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2022-09-29 22:50:52
[DMZ DOCS] 함께 호흡하고, 고뇌하고, 돌을 던지고, 소리를 지르며
영화 <일본해방전선, 산리츠카의 여름> 리뷰
1968년부터 1977년까지 오가와 신스케 감독은 7부작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이 '산리츠카 7부작'은 <일본해방전선, 산리츠카의 여름>, <일본해방전선, 산리츠카>, <산리츠카, 제2차 강제측량 저지투쟁>, <산리츠카, 두 번째 요새의 사람들>, <산리츠카, 이와야마에 철탑이 왔다>, <산리츠카 헤타부탁>, <산리츠카 5월의 하늘>의 7편의 영화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 정부는 베트남전에 더욱 효과적으로 물자를 보급하디 위해 공항을 신축하겠다 발표한다. 본래 예정지는 도쿄국제공항(현 하네다 공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치바 현의 도미사토 마을이었으나, 2500가구의 격렬한 반대로 산리츠카로 장소를 변경하였다. 일본 정부는 산리츠카는 유일하게 자민당 국회의원이 없는 지역이었고, 도시마토 마을보다 훨씬 적은 가구수를 가지고 있어 공항을 짓기 수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곳의 주민들은 대부분 개척민들이라 마을 내의 결속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의 판단과는 달리, 산리츠카의 농민들은 매우 격렬하게 저항했다.
공항을 건설한다는 것은 단순히 집을 빼앗기는 것에서 나아가 대대로 물려받아 평생을 바친 농지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통지는 이들의 전부를 빼앗아 가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산리츠카의 농민들과 학생 운동가들은 수 년간 격렬한 저항을 했고, 처음에는 평화 시위의 형태를 띄었으나 정부의 탄압으로 시위 참가자들이 부상을 입거나 체포되자, 각목을 들고 돌을 던지는 적극적 운동으로 변화하였다.
오가와 신스케 감독의 산리츠카 7부작은 이러한 탄압과 분투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카메라의 시점은 관찰자보다는 1인칭 주인공 시점에 가깝다. 함께 호흡하고, 고뇌하며, 돌을 던지고, 소리를 지른다.
이들이 간절히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객은 표면상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끝 무렵 버드 아이 숏을 통해 기름진 농지와 소박한 집들의 모습을 한눈에 담는 순간, 비로소 마음으로 느끼고 막대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Relative contents
-
- ?11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11월에 개봉하는 영화임에도 순제작비가 약 230억원 가량 들어간 영화 <서울의 봄>은 시사회 이후 호평과 함께 예고편 공개 이후 황정민 배우의 파격적인 변신과 특별출연으로 이준혁,정해인 배우까지 등장한다고 하니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의 봄'이란?] 1979년 10.26 사건으로 유신체제가 사실상 붕괴한 후 5.18 민주화운동이 신군부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힐 때까지 한국에 민주화의 희망이 찾아왔던 기간(1979년 10월 27일 ~ 1980년 5월 17일)을 일컫는 말
서울의 봄
12.12: THE DAY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41분
감독: 김성수
출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개봉: 2023.11.22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12월 12일, 보안사령관 전두광이 반란을 일으키고 군 내 사조직을 총동원하여 최전선의 전방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인다. 권력에 눈이 먼 전두광의 반란군과 이에 맞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비롯한 진압군 사이, 일촉즉발의 9시간이 흘러가는데… 목숨을 건 두 세력의 팽팽한 대립 오늘 밤, 대한민국 수도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이 펼쳐진다!
CINE PICK!
첫 시사회 이후 호평을 받은 <서울의 봄>은 예고편 공개 후 황정민 배우의 파격적인 비주얼로 기대를 불러일으켰고 11월에 개봉하는 영화임에도 232억이나 들어간 점, 정우성, 황정민에 이어 정해인, 이준혁 등 전 세대를아우르는 배우들의 대거 출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빅슬립
Big Sleep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4분
감독: 김태훈
출연: 김영성, 최준우, 이랑서 등
개봉: 2023.11.22
배급: 찬란
시놉시스
오늘도 거리를 헤매던 길호는 우연히 만난 기영의 호의로 하룻밤을 그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단지 하룻밤이지만 길호는 기영의 거친 태도 속에 다정함을, 기영은 길호의 믿지 못할 행실 속에 연약한 결심을 눈치챈다.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 나누고 싶은 마음 한 칸을 지켜낼 수 있을까?
CINE PICK!
영화 빅슬립은 김태운 감독이 10대 청소년을 위한 예술강사로 일하던 당시 경험을 녹여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오로라미디어상을 수상하면서 3관왕에 등극한 작품입니다.
아워 프렌드
Our Friend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미국 | 126분
감독: 가브리엘라 코우퍼스웨이트
출연: 다코타 존슨, 케이시 애플렉, 세이슨 세걸
개봉: 2023.11.22
배급: (주)디스테이션
시놉시스
두 딸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니콜과 맷부부. 어느 날, 니콜이 말기암 선고를 받고 맷은 점점 현실의 벽에 부딪혀 무너져 내리던 중 두 사람의 오랜 절친인 데인(이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다. 세 사람이 그려내는 눈부신 우정, 용기, 사랑에 관한 특별한 감동 드라마가 찾아온다!
CINE PICK!
다코타 존슨, 케이시 애플렉, 제이슨 세걸 이름만으로도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증하는 배우진이 참여했으며2015년 미국 에스콰이어 매거진에 게재되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까지 수상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샤인
Shine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05분
감독: 스콧 힉스
출연: 제프리 러쉬, 노아 테일러
재개봉: 2023.11.23
배급: (주)비싸이드 픽쳐스, 필립 스튜디오, (주)팝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1969년, 미치지 않고서야 칠 수 없다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전설적인 무대를 남겼던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 온전치 않은 정신으로 10년 동안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온 그는 빗속을 헤매다 우연히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운명적으로 피아노 연주를 다시 하게 된다 그가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순간, 레스토랑의 손님들은 단숨에 그의 연주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데이빗 헬프갓’의 눈부신 감동 실화! 그의 인생이 다시 빛나기 시작한다!
CINE PICK!
영화 <샤인>이 4k 리마스터링으로 다시한번 극장을 찾아왔습니다.호주 실화 영화 해최 추천 영화인 샤인은 데이비드헬프곳이라는 실존 인물을 그려낸 실화 이야기 영화로 제 69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수상을 비롯 세계 유수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
- 의도와 메시지까지 잡아먹은 장르영화로서의 실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재벌 그룹 회장의 혐의를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검사 '한지훈(박해수)'은 원하던 결과를 내는 데 실패하고, 그 대가로 국정원 파견 검사로 좌천된 후 국정원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그에게 원대 복귀의 기회가 찾아온다. 전 세계 스파이의 최대 접전지 선양에서 활동하는 국정원 해외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의 보고서가 전부 가짜인 것으로 밝혀지고, 한지훈은 내막을 파악할 특별감찰관으로 파견된다. 선양에 도착한 그는 임무 완수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일명 ‘야차’로 불리는 '지강인(설경구)'과 그의 팀을 의심하며 감시하고, 강인과 블랙팀은 이에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임무를 진행한다. 그러던 중 지훈은 보고서에 기재될 수 없었던 블랙팀의 진짜 임무를 알게 되고, 동북아 첩보전의 중심에 발을 내딛는다.
냉전 시기에도, 냉전이 끝난 후에도, 그리고 신냉전의 초입에서도 남한과 북한은 언제나 갈등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쉬리>, <의형제>, <베를린>, <용의자> 등과 같은 한국 첩보 영화는 남북 관계를 다루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남침한 북한 스파이와 남한 정보 요원 간의 치열한 액션과 정보전, 그리고 쉽사리 형언하기 힘든 우정의 형성은 마치 하나의 클리셰처럼 굳어졌다. 그래서일까? 최근 한국 첩보 영화는 새로운 매력을 찾아내기 위한 시도를 해 왔다. 남침한 북한 스파이가 아닌 북침한 남한 스파이가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공작>), 남과 북 사이의 첩보전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이해관계국 간의 이해타산을 냉정하게 그려내는 것(<강철비>)도 그 일환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야차>도 궤를 같이한다. <프리즌>을 연출한 나현 감독의 신작은 전 세계 스파이의 최대 접전지로 설정된 중국 선양을 배경 삼아 남다른 스케일과 이국미를 뽐낸다. 또 남북 관계를 탈피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끼칠 다른 국가들의 첩보전에도 상당한 비중을 부여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 국가의 권한을 위임받아 활동한다고 볼 수도 있는 스파이와 검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국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통찰도 담고 있다. 다만 변화를 위한 <야차>의 노력은 그저 제자리걸음 하는 데 그치는 듯 보이기도 한다. 포부에 걸맞지 않은 허술한 디테일과 짜임새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우선 제목이자 모티브인 '야차'의 의미를 살펴보면, <야차>가 첩보영화로서 풀어내고자 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인도 신화와 불교에 나오는 귀신 중 하나인 야차(夜叉)는 사람 잡아먹는 추악하고 잔인한 귀신이지만, 한편으로는 부처의 가르침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이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사실 작중 야차는 지강인의 별칭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야차>가 첩보 영화라는 점과 지강인과 한지훈이 각각 국가의 권한을 일부 위임받아 활동하는 스파이이자 검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야차'는 마치 토마스 홉스가 국가 권력을 성경 속 괴물 '리바이어던'에 비유한 것처럼 국제 관계 속 국가에 대한 은유 같기도 하다. 국가는 야차의 추악한 면과 선한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주인공의 조합은 국가의 이중성을 의인화하고 있다. 지강인은 제임스 본드로 대표되는 기존 첩보 액션 장르의 젠틀한 주인공들과 달리 무자비하고 잔혹하며, 거칠고 무례하다. 임무를 위해서라면 폭력과 협박도 불사하는 그는 의인인지 악인인지 분간이 어려우며, "정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조건 지켜내야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국제 질서 속 국가들의 모습을 의인화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강제력이나 구속력 있는 규범이 현실적으로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각 국가들의 정의는 결국 자국의 이익 추구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강인과 같은 첩보요원, 스파이는 이익이라는 정의를 쫓는 야차의 추악한 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한지훈은 야차의 고고한 면, 원칙과 명분에 따라 움직이는 국가의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첫 등장만 봐도 알 수 있다. 한지훈 검사는 뇌물 공여 및 주가 조작 혐의로 소환된 재벌을 수사하면서 반드시 혐의를 밝혀내겠다고 벼르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의욕과는 별개로 휘하 수사관들이 위법한 방식으로 증거 수집을 했음을 알게 되자 수사를 포기한다. "도둑놈 잡으려고 도둑질했어. 저것들이랑 다를 게 없잖아. 정의는 정의롭게 지켜야 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는 그가 판사 대신 사회 질서와 원칙, 법, 정의를 파괴하는 이들을 직접 심판대에 올리는 검사인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실제로 그는 특별감찰관으로서 지강인과 그의 팀이 사용하는 수단이 정당한 지를 거듭해서 감시한다.
야차의 이중적 의미는 이 작품이 첩보물이자 동시에 버디 영화인 이유이기도 하다. 지강인과 한지훈의 대립 구도는 본질적으로 야차의 이중성이 충돌하는 것이고, 결국 국가의 역할과 기능 앞에 놓인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어 첩보물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는 둘의 관계와 관계성이 바뀌는 과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한다. 강인과 지훈의 육탄전이 되기도 하고, 코미디에 가까운 기싸움이나 대화 장면에서 은연중에 가치관의 대립이 드러나기도 하고, 아예 정보전의 양상을 뒤바꾸는 결정적인 계기이자 복선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야차>는 이를 정석적으로, 또 정반합적으로 풀어낸다. 우선 초반부는 지강인과 블랙팀을 만난 지훈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훈이라는 인물의 신념은 정당한 수단이 정당한 결과를 낳는다는 통념과 상식에 보다 부합한다. 그래서 영화는 그가 선양시에 도착한 순간부터 그의 시선으로 작전 내용이나 인질 대우 방식, 블랙팀의 운영 체계를 살펴보게 하면서 강인과 지훈 간의 갈등과 서스펜스를 점진적으로 고조시킨다. 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는 오프닝에서 단편적으로나마 드러난 지강인의 과거, 그리고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강인과 팀원들의 치열한 사연을 토대로 물음을 던진다. 정의라는 목적만큼이나 수단도 정의로워야 한다는 지훈의 시각에 거듭 균열을 내는 것이다.
그리고 강인과 지훈이 서로의 비판과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영화는 상반된 가치관을 지닌 두 인물이 파트너가 되어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실제로 한지훈은 잡아넣는 데 실패했던 재벌 그룹 회장을 기어코 구속 수사하는 데 성공하는데, 이를 두고 동료 검사는 명분 만을 강조하던 지훈이 마침내 변했다고 이야기한다. 마찬가지로 지강인 역시 지훈에게 법과 원칙을 개뼛다구로 보는 놈들을 찾았다면서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건다. 두 인물은, 곧 야차는 합동 작전을 수행한 끝에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을 두고 마침내 합의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야차>는 제목과 모티브에 버디 영화와 첩보물이라는 장르적 재미를 더해 큰 그림을 그려낸다.
문제는 가치관이 전혀 다른 두 인물이 하나의 결론에 다다르고, 차이 대신 공통점을 인정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매력적이지 않고 설득력도 없다는 점이다. 일단 한 인물에게만 무게감이 쏠린 나머지 매력적인 버디 영화로 보이지 않는다. 두 주인공의 목적의식, 사건에 뛰어드는 동기의 층위가 불균형하기 때문이다. 한직인 국정원 파견 검사에서 벗어나 본청으로 복귀하겠다는 목적을 지닌 한지훈의 각오에 비해, 첩보 임무와 개인적인 복수를 함께 실행에 옮기려는 지강인의 목적은 한에 사무쳐 있다. 이처럼 감정선의 차원이 다르다 보니, 필연적으로 균형추는 지강인에게 쏠리고 만다.
또 한지훈이라는 캐릭터 자체도 도구적이고 수동적인 인물로 그려지다 보니 마지막 반전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지 않다. 그가 거듭 명목적으로 옳은 길을 추구하는 이유는 명시적으로 밝혀지지 않으며, 그는 사건을 주도하기보다는 계속해서 사건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그래서 한지훈은 지강인의 카운터 파트너로 활용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설정된 캐릭터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이는 그간 <슬기로운 감빵생활>, <오징어 게임> 등에서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로 분했을 때 박해수라는 배우가 빛났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측면이다. 그 결과 러닝타임 내내 지강인의 존재감은 확실하지만, 다른 캐릭터와의 합에서 느껴져야 할 영화적인 시너지는 찾기 어렵다. 양동근, 이엘, 송재림, 박진영이 연기한 블랙 팀의 존재감도 미미한 나머지 <야차>는 마치 설경구의 솔로 무비 같다.
첩보 액션 영화로서도 만족스럽지 않다. 오프닝을 장식하는 과감한 카레이싱과 대만 로케이션은 인상적이지만, 그 이후에는 눈을 사로잡을 만한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연이은 총격전과 육박전은 비슷한 시퀀스들의 연속과 반복에 불과하다. 중국 공안과의 총격전처럼 사실적이기보다는 다소 과장된 모습의 액션 연출은 액션의 밀도나 강렬함을 역으로 떨어뜨린다. 또한 익숙하고 안전한 클리셰들의 반복은 고조되던 긴장감을 되려 약화시킨다. 김씨 일가의 자산관리 담당자 혹은 그 담당자의 자녀가 망명을 요청한 것이나, 두더지라고 불리는 정보기관 내 이중첩자의 존재, 남북한의 화합을 가로막는 제3 국의 방해 공작 등은 꼭 첩보 영화가 아니더라도 박훈정 감독의 <브이아이피> 같은 작품에서 이미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설정이다.
심지어 <야차>는 조악한 화법 때문에 한 편의 정치적 프로파간다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야차>는 두 주인공을 내세워 정의를 이루는 수단의 정당성에 대해서 논하는 작품이며, 그 정당성을 둘러싼 이견은 이야기 전개의 주된 동력이 된다. 반면에 두 주인공, 곧 국가가 추구해야 할 정의와 첩보 영화의 측면에서 보면 국가가 국제적으로 추구해야 할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는다. 작중 남북의 화합과 협력은 이익이고, 이를 방해하려는 일본의 공작은 정의에 반하는 것이며, 이는 마땅히 수용되어야 할 전제로 여겨진다. 일본의 공작을 전범 기업 및 국내 재벌 기업과 관련지으면서 손쉽게 '악'으로 단순화하는 마무리가 대표적이다.
이는 정치적 방향성이나 호불호와는 별개로 영화적으로 아쉬움을 남기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익숙한 구도와 손쉬운 전개, 감정에 호소하는 접근법을 통해 메시지나 주제의식을 정당화하려는 얄팍한 인상이 남기 때문이다. 선악의 구분 없이 국익과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국제정세를 다각도로 포착하려던 시선이 돋보였던 <강철비>, 동포로서의 동질감이나 일체감에 기대는 감정적 호소 대신 남과 북의 특수한 외교적 관계를 스토리텔링의 동력으로 삼았던 <모가디슈>와 비교해보면 <야차>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끌며 순항 중인 <야차>는 버디무비의 묘미도, 액션 영화의 짜릿함도, 첩보 영화의 긴장감도 보여주지 못한다. 첩보 영화이기에 시도할 수 있었던 깊은 사회적 통찰도 그 한계만 보여줄 뿐 이렇다 할 감흥을 남기지 못했다. 그 때문인지 본래 극장 개봉을 계획했으나 끝내 넷플릭스로 향한 <야차>의 선택은 상업적 측면에서 볼 때 최선의 선택 같아 보인다.
D(Dreadful, 끔찍한)
무거운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지탱하기에는 한없이 빈약했던 장르적 완성도
-
- 시선을 돌리는 순간 조각나는 믿음
좋은 사람 (Good Person, 2020)
개봉일 : 2021.09.09
감독 : 정욱
출연 : 김태훈, 이효제, 김현정, 김종구, 박채은
시선을 돌리는 순간 조각나는 믿음
“나는 너를 믿어.” “너는 그럴 사람 아니잖아.” “걔는 그럴 애 아니야.” 상대의 마음과 입장은 생각하지 않은 채 내 눈에 보인 타인을 평가하는 말들. 이 말에 담긴 믿음은 상대에게 묵직한 무게감과 책임을 떠넘긴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습게도 상대를 보는 시선의 각도가 조금이라도 변하는 순간, 아주 가벼운 휴지조각처럼 휙 뒤집히곤 한다.
<좋은 사람>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영화는 이젠 자신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경석이 그가 가르치는 학생 세익을 바라보는 시선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우리에게 질문을 건넨다. “여기서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끝을 보고, 뒤통수를 한대 맞은 것처럼 얼얼한 듯한 느낌을 안고 상영관을 나왔다. 멍한 기분이었다. 믿음이라는 게 말 한마디라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이토록 간사하고 얇은 것이었구나. 내가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려 노력해도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구나. 싶었다. 사실 나라고 영화 속 경석과 다른 사람인 건 아니다. 나도 완벽히 착하고 좋은 사람이 아닌, 이런 사람이란 걸 아는데, 알면서도 경석을 통해 나를 보고 나니 더 허탈한 느낌이었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배경을 갖고 있어서 그런진 몰라도 <좋은 사람>은 전체적으로 차가운 느낌이 든다. 딸 윤희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CCTV도 블랙박스도 또 다른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경석이 믿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사건에 얽힌 트럭 운전사, 세익은 경석에게 사고 당시의 상황을 말하지만 경석은 둘의 말을 믿지 못한다.
지갑 도난 사건에 있어서는 너의 말을 무조건 믿을 것이라고 말하던 착한 선생님이었던 경석은 세익이 자신의 일에 엮이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끝없이 의심하고 분노하며 감정을 토해낸다. 그런 경석 앞에 선 어린 소년 세익은 죄송하다, 억울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세익은 이미 자신을 의심하고 있는 경석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도망칠 뿐이다. 죄책감이, 어른들의 압박이 무서웠겠지. 안타깝고 답답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전여빈 배우님 주연의 <죄 많은 소녀>가 함께 떠오르기도 했다. 어떠한 아이인진 잘 알 수 없지만 왠지 상황상 좋은 사람은, 착한 학생은 아닐 것 같다는 상황에 내몰린 인물들. 그리고 휘몰아치다 결국 벽을 무너트려버리는 감정의 소용돌이까지. 두 영화는 어딘가 닮은 것처럼 느껴진다. 이 두 영화를 연달아 보게 된다면.. 아마 마음에 내상이 제대로 생길지도 모르겠다.
<좋은 사람>은 경석 역을 맡은 김태훈 배우님의 곧 갈라져 버릴 것만 같은 위태로운 감정 연기와 세익 역을 맡은 이효제 배우님의 성장이 특히 눈에 띄는 영화였다. 가장 최근에 김태훈 배우님을 본건 드라마 <나빌레라>에서였는데, 은은한 따뜻함을 가진 인물 기승주를 연기하던 그가 이런 퍼석한 인물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 낯설면서도 새로웠다. 죄책감, 분노, 혼란을 한곳에 담아낸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몇 년 사이에 쑥- 성장한 이효제 배우님의 변화가 정말 놀라웠다. 2016년 <가려진 시간>에서 강동원 배우님의 아역으로 출연했던 그 아이가 이렇게 자랐다니.. 처음엔 못 알아보고 시간이 꽤 지나서야 알아봤다. 아이들은 금방 자란다더니만 (나만 모르는 새..) 정말 멋지게 잘 자랐다. 5년 전보다 훨씬 깊어진 배우님의 눈빛을 보고 있으니 앞으로 다가올 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좋은 사람 시놉시스
고등학교 교사 ‘경석’(김태훈)의 반에서 지갑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같은 반 학생이 ‘세익’(이효제)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경석’은 ‘세익’을 불러 어떤 말을 해도 믿을 테니 진실을 말하라고 하지만, 세익은 무조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날 밤, 학교에 데려왔던 ‘경석’의 딸 ‘윤희’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또다시 ‘세익’이 범인으로 지목되는데…
의심하는 순간 모든 것이 흔들렸다. 의심과 믿음 그 사이에 좋은 사람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실수해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어... 잘못을 되돌릴 이 기회 놓치지 말자.”
경석의 반에서 지갑 도난 사건이 발생한다. 아이들은 모두 모른다며 입을 열지 않고, 반에서 가장 말 없는 아이 세익이 목격자인 동규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된다.
경석은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고, 돈을 잃어버린 학생 광열에게 대신 돈을 건네며 누가 보기에도 착한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도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학생들에게 너희들을 믿겠다며, 잘못해도 뉘우치고 되돌리는 과정을 통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근데 나는 그 말이 든든하고 믿음직스럽다기보단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무조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너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니 실수를 모두 되돌려야만 한다고, 이 일은 너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넌 아니라고 하고, 누군 봤다고 하고. 난 둘 다 믿을 거야. 난 네가 여기 쓴 거 다 믿을 거야.”
경석은 조용히 세익을 불러 상황을 묻는다. 새벽에 일하는 부모님에 대해 전할 이야기도, 미래에 대해서도 별생각이 없다며 입을 열지 않는 세익을 앞에 두고 앉아있던 경석은 윤희를 데리러 가야 한다는 초조한 마음에 밀려 세익을 상담실에 방치하고 떠난다.
경석은 세익이 무슨 말을 써내든 다 믿을 거라고 약속했다. 한 사람의 말만 들어선 안되니 범인으로 지목된 네 말도 다 들을 것이라고. 하지만 세익이 딸 윤희의 교통사고에 연관되자 그 믿음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갑자기 아이가 튀어나왔다고 진술하는 트럭 운전자의 말을 들은 경석은 처음엔 “아무 책임 안 지려고 거짓말하는 거야.”라고 반박하며 세익을 당장 만나겠다는 지현을 말리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려 노력한다. 누구를 의심하고 미워한다는 건 의심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의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 믿어주신다고 했잖아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해요.”
한번 흔들린 믿음은 세익의 서랍에서 지갑이 발견되자 급속도로 무너져 결국엔 사라져버린다. 자신을 피하고 아르바이트마저 갑자기 관둔 세익의 행동과 서랍에서 나온 도난당한 지갑. 경석의 눈에 세익은 이미 지갑도 훔치고, 윤희를 찻길로 밀고 거짓말하는 범인이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았다. 세익은 범인이 아니었다. 그는 그저 윤희를 몸으로라도 막았어야 했다는 후회와 자신의 잘못을 주장하는 어른들에게 쫓겨 겁에 질린 채 도망치고 있는 아이였다. 도와주고 싶어 데려온 윤희는 “아빠한테 가자”는 세익의 한마디에 싫다며 찻길로 달려나갔고 사고를 당한다. 다 믿는다던 선생님은 이성을 잃고 세익을 내몰아가고, 세익은 정황상 이미 나는 나쁜 사람이 되어있었다. 평소에도 마음에 담긴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아이가 이런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입을 떼고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을까.
세익은 차라리 자신이 용서받을 수 없는 나쁜 사람으로 남고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던 법을 모르던 아이는 매번 상황에 맞춘 거짓말로 순간을 모면했고, 진실을 말해도 달라질 건 없으니 차라리 자신을 탓하며 머리를 내려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전하지 못할 말을 흘릴 바엔 피를 흘리며 상황을 정리하는 게 더 빠를 거라고 세익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 모든 상황을 만든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 엉킬 대로 엉켜버린 경석과 지현의 사이? 닫혀있던 세익의 입? 윤희 앞에서 경석을 의심하고 미워하는 모습을 보여준 지현의 행동? 모르겠다. 누구도 딱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순 없었다.
오히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들은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경석도 좋은 사람이 되려 나름대로 노력했다.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술도 끊었고 학생들에겐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가까이 지내기 위해 노력했다. 지현은 윤희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고 윤희는 그런 엄마를 잘 따랐다. 세익은 정황상 경석에게 앙심을 품고 윤희를 데려간 범인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의견을 건네는 방법을 몰랐을 뿐, 나쁜 일을 저지를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오히려 큰엄마에게 신세 지지 않으려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력했던 착한 아이였다. 그렇다면 세익을 용의자로 올린 사람들이 잘못했느냐. 그 또한 아니다.
대체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사람은 정말 입체적인 존재다. 한 사람을 오래도록 봐왔고, 잘 안다고 생각해도 언젠가 그의 다른 모습을 목격하고 놀라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무서울 만큼 입체적인 사람이란 존재를 좋음/나쁨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며 누군가의 질문에 “그 사람은 착해. 그럴 사람 아니야”라고 표현하는 게 정말 맞는 걸까? 물론 범죄를 저질렀거나 큰 잘못을 저지른 누가 봐도 나쁜 사람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좋은 사람이라.. 참 정의하기 힘든 단어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
- [SIWFF 데일리] 지구는 오렌지처럼 파랗고, 일상은 전쟁처럼 평화롭다
지구는 오렌지처럼 파랗다
The Earth Is Blue as an Orange
Cast
감독: 이리나 칠리크
Synopsis
싱글 맘 ‘안나’는 아이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돈바스의 전쟁 지역 최전방에 살고 있다. 영화에 대한 사랑이 깊은 ‘안나’ 가족은 전쟁 속 자신들의 삶을 영화로 찍어 나간다. 그들에게 있어 트라우마를 작품으로 만든다는 것은 인간으로 남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다. (출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Review
영화 상영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굉음이 들려옵니다. ‘사운드 조정이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등골이 오싹해지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아, 이게 바로 전쟁의 소리구나. 러시아와의 국지전이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사는 ‘안나’ 가족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는 오렌지처럼 파랗다>는 사운드 하나만으로 늘 포격의 위험이 도사리는 전쟁의 중심지로 관객을 데려갑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안나’ 가족의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 ⊙ ⊙
고통을 견디며 삶의 터전을 지키는 사람들
무너진 건물,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 포탄이 떨어진 흔적, 도로를 달리는 군용 트럭. <지구는 오렌지처럼 파랗다>에는 전쟁의 피해가 그득한 돈바스 지역과 그 안에서 고통을 고스란히 견디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민들은 전쟁에 익숙해진 모양입니다. 포탄이 떨어졌을 때 고막이 찢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웃으며 줄줄 읊어대는 돈바스의 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죠.
‘안나'의 아이들은 인터뷰 장면에서 전쟁 지역에서 사는 소회를 털어놓습니다. 포탄이 집으로 날아오는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감각이 생겼다는 아이, 전쟁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더 착한 아이가 될 수 있었을 거라며 서글프게 미소 짓는 아이, 모든 걸 사라지게 한 전쟁이 공허하다고 고백하는 아이. 도대체 아이들에게 이러한 트라우마와 고통을 안기면서까지 러시아는 무얼 얻고자 하는 걸까요?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포격에 대비해야 하는 ‘안나' 가족과 돈바스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들이 그곳을 떠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위험을 무릅쓰고 터전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마냥 답답해할 수만은 없습니다. 폭력으로 터전을 파괴하는 사람들에게 대항하는 법은 그 안에서 삶을 지속하는 방법뿐이니까요. 만약 돈바스 지역을 지킨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 전쟁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상으로 치달았을 겁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인 돈바스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주요 갈등 지역 중 한 곳입니다. 2014년 3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무력 점령했고, 뒤이어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돈바스의 일부 지역을 점령했습니다. 2015년 휴전 협정이 이뤄졌으나, 국지전은 끊이지 않았죠. <지구는 오렌지처럼 파랗다>는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점령한 이후, 돈바스 지역에서 끊임없이 벌어진 국지전의 실상을 '안나' 가족의 목소리로 고발하는 작품입니다.
전쟁의 아픔을 딛고 이제 좀 살아보려고 애쓰는 '안나' 가족의 이야기가 알려진 지 고작 2년 만에 러시아의 공격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올해 자행된 침공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우크라이나의 전시 상황이 이렇게 오래 지속된 일인지 몰랐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참동안이나 오랜 전쟁의 시간을 견뎌온 돈바스 주민들을 향한 안타까움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 ⊙ ⊙
전쟁 속에서 삶을 지탱하는 법
'안나' 가족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쟁통의 비참한 가족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비극을 아등바등 견뎌내지 않고, 어쩐지 평화롭기까지 합니다. 악기를 연습하고, 실을 묶어 흔들리는 이를 뽑고,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졸업 공연을 진행하고, 대학 합격을 기원하며 연등도 날립니다. 비록 졸업 사진의 배경이 무너진 건물이고, 그 사이로 군용 트럭이 지나가지만요.
그들이 이렇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살아낼 수 있는 힘은 다름 아닌 영화 제작에서 비롯됩니다. <지구는 오렌지처럼 파랗다>는 영화를 찍는 가족을 찍는 영화입니다. 그들은 집 한쪽 벽면에 검은색 천을 걸어 인터뷰 공간을 만들고,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전시 상황의 돈바스를 묘사하는 영화를 만듭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어 각본을 쓰고, 영화를 연출하죠. 언제 포탄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포탄이 날아오는 척 연기하며 영화를 찍습니다.
‘안나’ 가족은 황폐해진 도시에서 좋아하는 영화 촬영에 있는 힘껏 집중합니다. 그들에게 영화는 삶을 지탱하는 방법인 동시에 돈바스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는 방법이죠. <지구는 오렌지처럼 파랗다>는 영화를 찍는 ‘안나’ 가족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면밀히 들여다보며, 전쟁 속에서 한 가족이 어떻게 삶을 영위해 나가는지 보여줍니다.
⊙ ⊙ ⊙
<지구는 오렌지처럼 파랗다>는 프랑스 시인 폴 엘뤼아르의 시를 차용한 제목입니다. 파란 오렌지, 오렌지 같은 지구. ‘파랗다, 오렌지, 지구'는 논리적으로 전혀 연결되지 않는 단어들입니다. 그러나 ‘지구는 오렌지처럼 파랗다’라는 문장 안에서만큼은 세 단어가 모두 동등하게 존재하죠. 돈바스의 ‘안나’ 가족에게는 ‘전쟁, 평화, 일상’도 이와 같습니다. 전쟁도 일상이고, 평화도 일상이고, 결국 전쟁은 곧 평화인 거죠.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단어들이지만, 그들의 삶 속에 세 단어는 동등하게 존재합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전쟁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일상은 전쟁처럼 평화롭습니다.
Schedule in SIWFF
2022.08.27(토)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관 10:00
2022.08.28(일)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9관 20:30
-
- 어디갔을까? 엄마 이전의 나 자신으로 살던 삶은.
‘나 자신’으로만 살던 내가 아이를 낳고 ‘워킹맘’으로 불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고단한 수식어가 붙은 삶을 살게 되었다. 엄마인 나와, 직업인 나라는 2인분의 인생. 한 사람이 갖는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사회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하기에 녹록지 않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엄마라는 역할과 나 자신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가, 하나를 포기하던가. 후자로 마음이 저울이 기울게 되는 순간, 엄마가 된 이상 엄마라는 단어를 지울 수는 없으니, 나 자신은 사라지고 엄마가 남게 되는 일이 대부분이 된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기꺼이, 우리는 그렇게 엄마로 살아가게 된다.
버나뎃은 최연소 맥아더상을 수상한 천재건축가이다. 남성들의 영역이었던 그 시절 건축계에서 독보적인 아이콘이 되었지만, 유망한 프로그래머인 남편 ‘엘진’을 따라 LA에서 시애틀로 이사를 온다. 네 번의 유산을 겪고, 어렵게 낳은 딸은 심장이 약한 상태로 태어나, 출생 후 여러번의 수술을 받게 된다. 버나뎃은 자신을 지우고 딸 ‘비’의 엄마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그렇게 건축계를 떠나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그 딸이 어느새 중학교 졸업반이 되었다.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사교적이지 않은 성격을 넘어 사회불안장애라 칭해도 될 만큼 타인과 함께 있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 인 탓에 도움이 필요한 일은 온라인 비서 만줄라에게 의지하고 자발적으로 고립된 삶을 택하고 있으면서도 딸에겐 한없이 다정한 엄마 버나뎃.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여행을 하는 것도 원하지 않지만, 딸 ‘비’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합격하며 가족이 함께 떠나는 남극 여행을 소원으로 말하자 어쩔 수 없이 남극행 티켓을 끊는다. 남극여행을 어떻게 가야 하나 두려움과 피하고 싶은 마음들이 겹겹이 쌓여 예민함을 표출하는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 오랜만에 친구이자 동료인 폴을 만나, 남편이나 딸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데, 폴은 그녀에게 간단한 처방을 내린다. ‘너같은 사람은 창작을 해야해. 그러지 못하면 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하나야. 다시 일을 시작하고 뭐라도 만들어.’
버나뎃은 폴과의 대화 이 후 피하고 싶었던 남극여행을 적극적으로 준비한다. 아주 다른 공간인 남극을 여행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와중에 FBI가 찾아온다. 버나뎃이 의지하고 있는 만줄라, 그러니까 온라인 비서시스템이 러시아 범죄조직의 위장회사이며, 이들은 버나뎃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이용해 이들 부부의 재산을 뺏으려 하고 있다.FBI와 심리치료사가 집으로 들이닥쳐, 버나뎃이 지내고 있던 조용한 일상을 뒤흔들고 버나뎃은 떠나버린다. 문제가 생기자 건축계에서 떠나버렸듯, 또 문제를 두고 도망가버렸다고 생각하는 ‘엘진’ 과 엄마를 찾아가고 싶은 ‘비’
예정되어 있던 남극으로 항하는 버나뎃은 생각보다 사람들과 부딪힐 일은 적었고, 밤이 없는 세계, 사람도 거의 없는 대자연에서 버나뎃은 자유를 느끼고,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고, 열망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한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를 차단했던 20년을 지나온 뒤, 마치 스위치를 켠 것 처럼 아이와 남편이 없는 환경에서 본능적으로 자신의 마음만을 따라간다.
이웃을 상대하기도 싫고 타인과 함께 있는 것은 너무 싫지만, 가족에게는 따듯한 사람. 집안에 싹튼 새싹을 위해 능숙하게 카펫을 찢는 사람. 버나뎃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 있었을까?
버나뎃의 주변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 유튜브 영상같은 타인의 이야기만 듣고 주인공의 마음을 직접 듣지 않는다.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한 행동이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세상. 빠르게 변화하고, 정해진 길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하고 싶은 가치를 추구하며,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고 싶었던 게 아닐까. ‘삶은 계속 따분해지는데, 그것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뿐’ 이라고 폴에게 울먹이며 말하던 버나뎃을 떠올린다. 버나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엄마로 사느라 꺼내지 못한 열망을 품고 얼마나 끙끙 거리고 있었을까?
버나뎃처럼 화려했던 과거가 아니더라도 모든 엄마들에겐 엄마가 되기 전의 자기자신으로 살던 인생이 있었다. 그 삶은 지금 어디 갔을까? 지금 나자신은 사라지고, 엄마와 아내 딸과 며느리의 역할만 남아 있는 것 처럼 느끼는 누군가가 있다면, 버나뎃이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따분한 삶을 재미있고 가치있게 만들수 있는 것은 나자신이다.
-
-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 '잿빛 도시를 향해 뿜어진 붉은 복수심과 광기’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개봉일 : 2008.01.17 (한국 기준)
감독 : 팀 버튼
출연 : 조니뎁, 헬레나 본햄카터, 앨런 릭먼, 티모시 스폴, 시챠 바른 코헨, 제인 와이즈너, 제이미 캠베 바우어
‘잿빛 도시를 향해 뿜어진 붉은 복수심과 광기’
잿빛으로 물든 세상에 빛과 구원은 없다. 파랗게 질려버린 하늘만 남아있을 뿐.이발사 벤자민 바커는 탐욕으로 가득 찬 터핀 판사에 의해 모든 걸 빼앗긴다. 따스하게 내리쬐던 햇볕 아래 아름답게 피어난 꽃처럼 아름다운 아내와 딸을 잃은 그에게 남은 건 복수와 악에 받친 광기뿐이다.
<스위니 토드>엔 팀 버튼 감독 특유의 음울한 색채가 가득 담겨있다. 권력에 의해 인생을 약탈당한 벤자민 바커는 ‘스위니 토드’라는 새로운 이름을 짓고, 재를 뿜어내고 있는 새까만 도시로 돌아온다. 무채색에 가까운 낮과 밤. 스위니 토드가 바라보는 무채색의 도시엔 고유한 아름다움과 색을 뽐내고 있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갇혀있는 듯 정적이고 새까맣다. 하지만 그중, 유독 강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색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빨간색이다. 복수, 광기라는 단어와 빨간색이 합쳐지면, 이 색이 무엇을 뜻하는지 대략 감이 오지 않는가.
이 이야기는 마치 언젠가 유행했던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같다. 선혈이 낭자하고, 단단할 거라 예상했던 사람들의 신체가 한순간에 뭉개진다. 모자람 없이 기괴하다. 다소 잔인하기도 하며 허망하다.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해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으로 돌아온, 복수심만 남은 잔혹한 이발사의 이야기에 희망 따윈 존재할 수 없었던 걸까.
스위니 토드 시놉시스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함께 행복한 남자 벤자민 바커(조니 뎁). 그러나 자신의 아름다운 아내를 탐한 악랄한 터핀 판사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다. 그 후로 15년. 아내와 딸을 되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복수를 위해 스위니 토드로 거듭나 이발소를 연다. 그날 이후 수 많은 신사들이 이발하러 간 후엔 바람같이 사라져 나타나지 않고, 이발소 아래층 러빗 부인(헬레나 봄햄 카터)의 파이 가게는 갑자기 황홀해진 파이 맛 덕분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데. 그런데 스위니 토드의 사랑하는 아내와 딸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난 바커가 아냐. 그는 죽었어.”
아름답고 다정한 아내, 작은 숨을 내쉬고 있는 딸을 품에 안았던 벤자민 바커는 이제 없다. 벤자민 바커 가족이 떠나고, 그의 면도 칼이 2층 마루 밑에 묻힌 날. 벤자민 바커라는 인물은 사라진다. 터핀 판사에 의해 끌려간 감옥에서 지옥 같은 15년을 보낸 그에게 남은 건 스위니 토드라는 새 이름과 분노뿐이다. 다시 돌아온 런던은 15년 전 그날에 비해 더 진한 잿빛이 되어있었다. 어둠 속에 갇혀있던 면도칼과 이발 도구가 다시 주인의 손으로 돌아간 날 밤. 스위니 토드는 면도칼을 들고 이제 곧 루비처럼 새빨간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 말한다.
러빗 부인은 아내 루시가 독약을 먹었다며 스위니 토드가 떠난 후에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해 준다. 자신의 수모로도 모자라 사랑하는 아내를 농락하고, 거기에 얼굴도 제대로 본 적 없는 어린 딸을 데려간 파렴치한이라니. 스위니 토드의 분노는 하늘 끝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 아직 살아있는 딸을 만나기 위해, 저 위층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터핀 판사를 한 번에 잡기 위해서.
스위니 토드는 때를 기다리며 수많은 사람들의 목을 긋는다. 서서히 광기에 말려들고 있던 그는 자신의 정체를 들킬 위기에 처하자 폭발해버린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물을 끓이고 있던 주전자로 피렐리의 머리를 내리친 순간, 15년간 쌓아왔던 분노와 원망, 광기가 터져 나온다. 한 번에 터져 나온 그것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러빗 부인은 스위니 토드의 옆에 딱 붙어 그가 살해한 사람들로 파이를 만들기 시작한다. 육즙이 줄줄 흐르는, 먹음직스러운 파이를.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래 있는 사람들을 잡아먹는 세상이다. 스위니 토드와 러빗 부인, 그리고 어린 토비는 아래 계층에 있는 사람, 러핀 판사와 그의 수족인 비들은 그 위에 서 있는 사람이다. 러핀 판사는 피고인보다 높은 판사석에 앉아 무심하게 교수형을 선고한다. 피고인은 어린아이였고, 진짜 범인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범인인지 확실치 않아도 어차피 죄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말 할 뿐.
러핀 판사는 높은 곳에 앉아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가진 거라곤 사랑하는 가족뿐인 벤자민 바커의 가정을 파탄 내고, 그의 아내를 미치광이로 만들고, 홀로 남겨진 딸, 조안나를 자신의 집에 가둬둔다. 그리고 악을 구원하겠다며 어린 조안나와의 결혼을 결심한다.
스위니 토드와 러빗 부인은 어차피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이니, 아랫놈이 윗놈을 잡아먹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면도를 하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간 남자들은 목이 그어진 채 건물의 지하로 떨어져 완전한 죽음을 맞이한다. 아랫놈을 잡아먹는 윗놈에 대한 복수심으로 시작된 잔혹한 일이었다.
근데 이 복수가 참 아이러니한 게, 결국 스위니 토드의 손에 죽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와 비슷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스위니 토드에게 죽은 사람들은 모두 연고가 없는 남자들이다. 우아한 옷을 차려입고, 부채를 펄럭이는 아내와 함께 온 남자는 연고가 있다는 이유로 무사히 살아돌아가고, 그렇지 못한 남자들은 스위니 토드의 손에 죽게 된다.
이 이야기의 아이러니함은 스위니 토드가 딸 조안나와 마주치는 순간과 루시의 목을 긋는 순간 절정에 이른다. 복수에 성공한 직후, 단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딸의 얼굴을 마주한 스위니 토드는 딸에게 내 얼굴을 잊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아는 사이지 않냐고 물어오던 아내의 목을 긋는다.
그토록 궁금하고 그리웠던 딸에게 건넨 유일한 한마디는 나를 잊으라는 명령이었고, 사랑하는 아내를 죽인 건 러핀 판사가 아닌 광기로 가득한 자기 자신이었다.
스위니 토드는 뒤늦게 사실을 알고 러빗부인을 오븐에 가둬 태워버린다. 복수는 모두 성공했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나의 면도칼에 목을 베인 아내와 얼굴조차 제대로 마주한 적 없는 딸의 존재뿐이다. 스위니 토드가 토해낸 피는 루시의 얼굴을 타고 흘러 바닥에 닿는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끈적하게 더러워진 바닥 틈새를 파고든다.
이 복수 계획은 무엇을 위해 존재했던 걸까. 라고 묻는다면 명확히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그 또한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다.
고귀하지 않다고 여겨지던 자의 피는 벽과 바닥을 타고 톱니바퀴 위에 떨어진다. 피는 톱니바퀴 사이를 파고들고, 톱니바퀴는 묵직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피는 흐르고 흘러 결국 지하보다 더 깊은 지하. 하수구를 타고 흐른다. 그들의 피는 사회라는 커다란 기계를 돌리는 톱니바퀴 사이에서 사정없이 짓이겨지고 있다. 정의가 사라진 사회에서 윗사람이 되지 못한 사람들의 피는 점점 더 아래로, 더 깊은 곳으로 흘러내려갈 뿐이다.
-
- 신과 함께2 인과 연, 존버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 영상엔 스포일러가 아주아주 가득합니다!
** 영화에 대한 '무분별한' 비하나 비난의 의도는 없습니다.
신과 함께2 : 인과 연이 개봉했습니다.
1편에선 신파 함께로 실컷 놀림 받았는데,
2편은 뜬금없는 쥬라기월드와 존버로 기억되진 않을까 걱정됩니다.그래도 이 영화는 성공할 겁니다.
그리고 3편이 나올...#신과함께인과연 #패러디 #신과함께2
-
- 소름끼치는 결말까지 시즌1 34분 만에 몰아보기 결말해석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사용중인 이어폰 : 저지연 무선이어폰 GTW270 hybrid
지옥 결말해석
-
-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재개봉 예고편
당신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인가요?
어김없이 홀로 새해를 맞은 서른두 살 ‘브리짓’
그런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정반대의 두 매력남.
내 여자에게만 다정한 스윗남 ‘마크’와
사랑에 직진하는 ‘다니엘’ 사이에서
그녀의 다이어리는 행복한 상상으로 채워지는데…
‘브리짓 존스의 일기’ 첫 페이지가 시작됩니다.
-
- 넷플릭스 <쿵푸팬더 : 용의 기사> 공식 예고편
수상한 족제비 한 쌍이 위험천만한 네 개의 무기를 노리자, 포는 집을 떠나 지구를 누비는 여정에 나선다. 구원과 정의를 위해! 그 와중에 고지식한 영국 기사 '방랑자 블레이드'와 파트너가 되는 포.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두 전사는 마법의 무기를 찾아 위험에 빠진 세상을 구하는 대모험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