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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 K2023-01-09 12:14:29

코믹으로서도 좀비로서도 영화로서도 낙제

영화 <강남좀비> 리뷰

 

이수성 감독은 1년에 장편을 1~2편씩 꾸준히 공개할 정도의 다작 감독이다.

한국 감독중에 이런 케이스는 성애 영화 감독이나 홍상수 감독을 제외하면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또한 장르도 다양하게 시도하는 편인데, 주력으로 하는 에로, 액션, 코미디 뿐만 아니라 스릴러, 드라마 장르도 때때로 시도할 정도이다.

이번 강남좀비는 대뷔작인 미스터 좀비 이후 다시 좀비 영화로 돌아왔다.

원래 개봉은 작년 12월 이었음에도 개봉을 미뤘는데, 이번에는 극소규모 개봉후 직행하는 지난 영화들과는 다르게 작품에 자신이 있기에 개봉 연기를 택한건가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헛된 기대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선 각본이 매우, 정말 처참하다.

영화는 코로나, 유튜버의 활성 등 현시대에 화제가 되는 주제들을 혼합시켰지만 주제의 성찰은 일체 보이지 않고 수박겉핥기 수준이라 의미 없는 수준에 불과하다.

영화의 주연인 지일주 배우는 연기 경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어색하게 느껴지는데, 이러한 이유는 각본의 문제가 크다고 본다.

대사들도 과하게 인위적인 부분이 많아 몰입을 해치는 부분도 많다.

또한 좀비를 심각하게 편의주의적으로 다뤘는데, 좀비의 이동 속도나 감염 속도, 내구도, 반응등이 너무 제각각이고 심지어 좀비 한명은 낙법까지 써서 싸우니, 관객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이러한 각본 때문에 표방한 장르인 코믹도 웃기지 않다.

개그들도 전체적으로 유치한데다가, 그나마도 초반 이후로 코미디 요소는 사실상 없어진다 봐도 무방하다.

웃은 적이 딱 한번 있는데, 그것마저도 폭소가 아닌 피식 수준이다.

코미디 장르를 다작한 감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수준이다.

 

또한 편집도 좀비 장르에 적합한 스피드한 편집이 없이 너무 평범하다.

일반 드라마 장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으로 카메라 움직임은 후술하겠지만 허술한 분장과 미술을 더욱 티나게 만든다.

 

이어서 분장과 미술도 정말 허술하다.

저예산임을 감안해도 말이다.

좀비 분장이라곤 색깔도 티가 나서 웃음이 나올 정도의 가짜 피와 렌즈를 낀게 전부이다.

조연은 그나마 분장에 더 신경을 써준것이 보이는데, 피부 손상과 같은 것은 가짜 티가 많이 나는 등 여전히 아쉬움이 보이고 엑스트라들은 정말 아쉬울 정도이다.

또한 작중 대다수(사실상 전부)를 차지하는 배경인 상가의 경우 너무 깔끔해서 어색하다.

피가 묻거나 파손된 기자재가 일체 안보여, 마치 좀비만 인위적으로 갑자기 데려다 둔 느낌이 든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를 좋아한다.

아포칼립스부터 밀실 계열까지 정말 다양한 작품을 보는 편이다.

좀비 장르 특성상 저예산이 많기에 아쉬운 작품이 많다는 걸 감안하고 평가하는 편이지만, 강남좀비는 그 중에서도 낙제점이다.

영화 포스터에 따르면 일명 "코믹좀비액션"을 노린 영화이다.

하지만 영화는 코믹도, 좀비도, 액션도 잡지 못했다.

이수성 감독의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도전정신은 칭찬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영화 하나의 퀄리티에 집중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언젠가 그 도전정신이 비평적 측면에서도 인정받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하였습니다. 

작성자 . 씨네필 K

출처 . https://www.instagram.com/p/CnLblQ4vr_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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