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11-30 21:35:57
넷플릭스 12월 신작
넷플릭스 12월 신작
넷플릭스 12월! 신작 추천5편
종이의집: 공동경제구역 파트2
통일 한국의 조폐국을 강도단이 장악했다
인질들이 건물 안에 갇혀 있는 상황
경찰은 어떻게든 빨리 강도들을 제압하고,
이 작전을 설계한 수수께끼의 인물을 찾아내야 한다
크리에이터: 김홍선, 류용재, 김환채, 최성준
출연: 유지태, 김윤진, 박해수, 전종서, 이원종, 박명훈, 김성오, 김지훈, 장윤주, 이주빈, 이현우, 김지훈, 이규호, 임지연 등
장르: 범죄, 한국드라마, 스릴러
공개: 12월 9일
솔로지옥2
새로운 싱글 출연자들이 사랑을 찾아 외딴섬에 모였다
특별한 사람과 함께 이곳을 탈출해 호화롭고 로맨틱한
휴양지로 떠나게 될 사람은 누구인가?
크리에이터: 김재원, 김나현
출연: 홍진경, 이다희, 규현, 한해
장르: 경쟁, 리얼리티
공개: 12월 13일
위쳐 블로드 오리진
위쳐의 세계가 펼쳐지기 1,000여 년 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제국에 맞서고자 뭉친 엘프 세계의 추방자 일곱 명이
험난한 원정길에 오른는데...
크리에이터: 데클런 더 바라, 로런 슈미트 히스릭
출연: 소피아 브라운, 로런스 오푸어런, 양자경, 미런 맥, 레니 헨리, 제이컵 콜린스 레비
리지 애니스, 휴 노벨리, 프란체스 밀스, 에이미 머리 등
장르: 판타지, 액션, 드라마, 도서원작
공개: 12월 25일
로알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
명석한 두뇌와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특별한 소녀
자신의 이야기를 바꾸려 당당히 나서자
기적과도 같은 결과가 찾아오는데...
감독: 매튜 워처스
출연: 얼리샤 위어, 엠마 톰슨, 라샤나 린치, 시티븐 그레이엄,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신두 비
장르: 뮤지컬, 도서 원작
공개: 12월 25일
구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
그저 뒹굴대고 싶은 달걀 구데타마
귀찮지만 하룻병아리 샤키피요와 함께 대모험에 나선다
엄마를 찾기로 한 샤키피요의 결심 때문에...
크리에이터: 정지우, 한지완
출연: 나카오 아키요시, 모토라 세리나, 미나가와 사루토키, 타메우치 슌스케,
후쿠시마 세이란 등
장르: 만화, 애니, 키즈
공개: 12월 13일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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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변해도 순간은 변하지 않기에
개강 후 처음 보게 된 영화인 이터널 선샤인. 힐링 영화로 여러 번 추천을 받았던 영화이다. 원래 로맨스 장르의 영화를 잘 즐겨 보지는 않는 편이라 감상을 계속 미루다가 일주일 동안 두 번이나 보게 됐다. 최근 몇 달 동안 선혈이 낭자하고 주인공이 고통을 받는 영화들만 보다가 따뜻한 시선의 영화를 보게 되니 오히려 더욱 처연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아침에 잠에서 깬 한 남성(조엘)이 그 날 출근을 갑자기 그만 두고 몬톡행 열차를 타는 것으로 시작한다. 조엘은 열차 안에서 파란 머리를 한 여자(클레멘타인)와 만나 대화를 하고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어 빙판 위에서 밤을 샌다. 아침이 되어 차 안에서 여자를 기다리던 남자의 장면은 갑자기 차 안에서 울고 있는 남자로 바뀐다. 알고보니 둘은 이미 서로 사랑했다가 헤어진 사이었고, 서로에 대한 기억을 견딜 수 없어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에 의뢰했다. 기억을 지우는 도중 처음에 너같은 사람을 지우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던 조엘은 기억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죽어도 잃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기억 속 첫 클레멘타인의 존재마저 사라지려 하던 찰나, 조엘은 몬톡이라는 역을 머리 속에 깊게 새기게 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몬톡행 열차를 타 클레멘타인을 두 번째로 처음 만나게 된다.
이 영화 속에는 현재의 장면 사이에 꿈과 비슷한 형태의 과거가 역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차 안에서 우는 조엘의 모습을 보게 되는 우리는 '사랑이 시작되고 오랜 시간이 흘러 이별하게 된 상황이구나~'라고 처음 받아들이게 되지만, 사실 이는 가장 먼저 삭제될 최근의 과거일 뿐이다. 영화의 이러한 구성은 우리에게 현재와 과거는 분리된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스스로 쌓은 순간들에 기대며 살아가고 있으며, 엔딩 이후 두 연인이 재결합하더라도 결론이 같을 수 있음을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들여다본 우리는 오프닝과 완전히 똑같은 후반부 장면에 이르러서 안타까움, 안도, 불안함, 복선에 의한 카타르시스 등이 합쳐진 복합적 감정을 느낀다.
이터널 선샤인은 기억상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기억을 지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엘의 기억이 이어지는 장면들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기억'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우리는 순간을 각자의 눈으로 어떻게 저장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영화적으로 정말 재밌게 충족시켜준다. 흥미로운 소재를 찍는 더욱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연출(기억을 지우는 회사, 무너지는 공간 등)이 이 영화에 독창성을 부여하고 있다.
기억과 관련된 소재의 영화는 많았지만, 자신의 기억에 상처받은 사람도 납득이 가능한 따뜻한 메세지를 던진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훌륭하게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은 아무래도 후반부 - 엔딩일 것이다. 만약 클레멘타인이 조엘의 녹음을 듣고도 눈과 귀가 멀어 조엘을 사랑하겠다고 말했다면 이 영화는 눈물 몇 방울 흘리는 그냥 재밌는 영화가 되었을 수도 있다. 또 만약 떠나는 클레멘타인을 조엘이 붙잡지 않았다면,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는 씁쓸한 주제의식을 가진 영화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안다. 그래도 괜찮다.'라는 마지막 대사로 '아닌 건 아닌 것'이라는 우리의 이성과 '그래도 다시 한 번'이라는 우리의 감성을 동시에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이는 맹목적이지도, 시니컬하지도 않은 멋진 메세지이기에 공허하게 울리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을 보았을 때 나는 이 영화에 고마움을 느꼈다. 위에 적은 두 생각 사이에 갈팡질팡하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후회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나아가라고 제안한다. 사랑을 신성화하지도 격하하지도 않고 우리는 우리로 존재하면 된다고 말한다. 내가 영화를 보는 동시에 영화도 나를 보고 있었다. 작중 '내가 사라지는 것 같아'라는 대사처럼 우리의 기억이 사라지면 곧 우리도 사라진다. 우리는 기억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잘못을 저지른 순간을 끝없이 뒤돌아보며 후회해야 할까, 아니면 행복했던 과거의 순간들을 붙잡고 늘어져야 할까? 어쩌면 우리는 잘못된 순간이라는 건 만들지 않으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가 우리를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의 잘못을 따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믿는 것, 우리를 둘러싼 세계, 우리 자신까지도 끝없이 변하고 추해지기도 하며 끝에 가서는 소멸한다. 우리가 어떻게 얼마나 변할지 알 수 없고 얼마나 살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순간들만큼은 과거 속 그 자리에 변하지 않고 영원하다. 그렇기에 어쩌면 한 순간 순간은 인생 전체보다도 더 중요하고 고귀하다. 만약 영원히 반복해도 후회가 없을 순간을 만들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주변의 모두가 뭐라고 비난하더라도 자신에게 당당할 것이다. 그저 시간이 흐름으로 인해 생긴 후회들, 나라는 사람의 성격이 변해서 다르게 기억되는 순간들 모두 그 당시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안다.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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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영화보다 더 현실재난 같은 영화
작품명 : <돈 룩 업>
감독 : 아담 맥케이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스, 조나 힐, 티모시 살랴메, 케이트 블란쳇 등
천문학과 대학원생인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어느 날 실험실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한다. 바로 태양계 내의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지구와 직접 충돌할거라는 사실을..
곧바로 담당교수인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고, 랜들 민디 박사 또한 검증에 필요한 수학적인 계산을 실행한 결과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기까지의 남은 시간은 6개월 남짓이라는
엄청나게 쇼킹할만한 사실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 말도 안되는 사실을 아니, 말이 하나도 안될 것 같은 이 현실적인 사실을 누가 믿어 줄 것인가! 지구를 파괴할 에베레스트 산 크기만한 혜성이 다가온다는 이 무섭고 비현실적인 소식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결국 그들은 대통령 올리언(메릴 스트립)과 비서실장이면서 대통령의 아들인 제이슨(조나 힐)에게 알리는 것을 시작으로 시청룰 대박인 인기 토크쇼 ' 더 데일리 립'의 출연까지 강행하는
그야말로 지구의 행성 충돌 소식을 알리기 위한 대대적인 언론 투어에 나서게 된다.
먼저 대통령인 올리언과 비서실장 제이슨은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소식에 관심이 1도 없다. 중간 선거 시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고 지구와 혜성의 충돌소식이 정치적인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를 묵살하고 피한다.
그 전에 정말 지구의 멸망소식을 정말 믿기는 하는 것일까? 의심될 정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언론의 힘이 아니던가!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더 데일리 립'에 출연하여 지구의 멸망 가능성 소식을 알리지만 오히려 토크 쇼의 진행자의 웃음거리의 대상이 된다.
연예계 가십거리에만 온통 관심이 있는 일명 '방송국 XX'에겐 지구와 혜성의 충돌사실은 먼나라 이웃나라 농담 이야기처럼 들리고 설득력을 잃게 된다.
진실을 알리고자 힘껏 흥분한 케이트 모습은 오히려 소셜미디어에서 '밈'화가 되어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된다.
한편 'Bash'라는 거대 IT기업이 있는데 이 기업은 생명공학,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첨단정보와 지식을 활용하는 거대 기업이다. 대통령 올리언과 아주 친한, 흔한말로 정경유착과 같은 관계로 보인다.
지구와 충돌하려 날아오는 혜성에 엄청난 양의 희귀광물이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광물을 얻기 위해 대통령과 은밀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자신들이 개발한 무인 드론을 발사하여 혜성이 가까이 왔을 때 광물을 얻는 계획이다.
과연 이들의 계획은 성사될 수 있을건인가? 또 케이트와 랜들 민디 박사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지구와 혜성과의 충돌(멸망)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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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를 올려다보면 혜성이 지구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해지면서 지구 혜성 충돌사실을 믿게 되고,
이를 해결하자는 사람들과 대통령 올리언과 같은 그리고 Bash의 기업 총수와 같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중들에게 진실을 왜곡하고 은둔하려는 자들로 나뉘게 된다.
'진실을 직면하자!(보자) 하늘위를 보자' 하는 쪽이 Just look up 이고, '진실을 외면하자, 하늘 위를 올려다보지 말자'하는 쪽이 Don't look up 이다.
영화 후반부, 랜들 민디박사의 집에서 가족들이 모두 모여 마지막 최후의 만찬을 하는 듯한 이 잠면은 꽤나 뭉클하다. 지구가 멸망한다면?
만약 내게 하루의 시간만 주어진다면 그 마지막 날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인 것 같다. 많은 이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을까?
*추신 : 지구와 혜성이 충돌한다는 소재때문에 SF적인 장르영화라고 현혹되거나 오해해서는 안될 것 같다.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 그 안에서 정치적 풍자와 사회 풍자를 하는 드라마이다. 대사의 재미를 확실히 아는 감독 '아담 맥케이' 연출작으로 인물간의 대사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재미난 요소들이 많았다.
충분히 영화적인 재미가 있었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등 명배우들이 총 출동하지 않는가!
이 인물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적 재미가 충분했으며, 흔한 재난영화 같지 않아서 더 재난영화처럼 느껴졌던 <돈 룩 업>이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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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는 행위를 통해 서늘한 질문을 던지는 '클럽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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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선생님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스 노백(미아 바시코브스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 미스 오백. 엘리트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 학생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전달하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다방면으로 채운 수많은 수업 도구들. 이 미스 노백의 풍부한 준비성은 학생들의 주목을 끌었다. 노백의 수업을 듣는 아이들. 수업을 듣는 이유는 각기 다양했다. 누구는 장학금을 받고 싶었고, 어떤 아이는 다이어트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소한 이유에서 학생들이 청강하게 된 시작한 이 수업은 점점 더 광기를 표출하기 시작한다. 아연실색하는 부모님과 선생님들. 하지만 이 광기에 브레이크는 없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 영화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고(씨네랩 감사합니다!) 가장 먼저 떠올린 작품은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인에게 서려있는 집에 대한 강박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러면서 집에 대한 이야기와 어떤 영화로서의 맥락이 서로 겹쳐 보인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이 <클럽 제로>는 먹는다라는 소재와 ‘그 어떤 영화’로서의 맥락을 겹치고 있다. 특히 여주인공 미스 노백이 아이들에게 갖는 이미지가 그런데, 인물들이 갖고 있는 결함을 노백이 채우는 듯한 묘사가 이 맥락으로서의 이미지를 더 한층 강화시킨다.
이런 비유가 그냥 단지 있어 보이려고 넣은 건 아니다. 물론 엄태화, 제시카 하우스너 감독님에게 진짜 ‘그냥 넣으셨나요’ 물어본 것은 아니지만, 글쓴이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지적하는 것이 집이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필수적이라는 비유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클럽 제로> 역시 마찬가지다. 먹는다는 행위를 인간의 어떤 모습과 대비하고 싶었는지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비유는 인류의 필수조건을 충족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현대인들에게 '먹는 것'에만 한정 짓는 것이 아닌 맹신과 불신을 다뤘다는 점에서 중요한 설정이 되는 것이다.
이 다른 텍스트(맥락)를 가져온 감독의 의도는 시각적인 측면과도 이어진다. 이 영화는 웨스 앤더슨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잘 짜인 미장센으로 이루어져 있다. 웨스 앤더슨이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를 짜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야기의 근거에 미장센을 두는 것이다. 이 이유는 웨스 앤더슨이 관점에 대해 다룬 영화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아름답게 묘사하는 것도 중요한 연출 방식이었다. 이런 식의 비유가 1대1로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미장센이 이야기의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점이 있다고 느껴진다. 이 영화를 우화같이 연출해야 이 맥락과 닿는 부분이 있는데, 이 맥락으로 읽는 것의 토대가 되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어떤 책 몇 권이 떠오른다.
사운드의 힘
이 영화에서 강박적인 미장센도 인상 깊지만 그거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사운드다. 이 영화는 시/청각적으로 관객을 압박한다. 감독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 경우가 되는 것이다. 특히 '험~'하는 소리는 여러 관객에게 인상 깊을 것이다. 왜 이 장면들이 기괴할까? 이는 감독이 영화의 소리들을 전부 장악했고, 그 나름대로 통제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청각적인 측면에서는 감독이 섬세한 분인 걸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소리를 넣어야 관객이 기괴하게 느끼고 영화의 생동감도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한 섬세한 연출력 덕분이기도 하다.
또 위에서 쓴 바와 같이 청각적인 것만큼이나 시각적인 요소에 집중하기도 했다. 이는 웨스 앤더슨 같은 강박적인 미장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먹는 행위를 어떻게 묘사했는지도 주의 깊게 볼 만하다. 이 역시 영화의 모든 언어를 통제한 감독의 연출력이 강점이 되는 부분이다. 반대 측면에서 약간 역겹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인데 <더 웨일>을 생각하면 쉽게 머릿속에 이 모습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서늘한 질문
이 영화에서 약간 현실성이 없다고 느낄만한 부분이 있다. 바로 아이들이 아-무 의심 없이 미스 노백에게 현혹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부분이야 말로 영화의 핵심이다. 이 영화는 앞에서도 적었듯 하나의 우화처럼 연출했다. 우화처럼 연출했다는 점은 이야기에서 우리 인류의 모습을 일반화하겠다는 의미다(<별주부전>에서 게으른 인간상에 대해 이야기했던 바와 유사하게). 아이들이 가진 각기 다른 결핍과 이를 주체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모습이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시면서 '이건 핍진성/개연성의 문제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 것보다 '감독이 왜 이런 장면을 넣었을까'라고 생각하시는 걸 추천한다.
문과생에게 미적분 같은 느낌
이렇게 <클럽 제로>는 우화 같은 이야기로 라이프스타일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는 예술영화가 우리에게 다가가는 방식을 단적으로 드러냄과 동시에, 이 영화가 가진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영화 분명 쉽다. <애스터로이드 시티>나 <보 이즈 어프레이드>처럼 고난도의 예술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그 두 영화만큼이나 굉장히 심오하고 난해하게 느낄 부분도 몇 있다. 이 장면에서 그냥 일반적인 예술영화를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글쓴이는 영화를 좀 보는 사람에게 오히려 추천하고 싶다. 사실 이 영화는 예술영화가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예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난해할 수 있어도 꼭 보면 좋을 영화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의 힘에 강세를 뒀기 때문에 뭔가 다른 구멍도 느껴진다. 이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이, 특히 촬영과 관련된 부분이 깔끔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먹는 행위와 우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방식은 감독의 의도가 느껴진다. 그런데 촬영에서 시각적으로 보기가 편하지는 않았다. 이 역시 기괴한 시청각적인 요소의 일부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굳이 이 부분에서까지 이런 표현법이 들어갔어야 했는가? 는 의문점이다. 영화에서 날것의 흔적이 난다는 것이, 미장센의 완성도가 뛰어나지는 않았다는 관점에서 비판하고 싶은 부분이다. 감독님에게 '의도가 있었나요'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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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슐렝 3스타의 요리에, 지극한 사랑에 홀린다
- 8★/10★
근래 개봉한 영화 중 이렇게 긴 요리, 식사 시퀀스가 있었나 싶다. 길어질수록 황홀했다. 화려함과 정갈함을 동시에 갖춘 요리 과정은 눈길을 사로잡고, 그 음식의 맛과 향을 상상하면서는 충족될 수 없는 미각, 후각적 자극에 기분 좋은 답답함이 샘솟았다. 편안하면서도 예의를 갖춘 만찬장, 요리하는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는 시식 장면은 예민한 관객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이 두 사람의 사랑을 타고 흐른다는 점이 영화를 아름답게 만든다.
도댕과 외제니는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에서 20년간 살며 함께 요리해왔다. 두 사람의 실력과 호흡은 이미 유명하다. 마을을 지나는 유라시아 왕자가 도댕을 초대해 자기 셰프를 시켜 과시적 요리를 뽐낼 정도다. 도댕에게 자신 역시 그만큼이나 훌륭한 셰프가 있다는 점을 으스대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유라시아 왕자와 달리, 도댕과 외제니의 음식은 누군가를 기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순수한 미각의 절정, 최고의 요리를 만드는 자기 자신과 상대에 대한 경의, 요리가 만들어내는 행복, 요리에 담긴 이야기와 의미가 더 중요하다.
도댕과 외제니의 주방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는 폴린은 두 사람의 케이크를 먹고 눈물을 흘릴 뻔한다. 새롭고 황홀한 맛이었을 뿐더러 타고난 미각을 가진 자신에 대한 기대와 애정이 듬뿍 담긴 두 사람의 진심을 입안으로 들어온 음식을 통해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두 사람이 실력이 어떠한지,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요리하는지를 온전히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 요리 장면과 식사 장면을 직접 봐야만 한다. 계속 요리하고 먹는 영화의 전개에 생경함을 느끼기도 전에 빨려들고 몰입하게 된다. 자신은 요리로 대화한다는 외제니의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니라는 점을 케이크를 먹고 눈물 흘릴 뻔한 폴린만큼이나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영화가 펼쳐내는 이야기는 이들 요리가 품은 맛과 감정을 더한층 증폭한다. 당연하게도, 도댕은 외제니를 사랑한다. 그런 호흡으로 20년간 함께 요리해왔는데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은 종종 육체적 관계를 맺기도 했다. 그러나 외제니는 오랫동안 도댕의 청혼을 거절했다. ‘부부’라는 관계가 두 사람이 오랜 기간 함께하는 과정에서 이제는 아주 조금만 남은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는 벽을 허무는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외제니를 존중하면서도 끊임없이 갈망하는 도댕의 눈빛은 간절하고 애달프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며, 외제니는 마침내 도댕의 청혼을 수락한다. 그러나 두 사람 사랑의 결실이 꽃피운 가을은 오래 가지 못한다. 몸이 아픈 외제니가 쓰러지고, 이내 생을 마감한다. 도댕은 깊은 시름에 잠긴다. 요리도 그만둔다. 외제니가 없는 주방에서 다시 요리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외제니는 이 모든 일을 예감했던 것일까. 오랜 상실 끝에 도댕은 또 다른 실력 있는 요리사를 만난다. 심지어 조금은 흥분한 듯 보인다. 외제니를 상실한 이후 처음으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인다. 외제니가 도댕의 청혼을 오랫동안 거절한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녀는 자신이 도댕의 ‘아내’가 아닌 ‘요리사’일 때 도댕이 더 행복하리라는 점을 알았다. 아내인 동시에 요리사일 때보다, 요리사이기만 할 때 도댕이 느낄 상실의 크기가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외제니의 오랜 거절은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인 동시에 사랑하는 도댕을 위한 결정이기도 했다. 그녀가 마침내 도댕의 청혼을 수락한 것은 도댕이 자기 없이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댕은 외제니를 애타게 원했지만, 외제니 역시 자신이 도댕만큼이나 상대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있음을 도댕의 사랑을 거절함으로써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도댕이 직설적이고 솔직했다면, 외제니는 완숙하고 사려 깊었다.
그러니까 〈프렌치 수프〉는 오랫동안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한 두 사람, 즉 저돌적인 남자와 속 깊은 여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상대를 보듬고 아끼는 지극한 사랑 이야기다(외제니의 방식이 특히 인상 깊은 이유는 그녀의 방식이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미슐랭 3스타 셰프가 요리감독을 맡았다는 요리에 감각이 홀리고,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에 또 한 번 홀린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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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늘한 미소 뒤에서 바라보는 심연에 관한 공포
'어두운 날들이여 안녕, 외로운 눈물이여 안녕, 이제는 행복해질 시간이라 생각해'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노래 가사를 부른다. 신나는 노래. 왠지 모르게 내 마음도 활짝 웃는 것 같다. 사실 어제 좀 늦게 잤다. 내가 좋아하는 맨유의 경기를 보다 늦게 잤다. 아니 사실 그 이전에 책을 한 권 읽고 잤다. 바로 <혐오의 과학>이라는 책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혐오범죄에 탐구했던 이 책. 45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이지만 거의 하루 꼬박 걸려서 다 읽었다. 엥? 이러지 않았는데? 나 그래도 책 일찍 읽는 편이었는데, 갑자기 내용이 너무 어렵게 느껴 저서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다.
왜 이렇게 됐지? 생각해보면 그동안 책을 읽었다고 스스로 생각해왔기 때문이었다. 깊게 따져보면 그것은 책을 읽은 게 아니라 책을 '단지 본'것에 가깝다. 그것도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집중해서 본 게 아니다. 그냥 시선을 그쪽으로 옮긴 것뿐이다. 왜 그렇게 됐지? 즐거운 하루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거리에 멈춰 서서 음악을 바꾼다. 바로 들리는 건 자우림의 <샤이닝>이다. 내가 기댈 곳은 어디인가. 룰루랄라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던 카페가 갑자기 무거워진다.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 갑자기 씁쓸해진다. 내가 견뎌온 삶의 시간들이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 때문에 가끔 세상이 무서워질 때가 있다. <샤이닝>이 지났다. 바로 나오는 곡은 아이유의 <밤편지>다. 또 느닷없이 드는 생각. 이런 거 생각해서 뭐해? 그냥 그렇게 묻어두는 거지. 다시 컨디션이 좋지도 않지만 안 좋지도 않은 상태로 돌아간다.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쨌든 웃을 만한 순간을 주기 때문은 아닐까?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나와 우라를 위해 호러 영화 한 편이 등장했다. 관객을 불러들일 거면 좀 예쁜 웃음이 좋았을 걸, 이 사람들은 너무 기괴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스마일>이다.
기괴하게 웃는 사람들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 로즈 코터. 그녀는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사회에 무언가를 기여한다는 생각은 로즈의 소중한 동기부여다. 쉬는 날도 없이 일하는 로즈. 여느 날과 다름없이 진료를 보고 있었다. 그녀 앞으로 들어온 환자 한 명이 있었다. 환자의 이름은 로라. 로라는 남들은 볼 수 없지만 자기에게는 보이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의사의 관점에선 분명한 망상이다. 로라의 상태를 진단하는 로즈. 로라는 크게 화를 내며 난 미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로라가 목격했던 광경을 털어놓는다. 대학원생이었던 로라. 그녀의 담당 교수였던 무뇨즈가 로라를 호출했고, 금세 망치로 자기의 머리를 스스로 가격해서 죽었다고 한다. 죽으면서 건넸던 말은 유언이 아니라 기괴한 웃음뿐이었다고 전하는 로라. 무뇨스 교수의 자살 이후 로라의 눈에만 이상한 웃음이 보인다. 당황하는 로즈. 주치의로서 무언가 피드백을 건네주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로라가 발작을 일으켰다. 공황까지 오는 것 같다. 더 화들짝 놀라는 로즈. 로라는 발작을 일으키며 “그것이 오고 있어요!”라고 소리 지른다. 갑자기 이 발작을 멈추더니 로즈는 주변에 있는 깨진 조각을 줍는다. 기괴하게 웃는 로라. 곧 로라는 깨진 조각으로 스스로 목을 그어 목숨을 끊는다.
충격적인 상황. 정신과 주치의라고 해서 특별하게 멘탈이 강한 건 아니다.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로즈.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녀에게 계속 찝찝하게 머리에 남는 건 로라가 죽기 전에 로즈에게 했던 말이다. “무뇨스 교수는 자살하기 전에 기괴하게 미소를 지었어요!”라는 말이 비단 자기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다음 날. 로즈는 지나가다가 환자 한 명이 이상하게 웃는 모습을 목격한다. 환자 칼에게 다가가는 로즈. 칼은 로즈에게 다가가자마자 “넌 죽게 될 거야!”라고 소리친다. 화들짝 놀라는 로즈. 정작 칼은 계속 수면 상태였다. 이때 겪은 일을 상관에게 말하는 로즈. 상관은 로즈에게 일주일 동안 잠깐 쉬고 오라고 말한다. 그 때만 해도 잘 몰랐다. 로즈는 큰 구멍을 파고 있었다는 걸.
호러 만세
영화의 톤은 흑백이었다. 주인공은 남자 둘. 남자 둘은 등대에서 일하고 있다. 두 남자는 따뜻한 성격을 가지지 않았다. 내내 까칠한 두 남자. 어떤 남자는 자기 이름도 거짓으로 둘러댔다. 나이 든 남자는 내내 젊은 남자에게 극언을 내뱉는다. 아무도 없는 등대와 해안가. 상사인 것처럼 구는 중년의 남자와 많은 일에 젊은 사람은 학을 떼고 있다. 이렇게 불안한 자의식이 점점 깊어질 때쯤 젊은 남자의 눈에 인어의 시체가 보인다. 분명히 과거에 전해 듣기로는 '인어의 시체를 목격하는 것은 그 광경을 본 자가 미쳐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었다. 미쳐가고 있는 것인가. 나를 침잠하는 바닷가와 서서히 조여 오는 사운드에 젊은 남자는 정신을 잃어간다. 앞에서 소재로 쓴 영화는 <라이트하우스>다. 이 영화가 대중적으로 잘 통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찾아보진 않았지만 분명히 신화에서도 레퍼런스가 있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끝까지 봐야 이해가 용이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를 깊게 파지 않은 분들이라면 도중에 하차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 그렇게 큰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지만 나는 이 <라이트하우스>가 또 하나의 마스터피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운드와 흑백 연출로 서서히 돌아버리는 인물의 처지를 깊게 잘 묘사했다. 러닝타임을 보면서 내내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 때문에 극의 끝까지 잘 볼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우리나라에 <곡성>이란 영화가 이미 있었다. 그렇지만 <라이트하우스> 역시 신선했다고 생각한다. <곡성>과 비슷하게 인물을 서서히 옥죄는 연출을 보다 새롭게 접근했다. '얼마나 끔찍할까'의 공포가 아닌 '내가 처한 상황이 답도 희망도 없다'라는 두려움을 영화 전반을 이끄는 정서로 선택한 것이다. <곡성>이 2016년이고 <라이트하우스>가 2019년이니 이 두 영화는 꽤나 신선했다고 볼 수 있다. <쏘우> 시리즈를 위시로 한 슬래셔 무비나 <살인 소설>에서 봤던 '갑툭튀' 형 점프 스퀘어를 넘어 두려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호러는 이렇게 점점 더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장르에서 조금씩 빈틀어서 더 새로운 결과물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이 <스마일>은 이런 관점에서 신선하다. 일단 우리는 배트맨의 호적수 '조커'를 알고 있다. 찢어진 입으로 기괴한 웃음을 내뱉는 조커. 히스 레저와 호아킨 피닉스의 명연기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임팩트를 한 방 먹였다. 또 어렸을 때 '빨간 마스크' 한번쯤 다들 들어봤잖아? 이렇게 웃는 모습으로 기괴함을 연출하는 방식은 잘 생각해보면 사실 몇 번 봤었다. 또 <트루스 오어 데어>라는 영화가 이미 개봉했었다고 한다. 이 영화가 신선한 이유가 단지 웃음 때문에? 아니다. 영화의 핵심 소재와 웃음이 갖는 관련성이 탁월하기 때문에 신선하다. 일단 이 웃음과 영화의 주요 소재는 끊임없이 대비된다. 극에서 웃는 얼굴의 모습이 '아예 고통이 없음'을 암시하는 장면도 있다. 이는 왜 이 스마일이라는 소재가 양면적인 측면을 가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된다. 핵심 소재를 결국 넘어서야 '스마일'로 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면의 무언가를 담아내지 못하면 결국 불안한 자의식 속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현대사회의 그림자는 영화 전부를 관통하며 호러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마일'이라는 제목과 포스터를 보러 갔다가 더 깊숙한 내면의 심연을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익숙한 맛으로
소재에 대한 접근은 신선했지만 다른 측면에서 기존 영화들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도 있다. 바로 이미지 사용법이다. 이 영화는 이미지 사용을 잘했다. 일단 포스터부터 볼 수 있는 기괴한 미소는 누구 아이디어인지 궁금하다. 세상에서 가장 께름칙한 미소를 가져다가 포스터에 박았다. 이 웃는 얼굴은 영화 끝까지 반복해서 나타난다. 관객들은 이 기괴한 미소에 1차적으로 적응한다. 으. 저거 기분 나쁘게 웃네. 그런데 여기다 기름을 붓는다. 바로 미술을 활용했던 방식이다. 극은 여러모로 잔인하게 소품을 잘 활용한다. 자기가 직접 날카로운 걸 갖고 목을 긋는 건 기본이다. 직접 자기 머리 가죽을 벗기기도 하고, 식칼 비슷한 걸로 사람 몸을 푹푹 찌르기도 한다. 또 중후반부쯤에 굉장히 잔인하게 피살당한 인물의 사진이 나온다. 이런 고어 묘사가 영화에서 가볍게 휙 쓰이지 않았다는 것은 이 작품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로라의 자살부터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엔딩 직전 시퀀스에서 해소시키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영화가 두렵다가도 주제와 맞닿아 있으니 경제적으로 잘 썼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또 이 감독의 연출 방식은 사운드 구성에도 강점이 있다. 봤던 소재를 중반부까지 이끄는 건 음향의 힘이 다 했다. 사실 이런저런 영화를 봤던 글쓴이의 입장에서는 이 영화의 초반부 전개가 익숙할 수밖에 없다. 앞에서 쓴 <곡성> <유전> <라이트하우스>를 살짝 비튼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는 기존의 것들과 차이점을 부여하며 초장부터 빠른 템포로 관객을 시종일관 제압한다. 예를 들어 칼이 로즈에게 '넌 결국 죽게 될 거야!'라고 소리 지르는 신이 있다. 목소리 톤을 일부러 그렇게 연출한 듯싶다. 살짝 얼빠진 것 같지만 오히려 그것이 서늘한 경고가 될 때가 있다. 영화는 이 지점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서 표현한다. 또 지지징하는 효과음도 어느 장면에서 기괴해야 하고 그렇지 않아야 하는지 정확히 이해한 채로 잘 들어갔다. 우리가 어떤 밴드의 음악을 듣는다고 가정해보자. 밴드 합주를 하는데 드럼이 압도적으로 못하면 티가 날 수밖에 없다. 이 영화는 다르다. 영화는 이야기에 딱 달라붙은 상태로 소리를 묘사한다. 작게 "로...즈"하는 속삭임도, 로즈의 눈에 타인의 기괴한 미소가 보일 때도 사운드에 변박을 주며 충분한 호러 분위기를 조성한다. 올해 <탑건 : 메버릭>이 거의 8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쳤다. 이 영화의 강점으로 많은 분들이 음향을 뽑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르릉하는 비행기 소리를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그렇게 쉬울 것 같진 않다. 영화는 이와 다른 측면에서 강점을 내비친다. 아마 이 영화의 음향 효과가 기억이 안 나실 수도 있다. 아마 이 영화의 음향이 관객을 내내 붙잡고 집중하게 만들 테니까.
별개로 영화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던 건 캐릭터 설정이다. 우선 영화에는 로즈의 전남친과 현남친이 나온다. 여기서 현남친 캐릭터 설정이 좋았다. 우선 <유전>을 이야기할 수 있다. <유전> 거의 단점이 없다시피 한 영화지만 의문점이 드는 부분이 있다. 바로 아내 애니가 그렇게 미쳐가고, 아들을 하대하고 있는데 남편이 너무 조용하다는 것이다. 또 스콧 데릭슨의 <살인 소설>에서도 그냥 좀 조용히 신경 끄고 살지 왜 사서 고생을 만드는가? 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글쓴이가 호러에 식견이 그렇게 넓은 것 같진 않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현남친 캐릭터는 확실히 클리셰를 벗어난 느낌이다. 앞의 두 영화 <유전> <살인 소설>과는 다르다. 아무리 사랑하는 여자친구라도 다 받아주는 건 너무 극적 장치라고 생각했다. 이를 비틀듯이 영화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인물을 묘사한다. 이 현남친 캐릭터와 비슷한 맥락을 하는 것이 상담사와 전남친 캐릭터다. 전자는 현남친과 비슷하게 적절하게 사용됐지만 후자는 엔딩부에서 살짝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두 인물이 영화를 이끌고 가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이야기가 좀 더 매끄럽게 물 흐르듯이 진행됐다. 이미지만큼이나 캐릭터를 잡았던 감독의 수가 돋보인다.
아쉬운 것도 있어
그렇게 연출가의 강점도 들어가고 주인공 소시 베이컨의 열연도 느껴지지만 단점은 당연히 있다. 바로 점프 스퀘어다. 이 연출 방식 전부가 무의미하게 들어가지는 않았다. 가령 예고에서도 나오는 분홍색 여자가 니트를 입고 창을 똑똑 두드리는 장면은 점프 스퀘어가 잘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이런 식으로 끔찍한 이미지들과 함께 시너지를 부분도 군데군데 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예고에 나오는 부분이다) 주인공 로즈가 화들짝 놀라서 기절하는 곳이 굳이 유리여야 했는가? 에 대해서는 살짝 아쉽다. 비슷한 맥락에서 로즈가 헛것을 보는 장면이 여러 번 제시된다. 왜 헛것을 볼까? 에 대해 생각해보면 그것의 원인 절반이 '집에 불을 켜지 않아서'로 귀결 지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그냥 단순히 관객을 깜짝 놀래키기 위해 점프 스퀘어가 소모적으로 사용됐던 건 많이 아쉽다. 이게 주요한 순간에 점프 스퀘어가 들어간 것이 아닌 비교적 덜 핵심인 장면에 들어가니까 이질감이 더 크다. 감독님이 자신이 없으셨나? 이미 충분히 영화 잘 만들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엔딩부의 전개는 좀 아쉽다. 일단 영화를 보면서 중후반부에 방향키를 트는 부분이 있다. 글쓴이는 이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도입부에 로라가 죽기 전에 했던 대사가 생각나면서,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 더 완성도가 높은 각본일 거라고 생각했다. 또 이 방향키를 틈으로서 새롭게 나타나는 인물은 극의 주제적인 측면과도 관련 있다. 이 메시지에 대한 통찰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이 인물의 등장이 소모성으로 휙 쓰이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오케이. 엔딩까지 가는 빌드업 좋았고. 터트려야 할 데에서 터트렸고. 클리셰 깨기까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극후반부 가장 마지막 시퀀스가 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조악하다고까지 느낀 부분이었다. 뻔한 호러에서 탈피하고 싶었나? 영화의 처음과 끝이 조응하고, 이 '웃는 것'의 속성과도 대응하는 방식은 1절만 하면 됐다. 그런데 굳이 그걸 그런 식으로 비틀었어야 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그 사람은 대체 무슨 잘못을 한 걸까?
결국 지은 미소에 관하여
어느덧 20대 중반을 지나고 나서야 드는 생각이 있다. 바로 어떤 인생이든 나와 그렇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같았던 내 유년시이었다. 이것도 충분히 비극적이지만 내가 어림잡지도 못할 정도로 뒤틀린 인생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다. 또 우리의 삶에서 이 영화가 차용한 주요 소재가 왜 인간에게 비극적일 수밖에 없는지 이유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어야 하는 것은 참 외로운 일이다. 그것만큼이나 더 아픈 건 주위 사람들이 그런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사람에게 참 안타까운 일이다.
영화는 이 지점을 경제적으로 활용하며 폭주한다. 결국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누군가가 필요하다. 행동과학에 '담아내기'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각자의 어린 시절에 크고 작게 다가오는 부침을 '별 것 아니다'라고 버텨주는 것이 '담아내기'의 뜻이다. 우리 모두 불완전하기에 이 '담아내기'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극은 이런 인간의 불완전성을 내세우며, 모두의 마음속에 진 응어리를 미소로 일깨운다. 내가 만든 세상을 일깨울 것인가, 아니면 영원히 미소 지으며 정신승리한 채로 버틸 것인가? 감독은 굉장히 서늘하고 기괴한 방식으로 여러분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던 필, 아리 애스터, 로버트 애거스가 현재 호러 영화 기대주 탑 3으로 언급되고 있다. 뒤틀린 판타지/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발상/호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각 감독들의 주요 특징이다. 이 셋 만큼은 아니더라도 '인간 내면에 관해 묻는다'라는 특징을 가진 신성이 등장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드린다.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함께 극장에서 볼 만한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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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미 만으로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을까
립세라는 폴란드의 한 시골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칭송받는 야그나, 그녀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어 곳곳에서 혼담이 들어오고 있다. 마을 남자들은 모두 그녀를 쫓아다니느라 바쁘지만 그녀는 하필 결혼한 유부남이 마을 최고 농부 집안의 아들인 안테크 보리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모두가 농사꾼인 이 마을에서 그녀는 그저 오늘도 종이접기를 하며 더 넓은 세상을 향한 꿈을 놓지 못한다. 하지만 미인박명이라 했던가. 아름다운 미모는 그녀를 안테크의 아버지에게 시집가게 만들었고 그렇게 마을에서 제일 가는 마님이 되었지만 어째 그녀의 삶은 녹록치만은 않을 것 같다.
1. 러빙 빈센트를 떠올리게 하는 영상미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영상화된 명화를 보는듯한 영상미, 정말 신경쓴 티가 난다. 밀레의 만종,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등 사실주의, 자연주의 미술 사조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다가 명화속 인물들이 살아움직였던 역사속 인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영화를 딱 보는 순간, 이 영화 러빙빈센트와 정말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아니나다를까 같은 감독이더라. 자신만의 스타일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유니크한 영화를 본 것 같아 좋았다. 생생한 역사의 현장, 그 시절의 농업이 삶의 전부였던 마을 속 풍경을 예술과 접목해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칭찬은 여기까지다.
2. 운명적인 사랑이라는 클리셰
나만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가끔 유럽영화를 보고 있자면 운명적인 사랑의 노예라는 그 소재가 여전히 인기 소재인 걸까 싶을 때가 있다. 이 영화 속 여인은 미모를 무기로 남자들을 홀리면서도 진정한 사랑과 도피를 원한다. 모두가 농사일을 하고 있을 때 그녀는 그저 농장에서 누워있을 뿐이다. 그 와중에 유부남과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계시며 그 유부남의 아버지와 결혼했다. 모든 대사가 아침드라마 같았다. 난 그저 남자의 유혹에 이기지 못한 가련한 여인이라는 변명은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요새도 이런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그녀의 사랑이 은밀하게 워너비라는 걸까 싶기도하다. 표출되지 않는 관객의 마음 속 이런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걸까.
원작이 180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인만큼 원작에 충실했던 지점도 있겠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관객이 보는만큼 여주인공이 조금더 자아를 가지고 행동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혹자는 그렇게 되면 그녀의 각성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녀가 마을에서 마녀취급을 당한 것은 마을의 부정을 그녀가 뒤집어 쓴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편을 들어줄 수 없는 것은 그녀의 행실이 너무 수동적이었고 주체성이 없이 상황에 끌려다녔기에 그녀가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주인공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녀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마녀사냥이란 바로 그런 것이겠지. 하지만 불륜이라는 전제 앞에서 그게 사랑이라고 믿는 어리석은 캐릭터를 이해하고 그의 불행에 얼마나 안타까워할 수 있을지 의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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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르큘 포와로의 살인범 찾기! 모두가 용의자다!
명탐정 포와로가 돌아왔습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후속영화인 나일 강의 죽음이 개봉했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도 포와로의 활약이 돋보이는데요.
호화 유람선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됩니다.
부유한 상속녀 리넷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보여지게 되는데요.
진정으로 리넷을 위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가려내는 것도 포와로가 할 일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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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여름날 우리> 티저 예고편
처음이었다, 사랑이 싹트는 기분
너에게 풍덩 빠져버렸던 17살의 여름.
너를 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21살의 여름.
그리고 몇 번의 여름이 지나고 다시 만난 너,
이젠 놓치지 않을 거야.
“널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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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신공룡> 1차 예고편
도라에몽 50주년 기념대작!
오리지널 스토리로 돌아온 진구와 쌍둥이 공룡의 어드벤처!진구는 공룡 엑스포 화석 발굴 체험에서 발견한 화석을 공룡알이라고 굳게 믿는다.
도라에몽의 비밀도구 타임 보자기로 화석을 되돌리자 새로운 종의 쌍둥이 공룡이 태어났다!
진구를 닮아 미덥지 못한 큐와 말괄량이 뮤.
사랑을 듬뿍 주며 키우지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진구는
큐와 뮤를 원래 시대로 데려다 주기로 결심하고,
친구들과 함께 6,600만 년 전 백악기로 모험을 떠난다!
도라에몽의 비밀도구와 공룡들의 도움으로 공룡의 발자국을 따라
진구와 친구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수수께끼의 섬.
공룡이 멸종했다고 알려진 백악기에서 큐와 뮤, 그리고 진구를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