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1-03-17 00:00:00
우먼 인 할리우드
한줄평 아닌 한줄평
한명만 움직여서는 바뀌지 않을 변화의 길.
-
처음의 이미지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미디어는 사람의 생각을 형성하고 좌지우지하게 해 미디어가 주입하는 성차별은 많은 사람들을 무감각하게 만든다.
여성의 이미지가 불편하다고 느꼈던 것은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고정적으로 같은 이미지를 찍어냈기 때문이었다.
-
수많은 여성감독과 여성배우들은 할리우드의 장애물을 아무리 뛰어넘어도 그 자리에 있음을 느껴야했다.
다양한 이미지 뒤의 여성들은 가슴과 엉덩이에 초점이 맞춰져야했고 자신을 잃어버린듯 했다.
"그때 깨달았어요. 난 그냥 배우가 아니구나. 난 '여배우'구나"
변화를 위한 걸음은 혼자 나아가는 길이 아니라 같이 나아가야할 길이 되어야 한다.
한걸음 나아갔다고 두걸음 뒤로 물러나서도 안된다.
이것을 찍은 감독조차 남자이지만, 남자의 목소리를 빌려서라도 여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두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Relative contents
-
- 대리만족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푸드트립 영화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뛴다.
나 어렸을 때도 그랬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렇고,
늙어서도 그럴 것이다.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My Heart Leaps Up - Willaim Wordsworth)
2010년 영국 BBC에서 방영된 TV 시리즈 "The Trip"을 영화화한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트립 투 잉글랜드>는 잉글리쉬 듀오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의 먹고 마시는 여행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립 투 시리즈'는 단순 먹방을 넘어선 예술적인 영화이기도 한데요. 시리즈 1편인 <트립 투 잉글랜드>에서는 영국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삶을 좇았고, 속편인 <트립 투 이탈리아>에서는 마찬가지로 영국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을 그려냈기에 관객의 '지적 만족감'까지 채워줄 수 있는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트립 투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 아래에서의 펼쳐지는 미슐랭 투어가 아닐까 싶은데요. '유럽'은 물론 해외 여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영화를 통해 더 큰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식당들이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인 것도 한몫하지만요)
그중에서도 시리즈의 시작인 <트립 투 잉글랜드>는 음식이 맛없는 나라 1위! 라는 편견을 깨줄 수 있는 영화이기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영국에서 미식 여행이 가능해?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지만, 사실 영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식당들이 많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없을 뿐, 식당과 요리사는 잘못이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영국의 미식탐험가 듀오가 Mukbang을 펼친 6곳의 식당을 살펴볼까요?
잇츠 CINE PICK!1. The Inn At Whitewell별이 하나도 둘도 아닌 5개 짜리 호텔에서 즐기는 미식은 어떨까요? 영국 북서부의 랭커셔주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인 이곳은 직접 기른 채소와 허브를 활용하여 재료의 맛을 한껏 살린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인데요. 무려 엘리자베스 여왕이 80번째 생일을 맞아 점심 식사를 한 곳으로 큰 화제가 되었던 식당입니다.
2. Hipping Hall중세시대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곳은 유서 깊은 5성급 호텔이지만 시대 흐름까지 잘 캐치한 모던한 식당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먹방 듀오가 다녀간 이후, "Hipping Hall" 측에서 직접 그들이 고른 코스와 더불어 약간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전해 주었는데요. 인텔리전트 먹방 듀오가 고른 6코스 메뉴는 이렇다고 합니다.
Hand dived Scallops (again!), Roasted Cauliflower Purée, Caper Emulsion
Confit Pork Belly, Roast Langoustine, Langoustine Bisque
Roast Halibut, Potato Espuma, Mussel Chowder
Roast Saddle of Holker Hall Venison, Parsnip Purée, Creamed Cabbage, Wild Mushrooms
Pre-Dessert
‘Rhubarb and Custard’3. L'Enclume제철 식재료를 활용하여 최상의 요리를 선사하는 이곳은, 지역의 특색은 유지한 채 모던함까지 갖춘 곳으로 무려 미슐랭 2스타를 받은 식당이기도 합니다. 산과호수로 둘러싸인 지역이자 워즈워스가 사랑했다고 알려진 Lake district 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오감만족 여행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4. The Angel at Hetton요크셔 지역의 5성급 호텔에서 즐기는 영국 오리지널 요리는 다르다! 요크셔 푸딩은 영국 음식이 맛없다는 편견을 버리게 하는 요리이기도 한데요. 지역색이 매우 강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요크셔 지역은 특히 지역 전통 음식이 유명한 곳입니다. 영국 내 먹잘알 도시 요크셔 내 TOP 이라는 이곳은 비주얼부터 다르네요~
5. Holbeck Ghyll'자연 속에서 즐기는 미식 여행' 이라는 트립 투 시리즈의 컨셉에 매우 걸맞는 이 식당은 산과 호수를 내려다보며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호텔 겸 식당입니다. 마치 풍경화 같은 창 밖 풍경을 보며 마시는 와인 한 잔이야 말로 그들이 일상을 벗어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사치 아닐까요?
6. The Yorke Arms요크셔 지역의 또 다른 호텔! Yorke Arms 입니다. 영화는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흔적을 따르고 있지만, 요크 지역은 사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브론테 자매'의 "폭풍의 언덕"의 배경지가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영국 듀오의 만담이 전부인 고요한 곳에서 그들은 음식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다는 요크 암즈의 신념에 따라 매우 특별한 음식을 즐깁니다.
짧은 여행을 의미하는 trip인 만큼
우리도 이들의 여행이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들 역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하는 동안만큼은
우리가 잠시 wanderer 가 되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니까요
이 시리즈를 보는 동안은 잠시 현실로부터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요?
트립 투 시리즈와 함께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세요.
씨네랩 에디터 Cammie
-
- 6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고딕 호러 명작 <노스페라투>1922 리메이크 소식!
<그것> 페니와이즈 역, <존윅 4> 빈센트 드 그라몽 후작 역으로 얼굴을 알린 빌 스카스 가드가
주인공 오를로크 백작 역을 맡았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니콜라스 홀트, 릴리 로즈 뎁, 윌렘 대포, 애런 테일러 존슨 등
화려한 라인업과 <더 위치> <라이트 하우스>로 이름을 알린 호러
영화 전문 감독 로버트 애거스가 연출을 맡아 호러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주 씨네뉴스 함께해요
<노스페라투> 트레일러 공개
1922년 개봉한 역사상 최초의 장편 흡혈귀 영화 <노스페라투>가 리메이크로 돌아옵니다.
원작을 연출한 독일 표현주의의 거장 F.W 무르나우 감독의 <노스페라투>는 호러 장르를 포함한 좀비물, 크리처물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명작으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감독은 호러 영화 <라이트 하우스>로 높은 호평과 더불어 칸 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하여 많은 호러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소니 픽쳐스 <스트리트 파이터> 실사판 2026년 개봉 예정
소니 픽쳐스가 세계적 인기를 얻은 대전 격투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실사 영화화를 발표했습니다. 소니는 캡콤과 공동 개발, 제작 및 배급을 맡을 예정이며 개봉일은 2026년 3월 20일로 확정되었습니다. 현재까지는 <톡 투 미>를 연출한 대니, 마이클 필립푸 쌍둥이 감독이 협상 중에 감독직에서 물러나 새 감독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단체 ‘영화티켓 담합 인상’으로 공정위 신고
26일 시민단체가 ‘영화티켓 담합 인상’을 이유로 멀티플렉스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멀티플렉스 3사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주말 기준 1만 2000원짜리 티켓을 1만 5000원으로 인상했다"면서 "티켓 가격 폭리가 관객에게 부담을 주고 영화계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라고 주장했으며, 영화관 측은 사업 특성을 이유로 가격이 비슷해진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박찬욱 <동조자>,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편 특별 상영
제28회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 전편이 특별 상영됩니다.
<동조자> 특별 상영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이 집필한 동명의 원작 소설로 제3회 부천 디아스포라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동조자’는 오는 7월 11일 10시 30분부터 20시 30분까지 총 7부를 4회(1~2부 / 3~4부 / 5~6부 / 7부)로 나눠 부천 CGV 소풍 5관에서 전편 상영될 예정입니다.
-
- ‘여직원’이 〈드래곤볼〉, 〈원피스〉의 주인공이라면
7★/10★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옥의 화원〉은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넷팩상을 수상했고 관객 사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OL(Office Lady) 장르와 액션 만화의 문법을 코믹하게 조합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OL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사무실에서 일하는 여성이 주인공인 장르다. 아무래도 액션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지옥의 화원〉에서는 이들 여직원이 ‘주먹’으로 서열을 정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린다. 〈드래곤볼〉, 〈원피스〉 같은 만화처럼 말이다. 괴상한 조합이 만들어내는 웃음이 신선하다.
여직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구두를 신은 채 근무하는 회사가 있다. 모든 회사가 그러하듯 일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건 싸움 실력이다. 부서별로 대장이 있는데 대장을 위시한 직원들은 폭력 조직처럼 행동한다. 상대 부서에 찾아가 대장끼리 맞붙고 이긴 부서가 상대 부서를 접수하는 식이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건달처럼 꾸미고 다니는 여직원들도 있는 반면 주먹 세계와 거리를 둔 채 평범하게 회사 생활하는 직원도 있다. 나오코는 후자다. 나오코는 회사 내 주먹 서열에 별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소소한 일상을 만족스레 살아간다. 그러던 중 나오코는 우연한 계기로 혈혈단신으로 회사 내 조직을 모두 평정한 란과 친구가 된다. 란의 싸움 실력과 명성을 견제하는 다른 회사 조직원에게 납치를 당하기도 한다.
반전이 있다. 사실 나오코는 싸움 DNA를 타고난 실력자다. 다만 주먹 세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평범한 일상을 산 것뿐이다. 여왕벌로 태어난 운명을 억지로 거부했으나 결국에는 마주하고야 마는 나오코와 늘 자신이 주인공이라 생각했으나 사실 조연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좌절하는 란. 이 둘 중 누군가는 여직원 주먹 세계를 평정해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2인자가 되어야만 한다.
회사에서 싸움으로 서열을 결정한다는 설정은 황당하다. 하지만 그럴듯한 구석도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지표를 들이대며 성과를 평가하고, 고루한 직급으로만 서열을 정하는 회사보다 싸움 실력으로 서열을 정하는 회사가 차라리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모든 주요 캐릭터가 ‘여직원’, 즉 여성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지옥의 화원〉은 여성이 주인공인 장르(OL)에 남성이 주인공인 장르(액션)를 더해 여자들만의 세상을 구축한다. 남성 캐릭터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들은 철저히 여직원들이 구축한 세계의 바깥에 있다. 여직원들은 험악한 표정으로 싸움 얘기를 하다가도 남직원이 들어오면 방긋 웃으며 친절히 인사한다. 이 장면은 여직원이 기존 성별 위계 따위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남자들이 주인공인 세계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여직원에게는 자신을 합당하게 평가하는 세계만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불어 복사, 전화 응대, 휴게실 청소 등 여직원들이 담당하는 ‘잡무’를 진정한 고수가 되기 위한 수련으로 재현해 일과 젠더에 관한 기존 위계를 유쾌하게 뒤집기도 한다. 배우들의 능숙한 코믹 연기와 장르 문법의 재치 있는 차용은 이 모든 쾌감을 한층 더 증폭한다. 〈지옥의 화원〉은 ‘여직원이 사무실에서 손오공과 루피가 되는 이야기’, 즉 듣도 보도 못한(심지어 의미까지 갖춘!) 오피스 코믹 액션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
- 뒤집힐지언정 결코 부서지지 않는
* <슬픔의 삼각형>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슬픔의 삼각형 (2022)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
출연: 우디 해럴슨, 해리스 딕킨슨, 찰비 딘, 돌리 드 레옹
장르: 코미디, 드라마
상영시간: 147분
국가: 스웨덴, 미국
개봉일: 2023.05.17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미 한참 기울어져 버린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147분이라는 러닝타임은 비교적 긴 편에 속하지만 젠더와 계급(혹은 사회적 지위), 그리고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빈부격차에 대한 풍자가 쉴 새 없이 이어져 체감 상영 시간은 오히려 짧게 느껴질 정도다.
1부 '야야와 칼'은 전통적인 구조의 남녀 관계가 전복된 산업에서의 연인 관계를 통해 젠더 갈등을 논한다. 남성 모델인 '칼(해리스 딕킨슨)'은 시작부터 인터뷰어에게 대놓고 무시를 당한다. 이는 '칼' 한 사람에 대한 모욕이나 희롱이라기보다는 여성 모델에 비해 대우를 받지 못하는 남성 모델 산업의 실태를 언급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해석된다. 남성 모델의 수입은 여성 모델의 1/3에 불과하며 게이들의 성적 희롱을 견뎌야 한다는 통념이 존재하며 미팅에서 헤프게 웃어보라는 소리를 듣는 둥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다. 오프닝 시퀀스가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이러한 불합리한 처사가 여성에게 적용된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이 보아 왔지만, 성별이 전복된 케이스는 흔히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과 남성 모델 간의 수입 차이는 '칼'과 '야야(찰비 딘)'의 데이트에서 젠더 간의 갈등을 촉발시킨다. '야야'는 여성 모델이기 때문에 '칼'보다 수입이 많고, 훨씬 잘 나간다. 하지만 데이트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쪽은 '칼'이다. 단지 돈을 언급하는 남성은 섹시하지 않다는 이유로. '야야'는 본인이 '칼'보다 수입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굳이 본인이 돈을 내겠다는 말을 먼저 꺼내지는 않는다. 그녀의 무신경한 행동은 '칼'의 분노를 유발하고, 급기야 감정싸움으로 치닫는다. 어찌 보면 '칼'의 행동은 쪼잔해 보이기까지 하는데, 이 또한 연인 관계에서 비롯된 성적 고정관념 때문에 생긴 시각일 터다. 결국 남자는 '팩트'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여자가 문제를 인식하게끔 만들고, 여자가 본인의 행동을 인정하는 것으로 두 남녀의 싸움은 일단락된다. 상처가 될 법한 말들을 주고받았지만, 둘 사이에는 얄팍한 '사랑'이라는 것이 있고, 또 SNS를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이해관계로도 얽혀 있다.
2부의 '요트'는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계급 간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무대다. 돈으로 사람 위에 군림할 수 있는 부자들, 그리고 군말 없이 지시를 따라야 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이들의 경계선에 있는 듯한 인플루언서 커플까지. 영화 포스터에 볼 수 있듯 세 계급은 마치 삼각형 같은 구도를 이루고 있다. '슬픔의 삼각형'이란 1부 모델 오디션 장면에서 언급된 미간 사이의 주름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계급 간의 구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이 세 계급이 전부는 아니다. 삼각형에 낄 수조차 없는, 부자들의 눈에 띠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노동자 계급이 뒤편에 존재하고 있으니까.
요트에 오른 최상류층들은 위선과 모순으로 똘똘 뭉친 자들이다. 일례로,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했다며 애정을 다지는 부부는 수류탄을 제조하는 방산업자다. 전쟁으로 남의 목숨을 팔아 번 돈으로 부를 축적한 작자들이 '사랑'을 논하고 있으니 실소가 나올 지경이다. '똥(비료)'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왕이 된 러시아 갑부의 아내는 어떠한가. 그녀는 연회를 준비하는 요트 직원들로 하여금 수영하며 놀 것을 지시한다. 근무 중에 수영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요구이지만 직원들은 이에 불복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요트 위에서 슬라이드를 타고, 러시아 부자는 자신이 마치 노동자들에게 아량을 베푸는 선량한 사회지도층이 된 듯 도취된다. 영화는 모순으로 똘똘 뭉친 인간 군상들을 통해 노골적일 정도로 자본주의가 만든 계급사회를 풍자한다.
위선자들의 향락과 사치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악천후로 크루즈가 흔들리자 부자들은 최고급 음식을 앞에 둔 채 저항 없이 토사물을 내뿜기 시작한다. 고상한 척으로 절대 막을 수 없는 생리 현상 앞에 수치심을 느낄 여력 따위는 없다. 제아무리 돈이 많고,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일지라도 한낱 먹고 싸는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영화는 가감 없이 보여준다. 변기를 붙잡은 채 괴로워하며 배설물 속을 헤엄치는 부자들의 모습은 안쓰러움이 들기는커녕 폭소를 부른다. 비위를 자극할 정도로 더럽고 노골적인 장면들을 활용하긴 했지만 그들의 과거 행적을 돌이켜 본다면 이 정도는 자비로운 처사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요트가 박살 나는 순간 역시 그들이 저지른 위선이 바다 위 암초가 되어 스스로를 나락으로 굴러떨어뜨린 것이나 다름없다. 평화나 운운하던 방산업자들은 결국 본인들이 만든 수류탄에 의해 종말을 맞았으니까.
요트는 전복됐고, 온전할 것만 같았던 삼각형은 뒤집혔다. 3부 '섬'은 계급의 최하위 층에 있던 화장실 청소부 '애비게일(돌리 드 레옹)'이 그를 고용한 상류층 위에 군림한다. 제아무리 부자들일지라도 당장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요트에서 그들이 뱉은 토사물과 똥을 닦던 여인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혈혈단신으로 겨우 목숨만 건진 이들은 아주 잠깐 동안 함께 화합하여 작은 평등 사회를 이루는 듯했다. 하지만 불을 피우고, 물고기를 잡을 줄 아는 '에비게일'이 등장하면서 8명의 소수 집단에도 자연스레 계급이 생겨나고 이들만의 생존 질서가 형성된다. 기존의 계급이 역순으로 뒤집히는 것도, '에비게일'을 중심으로 한 모계사회가 형성되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쯤 돼서 1부의 '야야'와 '칼'의 대화를 한 번 더 소환해 본다면 영화는 더욱 재밌어진다. 앞서 '야야'와 젠더 고정관념에 대해 열띤 입씨름을 벌였던 '칼'은 '남자다움' 혹은 '여자다움'같은 포지션에 가두지 않기를 원했다. 하지만 섬에 떨어진 이후 '칼'은 '야야' 앞에서 어떻게 행동했던가. '에비게일'을 도와 물을 길어오고, 일손을 돕는 것은 '야야'였으며 '칼'은 가만히 앉아 한밤중에 프레첼이나 훔칠 뿐이었다. 마치 본인이 성적 고정관념의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했던 그는 막상 여자친구를 지켜주어야 할 순간이 닥치자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 '야야'는 더 이상 그에게 섹시한 남성이 될 것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그녀는 스스로를 지킬 줄 알았다. 앞서 여자친구에게 성토하듯 외쳤던 '칼'의 이상과 논리도 결국 모순에 불과했음을 보여준 셈이다.
관객은 '에비게일'이 요트에서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열악한 노동 환경을 견뎌왔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해 볼 수 있다. '내가 누구지?'라 묻는 '에비게일'에게 '화장실 청소부'라 답하는 관리인 ‘폴라'를 통해 작업 노동자들에 대한 평소의 인식이 드러난다. 애초에 요트도 없어진 마당에 '화장실 청소부'라는 직책이 무슨 소용이람. 따라서 '에비게일'이 이룩한 작은 혁명은 관객의 응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며 꼼짝없이 그를 선장으로 모시는 돈 많은 남성들의 태도 변화는 일종의 ‘사이다’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불합리한 계급 구조가 뒤집혔을 때, 이상적인 평등 사회가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는 게 곧 드러난다. 섬의 주도권을 잡은 ‘애비게일’은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하는 ‘마르크스주의‘를 추구하는 듯했다. 능력 없는 남성에겐 식량이 주어지지 않았고, 몸이 불편한 여성은 일을 못해도 필요한 만큼의 음식을 제공받았다. 엄격하지만 합리적이고, 규칙만 잘 지킨다면 평화가 유지될 수 있을 법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집단 내에 균열을 일으키는 장본인은 시스템을 만든 ‘애비게일’ 쪽이다. 그녀는 구조정에서 잘생긴 백인 남성인 ‘칼’과 잠자리를 즐기고, 성을 착취당한 '칼'의 손에 쥐어지는 건 고작 프레첼 한 봉지뿐이다. 이는 곧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 구조를 선악 관계로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불합리함을 경험했던 계급 최하위의 노동자가 권력을 쥐었을 때 그들 역시 자신들을 착취했던 부자들과 다를 바 없는 모순적인 인간으로 얼마든지 돌변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의 결말부는 작품의 제목이 가진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야야'와 '애비게일'은 무인도인 줄 알았던 섬에서 리조트를 찾는데 성공한다. 섬에 문명이 존재하고,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건 희망적인 소식일 터이나 기쁨에 젖은 '야야'와 달리 '애비게일'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어둡다.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것은 결국 '애비게일'이 만든 임시 사회의 끝을 의미한다. '애비게일'은 다시 화장실 노동자의 위치로 되돌아갈 것이며 그녀 앞에 굴복했던 부자들은 다시 계급 최상위층에 올라 그녀를 부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리조트는 '애비게일'에게 희망 같은 존재가 돼줄 수 없다.
제목이 '슬픔의 삼각형'인 이유는 사회의 계급 구조가 뒤집힐지언정 절대 부서지지 않는다는, 그 완고한 특성이 절망과 허무함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애비게일'은 8명의 생존을 돕는 데 일조했으나 현실로 복귀했을 때 그가 얻을 수 있는 보상이라곤 기껏해야 '야야'의 비서 자리다. '야야'가 은연중에 내비친 멸시 어린 태도에서 이들 사이에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의 벽이 자리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애비게일'은 마침내 분노한다. 리조트를 발견한 건 '야야'와 자신뿐. 눈앞의 대상을 제거한다면, '애비게일'은 지도자로서의 권력을 누리고 젊고 잘생긴 남성의 몸을 계속해서 탐할 수 있다. 살의가 넘쳐흐르는 독사 같은 그의 표정, 아무것도 모른 채 행복에 젖은 '야야', 그리고 뒤늦게 '야야'를 구하러 가는 '칼'의 삼각 구도로 이야기는 끝난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지만 '칼'과 '야야'의 로맨스도, '애비게일'의 행복도, '야야'의 생존도 모두 기대되지 않는다. 어차피 인간은 하나같이 다 모순적이고, 그놈이 그놈이니까. 본작은 모든 걸 조목조목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비판과 풍자를 휘갈겼지만 궁극적으로는 폭력과 욕망, 위선으로 똘똘 뭉친 모든 인간의 몸뚱이를 해체해 적나라하게 전시한다. 감독의 냉소적인 시선은 관객의 씁쓸한 감정을 한없이 끌어올리고, '칼'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이 '슬픔의 삼각형'을 절로 찌푸리게 된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 받아 작성한 게시물입니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
-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여배우들, 한 곳에 모인다면 누가 이길까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강렬한 여성 캐릭터들! 이 다섯명이 한 곳에 모인다면 누가 이길까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정신병원의 싸이보그 ‘영군’
“싸이코가아니라 싸이보그에요”
<헤어질 결심> 타지에서 갖은 고생을 한 ’서래’
“한국에서는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친절한 금자씨> 죄를 뒤집어 쓰고 독기 품은 ‘금자’
“언니 이제 밥도 많이먹고 약도 많이먹고 빨리죽어”
<박쥐> 시모, 남편 뒤치다꺼지와 학대까지 당하다 뱀파이어로 변신한 ‘태주’
“저 부끄럼 타는 여자 아니에요”
<아가씨>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엄격한 보호아래 살아가는 귀족 ‘히데코’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박찬욱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에서 여성캐릭터가 핵심적으로 등장합니다.
위의 영화들 말고도 <스토커>, <리틀 드러머 걸>에서도 여성이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이끌어가죠.
박찬욱 감독의 신작에는 손예진 배우가 출연한다고 하는데요.
또 어떤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보여줄지 너무 기대됩니다 �
-
- <승리호>240억 제작비라는게 믿기지 않을 퀄리티 서사만 좀 좋았다면...
말도 많고 계획대로 안된 영화이긴 했지만 듣어 기나긴 시간을 뚫고 개봉하게 된 한국의 최초 우주SF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를 통해서 공개가 되었습니다. 한국 SF영화라는 점에서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던 작품이기도 한데요. 확실히 영화 시작부터 한국 영화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CG를 통해서 우주와 영화 승리호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전체적인 영화 구도에 대해서는 리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지만 저는 일단 한국 영화 최초의 SF 장르라는 점에서 충분히 장점이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자세한 건 리뷰로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2092년, 지구는 병들고 우주 위성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UTS가 만들어졌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송중기)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장선장’(김태리)
갱단 두목이었지만 이제는 기관사가 된 ‘타이거 박’(진선규)
평생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진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
이들은 우주쓰레기를 주워 돈을 버는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다.
어느날, 사고 우주정을 수거한 ‘승리호’는 그 안에 숨어있던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다.
돈이 절실한 선원들은 ‘도로시’를 거액의 돈과 맞바꾸기 위한 위험한 거래를 계획하는데…
영화 <승리호>전체적인 이야기를 먼저 살펴보면 작중 등장하는 세계관에서의 지구는 방사능으로 오염돼서 이제는 인간이 살수 없는 땅으로 등장하는데요. 그래서 우주로 이민해서 생활하는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게 바로 UTS입니다. 하지만 우주 위성 궤도인 UTS는 오로지 부유층 즉 계급이 높은 사람들만 살수 있는 사람이었고 UTS 시민은 5%밖에 되지 않죠. 나머지 95%는 지구에서 살고 있거나 다른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면서 하루하루 벌어가고 있는 하층민이죠. 그중에서 작중 주인공이 되는 태호를 비롯한 장선장, 타이거 박, 업동이의 승리호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데 이들은 우주쓰레기를 주워다가 파는 청소선입니다. 그렇게 이들은 여느 때나 다름없이 우주쓰레기를 줍고 있는데 이들이 주운 우주적 쓰레기 안에 한 아이가 숨어있었고 이 아이의 이름은 도로시로 대량상무기라는 걸 알게 되는데요. 그렇게 이들은 그 아이를 비싼 돈에 팔아넘기려고 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려한 CG"
제작비 240억
일단 영화 얘기에 앞서 이번 영화<승리호>의 화려한 CG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는데요. 과장을 조금 보태서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할리우드 우주SF영화와 비교하더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리 한국 CG의 기술력에 놀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승리호의 메이킹 영상을 보면 작중 등장하는 모든 장면들이 CG로 만들어진 세상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실제로 배우들도 연기하면서 실제 영화 장면들을 상상하면서 연기를 했다고 하니 이번 영화 <승리호>얼마나 많은 CG 작업이 들어갔을지 상상이 안될 정도더라고요. 무엇보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승리호와 다른 쓰레기 청소선과의 대결 장면은 가장 멋진 장면이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영화 승리호의 제작비에 대해서는 이미 개봉 전에도 알려진바라서 어느 정도 프레임을 끼고 보기도 했는데 만약에 240억이라는 제작비를 알리지 않고 저에게 물어봤다면 저는 아마 더 많은 제작비로 부르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도 그럴게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제작비가 높은 설국열차를 제외하더라도 약 300억 가량 투자한 영화가 <백두산>, <군함도>, <디 워> 등을 생각하면 이번 영화 승리호는 240억이라는 제작비임에도 단연 1순위로 화려한 CG를 보여준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한국의 우주 SF영화"
새로운 장르의 시작
CG의 장점을 제외하더라도 영화 <승리호>는 한국 영화 최초 우주 SF 영화라는 타이틀에도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지금까지 한국 영화는 장르 영화에 대해서 다양한 도전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호라는 장르 영화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판단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한국 영화의 장르 영화에 도전을 하지 않은 건 아니긴 해요. 크리처 영화로서 <7광구> 그리고 <미스터 고>라고 하는 CG가 많이 들어간 작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장르 영화의 도전은 흥행에 실패하면서 장르 영화의 발전은 없다시피 했지만 한국 최초의 좀비 영화<부산행>으로 다시금 장르 영화의 성공으로 인해 지금 현재는 다양한 영화가 등장하고 있죠.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승리호는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절대 제작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SF 장르를 만들어냈으니 그 시작만으로도 이제는 한국에서 더 다양한 장르 영화의 시도를 예상해 볼 수 있으니 말이죠. 만약에 결과도 좋다면 더욱 좋은 상황이기도 하고요.
"적절히 감동 섞인 이야기"
특별함 없는 이야기
본격적으로 영화 이야기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영화<승리호>는 CG와 한국 최초 우주 SF 영화라는 점을 제외하면 그렇게 특별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에요. 일단 작중 등장하는 이야기는 작중 등장하는 승리호 선원들이 어느 날 자신들이 주운 쓰레기 우주성에서 숨어있는 아이가 뉴스에 등장한 대량살상무기 도로시라는 걸 알게 되고 그 아이를 비싼 돈에 팔기 위해서 도로시를 필요로 하는 자에게 팔아넘기려 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승리호 선원들과 도로시와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사실 도로시는 대량살상무기가 아니라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적대되는 세력과 싸우면서 생기는 전형적인 선과 악의 구도로 그려진 특별한 이야기를 보여주지는 않아요.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영화의 전형적인 감동 이야기인 거죠.
"이색 or 무색 캐릭터들"
특별함 없는 이야기
영화 <승리호>에서 가장 아쉽다고 느껴졌던 부분은 바로 캐릭터입니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단순한 구도를 띄고 있다 하더라도 캐릭터가 매력적이면 재밌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 승리호에서 캐릭터적인 부분에서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작중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처럼 막무가내 캐릭터를 그리면서 그러한 캐릭터들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구도를 원했지만 중후반부도 넘어가면서 승리호 선원들의 과거사 그리고 서사를 풀면서 이색적인 캐릭터가 무색으로 변해버립니다. 그냥 작중 등장하는 캐릭터는 좋은 사람이었던 거죠.
하지만 저는 작중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되는 캐릭터는 바로 메인 빌런 UTS 설립자 설리번을 포함해서 그 외적인 캐릭터들이라고 생각되는데 영화 승리 호의 이야기에서 도로시(꽃님이)와 승리호 선원들을 둘러싼 이야기만을 전개하면서 외적인 부분에 한해서는 디테일이 상당히 부족한데요. 그로 인해서 조연들의 캐릭터의 개연성, 당위성이라는 게 부족해요. 특히나 설리번의 경우에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권선징악의 악으로 일회성 캐릭터로 버려진다는 게 상당히 아쉽더라고요.
" 시리즈 영화? "
깊이가 너무나도 약한데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영화<승리호>에서 가장 기대했던 포인트는 우리나라 한국 영화에서 오리지널 시리즈 영화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실제로 영화<승리호>의 기획 단계에서 이미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제작한 영화라고 했는데 그런 것치고는 세계관의 깊이가 상당히 약하지 않나 싶어요. 일단 기본적으로 승리호 세계관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SF 우주영화들과 비교한다면 그 규모가 생각보다 좁다고 생각이 드는 게 <스타워즈>,<스타트렉> 등과 같은 영화들과 비교한다면 영화 승리호의 세계관은 태양계 그중에서도 그냥 화성까지 밖에 다루지 않는 수준으로 나옵니다. 그런 걸 생각한다면 더 이상의 세계관 확장은 어디까지 갈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죠.
세계관을 떠나서 어떻게 보면 작중 세계관에서 가장 이야기를 잘 뽑아낼 수 있는 UTS 시민과 이 시민 즉 계급사회로 인해서 이뤄지는 이야기들을 더 다루면 좋았을 텐데 설리번의 폭로와 죽음으로 이마저도 이미 1편에서 해결된 상황이죠. 그렇게 된다면 만약에 2편이 제작된다고 한다면 1편에서 나름 떡밥으로 남겨진 태호의 딸 순이와 꽃님이의 나 로봇인데 과연 이 둘의 설정으로 뽑아낼 수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밖에 들지 않는 영화였던 것 같아요.
" 글로벌한 느낌 "
영화 <승리호>를 보면서 한국 영화의 CG 기술력에도 놀랐지만 일단 그보다 더 영화가 상당히 글로벌했다는 게 나름의 재밌는 관점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어요. 승리호가 중국 자본이 들어간 영화라고 해서 혹시 중국이 스토리에 가미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작중 등장하는 중국인은 또 다른 쓰레기 청소선 중에 하나였고 그뿐만 아니라 정말 여러 나라 국가가 등장해서 자기 나라 언어들을 하면서 서로 얘기를 한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작중 세계관에서는 통역기를 통해서 얘기하는 거로 묘사되면서 말이죠. 그런 와중에 한국말도 들리니까 한국 영화가 아니라 글로벌한 영화라고 하고 싶기도 하고요.
" 한국의 퀄리티 "
솔직히 영화<승리호>는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에요. 일단 기본적으로 영화의 CG 퀄리티, 한국의 SF 우주영화라는 프레임을 제외하고 본다면 서사에 한해서는 너무나도 단순하고 어떤 면에서는 개연성마저 무너진 부분도 많으니까요. 그렇기에 영화 <승리호>의 유일한 관점 포인트는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극명하게 나뉠 것 같아요. 이야기를 중요시 여긴다면 영화 <승리호>는 지금까지 우리가 한국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과 비슷할 테이고 그게 아니라면 평작 수준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싶네요.
정말 기대한 만큼이나 아쉬운 점도 많은 영화 <승리호>를 리뷰해보았는데요. 정말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아쉬운 점만 남게 되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어요. 더 좋은 방향으로 갈수 있는 영화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럼에도 한국 영화 최초 SF 우주영화라는 점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화려한 CG를 보여준 데에 한해서는 그저 감탄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러한 영화를 일단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게 어느 한편으로는 또 아쉽기도 하네요. 앞으로 승리호가 어떤 평가를 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모을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리즈 영화로서의 시작은 개인적으로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상 영화<승리호>리뷰를 마치겠습니다.
* 이미지 출처 : NAVER
* 이미지 출처 : GOOGLE
* 본 콘텐츠는 네이버 블로거 민케이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 [Movielog #13] (브런치작가/영화리뷰/결말X) 아이를 잃은 부부가 상실감을 극복하는 방법
1월초 그녀의 조각들 이라는 영화가 넷플릭스에 공개 되었습니다.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아이를 잃은 부부가 그 상실감을 어떤 태도로 극복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에요.
바네사 커비가 출산 과정의 비극을 겪은 마사로 나오는데, 연기가 굉장히 좋습니다.
이 영화는 바네사 커비의 영화입니다.
지난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타기도 했죠. 그저 액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로만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그런 선입견을 보기 좋게 날려보리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영화 초반 30분정도 출산 과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그 출산 과정에 대해 관객들에게 직접 보고 판단해보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죠.
영화는 그 초반이후 주인공들이 상실감을 대하는 모습을 대비시키며 결론으로 나아갑니다.
마지막 마사의 법정 발언 장면은 그렇게 전달된 내용이 감정적으로 발산되는 장면입니다.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Rabbitgumi 채널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웨이브 <크리머리 : 라스트 맨> 공식 예고편
바이러스의 창궐로 세상 모든 남자가 죽고 여자들만 남은지 8년, 히로 밸리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살아가던 세 명의 여성이 우연히 지구상 최후의 남자와 마주친다.
-
-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 리뷰 예고편
20세기 초 프랑스에 위치한 오래된 가상의 도시 블라제
다양한 사건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미국 매거진 ‘프렌치 디스패치’
어느 날, 갑작스러운 편집장의 죽음으로
최정예 저널리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마지막 발행본에 실을 4개의 특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당신을 매료시킬
마지막 기사가 지금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