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03 12:20:20
정월대보름에 보기 좋은 '달' 관련 영화 추천
<달세계 여행>부터 <더 배트맨>까지
안녕하세요 여러분!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바쁘게 달려온 한 주를 뒤로하고, 어느새 기다리던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이번주 일요일이 어떤 날인지 알고 계셨나요?
저는 깜박 잊고 있었는데, 이번주 일요일은 바로 한국의 전통 명절 중 하나인 정월대보름이에요!
음력 1월 15일을 의미하는 정월대보름은 오늘날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존재감이 많이 약해졌지만, 우리 조상들은 정월 대보름 이튿날을 실질적인 한 해의 시작으로 여겼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명절이라고 해요.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고 운수를 점쳤던 것도 설이 아닌 정월 대보름이었다고 하네요.
오늘은 그래서 정월대보름에 보기 좋은 '달'과 관련된 영화들을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달을 배경으로 했거나 달을 소재로 한 영화들, 지금 바로 만나 보실게요~!
1. 달세계 여행(1902)
감독 | 조르주 멜리에스
출연 | 조르주 멜리에스, 빅토르 안드레, 블로에 베논 등

시놉시스
바르방퓨이 교수는 어느날 과학의회를 통해 대포를 타고 달 탐사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설득 끝에 다함께 달 탐사를 떠나게 되고, 마침내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는 달에 착륙하게 된다. 그러나 달에는 셀레나이트라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교수와 일행은 그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는데...
CINE PICK!
인간이 달에 최초로 착륙하기 무려 60년 전에 제작된 <달세계 여행>은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원작으로 하여,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조르주 멜리에스가 감독, 각본, 주연을 모두 맡아 만든 영화입니다. 마술사였던 멜리에스는 뛰어난 상상력과 손재주를 바탕으로 합성화면이나 디졸브와 같이 후에 널리 사용하게 되는 편집방법들을 컴퓨터 작업 없이 연극 장치만으로 만들어 냈는데요, 그 결과 영화는 최초의 낭만주의 영화, 최초의 SF 영화, 방향의 일치를 통한 연속 컷팅을 최초로 사용한 영화 등 각종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며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개봉 당시에는 2분 정도의 단편영화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14분이라는 긴 상영시간 또한 매우 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2. E.T.(1984)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헨리 토마스, 드류 베리모어, 로버트 맥노튼 등

시놉시스
식물학자 외계인들이 평화적인 연구 목적으로 지구를 방문한다. 그러나 인간들이 나타나자 서둘러 지구를 떠나게 되고, 뒤쳐진 한 외계인이 홀로 남는다. 방황하던 외계인은 엘리엇이라는 이름의 꼬마와 만나게 되고, 엘리엇은 외계인에게 E.T.(Extra-Terrestrial)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E.T.는 엘리엇과 함께 지내며 끈끈한 우정을 쌓아 나가지만, 길어지는 지구에서의 생활로 인해 그만 병에 걸리고 만다.
CINE PICK!
<E.T.>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2년 SF 영화입니다. 홀로 지구에 남게 된 외계인 E.T.와 미국 소년, 소녀들과의 우정어린 교류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는데요, 자전거를 타고 만월을 가로지르며 하늘을 나는 장면은 두고 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지요. 개봉한 지 벌써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친근한 이미지의 외계인, 혹은 인간과 교류하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떠올렸을 때 바로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음악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잘 맞춘 OST 또한 <E.T>의 큰 매력이랍니다.
3. 문라이트(2017)
감독 | 베리 젠킨스
출연 | 알렉스 R. 히버트, 에쉬튼 샌더스, 트래반트 로즈, 마허샬라 알리 등

시놉시스
"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 달빛 아래 검은 소년들은 푸르게 보인다."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아이가 소년이 되고 청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푸르도록 치명적인 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CINE PICK!
2017년에 개봉한 영화 <문라이트>는 베리 젠킨스 감독이 전작 <멜랑콜리의 묘약> 이후 8년만에 연출한 작품으로, 터렐 앨빈 매크레이니의 희곡 '달빛 아래서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를 원작으로 했다고 합니다.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마약과의 전쟁이 한창이었던 1970년대~80년대에 태어난 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샤이론의 생애를 어린 시절, 청소년기, 성인기 세 부분으로 나눠 묘사했으며, 아카데미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감각적인 연출과 인물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4. 퍼스트맨(2018)
감독 | 데이미언 셔젤
출연 | 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등

시놉시스
이제껏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도전한 우주비행사 닐(라이언 고슬링)은, 거대한 위험 속에서 극한의 위기를 체험하게 된다. 전 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그는 새로운 세상을 열 첫 발걸음을 내딛는데… 이제, 세계는 달라질 것이다.
CINE PICK!
영화 <퍼스트맨>은 <위플래쉬>, <라라랜드>, 그리고 최근 개봉한 영화 <바빌론>의 감독 데미언 샤젤이 연출한 닐 암스트롱의 전기 드라마 영화입니다. 제임스 R. 한센의 전기 소설 《First Man: The Life of Neil A. Armstrong》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다녀왔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의 1961년~1969년까지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거머쥐기도 했는데요, 과학영화라기보다는 인간 암스트롱의 이야기와 심리가 샤젤 감독 특유의 뛰어난 연출력과 각본을 통해 탄생한 완성도 높은 드라마 영화입니다. 감독의 전작인 <라라랜드>의 음악을 감독했던 저스틴 허위츠와 다시 한 번 협업하여 OST 또한 큰 호평을 받았으며, 주연 배우인 라이언 고슬링이 그리는 섬세한 감정선이 돋보이니 잔잔하지만 울림 있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5. 더 배트맨(2022)
감독 | 맷 리브스
출연 | 로버트 패틴슨, 폴 다노, 조 크라비츠, 앤디 서키스 등

시놉시스
고담의 시장 선거를 앞두고 고담의 엘리트 집단을 목표로 잔악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수수께끼 킬러 리들러가 나타나자, 최고의 탐정 배트맨이 수사에 나서고 남겨진 단서를 풀어가며 캣우먼, 펭귄, 카마인 팔코네, 리들러를 차례대로 만난다. 사이코 범인의 미스터리를 수사하면서 그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한 의도적인 메시지였음을 깨닫고, 리들러에게 농락 당한 배트맨은 광기에 사로잡힌다. 선과 악, 빛과 어둠, 영웅과 악당, 정의와 복수..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CINE PICK!
어두운 밤에 활동하는 히어로 배트맨! 달과 관련된 영화를 떠올렸을 때 빼놓을 수 없죠. 배트맨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 작품인 <더 배트맨>은 <렛 미 인>, <혹성탈출: 종의 전쟁> 등을 감독한 맷 리브스가 연출하였으며, 각종 예술영화와 블록버스터를 넘나들며 필모를 쌓고 있는 로버트 패틴슨이 브루스 웨인을 맡은 <더 배트맨 시리즈>의 첫번째 영화입니다. <더 배트맨>은 일반적인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의 전개와 차별되는 느긋하고 묵직한 누아르식 전개가 특징인데요, 배트맨 원작이 갖고 있는 추리물로써의 정체성, 배트맨 캐릭터에 대한 미숙하면서도 희망을 지키려는 인물로써의 재해석이 호평을 얻었습니다. 영화의 음울한 분위기와 꼭 맞아떨어지는 OST 또한 인기였습니다. 시작과 끝에 흘러나오는 미국의 전설적인 락밴드 너바나의 <Something in the Way>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흥얼거리게 된다는 것!
정월대보름을 맞아 달과 관련된 영화를 여러 편 소개해 드렸습니다!
마침 이번주 일요일은 하늘도 무척 맑다고 하니 소중한 사람과 달구경도 하고,
정월대보름이니 만큼 팝콘 대신 부럼을 까먹으며 화면 가득 둥근 달을 감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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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4주 차 최신 영화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7월 4주 차 최신 영화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어느 가족>과 <괴물>의 안도 사쿠라가
정주리 감독 신작 <도라>로 한국영화에 첫 출연합니다!
바닷가 마을 배경으로 여성 간 연대를 그리는 작품으로
영화는 신체적, 정신적 아픔을 갖고 있는 한 소녀가
또 다른 여성을 만나면서 치유받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오는 8월, 남해에서 크랭크인 한다고 하네요.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8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습니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3년 만이며
박찬욱 감독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로 젊은 사자상 등
세 개의 비공식 부문으로 상을 받은 이후 20년 만에
베니스를 다시 찾게 되는 셈인데요! 일단 빨리 보고싶네요
예고편 보니 감도 안잡혀서…!
마지막으로 마블 소식인데요
케빈 파이기는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 이후
마블은 X-멘과 토니 스타크 등 주요 캐릭터를 새로운 배우로 교체하고,
이를 “리부트”가 아닌 하나의 “리셋”으로 진행할 계획”
이라고 밝혔습니다. 원년 멤버들은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에서가
정말 마지막이겠네요 🥲
❶ 루카 구아다니노 신작 <Artificial> ‘일론 머스크’역은 누구?
❷ 케빈 파이기 <시크릿 워즈>로 MCU 리셋…“X-멘·토니 스타크 바뀐다”
❸ 다코타x엘르 패닝 자매 <더 나이팅게일> 동반 출연
❹ <어느 가족> 안도 사쿠라, <다음 소희> 정주리 감독 신작 출연
❺ 손예진x조유리 주연…넷플릭스 시리즈 <버라이어티> 제작 확정
❻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 8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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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인연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안녕, 혹시 나 기억해?"
얼마 전 인스타그램으로 DM을 받았다.
기억이 안 날 리가 없다. 우리는 쉬는 시간이면 매점도 함께 가고, 체육 시간이면 함께 배드민턴 짝꿍을 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으니까. 당시 우리는 둘 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을 잘 하지 않았던 탓에, 고등학교를 각자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그녀와 내가 친했던 기간은 딱 1년.
그리고 연락을 하지 않았던 그 이후의 시간은 20년.
나는 잃어버렸던 친구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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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초 앞, 1초 뒤, 2024>는 대만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 2021>을 리메이크한 일본 작품으로, 다른 사람보다 1초 빠르게 살아가고 있는 하지메(오카다 마사키)와 남들보다 1초 느린 레이카(키요하라 카야)가 함께 보내게 되는 하루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남들과 속도가 다를 때
하지메(오카다 마사키)는 남들보다 빠른 템포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진을 찍히기 1초 전에 웃고, 달리기 출발 신호를 외치기 1초 전에 출발하며, 알람이 울리기 1초 전에 일어난다. 연애를 할 때에도 상당히 빠른 템포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자 친구를 사랑한다며 라디오에 사연을 제보하기도 하고, 그녀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덜컥 돈을 빌려주려고까지 한다.
반면에 레이카(키요하라 카야)는 1초 느린 삶을 살고 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피사체가 움직이고 난 후에야 셔터를 누르고, 남들이 묻는 질문에 항상 조금씩 늦게 대답하며, 시험 문제지 뒷장은 풀지도 못한다.
하지메를 보면 왜 이렇게 급한가 싶고, 레이카를 보고 있자면 느려서 답답함이 올라온다. 모든 사람이 속도를 맞추면서 살아가지는 않는데도, 모두가 공유하는 일상의 템포란 그 자체로 존재한다. 가끔 그 속도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말이 정말 빠르다던가 혹은 행동이 정말 느리다던가.
물론 물리적인 속도 이외에 사회적인 템포도 존재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에 따른 정상 속도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다. 20살이 되면 대학을 가고, 20대 중반에는 취업을 하고, 30대에는 결혼을 하고, 뭐 그런 것들. 그런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다면 남들보다는 사회생활의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이 대만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사회적인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2. 마이 미씽 발렌타인
<1초 앞, 1초 뒤>는 상당히 로컬라이징이 잘 되어있다. 대만 원작 <마이 미씽 발렌타인>과의 차이점을 꼽자면 가장 먼저 주인공 남녀의 성별 반전이 되었다는 것인데, 이 하나만으로도 두 가지 영화를 모두 볼만한 가치가 생긴다. 다른 영화들도 리메이크를 한다면 성별 반전을 해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원작에 없던 버스 기사와 동생 커플 캐릭터가 추가되었고, 썸을 타는 상대 캐릭터도 살짝 변형되었다. 개인적으로 <1초 앞, 1초 뒤>에서 가수 지망생으로 나온 사쿠라코(후쿠무로 리온)의 목소리와 노래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빠져들었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하루가 발렌타인 데이였다는 설정이지만, <1초 앞, 1초 뒤>에서는 지역 축젯날로 바뀌었다. 영화의 배경은 '천년의 도시'라고 불리는 교토인데, 지역적인 특성을 살리면서 판타지 장르와도 더욱 어울리기도 한다. 전통이 깊은 도시의 지역 축젯날에는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영화는 화자를 바꾸어서 동일한 이야기를 두 번 전개하는데, 화자의 시점에 따라 동일한 장소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 템포 빠른 하지메는 로맨틱한 하루를 보내지만, 한 템포 느린 레이카가 지켜본 하지메의 하루는 그냥 사기꾼에게 돈을 뜯기는 과정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1초 만에 지나버린 하지메의 하루와는 달리 레이카는 24시간을 알차게 보내게 되는데, 이 부분은 사실 원작보다는 살짝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원작에서는 조금 더 추억을 찾아가는 아련한 느낌이 강했다면, <1초 앞, 1초 뒤>에서는 저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레이카의 고군분투가 조금은 소름 끼치게 느껴지기도 한다. 로맨스 영화라는 점을 계속 상기하면서 봐야한다.
#3. 궤도 이탈자
개인적으로는 가출했던 하지메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하지메의 아버지는 레이카와 비슷하게 남들보다 느린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국수에 넣을 생강을 사러 간다고 나가서는 집에 돌아오지 않은 실종자다.
그는 자신의 속도로는 세상을 따라갈 수 없기에, 자신만의 템포로 살아가기 위해서 집을 떠났다고 고백한다. 앞에 언급했듯 이 영화는 사회적인 속도에 관한 이야기를 깔고 있는데, 그는 사회 궤도 밖으로 아예 벗어나 버리는 것을 선택한 사람을 의미한다.
정속으로 살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삶은 녹록치가 않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들은 저 앞에 나가 있고, 나는 이제야 마음먹었고 시작하는 일을 다른 사람들은 수월하고 능숙하게 해내기만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답답해하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국 궤도를 이탈하는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이들에게 영화 <1초 앞, 1초 뒤>는 물리적인 하루를 선물한다.
만약 시간이 나를 위해 잠시 멈춰준다면, 다른 사람과 발을 맞춰서 갈 수 있을까?
#4. 잃어버린 인연을 다시 찾는다면
레이카는 멈춘 하루 동안 하지메를 추억의 장소로 데리고 간다. 함께 사진을 찍고, 못 봤던 얼굴을 실컷 마주보기도 한다.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조금 의문이 드는 부분이지만, 항상 그보다 두 발짝 느린 그녀는 그와 보내고 싶었던 시간을 마음껏 보내고 즐거운 얼굴이다.
하지메는 사라진 하루의 행방을 쫓다가 결국 그녀가 누군지 알아낸다. 그녀는 그를 잊은 적 없다. 어릴 적 자신을 살게 해주었던 친구에게 계속해서 편지를 보내고 있었고, 그가 일하는 우체국에 가서 매일 우표를 사서 자신을 잊은 그에게 편지를 부친다.
하지메는 약속을 잊어버리는 것도 빨랐고, 레이카는 약속을 잊기에도 너무 느릴 뿐이다. 하루를 잃어버린 대가로 하지메는 잃어버린지도 몰랐던 인연을 다시 찾게 된다. 하지메는 빠르게 레이카를 만날 수 있는 지점으로 전근하고, 사고를 당했던 레이카는 한발 늦게 우표를 사러 온다. 다른 속도로 살아가도 기억은 그 자리에 모두 남아있었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인연을 잃어버린다. 시절 인연이라고,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내 속도로 잡아놓을 수는 없기 마련이다. 마음이 남아 있다면 그 인연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영화는 긍정적으로 대답한다. 결국 속도보다 마음과 방향성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5. 생강을 넣을까 말까
하지메는 엄마와 국수를 먹다가 아버지가 사러 나갔던 생강 이야기를 나눈다. 국수에는 생강을 넣으면 전체의 맛이 변해버린다고, 넣지 않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
그런데도 하지메의 아버지는 멈춘 하루를 이용해 집에 들러서 아내의 손에 생강을 쥐여준다. 하지메에게는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겠다고 했기에, 레이카에게 100엔을 남긴다. 매우 늦었지만 나름 이전 가족들에게 남기는 마무리 인사다.
어떤 사소한 것들은 우리 삶 전체를 흔들어버리곤 한다.
생강, 깁스 위의 낙서, 그리고 사진 한 장처럼.
*본 리뷰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 시사회에 참석하여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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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워내야 채울 수 있다는 깨달음!
비워내야 채울 수 있다는 깨달음! <문경>은 번아웃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이 메시지를 오롯이 전하는 영화다. 이를 위해 인물들은 시간이 멈춘 듯 천천히 걷고, 문경의 푸른 산과 맑은 계곡 등 자연을 바라보며 힐링을 얻는다. 힘들었던 자신의 과거를 토로하며,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도 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넌지시 묻는다. 함께 비움을 실천하겠냐고.
직장인들이 매일 힘듦을 겪듯 문경(류아벨)도 예외는 아니다. 예술 전시 기획 담당 팀장인 그는 팀 내 일도 잘하고 성실한 계약직 초월(채서안)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회사는 묵묵부답. 결국 초월은 계약직 만료가 되어 홀연히 사라진다.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문경은 회사 복귀 후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복잡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초월의 고향이자 자신의 이름과 같은 문경으로 휴가를 떠난다. 그곳에서 우연히 첫 만행을 나선 비구니 가은(조재경), 길 잃은 강아지 길순을 만난 그는 유랑 할매(최수민) 집에서 신세를 진다. 그리고 그날 밤 이들은 저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아픈 과거를 꺼낸다.
<문경>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가진 이들이 만나 펼치는 로드무비 형식을 취한다. 도시에 사는 직장인 문경과 산 속 사찰에서 지내던 비구니 가은은 문경이라는 특별한 곳에서 조우하고 길순이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이들의 만남은 우연이지만, 점점 필연이 되어가는 과정이 펼쳐지는데, 서로 접점 하나 없는 이들이 가까워지는 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실과 부채감이 드러나면서다.
길순이가 맺어준 거나 다름없는 이들은 유랑 할매 집에서 비로소 공통점을 찾는다. 바로 자신과 가까운 이가 세상을 떠났고, 그에 따른 상길과 부채감이 마음 깊숙이 자리해 있다는 점이다. 문경은 가수를 꿈꿨던 동생을, 가은은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 특히 가은은 과거 일어났던 사회적 참사를 연상케 하는 장소의 유일한 생존자로 그 죄책감에 비구니가 되기로 결심한 것. 이들이 각각 초월과 길순이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이유는 이 전사 때문이다.
유랑 할매도 마찬가지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후 마음의 문을 닫은 손녀 유랑(김주아)을 보살피는 그는 미리 그 아픔을 알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가득하다. 손녀만 생각하면 마음이 디비진다(뒤집히다의 경북 방언)는 그의 말에는 어른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신의 책망이 담겨있다.
이런 이들의 아픔이 치유되는 곳은 유랑 할매의 집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법한 자연처럼, 이 집은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어 주는 공간으로 표현된다. 특히 툇마루에 앉아 문경은 동생, 가은은 친구, 유랑 할매는 손녀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그동안 감춰뒀던 아픔을 끄집어내고 서로 교감한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의 공감과 이해는 비로소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집은 자연스럽게 이들의 마음을 여는 환경을 조성한다. 마치 자연이란 따뜻한 품 안에서 사람으로 받은 상처, 사람으로 치유하는 격이랄까. 물질적인 것이 아닌 마음을 나누고 배려하는 행동만으로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걸 영화는 말하고 있다.
기존 힐링 영화처럼 <문경>은 자극적인 소재나 구미를 당기는 이야기들이 별로 없다. 선유동계곡, 윤필암, 고모산성, 주암정, 진남교반, 잉카마야박물관 등 문경의 아름다운 풍광이 시선을 사로잡지만, 자칫 문경시의 홍보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사찰 음식을 먹는 듯한 심심함이 영화 전반에 깔리는데, 그 맛이 나쁘지 않다. 건강하다. 장르 영화와 비교했을 때야 단점으로 각인되지만, 영화의 메시지를 도드라지게 보이기 위한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두 시간 동안의 힐링 여정은 그 의미를 더한다.
이 영화가 힐링을 전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 건 신동일 감독의 변화된 연출력에 있다. <방문자>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반두비> 등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 이들의 관계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조망했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문경과 가은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이어 나간다. 단, 이전과 다르게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전 서로의 다름을 첨예한 대립으로 이끌고 갔던 작품들과 달리, <문경>에서는 그 다름을 이해하는 쪽으로 가져간다. 여성과 여성의 관계, 인간과 개(동물)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로 확장해 공감을 통한 연대의 가능성도 펼친다. 이는 길순의 시선으로 인간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샷만 봐도 알 수 있다.
<문경>은 소박한 이야기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담는다. 욕심 보단 비움, 인과응보 보단 인연과보(因緣果報, 어떤 일이 일어나려면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원인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의 철학으로 인간 세상의 모습을 담는다. 이런 이유에서 <문경>은 지금 우리 삶에 필요한 영화라고 보인다. 기자간담회에서 문경 역을 맡은 류아벨 배우는 “그냥 우리가 사는 이야기 같은 점이 좋았다”고 작품의 매력을 소개했다. 특별함은 없지만, 봐도 봐도 마냥 좋은 자연의 모습처럼, 이 영화도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 여름의 마지막 끝자락, 문경으로 힐링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
사진 제공: 트윈플러스파트너스
평점: 3.0 / 5.0
한줄평: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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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니엘이 추천하는 마블 영화 BEST 5
슈퍼히어로라고 하면 인기가 많은 마블 영화를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오늘은 하니엘이 추천하는 마블 영화 BEST 5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저의 주관적인 관점이 들어가 있음을 밝힙니다.
1.어벤져스(The Avengers)
|최강의 마블 영화라고 해도 되는 어벤져스
제가 첫 번째로 추천하는 영화는어벤져스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어벤져스라는 영화는 마블의 슈퍼히어로에 대해 더욱더 파고들게 했던 작품인데요 어벤져스라는 슈퍼히어로집단은 가상의 존재이자 우리에게는 우주와 지구를 지키는 친숙한 존재죠 어벤져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지금까지 있게 한 No.1의 마블 영화이고 우리나라에서는 800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한 마블 영화입니다. 어벤져스는 캡틴 아메리카의 리더십&아이언맨의 슈트&강력한 괴력의 힘을 가진 헐크&천둥신 토르&명사수 호크아이&격투계의 신 블랙 위도우로 구성된 팀인데요 처음에는 팀워크가 불안정했으나 중후반에 가서는 지구를 침공한 치타우리 종족과 싸워 맹활약을 하게 되죠 제일 인상 깊던 장면은 헐크가 로키를 패대고 땅에 쳐박는 장면입니다.
2.아이언맨(Iron Man)
|마블 슈퍼히어로계의 건담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명석한 두뇌에 플레이보이의 기질까지 갖춘 매력만점 억만장자인데요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 슈트를 착용하는 장면은 정말 감탄을 자아 지게 만들었습니다. 흔히 마블계의 건담이라고 할 정도로 최첨단 슈트이고 쫄쫄이를 입은 슈퍼히어로에 대한 편견을 부숴버렸죠! 아이언맨은 저에게 있어서 슈트로써는 가장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3.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Guardians Of The Galaxy VOL.2)
|우주에서 제일 웃긴 코믹 슈퍼히어로 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은하계를 지키는 슈퍼히어로팀인데요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스타 로드&가모라&로켓 라쿤&드렉스 디스토로이어&그루트로 이루어져 있는 매력적인 팀입니다. 스타 로드의 잘생김과 타노스의 딸인 가모라는 걸크러쉬의 매력을 뽐냈고 헐크 못지않은 드렉스의 남자다움과 로켓 라쿤&그루트의 위트 있는 유머는 관객들을 사로잡고도 남았죠 그런데 제가 1이 아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를 뽑은 이유는 Mr.욘두때문입니다. 스타 로드의 진정한 아버지인 Mr.욘두는 우주 해적이었지만 스타 로드를 친자식처럼 생각하고 있었고 진짜 아버지인 에고는 스타 로드를 자기를 위해 이용한 반면에 욘두의 의리는 정말 멋지고 또 멋졌습니다. 하필 어버이날과 가까운 날인 5월에 개봉을 해서인지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마블 영화였고 우주적 감동을 준 마블 영화였습니다!
"이 구역의 진정한 아버지 하면 나 아니가~"
4.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지킨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코믹스내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아주 필수적인 존재이자 시빌 워(코믹스)도 손짓 한 번으로 멈출 만큼 강한 힘을 가진 존재이죠 닥터 스트레인지는 에이션트 원을 이은 소서러 수프림이자 지구 생텀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다크 디멘션의 지배자인 도르마무에게 먹혔을지도 모를 겁니다.
대망의 저의 슈퍼히어로 영화는 두근두근두근두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Avengers: Infinity war)
|타노스 형님이 나오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타노스형님의 포스는 제가 봐도 ㅎㄷㄷ한데요... 타노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어벤져스의 끝판왕이라고 할 만큼 큼지막한 덩치는 헐크도 때려눕혔고 어벤져스 전체와 싸워이겼습니다. 물론 피해도 있었지만요 저는 마지막 장면이 제일 인상이 깊었는데요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모아 핑거 스냅으로 우주의 생명체의 절반을 없애는 장면은 악이 선을 이길 수 있다일명 권악징선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여러모로 저에게 충격을 준 작품이자 대작이었습니다!
하니엘이 추천하는 마블 영화 BEST 5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하니엘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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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이야기로 현재의 문제를 살펴보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논문을 쓰던 대학원생 무렵 논문 심사가 끝나고 보상으로 영화관에 가서 본 작품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었다. 여성 캐릭터 3명이 메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 끌려서 보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기대가 조금 컸기에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정말 오래간만에 영화관에서 눈물 흘리며 보고 나온 작품이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시놉시스
“마이 드림 이즈 커리어우먼” 1995년, 토익 600점만 넘기면 대리가 될 수 있다! 입사 8년차 동기인 말단 여직원들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모였다. 실무 능력 퍼펙트, 현실은 커피 타기 달인인 생산관리3부 오지랖 ‘이자영’과 추리소설 마니아로 뼈 때리는 멘트의 달인 마케팅부 돌직구 ‘정유나'. 그리고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 실체는 가짜 영수증 메꾸기 달인 회계부 수학왕 ‘심보람’은 대리가 되면 진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푼다.
내부고발이라도 하게? 나서지 마. 우리만 다쳐. 잔심부름을 하러 간 공장에서 검은 폐수가 유출되는 것을 목격한 ‘자영’은 ‘유나’, ‘보람’과 함께 회사가 무엇을 감추고자 하는지, 결정적 증거를 찾으려 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싸움, 세 친구는 해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고군분투를 시작한다. 아이 캔 두 잇, 유 캔 두 잇, 위 캔 두 잇! 회사와 맞짱 뜨는 용감한 세 친구의 이야기다.
성장주의와 그림자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사는 '오늘의 너는 어제의 너보다 성장했어!' 이다. 마케팅팀 부장이 팀원들을 독려할 때 자주 사용하는 대사였다. 이 대사처럼 영화는 성장과 발전만이 대한민국이 살 길이라는 신념 아래 경제 부흥을 일궜던 1980, 90년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칠흙같은 어둠도 같이 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우연하게, 한 순간의 실수로 페놀이 유출되었고, 이를 알아차렸지만 성장에 방해되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덮어버리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성장에 중동되어 점차 곪아가는 부위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그래서 결국 절단을 할 지경이 되어서야 후회를 하고 수습에 나서는 모습을 통해 비뚤어진 성장주의를 잘 드러낸 작품이었다.
연대의 힘을 보여주다1980, 90년대의 비뚤어진 성장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이 영화는 현 시점에도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작품이었다. 현대사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주의를 다시금 생각해보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연대의 힘을 굉장히 강조하는 작품이다. 힘이 잆는 말단 직원 한 사람이 회사를 구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사람들이 여러명 모여서 힘을 합치면 권력과 자본 앞에서도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어쩌면 조금은 판타지적이지만 연대의 힘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이러한 연대 속에서 현재 우리 사회가 너무나도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우리 사회의 문제를 연대의 힘을 활용해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확장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워라벨의 의미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대사가 있었다. '내가 일하는 회사가 조금 더 좋은 일을 하는 곳이었으면 좋겠어.' 이자영이 사람들을 규합하는 장면에서 했던 대사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다. 어떤 사람도 나쁜 일을 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 이자영은 그래서 자신이 회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본다. 다시 말해, 자신의 자아실현을 회사와 함께 이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이 장면을 통해서 워라벨이 무엇일까?하는 의문점이 들었다. 조금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직장과 일상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워라벨은 그 이면에 직장은 '스트레스를 받는 공간', '삶을 영위하기 위해 돈을 버는 곳'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일상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직장에서 번 돈으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시간을 의미한다. 워라벨을 추구하는 것이 사회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필자 역시 그렇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이 영화 속 이자영의 모습을 보면서 하루에 최소 8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는 삶의 풍요를 느낄 수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라벨이라는 이분법적인 분리 때문에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더욱 조성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내 삶의 풍요를 직장에서도 일상에서도 같이 일궈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학천재 보람에게 부장에 항상 하는 말이었던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라는 말이 회사 때려치우고 너 하고 싶은대로 살아라가 아니라 회사든 일상이든 내가 위치한 소속에서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살라는 말로 필자에게는 다가왔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유쾌하게 웃으러 영화관에 갔다가 감동을 받고, 사회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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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속에서 숨쉬는 여자들의 연대는 뜨겁다
* <밀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밀수 (2023)
감독: 류승완
출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장르: 범죄, 액션, 코미디
개봉일: 2023.07.26
상영시간: 129분
평화롭던 1970년대의 작은 도시 군천, 해녀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은 동료들과 함께 물질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바다 근처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자 어패류가 대량으로 폐사하는 사태에 이르고, 해녀들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는다. 어려서부터 먹고 살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던 '춘자'는 밀수가 돈이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진숙'과 해녀들을 밀수판에 끌어들인다. 물 속에 들어가 물건만 건져 올리면 끝인 밀수 작업은 반평생을 바다에서 살아온 해녀들에게 천직이나 다름 없었다. 그렇게 돈맛을 막 보려던 찰나, 세관 단속에 걸려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진숙'은 눈앞에서 모든 것을 잃는다.
혼란을 틈타 홀로 탈출에 성공한 '춘자'는 서울로 상경해 밀수업을 이어가며 돈을 벌어들인다. 괄괄하고 대담한 성격 탓에 전국구 밀수왕 '권상사(조인성)'를 만나 죽을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절박한 그녀는 기지를 발휘해 다시금 해녀들에게로 향하는 방편을 모색한다. '권상사'를 만나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밀수판, '춘자'는 또다시 '진숙'과 해녀들을 밀수판으로 끌어들인다. '진숙'은 여전히 '춘자'와의 앙금을 풀지 못했지만, 동료들을 위해 리더로서 큰 결심을 내린다. 이제 그 누구도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되는 곳이 된 바닷가에서,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서로를 믿기로 해본다.
<밀수>는 한국형 범죄액션의 대가로 불리는 '류승완'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여성 투톱 영화이자 해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범죄액션활극이다. 대중성을 노린 텐트폴 작품인만큼 플롯은 제법 익숙하다. 돈을 벌기 위해 주인공들이 범죄에 손을 대고,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위험에 휩싸이며, 배신과 협력을 오가다 결국 악의 세력에 맞서 고군분투 하게 된다는 이야기. 할리우드 케이퍼 무비나 여름 시즌을 노린 한국 범죄영화에 숱하게 등장했던 형식의 이야기 구성이다.
뻔한 스토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건 단연 여성 캐릭터들이다. 언제나 남자들이 메인으로 나섰던 한국 범죄액션오락물에서 여자들이 주축으로 나섰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직업이 생계형 해녀라는 것만으로 <밀수>는 같은 장르의 영화들 사이에서 신선한 포지션을 차지하게 된다. 몸소 밀수 작업을 수행하는 것도, 힘 있는 남자들 사이에서 두뇌싸움을 벌이는 것도, 끝에 승리를 손에 쥐는 것도 모두 여성들이다. 새롭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식상함을 탈피할 수 있던 건 캐릭터의 서사를 통해 흥미로운 변화를 꾀했기 때문일 것이다.
<밀수>를 관통하는 여성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한 건 개연성 있는 갈등 해결 구조와 적절한 캐릭터 활용법이다.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그리고 '춘자'와 '진숙'의 사회적 위치를 생각하면 이들이 밀수판에서 전면적으로 활약하기란 쉽지 않다. 밀수왕 '권상사'는 누구보다 이 바닥을 잘 아는 베테랑 꾼이며 '장도리(박정민)'는 믿음직스럽지 못하긴 해도 졸개 수십 명을 줄줄이 끌고 다닌다. 물리적 힘과 권력에서 모두 열세인 해녀들이 이 잔혹한 범죄 판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해녀들에겐 '권상사'의 '쿠엔틴 타란티노'식 무쌍 액션신도, '이장춘(김종수)'와 '장도리'의 엽총과 칼자루도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들에겐 투쟁의 근거지로 삼아왔던 바다가 있고, 배신과 의심으로 똘똘 뭉친 남자들에게 없는 뜨거운 연대가 있다. 후반부 수중액션 장면이야말로 끝까지 이들을 얕잡아 본 남자들을 상대로 해녀들의 힘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물론 물 속에서 맨손으로 남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해녀들의 반격은 살짝 어설퍼 보이기도 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해녀들이 '아쿠아맨' 마냥 물 속에서 수준급 액션을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판타지가 아니었을까. 오히려 완벽해 보이지 않아서 현실적이었고, 돈에 대한 탐욕보다는 서로를 지키려는 해녀들의 끈끈한 동료애가 엿보여서 좋았다. '춘자'와 '진숙', 그리고 해녀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주도권을 차지하고, 혈투 끝에 승리를 쟁취한 것으로 여성 서사의 깔끔한 완결을 이뤄냈다.
여성 서사를 이끈 주역 '김혜수'와 '염정아'는 상반된 스타일의 연기로 작품의 중심을 잡아주며 콤비로서의 호흡도 뛰어나다. 초반부 '춘자'의 연기 톤이나 과장된 표정연기는 오버액션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점차 안정감이 더해지자 '김혜수'가 해석한 '춘자' 캐릭터에도 조금씩 적응이 된다. 가볍고 만화적인 캐릭터들이 판을 치는 와중 유일하게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친 '염정아'는 밸런스 면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점했으며 '김혜수'와의 캐릭터 대비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조연이지만 가장 뛰어난 존재감으로 엄청난 매력을 보여준 '고민시'의 감초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박준면', '김재화', '박경혜' 등 동료 해녀들을 연기한 배우들도 마치 실제 그곳에 존재할 것 같은 실감나는 표현력을 보여주며 극중 최고의 액션신을 남긴 '조인성'과 '박정민', '김종수'의 캐릭터 변신도 훌륭하다. 말로만 내세운 여성 서사가 아닌 여배우들이 역량을 맘껏 표출할 수 있는 판을 제대로 깔아주었으며 남배우들과의 적절한 케미스트리도 극에 매끄럽게 녹아들었다.
손익분기점 돌파를 확정지으며 2023 여름 텐트폴 영화 중 가장 먼저 흥행에 성공한 <밀수>. 이렇게 여성 주연 영화는 투자 받기 힘들다는 한국 영화의 고리타분한 편견을 깨부수고, 앞으로 여성이 주축으로 활약하는 텐트폴 영화도 다양하게 개봉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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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영상이 하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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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범죄도시2> 메인 예고편
가리봉동 소탕작전 후 4년 뒤,
금천서 강력반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 오라는 미션을 받는다.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와 ‘전일만’(최귀화) 반장은 현지 용의자에게서 수상함을 느끼고,
그의 뒤에 무자비한 악행을 벌이는 ‘강해상’(손석구)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은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역대급 범죄를 저지르는 ‘강해상’을 본격적으로 쫓기 시작하는데...
나쁜 놈들 잡는 데 국경 없다!
통쾌하고 화끈한 범죄 소탕 작전이 다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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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폭군> 캐릭터 예고편
누구보다 먼저 마지막 샘플을 차지해야 한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모인 네 사람🔥 청소부 '임상' 설계자 '최국장' 추격자 '폴' 기술자 '채자경' [신세계] [마녀] 박훈정 감독 작품 [폭군] 8월 14일 디즈니+ 단독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