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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샤2022-09-16 13:13:16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리뷰

프레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인류의 역사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악기들이 존재한다그 악기들을 다루는 사람은 저마다 자신이 그리는 연주가의 청사진을 안고 잠이 들었거나들 것이다무수한 가수들이 저마다 고유한 음색으로 세상을 칠하고자 성대(聲帶)의 고난을 견뎠거나견딜 것이다하지만 이 세상 모든 ''이 그러하듯이 뮤지션이라는 꿈의 표면도 미끄덩하다꿈의 토대 위에 바로 서고자 아무리 치열하게 노력해도 번번이 넘어지기 일쑤다이카루스의 날개는 녹아내리기 십상이다마침내 누구나 인정할만한혹은 최소한 해당 분야 종사자들은 엄지를 치켜세울 결과물을 얻었다고 해도 세속적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예술성과 대중성이 모두 뛰어난 뮤지션은 그만큼 희귀한 보석이다하물며 자신의 유산에 안주하지 않고자기 복제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며꾸준히 음악적 실험을 추구하는 뮤지션이라면? '인피니트 스톤'이라고 할만하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밴드 퀸(Queen)과 밴드의 리드 싱어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재현(representation)'한다음악영화이자 전기영화인 셈이다음악영화로서 <보헤미안 랩소디>는 오리지널리티(독창성)를 추구했던 퀸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냉소적인 영국식 유머를 주고받고때로는 음악적 견해의 차이 때문에 티격태격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엔 늘 ''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작품을 만들어내는 멤버들의 모습이 웃음과 희열을 선사한다. 

퀸의 수많은 히트곡 중 하필 '보헤미안 랩소디'가 이 영화의 제목으로 채택된 이유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다른 어떤 노래보다도 당대의 조류를 거슬렀기 때문일 것이다라디오를 활용한 곡 프로모션이 성공의 절대 반지였던 당시에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않았던 6분짜리 대곡,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에도 나오듯이 이 곡은 발매 초기 평론가들의 뭇매를 맞았다하지만 대중의 평가는 사뭇 달랐다. "프레디 머큐리가 작사/작곡한 이 곡은 아카펠라발라드오페라하드 록 등 전혀 다른 장르들을 조합한 실험적 구성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퀸이 세계적인 밴드의 반열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위키백과 'Bohemian Rhapsody' 항목에서 인용)

 

 

 

전기영화로서 <보헤미안 랩소디>가 묘사한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이야기는 실제와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영화 자체의 기승전결을 위해 허구의 사건과 인물을 추가하고, 실제 일어난 사건의 시간적 순서를 영화적 흐름에 맞게 재구성하기도 했다. '재현'은 있는 그대로의 '복제'가 아니므로 과하지 않은 수준의 각색이라면 납득할만하다. 
  특정 인물의 전기영화는 주연배우가 실존 인물의 외양과 행동을 얼마나 잘 따라 했는지로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은 레미 말렉만 소위 '싱크로율 대박'인 것이 아니다퀸의 메인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로 착각할 정도로 비슷한 귈림 리드러머였던 로저 테일러로 분한 벤 하디그리고 베이시스트 존 디콘(디키)을 연기한 조셉 마젤로 등 모든 주연 배우들이 퀸을 충실히 재현했다.

이 영화는 결말부에 등장하는 'LIVE AID' 공연의 벅찬 감동을 위해 수미상관의 구조를 채택했다긴장한 채'LIVE AID' 무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으로 시작된 영화는 'LIVE AID' 공연이 끝나는 동시에 마무리된다. 'LIVE AID' 무대에 오르는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퀸의 멤버들이특히 프레디 머큐리가 공연장 안과 밖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몰랐다면 마지막 공연의 감흥은 훨씬 덜했을 것이다

악기가 특정한 음()을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진동해야 한다인산인해를 이룬 관객들을 바라보는 동안 프레디 머큐리의 눈동자는 얼마나 많이 떨렸을까그런 그의 눈동자는 또 다른 악기가 되어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전 세계를 울리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대표곡 '라디오 가가(Radio Ga Ga)'의 가사 "Radio, someone still loves you"가 아니라 "Everyone still loves you, Freddie fxxxing Mercury."라고 노래한다

'프레디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수성(Mercury)'처럼 뜨겁게 살다 간 한 뮤지션을 위한 열렬한 헌사다.

 

 

<끝> 

 

작성자 . 스샤

출처 . https://brunch.co.kr/@starshines/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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