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징2023-02-03 10:14:19
연예인이 밥 먹여 줘? 네!
'케이팝 제너레이션' 리뷰 feat. 덕후의 이야기
케이팝 제너레이션
(TVING, (목) 16:00 공개)
크리에이터: 정형진, 임홍재, 차우진
지난 1월 26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예능 '케이팝 제너레이션'! 보셨나요? 1세대 아이돌 강타부터 4세대 아이돌 엔시티까지 다양한 보이그룹, 걸그룹이 나와 화제가 되었는데요.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단순히 아이돌을 관찰하는 예능이 아니라 그들을 사랑하는 팬의 이야기이자, K-POP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소위 '머글'도 다가가기 쉬운 프로그램이었답니다!
저도 케이팝 음악을 사랑하고 다양한 아이돌을 찾아보며 좋아하는 입장이지만 찐팬(??) 같이 앨범을 사고... 이런 적은 없거든요. 저에게는 생소한 문화지만 저렇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그리고 나에게 그런 사랑을 주는 이가 있다면 그건 정말 이상적인 관계다라고 생각하게 된 거 같아요
그와 반대로 '탈덕'한 팬의 입장도 나와요
오세연 감독님의 '성덕'이란 영화 아시나요
10대 시절을 바쳤지만 스타에서 범죄자로 추락한 오빠
좋아해서 행복했고 좋아해서 고통받는
실패한 덕후들을 을찾아 나선 X성덕의
덕심 덕질기를 담은, 2022년 실패 없을 올해의 최애작!
영화 '성덕' 줄거리
말 그대로 내가 좋아하던 나의 연예인이 한순간에 범죄자가 되어... 팬을 그만두어야 했던 현실 자각 타임(?!)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슷한 예로 모 보이그룹의 멤버의 불미스러운 사생활이 터지자 '좋아해서 죄송합니다'라는 영상을 찍은 유튜버 '유덕모' 님의 영상도 있죠 ㅎㅎ 유덕모 님들도 케이팝 제너레이션에 출연하셨어요 ㅋㅋ
또한 케이팝 산업의 다양한 전문가 분들은 물론 실제 일본의 앨범 가게에서도 인터뷰를 따 왔고, LA 에이티즈 생일 카페에도 다녀오셨더라구요! 제작진분들이 정말 케이팝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서 이 나라 저 나라 다녀오신 흔적이 차고 넘쳐 . . . !! 고로 단순히 즐기기 좋은 예능 프로그램임과 동시에 K-POP 업계에 관심 있는 분들이 보기 좋은 현장감 생생한 다큐 같기도 하다는 점!
시청은 TVING에서 하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라요~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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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최면>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어요?
학교생활에 충실한 영문과 대학생 ‘도현’(이다윗).
우연히 편입생 ‘진호’(김남우)를 통해 최면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최교수’(손병호)에 의해 최면 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최면 체험 이후 그는 알 수 없는 기억의 환영을 보기 시작하고
친구들도 하나 둘 이상한 환영에 시달리다 의문의 사건을 맞이한다.
‘최교수’는 왜 ‘도현’과 친구들에게 최면을 걸기 시작한 것일까...?
기억의 빈틈, 진실은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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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시스턴트> 30초 예고편
꿈에 그리던 영화사에서
보조 직원으로 일하게 된 ‘제인’
어떤 일도 능숙하게 처리하는
그녀의 일상은 평범해 보이지만,
사소한 사무실 정리부터 상사의 개인적인 스케줄 관리까지
하루 종일 몰아치는 잡다한 업무에 지쳐간다.
그러한 일상이 반복되던 중
어느 날, 신입사원으로 채용된 한 여성이 찾아오면서
회사 내 부조리함을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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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시리즈의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트랜스포머 ONE>
<트랜스포머 ONE>의 조시 쿨리 감독이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오리지널 시리즈와 리부트 시리즈 중 어느 쪽과도 이어지지 않는 독자 세계관이라 밝혔는데요.
앞서 개봉한 북미에서는 개봉주 주말 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습니다.
또한 영화는 크리스 헴스워스, 스칼릿 조핸슨이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았는데요. 크리스 헴스워스는 오토봇의 리더인 옵티머스 프라임의 목소리를, 스칼릿 조핸슨은 엘리트 여성 오토봇 엘리타 원의 목소리를 맡아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9월 넷째주 개봉 PICK! 시작합니다.
트랜스포머 ONE
Transformers One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모험 | 미국 | 104분
감독: 조시 쿨리
더빙: 크리스 햄스워스,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스칼릿 조핸슨, 키 건 마이클 키 등
개봉: 2024.09.25.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행성의 운명을 건 전쟁, 세상을 구할 놀라운 변신이 시작된다! 사이버트론 행성의 지하 광산에서 일하는 변신 못 하는 하급 로봇 오라이온 팩스와 D-16.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지상 세계를 꿈꾸던 둘은 쾌활한 수다쟁이 B-127, 카리스마 넘치는 엘리타 원과 함께 출입이 금지된 지상에 도달한다.
지상에서 잠들어 있던 알파 트라이온을 만난 넷은 그의 도움으로 잠재되어 있던 변신 능력을 얻게 된다. 막강한 힘과 변신 능력으로 자유를 느낀 것도 잠시, 자신들의 행성을 지배하고 있는 거대한 배후의 존재를 알게 되며 모든 것을 바꿀 전쟁을 시작하는데…
줄리엣, 네이키드
Juliet, Naked
개요: 멜로/로맨스 | 미국 | 97분
감독: 제시 페레츠
주연: 에단 호크, 로즈 번, 크리스 오다우드,
개봉: 2024.09.25.
배급: 마노엔터테인먼트
줄거리
25년 전 앨범을 내고 홀연히 사라진 싱어송라이터, 터커 크로우. 애니는 터커를 광적으로 추종하는 던컨과 15년째 권태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언제나 자신보다 터커 크로우가 우선인 던컨 때문에 지쳐가던 애니에게 어느 날 우연히 데모 앨범이 도착한다. 그 후 그녀의 일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바이크 라이더스
The Bikeriders
개요: 액션, 범죄 | 미국 | 116분
감독: 제프 니콜스
주연: 톰 하디, 오스틴 버틀러, 조디 코머
개봉: 2024.09.25.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인터내셔널 코리아
줄거리
자유는 두려움 없는 자들의 것! 1960년대 미국이 격변하던 시절, ‘캐시’는 우연히 바에서 만난 중서부 오토바이 클럽 반달스의 신입 멤버인 ‘베니’에게 끌리게 된다.
이 클럽은 정체불명의 리더 ‘조니’가 이끌고 있으며, 클럽이 진화해가며 각 지역 아웃사이더들이 모이는 장소의 위험한 폭력 범죄 조직으로 변해간다. 이로 인해 ‘베니’는 ‘캐시’와 클럽에 대한 충성심 사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75분
감독: 사이토 케이이치로
더빙: 아오야마 요시노, 스즈시로 사유미, 미즈노 사쿠, 하세가와 이쿠미
개봉: 2024.09.18.
배급: CJ CGV
줄거리
운명처럼 결성된 ‘결속밴드’ 멤버들은 첫 라이브 공연 이후 결속력을 더욱 다진다. 현재는 방구석 기타리스트지만 록 스타를 꿈꾸는 봇치(외톨이), ‘고토 히토리’는 이번에는 더 많은 관객들, 심지어 학교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데… 꿈을 향해 도전하는 소녀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번에는 학교 축제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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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돌고 돌아 마음이 전해지면
DIRECTOR. 쿠사노 쇼고
CAST. 쿠로키 하루, 나카무라 아오이, 후지마 사와코 등
PROGRAM NOTE.
인생의 어떤 갈림길은 찰나의 순간 결정된다. 몇 초 사이로 생사가 갈리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의 어떤 행동이 내 삶의 현재를 바꾸기도 한다. <아이미타가이>는 그런 인연의 연쇄 작용에 주목하는 영화다. 아주사와 카나미는 여고 시절부터 단짝인 친구. 카나미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죽은 뒤에도 아주사는 카나미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며 외로움을 달랜다. 카나미의 부모는 아주사의 정체를 궁금해하고, 죽은 딸이 마음을 쏟았던 고아원을 찾아 딸의 선행에 감동받는다.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오지 않지만 그 흔적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작은 선행들이 모여 세상을 살아갈 만한 곳으로 만든다. 『중쇄를 찍자』(2016), <오키쿠와 세계>(2023) 등에 출연했던 쿠로키 하루가 주인공 아주사의 섬세한 감정을 잘 표현했고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2021)을 연출했던 구사노 쇼고의 정교한 화법이 매력적인 영화다. (남동철)
이 영화의 각본은 <칠석의 여름>으로 부산과도 인연이 있는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사사베 키요시 감독이 썼다. 그는 이미 고인이 되었으나, 생전 인연도 없던 쿠사노 쇼고 감독이 그 각본을 세상에 데려온다. 그 작품이 바로 이 <아이미타가이>다.
얼핏 기억하기도 어려운 이름이지만, 일본어를 직역하는 대신 음차로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미타가이’라는, 현대 일본에서도 잘 쓰지 않아 거의 사어가 되었다는 이 말은, 직독직해 혹은 사전적 설명으로 가 닿기보다 이야기로 풀어질 때 훨씬 더 쉽게 이해되는 말이다.
영화는 쿠로키 하루가 연기하는 ‘아즈사’라는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있다고 편의상 설명할 수 있지만, 어느 한 사람에게만 중점을 둔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친구 ‘카나미’가 사진 촬영 차 갔던 해외 출장에서 사망한 후 괴로워하는 아즈사, 아즈사의 남자친구 스미토, 카나미의 부모님부터 시작해서 점점이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을 비추어 낸다. 등장인물이 많지만, 친절하게 여러 차례 겹치는 지점들을 보여 주어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다.
모세혈관처럼 사방으로 가늘게 퍼져 있는 이야기들이 드러날 때마다, 영화가 전하고 싶었던 온기가 느껴진다. 영화는 카나미의 죽음과 아즈사의 직업 안에서 새롭게 이어지고 또 확장되는 관계를 보이고, 그 안에서 관계의 면면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 준다. 뒤늦게 도착한 편지, 몰랐던 사실의 발견, 오래 간직했던 소중한 사실… 같은 것들이 우연처럼 보이는 인연을 드러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할 수 없는 이런 우연과 인연은, 관점에 따라 무리수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인연의 형태를 질고 질긴 끈 모양보다 민들레 홀씨 같은 모양으로 이해한다면 납득이 된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백, 수천씩 만들어내는 언행이 있으니까. 친구에게 가볍게 한 말, 매일 혼자 했던 일, 오랫동안 소중하게 보관한 성취, 가벼운 선행… 수많은 언행이 민들레 홀씨처럼 흩날리다 멀리까지 전해지고 가 닿는다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라져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믿고 싶어진다.
때로는 내가 뻗고 있는지도 몰랐던 나의 손 끝이 우연히 상대에게 닿아 온기가 전해질 때도 있고, 있는 힘껏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순간도 있다. 그러나 닿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조차 뒤늦게 어딘가에 닿아 그 응답이 훗날 멀리서 공명해올 수도 있다. 못 전한 마음이라도 언젠가 어디에선가 이어질 수 있다. 각본을 쓰고 사망한 사사베 키요시 감독의 마음이, 아는 사이도 아니었던 쿠사노 쇼고 감독의 마음으로 이어져, 지금 여기 당도한 것처럼.
이 마음을 받아 들고 나온 후, 어쩐지 세상에 조금 더 열려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등을 든든하게 받쳐 주며 깊은 신뢰를 주고받고 싶고, 아무 바라는 것 없이 다정을 건네고 싶다. 그런 관계야말로 생의 선물 같다.
그런 관계의 빈자리는 절대 채워질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이 죽은 후에도 그 사람의 흔적은 남고, 또 어딘가에서 새로운 인연의 홀씨로 피어난다. 그렇게 생각하면 무엇도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꺾인 꿈도, 갑작스러운 비보도, 우연한 만남도. 그 모든 걸 모아 이 영화가 든든하게 등을 떠밀어 주는 걸 느끼며, 이제 앞으로 갈 시간이다.
10/03 20:00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상영코드 014)
10/04 09:00 CGV센텀시티 5관 (상영코드 089)
10/06 09: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9관 (상영코드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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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을 전설로 내버려둬야 하는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69년, 대학 교수 정년 퇴임을 앞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 이 전설적인 모험가는 아들을 잃고 아내와 이별한 채 쓸쓸한 노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교수였던 '바질 쇼'(토비 존스)의 딸이자 자기 대녀인 ‘헬레나’(피비 윌러-브리지)가 존스 앞에 나타난다.
불쑥 찾아와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에 대해 캐묻는 헬레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던 존스. 심지어 나치 출신 물리학자이자 오랜 숙적 '위르겐 폴러'(매즈 미켈슨)의 부하들까지 자기와 헬레나를 습격하자 그는 상황의 심각성을 눈치 챈다. 이에 인디아나 존스는 마침내 중절모와 채찍을 챙겨 들고 새로운 모험에 뛰어든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이자 4편 이후 15년 만의 속편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하 <인디아나 존스 5>). 그간 시리즈를 책임진 스티븐 스필버그 대신 제임스 맨골드가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해리슨 포드가 인디아나 존스 역으로 복귀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는 공식이 있다. 귀중한 유물을 쫓는 액션으로 가득한 오프닝 시퀀스가 끝나면 카메라는 일상에 복귀한 존스를 비춘다. 그는 이내 새로운 유물을 쫓아 집을 나서지만, 고난으로 가득한 모험 끝에 악역에게 유물을 내준다. 하지만 유물에 깃든 신비한 힘 덕분에 존스는 언제나 해피 엔딩을 맛본다.
시리즈의 최종장을 장식하는 <인디아나 존스 5> 역시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발전한 기술력 덕분에 비주얼은 화려해졌지만 내용은 예전 시리즈와 비슷하다. 이는 할리우드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최신 기술로 과거의 프랜차이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기획이 유행이기 때문.
익숙한 이야기로 향수를 자극하는 기획은 사실 양날의 검이다. <탑건: 메버릭>처럼 올드팬과 새로운 관객을 모두 사로잡을 수도 있지만,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처럼 모두를 실망시킬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인디아나 존스 5>는 후자다. 디즈니 & 루카스필름 조합의 선배인 <스타워즈>의 전철을 따라간다.
과거에 사로잡힌 고고학자의 은퇴
과거의 전설을 스크린으로 다시 불러왔기 때문일까? <인디아나 존스 5>는 유달리 과거에 대한 고찰로 가득하다. 영화의 핵심 소재인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만 해도 그렇다. 존스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은 시간의 틈을 발견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물건이다.
인디아나 존스의 시선도 과거에 고정돼 있다. 영화의 시점은 1969년이다. 온 세상이 달 착륙에 대해 떠들고, 도심에서는 우주 비행사 퍼레이드가 열린다. 하지만 존스는 고고학자답게 과거만 들여다본다. 그는 강의에서 달착륙 대신 아르키메데스가 시라쿠사를 공격하는 로마군을 격퇴한 방법을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도 그는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사이가 안 좋아진 아들은 다툼 끝에 군에 입대했고, 베트남 전쟁에서 사망했다. 이 때문에 존스는 아내 마리온과도 갈라섰다. 그래서 그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아들에게 입대하지 말라고 간청하고,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 싶으니까.
제임스 맨골드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를 떠나보내고, 인간 인디아나 존스의 이야기를 살리기로 결정한 듯 보인다. <로건> 속 울버린의 은퇴와 비슷하다. 히어로의 소명을 다하고 로건으로서 퇴장한 울버린처럼 인디아나 존스도 마무리를 준비한다.
그는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을 지켜내며 고고학자로서 소임을 다한다. 마지막 모험을 통해 학자로서의 꿈도 이룬다. 시라쿠사 공방전이 한창이던 역사의 현장에 들어가 아르키메데스를 직접 만난다. 이처럼 고고학자로서 후회 없는 경험까지 한 후,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마리온과 재결합하며 비로소 개인적인 회한을 떨쳐낸다. 스스로를 과거에 묻어 두었던 전설은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명예롭지 못한 퇴장
그런데 이상하다. 감동적이어야 할 인디아나 존스의 은퇴는 큰 감흥이 없다. 2시간 34분에 달하는 러닝타임도 마냥 지겹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각본의 문제다. '과거'라는 주제는 잘 잡았지만, 정작 그 주제를 살려줄 만한 이야기나 구도를 짜는 데는 실패했다
캐릭터들의 관계만 봐도 각본의 실패를 눈치챌 수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존스와 악역, 존스와 동료 간의 케미스트리가 유달리 안 느껴진다. 마지막 악역인 폴러는 나치 출신 과학자다. 그는 히틀러의 실책 때문에 나치가 패망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로 시간을 되돌려 히틀러를 암살하고, 나치 독일에게 승전보를 안기려 한다.
그런데 폴러와 존스의 대립은 대두되지 않는다. 그들이 본질적으로 같은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거로 돌아가 개인적인 실패를 만회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적대시할 이유나 동기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자연히 과거로 가는 시간의 틈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크지 않다. 대신 영화는 나치 대 미국인이라는 익숙한 구도를 답습한다. 그 결과 존스의 마지막 모험은 긴장감이 부족하다.
존스와 헬레나의 호흡도 미묘하다. 그녀는 존스와 대립하는 반동인물이다. 유물 암거래상답게 고대 유물을 박물관이 보존해야 한다는 존스의 신념을 거부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존스의 후계자 비슷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존스의 대녀일 뿐만 아니라, 평생을 고고학에 매진한 아버지의 유지를 따라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을 찾아 나섰다. 즉, 그녀는 존스와 함께 모험을 하면서 서서히 그를 닮아가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정작 영화는 헬레나의 캐릭터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그녀의 다양한 사연은 착실히 제시되나, 그들을 하나로 묶는 데 실패한다. 그래서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헬레나라는 캐릭터는 돌변한다. 존스의 동료였다가, 대녀였다가, 암거래상이다. 긴 시간을 함께 붙어 있어도 존스와 헬레나 사이에서 특별한 애정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결국 존스의 마지막 모험은 악역과의 혈투도, 낭만적인 은퇴도 아닌 채로 유야무야된다.
어드벤처 영화의 전설, 평범해지다
영화의 또 다른 핵심인 액션도 어설프다. 어드벤처 장르의 전설이자 효시인 <인디아나 존스>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다. 전체적으로는 40년 전에 스필버그가 맡은 이전 시리즈보다 발전했다고 보기 어렵다. 하나의 시퀀스 안에서도 리듬이 뚝뚝 끊기며, 고도의 기술력을 활용한 색다른 볼거리도 찾아보기 어렵다.
아폴로 11 기념 퍼레이드를 배경으로 펼치는 추격전이 대표적이다. 폴러의 부하를 피해 도망치는 존스. 그는 말을 타고 거리를 질주하다가 뉴욕 지하철 역에서 기차까지 맞닥뜨린다. 이 시퀀스는 분명 놀라운 시각적 경험이다. 하지만 장면과 장면 사이에 어설픈 유머가 끼어들며 자주 끊어지다 보니 박진감은 떨어진다. 또 말을 탄 채 오토바이와 자동차보다도 빨리 달려 그 좁은 도로에서 도망치는 상황의 맥락도 어색하다.
액션 하나하나의 시퀀스도 다소 길다. 오프닝 장면만 보더라도 기차 추격전이 끝날 법한 타이밍에 액션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욕심도 과하다. 액션 시퀀스 하나하나가 긴데, 숫자도 적지 않다. 그 결과 영화는 여러 시퀀스가 얇은 줄거리에 의지해 겨우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팬서비스는 확실했다
<인디아나 존스 5>는 이 모든 단점을 팬 서비스로 무마하려 한다.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중절모와 채찍을 여러 번 카메라에 담는다. 처음에는 반갑다. 마치 잭 스패로우의 해적 모자나 스카이워커의 광선검을 보는 듯하다. 이전 시리즈의 소소한 재미도 살아있다. 동굴 벽에 가득 붙어 있는 벌레를 본 주인공들이 비명을 지리는 장면처럼.
하지만 이야기가 끝날 즈음에는 그들도 더 이상 반갑지 않다. 부실한 내용물을 감추기 위해 중절모와 채찍, 그리고 존 윌리엄스의 음악에 의지하려는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고전 영화에 대한 향수와 팬심을 남용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설령 고전 영화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팬서비스에 치중했다 하더라도 효과적이지는 않다. 최신 영화 못지 않은 비주얼 때문에 실망과 괴리감은 커진다.
다만 <인디아나 존스 5>의 의의는 확실하다. 해리슨 포드의 인디아나 존스를 마지막으로 만날 기회니까. 또 떠나야 할 타이밍에 품격 있는 작별 인사를 남길 수 있으니 다행이다. 실제로 그는 세월이 깃든 얼굴로 최고의 인디아나 존스를 보여준다. 칸 영화제가 그에게 공로상을 안겨 준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Poor 형편없음
전설은 잠들어 있을 때 비로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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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의 씁쓸한 뒷면
이 글은 영화 [판의 미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조기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에 혼자서 책조차 읽을 수 없었습니다. 받아쓰기는 늘 30~40점을 오갔죠. 엄마는 속이 터져 한글 개인 과외라도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속 편한 아빠는 그런 거 다 때 되면 한다며 저를 품에 안고 파란 물고기가 바다로 간 이야기를 서른마흔다섯 번째로 읽어주셨죠.
딸이 드디어 한글을 깨우친 그날. 아빠는 신이 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제게 동화책 다섯 권을 선물해 주셨고 그 책은 부부 싸움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그림보다 글자가 많은 책을 선물 받았는데 그 내용이 바로 동화의 실제 모습. 그러니까 팥쥐와 팥쥐 어머니의 알고 싶지 않은 결말이 담겨있는 '잔혹동화'였기 때문입니다. (참고 1)
덕분에 저는 생애 최초로 받은 조기 교육의 결과 동화가 얼마나 잔혹한지 알게 되었고 산타 따윈 없다는 것을 너무도 일찍 알게 된 시니컬한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엄마는 아빠가 사준 동화책에서 아는 글자가 나왔다며 환호성을 치는 저를 보며 쟤를 어쩌누.라는 말을 늘 하셨었는데. 결국 이렇게 커 버리고 말았죠.
영화 [판의 미로]는 스페인 전쟁(내전) 상황에서 오필리아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상황을 이겨내는 이야기를 판타지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제 겨우 한글을 깨친 제가 읽은 진짜 동화처럼 잔혹하고 또 잔인하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특유의 기이함과 신비함이 섞여 정말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죠.
영화 전체가 암울하고 어둡지만 오필리아의 환상과 현실의 대비로 인해 더더욱 아름답고 슬픈 영화입니다.
이게 어찌 15세란 말이요
나도 무섭다고요.
사진출처:구글 YTN Science/익숙하지 않거나 모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죠.
개봉 당시,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였습니다. 포스터만 봐도 동화 같은 분위기의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영화관을 방문했죠. 그 결과 개봉관마다 학생이고 보호자고 할 것 없이 울어 젖혔다는 전설의 영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동화의 기본 공식을 익히 알고 있죠.
착하고 순진한 주인공이 세상의 모진 풍파를 만나며 시련을 겪지만 결국 극복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로 끝나야 디폴트죠.(인어공주 제외)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이야기의 큰 줄기 자체가 스페인의 내전 이야기를 하고 있죠. 한국 영화 [밀정]을 생각하면 편하실 겁니다. 내부의 스파이가 있고 그를 통해 정보를 얻어 혁명을 일으키려 하는 이야기가 주가 되죠. 그 혼란 속에서 어린 오필리아는 임신한 엄마와 낯선 환경 속에 있게 되고. 그 안에서 만난 요정들과 작고 큰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리 동화에 나오는 "의붓"이라는 단어가 붙은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지만. 이 영화의 대위는 그 수위를 이미 진작에 넘어버린, 너무도 잔인한 사람입니다. 의심 하나만으로 멀쩡한 사람을 활자 그대로 때려죽이는. 오필리아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 뱃속의 아들만을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고지식하고 자신의 명예를 누구보다 생각하는 그런 자존심 밖에 남지 않은 사람 말입니다. 그가 벌이는 살인 혹은 살육의 행각은 지금의 제가 보아도 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오필리아의 모험 속에 나오는 괴물들 마저 기괴하기 짝이 없죠. 콩쥐팥쥐에서 나왔던 두꺼비는 귀여울 정도로 험악하게 생긴 두꺼비와 오물은 물론. 모든 아이들을 울리기 충분했던 그 "손바닥 괴물"까지 나옵니다. 요정이 잡아먹히는 건 뭐 말할 것도 없죠. 저는 정말 이걸 다 오필리아가 겪었다면 다시 기억을 찾아 공주가 된다 해도 PTSD에 걸릴 것이라는 걱정이 더 앞섰을 정도였습니다.
마치 제가 어릴 적 접했던 동화의 진짜 모습, 혹은 숨겨진 동화의 잔혹한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너무도 익숙해진 달의 앞면이 아닌 숨겨졌던 달의 못생긴 뒷모습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우리가 몰랐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이 영화는 그런 동화나 판타지가 가진 아름다움을 걷어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화를 잃어버린지 오래인 어른들 틈바구니의 오필리아를 통해서 말이죠.
물론 배급사는 진짜 반성(?) 해야 합니다. 15세라뇨.
제가 보면서 먹던 딸기가 목에 걸렸을 정도였습니다. 너무 무서웠어요.
기예르모 델 토로, 세계관 최강자
역시 덕후가 세상을 바꾼다.
사진 출처:구글 etoland/이걸 디즈니가 받아줬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제겐 팀 버튼 감독과 비슷한 색깔을 가진 사람입니다. 음울하고 어둡죠.
제가 색깔과 냄새로 이 두 감독을 구분하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팀 버튼 감독은 총천연색에 가깝고, 녹기 시작한 눅진한 사탕에 가깝습니다.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텁텁함이 있죠.
그에 반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달빛에 비치는 물체의 그림자 같은, 무언가 생명력이 빠져 가는 죽음과 삶 그 경계에 가깝습니다. 대충 꿈도 희망도 없다는 말입니다.
이런 덕후들에겐 늘 시련이 존재합니다. 이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이 잘 없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길을 가기 시작했고 우리에게 그들의 유니버스로 올 수 있는 초대장을 꾸준히 날렸죠. 기괴하지만 각인되기 쉬운 그들의 예술세계는 이제 그들의 이름을 딴 장르로 기억이 될 수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원더랜드가 되었습니다.
기예르모 감독의 취향(?)은 괴수물이었습니다.
물론 장르의 특성상 취향을 심하게 타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가 가진 재능이 점점 영화 안에서 발휘되는 것을 보는 맛이 있는 감독이었죠. 다른 세계, 혹은 차원에서 불러들인 것 같은 생명체가 튀어나올 때마다 저는 환호성을 지른 것을 보면, 아마도 이 감독 특유의 감성을 제가 좋아하나 봅니다.
이 영화의 판(Pan)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염소(혹은 양)가 악마 혹은 나쁜 기운을 불러오는 장난의 정령 같은 느낌의 동물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그로테스크 한 (혹은 쏘우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현해 낸 감독을 보며 저는 또 한 번 내적 댄스를 춰야 했죠.
그의 또 다른 영화인 shape of water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와 합쳐졌기 때문에 더더욱. 저는 이 불행한 결말과 크리처를 사랑하는 감독에게 홀라당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저랑 똑같이(?) 음울한 동화를 보고 자랐지만 감독은 세계적인 감독이 되었고. 저는 그냥 덕후가 되었네요.
이게 나라냐.그래서 결말은 해피엔딩인가요?
꼭 해피엔딩 이어야 하나요.
사진 출처:구글 뉴스 포인트/오필리아 너무 사랑스러움. 드레스 입었을 때 너무 깜찍했다.
오필리아는 마지막에 죽습니다. 의붓아버지가 될 뻔했던 대위가 쏜 총에 맞아서.
그리고 그녀의 피가 지하세계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 닿아 그녀는 지하 세계 공주로 있었던 기억을 되찾고 백성들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가 이 영화의 끝입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그녀는 죽은 상태죠.
결말의 해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오필리아가 실제 지하 왕국의 공주였다는 사람들과 전쟁 때문에 힘들었던 아이가 그것을 피하기 위해 만든 판타지일 뿐이라는 부류로 말입니다.
저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오필리아는 아직 아이입니다. 엄마의 죽음을 비롯한 자신 주변에서 생긴 많은 변화들이 아이에겐 방어 체계를 불러일으켰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것이 극대화된 것이 자신이 만든 판타지 속의 세계인 것이죠. 그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고 목소리를 냈다 해도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이 조그만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는 곳으로 도망치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주위에서 들은 정보를 통합해 그 세계 안으로 자신이 숨어버린 것이죠.
그렇기에 결말은 더더욱 안타깝고 아픕니다.
오필리어는 고통만 가득한 기억을 안고 죽어버렸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은 행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죠. 이승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말입니다. 다시 말해 이 작은 아이는 살아있는 동안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영화관을 찾았던 아이들이 울었던 이유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주님이 죽어버렸으니. 자신들에겐 익숙한 결말이 아니었던 것이죠. 해피엔딩이 디폴트가 아닌 동화는 그들에겐 아직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을 테니까요.
슬프고 아름답고. 그럼에도 이해가 간다.
동화가 당신을 부를 때.
한글을 제대로 쓰지도, 읽지도 못하던 아이는. 잔혹 동화를 읽고 나서 더 잔혹한 세상을 조금은 더 견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때 도피하는 방법을 배워버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오필리아처럼 말이죠.
그렇기에 지금도 악착같이 동화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제가 처한 현실이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아이의 모습으로 본 전쟁의 힘듦과 무서움을 잘 그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씁쓸함과 행복함이 공존하는 영화의 결말에 다다르면 더욱 그러하죠. 이젠 오필리아도 저도. 그리고 여러분도 판타지가 아닌 현실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말입니다.
참고 1
아직도 기억이 난다. 정말 글이 그림보다 많은 책이었고 나는 내용보다는 내가 아는 글자를 찾아 읽기 바빴음. 근데 엄마의 입장에서는 다섯 살짜리 애가 "엄마 이거 젓갈!! 엄마 팥쥐가 젓갈!! 젓갈 되었대!!! 맞지!!"라고 하니 속이 뒤집어질 수밖에. 그 말에 엄마는 아빠를 베란다로 쫓아냈다고 함.
참고 2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영화 중 크림슨 피크, shape of water, 판의 미로 이 세 편을 가장 좋아함. 감독은 멕시코 사람이었나 그런데 우리나라 전래동화처럼 거기 민화? 도 장난 없다고 한다.
[이 글의 TMI]
1. 정형외과 갔다 옴. 의사 선생님이 운동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안 할 거면 병원도 오지 말라고 함.
2. 집 꾸미는 재미에 폭 빠짐. 아 물론 며칠 안 가겠지.
3. 패딩 찾아야 하는데. 까먹었다.
4. 택배가 하도 와서 이젠 나도 움찔움찔 놀랄 지경.
5. 오늘은 빨리 자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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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4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7월 4주 개봉영화!
한산: 용의 출현 Hansan: Rising Dragon , 2021
'한산대첩'은 총 56척의 조선 배와 73척의 왜선이 싸워
47척을 격파하고 왜군 1만여명을 전사 시켜 '임진왜란' 전투 중
가장 최초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전투에 속하는데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영화 입니다.
당항포 해전 이후 약 한달 간,
한산해전이 일어난 후일까지를 그리는데요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수많은 전투 중 최초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
‘한산해전’은 그야말로 조선의 운명을 바꿨습니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을 촬영할 당시부터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대서사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고,
그 두 번째 작품이 바로 "한산: 용의 출현"입니다.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까지
두 세대를 뛰어넘는 넓은 스펙트럼의 배우들이 캐스팅 되면서
박해일이 이순신 역활을 맡았습니다
'명량'을 함께했던 오리지널 스탭들과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프로젝트 그 두번째!
"한산: 용의 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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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박스오피스 역대 흥행 기록 TOP 10
얼마 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2009)가 중국에서 재개봉해 단번에 2천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추가하며 루소 형제의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 한동안 내줬던 전 세계 역대 흥행 수익 1위 기록을 되찾았다. <아바타>는 20세기 폭스 배급작이었으나 현재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자회사가 되었으므로, 이번 중국 재개봉이 굳이 흥행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한 제스처일 것 같지는 않다. 소식이 들려오자 마블 스튜디오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축하하는 등 작은 이벤트 정도로 지나가는 분위기. 그래서 겸사겸사 글로벌 흥행 (수익 기준) 1위부터 10위까지 기록을 다시 살펴봤다.
*수익은 전 세계 합산(BoxOfficeMojo) 기준, 개봉일, 관람 등급은 북미 기준
*PG는 통상 우리나라의 전체 관람가, PG-13는 통상 15세 이상 관람가와 비슷
*국내 관객 수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통계 기준
1위: <아바타>
*수익: 28억 3,367만 달러
*개봉일: 2009년 12월 18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362만 4,328명
2009년 개봉한 <아바타>는 북미에서 7억 6,050만 달러, 해외에서 20억 7,317만 달러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누적 수익이 28억 3,367만 달러가 넘는다. 한때 <아바타>의 기록을 넘었던 유일한 작품이 후술할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뿐이며 <타이타닉>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제외하면 20억 달러를 넘은 작품이 없으므로 꿈의 수치라고 할 만하다. 아마도 이것을 넘어설 작품은 카메론 감독 본인의 <아바타 2>가 아니면 당분간 없을 듯하다. <아바타>의 북미 바깥 시장 매출 비중은 73.2%로, 10위권 작품 중에서는 <분노의 질주 7>이 기록한 76.7%의 다음이다.
2위: <어벤져스: 엔드게임>
*수익: 27억 9,750만 달러
*개봉일: 2019년 4월 24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397만 7,602명
<아바타> 이후 10년 만에 나온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북미 흥행 8억 5,837만 달러, 해외 흥행 19억 3,912만 달러의 성적으로 누적 수익 27억 9,75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누적 관객 1,397만 명을 기록하며 매출액 기준 북미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중국과 영국 바로 다음의 흥행 순위를 나타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리뷰 '앞으로의 '마블'은 '엔드게임'을 넘어설 수 있을까': (https://brunch.co.kr/@cosmos-j/589)
3위: <타이타닉>
*수익: 22억 0,164만 달러
*개봉일: 1997년 12월 19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97만 1,780명
1997년작이 역대 흥행 3위에 지금도 올라 있다는 사실이 일단 가장 경이롭게 느껴지는 부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I'm king of the world!"라는 수상 소감으로도 유명한,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주요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 개봉 당시는 지금처럼 통합전산망이 없었으나 서울 관객 수 기준으로 197만 명 정도를 동원했다고 여러 기사 및 통계에서 언급되고 있다.
4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수익: 20억 6,845만 달러
*개봉일: 2015년 12월 16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327만 3,879명
2015년 연말 개봉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일곱 번재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20억 6,845만 달러로 역대 4위. 국내에서도 32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이 시리즈가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5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수익: 20억 4,835만 달러
*개봉일: 2018년 4월 25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123만 3,176명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를 연이어 성공시킨 루소 형제 감독의 후속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20억 4,835만 달러의 수익으로 역대 5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국내에서도 1,123만 명이 넘는 관객 동원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6위: <쥬라기 월드>
*수익: 16억 7,051만 달러
*개봉일: 2015년 06월 10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554만 7,463명
2015년 여름 시즌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가 16억 7천만 달러의 수익으로 역대 6위. 국내에서도 554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본작을 연출한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은 속편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연출은 참여하지 않았으나, 2022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연출로 복귀할 예정.
7위: <라이온 킹>
*수익: 16억 5,787만 달러
*개봉일: 2019년 07월 11일
*관람 등급: PG
*국내 관객 수: 474만 3,295명
<정글북>(2016)을 성공시킨 존 파브로 감독의 <라이온 킹>이 16억 5,787만 달러로 7위.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영화에 대한 반응은 여러모로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국내에서는 474만 관객을 동원했다.
*<덤보>를 앞두고 다시 보는 디즈니 실사영화 흥행 정리(2019.03.13.): (https://brunch.co.kr/@cosmos-j/491)
8위: <어벤져스>
*수익: 15억 1,885만 달러
*개봉일: 2012년 04월 25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708만 7,068명
8위는 15억 1,885만 달러의 글로벌 수익을 거둔 2012년작 <어벤져스>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이 본격적으로 흥행 보증 작품처럼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한 작품. 2019년작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MCU의 한 페이즈가 마무리 된 지금으로서는, 이런 큰 이벤트를 만나기 위해서는 다시 몇 년이 더 걸릴 듯하다.
9위: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수익: 15억 1,525만 달러
*개봉일: 2015년 04월 01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324만 8,904명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일곱 번째 영화인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이 글로벌 역대 흥행 9위. 당시 배우 폴 워커를 향한 추모 분위기가 있었고 영화에 대한 좋은 반응도 더해지며 결국 시리즈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지금도 기록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324만 관객을 동원했다.
10위: <겨울왕국 2>
*수익: 14억 5,002만 달러
*개봉일: 2019년 11월 20일
*관람 등급: PG
*국내 관객 수: 1,374만 7,792명
<겨울왕국> 이후 5년 만에 속편으로 나온 <겨울왕국 2>는 전편보다 약 2억 달러 가량의 수익을 글로벌 기록으로 추가했다. 14억 5천만 달러. 국내에서도 전편을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했다.
*<겨울왕국 2> 리뷰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 더 넓은 세상을 만나는 능력': (https://brunch.co.kr/@cosmos-j/924)
*11위~20위 영화도 아래와 같이 간략히 기록한다.
11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14억 280만 달러
12위: <블랙 팬서>(2018), 13억 4,759만 달러
13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2011), 13억 4,222만 달러
14위: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 13억 3,269만 달러
15위: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2018), 13억 1,046만 달러
16위: <겨울왕국>(2013), 12억 8,101만 달러
17위: <미녀와 야수>(2017), 12억 6,406만 달러
18위: <인크레더블 2>(2018), 12억 4,308만 달러
19위: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2017), 12억 3,600만 달러
20위: <아이언맨 3>(2013), 12억 1,481만 달러
언뜻 봐도 눈에 들어오는 사실은 상위권 대다수 작품이 디즈니(폭스 포함) 배급작이라는 점, 그리고 워너의 경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이후, <아쿠아맨>(2018, 11억 4,848만 달러) 정도를 제외하면 글로벌 흥행 상위권 영화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 정도다. 1위부터 20위까지를 함께 보면 디즈니 작품이 아닌 영화는 <타이타닉>(파라마운트), <쥬라기 월드>와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유니버설), <분노의 질주> 7편과 8편(유니버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워너브러더스)까지 여섯 편이 전부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물론 루카스필름, 마블 스튜디오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디즈니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
이제 단순 극장 수익과 관객 수가 아니라 OTT 등 극장 외 플랫폼에서의 인기도 고려해야 하게 되었고 흥행 수치가 전부는 아니지만, 극장에도 봄이 오길 기다리며 정리해본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김동진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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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최면>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어요?
학교생활에 충실한 영문과 대학생 ‘도현’(이다윗).
우연히 편입생 ‘진호’(김남우)를 통해 최면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최교수’(손병호)에 의해 최면 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최면 체험 이후 그는 알 수 없는 기억의 환영을 보기 시작하고
친구들도 하나 둘 이상한 환영에 시달리다 의문의 사건을 맞이한다.
‘최교수’는 왜 ‘도현’과 친구들에게 최면을 걸기 시작한 것일까...?
기억의 빈틈, 진실은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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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시스턴트> 30초 예고편
꿈에 그리던 영화사에서
보조 직원으로 일하게 된 ‘제인’
어떤 일도 능숙하게 처리하는
그녀의 일상은 평범해 보이지만,
사소한 사무실 정리부터 상사의 개인적인 스케줄 관리까지
하루 종일 몰아치는 잡다한 업무에 지쳐간다.
그러한 일상이 반복되던 중
어느 날, 신입사원으로 채용된 한 여성이 찾아오면서
회사 내 부조리함을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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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시리즈의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트랜스포머 ONE>
<트랜스포머 ONE>의 조시 쿨리 감독이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오리지널 시리즈와 리부트 시리즈 중 어느 쪽과도 이어지지 않는 독자 세계관이라 밝혔는데요.
앞서 개봉한 북미에서는 개봉주 주말 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습니다.
또한 영화는 크리스 헴스워스, 스칼릿 조핸슨이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았는데요. 크리스 헴스워스는 오토봇의 리더인 옵티머스 프라임의 목소리를, 스칼릿 조핸슨은 엘리트 여성 오토봇 엘리타 원의 목소리를 맡아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9월 넷째주 개봉 PICK! 시작합니다.
트랜스포머 ONE
Transformers One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모험 | 미국 | 104분
감독: 조시 쿨리
더빙: 크리스 햄스워스,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스칼릿 조핸슨, 키 건 마이클 키 등
개봉: 2024.09.25.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행성의 운명을 건 전쟁, 세상을 구할 놀라운 변신이 시작된다! 사이버트론 행성의 지하 광산에서 일하는 변신 못 하는 하급 로봇 오라이온 팩스와 D-16.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지상 세계를 꿈꾸던 둘은 쾌활한 수다쟁이 B-127, 카리스마 넘치는 엘리타 원과 함께 출입이 금지된 지상에 도달한다.
지상에서 잠들어 있던 알파 트라이온을 만난 넷은 그의 도움으로 잠재되어 있던 변신 능력을 얻게 된다. 막강한 힘과 변신 능력으로 자유를 느낀 것도 잠시, 자신들의 행성을 지배하고 있는 거대한 배후의 존재를 알게 되며 모든 것을 바꿀 전쟁을 시작하는데…
줄리엣, 네이키드
Juliet, Naked
개요: 멜로/로맨스 | 미국 | 97분
감독: 제시 페레츠
주연: 에단 호크, 로즈 번, 크리스 오다우드,
개봉: 2024.09.25.
배급: 마노엔터테인먼트
줄거리
25년 전 앨범을 내고 홀연히 사라진 싱어송라이터, 터커 크로우. 애니는 터커를 광적으로 추종하는 던컨과 15년째 권태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언제나 자신보다 터커 크로우가 우선인 던컨 때문에 지쳐가던 애니에게 어느 날 우연히 데모 앨범이 도착한다. 그 후 그녀의 일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바이크 라이더스
The Bikeriders
개요: 액션, 범죄 | 미국 | 116분
감독: 제프 니콜스
주연: 톰 하디, 오스틴 버틀러, 조디 코머
개봉: 2024.09.25.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인터내셔널 코리아
줄거리
자유는 두려움 없는 자들의 것! 1960년대 미국이 격변하던 시절, ‘캐시’는 우연히 바에서 만난 중서부 오토바이 클럽 반달스의 신입 멤버인 ‘베니’에게 끌리게 된다.
이 클럽은 정체불명의 리더 ‘조니’가 이끌고 있으며, 클럽이 진화해가며 각 지역 아웃사이더들이 모이는 장소의 위험한 폭력 범죄 조직으로 변해간다. 이로 인해 ‘베니’는 ‘캐시’와 클럽에 대한 충성심 사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75분
감독: 사이토 케이이치로
더빙: 아오야마 요시노, 스즈시로 사유미, 미즈노 사쿠, 하세가와 이쿠미
개봉: 2024.09.18.
배급: CJ CGV
줄거리
운명처럼 결성된 ‘결속밴드’ 멤버들은 첫 라이브 공연 이후 결속력을 더욱 다진다. 현재는 방구석 기타리스트지만 록 스타를 꿈꾸는 봇치(외톨이), ‘고토 히토리’는 이번에는 더 많은 관객들, 심지어 학교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데… 꿈을 향해 도전하는 소녀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번에는 학교 축제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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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돌고 돌아 마음이 전해지면
DIRECTOR. 쿠사노 쇼고
CAST. 쿠로키 하루, 나카무라 아오이, 후지마 사와코 등
PROGRAM NOTE.
인생의 어떤 갈림길은 찰나의 순간 결정된다. 몇 초 사이로 생사가 갈리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의 어떤 행동이 내 삶의 현재를 바꾸기도 한다. <아이미타가이>는 그런 인연의 연쇄 작용에 주목하는 영화다. 아주사와 카나미는 여고 시절부터 단짝인 친구. 카나미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죽은 뒤에도 아주사는 카나미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며 외로움을 달랜다. 카나미의 부모는 아주사의 정체를 궁금해하고, 죽은 딸이 마음을 쏟았던 고아원을 찾아 딸의 선행에 감동받는다.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오지 않지만 그 흔적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작은 선행들이 모여 세상을 살아갈 만한 곳으로 만든다. 『중쇄를 찍자』(2016), <오키쿠와 세계>(2023) 등에 출연했던 쿠로키 하루가 주인공 아주사의 섬세한 감정을 잘 표현했고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2021)을 연출했던 구사노 쇼고의 정교한 화법이 매력적인 영화다. (남동철)
이 영화의 각본은 <칠석의 여름>으로 부산과도 인연이 있는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사사베 키요시 감독이 썼다. 그는 이미 고인이 되었으나, 생전 인연도 없던 쿠사노 쇼고 감독이 그 각본을 세상에 데려온다. 그 작품이 바로 이 <아이미타가이>다.
얼핏 기억하기도 어려운 이름이지만, 일본어를 직역하는 대신 음차로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미타가이’라는, 현대 일본에서도 잘 쓰지 않아 거의 사어가 되었다는 이 말은, 직독직해 혹은 사전적 설명으로 가 닿기보다 이야기로 풀어질 때 훨씬 더 쉽게 이해되는 말이다.
영화는 쿠로키 하루가 연기하는 ‘아즈사’라는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있다고 편의상 설명할 수 있지만, 어느 한 사람에게만 중점을 둔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친구 ‘카나미’가 사진 촬영 차 갔던 해외 출장에서 사망한 후 괴로워하는 아즈사, 아즈사의 남자친구 스미토, 카나미의 부모님부터 시작해서 점점이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을 비추어 낸다. 등장인물이 많지만, 친절하게 여러 차례 겹치는 지점들을 보여 주어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다.
모세혈관처럼 사방으로 가늘게 퍼져 있는 이야기들이 드러날 때마다, 영화가 전하고 싶었던 온기가 느껴진다. 영화는 카나미의 죽음과 아즈사의 직업 안에서 새롭게 이어지고 또 확장되는 관계를 보이고, 그 안에서 관계의 면면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 준다. 뒤늦게 도착한 편지, 몰랐던 사실의 발견, 오래 간직했던 소중한 사실… 같은 것들이 우연처럼 보이는 인연을 드러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할 수 없는 이런 우연과 인연은, 관점에 따라 무리수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인연의 형태를 질고 질긴 끈 모양보다 민들레 홀씨 같은 모양으로 이해한다면 납득이 된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백, 수천씩 만들어내는 언행이 있으니까. 친구에게 가볍게 한 말, 매일 혼자 했던 일, 오랫동안 소중하게 보관한 성취, 가벼운 선행… 수많은 언행이 민들레 홀씨처럼 흩날리다 멀리까지 전해지고 가 닿는다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라져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믿고 싶어진다.
때로는 내가 뻗고 있는지도 몰랐던 나의 손 끝이 우연히 상대에게 닿아 온기가 전해질 때도 있고, 있는 힘껏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순간도 있다. 그러나 닿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조차 뒤늦게 어딘가에 닿아 그 응답이 훗날 멀리서 공명해올 수도 있다. 못 전한 마음이라도 언젠가 어디에선가 이어질 수 있다. 각본을 쓰고 사망한 사사베 키요시 감독의 마음이, 아는 사이도 아니었던 쿠사노 쇼고 감독의 마음으로 이어져, 지금 여기 당도한 것처럼.
이 마음을 받아 들고 나온 후, 어쩐지 세상에 조금 더 열려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등을 든든하게 받쳐 주며 깊은 신뢰를 주고받고 싶고, 아무 바라는 것 없이 다정을 건네고 싶다. 그런 관계야말로 생의 선물 같다.
그런 관계의 빈자리는 절대 채워질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이 죽은 후에도 그 사람의 흔적은 남고, 또 어딘가에서 새로운 인연의 홀씨로 피어난다. 그렇게 생각하면 무엇도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꺾인 꿈도, 갑작스러운 비보도, 우연한 만남도. 그 모든 걸 모아 이 영화가 든든하게 등을 떠밀어 주는 걸 느끼며, 이제 앞으로 갈 시간이다.
10/03 20:00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상영코드 014)
10/04 09:00 CGV센텀시티 5관 (상영코드 089)
10/06 09: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9관 (상영코드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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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을 전설로 내버려둬야 하는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69년, 대학 교수 정년 퇴임을 앞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 이 전설적인 모험가는 아들을 잃고 아내와 이별한 채 쓸쓸한 노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교수였던 '바질 쇼'(토비 존스)의 딸이자 자기 대녀인 ‘헬레나’(피비 윌러-브리지)가 존스 앞에 나타난다.
불쑥 찾아와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에 대해 캐묻는 헬레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던 존스. 심지어 나치 출신 물리학자이자 오랜 숙적 '위르겐 폴러'(매즈 미켈슨)의 부하들까지 자기와 헬레나를 습격하자 그는 상황의 심각성을 눈치 챈다. 이에 인디아나 존스는 마침내 중절모와 채찍을 챙겨 들고 새로운 모험에 뛰어든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이자 4편 이후 15년 만의 속편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하 <인디아나 존스 5>). 그간 시리즈를 책임진 스티븐 스필버그 대신 제임스 맨골드가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해리슨 포드가 인디아나 존스 역으로 복귀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는 공식이 있다. 귀중한 유물을 쫓는 액션으로 가득한 오프닝 시퀀스가 끝나면 카메라는 일상에 복귀한 존스를 비춘다. 그는 이내 새로운 유물을 쫓아 집을 나서지만, 고난으로 가득한 모험 끝에 악역에게 유물을 내준다. 하지만 유물에 깃든 신비한 힘 덕분에 존스는 언제나 해피 엔딩을 맛본다.
시리즈의 최종장을 장식하는 <인디아나 존스 5> 역시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발전한 기술력 덕분에 비주얼은 화려해졌지만 내용은 예전 시리즈와 비슷하다. 이는 할리우드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최신 기술로 과거의 프랜차이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기획이 유행이기 때문.
익숙한 이야기로 향수를 자극하는 기획은 사실 양날의 검이다. <탑건: 메버릭>처럼 올드팬과 새로운 관객을 모두 사로잡을 수도 있지만,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처럼 모두를 실망시킬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인디아나 존스 5>는 후자다. 디즈니 & 루카스필름 조합의 선배인 <스타워즈>의 전철을 따라간다.
과거에 사로잡힌 고고학자의 은퇴
과거의 전설을 스크린으로 다시 불러왔기 때문일까? <인디아나 존스 5>는 유달리 과거에 대한 고찰로 가득하다. 영화의 핵심 소재인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만 해도 그렇다. 존스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은 시간의 틈을 발견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물건이다.
인디아나 존스의 시선도 과거에 고정돼 있다. 영화의 시점은 1969년이다. 온 세상이 달 착륙에 대해 떠들고, 도심에서는 우주 비행사 퍼레이드가 열린다. 하지만 존스는 고고학자답게 과거만 들여다본다. 그는 강의에서 달착륙 대신 아르키메데스가 시라쿠사를 공격하는 로마군을 격퇴한 방법을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도 그는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사이가 안 좋아진 아들은 다툼 끝에 군에 입대했고, 베트남 전쟁에서 사망했다. 이 때문에 존스는 아내 마리온과도 갈라섰다. 그래서 그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아들에게 입대하지 말라고 간청하고,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 싶으니까.
제임스 맨골드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를 떠나보내고, 인간 인디아나 존스의 이야기를 살리기로 결정한 듯 보인다. <로건> 속 울버린의 은퇴와 비슷하다. 히어로의 소명을 다하고 로건으로서 퇴장한 울버린처럼 인디아나 존스도 마무리를 준비한다.
그는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을 지켜내며 고고학자로서 소임을 다한다. 마지막 모험을 통해 학자로서의 꿈도 이룬다. 시라쿠사 공방전이 한창이던 역사의 현장에 들어가 아르키메데스를 직접 만난다. 이처럼 고고학자로서 후회 없는 경험까지 한 후,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마리온과 재결합하며 비로소 개인적인 회한을 떨쳐낸다. 스스로를 과거에 묻어 두었던 전설은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명예롭지 못한 퇴장
그런데 이상하다. 감동적이어야 할 인디아나 존스의 은퇴는 큰 감흥이 없다. 2시간 34분에 달하는 러닝타임도 마냥 지겹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각본의 문제다. '과거'라는 주제는 잘 잡았지만, 정작 그 주제를 살려줄 만한 이야기나 구도를 짜는 데는 실패했다
캐릭터들의 관계만 봐도 각본의 실패를 눈치챌 수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존스와 악역, 존스와 동료 간의 케미스트리가 유달리 안 느껴진다. 마지막 악역인 폴러는 나치 출신 과학자다. 그는 히틀러의 실책 때문에 나치가 패망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로 시간을 되돌려 히틀러를 암살하고, 나치 독일에게 승전보를 안기려 한다.
그런데 폴러와 존스의 대립은 대두되지 않는다. 그들이 본질적으로 같은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거로 돌아가 개인적인 실패를 만회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적대시할 이유나 동기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자연히 과거로 가는 시간의 틈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크지 않다. 대신 영화는 나치 대 미국인이라는 익숙한 구도를 답습한다. 그 결과 존스의 마지막 모험은 긴장감이 부족하다.
존스와 헬레나의 호흡도 미묘하다. 그녀는 존스와 대립하는 반동인물이다. 유물 암거래상답게 고대 유물을 박물관이 보존해야 한다는 존스의 신념을 거부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존스의 후계자 비슷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존스의 대녀일 뿐만 아니라, 평생을 고고학에 매진한 아버지의 유지를 따라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을 찾아 나섰다. 즉, 그녀는 존스와 함께 모험을 하면서 서서히 그를 닮아가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정작 영화는 헬레나의 캐릭터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그녀의 다양한 사연은 착실히 제시되나, 그들을 하나로 묶는 데 실패한다. 그래서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헬레나라는 캐릭터는 돌변한다. 존스의 동료였다가, 대녀였다가, 암거래상이다. 긴 시간을 함께 붙어 있어도 존스와 헬레나 사이에서 특별한 애정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결국 존스의 마지막 모험은 악역과의 혈투도, 낭만적인 은퇴도 아닌 채로 유야무야된다.
어드벤처 영화의 전설, 평범해지다
영화의 또 다른 핵심인 액션도 어설프다. 어드벤처 장르의 전설이자 효시인 <인디아나 존스>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다. 전체적으로는 40년 전에 스필버그가 맡은 이전 시리즈보다 발전했다고 보기 어렵다. 하나의 시퀀스 안에서도 리듬이 뚝뚝 끊기며, 고도의 기술력을 활용한 색다른 볼거리도 찾아보기 어렵다.
아폴로 11 기념 퍼레이드를 배경으로 펼치는 추격전이 대표적이다. 폴러의 부하를 피해 도망치는 존스. 그는 말을 타고 거리를 질주하다가 뉴욕 지하철 역에서 기차까지 맞닥뜨린다. 이 시퀀스는 분명 놀라운 시각적 경험이다. 하지만 장면과 장면 사이에 어설픈 유머가 끼어들며 자주 끊어지다 보니 박진감은 떨어진다. 또 말을 탄 채 오토바이와 자동차보다도 빨리 달려 그 좁은 도로에서 도망치는 상황의 맥락도 어색하다.
액션 하나하나의 시퀀스도 다소 길다. 오프닝 장면만 보더라도 기차 추격전이 끝날 법한 타이밍에 액션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욕심도 과하다. 액션 시퀀스 하나하나가 긴데, 숫자도 적지 않다. 그 결과 영화는 여러 시퀀스가 얇은 줄거리에 의지해 겨우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팬서비스는 확실했다
<인디아나 존스 5>는 이 모든 단점을 팬 서비스로 무마하려 한다.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중절모와 채찍을 여러 번 카메라에 담는다. 처음에는 반갑다. 마치 잭 스패로우의 해적 모자나 스카이워커의 광선검을 보는 듯하다. 이전 시리즈의 소소한 재미도 살아있다. 동굴 벽에 가득 붙어 있는 벌레를 본 주인공들이 비명을 지리는 장면처럼.
하지만 이야기가 끝날 즈음에는 그들도 더 이상 반갑지 않다. 부실한 내용물을 감추기 위해 중절모와 채찍, 그리고 존 윌리엄스의 음악에 의지하려는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고전 영화에 대한 향수와 팬심을 남용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설령 고전 영화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팬서비스에 치중했다 하더라도 효과적이지는 않다. 최신 영화 못지 않은 비주얼 때문에 실망과 괴리감은 커진다.
다만 <인디아나 존스 5>의 의의는 확실하다. 해리슨 포드의 인디아나 존스를 마지막으로 만날 기회니까. 또 떠나야 할 타이밍에 품격 있는 작별 인사를 남길 수 있으니 다행이다. 실제로 그는 세월이 깃든 얼굴로 최고의 인디아나 존스를 보여준다. 칸 영화제가 그에게 공로상을 안겨 준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Poor 형편없음
전설은 잠들어 있을 때 비로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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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의 씁쓸한 뒷면
이 글은 영화 [판의 미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조기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에 혼자서 책조차 읽을 수 없었습니다. 받아쓰기는 늘 30~40점을 오갔죠. 엄마는 속이 터져 한글 개인 과외라도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속 편한 아빠는 그런 거 다 때 되면 한다며 저를 품에 안고 파란 물고기가 바다로 간 이야기를 서른마흔다섯 번째로 읽어주셨죠.
딸이 드디어 한글을 깨우친 그날. 아빠는 신이 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제게 동화책 다섯 권을 선물해 주셨고 그 책은 부부 싸움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그림보다 글자가 많은 책을 선물 받았는데 그 내용이 바로 동화의 실제 모습. 그러니까 팥쥐와 팥쥐 어머니의 알고 싶지 않은 결말이 담겨있는 '잔혹동화'였기 때문입니다. (참고 1)
덕분에 저는 생애 최초로 받은 조기 교육의 결과 동화가 얼마나 잔혹한지 알게 되었고 산타 따윈 없다는 것을 너무도 일찍 알게 된 시니컬한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엄마는 아빠가 사준 동화책에서 아는 글자가 나왔다며 환호성을 치는 저를 보며 쟤를 어쩌누.라는 말을 늘 하셨었는데. 결국 이렇게 커 버리고 말았죠.
영화 [판의 미로]는 스페인 전쟁(내전) 상황에서 오필리아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상황을 이겨내는 이야기를 판타지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제 겨우 한글을 깨친 제가 읽은 진짜 동화처럼 잔혹하고 또 잔인하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특유의 기이함과 신비함이 섞여 정말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죠.
영화 전체가 암울하고 어둡지만 오필리아의 환상과 현실의 대비로 인해 더더욱 아름답고 슬픈 영화입니다.
이게 어찌 15세란 말이요
나도 무섭다고요.
사진출처:구글 YTN Science/익숙하지 않거나 모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죠.
개봉 당시,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였습니다. 포스터만 봐도 동화 같은 분위기의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영화관을 방문했죠. 그 결과 개봉관마다 학생이고 보호자고 할 것 없이 울어 젖혔다는 전설의 영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동화의 기본 공식을 익히 알고 있죠.
착하고 순진한 주인공이 세상의 모진 풍파를 만나며 시련을 겪지만 결국 극복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로 끝나야 디폴트죠.(인어공주 제외)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이야기의 큰 줄기 자체가 스페인의 내전 이야기를 하고 있죠. 한국 영화 [밀정]을 생각하면 편하실 겁니다. 내부의 스파이가 있고 그를 통해 정보를 얻어 혁명을 일으키려 하는 이야기가 주가 되죠. 그 혼란 속에서 어린 오필리아는 임신한 엄마와 낯선 환경 속에 있게 되고. 그 안에서 만난 요정들과 작고 큰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리 동화에 나오는 "의붓"이라는 단어가 붙은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지만. 이 영화의 대위는 그 수위를 이미 진작에 넘어버린, 너무도 잔인한 사람입니다. 의심 하나만으로 멀쩡한 사람을 활자 그대로 때려죽이는. 오필리아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 뱃속의 아들만을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고지식하고 자신의 명예를 누구보다 생각하는 그런 자존심 밖에 남지 않은 사람 말입니다. 그가 벌이는 살인 혹은 살육의 행각은 지금의 제가 보아도 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오필리아의 모험 속에 나오는 괴물들 마저 기괴하기 짝이 없죠. 콩쥐팥쥐에서 나왔던 두꺼비는 귀여울 정도로 험악하게 생긴 두꺼비와 오물은 물론. 모든 아이들을 울리기 충분했던 그 "손바닥 괴물"까지 나옵니다. 요정이 잡아먹히는 건 뭐 말할 것도 없죠. 저는 정말 이걸 다 오필리아가 겪었다면 다시 기억을 찾아 공주가 된다 해도 PTSD에 걸릴 것이라는 걱정이 더 앞섰을 정도였습니다.
마치 제가 어릴 적 접했던 동화의 진짜 모습, 혹은 숨겨진 동화의 잔혹한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너무도 익숙해진 달의 앞면이 아닌 숨겨졌던 달의 못생긴 뒷모습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우리가 몰랐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이 영화는 그런 동화나 판타지가 가진 아름다움을 걷어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화를 잃어버린지 오래인 어른들 틈바구니의 오필리아를 통해서 말이죠.
물론 배급사는 진짜 반성(?) 해야 합니다. 15세라뇨.
제가 보면서 먹던 딸기가 목에 걸렸을 정도였습니다. 너무 무서웠어요.
기예르모 델 토로, 세계관 최강자
역시 덕후가 세상을 바꾼다.
사진 출처:구글 etoland/이걸 디즈니가 받아줬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제겐 팀 버튼 감독과 비슷한 색깔을 가진 사람입니다. 음울하고 어둡죠.
제가 색깔과 냄새로 이 두 감독을 구분하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팀 버튼 감독은 총천연색에 가깝고, 녹기 시작한 눅진한 사탕에 가깝습니다.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텁텁함이 있죠.
그에 반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달빛에 비치는 물체의 그림자 같은, 무언가 생명력이 빠져 가는 죽음과 삶 그 경계에 가깝습니다. 대충 꿈도 희망도 없다는 말입니다.
이런 덕후들에겐 늘 시련이 존재합니다. 이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이 잘 없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길을 가기 시작했고 우리에게 그들의 유니버스로 올 수 있는 초대장을 꾸준히 날렸죠. 기괴하지만 각인되기 쉬운 그들의 예술세계는 이제 그들의 이름을 딴 장르로 기억이 될 수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원더랜드가 되었습니다.
기예르모 감독의 취향(?)은 괴수물이었습니다.
물론 장르의 특성상 취향을 심하게 타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가 가진 재능이 점점 영화 안에서 발휘되는 것을 보는 맛이 있는 감독이었죠. 다른 세계, 혹은 차원에서 불러들인 것 같은 생명체가 튀어나올 때마다 저는 환호성을 지른 것을 보면, 아마도 이 감독 특유의 감성을 제가 좋아하나 봅니다.
이 영화의 판(Pan)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염소(혹은 양)가 악마 혹은 나쁜 기운을 불러오는 장난의 정령 같은 느낌의 동물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그로테스크 한 (혹은 쏘우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현해 낸 감독을 보며 저는 또 한 번 내적 댄스를 춰야 했죠.
그의 또 다른 영화인 shape of water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와 합쳐졌기 때문에 더더욱. 저는 이 불행한 결말과 크리처를 사랑하는 감독에게 홀라당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저랑 똑같이(?) 음울한 동화를 보고 자랐지만 감독은 세계적인 감독이 되었고. 저는 그냥 덕후가 되었네요.
이게 나라냐.그래서 결말은 해피엔딩인가요?
꼭 해피엔딩 이어야 하나요.
사진 출처:구글 뉴스 포인트/오필리아 너무 사랑스러움. 드레스 입었을 때 너무 깜찍했다.
오필리아는 마지막에 죽습니다. 의붓아버지가 될 뻔했던 대위가 쏜 총에 맞아서.
그리고 그녀의 피가 지하세계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 닿아 그녀는 지하 세계 공주로 있었던 기억을 되찾고 백성들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가 이 영화의 끝입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그녀는 죽은 상태죠.
결말의 해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오필리아가 실제 지하 왕국의 공주였다는 사람들과 전쟁 때문에 힘들었던 아이가 그것을 피하기 위해 만든 판타지일 뿐이라는 부류로 말입니다.
저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오필리아는 아직 아이입니다. 엄마의 죽음을 비롯한 자신 주변에서 생긴 많은 변화들이 아이에겐 방어 체계를 불러일으켰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것이 극대화된 것이 자신이 만든 판타지 속의 세계인 것이죠. 그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고 목소리를 냈다 해도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이 조그만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는 곳으로 도망치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주위에서 들은 정보를 통합해 그 세계 안으로 자신이 숨어버린 것이죠.
그렇기에 결말은 더더욱 안타깝고 아픕니다.
오필리어는 고통만 가득한 기억을 안고 죽어버렸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은 행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죠. 이승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말입니다. 다시 말해 이 작은 아이는 살아있는 동안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영화관을 찾았던 아이들이 울었던 이유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주님이 죽어버렸으니. 자신들에겐 익숙한 결말이 아니었던 것이죠. 해피엔딩이 디폴트가 아닌 동화는 그들에겐 아직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을 테니까요.
슬프고 아름답고. 그럼에도 이해가 간다.
동화가 당신을 부를 때.
한글을 제대로 쓰지도, 읽지도 못하던 아이는. 잔혹 동화를 읽고 나서 더 잔혹한 세상을 조금은 더 견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때 도피하는 방법을 배워버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오필리아처럼 말이죠.
그렇기에 지금도 악착같이 동화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제가 처한 현실이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아이의 모습으로 본 전쟁의 힘듦과 무서움을 잘 그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씁쓸함과 행복함이 공존하는 영화의 결말에 다다르면 더욱 그러하죠. 이젠 오필리아도 저도. 그리고 여러분도 판타지가 아닌 현실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말입니다.
참고 1
아직도 기억이 난다. 정말 글이 그림보다 많은 책이었고 나는 내용보다는 내가 아는 글자를 찾아 읽기 바빴음. 근데 엄마의 입장에서는 다섯 살짜리 애가 "엄마 이거 젓갈!! 엄마 팥쥐가 젓갈!! 젓갈 되었대!!! 맞지!!"라고 하니 속이 뒤집어질 수밖에. 그 말에 엄마는 아빠를 베란다로 쫓아냈다고 함.
참고 2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영화 중 크림슨 피크, shape of water, 판의 미로 이 세 편을 가장 좋아함. 감독은 멕시코 사람이었나 그런데 우리나라 전래동화처럼 거기 민화? 도 장난 없다고 한다.
[이 글의 TMI]
1. 정형외과 갔다 옴. 의사 선생님이 운동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안 할 거면 병원도 오지 말라고 함.
2. 집 꾸미는 재미에 폭 빠짐. 아 물론 며칠 안 가겠지.
3. 패딩 찾아야 하는데. 까먹었다.
4. 택배가 하도 와서 이젠 나도 움찔움찔 놀랄 지경.
5. 오늘은 빨리 자야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