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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텍2022-05-22 10:07:30

<완다비전> 본 눈 가져오세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리뷰

영화를 넘어서 드라마까지, 어디까지 봐야 하는 건데 

로 개봉한 이 영화를 감상하려면 어떤 작품들을 미리 봐야 하나요? 이제는 마블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필수적인 질문이 되었습니다. 이는 해당 작품에 접근하기 쉬운지 아니면 어려운지, 소위 '진입 장벽'이 높은지 혹은 낮은지에 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진입 장벽은 <스타워즈 시리즈>·<스타 트렉 시리즈>처럼 거대해진 세계관을 가진 시리즈들의 공통된 문제점이긴 하나, 그 시리즈들 대부분이 특정 마니아층을 겨냥하는 작품들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점이 부각되지는 않았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 역시 이러한 시리즈 중에 하나이지만 앞선 작품들과 다른 점으로는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첫 작품이 등장한 시간대가 현재와 가장 가까운, 가장 늦게 탄생한 시리즈라는 데에 있습니다. 




퍼 히어로의 모험담을 유려한 CG를 기반으로 그려낸 초창기 MCU는 기존의 마블 마니아들을 넘어서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대중적인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2008년에 <아이언 맨>을 시작으로 많은 MCU 시리즈 영화가 개봉하였지만 이때 당시에는 시리즈로의 진입 장벽이 크게 문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스토리 흐름 파악에 필수적인 영화들만 취사선택하여 감상하면 족했으며, 그 필수적인 영화들마저 하루에서 이틀 정도 각 잡고 감상이 가능한 분량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피니티 사가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르러 MCU로의 진입 장벽에 관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고, <로키>·<완다비전> 등 디즈니 플러스의 수많은 오리지널 드라마가 진입 장벽을 본격적으로 높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오리지널 드라마를 감상해야지만 내용 이해가 가능한,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하 닥터 스트레인지 2)를 선보임으로써 MCU도 앞선 선배 시리즈들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다 막시모프라는 캐릭터를 다루고 묘사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했던 <완다비전>, 드라마라는 미디어는 서사와 캐릭터를 묘사하는 점에 있어 탁월하고 명백한 장점이 있지만 긴 호흡으로 인해 영화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자명합니다. 더군다나 디즈니 플러스라는 특정 OTT 서비스에서만 해당 드라마를 독점적으로 제공한다는 사실과 더해져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지기만 할 뿐입니다. 아무리 해당 컨텐츠가 잘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이때 가장 큰 문제점은 영화인 <닥터 스트레인지 2>가 드라마인 <완다비전>의 서사를 마무리 짓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서 발생합니다. 드라마로 시작했으면 드라마로 마무리 짓던가, 드라마로 시작한 이야기를 영화가 마무리 짓는다는 설명만 듣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서사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이리저리 흩뿌려놓은 컨텐츠를 모두 즐겨야 본인이 제공하는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듯, 다르게 말해 컨텐츠 강매 행위로서 거부감을 가지게 합니다. MCU가 넘기 힘든 진입 장벽을 스스로 쌓아올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드라마의 결말을 영화로 마무리 짓는 최악의 선택

시리즈물임을 감안하더라도 독자적인 서사 파악이 도저히 불가능한

15년 만에 돌아온 샘 레이미, 오마주 가득한 아쉬운 공포 영화를 만들다 

레이미 감독은 이전에도 스파이더맨으로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를 제작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과 같이 판타지 영화 등 여러 장르의 영화를 감독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특기는 <이블 데드 시리즈>로 대표되는 공포 영화입니다. 마치 초자연적 존재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듯한 연출 등 감독 특유의 기괴함과 호러틱함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의 아이덴티티가 되었습니다. 히어로 영화인 <스파이더맨 2>에서도 특정 씬을 통해서 공포 분위기를 훌륭하게 조성했던 적이 있기에, <닥터 스트레인지 2>의 감독으로 샘 레이미가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연히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MCU 시리즈 중 처음으로 공포 영화의 반열에 들 법한 영화가 탄생하였습니다.




영화는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오마주한 듯한 연출이 제법 많이 등장합니다. 첫 전투인 문어 괴물과의 결투에서는 <스파이더맨 2>에서 닥터 옥토퍼스와 스파이더맨의 고층 건물에서의 전투를, 살이 썩어 문드러진 시체에 빙의하였을 때와 좀비의 외양을 한 채 전투에 임하는 스트레인지에게서는 <이블 데드>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다코>처럼 온몸의 관절이 꺾인 채 좁은 틈을 기어 나오는 스칼렛 위치, <샤이닝>과 같이 좁고 어두운 통로를 발을 질질 끌면서 끝까지 쫓아오는 스칼렛 위치가 선사하는 압박감, 곳곳에 등장하는 점프 스케어까지 더해져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합니다. 게다가 화룡점정으로 일루미나티가 스칼렛 위치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씬까지, 이토록 높은 수위를 보면서 샘 레이미 감독이 하고 싶은 것 다 했구나 하는 즐거움과 함께 도대체 어떻게 12세 관람가라는 상영 등급을 받을 수 있었는지 하는 의문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이 낮은 등급이 <닥터 스트레인지 2>의 족쇄로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앞선 연출들만으로도 어느 정도 공포스러웠지만, 차라리 대중성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공포 장르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였더라면 더 높은 평가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적당히 무서워서 오히려 아쉬운 느낌입니다.



반가운 오마주가 가득하지만 애매함도 가득하다, 수위를 더 높였으면 어땠을까

전작의 비주얼 쇼크는 어디로, 밋밋한 액션

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처음으로 공개되었을 때, 미러 디멘션이란 만화경을 보는 듯한 특유의 왜곡된 공간을 배경으로 방향과 진행을 종잡을 수 없는 액션들로 관객들에게 비주얼 쇼크를 선사했습니다. 이는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마법사 캐릭터만이 선사할 수 있는 특유한 액션이기에, 후속작 역시 전편에 버금가는 비주얼 쇼크를 선사하리라고 기대한 관객들이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2>에서 기대했던 액션은 코빼기를 찾아보기 어렵고, 빈약한 액션들로만 이뤄져 있을 뿐입니다. 먼저 배경과 관련하여 이야기해 보자면, 이 영화에서 미러 디멘션 혹은 이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장소가 한두 번 정도 등장하긴 하나 해당 장소가 임팩트 있게 다뤄지지도 않습니다. 특히 미러 디멘션과 유사한 공간은 해당 공간을 활용하여 액션을 보여주지도 않으며 그저 그 공간을 통로로서 이동하고 통과하는 용도로서만 사용하기에, 아무리 공간을 알록달록하고 왜곡된 외양으로 꾸며놓았을지라도 관객들에게 인상을 남기기에는 어렵습니다.




군다나 최고의 마법사에게 수여되는 칭호인 전·현직 소서러 슈프림이 단순히 무기 혹은 방어구만 만들어 내고, 이를 사용한 체술로만 전투에 임하는 모습을 비추는 액션은 관객들의 맥을 빠지게 만듭니다. 굳이 다른 방식으로 싸울 수 있음에도 체술을 고집하는 액션들은 그저 제작진들의 편의를 추구하기 위한 무성의함의 결과물로 느껴지게까지 할 정도입니다. 오히려 본인이 주인공이 아니었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스트레인지가 캐릭터 본연의 액션을 더 잘 보여줬었습니다. 다만, 호불호가 크게 갈렸던 소위 '음표 액션'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액션이었습니다. 스케일이 커지지 않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클래식 곡들인 베토벤의 '5번 교향곡'과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활용해 편곡한 OST를 바탕으로 악보 속 음표를 실체화한 액션은 <닥터 스트레인지 2>에서 유일하게 맛볼 수 있는 신박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쉬움과 불호로 가득 찬 액션이었습니다.



호불호 갈리던 음표 액션만 유일하게 호, 그 외에는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가 맞는지 드는 의문투성이


네딕트 컴버배치의 1인 다역, 그리고 엘리자베스 올슨의 모성애에 관한 애절한 연기와 같이 두 주연 배우의 명연기는 완벽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닥터 스트레인지 2>의 다른 요소에 대해, 특히 액션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서사에 관해서는 영화를 감상하기 전 <완다비전>의 요약본을 시청하고 가서 그나마 이 정도였지, 기존에 계획했던 대로 <완다비전>에 관한 어떠한 사전 정보를 숙지하지 않은 채 이 영화를 감상했더라면 더 혹평했을 느낌입니다. 점점 마블에 대한 정과 기대감이 감소하고 있음을 체감하게 되네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CGV의 ScreenX관에서 영화를 감상했었습니다. 사실 영화를 예매할 때까지만 해도 해당 상영관이 ScreenX관임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특별관에 비해 부족한 특수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나름 3면을 활용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 보니 양 측면이 스크린과 동일한 재질이 아닌 방음을 위한 천 재질로 되어있다 보니 말끔하게 보이지 않은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많이 애용할 특별관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더불어, 아이맥스로 굳이 감상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 마블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감독의 개인적인 선호도와는 별개로 영화는 여러모로 많이 아쉬웠습니다.

 

모든 세계의 너를 사랑해

★★★

 

작성자 . 후루텍

출처 . https://blog.naver.com/junhlee99/22274082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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