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2-06-03 23:23:55
명확한 메시지가 담긴 쥬라기 세계관의 마침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2022)
인간의 등장은 생태계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모든 것이 인간을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생태계에서 인간은 소중한 존재였고 무조건적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대상이었지만 다른 생물들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서로 싸우고 죽이는 과정에서도 주변을 보호하면서 결국 그 수를 늘려갔다. 인간은 자신의 수를 늘려가면서 수많은 동식물을 대량으로 기르기 시작했다.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약을 만들었고 편리함을 위해 수많은 플라스틱과 여러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꽤 많은 동식물들이 멸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인간은 그렇게 주변의 자연환경을 소비하는데 익숙해져 있고 심지어 동물들을 잡아서 동물원 같은 시설을 만들기도 한다. 모든 것이 인간 중심적으로 세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어떤 생물이든 자신의 생존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생존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면 좀 더 재미있는 걸 찾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동식물을 모아놓고 구경하는 시설일 것이다. 특히 동물원에는 수십 가지의 동물들이 갇혀서 인간의 구경거리가 된다. 그들의 행동을 보면서 인간은 재미를 느끼지만 정작 동물들은 본인들의 자유를 박탈당한다. 동물들에게도 자유에 대한 권리가 있는지 여러 의견이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 가장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인간 중심의 생태계가 지구 전체의 생태계에 미치는 여러 악영향은 결국 인간이 동물들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쥬라기 공원> 세계관의 마지막 이야기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90년대부터 시작된 <쥬라기 공원> 세계관의 마지막 이야기다. 시리즈 전체에 걸쳐 공룡이라는 생명체의 신비로움과 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과거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어낸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는 공룡을 바라보는 경이로움이 잘 담겨있다. 이미 멸종한 생명체를 재탄생시켜 현실화하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주로 악당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통제 시스템의 오류로 발생한 공룡들의 탈출과 반란이 이 시리즈 전체에 반복해서 담긴다. 2015년부터 이어져온 <쥬라기 월드> 시리즈도 이런 패턴을 똑같이 반복한다.
특히나 전작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주요 등장인물들이 공룡이라는 생명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담겨있다. 이 시리즈 안에서는 공룡이지만 살짝 생각을 바꾸면 이 관점은 다른 지구의 생명체 문제로 확대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영화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공룡이 통제 가능하다고 믿는 인물이었지만 그 시스템이 붕괴된 이후 그것을 통제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말미에 갇혀있던 공룡을 세상에 풀어놓는다. 공룡을 강제로 죽여서 사멸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도 있다. 바로 이안 말콤 박사(제프 골드블럼)다. 그는 공룡과 인류가 공존할 수 없다고 믿는다. 그는 자연스럽게 그들이 다시 멸망하도록 놔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방법은 공룡들의 구역을 정해놓고 자연스럽게 소멸되도록 하는 것이다.
<쥬라기 월드> 시리즈 내내 이 두 주장은 반복된다. 하지만 이번 마지막 편에서는 자연스럽게 공룡을 세상에 풀어놓고 그들이 적응해가던 소멸해가던 그것을 자연스럽게 놔둬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추를 옮긴다. 그것은 인간과 공룡의 공존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한쪽의 멸망이 될 수도 있다. 그 결과가 어떨지에 대해선 영화가 결론을 짓고 있지는 않다. 대신에 영화는 다른 대립 축을 추가로 제시한다. 영화에는 악당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주인공들과 대립각을 세운다. 악덕 유전 공학자와 악덕 기업이 공룡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고 그것을 막기 위해 주인공인 오웬(크리스 프랫)과 클레어, 그리고 오리지널 멤버인 그랜트 박사(샘 닐), 엘리 박사(로라 던), 이안 박사가 그것을 막기 위한 방법을 총동원한다. 공룡을 이용하는 쪽과 공룡을 놔둬야 한다는 쪽의 대결이 영화의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이번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전체 쥬라기 시리즈를 통합하여 결론을 내린다. 이번에 등장하는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오리지널 멤버들은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멤버들과 함께 등장해 시리즈의 대단원을 책임진다. 이들은 영화의 처음부터 등장해 꽤 비중 있는 역할로 등장하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공룡과 다시 조우한다. 과거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오리지널 멤버들의 모습을 굉장히 반갑게 지켜볼 것이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건 바로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지금 현재 주변에 있는 동물과 식물들에 인간들의 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그들 스스로 자생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으로 그들을 돕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완성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명확해진 메시지
공룡을 처음 등장시킨 <쥬라기 공원>이 보여준 경이로움은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그 강도가 많이 희석되었다. 그래서 <쥬라기 월드> 시리즈에서는 점점 많은 수의 공룡을 등장시켜 그것을 유지하려 애쓰지만 이번 마지막 영화에서 그런 경이로움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 속에는 티라노를 비롯한 육식 공룡들이 대결을 벌이고 익룡이나 랩터 같은 다양한 공룡이 등장하지만 모두 그저 액션을 위한 등장으로 짧게 소비되어버리고 만다. 사실상 공룡의 추격이나 싸움에 인간이 개입할 요소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계속 지속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더 커졌다.
영화 전체에 관통하는 메시지는 꽤 명확해졌지만 나머지 부분은 아쉬운 점이 많다. 액션의 강도가 높아졌지만 이미 과거 시리즈에서 봤거나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장면들이 많아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또한 오리지널 멤버들의 등장을 위해 영화 초반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그들의 서사를 보여주게 되는데, 그래서 이야기가 조금 늘어진다는 느낌이 있다. 악덕 기업의 사장은 너무나 단편적이고 바보 같이 묘사되어 있고 아무 대책이나 계획이 없는 것처럼 보여 허무하게 활용되고 퇴장해 영화적 긴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번 영화는 90년대부터 사랑받았던 <쥬라기 공원>과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통합하고 또 닫는다. 이제는 여려 영상기술의 발달로 공룡을 포함한 다양한 것들을 그래픽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니까 공룡을 화면에서 보는 것이 더 이상 신기한 경험이 아니게 된 것이다. 공룡이 나오는 쥬라기 시리즈는 더 이어질 것 같지 않다. 이 시리즈가 줄곧 주장해왔던, 인위적인 인간의 개입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만든다는 메시지는 아주 명쾌하게 전달하고 있고 영화의 마지막에도 그 메시지는 반복적으로 전달된다. 결국 이 시리즈가 보여주고자 했던 그 결말, 바로 인간과 공룡의 공존이다. 영화적 완성도는 조금 아쉽게 느껴지지만 과거부터 이어져온 전체 쥬라기 시리즈를 끝맺음하기 위한 결말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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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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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손석구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추앙하는 구씨부터 극악무도한 빌런으로 활약하며
안방부터 스크린까지 사로잡은 배우가 있죠!
바로 배우 '손석구'입니다.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바로 배우 '손석구'입니다.
그럼, 손석구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 샛별당 엔터테인먼트
자연스럽고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연기가 특징인 배우 손석구.
지오엠티의 대표이사, 이라크 자이툰 부대 군 복무, 미국과 캐나다에서 유학 등
독특한 이력을 가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손석구 배우는 냉정한 장교부터 연애가 서툰 기자, 그리고 악랄한 범죄자 등까지 정말 매번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보여주는 배우입니다.
배우 '손석구' 프로필
ⓒ 샛별당 엔터테인먼트
이름 | 손석구
출생 | 1983년 2월 7일
소속사 | 샛별당 엔터테인먼트
데뷔 | 2016년 영화 '블랙스톤'
별명 | 리트리버, 아기 군만두
배우 '손석구' 데뷔 과정
ⓒ 네이버 영화
원래 다큐멘터리 감독이 꿈이었으나, 캐나다로 갔고 농구선수를 꿈 꿨으나 포기하고 만다.
그러다 연기를 배우게 됐고, 연기가 좋아서 캐나다에서 연기를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는 연극을 했고, <사랑이 불탄다>라는 작품을 계기로 미국 드라마 <센스8>에 캐스팅 되며 데뷔하게 되었다.
배우 '손석구' 대표작
뺑반 - 기태호
ⓒ 네이버 영화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별하는 인물인듯 보이지만,
허당미가 넘치는 검사인 '기태호'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seezn
멜로가 체질 - 상수
ⓒ JTBC
손석구 배우는 '야감독'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막말과 욕설로
악명이 높은 CF 감독인 '상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60일, 지정생존자 - 차영진
ⓒ Tving
카리스마를 갖췄으며, 두뇌회전이 빠르고, 예의가 바른 인물.
전직 비서실 선임행정관이자 현직 비서실장인 '차영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언프레임드 - 재방송 - 감독
ⓒ 네이버 영화
손석구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첫 번째 영화인 <재방송>. 손석구라는 인물이 가진
재치와 위트가 그대로 녹아든 작품이다.
------------- 시청 가능한 OTT -------------
왓챠
D.P. - 임지섭
ⓒ Netflix
뒤끝있는 성격을 가진 제103보병사단 헌병대 헌병대장 보좌관 '임지섭'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연애 빠진 로맨스 - 박우리
ⓒ 네이버 영화
손석구 배우는 직장생활도 연애도 서툰 잡지사 기자인 '박우리'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나의 해방일지 - 구씨
ⓒ JTBC
일과 술밖에 모르는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는 비밀이 많은 인물,
미스터리 외지인 '구씨'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범죄도시2 - 강해상
ⓒ 네이버 영화
손석구 배우는 베트남 일대를 장악했으며,
무자비한 악행을 벌이는 메인 빌런, '강해상'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곳 -------------
극장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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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연 유리창에 비친 나. 그리고 그 너머의 너와 나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파도를 타는 수안과 파도에 밀린 조개껍질 윤설.
- 서핑, 조개껍질, 윤설 이름의 의미
- 어린 수안을 닮아가는 설이와 어린 설이를 닮아가는 수안
- 수안이 그리워했던 것과 잃어버린 것
- 엔딩 결말 해석
폭설 (Heavy Snow, 2024)
뿌연 유리창에 비친 나. 그리고 그 너머의 너와 나
개봉일 : 2024.10.23.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87분
감독 : 윤수익
출연 : 한해인, 한소희, 김그림, 황용욱, 노양호, 이광연
개인적인 평점 : 3.5 / 5
쿠키 영상 : 없음
열아홉의 배우 지망생 수안과 아역배우 출신 스타 이윤설. 뿌옇고 차가운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은 함께 파도를 타고 고민을 나누며 특별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사소한 오해를 계기로 수안과 설은 그 겨울이 채 가기도 전에 멀어지게 되고 함께했던 추억은 자연히 저 먼 곳으로 밀려난다.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수안은 어른이 되었다. 그는 이제 학교 작품도 하나 못 찍어본 배우 지망생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는 인기 배우다. 그런데 수안의 마음은 배우를 꿈꾸던 그때보다 더 공허하고 외롭다. 술과 약에 취해 비틀거리던 그는 결국 마음 저 끝에 미뤄둔 그리움을 펼쳐낸다. 붙잡고 싶었지만 붙잡지 못했던 아름다운 눈. 윤설(贇雪). 수안은 설이를 찾아 다시 바다로 향한다.
<폭설>은 어느 날 폭설처럼 다가온 소녀에게 느끼게 된 사랑과 그를 놓친 순간부터 쌓여온 깊이를 잴 수 없는 그리움. 그리고 그를 통해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소녀의 시선을 담은 영화다. 퀴어 코드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동성애보단 그 너머에 있는 ‘너와 나. 그리고 나’라는 시선 그 자체다.
수안과 설이는 뿌연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다. 그리고 그 유리창에 비친 나를, 그 유리창 너머에 있는 너를 바라보며 사랑하고 후회하고 깨닫는다. 너 그리고 나를 잃어버린 상실의 아픔을. 어쩌면 우리는 하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유리창을 뒤덮고 있던 파도가 남긴 습기와 얼어붙은 눈을 긁어낸 수안은 마침내 숨겨져있던 슬픔을 마주한다.
우정 드라마와 멜로의 사이
처음 수안과 설이 만났을 때, 수안은 총을 든 채 자유로운 연기를 선보이고 아무도 나에게 연기를 시켜주지 않는다면 직접 영화를 만들어 출연할 거라는 단단한 포부를 갖고 있는 배우 지망생이었다. 설이는 배우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었으나 그 부담감으로 인해 매일 사람들의 눈치를 봤고 하고 싶은 연기가 아닌 해야만 하는 연기를 하는 배우였다.
수안은 설이 낯설고 멀게 느껴진다. 그는 함께 차를 타기 전 “난 무슨 일이 생겨도 상관없는데, 넌 연예인이잖아.”라고 말하며 설이와 자신 사이에 명확한 선을 긋는다. 설은 “나 그런 거 상관 안해.”라고 말하며 아무렇지 않게 수안의 차를 탄다. 차를 탄 수안은 꽁꽁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풀고 설은 얼굴을 덮은 마스크를 벗는다. ‘상관 없다’는 설이의 한 마디와 동시에 작은 벽이 허물어지고 수안과 설은 서로에게 솔직해진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엔 솔직함, 우정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수안은 함께하는 순간들을 우정 드라마로 생각하고 설이는 멜로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첫 키스를 기점으로 오해를 쌓게 된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지게 되고 그 겨울의 추억은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남는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수안은 그 그리움을 다시 펼치며 설이를 찾아가고 자신 또한 어린 설이와 같은 어른이 되었음을 깨닫는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파도를 타는 수안과 파도에 밀린 조개껍질 윤설
수안이 자유롭게 파도를 타는 서퍼라면 설은 파도에 밀리다 결국 해변에 박혀버린 조개껍질이다. 처음 함께 바다에 갔을 때, 수안은 설에게 조개껍질을 주며 연기를 해보라고 한다. 설은 조개껍질에게 말을 건다.
“안녕. 넌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냐? 춥겠다. 괜찮아?” 그리고 조개껍질을 귀에 대고 무언가가 들린다며 너무 슬프다고 눈물을 터트린다. 설은 어릴 때부터 쭉 연기를 하고 있지만 왜 연기를 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 건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있다. 나는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설은 자신을 닮은 모래 속에 박힌 예쁜 조개껍질을 보며 슬퍼한다.
(‘윤설’이라는 이름에 어떤 뜻이 있는지 정확히 밝혀진 부분은 없지만 조개 패(貝) 빛날 빈(斌)으로 이루어진 한자 예쁠 윤(贇)이 윤설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한자가 아닐까 싶다.)
어린 설은 어딘가에 묻혀있고 갇혀있는 조개껍질 같은 사람이다. 수안과 설이 명동에 갔을 때, 설은 유리 너머 화장품 가게 안에 걸려있는 꾸며진 광고 속 자신의 얼굴을 본다. 처음엔 자랑스럽게 포즈를 취하던 그는 조심히 광고를 향해 손을 뻗다가 이내 거둬버린다. 유리 너머에 있는 배우 윤설. 사람들이 만든 유리에 갇혀버린 인간 윤설. 설은 투명하고 단단한 유리 안에서 자유를 찾고 있었다.
수안은 이런 설에게 자유를 알려준 사람이다. 설은 수안과 함께 파도를 타며 조금씩 편안함과 자유를 찾는다. 어린 설은 항상 화장한 얼굴과 코트, 구두 차림을 유지했지만 어른이 된 설은 편안한 점퍼와 신발, 서핑 슈트를 입고 바닷가를 거닌다.
너를 사랑하다 너를 닮아버린 나
변화한 수안과 설의 모습
수안은 유명한 설이가 부럽고 설이는 자유로운 수안이 부럽다. 수안은 예쁜 설이가 좋고 설이는 수안이 예뻐 보인다. 두 사람은 나와 다른 너를, 나와 다른 배우인 너를 사랑하고 부러워한다. 그래서 나를 잊고 상대방을 온몸으로 흡수하기에 이른다. 수안은 어린 설이를 닮아가고 설이는 어린 수안을 닮아간다.
어린 설이처럼 유명한 여배우가 된 수안은 사람들의 눈을 신경 쓰며 하고 싶은 연기보다 그저 주어진 연기를 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어린 설이처럼 긴머리, 코트, 구두, 화장을 유지한다. 어느 날 회의감을 맛본 수안은 약에 취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나는 되는대로 연기를 하고 있었어요.”
일을 그만두고 바다에 정착한 설이는 어린 수안처럼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 설이의 옷차림은 어린 수안처럼 편안하게 바뀌었고 이제 그에게 다른 이들의 시선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다. 이젠 수안이 어쩌다 여기까지 와버린 조개껍질, 설이는 서퍼가 됐다. 서로가 되어본 두 사람은 이제 왜 수안이 멜로를 부정했는지, 설이 멜로를 말했는지.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아간다.
폭설 속에서 시작되는 두 사람의 멜로 영화
처음 함께 바다에 갔을 때 설은 수안의 캠코더를 통해 수안이 보는 세상을 함께 보고, 그가 스스로 세상(영화)을 만들어갈 거라는 말에 감탄하며 자신도 그 세상에 끼워달라고 부탁한다. 수안은 설이를 반겼지만 그 영화는, 우리의 세상은 멜로가 될 수 없다고 부정한다. 설은 계속해서 자신을 밀어내는 수안의 곁을 떠나고 수안은 멜로 영화의 첫 신을 쓰다 포기해버린다.
오래 정체되어 있었던 수안과 설의 멜로 영화는 아무도 없는 둘만의 세상에서 새롭게 쓰인다. 흉포하게 변한 파도에 치이던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무사히 한 섬에 도착한다. 그리고 저세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요하고 아름다운 눈밭에서 몸을 포개고 깊은 그리움과 사랑을 나눈다.
수안은 아픈 설이를 위해 눈밭을 헤매다 오두막으로 돌아온다. 어느새 기운을 차린 설이는 수안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도 너 찾아다녔는데 멀리도 갔다 왔나 보네.” 그날 저녁 설이의 품에 안긴 수안은 이렇게 말한다. “네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여기까지 왔을지 알겠다.”라고.
수안과 설이는 나를 향해 몰아치는 폭설 같은 시선을, 타인이 만들어둔 유리 상자 속을 참 오래 헤맸다. 자유를 포기하고 대중이 원하는 연기를 하고 대중이 원하는 삶을 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감정을 애써 밀어내면서.
하지만 설이는 자신을 알아주는 수안을 만남으로서 유리를 깨고 폭설을 묵묵히 견디는 법을 배웠고, 어른이 되며 폭설 속에 갇혀버린 수안은 설이와 재회하며 그가 겪었을 아픔과 자신이 밀어냈던 감정을 다시 포용하게 된다.
파도에 휩쓸린 것
수안과 설은 서로에게 서핑보드 타는 법과 파도와 인생을 자유롭게 즐기는 방법, 사랑이란 감정을 함께 알려준다. 어린 수안이 어린 설이에게 서핑보드와 사랑을 알려줬던 것처럼 어른이 된 설이는 지친 수안을 끌어안으며 그를 위로한다.
날이 개고 파도가 잦아들자 수안과 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다로 나온다. 수안은 설이에게 “설아 나 타볼게. 잘 봐.”라고 말하고 앞장서서 보드에 오른다. 마치 다시 잘 살아볼 테니 나를 지켜봐 달라는 듯이. 하지만 갑자기 커다란 파도가 밀려오고 수안은 홀로 뭍으로 나온다. 수안은 사랑하는 설이와 설이 안에 남아있던 어린 수안을. 이 세상을 헤쳐나갈 방법을 모두 잃어버린다. 그는 눈 내리는 해변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설이와의 재회. 진짜였을까 상상이었을까?
결말 엔딩 해석. 파도 서핑 설이의 의미
수안과 설이 재회하고 함께하는 모든 장면들은 왠지 현실이라기보단 몽롱한 꿈같은 느낌이 있다. 설이는 정말 그 해변에 머물고 있었을까? 수안은 정말 설이를 만나고 함께 그 섬에 갔을까?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나는 이 모든 순간들이 100% 현실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확실해 보이는 건 수안이 설이를, 그때의 수안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예쁘지 않은 배우 지망생’이라는 폭설처럼 무거운 시선과 파도처럼 끊임없이 울렁이는 감정에 용감히 올라탔던 자유로운 어린 수안과 그 시기를 함께한 예쁜 설이. 그때의 네가 된 나의 눈으로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었던 그때의 나를 닮은 너.
수안은 열심히 시간의 파도를 헤치며 되돌아갔지만 그 끝엔 다시 덮쳐오는 커다란 파도와 깊은 상실만이 남는다. 이제 수안은 누구에게 위로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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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 <야구소녀> 리뷰
*스포일러 포함
살다 보면 세상일에는 분명한 인과관계가 없는 것이 많다. 노력이 전부 결과를 이어지는 건 아니며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게 언제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막막한 괴로움에 포기를 해야 하는 건지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 건지 매 순간 갈팡질팡 하게 된다. 하지만 그저 모든 생각을 다 지우고 앞으로 묵묵히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하지만 사실 그때가 온다는 전제로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보다 그저 한 걸음 내디뎌 보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인 때도 있다.
<야구소녀>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천재가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가 그것을 극복하는 서사도 아니고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식으로 불타는 열정으로 모두를 감동시키는 스토리도 아니다. 주수인은 구속 150킬로가 넘는 '남자를 뛰어넘는' 천재도 아니다. 여자 선수를 부원으로 받아 학교의 이름을 알리려 한 고교 야구단이나 그녀를 프런트에 영입해 야구단 이미지 마케팅을 하려 했던 구단들은 그녀의 재능이나 열정에 크게 감동한 것도 아니었다. 주인공은 여자 선수로서 던질 수 있는 만큼의 구속으로 공을 던졌고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라서 할 수 있는' 것에 치중했다. 그리고 학교와 프로 야구단은 그녀를 과대평가 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않고 딱 실제로 지닌 실력만큼 평가하고, 여자 선수라는 상징성을 자신들이 이용하는 대가로 적절한 연봉을 제시한다. 이 영화의 기승전결은 주수인도, 그녀의 부모님도, 영화를 보는 관객도 모두가 만족하는 레벨에서 딱 끝난다.
그러니까 사실, 복권에 당첨되고 싶거나 불로소득을 벌고 싶다는 한탄들을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바라는 것은 적정 수준의 합리성이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고, 기대한 만큼 결과를 내는 것 말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합리성이 필연적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며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길들도 내 길이 될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 즉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딛고 또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가 성장이라 부르는 그것은 복권 당첨보다도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다. 세상은 최소한의 합리성도 우리에게 보장해 주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아직 오늘의 몫으로 이뤄내야 할 성장이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주수인이 '여자 중에 제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여자 구단으로 가기 싫었던 이유는 뭘까?
여성으로 태어난(그게 생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든지 간에 그냥 가장 보편적으로) 사람들이라면 모두 이해할 것이다. '여자 치고 털털하다' '여자 치고 잘한다' 같은 말은 몇 백번을 들을수록 기분만 나쁘다. 여자라는 집단을 통째로 비하하면서 그 집단에 속한 너는 집단의 부정적 속성에 물들지 않은, 긍정적으로 구분되는 개체라는 말인데 이게 어떻게 칭찬인가?
하지만 영화 속에서 수인은 사람들에게 어떠한 항변도 설명도 하지 않고 묵묵히 공을 던진다. 왜냐면 그러고 싶으니까. 자신이 남자라면 듣지 않았을 말들에 속이 상하고 '현실'과 '경제적' 문제를 보라고 윽박지르는 세상이 짜증 나지만, 어쨌든 거기에 순응해서 살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계속 공을 던진다. 그리고 그것이 수인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라고 생각하던 영화의 관객은 트라이아웃에서 정제이미를 만나는 순간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낀다. 수인과, 나와, 다르겠지만 비슷한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또 있구나, 같은 안도감이다. 꼭 서로 팔짱을 끼고 같은 구호를 외치지 않아도 그 안도감에 너도 이 자리 오기까지 참 뭣 같은 일 많이 겪었겠구나, 라는 약간의 공감과 연민이 섞인 감정도 연대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구속을 더 이상 올릴 수 없다는 걸 모두가 인정하게 된 시점에서 수인은 진태의 도움을 받아 너클볼을 연습하기 시작했고, 아빠는 더 이상의 시험 응시를 포기하고 엄마는 수인을 응원하고 지원해 주기로 했고, 수인이 다니던 고등학교에는 여자 선수들의 지원서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흔히들 문이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고 한다. 글쎄, 실제의 삶은 그것보다는, 문이 다 닫히면 닫힌 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에 가깝다. 나의 존재가 아직 존재하는 한 정말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뭘 어떡해, 그래도 해야지.
우리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한다. 나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없다고 해도 지금 내가 알 수 없는 부분 때문에 모든 걸 미리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런 식으로 세상일을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면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지만 오늘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불확실하고 불안하고, 그래도 어떡해? 그냥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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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분질 패밀리의 화려한 액션
삶에서 믿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구나 처음 태어나서 가장 믿어야 하는 존재는 부모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정성껏 보호하고 키워낸다. 그 아이가 조금씩 성장하여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부모 이외에 믿을 수 있는 존재들을 하나둘씩 만나게 된다. 형제자매나 친지부터 시작해서 여러 분야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모두 그 신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신뢰에 금이 가는 상황도 생긴다.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사이가 멀어져 서로 등을 지고 심지어는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그렇게 꽤 긴 시간 동안 여러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둔다. 일종의 가족으로도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진짜 가족처럼 자주 만나고 교류하면서 서로 도움을 준다. 서로 다투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정말 서로에게 소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존재라면 다시 관계는 회복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관계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고 마치 새로운 가족처럼 변해간다. 특히 근래 들어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조금씩 옅어지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살거나 일하는 것 같은 상황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철저히 개인화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이렇게 유사 가족 형태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결국 상대방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도미닉과 주변 인물들이 만드는 분노 패밀리의 이야기, <분노의 질주>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기본적으로 도미닉(빈 디젤)을 중심으로 혈연관계에 있는 가족을 비롯하여 그 주변의 친구들이 일종의 유사 가족화 되어가는 이야기다. 2001년 롭 코헨 감독이 연출한 <분노의 질주> 1편은 도미닉과 여동생 미아(조나다 브루스터), 브라이언(폴 워커)의 이야기는 액션이라기보다는 범죄 스릴러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자동차 레이스 장면으로 유명해진 영화는 저스틴 린 감독이 연출한 3편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로 완전히 시리즈가 끝난 것으로 보였지만, <분노의 질주: 디 오리지널>이 2009년에 개봉하였고 흥행성적도 괜찮았기 때문에 시리즈가 이어질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이후 이어지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점점 더 스케일이 커져 완전한 액션 블럭버스터로 탈바꿈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야기의 시작은 도미닉 토레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앞선 시리즈는 사실 도미닉과 브라이언이 추축이었으나, 브라이언을 연기한 배우 폴 워커의 사망으로 더욱 도미닉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또한 시리즈가 일종의 팀업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조사하는 식으로 진행되면서 팀을 이루는 사람들은 시리즈 내에서 가장 믿을만한 인물들로 구성되어야 했고 그래서 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이들은 일종의 도미닉 패밀리가 되어갔다. 이렇게 시리즈가 팀업을 통한 작전을 보여주기 시작한 건 시리즈 5편인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때부터다. 하이스트 형식으로 진행된 영화는 각기 맡은 역할에 맞춰 불가능해 보이는 금고를 탈취하는 과정을 보여줬었다. 그리고 그때 형성된 그 형식은 시리즈 최신작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서사가 특이한 건, 죽었던 인물들을 다시 살려 돌아오게 한다거나 직전 시리즈에서 악당이었던 인물이 다음에는 도미닉 패밀리를 돕는 인물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이번 새로운 영화에 등장하는 악당은 도미닉의 친동생 제이콥(존 시나)이다. 그는 또 다른 악당 사이퍼(샤를리스 테론)와 함께 세계 어느 곳이든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탈취해 가져가려고 한다. 이들을 막기 위해 나서는 것은 도미닉과 그의 동료들이다. 이번 영화에서 서사를 책임지는 것은 도미닉과 제이콥의 과거사로 인해 발생한 서로에 대한 오해와 증오다. 어찌 보면 도미닉 패밀리가 새로운 등장인물과 대립하고 결국에는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의 중심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영화 안에서도 대척점의 인물들은 철저히 대립하고 싸우다가도 어느 순간 화해를 해내고 만다. 이것이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정서이고, 이것이 영화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이번 영화에서는 과거 시리즈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설정되었던 한(성강)도 다시 출연한다. 시리즈 3편의 주인공이었던 숀(루카스 블랙)도 다시 등장하고, 그 외에 시리즈에서 한 번이라도 등장했던 로만(타이레스 깁슨), 램지(나탈리 엠마뉴엘), 레티(미셀 로드리게즈)와 스핀오프 시리즈인 <홉스 앤 쇼>에 등장했던 막달레나(헬렌 미렌) 도 다시 등장하여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들이 재등장하여 자동차 추격신을 벌이고 각자 역할에 맞춰 활약하는 모습에 열광하게 될 것이다.
각 인물들의 관계가 동력이 되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화려한 액션
이 시리즈가 보여주는 서사에서 가족은 각 인물들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동한다. 가족이나 아끼는 사람을 잃은 이후 그 슬픔과 분노를 표출하게 되는 캐릭터는 그 인물이 악당이든 아니든 굉장한 힘을 보여준다. 마치 그 감정을 보여주는 것처럼 액션 장면에는 큰 자동차 엔진음이 포함되어 있고, 현실에서는 절대 볼 수 없을 조금은 황당한 액션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다. 금고를 털고, 탱크나 핵잠수함과 대결을 벌이는 시리즈는 이번엔 자석을 이용해 사물을 움직이고, 심지어 우주까지 간다.
액션이 중심이 되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아무래도 서사가 약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대부분 인물들의 감정을 고양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인물들의 감정이 최고조로 이를 때, 이야기의 액션으로 이어져 그것을 보는 관객들의 마음마저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블럭버스터 액션 영화로 변화된 이 시리즈가 내세우는 전략은 영화의 작품성이나 완성도에서 서사에 대한 평가 비중을 줄이고 단순히 액션과 감정으로만 영화를 평가하게 만든다. 어찌 보면 꽤 영리한 방법을 쓰고 있는 이 영화의 전략은 시리즈 9편까지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저스틴 린 감독은 3편부터 6편까지 시리즈의 연출을 맡았었고, 7편은 제임스 완, 8편은 F게리 그레이 감독이 연출했었다. 그리고 이번 9편은 다시 저스틴 린 감독이 연출을 맡고 있다. 저스틴 린 감독은 시리즈 전체의 등장인물에 대한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능하고 자동차를 이용해 팀업을 구성하여 펼쳐지는 액션 장면을 연출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그래서 그가 연출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는 모든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그것을 액션까지 연결하여 예상을 뛰어넘는 박진감을 선사한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에도 여러 가지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이 등장하고 마지막에는 찡한 감동까지 전달한다.
시리즈는 한 편의 영화가 끝날 때 늘 등장인물들을 모아놓고 일종의 가족 모임을 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빈 디젤이 연기한 도미닉과 팀업을 이루었던 모든 팀원들이 한 식탁에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대가족과 같은 모습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그 마지막 식탁에서의 모습처럼 유사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라는 것은 그래서 더욱 분명해진다. 마치 현대 가족 개념이 변화해나가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영화가 내세우는 가족은 완전히 타인이지만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 바로 가족이라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
2편을 제외하고 전 시리즈에 등장하고 있는 배우 빈 디젤은 이 프랜차이즈의 진정한 스타다. 그가 연기와 제작까지 맡고 있는 이 시리즈는 공식적으로 두 편이 남았으며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이 등장하는 스핀오프 시리즈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빈 디젤을 중심으로 모인 배우들도 유사 가족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봉 후 5일 동안 100만 관객을 넘어선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코로나가 강타한 극장가를 살릴 수 있는 첫 블럭버스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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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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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악의 없는 복수에 엄습하는 공포
8★/10★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자연에는 선악이 없다. 자연은 그저 자연이다. 인간 세계에서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괴롭히면 지탄받는다. 하지만 사자가 토끼를 잡아먹는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인간의 법칙과 자연의 법칙은 다르다. 그런데 두 세계는 밀접하게 맞닿아 있고 이미 상당 부분 겹쳐 있기도 하다. 그러니까, 사자가 사람을 잡아먹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이럴 때 필요한 건 ‘균형’이다. 두 세계의 원칙이 충돌하거나 하나가 다른 하나를 억누른다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은, 다른 쪽 세계의 관점으로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충격적인 흡인력으로 펼쳐내듯이.
일본의 작은 산골 마을. 외지인들이 개척해 대를 이어 터를 꾸려온 이 마을에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는 절묘하다. 마을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 자연을 이용하지만 자연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무척 신중하고 사려 깊다. 정성스럽게 생수를 퍼 올려 통에 담고, 이 물로 우동을 끓이고, 가게 주인과 주민들은 우동의 특별한 맛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들이 자연과 관계 맺으며 오랜 시간 꾸려온 균형점의 단면이다.
그런 이 마을에 한 연예기획사가 글램핑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공청회가 열린다.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 중 하나가 시작된다. 업체 측의 논리는 단순하다. 글램핑장이 들어오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 업체와 마을 모두가 이득을 본다. 일본의 산골 마을에서만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어서 그런지 꽤 ‘상식적’으로 들린다. 문제는 이 상식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글램핑장 정화조 미비로 샘물이 오염될 가능성, 경비 절감을 위해 관리인 수를 줄였을 때 커지는 산불 위험, 무엇보다도 ‘상류에서 한 일은 반드시 하류에 영향을 준다’는 아랫마을에 대한 책임감. 공청회를 마련한 업체 측 직원들의 표정은 점점 당혹감으로 물든다. 마을 사람들의 논리와 자본의 논리가 공존할 수 없음을 분명하게 감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감각 그 이상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업체 직원 두 명은 마을 사람들의 주장에 감화되기에 이른다. 직원들은 마을 사람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며 사장과 컨설팅 담당자를 설득한다. 그러나 자본의 논리 바깥에 있는 것들을 다루는 데 익숙한 사람들은 기술적‧관습적‧기계적으로 자기 논리를 관철한다. 관과 결탁한 자본은 자신을 관철하는 법을 안다.
마을 사람들을 회유해보라는 지시를 받고 다시 마을로 돌아온 두 직원. 그러나 둘은 오히려 점점 마을 사람, 그중에서도 마을의 심부름센터로 통하는 타쿠미에게 매료된다. 그리고 자본의 논리는 점점 그들의 마음 바깥으로 밀려난다.
이제 놀랄 만한 결말이다. 타쿠미의 딸 하나가 없어지자 마을 사람들이 숲으로 하나를 찾으러 가고 업체 직원들도 이들을 따른다. 그런데 옆에 직원 한 명만 남자 타쿠미가 그의 목을 조른다. 도대체 왜? 마을과 자연의 균형점을 깨닫는 중인 사람을, 폭력적으로 돌격해올 글램핑장 건설을 저지하는 일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사람을 도대체 왜?
자연에 선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타쿠미가 말하듯, 사슴은 인간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사냥꾼에게 새끼를 잃거나 자신이 부상당하지 않은 이상. 그러나 사슴이 인간을 공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종種으로서의 인간이 사슴을 사냥했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사슴의 복수는 사냥꾼이 아닌 인간을 향한다. 단 한 번 개에 물린 사람이 자신을 물지 않은 수많은 개를 무서워하는 게 당연하듯 인간에게 두려움과 분노를 느낀 사슴이 혼자 남은 인간을 공격하는 건 당연하다.
타쿠미는 사슴이고, 하나는 새끼 사슴이다. 글램핑장이 계획되기 이전의 타쿠미는 인간의 편에서 자연과 균형을 찾았지만, 글램핑장이 자연을 망칠 것이 분명해진 이후에는 자연의 편에서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자연에는 선악이 없다. 왜 일을 꾸민 자본가가 아닌 그 하수인 혹은 이제 막 자연으로 넘어오려는 사람이 죽었느냐고 한탄해봐야 소용없다. 자연의 복수는 인간 세계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영화의 결말은 우울함과 서늘함을 동시에 안긴다. 우울함은 늘 가장 안전한 곳에서 균형추를 자본 쪽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높은 확률로 자연의 악의 없는 보복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는 데서 온다. 그러나 동시에 서늘하다. 타쿠미의 소리소문없는 민첩함, 즉 균형을 되돌리기 위한 사슴의 보복이 그다음에는 어떻게 발현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서늘함은 앞선 우울함을 압도한다.
인간은 자연을 ‘이해’하고, ‘극복’하고, ‘정복’해왔다. 그래서 그 결과는?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다. 온갖 잿빛 전망이 쏟아지는데도 지금껏 쌓아온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식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 타쿠미의 살인으로 상징되는 사슴의 반격‧자연의 반격이 또다시 일어날 때, 자본이 구축한 안전한 공간이 과연 끝까지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까? 저 서슬 퍼렇고 예측 불가능한 서늘함 앞에서? 회의적이다. 영화의 결말이 관객에게 던지는 충격과 당혹은 자본의 논리에 가까운 사람 모두가 느낄 만한 감정이다.
영화의 수미상관을 이루는, 카메라를 직각으로 세워 나무를 올려다보는(혹은 나무가 내려다보는) 장면은 인간의 지식은 결코 자연을 완벽히 장악할 수 없음을, 때때로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자연의 의지에 휩쓸릴 수밖에 없음을 자연의 입장에서 전달하는 듯하다. 사슴의 그다음 복수는 우리를 향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기후 활동가든 기후 파괴자든 상관없다. 사슴의 눈에는 모두가 똑같은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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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향한 외사랑
재능은 일상적으로는 천부적이고 타고나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의미를 들여다보면 의외로 노력 또한 재능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사전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 개인이 타고난 능력과 더불어 훈련된 능력'을 아울러 재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니 타고난 재주만으로는 재능을 묘사하기에 부족하다. 어떤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는지도 추가로 설명해야 한다. 타고난 재주가 전부가 아니니 재능에는 정도가 없다.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속도의 문제가 된다. 설정한 목표를 얼마나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타고난 재주와 성실한 노력은 목표를 등반하는 두 가지 도구다. 그렇지만 대부분 노력은 줄이고 타고난 재주로 등반하고 싶어 하기에 골치가 아프기 시작한다. 재주는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고 노력은 의식적인 행동의 결과니까.
재주이건 노력이건 중요한 건 믿음이다. 믿음이 추진력이 된다. 목표로 질주해 나가는 힘은 믿음이다. 특별히 수치화할 수는 없어도 자신을 믿는 힘이 필요하다. 운동처럼 눈에 보이게끔 드러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노력한 경과가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힘을 쏟아야 하는 재주와 노력의 총량을 가늠해 보면서 시간을 가늠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지를 대략적으로 고민하며 선택을 내리게 된다. 재능을 포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재능을 포기한다는 건 그 일을 버리는 일이다. 미지의 시도를 감내하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거미집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극 중에서 만드는 영화의 이름 또한 '거미집'이다. 엄청난 데뷔작을 촬영하고 나서 그저 그런 영화만 만들어오던 감독 김열은 촬영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꿈에서 현재 촬영하는 작품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는다. 크게 바꿀 필요도 없다. 결말만 조금 바꾸면 3류 영화가 명작이 될 수 있다. 감독은 바뀐 결말로 자신이 다시금 올라설 수 있음을 믿는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영화의 촬영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비워야 하다 보니 시간이 없다. 가뜩이나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건 검열이다. 영화의 내용을 검열받던 시절이다 보니 바꾼 결말 또한 허가를 받아야 촬영할 수 있다.
감독은 여주인공 캐릭터를 바꿔서 순종적인 인물에서 주체적인 인물상으로 새롭게 그려내려고 한다.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닌 신여성으로. 당대에 보기 어려운 그러한 새로운 인물로 묘사하려고 한다. 물론, 캐릭터를 바꾸는데 결말만 살짝 바꾼다고 될 일은 아니다. 당연히 인물의 성격이 설득력을 갖춰야 하니 극의 전개 과정을 꽤 많이 바꿔야 했다. 정작 배우들은 바뀐 내용이나 바뀌기 전이나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데에도 말이다. 감독은 자신의 커리어를 반전시킬 수 있는 한 번의 거대한 선택을 꿈꾸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무척이나 회의적이다. 평론가나 함께 일하는 배우들 모두 그랬다. 캐릭터를 바꾼다고 해서 근간인 치정극에서 뭐가 크게 달라지겠는가.
영화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영화 안에서는 감독이 OK 사인을 내리기 전에는 무엇도 넘어갈 수 없다. 영화 밖에서는 감독이 사인을 기다려야 한다. 검열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건 허가받지 않은 것들 뿐이다. 정해진 틀 안에서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처지가 역전되는 상황이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나오는 게 흥미로웠다. 문공부 직원, 영화 제작사 대표, 주연 배우가 번갈아가면서 권한을 쥐고 흔든다. 흔들리는 건 감독 또한 마찬가지다. 작품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아슬아슬한 위치였다. 배우들의 불신을 잠재우면서 제작사, 문공부의 검열과 제재를 피할 방도를 구해야 했다. 이 두 가지 시선을 정리해야 했다. 한쪽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끔, 다른 한쪽은 시선을 돌려 다른 쪽을 보게끔 말이다.
누군가 내가 가진 능력을 낱낱이 해부해서 까발릴 것 같다는 상상. 쉼 없이 달리다가 이따금 일을 한다는 사실이 낯선 감각으로 느껴질 때 그런 생각을 한다. 무의식으로 내려앉은 과정이 이따금 생소하게 다가오는 순간들. 의식적으로 숨 쉬는 것처럼 말이다. 감독이 처한 위치 또한 이런 형국이지 않았을까? 자신감으로만 밀어붙이기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만들어져야 하니까. 갈등 속에서 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각자의 재능으로 분주하다. 어그러지려면 수도 없이 많은 이유로 중단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떠올려서 결과물을 향해 다가간다.
믿음을 힘으로 쓰면 일종의 광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동일하다. 영화 전반에 짙게 깔려있는 쌉싸름한 유머 코드는 일의 형태를 다시금 고민해 보게 만든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가짜 일과 진짜 일을 구분해보기도 하고, 일의 경지를 추동하는 수고로움을 짚어보게 되기도 한다. 치정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무엇일까? 남녀 간의 사랑에서 성별 구분을 지우고, 존재와 무존재의 구분을 지우는 식으로 나아가면 궁극적으로는 무엇이 남을까? 자신까지 삼켜 먹어버릴지도 모른다. 일을 향한 열의 또한 사랑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일을 처절하기 그지없는 외사랑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흥미로운 눈으로 쳐다보게끔 만든다.
사진 출처 : TMDB '거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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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이 은근슬쩍 준비하고 있는 어벤져스 (feat.영어벤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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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
2021. 01. 15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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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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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타임라인*
00:00 인트로
00:59 케이트 비숍 in 호크아이
01:58 카말라 칸 in 미즈마블
02:52 캐시 랭 aka 스태쳐 in 앤트맨 퀀터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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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대선배 피터 파커 in 스파이더맨
06:35 그 외 영어벤져스, 청소년 히어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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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아미 오브 더 데드: 도둑들> 티저 예고편
작은 도시의 은행원에게 미스터리의 여인이 접근한다.
그녀가 건넨 위험한 제안.
철통같기로 이름난 유럽 전역의 금고를 털자는 것이다.
<아미 오브 더 데드>의 프리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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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투 핫!> 공식 예고편
《투 핫!》이 시즌 3로 돌아왔다! 더 위태로운 유혹과 함께. 일생일대의 뜨거운 휴가를 누리기 위해 모인 섹시한 싱글 남녀. 하지만 '투 핫' 별장에서는 규칙이 있었으니. 키스는 물론이고, 어떠한 성적인 접촉도 금지. 이를 어기면 20만 달러의 상금을 잃을 수도 있다. 와일드한 싱글들이 그 유혹을 참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뜨거운 유혹에 넘어가고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