작하는데, 과거 기회를 잡기 위해 미국으로 간 이민자들의 모습이나 도시로 와서 성공을 꿈꾸는 타지역 청년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설계사라는 직업이 있어도 취업이 힘든 와중에 운명처럼 그에게 온 기회는 사기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돈이 아닌 보이지 않는 돈. 특히 땅이 가진 미래 가치를 말로 뻥튀기시키고, 상대방의 기대 심리를 조장해 금액을 올리고, 차액으로 이익을 얻는 등 청이옌은 그 누구보다 쉽게 돈을 버는 방법과 전 세계 돈이 몰리는 가운데, 그 방법이 통용되는 홍콩의 실체를 간파한다.
이때부터 청이옌은 건물이 아닌 다른 걸 설계한다. 바로 돈. 그리고 그 돈으로 홍콩에서 가장 비싸고 영국인 손에 들어간 금손빌딩을 구매하는 것을 목표로 잡는다. 주식 브로커 영입, 부호 자재들과의 뒷거래, 로비를 통한 불법 대출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그 돈으로 사업을 확장해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려 한다. 금손빌딩을 손에 넣었지만, 그 욕심은 더 커지고,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신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약점을 공격하며 이들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한다.
영화는 ICAC의 대규모 수사와 추적을 통해 플래시백으로 청이옌이 세운 황금 제국의 민낯을 보여준다. 황금빛에 가려졌던 그 어두운 뒷면. 보이지 않는 돈으로 쌓은 제국이 곧 과거 홍콩이라는 것처럼, 감독은 돈이라는 욕망에 허우적거리며, 그게 삶의 기쁨이자 행복으로 생각한 한 청이옌을 통해 그 사실을 드러낸다.
| 비주얼에 먹힌 타락한 자본주의, 그럼에도 남는 건 양조위, 유덕화
돈으로 쌓은 막강한 부. <골드핑거>는 타락한 자본주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스타일에 신경을 쓴다. 제목처럼 황금색 빛 영상이 계속해서 나오며,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청이옌의 모습은 홍콩 경제의 황금기를 비주얼로 옮긴 듯하다.
기회의 땅에서 벌어진 자본주의의 타락을 다뤘다는 점에서 마틴 스코세이지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와 결이 비슷한데, 부분마다 겹쳐 보이는 영상 구도와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닮은 꼴처럼 보이는 두 영화는 후반부로 가서 각자의 길을 걷는데, <골드핑거>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주제 의식이 흐릿해진다. 자본주의 폐해를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ICAC의 집요한 추적을 통해 정의는 끝내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 그 부분이 모호하다. 이로 인해 가장 중요한 부분인 청이옌과 류치위안의 대결 구도는 그 힘을 조금씩 잃어간다. 좋은 배우들의 멋진 파열음을 지속적으로 보고 싶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김새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영화의 매력은 두 배우에게 기인한다. 마치 두 배우가 관객의 멱살을 끌고 간다고나 할까. 바둑판으로 비유하자면 양조위는 흑, 유덕화는 백의 이미지로 보인다. 그들이 타는 차량의 색도 흑과 백으로 나뉘는데, 법을 무시한 채 자신이 가진 욕망에 충실한 양조위와 법을 기준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유덕화의 대결은 그 자체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중반부에 등장하는 심문 장면이 이를 잘 표현한다. 그동안 철저한 조사와 추적으로 만든 서류를 무기 삼아 청이옌을 공격하는 류치위안, 그리고 그 공격을 무디게 받고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는 청이옌의 모습은 그 자체로 멋진 대결을 보여준다.
여기에 극중 긴장감을 불어넣는 요소로써 사용하는 안경(또는 선글라스)의 쓰임새를 통해 각 인물이 진실과 거짓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도 지켜보는 잔재미도 있다.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서로를 죽고 죽이는 차가운 그 느낌의 시초가 청이옌의 안경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하고 보면 더 흥미롭게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제목을 따라가듯 <골드핑거>는 그 시절 도시를 재현하고 자본주의의 허상을 비주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홍콩 달러 3억 5,000만 달러(한화 약 594억원)을 사용했다. 역대 홍콩 영화 최고 수준인 제작비를 쏟아 부을 정도로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풍재기시>에 이어 <골드핑거>에 이르는 홍콩의 과거. 누군가에겐 기회이자 누군가에게는 나락의 길을 걷게 한 그 시절의 홍콩엔 지금과 다른 정제되지 않은 에너지가 넘친다. <골드핑거>가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그 에너지만큼은 관객에게 전달된다. 그 전달자가 과거의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두 장본인이라서 더 그런지 몰라도.
사진 제공: 퍼스트런
평점: 2.5 / 5.0
한줄평: 돈에 취해 갈길 잃은 스토리를 끌고가는 두 형님의 노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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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한국에서 왔고, 이름은 '윤여정' 입니다.
지난 오스카 이후 441일이 지난 후에야 열린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결과가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안에서 열린 지난 시상식과는 달리, 할리우드 최대 이벤트인 본 시상식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오프라인으로 개최되었습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맹크>가 10개 부문 노미네이트로 가장 많은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으며,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장편 데뷔작 <더 파더>와 샤카 킹의 전기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가 담긴 <미나리>,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 다리우스 마더의 <사운드 오브 메탈>, 애론 소킨 감독의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이 작품상을 포함하여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한, 에메랄드 페넬 감독의 데뷔작 <프라미싱 영 우먼> 또한 작품상을 포함하여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들의 저력을 과시하였습니다.
관심이 집중되던 부문 중,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바로 <노매드랜드> 였습니다. <노매드랜드>의 출연 배우이자, 실제 노매드인 '스웽키'와 함께 참석한 클로이 자오 감독은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거머쥐며, 이날 시상식의 히로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전 감독상 수상자인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시상자로 등장하였기에, 오스카 최초로 두 명의 동양인 감독이 등장하여 의미 있는 장면을 연출되었습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여, <허트 로커>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에 이어 이 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 감독이 되었는데요. 클로이 자오 감독의 차기작은 마블의 <이터널스>이기에,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바입니다.
그리고, 모두의 염원대로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미나리>의 제작사인 플랜 B의 설립자이자 배우 '브래드 피트'가 시상자로 나서 윤여정 배우를 호명하였는데요. 윤여정 배우는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국 BAFTA에서의 수상소감에 이어, 이번에도 '촌철살인' 수상소감을 전세계에 전했습니다. 먼저, 본 영화의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를 만나게 되어 영광이라는 말을 전한 뒤,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많은 유럽 사람들이 내 이름을 여영 혹은 정이라고 부르지만 모두 용서해드리겠습니다"라고 그녀 다운 수상소감을 전해 또 한 번 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뒤 이어, 그녀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언급하며, 배우들 모두 각자의 영화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 해냈기에, 우리는 '경쟁'일 수 없다.고 말해 모두를 배려하는 연륜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또 한번 윤여정 배우가 전세계 시상식을 휩쓸며, 전세계에 '한국' 영화를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전세계 박스오피스 5위에 달하던 한국 영화계가 이를 기점으로 다시 살아나길 바라며, 오늘 오스카를 빛낸 이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결과
- 작품상
★ 노매드랜드
더 파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맹크
미나리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감독상
★ 클로이 자오, <노매드랜드>
토마스 빈터베르그, <어나더 라운드>
데이빗 핀처, <맹크>
정이삭, <미나리>
에머랄드 펜넬, <프라미싱 영 우먼>
- 남우주연상
★ 안소니 홉킨스, <더 파더>
리즈 아메드, <사운드 오브 메탈>
채드윅 보스만,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게리 올드만, <맹크>
스티븐 연, <미나리>
- 여우주연상
★ 프란시스 맥도맨드, <노매드랜드>
비올라 데이비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앤드라 데이,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
바네사 커비, <그녀의 조각들>
캐리 멀리건, <프라미싱 영 우먼>
- 남우조연상
★ 다니엘 칼루야,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여우조연상
★ 윤여정, <미나리>
- 각본상★ 에머랄드 펜넬, <프라미싱 영 우먼>
- 각색상★ 플로리안 젤러&크리스토퍼 햄튼, <더 파더>
- 촬영상
★ <맹크>
- 편집상★ <사운드 오브 메탈>
- 미술상
★ <맹크>
- 의상상★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분장상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음악상
★ <소울>
- 주제가상
★ "Fight For You",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음향상
★ <사운드 오브 메탈>
- 시각효과상
★ <테넷>
- 국제 장편영화상
★ <어나더 라운드>, 토마스 빈터베르그
- 장편 애니메이션상
★ <소울>, 피트 닥터
- 단편 애니메이션상
★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 윌 맥코맥
- 단편 영화상
★ <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 트라본 프리
- 장편 다큐멘터리상★ <마이 옥토퍼스 티처>, 제임스 리드
- 단편 다큐멘터리상
★ <콜레트>, 안소니 지아치노
다시 한번,
올해 오스카를 빛낸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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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차 -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내 모든 걸 버리고
*2017년도 영화 칼럼으로 발행한 글을 각색한 것임을 밝힙니다*
이 원고를 쓰기 전, 생각의 끈을 잡고 놓지 않으려고 애써 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금세 주의가 분산된다. 나이가 들수록 한가지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지는 건, 그럴 여유가 사라짐과 동시에, 삶에 대한 책임이 막중해져서 그런 것인 듯 싶다. 누군가 나에게 싱가포르에 와서 직장 생활 하는 자신이 비자와 연계된 이유로 마치 ‘생계형 직장인’ 같다는 말을 했었다. 디아스포라(Diaspora)의 삶이 안정될 수록 더 갈망하게 되는 것이 늘어난다. 영주권 발급도 그 중에 하나일 것이다. 최초 5년짜리 영주권이 내 삶에 시사 하는 바도 이리 큰데 하면서, 나는 2012년도 영화 화차(火車)를 생각해 냈다. 최근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도 불륜이라는 스캔들 때문에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하는, 영화 ‘아가씨’의 수려하고 여리여리하고 아름다운 이 배우가 임팩트 있는 배우로서 탈바꿈된 영화는 화차가 아니었을까.
영화 속에서 첫 남편과 식당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선영의 전 모습.
그녀에게는 아버지를 죽게 해 달라는 그래서 빚을 청산해 달라는 간절한 소망과 신앙이 있었다.
화차라는 게 우리나라에서는 ‘수레 위에 총을 수십 개 장치하여 이동이 손쉽고, 한 번에 여러 개의 총을 쏠 수 있게 한 조선시대 무기’라고 검색이 되지만, 일본에서는 ‘영화의 제목인 '화차'는 불 화(火), 수레 차(車)로, '지옥으로 가는 불수레'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 화차는 헤이안 시대 일본 전설 속의 수레라고 하며,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태워 지옥을 향해 달리는 불 수레이며 화차에 한번 올라탄 사람은 두 번 다시 내릴 수 없다고 한다. 이 무시무시한 제목 속 여주인 경선(김민희 분)은 왜 자신이 화차에 올라타 운명을 재촉해야 했는지 안타깝도록 절실하게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면 5년 전에 본 영화라서 모든 스토리가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경선이 자신의 빚과 과거를 모두 끊어내기 위해 선영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친구가 되고,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아 새 삶을 살아내고자 한다. 수의사였던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서, 펜션에서 술을 마시고 친구의 목을 졸라 살해하며 울부짖는 경선. 이 영화에서 김민희의 가장 잊히지 않는 장면이다. 슬프고, 그로테스크하고, 단죄해야 하지만 이해는 가는 그런 역할을 잘 소화했다.
그녀는 운다. 친구를 살해하고 새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기쁨에 또 웃는다.
영화의 도입부는 경선(선영의 삶을 빼앗은) 이 약혼자인 문호 (이선균 분)과 결혼 한 달을 앞두고 시부모님께 인사 가는 길에서 시작된다. 빗속에서 휴게소에 들렀으나 그녀는 돌연 사라져 버리고, 문호는 연유를 알 수 없이 그녀의 뒤를 쫓는다. 사촌 형인 형사에게 부탁해 찾아낸 그녀의 과거는 놀랍다. 원래 경선은 결혼한 적이 있었고, 남편은 건실하게 식당을 운영했고 그녀도 행복해 보이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아버지의 빚 때문에 사채업자가 들이닥쳐 생활이 망가져 버린다. 그녀는 그런 아버지를 죽게 해 달라고, 빚을 탕감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작은 빚에서 시작된 사채가 커진 것을 막지 못해, 그리고 또 이어진 빚을 막지 못해 괴로워하던 그녀는, 가족이 없는 선영이라는 수의사와 만난다. 그리고는 위의 전개이다. 피칠갑을 하고 속옷 차림으로 진짜 선영을 살해하고 선영으로 거듭난 경선. 그녀는 죄책감에 울부짖는 것인지 안도감에 미소 짓는 것인지 모를 새벽을 보내고, 시체를 유기한 다음 선영의 동물병원에서 일하다가 문호를 만나게 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름답다. 문호와 선영. 선영의 과거에 대한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
문호는 선영(경선)을 사랑했고, 마지막까지 그녀에게 너로 살라며 도망치라고 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된 기차역에서 선영은 읊조린다.
“나?? 나 강선영 아니야..... 나 사람 아니야.. 쓰레기야... 내 곁엔 아무도 없었어...”
그리고 타인의 모든 것을 빼앗은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자신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이라고 자위한다. 일본에서의 원작이 1992년에 써진 것을 감안하면 타인의 ‘명의 도용’이라는 범죄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가 쓴 다른 소설들을 읽어보면 일본 내의 사회적 이슈를 모티브로 인간의 삶을 인간이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들이 많다. 이 영화를 한국의 영화관에서 혼자 봤던 (왜 '혼자였다는' 사실은 잊히지 않는지) 2012년 3월은 내 인생에서도 정말 추운 겨울이었다. 동트지 않은 새벽이 가장 춥다고 직장을 잠시 쉬던 그때 나는 참 많은 방황을 했더랬다. 건강 차 휴직한다고는 했으나 미래에 대한 걱정에 휴식이 온전히 휴식이 될 수 없었다. 영화 속 경선에 나를 이입한 건 아니었지만,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생기는 이러한 사회의 범죄가, 한국에서도 점점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은 해 봤었다.
미야베 미유키 책 중에 재밌게 읽었던 낙원, 그리고 모방범. 사진은 네이버에서 찾았다.
그때 썸 타던 남자친구 집에 있던 책들을 빌려와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것도 정말 밤새서 읽었다.
그 이후의 한국 사회는 (지금은 내가 오히려 가끔 가는 곳이 되어 버렸기에 변화를 더 빨리 감지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생각보다 더 급격히 일본화되어가고 있다. 1인 가구의 확산화, 전통적 가족 형태의 붕괴, 사회활동 이외 취미활동의 다변화, 반려동물과 식물 추구, 졸혼, 선택적 결혼, 묻지 마 범죄, 그리고 사회적 범죄, 성매매, 인신매매, 돈을 위해서 라면 희생되는 인권. 한국의 사회적 안전망이 인간의 본성 안에 있는 악함과 잔학성을 막을 정도로 촘촘한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점차 더 촘촘하게 변해가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학창 시절 일본의 문화를 동경해서 일본어를 배웠던 나는, 그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것들을 알 즈음 한국인의 정이나 따뜻함, 융통성 등을 더 높이 사게 되었다. 한국은 아직 꿈틀대는 날 것의 생동감이 있다. 위에서 아래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 생명의 샘이 솟아오른다. 민초의 힘은 여론을 형성하며 특권층을 제재하는 힘이 되어 왔다. 세계를 살펴봐도 이런 나라는 흔치 않다. 코로나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사회의 모럴(morale)적 제재가 되기를 바라본다. 작금의 나는 한국의 문화나 식품은 환영받지만,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사람들에게 배척 받는 외국인으로서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다. 이 원고를 썼던 3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떤 것이 달라졌을까.
온전히 나 자신으로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건 달라지지 않았고, 가족이라는 굴레 안에서 경제적으로 착취당했던 것도 어느 정도는 벗어났다. 돈이라는 건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고 하는 건 가진 자들의 이야기일도 몰라. 잘 살다가도 한 순간 삐끗하면 절벽 낭떠러지로 내몰릴 만큼, 세상은 무서운 곳이다. 경선처럼 자신의 모든 걸 지우고서라도 빚에서 벗어나고 싶은 젊은이들이 많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 볼뿐. 힘들어도 범죄는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 볼뿐. 이런 선한 마음들이 모여 선한 영향력을 내기를 바라볼 뿐, 딱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씁쓸한 밤이다.
하지만 일본 문학 공부하던 그 시절 내가 읽은 소설의 탑은 바로 이것, '살인의 문' 원판.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읽은 문고본. 한 번쯤 살면서 생각해 볼 화와 살인의 욕망에 대해 다뤘다. 너무 그럴싸해서 나의 욕망도 함께 얹어가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고 싶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아일린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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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애니를 잘 못만든다고?
#애니메이션 #한국 #리뷰
#떠돌이 까치
1987/KBS1#아기공룡 둘리
1987/KBS1#달려라 하니
1988/KBS2#2020 우주의 원더키디
1989/KBS2#옛날 옛적에1
1990/KBS2#영심이
1991/KBS2#옛날 옛적에2
1991/KBS2#날아라 슈퍼보드
1991/KBS2#마법사의 아들 코리
1993/KBS2#초롱이의 옛날 여행
1993/KBS2#리뷰문의
adonai0919@gmail.com#트위치
https://www.twitch.tv/sura_chtr#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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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1막 3월 7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넷플릭스 #폭싹속았수다 #WhenLifeGivesYouTanger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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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우주를 가르는 절규 피할 수 없는 그것과의 사투 [맨 인 더 다크] 페데 알바레즈 감독 [에이리언] 리들리 스콧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