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1-03-17 00:00:00
우먼 인 할리우드
한줄평 아닌 한줄평
한명만 움직여서는 바뀌지 않을 변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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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이미지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미디어는 사람의 생각을 형성하고 좌지우지하게 해 미디어가 주입하는 성차별은 많은 사람들을 무감각하게 만든다.
여성의 이미지가 불편하다고 느꼈던 것은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고정적으로 같은 이미지를 찍어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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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성감독과 여성배우들은 할리우드의 장애물을 아무리 뛰어넘어도 그 자리에 있음을 느껴야했다.
다양한 이미지 뒤의 여성들은 가슴과 엉덩이에 초점이 맞춰져야했고 자신을 잃어버린듯 했다.
"그때 깨달았어요. 난 그냥 배우가 아니구나. 난 '여배우'구나"
변화를 위한 걸음은 혼자 나아가는 길이 아니라 같이 나아가야할 길이 되어야 한다.
한걸음 나아갔다고 두걸음 뒤로 물러나서도 안된다.
이것을 찍은 감독조차 남자이지만, 남자의 목소리를 빌려서라도 여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두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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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주년 재개봉작.zip
여전히 호그와트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해리 포터'가 벌써 개봉 2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해리 포터'와 함께 자란 MZ 세대라면 '해리 포터' 안 사랑하는 법 모를 정도로 판타지 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는 최근 4DX로 개봉하여,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몇 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2021년 극장가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많은 재개봉작이 찾아주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개봉 20주년을 맞아 특별히 다시 극장을 찾은 작품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한 추억의 재개봉작 틈으로 추억 여행 한 번 떠나볼까요?
20년 전으로! 잇츠 CINE TIME!!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12.14 개봉)
판타지, 가족, 모험, 액션 | 영국, 미국 | 2시간 32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크리스 콜럼버스 | 출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 8.9 (다음 평점)
해리 포터는 갖은 구박을 견디며 계단 밑 벽장에서 생활한다. 11살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해리에게 초록색 잉크로 쓰여진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전설적인“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보낸 입학초대장이었다. 그리고 해리의 생일을 축하하러 온 해그리드는 해리의 진정한 정체를 알려주는데. 그것은 바로 해리가 굉장한 능력을 지닌 마법사라는 것!
해리는 이모네 집을 주저없이 떠나 호그와트행을 택한다.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비밀의 9와 3/4 승장장에서 호그와트 특급열차를 탄 해리는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와 론 위즐리를 만나 친구가 된다. 이들과 함께 해리는, 놀라운 모험의 세계를 경험하며 갖가지 신기한 마법들을 배워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해리는 호그와트 지하실에 `영원한 생을 가져다주는 마법사의 돌'이 비밀리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해리의 부모님을 죽인 볼드모트가 그 돌을 노린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해리는 볼드모트로부터 마법의 돌과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데...
씨네pick : 해리 포터 시리즈 제1편! 창대한 시작을 알린 불멸의 역작으로, 베스트셀러의 영화화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모으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대성공하였습니다. 한국에서도 2001년 개봉 당시 무려 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였는데요. '해리 포터'는 모두의 추억이자,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을 웃고 울리는 작품입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2001.09.01 개봉)
드라마, 멜로/로맨스, 코미디 | 영국, 프랑스, 미국 | 1시간 37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샤론 맥과이어 | 출연 : 르네 젤위거, 콜린 퍼스, 휴 그랜트
⭐️ 8.5 (다음 평점)
당신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인가요?
어김없이 홀로 새해를 맞은 서른두 살 ‘브리짓’
그런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정반대의 두 매력남.
내 여자에게만 다정한 스윗남 ‘마크’와
사랑에 직진하는 ‘다니엘’ 사이에서
그녀의 다이어리는 행복한 상상으로 채워지는데…
‘브리짓 존스의 일기’ 첫 페이지가 시작됩니다.
씨네pick : 봐도 봐도 사랑스러운 브리짓 역시 영국 대표 소설 '오만과 편견'을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영국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워킹 타이틀 역사 최고의 작품이라 불리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르네 젤위거는 물론 '콜린 퍼스'의 전성기를 열어준 작품이기도 한데요. 당차고 주체적인 브리짓은 2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2001.12.31 개봉)
판타지, 모험, 액션 | 뉴질랜드, 미국 | 3시간 48분 | 12세 관람가
감독 : 피터 잭슨 | 출연 : 일라이저 우드, 이안 맥켈런, 리브 타일러
⭐️ 9.1 (다음 평점)
모든 힘을 지배할 악의 군주 ‘사우론’의 절대반지가 깨어나고
악의 세력이 세상을 지배해가며 중간계는 대혼란에 처한다.
호빗 ‘프로도’와 그의 친구들, 엘프 ‘레골라스’, 인간 전사 ‘아라곤’과 ‘보로미르’
드워프 ‘김리’ 그리고 마법사 ‘간달프’로 구성된 반지원정대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절대반지를 파괴할 유일한 방법인
반지가 만들어진 모르도르를 향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난다.
한편, 점점 세력을 넓혀온 사우론과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앞둔
반지원정대는 드디어 거대한 최후의 전쟁을 시작하는데...
씨네pick : 21세기 가장 위대한 판타지 걸작! <반지의 제왕>은 J.R.R. 톨킨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요. 이 시리즈가 최근 OTT 제작을 알리며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습니다. 원작만큼이나 방대한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400만에 가까운 관객수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2001년 당시, 1,0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임에도, 그 10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한 대작이기도 합니다.
<고양이를 부탁해> (2001.10.13 개봉)
드라마, 코미디 | 한국 | 1시간 50분 | 12세 관람가
감독 : 정재은 | 출연 :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이은주, 이은실
⭐️ 8.1 (다음 평점)
자유롭게 세상을 날고 싶은 엉뚱한 몽상가 태희
사회로 첫 발을 먼저 내딛은 현실주의자 혜주
생계를 위해 꿈은 잠시 뒤로 미뤄둔 꿈많은 모험가 지영
친구들의 든든한 버팀목 쌍둥이 비류와 온조
십대에 만나 모든 게 행복했고 즐거웠던 우리
각자 다른 네 갈래 길의 스무살을 만났다.
그렇게 서로의 길로 향하던 우리에게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 한 마리
우리를 하나의 길로 이어줄 수 있을까?
잘 있었니? 나도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씨네pick : 그리고 한국에도 20주년을 맞은 작품이 있다고 하는데요. 20년 만에 그것도 같은 날 극장을 찾는 <고양이를 부탁해>는 스무 살의 공기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안부를 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특별상영이 20초 만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고양이를 부탁해>는 스무 살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같은 영화로, 현재 20대들에게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감정의 공감과 위로를 전해줄 특별한 영화로 다가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2021년 개봉한 작품 중, 어떤 작품들이 20년 뒤에 극장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날을 기다려보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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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계급, 여성
축구, 계급, 여성
잉글리시 게임.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니시리즈 영화. 1부 6화. 여성(대부분)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가 '남자들이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건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의 대부분 남성은 군대에서 축구하는 이야기로만 일주일 동안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국가대표 축구경기만 가끔 보는 나처럼,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남자라도 군대에서 축구를 한 경험이 있으며, 국가대표 선수와 해외에서 뛰는 한국선수들의 성적에 관해 대략은 알고 있다.
축구는 '럭비'에서 갈라져 진화한 새로운 스포츠로, 축구의 원형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그것을 하나의 '운동'으로 만든 것은 영국이다. 축구공의 재료도 돼지오줌보, 실뭉치, 새끼줄 뭉치, 천(옷)뭉치 등 다양하지만, 핵심은 둥근 공 형태로 만들어 그것을 발로 차며, 상대방의 골대에 공을 넣는 것이다.
'럭비'가 적대적 관계에서의 국가, 부족, 영주들 사이의 전투를 평화적으로 재현한 것이라면, 축구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팀을 만들어 다른 팀과 경쟁하거나 승부를 가르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전투의 '우호적 버전'이다. 작게는 마을과 마을의 경쟁과 친선, 우호적 관계를 위해 적대감을 해소하고, 우정을 쌓기 위한 동기로 '운동'의 형태로 벌어지며, 이것이 국가 단위로 커지면 올림픽과 월드컵이 된다.
럭비, 풋볼, 축구는 고대부터 내려오는 전투를 재연한다. 팀과 팀이 서로 마주보고, 땅을 뺐거나(풋볼, 럭비), 상대의 성(또는 고지)을 점령(골을 넣는 축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때 팀과 팀은 극도의 적대감으로 자신의 전투력을 고조하며, 육체와 육체가 부닥치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난다. 공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기의 상징이자 현현이며, 창과 칼, 도끼, 화살, 낫, 망치처럼 잔혹한 무기는 아니어도, 상대방에게 충격과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분명한 무기가 된다.
현대 축구는 영국에서 1870년 이전부터 시작했다. 영국축구협회컵 대회(FA) 결승이 1871년에 있었으니 그때 이미 영국축구협회가 귀족과 부르주아 중심으로 설립되었고, 영국 전역의 지방에 축구팀이 활동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도 낯익은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팀이 최다 우승을 차지하고, 이 영화에도 나오는 '블랙번'도 6회 우승으로 상위권에 있다.
이 드라마는 영국에서 있었던 실제 축구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다. 실제 인물을 모델로 만들었으며, 당시의 축구와 계급의 생활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단지 축구만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 드라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주제별로 나눠 보면 대략 이렇다.
축구
초기 영국축구협회를 구성한 사람은 모두 귀족이거나 부르주아들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팀을 만들어 운동도 하고, 다른 팀과 경기해서 여러 번 우승하기도 한다. 귀족과 부르주아의 권위와 권력은 대단해서 이들이 만든 규정에 따라 경기가 치러지고, 이들의 결의가 곧 축구협회의 권위였다.
드라마에서 귀족팀이자 영국축구협회 임원 대부분이 소속되어 있는 '올드 이트니안스'와 랭커셔의 면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다웬' 팀이 나온다. 주요 인물로 귀족이자 부르주아이며 '올드 이트니안스'의 주전 멤버인 아서 키나드가 있고, '다웬' 팀에서는 퍼거스 슈터가 있다. 이들은 각각 귀족(과 부르주아), 노동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현대 영국축구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초기 축구는 지금으로 보면 '동네축구'여서 이렇다 할 전술과 전략이 부족하고, 공을 따라 몰려다니는 형태였다. 여기에 전술을 도입한 사람이 퍼거스였고, 퍼거스가 이적한 '블랙번'은 이후 네 번이나 우승하게 된다.
축구에서도 계급간 차별이 있었지만, 그래도 귀족(과 부르주아)과 노동자가 함께 땀을 흘리며 어울릴 수 있는 스포츠였다는 점에서 영국 축구는 비교적 평등하게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다 할 스포츠가 없었던 영국에서 대중 스포츠로 축구가 인기를 얻게 되는데, 드라마에도 나오지만, 일주일에 6일을 힘들게 일한 노동자들이 주말에 축구 경기를 보면서 힘든 노동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지역마다 축구팀이 있었고, 지역주민들은 자기 팀을 응원하며 일종의 경쟁심과 내부적 단결, 화합을 이끌어내는 효과도 있었다.
노동자들은 먹고 살기도 힘겨운 임금을 받으며 살고 있지만, 자발적으로 지역 축구팀을 후원하고, 팀은 팬을 위해 더 열심히 싸워 경기에서 이기려 노력한다. 이렇게 축구팀과 지역주민(대부분 노동자)이 단합하면서, 노동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노동계급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내려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영국에서 극성팬을 표현하는 '훌리건'의 탄생 역시 이런 지역 기반의 축구문화와 관련 있다. 이들은 과격하고 비틀린 행동을 보여주는 소수의 사람들이지만, 하층 계급에서 느끼는 박탈감, 소외감이 폭력적으로 분출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영국에서 축구는 매우 중요한 스포츠이자 문화이며, 축구의 역사가 이미 150년을 넘어 역사가 되었다. 오랜 역사에서 쌓인 이야기는 대를 이어 내려오며 전설과 자부심, 자랑거리로 회자되면서, 지역과 가정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국인들은 축구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자기 팀을 응원하는 팬들과 함께 동질감과 연대감을 갖는다.
계급
19세기 영국은 자본주의가 발달하는 과정에 있었다. 유럽의 여러 나라도 이미 자본주의 발달 양식을 받아들여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아시아만 해도 자본주의적 양식을 도입한 나라는 극히 드물었다. 한국은 여전히 봉건왕조 체제였으며, 외국과의 교류를 봉쇄한 채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것은 필연적 과정(마르크스)이었으며, 이것을 거부하는 국가는 강제로 주입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반대하는 사회주의가 탄생한 것 역시 자본주의가 어느 정도 발달한 이후였다.
드라마에서 귀족(과 부르주아)의 생활과 노동자의 생활은 극과 극이다. 노동자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마저도 일자리를 잃을까봐 전전긍긍해야 한다. 노동자는 쉽게 해고되거나 대체되어 일자리를 잃게 되고, 임금 수입이 없는 노동자는 사회안전망(복지)이 없어 당장 생계를 위협받는다.
따라서 노동자는 자신들의 생존과 권리를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해 자본가와 맞서게 된다. 자본(가)은 생산수단(토지, 공장, 시설)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강력한 힘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노동력은 소유할 수 없다. 모든 이윤은 바로 노동을 통해 창출되는데-노동가치설(아담 스미스, 마르크스)-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노동자이므로, 자본가는 노동자를 고용해야만 한다.
드라마에서 귀족(과 부르주아)의 대표로 나오는 '아서 키나드'는 합리적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노동계급의 어려움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또 그의 아내와 함께 극빈의 여성들을 돕는다. 하지만 이런 귀족(과 부르주아)은 극히 드물었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시기-1880년대-만 해도 엥겔스에 의하면-영국노동자계급의 상태-아동 노동이 만연했고, 노동자의 하루 노동시간은 16시간에 이르기도 했다. 노동자의 평균 수명이 30년도 안 된다는 통계도 있는 걸 보면, 노동자는 자본의 착취에 쓰이는 단순한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축구팀을 만들고, 노동자들은 그 축구팀을 응원하면서 연대의식과 자부심을 갖는다. 이들은 '노동자 계급'이라는 단어에 자부심이 있으며,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노동자 계급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노동자는 개인의 인격이 아니며,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노동자가 부끄러울 일은 결코 아닌 것을 알고 있다.
여성
이 드라마에서 여성의 삶이 중요하게 드러나는데, 귀족 여성과 노동 계급의 여성이 대비되는 한편, 이들이 오로지 '여성'이라는 존재만으로 동질감을 갖는 장면도 나온다. 사실 젠더로서의 성(여성)보다는 사회적 관계가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현실인데, 아서 키나드와 그의 아내처럼 귀족이나 부르주아라도 노동자의 삶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먹고 살기 힘든 여성들이 모이는 '여성 쉼터'는 이때도 있었지만, 이보다 훨씬 앞선 15세기 이후 유럽 전역에서는 부랑자와 빈민을 위한 '구호소'가 생기고 있었다. 중세 시대에도 귀족과 영주, 교회에 의해 재산을 빼앗기고 부랑자, 극빈자가 된 농노, 민중이 많이 발생했고, 이들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왕과 교회는 이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려는 시도를 한다. 이때 유럽 전역에 있는 수많은 교회 공간이 수용소로 변하고, 부랑자와 극빈자, 미치광이, 병자, 고아를 수용하는 대가로 교회는 왕에게 지원금을 받는다.
초기의 이런 수용시설이 점차 감옥, 병원, 학교로 분화하는데-미쉘 푸코-이 드라마에서도 '여성 쉼터'에서 낳은 갓난 아이를 빼돌려 입양을 원하는 사람에게 돈을 받고 파는 장면이 나온다. 갓난 아이의 매매는 일상으로 일어나는 일이었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 소설인 세라 워터스의 '핑거 스미스'에도 갓난 아이 매매 장면이 나온다.
19세기만 해도 그 이전보다는 나은 환경인 것은 분명하지만, 노동자들은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만큼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이것은 오늘 날에도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의 임금을 받는 모든 노동자들의 삶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여성의 삶은 남성에게 종속적이고, 피동적이며, 열등한 존재로 인식된다. 가부장 사회는 고대 이래 지금까지 줄곧 이어졌고, 어느 체제를 막론하고 가부장 체제는 유지되어 왔다.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지배계급의 철저한 전략이었지만, 대중 특히 남성은 이런 지배계급의 전략에 동조한다. 그것이 남성의 생존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여성은 사회 변화의 첨단에 섰고, 존재 자체가 진보적이며, 그들의 연대가 사회를 평화롭게 유지하는 바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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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미셸공드리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공드리의 솔루션북>
<무드 인디고>의 후반작업 일화를 녹여냈다고 하는데요!
세계가 인정한 천재 감독과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감독을 동시에 해내는 주인공 ‘마크’를 통해 미셸 공드리의 창작 노트를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영국의 레전드 뮤지션 ‘스팅’이 특별출연한다고 하니! 올해 놓쳐서는 안되는 작품!
“창조적 정신에 사로잡힌 기쁨에 대한 찬가.
순수한 발상에 기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드리는 즐거움은 만져지고 전염된다”
- indieWire-
“자유로운 창의성과 공드리 특유의 기발함이
다시 한껏 살아나서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 WeLoveCinema-
8월 2주차 개봉예정 PICK 4작품을 소개합니다.
공드리의 솔루션북
The Book of Solution
개요: 코미디, 드라마 | 프랑스 | 103분
감독: 미셸 공드리
주연: 피에르 니네이, 블랑쉬 가르딘, 프랑수와 레브런
개봉: 2024.08.14.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영화감독 마크는 자신의 새로운 걸작이 제작자들 때문에 망할 위기에 처하자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숙모가 있는 마을로 탈출한다. 머릿속에 쏟아지는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실행하기 시작하는 마크. 세계가 인정한 천재 감독과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감독을 동시에 해내는 그는 영화의 완성이 늦어지자,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솔루션북’을 꺼낸다.
트위스터스
Twisters
개요: 액션, 모험, 드라마 | 미국 | 122분
감독: 정이삭
주연: 글렌 파월, 데이지 에드가 존스, 안소니 라모스
개봉: 2024.08.14.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뉴욕 기상청 직원 ‘케이트’는 대학 시절 토네이도에 맞서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죄책감에 살고 있다. 그런 그녀 앞에 옛 친구 ‘하비’가 찾아와 토네이도를 소멸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고민 끝에 합류하게 된 ‘케이트’는 ‘하비’와 오클라호마로 향하고, 일명 토네이도 카우보이라 불리는 유명 인플루언서 ‘타일러’를 만난다. 마치 자연을 정복한 듯이 자신감 넘치는 ‘타일러'와 매사 부딪히게 되는 ‘케이트’. 어느 날, 모든 것을 집어삼킬 거대한 토네이도가 휘몰아칠 것을 감지하게 되는데…
행복의 나라
Land of Happiness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24분
감독: 추창민
주연: 조정석, 이선균, 유재명
개봉: 2024.08.14.
배급: (주)NEW
줄거리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 사건 발생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재판에 뛰어든 법정 개싸움 일인자 ‘정인후’. ‘정인후’는 군인 신분 때문에 단 한번의 선고로 형이 확정되는 ‘박태주’가 정당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고군분투 하지만, 불공정하게 진행되는 재판 과정에 분노를 터뜨린다. “나 하나 살자고 부장님을 팔아 넘기라고?” 사건 발발 30분 전, 정보부장으로부터 무슨 일이 생기면 경호원들을 제압하라는 명령을 받은 ‘박태주’. 그의 행동이 ‘내란의 사전 공모인지, 위압에 의한 명령 복종인지’가 법정의 쟁점으로 떠오른다.
‘정인후’는 ‘박태주’가 빠져나갈 수 있는 증언을 제안하지만, ‘박태주’는 신의를 저버릴 수 없다는 자세로 일관한다. “니가 무슨 짓을 하든 그 놈은 죽어” 한편, 10.26을 계기로 위험한 야욕을 품은 합수단장 ‘전상두’. 그는 자신만만한 ‘정인후’를 조롱하듯 재판을 감청하며, 재판부에 실시간으로 쪽지를 건네 사실상 재판을 좌지우지하는데… 단 16일간 졸속으로 진행된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이 시작된다!
에이리언: 로물루스
Alien: Romulus
개요: 공포, SF | 영국, 미국 | 119분
감독: 페데 알바레즈
주연: 케일리 스패니, 데이비드존슨, 아치 르노, 이사벨라 머세드 등
개봉: 2024.08.14.
배급: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2142년, 부모 세대가 맞닥뜨렸던 암울한 미래를 피하려는 청년들이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한 이들은 악몽과도 같은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기 시작한다.
그 누구도 그들의 절규를 들을 수 없는 우주 한가운데,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여야 하는데... 폐쇄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공포를 느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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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 어린이와 애니메이션에 대하여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만의 특별한 프로그램, 바로 씨네키즈 플러스 입니다!
씨네키즈 플러스 뒤에 붙은 번호는 연령별로 차이가 있는 아이들의 특성을 반영해서 5,10,14 로 나누어져 구성됩니다.
제가 본 씨네키즈 플러스 10은 규칙과 질서의 세계에 적응해가는 아이들을 위해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보거나, 예술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선별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상영 영화는 "피벗" 입니다.
*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은 지양해야 하는 표현이지만, 애니메이션의 주제 상 구분하여 적겠습니다.
영화 피벗의 주인공은 농구를 좋아하고 여성스러운 옷들 (드레스나 원피스) 보다는 캐쥬얼한 옷들을 좋아합니다. 화장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인공의 어머니는 자꾸 화장품과 원피스들을 건네주는데요, 그 사이에서 주인공은 어머니의 말을 들을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얘기할 것인지 갈등하는 내용을 담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원피스의 꽃들이 눈을 달린 몬스터처럼 변하는 연출 방식이 좋았습니다!
두번째 상영 영화는 "여름눈"입니다.
영화의 제목이 여름눈인 이유는 여름과 눈은 공존할 수 없는,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애니메이션의 상황이 벌어나질 않기 위해서 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해녀가 돌고래를 만나 구해주는 모습이 애니메이션 적으로 감각적으로 표현되어 눈이 즐거웠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환경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작품이었습니다!
세번째 영화는 "돼지공은주" 입니다.
돼지공은주는 보면서 동화책을 토대로 제작되었다는게 느껴졌다. 어린이 동화에서 느껴질만한 상상력이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시놉시스는 평범한 5학년 공은주가 자신을 짝사랑하던 남자애로부터 돼지공주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후, 집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반지를 받게 되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반지라는 소재는 좋았지만, 반지를 발견하게 되는 계기도 개연성이 높지는 않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난다는 것이 다른 영상들에서 많이 나왔던 반전요소이기에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엄마의 대사를 통해서 모든 설정과 얘기를 말해준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전하려는 메세지는 좋았습니다!
네번째 영화는 하회, 허! 이다.
이 작품은 중간에 랩이 들어가서 신선하다고 느껴졌던 애니메이션이다. 전통적인 느낌과 노래를 섞어서 신명나게 표현한 점이 좋았습니다.
다섯번째 영화는 "내 이름은 말룸" 입니다.
말룸은 자신의 이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말룸이 자신의 이름을 알게 된 후 세상이 변하는 모습을 노래와 함께 너무 아름답게 잘 표현한 영화였습니다.
씨네키즈 플러스 10은 제가 가장 처음으로 본 애니메이션들이었는데요! 다양한 영화를 한번에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장편과 달리 단편, 애니메이션들은 영화제가 아니면 따로 찾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제에 오시면 단편과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제에서만 누릴 수 있어요!!! 아이들과 손잡고 와서 보기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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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기에 도전하는 쾌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2년 전 남편과 사별한 60대 여성 '낸시(엠마 톰슨)'. 교직에서 퇴직하고 아이들마저 성인이 되어 자신을 떠나 홀로 남게 되자 그녀는 처음이지 마지막으로 인생의 숙원이었던 버킷리스트를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한다. 단 한 번도 섹스에 만족해 본 적이 없으니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갖기로 한 것. 그런 그녀의 앞에 젊고 매력적이며 자신의 일에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리오 그랜드(다릴 맥코맥)'가 나타난다. 마침내 버킷리스트가 현실이 되려는 찰나에, 긴장해서인지는 몰라도 낸시는 리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리오도 유려하게 답하며 그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대화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두 남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인생의 방향성을 둘러싼 고민에 직면한다.
8월 11일에 개봉하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여러모로 놀라운 영화다. 수많은 영화팬들에게 익숙한 대배우 엠마 톰슨이 처음 노출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자, 성매매자들의 이야기를 양지에서 다루는 영화이기도 하고, 성을 사는 이가 중년 여성이고 파는 이가 청년 남성이라서 거듭 예상을 빗겨나가는 영화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 어떤 작품보다도 선정적이고 논란으로 가득한 영화일 것 같다고 느낌을 받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첫인상만으로 평가받기에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를 관통하는 주제의 가치가 눈에 밟힌다. 이 작품은 단순히 성매수자와 성매매자가 네 차례에 걸쳐 만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상 밖의 사람을 만나 수십 년간 자신을 감싸고 있던 금기라는 단단한 알을 깨고 나오는 부화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목적이 단지 성적인 만남을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낸시와 리오의 첫 만남에서부터 두드러진다. 카메라가 리오 그랜드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낸시가 아니라, 서비스의 존재 자체에 반응하는 그녀의 모습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남편과 사별한 그녀는 평생 사회의 규칙을 충실히 따른 인물이다. 은퇴한 60대 종교 교사였던 그녀는 대학원에 다니는 아들과 스페인에서 예술을 하는 딸을 하나씩 두고 있고, 오랜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결혼 생활을 유지했으며, 자신의 오랜 커리어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그런 그녀는 리오의 서비스를 예약하면서 두 개의 서로 다른, 그러면서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반응을 보인다.
낸시는 우선 섹스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 그녀는 섹스를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담대하고 솔직히 드러낸다. 그간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 대신 남편의 쾌감만을 우선시했던 그녀는 경험한 상대방의 수나 다양한 체위에 대해 물어본다. 리오의 청산유수 같은 대답을 들으면서 그녀는 완벽해 보이던 자신의 삶이 사실은 완벽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는 리오보다 오랜 기간을 살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 그래서 공허한 것들이 많다는 현실을 알게 된다. 만약 그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태를 그대로 두었다면 그녀를 감싸고 있던 알과 껍질들은 더 강해졌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리오 그랜드를 만나면서 낸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새롭게 눈을 뜬다. 그래서 그간 억압된 삶을 살던 그녀는 리오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크게 변하기로 결심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섹스에 도전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녀는 리오를 궁금해한다. 낸시는 수십 년간 자신의 삶을 구성한 원칙과 신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리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더 알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리오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서는 용기와 결함이 동시에 느껴지고, 깨달음만큼이나 깊은 고정관념과 편견도 함께 드러난다. 낸시는 리오가 숨기려 했던 사적인 정보를 캐내고, 호텔방 밖에서도 만날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고 착각하며, 당당하게 직업을 밝히며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해보라고 말한다. 정작 그녀가 모범적인 삶을 사는 아들을 지루해하고 정반대로 열정적으로 자유롭게 사는 딸을 골치 아파하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녀의 조언은 리오에게 모순적이다.
이는 모든 갈등이 끝난 뒤, 호텔방이 아닌 호텔 커피숍에서 리오를 만난 다음에야 낸시가 난생처음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리오와의 섹스가 아닌 스스로, 자신의 힘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마치 그녀가 섹스로 상징되는 스스로를 향한 억압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타인에게 지닌 고정관념과 편견마저도 떨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한 단계 성장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지 섹스와 성매매를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 그것들은 그저 트리거에 불과할 뿐, 성을 비롯한 다양한 금기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개인들이 비로소 금기를 깨고 자유로워지는 순간을 영화는 진정으로 그려내고 싶어 하는 듯 보인다. 그렇기에 리오에게 이별을 고한 낸시는 거울 앞에서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바라볼 수 있다. 단순히 섹스라는 금기에 갇혀 있지 않고, 60여 년간 살아온 자신의 삶과 자기 자신마저 되돌아보는 것이다.
낸시의 섹스 파트너인 리오 그랜드도 다르지 않다. 그는 사실 상당히 신선한 캐릭터다. 열의를 다해 감정적으로 건강한 쾌락을 주고자 하는 파트너는 스크린에서 쉽게 만나는 인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건강한 성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는 낸시에게 진정한 섹스의 의미를 알려준다. 그는 섹스, 접촉, 쾌락의 관점을 모든 소통으로 확대한다. 섹스는 언제나 대화의 일부이며 친밀감과 교감을 향한 갈망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되짚어 준다. 비록 그의 직업은 윤리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섹스를 바라보는 리오의 시각만큼은 교과서적으로 건강하고 개방적이다. 그 덕분에 수치심을 느껴야 하고 통제해야 하고 몸을 가꿔야 한다는 규칙 하에서 살던 낸시는 자신의 신체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바뀐다. 사실 리오는 가족들에게 석유 회사에 다니면서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석유 탐사를 하고 있다고 말해놨는데, 이는 리오의 직업과 일맥상통하며 꽤나 섹슈얼한 알레고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런 그조차도 낸시와의 만남 이후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또 다른 억압과 금기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점이다. 세대가 다르면 섹스와 쾌락에 관한 이해도 다른데, 영화는 이를 놓치지 않는다. 실제로 낸시와의 네 차례에 걸친 만남과 대화, 그리고 갈등은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분기점이 된다. 고등학생 시절 어머니에게 문란한 모습을 보인 후 가족과 의절하며 성적인 수치심을 겪은 바 있는 리오. 이처럼 어머니와 연관된 깊은 상처는 자기 일을 잘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쾌락을 개방적으로 탐색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오에게 낸시와의 갈등과 말다툼은 또 다른 기회가 된다. 그는 본래 자신의 과거사를 고객에게 절대 밝히지 않는다. 다름 사람과의 다양한 육체관계와 소통을 즐기면서도 그 선을 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하지만 낸시를 만난 그는 때로는 규칙을 어기며 인간적 교류를 하고, 그 과정에서 그가 낸시에게 알려주었듯이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온전히 긍정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자신의 치부라고 생각해서 완전히 단절되었던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펼치고, 리오 그랜드라는 가명 대신 그의 진짜 이름을 알아낸 낸시를 다시 만나며, 본인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한다.
이처럼 두 남녀가 진정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는 그 이야기가 호텔 방이라는 한 공간에서 진행되기에 더욱 흥미롭다. 기본적으로 질감이 느껴지는 푸른 카펫과 소파, 베개처럼 관능성이 느껴지는 가구들의 배치가 눈길을 끈다. 또 그 방 안에서도 나뉘어 있는 공간들의 기능도 흥미롭다. 호텔 방 안의 공간은 크게 소파, 침대, 거울, 화장실로 나눌 수 있다. 이때 소파에서는 낸시와 리오가 서로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침대에서는 모험에 나선 낸시의 과감한 도전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한편 화장실은 잠시 그들이 호텔 밖 현실을 만나는 공간이자 순간이다. 딸에게 걸려 온 전화를 낸시가 화장실에 받는 사이에 어떻게 하면 더 섹시해 보일까 하고 고민하는 리오의 짧은 고뇌를 담아낸 장면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거울에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 마인드의 변화를 새삼 깨닫는 낸시의 사색과 해방의 쾌감이 담겨 있다.
하지만 눈길은 이내 방의 한쪽 면을 모두 차지하는 창문으로 향한다. 두 사람의 만남이 같은 공간에서 반복되더라도, 넓디넓은 창문에 담기는 조명과 풍경의 변화는 마치 외부 세계의 이야기들을 실내 공간 안으로 미묘하게 끌어들이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첫 만남에서는 맑기 그지없었던 창문 속 날씨는 선을 넘은 낸시와 개인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리오가 다툼을 벌일 때 비로 가득하다. 이처럼 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은 마치 낸시와 리오의 몸에 대한 비유 같기도 하다. 그들이 어떤 감정과 생각을 투사하느냐에 따라 호텔방은 대화의 공간이었다가 도전하는 공간이고, 갈등하고 싸우는 장소였다가 쾌감으로 가득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몸도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공간적 배경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보면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참으로 스마트한 영화라고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물론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그 자체로 논란일 작품이다. 소재이자 발단인 성매매를 둘러싼 논쟁의 연장선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들을 둘러싸고 구매자가 판매자의 우위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성은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 있다. 여성의 성을 구매하는 남성과 달리 남성의 성을 구매하는 여성은 자신이 구매자이지만 판매자인 남성에게 우위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본과 젠더 권력의 우열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는 성매매에 대한 전통적인 문제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신선하다. 사실 여성의 신체는 남성의 신체보다 자주 스크린에 전시되고 소비된다. 그런데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남성의 성과 신체를 판매 대상으로 삼으면서 그 문화적 서열을 역전시킨다. 덕분에 성매매를 둘러싼 옹호와 부정 사이에서 성매매를 매개로 만난 두 남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틈이 생겨난다. 물론 시작점이 성매매이기에 그 관계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는 것은 여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호불호를 이유로 눈길을 안 주기에는 금기 내지는 성역이라 여겨지는 소재를 이용해 보편적인 삶의 자세와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도전적인 스토리텔링의 맛이 찰진 것도 사실이다. 소피 하이드 감독이 데뷔작 <52번의 화요일>로 제30회 선댄스영화제 감독상과 제6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받은 이유가 새삼 느껴지기도 한다.
A(Acceptable, 무난함)
발칙한 소재를 끝까지 끌고 가는 뚝심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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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에 귀천 없듯 액션 연기에도 마찬가지
연애도 스턴트맨처럼 하면 어떡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스턴트맨 콜트(라이언 고슬링)이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배우 콜트. 콜트는 좀 특별하다. 바로 스턴트맨이다. 몸값이 비싼 할리우드 배우들의 대역으로 액션 연기를 대신하는 콜트. 하지만 이런 콜트도 사람이다. 옆구리가 시린 콜트. 마땅히 기회(?)가 없으니 그냥 소같이 일만 한다. 그런데 어떤 여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사람은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 조디(에밀리 블런트)다. 영화 제작 스태프의 일원이었던 조디. 조디와 콜트는 서로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린다. "끝나고 뭐 해요?" 작업 거는 콜트. 조디와 콜트, 서로 사랑하기 5분 전이다. 마지막 액션 신만 찍고 나면 1일 시작이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했다. 허리를 크게 다친 콜트. 위축된 자신의 처지에 자존감이 급락한 콜트는 이내 잠수이별을 고한다. 화가 난 조디.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콜트가 잘 아는 제작자(해나 매딩엄)가 콜트에게 전화를 건다. "일자리가 들어왔는데. 조디가 감독인 영화야. 팀에 들어올래?" 신발도 안 신고 맨발로 뛰어나갈 기세다. 신난 콜트. 하지만 콜트에겐 문제가 생겼다. X를 구하려다 X 되게 생겼다. 영화 하나 찍는 게 이렇게 힘들 일인가?
고추장 고사리 콩나물 시금치
이 영화를 장르적으로 구분한다면 액션/로맨스물이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다양한 재료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선택은 영화의 이야기 줄거리 외/내적으로 좋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피로 두르고 있는 로맨스/액션에 대한 이야기. 이야기의 흐름 상 콜트와 조디의 로맨스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 사건의 배경이 두 남녀의 첫 만남이 있었고 콜트가 어떤 사건을 겪고 느닷없이 잠수를 탄다. 이후 ‘잠수를 탔기 때문’에 쌓여있는 인물 간의 오해가 이야기에서 중요하다. 이 오해를 풀고 싶은 것이 콜트의 핵심이다. 그냥 단지 ‘직업이 스턴트맨이니까’라고 보기엔 중반부 찍고 넓어지는 이야기를 감당하지 못하니 영화가 안전장치를 둔 것이다. 심지어 중후반부를 보면 영화의 로맨스적인 특성을 대놓고 드러내기도 하는데 허무맹랑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넓어지는 플롯을 로맨스라는 장르적인 특성으로 연결했다. 쉽게 말해서 '그래!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고 있으니까!'로 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이야기 상에서 액션이 등장하는 이유도 필연적이다. 직업이 스턴트맨이니까 액션을 보여주는 과정이 당연하다? 물론 제목과 직업에 대한 부분도 크게 작동하지만 중구난방으로 튈법한 영화 속 사건을 잇는 장치가 액션이 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이 <스턴트맨>은 영화를 만드는 영화다. 이런 플롯을 설정한 이유?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과정을 보여주면 당연히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겠지? 이 과정에서 스태프들의 노고도 나오고 영화감독과 제작자 사이의 관계도 재미있게 그려진다. 하지만 그중에 더 중요한 것. 이 영화의 제목은 ‘스턴트맨’이다. 스턴트맨은 일종의 대역으로서 액션 연기를 대신하는 존재다. 그러면 영화 안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 연기를 하든 뭘 하든 이 직업군들에겐 중요한 제약이 있다. 이 배우들의 목숨은 하나고 역시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고통을 느낀다는 점이다. 이 점을 보여주려면 ‘목숨이 하나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지? 그러려면 액션이 들어가는 것이 필연적이다. 연기로 몇 겹을 쳐도 목숨이 하나인 걸 두각한 연출을 보여줬다. 단순히 눈요깃거리로 장르를 소비한 것이 아닌 셈이다.
이 영화의 장르적인 내실을 까보면 온갖 것이 섞여있는 영화 전주비빔밥이라고 볼 수 있다. 글쓴이가 각본을 잘 썼다고 느끼는 지점 중 하나인데 이 영화의 핵심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영화는 할리우드의 역사를 영리하게 훑으며 긴 시간 동안 있어왔던 ‘스턴트맨’의 존재를 비추고 있다. 이것은 영화의 핵심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왜? 할리우드가 어떤 장르를 만들든 간에 스턴트맨의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까. 이 부분을 강조하듯이 호러, sf, 코미디, 미스터리, 애니메이션, 판타지 등등 여러 장르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포용한다. 그리고 스턴트맨 콜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결하니 안 본 분들 입장에서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장에는 거친 부분이 있다. 긴 시간 동안 존재해 온 어떤 집단의 사람들을 2시간으로 압축시킨다? 당연히 매끄럽지 못하다. 이 부분은 영화의 호불호가 될 수 있다. 가령 주인공의 중요한 과제 톰 라이더를 찾는 부분에서 좀 불필요하다고 생각할만한 장면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소재는 영화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모든 것을 해결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어떻게’에 대해 생각해 보시라고 하고 싶다. 사실 이 영화는 그 이질감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콜트가 직접 겪는 개고생이 영화의 역사가 앞으로 계속 진보되어도 잊히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참기름도 있다구
이 영화는 또 오마주로 가득 찬 영화이기도 하다. 왜 오마주가 필요했을까?를 써보자면, (위에도 쓴 내용이지만) 현재를 넘어 과거의 스턴트맨에 바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의도야 충분히 좋다. 하지만 스턴트맨’만’ 중요하다고 하면 그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적절하다고 볼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영화를 만드는 것에 있어 우선순위가 부여된다면 영화감독이 직업인의 윤리에 있어 어긋나는 행동일 수도 있다. <스턴트맨>은 예전 영화들을 끊임없이 호명함으로써 연출가로서의 윤리를 살렸다. 스턴트맨의 헌신도 물론이지만 그만큼 노력했던 선배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턴트맨 출신이었다가 영화감독이 된 감독의 당사자성을 살려 이야기를 만든다면 "왜 내가 스턴트맨에서 영화감독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들어갈 만했는데, 이 영화의 감독이 좋아할 만한 장면을 오마주 했으니 만드는 사람의 진정성이 오롯이 드러나는 좋은 선택이었다.
이런 특징을 살려 영화에는 한 페이지로 적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오마주들이 들어가 있다. 어느 단계에서 어느 장면이 오마주다!라고 쓰면 영화의 재미가 급감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만 서술해 본다. 영화 첫 번째 장면이 콜트가 스턴트맨 일을 하다가 사고를 겪는 장면이다. 이 장면 보면 <미션 임파서블> 1편이 연상된다. 그리고 영화 안 극중극은 콜트 역의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던 영화 중 어느 작품을 연상되게 한다. 시각적인 부분도 이 장르의 역사에서 이것저것 가져온 듯한 걸로 이루어져 있다. 또 조디라는 인물 역시 할리우드의 누군가가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은 연출로 중요하게 강조시키는데 오마주한 인물이 할리우드에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 보면 확실히 영화가 할리우드의 현재를 보여주려고 했던 의도가 보인다.
<거미집>과의 공통점, 차이점
이 영화와 함께 보면 좋은 작품은 작년에 개봉한 <거미집>이다. <거미집>의 서양판이 이 <스턴트맨> 같을 정도로 공통점이 있다. 우선 주인공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김열/조디)이라 그 내용이 전적으로 들어갔다는 점, 시대적인 맥락(1970년대/2024년 현대의 할리우드)이 들어간다는 점이 그렇다.
이 공통점의 내밀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거미집>의 김열(송강호)과 <스턴트맨>의 조디가 만드는 창작의 의미가 각각의 영화 안에서 표현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흥미롭다. 가령 <거미집>에서 김열이 방구석에서 보여주는 모든 장면은 이상의 ‘날개’가 연상될 정도로 개개인의 욕망을 더 깊숙하게 투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 안의 이야기를 만드는 건 김열이 촬영장의 리더로서 겪는 온갖 개고생이 핵심이다. 웃음도 여기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은 전미도(전여빈)이다. 전미도는 김열의 창작을 지원하는 인물로 나오는데, 미도가 풍기는 광인의 포스는 이야기가 미진하다고 느낄 즈음에 등장해서 영화를 이끈다. 반대로 <스턴트맨>의 조디가 만드는 영화는 후반부의 장면이 인물들의 상황과 겹치는 되는 지점이 있다. 심지어 기존 영화들의 오마주를 그대로 활용해서 인물의 내면과 감정적인 하이라이트가 겹쳐지게 하는 장면까지 있다(심지어 제목으로도 나온다). 이 장면은 영화 안의 로맨스를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가? 와도 닿아있다. 어느 장면을 넘어서 영화와 현실이 무너지는 분기점이 있는데 이 부분은 감독이 의도한 바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에게 영화는 현실의 업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둘째로 시대적인 맥락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두 영화의 공통점을 읽을 수 있다. 전자 <거미집>에선 1970년대의 맥락이 등장한다. 당시 김열이 직면한 여러 애로사항 중 하나는 당시 행정부가 예술가들에게 제약을 둔다는 것이다. 이 장애물은 스트레스 한가득이었던 김열의 창작물에 장애물이 되며 인물의 고통을 배가시킨다. 하지만 이 모든 고통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거미집>을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기억할 카메오가 나오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구성하는 방식을 보면 그 모든 속박보다 창작자에게 깊고 크게 다가오는 장애물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든다. 왜? 이 장면이 일어나는 전후맥락에는 문공부라는 시대적인 맥락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장면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카메오가 김열에게 창작의 본질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장면이다. 시대적인 맥락이 없다면 이 장면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장면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에 대한 문제를 시대적인 맥락도 가져와 보충한 것이다. 하지만 <스턴트맨>은 이것과는 살짝 다르다. 이 영화에는 2020년대 할리우드에 있던 사건 중 가장 인상 깊은 스캔들이 등장한다. 또 특정 소재는 2024년의 현대사회를 암시하는 듯하다. 이 두 요소가 왜 굳이 등장했을까? 바로 2024년 현대를 살아가는 관객들 너희들 봐라!라는 의미다. 영화 외적인 요소를 굳이 안으로 가져와서 이야기의 구분선을 흐린 것이다. 이런 연출은 관객으로 하여금 타겟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리얼리티를 높인다. 사실 이렇게 영화가 외적인 맥락과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병치시켜서 우리에게 와닿게 설정했다는 것 자체는 흔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왜 스턴트맨일까? 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영화에 나오는 영화배우의 노고에만 감탄하며 액션영화를 보곤 하지만 이들 아래에 수많은 스턴트맨이 있었다. 스턴트맨에서 스턴트 하다 다치면 영화 내적인 사건이 외적으로 향한다고도 볼 수 있다.
얼버무리고 넘어가
이 영화의 단점은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이다. 스턴트맨에 대한 헌사도 보여줘야 하고. 성공한 덕후가 된 감독의 덕질 역사도 보여줘야 하고. 주인공과 관련한 메인 플롯도 보여줘야 하고. 조디가 영화 만드는 이야기도 보여줘야 하고. 현재의 할리우드도 묘사해야 한다. 적어도 이 모든 게 하나의 이야기가 되게 하려면 희생돼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어떤 조건 몇 개는 생략해야 한다는 점이다. 글쓴이는 초반 조디와 콜트가 재회하는 장면에서 이 부분을 느꼈다. 단지 그럴 수도 있다고 느끼면 크게 무리는 없다. 하지만 이 장면을 더 길게 늘여도 이야기 흐름에는 큰 문제없지 않았을까? 투박한 이야기 이음새가 인물의 동기를 더 공고히 해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쉽게 느껴졌다.
또 어떤 두 캐릭터는 이 영화의 기획의도에 의해 희생됐다고 생각한다. 아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캐릭터들은 아니다. 이 영화가 제시하는 배경은 나름 합리적이고 꼼꼼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 있다면 가능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 인물이 엄청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냥 영화의 핵심만을 전달해 주는 분량만 있었다. 이 부분은 <스턴트맨>의 뒷맛을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다. 그 장면에서 그게 꼭 들어가야 했을까? 사실 그게 굳이 아니더라도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다 전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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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동석 형네집? 안젤리나 졸리의 로멘스? 이터널스 모든 사건의 중심, 바빌론을 알아보자!
#이터널스 #길가메쉬 #마동석
2021. 06. 02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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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모두가 놓친 장소
00:40 역사의 시작, 바빌론
02:00 길가메쉬 & 바빌론
02:55 안젤리나 졸리의 사랑
03:50 이터널스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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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이란> 스페셜 예고편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삼류 건달 '강재'는 막장 인생의 마지막 찬스로 평생 꿈인 배 한 척을 살 돈을 받고 보스 대신 감옥에 가기로 한다. 자수를 준비하던 그에게 뜬금없이 아내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는데 그녀의 이름은 '파이란' 돈 몇 푼 받고 위장 결혼을 해준 중국 여인이었다.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그녀의 마지막을 배웅하러 가는 길. 너무 늦게 전해진 '파이란'의 편지에는 '강재'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 그리고 사랑이 적혀있다. '모두 친절하지만 강재 씨가 가장 친절합니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보고 있는 사이에 강재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당신의 아내로 죽는다는 것 괜찮습니까?" 세상은 날 삼류라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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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탈옥풍운> 메인 예고편
제한 시간 단 10분, 완벽한 계획
두 명의 보스 세력이 지배하는 극악무도한 교도소에
억울한 누명을 쓴 건축사가 신참으로 입소한다
양쪽 보스의 표적이 되어 매일 구타를 당하는 신참에게
아픈 엄마를 둔 고참이 탈옥을 제안한다
제한 시간은 10분, 빈틈없는 감시망을 돌파하기 위해
완벽한 계획과 도구를 하나씩 준비하는데…
목숨을 건 탈옥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