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02 16:02:19
영화를 더 가까이, [CLOSER TO CAROL] 텀블벅 오픈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여러분, '겨울'하면 혹시 떠오르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저희는 추운 계절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영화 <캐롤>을 떠올리곤 한답니다.
오늘은 이런 <캐롤>을 테마로 기획된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바로바로... 이름부터 설레이는
[ CLOSER TO CAROL ]
이라는 프로젝트인데요~ 지금부터 클로저 투 캐롤에 대해 씨네랩이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취향 커머스 플랫폼 [클로저]
<클로저 투 캐롤>은 영화 취향 커머스 플랫폼 [클로저]의 첫번째 프로젝트입니다.
먼저 [클로저]를 소개해 드릴게요.
"Hello, stranger?"
영화 <클로저>(2004)의 첫 대사였던 '나탈리 포트만'의 대사를 기억하시나요?
정적인 영화였던 만큼 '데미언 라이스'의 ost "The Blower's Daughter"가
더 기억에 남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I can’t take my eyes off you”
영화를 볼 때만큼은 철저히 관객의 입장에서,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봄에도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을 끌어당기고, 우리는 속절없이 관계의 틈으로 빠져듭니다. 이것이 영화의 매력이고, 저희가 영화를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클로저 프로젝트는 영화를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를 만지고, 향을 맡고, 맛을 보기도 하며,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나누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영화를 더 가까이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어요.
영화 <캐롤>

줄거리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CINE PICK!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고, 호주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노미네이션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타임즈 선정 20세기 100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캐롤>은겨울만 되면 국내에서 재상영을 할 정도로 팬층이 두터운 작품이기도 해요.
<클로저 투 캐롤>
클로저 팀에게 <캐롤>은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해요.
좋아하는 영화 속 장면들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서 갖고 싶은 물건들을 만들고 싶었으니까요.
<클로저 투 캐롤>은 클로저 팀의 이러한 마음을 듬뿍 담아서 구성품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특별해요.
영화 <캐롤>의 팬이라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을 상품들을 지금부터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
시그니처 박스
테레즈가 일하던 장난감 코너 한 켠에 놓여 있던 박스를 기억하시나요?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50년대에 판매된 "Carol・Sue"라는 인형 박스인데요, 소품의 디테일까지 살아 있는 이 작품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클로저의 무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광택이 없는 고급 재질을 통해 빈티지 무드를 살린 박스는 "캐롤"의 시그니처 컬러이자 원 박스의 색감을 최대한 살려 디자인 하였습니다. 박스 상단에는 CLOSER TO CAROL 금박 로고가 박혀 있으며, 패키지 옆면에는 <캐롤>을 드러내는 아이콘이 담겨 있습니다.
흑백 일회용 카메라
<캐롤>에서 카메라는 매우 중요한 소품입니다. 사람을 찍는 것이 어쩐지 프라이버시 침해 같다고 말하던 '테레즈'가 '캐롤'이라는 인물을 찍기까지. 그 심정의 변화가 고스란히 느껴지니까요.
Some people change your life forever.
영화 포스터에 쓰인 글귀처럼 테레즈의 인생이 바뀌게 된 그 순간을, 우리 인생의 찰나를 간직할 수 있도록. '테레즈'의 카메라 Argus C3를 그대로 담아낸 흑백 일회용 카메라입니다.
디셈버 노트
한 글자씩 소중히 담아낸 '캐롤'과 '테레즈'의 약속처럼, 모두의 일상에 설레는 계획과 약속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테레즈와 캐롤의 첫 약속이 적힌 1952년 12월 21일 페이지가 내지로 담긴 노트입니다.
명대사 각인 연필
캐롤과의 약속을 써내려가던 장면, 테레즈에게 보낼 편지를 써내려갔을 마음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추억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연필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작은연필가게 흑심'과의 협업을 통해 '캐롤' 시그니처 컬러 Cherry Red 색상으로 제작된 연필이에요.
두 사람의 사랑이 돌고 돌아 모두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에서 '캐롤'과 '테레즈'의 약속의 날 "DEC 21, 1952"와 클로저 투 캐롤 프로젝트가 기획된 날 "CLOSER TO CAROL, 2022"를 각각 연필에 새겼답니다.
패턴 편지지 세트
Red & Green 은 크리스마스 대표 컬러인 만큼 겨울에 특히 자주 사용되는 색상입니다. 2016년 이후, '겨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 작품이 된 <캐롤>에서도 '캐롤'과 '테레즈'의 첫 만남 장면을 비롯하여 의상, 소품 등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이 색감을 느낄 수 있죠.
팀 클로저가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6가지 패턴은 <캐롤>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영화 속 장면과 분위기를 가득 담아 제작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패턴 마스킹 테이프, 떡메모지, 판 스티커, B&W 스티커팩, 파자마 세트 등 다양한 구성품이 준비되어 있으니 평소 <캐롤>을 좋아해 주셨던 분들이라면 꼭 한번 둘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아래 사이트에 접속하시면 더 많은 상품사진과 구성품을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
https://tumblbug.com/closertocarol
생각을 얼릴 만큼 찬 공기와 성냥 냄새, 날리는 눈을 맞으며 빨갛게 언 손으로 필름카메라를 감는 장면 등 "겨울"과 매우 맞닿아 있는 영화 <캐롤>.
좋아하는 영화를 물건으로 소장하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일 게 분명해요.
이번 겨울 나에게, 또는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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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피커 인터뷰] 프로덕션 대표 / 영화, 그리고 나
저는 지금 인천에서 영상 프로덕션 풀림 필름을 운영하고 있는 안소회라고 합니다.
Q. 자기소개 해주세요.
A. 저는 영화과를 졸업을 했고 연출을 전공을 했습니다. 연출을 전공을 하고 나서 졸업하자마자 했었던 거는 사실은 좀 강사 일을 좀 했었어요. 이제 입시학원에서 영화 제작반 같은 아이들과 같이 뭔가 호흡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수업을 좀 했었고, 그다음에 예전에 아시던 감독님이 장편영화 독립 장편 영화 조 감독을 좀 부탁을 하셨어서 조 감독을 하고 그다음에 또 이제 계속 우연의 반복인데 사실은 그게 또 우연히 알게 된 제작사 대표님이 한번 이거 각색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각색을 또 하다가 군 문제를 해결을 해야 되는 상황이냐 이것들을 좀 불안정하지만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냐 나는 갈래길에서 군대를 선택을 했었고 그 시기와 비슷하게 프로덕션을 창업을 했었던 것 같아요. 뭔가 영화라는 직업 혹은 영화라는 일을 한다는 것이 사실은 상당히 좀 불안정한 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런 것들을 좀 내가 마음 놓고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단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런 생각의 끝에 도달한 결론이 이제 프로덕션 창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Q. 감독님의 작품 소개 해주세요.
A. 사실 화려하다고 할 것까지는 없는 것 같은데 그냥 뭐 열심히 했던 작품들이 운 좋게 성과가 좋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작품에 썼던 것들은 사실 이렇게 밖에 잘 내놓지는 않는데 개인적으로 되게 애증의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야쿠르트 형이라는 작품이 있었고 처음으로 영화제에서 대중들한테 선보였던 작품은 무단조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계속해서 학교도 영화를 전공을 했다 보니까 단편 작업들을 꾸준히 해왔었는데 일단 크게 기억에 남는 작품 세 가지가 <무단조퇴>랑 <코리아타운>이라는 단편 영화랑 ,<이종>이라는 단편 영화 이렇게 세 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Q.영화 <이종>을 찍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사실 항상 GV 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했던 똑같은 대답들이 있는데 촬영 감독이랑 같이 이제 학교 앞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가 진짜 졸업 작품으로는 좀 재밌는 걸 해보고 싶다. 흔히 말하는 단편 영화 독립영화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좀 재미없다 너무 지루하다 너무 심오하다 그런 것들이 아니라 진짜 재미있는 것들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그때 그 맥줏집에서 tv에 UFC가 나오고 있는 거예요.그래서 이종 격투기의 영화를 찍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그리고 또 촬영 감독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런 격투기를 되게 좋아해서 이런 것들을 한번 여기에 이제 서사를 담아보자라고 좀 시작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Q. 영화 <이종> 속 이정현 배우 섭외 비하인드?
A. 센 이미지를 원했었고 저는 몸을 쓸 줄 아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고민을 하면서 찾아보던 중에 그때 또 당시에 <미스터 선샤인>이라는 드라마에서 되게 이미지가 강하게 나오셨었고 저 배우랑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PD님 한테 저 배우랑 나는 하고 싶다 해야겠다 그랬더니 뭐 알겠다 하고 하시더니 캐스팅을 해오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작업을 했었죠.Q. 영화 <이종>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아무래도 <이종>이라는 영화가 되게 몸을 쓰는 영화고 실제로 액션 합이 되게 중요했던 영화였다 보니까 배우들이 되게 고생을 많이 했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제 이정현 배우죠. 극 중에 겸수 역을 맡은 이정현 배우가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딱 쓰러지는데 팔이 빠졌었나 발목이 돌아갔었나 그래서 되게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래가지고 잠깐 촬영을 멈췄던 기억도 있고 그런데 결국은 다시 또 반대쪽으로 돌려서 촬영을 하더라고요. 한 번은 연습을 하다가 이제 막 액션 합을 맞추다가 갈비뼈가 아프다. 그래서 제가 그때 막 녹용을 보내주기도 하고 그랬었던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Q. 연출을 전공한 계기는?
A. 막연했던 것 같아요. 막연하게 꿈꿨었던 게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었고 그렇게 하려면 뭘 해야 할까 뭐 다양한 파트가 있잖아요. 촬영도 있고 제작자도 있고 미술 음향 다양하게 있는데 그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그대로 이미지로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고 했을 때에는 연출이 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입시반 강사시절 이야기해주세요!
A. 제가 가장 많이 맡았었던 바는 이제 입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고2 기초반이라고 하는 반이랑 아이들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영화 제작반을 가장 많이 맡아서 했었는데요. 입시반에서 가르치는 것들 어떻게 보면 영화과 입시에 필요한 정형화된 것들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그냥 영화를 가지고 아이들이랑 좀 재미있게 접근하는 것들이 좀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좀 더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이랑 이제 같이 시나리오 아이템 기획 개발부터 콘티를 짜는 것들, 편집을 하는 것들 이런 것들을 좀 많이 했었고, 어쨌든 제가 배웠던 곳에서 누군가를 가르치고 있다는 건 되게 남들은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고, 과거의 나일 수도 있고 이들이 보는 게 그 학생들이 보는 게 미래 그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다른 곳에서 강의를 할 때보다는 조금 더 유의미했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Q. 영화과 선택하게 된 계기는?
A.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큰 이유는 없었고요. 뭔가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던 있었었는데 현실적으로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유명한 사람이 될 수 있어 그런 고민들을 한참 했을 때가 있었고요. 그러면서 제가 이제 진로를 고민할 때 초등학교 때부터 생활기록부에 직업을 어떤 걸 써놨을까 하고 쭉 봤더니 뭐 개그맨도 있었고 방송 작가도 있었고 그런 식으로 쭉 뭔가 그쪽이랑 연관된 직업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다가 영화과라는 학교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저기에 들어가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되게 많은 사람들한테 하면서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영화과를 자연스럽게 가게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안소회님의 인터뷰 영상은 [여기]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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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도시에서의 따뜻하고 선명한 빛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기회의 땅. 하지만 모두가 그 기회를 잡은 것은 아니다. 삶의 궤적이 각기 다르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시 밖에서 시작해 이 화려한 공간 속에 뿌리내리려 한다. 인도의 경제 중심지이자, 약 2,100만 명이 살아가는 거대한 도시, 뭄바이. 이 영화는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프라바, 아누, 파르바티라는 세 여성을 따라간다. 각기 다른 성격과 가치관을 지닌 이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바로 이 도시에 속하지 못한 ‘이방인’이라는 점.
프라바의 삶은 조용하다. 묵묵히 일하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얼굴도 보지 못한 채 결혼한 남편은 독일로 떠났고, 그녀는 그가 간헐적으로 보내오는 흔적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녀는 마치 정해진 삶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사람처럼 보인다.
아누는 정반대다. 병원에 찾아온 환자에게 몰래 약을 건네고, 일하는 내내 남자 친구를 떠올리며 히죽거리지만 결혼하라는 엄마에게 서스럼없이 거짓말을 한다. 힌두교도인 그녀는, 무슬림 남성과의 연애를 숨기며 살아간다.그녀는 사랑과 섹스 같은 금기어조차도 기꺼이 입에 올리며 선명하게 자신의 욕망을 사랑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파르바티. 그녀는 두 사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이 도시에서 견뎌온 인물이다.병원의 조리사로 일하다 퇴직을 앞두고 있으며, 이제는 삶의 터전까지 위태로운 상태다. 도시에서 버티듯 살아가던 이 세 여성의 삶에, 조용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어느 날부터, 삶을 두드리는 작은 바람들이 세 사람을 흔들기 시작한다.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이방인으로서 깊게 뿌리내리지 못한 이들은 그 작은 바람에도 크게 요동친다. 그리고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던 세 사람은, 같은 질문 앞에 선다 —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인도 사회를 관통하는 종교과 계급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사랑이나 주거같은 삶의 필수적인 요소들이 통제가 된 상황은 이들의 내면을 깊게 규제한다. 중매결혼을 통해 결혼한 프라바는 남편을 기다리며 사회에서 정상으로 정의한 상태를 유지하려 하는데 그런 프라바에게 호감을 표하는 병원 동료가 나타난다. 그녀에게 시를 써주고, 퇴근길을 기다리는 다정함은 그녀의 마음을 흔들지만 프라바는 애써 마음을 다잡는다. 반면 함께 살고는 있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아누는 중매결혼을 거부하고 다른 종교인과 연애결혼을 하고 싶어 한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당당하게 맞서지는 못하지만 선명하게 사랑을 한다. 공통점이 전혀 없는 두 사람은 한집에 살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아누의 뒷이야기를 하는 동료 간호사에게 대신 화를 내기도 하거나 외로움을 위로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낯선 도시에서의 삶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들어 낸다. 비록 주거 문제로 뭄바이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올지라도 함께 이사를 도와주며 전기가 들지 않는 집에 빛이 되어준다.
파르바티의 고향에 머물며 혼자 시간을 보내던 프라바는 우연히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하게 된다. 간호사로 평생을 누군가 보살피며 살아온 그녀가 이곳에서도 사람의 목숨을 구하게 되는데, 사고 이전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와 부부로 오해를 받게 된다. 영화는 프라바가 나올 때는 줄곧 다큐멘터리처럼 진행되다가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는데, 남자가 그녀의 남편인 듯 이야기를 건넨다. 관객들이 실제 남편인지 아닌지 착각하게 만드는데 그 진실은 상관이 없다. 너무 오래전 얼굴도 잊었을지도 모르는 남편의 얼굴이 어떤 형태를 하고 있던지 프라바는 듣고 싶은 말을 듣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너무 힘들다고 - 마침내 진심을 전한 영화는 프라바의 삶까지 밝히고 나서야 결말로 드러선다.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과 영화 속의 바람, 파도 같은 자연의 소리는 영화에 녹아들어 이들의 눅눅한 삶을 조금 더 아름답게 채운다. 희망이라 생각하는 것들은 빛과 소리의 형태로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이방인으로서 도시에서의 삶은 낯설기만 하고 더럽고 때로 서럽다. 그러나 그 안을 메우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닌 주변을 밝혀주는 이들의 따뜻한 온기, 작은 시선과 다정함이다.
이것이 이 영화가 말하는 빛이다.
영화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시사회에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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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만에 중국 개봉하는 한국 영화
한국 영화가 중국 시장에서 6년의 공백을 깨고 드디어 와이드 릴리징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12월 3일, 금요일에 중국 내 극장들이 2020년 9월, 국내에서 개봉되었던 영화 <오! 문희>를 상영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였는데요. 나문희 배우와 이희준 배우가 열연을 펼친 영화 <오! 문희>는 기억이 깜빡깜빡하는 할머니가 그녀의 개와 함께 손녀의 뺑소니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고, 이에 아들 '두원'과 '문희'가 손녀를 의식불명에 빠뜨린 범인을 직접 찾아 나서는 코믹 드라마입니다.
중국은 지난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 배치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그해부터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영화, 드라마 및 미디어 방영을 금지하는 이른바 '한한령'을 내린 바 있는데요. 이에 따라, 국내 천만 관객을 달성했던 전지현, 이정재 주연의 <암살> 이후 중국 내에서 제대로 된 극장 개봉을 이뤄낸 한국 영화는 한 편도 없었습니다.
예외로, 2018 베이징 국제영화제에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Claire's Camera), <그 후>(The Day After)를 포함하여 총 7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 및 상영되며 한한령 완화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당시에는 위 상영이 한한령 해제로 이어지지 못하였지만, 드디어 2021년 12월 <오! 문희>의 개봉으로 한한령 해제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국 정부가 한 편일지라도 한국 영화의 공식 개봉을 승인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인데요. 이는 세계 최대 영화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에 한국 영화가 다시 진입할 수 있게 됨을 뜻합니다.
게다가 같은 날, GQ 잡지의 중국판 12월 호 표지를 한국 배우 '이동욱'이 장식할 것이라 밝혀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중국 내에서 K-컬쳐가 공식 수입된 적은 없을지라도, 수년 동안 한류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중국에서도 비공식 채널을 통해 많은 중국팬들을 끌어모아 왔습니다. 중국 내에서 "#Korean Films Released in the Mainland After 6 Years" 라는 해시태그가 1억 5천만 회 이상 조회되는 등 한국 문화가 다시 중국 본토에 수입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수많은 중국 팬들이 설렘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는데요. 많은 팬들이 드디어 한한령이 풀리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글을 게시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전해집니다.
<오! 문희>의 개봉 발표는 실제 개봉을 불과 이틀 앞두고 나왔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질 시간이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마오얀에서는 약 2,000만 명의 사람들이 영화에 관심을 표했으며, 개봉 당일 중국 내 257회의 상영이 계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알리바바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역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한국 영화 TOP 5는, 1위부터 <암살> (4,700만 위안), <명량> (2,700만 위안), <도둑들> (2,200만 위안), <7광구> (2,120만 위안), <해운대> (1,670만 위안)로, 국내 흥행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은데요.
과연, <오! 문희>가 흥행에 성공하여 한국 영화 극장 개봉의 활로를 터줄 수 있을지 지켜봐주시길 바라면서,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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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스러운 두 배우와 동력을 잃은 리메이크
내 맘은 이게 아닌데
위이잉. 회로가 굴러가고 있다. 어떤 회로? 행복회로와 연애회로. 95학번 한국대 기계공학과 복학생 김용은 현재 행복회로를 굴리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수업 들으러 가는 용. 친구 놈이 말을 건다. "야. 너 그거 들었냐? 우리 과에 똑똑한 여자 애 들어온다는 거." 사실 학과에 신입생으로 여학생이 들어온다는 것은 '내일 일어나서 밥을 먹는다'에 준하는 흔한 이야기다. 아니 들어 올 수도 있지. 그런데 이 여학생이 다른 사람이 아닌 '서한솔'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수수한 외모. 그렇게 꾸미지 않았는 데도 한솔이의 미모는 저 멀리 있는 용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혼란스러운 세기말 1999년. 많은 것들이 바뀌기 바로 직전이었다. 두근 반 세근 반 용이의 계절도 봄으로 바뀌기 직전이다. 그렇게 설레던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신나는 대학 생활. 어느 날 용은 은성이가 갖고 있는 'HAM 무전기'를 발견한다. 야. 은성아. 나 이거 써봐도 돼? 뭐라도 있으면 좋잖아? 한솔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전기를 빌리는 용. 용은 그 무전기에서 의외의 상대와 대화한다.
내 맘은 이게 아닌데. 무늬에게 사랑은 너무 어렵다. 무늬의 오랜 '남사친' 영지. 무늬는 영지를 사랑하고 있다. 21학번 대학생인 무늬. 무늬에겐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과 수다 떨 때는 떡볶이를 먹으며 노닥거리고, 인스타그램을 끄적이며 일상을 공유한다. 별 다를 바 없는 무늬의 20대. 그러나 무늬의 짝사랑 영지는 뭔가 다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 대학을 다니지 않았던 영지. 어느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보내고 있다. 난이도가 올라가는 무늬의 사랑. 영지가 다른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 하더라도 무늬에겐 용기가 없었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영지. 불안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교양 과제를 위해 누군가를 인터뷰해야 하는 무늬. 집에 고물처럼 박혀있는 'HAM 무전기'의 수화기를 켠다. "씨큐. 씨큐. 혹시 들리시나요?" "네 들립니다. 제 이름은 김용이라고 합니다."
비주얼 합격
시놉시스를 4초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영화의 주인공은 용과 무늬다. 용은 여진구 배우가, 무늬는 조이현 배우가 맡았다. 드라마를 잘 안 보는 나. 여진구 배우의 대표작 하면 <화이>가 생각난다. 그래서 이 배우가 이렇게 좋은 배우였나? 싶었다. 일단 이 극에서 용(이)의 서사가 제일 중요하다. 전반부는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를 찌질하면서도 풋풋한 양면성을 띄는 톤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연기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작위적인 무언가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여진구 배우가 보여준 연기는 연기가 아닌 것 같았다. 이 연기에는 굴곡이 있어야 한다. 사랑에 빠졌기에 달달하고 멋있는 듬직한 모습과 사소한 것에 일희일비하는 궁색맞음이 한 사람의 톤 안에 있어야 극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여진구 배우는 이를 이해한 듯 풍부한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아마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조이현 배우의 화보집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말하는 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진구 배우의 팬이라면 베테랑이 된 이 배우의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 이에 힘입은 배인혁, 김혜윤 배우도 그 시절 티가 나는 파릇파릇한 대학생을 잘 소화했다. 특히 김혜윤 배우는 96년생으로 한국 나이 27세다. 건국대학교를 다녔다고 검색하니 나온다. 아마 이때 15학번 신입생으로 들어온 많은 남학생들의 마음을 실제로 훔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대학생 연기가 아니라 진짜 대학생 같았다.
현대 시점으로 와서, 무늬 역을 맡은 조이현 배우는 극에서 가장 빛난다. 아마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뭐냐?라고 글쓴이에게 묻는다면 조이현 배우의 모든 것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나머지는 하이라이트 신에 삽입된 명곡이라고 답하고 싶다) 조이현 배우가 그렇게 장신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큰 화면으로 보면 조이현 배우의 비율이 더 뛰어나게 느껴진다. 또 조이현 배우가 무쌍 미녀의 대표 격 아닌가? 귀여운 외모와 더 귀여운 목소리 톤으로 사랑스러운 현대 시점의 이야기를 이 배우의 매력으로 끌고 간다. 연기도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역할로 잘 골랐다. 소심할 땐 소심하지만 인물이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씩씩한 내면을 잘 보여줬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볼 수 있던 남라 캐릭터의 강점을 어느 정도는 옮겨 온 듯하다. 후술하겠지만 영화에서 무늬의 감정선이 거의 이해되지 않는 것은 굉장히 치명적이다. 그러나 이 무늬에게 집중해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조이현 배우의 비주얼과 연기력 덕이다. 또 멜로드라마의 구성에서 과거 시점이 현재 시점보다 훨-씬 존재감이 세다. 대신 반대 측면에서 현재 시점이 영화가 정말 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부분이 있다. 여기에서도 중요할 때 감정에 힘을 빡 주는 연기로 영화를 소화한다. 이 무늬를 지원 사격하는 영지 캐릭터, 그러니까 나인우 배우의 비주얼도 좋았다. 아니 대학생활하다 보면 꼭 저런 형이 여학생들한테 인기 많았다. 그 모습을 꼼꼼하게 묘사한 성실함이 돋보였다.
좀 갑작스럽네
그렇게 두 주인공의 비주얼을 예쁘게 뽑았다. 이런 로맨틱 코미디 장르나 청춘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이런 게 필수 아닌가?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이야기의 흐름이다. 일단 영화는 과거 시점과 현대 시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중요한 설정은 이 두 시점에서 두 인물이 대화를 나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22년 전 과거의 대상과 무전을 나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 과거 시점이나 현재 시점이나 이 판타지적인 소재를 받아들이는 데 심리적인 장벽이 있어야 몰입이 쉬울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이를 묘사하다가 말았다. 서로 '당신이 거짓말하고 있는 거 아냐?'라고 말하다가 갑자기 서로를 이해한다. 여기서 몰입이 어그러진다. 그럼 영화의 핵심으로 닿는 부분까지 감정 이입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 이는 무늬라는 인물의 캐릭터성과도 이어진다. 무늬는 관찰자이면서도 능동적인 입장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관찰자로서는 용의 사랑을 모니터링하며 조언하는 역할을 아끼지 않는다. 이 관찰자의 관점에서 푸는 이야기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앞 문단에서 언급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용(이)에게 쏟는 감정선이 관객이 생각하는 것보다 깊게 느껴진다. 또 현재의 무늬가 갖고 있는 문제는 영지에게 어떻게 마음을 표현할 것인가? 에 대한 것이다. 이 이유가 단순히 용의 첫사랑에 같이 몰입해서 마음이 깊어졌다기엔 내면 묘사가 너무 안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이야기 비중을 좀 줄여서 무늬의 사랑에 집중했더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든다. 또 무늬가 HAM 무전기로 대화하게 된 계기가 있다. 바로 교양과목 발표다. 이 교양과목 발표가 너무 흐지부지 마무리된다. 영화를 보는 분들 중에 분명 대학생 신분이 있을 것이다. 보다 보면 친구들은 발표를 잘하는데 무늬만 굉장히 평면적으로 발표한다. 이는 '우리 모두 다 사랑하고 있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와 '낭만'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살리기 위해 희생한 것으로 보인다.
소소하지 않아
22년을 돌아온 리메이크다. 올해 후속작이 참 많았다. 그중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은 <탑건 : 메버릭>이다. 36년 전의 1편은 미국의 군인들에게 사기를 진작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의 이 <탑건 : 메버릭은>은 아날로그가 왜 사라져선 안 되는지에 대해 소리 한 방 크게 지르는 영화가 됐다. 이를 반영하는 호쾌한 액션으로 톰 크루즈의 대표작이 되었다. 36년이 걸린 이 영화. 두 영화는 차이점을 보여주며 왜 리메이크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 <동감>은 22년을 걸린 리메이크의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구체적으로 굳이 영화의 시점을 2022년과 1999년으로 설정한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뭐라고 적을 것도 없이 현대 젊은이들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없다. 또 과거라는 설정이 영화에서 엄청 중요했나? 그것도 아니다. 용과 한솔의 사랑이야기에서 터닝포인트가 되는 부분은 시대상과 관련이 없다. 이런 소재와 메시지가 따로 노는 현상은 자잘 자잘한 것에서 더 신경 쓰인다. 가령 무늬가 2022년 봄에 아이폰 13을 쓰는 것이나 3월에 패딩을 안 입고 다니는 것이 그렇다. 섬세한 힘이 부족해 고증에 실수가 있는 것이다. 또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소재로 거북이와 달이 있다. 이 두 소재를 통해 연출가가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얕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개기월식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 또 거북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 연결고리를 위해 기능적으로 툭 던진 느낌이 강하다. 굳이 마음의 이동을 표현하기 위해서 거북이가 있어야 하나? 아니라고 본다. 또 수위 아저씨가 극후반부에 어떤 이미지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조이현, 여진구 두 배우의 극후반부 퍼포먼스로 아련한 느낌을 잘 살렸다. 그런데 나레이션에 이것까지 더해지니 계속 들었던 말을 두,세번 반복하는 느낌이 강하다.
사랑스럽기만 한
영화는 사랑스럽다. 조이현, 여진구 두 사람의 캐릭터성이 통통 튀기 때문에? 맞다. 나인우, 배인혁의 훈훈한 비주얼? 김혜윤의 미모? 맞다. 영화는 이 배우들의 매력을 중심으로 사랑스러운 느낌을 잘 풍긴다. 그러나 첫사랑의 달달함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이렇게 짝사랑과 첫사랑에 대해 다룬 영화라면 뭐랄까 나 혼자서 품고 있는 짝사랑의 상대에게 메시지라도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고 무언가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았다. 그냥 조이현 배우 같은 여사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 정도였다. 이는 절대 관객들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닐 것 같다. 무슨 말이냐면. 영화가 사랑스럽긴 한데 굳이 이걸 봐야만 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랑스러운 영화 볼 거면 <건축학개론>을 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니까. 더 사려 깊은 연출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아. 이 영화와 협업한 츄, 미노이의 리메이크 곡을 지금 글 쓰면서 듣고 있다. 이 <고백>과 <습관>이 아주 잘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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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야만 사랑할 수 있는 것들 <레이디 버드>, <프란시스 하>
떠나야만 사랑할 수 있는 것들
프란시스와 레이디 버드
처음으로 <프란시스 하>를 본 건 입시 준비를 하던 여름이었다. 계속 이곳저곳을 방황하는 프란시스를 보는 게 정말 힘들었다. 같은 해, <레이디 버드>를 본 후에는 영화 말미에 대학에 들어가는 레이디 버드가 참 부러웠다. 수능 성적이 좋은 것도, 방과 후에 연극을 하고, 줄리와 대니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것도 전부 대단해 보였다. 스물 한 살이 되어 당시에 느꼈던 무력감과 긴장감에서 한 발짝 물러나고, 새로운 고민이 생긴 후 두 작품을 다시 봤을 때 비로소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레이디 버드가 새크라멘토를 그리워하듯, 프란시스가 방황하던 시간을 지나 ‘자기만의 방’을 찾듯 그레타 거윅이 그린 성장은 단순히 귀감이 되기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작품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지나온 시간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We were in one parking lot and we went to another parking lot.”
‘레이디 버드’는 고등학생인 크리스틴이 자신에게 직접 붙인 이름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크리스틴이라고 부르면 반드시 고쳐 부르게 하고, 명단에 쓰인 이름은 새로 쓴 후 밑줄까지 그어 둔다. 반듯하게 인쇄된 글자 아래 적힌 손글씨는 어디서든 ‘개인’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레이디 버드를 소개하는 듯하다. <레이디 버드>는 수십 벌의 예쁜 의상과 함께 밝은 미래를 노래하는 ‘하이틴’ 영화에서 벗어나 그 이미지를 보고 자란 소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깊이가 각기 다른 수많은 고민, 견뎌내야만 하는 상황, 결코 설명하지 못할 결정들, <레이디 버드>가 주인공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모녀의 이야기라는 점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관객에게도 호소력을 지닌다.
그레타 거윅이 공동 각본을 쓰고 주연을 맡은 <프란시스 하>는 꼭 <레이디 버드>의 다음 이야기처럼 보인다. 프란시스는 여러 모로 불안정하다. 현대무용가가 되고 싶어하고, 뉴욕에 살며, 함께 살던 친구가 떠나며 갈 곳도,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어진다. 영화는 색조차 빼앗아 가며 복잡한 감정과 걱정을 솔직히 드러내고, 레이디 버드처럼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원동력을 절실히 원하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프란시스가 자신의 이름을 줄여 쓰지 않고 반 접어 우편함에 끼워 넣은 것처럼, <프란시스 하>는 때때로 한 발자국 물러나거나 타협하는 것이 결코 최악의 선택지가 아니라고 말해준다. 화려한 스토리와 미장센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프란시스 하>는 불완전한 삶과 끝나지 않은 성장으로 위로를 준다.
레이디 버드는 “우리 주차장에서 출발했는데 또 다른 주차장에 왔네.”라고 말한다. 주차장은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출발해야 하는 장소이다. 스치듯 읊조린 대사지만 <레이디 버드>와 <프란시스 하>의 정서를 모두 설명하는 것만 같다. 두 작품은 떠난 후에야 사랑하게 되는 것들, 다시 말해 과거의 경험을 끌어안을 수 있게 되기까지의 성장을 담았기에 특별하다.
그레타 거윅이 그린 여성의 성장
<레이디 버드>와 <프란시스 하>가 유독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두 이야기를 충분히 내면화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디 버드, 프란시스와는 공통점보다 다른 점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다. 집에서 먼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적도 없고 무대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며, 태어난 연도와 사용하는 언어조차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에서 위로를 받거나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나를 위한 영화다’라고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레타 거윅의 캐릭터들이 여성으로 살아온 경험을 가로지르는 공통의 정서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레이디 버드와 프란시스는 섹슈얼한 관계를 쟁취하지 않는다. 단지 자연스러운 욕망과 꼬이고 풀어지는 관계들, 보편적이고 사소한 고민을 보여준다. 현실적이고 솔직한 모녀 관계와 친구 관계 또한 위와 같은 감상에 큰 영향을 준다.
<굿 윌 헌팅>, <죽은 시인의 사회>, <길버트 그레이프>, <바스켓볼 다이어리> 등은 모두 다양한 감상과 감동을 주는 훌륭한 작품들이지만, 영화와 소통하고 온전히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자라면서 수도 없이 돌려 본 <금발이 너무해>, <클루리스>, <하이 스쿨 뮤지컬> 같은 작품들은 여성 제작자의 손을 거치거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것임에도 아름다우면서 유능한 캐릭터를 모델로 제시한다. 이러한 영화들을 수없이 본 경험 이후에 그레타 거윅이 참여한 작품들을 만나게 되었다.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 여성 제작자로서 그레타 거윅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는 단순히 그의 이야기와 연출이 좋기 때문이 아니다. 영화나 다른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내면화하고, 다시 새로운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 개인의 삶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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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정재 배우의 첫 연출작 <헌트>의 개봉부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최강 귀요미 그루트의 이야기가 담긴 <나느 그루트다>의 개봉까지!
그럼 8월 둘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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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헌트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25분
감독: 이정재
출연: 이정재, 정우성 등
개봉: 2022.08.10
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줄거리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관전 포인트
국내 개봉에 앞서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7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작품이다.
23년만에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을 한 스크린 안에서 볼 수 있어 화제를 모았으며,
이정재 배우의 첫 연출작이기에 더욱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DC 리그 오브 슈퍼-펫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105분
감독: 자레드 스턴, 샘 J.레빈
출연: 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키아누 리브스 등
개봉: 2022.08.10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줄거리
악당 렉스 루터와 기니피그 룰루의 계략으로 위험에 빠진 슈퍼맨을 비롯한 저스티스 리그의 슈퍼 히어로들을 구하기 위해
슈퍼독 크립토와 슈퍼펫 친구들이 벌이는 파워 댕댕 모험을 그린 이야기.
관전 포인트
처음으로 영화로 만들어진 슈퍼맨의 반려견과 배트맨의 반려견 이야기라는 신선한 소재로 극을 이끌어간다.
유명 뮤지션 퀸, 테일러 스위프트, R.E.M의 음악을 삽입해 귀를 사로잡았으며,
DC 코믹스의 팬이라면 마음이 두근거릴 요소 요소가 녹아있다.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영국 | 97분
감독: 소피 하이드
출연: 엠마 톰슨, 다릴 맥코맥 등
개봉: 2022.08.11
배급: (주) 무비다이브
줄거리
단 한 번도 섹스에 만족해 본 적 없던 은퇴교사 ‘낸시’가
‘리오 그랜드’의 퍼스널 서비스를 경험하며 인생 최고의 해방을 시도하는 굿 럭 무비
관전 포인트
제38회 선댄스영화제와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으며,
유수의 매체에서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은 화제작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OTT 공개 예정작
나는 그루트다
ⓒ IMDB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5부작
감독: 커스틴 레포레
출연: 반 디젤 등
공개: 2022.08.10
스트리밍: 디즈니+
줄거리
그루트 주연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왓 이프...?>를 이어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관전 포인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 '그루트'의 이야기를 담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이미 시즌 2의 제작이 확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모범가족
ⓒ 넷플릭스
개요: 범죄 | 한국 | 10부작
감독: 김진우
출연: 정우, 박희순, 윤진서 등
공개: 2022.08.12
스트리밍: 넷플릭스
줄거리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이 우연히 거금이 든 차량을 발견하고, 마약조직의 2인자와 얽히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
관전 포인트
<모범가족>은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 <굿 닥터>, <힐러> 등을 연출한 김진우 감독이 맡았으며,
예측 불가한 이야기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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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과 달 리뷰 - 상실의 고통을 가진 두 여자의 러블리한 치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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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남편의 첫사랑이 목하 열애 중이었던 곳으로
나 홀로 뚝 떨어지게 된다면?
남편과 사별 후 평소 남편이 살고 싶어 했던 제주도로 이사 온 민희는
성격 좋은 동네 이웃 목하와 그의 음악하는 아들 태경을 만나 친분을 다지게 된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한 순간,
목하가 남편의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본의 아니게 상실의 아픔을 분노 게이지로 다스리게 되는 민희,
평온했던 일상 속 잊고 지냈던 오만년 전 ‘구 남친’의 기억을 강제 소환당한 목하.
두 여자의 예측 불가, 밀고 밀리는 관계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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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블랙 위도우> 숨겨진 작전 영상
‘어벤져스’ 군단에서 강력한 전투 능력과 명민한 전략을 함께 겸비한 히어로 ‘블랙 위도우’ 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