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2023-01-07 10:44:36
짧고 굵었던 박지연 지일주 주연의 강남좀비
살아서 함께 나가요
이수성 감독의 ‘강남좀비’가 지난 1월 5일 개봉했습니다.
티아라의 ‘박지연’ 씨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작품으로 부산행 이후로 오래간만에 보는 한국판 좀비영화입니다.
좀비 영화의 전형적인 주제 의식과 좀비화 되어 가는 과정을 포함한 좀비의 특성들을 스테레오 타입으로 풀어낸 터라 기존 매니아 층들이 보기에는 그다지 거부감은 없을 듯 합니다. 다만 하드고어적인 측면은 좀 덜한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좀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보다는 재난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수성 감독은 ‘미스터 좀비’ 이후로 12년 만에 만든 이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두 주연 배우의 의견을 받아들여 내용을 수정하기도 하였습니다.
태권도 3단인 박지연 씨가 보여주는 의외의 통쾌한 액션과 연결 동작으로 보여주는 발차기 등은 몸으로 좀비에 맞서는 의외의 액션들로 재미를 더합니다.
뜻하지 않게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며 오열하는 씬에서는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의외의 반전에 피식 웃으며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으로 몸이 릴랙스 되는 기분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멘사 회원 지일주 씨의 시나리오 해석력과 여린 듯 강인한 캐릭터를 보여준 박지연 씨, 다양한 조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 짧은 시간 관객들을 흡입시키는 영화 ‘강남좀비’ 이야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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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7월 3주차 개봉작들을 소개합니다!
순결한 수녀의 잉태, 축복인가 저주인가?
유포리아 ‘캐시’ 역의 시드니 스위니, 무산된 영화 프로젝트 부활
시드니 스위니는 인기 드라마 <유포리아>의 '캐시' 역으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입니다.
무명 시절, 그녀가 각본가를 찾아가 각본을 수정하고 투자와 배급사를
주선한 끝에 영화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인정받은 연기력
스위니는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수녀를 연기하며,
뛰어난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북미 관객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번 주, 수녀원의 비밀을 파헤치는 공포영화 어떠신가요?
이매큘레이트
Immaculate
개요: 공포 | 미국, 이탈리아 | 89분
감독: 마이클 모한
주연: 시드니 스위니, 알바로 모르테
개봉: 2024.07.17.
배급: (주)디스테이션
순수하고 신실한 믿음을 가진 수녀 '세실리아'. 어느 비밀스러운 수녀원의 초청을 받아 낯선 생활에 적응해 가던 중 처녀의 몸으로 임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기적의 주인공으로 추앙 받기 시작하는데..
순결한 수녀의 임신, 축복인가 저주인가! 올여름, 충격적인 공포의 실체가 드러난다!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개요: 멜로/로맨스, 드라마 | 오스트리아, 미국 | 100분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주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개봉: 1996.03.30.
재개봉: 2024.07.17.
배급: 에무필름즈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하던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제시와 셀린. 알 수 없는 감정에 끌린 두 사람은 아무런 일정도 없이 기차에서 하차한다. 그리고 단 하루, 꿈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개요: 드라마 | 일본 | 137분
감독: 마에다 테츠
주연: 나가노 메이
개봉: 2024.07.17.
배급: ㈜라이크콘텐츠
꿈을 찾아 브라질로 떠난 친아빠, 대책 없이 자유로운 새엄마 ‘리카’ 덕분에 요리 빼곤 모든 게 서툰 세 번째 아빠 ‘모리미야’에게 자란 ‘유코’. 어느덧 성인이 된 ‘유코’는 유일하게 자신을 위로했던 피아노 소리에 이끌려 운명처럼 고교 동창 ‘하야세’와 재회해 사랑에 빠진다.
아름다운 연인이 된 두 사람은 부모님의 허락을 구하기 위해 ‘유코’의 두 명의 엄마 그리고 세 명의 아빠를 만나러 나서게 되는데… “유코, 사실은 말야…” 아주 특별한 가족을 탄생시킨 가장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비밀이 밝혀진다!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Detective Conan the Movie: The Million-dollar Pentagram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11분
감독: 나가오카치카
주연: -
개봉: 2024.07.17.
배급: CJ ENM
홋카이도 하코다테에 있는 ‘오노에’ 재벌 가의 창고에 ‘괴도 키드’의 예고장이 도착한다. ‘빅 주얼’만을 노리는 키드가 이번에 노리는 것은 과거 신선조 귀신 부장 ‘히지카타 토시조’와 얽힌 전설적인 검. 검술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하코다테에 방문한 ‘핫토리 헤이지’와 그를 응원하기 위해 온 ‘코난’ 일행도 괴도 키드를 막기 위해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한편, 가슴에 열 십 자(十) 모양의 자상을 입은 시신이 발견되고 ‘죽음의 상인’이라고 불리는 무기상이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 역시 괴도 키드가 찾는 검을 노리고 있었고, 그 검이 오노에 가문이 세대에 걸쳐 지킨 보물을 찾을 열쇠임이 밝혀진다. 검을 쫓는 키드에게 수수께끼의 검사가 습격해 오고,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쳐오는데…! 검에 숨겨진 ‘진실’이 어두운 밤을 베고 달빛 아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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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2주차 신작 개봉 영화
2022년 4월 2주 개봉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 , 2022
덤블도어의 충격적 비밀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는 머글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린델왈드와 덤블도어 군대의 대결 속 가장 거대하고 위험한, 세상을 구할 마법 전쟁을 그리는데요
‘신비한 동물사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 이어 J.K. 롤링이 각본을 썼습니다.
중국, 영국, 뉴욕, 독일, 오스트리아 알프스, 부탄 등을 배경으로 그린델왈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덤블도어 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본격적인 그린델왈드와의 대결을 마법들과 함께 펼쳐집니다.
또한 호그와트 마법학교, 호그스미스 마을이나 마법 주문 등 ‘해리포터’ 시리즈 팬들이라면 반가울 장면이 곳곳에 등장해 재미를 더 해줄것입니다.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과거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이 마침내 밝혀지는
첫번째 추천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입니다.예고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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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임씨를 부탁해 Take Care of My Mom , 2021
한국영화 실력파들이 함께한 휴먼 가족 드라마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는 효자 코스프레하는 아들과 가족 코스프레하는 요양보호사 사이에 낀 85세 정말임 여사의 선택을 그린 휴먼 가족 드라마입니다.
대한민국 현역 최고령 여성 배우 김영옥의 65년 연기 인생 첫 주연작으로 영화에서 정말임 역을 맡아
연기 내공으로 현실 속에 엄마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는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국 전통의 전통적인 부모자식 관계에서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인 정서를 전하는데요
효도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고통스러워하며 다소 어긋나버리고 마는 아들,
그리고 그런 아들을 감싸는 어머니의 모습은 결코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실 K-엄마를 비롯해 K-아들, K-모자, K-가족에 이르기까지 공감 100%의 캐릭터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두번째 추천영화 "말임씨를 부탁해" 입니다.예고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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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식당 Awoke , 2021
사회곳곳 제도의 모순 덩어리를 파헤친다
영화 "복지식당"은 사회곳곳 제도의 모순으로 생(生)의 사(死)각지대에 놓여 인권과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장애인 감독의 자기체험과 비장애인 감독의 객관적 시선이 어우러져 빚어낸 진정성과 꾸밈없이 현실을 반영해 만들어낸 리얼리티 휴먼 드라마로
비장애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의 진짜 삶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하며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존엄한 삶을 위해 문제적 질문을 던지는데요
몸의 장애가 삶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후천적 장애인 ‘재기’의 모습을 통해 장애인 제도의 실태와 현안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장애인 그리고 비장애인 감독의 공동연출이 빚은 투박한 진심의 하모니!
세번째 추천영화 "말임씨를 부탁해" 입니다.예고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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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길 잘했어 The Slug , 2020
최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는 최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손에 땀 마를 날 없는 ‘다한증’ 때문에 외로움과 부끄러움이 전부가 되어버린 ‘춘희’가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랑스러운 성장담을 그린 영화입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광주여성영화제, 대구여성영화제, 전북여성인권영화제, 서울구로국제영화제 등
국내 주요 영화제에 초청받았으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판타지아영화제 초청 및 오사카아시안영화제에서는 재능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한강에게' 강진아부터 '지슬' 홍상표, '족구왕' 황미영까지!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들 총출동해 기대를 더 하고 있습니다.
전주 출신 감독이자, 전주를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최진영 감독의 첫 장편!
네번째 추천영화 "태어날길 잘했어" 입니다.예고편 보기
클릭------------------------------------------------------------------------------------------------------------------------------------------------
파일럿: 배틀 포 서바이벌 The Pilot. A Battle for Survival , 2021
제2차 세계대전의 현장을 리얼하게
영화 "파일럿: 배틀 포 서바이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외딴 숲에 불시착하며 생존을 위해 처절한 사투를 시작한 파일럿 니콜라이의 생존기를 그립니다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를 상대로 펼쳐진 전투의 현장을 리얼하게 재현하며
파일럿의 실화 바탕 생존 사투극을 그려냈는데요
적진을 뚫고 전쟁터로 향하는 파일럿인 주인공의 모습은 강인한 면모와 리더십이 느껴지는 한편,
매서운 추위와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내 실제 치열한 전쟁 상황을 방불케 하는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달할 것입니다.
세계대전 당시 리얼한 현장을 담아낸
다섯번째 추천영화 "파이럿: 배틀 포 서바이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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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이 이기지만 선을 추구하는 영화
줄거리
1년째 자신의 사연도 알려주지 않은 채 아벨을 쫓아다니는 '미라'라는 영혼. 어느 날, 비명소리가 나서 알리아가 달려가 보니 아벨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다. 알리아는 그 옆에 서 있던 미라가 아벨을 죽였다고 생각한다. 결국 마지막 가족까지 잃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알리아는 집을 팔고 봉사활동을 위해 락스미라는 원장과 그의 남편 파들리가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고아원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그 집은 아벨이 죽을 때 쥐고 있던 목걸이를 만지는 순간 알리아에게 보였던 집과 똑같은 집이었다. 알리아는 윈두부인으로부터 자신이 사이코 메트리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라와 아벨의 죽음이 이 집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 집에는 다르마라는 어린 소녀의 속삭임이 계속해서 들린다. 알리아는 자신처럼 제3의 눈을 뜬 나디아라는 소녀와 함께 집에 갇혀 있는 다르마를 풀어주지만, 다르마는 고아원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감상 포인트
1. 1편보다 잔인함 수위 매우 높음!(특히 마지막)
2. 이젠 윈두부인만 기다려, 이 영화 최대 영웅 윈두부인...
3. 놀랍게도 3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객님.
감상평
초반에 분위기 잡는 거 보고 '오?'했다. 억지 CG도 안 쓰고 정석적으로 공포를 연출하길래 기대했다. 하지만 초반에 정교하게 뜸을 들인 것과 달리 뒤에서는 도미노처럼 와르르 쏟아져 버린다. 이것 때문에 영화 전개가 느린 건지, 빠른 건지 모르겠다. 정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고 관계 설정도 너무 복잡하다. 그런데 앞에서는 다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장막을 걷어버리려니까 급하게 전개되는 양상이 있다.
처음부터 아벨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있는 인물들을 활용해서 연출하면 될 것을, 굳이 인물 하나를 더 추가하는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 막 죽이는 작품은 개인적으로 불 호다. 인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소모적으로 낭비만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갑자기 웬 사이코 메트리? 영매 능력으로 과거 볼 수 있는 거 아니었어...? 그 능력 활용하는 거 보면 '굳이...'라는 생각 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잔인함 수위가 심각하다. 그냥 심각하기만 한 게 아니라, 이 장면을 일부러 보여준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 오래 볼 이유가 전혀 없는데 인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무섭지?'라고 하는 것 같은... 이러한 장면들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와는 너무 모순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알리아와 나디아가 풀어준 다르마는 사실 파들리와 미라의 숨겨진 딸이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사실들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락스미의 동생이 바로 아벨을 쫓아다니던 미라였고, 자기 아내의 동생을 임신시킨 파들리는 이 사실이 들통날까 봐 미라와 다르마를 죽이곤 강도로 위장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영매였던 파들리는 다르마를 집 안에 가두고 미라가 고아원에 들어오지 못하게 결계를 쳐 두었다.
대략적인 흐름은 1편과 비슷하다. 다르마가 너무 억울해서 자기 아빠를 데리고 지옥으로 가버림. 그런데 지옥에 같이 끌려간 알리아가 아벨을 죽인 진범이 바로 파들리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복수심에 불타서 파들리를 조지려고 함. 그때! 아벨과 미라가 나타나서 그러지 말라고 한다.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라며...
하지만 겨우 지상으로 돌아온 알리아의 몸에 다르마가 들어와서는 아빠를 잔인하게 죽인다. 결국 윈두부인이 지옥의 문을 열고 다르마를 지옥으로 보내버리지만, 그 문이 열렸을 때 악귀 하나가 이승에 건너왔다는 말과 함께 끝이 난다.
아벨의 대사를 통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전편과 마찬가지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번 편은 부족하다 못해 전혀 없다. 심지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데도 말이다.
여기엔 앞서 말한 잔인한 장면들이 이유가 된다. 알리아의 몸에 들어온 영혼들은 전부 복수에 성공한다. 용서하는 게 진짜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면서 막상 영혼들이 사람 죽이는 장면은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막지 못한 게 아니라, 막지 않은 거다. 그 장면을 보여줘야 무서우니까.
전기톱으로 사람 자르는 장면 보여주면서 '악은 악으로 갚아선 안 돼요!'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정말 그런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면 선함이 이기고 악자가 제대로 된 벌을 받는 결말을 만들었어야지... 그리고 알리아는 전편부터 지금까지 왜 사람 죽여놓고 경찰에 안 불려가는지 이해가 안 간다. 영혼이 네 몸에 들어갔어도 누군가 죽었잖아... 그런 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영화가 어떻게 설득력이 있을까.
웬만해선 작품이 별로라도 심하게 까기보다는 좋은 점 찾으려고 애쓰는데 이번 영화는 좀 심했다. 메시지와는 모순되는 장면만 나열해놓고 억지 교훈 주입하는 식. 심지어 3편 떡밥까지 던진다는 점이 날 더 해탈하게 만들어...ㅋㅋ 그냥 이 정도면 깔끔하게 캐릭터 정리해서 영매 추리물로 가는 게 낫지 않나요...? 그러면 차라리 팝콘 무비라도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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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추위에는 살이 시리지만 봄 추위에는 뼈가 시리다.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거리에 만개한 벚꽃들 덕분에 마침내 봄이 왔음을 체감하는 요즘.
예쁘게 핀 꽃을 바라보면 마음이 붕 뜨다가도 여전히 매서운 칼바람에 몸이 움츠러들기도 하는데요,
부쩍 변덕스러워진 날씨지만 여러분 모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랄게요.
그런데 혹시 '겨울 추위에는 살이 시리지만 봄 추위에는 뼈가 시리다'라는 속담을 아시나요?
봄에 찾아오는 꽃샘 추위도 겨울에 찾아오는 추위만큼이나 강력하단 뜻인데요,
씨네랩도 오늘은 마냥 따뜻하고 설레지만은 않은, 현실적인 국내 로맨스 영화를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희대의 명대사를 남긴 <봄날은 간다>부터
아릿한 첫사랑 이야기의 정석과도 같은 <건축학개론>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8편의 로맨스 영화를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연애의 온도(2013)
Very Ordinary Couple
ⓒ 네이버 영화
감독: 노덕
출연: 이민기, 김민희, 최무성, 라미란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2분
애인과의 반복되는 싸움에 지쳐봤다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대사들의 향연.
3년의 비밀연애 끝네 헤어진 직장동료 '동희'와 '영'. 서로의 물건을 부숴 착불로 보내고, 커플 요금을 해지하기 전 인터넷 쇼핑으로 됴금 폭탄을 던지고. 심지어는 서로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는 말에 SNS 탐색부터 미행까지! 헤어지자고 말한 후에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사랑할 때보다 더 뜨거워진 두사람. 연애가 원래 이런 건가요?
ⓒ 네이버 영화
너 그거 알아?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날 확률이 82%래.
근데 그렇게 다시 만나도
그중에서 다시 잘 되는 사람들은 3%밖에 안된대.
나머지 97%는 다시 헤어지는 거야,
처음에 헤어졌던 거랑 똑같은 이유로.ⓒ 네이버 영화
헤어지자고 네가 하면 되지, 왜 나한테 시키는데?
야, 넌 뭐 변한 줄 알아? 너야말로 그대로야.
나 만나서 힘들고 지친다, 너 혼자 애쓴다,
너 지금 옛날에 하던 그 짓 똑같이 하고 있잖아.
너만 숨 막히고 피 말라?
나야말로 너랑 있으면 뭘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어!
나 다시 만난 거 네가 후회하고 있을까봐
나 너랑 있으면 같이...
나 숨도 제대로 못 쉬어.
근데도 결국에 이렇게 너는 네 생각밖에 안 하잖아.
너 서운한 거, 너 힘든 거,
너 혼자 노력하고 발버둥 치고 있는 거.
네 눈에는 너밖에 안 보여? 너만 힘들어?
연애 빠진 로맨스(2021)
Nothing Serious
ⓒ 네이버 영화
감독: 정가영
출연: 전종서, 손석구 등
장르: 멜로/로맨스,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5분
요즘 애들 자.만.추 는 내가 아는 그 뜻이 아니라고?
일도 연애도 뜻대로 되지 않는 스물아홉 '자영'. 참을 수 없는 외로움에 못 이겨 데이팅 어플로 상대를 검색화고, 19금 칼럼을 떠맡아 반강제로 데이팅 어플에 가입한 '우리'와 만난다. 서로에게 급속도로 빠져든 두 사람은 연애인 듯 아닌 듯 미묘한 관계 속에 누구 하나 쉽게 속마음을 터놓지 못하는데...
ⓒ 네이버 영화
연애는 방구고,
결혼은 똥이야.
그냥 실컷 방꾸 뀌다가
똥 마려울 때 되면 결혼하는 거지, 뭐.ⓒ 네이버 영화
우리 센 척 작작하자.
여기 안 외로운 사람 있어?
사실 다들 외롭잖아.ⓒ 네이버 영화
야, 근데
우리가 하는 게 연애 아니야?
가장 보통의 연애(2019)
Crazy Romance
ⓒ 네이버 영화
감독: 김한결
출연: 김래원, 공효진, 강기영, 정웅인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지긋지긋한 인연들에게 날릴 사이다가 필요하다면,
남친과의 뒤끝 있는 이별 중인 ‘선영’. 새로운 회사로 출근한 첫날, 할 말 못 할 말 쏟아내며 남친과 헤어지던 현장에서 하필이면! 같은 직장의 ‘재훈’을 마주친다. 만난 지 하루 만에 일보다 서로의 연애사를 더 잘 알게 된 두 사람. 하지만 미묘한 긴장과 어색함도 잠시, 사사건건 부딪히면서도 마음이 쓰이는 건 왜 그럴까?
ⓒ 네이버 영화
남자랑 여자랑 같니?
- 같지 그럼! 너는 다르다고 배웠니?ⓒ 네이버 영화
나는 그냥 사랑에 환상 같은 게 없어요.
그냥 남잔 많이 만나볼수록 좋다.
그놈이 그놈이다.
몰랐어요?
여자 다 똑같아요, 남자 다 똑같은 것처럼.
그러니까 뭐 그냥 기대할 것도 실망할 필요도 없다 그런거지...
러브픽션(2012)
Love Fiction
ⓒ 네이버 영화
감독: 전계수
출연: 하정우, 공효진, 지진희, 유인나 등
장르: 멜로/로맨스,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21분
하나만 물어보자. 도대체 내가 몇 번째야?
완벽한 여인을 찾아 헤매느라 31살 평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 보지 못한 '주월'. 그런 그의 앞에 모든 것이 완벽한 여인 '희진'이 나타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괴상한 취미, 남다른 식성, 인정하기 싫은 과거 등 완벽할 거라고만 생각했던 희진의 단점이 하나둘씩 마음에 거슬리기 시작하는데...
ⓒ 네이버 영화
잘못했어. 겨드랑이 털 같은 거 상관없어.
진짜야, 내가 털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나는 모자도 털모자만 쓰고, 만두도 털보 만두만 먹고,
성격도 털털하다는 소리를 되게 많이 들어.
우리집 TV도 다 디지털이야.ⓒ 네이버 영화
우린 모두 연애라는 정글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까스로 생존방식을 체득한 원숭이들일 뿐이야.
로맨틱 침팬지 말이야.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My Love, My Bride
ⓒ 네이버 영화
감독: 임찬상
출연: 조정석, 신민아, 윤정희, 배성우, 라미란 등
장르: 멜로/로맨스,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결혼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영민'과 '미영'.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달콤한 신혼생활도 잠시, 사소한 오해와 마찰들이 생기며 결혼의 꿈은 하나 둘씩 깨지기 시작하는데... 신민아와 조정석 주연으로 만든 90년대 레전드 로코영화 리메이크작.
ⓒ 네이버 영화
여자한테 첫사랑은 하나가 아니래.
처음 만난 남자가 첫사랑이 아니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처음 모습이 첫사랑이래.ⓒ 네이버 영화
외롭다는 말이었어.
사람이 집에 혼자 있고 그런 게 외로운 게 아니야.
같이 있는데 진짜 외로운 게..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건축학개론(2012)
Architecture 101
ⓒ 네이버 영화
감독: 이용주
출연: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첫사랑은 왜 이루어질 수 없다고들 하나
서른다섯살의 건축가 '승민'의 앞에 15년 전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던 음대생 '서연'이 나타난다. 서연은 승민에게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달라고 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작품으로 서연의 집을 짓게 된 승민은 옛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첫사랑이 원래 잘 안되라고 첫사랑이지.
잘되면 그게 첫사랑이니?
마지막 사랑이지.ⓒ 네이버 영화
손목 때리기는 보통 사이에선 하지 않지 않냐?
막 손 잡고 그래야 하는데.
ⓒ 네이버 영화
너도 멀리 가 있어.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가진 말고.
그 겨울, 나는(2022)
Through My Midwinter
ⓒ 네이버 영화
감독: 오성호
출연: 권다함, 권소현, 오지혜, 계영호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사랑이 가장 피곤했던 것 같아
스물아홉 동갑내기 커플 ‘경학’과 ‘혜진’은 내일을 위해 뜨겁게 공부하고, 오늘을 위해 열심히 사랑한다. 하지만 혜진이 먼저 취업을 하게 되자 점점 서로의 내일과 오늘이 변하기 시작한다. 설상가상 경학이 엄마의 빚을 떠안으며 공부도 사랑도 위기를 맞게 되는데… 사랑조차 피곤했던 그 겨울,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솔직했을까?
ⓒ 네이버 영화
사랑이라는 거,
그거 되게 간사한 감정이야.ⓒ 네이버 영화
나도 힘들다...
너만 힘든 거 아니야.봄날은 간다(2001)
One Fine Spring Day
ⓒ 네이버 영화
감독: 허진호
출연: 유지태, 이영애, 백성희, 박인환, 신신애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사랑이 이만큼 다가왔다고 느끼는 순간 봄날은 간다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는 어느 겨울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틀어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 '은수'와 만나게 된다. 녹음 여행을 떠나며 자연스레 가까워진 두 사람은 곧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되지만 봄을 지나 여름이 찾아오자 둘의 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하는데...
ⓒ 넷플릭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넷플릭스
사랑은 변하지 않아.
단지 사람의 마음이 변했을 뿐이지.오늘 추천드릴 영화는 여기까지 인데요, 어떠셨나요?
즐겁고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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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역사 속에서 피 흘리며 사라진 이들을 추모하다
돌아온 참전용사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 오클라호마에 다시 돌아온 남자 어니스트다. 세계 1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미국 오클라호마. 1900년대 초 미국은 인디언 오 세이지 부족을 강제로 이주시켰다. 하지만 미국이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있었다. 오클라호마에 석유가 터진 것이다. 부자가 된 원주민들. 다른 부족의 원주민들과는 다르게 오세이지 부족은 엄청난 부를 누린다. 현대문명을 정면으로 누리는 오세이지 부족. 전쟁도 끝났으니 돈 쓸 일만 남았다.
이 영화의 다른 주인공은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하는 윌리엄 킹 헤일이다. 조카 어니스트를 불러들인 킹. 두 사람이 연락을 자주 하던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킹이라고 불러.” 분위기를 편하게 만드는 킹. “너 여자 좋아하냐?” 격식 없는 몇 마디를 나눈다. 어니스트는 격하게 답한다. “당연하죠.” 킹 헤일의 입에서 신기한 말이 나온다. “너. 오세이지 부족 중에 돈 많은 ‘몰리’라는 애가 있어. 걔랑 결혼해 봐라.” 마침 어니스트는 택시 운전사로 취업했다. 몰리? 기억이 난다. 몰리라는 여자는 어니스트의 단골손님이었다. “아. 그 여자 제 단골이에요.” 몰리에게 접근하기로 한 어니스트. 어니스트의 인위적인 로맨스 이면에 깔리는 살인사건들이 있었다.
아이리시맨
이 영화는 그동안 마틴 스코세이지가 유지해 온 영화의 톤을 유지하고 있다. <비열한 거리>부터 <아이리시맨>까지 마틴 스코세이지는 미국의 흑역사를 들추고 조롱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 예술가라고 볼 수 있다. 그의 필모그래피 중 대표작인 <택시 드라이버>는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코멘트를 남기고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 비클. 망상에 사로잡히다가 몇 명을 살해하고 미국사회의 히어로가 된다. 이 트래비스 비클 서사는 20세기 중반의 미국과도 겹쳐 보인다. 냉전이라는 이념 대립이 망상이라는 정신병력과 대치되고, 살인이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으로 비유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주인공이 ‘베트남전 참전 도중에 얻은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미국사회가 사회에서 주류가 되지 못한 인물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영화가 지적한 것이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이를 시작으로 수많은 누아르/갱스터 영화를 만들며 미국사회의 단면을 폭로한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선 돈이라면 영혼까지 바친 미국사회의 자본주의를 조롱하고, <아이리시맨>에선 지미 호파 실종사건을 톺아보며 이민자들과 마피아들과의 관계를 비튼다.
이 <플라워 킬링 문>은 역시 미국의 어두운 역사 한 장면을 들춰낸다. 오세이지 족을 착취하고 부숴버렸던 미국의 근현대사를 소재로 삼았다. 이 소재를 위해 두 가지 연출법이 사용됐다. 첫째로 비극과 시대배경과의 상관관계다. <아이리시맨>에서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지미 호파라는 인물이 전국구적인 인기도를 끈 환경이었다. 이 환경에는 대공황이라는 시대 배경과 마피아라는 집단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인물들의 전락극을 보면 이 두 요소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전적으로 감독이 의도한 바다. <플라워 킬링 문> 역시 오세이지족의 강제이주와 인디언들을 차별하는 시대배경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대표적으로 영화에서 극 중 등장인물이 사망한다. 사망했으니까 관을 짜야한다. 이때 관련 업자가 오세이지 족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묘사가 있다. 미국인들이 오세이지 족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영화에서 플래시백이 사용되는 부분이나 극 중 마지막 장면을 생각해 보면 ‘이 일 이면에 깔린 것’때문에 영화 플롯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둘째로 영화의 톤을 잔잔하고 건조하게 짰다는 점이다. 이 점은 <아이리시맨>과의 공통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경력이 50여 년이 넘는다. 이 영화가 드러내고자 하는 백인들의 악행을 더 뜨겁고 적나라하게 묘사할 수 있다. 영화는 극적인 고양감 없이 악행들을 묘사한다. 이는 악행이 주인공이 아니라 이를 행하는 인물들의 악함을 보여주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 장면을 잔인하거나 긴장감 넘치게 묘사한다면 이 영화의 핵심이 범죄 그 자체가 되어 작품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플라워 킬링 문
이 영화의 원작은 논픽션 소설 <플라워 문>이다. 이 책은 논픽션이라는 특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게 실화라고?'를 충격적으로 전달하려면 역시 장르는 미스터리/스릴러물이 적당하다. 잘 읽힌다는 뛰어난 가독성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물음표 투성이었던 오세이지 족 연쇄 살인사건을 탐구한다.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톰 화이트라는 인물이다. 극 중에는 톰 화이트라는 인물의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책에서는 중요한데, 저자 데이비드 그랜이 장르적인 재미를 잡고 싶어 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또 책에서는 에드가 후버를 위시로 한 FBI라는 집단을 소재로 쓰기도 했다).
이 영화는 영화가 인물의 마음을 보여줘야 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이용한다. 이 영화에서 인물들에게는 각기 다른 아이러니가 있다. 삼촌 헤일은 스스로의 내면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이유로 인물이 원주민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이해가 된다. 대표적으로 극 중 인물 중에 누군가가 사망하고 난 다음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킹은 영화의 모든 전후사건을 통제하면서도 유일한 변수를 만드는 일에 거리낌이 없다. 또 후반부에서 어니스트가 특정 인물들에게 둘러싸이는 장면을 보면 이 인물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타인에게까지 옮겨간다는 특성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잘 아는 킹과는 다르게 어니스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의문점이 많은 인물이다. 어떤 식으로 의문점이 많은지는 사실상 영화의 핵심이 되어 후반부까지 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자기를 둘러싼 세상이 너무나도 어려운 어니스트. 끊임없이 고뇌하고 생각하지만 어니스트는 이 상황들을 돌파할만한 힘이 없다. 어니스트를 둘러싼 또 다른 딜레마는 아내 몰리에 관한 것이다(이 부분은 여러분이 직접 보시길 바란다). 두 딜레마는 이야기를 이끄는 미스터리가 된다. 당연히 미스터리를 받아줘야 할 주인공이 필요하다. 이 무력감을 디카프리오라는 명배우가 표정연기로 보여준다. 이는 책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영화의 가시성이 가진 힘이다.
탐구하는 카메라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각본이다. 영화를 끌고 가는 두 가지의 흐름이 흥미롭다. 첫째로 어니스트 서사다. 어니스트라는 인물에게 중요한 건 몰리와 자식들이다. 주인공은 가족들을 지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지키는 방법에 대해 영화가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있지 않다. 삼촌 킹 헤일이 조카(어니스트)에게 지시하긴 하지만 어니스트는 이에 대해 더 캐묻거나 '이게 진짜인가?'확인하지 않는다. 간단한 설정 같아 보이지만 이 부분은 영화의 핵심과도 닿아있다. 그것은 이 영화가 메시아라는 단어와 가장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어니스트가 자기 하고 있는 일을 이해하고 있다면 그건 적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뜻이다. 반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게 선한 일이라고 영화가 규정짓는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니스트는 자기도 모르는 일을 벌이고 있고, 영화도 이것이 어떤 일인지 모른다. 마치 백인이 인디언들에게 도움이 된 적이 있을까?라고 관객에게 묻는 것처럼.
둘째로 이 영화의 나긋나긋한 템포를 살린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3시간 26분이다. 200분에 다다르는 장대한 분량이다. 눈을 확 잡아끄는 사건이 있으면 집중이 쉬울 텐데, 초반부는 이야기의 진상을 일일이 다 설명해주지 않는다. 비슷하게 영화에서 범죄가 일어날 때 촬영한 방식을 보면 극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범죄/수사물 장르 형식을 띠고 있는 것 치고는 희귀한 케이스다. 이 빠르고 강한 전개 대신 카메라가 선택한 것은 일상성이다. 오세이지족이 더듬거리면서 카메라를 만지는 장면, 킹 헤일과 어니스트가 잡담 나누는 장면, 어니스트가 차 운전하는 장면 같은 것들이다. 이런 일상성의 묘사는 주인공 어니스트와 몰리의 내면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에 영화가 둔 수로 보인다. 이 영화 자체가 두 사람의 내적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영화의 핵심과도 닿아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를 담기 위해서 관객은 카메라와 같은 시선에 놓인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템포가 느린 것이다. 영화는 이 느린 템포를 바탕으로 단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논픽션 여부를 떠나) 이야기의 중심이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인물들은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천천히 폭력에 스며들어간다. 물론 영화가 폭력 묘사를 게을리 한 건 아니다. 폭발이 일어나는 몇몇 장면은 끔찍하다. 하지만 이 폭력 묘사보다 영화의 후반부가, 또 초반부의 어니스트, 몰리의 모습 그리고 사라져 간 오세이지 족이 기억에 남는다.
곰 때려잡은 지 7년 차
이 영화에서 세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버트 드 니로, 릴리 글래드스톤이 보여준 연기는 탁월하다. 세 사람 모두 아카데미 후보군에 충분히 오를 수 있을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가장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장면은 주사에 관한 부분이다. 거기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특유의 화내는 연기가 아닌 신선한 모습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어니스트라는 인물이 가진 역설적인 모습이 여기 다 드러난다. 또 디카프리오는 발음, 발성도 평소와는 영 다르다. 얼굴 이목구비 구조도 우리가 알던 모습과는 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인물 자체가 기존 디카프리오가 맡던 배역들 중에서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이런 연기법이 더욱 두드러진다. 몰리 역을 맡은 릴리 글래드스톤은 분기점이 되는 연기를 보여준다. 한 지점에서 인물의 성격이 변하며 영화의 흐름이 바뀌는데, 이야기에서 이 장면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는 영화를 2 회차하게 되면 눈에 띈다. 이 인물은 모순되지 않음이 핵심인 듯하다. 겉과 속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양면성을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다. 대표적으로 후반부 두 인물의 하이라이트 신에서 특히 그렇다. 이 사람은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해 온 행적의 연장선상을 보면 이 인물은 그답게 사람들을 대하고 있고, 이에 흐트러짐이 없다. 악함을 새롭게 해석한 베테랑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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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핏빛으로 일렁거리는 호러의 역사를 읽다
14일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감 좋은 형사 리(마이카 먼로)다. 30년간 풀지 못했던 미제사건이 있다. 희생자들은 모두 가족이었다. 수사를 해도 오리무중에 빠지는 연쇄 살인사건. FBI는 능력 있는 형사 리를 파견했다. 사건에 대해 듣는 리. 사건 파일들을 읽어보기 시작한다. 왠지 익숙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 내가 연관될 리는 없다. 상사 카터(블레어 언더우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범인의 정체를 추리하는 리. 적지 않은 단서. 일가족이 살해됐다는 점과 살해 현장에 ‘롱 레그스’라는 편지가 있었다는 점 말고는 힌트 얻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실체에 다가가는 리. 리는 잔혹한 심연 속으로 또각또각 걸어 나간다.
놀라운 집중력
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촬영이다. 이 영화에서 피사체를 촬영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프레임 안 대상을 한가운데에 넣고 가로가 넓은 비율로 찍는다. 혹은 대상을 눈높이에서 바라보지 않는다. 마치 누가 지켜보는 것처럼 촬영하는데, 찍고자 하는 대상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마치 대상을 옆에서 본 것처럼 오른쪽/왼쪽으로 살짝 틀어진 얼굴을 보여준다. 이것의 연장선상에서 영화가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특별하다. 가령 과거 회상 장면에서 주인공 어머니가 특정 행동을 할 때 장면을 보면 고의적으로 화면의 대부분을 안 보이게 처리했다. 행위가 일어나는 부분은 멀리서 대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잘 보이지 않는다. 특정 장면에서는 시점 쇼트(인물의 시선을 보여주는 방식)를 써도 큰 문제가 없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구도가 나온다. 전적으로 영화가 ‘누군가가 지켜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셈이다. 이렇게 인공적으로라도 강조한 구도 때문에 이 영화가 가진 이상한 긴장감이 유지된다. 이 관점에서 영화를 바라보면 영화 포스터에 등장하는 ‘모든 프레임이 악몽이다’라는 특징이 이렇게 구현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 영화의 법칙을 카메라 구도로 구현한 영화는 예외를 둠으로서 그것을 강조한다. 여기서 영화의 카메라가 타인의 존재를 전제로 깔고 정면으로 인물을 보여주는 샷이 등장하기는 한다. 언제?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물건이 처음으로 등장할 때다. 이 물건이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어떤 존재인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 누구와 눈 마주치지 않지만 영화 화자와 동격으로 놓이는 존재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영화가 촬영으로 구현한 것이다. 이렇게 전체와 나머지라는 연출은 영화가 핵심으로 삼고 있는 모티브다. 중반부 이후부터 등장하는 특정 캐릭터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감에서 도드라지는 비주얼을 가진 인물이다. 주인공의 설정에서도 이 ‘전체와 나머지’라는 테마를 읽을 수 있다. 사건의 힌트가 되는 짧은 머리의 캐릭터도 영화가 이야기의 구도를 짠 방식을 읽을 수 있는 연출이다.
느릿느릿한 서스펜스
영화 롱 레그스는 시각적인 연출 못지않게 템포와 리듬의 중요성이 돋보인다. 이 영화의 초반부는 세상 느릿느릿한 템포로 진행되는데, 이는 멀리서 관조하는 인물의 시선을 구현함으로써 영화의 주제를 더욱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관객에게 사건을 서서히 보여주는 연출 방식 덕분에 빌런의 악행이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것을 피한다. 오히려 이 모든 과정을 가감 없이 다루겠다는 감독의 주제의식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이다. 이런 자극적인 모습과 의도적으로 거리 두는 연출이 어느 시점을 넘어서 직접적으로 변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영화의 주제와 인물의 내면을 심도 있게 표현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처럼 느린 템포에는 단점도 따른다. 특히 영화에서 사운드를 통한 연출이 때로는 다소 무리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기이한 이미지로 긴장감을 형성하던 영화가 갑작스러운 큰 소리로 관객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은 영화의 깊이가 옅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이 영화가 잘 짜인 이야기 같으면서도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리니 관람을 그렇게 친절하게 만드는 요소는 아닌 듯하다. 또한, 초중반부의 느릿한 전개로 인해 이야기에 몰입하기 어려운 관객들도 많을 수 있으며 지루하다고 느낄 여지도 충분하다.
장르의 역사를 그대로
<롱 레그스>는 호러 장르의 역사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는 아리 애스터의 <유전>이었다. 특히 특히 1부와 2부의 연출 방식이 미세하게 달라지는 부분이 그렇다. 이 미세한 변화는 영화 안에 있는 어떤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했는데, 이야기의 구성은 다르게 가져가되 본질적인 건 비슷하게 전개해 감독의 창의성이 돋보였다. 또한, 최근 할리우드 공포 영화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괴한 이미지를 이 영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롱 레그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여러 작품의 흔적을 담아내어 관객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다가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물론 이 <롱 레그스>가 단순히 과거의 이미지들만 차용하지 않는다. 어떤 장면에서는 느린 템포에도 불구하고 정말 서슬 퍼런 장면을 보여준다. 글쓴이는 후반부의 모든 장면이 굉장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이러한 레퍼런스를 과하게 담으려 한 탓인지, 후반부에 영화의 톤과 어긋나는 대사가 등장한다. 이 대사는 꼭 필요했던 것 같다. ‘혹시?’싶은 의구심이 드는 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 대사는 지나치게 길고 본래 흐름과도 어울리지 않아, ‘이 대사가 없었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영화가 주는 불안함과 긴장감의 리듬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장황해지면서 몰입을 방해하는 장면이었다.
압도적인 니콜라스 케이지
이 영화에 대한 글쓴이의 총평은 ‘좋은 영화지만 지루하다고 느낄 여지가 다분하다’라는 점이다. 모든 장면을 인위적으로 비틀어 기이한 플롯을 만들었지만 이 이유로 템포가 느려 지루하다고 느낄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관객들 입장에서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충분하다고 해도 글쓴이가 자신있게 추천할만한 요소가 있다. 바로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다. 케이지는 장르적인 연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캐릭터의 비주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스크린을 장악했다. 이 연기 하나만으로도 관객에게 압박감을 선사할 영화가 <롱 레그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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