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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티2022-03-17 23:15:19

한낮 여독처럼 슬쩍 사라질 고독이었다면, 영원한 그 이름 속에서 머물렀겠지.

영화 <스펜서> 시사회 리뷰

 

 

2022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화제작 <스펜서>를 지난 주 씨네랩 초청 사전 시사회를 통해 만나고 왔다. 

 

어느덧 개봉일이 다가왔다는 사실! 더 많은 분들이 좋은 영화를 봤으면 하는 마음에 널리널리 홍보중이다. 올해 놓치면 후회할 작품 중 하나.

 

 

 

 

 

 

2013년에 비슷하게 ‘다이애나 스펜서’를 다룬 작품이 있다. 

 

나오미 왓츠 주연의 <다이애나>라는 작품인데, 똑같은 인물의 일대기를 그렸지만 초점은 완전히 다르다. <다이애나>는 궁정에서 별거생활을 하던 시점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스펜서>는 완전히 별거생활을 하기 전, 3일 간 궁정에서의 성탄절 연휴를 보내며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는 인물의 모습을 그렸다.

 

 

 

 

 

 

기대를 어느 정도 하고 갔지만, 훨씬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영화의 화면 비율부터 자글자글한 필름의 포근한 감성까지 살리며 1980년대 영국의 모습을 아름답게 재현했다. 광활한 자연 경관과 올곧게 펼쳐진 왕실 건물들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영화에 매료되었다. 이 모든 것을 담은, 잔잔하지만 묵직한 에너지가 살아있었던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두고두고 생각난다. 한 번 더 관람하고 싶을 정도.

 

 

 

 

 

 

사실, 영화의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혼자 이끌어 간다. 그만큼 엄청난 에너지와 흡입력을 2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다채롭게 표현해야 했고, 관람 전 제일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였다. 아무래도 대중적인 <트와일라잇>의 벨라, <카페 소사이어티>의 보니 등 이전 작품에서 보여진 이미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그 틀을 이번 작품에서 완전히 벗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 의문들은 영화를 보면서 말끔히 사라졌다. 

 

영국 억양은 물론, 고개를 기우는 각도부터 걸음걸이, 사소한 제스쳐 등 인물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치열하게 한 흔적이고스란히 관객들에게 느껴질 정도로 듬뿍 담겨 있었다. 결국, 실사 인물을 연기한다고 함은 관객들을 설득하는 것과 같다. 이미 대중들에게 각인된 그 인물의 선명한 이미지의틀을 오롯이 본인의 역량으로 깨야 하고, 그 자체가 영화의 의미가 된다. 인물의 서사를 다시 세상 밖으로 꺼낸 명분은 또다른 해석으로 변화를 줘야하고 동시에 감동을 줘야 한다. 그리고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그 무른 과정들을 섬세하게, 성공적으로 해냈다. 

 

 

 

 

비로소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기 위한 그녀의 몸부림, 그것이 고독이든 여독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 순간의 부재는 영원한 이름으로 남았을 테니. 자신의 수많은 감정들과 부딪히고, 단단했던 신념의 조각들이 처참히 부서지며 모든 것이 멈췄지만, 이름을 부르는 순간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었다. ‘스펜서.’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관람한 영화입니다. 

작성자 . 그린티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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