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2-09-05 13:33:50
한계를 정할 수 없는 한계에 가로막히다.
영화 '리미트' 리뷰
제한된 시간 내에 한계(limit)를 넘어서기 위한 사투를 그대로 담아낸 추격 액션 스릴러 영화 '리미트'를 소개한다. 노자와 히사시의 소설 '리미트'가 원작인 이승준 감독의 신작이다. 아동 연쇄 유기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여러 신념이 부딪히는 순간이 다소 날카롭게 표현된다. 예측 불허의 상황과 결코 내려놓을 수 없는 두 가지 역할 사이에서 각 인물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이를 향해 뻗어오는 손길과 그를 뿌리칠 수 없는 아이가 교차된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공간에서 저항하지도 못한 채 납치된 아이를 찾기 위해 수사가 진행되지만 범인의 추적이 쉽지 않다. 딸의 유괴 소식에 쓰러진 피해자 엄마를 대신해 소은이 엄마 대역을 맡게 되고 부족한 단서로 인해 수사에 난항을 겪는 와중 소은에게 수상한 전화가 걸려온다. 그 전화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 치닫게 된 소은은 사건을 해결하면서도 자신의 전부와 다름없는 이를 위해 한계를 넘어선 추적을 감행하며 누구도 모를 치열한 추격전이 펼쳐진다.
여러 번의 총격전 속에서 충동적인 인물들과 대치하는 순간에 다다르며 영화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각기 다르게 표현되는 것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는 나를 버린 존재, 혹은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는 존재가 되는데, 이는 빼곡하게 들어찬 기억들로 인해 은연중에 묻어나는 편견으로 자리 잡아 사소하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모성애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이정현, 문정희, 진서연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영화는 최상의 조합이라고 할 만큼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리고 엄마판 테이큰이라고 할 만큼 처절한 액션과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 긴박감에 비해 매끄럽지 않은 각본이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여러 선택의 개연성과 부족한 이야기 구조에는 뛰어난 연기로 가득 메워도 역부족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뻔함에 촌스러움을 더한 뻔뻔함에 모든 선택지의 흩어짐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짧은 시간 내에 풀어내기엔 부족한 서사와 매끄럽지 않은 이야기가 아쉽게 느껴진다. 이제는 여성 서사의 시작이 아닌 한계를 넘어서는 이야기를 보고 싶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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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석도 3편'이 아닌 '범죄도시 3'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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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인천시. 사람들이 화가 나있다. 아마 차가 막혀서 그런 것 같다. 빼곡히 모여있는 사람들. 갑자기 차에서 남자들이 내린다. 시비가 붙었다. 화가 난 사람들. 몇몇 인간들이 엄한 시민들 서로 삿대질을 한다. 바로 주먹다짐이 벌어진다. 차를 타고 등장하는 한 남자. 왠지 이 걸음걸이는 두 번 본 적이 있다. 차에서 내리는 마석도. 마석도는 의외로 경찰이다. 싸움을 말려야 한다. 마석도에게 싸움을 말리는 일이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다. 가볍게 두들겨 패고 행패 부리는 부랑자들을 잡아넣는 마석도. 마석도의 팀원이 바뀌었다. 새로운 반장 장태수가 부랴부랴 도착한다. “석도야. 고생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버스에서 강해상을 두들겨 팬지 7년이나 지났다. 많은 것이 변했다. 일단 마석도의 부서가 변했다. 허름한 컨테이너 박스가 아니다. 무려 건축물 안에 있다. 하지만 시설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것은 마석도가 지켜야 할 것도 더 생겼다는 의미다. 잡아온 범죄자들을 수사하던 마석도. 말을 더럽게 안 들어도 진실의 방을 외치기엔 약간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해야 할 일의 난이도가 올라갔다.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그냥 나이트클럽에 놀러 갔던 20대 초의 여자가 마약 과다복용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다. 원인을 추적하는 광수대. 몸통을 찾아올라 가는 마석도 일행. 그에게 생각지도 못한 몇 가지 위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7년 만에 터진 대형 사건. 마석도는 이번에도 나쁜 놈들을 쓸어버릴 수 있을까?
시리즈의 3편
1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의 신작이다. 작년 <범죄도시 2>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였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2편의 장점은 전편을 잘 승계했다는 것이다. 1편 왜 재미있었지? 마동석 배우의 캐릭터성과 코미디를 잘 살렸다는 점이다. 우선 마동석 배우가 1편 이전에 쌓았던 이미지는 ‘마블리’였다. 이 마블리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폴라로이드를 이용한 개그, 장이수와의 캐미 등등이 영화의 소소한 킬링포인트가 됐다. 또 하이라이트 신에서 장첸과의 액션신도 빼놓을 수 없다. 그전부터 마석도의 강력한 무력을 꼼꼼히 보여주다 하이라이트에서 힘을 빡 주는 연출로 액션에 강점을 준 것이다. 화장실에서 벌어지는 액션(장소적인 특성), 주고받는 방식, 이를 촬영하는 모습까지 장르물로서 잘 갖춘 영화가 <범죄도시 1>였다. 2편은 이거 그대로 살렸다. 다시 등장하는 장이수, 마석도의 원펀치 액션, 전일만 캐릭터를 코미디로 활용하는 방식까지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은 잘 준비해서 영화로 만들었다. 이 선택지들은 적중해서 기록적인 흥행기록을 만들었다.
3편은 이 공식을 어느 정도는 승계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액션 강화했다. 2편에서 마석도 갖고 있던 액션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원펀치였다. 초반 짱구를 상대하는 액션 신부터 중후반부까지 웬만한 사람들을 한방 멋 내는 마석도의 괴력이 영화의 강점으로 작동했다. 이를 위해서 영화 자체적으로 사운드가 굉장히 중요했다. 3편 역시 소리가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운드가 잘 구현됐는가 와는 별개로 소리는 영화에서 두드러진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연속기를 구성하는 방식도 흥미로웠다. 극 중 초반부에서 마석도가 이 운동을 배웠다는 대사가 나온다. 이를 보여주듯 영화는 격투게임 커맨드 누르듯 피하고 때리는 운동행위가 자연스럽게 설정되어 있다. 무술감독님의 열일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며 극에서 두 번째로 큰 장점이라고도 뽑을 수 있다.
또 2편만큼은 아니지만 3편이 시리즈를 연계한 부분이 있다. 영화의 공간적인 배경을 통으로 바꿨기 때문에 2편을 그대로 갖고 오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영화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에서 전작을 오마주 한 흔적이 있다. 글쓴이는 이 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주성철과 마석도의 개성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생각할 수 있는 선에서 한번 더 들어온 느낌? 그러나 이 장면이 오히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1,2편의 '어 싱글이야' '맞다가 죽을 것 같으면~'을 살짝 의식한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단점이 된 장점
2편에서 좋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사운드였다. 영화가 마석도의 주먹 한 방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이 리얼리티를 구현하는 것은 작품의 핵심 과제였다. 영화는 초반 첫 장면부터 이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도입부에 짱구를 제압하는 장면에서 얼굴에다 주먹 꽂고 시작한다. 한 방 맞고 전치 몇 줄을 끊는다. 이걸 뭐 디테일하게 일일이 다 촬영할 수도 없는 일. 소리 한번 시원하게 들려주면 설득력이 생긴다. 2편은 좀 비현실적이긴 한 마석도의 무력을 어렵지 않게 묘사했다.
그러나 3편에서 이 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 일단 초반부. 마석도가 난장판인 길바닥을 수습한다. 시비 붙은 사람들. 여기서 마석도의 첫 번째 액션 신이 있다. 이 장면에서 사운드가 너무 인위적으로 편집된 느낌이 있다. 글쓴이만 그런 건진 모르겠는데 대충 때리는 듯한 연출이 몇 있었다. 그리고 이 장면 끝나고 공간을 이동해서 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데 이 장면에서 후시녹음의 티가 너무 대놓고 나서 몰입을 방해하는 감이 있다. 뭐 단순히 초반부뿐만 아니라 귀를 할퀴는 듯한 사운드 연출은 영화 내내 발목을 잡는다. 물론 이게 작품 몰입에 방해가 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서 지장이 있다고는 느낄 수 있다.
또 2편에서 소소하게 말장난으로 웃음을 줬던 부분이 있다. 영화의 공간을 활용한 방식이었다. 대표적으로 마석도가 라꾸의 도박장에 급습하는 장면이다. 라꾸의 고객 중 하나가 마석도에게 말 거는 장면을 보면 '버스 타고 왔어' '까불인데요'같이 자연스럽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3편에서 나이트클럽이라는 장소를 작위적으로 사용한 느낌이 있었다.
빌런의 존재감
기존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장점으로 뽑을 수 있었던 건 역시 빌런의 존재감이다. 위성락과 장첸을 연기한 윤계상과 진선규, 강해상을 손석구는 두 편의 영화에서 아주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우선 1편에서 영화의 강점으로 작동했던 부분은 빌런 무리들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광기였다. 진선규와 윤계상은 감정전달에 있어 때에 따른 임팩트를 줘 효과적으로 극에 서스펜스를 부여한다. 가령 위성락이 잠깐 풀리고 난 다음 장첸과 나누는 대화 연기를 보면 진선규 배우가 얼마나 몰입했는가를 알 수 있다. 장첸 역을 맡은 윤계상 배우는 연기에 있어 핵심이 여유라고 생각한다. 이 인물은 그냥 대놓고 CCTV에 찍히고 횡단보도 있든지 말든지 신경조차 안 쓰는 인물이다. 후반부에 도망갈 생각은 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는 느슨했던 장첸. 이 인물의 여유과 악랄함선을 잘 지켰던 윤계상의 새로운 얼굴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2편의 강해상은 어린아이 같은 빌런이라고 볼 수 있다. 그냥 기분 나쁘다고 애 먼 의경을 칼로 찌른다던지, 자기감정에 휩쓸려서 인간관계를 그르치는 것이 그 근거다. 손석구 배우는 목소리 톤을 낮게 유지하는 식이나 돌발행동을 중심으로 한 액션을 깔끔하게 소화하는 등 빌런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을 아주 잘 이해한 듯 보였다.
그러나 글쓴이는 이 주성철/리키의 존재감이 1,2편의 악당들과는 살짝 떨어지다고 느끼는 분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글쓴이는 이것이 의도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최종보스급 빌런이 두 명이나 필요했을까? 아니라고 본다. 우선 윤계상, 손석구 두 배우가 악당 역 연기를 너무 잘했다. 둘 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악역을 해석했다. 그러나 두 캐릭터 세팅에는 장점과 단점이 함께 있다. 글쓴이는 '영화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나?'라는 점이다. 무슨 말이냐. 두 편은 '마석도가 까부는 장첸과 강해상을 두들겨 팼다'로 요악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이 재미있어서 글쓴이도 좋았지만 스릴러물로서는 영 부실한 느낌? 이야기가 단면적이었던 것이다. 반대로 3편에서 주성철, 리키를 묘사하는 방식은 이 영화가 스릴러, 범죄물로서의 역할을 한 다고 본다. 나쁜 놈들 때려잡을 때의 순간에 임팩트를 준 연출과 과정에 주안점을 둔 이야기가 차이점을 갖는 것이다. 본 작은 3편이니까 후자에 대해서만 써 보겠다. 영화는 이것저것 들어간 것이 많다. 우선 첫째.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빌런들이 아니다. 강해상과 장첸이 사람 죽이는 걸 제지했던 전작들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둘째. 주성철의 캐릭터 세팅이다. 영화관을 예고만 보고 그냥 들어간 분들은 이 사람의 설정에? 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또 세 번째로 리키의 등장 시점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고려했을 때 글쓴이는 이상용 감독이 빌런의 존재감들을 장르적인 특성으로 치환시키려고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런 것들이 매끄럽게 연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번째인 주성철의 캐릭터 세팅에서 현실감이 살짝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시리즈가 5편이나 남았고, 이 모든 영화들을 악당 역 배우의 열연으로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이야기의 변주가 필요했다. 시리즈를 위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저런 거 다 따져서라도 이준혁 배우의 열연은 어마어마했다. 본인이 가진 선한 이미지와 캐릭터 비주얼로 풍기는 악랄함의 선을 잘 탄 셈이다.
그러나 살짝 아쉬운 점은 역시 초반부에 있다. 첫 장면. 이 장면은 기본적으로 강해상의 '너 납치된 거야' 신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시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시퀀스에서 주성철에게 힘이 안 실렸을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임팩트를 주려고 했는데 밋밋한 것이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극의 최고 단점은 이 부분이다. 시작이 밋밋해서 별로 기억이 안 난다. 다시 캐릭터로 들어와서 리키라는 인물도 액션 시퀀스가 더 들어갔으면 이야기가 박진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린 팀이야
이 3편이 전작들에 비해 추가된 부분은 동료 캐릭터들이다. 2편에도 경찰들의 액션 신은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마석도만큼 강력해 보이지는 않았다. 장 씨 형제들을 펀치 셋방으로 제압한 마석도와는 다르게 가까스로 악당을 제압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작품에서 경찰 캐릭터들은 2편만큼 무능력하지는 않다.
특히 글쓴이가 영화에서 좋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김만재 캐릭터다. 적당히 현실감 있으면서 영화의 안전지대 같은 역할이었다. 전작의 오동균, 강홍석, 전일 만보다 훨씬 유능했고 파트너십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김민재 배우가 마동석 배우와 합을 맞춰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극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이 사람을 캐스팅 한 건 좋았다. 또 초롱이 역을 맡은 고규필 배우는 이 영화 모든 캐릭터들 중에서 연기를 가장 잘했다. 인터넷상에서 밈처럼 소비되는 건달 이미지가 있다. 이를 구현하며 건들거리는 말투와 행동으로 범죄도시 시리즈를 연계받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장태수 역을 맡은 이범수 배우는 뭔가 아쉽다. 글쓴이는 너무 전형적으로 연기하려고 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나 친근한데 전일 만이랑 공통점 있다!!'를 강조하는 느낌? 이 이질감은 초반부 경찰서에서 뭔가를 먹는 신에 더 두드러진다. 안 그래도 작위적인 장면 전개에서 더 튀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인물의 분량조절에 있어서도 의문점이 드는 지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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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인사이드 아웃2>가 전 세계 총매출액 1조원을 넘기며 올해 최고 흥행작에 올랐습니다.
국내는 개봉 2주차 400만 명을 넘겼고, 북미 누적 매출액 3억 돌파, 북미 외 전세계에서 7억 달러를 넘기며
기록 경신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수요일 개봉 관례를 깨고 금요일 개봉한 <하이재킹>은 48만 명의 관객 수를 모으며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고,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원더랜드>를 밀어내고 3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가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2위,
조디 코머, 오스틴 버틀러, 톰 하디 주연의 미국 중서부 오토바이 바이크 모임의 이야기를 다룬 <더 바이크라이더스>가 3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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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과 가스라이팅 사이
믿음과 가스라이팅 사이
영화 클럽 제로 리뷰감독] 예시카 하우스너
출연] 미아 와시코브스카
시놉시스] STEP 1. 깊게 심호흡하고 눈앞의 음식에만 집중해 보세요 STEP 2. 한 번에 한 가지 종류의 음식만 먹어보세요 STEP 3.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세요 모든 단계를 통과한 여러분을 이제 ‘클럽 제로’의 회원으로 임명합니다. 최고급 기숙사 시설에서 학생들에게 일대일 특별 교육을 제공하는 엘리트 학교의 새로운 영양교사로 임명된 미스 노백. 건강을 유지하면서 학습 능력을 키우는 의식적 식사법을 가르치는 미스 노백의 다정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수업에 아이들은 점차 빠져들게 되고 더 극단적이고 위험한 식사를 이어간다.
#스포일러 유의#최면과 같은 음악
영화 클럽 제로는 굉장히 전위적인 음악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사람들의 허밍과 단조로운 리듬감으로 구성된 bgm을 반복적으로 듣다보면 지루하다기 보다는 무언가 최면에 걸리는 느낌이 들도록 만든다. 클라이막스가 있다기 보다는 계속해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상황 속에서 집중하고 빠지게끔 만드는 전개여서 미스 노백의 기이한 수업에 관객마저도 홀리게끔 만드는 요소였다.
이처럼 영화 클럽제로의 음악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세팅하고, 관객은 미스 노백의 가르침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있지만 그 기괴한 수업 방식에도 미스 노백의 말을 그저 듣게끔 만들어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이 덕분에 2023년 35회 유럽영화상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 내내 음악이 흘러나오면 최면에 걸린 듯한 느낌을 통해 미스 노백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 강력한 반감을 가지지 못하게 만들지만 영화가 딱 끝나고 나면 음악은 딱히 기억나지 않으면서 미스 노백의 논리에 대해서 완벽한 반감이 들게 만들어서 이것이 집단 최면인가 싶었던 순간이었다.
가스라이팅인가? 믿음인가?미스 노백은 아이들에게 굉장히 친절한 모습으로 다가간다. 초반에는 이런 선생님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학생들에게 자신의 개인적인 시간까지 내면서 자신의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관리한다. 그리고 초반에는 의식적 식사법이라는 굉장히 이 시대에 합리적인 논리를 가지고 수업에 임하면서 학생들에게 과한 식습관을 고쳐주려는 너무나도 선량한 영양교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날은 먹을 것이 넘처나는 시대다. 특히 부를 많이 가지고 있을 수록 자신이 소비할 수 있는 음식량보다 훨씬 더 많은 요리를 함으로써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함께 미용적인 부분에서 언제나 다이어트가 각광받고 있으니 의식적인 식사를 통해 체중관리 및 올바른 식습관 정립을 통해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 자체는 엘리트와 부자들만 모인 최고의 학교에서는 싫어할 수가 없는 수업이다.
초반 이렇게 믿음의 세팅을 잘 해둔 덕분일까? 절식에서 범차 금식의 단계로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거부감을 느끼는 아이들에게는 아이의 탓이 아닌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 부모가 원인임을 지적하면서 아이들에게 '자유'를 강조한다. 항상 학교와 부모, 사회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아이들에게 '자유'를 쥐어주는 수단으로 금식을 제안하면서 아이들은 정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아예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 '클럽 제로'의 회원이 된다.
최고의 시설에서만 자라온 엘리트 집단의 자녀들은 각자의 이유로 미스 노백의 수업을 듣는다. 자기 통제, 환경 보호, 체중 조절, 장학금 등 이유는 다채롭지만 결국 그들은 '자유'를 갈망하고 있었고 이를 이용해서 미스 노백은 아이들을 교묘하게 자신에게 의존하게끔 만들었고, 믿음이라는 포장 아래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 클럽 제로는 굉장히 기괴한 논리를 보여주고 있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엄청난 반감보다는 그 논리에 이상하리만큼 빠져들었던 기이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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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하고 예상 가능했지만 감동을 넘치게 주었던 영화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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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SNS에서 작품을 홍보하는 윤여정의 영어 무대 인사 덕분이었다. 그래서 처음 그 영상을 볼 때는 굉장히 과거의 작품이 지금 다시 회자되고 있는 독립영화라고 생각햇었다. 하지만 선댄스영화제부터 골든글로브까지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현재 진행형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개봉을 하자마자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봤다.
영화 <미나리> 시놉시스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가 함께 살기로 하고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 의젓한 큰딸 앤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은 여느 그랜마같지 않은 할머니를 영- 못마땅해 한다.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조했습니다.
할머니의 순자의 목소리
영화 <미나리>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들은 중첩적으로 쌓인 컷과 할머니 순자의 목소리였다. 분명히 다음 장면에서 나와야 할 순자의 목소리를 아직 컷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들려주고, 그 다음에 순자가 말하는 상황으로 컷을 진행한다. 이러한 장면이 한 3~4번 반복이 됐는데 그러한 장면 모두 전장면과 후장면을 연결시켜주고 캐릭터의 심리상태를 순자/할머니가 보듬어 안아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순자가 ‘아직까지 안자고 뭐하고 있어?’라고 손자 데이빗에게 물어보는 장면에서 해당 목소리는 아빠 제이콥이 단수로 인해 한밤 중에 파이프를 살펴보고 터덜터덜 걸어가는 장면에 함께 삽이이 되고 그 다음 데이빗이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처럼 영화는 할머니가 무심결에 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가 가족에 대한 염려와 가족들이 현재 겪고 있는 불안감을 포용하는 대사들이어서 힘이 없는 할머니일지라도 포근하게 안아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치였다.
예상된 결과로 감동을 주는 방법영화 <미나리>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꼽아보자면 데이빗이 처음으로 달려가는 대상이 할머니라는 것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심장이 약해 뛰면 안 되는 아이였고, 스스로도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웬만하면 뛰지 않고 자제를 하던 아이였다. 애써 노사를 지어왓던 창고가 할머니로 인해 불에 탔고, 할머니가 죄책감으로 집을 떠나려고 할 때 할머니와 티격태격하며 할머니 같지 않다고 핀잔을 준 데잆이 할머니에게 달려가 말한다.
“우리 같이 집으로 가요. 집 방향은 거기가 아니에요.”
달려갈 줄 알았다. 분명 데이빗이 할머니에게 핀잔을 주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을 점차 열어갔고, 자신이 가장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 할머니임을 깨닫고 할머니를 챙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데이빗이 발걸음을 떼고 달려가는 그 연출과 카메라 워킹과 깔리는 bgm은 사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그 뻔함을 굉장히 감동적으로 연출을 잘해서 펑펑 눈물을 흘리다 나왔다.
하나의 가족이 된다는 것
영화 <미나리>를 보면서 느낀 것은 그저 결혼을 했다고 해서, 그 저 아이가 있다고 해서, 같이 산다고 해서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제이콥은 아이들에게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가족들을 더 궁지로 내몰았고, 모니카는 아픈 아들 데이빗을 지켜야했기 때문에 제이콥과 반목한다. 그리고 그 부부 사이에서 아이들의 정서는 불안해져만 간다.
아마 이러한 과정은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뿌리 내리는 과정 속에서의 마찰을 보여준 장면들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화재라는 악조건 속에서 서로에 대한 애틋함과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시작하는 제이콥의 가족을 보면서 이러한 시련이 더욱 한 가족이 미나리처럼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씨가 발아를 해서 뿌리를 내려가는 과정이 힘들지만 한 번 단단하게 뿌리내리면 쉽게 사라지지 않고 그 땅에서 잘 자라는 미나리의 모습을 연약한 결속이었던 가족이 서로를 신뢰하는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 <미나리>는 이민의 경험이 없더라도 충분히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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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정
천주정
중국6세대 감독인 지아장커 감독의 연출작품. 이 작품이 중국에서 살아남아 세계에 널리 공개되었다는 게 신기할 만큼, 이 작품은 중국 내부의 문제를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다. 힘 있는 영화의 공통점은 '보여주되 설명하지 않는다'로 특징할 수 있는데, 이 영화도 그렇다. 관객은 주인공들이 놓여 있는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주인공들이 하는 언행을 통해 그가 놓여 있는 사회적 위치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주인공들은 모두 사회에서 밀려난 가장자리 인물이다. 그들은 빠르게 변화, 발전하는 중국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그럴 능력을 가지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강요된 삶을 살아야 한다. 이들의 모습이 온전한 자본주의 체제에서라면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밑바닥 삶을 살아가는 도시빈민으로 규정되고, 자본주의의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겠지만,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경제 분야에서만 자본주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이중성 때문에 인민의 삶은 사회적으로 통제 받으면서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적 노동자로 규정되는 모순의 존재가 되었다.
이 모순은 곧 중국이라는 거대한 집단 체제의 모순이자, 개인에게 강요되는 구조적 모순이다.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사회적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선택을 강요당한다. 자본주의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사회주의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영화는 이 질문을 받은 네 명의 평범한 중국 인민이 어떻게 대답하는가를 보여준다.
영화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고, 관객들이 쉽게 알아보기 어렵지만, 영화 속 풍경은 매우 의미 깊은 배경이다. 중국은 땅이 넓은 만큼,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풍경도 많아서, 중국의 자연을 보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관광을 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이는 풍경은 회색 도시와 재개발 현장의 살벌한 풍경이다.
오래된 주거지가 파괴되어 사라지고, 멀리 고층 아파트가 옥수수처럼 솟아오르며, 길은 파헤쳐지고, 보이는 모든 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근대화'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 근대화가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근대화인지 회색빛 암울한 풍경은 중국 인민의 불투명한 미래를 상징한다.
영화는 강렬한 이미지로 시작한다. 사과를 실은 큰 트럭이 옆으로 넘어져 있고, 붉은 사과가 거리에 쏟아진 채 있다. 그 옆에 몇 사람이 어쩔줄 모르고, 한 사람(따하이)이 오토바이에 앉아 사과 한 개를 손으로 굴리며 그 풍경을 바라본다.
이 첫 장면은 영화 전체의 의미를 상징하는 메타포다. 무수히 많은 과일(중국의 부)이 아무렇게나 널렸지만, 그것은 임자(중국 공산당과 자본가)가 있기 때문에 건드려서는 안 된다. 그것을 무단으로 가져가는 것은 반당 행위이며, 자본가의 재산을 훔치는 절도가 된다. 즉, 중국 인민은 겉으로 보이는 풍요로움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은 처음부터 그들, 인민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뒤이어, 포장이 안 된 자갈길을 달리는 오토바이. 그를 둘러싼 사내들의 손에는 손도끼가 들려 있다. 산적이다. 지나가는 사람에게서 돈을 뺐고 살해하는 산적이 옛날 이야기에나 나오는 줄 알았지만, '현대' 중국에는 아직도 산적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오토바이를 탄 사내는 그러나 놀라지 않는다. 그는 침착하게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세 명을 사살한다. 도끼를 든 산적에게 총을 쏘는 건 범죄가 아니다.
따하이는 우진산 마을 촌장과 학교 동창이자 친구인 쟈오셩리에게 불만이 많다. 그는 베이징에 있는 공산당 기율위원회에 촌장과 쟈오셩리를 고발할 생각이다. 그는 고발장을 써서 우체국에 가지만, 우체국 직원은 주소를 똑바로 쓰지 않으면 보낼 수 없다고 말한다.
따하이는 많이 배운 사람이 아니다. 그는 무식한 사람이고, 평생 노동자로 살았다. 그의 친구이자 지금은 촌장처럼 똑똑하지도, 말을 잘 하지도 못한다. 또한 친구였던 쟈오셩리는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다닐 정도로 성공한 재벌이 되었지만, 촌장이나 재벌 친구는 그들이 마을 주민을 등처먹고 부자가 된 것을 알고 있기에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 한다.
우진산 마을에 있는 탄광은 국가 소유로,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던 곳이었지만, 개방화 이후 탄광을 개인에게 임대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마을 촌장은 친구인 쟈오셩리에게 탄광을 임대하면서, 탄광에서 나오는 수익의 일부분을 마을 주민에게 배당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배당금은 나오지 않았고, 쟈오셩리는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다닐 정도로 부자가 되었지만, 마을 주민은 여전히 가난할 뿐이다. 따하이는 이것이 분명 촌장과 쟈오셩리가 마을 주민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당 기율위원회에 고발하는 한편, 마을 주민들에게도 알리려 한다. 하지만 마을주민들은 수동적이고, 촌장이나 쟈오셩리에게 잘못보이면 그나마 생계도 더 어려워질 것이어서 따하이를 멀리 한다.
쟈오셩리가 마을에 돌아오는 날, 마을은 온통 난리가 난다. 환영회에 참석하는 사람에게는 밀가루 한 포를 준다는 말에 마을 주민들이 동원되고, 따하이도 따라간다. 쟈오셩리를 위해 만든 개인 비행장으로 자가용 비행기가 내려 앉고, 최고급 옷으로 치장한 쟈오셩리 부부가 내린다. 아이들이 꽃을 바치고, 악단이 동원되어 악기를 치며 연주하고, 마을 주민들은 목소리를 높여 '쟈오셩리 회장님을 환영합니다'라고 외친다.
이런 극진한 대접은 중국공산당 고위 관료가 아니면 받을 수 없는 융숭한 대접이지만, 이제 중국 자본가는 중국공산당 고위 관료와 같은 대접을 받는다. 공산당과 자본가의 이종교배인 셈이다.
쟈오셩리가 도도하게 마을 주민들과 아는 척을 하며 걸어올 때, 따하이가 앞으로 나서서 배당금 이야기를 하지만, 무시당한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따하이는 쟈오셩리의 부하에게 폭행당하고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른다. 병원에서 머리를 감싸고 있는 따하이에게 쟈오셩리의 부하가 찾아와 돈다발을 던지며 이걸로 끝내자고 비웃으며 말한다. 따하이는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따하이는 병원에서 나와 누나를 찾아간다. 누나는 셋집에 살고 있고, 여전히 가난하다. 동생 따하이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이 소원이지만 따하이는 이제 반백의 늙은이로, 더 살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말한다. 그가 누나를 찾아갈 때의 심정은 복잡하다. 더 이상 말로는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고, 희망도 없어 보인다. 자기가 하는 말이 마을 주민을 위한 것이지만, 마을 주민들도 나 몰라라 하고, 돈과 권력을 가진 촌장이나 쟈오셩리 같은 갑부는 이제 더 이상 마을 주민을 위해 일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따하이는 집으로 돌아와 벽장에서 총을 꺼낸다. 그는 호랑이가 그려진 헝겊으로 총을 둘둘 말고, 거리로 나선다. 그는 먼저 마을회계사 리우의 집으로 간다. 마을 기금과 공동 재산에 관해 그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하이는 리우에게 회계 비리를 스스로 밝히라고 말하지만, 평소 사람 좋고, 조금 멍청해 보이는 따하이를 보며 리우는 총을 쏠테면 쏘라고 말한다. 마을에서 함께 자란 사이라 설마 죽이기야 하겠느냐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따하이는 가차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던 리우의 아내도 사살한다.
마을 사무실로 촌장을 찾아가는 따하이. 평소 자기를 업신여기고 촌장의 충실한 부아인 직원 리우리우를 살해하고, 촌장이 있다는 절을 찾아간다. 마을 큰길을 지날 때, 주민들이 모여 있고, 총을 메고 가는 따하이에게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따하이는 '짐승 잡으러 간다'고 말한다. 그에게 촌장이나 자본가 쟈오셩리는 인간이 아닌 '짐승'인 것이다. 마침 절 앞으로 나오던 촌장과 맞닥뜨린 따하이는 가차 없이 촌장을 살해한다. 그리고 다시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말을 학대하는 남자를 사살하고, 마지막으로 쟈오셩리를 찾아간다. 공사장 가운데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외제차 마세라티가 서 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가난에 허덕이고 있지만, 이 자본가는 자가용 비행기에 고급 외제차 마세라티를 몰고 다닌다. 그가 번 돈의 많은 부분은 원래 마을 주민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었지만, 촌장을 비롯한 몇몇이 마을의 부를 빼돌려 자기 배를 채운 것이다.
따하이는 열려 있는 마세라티의 뒷자석에 앉아 쟈오셩리가 오길 기다린다. 그리고 차에 타는 쟈오셩리의 뒤통수에 총구를 들이대는 따하이. 쟈오셩리는 따하이에게 원하는 건 모두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따하이는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아무런 거리낌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조우산은 기차를 타고 충칭에서 내린다. 그는 영화 첫 장면에서 도끼를 든 세 명의 산적을 죽인 남자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오지만, 고향은 피폐하다. 가까운 곳에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마을 주위는 공사를 하느라 어수선한 풍경이다.
그는 어머니 칠순잔치에 참석하느라 어렵게 먼 길을 왔다. 아내와 아들이 있지만 오래도록 만나지 못해서인지 어색하다. 아내는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 듯하다. 돈을 보내지만, 그 돈은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아무리 가난해도 떳떳하지 않은 돈으로 생활하기는 싫다는 조우산의 아내는 순진하고 어리석지만 정직한 중국 인민의 전형이다. 조우산의 형도 같은 유형이다. 어머니 칠순 잔치를 치르고 축의금을 결산하면서, 약간의 돈이 남았고, 그 돈을 정확히 네등분으로 나눠 갖기로 한다. 조우산은 자기 몫은 어머니를 드리라고 말한다.
조우산은 쫓기고 있고,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데, 광저우, 이창, 난닝으로 가는 표를 구입한다. 어디로 갈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그는 집을 나서 시내로 들어가 일꾼 행색으로 변장하고 은행 앞에서 기다린다. 돈이 많을 것 같고, 돈을 많이 찾아 나오는 부자를 물색하는 중이다. 한 부부가 눈에 들어왔고, 그는 대낮 거리에서 두 사람을 쏘고 돈가방을 들고 유유히 그 자리를 빠져나간다.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조우산 앞에 소를 실은 트럭이 간다. 그 소는 자기 운명을 모르는 채 죽음을 향해 가는 조우산 자신이자, 중국 인민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는 시외버스를 타고 가다 정류장이 아닌 곳에 내려달라고 말한다. 그렇게 조우산은 사라진다. 그리고 그 버스에는 요우량이 타고 있다.
요우량은 버스터미널에서 샤오위를 만난다. 두 사람은 불륜이다. 요우량은 아내가 있고, 샤오위와 만나지만 아내와 헤어진다는 확신을 갖지 못한다. 샤오위는 둘이 광저우로 가서 새롭게 살자고 말하지만, 요우량의 태도는 어정쩡하다. 태도를 분명하게 하라며 다그치는 샤오위. 두 사람은 기차역에서 헤어지고, 샤오위는 요우량이 가지고 있던 칼을 손에 넣는다.
샤오위가 근무하는 사우나에 도착하자 요우량의 아내가 어떻게 알고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 샤오위는 일단 그 자리를 피해 엄마에게 간다. 엄마는 공항을 짓는 공사장에서 밥집을 하고 있는데, 곧 공사가 끝나면 일꾼들이 떠날 거라고 말한다. 이 공항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통행세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엄연한 불법이지만, 불법을 통제하지 않는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통행세에 항의하는 공사장 노동자를 폭행하는 이들은 지역의 조직폭력배들로 보인다.
샤오위는 다시 사우나에서 일하는데, 이 사우나는 사우나도 하지만, 성매매도 하는 곳이다. 그는 사우나의 카운터를 보는 직원일 뿐인데, 남자 손님(낮에 봤던 공사장 입구에서 통행세를 받던 두 남자)들이 와서 샤오위에게 성매매를 하라고 강요한다. 샤오위는 그냥 직원일 뿐이며, 자기는 안마도 잘 못하고, 성매매는 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말한다. 그러자 샤오위를 돈다발로 때리며 샤오위를 모욕한다. 참을 수 없던 샤오위는 칼을 꺼내 남자를 찔러 죽인다.
요우량은 공장 사장이었다. 그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샤오후이는 동료와 이야기를 하다 동료가 다치게 되면서, 일을 방해한 책임으로 몇 달치 임금을 그 동료에게 주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 말을 듣고 공장에서 도망쳐 친구가 일하는 동관으로 간다. 친구는 큰 공장에서 일하는데,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 샤오후이는 친구의 소개로 클럽 웨이터로 일한다.
시골에서 살던 샤오후이에게 클럽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첨단의 문물이었다. 예쁜 여성들이 수백 명이나 되고, 같은 웨이터 남성들도 수십 명이 넘는 거대한 클럽은 돈이 흘러넘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같은 후난성 출신인 여직원 리엔룽을 만난다. 웨이터는 팁으로 받는 돈이 공장에서 일할 때와는 비교가 안 되게 많았고, 몸도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줄 알았던 리엔룽은 돈을 벌어야 한다며 클럽에서 남자들의 온갖 더러운 요구를 따라야 하고, 그걸 본 샤오후이는 환멸을 느끼고 다시 친구가 일하는 공장으로 돌아온다. 월급은 적은데, 집에서 엄마는 돈을 더 보내라고 독촉하고, 예전 다니던 공장에서 손을 다친 동료가 찾아와 돈을 내 놓으라고 협박한다. 궁지에 몰려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샤오후이는 공장 기숙사 건물에서 뛰어내린다.
샤오위는 셩리그룹에 면접을 보러 간다. 그곳에서 쟈오셩리의 아내에게 면접을 본다. 두 사람 모두 후베이 출신이고, 셩리의 아내는 어디선가 샤오위를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아마 신문에 살인사건이 실렸을 것이고, 샤오위는 정당방위라도 짧게는 감옥에 있다 나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샤오위는 따하이가 살던 후베이로 간다. 그곳에서 경극을 보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경극을 본다. 경극 무대를 바라보는 마을 주민들의 수많은 얼굴이 보이고, 영화는 끝난다.
중국 인민이 묻는다. 과연 지금 중국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 중국은 인민의 행복을 위해 공산주의를 일정부분 포기하고,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했고, 실제 중국의 부는 급격하게 늘어나 배고픔에서 벗어난 인민이 많지만, 자본주의 경제로 인해 중국 인민 대부분은 노예로 전락하고, 공장의 소모품이 되었으며, 빈부의 격차는 더 커졌다.
중국은 공산당 일당독재를 하면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용인하는 한편, 공산당원이 권력을 사용해 부를 독점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민의 대부분이 가난으로 시달리지만, '기본소득제' 같은 공산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정책도 펼치지 않고 있다.
중국의 현실은 인민의 고통과 피땀의 결실로 벌어들인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공산당과 자본가(그들 대부분이 공산당원이다)들이 배를 불리고, 그렇게 벌어 들인 돈으로 군비를 확장해 중국은 패권국가, 제국주의 국가로 변신하려 한다. 이제 중국에는 공산주의 철학과 사상은 볼 수 없고, 마르크스, 레닌의 가르침도 사라졌다.
마오쩌둥은 여전히 우상이지만, 마오쩌둥 시대에 벌어졌던 무수한 인민 학살과 굶주림으로 죽은 인민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이며, 문화대혁명으로 동포를 학살하고, 중국의 오랜 문화와 역사를 말살한 사건은 덮어두고 있다.
중국 인민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으며,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그 격차는 더욱 커지고, 절대적, 상대적 빈곤과 인간의 노예화, 인간의 소모품화는 공산주의 체제일 때보다 더 극심하다. 인민을 돌보지 않는 정부는 신뢰를 잃고, 인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은 타도의 대상이 될 뿐이다. 영화는 인민이 사용하는 폭력을 정당화한다. 인민을 무시하고 돈과 권력을 차지하는 촌장과 자본가, 돈으로 가난한 여성노동자를 폭행하는 돈 많은 건달은 인민의 총과 칼에 죽어도 싸다.
빈곤에 허덕이는 젊은 노동자가 자살하는 것은, 중국의 미래를 상징한다. 중국이 인민의 삶을 보장하지 않으면, 인민은 희망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처럼, 중국의 미래를 포기할 거라는 예언이다.
애둘러 말하지 않고,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지아장커 감독의 이 작품은, 중국 내부의 체제와 계급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자 예언이다. 인민의 삶을 보장하라. 그렇지 않으면 권력은 무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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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3월 셋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만들어진 역사적인 순간들
전 세계 영화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매년 뛰어난 작품들이 자리를 빛내 왔지만 올해는 유난히 특별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편집상을 수상하며 무려 7관왕을 달성한 일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죠. 국내에서도 대형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영화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수상을 기원하는 분들도 많이 보였는데요, 특히 배우 양자경은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데 성공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남우주연상 수상자였지만 폭행 사건으로 인해 아카데미 출연이 금지당한 윌 스미스 대신 2001년 유색 인종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할리 베리가 시상을 진행해 더욱 감동적인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웨이먼드' 역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준 배우 키 호이 콴 역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는데요, 덕분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역대 최초로 배우상 4 부문 중 2 부문을 동양인이 수상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SF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며, 그동안 역사 영화나 전기 영화, 전쟁 영화를 선호했던 아카데미를 생각해 보면 엄청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영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며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그리고 장편 애니메이션상까지 거머쥔 감독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블랙 팬서>를 통해 흑인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던 디자이너 루스 E. 카터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속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로 또 한 번 아카데미 의상상의 주인공이 되었는데요, 이로써 카터는 흑인 여성 최초로 두 번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는 유일무이한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음악상의 경우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가 트로피를 거머쥐며 인도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레이디 가가, 리한나와 같은 미국의 유명 가수들을 제치고 이뤄낸 성과인 데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초로 공연을 선보인 인도 음악이 되어 인도인들을 비롯한 전 세계 유색인종들에게 더욱 의미 깊은 순간이었습니다.
위기에 봉착한 한국 영화계
ⓒ 네이버 영화
영화진흥위원회가 15일 발표한 '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국 영화 매출 및 관객 수가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 전체 매출액은 691억 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였을 때 36.3% 수준이며, 극장 관객 수 역시 642만 명으로 2019년 2월 관객 수의 28.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외국영화의 강세로 인해 한국 영화의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7.4%까지 줄어들었고, 한국영화의 매출 점유율과 관객 점유율 모두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2월 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2월은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영화가 흥행하는 시기로 국내 영화들이 해외 영화에 비해 강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올해 설 연휴 개봉한 <교섭>과 <유령> 등의 한국영화의 흥행성적이 저조했고,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예기치 못한 롱런과 MCU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개봉 등으로 인해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역시 8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수요일 개봉한 <소울메이트>를 비롯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웅남이>, <리바운드>, <킬링 로맨스>, <드림> 등의 국내 기대작들이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양자경 수상소감 중 ‘여성들에게’ 멘트 삭제한 SBS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적인 순간들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양자경의 수상 소감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양자경은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자신과 닮은 어린아이들에게 큰 꿈을 꾸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여성 여러분들, 다른 이들이 여러분들에게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 몇 마디에 그녀가 담은 메시지는 아주 명확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었는데요, 해당 소식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SBS가 양자경의 수상소감을 자의적으로 편집한 것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습니다. SBS가 뉴스를 통해 공개한 수상소감 영상에서는 '여성 여러분'이라는 단어가 자막에 등장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음성 역시도 눈에 띄게 삭제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의 항의와 비판이 빗발치자 SBS 보도국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꼭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해당 단어를 삭제했다"라고 밝혔지만, 더욱 거센 비판을 받은 뒤 결국 문제가 된 유튜브 영상을 교체하며 왜곡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국내외 통계가 입증하듯이 국적·인종을 떠나 중년이 될수록 기회가 많아지는 남성배우들과 달리, 여성배우들은 배역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거기에 백인 배우들의 입지가 월등한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라면 그 기회는 더욱 줄어드는데요, 양자경이 오스카 95년 역사상 여우주연상을 탄 첫 아시아계 여성이란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 양자경의 여우주연상 수상과 그녀가 수상소감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분명 중요한 것이었고, 이를 제 입맛대로 편집해 버린 SBS 측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응당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더 글로리 파트 2', 3일 연속 글로벌 1위
학교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사적 복수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국가별로는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칠레, 홍콩, 일본, 인도네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필리핀 등 42개국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한편,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15일 '만약 <더 글로리>를 보고 복수에 대한 갈증이 남았다면, 이 K-드라마를 챙겨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더 글로리'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를 여럿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추천한 드라마 목록에는 배우 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재벌집 막내아들’과 ‘빈센조’, 청년 사업가의 15년에 걸친 복수를 그린 ‘이태원 클라쓰’, 법으로 단죄하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적 복수를 그린 ‘모범택시’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한편, 충북 지역의 중학생들이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현실판 더 글로리'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학교폭력 사건들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신작에 출연 논의 중인 배우들
며칠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받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넷플릭스와 함께 실사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제작한다고 합니다. 델 토로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으며 앤드류 가필드, 오스카 아이작, 미아 고스가 출연을 논의 중에 있다고 하는데요,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영화의 제작은 매우 초기 단계에 있으며,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앤드류 가필드는 훌루의 미니시리즈 <천국의 깃발 아래>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넷플릭스 영화 <틱, 틱...붐!>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고, 오스카 아이작은 미니시리즈 <Scenes From a Marriage>와 마블의 <문나이트>, <더 카드 카운터>, <듄> 등에 차례로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 중에 있습니다. 미아 고스는 최근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된 브랜든 크로넨버그의 공포영화 <인피니티 풀>에서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로맨스 영화 주인공으로 만나는 앤드류 가필드와 플로렌스 퓨
앤드류 가필드의 팬이라면 기뻐할 만한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4일 미국 잡지사 데드라인은 배우 앤드류 가필드와 플로렌스 퓨가 영화 <We Live In Time>에 출연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영화의 세부적인 줄거리는 비밀리에 부쳐지고 있으며, 관계자는 영화에 대해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몰입감 넘치는 러브 스토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12일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함께 각본상 시상에 나서 영화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했는데요, 각각 스파이더맨과 블랙 위도우라는 슈퍼 히어로로 활약했던 이들이기에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으로 만난다는 소식에 설레는 관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플로렌스 퓨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 2>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10번째 작품’ 준비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팬이라면 두 팔 들고 환영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영화가 제작 중에 있다는 소식입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THR)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현재 '영화 평론가'(The Movie Critic)라는 가제를 가진 각본을 완성한 상태로, 오는 가을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단독보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작품은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를 배경으로 하며,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때문에 타란티노가 전설적인 평론가 '폴린 카엘'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1919년생인 폴린 카엘은 1968년부터 1991년까지 뉴요커 매거진에서 평론가로 활동했으며, 에디터들은 물론 영화감독과도 싸움을 벌인 것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한편, 이전부터 꾸준히 10번째 작품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밝혀 온 타란티노 감독이기에 이번 영화가 그의 마지막 필모그래피가 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있는데요, 감독은 작년 11월 자신의 새 에세이를 홍보하며 8부작 텔레비전 시리즈를 촬영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적 있습니다. 다만 주제나 출연자, 배급사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라 확실히 알려진 바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이선빈, 영화 '숨비소리' 출연 확정
배우 이선빈이 차기작으로 영화 <숨비소리>를 선택했다는 소식입니다. <숨비소리>는 '해녀가 수면에 올라 숨을 내뱉는 소리'라는 뜻으로, 평생을 해녀로 살아온 엄마와 딸, 그리고 손녀까지 3대에 걸친 모녀의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고 합니다. 이선빈은 그중에서도 손녀 '구해진' 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화는 제주도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해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을 한껏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편, 이선빈은 최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2>에서 예능 작가 '안소희' 역을 맡아 현실감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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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씨네뉴스는 여기까지 인데요, 아카데미 시상식부터 시작해서 즐거운 소식이 여럿 들렸던 떠들썩한 일주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은 한 주도 힘차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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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밖으로 귀신의 정체를 발설하는 순간 사망하는 마을? - 랑종 감독의 최고 흥행작
'랑종' 개봉기념 감독전작리뷰 Part2
피막 (2013)
- 포탄이 터지는 전쟁터에서 칼 하나로 생존에 성공한 전우들. 하지만 제대 후 그들이 도착한 곳은 전쟁터보다 더 무서운 마을. 진실을 말하면 죽게 되는 이 공포의 마을에서 살아남으려면 문 닫고 입 닫는 방법 뿐이다. 하지만 친구를 죽게 나둘 수 없다며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 '피 막'을 살리기 위해 친구들이 발 벗고 나서는데...태국 역대 박스 오피스 1위
태국 최초 천만관객을 돌파 시킨
영화 '랑종' 감독의 최고 흥행작 리뷰귀신보다 더 무서운 전우들의 마을 탈출기! 이 영화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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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스트 시티> 대환장 어드벤처 예고편
자고 일어났더니 나도 모르는 곳의 보물을 찾는 열쇠가 나?? ? 리치 빌런이라는 페어팩스는 또 누구? ? 정말 대환장 그 자체! 난리났네~난리났어! 보물을 향한 이 어드벤처의 끝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예매하러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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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레치드: 악령의 저주> 메인 예고편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살고 있는 소년 ‘벤’.
방학을 맞아 아버지 ‘리암’이 있는 한적한 바닷마을에 찾아간 그는
매일 밤 기이한 소리가 들리는 옆집을 주시한다.
어느 날 옆집 꼬마 ‘딜런’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게 되고
주변 사람들이 홀린 듯 기억을 잃은 사이, 아이들은 하나 둘씩 실종된다.
끊임없이 기이한 일이 발생하는 마을.
그리고 사건의 행방을 쫓는 ‘벤’의 눈 앞에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끔찍한 존재.
정체 모를 존재의 죽음의 손길을 느낀 ‘벤’은
자신의 목숨까지도 위협당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