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02 16:02:19
영화를 더 가까이, [CLOSER TO CAROL] 텀블벅 오픈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여러분, '겨울'하면 혹시 떠오르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저희는 추운 계절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영화 <캐롤>을 떠올리곤 한답니다.
오늘은 이런 <캐롤>을 테마로 기획된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바로바로... 이름부터 설레이는
[ CLOSER TO CAROL ]
이라는 프로젝트인데요~ 지금부터 클로저 투 캐롤에 대해 씨네랩이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취향 커머스 플랫폼 [클로저]
<클로저 투 캐롤>은 영화 취향 커머스 플랫폼 [클로저]의 첫번째 프로젝트입니다.
먼저 [클로저]를 소개해 드릴게요.
"Hello, stranger?"
영화 <클로저>(2004)의 첫 대사였던 '나탈리 포트만'의 대사를 기억하시나요?
정적인 영화였던 만큼 '데미언 라이스'의 ost "The Blower's Daughter"가
더 기억에 남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I can’t take my eyes off you”
영화를 볼 때만큼은 철저히 관객의 입장에서,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봄에도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을 끌어당기고, 우리는 속절없이 관계의 틈으로 빠져듭니다. 이것이 영화의 매력이고, 저희가 영화를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클로저 프로젝트는 영화를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를 만지고, 향을 맡고, 맛을 보기도 하며,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나누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영화를 더 가까이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어요.
영화 <캐롤>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3Za%2Fimage%2FBRAamc7yNTVUg7TzhffD4-08ifw.jpg)
줄거리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CINE PICK!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고, 호주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노미네이션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타임즈 선정 20세기 100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캐롤>은겨울만 되면 국내에서 재상영을 할 정도로 팬층이 두터운 작품이기도 해요.
<클로저 투 캐롤>
클로저 팀에게 <캐롤>은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해요.
좋아하는 영화 속 장면들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서 갖고 싶은 물건들을 만들고 싶었으니까요.
<클로저 투 캐롤>은 클로저 팀의 이러한 마음을 듬뿍 담아서 구성품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특별해요.
영화 <캐롤>의 팬이라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을 상품들을 지금부터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
시그니처 박스
테레즈가 일하던 장난감 코너 한 켠에 놓여 있던 박스를 기억하시나요?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50년대에 판매된 "Carol・Sue"라는 인형 박스인데요, 소품의 디테일까지 살아 있는 이 작품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클로저의 무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광택이 없는 고급 재질을 통해 빈티지 무드를 살린 박스는 "캐롤"의 시그니처 컬러이자 원 박스의 색감을 최대한 살려 디자인 하였습니다. 박스 상단에는 CLOSER TO CAROL 금박 로고가 박혀 있으며, 패키지 옆면에는 <캐롤>을 드러내는 아이콘이 담겨 있습니다.
흑백 일회용 카메라
<캐롤>에서 카메라는 매우 중요한 소품입니다. 사람을 찍는 것이 어쩐지 프라이버시 침해 같다고 말하던 '테레즈'가 '캐롤'이라는 인물을 찍기까지. 그 심정의 변화가 고스란히 느껴지니까요.
Some people change your life forever.
영화 포스터에 쓰인 글귀처럼 테레즈의 인생이 바뀌게 된 그 순간을, 우리 인생의 찰나를 간직할 수 있도록. '테레즈'의 카메라 Argus C3를 그대로 담아낸 흑백 일회용 카메라입니다.
디셈버 노트
한 글자씩 소중히 담아낸 '캐롤'과 '테레즈'의 약속처럼, 모두의 일상에 설레는 계획과 약속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테레즈와 캐롤의 첫 약속이 적힌 1952년 12월 21일 페이지가 내지로 담긴 노트입니다.
명대사 각인 연필
캐롤과의 약속을 써내려가던 장면, 테레즈에게 보낼 편지를 써내려갔을 마음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추억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연필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작은연필가게 흑심'과의 협업을 통해 '캐롤' 시그니처 컬러 Cherry Red 색상으로 제작된 연필이에요.
두 사람의 사랑이 돌고 돌아 모두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에서 '캐롤'과 '테레즈'의 약속의 날 "DEC 21, 1952"와 클로저 투 캐롤 프로젝트가 기획된 날 "CLOSER TO CAROL, 2022"를 각각 연필에 새겼답니다.
패턴 편지지 세트
Red & Green 은 크리스마스 대표 컬러인 만큼 겨울에 특히 자주 사용되는 색상입니다. 2016년 이후, '겨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 작품이 된 <캐롤>에서도 '캐롤'과 '테레즈'의 첫 만남 장면을 비롯하여 의상, 소품 등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이 색감을 느낄 수 있죠.
팀 클로저가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6가지 패턴은 <캐롤>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영화 속 장면과 분위기를 가득 담아 제작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패턴 마스킹 테이프, 떡메모지, 판 스티커, B&W 스티커팩, 파자마 세트 등 다양한 구성품이 준비되어 있으니 평소 <캐롤>을 좋아해 주셨던 분들이라면 꼭 한번 둘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아래 사이트에 접속하시면 더 많은 상품사진과 구성품을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
https://tumblbug.com/closertocarol
생각을 얼릴 만큼 찬 공기와 성냥 냄새, 날리는 눈을 맞으며 빨갛게 언 손으로 필름카메라를 감는 장면 등 "겨울"과 매우 맞닿아 있는 영화 <캐롤>.
좋아하는 영화를 물건으로 소장하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일 게 분명해요.
이번 겨울 나에게, 또는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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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 불가능성' 앞에서 영화가 할 수 있는 일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 수화를 동시에 사용하는 연극을 상상해보자. 관객이야 무대 위 프롬프터에 나온 자막을 보며 극을 이해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서로 다른 모국어를 가진 배우들은 상대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기에 느낌과 감정, 천천히 맞춰온 합으로 대사를 주고받아야 한다. 언어가 다르기에 돌발 상황에서 애드리브로 능청스레 넘어갈 수도 없다. 대사 타이밍이 살짝만 어긋나도 극의 흐름이 깨져버리는 고난도의 무대. 막막하고 두렵다.
연출을 맡은 가후쿠는 배우들이 '대체 언제 움직이며 연습할 거냐'라고 물을 때까지 대본 리딩을 반복한다. 지루하고 건조한, 몸이 근질거리는 그 시간이 반복되면,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배우들 사이에 무언가가 ‘일으켜지고’ 이것이 관객에게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건 시간이다. 시간을 쏟은 정성 들인 노력, 여기서 만들어지는 호흡은 타인의 마음에 무언가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노력과 호흡이 ‘기계적 기예’에 그쳐서는 안 된다. 기계적 기예는 매끄러울 순 있지만 상대에게 가 닿을 순 없다.
사실 가후쿠는 두 번의 큰 상실을 겪었다. 딸은 네 살 때 폐렴으로 죽었고, 가후쿠가 사랑해 마지않던 아내도 갑자기 죽었다. 아내의 죽음은 가후쿠에게 특히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딸을 잃은 상실감에 휘청이던 가후쿠가 전적으로 의지해오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섹스하는 모습을 목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죽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는지조차 듣지 못한 채 급작스레 이별한 것이다.
그런 가후쿠의 마음을 여는 건 극단에서 배정해준 운전기사 미사키다. 그녀는 어린 시절 엄마의 폭력에 시달린 후 도망치듯 도시로 나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운전 일로 생계를 이어가던 중이다. 가후쿠는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자신이 오랫동안 길들인 차의 운전대를 남에게 맡기기를 꺼린다. 그녀가 차에 깃든 가후쿠의 내밀한 관계와 감정 사이에 끼어드는 것이 긴장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바꾼다. 미사키의 능숙한 운전 솜씨 때문만은 아니다. 조용하고 무뚝뚝한 그녀는 금세 가후쿠가 지금껏 차를 아껴온 마음과 이 차에서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알아차린다. 연극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말은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시간과 정성을 들여 가후쿠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느꼈다는 게 중요하다.
때문에 미사키에게 내 차를 운전해달라(‘드라이브 마이 카’)는 가후쿠의 요청은 인간의 소통 가능성에 관한 감동적인 제언이 된다. 기계적‧기능적 관계를 넘는,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내밀한 소통의 관계가 바로 이 운전을 매개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말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이때부터다. 가후쿠가 미사키에게 건네는 말(“살아가야 해. 우린 틀림없이 괜찮을 거야.”)은 언어 이전의 보다 근본적 층위에서 교감이 이뤄진 후에야 서로를 위로하고 엮어주는 말이 될 수 있다. 만약 이들이 어느 날 느닷없이 카페에 마주 앉아 서로의 사연을 나눈 후 위와 같은 말을 주고받았다면, 이 영화가 전하는 감동이 가능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말은 그저 건조한 의미를 전달할 뿐이다. 그 의미를 두텁게 만드는 건 진심 어린 존중으로 쌓아 올린 시간이다. 제아무리 화려하고 명쾌한 말도 이를 대신할 수 없다.
어떤 철학자는 타자를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폭력이라고 말한다. 이해한다는 건 타자를 내가 가진 틀에 맞추어 재단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소통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건 이런 맥락에서 나온 명제다. 하지만 소통 불가능성을 인정하는 것과 이 불가능성 속에서도 서로에게 가 닿기를 갈망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냉소적‧회의적 태도는 불가능성을 사실로 확정함으로써 이 권위를 재확인하지만, 그럼에도 가 닿겠다는 처연한 의지는 불가능성에 어떤 균열을 낸다. 〈드라이브 마이 카〉가 보여주는 건 이 자그마한 균열이 자아내는 감동이다. 연극이든 삶이든, 그 어떤 소통 불가능성 속에서도, 우리는 이를 거스름으로써 조금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가후쿠와 미사키가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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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의 새빨간 비밀] 초간단 3분 리뷰
줄거리
학교에서는 쿨한 척하지만 집에서는 엄마한테 꽉 잡혀사는 13살 소녀 메이.
악몽을 꾸고 일어난 날 아침, 거울을 봤더니 자신이 레서판다로 변해버렸다!감상포인트
1. 사춘기 소녀들의 자연스러운 욕구를 '레서 판다'라는 소재로 풀어냄.
2. 결말은 진부하긴 하나, 소재와 전개 면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했음.
3. 논란이 있는 것이 흠결, 아예 없었으면 좋았을걸.감상평
처음 봤을 때는 신기했다. 동양권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것도 '동양인 소녀' 이야기를 다루면서 갈등을 친구들과의 우정으로 풀어 냈다는 점에서. 솔직히 디즈니에서 동양권 문화를 다룰 때는 가족 이야기로 눈물 짜내겠다는 선전포고이기 때문에 '오? 제법 발버둥 쳤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말은 역시나 싶다. 따지고 보면 메이가 앞 세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이 가장 전통을 지키는 방향인 것이다. 레서판다가 되었던 선조가 메이를 끌어안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이 그러하다. 메이는 오히려 전통성을 지키는 방향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 내면의 욕구를 그대로 인정하고 표출하는 것'이다.
결말뿐만이 아니다. 동양인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여전히 달라지는 게 없다. 영화의 감독이 동양인이라고 해서 색다른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증명을 한 셈. 왜냐하면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하고, 디즈니에서 일하면 디즈니의 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디즈니 룰'을 적용하고 지켜야만 영화가 제작될 테니 당연한 이야기다.
동북공정에 대한 부분은 아쉽다. 항상 언급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썼다면 논란이 생기지 않게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뭐, 그렇다고 엄청 아쉽지는 않다. 그렇게 애정 쏟아부을 만큼 매력이 넘치는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다. 디즈니 플러스 구독자인데, 저녁 먹을 때 뭐 볼지 고민되면 한 번쯤 보라고 할 만한 정도니까.별점
★★☆(2.5 / 5.0)
바짓가랑이 붙잡고 꼭 보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소매 걷어붙이고 보지 말라고도 못하겠는 그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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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가 아쉬운 드라마 <괴이>
지난 4월 29일 Tiving의 오리지널 작품 <괴이>가 6편 전체 공개가 되었다. 이전 프리뷰에서도 언급했 듯이 2022년 가장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였던 만큼 개봉 전날 부터 굉장히 설레는 감정으로 기다렸다.
'귀불'이 주는 소재적 참신함은 어디로 사라졌나.
매력적인 배우들, 매력없는 캐릭터.
무게감 없는 지배력이 가지고 온 심각한 개연성의 오류.
? 드라마 <괴이>는 작품성이 너무 아쉽다.. 귀불이라는 이색적이고 특별한 소재가 있음에도 이야기 흐름이 너무 뻔하다. 사실 귀불이 아니고 뭐 인형, 책, 그냥 대놓고 귀신이나 악마가 그 자리를 차지해도 이야기 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다. 귀신 들린 불상(귀불)에 대하여 그렇게 강조한 것 치고는 귀불 자체가 특별하지 않고 여느 오컬트물처럼 한 번 보면 저주를 내린다는 정도이니 소재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다. 캐릭터 역시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쉽지 않다. 배우분들의 연기는 좋았으나(특히 구교환 배우님) 모든 캐릭터가 직선적이고 평면적이다. 감정선이나 행동이 너무 직관적이라 다음 행동이 뻔히 보이고 어떤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들지 않는다. 특히 곽용주(곽동연 배우님) 캐릭터는 전형적인 빌런 캐릭터인데 연기를 떠나서 캐릭터 자체가 매력이 없다. 그냥 이야기 흐름을 위해 지속적으로 분탕치고 마지막엔 잔인하게 죽는 소비성 캐릭터다.
? 드라마 개연성 역시 아쉬운 부분이 많다. 가장 개연성의 문제를 주는 부분이 곽용주 캐릭터의 실종된 무게감에서 오는 지배력이다. 예컨대 <부산행>에서 김의성 배우님이 맡은 용석 캐릭터는 높은 사회적 신분을 배경으로 사람들을 정치질하고 배신하며 극한의 이기심을 필두로 빌런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런 캐릭터를 두고 매력적인 짜증을 느낀다. 다만 곽용주 캐릭터는 그냥 사람을 팬다. 그렇다고 깡패나 싸움을 잘 하는 설정도 아닌게, 그냥 고등학생 정도의 어린 양아치에 불과하다. 진양군이 법과 질서가 한 순간에 무너진 디스토피아 상황이라 힘에 지배되는 환경도 아니고, 외부와 연락도 잘 되고 뻔히 군인들이 지키는 상황인데 양아치 고등학생 하나에 어른들이 벌벌 기는 모습은 어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것도 말도 안되지만 차차리 총이라도 한 자루 들여 주거나 싸이코패스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면 심각한 개연성 오류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 까마귀 CG나 다른 요소들도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 CG는 기술적 문제의 한계가 있다하더라도.. 무언가 중요한 순간에 CG가 거슬리니 다소 작품에 집중력이 깨진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이 남는 작품이다.
다양한 영화ㆍ드라마 정보가 있는 Instargram에도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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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른인가 아이인가
한 남자의 비리 사건이 터진다. 이 남자는 죄책감 때문인지 회피하고 싶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가족들을 남겨두고, 죽어버린다. 유일하게 집에 남은 딸아이는 경찰의 표적이 되어 중요한 참고인이 된다. 경찰은 아이가 아버지의 남은 비리 재산의 행방을 알고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아이를 보호라는 명목 하에 감시를 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미성년자이지만 이미 다 커서 알 거 다 아는 어른 이임을 감안하고 이 아이에게서 아버지가 남긴 남은 지산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아이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그런 그 아이는 자살을 기도하고, 그 자살사건에 현수가 투입된다. 그런데 과연 이 아이는 아버지의 비밀을 알고 있었을까? 이 답을 하기 전에 우린 이 18살을 더 자세히 이해해보아야 할 것 같다.
1. 어른 아이, 18세를 대하는 어른들의 자세
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두 가지 상반되는 대사가 있었다.
"18살이면 다 큰 거죠."
"아직 어린애잖아요."
비리 사업가의 딸을 두고 내린 상반된 평가. 과연 이 아이는 정말 다 큰 걸까.
요주의 아이, 세진은 경찰의 시선으로는 다 큰 아이로 간주되어 어른의 세계로 인도되었다. 경찰은 세진을 다 큰 아이로 간주되었지만 여전히 어린 나이로 인해 어른에게 물어보듯이 취조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세진에게 뭔가 더 확실한 정보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세진이 머무는 집 곳곳에 cctv를 심어놓았다. 하지만 세진은 사생활 침해라며 항의했지만 정보가 더 나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세진의 이런 항의는 세진에 대한 의심만 더 높아지게 하는 행동일 뿐이었다. 경찰의 입장에서는 세진을 섬으로 보내 요양도 시켜주고, 원하는 요구조건을 모두 들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고작 cctv 단 거 가지고 항의를 하는 세진이 정말 거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경찰은 참고인으로서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을 다 커서 알 거 다 알만 틈 성장한 세진이 어린 나이를 내세워 미운 어린아이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세진이의 자살 소식에 태풍을 핑계로 시신을 찾으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고, 귀찮은 아이니 빨리 사망 처리하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다. 이 아이가 죽은 이유에 경찰의 지분이 아예 없지 않음을 경찰 집단이 이미 빨리 간파하고, 이 아이의 잔상을 빨리 잊고 싶은 진짜 다 큰 어른들의 비정함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비슷하게, 어른들은 고등학생 나이 때의 아이들의 성장을 평가할 때, 어른 특유의 '내가 다 살아봐서 알아'라는 식의 관점과 함께 상황적 요소와 자신의 주관을 섞어 평가한다. 예를 들면, 집안의 웃어른이 돌아가셨을 때, 혹시 웃어른이 유산 상속자를 18세 미성년자 손자에게 몰빵하셨을 때, 18세 아이에게 무엇인가 설득하려는 주위 친척 어른들이 이 아이를 회유하는 타이밍에 잘 나오는 멘트 중에 "너도 이제 다 컸으니, 알 거 아니냐"라는 뉘앙스의 멘트를 날리시는 분들이 있다. 요맘때 학생들이 주요하게 쓸모가 있을 때에는 머리는 커버렸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임을 어른들은 잘 인정하려 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세진이를 두고 보이는 경찰의 태도를 두고, 이 미성년자가 필요한 존재일 때에는 어른 취급을 해주며 존중하는 척해주다가도 아이의 쓸모가 다하면 버려버리는 모습에서 아직 완벽하게 성인이 되지 못한 아이가 어른에게 느꼈을 환멸은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세진을 아껴주던 형사 형준마저 자신을 이용했고, 새엄마도 자신을 찾아주지 않는 이 상황에서 18세 아이가 느꼈을 좌절을 그 시기를 거쳤지만 그 시기에 대해 잊어버린 어른들은 이해할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어른들의 비정함과 다 컸지만 아직 어른이 되진 않은 18세의 연약함을 비교하게 만들어 준다.
필요에 의해 어른들은 18세 미성년자를 다 컸으니, 어른의 세계에 협조하라고 압력을 넣었지만 그 다 큰 아이는 여전히 아이였고, 어른이 요구하는 덕목은 아직 갖지 못한 것이 당연했다. 어른들은 ' 다 컸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어 본인이 18세였던 시기를 망각하고, 세진을 다 큰 '아이'임을 무시해 버렸고, 그 무시의 결과는 아이에게 더한 못을 박았음을 세진의 경찰에 대해 표시한 반감을 통해 알 수 있다.
2. 아무것도 몰랐냐는 말의 비정함
이 영화에서 세진과 그녀의 죽음을 쫓는 경찰, 현수는 비슷한 심리적 상태를 보인다. 희미해져 가는 정신을 붙잡고자 자신의 몸을 해하면서까지 정신을 차려보려고 하고, 악몽을 꾸면서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깨고, 허한 동공으로 분노에 이글거리는 듯한 표정을 짓는 세진을 통해 현수는 자신의 과거를 본다. 그래서였는지 직감적으로 이 아이는 다른 경찰의 예상과는 다르게 경찰이 혹할 만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아빠가 비리를 저지르고, 오빠가 감옥에 가있는 상황에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만 살아온 자신의 잘못도 일정 부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자책감으로 인해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있음을 알았다.
"너는 내가 어떻게 남편이 그렇게 오래 바람나도록 아무것도 모를 수 있냐고 물어봤었지. 근데 있지, 나 진짜 아무것도 몰랐었다. "
이 현수의 대사에서 정말 모르고 살았던 나에게 어떻게 그렇게까지 모를 수 있냐는 상식 가득한 주변인의 대사는 참으로 가슴 아플 수밖에 없다. 그 말은 내 바보 같음을 비난하는 것 같기도 하거니와 해맑게 살았던 나 자신을 자책하며 반추하게 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세진의 경우도 같았다. 아빠가 비리를 저지르고 있는지도, 오빠가 감옥에 갈 만한 일을 저지르는 줄도 모르고 나만 행복하게, 해맑게 살아온 것에 대해 어린아이가 얼마나 자책을 하고 살았는지 세진의 cctv 속 얼굴과 팔에 상처가 그 시간의 암울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나마 새엄마는 세진의 연약함을 잘 알았지만 본인의 상황의 불안정함을 이겨내는 데에 치중하느라 세진은 잠시 뒤로 미루어진 존재였다. 오히려 마주한 적도 없는 현수만이 세진의 외로움, 자책감, 무력감을 이해했다.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경험을 겪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동질감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른이 되어도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데, 다 큰 사람 취급을 당한 아직 어린아이는 주변 사람들의 배신이 얼마나 크게 다가왔을 것인지 우리도 예상만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결코 공감까지는 이루어낼 수 없을 것이다. 겪어보지 않는 한.
사건의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들이 쉽게 내뱉는 말들은 생각보다 상처가 많이 된다. 당하고만 있었던 나의 바보 같음을 저주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주변 사람들의 위로라는 가면을 쓴 팩트 폭력들은 생각보다 위로가 안된다. 이처럼 다른 이들이 그들이 살아온 인생에서 기반한 편견이 담긴 팩트 폭력은 전혀 상처 받은 이에게 위안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큰 현타를 얻고,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사람에게는 각자의 상식을 담은 충고, 조언보다는 그저 입을 닫고,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최고의 사람이다. 혹시 당신의 인생에도 아무 충고, 평가도 없이 밥 먹자고 끌고 나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내 사람이니, 붙잡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3. 내 몸에 흐르는 피를 확인해 내가 살아있음을 깨닫는다.
현수와 세진 모두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자해와 비슷한 행위를 한다. 타인이 바라볼 때, 팔에 상처를 내는 행위는 자살 기도로 해석할 수도 있고, 고통에 몸부림치다 정신을 놓고, 자신의 몸을 해하는 정신병적 행위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현수의 대사를 보면, 자해성 행위의 또 다른 정의를 고려해보게 된다.
"넌 내가 죽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아? 징계 피하려고 내 팔을 그렇게 찧었던 것 같아? 아니, 일이라도 해야 잠깐이라도 잊을 수 있는데, 마비 때문에 일까지 못하면 나 진짜 어떻게 될까 봐. 제발 마비가 풀렸으면 해서 그랬어. 죽으려고 그랬던 게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그랬다고. 그 애도 그랬을 텐데, 아무도 없어."
다른 이들은 자신의 몸을 해하는 일은 죽을라고 하는 일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몸을 해하는 이유 중에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몸에 상처를 내서 피를 봐서라도 살아있음을 확인하려고 하는 경우도 꽤 많다. 정신의학에서도 이런 분석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오래도록 무감각하고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공허함에 시달린 이에게, 자해를 할 때의 고통과 피가 흐를 때 느껴지는 일련의 자극적인 감각들은, 마치 살아있음을 깨닫는 감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아무런 의미 없는, 마치 죽은 듯한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 스스로를 상처 내고 다치게 하는 행위, 죽음으로 가까워지는 행위로 인한 자극이 역설적으로 살아있다는 자각을 되살려 주는 것이다.
[출처] 내 몸에 피가 흐르면, 나는 살아있음을 느껴요.; 자해 속에 숨겨진 마음|작성자 두두
그리고 비슷한 예시로, 일본 소설 중에서 스트로베리 나이트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중에서
야구라고는 손에 꼽을 정도로 거의 해본 적이 없었지만 눈동냥으로 배운 기억을 되살려서 가슴을 공이라 상상하고 있는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방망이는 쩍 인지 철석인지 모를 소리를 내면서 멋지게 가슴 위를 떄리고 정확히 턱에서 멈췄다.
“으아아아아아아!”
덜커덩덜커덩, 침대 채로 쓰러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여자는 거칠게 몸부림쳤다. 왼쪽 가슴은 한입 베어 먹은 토마토처럼 살덩이가 쑹덩 날아가고 없었다.
환호성과 피비린내가 뒤섞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빨간색이었다. 나도 기분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살아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출처] 스트로베리 나이트 : 혼다 데쓰야
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살인자가 살인을 저지를 때에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이다. 현수와 세진은 자신의 몸을 해치지만 이 소설 속에서는 그 반대로 살인자가 사람을 죽일 때에 느끼는 쾌감의 근원이 피를 보고, 피의 색깔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는데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현수와 세진이 살인자와 같은 부류로 분류한 것은 아니지만 현수와 세진이 자기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행위를 한 사람이라는 점과 몸을 해쳐서 피를 보고서라도 살아있음을 느끼려고 한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이 살인자가 피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부분을 떠올리게 되었다. 다른 이나 자신의 몸을 해쳐야만 볼 수 있는 피라는 존재는 참 아이러니하게도 색깔 때문인지, 인간의 몸속에 존재한다는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참 기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몸을 죽이는 일이 나의 생존을 확인하는 일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현수와 세진은 희미해져 가는 맨 정신을 붙잡기 위해서 피라는 매개체를 생각해낸 거라면, 살인자의 경우, 피를 자신의 쾌락으로 여기는 점이 다르다. 현수와 세진에게는 생존의 문제라면, 살인자에게는 쾌락의 도구인 것이다.
4. 그럼에도 살아가다.
영화 속에 이런 대사가 있다.
생각보다 인생은 길다.
이 대사가 결국 영화의 궁극적 메시지다. 인생이 잠시 망가졌을지언정 당신의 전체 인생은 아직 진행형이다. 자신이 문제 생겨 곪아 터질 때까지도 해맑게 모르고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자책하고 해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배신한 다른 이에게 맞설 힘을 길러야 함을 이 영화는 외치고 있다. 내가 나를 해하고 싶을 만큼 자괴감이 드는 문제는 분명 나만 잘못해서 생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 탓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이렇게 자신을 해할 만큼 자책만 하는 것도 결코 손뼉 쳐 줄 일은 아니다. 자책하고, 자신을 해할 시간에 문제를 이렇게 만든 다른 인간들을 응징하거나 문제를 말끔히 잊고 살아갈 깡, 패기, 똘끼가 조금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다른 이들도 함께 만들어낸 문제에 본인만 파괴당하는 것은 너무 억울한 것 아닌가. 나에게 해를 끼쳐 존재 이유를 찾지 말고, 이젠 소소하더라도 꾸준한 성과로 존재 이유를 찾으시길. 우린 아직 죽을 이유보다는 살 이유가 더 많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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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 문 2 | 잭 스나이더의 퇴보는 현재진행형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더월드의 '노블'(에드 스크레인) 제독을 죽이고 벨트 행성으로 귀환한 '코라'(소피아 부텔라)와 '군나르'(미힐 하위스만), 그리고 다른 전사들. 축하 파티를 시작하려는 바로 그 순간, 그들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죽은 줄 알았던 노블이 모종의 방법으로 되살아났고, 복수를 위해 벨트로 달려오고 있다는 것. 이에 마더월드 장군 출신인 '타이투스'(자이먼 혼수), 몰락한 왕자 '타라크'(스타즈 네어), 갓을 쓴 검사 '네메시스'(배두나)의 지휘 하에서 벨트의 농부들은 목숨을 건 전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1보 전진하고 2보 후퇴한 <레벨 문>
솔직히 말하자. <레벨 문 - 파트 2: 스카기버>(이하 <레벨 문 2>)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파트 1이 잭 스나이더 작품 중에서도 유독 실망스러웠고, 파트 1과 2가 동시에 촬영됐으니 반등 요소도 거의 없었기 때문. 파트 1은 문제가 많았다. 넷플릭스의 <스타워즈>를 표방했지만, <스타워즈> 세계관을 모방했을 뿐이었다. <스타워즈>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고전인 <7인의 사무라이>의 서사도 더하면서 기시감이 극대화됐다.
플롯도 허점투성이였다. 주인공 코라를 제외한 그 어떤 인물의 서사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화려한 비주얼과 액션이라는 본연의 장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몇몇 장면은 그린 스크린에서 촬영한 티를 숨기지 못했고, 잭 스나이더의 연출 특징인 슬로 모션도 남발됐다. 이에 더해 배우끼리 합을 맞춘 티가 팍팍 나는 액션씬도 기대 이하였다.
<레벨 문 2>는 파트 1의 연장선상에 있다. 기시감 느껴지는 세계관은 여전하다. 액션 시퀀스 역시 스케일만 커졌을 뿐, 완성도는 실망스럽다. 그나마 스토리텔링은 개선된 듯 보인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기대 이하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레벨 문> 시리즈의 방향성과 미래도 어둡다. 잭 스나이더의 과욕과 퇴보를 한눈에 보여주며 그나마 남아있던 팬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기 때문이다.
액션도, 볼거리도 수준 이하
만약 <레벨 문 2>를 기다렸다면 이유는 하나다. 파트 1보다 진일보하고, 스케일도 더 커지고, 잭 스나이더 다운 박력 넘치는 액션을 원할 따름이다. 하지만 <레벨 문 2>는 마지막 희망마저 배신한다. <레벨 문 2>는 코라의 일행과 벨트 행성의 농민들이 노블의 군대에 맞서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런데도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로서도, 액션 블록버스터로서도 실망스러운 장면이 끊이지 않는다.
우선 파트 1에 이어서 <스타워즈>의 영향력을 지우려는 시도가 전무하다. 일례로 전투 전개는 지극히 <스타워즈>스럽다. 전투가 벌어지자 주인공들은 상대 기함에 잠입해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를 무력화하고, 적군의 우두머리를 제압해서 승기를 잡는다. 루크 스카이워커가 데스 스타에, 레이가 스타킬러 베이스에 침투한 전개를 빼닮았다. 마지막 순간 등장한 전투기 편대도 X-윙의 공습을 연상케 한다.
구체적인 액션 연출은 파트 1의 문제점을 공유한다. 슬로 모션 때문에 합을 맞추는 대목이 눈에 띄거나, 박력이나 생동감 대신 허우적대는 느낌을 주는 식이다. 일례로 네메시스는 일 대 다 상황으로 결투를 벌이는데, 이때 상대가 일부러 네메시스의 검을 기다리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에 더해 클라이맥스인 코라와 노블의 결투씬 역시 예상가능한 클리셰를 그대로 차용하면서 맥없이 끝나 버린다.
개선점 같지 않은 개선점
물론 예상외의 개선점도 있다. 바로 캐릭터다. 파트 1은 불친절했다. 코라가 모은 전사들이 왜 그 신세로 떠도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다행히도 <레벨 문 2>는 각 캐릭터의 서사를 보충해 최소한의 개연성을 확보했다. 타이투스는 부하를 몰살한 마더월드에 환멸을 느껴 반기를 들었다. 타라크와 네메시스는 마더월드 때문에 죽은 가족들의 복수를 꿈꾼다. 이에 더해 코라가 수배자가 된 구체적인 이유도 마침내 제시된다.
그러나 완성도를 극적으로 향상하지는 못했다. 캐릭터의 서사를 보여주는 방식이 안일하기 때문이다. 결전 전날 모든 캐릭터는 한 탁자에 둘러앉아서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들의 사연은 짧은 플래시백과 내레이션으로 제시된다. 여기까지다. 이를 바탕으로 드라마를 더 풍성하게 만들려는 노력은 없다.
네메시스 캐릭터 활용법에서 이는 단적으로 드러난다. 네메시스는 전투 중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다. 그 순간, 한 어린아이가 그녀를 구해준다. 전투 전 곡식을 추수할 때 그녀에게 먼저 관심을 표하고 장난을 걸던 그 아이다. 그런데 이 장면은 감정적인 동요를 일으키기보다는 실망감이 크다. 그녀와 아이가 유독 특별히 유대감을 쌓는 과정은 없기 때문. 다른 캐릭터와 마을 사람들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기회는 있었다. 전투 전 벨트 농부들은 곡식을 추수하고, 전투를 대비한다. 이 시퀀스를 적절히 활용했다면 각 캐릭터의 아픔을 새로운 이야기로 전환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잭 스나이더는 그 순간에도 곡식 한 알 한 알이 떨어지는 모습을 특유의 슬로 모션으로 잡을 뿐이다. 그렇게 건설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줄 유일한 기회는 기능적으로 흘러 지나갔다. <레벨 문>의 1보 전진이 전진 같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반대로 터진 잭 스나이더의 고질병
심지어 <레벨 문 2>의 1보 전진은 오히려 2보 후퇴에 가까워 보인다. 파트 1과 파트 2가 공유하는 문제가 비단 한 작품만의 이슈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전반적인 기획의 부족함을 방증한다고 볼 여지가 더 크다.
파트 1에서는 일언반구 없었던 각 캐릭터 서사가 파트 2에서 등장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1편의 내용은 기승, 2편은 전결로 완벽히 이어지기 때문. 즉, 한 편으로도 충분히 풀 수 있는 이야기를 잭 스나이더가 과욕을 부려 2편으로 나눈 셈이다. 슬로 모션만 줄여도 파트 1과 파트 2는 한 편의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분량 조절 문제는 잭 스나이더의 꼬리표였다. 넷플릭스에서 작업하기 전에도 분량 조절을 잘 못하는 감독으로 유명했으니까. 다만 과거에는 영화 한 편에 이야기를 무리하게 밀어 넣는 문제가 컸다. 그러다 보니 그의 작품은 <왓치맨>, <배트맨 대 슈퍼맨>처럼 감독판으로 재평가받기로 유명했다. 심지어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는 무려 러닝타임이 4시간에 달할 정도였다.
이렇게 보면 <레벤 문> 시리즈는 잭 스나이더의 고질병이 정반대 방향으로 터져 버린 결과물이다. 넷플릭스의 <스타워즈>를 꿈꾸는 IP를 양적으로 늘리려는 잘못된 판단이 낳은 참사라 할 수 있다. 과욕으로 인해 필모그래피가 오히려 퇴보해 버린 셈이다.
어두운 미래
또 그렇다고 2편의 영화로 <레벨 문>의 세계관이 확장할 초석을 제대로 다진 것도 아니다. 시리즈를 더 길게 끌고 갈 계획이라면 그에 걸맞은 내용이 있어야 한다. 비록 몰입도를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어벤져스> 관련 이스터에그를 적극 삽입한 <아이언맨 2>처럼.
그런데 <레벨 문 2>는 다음 시리즈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 작은 농촌 마을을 지키는 이야기가 행성과 우주를 넘나드는 거대한 전쟁으로, 자유를 지키기 위한 저항으로 스케일이 확장되어야 할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 도구가 되어야 할 섭정 '발리사리우스'(프라 피), 이사 공주, 로봇 '지미'(안소니 홉킨스)의 이야기나 암시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내용과 별개로 속편을 암시하는 결말이 뜬금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레벨 문> 시리즈는 6편까지 계획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넷플릭스와 잭 스나이더가 심혈을 기울인 IP다. 더 나아가 둘이 이전에 협업한 <아미 오브 데드> 시리즈와 연계되어 더 큰 세계관을 보여줄 예정이라는 소식도 들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지만, <레벨 문> 시리즈는 벌써 그 끝이, 어두운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Dreadful 끔찍한
다음을 기대할 팬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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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면 더 선명해지는 것
어린시절, 엄마는 비 오는 날 나를 데리러 온 적이 한번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전업주부였기 때문에 데리러 올 법도했는데 그 때는 그걸 이상하게 생각한 적도 없었고, 서운 한 적도 없었다.
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으면, 그걸 핑계로 아주 심나게 비를 맞고 집에 갈 수 있으니까. 다른 아이들이 얌전히 엄마와 우산을 쓰고 집에 갈 때 나는 물 웅덩이로 뛰어들어 첨벙첨벙 놀다가 집에 갔다. 장화 같은 것은 없었으므로, 집에 돌아와 양말을 벗으면 발가락이 조글조글해져 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그 시절 비가 올 때 젖을까 걱정 하지 않고 빗속으로 뛰어 들어갈 때의 해방감과 기쁨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영화 노트북이 생각난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재회하던 노아와 앨리가 뜨거운 마음을 쏟아내던 순간. 어느 때 보다 아름답고 둘의 감정은 자유로웠다.
영화 노트북은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게 노트북에 적힌 노아와 앨리의 러브스토리를 읽어 주면서 시작한다. 이야기 속 인물은 시골 청년의 노아 그리고, 도시 아가씨의 앨리. 노아는 첫눈에 반한 여성 앨리에게 위험천만하게도 놀이 기구에 매달려서 자신을 만나달라고 하며 호기로운 데이트를 신청한다.
그녀의 친구들은 노아를 조롱하며 무시했지만,앨리는 당돌한 노아의 모습에 끌려 진심 어린 고백을 받아들이고 급속도로 친해지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17세의 노아와 앨리는 행복하고 뜨거운 여름을 보내지만, 부모님은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심하게 반대하고, 그 두사람을 떼어 놓기 위해 이사를 간다.
노아는 앨리를 그리워하며 365일 동안 365개의 편지를 보내는데, 둘의 사이를 반대한 앨리의 부모님은
그녀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전부 숨겨버린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서로의 마음속엔 서운함 감정과 오해가 생겼다.
노아는 세계 2차대전에 참전을 하게 되었고, 앨리는 부상당한 간호사로 전쟁중 병사들을 치료해 주다가 사랑을 고백하는 론과 약혼을 하고 결혼을 약속한다. 노아는전쟁이 끝난 후에도 앨리와의 추억이 있는 집을 수리하며 그곳에서 지낸다. 결혼이 코앞인 앨리는 우연히 완공된 집과 나란히 서 있는 신문의 노아를 보게 되고, 웨딩드레스를 맞추던 앨리는 신문을 보곤 노아를 찾아 나선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노아와 앨리는 뜨거운 재회를 나누고,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은 나누며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게된다. 사실 노아는 앨리를 하루도 잊지 못해 매일매일 그녀에게 편지를 썼고,그 편지는 앨리의 엄마에 의해 앨리에게 전해지지 않았단 사실도.
비가 오는 날이면 둘이 재회하던 그 장면이 자주 생각난다. 비로 인해 나를 둘러싼 자연의 색과 냄새가 선명해진 그 때 , 앨리의 감정도 선명해졌던 것은 아닐까? 쏟아지는 비 따위가 아무 상관이 없어지는 그 마음이 깊은 곳의 감정을 모두 끌어올려 준 것은 아닐까? 궂은 날이 나쁜 날은 아니다. 어쩌면 그 궂은 날이 있기에 지금 이 순간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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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에 가려진 서사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그린 나이트” 후기입니다. 난해하지만 쿠키영상이 있습니다. *아래 네이버지식백과에 나온 원작시에 대한 해설을 참고하고 영화를 감상하신다면 판타지와 원작을 비교하면서 충분히 영화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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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선언, 좋았는데 아쉬운 영화
?Rabbitgumi 입니다!
기대를 많이 모았던 작품이죠.
비상선언이 개봉했습니다.
관상, 더 킹, 연애의 목적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죠.
배우진도 화려합니다.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김남길, 임시완 같은 탑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개봉 후 첫 주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는데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https://rabbitgumi.stibee.com/
브런치는 아래 링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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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방법: 재차의> 티저 예고편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在此矣)가 살인을 저질렀다!
살인사건 현장에서 피해자와 함께 용의자도 사체로 발견된다.
그러나 용의자의 시신은 이미 3개월 전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은 혼란에 빠진다.
한편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기자 임진희는 라디오 출연 중
자신이 바로 그 살인사건의 진범이며 생방송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경찰과 네티즌은 임진희 기자의 온라인 생방송을 일제히 주목하고
인터뷰 당일 그 곳에 나타난 범인은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3번의 살인을 예고하는데…
첫 번째 살인이 예고된 날,
엄청난 수의 ‘재차의’ 군단이 나타나 무차별 습격을 시작하고
총력 방어에 나선 경찰 당국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과연 이들을 조종하고 있는 배후는 누구일까?
이들을 막아낼 유일한 ‘방법'(謗法)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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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이스> 티저 예고편
부산 건설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보이스피싱 전화로 인해 딸의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
당일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같은 돈을 잃게 된다.
현장작업반장인 전직형사 서준(변요한)은 가족과 동료들의 돈 30억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중국에 위치한 본거지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 서준,
개인정보확보, 기획실 대본입고, 인출책 섭외, 환전소 작업, 대규모 콜센터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스케일에 놀라고,
그곳에서 피해자들의 희망과 공포를 파고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드디어 마주한다.
그리고 그가 300억 규모의 새로운 총력전을 기획하는 것을 알게 되는데..
상상이상으로 치밀하게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실체!
끝까지 쫓아 반드시 되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