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2-08-18 21:48:42
말과 동시에 펼쳐지는 밀실의 공포
영화 <겟 아웃> 리뷰
개봉 당시 로튼 토마토 신선도 99%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던 영화였던 ‘겟 아웃’. ‘놉’이 개봉한다는 소식에 미루고 있던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을 보게 되었다. 충격적이고 소름 끼치며 공포를 넘어선 놀라움이라는 말로 포스터가 장식되어 있는 이 영화는 직접적인 공포보다는 소름 끼치는 스릴러에 가까운 영화다. 인종차별을 필두로 가히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곳곳에 복선을 깔아두고 있다. 어떤 무서움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욕망이 펼쳐질 이 곳은 ‘겟 아웃’ 이다. 흑인인 크리스와 백인인 로즈는 연인 사이이고 로즈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간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로즈의 집, 직접적인 인종차별은 아니었지만 걱정했던 대로 여러 곳에서 묻어나는 편견들로 인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이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지만 애써 무시하며 로즈와 함께하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어딘가의 밤에 빠져든다. 꿈같은 순간에서 빠져나온 크리스는 집에 빠져나가고 싶어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순간들을 맞이하게 된다. 백인 손님들로 가득한 파티에서 크리스는 관심의 중심이 되고 흑인 손님에게는 흑인 특유의 문화를 느낄 수 없어 더욱 혼란스러운데, 카메라를 꺼내 들면서 크리스의 혼란은 더욱 커진다. 그가 겪는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 온 걸까.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사실 예고편도 보지 않았다. 공포 영화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고 진부한 결말이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내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모두 부수고 들어오며 어떤 장면도 지나칠 수 없게 만들었다. 겉보기에 사라진 편견들이 어떻게 곳곳에 파고들어 있는지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드러내고 영화 자체에서도 소름끼치는 요소들로 펼쳐내는 마법을 펼친다. 특히 영화를 보고 나서 알게된 보이는 존재들에 의한 욕망으로 인해 더욱 몸서리 쳐진다. 무서운 장면들 없이도 무서울 수 있는 이 영화를 만나고 싶다면 추천 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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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후의 결투'가 아닌 '반복되는 미투'에 관한 이야기
14세기 말. 프랑스 노르망디의 기사였던 장 드 카루주의 영지에서 강간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카루주의 부인 마르그리트였고, 가해자는 한때 카루주의 동료였던 자크 르그리였다. 사건의 진실과 정의를 판별하는 과정에서 카루주는 결투 재판을 신청했고, 파리 고등법원은 이를 허가했다. 카루주와 르그리의 결투 재판은 세간의 특별한 관심을 받았다. 중세 말기는 각각 신을 시험하는 행위, 왕의 사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이유로 교황과 왕 모두 결투 재판을 꺼려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실제로, 이 결투는 파리 고등법원이 허가한 역사상 마지막 결투 재판이었다). 요컨대, 카루주와 르그리의 결투는 시대의 황혼기에 벌어진 최후의 이벤트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왜 중세 유럽에서 발생한 강간 사건이 지금까지도 논쟁적으로 회자되는지를 설명할 순 없다. 결투는 르그리의 패배로 끝났는데, 그의 후손은 결투 후 “5세기가 지난 뒤에도 … 이 결투의 결과가 오심이라는 주장을 멈추지 않았다.” 르그리의 후손뿐만 아니라 수많은 역사가와 전기 작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들이 시빗거리로 삼은 건 늘 강간 피해자인 마르그리트 진술의 신빙성이었다.*
영화 〈라스트 듀얼〉의 동명 원작 소설을 쓴 영문학자 에릭 제거는 마르그리트 진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데 동원된 여러 음모론적 상상력의 일부를 책에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경제적 탐욕, 질투, 배신 등 ‘사악한 여성’이 가졌을 것으로 짐작되는 수많은 악덕이 수 세기 동안 반복적으로 소환되어 마르그리트 진술의 신빙성을 심문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주장은 거의 언제나 르그리가 마르그리트의 '무고'로 억울하게 희생당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결투를 앞둔 르그리(아담 드라이버)와 카루주(맷 데이먼). 〈라스트 듀얼〉스틸컷.
이런 주장에 맞서, 소설과 영화는 각자의 방식으로 마르그리트가 진실을 말했음을 입증하고자 한다. 먼저 살펴 볼 것은 소설이다. 소설은 촘촘한 역사적 고증으로 그날의 진실에 접근한다. 에릭 제거는 수많은 사료를 바탕으로 사건이 벌어진 시공간과 역사적 상황·맥락을 입체적으로 재현했고, 사료에 공백이 생길 때면 집요할 정도로 성실한 상상력으로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며 빈 곳을 채웠다.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 중세의 풍경과 사람들의 멘탈리티가 그려질 정도다.
한편, 영화는 자세한 배경 설명을 과감히 생략하고 카루주, 르그리, 마르그리트 세 인물의 관점을 순차로 배치하여 진실을 조망한다. 첫째는 카루주의 입장이다. 그는 명문가 출신이며 용맹하고 과격한 성격으로 여러 전투에서 공을 세운, 명예를 갖춘 종기사다. 그런데 함께 전장을 누빈 르그리가 피에르 백작의 눈에 든 이후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다. 르그리가 승승장구할수록 카루주의 입지는 좁아진다. 결국 카루주는 르그리와 피에르 백작이 합심하여 자신을 배척한다고 확신하기에 이른다.
피에르 백작(벤 애플렉), 르그리와 대립하는 카루주. 〈라스트 듀얼〉스틸컷.
특히 토지를 둘러싼 몇 번의 소송이 결정적이었다. 카루주는 마리그리트의 결혼 지참금이었던 오누르포콩 영지가 자신이 아닌 르그리에게 배분된 점, 벨렘의 성주였던 아버지의 지위를 물려받지 못하게 된 점 등에 불만을 품었고, 자신의 상급자를 법원에 고소했다. 일련의 소송들은 주군과 봉신 사이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고, 카루주와 르그리‧피에르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졌다.
카루주에게 있어서, 르그리의 마르그리트 강간은 자신의 자존심에 대한 결정적 일격이었다. 토지, 명예, 권력 등을 르그리에게 점진적으로 빼앗겨 온 카루주는 강간 사건을 자신의 명예와 남성성에 대한 최후의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그에게 르그리와의 사법 결투는 아내를 위한 복수, 즉 정의의 실현이 아닌 자신의 위신에 관한 문제였던 것이다.
둘째는 르그리의 관점이다. 남다른 여성 편력을 가졌던 그는 마르그리트가 성에 혼자 있는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소설에서는 그가 마르그리트와 육체적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는 르그리가 마르그리트와 섹스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르그리가 이를 강간이 아닌 ‘사랑’, 즉 합의에 의한 관계로 이야기한다는 점이 다르다. 르그리는 마르그리트가 사랑이 깃든 육체적 욕망 충족의 상호성을 부정함에 분노한다. 자신과 마르그리트의 ‘사랑’이 그녀의 변덕과 카루주의 비틀린 열등감으로 인해 시끄러운 사건으로 이어졌을 뿐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는 종기사인 동시에 성직자였기에 결투가 허용되지 않는 교회 재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카루주처럼 자신의 명예(강간이 아닌 ‘사랑’이었음을 입증함으로써 획득되는)를 위해 결투 신청을 받아들였다.
마르그리트(조디 코머). 〈라스트 듀얼〉스틸컷.
세 번째는 두 남자에 의해 이중으로 억눌린 마르그리트의 관점이다. 남편인 카루주는 자기 소유물(아내)을 르그리가 탐했음에 분노하고, 르그리는 자신의 '사랑'이 모욕당하고 명예가 훼손되었음에 분노한다. 정작 강간을 당한 마르그리트는 두 남자의 분노에 치여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마르그리트가 ‘말할 수 없었음’은 당시의 법제도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중세 프랑스의 경우,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가 높든 낮든 간에 남편이나 아버지, 또는 남성 보호자의 동의가 없으면 피해 여성은 범인을 고소할 수조차 없었다.” 마르그리트가 강간을 범죄로 고발하려면, 자신의 ‘물건(마르그리트)’을 라이벌이 마음대로 ‘사용(강간)’했음에 분노하는 카루주의 법적 권리에 의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황당한 건, 만약 결투에서 카루주가 패배할 경우 마르그리트 역시 르그리에 대한 무고죄로 화형에 처해진다는 점이었다. 결투 재판이 대중에게 쾌락을 제공하는 이벤트의 성격을 지녔다고는 해도 이는 엄연히 재판의 연장이었다. 결투 재판이 정의를 판별하는 제도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었던 건 왕을 비롯해 성직자, 법관, 당대의 민중들이 결투의 승패에 하나님의 판결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죄 없는 자를 결투에 패배시킬 리 없다는 것이다. 그들에겐 카루주가 패배하여 마르그리트가 화형에 처해진다면, 강간 사건 역시 없었던 일이 된다는 게 너무나 자명한 일이었다.
이 모든 상황들은 마르그리트가 얼마나 큰 용기를 가지고 강간 피해를 증언했는지를 짐작케 해 준다. 수많은 조롱과 불신 속에서도, 마르그리트는 자신이 겪은 일을 반복적으로 분명하게 증언했다. 에릭 제거는 “그녀가 프랑스의 최고법원까지 가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 진술이 사실임을 의연하고, 거듭해서 맹세했다는 사실은 절대로 간과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마르그리트 증언이 믿을 만하다고 단언한다.
르그리의 변호사 르코크가 남긴 기록이 말하듯, “사건의 진상을 정말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마르그리트는 “실제로 그런 범죄 행위가 일어났다는 주장을 단 한 번도 꺾지 않았다.” 즉, 여러 전문가들이 “거의 시작부터 이 유명한 사건 주위에 꼬이기 시작한 신화와 오류”를 반복적으로 짜깁기하여 거짓을 유포하는 동안, 마르그리트만이 일관되게 자기 목소리를 냈다. 불행한 건, 에릭 제거가 비관적으로 예상하듯, “수상쩍은 전설이 앞으로도 끈질기게 살아남으리라는 점”이다. 진실을 일관되게 말하는 여자의 말보다 '명예'를 주장하는 남자의 말, 소문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전문가'의 말이 더 큰 권위를 가지기 때문이다. 마르그리트 이후 수백 년이 지났음에도 ‘미투’를 외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무수한 ‘검증’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라스트 듀얼〉은 마지막 결투 재판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너무도 불운한 역사적 반복에 관한 이야기다.
*에릭 제거는 “이런 황당무계한 전설들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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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과정인 ‘다름’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하고 가장 먼저 본 영화 <루카>. 이 작품을 영화관에서 보고싶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서 보질 못하고 엄청난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디즈니플러스 한국상륙을 고대하며 가장 먼저 봤던 작품이었다. 기대를 했던 만큼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고, 아주 감동의 눈물을 펑펑 쏟았던 영화였다.
영화 <루카> 시놉시스
바다 밖은 위험해?! 아니, 궁금해!
함께라서 행복한 여름, 우리들의 잊지 못할 모험이 시작된다!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바다 밖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호기심 많은 소년 루카.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와 함께 모험을 감행하지만,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비밀 때문에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새로운 친구 줄리아와 함께 젤라또와 파스타를 실컷 먹고 스쿠터 여행을 꿈꾸는 여름은 그저 즐겁기만 하다. 과연 이들은 언제까지 비밀을 감출 수 있을까?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루카>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정말 물 속에 있는 듯한 느낌
영화 <루카>는 바다괴물 루카가 물고기들을 인도하면서 시작된다. 물고기를 보호하는 바다괴물이라니..! 너무 귀엽지 않나? 사람들에 의해 물고기들이 사냥 당하자 배와 사람들의 낚시바늘로부터 부호하기 위해 바다괴물과 물고기들은 정해진 수역에서만 활동을 한다. 어차피 시각적으로 바다 속에 있다는 것이 잘 보이기 때문에 청각적인 요소에는 어쩌면 신경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디즈니~ 역시 픽사~ 아주 섬세하게 청각적 요소도 신경을 썼다. 물 속에 있을 때는 정말 사람들이 물속에서 이야기를 하면 웅웅웅~ 울리듯이 사운드를 조정해놨다. 이 섬세함에 박수를! 그리고 바다괴물이 물 밖으로 나올 때는 일반적인 소리로 다시 변환을 하는 등 그 차이를 통해 청각적으로도 물 속과 물 위를 구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린아이의 도화지 같은 흡수력을 볼 수 있었던 장면들
루카는 바다에서만 생활했기 때문에 도시, 육지에서의 인간의 삶에 대해서는 아지 못한다. 특히 하늘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루카에게 알베르토는 육지에서의 부모처럼 도시의 삶에 대해, 인간처럼 사는 방식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주기 시작한다. 하지만 알베르토 역시 인간들과 어울리며 자란 것은 아니기에 스스로 습득하며 조금은 잘못된 정보를 루카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잘못된 정보를 루카는 너무나도 신기하다는 듯이 의심하나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아이에게 부모의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아직 세상에 대해 모르는 아이에게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야 라고 알려주는 것이 그 아이에게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다는 점에서 이런 아이들의 순수함에 처음부터 제대로된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는구나, 아니면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게끔 옆에서 지켜봐주어야 하는구나 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다름이라는 공포에 대하여
영화 <루카>의 전반적인 주제는 ‘다름’이다. 서로를 오해하면서 그 간극이 넓어진 바다괴물과 인간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을 숨기며 서로를 지켜보기만 한다. 나와 다른 것들에 대한 배제와 배척이 영화에서는 잘 드러나고 있었다. 서로이 입장을 들어보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존재 자체에 대한 혐오감을 심어주면서 불신과 통제가 인간과 바다괴물 사이에서 모두 등장한다.
하지만 존재의 다름에 상관없이 우정을 쌓은 줄리아는 루카와 알베르토가 변하는 모습에 조금은 놀라지만 그래도 그간 친구로 지내왔던 순간을 생각하며 다시 다가가고 그들을 옹호한다. 그렇게 마지막 경기에서 바다괴물로 변신한 루카와 알베르토는 바다괴물로서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 우승을 인정해주고 바다괴물의 존재에 대한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면서 서로 어울릴 수 있게 된다. 그저 나와는 다르다는 것에서부터 생기는 공포, 물론 다르기에 조금은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 그러한 공포와 경계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생기는 동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내가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그들의 대한 공포와 경계는 한꺼풀 걷어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영화 <루카>는 루카와 알베르토의 우정에 대해, 그리고 다름에 대해 귀엽게 풀어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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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압축 파일을 풀다.
이 글은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한겨레
명백하게 내가 '불호'라고 외쳐야 할 작품이었다."왜?"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대답하는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데다가 어떻게 타임라인이 꼬이는 것인지도 보여주지 않는다. 게다가 4화에 걸쳐 한 사건을 설명하는 동안 마치 노래방 간주 점프 마냥 겅중겅중 시간을 건너뛰어 버린다.
그런 것만 있다면 내가 억울하지라도 않지(?). 일 진행 속도가 마치 우리 부장님 수기 사인 한 번 받아내는 속도로 진행 되지를 않나(대충 매우 느리다는 뜻), 사건의 다각화는커녕 내 성격만 다각화되나(?) 싶을 정도의 집요한 원테이크로 사건을 따라가니, 이건 뭐 그냥 나라는 사람에게 안 봐도 된다고 말로 해도 충분할 것만 같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덩그러니 내 마음속 저장이 아니라 저장 공간에 덩그러니 다운되어버린 이 방대한 압축 파일은. 자물쇠가 조금씩 열리는 그 모든 순간동안 내 다리를 초조함으로 떨게 하는 대신, 두려움과 숙연함으로 떨리게 했다. 이보다 더한 공포와 숙연함을 담은 파일은 앞으로도 한동안 보기 힘들 것임을 직감한 사람의 심정으로.
사진 출처:매일 경제
네 시간가량의 작품이 던져놓은 화두들 중 나를 가장 괴롭게 했던 것은 어른들로 대변되는 부모의 무지(無知, 존 스노우)가 과연 면죄부가 될 것인가? 였다.
세 명의 도둑이 있는데 한 명은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 행했고, 다른 한 명은 옆의 걔를 따라왔으며 나머지 한 명은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을 모르고 행동했다 했을 때. 과연 어떤 도둑이 제일 나쁜 놈이냐.라는 문제(?)를 받았던 적이 있었다. 정답(?)은 세 번째 도둑이었으며, 무지라는 것이 얼마나 해로운 것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이 예시가 아니라도 악의 평범성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으로도 알 수 있다.
물론 부모 중 자기 자식이 나쁘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자식들을 위한다는 이유로 먹고 사니즘에 집중하다 보니. 아이들은 다 커 있었을 것이고. 그런 의도로 키우려 하지 않았음에도 제이미(오웬 쿠퍼)는 "그렇게" 커 버린 채였을 테니까.
게다가 이 작품과 대척점에 있다고 해도 될 법한 영화인 [케빈에 대하여]를 보았을 때. 결과적인 참사는 비슷했지만. 과연 이 두 부모가 모두 똑같이(혹은 유사하게라도) 나쁜가.라고 본다면 당연히 제이미의 나머지 가족, 그중에서도 부모님들이 불쌍하게 보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사진 출처:네이버 블로그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지 못했던 제이미의 갇힌 우주를 상징하는 듯한 벽지로 둘러싸인 아들의 방에서 오열하는 아버지(스티븐 그레햄)를 보면서도 처량함이라는 감정이 불쑥 치고 나오지 못했던 이유는. 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무래도 짧은 이 작품의 모든 시간마저도 가해자를 위해서만 할애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해자라고 해서 이런 사정이 있었습니다.라는 말조차 할 수 없게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피해자는 그저 잔인하게 살해되는 모습으로 CCTV와 수사자료 속 모습에서만 존재할 뿐. 피해자의 부모들에게는 말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허락되지 않는다.
물론 제이미의 아버지가 아들을 범인으로 확정 짓게 한 살해 현장에 가서 추모의 의미로 꽃다발을 놓고 오긴 하지만. 오히려 그 말할 수 없는 심정을 먼저 전달해야 했을 곳은 피해자들의 부모였다. 게다가 제이미 마저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피해자를 위한 사과 따위는 준비조차 되지 않은 듯 보였다.
무지를 인정하지만 의도는 없었던 부모와. 제이미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누나는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가기로 한 제이미의 결단이 얽힌 복잡하고도 떨떠름한 사건 앞에서. 나는 제이미의 아버지가 마치 스스로가 화를 내며 파란 페인트로 낙서를 덮어버린 그의 회사용 봉고차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덮으면 안 보일 수는 있지만. 신경질적인 페인트 자국 때문에 원래 있던 낙서가 더 궁금해지는 역효과를 낳는 그의 방식. 결국 해결책이 되지 못해 타야 하는 곳이 아닌 반대편으로만 탈 수 있게 되어버린 반쪽짜리 방식. 그의 눈물이 마치 그 정도의 임시방편 정도로만 보일 뿐이었다.
마치면서
사진 출처:맥스 무비
이렇게 복잡한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나니. 그제야 제목이 눈에 띄었다.
Adolescence.
한국말로 하면 청소년기, 혹은 사춘기에 해당하는 단어를 [소년의 시간]이라는 한국어로 번역해 냈다는 것이 처음에는 마더퍼커 장인을 효자로 만들어 버린 사건처럼 느껴져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시간이라는 것에 압축된 모든 감정들을 풀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요소들이 필요한지를 깨닫자 아보다 더 나은 제목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의 흐름은 담백하다 못해 건조하다고 느낄 정도였기에. 이 부조화에서 오는 복잡한 이 마음을 어찌할 바 모르는 채로. 나는 단 한 사람의 관찰자가 되어, 카메라가 인도해 주는 대로 그저 넋을 놓은 채 작품을 감상해야만 했다.
이 시간에 담긴 의미를 풀어내려면. 나조차도 수많은 시간을 들여 이 드라마를 소화해야 할 것만 같다.
다음 리뷰 예고.
아마도 파과가 될 것.
[이 글의 TMI]
1. 크로와상 너무 맛있다... 버터 최고...
2. 갑자기 에어컨 켜야 할 정도로 날씨 덥다
3. 이번 달 용돈 아직 10만 원 남음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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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의 죽음이 끌어올린 현실
한 사람이 자살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더 자살했다.
주변 사람들은 동요하지만, 이내 다시 제자리를 찾아 일상을 살아간다. 그 사람이 다니던 회사나 학교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입장에서 그 상황을 빨리 수습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죽음에 이르렀는지, 왜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게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그 죽음은 다시 잊혀진다. 결국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영화 <다음 소희>은 이 두 죽음의 과정과 그 이후를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가 보여주는 그 일련의 과정은 무척 건조하고 차갑다. 두 죽음에 공감하면서도 그걸 막을 수 있었던 주변 사람들의 상황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기묘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후반부에 책임자를 찾는 과정은 무척 답답하게 느껴진다.
콜센터 현장 실습생 소희의 죽음 그리고 주변부의 반응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처럼, 우리는 생각보다 주변의 일들에 무관심하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이 힘들 때 그 사람은 자신의 힘든 감정과 환경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을 찾는다. 친구나 직장 동료는 그런 한탄을 들어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런 주변의 사람조차 개개인의 깊숙한 속마음까지 다 알기는 어렵다.
가까운 사람과의 마음도 다 알기 어려운데, 간간히 스쳐 지나가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더 알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 스쳐 지나가는 편의점 알바생, 전화로 만나게 되는 콜센터 직원. 우연히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세세한 어려움과 감정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저 무심히 지나쳐갈 뿐이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가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감정을 참아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넓게 보면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은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고 불만을 처리해 가면서 일을 해나간다. 아마도 가장 극단에 있는 사람들은 콜센터 직원들인 것 같다. 전화기의 목소리로 고객을 대하는 그들은 우리가 평소에도 꽤나 자주 전화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사람들의 짜증을 받아내야 하는 일을 한다.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 받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고 어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가졌거나, 서비스 해지를 원하는 고객들을 잘 달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객이 어떤 태도를 보이더라도 화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콜센터 직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저 전화로 스쳐 지나가는 불쾌한 사람들로 인식된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아픈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다
영화 <다음 소희>는 콜센터에서 현장 실습을 하게 된 소희(김시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업 고등학교나 취업 관련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보이는 열여덟 살의 소희는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취업이 되었다는 생각에 무척 신나 한다. 영화의 초반에 등장하는 소희의 모습은 당차고 밝다. 회사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기 전, 소희의 얼굴은 희망으로 가득하다.
그 희망은 출근 첫날부터 깨진다. 서비스 해지 방어를 해야 하는 소희의 일은 불만으로 가득 찬 고객들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야 하는 일이다. 화를 내는 고객 목소리에도 차분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서비스를 해지하지 않으면 더 좋은 혜택을 준다는 말로 고객을 설득하지만 돌아오는 건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와 욕설이다. 때론 말을 물고 늘어지며 통화를 끊지 않거나 변태적인 말을 던지기도 한다. 소희를 비롯한 콜센터 직원들은 그 모든 말을 듣고도 화내거나 따지지 못한다.
그렇게 쌓인 분노를 표출시킬 곳은 없다. 콜센터 직원들은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현장 실습으로 파견된 학생들이다. 이제 막 성인의 위치에 오르려 하는 그들은 계속 한없이 위축되어 버린다. 회사는 숫자로 이루어진 성과를 강조하면서 참고 일하라고 압박한다. 수많은 콜센터 직원 중 한 명인 소희도 계속 위축된다. 매니저에게 이야기해도, 회사는 참고 일하고 성과를 내라는 요구를 할 뿐이다. 엄청난 모욕을 받고도 그걸 주변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
주변의 기대도 이야기를 못하게 만든다. 소희의 부모님은 자신의 딸이 대기업 계열사에 취업을 했다고 좋아한다. 학교 선생님도 자신이 추천한 회사에 학생이 취업하게 되었다고 자랑스러워한다.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처우를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특히나 학교 선생님에게는 자신이 취업을 시키고 그것이 자신의 실적이 올라가는 일이기 때문에 학생을 보내고 그만두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이익과 직결된다.
죽음의 책임을 흐려지게 하는 성과주의의 그늘
영화는 소희의 죽음 이후에 형사 유진(배두나)을 등장시켜 소희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을 비춘다. 콜센터 매니저와 임원들, 학교 선생님들, 교육청 직원들 같은 어른들은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자신이 달성해야 하는 성과 때문에 아이들이 일하는 환경이나 처우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그런 얼굴들에 형사 유진은 묻는다.
"막을 수 있었잖아. 근데 왜 보고만 있었냐고"
영화는 소희의 죽음과 그것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따라가지만 그들에게도 각자의 사정이 있다. 그럼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리고 누가 그 상황을 조금 더 나아지게 할 것인가. 영화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 그걸 바라보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수화기 너머로 콜센터 노동자들을 대할 때 좀 더 침착하게 감정을 자제하는 일이다. 그들의 고충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부드럽게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사회적으로 콜센터 노동자들이 겪는 대우에 대한 관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직 어린 10대의 고등학생들도 잊을 수 없다. 현장 실습이 곧 취업이 되는 그들에게는 한 번 들어간 회사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그냥 그만둘 수 있지 않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어렵게 얻은 취업자리이고 한 번 이탈하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기 어렵기에 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다. 어린 노동자들을 이용하고 착취에 가까운 노동을 하게 하는 고용주들에 대한 관심도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영화를 연출한 정주리 감독은 영화 <도희야>를 통해 폐쇄적인 지역 사회와 인권문제를 잘 다룬 적이 있다. 이번에 연출하게 된 <다음 소희>는 2017년에 전주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실습 여고생의 자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실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콜센터 노동자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현장 실습이라는 명목하에 어린 노동자들을 어떤 식으로 이용하고 있는지를 고발하는 영화다. 무엇보다 한 노동자의 자살이 이루어지기까지 주변부에 위치한 어른들이 얼마나 무심하게 그들을 지나쳐오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무심코 지나치고 만나게 되는 콜센터 노동자들을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대하고 바라봐야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수작이다. 영화적 재미를 놓치지 않고 너무 감정적으로 치우치지도 않는 영화는 무척 자연스럽게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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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마동석 연금 영화 <범죄도시>시리즈
이번엔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다!
범죄도시4
THE ROUNDUP : PUNISHMENT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범죄 | 한국 | 109분
감독: 허명행
출연: 마동석, 김무열, 박지환, 이동휘 등
개봉: 2024.04.24.
배급: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신종 마약 사건 3년 뒤,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와 서울 광수대는 배달앱을 이용한 마약 판매 사건을 수사하던 중 수배 중인 앱 개발자가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건이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낸다.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납치, 감금, 폭행, 살인 등으로 대한민국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장악한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한국에서 더 큰 판을 짜고 있는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마석도’는 더 커진 판을 잡기 위해 ‘장이수’(박지환)에게 뜻밖의 협력을 제안하고 광역수사대는 물론, 사이버수사대까지 합류해 범죄를 소탕하기 시작하는데… 나쁜 놈 잡는데 국경도 영역도 제한 없다! 업그레이드 소탕 작전! 거침없이 싹 쓸어버린다!
CINE PICK!
<범죄도시2> <범죄도시3>가 연달아 누적 관객수 1000만을 연달아 돌파하며 <범죄도시4>에도 관심을 쏟고있는데요. 액션을 담당한 경력이 있는 허명행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어떤 색다른 액션을 보여줄지 주목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범죄도시3>이 이전작들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으며 장기화된 시리즈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나올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챌린저스
Challenger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미국 | 131분
감독: 루카 구아디노
출연: 젠데이아 콜먼, 조쉬 오코너, 마이크 파이스트 등
재개봉: 2024.04.24.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시놉시스
테니스 코트 밖, 진짜 경쟁이 시작된다! 스타급의 인기를 누리던 테니스 천재 ‘타시’(젠데이아)는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하고 지금은 남편 ‘아트’(마이크 파이스트)의 코치를 맡고 있다. 연패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아트’를 챌린저급 대회에 참가시킨 ‘타시’는 남편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이자 자신의 전 남친인 ‘패트릭’(조쉬 오코너)를 다시 만나게 된다. 선 넘는 세 남녀의 아슬아슬한 관계는 테니스 코트 밖에서 더욱 격렬하게 이어지는데… 결승전 D-DAY, 가장 매혹적인 랠리가 시작된다!
CINE PICK!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특유의 영상미와 감각적인 스토리로 한국에 단단한 팬층을 모은 루카 구아디노 감독의 신작 <챌린저스> 영화는 지금 가장 주목받고있는 할리우드 배우 젠데이아 콜먼, 조쉬 오코너, 마이크 파이스트의 삼각관계를 그리며 어쩌면 감독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행자의 필요
A traveler’s need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90분
감독: 홍상수
출연: 이자벨위페르, 이혜영, 권해효, 하성국, 조윤희, 김승윤
개봉: 2024.04.24.
배급: (주) 영화제작전원사, 콘텐츠판다
시놉시스
도심 속 선물과도 같은 선유도공원부터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경춘선 숲길까지··· 우리 곁을 지키는 아름다운 정원을 탄생시키며 한국적 경관의 미래를 그리는 조경가 정영선 공간과 사람 그리고 자연을 연결하는 그의 사계절을 만나다.
CINE PICK!
2024년 4월 17일 개봉 예정인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국내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의 국내에 ‘조경’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하던 때부터 현재까지 가자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조경가의 정영선의 아름다운 정원과 공간에 대한 철학을 담은 작품입니다.
모르는 이야기
Unknown Narrative
ⓒ 네이버영화
개요: 판타지, 모험, 드라마 | 한국 | 75분
감독: 양근영
출연: 정하담, 김대건
재개봉: 2024.04.24.
배급: 마노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척추질환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통제에 의존하는 ‘기은’과 ‘기언’은 환상적이고 매혹적인 꿈의 세계에 홀리듯 빠져든다 그 단꿈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 둘은 가장 깊은 꿈에서 비로소 진짜 자신과 마주한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자아를 밝히세요!”
CINE PICK!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선보인 <모르는 이야기>는 <스틸 플라워>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정하담 배우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눈도장을 찍은 김대건 배우의 멀티 판타지 스토리를 그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e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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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의 아픔이 가져온 크나큰 상실과 성장, "클로즈"
안녕하세요 ㅎㅎ
이번에는 관계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영화를 소개할까 해요~!
바로
2023년 5월 3일에 개봉하는
<클로즈>라는 영화랍니다^^
이 작품은 현재 해외에서 각종 수상을 했을 정도로 모두가 주의를 기울인! 주목할 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는 메인 포스터에 나와있는 '레오'와 '레미'의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 둘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 걸까?' 하는
큰 기대감과 궁금증에 휩싸였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이 둘의 관계, 애틋하고 각별해보이지 않나요??ㅎㅎ
앞서 예상했듯이 레오와 레미는 평소 형제처럼 사이가 각별한뿐더러 매일매일 함께 보낼 정도로 절친한 사이입니다.
처음엔 진짜 형제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이 둘은 너무나도 가깝고 모든 걸 공유하는 사이였죠.
위 장면은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왼쪽부터 레오, 레미의 어머니, 레미를 가리킵니다.
전혀 이질감이 안 느껴질 정도로 가깝게 느껴지시죠?
레오는 레미와 레미의 부모님과 함께 앞마당에서 뛰어놀고 밥을 먹으며 같이 잠을 자면서 일상을 서로의 분신처럼 지냅니다.
그중에서도 레오와 레미는 한 방의 한 침대에서 눈만 마주쳐도 서로의 마음을 다 알 정도로 공유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데요.
영화에서는 레오와 레미가 한 침대에 누워 대화하고 바라보는 장면을 자주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장면이 더욱 눈길이 가고 기억에 남습니다.
침대 씬을 통해 서로의 감정이 변화되고 움직이는 걸 지레 짐작할 수 있도록 해주기에 더 마음이 가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사람은 중학교에 입학하여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아는 친구들이 없어서인지 레오와 레미는 서로에게 더 의지하며 기대는 모습을 보이죠.
화면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멀리 비추면서도 두 사람에게 초점이 가도록 비추고 있는데, 이러한 화면 구성은 그 둘 사이의 관계를 더 명백히 보여주는 구성이라고 저 혼자 생각해봅니다 ㅎㅎ
이러한 두 사람을 보고 학교 친구들은 '너네 둘 연인이 아니냐', '보통 친구 사이가 아닌데'와 같은 그 둘의 관계를 비웃는 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바로 이러한 친구들의 말이 두 사람 간의 관계이자 영화의 핵심 포인트로, 사건을 뒤흔들 계기로 작용하게 됩니다.
여기서 레오와 레미는 서로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듯합니다.
레미는 그런 친구들의 말에 타격을 입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레오는 너무나도 큰 타격과 상처를 입었는지 기분이 확 다운된 상태로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풀썩 눕죠.
그 이후부터 레오는 친구들의 말을 의식하고 점점 레미를 멀리하게 됩니다.
괜히 자신을 괴롭혔던 애들과 어울려 지내려고 노력하고, 레미와 함께 있어도 예전과 같이 서로 뒤엉키며 놀지 않습니다.
처음에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서로 상황극?하며 놀았던 놀이도 이제는 예전같지가 않게 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오는 여전히 은근슬쩍 레미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레미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겉으로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지냄에도 속으로는 여전히 레미에게 향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어째서일까요.
왜 사람은 어떠한 큰 사건, 계기가 생겨야지만 비로소 몰랐던 점을 깨닫게 되고 후회하게 되는 것일까요.
영화를 보면 바로 이 점이 제일 안타깝고 안쓰럽고 후회스러울 지경입니다.
레미는 갑자기 변해버린 레오가 낯설고 적응이 되지 않아서인지, 바뀌어버린 레오의 태도에 상처를 받았는지 하루가 갈수록 점점 피폐해집니다.
한순간에 제일 가까웠던 친구가 제일 멀게 느껴지게 되는 그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요.
레미의 입장에서는 감히 그 감정을 이루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가시, 큰 상처가 되어 마음에 슬프게 박혔을 테죠..
같이 있어도 같이 있는 것 같지 않는.. 어딘가 나만 홀로 버려진 땅에 서 있는 기분..
아마 그런 느낌이었겠죠, 레미는.
이들에게 기어코 큰 사건, 절대적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바로, 레오의 가장 절친인 레미가 자살하여 죽었다는 것이죠.
레미가 죽은 이 거대한 사건이 레오에겐 가장 큰 영향력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때 이후부터가 영화에서 가장 말하고 싶었던 흐름이자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
내가 주목했던 건?
저는 영화 장면 중에서 제일 주목했던 부분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첫 번째는 포스터 속 장면처럼 레오와 레미가 꽃밭에서 뛰어다녔던 장면입니다.
둘은 각자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꽃밭에서 뛰는 속도를 달리 조절합니다.
영화의 첫 도입부분 역시 레오와 레미가 신나게 깔깔 거리며 꽃밭을 뛰어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때 둘은 서로 나란히 같은 속도에 맞춰 혹은 엇비슷한 속도로 꽃밭을 뛰어다닙니다.
초반에는 어떠한 장애물 없이 세상에는 레오와 레미 단둘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던 속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환히 웃으면서 해맑은 상태로 달려가죠.
하지만, 레오가 레미를 점점 피하고 나서부터는 꽃밭에서 뛰는 이 둘의 속도도 점점 달라집니다.
같은 꽃밭에서 예전과 같이 뛰지만, 한 사람은 앞서 나가고 또 한 사람은 뒤로 뒤쳐지게 되죠.
서로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듯 꽃밭에서 달리는 설정을 통해 레오와 레미 이 둘만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인상 깊은 장면이었습니다.
처음엔 같은 속도로 달리는 둘을 보고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함께 웃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해가는 서로 다른 둘의 속도를 보고 마냥 웃으며 바라볼 수만은 없었던.. 뭉클해지며 가슴 한 편이 시큰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레오와 레미가 자전거로 달리는 장면인데요.
앞서 꽃밭에서의 달리기를 통해 둘의 거리감을 표현했듯이 자전거를 통해서도 이 둘의 관계를 표현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초반에서 이 둘 역시 처음에는 학교를 향할 때 같이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장난도 치며 웃으며 자전거를 타고 비슷한 속도로 달렸죠.
하지만 둘의 관계가 변화가 있은 후부터는 자전거를 세게 밟아 서로를 앞질러 갈려고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웃는 얼굴이 아닌, 이 악문 표정으로 말입니다.
마치 자전거를 통해 자신의 화난 감정이나 속상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 같았습니다.
예언같기도 하고요.
이렇듯 레오와 레미가 꽃밭에서 달리는 모습이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모습을 통해 이 두 명간의 관계, 거리감을 간접적으로 알게 되는 중요한 대목 같아서 저는 이 두 장면을 주의깊게 눈여겨 봤답니다!
영화 <클로즈>를 보고 저는 사람 간의 영향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람이 주는 영향력을 감히 무시할 순 없구나.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레오의 심정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관련하여 별로 좋지 않는 말을 할 때, 비웃을 때 등등 그런 말들에 당연히 의식하기 마련입니다.
그 말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리지겠죠.
저는 상황을 대처하는 방식에서 레오와 레미가 서로 어긋난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레미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의식하지 않기로 판단한 것이죠.
레미에겐 그러한 사람들보다 레오, 즉 자기 친구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말입니다.
그에 반해 레오는 다른 사람의 말에 더 의식을 했던 인물이었던 거죠.
이 차이에서 비롯되었던 건 아닌가 하는.
저도 레오와 같이 주변인들의 인식과 말에 영향력을 받는 사람인지라 공감이 갔습니다.
머리로는 가장 친한 친구인 레미에게 가야겠다는 건 알았으나, 행동이 그를 따라가주지 못했죠.
비록 레오는 절친인 레미를 안타깝게 잃고 나서야 레미의 소중함을 깨닫고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 영화를 보는 우리만큼은 레오처럼 그런 후회를 남기지 말라고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나를 좌지우지할 게 아니라,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더욱 가지라고 말이죠.
세상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 챙기기에도 바쁘니까요 ㅎㅎ
자신과 가까운 이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레오'라는 한 사람이 전하는 메시지가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 <클로즈>였습니다.
아름다움과 아픈 시련이 함께 담긴 영화랍니다.
여러분도 이 영화를 보시면서 주위 사람들을 한 번쯤 살펴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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