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6-23 02:16:32
N년전 오늘의 영화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해볼까 하는데요.
바로 N년 전, 오늘 개봉한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오늘은 무려 17년 전에 개봉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영화 <러브레터>의 감독으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러브레터>와 같은 느낌을 생각하고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보신다면 조금은 놀라실 수도 있는데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이와이 슌지의 작품들 중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들을 통칭하는 '블랙 이와이' 계열의 대표작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고 나면 힘이 쭉 빠진다는 평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상하이 국제 영화제에서 2관왕을 달성했으며,
베를린 국제 영화제와 요코하마 필름 페스티벌에서도 수상하였습니다.
최근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에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 오마주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웨이브, 티빙, 왓챠,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극장 아트나인과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상영 및 상영할 예정에 있습니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T.M.I
1. 왕페이의 공연
ⓒ 네이버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이와이 슌지 감독이 홍콩에서 왕페이의 공연을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아 구상하게 됐다고 합니다.
2. 릴리 슈슈?
ⓒ 네이버 영화
이와이 슌지 감독이 '릴리 슈슈'라는 가상 가수를 만들고, 릴리 슈슈의 홈페이지까지 만들며 그곳에서 릴리 슈슈의 정보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홈페이지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출판했습니다.
즉, 독자 참여형 소설을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제작된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가 바로 동명의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입니다.
3. 촬영
ⓒ 네이버 영화
영화는 대부분 아시카가 시와 오타 시에서 촬영했으며, 오키나와에서도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영화 속 핸드 헬드 촬영한 컷이 나오는데 이는 이와이 슌지 감독이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배우들에게 직접 핸드 헬드 촬영을 배우도록 지시했다고 합니다.
또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일본 영화계 최초로 촬영부터 상영까지 모든 방식을 디지털로 작업한 영화입니다.
4. 20주년 기념 인터뷰
ⓒ 岩井俊二映画祭チャンネル 유튜브
일본 기준,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개봉 20주년을 맞이해 이와이 슌지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만나 스페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는 아래 유튜브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qfneUlLxi8&t=315s
5. 쿠엔틴 타란티노
ⓒ 네이버 영화
<킬빌> <펄프 픽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좋아하는 2000년대 아시아 영화 중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킬 빌>에는 릴리 슈슈의 곡인 '회복하는 상처'를 삽입곡으로 쓰기도 하였습니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와 비슷한 작품
<릴리 슈슈의 모든 것>과 비슷한 결의 영화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주연의 영화 <파수꾼>.
<파수꾼>은 기태, 동윤, 희준 등 3명의 친구들의 시점으로 각자의 현재와 과거 시점에서 사건을 서술하고 죽은 친구의 아버지가 사건을 쫓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화 는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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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은 두려움을 먹고 자란다.
이 글은 영화 [한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고생 좀 해 봐라.
선배 이순신이 후배 이순신에게 조언과 애정, 그리고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한 약간의 투정을 담아 건넨 단 한 마디였을 것이다. 그때 최민식 배우의 얼굴에 있는 주름이 그렇게 멋있게 보였을 수가 없었다고 박해일 배우는 말 했다. (씨네 21 1365호 참고)
전편인 [명량]은 전 국민에게 미움받기 힘든 이순신이라는 위인을 (어느 정도) 성공 적으로 다룸과 동시에. 한국 영화 흥행 1위라는 두 가지 과업을 단번에 이루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을 고뇌를 겪었을 배우 최민식에게 주연상을 안겨주었음도 빠질 수 없다.
이제 막 서래의 바다에서 겨우 빠져나와. 몸의 물기가 채 마르지도 않은 박해일은. 숨 돌릴 틈 없이 이순신이 되어 또다시 저 말 없는 바다로 등 떠밀려 돌아가야만 했다. 왜구뿐만 아니라 전편의 그림자와도 싸워 이 지긋지긋한 망령들을 몽땅 바다에 빠뜨리고 돌아설 결심으로.
박해일 배우 개인에게도 2022년 올해 개봉할 세 작품 중 중간다리의 작품이면서. 2022년 여름을 장식할 4대 영화 중 가운뎃 토막의 시점에서 선보일 영화 [한산]은 작품 내외적으로 흥미로운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가 이미 스포일러인 이 영화가 한국 사람의 마음속에 각인된 승리를 어떤 방법으로 풀어냈을지, 그리고 전편과는 판이하게 다른 박해일의 이순신은 또 어떤 모습일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가져다줄 작품이다.
AS와 CS가 완벽한 후속작;칼을 갈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영화.
사진출처:다음 영화좋은 영화이긴 하지만. 전작 [명량]에는 수정해야 할 점들이 존재했다. 과도한 (소위)국뽕, 쓸데없거나 아예 필요 없는 서사, 끝까지 버리지 못하는 신파 들은 늘 이 작품을 평가절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물어뜯기는 빌미를 제공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영화 [한산]은 정말 철저하게 이 “단점”들에 대한 대대적인 AS를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첫 장면에서부터 전편과 비교했을 때 말도 안 되게 스케일이 커졌음을 알 수 있지만. 전편에서 건너와 이번 작품마저도 망칠까 두려웠던 점들은 거의 대부분 차단했다.
[명량]을 연상할 수 있는 장면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곁가지들도 튀거나, 자신들의 지분을 주장하기 위해 영화 속에서 발버둥 치지 않는다. 그저 마지막 해전을 향해 달려가는 데 있어 거슬리지 않는 변주에서 적당히 그치는 절제 미마저 갖추었다.
모든 것이 터지고 날아가는 전투 장면에서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후반부의 전투 장면에 자막을 달아놓은 것도 높게 사는 점이다. 이 배려 덕에 적군 아군 가릴 것 없이 오고 가는 전략 회의를 놓칠까 봐 마음의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덜어낸 그 수고는 영화에 몰입하는 힘 위에 얹어져 조금 더 영화 속의 장면들을 면밀히 살피며 끝까지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관객들이 아쉬워 한 점들을 모두 수렴해 완벽에 가깝게 수정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태도도, 전하는 메시지도 비굴하지 않음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자신들의 결점을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서슬 퍼렇게 칼을 갈아 온 소리가 귓가에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이토록 완벽에 가깝게 관객들을 위했던 영화를 본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에 [한산]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가 조금 더 쌓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마음이 든다.
완벽한 밸런스;영화에서 적장에 대한 예의/예우를 갖추는 방법
사진출처:다음 영화전쟁영화. 그것도 역사가 스포일러가 되어 결말이 이미 누군가의 머릿속에 “상식”으로 잡혀있는 경우에는. 승리를 강조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과잉이 되기 쉽다. 전쟁 속에서의 적이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게 그린다거나.(참고 1) 혹은 과장되게 그려 “드라마틱”함을 강조하기에 급급하다.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늘 반타작 이상은 “먹혀들어가는” 방법이므로.
그러나 [한산]은 와키자카(변요한)에게 이순신만큼의 품격과 시간을 할애했다. 덕분에 이순신의 숙적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큰 부담 없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빛낸다. 상황을 급조하지도 않고, 아주 큰 무리수를 둬 극한의 긴장 상황까지 관객을 몰고 가 들들 볶지도 않는다. 그 덕에 배우의 연기는 흔들림이 없고. 목표 하나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장수 한 명을 그려내는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정성스레 썼다.(참고 2)
누군가와의 시합, 혹은 대결이 정정당당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봐준 거다.라는 뉘앙스는 자신조차 속이고 농락하는 기만행위에 불과하지만. 영화는 다행히 그것을 피한다.
그 결과 이순신의 빛나는 지략만이 최고인 것처럼 톡 튀어 보이지 않는다. 승승장구하지만 이순신에 대한 두려움을 숨길 수 없는 장수와. 해전에선 강하지만 전쟁의 흐름은 패전에 가까운 한 장수의 간절함이 부딪치는 순간들이 쌓인다. 쌓인 순간들 만큼 긴장감은 후반부로 갈수록 커지고, 아주 작은 균열에서 시작해 처참히 무너지는 적의 모습을 보는 재미는 극대화된다.
적장, 혹은 상대 배우에 대한 예우를 지켜준 만큼. 우리가 그토록 떠받들고 싶어 하는 이순신의 격도 함께 올라간 셈이다.
루머가 전설이 되는 과정;용은 두려움을 먹고 자란다.
사진출처:다음 영화영화 속 초기의 구선은(,그리고 이순신은 ) 분명 한계가 뚜렷했다.
당시의 전쟁 상황을 생각하면 일본인에게는 전설 속의 괴물 같은 두려움의 대상이긴 했지만. 그만큼 익히 노출된 상태임을 뜻하기도 했다. 왜구들은 두려움의 결정체였던 조선의 구선(거북선)과 이순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첩자까지 동원해가며 전쟁에서의 우위를 잡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인다.
같은 대의를 가지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을 시기했던 원균의 비난은, 이순신에게는 거북선의 설계도를 훔쳐 대책까지 마련한 왜구의 저주와 동일시되어 들렸음에 틀림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구선(거북선)은 그런 속마음마저 까뒤집어 본 듯 달라진 모습으로. 전장에서 보란 듯이 왜구의 진영을 휘젓고 다닌다. 그 어떤 한계도 없다는 듯 자신의 본분을 다 하고 있는 구선과. 치밀하게 들어맞는 이순신의 작전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그 모습이 이 말 많고 탈 많은 영웅을 다룬 시리즈와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점으로 인해 평가 절하된 모든 설움들을 안고 후속작인 [한산]을 만들어 대중들에 보여주기까지. 마치 영화 속 이순신이 그랬던 것처럼. 감독은 인내하며 속내를 감춰야 했을 것이다. 아직 개봉하지도 않은 영화를 향해 속절없이 쏟아지는 비난과 붕 뜬 예상들은 빨리 영화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부채질도 했으리라. 그러나 비로소 찾아온 마침맞은 때를. 이순신도, 그리고 감독도 놓치지 않았다.
작품의 말미는 왜구와 더불어 모든 편견들이 수장된 고요한 바다를 비춘다. 그와 함께 원균의 허망한 표정을 담은 장면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이순신이라는 작자의 계략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그 순간의 표정은. 아마도 의구심으로 날선 말을 아끼지 않고 던져댔던 관객이 짓기를 바라던 표정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그냥 내뱉었을 모든 악의를. 선의로 갚아 낸 이 감독의 멘탈이 대단할 지경이다. 용은 그렇게 두려움과 비난을 먹고 열심히 자랐다.
마치면서
포인트가 쑥쑥 쌓여가는구먼.[명량]의 이순신이 가는 곳을 모두 불바다로 만들 것만 같은 카리스마를 뿜었다면. [한산]에서의 이순신은 서늘하고 또 유약했다. 공격을 당해 내려앉은 한 쪽 어깨를 보는 순간부터. 얼마나 이 역에 박해일 배우가 많은 부담감을 느꼈고, 또 그 부담감을 연기로 표현했는지 알 수 있었다.
누가 낫다.라는 말보다는 (어느 정도) 훌륭한 전작이 있었기에, 밥도 안 먹고 다닐 것만 같이 보이는 이순신이 어떤 계기를 통해 명량의 이순신으로 탈바꿈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전장보다는 글을 읽고 생각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샌님에서. 용이 되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떠는 이순신이 되기까지의 변화를 그린 이 영화는 생각보다 꽤 괜찮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참고 1
실존 인물이 설령 잔인한 인물이었다 해도 간접적이거나 필요한 장면을 통해서 드러내지 않고 시종일관 화가 나 있는 상태로(혹은 잔인하게) 영화에 비치는 것을 의미함.
참고 2
이 말 또한 일본이 한국을 쳐들어 온 게 잘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님. “영화상에서” 보통 이런 인물을 다룰 때 포악하기 그지없고 경박하거나 자신의 의견에 과신하는 바람에 패가망신하는 존재로 비치는 것을 자제했다는 말임.
[이 글의 TMI]
개인적으로 손현주 배우님 너무 좋아하는데 나와주셔서 반가웠고, 그리고 하필이면 원균역을 연기해주셔서 감사했다. 후반부의 표정연기는 과연 이 배우가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하는 감탄이 나올 만큼 섬세하고도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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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름, 폴 메스컬 캘럼은 즐겁고도 우울했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른 해가 넘게 살았으나 유년 시절은 삶의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내 경우, 그러한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부모님과 보냈는데, 부모님과 함께한 나날들은 분명 아주 소중하고, 대체로 즐겁고 행복했지만, 때때로 우울하거나 서러웠다. 내 부모님이 나를 부적절하게 해코지를 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보다 좀 더 사소한 일이다. 예를 들어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짜증을 내던 엄마라든가, 내가 떼를 쓰는 것을 모른 척 하는 아버지라든가, 나는 잘 모르는 어떤 일로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아 있어서 다가가기조차 무서웠던 당신들... 이런 것들 말이다. 이것은 부모님의 잘못이었을까? 음, 여기서는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그들이 왜 그래야 했을까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다. 그들을 부모가 아니라 각각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보면서. 그들이 가슴에 품었을 생각이 무엇이었을지 가늠해보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아이가 아니니 얼마쯤은 짐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영화 <애프터 썬>을 이런 시각으로 한번 살펴보려고 한다.
1. 어느 부녀의 튀르키예 여행
어른이 된 소피는 낡은 캠코더 너머로 어느 추억의 단편을 살핀다. 그 곳에는 어린 소피와 그의 아버지, 폴 메스칼 캘럼이 있다. 이혼 이후 멀리 떨어져 살던 두 사람은 모종의 계기로 인해 함께 튀르키예 여행을 떠난다. 좋은 추억을 남기자고 약속하면서.
그러나 그러한 기약은 쉬이 힘을 잃고, 아버지와 딸은 시종 불안하다. 각자의 사연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다.
2. 방황하는 자
영화 전반에 걸쳐 그들은 방황한다. 뿌리를 둘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어디에 소속되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피는 밝고 명랑한 아이로 자라났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는 스스로가 누구를 사랑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는 남들과 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를 깨닫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으므로, 아이의 끝자락은 으레 그렇듯 혼란스럽고 두렵다. 그리고 외롭다.
이러한 사정은 폴도 다르지 않다. 자세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그에겐 깊은 시름이 있다. 그를 충분히 아끼지 않은 부모라든가, 사업의 실패, 이혼 그 중 일부이거나, 그 모든 것이 그를 고통스럽게 했을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떻든, 그는 우울하다. 명상과 농담 따위로 그에 저항하고자 애썼으나, 그럼에도 우울은 온다. 그의 눈에는 생의 의지는 보이지 않고, 해가 자취를 감추면 깊은 무기력함과 슬픔이 그를 잠식한다. 그는 서서히 질식해들어간다. 그 깊은 어둠에.
3. 누군가의 태양
그러나 우울증 환자라고 해서 기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태양이 솟아 오르듯 폴에게는 소피가 있다. 우울한 아버지도 천진한 딸아이 곁에서는 그나마 미소지을 수 있는 것이다. 천진하고 사랑스러운 소피는 폴에게 딸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숱한 사랑-어떤 종류의 것이든-의 실패를 겪은 그에게 가장 살뜰한 애정과 이해를 보인 것은 다름 아닌 소피였으므로. 그러므로 소피는 폴의 친우이자, 이해자이고, 태양이며, 그를 살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Queen의 'You're my best friend'의 가사에서처럼 말이다.
이렇듯 소피는 폴의 유일한 태양이자 사랑이자 벗이었으니, 그는 더 깊은 우울에 빠져 더는 헤어나오지 못하기 전에 딸을 위한 무언가를 준비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없는 형편에 튀르키예 여행을 준비한 것은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4. 그러나, 해는 지기 마련이다.
폴과 소피의 여행은 얼마쯤 즐겁고, 얼마쯤 우울했다. 소피는 제게 충분히 호응하지 않는 아버지가 답답하고, 폴은 그런 딸에게 부채감 같은 것을 느낀다. 그는 서서히 딸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으므로. 귀여운 딸이 준비한 생일 축하 이벤트에도 기꺼이 웃지 못한 것은 그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어서였으리라.
여행지에서 할 만한 건 다 했는데, 어쩐지 그는 무기력하다. 놀러오기는 했는데 자꾸만 잠을 자고, 늘어지고, 웃으면서도 웃음기가 없다.
5 second of summer의 'Try hard'의 가사들처럼, 소피는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에게는 잘못이 없다. 그러나 폴에게는 그런 딸조차 치유하지 못할 어둠이 있었다. 우울이란 그렇다. 깊은 물 속을 허우적거리고 군중 속을 끝없이 헤매는 기분. 그것은 아주 개인적인 것이어서 타인의 눈에는 쉽게 관찰되지 않는다. 상대가 필사적으로 그것을 감추려고 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생각해 보라. 어느 아버지가 딸에게 자신의 어둠을 보여주고 싶어하겠는가? 폴은 소피만큼이나 필사적이었을 것이다. 가장 소중한 이가 가장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했을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그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5. 해가 진 다음의 이야기
여행의 마지막날, 소피는 어머니에게로 돌아가고, 폴은 다시금 우울의 품에 안긴다. 해가 부재한 그곳으로.
평생토록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던, 인생이 실패투성이라 여기던 아버지는 영영 딸과 이별하게 되었을까? 영화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말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막연하게, 어른이 된 소피는 캠코더 너머의 아버지를 본다. 그리고 어느 우울 너머에 서 있을 아버지를 본다.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서. 그의 눈에는 얼마쯤의 애정과 연민이 있다.
*
나는 이 폴의 결말이 어땠을지에 대해 논하고 싶지 않다. 영화가 그것을 열어두었다면 나 또한 그러고 싶다. 그보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폴과 소피가 서로를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에 대해서이다. 비록 서로 상처를 줄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함께함으로써 행복했고 그것은 분명 어떤 의미로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폴은 어떤 아버지인가? 우울을 빌미로 생으로부터 도망친 비겁자인가? 실패자인가? 아니,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폴은 그 모든 우울에도 불구하고 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딸이 그 나름의 삶과 사연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랐다. 설령 제 자신이 부재할지라도 그 아이가 언제까지고 빛나기를 바랐으므로.
어른이 된 나는 때때로 내 또래였을 부모님에 대해 생각한다. 폴이 그러했든 내 부모님도 당신들 나름의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부모면서 각각의 개인이고, 그 개인들은 각자의 삶이 있을 것인데, 그 각각은 한 사람의 것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세계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삶을 각각 살아가면서도 그 삶의 한편을 나를 위해 내어 주었다. 그러므로 나는 내 유년 시절에 때때로 나를 서럽게 했던 그들을 이해하기로 했다. 어쨌건 그들이 보였던 헌신과 사랑만큼 진실된 것은 없으니까.
나는 아직 부모가 되어 보지 못했으므로 부모의 마음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헤아릴 길이 없다. 다만 내게는 내 삶을 함께 한 몇몇 반려동물들이 있었고, 그들로 말미암아 부모의 마음을 어렴풋이 짐작해 볼 뿐이다. 내 짐작이 틀리지 않다면, 무조건적이지는 않지만 진실된 사랑을 포함한다. 때때로 미숙할지언정 그 사실은 변하지 않으리라. 그러므로, 나는 영화 <애프터 썬>의 폴이 소피에게 증명해 보인 사랑을 얼마쯤 원망할지언정 미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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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갑작스레 들이닥친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멈추는데 충분했습니다.
관객들은 극장에 오는 것을 멈췄지만, 영화 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이에 맞춰 배급사들도 개봉일을 연기하거나 방식을 바꾸는 등 다양한 방법들로 관객들에게 영화를 공급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가 않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네요.
그런 점에서 제목에 버젓이 쓰여있는 '분노'라는 글자는 관객을 비롯하여 관계자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쓰여있는 '질주'라는 단어는 어르신들이 말하는 '성질 값한다'라는 말씀처럼 훌륭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고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1위임과 동시에 626,240명(05.21 기준)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2021년 국내 극장가 기준으로 5위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그리고 개봉 첫날에 기록한 400,307명은 2021년 국내 박스오피스 최다 일일 관객 수로 이전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가 기록한 102,927명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만큼 "코로나19"를 느낄 수도 없는 반응 때문이라도 이번 <분노의 질주>에 거는 기대는 어떤 편보다 가장 컸는데요.
'과연,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어땠는지?' - 영화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세계를 돌면서, 뜻하지 않게 지구를 몇 번이나 구했던 "돔"과 "레티"는 어느 한적한 곳에서 평화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테즈"와 "로만", "램지"는 "미스터 노바디"에게 온 메시지를 보여주며 "싸이퍼"가 풀렸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에 동생 "제이콥"이 깊게 연관되었음을 확인하고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다시 한번 패밀리를 모으는데...
점점 속도감에 익숙해지는데???
1.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건데?
영화의 부제가 <더 얼티메이트>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번 영화는 9편에 속할 만큼 장수 시리즈에 속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영화를 보려는 팬들은 학습지처럼 쌓인 영화들을 봐야 하는 부담감이 몰려들 겁니다.
물론, 이번 9편 <더 얼티메이트>보다 <분노의 질주>를 생각하면 안 보셔도 즐기는데 큰 문제는 없겠지만 저는 보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립니다.
이런 이유에는 이야기의 연속성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들의 관계들이 가장 큽니다.
앞서 말했듯이 "제이콥"의 배후에 전편의 "싸이퍼"가 등장하고, "한"을 비롯하여 <도쿄 드리프트>의 캐릭터들이 출연해 모르고 봤다가는 '나만 모르나?'하는 소외감을 극장에서 느낄게 뻔하니까요.
근데, 이걸로 시작할 거라면서?
그리고 "돔"의 여동생 "미아"와 "쇼 형제"의 어머니 역으로 등장하는 "헬렌 미렌"까지 동창회를 연상시키는 이 분위기로 봐서는 꼭 봐야겠죠?
그렇게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여느 할리우드 영화들의 속편처럼 전보다 커지고 많아지고 더욱 화려해진 외관을 거림낌 없이 보여줍니다.
극 중 "타잔"을 연상시키는 자동차 프리폴 장면, 전작에서 선보였던 "좀비카"장면을 이번에는 "자석"을 활용하는 자동차 액션은 <분노의 질주>라는 타이틀을 기대한 만큼 보여주는데 성공합니다.
근데, 이번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번역된 제목보다 원제를 살펴봐야 합니다.
"THE FAST SAGA"로 알 수 있듯이 이번 <더 얼티메이트>는 <분노의 질주>의 새로운 프로젝트로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있습니다.
2. 초심마저 사라진 제대로 움켜쥐지 못하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번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에서 이런 새로움을 바라기는 어렵습니다.
2001년에 선보였던 1편을 생각하면, 영화의 주된 정체성은 '뒷골목'을 배경 삼아 '스트리트 레이싱'으로 남자들의 우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랬던 영화가 이제는 우주로 발사되니 더 이상 초심을 기대하기는 힘든데요.
그렇기에 영화는 변치 않았던 "가족"이라는 테마를 다시금 만지작거릴 뿐이고, 이에 "제이콥"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킵니다.
익숙해진다는 것이 안전한 걸까?, 불안한 건가?
역대 <분노의 질주>를 생각하면, 빌런으로 성공한 캐릭터는 "싸이퍼"를 제외하고는 못 보았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역할이 <분노의 질주>에서 악당을 하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제이콥"은 "싸이퍼"의 노선대로 가질 못합니다.
이런 이유에는 "제이콥"이라는 캐릭터가 "가족"에 기반해 정서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이를 소개하는데 "플래시백"을 활용했다는 것이 큽니다.
흔히, 영상 매체에서 캐릭터의 얼굴을 보여주는 건 말과 다르게 감정을 먼저 보게 해 똑같은 말이라도 다르게 느끼도록 만듭니다.
그렇기에 논리로 설득당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읍소하는 느낌이라 추후 "제이콥"의 처리까지 연결 지어 본다면, 더더욱 아쉬운 소개 방식입니다.
3. 이럴 거면, 쿠키만 했어도?
무엇보다 이번 <더 얼티메이트>의 러닝 타임이 142분으로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분량입니다.
그럼에도 해당 캐릭터의 소개가 미흡하다는 건 아쉬움이 남는데요.
여기에 장수 시리즈라면, 가장 경계해야 하는 배경 "우주"를 도입한 건 <제이슨 X>라는 괴작을 연상시키는데 충분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이 우주에서 부활한다는 내용의 영화로 좋지 않은 평가와 흥행을 기록했는데요.
그만큼 <분노의 질주>가 자동차로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은 다 보여주었다는 것인데, 새삼 손뼉 칠 때 떠날 수는 있을지 걱정마저 들었습니다.
그럼, 이번 영화는 뭐가 남았던 걸까?
이렇게 본다면, 실망만 가득하나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팬들의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시키는 영화입니다.
앞서 언급한 "타잔"을 연상시키는 자동차 프리폴 장면이나 전작에서 선보였던 "좀비카"장면을 "자석"을 활용하여 새로이 선보인 자동차 액션들은 <분노의 질주>라는 타이틀이 전혀 부끄럽지 않는 활약들이거든요.
하지만 <더 얼티메이트>가 <분노의 질주>라는 시리즈에서 남긴 족적이나 앞서 언급한 향후 또 다른 이야기를 전개할 영화임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냥 그 두 가지를 "데커드 쇼"와 "한"의 만남이라는 쿠키 영상으로 충분했으니까요.
※ 이런 이유에는 <도쿄 드리프트>에서 "한"을 죽인 캐릭터가 "데커트 쇼"라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도미닉 패밀리"와도 대결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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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음의 미학.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영화는 보고 싶지만, 시간이 없는 분들을 위해
짧지만 강렬한 '단편영화'를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٩( ᐛ )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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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맨 (2012)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남자는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아름다운 타이피스트 여인과 마주치고, 자신이 꿈에 그리던 여자임을 확신하게 된다.그녀가 건너편 고층빌딩 사무실 창가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자는 관심을 끌기 위해 마음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접어 그녀에게 날린다.CINE PICK!
흑백 영화이지만, 오색찬란한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드는 영화입니다.
7분이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페이퍼맨>.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2013)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고기환(32세,남)은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한 배우다. 기환은 대부분의 독립영화 감독들로부터 자신의 출연작 DVD를 받지 못햇다.직접 DVD를 받기위해 과거 함께 작업했던 감독들과 재회하면서 기환은 뜻밖의 사실들을 알게 된다.CINE PICK!
영화 관련 작업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이 영화 하나로 날 판단하지 마'
콩나물 (2013)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할아버지의 제삿날, 7살 소녀 보리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 콩나물을 사 오려 한다. 생애 처음, 집 밖으로 홀로 떠나는 여행! 과연 보리는 혼자 무사히 콩나물을 사 올 수 있을까?CINE PICK!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어른들의 세상을 담은 영화입니다.
자니 익스프레스 (2014)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우주택배기사 자니는 택배배송을 위해 우주여행 중이다. 곧 아주 작은 행성에 우주선이 도착하고, 배달해야 할 택배를 받는다.현미경으로 확대해야 보이는 너무나 작은 택배. 자니가 행성 주변을 돌아보지만 택배수령자는 보이지 않는다.혼란에 빠진 자니, 택배 수령자를 찾아 행성을 돌아다닌다. 택배배송 하나로 인해 보라색 외계인들은 그들의 문명이 멸망할 위기에 처하는데...CINE PICK!
귀엽고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기발하고 신선한 감독의 상상력.
유튜브 조회수 1,000만을 넘었고,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작품입니다.
몸 값 (2015)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처녀를 원하는 중년남자가 여고생과 모텔 방에 들어가 화대를 놓고 흥정을 한다.처녀가 아니란 이유로 가격을 깎자는 남자. 여고생은 어이가 없지만 남자의 요구를 들어준다.CINE PICK!
<몸 값>은 14분가량의 단편영화로 원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한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영화계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 다양한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화제의 작품입니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2015)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이태리에서 돌아온 성환이 교환과 재회한다.CINE PICK!
유쾌함 속 숨어있는 담백한 위로를 담은 영화.
특히 진로, 꿈 관련 고민이 있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2017)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영화감독 가영은 조인성을 캐스팅하고 싶다. 아직 시나리오는 없지만.CINE PICK!
조인성 배우 영업과 입덕 영화이자 정가영 감독 입덕 영화.
제목부터 독특한 이 영화는 소재도 흥미롭고, 보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는 영화입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 (2017)
출처: 네이버 영화
SYNOPSIS감독지망생 도환은 지난 연애로 고통받고 있는데, 프리랜서 모임에 나갔다가 이상하게 매력적인 은하를 알게 된다.그녀의 도움으로 그는 지난 연애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그의 시나리오 또한 해결책을 찾게 된다.은하와 도환은 전화와 문자로 계속 가까워진다. 도환이 그녀에게 호감을 갖게 되지만, 그는 또 다시 상처받을까 두렵다.CINE PICK!
싱그러움을 담아낸 풋풋하고 설레는 여름 영화.
소소하지만 특별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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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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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기억하고 삶을 사랑하고 시간을 간직하라
“여자의 일생을 단 하루를 통해서 보여준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디 아워스>(2002)는 마이클 커닝햄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소설이든 영화든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한 작가에게서 출발한다. 바로 18세기의 현대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다.
<디 아워스>는 버지니아 울프가 1925년에 발표한 소설 <댈러웨이 부인>의 세계관을 확장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댈러웨이 부인>이 클라리사 댈러웨이가 파티를 준비하는 하루를 그렸다면 <디 아워스>는 다른 시대의 세 여성이 보내는 각기 다른 하루를 보여준다. 다른 공간, 다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세 여성의 삶은 만나고 겹쳐지며 하나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각자의 하루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한 세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각 여성의 시간은 한 세대로 확장되어 보편성의 범위를 넓힌다.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읽지 않았다면 먼저 소설을 읽은 뒤 영화 <디 아워스>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는 소설을 읽은 이들을 전제로 만들어져서 소설 속 요소들이 영화에 어떻게 녹아있나를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소설이 클라리사 댈러웨이의 '삶'에 조금 더 집중되어 있다면 영화는 버지니아 울프 혹은 리처드의 '죽음'에 더 많은 무게가 실려있기 때문에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다만 '자살'이라는 키워드에 민감하거나 현재 심정적으로 좋지 않은 분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디 아워스
1923년 영국 리치먼드에서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는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하고 있다. 그는 런던의 거친 생활을 그리워 하지만, 정신병 때문에 한적한 시골에서 요양을 해야 하는 처지다. 언니와 조카들을 맞이할 준비는 고용인에게 맡겨 둔 채 버지니아는 글을 쓰느라 여념이 없다. 195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로라 브라운(줄리안 무어)은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있다. 로라와 어린 아들은 남편 댄의 생일을 맞아 함께 케이크를 만든다. 케이크 만들기를 실패한 로라는 못생긴 케이크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웃에 사는 친구인 키티가 자궁에 문제가 생겨 입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로라는 가슴이 답답해진다. 2001년 뉴욕에 사는 편집자인 클라리사 본(메릴 스트립)은 친구 리처드를 위해 소설 속 댈러웨이 부인처럼 아침부터 축하 파티 준비를 한다. 작가인 리처드는 에이즈로 인해 몸이 매우 쇠약해졌고, 삶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를 잃었다. 그렇지만 클라리사는 그가 살아주었으면 한다.
본문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닮은 듯 다른, 각자의 감옥
로라 브라운은 둘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 아빠가 아들의 아침식사도 챙겨주는 모습이 화목한 가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로라의 미소는 깨질 듯 불안하고, 댄이 보지 않을 때면 무기력하고 우울한 모습을 보인다. 어린 아들은 그런 로라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핀다.
누구나 케이크를 굽는 일이 어렵지 않다고 말하지만 로라에게는 쉽지 않다. 댄을 사랑하고 결혼 생활을 함께 하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로라는 아마 댄을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케이크를 만들고 사랑스러운 아내를 연기하며 살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쉽고 당연한 일이 어떤 이에게는 죽을 만큼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한다. 로라는 가정에서 아내와 엄마의 역할이 그러했다.
이웃에 사는 친구인 사교적인 성격의 키티는 아이를 원하지만 자궁에 문제가 있어 입원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키티를 향한 로라의 감정은 아마 사랑일 것이다. 로라는 남자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들이 힘든 전쟁을 치르고 돌아왔기 때문에 아내, 여성, 가정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남자들의 희생에 대한 보답이 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로라의 행복은 어디에도 없다. 로라가 꿈꿔왔던 생활은 댄이 꿈꾸던 생활과 달랐을 것이다. 로라의 삶은 댄의 꿈을 위해 사라져야만 했다.
버지니아는 언제나 글에 몰두해 있어 주방 일에 소홀했다. 고용인들은 그런 버지니아에게 불만이 많다. 버지니아 역시 고용인들이 불편하고 무섭다. 남편인 레너드는 한가하게 산책이나 하는 버지니아가 부럽다고 하지만, 버지니아는 답답한 시골 생활에 숨이 막혀 죽기 직전이다. 분주한 런던의 거친 생활이 그립다. 버지니아는 그가 느끼는 삶과 죽음의 강렬한 대비를 소설에 담아낸다.
"당신을 만족시키는 게 내 유일한 생존 목적 같아"
클라리사는 리처드의 파티를 열어주려 하지만 시상식과 축하 파티는 리처드에게 아무 의미도 없다. 아침이 오는 것, 햇빛을 쬐는 일, 약을 먹는 일, 자부심과 용기를 연기하는 일은 리처드를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자신의 병과 살아남은 몸을 강조하면 할수록 리처드는 죽음에 강하게 이끌린다.병에 걸린 리처드를 수년간 간호한 사람은 클라리사 본이었다. 그는 리처드가 부르는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호칭에 갇혀 버렸다. 댈러웨이 부인이 되어버린 클라리사는 리처드를 떠날 수 없었다. 리처드가 싫어해도 파티를 열어야 했고, 그가 살도록 만들어야 했다. 클라리사는 리처드와 있을 때에만 비로소 살아있는 기분을 느꼈다.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속 첫 문장처럼 세 가정의 하루는 꽃과 함께 시작된다. 꽃은 집에 활기를 불어넣지만, 화병에 꽂힌 아름다운 모습은 오래가지 못한다. 좁은 화병에서 며칠, 운이 좋다면 그보다 조금 더 살다 시들어 버린다. 그 유한한 활기와 생명력은 인간의 그것과 흡사하다. 클라리사는 인간의 꺼져가는 생명력을 꽃이 대신 채워주기라도 할 것처럼 리처드의 방을 꽃으로 채운다.
버지니아는 레너드를 위해 살았고, 로라는 가정을 위해 살았고, 리처드는 클라리사를 위해 살았다. '서로를 위해 산다'는 말은 서로를 에워싸는 감옥이 되기도 한다.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빛나는 삶
영화의 가장 첫 장면은 1941년 영국에서 시작된다. 버지니아 울프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었고, 결국 최선의 선택을 한다. 레너드는 좋은 남편이었고, 이들은 많은 역경을 넘어온 끈끈한 부부이자 동료였다. 버지니아는 자신 때문에 레너드의 삶이 힘들어지는 것을 더 이상 원치 않았다. 그는 레너드에게 편지를 남긴 채 강가로 향한다. 편지에 죽음을 선택하는 이유 같은 것은 적혀 있지 않았다. 얼마나 사랑했고, 행복했었는지만 남아 있을 뿐이다. 버지니아의 죽음과 편지는 영화의 처음과 끝에서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한다.로라가 자살을 결심하고 이웃에게 리처드를 맡겼을 때 아이는 알았다. 어쩌면 그 이전부터 짐작하고 있던 진실은 엄마가 자신을 떠나리라는 것이다. 로라는 결국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가족을 떠났다. 삶을 선택한 로라와 죽음을 택한 아들 리처드는 더욱 강렬한 대조를 이룬다.
영화의 리처드는 소설 <댈러웨이 부인> 속 셉티머스와 가장 흡사한 인물이다. 전쟁의 후유증과 의사들에게 고통받던 그는 아내 레치아 앞에서 창문으로 몸을 던진다. 리처드가 클라리사 앞에서 창문으로 몸을 던졌듯이 말이다. 자신이 느끼는 모든 감상을 쓰려는 작가로서 리처드의 모습은 버지니아와 비슷하다.
반면 클라리사는 삶을 사랑한다. 세 명의 여성 중 소설 속 클라리사 댈러웨이와 가장 비슷한 인물이다. 리처드의 죽음은 벅차다. 그렇지만 곁에 있어 주는 샐리와 딸이 있어 버틸 수 있다. 죽음으로 인해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들은 선명해진다.
로라와 클라리사는 어떻게든 삶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은 인물들이다. 로라는 엄마이기를 포기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감내해야 할 선택으로 받아들인다. 누구도 용서해 주지 않겠지만 로라는 삶을 선택했다. 리처드의 죽음은 로라에게 죄책감과 책임감이다. 클라리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선명하게 느끼게 한다.
버지니아의 죽음으로 시작해 인물들의 삶을 관통하고 다시 그 모든 이야기의 시작인 작가의 죽음으로 끝나는 영화의 구성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라고. 죽음 속에서 빛나는 삶의 소중함을 느끼라고 말한다.
결국 1800년 대 여성의 이야기는 2000년대 여성에게도 전해져 함께 흘러간다. 이는 <댈러웨이 부인>이 가진 메시지가 가진 보편성을 증명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시대가 지나도 빛이 바래지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기나긴 소설의 생명력은 짧디 짧은 작가의 삶과도 대비된다. 버지니아는 죽었지만 <댈러웨이 부인>은 살아남았다.
영화 속 레너드가 '왜 누가 죽어야 하느냐'라고 묻자 버지니아는 '죽은 이들로 인해 살아남은 이들이 삶의 소중함을 깨닫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건 시인이자 선지자'라고 대답한다. 위대한 시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그의 빛나는 메시지는 앞으로 100년은 더 남아 많은 이들의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것이다. 클라리사이자 리처드이자 셉티머스이자 로라인 버지니아 울프는 삶을 사랑했다.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 뒤 영원히 그 시간을 간직했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코두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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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보다 더 한국적인 영화
낯선 미국 땅 중 한국인이라고는 절대 살 것 같지 않은 허허벌판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가족들에게 지루한 병아리감별사 일에서 벗어나 미국 땅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병아리 감별사로 일을 다시 시작한다. 아직 어린 아이들의 보육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지만 큰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은 미국에서 볼 법한 할머니 상과는 영 딴판인 할머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영화에는 다양한 갈등이 존재한다. 갈등이라는 키워드로 이 영화에 대한 해석을 해보고자 한다.
1. 가정을 지키는 것이 우선인 여자 vs 성공에 눈 먼 한탕주의 남자
가부장적인 남자는 가정의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위신을 세워주는 요소들을 정해놓고 산다. 예를 들면, 좋은 집, 좋은 차로 대표되는 돈, 즉, 가정에서 남자가 해야할 일이란 그저 돈을 잘 벌어다주는 것, 그래서 가족들이 풍족하게 살게 해 주면 그만이라는 생각들로 지배적인 것이다. 그 과정에 있어서 가족의 희생이 필수적이라면, 그리고 그 희생에도 불구하고, 풍족한 가정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남자들의 위신은 설 데가 없게 된다.
제이콥은 한국의 가부장적인 남자들의 표본이다.
"아이들이 내가 성공하는 건 보여줘야 할 것 아니야"
"나만 믿어, 조금만 있으면 우리 다 잘 살 수 있어"
등의 대사를 보면, "가족을 위한"이라는 방패를 가지고, 본인의 이상을 추구하는 데에만 여념이 없는 남자이다. 물론, 제이콥이 성공한다면 가족들은 행복하고 여유있게 살 수 있겠지만 그것은 그의 이상에 대한 결과이지, 그의 이상의 목적이 아닌데, 성공하지도 못했으면서 가부장적인 가장들은 가족을 자신의 무모한 도전의 이유, 목적인 것처럼 포장한다. 마치, 진짜 가족을 위해서 한다는 것처럼. 하지만 그것은 가족은 그들의 이상의 부가적인 이유이지, 그들은 가족을 담보 잡아 도박을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빛좋은 개살구 같은 그들의 포장이 얼마나 비겁한지 왜 그들만 모르는 것인가.
그에 반해, 부인은 아무래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생활비에 쪼들리는 삶이기 때문에 남자의 무모한 도전에 대해서 마냥 박수를 치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상의도 없이, 트레일러 집에 살게 한 이 남자에 대해서 간헐적으로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서도 이 남자의 도전이 성공만 한다면 정말 가족은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테니, 이 남자를 믿어보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아칸소를 떠나자는 자신의 계획을 밀어붙어야 하는건지 우왕좌왕하는 이 여자를 보자니,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가족을 위해서'라는 슬로건으로 밀어붙이는 이 남자의 결과와 목적이 뒤바뀐 주객전도식 설득에 매번 지고야 마는 이 여자도 결국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 자라온 여자이기 때문에 그녀도 남편 없이는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사실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다만, 직감적으로 이 남자의 농사에 대한 자신감 넘치는 태도가 그저 불안할 뿐이고, 돈이 벌리기 보다는 돈이 나가는 현재 상황에 대한 불안이 이 여자를 반 미치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함, 이것이 그녀의 문제였다. 하지만 그것을 그녀와 그의 개인적인 문제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그들이 살아왔던 시대가 그들에게 요구했던 사회성이 아마 그런 모습이었을 것이고, 시대의 관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들은 그렇게 갈등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2. 미국 문화와 한국 문화의 충돌
부부 간의 갈등과는 별개로, 미국 태생 자식 세대와 오리지널 한국 할머니의 문화적, 세대적 충돌도 이 영화의 중요한 관계로 설정되어 있다. 특히, 아들의 입장에서는 미국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맛있는 쿠키를 구울 줄도 모르고, 싫어하는 음식만 잔뜩 해서 먹이는 할머니는 엄마 아빠가 싸우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고, 영어도 못하면서 이상한 영어로 사람 당황시키기나 하는 존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식사 예절에서 개인의 그릇이 중요한 미국에서 그릇을 공유하고, 컵도 공유하는 할머니의 행동에서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던 자식 세대의 감정에 깊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너는 내 가족이니까 네가 쓰고 있는 물건도 내가 그냥 허락 구하지 않고 쓸 권리가 있다'는 식의 접근이 영화의 배경 기준에서 자식 세대보다 더 어린 세대인 내가 우리 할머니의 그런 태도에 기분이 나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깊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도 영화의 배경 시대에 비하면, 참 많이 서구적으로 바뀌었구나, 많이 개인주의적인 사회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그 때나 지금이나 세대 간의 충돌의 이유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영화 상에서 개인주의 문화를 정없는 문화로 간주해버리고, 정이라는 애매한 말로 무례함을 덮어버리는 집단주의가 미국의 개인주의 문화와 충돌했을 때, 어느 쪽이 이기는가 하면, 집단주의가 이기고야 만다. 집단주의 문화 에서 가족이라는 집단의 존재가 아주 중요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하는 희생이 당연시된다. 희생의 힘이란 아주 강력해서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미국 아이들은 처음 집단주의에 노출되면, 처음엔 그 집단주의의 일종의 무례함이 오지랖으로 보일 수 밖에 없지만 집단주의에서 필수 요소인 희생에 노출되면, 무례함에 대한 불쾌함이 사그라들고, 고마움으로 바뀌게 된다. 그 고마움이 결국 집단주의에서 형성되는 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에서도 앨런은 할머니에 대한 불쾌함을 느꼈던 과거는 잊고, 할머니에게 의지하게 된다.
3. 미나리의 의미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살아야 했지만 아메리칸 드림 하나 바라보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라는 땅에서의 현실도 한국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 가난을 타파하고자 하는 가장의 마지막 승부처로 잡은 넓은 대지에서 말라가는 작물과는 달리, 미나리는 특별히 손대지 않아도 알아서 너무 잘 자라버린다. 아등바등하면서 되도 않는 농사를 하는 제이콥과는 대비되는 할머니의 미나리는 결국 이 가족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는 작물로서, 미국 땅에서 기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은 한국인 이민 가족들의 집념을 상징하는 듯 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고서도 여전히 미국에서 자리잡고 살고 계신 이민 가족, 교포 분들이 어디에서 자라도 극강의 생명력을 보이는 미나리와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총평
이 영화는 제 2의 기생충이다 뭐다, 말들이 참 많던데, 기생충과는 참 분위기도 다르고, 더 한국적인 영화다. 기생충은 인간 사회의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과 부자들의 입장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준 영화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사람들이 인간의 보편적인 본성에 대해 논하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해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미나리의 경우, 한국 사회의 특징적인 점들을 잘 집어내어 한국인에게는 당연한 내용이고, 해외 영화 팬들에게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스테레오타입적인 특징을 잘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영화라고 생각한다. 기생충의 경우, 한국 태생 감독이 한국 영화의 세계화를 목표로 만든 영화 같았다면, 미나리의 경우, 한국 교포인 감독이 '한국인에 대한 이해'라는 과목을 세계인들에게 강의하고 있는 듯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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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종」리뷰ㅣ쫄보기자들과 바이럴에 낚였습니다...ㅣ랑종 후기ㅣ
? "랑종" 리뷰(*스포없음)
- 랑종 정보
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페이크 다큐멘터리, 오컬트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각본: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제작: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원안: 최차원, 나홍진
- 랑종 스토리 시놉시스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 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랑종 #랑종리뷰 #랑종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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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흥신소-라떼극장] 외계인 검거 대작전 '지구를 지켜라!'
영화 흥신소 - 라떼극장 EP.07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영화에서 소중한 추억을 떠올려보자
강사장을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이라 여기며 납치한 병구
오랜기간 연구한 자신만의 외계인 공략법으로 위기에 빠진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보지만...영화속에 숨겨놓은 고전프라모델과 눈만 보이는 유인원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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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뎀션 데이> 메인 예고편
약속했던 당신과의 내일,
반드시 구해낼 것이다!매일 밤 꾸는 악몽과 수시로 찾아오는 절망은
전쟁이 남긴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
문화재 발굴 작업을 위해 모로코로 떠나는 ‘케이트’를 바라보며
‘브래드’는 새로운 삶, 새로운 시작을 꿈꿨다.
이러한 행복도 잠시,
‘케이트’가 테러단체로부터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브래드’는
다시 무기를 들고 전장으로 걸어 들어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그 사람과 약속한 내일을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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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씽 : 사라진 딸> 메인 예고편
작지만 이웃 간의 정이 깊은 마을로 이사 온 '클레어'와 딸 '사라'. 마을을 대표하는 농구팀에 입단한 '사라'는 팀원들이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했다 실종된다. ;클레어'는 실종 당일 함께 있던 팀원들을 수사할 것을 요청하지만 주민들은 되레 그녀가 결백한 아이들을 의심한다며 등을 돌린다. 외로운 수사를 이어가던 '클레어'에게 발신자 불명의 영상이 도착하고 그 안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담겨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