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채원2025-02-11 22:01:20
특별한 시선으로 특별하지 않음을 말하다.
영화 <나는 보리 (2018)> 리뷰
<디어 에반 한센(Dear Evan Hansen)>, <나, 다니엘 브레이크>, <말아톤>, <7번방의 선물>과 같이 장애를 겪고 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영화는 비록 상업영화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국내외 영화계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앞서 예시를 든 영화들처럼, 장애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들은 흔히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해당 인물이 어려움과 고난을 겪게 되는 모습을 통해 ‘사회적 약자인 주인공의 고난→ 조력자 혹은 특정 사건과 만남→ 주인공의 극복/ 희망’과 같은 클리셰를 사용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러한 영화의 전개는 관객에게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혹은 상상해보지 못한 상황을 이해하고, 몰입해볼 기회를 제공하며,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인물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강화한다. 그러나 이러한 진행방식은 영화의 전반을 중심인물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 때로는 영화의 중심인물이 아닌 주변 인물들이나 그들이 겪는 사건, 영화 전반에 걸쳐 숨겨져 있는 의도와 영화의 주제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도를 하락시킨다는 단점을 보이기도 하며 ‘주인공의 고난과 극복’이라는 전형적이고 반복적인 클리셰에 관객이 흥미를 잃게 될 가능성 또한 있다. 이런 ‘사회적 약자’라는 같은 소재를 가진 영화들의 어떤 공통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 속에서 영화 <나는 보리>가 갖는 시선은 특별하다. <나는 보리>는 농인을 바라본다. 소수가 아닌 다수로서, 장애인 가족이 아닌,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한 가족으로서,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소통하는 존재로서, 그리고 농인과 청인을 다르지 않은 시선에서 말이다.
1. 경계를 허무는 시선
‘코다(CODA:Child Of Deaf Adult)’는 농인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뜻하는 용어로, 2020년에 개봉한 김진유 감독의 <나는 보리>는 ‘코다(CODA)’인 소녀 ‘보리’의 일상과 그런 보리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을 담은 영화이다. 김진유 감독은 실제 농인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코다(CODA)’로, 영화<나는 보리>는 김진유 감독의 유년기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었다. 때문에 <나는 보리>의 주인공이자, ‘코다(CODA)’인 소녀 보리는 김진유 감독의 어린 시절이 투영되어있는 인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나는 보리>의 주인공인 11살 ‘보리’는 어린 시절 김진유 감독처럼 농인인 부모님을 대신해 은행 업무를 보고, 음식을 주문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등 주로 가정 내에서 아이보다는 어른들이 하게 되는 일들을 도맡아 한다. 영화 속 “나는 누나 귀 안 들리는 거 싫어. 치킨 못 먹어.”라는 농인 동생 정우의 대사를 통해서, 아침에 혼자 알람을 듣고 일어나 가족들을 깨우고 등교하는 보리의 모습을 통해서, 보리가 “내일 할아버지 집에 갈거야.”라는 갑작스러운 엄마의 말에도 따라나서 엄마와 동생의 몫까지 기차표를 구매하고, 택시 앞자리에 탑승해 길을 안내하고, 수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와 농인인 엄마 사이에서 수화를 통역해주는 장면을 통해서 보리의 가족들이 생활의 얼마나 많은 부분을 보리에게 맡기고 의지하고 있으며, 보리가 가족들 사이에서 어떠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지 짐작해볼 수 있다. 그렇지만 영화는 보리가 이러한 책임들을 도맡음으로써 결코 불행하다거나 힘겹다거나, 가족들이 보리에게 과도하게 의존하여 보리가 없이는 아예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분명히 불리하고 힘든 요소를 지니고 있음에도 영화에서 보리네 가족은 따스함과 서로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넘치는 화목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어떻게 보면 가족 구성원 내에 농인이 없는 일반 가정보다 더욱 화목한 모습으로 말이다. 이는 은정이가 자신의 부모님은 항상 바쁘고 매번 걸려오는 전화와 부모님의 심부름은 다 자신의 몫이라고 투덜대며 보리를 부러워하는 장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이렇게 화목하고 따뜻한 가족의 묘사는 농인인 부모님과 청인인 자녀로 구성되었지만, 보통의 가족들처럼 따뜻하고 화목했던 김진유 감독의 가정환경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렇게 화목한 가족 내에서도 왠지 모르는 소외감을 느끼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보리’이다. 들리지 않는 부모님 혹은 동생 정우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다수에 속하는 청인 ‘보리’ 말이다. 이러한 설정은 <나는 보리>가 농인의 문화와 세상을 특별하지 않게 바라봄으로써 가지는 미덕을 돋보이게 해준다. 보리는 가족들 사이에서 생활하며 느끼는 알 수 없는 소외감에 매일 아침, 자신도 부모님과 동생처럼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기도 하며, 심지어는 소리를 잃기 위해 MP3를 최대 음량으로 키워 이어폰을 귀에 바짝 꽂은 채 음악을 듣거나 물에 귀를 자주 담그면 청력이 감퇴한다는 TV 속 해녀의 인터뷰를 보고 직접 바다에 뛰어들기도 한다. 이러한 보리의 행동과 소외감은 일반 청인 관객들이 보기에 이질적이고 쉽게 공감할 수 없으며 한편으로는 충격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이런 보리의 심리와 행동, 영화의 설정이 <나는 보리>의 진정한 가치를 드러낸다.
가족 내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존재로서, 사회적으로 우리가 흔히 다수라 말하는 청인에 속함에도 보리가 농인으로 사는 삶을 원하는 모습을 통해 <나는 보리>는 장애인은 약자, 청인은 일반인이라고 흔히 우리가 말하는 이분법적 사고와 농인의 삶을 남다르게 바라보고 불편할 것이라 섣불리 동정하는 우리의 선입견을 깨트려주기 때문이다. <나는 보리>에는 농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별하지 않기를 바라는, 있는 그대로의 농인을 보여주고 싶은 감독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앞서 말했듯, 보리는 물품을 구매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은행 업무를 보는 등 흔히 보호자가 해줄 법한 일들을 모두 맡아 하는데, 이렇게 가족들의 생활편의를 도울 뿐 아니라 보리는 사회로부터 가족들을 보호하기도 한다. 이는 보리가 동생 정우의 축구경기 출전과 엄마와 함께 옷을 사는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다. 동생 정우 역시 농인인데, 정우는 축구 실력이 뛰어남에도 귀가 들리지 않아 경기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로 출전선수가 아닌 후보 선수로 지목된다. 이에 정우가 후보선수라는 것을 알게 된 보리는 이장님인 아버지를 둔 친구 은정이를 통해 정우가 축구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보리가 엄마와 단둘이 옷가게를 방문한 장면에서 보리는 옷가게의 직원들이 자신과 엄마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무시와 비하를 서슴지 않고, 옷 가격 또한 원가보다 높게 책정해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후 보리는 잘못된 거스름돈을 점원에게 돌려주며 엄마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 모습을 목격했고, 자신은 들리지 않는 척하고 있었을 뿐 사실은 우리에게 어떤 행동과 말을 했는지 다 보고 들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이렇게 보리는 가족의 도우미와 더불어 보호자의 역할도 소화한다.
그렇다면 청인인 보리는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가족들의 도움 없이도 모두 스스로 잘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보리가 가족을 돕듯, 보리 또한 가족의 도움과 관심, 사랑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영화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보리는 불꽃놀이를 보러 가족과 함께 시장에 나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부모님의 손을 놓친다. 안내방송을 해도, 전화를 걸어도 들을 수 없는 부모님과 동생이기에 이들을 찾을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보리는 막막하기만 하다. 이 순간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밝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보리는 처음으로 11살 제 나이 또래처럼 어린아이 같은 울음을 터뜨린다. 영화는 이렇게 가족 내에서 보호자의 역할을 하는 보리 또한 가족들의 보살핌과 도움이 필요하며, 우리가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는 농인도 도움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큰 힘과 도움이 되어 주는 존재라는 걸 알려준다. 다음 소주제에서 더 언급하겠지만, <나는 보리>와 유사한 작품으로 미국에서 개봉한 <코다>라는 음악 영화가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코다(CODA)’인 주인공 소녀가 “지금까지 가족 없이 뭘 해본 적이 없어요.”라며 망설이는 모습을 통해 <나는 보리>와 마찬가지로 평소에는 자신이 가족들을 도와야 하지만 역으로 자신도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렇게 영화 속에서는 청인과 농인이 모두 도움이 필요한 존재이기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이기도 함을 보여주는데, 결국 <나는 보리>가 이야기하는 바는 이러한 영화의 장면들과 보리의 아빠가 보리에게 반복해서 뱉는 말을 통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들리든, 들리지 않든 우린 똑같아.” <나는 보리>가 바라보는 청인과 농인은 연약한 존재이자 때론 강한 존재로서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그저 똑같은 한 사람일 뿐이다.
2. 다르고도 같은 소녀들– 영화 <코다>의 루비, <나는 보리>의 보리
<나는 보리>의 보리와 유사하게 ‘코다(CODA)’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있는데, 바로 2021년 미국에서 개봉한 <코다>이다.
두 영화의 주인공 보리와 루비는 모두 코다 중에서도 가족 내에서 유일하게 소리가 들리는 자녀 'OHCODA’이자, 미성년자 코다 ‘KODA’에 속한다는 점, 그리고 영화가 청인과 농인의 화합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나, 두 영화 속 소녀의 가정 환경이나 농인의 세계를 묘사하는 방식, 그리고 인물의 선택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나는 보리>에서 보리의 관심이 가족들과 보내는 크고 작은 이야기들과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에 집중되어 있다면, <코다>의 루비는 졸업과 성인을 앞둔 나이로 진학과 가족의 생계 등 자신의 삶과 가족으로부터의 독립을 고민하는 데에 몰두한다. 두 영화에서 내가 가장 주목했던 차이는 보리는 가족들과 동일시 되어 자신도 소속감을 느끼기를 바라는 반면, 루비는 가족의 품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원한다는 점이었는데, 이는 단순히 졸업 학년과 11살이라는 인물의 나이 차이 때문에 나타난 차이 만은 아닐 것이며, 두 소녀의 가정 환경과 제작자(감독)의 배경과 우리 사회에 깊게 자리 잡은 문화적 배경 또한 영화의 관점과 주인공의 선택에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루비의 가족은 아빠와 오빠가 운양하는 어선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 가는데, 일정치 않은 수입과 틈만 나면 중간에서 이익을 떼가는 중개업자들 때문에 루비의 진학비용 걱정은 물론, 늘 생활비 걱정을 안고 지낸다. 또한, 루비의 가족은 가족 내의 강한 유대와 결속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루비의 엄마가 식사할 때 다른 행동을 하지 못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가족의 일에는 꼭 모두가 함께 자리하게 하는 장면을 통해 루비의 엄마가 가족의 소통과 결속을 강조하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그거 알아? 엄마도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해.”라는 루비의 대사와 “들리는 년들은 나랑 말 안 해.”라는 엄마의 대사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 사실 엄마의 이러한 행동은 청인과의 교류는 두려워하며 피하고, 농인에 공감할 수 있는 가족 내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유지하려는 엄마의 방어기제이다. 그리고 이렇게 가족 내의 유대를 강조하는 엄마의 행동과 자신도 부양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저절로 심어지게 되는 루비네 가정의 분위기와 환경은, 루비가 가족에게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더욱 부추겼을 것이다. 반면, 보리의 가족은 루비네 가족과 같은 입장으로, 농인으로서 겪는 불편함과 어려움이 분명 있음에도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의 본보기라고 표현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따뜻한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나는 보리>에서 보리의 부모님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술비조차도 전혀 상관없다며 정우와 보리의 귀를 위해선 큰 비용지출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코다>에서는 가족의 생계수단이던 낚시도 <나는 보리>에서는 보리 아빠의 오랜 취미이자, 어린시절부터 아빠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 준 존재, 아빠와 보리가 속마음을 교감하게 되는 시간과 배경으로 나타난다. <코다>는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이며 원작 영화인 <미라클 벨리에>는 프랑스에서 제작되었고, <나는 보리>는 우리나라의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제작되었다. 이에 루비와 보리의 선택 차이에는 우리나라보다 비교적 이른 나이의 면허취득과 독립을 맞이하는 서양의 문화와 개인주의, 그리고 한국의 가족공동체 정신과 협동, 한국의 ‘정’이라는 이데올로기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가정과 사회에 대한 루비와 보리의 관점과 선택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두 영화 모두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농인과 청인의 경계를 허물고, 화합과 이해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같다. <코다>의 경우 영화의 후반부. 음악 영화답게 음악을 통해 주제를 드러낸다. 루비의 오디션과 대학 진학을 내내 반대하던 루비의 부모님은, 교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루비의 모습과 루비의 노래에 환호하는 관객의 모습, 그리고 그 누구보다 노래를 사랑하는 듯한 루비의 태도를 보고 오디션 당일 아침, 직접 운전을 해 오디션장까지 함께 간다. 오디션장에서 루비가 부르는 노래는 “Both sids now”. 앞서 말했듯, 영화의 메인 사운드 트랙이자 주제를 나타내고 있기도 한 이 루비의 오디션 곡은 “하려던 일들이 많았지만 구름이 내 앞을 막았지. 이제 구름을 양쪽에서 보게됐어. 위와 아래에서”, “이제 사랑을 양쪽에서 보게 됐어. 주는 쪽과 받는 쪽에서”, “이제 인생을 양쪽에서 보게 됐어. 이기는 쪽과 지는 쪽에서”와 같이 성장하며 주변에 있던 것들에 대해 달라진 이해와 시선에 대한 가사를 담은 곡으로, 루비가 ‘코다(CODA)’로서 살아가며 때로는 농인인 가족이 자신의 인생의 장애물이라고 생각했던, 때로는 농인 가족 속에 속한 유일한 청인이 자신이 소외된 존재인 것처럼 느껴졌던, 때로는 다른 가족들과 다른 자신의 가족이 부끄럽고 이해할 수 없었던 루비가 이제는 농인과 청인의 입장 양쪽 모두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으며 가족을 이해하게 되었음을 노래한다. 그뿐만 아니라, 오디션 현장에 몰래 들어온 가족들을 위해 루비는 노래를 부름과 동시에 가사에 맞추어 수화를 하는데, 이 장면을 통해 영화 <코다>는 루비의 성장과 이해, 농인과 청인의 교류와 화합을 완벽히 실현시킨다.
<코다>가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이들의 이해와 화합에 중심을 두었다면 <나는 보리>는 서로 간의 이해와 더불어 ‘코다(CODA)’로서 살아가는 보리의 자아정체성 확립과 농인과 청인과의 경계를 허무는 것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농인도 청인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한 사람이라는 점을 더 강조해 말한다. <나는 보리>의 미덕은 바로 이렇게 농인 가족이 등장하지만, 비장애인 가족과 다르지 않은 보편적 정서를 다룬다는 점에 있다. 다름보다는 같음을 느끼게 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물게 한다. 실제로 나는 보리의 김진유 감독은 “처음부터 장애를 어떻게 다루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보리의 감정에 집중했고, 그 감정선을 따라 보리 가족의 모습을 묘사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기존의 장애를 다룬 영화와 차별점을 갖게 된 것 같다.”라며 특별한 의도를 담기보단 오히려 그저 농인을 향한 시선이 특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을 뿐이라고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다. 영화 <나는 보리>의 후반부에서, 보리는 시장에서 구매했던 부적인 ‘악마의 눈’을 바다에 던지는데, 이러한 보리의 행동을 통해 일시적이지만 농인의 입장을 직접 체험해보고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을 경험해본 보리가 더 이상 가족에 대한 타인의 차별적인 시선이나 편견을 의식하지 않게 되었으며 ‘코다(CODA)’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타인의 시선이 어떻든, 자신에게는 그 누구보다 평범하고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확립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나는 보리>는 보리가 도로와 바다 사이 좁은 방호벽 같은 길 위를 양팔을 벌린 채 균형을 잡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배우들의 이름과 함께 등장하며 마무리되는데, 도로도 바닷가도 아닌 사이 도로 방호벽 위를 조심조심 걸어가는 보리의 모습을 통해 농인과 청인 사이에 놓여있는 ‘코다(CODA)’ 보리의 정체성과 농인과 청인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완성한다.
3. 보리가 보여주는 농인의 세상
<나는 보리>에서 보리는 가족들과 같아지고 싶다는 마음에 농인이 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물에 귀를 자주 담그면 잘 들리지 않는다는 TV 속 해녀의 말에 직접 바다에 뛰어들며, 이상 없이 무사히 구조되었음에도 보리는 이후로 계속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척, 자신도 농인이 된 척 행동하는데, 이렇게 농인으로서 생활하는 동안 보리는 농인을 향한 사회의 시선을, 가족들이 농인으로서 겪었을 어려움과 외부에서 받았을 차별들을 경험하게 된다. 앞서 <나는 보리>의 미덕은 농인 가족이 등장함에도 비장애인 가족과 전혀 다른 바 없이 느껴지는 보편적인 정서를 다룬다는 점이라고 하였는데, 이렇게 영화 전반에 걸쳐 경계를 허물고, 보편적인 정서를 다루지만, 보리가 직접 농인의 입장으로 살아가는 생활들을 담음으로써 일상 속에서 농인이 겪게 되는 불평등한 차별과 시선 또한 짧은 내에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 또한 <나는 보리>의 또 다른 미덕이라고 볼 수 있다.
보리가 가족들처럼 농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친구들은 학교에서 이전과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인다. 보리와는 상의 없이 보리에게 화장실 청소 당번임을 통보한다던가, 은정이와 보리가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음에도 보리를 투명인간처럼 쏙 빼놓고 은정이에게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식으로 말이다. 학교와 또래 친구들 내에서뿐만 아니라 보리는 주변 어른들에게서도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게 되는데, 부모님 대신 정우와 농인이 된 척하는 보리를 데리고 병원에 간 고모가 ‘착한 거짓말’이라는 명분으로 병원에 다녀온 후 엄마, 아빠에게 수술하게 되면 정우가 앞으로 축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말을 전하지 않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또한, 엄마가 함께 간 옷가게에서는 보리와 엄마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몰래 점원들끼리 상의하여 더 높은 가격으로 옷을 판매하는 것을 보게 되며, 지나가는 보리를 본 동네 어른들이 “어린 것이 딱해서 어떡해.”라며 들리지 않게 된 보리를 안타까워하며 안쓰러운 시선으로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을 바라보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보리가 농인인 체를 하며 겪게 되는 주변의 변화와 상황들은 우리가 영화 밖 현실사회에서 농인을 바라보는 태도를 잘 반영하고 있다. 모두가 그렇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우리 사회는 흔히 장애를 섣불리 안타깝다는 식으로 바라보거나 ‘힘들겠다’라는 식으로 동정 같은 공감을 한다. 작은 시선, 별 의미 없는 말 한마디일 수 있지만, 때로는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툭툭 나오는 시선과 말들은 당사자의 마음에 꽂히기도 한다. 이렇게 영화 속에서 11살 소녀가 특별히 큰일 없이 지나가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차별을 경험하도록 한 것에도 농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별하지 않았으면 하는 김진유 감독의 바람과 유년 시절 감독이 겪었던 감정, 그리고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바탕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진유 감독은 “제가 만났던 농인 부모 중 60% 정도가 자녀가 농인으로 태어나길 바랐다. 농인이라는 것 자체가 불편하지 않고,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인터뷰한 바 있는데, 이를 통해 사회에서 우리가 농인을 볼 때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경향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감독이 영화에서 보리가 직접 농인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농인이 일상 속에서 빈번하거나 흔하게 겪게 되는 어려움을 보여주고, 그 어떤 가정보다 따뜻하고, 온전하고, 화목한 가정의 분위기를 그림으로써 현실에서의 농인을 향한 특별한 시선을 제거하고자 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4. <나는 보리>에 대한 글을 마치며
영화 <나는 보리>는 농인의 삶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코다(CODA)’라는 익숙하지 않은 용어와 존재를 알리고, 이런 ‘코다(CODA)’ 소녀를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써 단순히 농인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농인과 청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경계를 허물고 농인 가족이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가족임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보리가 농인이 되고 싶어 하는 바람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편적인 사고에서 전환된 시각과 관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를 지닌다.
<나는 보리>의 김진유 감독은, “장애인 가족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식의 묘사도 하고 싶지 않았고,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농인 가족의 평범한 일상과 자신이 살았던 모습만을 보여줘도, 대중이 농인을 조금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라고 인터뷰에서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감독의 애정 어린 시선이 영화 <나는 보리>와 그것을 보는 관객에게도 통한 것일까. <나는 보리>의 보리네 가족은 보는 사람의 마음도 더불어 따뜻해질 정도로 그 누구보다 화목하고 행복해 보이며, 영화를 통해 그들의 삶과 ‘코다(CODA)’로서 살아가는 보리의 삶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을 더 이해하고, 그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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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영화배우 대표 200인 선정! 해외홍보 나선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 영화계 대표 배우들의 글로벌 홍보를 위해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영화배우의 해외 홍보는 올해의 주요 영화제를 앞둔 3월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유럽영화진흥프로그램이 진행한 ‘슈팅스타즈’ 운영과 유사한 캠페인인 ‘한국 배우 200 캠페인’은 한국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 100명 그리고 여자 배우 100명을 선정해 진행되는 프로젝트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10년간의 배우들의 흥행력, 한국 영화 참여도, 국내외 영화제 수상 기록, 독립영화 출연, 국제 프로젝트 참여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 스페셜 웹페이지를 오픈하여 3월 중 캠페인을 전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알리며, 배우의 대표 필모그래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무빙 트레일러 및 한국 배우 200인의 다채로운 포트레이트, 배우별 필모그래피를 집약한 동영상 200편 등 양질의 캐스팅 자료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캠페인을 위한 사진 촬영 및 책자와 무빙 트레일러 제작 등은 영화 전문 미디어 <더 스크린>이 전체 진행을 총괄하여 완성도를 강화하였으며, 포트레이트 촬영은 한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김중만 작가와 안성진 작가가 전담했습니다. 김중만 작가는 1977년 프랑스 아를 국제사진 페스티벌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이래 40여 년 간 국제적인 명성을 이어온 세계적 사진가이며 안성진 작가는 1992년 이후 한국에 셀러브리티 CF를 선도한 사진가로 수많은 영화, 드라마, 연극 포스터와 앨범 재킷을 촬영해 온 한국 대표 사진가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최고의 영화제 및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OTT 제작사, 에이전시, 미디어 등 전 세계 영화계의 핵심 관계자들에게 직접 홍보물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발간하게 될 책자의 타이틀로, 전 세계를 감동시킬 배우가 ‘여기 있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버라이어티는 ‘영화 <기생충>이 여러 개의 오스카상을 거머쥔 이후 한국 배우들은 해외 언론과 영화제에서 많은 주목과 함께 인정받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하며 ‘배우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를 통해 찬사를 받고 있으며, 배우 김민희는 <도망친 여자>에서 보여준 연기로 작년에 찬사를 받았고 배우 이주영은 뉴욕 아시아 영화제에서 국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배우 이민호는 애플TV플러스가 제작하는 미국 드라마 <파친코> 주연으로 발탁되고, 배우 송강호, 배우나, 그리고 강동원은 2018년 영화 <어느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첫 한국 연출작 <브로커>(가제)에 출연 확정 소식을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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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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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헤어질 결심> 박찬욱, LA 미술관 아트·필름 갈라 수상
ⓒ 네이버 영화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의 아트 필름 갈라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박찬욱 감독은 미국 아티스트 헬렌 파시지안과 함께 수상자로 선정됐다.
<엔시티 드림 더 무비: 인 어 드림>, 글로벌 예매 오픈
ⓒ 드림메이커 / CJ 4DPLEX
NCT DREAM의 첫 번째 영화가 오늘 글로벌 예매 오픈과 함께 메인 예고편과 보도스틸을 공개했다.
영화는 11월 30일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한국 예매는 11월 중순에 진행될
예정이다.
정려원, <하얀 차를 탄 여자> 샌디에이고영화제 수상
ⓒ 네이버 영화
배우 정려원 주연의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가 올해 샌디에이고국제영화제에서 국제 영화
부문에서 '베스트 인터내셔널 피처' 상을 받았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가 되어 작은
병원에 나타난 여자 도경과 사건의 진실을 좇는 형사 현주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스릴러물이다.
<아바타: 물의 길>, 러닝타임 3시간 10분
ⓒ 네이버 영화
13년 만에 개봉하는 <아바타>의 속편 <아바타: 물의 길>의 러닝타임이 3시간 10분으로 확정
됐다고 미국 매체 할리우드포터가 보도했다. <아바타>보다 러닝타임이 29분 정도 늘어났다.
해외
<13일의 금요일 프리퀄>, 프리퀄 시리즈 <Crystal Lake> 제작
ⓒ 네이버 영화
유명 공포 영화 <13일의 금요일>의 프리퀄 시리즈인 <Crystal Lake>를 Peacock에서 A24와 함께
제작 중이라고 한다. 원작 작가와 함께 제작하여 원작의 요소가 담긴 프리퀄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완다 비전> 스핀오프, <비전 퀘스트> 제작 예정
ⓒ IMDB
디즈니 플러스에서 <완다 비전>의 스핀오프 시리즈로 <비전 퀘스트>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화이트 비전이 기억을 되찾는 여정을 담은 작품이며, <완다 비전>의 메인 작가 잭 쉐퍼가 각본에
참여한다고 한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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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 결심하게 해주는 스포츠 영화 7선
"진정한 새해는 2월부터다!"를 외치는 건 에디터뿐이 아니겠죠...?
어김없이 올해도 신년 목표로 '운동'을 넣어두었지만, 에디터처럼 나약한 의지를 가진 동지들을 위해
단숨에 운동 결심하게 만들어주는 스포츠 영화 7편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딱 1편만 더 보고 운동하러 가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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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스틱 4 | 지나치게 반듯한 히어로 가족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잘 만든 MCU 영화'의 조건
'잘 만든 슈퍼 히어로 영화'는 공통점이 있다. 싸움을 잘 붙인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센티넬',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속 '그린 고블린'과 '닥터 옥토퍼스' 같은 빌런들이 꾸준히 회자되는 이유라고 할 수도 있다. 히어로와 빌런의 갈등과 대립이 주목받을수록 빌런 고유의 서사와 특성도 덩달아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합의 범위를 '잘 만든 MCU 영화'로 줄이면 다른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여전히 싸움은 잘 붙이지만, 히어로와 빌런 대신 히어로와 히어로가 싸움의 주체가 된다는 사실이다. <어벤져스>에서는 뉴욕 전투가 시작되기 전까지 6명의 영웅과 닉 퓨리가 뒤엉켜 말다툼을 벌였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는 아예 어벤져스가 둘로 나뉘어 전투를 치렀으며, 토리와 로키는 시리즈 내내 싸웠다. <썬더볼츠*>도 다르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이는 MCU가 여러 시네마틱 유니버스 중 가장 성공적인 팀업 무비를 만들 수 있는 비결이었다. 히어로들끼리 싸우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드는 동안, 관객들도 그들의 신념과 철학, 한계와 약점을 목격하고, 그들에게 인간적으로 유대감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으니까. 그 덕분에 수많은 캐릭터가 한 작품에 등장해도 각각의 개성과 존재감은 묻히지 않을 수 있었다.
<판타스틱 4: 새로운 시작>(이하 <판타스틱 4)은 정반대다. '잘 만든 가족 드라마'이지만, '잘 만든 MCU 영화'는 아닌 듯하다. 가족애, 특히 모성애에 집중한 드라마는 인상적이다. 윤리적 딜레마의 활용도, '가족'의 중요성을 시의적절하게 환기하는 메시지도 영리하다. 하지만 정작 관객들과 상호작용을 해야 할 네 명의 주인공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MCU 팀업 무비답지 않게, 싸울 줄 모르나 싶을 정도로 반듯했기 때문이다.
판타스틱 4가 딜레마를 푸는 법
지구-828의 수호자인 '판타스틱 4'. '수 스톰/인비저블 우먼'(바네사 커비)의 임신을 축하하며 새로운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하던 그들은 돌연 위기에 빠진다. '실버 서퍼'(줄리아 가너)가 나타나 행성 파괴자 '갤럭투스'(랠프 아인슨)의 공격을 경고했기 때문. 자신을 막으려 우주로 향했 판타스틱 4에게 갤럭투스는 제안한다. '리드 리처즈/미스터 판타스틱'(페드로 파스칼)과 수의 아들이자 우주적 능력을 지닌 '프랭클린'을 넘기면 지구와 인류를 살려주겠다고.
그 순간 판타스틱 4는 '트롤리 딜레마'라고도 불리는 공리주의적 딜레마에 직면한다. 이 딜레마는 고장 난 기차가 다섯 명의 작업자가 있는 선로로 달려가고 있을 때, 레버를 당겨서 한 명의 작업자가 있는 선로로 변경할 수 있다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판타스틱 4의 입장에서는 작업자 다섯 명의 목숨이 온 인류와 지구의 운명이고, 한 명의 작업자가 그들의 가족이라는 게 차이점일 뿐이다.
이때 판타스틱 4는 철저히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선택을 내린다. 어렵게 임신한 아들인 만큼 리드와 수는 절대 프랭클린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다섯 명의 작업자가 기다리는 선로, 곧 지구와 인류가 기다리고 있는 선로를 선택한다. 이에 시민들은 판타스틱 4를 의심하고, 그들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그들이 보기에 판타스틱 4의 결정은 특별한 힘에 따르는 책임을 포기하고 도망친 꼴이니까.
흥미롭게도 그들의 사적인 선택 덕분에 딜레마는 해결된다. 시민 앞에서 수는 연설한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두려워하는 그들의 심정에 공감을 표한다. 판타스틱 4가 본인들의 가족뿐만 아니라 지구의 모든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시민들을 설득한다. 그 덕분에 판타스틱 4의 신뢰도가 다시 높아지고, 리드는 갤럭투스와의 전면전을 피할 전 지구적 프로젝트를 실행할 기회를 잡는다.
수의 연설이 특별한 이유
혹자는 이러한 전개를 작위적이라고 비판할 수 있고, 분명 일리 있는 지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극 중 판타스틱 4에 대한 이중적인 묘사를 유심히 살펴보면 수의 연설 이후 편의적인 전개가 의도된 것임을 눈치챌 수 있다. 지구-828에서 판타스틱 4는 그 어떤 MCU 히어로보다도 독특한 지위를 누린다. 그들은 토니 스타크만큼 유명하고, 캡틴 아메리카만큼 존경받고, 토르만큼 고결하며 브루스 배너보다 영민하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조니 스톰/휴먼 토치'(조셉 퀸)와 '벤 그림/씽'(에번 모스배크랙)은 모든 아이와 시민들의 완벽한 우상이자 친구다. 수는 '닥터 둠'의 라트베리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의 협력을 끌어내는 범지구적 정치적 리더다.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과학자인 리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영감 그 자체다. 영화는 이들의 업적과 위대함을 중간에 삽입된 방송 인터뷰 화면, 과거 자료 등을 통해 계속해서 강조한다.
그와 동시에 정작 관객들에게는 그들의 일상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예상치 못한 임신 때문에 걱정이 많은 부모와 그저 신난 삼촌들의 모습은 바로 옆집, 옆 동 아파트에서 볼 수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반면에 초인적인 활약상은 그들의 능력을 확인하는 수준으로만 묘사된다. 영화 자체가 초능력자들의 영웅담보다는 조금 독특한 사람의 일상을 엿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처럼 소소한 히어로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수의 연설은 특별해질 기회를 얻는다. 모두가 바라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그녀에게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새로운 <판타스틱 4>는 정치, 사회, 경제적 지도층과 그 외 계층 간의 심리적 거리감이 그 어느 때보다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일종의 영화적 위로처럼 기능한다.
지금, 필요한 가족 드라마
근래에 많은 사람들은 의심한다. 과연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 사회적 문제를 모두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진지하게 걱정하고 있는지를. 더 나아가 그들이 우리와 같은 세계에서 같은 걱정거리를 공유하며 살고 있는지, 같은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지 문을 표한다. 지도자들이 공익보다는 그저 사익만 추구한다고 의심하는 시민들이 늘어남에 따라 포퓰리즘에 기반한 극단적 정치 세력도 나날이 발흥하는 중이다.
MCU의 판타스틱 4는 시민들이 품은 의심과 느끼는 거리감을 해소하는 존재다. 그들은 시민들 앞에서 솔직하다. 가족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다시는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을 누리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것을 안다는 수의 공감에는 진심이 느껴진다. 아무리 우월하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존재라 해도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는 솔직함이 사람들에게 믿음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즉, 수의 연설은 철저히 개인적이라서 오히려 공동체적이다. 가족애라는 공통점을 확인하면서 시민들은 판타스틱 4, 곧 사회적 지도층과 자신들이 같은 목표와 걱정, 미래를 공유하는 한 공동체이자 가족임을 실감하고 거리감을 좁힌다. 이는 단지 자기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을 자기 가족처럼 보호하기 위해 갤럭투스와 싸울 것이라는 판타스틱 4의 다소 뻔해 보이는 다짐에 전 지구적 차원의 신뢰가 모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판타스틱 4를 영웅들의 집합체가 아니라 하나의 가족을 그려내는 데 주력한 선택이 서사적으로 영리한 이유다. 하나의 공동체나 하나의 가족과도 같다는 연대 의식보다는 개인과 집단 간의 차이가 주목받고 갈등과 분열이 확산는 현시점에 꼭 필요한 영화로 <판타스틱 4>를 포장해 냈으니까. 설령 그 희망이 비현실적인 꿈과도 같을지라도, 지금 누구나 바라는 정치적, 사회적 희망을 선사하는 영화가 바로 <판타스틱 4>인 셈이다.
가족은 보이는데, 히어로는 안 보인다
하지만 그렇기에 히어로 영화로서, 특히 MCU 영화로서 <판타스틱 4>는 한계가 명확하다. 프랭클린을 지켜야 한다는 수의 모성애가 갤럭투스와 갈등을 빚는 핵심적인 동기인 이상 그녀를 제외한 세 히어로의 존재감이나 역할이 눈에 띌 수가 없는 상황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리드의 천재성도, 조니의 유쾌함도, 벤의 내적인 고뇌는 돋보이지 않을뿐더러, 캐릭터의 매력으로도 기능하지 못한다.
만약 판타스틱 4 내에서의 갈등이 강조되었다면 다른 캐릭터들에게도 기회가 있었을지 모른다. 예를 들어 갤럭투스의 요구를 두고 수와 리드는 다툰다.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수와 달리 리드는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두어야 한다며 비교적 이성적으로 문제 상황에 대처한다. 이때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갈등을 부각한다면 리드만의 신념, 개성, 존재감이 돋보일 수도 있었다. 아이언맨과 대립각을 세운 캡틴 아메리카가 그랬듯이.
하지만 이들의 갈등은 단순한 견해 차이 정도로 비치고, 화해도 신속하게 이뤄지다 보니 기대한 효과는 찾아볼 수 없다. 도리어 극을 평면적으로, 모범적으로 느껴지게 할 뿐이다. 마치 판타스틱 4라는 이상적인 가족상을 통해 가족애와 모성애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정작 그 구성원들이 완벽한 가족이라는 이데아에 눌려버린 꼴이다. 심지어 수도 예외는 아니다. 헌신적인 어머니라는 이미지 외에는 드러난 바가 없으니까.
조니와 씽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조니는 실버 서퍼와의 접점 덕분에 비중을 챙겼지만, 씽은 그조차도 없다. 변하기 전 외모를 의식하거나 대중들의 반응에 싫증을 내고, 연애처럼 평범한 일상을 누려 보려는 모습은 있지만 수의 모성애에 비하면 깊이가 충분치 않다. 이 불균형은 액션씬에서도 유지된다. 나머지 멤버들이 별다른 상황을 못 만들어낼 때, 수는 모성애로 증폭된 능력을 살려 압도적인 활약상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장점으로도 못 가리는 한계
다행이라면 시각적 요소가 단점을 일정 부분 상쇄한다는 것. 갤럭투스의 첫 등장 장면은 셀레스티얼 '아리솀'의 <이터널스> 등장씬에 비견될 수준의 위압감을 선보인다. 막상 지구에 도착한 후에는 기대에 비해 압도적이지 않지만, MCU에서 드물게 접할 수 있었던 우주적 공포감이 오랜만에 느껴지는 장면임에는 분명하다. 이에 더해 중성자별을 배경으로 펼쳐진 실버 서퍼와의 추격전도 MCU에서 기대하지 못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1960년대의 시대상을 반영한 세계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임신 테스트기, 주방 도구, TV 같은 일상적인 소품뿐만 아니라 뉴욕의 스카이라인에 이르기까지 복고적인 문화와 혁신적인 기술력이 결합 풍경이 눈을 사로잡는다. 레트로퓨처리즘의 정수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이는 우주 개발을 비롯한 과학 기술의 발전에 대한 낙관적인 분위기, 더 나아가 판타스틱 4를 향한 존경과 선망 어린 시선과도 조화를 이룬다.
그렇다고 해도 <판타스틱 4>의 한계를 완전히 숨기지는 못한다. 스토리텔링에 집중한 나머지 히어로 영화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쾌감 중 일부가 지워진 듯한 인상을 남겼다는 것. 또 공들인 가족 서사도 지나치게 모범적이라서 도리어 매력이 반감된다는 것. 이는 설령 MCU에 편입되기 이전에 제작된 과거 '판타스틱 4'에 비해서는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호불호가 나뉠 법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MCU의 새 방향성으로 인한 문제 같기도 하다.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겠다는 케빈 파이기의 발표 이후 공개된 <썬더볼츠*>와 <판타스틱 4>의 장단점이 같기 때문. 현대인의 정신 건강, 현대 사회의 정치적 갈등이라는 현실적 이슈를 반영한 서사가 전자라면, 기대에 못 미치는 액션은 후자다. 이러한 시도가 MCU의 진짜 부활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쿠키 영상이 예고한 <어벤져스: 둠스데이>를 기다리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Acceptable 그럭저럭
MCU 답지 않게 너무 반듯한 팀업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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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 일본스러움, 혹시... 나도?
* 이 리뷰는 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 지금은 기후위기라고 쓰지만 그 당시에는 기후변화가 더 익숙했기에 기후변화라고 씁니다.
나는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스스로를 '외계인'이라고 지칭했다. 나의 영감 노트는 'Inspiration of Alien(외계인의 영감)'였고, 고등학교 때 선생님은 출석을 부를 때 공식적으로 외계인이라고 한 적도 있다. 그리고 재밌게도 나의 장래 직업에 꽤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 천문학자였다.
사실 이 영화는 알고 본 영화가 아니었다. 원래는 영화를 보기 전에 그래도 사전 탐색을 좀 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책(영화의 원작을 쓴 작가의 다른 책)을 구매하면서 쓴 기대평이 당첨되면서 보게 되었다. 그래도 조금 찾아보긴 했다.
감독이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다는 것, 원작에 핵에 관련된 것을 기후변화로 변경했다는 것 정도, 작가의 다른 책인 '목숨을 팝니다'를 읽어본 바로는 이 영화도 좀 난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 정도였다.
시사회였지만 시사회 같지 않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영화는 시작되었다. 아무런 광고도 없이 시작되었다. 그런 시작은 처음이었다. 왜 청소년 관람불가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청소년 관람불가라고 할 만한 장면은 한 장면뿐이었데 잘라내도 무관한 장면이어서 오히려 잘라내고 등급을 낮추는 게 흥행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잘라내고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싶었다.
일본식 유머 코드가 잔뜩 배어 있으면서 끝으로 가면서 그 웃음기가 사라져 버리는 그런 영화다.
아빠는 화성인, 엄마는 지구인, 아들은 수성인, 딸은 금성인.
진짜인지 아닌지 끝까지 애매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책을 읽어보고 싶은 느낌이었다. 근데 아마 책을 읽어도 비슷했을 거다. 목숨을 팝니다의 결말도 비슷했으니까 말이다.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하는 생각은 다른 곳에서 왔다.
지난 환경의날에 환경영화를 본다고 <킹 오브 썸머>라는 영화랑 <판도라>를 봤다. 그런데 환경영화제에서 상영을 했다던 <킹 오브 썸머>보다 이 영화가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해 더 잘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인은 지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고민, 그 다양한 고민들을 영화 속에 모두 담고 있었다. 사실 그게 재미있다.
기후변화는 인간에 의해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원래 지구가 가지는 속성(간빙기)에 의해서 나타난 것이라는 주장(나는 사실 이것도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을 수성인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외운 것이 아니니까 정확한 워딩은 아니다.
"지구인은 오만하다. 지구를 자기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자기들 때문에 그렇게 된 것처럼 생각한다.
자신들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화성인인 아빠는 모든 것(직장, 가족)을 포기하면서 지구인들이 변해야만 지구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주 연합이었던가!?
위에서도 언급했듯 원작은 기후변화 대신 원자력발전소와 핵전쟁에 대한 이야기로 되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책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가까운 시일에 누군가 나에게 환경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나는 주저 없이 '아름다운 별'을 추천해 줄 것 같다.덧 1. 하지만 일본식 개그가 재미없다면 재미없을지도 모른다.
덧 2. 은근 유명한 배우들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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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되어가는 마블의 유통기한
일단, 전작 <블랙 팬서>의 약력부터 읊어보자!
2019년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주제가상 - 음향효과상 - 음향편집상"에 이름을 올렸고, "미술상 - 의상상 - 음악상"은 수상에 성공했다. - 이는 '슈퍼히어로 장르'로는 첫 작품상 지명이자 'MCU'로는 첫 수상작이다!
흥행 또한 <아바타, 2009>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2015> 다음으로 세 번째 북미 박스오피스 7억 달러를 기록했다! - 이후 <어벤져스: 엔드 게임, 2019>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2021>, 그리고 <탑건: 매버릭, 2022>이 달성했다.
이외에도 두 팔을 가슴에 엑스(X)자로 하는 특유의 포즈가 "BLM 운동"의 상징으로 작용했으니 안 나올 수가 있을까?근데, <블랙 팬서: 와칸타 포에버>는 시작부터 어려움에 직면한다!
주인공을 맡은 "채드윅 보스만"의 사망과 극 중. "슈리(최고의 과학자이다...)"를 맡은 "레티티아 라이트"가 음모론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 이외에도 현저하게 떨어진 관객들의 반응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 공교롭게도 영화는 위기에 빠진 와칸다를 구해야 한다.1. 홍철 없는 홍철 팀
일단, <블랙 팬서: 와칸타 포에버>에 직면한 문제는 "채드윅 보스만의 부재를 어떻게 채워나갈지?"이다.
단독 작품으로는 전작 <블랙 팬서, 2018>뿐이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2016>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018 - 엔드 게임, 2019>까지 총 4편에 출연했을 만큼 그만큼 이미지와 서사적으로도 각인되었기에 단순하게, "슈트"를 입힌다고 해서 관객들이 "블랙 팬서"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 흰 나시와 콧수염만 있다 해서 "프레디 머큐리"가 아니다!
그렇기에 161분이라는 기나긴 분량을 할애했지만, 그마저도 "슈퍼히어로"라는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결국, "슈퍼히어로"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장르로 가볍고 무엇보다 이해하기가 쉬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번 <와칸다 포에버>의 이야기를 본다면 어린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엔 어렵지 않을까?
그도 그럴 것이 국왕 "티찰라"의 죽음에 따른 "블랙 팬서"의 부재는 세계열강들과의 "비브라늄(자원)" 경쟁, 그리고 새로운 국가 "텔로칸"과 국왕 '네이머'의 등장은 "제국주의"라는 케케묵은 개념을 꺼내든다. - 엄마, 아빠 뭐야???2. 설명은 되지만, 공감은 안된다.
단적으로 "석유"만으로 한 국가의 행적이 떠오를 테지만, 영화는 좀 더 오래된 이야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남미 정벌 역사를 가져온다.
이 당시 유럽에는 "가격혁명"이 일어났을 만큼 금과 은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원주민들은 "천연두"로 죽거나 살았아도 "노예"가 되었을 만큼 아픈 기록이 있다.
이는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는 "네이머"의 동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설명되지만, 문제는 관객들의 감정적 공감에 끝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이런 부분들이 새로운 블랙 팬서로 거듭나는 "슈리"에게도 지적된다.
결국, "네이머"와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데에 하나의 사건을 제시하고는 예상치 못한 인물을 등장시킨다.
전작을 보았다면, 해당 캐릭터의 사상이 이번 "슈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었다는 것에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에 행한 행동에 앞서 말한 문장으로 '설명은 되지만, 문제는 관객들의 감정적 공감을 이끄는 데에 시간이 부족하다'라고 반복하게 만든다.3. 이젠, 확답을 내려야 할 때!
이런 이유에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집중하지 못한 것이 크다!
속편의 입장이긴 하나 <와칸다 포에버>는 결국, 새로운 "블랙 팬서"의 탄생을 다룬 작품으로 그만한 동기에 힘을 실어주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름만 다를 뿐 똑같은 레퍼토리로 진행되는 탄생기는 관객들의 관심을 떨어트리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리리 윌리암스(aka. 아이언 하트)"의 등장시켰지만, 이야기의 큰 영향이 없을 만큼 "사족"으로 느껴져 "굳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무엇보다 "인피니티 사가"로 불리었던 "타노스"와 같은 공공의 적이 아직, 이번 페이즈에 코빼기도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로, <어벤져스, 2012>의 마지막 쿠키 영상에 나타난 "타노스"는 <아이언맨, 2008>을 시작으로 <퍼스트 어벤저, 2011>까지 총 5편의 영화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속한 "페이즈 4"는 각각 7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소비될 만큼 변죽만 올리고 있다. - 이젠, 속 시원하게 말해야 할 때이다.· tmi. 1 - 쿠키 영상 1개가 곧장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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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배트맨」 예고편에 조커가 등장을 했다고?? 지금까지 공개된 5가지 정보들 | 스포일러? | 배트맨 영화리뷰 |
? "더 배트맨(2022)" 1차, 2차 예고편 분석 및 캐릭터 설명(스포가능성?)
* LA시사회 편집본 반응을 주로 담았고 스포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조커 부분은 추측일 뿐, 확실하지 않습니다
- "더 배트맨" 영화정보
감독: 맷 리브스
제작: 맷 리브스, 딜런 클라크, 월터 하마다 (기획)
각본: 맷 리브스, 피터 크레이그
원작: DC 코믹스 밥 케인, 빌 핑거
출연: 로버트 패틴슨, 조이 크래비츠, 폴 다노 외
장르: 슈퍼히어로 영화, 추리물, 스릴러, 느와르, 범죄, 드라마, 액션
촬영: 그레이그 프레이저
음악: 마이클 지아키노
촬영 기간: 2020년 1월 28일 ~ 2021년 3월 13일
제작사: DC Films logo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2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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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 메인 예고편
오랫동안 비어있던 집을 팔기 위해
아름다운 토스카나에서
뜻밖의 한 달 살기를 시작한 아버지와 아들
이탈리아에서의 낭만적인 일상이
잊고 있던 두 사람의 행복을 되찾아주고
새로운 사랑도 가져다 주는데…
우리 여기서 다시 시작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