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6-13 16:38:58
6월 2주 차, 위클리 씨네 뉴스
CGV 특별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전, 범죄도시2 천만 돌파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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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CGV, 칸 영화제 특별전 상영
ⓒ CGV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배우의 칸 국제영화제 수상을 기념해
16일부터 29일까지 '박찬욱 X 송강호 칸 특별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별전에서는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전 개최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영화아카데미의 개교 40주년을 맞이해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특별전
'계속된다: 39+1, 한국영화아카데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상영작은 17편으로 <클라이밍>, <남매의 집>, <들개> 등을 볼 수 있다.
OTT 3사, 일일이용권 업체에 '법적 대응'
ⓒ 페이센스 화면 캡쳐
10일 업계에 따르면 OTT 3사는 이달 중으로 'OTT 서비스 일일 이용권'을 판매하는 회사인 페이센스에
서비스 중단 요청을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범죄도시2, 개봉 25일만에 천만 돌파
ⓒ 네이버 영화
<범죄도시2>가 25일만에 1000만을 돌파하였다.
코로나19 이후 첫 천만영화이자, 한국 영화 역대 28번째 천만영화이다.
이유미, 영화 <뉴 노멀> 출연 확정
ⓒ 바로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유미가 정범식 감독의 서스펜스 영화 <뉴 노멀>에 출연을 확정했다.
<뉴 노멀>에는 배우 최지우, 민호, 정동원, 피오 그리고 신예 배우 하다인까지 합류했다.
해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확장판 재개봉
ⓒ 네이버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9월 2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15분 분량의 장면을 추가해 확장판으로 재개봉할 예정이다.
다른 재개봉 국가들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단오절 입장권 판매 10년 만에 최저
중국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 '마오옌무비'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단오절 연휴 기간 영화관 입장권 판매액이
역대 단오절 연휴 판매액과 비교할 때 10년 만에 가장 적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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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팬들에게 준 선물들 정리! (이스터에그)
안녕하세요 마블쟁입니다!!
드디어 스포가 있는 자세한 리뷰 영상입니다!
영화 속에 들어있던 수많은 이스터에그들 중,
이번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캡틴과 아이언맨의 떡밥 및 이스터에그 들을 자세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영상 재미있게 봐주세요~
2018. 04. 27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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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사제들의 뒤를 잇는 "검은 수녀들" / 단순하지만 독특한 설정 / 크게 무섭지 않은 순한 맛 호러 /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검은 수녀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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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 Special Feature
어쩌면 이 순간을 기다려 왔을지도 모릅니다. 𝘐 𝘩𝘢𝘷𝘦 𝘸𝘢𝘪𝘵𝘦𝘥, 𝘧𝘰𝘳 𝘵𝘩𝘪𝘴 𝘷𝘦𝘳𝘺 𝘮𝘰𝘮𝘦𝘯𝘵.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스페셜 피쳐가 공개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어쩌면 우리는 어느새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Theater is not dead." ( ) is not dead. – 29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October 2 -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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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니언즈2> 2차 예고편
ll ᐕ)) 벨로!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 ☀ #미니언즈2 2022년 7월 27일 드디어 개봉 확정! 귀여운 미니언들 컴백 준비 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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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7월 신작
넷플릭스 2022년 7월!
신작 추천5편
블랙의신부
최상류층 고객만 모시는 결혼정보회사
이곳에서 발을 들인 한 여자가
전남편의 애인에게 복수할 기회를 엿보는데...
크리에이터: 김정민, 이근영
출연: 김희선, 이현욱, 정유진, 박훈, 차지연
장르: 드라마
공개: 7월15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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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4 2부
커다란 비밀을 가진 작은 마을, 인디애나주 호킨스로 온 당신
이곳에서 놀라운 걸 목격하고 정부가 은폐한 기밀을 발견할지 모른다
그리고 모든 걸 뒤집어 버리는 정체 모를 어둠의 힘도...
크리에이터: 더퍼 형제
출연: 위노나 라이더, 데이비드 하버, 밀리 바비 브라운, 핀 울프하드 등
장르: SF, 호러
공개: 7월1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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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하자드: 더 시리즈
바이러스 감염으로 세계적인 대재앙이 일어난 지 몇 년 후,
제이드 웨스커는 맹세한다
감염자들에게 맞서 생존 투쟁을 하면서,
이 모든 것의 원인이 된 자들을 쓰러뜨리겠다고...
출연: 엘라 발린스카, 태머라 스마트, 시에나 아구동, 애들라인 루돌프 등
장르: SF, 호러
공개: 7월14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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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이즈 본
가수를 꿈꾸는 여자가 톱스타 뮤지션인 남자를 만나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여자는 스타의 길로 비상하지만,
남자는 고통과 고뇌 속에 점점 무너져 가는데...
감독: 브래들리 쿠퍼
출연: 브래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 샘 엘리엇, 데이브 사펠 등
장르: 음악, 드라마, 로맨틱
공개: 7월20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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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인데 어쩌라고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단짝 에리카와 지아
학교에서 눈에 띄어보는게 마지막 소원이다
하지만 둘 중 하나가 유령이 되어버린다면?
크리에이터: 팀 샤우어, 쿠바 솔티시악, 에린 에얼릭, 로런 유너릭
출연: 라나 콘도어, 조이 콜레티, 메이슨 버소, 아파나 브리엘 등
장르: 청소년, 코미디
공개: 7월8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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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글이 보기엔 나쁘지 않은
나는 공식적인 머글이다. 영화를 좋아해서 이렇게 끼적거리긴 하지만 연예인을 덕질한다거나 특정 장르를 덕질하진 않는 그저 잡식 인간이다. 그런데 삶이 무료하던 시점에 한 애니메이션를 실사화한 영화를 보았다. 당연히 애니에 크게 관심이 없기 때문에 애니는 보지 않았는데, 찾아보니 이게 그렇게 설레는 애니였나 보던데 뭐 그런가보다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판단하는 나의 기준은 오글거림의 유무이기 때문에 이 영화 오글거리지 않았다는 지점에서 큰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보아하니, 애니에는 남주 여주 뿐만이 아니라 남주의 누나도 등장하는 것 같던데 이번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더라. 이후에 시즌 2를 제작하려는 걸지, 그냥 분량상 잘라낸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영화의 장점은 로맨스가 주된 주제인 영화인데, 모든 장면들이 과하지 않다. 감정 표현도 과하지 않고, 오히려 절제되어 있다. 군인이라는 남주의 캐릭터에 맞게 모든 표현이 절제되어 있다. 그리고 여주 또한 대단히 오버를 떨지 않는 캐릭터이다. 일본 영화는 가끔 연극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인물들의 리액션이 한국인이 느끼기엔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지점들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류의 로맨스는 아닌, 아련함이 가미된 로맨스라서 볼만 했던 것 같다. 약간 애니 실사화라고 하면 으레 그런 오버스러운 리액션이 떠올랐는데, 이 애니는 애초에 그런 소재가 아니었던 것 같더라.
오히려 이 영화가 일본 영화같다고 느꼈던 지점은 이능력자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때문인데, 시대를 불문하고, 불이나 바람을 다룰 줄 안다는 초능력자들이 등장하는 것이, 일본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 때문에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인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백하게 넣어놔서 그런지 초능력자들의 결투로 이어지는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보는데 크게 거부감이 없었다.
뭐, 대단한 칭찬을 한 것 같지만 사실은 킬링영화용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적고 싶었던 것 뿐이다. 대단한 잘 만든 영화라고까지는 평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름 설레는 잔잔한 로맨스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이나 '나는 머글인데 일본 실사화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하시는 분들이 입문용으로 도전해보면 좋을 만한 영화인 것 같다. 뭐, 내 주변 오타쿠를 자처하는 친구들은 실사화를 굳이 왜 보려고 하는 친구들도 많긴 하지만 말이다. 간편하게, 크게 자극적인 영화를 보고 싶지 않을 때 흘러가듯이 보면 나쁘지 않은 영화인 것 같아서 괜시리 한 번 넣어봤다. 요 근래 너무 심각한 영상물들만 소개한 것 같아서 말이지......
뭐, 지금까지 칭찬만 이어갔으니 아쉬운 점을 말해본다면, 물론 로맨스 장르라는 지점에서는 크게 결격 사유는 없지만 수많은 장르 중의 하나인 영화라고 봤을때는 뭐 그렇게 자주 볼 것 같진 않다는 점 정도? 크게 별로는 아닌데 대단히 추켜세워줄 만한 장점도 없는 그래서 더 특이하게 느껴졌는 지도 모르겠다. 약간 평양냉면 처음 먹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까. 분명히 나쁘지는 않은데, 아 뭔가 박수까지는 안나오지? 라고 생각하며 의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혹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피드백 주실 분 있으면 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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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게임으로 바라본 순수함의 변모 과정
최근 가장 핫한✨ 콘텐츠 <오징어게임 시즌2>
문학문화콘텐츠학과생이 마음대로🦑 분석해봤습니다.
(※스포주의※)
얼마 전, 목빠지게 기다리던 오징어게임 시즌2를 다 봤다. 한창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3학년 가을과 겨울 사이, 오징어게임 시즌1을 처음 본 충격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고3, 18살이었던 나에게는 빚을 진 사람들은 한 데 모아두고 한낱 게임 부속품 취급을 하며 무자비하게 죽이는 내용이 많이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받은 충격만큼 이야기의 매력은 더욱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당시 오징어게임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관련 리뷰나 분석글을 많이 찾아보고, 유사한 후속 프로그램들도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1을 좋아했던 한 명의 관객 입장에서 시즌2는 어떻게 느껴졌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은 무엇을 대변하고 있나
시즌2는 새로운 캐릭터들, 새로운 배우들의 등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번 시즌2에는 트렌스젠더, 코인 유튜버, 마약하는 래퍼 등 시즌1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다. 어쩌면, 이러한 캐릭터들의 등장이 여러 이유로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기존에는 보기 어려웠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캐릭터들은 모두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일부분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반영하는 매체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의 새로운 이슈들을 반영한 캐릭터들이 매체에 등장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따라서 시즌2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들을 반영한 것이고, 이러한 캐릭터들은 잔인한 '게임'속 세상도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닮아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금자가 겪은 전쟁은,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는 '금자'와 '용식'이라는 모자가 나오고, '금자'는 6.25 전쟁을 겪고도 살아남은 '용식이의 엄마'이다. 이인삼각 게임 중 공기놀이를 성공해내야 하는 금자가 벌벌 떨자, 용식은 금자에게 말한다.
(대사 부정확)
"6.25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이~"
"엄마! 전쟁 때 총알로 공기놀이 했다며"
금자는 6.25라는 전시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고, 전시 상황에서 놀았던 경험으로 게임을 통과한다.
금자가 급박한 상황 중 떠올린 전쟁 속 천진난만한 경험, 그리고 전쟁과도 같은 오징어게임 속에서 하고 있는 공기놀이. 둘은 모두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연결된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금자는 총알로 순수하게 놀며 살아남았고, 이 과정에서 삶의 희망과 재미를 찾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수십년이 흐른 뒤, 이 경험은 오징어게임이라는 또 다른 전쟁 상황 속에서 빛을 발휘한다.
금자가 겪은 두 번의 전쟁 경험은 아무리 처절하고 막막한 상황일지라도, 최소한의 희망과 인간다움을 부여해 줄 가장 근본적인 가치는 '순수함'임을 전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성기훈은 왜 그랬나
시즌1을 인상 깊게 본 시청자라면, 시즌2를 보는 내내 가질 수 있는 의문이 있다.
"성기훈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거야?"
시즌1의 성기훈이라는 캐릭터는 이야기의 가장 큰 뷰포인트 중 하나였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인간다운 면모를 지니는 입체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시즌1 속 그는 경마를 하고 나이를 먹도록 어머니께 용돈을 받으며 사는 구제불능 불효자인 동시에,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흔히 말해 상도덕이 있는 마음이 따뜻한 인물이기도 했다. 성기훈은 위선적이지 않고 그 때 그 때 자신의 마음에 충실히 살아가는 나약하지만 따뜻한 캐릭터다.
하지만, 이번 시즌2에서는 달랐다. 시즌1 성기훈의 인간적이고 입체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456억을 모텔방에 쌓아두고 게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 주최자를 잡기 위해서만 돈을 쓴다. 그리고 자신의 생니를 뽑아 위치추적기를 심고, 게임을 직접 무너뜨리기 위해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시즌2 속 성기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보 같을 정도로 맹목적이다. 자신의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상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면서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희생시킨다. 그리고, 게임 속으로 들어가서는 무리한 계획을 이끌다 실패하고 만다. 그는 게임 참여자들을 살리기 위해 '얼음~!'을 외치고 약자를 보살피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 모든 행동은 '게임 주최자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해' 행해진다.
그렇다면, 성기훈은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
🦑 성기훈의 순수함은 어떻게 변모되어 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기훈은 '그 누구보다 아이같이 순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성기훈은 '순수함' 그 자체이고, 이는 시즌1의 여러 갈등상황을 통해 충분히 비춰졌다. 그리고 그는 오징어게임이라는 '굉장히 비인간적인 일'을 겪었다. 이를 경험한 후, 그의 순수함은 더렵혀져 '악'이 아닌 '지나친 무모함'으로 변한다. 시즌2에서 비춰지는 그의 변모된 순수함은 순진한 어린아이에게서 볼 수 있는 비계산적이고 섣부른 판단과 유사하다.
순수함은 가장 진실된 가치 중 하나이지만, 오징어게임과 같이 비합리적이며 세속적인 상황에서는 그 자체로 빛나기 어렵다. 그렇기에 성기훈의 순수함은 시즌2 속 그의 행동과 같은 지나친 무모함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시즌2 마지막 부분에서 참가자 사이로 숨어든 프론트맨은 성기훈의 절친 정배를 죽이고 성기훈을 잡으며 그에게 '영웅놀이는 재미있었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영웅놀이'는 시즌2 이야기의 중심이며, 이는 모두 성기훈의 순수함이 무모함으로 변모되어 비롯된 행동들이다.
결국, 오징어게임 시즌2는 '성기훈이 지닌 순수함이 변모하는 과정'을 담아내려 했는지도 모른다. 성기훈을 통해 개인이 가진 순수함이 외부 환경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려내고, 게임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 성기훈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순수함, 인간다움 등과 같은 본질적 가치가 어떻게 표출되고 이를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표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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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단 한 사람만 빼고.” 소설 <피터 팬>의 유명한 첫 문장이다. 영원히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 팬은 탄생 1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풋사과 같은 동심의 표상으로 사랑받고 있다.
아무도 어른이 되지 않는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 그곳을 인도하는 악동 피터 팬의 이미지는 다양하게 각색되고 변주되어 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뮤지컬, 온갖 노래 가사에까지 녹아들었음은 물론이고, 기존의 해석을 뒤집는 시도도 이어졌다. 피터 팬의 대칭적 인물인 후크 선장을 통해 피터 팬을 이해해 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 6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웬디>는 웬디의 입장에서 네버랜드와 피터 팬의 세계를 펼쳐낸다.
이야기의 중심에 웬디를 두는 순간 우리는 피터 팬과 네버랜드의 매력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사실들을 마주하게 된다. 110년의 세월 동안 인류가 이뤄온 진보의 시선까지 감안하면, 피터 팬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재구성하는 것이 과연 매력적인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의심스러워진다. 그래서인지 벤 제틀린 감독은 이야기의 뼈대만 남겨놓고 완전히 해체해,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가장 태고적인 그림들로 피터 팬의 세계를 재조립했다.
*시사회에 참석하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국내 개봉일은 6월 30일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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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피터 팬>을 읽다 보면 어쩐지 도망치고 싶어 진다. 정확히는 웬디에게 피터 팬을 떠나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 진다. 피터 팬은 웬디를 엄마 역할로 데려왔고, 웬디는 엄마라는 단어와 거의 동의어처럼 묶인다. 그러나 동시에 피터 팬과 웬디 사이에는 서로를 독점하고 싶어 하는 애정도 엿보인다. 그래서 <피터 팬>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같은 측면이 엿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웬디뿐 아니라 팅커 벨, 타이거 릴리까지, 피터 팬을 사랑하고 서로를 질투하며 맴도는 위치에만 놓여 있다. 상대가 원하는 마음을 주는 단계로는 나아가지 않고, 유아처럼 그저 애정을 배부르게 받아먹고만 싶어 한다.
네버랜드에서는 누구도 자라지 않는다는 말만큼은 명확히 지켜지고 있어서, 후크 선장조차도 어린아이 같다. '엄마'가 있는 소년들을 부러워하고, 가장 암울한 순간에 스스로를 3인칭으로 칭하는 것 또한 피터 팬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가 악행을 행하는 방식은 기묘하게 모범생 아이 같은데, 사립학교 시절 배운 올바른 품행을 기준 삼아 그 역방향으로 달려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사망하는 순간까지 피터 팬의 품행을 지켜보고 있는 후크는 대칭을 이루는 또 하나의 피터 팬이자, 피터 팬에게 집착하는 또 하나의 인물이다.
다시 말해 모든 캐릭터가 피터 팬만을 맹목적으로 향하고 있다. 물론 주인공을 중심으로 서사가 굴러가는 것이 당연하기는 하지만, <피터 팬>에서는 유독 모든 인물들이 피터 팬의 부수적인 존재로만 기능하는 느낌이다. 특히 웬디는 받아주고 챙겨주며 양육하는 모성의 이미지만을 끊임없이 요구받는다. 피터 팬과 소년들만의 요구가 아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후크 선장과 해적 일당조차 피터 팬 무리를 무찌르고 웬디를 데려와 엄마로 삼고 싶어 한다.
영화 <웬디>는 웬디라는 캐릭터에서 우선 엄마의 이미지를 걷어내어, 웬디가 제 발로 설 수 있게 한다. 그 결과 이야기는 웬디가 아주 아기였을 때부터 시작한다. 기찻길 옆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엄마의 품에 안겨 달걀도 같이 깨고 손님맞이도 하면서 자라는 아주 작은 아이. 디즈니 삽화에서 보던, 허리 선을 강조한 드레스나 머리 리본 같은 건 없다. 이 영화 속 웬디는 맑은 색 귀걸이 정도를 제외하면 장식이라곤 하나 걸치지 않은, 잠옷에 가까운 티셔츠 차림이다. 원작에서보다 훨씬 공상적이고, 자기 세상이 뚜렷한 아이가 되어 있다.
웬디에게서 끊어진 단어, 피터 팬과 소년들이 집착하던 ‘엄마’, ‘모성’은 이제 대자연으로 갈음된다. 대자연도 한없이 부드럽고 품어 주기만 하는 공간으로만 묘사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화산을 터뜨리고 물에 뛰어들며 자연의 품에서 마음껏 뛰어놀기도 하지만, 화산 폭발이나 거친 파도를 피해 뛰기도 한다. 게다가 네버랜드의 대자연에도 쓰레기는 쌓여 있다.
팅커 벨과 타이거 릴리는 아예 극에서 사라졌다. 피터 팬을 사랑하고 허영심을 부리면서 웬디를 질투해 이야기에 곤경을 더하곤 했던 팅커 벨은 등장하지 않는다. 아메리칸 원주민 전사 캐릭터인 타이거 릴리는 훌륭한 전사라고 묘사되면서도 부여된 역할은 고작 피터 팬 손에 목숨을 구하는 것, 그 후로 피터 팬의 대사 속에서 ‘엄마가 아닌, 의미 있는 누군가’가 되고 싶어 한다고 언급되어 팅커 벨과 웬디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것이 전부였다. 피터 팬을 돋보이기 위한 장식적인 기능만 수행하던 캐릭터들은 과감히 잘라냈다.
뿐만 아니라 네버랜드 한켠에 사는 아메리칸 원주민과 인어들 모두 사라졌다. 후크 선장과 해적들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원작 소설에서는 110년 전이라는 시대의 한계 때문에 원주민과 해적을 설명할 때나 소년들이 영국 이야기를 할 때 기묘하게 제국주의적 냄새가 풍기는데, 이를 걷어낸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피터 팬을 비롯한 몇몇 소년들을 유색인종 캐릭터로 만들었다.
다 뜯어진 신발에 낡은 재킷을 걸친 채로 기차 위에 앉아, 어둠 속에서 눈을 희번덕거리며 웃는 피터 팬의 존재는 단연 새롭다. 풀잎 같은 초록색 옷을 입고 소꿉놀이 같은 생활을 하던 피터 팬의 이미지를 기억하고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이다. 공통점을 찾자면 진주 같은 젖니가 빛나고 있다는 정도.
이렇게 걷어낼 것을 모두 걷어내고 완전히 새롭게 지어 올린 <웬디> 속 네버랜드와 웬디, 피터 팬은 원작에 비해 다소 야생적인 색깔을 띤다. 네버랜드뿐만이 아니다. 켄싱턴 공원과 반듯하게 정리된 침실 대신 지나가는 기차에 덜컹거릴 만큼 위험해 보이는 웬디의 집, 빛나는 요정 가루 대신 금방이라도 쇳내가 날 것 같은 화물 열차와 바닥에 구멍이 난 조각배로 이동하는 피터 팬은 분명 우리가 알던 피터 팬의 세계에 비해 거칠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성장이라는 주제만 놓고 본다면 원작보다 조준점이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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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장은 반드시 상실을 동반한다. 어린 날 공상으로 지어 올린 세계가 처참히 부서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때론 그조차 잊어가면서 아이는 어른이 된다. <피터 팬> 원작은 이를 격렬히 거부한다. 사실 성장을 거부한다기보다 책임과 의무를 거절하고 싶어하는 마음에 가깝다. 소년들이 웬디의 집에 하나씩 안착해 학교에 다니고, 나는 법을 잊고, 직업을 갖는 동안 피터는 줄곧 아이로 남아 있다. 그리고 웬디의 딸을, 또 그 딸을, 계속해서 네버랜드로 데려간다.
원작의 웬디는 가볍게 날아가는 딸과 피터 팬의 뒷모습을 보며 씁쓸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나이 들었다는 당연한 사실에조차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 팅커 벨이 죽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해 웬디를 경악하게 했던 피터 팬은, 결국 아무 감정에도 책임지지 않으면서 ‘엄마’를 이용한다. 봄맞이 대청소 때마다 웬디가 네버랜드를 방문하겠다는 약속은, 그렇게 무책임하게 승계된다. 결말까지 철저하게 피터 팬만을 위한 방향성이다.
원작과 달리 영화 <웬디>는 성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영화 속 웬디는 피터 팬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의 성장을 주도해 낸다. 대자연 ‘엄마’의 힘을 이끌어 내고, 추억을 뒤져 기쁨을 끄집어내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성장이라는 모험을 긍정하면서. 웬디와 피터 팬은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결말을 맞는다.
영화 <웬디> 속 피터 팬과 네버랜드는 안전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지만, 기묘한 위계가 역할을 부여하는 원작과 다르다. 모험으로 가득 차 있을지언정 끝내 잘 될 거라는 막연한 안정감이 있던 디즈니 버전과도 다르다. 불안정하지만 변화에 열려 있고, 그래서 현실적이고 현대적이다.
이러한 세계에서라면 우리는 영화 속 웬디와 아이들처럼 자기 세계를 공고히 하고, 그 위에 찾아오는 도전을 받아들이며,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것을 성장이라 불러도 될 것이다. 한때 아이였던 우리도 여전히 한 뼘씩 마음의 키를 키우며 이 세상을 건너고 있다. 영화는 그런 우리를 직면하고 긍정한다. 그렇게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단 한 아이도 빠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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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난 주말은 많이 춥지 않아서 외출하기에 좋은 날씨였는데요,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오늘은 지난 주말 동안의 박스오피스 분석 결과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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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이번 주는 주말 91만 1천 명을 포함해 누적 관객 총 158만 2천 명이 극장가를 찾았습니다. 지난주 관객 수 189만 5천 명의 83%대로 하락한 수준으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박스오피스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으며, 신작인 <카운트>, <서치 2>, <마루이 비디오>가 차례로 3, 4, 5위에 오르며 극장가 데뷔를 마쳤습니다.
1.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누적 관객 수 131만 명을 돌파하며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주말 동안의 관객 수는 24만 4250명으로 집계되었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는 있으나 다른 마블 영화들에 비해 미미한 존재감이 아쉽습니다. 지난 주말(59만 238명)에 비해 관객이 반토막 아래로 떨어지며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개봉 20일 만에 간신히 2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상대적으로 적은 관객을 유치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마블의 전작인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5일째 100만 관객을 모은 것보다 못한 성적입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마블의 페이즈 5기를 여는 작품으로 향후 마블 시리즈의 방향성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빌런 '캉'이 페이즈 5,6기에도 활약을 하게 될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영화의 성적 부진으로 앞으로 나올 마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도 크게 꺾였을 것으로 보이며, 2주 차 주말이 지나도록 150만 관객도 넘기지 못한 상태라 이대로라면 200만 돌파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2. <더 퍼스트 슬램덩크> (-)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개봉으로 아쉽게 정상 자리에서 내려온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여러 신작들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2주 연속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17만 583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누적 관객 수 357만 9749명을 기록했으며, 역대 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인 <너의 이름은>의 '379만 명'을 약 21만 명을 남겨둔 채로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4일에 개봉한 이후 거의 두 달간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당분간은 꾸준히 관객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와 같은 추세라면 국내 일본 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쓸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한편,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배급사 NEW는 오는 3월 1일부터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돌비시네마 재상영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주제곡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이며, 주제곡을 부른 일본 밴드 10-FEET는 배급사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 대한 감사 인사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3. <카운트> (⬆︎13)
진선규 주연의 스포츠 드라마 영화 <카운트>가 동 시기 개봉작 <서치 2>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순위 3위에 올랐습니다. 이번 주말 관객 수 14만 6331명, 누적 22만 4277명으로 한국영화 순위는 1위를 차지했으며, 실관람객 평점 또한 평이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성민, 조진웅, 김무열 주연의 <대외비>가 13.6%,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전국 투어 앵콜 공연 실황 영황인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이 무려 예매율 30%에 육박하는 성적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어 다음 주말에도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카운트>는 개봉 2주 차를 맞아 오는 3월 1일, 4일 경기 지역 무대인사를 확정했으며, 롯데시네마 수원을 시작으로 여러 영화관에서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41회 예측 이벤트는 2월 4주 차 박스오피스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 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실제 1위를 차지했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1위를 예측한 유저는 73%로 높은 확률을 기록했습니다. 그간 MCU 영화들의 성적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번 영화 또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것임을 예상하셨던 분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박스오피스 2위에, <카운트>가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한 유저는 각각 39%, 28%에 그쳤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이번 주 토요일에 더 재미있고 유익한 예측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서치 2> (⬆︎26)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했던 <서치>의 속편인 <서치 2>가 드디어 개봉을 했는데요, 주말 관객 수 12만 9581명, 누적 관객 19만 6998명으로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4위에 올랐습니다. 빠른 전개방식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실관람객 평 역시 좋은 편입니다. 다가오는 주말 성적도 기대해 볼 만하겠죠?
5. <마루이 비디오> (NEW)
간만에 개봉한 국내 공포 영화 <마루이 비디오>는 개봉 첫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5위를 기록했습니다. 주말 관객 수 6만 233명, 누적 관객 9만 8712명을 기록했는데요, CGV 단독 개봉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27일 월요일 오전 기준, 누적 관객 수 10만을 돌파하며 최근 선보였던 국내 공포 영화 <귀못>, <뒤틀린 집>, <귀문>,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 등을 모두 제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역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주말 매출액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물의 길>은 신작들에 밀려 박스오피스 순위 4위에 그쳤지만, 글로벌 매출액 3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역대 전 세계 흥행순위 3위의 성적이며, 유럽에서의 경유 오리지널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 1위에 올라섰습니다.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 순위 2위에 올라선 <코카인 베어>는 미국의 블랙 코미디, 생존, 스릴러 영화로,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한 승객들이 코카인이 가득한 더플 백을 삼켜 마약에 중독된 흑곰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은 작품입니다. 국내 개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 알려져 미국에서 큰 화제를 끌었습니다.
박스오피스 3위로 데뷔한 영화 <지저스 레볼루션>은 실화 바탕의 기독교 드라마 영화인데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미국 서부에서 시작한 히피 문화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 운동과, 운동에 참여한 당시 젊은이들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찬양에 락과 팝을 접목한-으로 찬양을 하기 시작해 CCM이 탄생한 배경을 다룬 영화입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1.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1,570만 달러 (누적 6억 2,058만 달러)
2. <코카인 베어> 1,062만 달러 (누적 4,605만 달러)
3. <지저스 레볼루션> 637만 달러 (누적 8,227만 달러)
4. <아바타: 물의 길> 470만 달러 (누적 6억 6538만 달러)
5. <장화 신은 고양이> 412만 달러 (누적 1억 7343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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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2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더 다양한 컨텐츠로 찾아뵙기를 약속드릴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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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나라에서 더럽게 얽혀 버린 두 남자
넷플릭스 <수리남> 포스터
수리남 (Narco-Saints, 2022)
편성 : 넷플릭스, 6부작·완결 │ 장르 : 한국, 범죄·드라마
연출 : 윤종빈 │ 극본 : 윤종빈, 권성휘
출연 : 하정우(인구), 황정민(요환), 박해수(창호), 조우진(기태), 유연석(데이빗) 외
시청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홍어 팔러 간 남자 VS 마약 팔러 간 남자
‘수리남’은 남아메리카에 있는 인구 60만의 작은 나라다. 한국에서 카센터와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살던 가장 ‘인구’는 수리남에 돈을 벌러 갔다. 배를 타던 친구가 그러는데 수리남에는 홍어가 지천으로 깔렸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은 홍어 삼합을 없어서 못 먹는데 수리남에서는 수요가 없어 그냥 버려진다니, 거기에 가서 홍어를 만지면 큰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겁도 없지. 인구는 그렇게 돈의 냄새를 맡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나라 수리남으로 향한다.
거기에서 인구는 목사 ‘전요환’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같은 한국인이자 수리남에 오래 뿌리내린 듯한 그를 믿고 의지하며 지내던 어느 날. 한국으로 홍어를 실어 보내던 인구의 배에서 코카인이 발견되어 영문도 모른 채 구금이 되고 만다. 이때도 생각나는 사람은 역시 전요환 목사뿐. 그러나 해결해보겠다던 그에게선 연락이 없고 엉뚱한 사람이 인구를 찾아온다. 그는 국정원 요원 ‘창호’. 창호는 당신을 이렇게 만든 것이 그 목사이며, 사실은 목사가 아니라 수리남 최고 마약왕임을 설명한다.
사연인 고로, 국정원은 오래전부터 이 마약사범 전요환을 검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꾸리던 중이었으나, 수리남은 범죄인 인도조약이 없어 전요환을 체포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인구가 전요환을 유인해줄 미끼로 낙점된 것이었는데, 잘못한 것도 없이 남의 나라 감옥에서 썩게 생긴 인구에게 선택지가 있을 리 만무. 결국 인구는 국정원의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원래 실화가 더 드라마 같다지요
홍어와 코카인과 국정원이라니. 이 뜬금없는 막장 범죄 소설 같은 이야기는 놀랍게도, 모두 실화다. 실제 수리남에서 목사 행세를 하며 코카인을 팔던 ‘조봉행’의 일화를 모티브로 했는데, 우연히 조봉행의 일화를 알게 된 배우 하정우가 윤종빈 감독에게 영화화를 제안했고, 그러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된 것이라고. 이 비현실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에 놀라기는 이르다. 드라마보다는 영화에 가까운 고퀄리티 촬영 스케일과 배우 라인업은 더 놀라우니. 인구 역에 하정우, 사기꾼 조봉행 역에 황정민, 국정원 요원 역에는 박해수에다, 조연으로는 무려 조우진 유연석이 있다. 때문인지 6화라는 이야기가 참 짧게 느껴졌다.
더불어 이 이야기는 두 주인공이 ‘돈’을 대하는 각기 다른 태도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재미 요소가 있었다. 평범한 우리 눈에는 수리남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먼 나라 땅이다. 그런데 인구도 요환도 모두 돈을 벌러 수리남에 갔다. 전요환은 그 곳에서 코카인이라는 돈을 보았고, 인구 역시 홍어를 팔아 큰 마진을 남기겠다며 수리남으로 향했더랬다. 둘은 어찌 보면 비슷한 유형이다. 그런데 참 묘하다. 전요환도 인구도 돈을 좇는 건 매한가지인데, 우리는 왜 전요환은 욕하면서 보고, 인구는 이해하면서 보았을까. 그 이유는 평범한 우리가 돈을 대하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먹고사니즘 또는 종교
누구나 ‘돈’에 일찍 눈을 뜨는 계기가 있다. 인구는 어린 시절 가난했다. 밤낮으로 일하던 아버지가 과로사하고, 두 동생과 세상에 남겨졌을 때. 어린 인구의 가치관은 이미 정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굶어 죽지 않아야겠다는 것. 그러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 소년가장이었던 인구는 동생들을 먹여 살리려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는 가장이 된다. 그 시절 아버지들이 오로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랬듯, 낮에는 카센터를, 밤에는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인구는 버티고 또 버틴다. 그러니까 인구에게 돈이란, 가난을 벗고 온 가족이 등 따습게 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것. 평범한 우리들이 돈을 좇는 대표적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제 아무리 인구가 아가씨 나오는 유흥업소를 운영한들 욕하지 않는다. 그게 다, 평범한 먹고사니즘이란 걸 이해하니까.
전요환, 실존 인물로는 조봉행. 나는 그 인간도 무척이나 가난했을 거라 본다. 가난이 엄청난 콤플렉스였기에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이 점은 인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기에 그는 뭔가 역겹다. 단지 부도덕한 업종으로 돈을 벌어서가 아니다. 돈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우리와’ 달라서다. 그는 우선 처자식이 없었다. 사랑하는 누군가와 행복하게 그 돈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는 돈 자체를 숭배하는 사람. 돈으로 권력을 사고, 돈에 방해되는 인간은 죽이고, 무덤에도 다 못 가져갈 돈을 벌고 또 벌어 자신의 우월감을 채우는 인간. 그러고 보니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애초에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돈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돈방석 위에 앉아도 외롭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가지게 된들 그 행복을 나눌 사람이 없는 텅 빈 삶은 무의미하다. 결국 돈이란 건‘쓰기 위해’서 의미 있기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쓸 수 있어’ 의미 있는 게 아닐까. 같은 이유로 드라마의 마지막, 인구가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카센터를 운영하던 그 모습이 내게는 참 인상적이었다. 홍어로 떼돈을 벌 수도 있었고, 수리남 마약왕의 오른팔이 되어 더 큰 돈을 만질 수도 있었지만 그는 한국에 돌아와 결국 평범한 삶을 택했다. 수리남에서 파란만장한 일화를 겪고 깨달은 것이다. 아무리 돈에 둘러싸여 있어도 결국 외롭게 살고 싶지 않다는걸. 훗날 카센터에 찾아온 국정원 요원 ‘창호’가 큰돈을 벌어줄 유흥업소를 선물로 주겠다고 했을 때도 인구는 그래서 거절했을 것이다. 평범하고 안온하게 가족들과 투닥거리며 사는 게, 돈방석 위에 살다가 끝내 체포되어 감옥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삶보다 훨씬 가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수리남으로 점프해 마약과 살인과 중상모략이 판을 치는 이야기를 듣다 텔레비전을 끄니, 문득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그런 끔찍한 일들에 연루되지 않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일까. 내가 사는 이 세상은 오늘도 아주 평화롭고 고요하다. 돈은 적지만 외롭지 않고,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그걸 함께 쓰고 싶은 사람이 있다. 누구도 믿지 못하고 돈만을 쌓던 전요환이 불쌍하다면, 그는 나를 비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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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팬들에게 준 선물들 정리! (이스터에그)
안녕하세요 마블쟁입니다!!
드디어 스포가 있는 자세한 리뷰 영상입니다!
영화 속에 들어있던 수많은 이스터에그들 중,
이번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캡틴과 아이언맨의 떡밥 및 이스터에그 들을 자세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영상 재미있게 봐주세요~
2018. 04. 27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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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사제들의 뒤를 잇는 "검은 수녀들" / 단순하지만 독특한 설정 / 크게 무섭지 않은 순한 맛 호러 /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검은 수녀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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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 Special Feature
어쩌면 이 순간을 기다려 왔을지도 모릅니다. 𝘐 𝘩𝘢𝘷𝘦 𝘸𝘢𝘪𝘵𝘦𝘥, 𝘧𝘰𝘳 𝘵𝘩𝘪𝘴 𝘷𝘦𝘳𝘺 𝘮𝘰𝘮𝘦𝘯𝘵.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스페셜 피쳐가 공개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어쩌면 우리는 어느새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Theater is not dead." ( ) is not dead. – 29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October 2 -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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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니언즈2> 2차 예고편
ll ᐕ)) 벨로!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 ☀ #미니언즈2 2022년 7월 27일 드디어 개봉 확정! 귀여운 미니언들 컴백 준비 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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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7월 신작
넷플릭스 2022년 7월!
신작 추천5편
블랙의신부
최상류층 고객만 모시는 결혼정보회사
이곳에서 발을 들인 한 여자가
전남편의 애인에게 복수할 기회를 엿보는데...
크리에이터: 김정민, 이근영
출연: 김희선, 이현욱, 정유진, 박훈, 차지연
장르: 드라마
공개: 7월15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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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4 2부
커다란 비밀을 가진 작은 마을, 인디애나주 호킨스로 온 당신
이곳에서 놀라운 걸 목격하고 정부가 은폐한 기밀을 발견할지 모른다
그리고 모든 걸 뒤집어 버리는 정체 모를 어둠의 힘도...
크리에이터: 더퍼 형제
출연: 위노나 라이더, 데이비드 하버, 밀리 바비 브라운, 핀 울프하드 등
장르: SF, 호러
공개: 7월1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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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하자드: 더 시리즈
바이러스 감염으로 세계적인 대재앙이 일어난 지 몇 년 후,
제이드 웨스커는 맹세한다
감염자들에게 맞서 생존 투쟁을 하면서,
이 모든 것의 원인이 된 자들을 쓰러뜨리겠다고...
출연: 엘라 발린스카, 태머라 스마트, 시에나 아구동, 애들라인 루돌프 등
장르: SF, 호러
공개: 7월14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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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이즈 본
가수를 꿈꾸는 여자가 톱스타 뮤지션인 남자를 만나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여자는 스타의 길로 비상하지만,
남자는 고통과 고뇌 속에 점점 무너져 가는데...
감독: 브래들리 쿠퍼
출연: 브래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 샘 엘리엇, 데이브 사펠 등
장르: 음악, 드라마, 로맨틱
공개: 7월20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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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인데 어쩌라고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단짝 에리카와 지아
학교에서 눈에 띄어보는게 마지막 소원이다
하지만 둘 중 하나가 유령이 되어버린다면?
크리에이터: 팀 샤우어, 쿠바 솔티시악, 에린 에얼릭, 로런 유너릭
출연: 라나 콘도어, 조이 콜레티, 메이슨 버소, 아파나 브리엘 등
장르: 청소년, 코미디
공개: 7월8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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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글이 보기엔 나쁘지 않은
나는 공식적인 머글이다. 영화를 좋아해서 이렇게 끼적거리긴 하지만 연예인을 덕질한다거나 특정 장르를 덕질하진 않는 그저 잡식 인간이다. 그런데 삶이 무료하던 시점에 한 애니메이션를 실사화한 영화를 보았다. 당연히 애니에 크게 관심이 없기 때문에 애니는 보지 않았는데, 찾아보니 이게 그렇게 설레는 애니였나 보던데 뭐 그런가보다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판단하는 나의 기준은 오글거림의 유무이기 때문에 이 영화 오글거리지 않았다는 지점에서 큰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보아하니, 애니에는 남주 여주 뿐만이 아니라 남주의 누나도 등장하는 것 같던데 이번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더라. 이후에 시즌 2를 제작하려는 걸지, 그냥 분량상 잘라낸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영화의 장점은 로맨스가 주된 주제인 영화인데, 모든 장면들이 과하지 않다. 감정 표현도 과하지 않고, 오히려 절제되어 있다. 군인이라는 남주의 캐릭터에 맞게 모든 표현이 절제되어 있다. 그리고 여주 또한 대단히 오버를 떨지 않는 캐릭터이다. 일본 영화는 가끔 연극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인물들의 리액션이 한국인이 느끼기엔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지점들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류의 로맨스는 아닌, 아련함이 가미된 로맨스라서 볼만 했던 것 같다. 약간 애니 실사화라고 하면 으레 그런 오버스러운 리액션이 떠올랐는데, 이 애니는 애초에 그런 소재가 아니었던 것 같더라.
오히려 이 영화가 일본 영화같다고 느꼈던 지점은 이능력자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때문인데, 시대를 불문하고, 불이나 바람을 다룰 줄 안다는 초능력자들이 등장하는 것이, 일본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 때문에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인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백하게 넣어놔서 그런지 초능력자들의 결투로 이어지는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보는데 크게 거부감이 없었다.
뭐, 대단한 칭찬을 한 것 같지만 사실은 킬링영화용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적고 싶었던 것 뿐이다. 대단한 잘 만든 영화라고까지는 평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름 설레는 잔잔한 로맨스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이나 '나는 머글인데 일본 실사화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하시는 분들이 입문용으로 도전해보면 좋을 만한 영화인 것 같다. 뭐, 내 주변 오타쿠를 자처하는 친구들은 실사화를 굳이 왜 보려고 하는 친구들도 많긴 하지만 말이다. 간편하게, 크게 자극적인 영화를 보고 싶지 않을 때 흘러가듯이 보면 나쁘지 않은 영화인 것 같아서 괜시리 한 번 넣어봤다. 요 근래 너무 심각한 영상물들만 소개한 것 같아서 말이지......
뭐, 지금까지 칭찬만 이어갔으니 아쉬운 점을 말해본다면, 물론 로맨스 장르라는 지점에서는 크게 결격 사유는 없지만 수많은 장르 중의 하나인 영화라고 봤을때는 뭐 그렇게 자주 볼 것 같진 않다는 점 정도? 크게 별로는 아닌데 대단히 추켜세워줄 만한 장점도 없는 그래서 더 특이하게 느껴졌는 지도 모르겠다. 약간 평양냉면 처음 먹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까. 분명히 나쁘지는 않은데, 아 뭔가 박수까지는 안나오지? 라고 생각하며 의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혹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피드백 주실 분 있으면 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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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게임으로 바라본 순수함의 변모 과정
최근 가장 핫한✨ 콘텐츠 <오징어게임 시즌2>
문학문화콘텐츠학과생이 마음대로🦑 분석해봤습니다.
(※스포주의※)
얼마 전, 목빠지게 기다리던 오징어게임 시즌2를 다 봤다. 한창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3학년 가을과 겨울 사이, 오징어게임 시즌1을 처음 본 충격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고3, 18살이었던 나에게는 빚을 진 사람들은 한 데 모아두고 한낱 게임 부속품 취급을 하며 무자비하게 죽이는 내용이 많이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받은 충격만큼 이야기의 매력은 더욱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당시 오징어게임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관련 리뷰나 분석글을 많이 찾아보고, 유사한 후속 프로그램들도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1을 좋아했던 한 명의 관객 입장에서 시즌2는 어떻게 느껴졌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은 무엇을 대변하고 있나
시즌2는 새로운 캐릭터들, 새로운 배우들의 등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번 시즌2에는 트렌스젠더, 코인 유튜버, 마약하는 래퍼 등 시즌1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다. 어쩌면, 이러한 캐릭터들의 등장이 여러 이유로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기존에는 보기 어려웠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캐릭터들은 모두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일부분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반영하는 매체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의 새로운 이슈들을 반영한 캐릭터들이 매체에 등장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따라서 시즌2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들을 반영한 것이고, 이러한 캐릭터들은 잔인한 '게임'속 세상도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닮아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금자가 겪은 전쟁은,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는 '금자'와 '용식'이라는 모자가 나오고, '금자'는 6.25 전쟁을 겪고도 살아남은 '용식이의 엄마'이다. 이인삼각 게임 중 공기놀이를 성공해내야 하는 금자가 벌벌 떨자, 용식은 금자에게 말한다.
(대사 부정확)
"6.25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이~"
"엄마! 전쟁 때 총알로 공기놀이 했다며"
금자는 6.25라는 전시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고, 전시 상황에서 놀았던 경험으로 게임을 통과한다.
금자가 급박한 상황 중 떠올린 전쟁 속 천진난만한 경험, 그리고 전쟁과도 같은 오징어게임 속에서 하고 있는 공기놀이. 둘은 모두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연결된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금자는 총알로 순수하게 놀며 살아남았고, 이 과정에서 삶의 희망과 재미를 찾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수십년이 흐른 뒤, 이 경험은 오징어게임이라는 또 다른 전쟁 상황 속에서 빛을 발휘한다.
금자가 겪은 두 번의 전쟁 경험은 아무리 처절하고 막막한 상황일지라도, 최소한의 희망과 인간다움을 부여해 줄 가장 근본적인 가치는 '순수함'임을 전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성기훈은 왜 그랬나
시즌1을 인상 깊게 본 시청자라면, 시즌2를 보는 내내 가질 수 있는 의문이 있다.
"성기훈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거야?"
시즌1의 성기훈이라는 캐릭터는 이야기의 가장 큰 뷰포인트 중 하나였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인간다운 면모를 지니는 입체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시즌1 속 그는 경마를 하고 나이를 먹도록 어머니께 용돈을 받으며 사는 구제불능 불효자인 동시에,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흔히 말해 상도덕이 있는 마음이 따뜻한 인물이기도 했다. 성기훈은 위선적이지 않고 그 때 그 때 자신의 마음에 충실히 살아가는 나약하지만 따뜻한 캐릭터다.
하지만, 이번 시즌2에서는 달랐다. 시즌1 성기훈의 인간적이고 입체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456억을 모텔방에 쌓아두고 게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 주최자를 잡기 위해서만 돈을 쓴다. 그리고 자신의 생니를 뽑아 위치추적기를 심고, 게임을 직접 무너뜨리기 위해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시즌2 속 성기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보 같을 정도로 맹목적이다. 자신의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상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면서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희생시킨다. 그리고, 게임 속으로 들어가서는 무리한 계획을 이끌다 실패하고 만다. 그는 게임 참여자들을 살리기 위해 '얼음~!'을 외치고 약자를 보살피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 모든 행동은 '게임 주최자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해' 행해진다.
그렇다면, 성기훈은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
🦑 성기훈의 순수함은 어떻게 변모되어 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기훈은 '그 누구보다 아이같이 순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성기훈은 '순수함' 그 자체이고, 이는 시즌1의 여러 갈등상황을 통해 충분히 비춰졌다. 그리고 그는 오징어게임이라는 '굉장히 비인간적인 일'을 겪었다. 이를 경험한 후, 그의 순수함은 더렵혀져 '악'이 아닌 '지나친 무모함'으로 변한다. 시즌2에서 비춰지는 그의 변모된 순수함은 순진한 어린아이에게서 볼 수 있는 비계산적이고 섣부른 판단과 유사하다.
순수함은 가장 진실된 가치 중 하나이지만, 오징어게임과 같이 비합리적이며 세속적인 상황에서는 그 자체로 빛나기 어렵다. 그렇기에 성기훈의 순수함은 시즌2 속 그의 행동과 같은 지나친 무모함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시즌2 마지막 부분에서 참가자 사이로 숨어든 프론트맨은 성기훈의 절친 정배를 죽이고 성기훈을 잡으며 그에게 '영웅놀이는 재미있었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영웅놀이'는 시즌2 이야기의 중심이며, 이는 모두 성기훈의 순수함이 무모함으로 변모되어 비롯된 행동들이다.
결국, 오징어게임 시즌2는 '성기훈이 지닌 순수함이 변모하는 과정'을 담아내려 했는지도 모른다. 성기훈을 통해 개인이 가진 순수함이 외부 환경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려내고, 게임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 성기훈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순수함, 인간다움 등과 같은 본질적 가치가 어떻게 표출되고 이를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표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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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단 한 사람만 빼고.” 소설 <피터 팬>의 유명한 첫 문장이다. 영원히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 팬은 탄생 1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풋사과 같은 동심의 표상으로 사랑받고 있다.
아무도 어른이 되지 않는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 그곳을 인도하는 악동 피터 팬의 이미지는 다양하게 각색되고 변주되어 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뮤지컬, 온갖 노래 가사에까지 녹아들었음은 물론이고, 기존의 해석을 뒤집는 시도도 이어졌다. 피터 팬의 대칭적 인물인 후크 선장을 통해 피터 팬을 이해해 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 6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웬디>는 웬디의 입장에서 네버랜드와 피터 팬의 세계를 펼쳐낸다.
이야기의 중심에 웬디를 두는 순간 우리는 피터 팬과 네버랜드의 매력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사실들을 마주하게 된다. 110년의 세월 동안 인류가 이뤄온 진보의 시선까지 감안하면, 피터 팬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재구성하는 것이 과연 매력적인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의심스러워진다. 그래서인지 벤 제틀린 감독은 이야기의 뼈대만 남겨놓고 완전히 해체해,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가장 태고적인 그림들로 피터 팬의 세계를 재조립했다.
*시사회에 참석하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국내 개봉일은 6월 30일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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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피터 팬>을 읽다 보면 어쩐지 도망치고 싶어 진다. 정확히는 웬디에게 피터 팬을 떠나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 진다. 피터 팬은 웬디를 엄마 역할로 데려왔고, 웬디는 엄마라는 단어와 거의 동의어처럼 묶인다. 그러나 동시에 피터 팬과 웬디 사이에는 서로를 독점하고 싶어 하는 애정도 엿보인다. 그래서 <피터 팬>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같은 측면이 엿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웬디뿐 아니라 팅커 벨, 타이거 릴리까지, 피터 팬을 사랑하고 서로를 질투하며 맴도는 위치에만 놓여 있다. 상대가 원하는 마음을 주는 단계로는 나아가지 않고, 유아처럼 그저 애정을 배부르게 받아먹고만 싶어 한다.
네버랜드에서는 누구도 자라지 않는다는 말만큼은 명확히 지켜지고 있어서, 후크 선장조차도 어린아이 같다. '엄마'가 있는 소년들을 부러워하고, 가장 암울한 순간에 스스로를 3인칭으로 칭하는 것 또한 피터 팬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가 악행을 행하는 방식은 기묘하게 모범생 아이 같은데, 사립학교 시절 배운 올바른 품행을 기준 삼아 그 역방향으로 달려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사망하는 순간까지 피터 팬의 품행을 지켜보고 있는 후크는 대칭을 이루는 또 하나의 피터 팬이자, 피터 팬에게 집착하는 또 하나의 인물이다.
다시 말해 모든 캐릭터가 피터 팬만을 맹목적으로 향하고 있다. 물론 주인공을 중심으로 서사가 굴러가는 것이 당연하기는 하지만, <피터 팬>에서는 유독 모든 인물들이 피터 팬의 부수적인 존재로만 기능하는 느낌이다. 특히 웬디는 받아주고 챙겨주며 양육하는 모성의 이미지만을 끊임없이 요구받는다. 피터 팬과 소년들만의 요구가 아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후크 선장과 해적 일당조차 피터 팬 무리를 무찌르고 웬디를 데려와 엄마로 삼고 싶어 한다.
영화 <웬디>는 웬디라는 캐릭터에서 우선 엄마의 이미지를 걷어내어, 웬디가 제 발로 설 수 있게 한다. 그 결과 이야기는 웬디가 아주 아기였을 때부터 시작한다. 기찻길 옆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엄마의 품에 안겨 달걀도 같이 깨고 손님맞이도 하면서 자라는 아주 작은 아이. 디즈니 삽화에서 보던, 허리 선을 강조한 드레스나 머리 리본 같은 건 없다. 이 영화 속 웬디는 맑은 색 귀걸이 정도를 제외하면 장식이라곤 하나 걸치지 않은, 잠옷에 가까운 티셔츠 차림이다. 원작에서보다 훨씬 공상적이고, 자기 세상이 뚜렷한 아이가 되어 있다.
웬디에게서 끊어진 단어, 피터 팬과 소년들이 집착하던 ‘엄마’, ‘모성’은 이제 대자연으로 갈음된다. 대자연도 한없이 부드럽고 품어 주기만 하는 공간으로만 묘사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화산을 터뜨리고 물에 뛰어들며 자연의 품에서 마음껏 뛰어놀기도 하지만, 화산 폭발이나 거친 파도를 피해 뛰기도 한다. 게다가 네버랜드의 대자연에도 쓰레기는 쌓여 있다.
팅커 벨과 타이거 릴리는 아예 극에서 사라졌다. 피터 팬을 사랑하고 허영심을 부리면서 웬디를 질투해 이야기에 곤경을 더하곤 했던 팅커 벨은 등장하지 않는다. 아메리칸 원주민 전사 캐릭터인 타이거 릴리는 훌륭한 전사라고 묘사되면서도 부여된 역할은 고작 피터 팬 손에 목숨을 구하는 것, 그 후로 피터 팬의 대사 속에서 ‘엄마가 아닌, 의미 있는 누군가’가 되고 싶어 한다고 언급되어 팅커 벨과 웬디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것이 전부였다. 피터 팬을 돋보이기 위한 장식적인 기능만 수행하던 캐릭터들은 과감히 잘라냈다.
뿐만 아니라 네버랜드 한켠에 사는 아메리칸 원주민과 인어들 모두 사라졌다. 후크 선장과 해적들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원작 소설에서는 110년 전이라는 시대의 한계 때문에 원주민과 해적을 설명할 때나 소년들이 영국 이야기를 할 때 기묘하게 제국주의적 냄새가 풍기는데, 이를 걷어낸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피터 팬을 비롯한 몇몇 소년들을 유색인종 캐릭터로 만들었다.
다 뜯어진 신발에 낡은 재킷을 걸친 채로 기차 위에 앉아, 어둠 속에서 눈을 희번덕거리며 웃는 피터 팬의 존재는 단연 새롭다. 풀잎 같은 초록색 옷을 입고 소꿉놀이 같은 생활을 하던 피터 팬의 이미지를 기억하고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이다. 공통점을 찾자면 진주 같은 젖니가 빛나고 있다는 정도.
이렇게 걷어낼 것을 모두 걷어내고 완전히 새롭게 지어 올린 <웬디> 속 네버랜드와 웬디, 피터 팬은 원작에 비해 다소 야생적인 색깔을 띤다. 네버랜드뿐만이 아니다. 켄싱턴 공원과 반듯하게 정리된 침실 대신 지나가는 기차에 덜컹거릴 만큼 위험해 보이는 웬디의 집, 빛나는 요정 가루 대신 금방이라도 쇳내가 날 것 같은 화물 열차와 바닥에 구멍이 난 조각배로 이동하는 피터 팬은 분명 우리가 알던 피터 팬의 세계에 비해 거칠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성장이라는 주제만 놓고 본다면 원작보다 조준점이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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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장은 반드시 상실을 동반한다. 어린 날 공상으로 지어 올린 세계가 처참히 부서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때론 그조차 잊어가면서 아이는 어른이 된다. <피터 팬> 원작은 이를 격렬히 거부한다. 사실 성장을 거부한다기보다 책임과 의무를 거절하고 싶어하는 마음에 가깝다. 소년들이 웬디의 집에 하나씩 안착해 학교에 다니고, 나는 법을 잊고, 직업을 갖는 동안 피터는 줄곧 아이로 남아 있다. 그리고 웬디의 딸을, 또 그 딸을, 계속해서 네버랜드로 데려간다.
원작의 웬디는 가볍게 날아가는 딸과 피터 팬의 뒷모습을 보며 씁쓸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나이 들었다는 당연한 사실에조차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 팅커 벨이 죽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해 웬디를 경악하게 했던 피터 팬은, 결국 아무 감정에도 책임지지 않으면서 ‘엄마’를 이용한다. 봄맞이 대청소 때마다 웬디가 네버랜드를 방문하겠다는 약속은, 그렇게 무책임하게 승계된다. 결말까지 철저하게 피터 팬만을 위한 방향성이다.
원작과 달리 영화 <웬디>는 성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영화 속 웬디는 피터 팬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의 성장을 주도해 낸다. 대자연 ‘엄마’의 힘을 이끌어 내고, 추억을 뒤져 기쁨을 끄집어내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성장이라는 모험을 긍정하면서. 웬디와 피터 팬은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결말을 맞는다.
영화 <웬디> 속 피터 팬과 네버랜드는 안전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지만, 기묘한 위계가 역할을 부여하는 원작과 다르다. 모험으로 가득 차 있을지언정 끝내 잘 될 거라는 막연한 안정감이 있던 디즈니 버전과도 다르다. 불안정하지만 변화에 열려 있고, 그래서 현실적이고 현대적이다.
이러한 세계에서라면 우리는 영화 속 웬디와 아이들처럼 자기 세계를 공고히 하고, 그 위에 찾아오는 도전을 받아들이며,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것을 성장이라 불러도 될 것이다. 한때 아이였던 우리도 여전히 한 뼘씩 마음의 키를 키우며 이 세상을 건너고 있다. 영화는 그런 우리를 직면하고 긍정한다. 그렇게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단 한 아이도 빠짐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