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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혁2022-07-03 13:51:30

나, 박찬욱이하고는 못 헤어지겠다!

#헤어질 결심 / Decision To Leave, 2021

영화제에서의 수상 소식은 관객들에게 해당 영화의 관심을 모으는 것도 있지만,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준다. 앞서 개봉한 <브로커>가 "남우주연상"이었다면, 이번 <헤어질 결심>은 "감독상"을 받았으니 우리가 집중할 것은 정해졌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남편의 자살 사건으로 과부가 된 젊은 중국 여자 "서래"와 이를 조사하는 형사 "해준"이 만나며,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작품이다.
특히, 이번 <헤어질 결심> "15세 이용가"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6> 이후 16년 만이다! (물론, 앞선 게시물에서도 말했지만 국내 영화의 15세는 그래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연출해온 이력에 쓰여있는 단 하나의 작품만을 봤어도 알겠지만, 대다수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렇기에 이번 영화는 대충 친화적으로 보이겠으나... 아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가 자연스레 떠오를 정도로 옛 흑백 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요즘 스타일이 아니다! - 먼저, 개봉한 <브로커>의 1,232,709명(06.29 기준)은 책정된 손익 분기점 150만명에 모자라다.  결론은 '흥행과 예술성은 별개다.'라는 것인데, 영화 <헤어질 결심>라고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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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눈을 바라봐?
영화를 보는 데에 스크린은 해당 작품의 눈이다.
관객 본인의 시점일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 해당 작품 내의 등장인물들의 눈일수도 있고, 이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감독(창작자)의 의도된 견해일 수도 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가장 중요한 감각은 "시각(눈)"이다.
생물학적으로 말하면, 신생아는 눈을 꼭 감은 채 태어난다. - 이는 완전한 시력이 아닌 것도 있지만, 빛에 눈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다. (물론, 뜬다고 해도 세세한 형체는 못 본다)
그래서, 아이들은 "모유"의 맛과 향으로 엄마를 구분하는데 그렇게 본 엄마는 내 엄마가 맞을까?

 

지면의 수증기가 올라와 "가시거리"를 감소시켜 사람들의 시야에 방해되는 "안개", 역시 중요한 소재이다. (해당 영화에서는 음악으로까지 들려준다) 이처럼 본 작품은 '보고 있는 게 맞아?'를 의심하게 만드는데, 극 중. "서래"와 "해준"의 만남에 있는 색깔에서도 이를 넌지시 말한다. 흔히, 빨간색은 정열적인 사랑을 뜻하지만 위험을 의미한다. 그와 달리, 초록색은 안전을 의미하면서 식어버린 사랑 (흐르지 않아 썩어버린 피)을 의미하는데, 둘의 만남에서 계속해 교차되는 이 색깔은 누구의 감정을 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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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죠?
앞서 말한 "안개"는 "가시거리"를 감소시켜 사람들의 시야에 방해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거리가 짧아져 보이는 것이 없다는 말인데, 사람들 간의 거리는 친함 혹은 사랑을 판단하는 객관적인 지표이다. <헤어질 결심>에서 극 중. "해준"이 망원경으로 "서래"를 보거나 "서래"의 음성을 녹음해 그 뜻을 해석해 상황을 정리한다. 근데, 재밌는 건 이 모든 것들을 "해준" 혼자서만 했다는 것이다.

 

특히, "서래"의 음성을 녹음해 "해준"이 해석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텍스트'에는 뜻이 있지만, 이를 말하는 문장의 구성과 발음에 따라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 '배'라는 하나의 단어에도 신체, 과일, 이동 수단 등으로 여러 뜻이 존재하듯이 말이다. "서래"가 말했지만 이를 읽는 "해준"은 자신이 그 상황을 상상하며 정리한다.
분명히, "서래"의 입장도 있지만 이를 배제한 채 자신의 주관으로 채워 넣으며 스스로 "내적 친밀감"을 만든다.
그렇게,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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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랑에 매달리는 순간, 승부는 결정된다.
근데, 이는 "해준"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극 중. 한국말이 서툰 중국 여성이라는 설정의 "서래"는 한국어는 단순한 어휘만을 구사하고 속담과 격언 같은 어려운 표현들은 중국 말로 말한다. 그러면서, 웃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는데 왜 그러는 걸까? 말하는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은 다했으니 속 시원하겠지만, 듣는 사람은 '이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라는 정리가 남았다. 관계란, 평등할 수 없다는 것을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로 정리하는 감독의 정리는 사랑의 잔인함을 토로한다.

 

물론, 여기까지 감독의 역량과 실력만을 말했지만 이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배우들의 활약도 넘어갈 수 없다. "해준"역의 '박해일'분의 연기도 충분히, 인상적이나 "서래"역의 '탕웨이'분은 '왜, 연기 부문에 언급이 되지 않았을까?'가 의문이 생길 정도로 '미스터리의 여인'을 제대로 수행해 주었다. - 어찌 보면,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이 더 먼저 나간 이유에 합당한 답변일지도 모르겠지만... (물론, 박배우님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작성자 . 김성혁

출처 . https://blog.naver.com/whswls48/2227950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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