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크렁2024-07-02 23:16:29
잃어버린 인연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영화 <1초 앞, 1초 뒤, 2024> 리뷰
"안녕, 혹시 나 기억해?"
얼마 전 인스타그램으로 DM을 받았다.
기억이 안 날 리가 없다. 우리는 쉬는 시간이면 매점도 함께 가고, 체육 시간이면 함께 배드민턴 짝꿍을 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으니까. 당시 우리는 둘 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을 잘 하지 않았던 탓에, 고등학교를 각자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그녀와 내가 친했던 기간은 딱 1년.
그리고 연락을 하지 않았던 그 이후의 시간은 20년.
나는 잃어버렸던 친구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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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초 앞, 1초 뒤, 2024>는 대만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 2021>을 리메이크한 일본 작품으로, 다른 사람보다 1초 빠르게 살아가고 있는 하지메(오카다 마사키)와 남들보다 1초 느린 레이카(키요하라 카야)가 함께 보내게 되는 하루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남들과 속도가 다를 때
하지메(오카다 마사키)는 남들보다 빠른 템포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진을 찍히기 1초 전에 웃고, 달리기 출발 신호를 외치기 1초 전에 출발하며, 알람이 울리기 1초 전에 일어난다. 연애를 할 때에도 상당히 빠른 템포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자 친구를 사랑한다며 라디오에 사연을 제보하기도 하고, 그녀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덜컥 돈을 빌려주려고까지 한다.
반면에 레이카(키요하라 카야)는 1초 느린 삶을 살고 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피사체가 움직이고 난 후에야 셔터를 누르고, 남들이 묻는 질문에 항상 조금씩 늦게 대답하며, 시험 문제지 뒷장은 풀지도 못한다.
하지메를 보면 왜 이렇게 급한가 싶고, 레이카를 보고 있자면 느려서 답답함이 올라온다. 모든 사람이 속도를 맞추면서 살아가지는 않는데도, 모두가 공유하는 일상의 템포란 그 자체로 존재한다. 가끔 그 속도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말이 정말 빠르다던가 혹은 행동이 정말 느리다던가.
물론 물리적인 속도 이외에 사회적인 템포도 존재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에 따른 정상 속도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다. 20살이 되면 대학을 가고, 20대 중반에는 취업을 하고, 30대에는 결혼을 하고, 뭐 그런 것들. 그런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다면 남들보다는 사회생활의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이 대만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사회적인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2. 마이 미씽 발렌타인
<1초 앞, 1초 뒤>는 상당히 로컬라이징이 잘 되어있다. 대만 원작 <마이 미씽 발렌타인>과의 차이점을 꼽자면 가장 먼저 주인공 남녀의 성별 반전이 되었다는 것인데, 이 하나만으로도 두 가지 영화를 모두 볼만한 가치가 생긴다. 다른 영화들도 리메이크를 한다면 성별 반전을 해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원작에 없던 버스 기사와 동생 커플 캐릭터가 추가되었고, 썸을 타는 상대 캐릭터도 살짝 변형되었다. 개인적으로 <1초 앞, 1초 뒤>에서 가수 지망생으로 나온 사쿠라코(후쿠무로 리온)의 목소리와 노래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빠져들었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하루가 발렌타인 데이였다는 설정이지만, <1초 앞, 1초 뒤>에서는 지역 축젯날로 바뀌었다. 영화의 배경은 '천년의 도시'라고 불리는 교토인데, 지역적인 특성을 살리면서 판타지 장르와도 더욱 어울리기도 한다. 전통이 깊은 도시의 지역 축젯날에는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영화는 화자를 바꾸어서 동일한 이야기를 두 번 전개하는데, 화자의 시점에 따라 동일한 장소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 템포 빠른 하지메는 로맨틱한 하루를 보내지만, 한 템포 느린 레이카가 지켜본 하지메의 하루는 그냥 사기꾼에게 돈을 뜯기는 과정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1초 만에 지나버린 하지메의 하루와는 달리 레이카는 24시간을 알차게 보내게 되는데, 이 부분은 사실 원작보다는 살짝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원작에서는 조금 더 추억을 찾아가는 아련한 느낌이 강했다면, <1초 앞, 1초 뒤>에서는 저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레이카의 고군분투가 조금은 소름 끼치게 느껴지기도 한다. 로맨스 영화라는 점을 계속 상기하면서 봐야한다.
#3. 궤도 이탈자
개인적으로는 가출했던 하지메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하지메의 아버지는 레이카와 비슷하게 남들보다 느린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국수에 넣을 생강을 사러 간다고 나가서는 집에 돌아오지 않은 실종자다.
그는 자신의 속도로는 세상을 따라갈 수 없기에, 자신만의 템포로 살아가기 위해서 집을 떠났다고 고백한다. 앞에 언급했듯 이 영화는 사회적인 속도에 관한 이야기를 깔고 있는데, 그는 사회 궤도 밖으로 아예 벗어나 버리는 것을 선택한 사람을 의미한다.
정속으로 살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삶은 녹록치가 않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들은 저 앞에 나가 있고, 나는 이제야 마음먹었고 시작하는 일을 다른 사람들은 수월하고 능숙하게 해내기만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답답해하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국 궤도를 이탈하는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이들에게 영화 <1초 앞, 1초 뒤>는 물리적인 하루를 선물한다.
만약 시간이 나를 위해 잠시 멈춰준다면, 다른 사람과 발을 맞춰서 갈 수 있을까?
#4. 잃어버린 인연을 다시 찾는다면
레이카는 멈춘 하루 동안 하지메를 추억의 장소로 데리고 간다. 함께 사진을 찍고, 못 봤던 얼굴을 실컷 마주보기도 한다.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조금 의문이 드는 부분이지만, 항상 그보다 두 발짝 느린 그녀는 그와 보내고 싶었던 시간을 마음껏 보내고 즐거운 얼굴이다.
하지메는 사라진 하루의 행방을 쫓다가 결국 그녀가 누군지 알아낸다. 그녀는 그를 잊은 적 없다. 어릴 적 자신을 살게 해주었던 친구에게 계속해서 편지를 보내고 있었고, 그가 일하는 우체국에 가서 매일 우표를 사서 자신을 잊은 그에게 편지를 부친다.
하지메는 약속을 잊어버리는 것도 빨랐고, 레이카는 약속을 잊기에도 너무 느릴 뿐이다. 하루를 잃어버린 대가로 하지메는 잃어버린지도 몰랐던 인연을 다시 찾게 된다. 하지메는 빠르게 레이카를 만날 수 있는 지점으로 전근하고, 사고를 당했던 레이카는 한발 늦게 우표를 사러 온다. 다른 속도로 살아가도 기억은 그 자리에 모두 남아있었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인연을 잃어버린다. 시절 인연이라고,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내 속도로 잡아놓을 수는 없기 마련이다. 마음이 남아 있다면 그 인연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영화는 긍정적으로 대답한다. 결국 속도보다 마음과 방향성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5. 생강을 넣을까 말까
하지메는 엄마와 국수를 먹다가 아버지가 사러 나갔던 생강 이야기를 나눈다. 국수에는 생강을 넣으면 전체의 맛이 변해버린다고, 넣지 않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
그런데도 하지메의 아버지는 멈춘 하루를 이용해 집에 들러서 아내의 손에 생강을 쥐여준다. 하지메에게는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겠다고 했기에, 레이카에게 100엔을 남긴다. 매우 늦었지만 나름 이전 가족들에게 남기는 마무리 인사다.
어떤 사소한 것들은 우리 삶 전체를 흔들어버리곤 한다.
생강, 깁스 위의 낙서, 그리고 사진 한 장처럼.
*본 리뷰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 시사회에 참석하여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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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3년, 1974년, 2023년의 임신중지
1963년, 1974년, 2023년의 임신중지
〈앵그리 애니〉
아래로6★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 소설 《사건》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레벤느망〉에서 주인공 안은 두 번의 임신중지를 시도한다. 뜨개질바늘을 사용해 혼자서 한 번, 불법 시술소에서 또 한 번. 〈레벤느망〉은 이 고통스러운 순간을 비껴가지 않는다. 안의 거친 호흡과 고통스러운 신음, 날카로운 시술 도구가 안의 몸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럼으로써 ‘불법’이라는 추상적 규범이 초래하는 위험과 이것이 우리에게 남기는 수치심을 고발한다.
〈레벤느망〉의 배경은 1963년의 프랑스다. 〈앵그리 애니〉는 그로부터 10년 후의 일을 다룬다. 두 아이가 있는 엄마 애니는 임신중지가 가능한 곳을 수소문해 한 서점을 찾는다. 서점 직원은 찾는 책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혹시 모임에 온 것이라면 커튼 뒤쪽으로 가 보라고 말한다. 커튼 뒤에는 ‘불법이지만 비밀은 아닌’ 일이 이뤄지는 중이다. 그곳에 모인 여성들은 임신중지가 필요한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그러자 누군가가 그들에게 사려 깊은 태도로 앞으로 어떻게 일이 진행될지 상세한 설명을 해준다. 임신중지에 어떤 도구를 활용할지 하나하나 일러주고, 모든 궁금증에 상냥히 응대한다. 겁에 질려 그곳을 찾은 여성들의 긴장이 조금씩 풀린다. 그들은 MLAC, 임신중지와 피임의 자유를 위한 운동의 활동가다.
이제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시작된다. 애니는 임신중지를 위해 침대에 눕는다. 의사 한 명과 활동가 둘이 애니 곁에 있다. 그들은 애니에게 거울로 자궁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자기 몸의 아름다움을 긍정하기 위함이다. 의사는 애니가 불편함을 느끼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활동가는 애니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내내 곁을 지킨다.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 “끝났다고요?” 임신중지가 마무리되자 애니가 깜짝 놀라 묻는다. 임신중지 경험이 있는 애니에게는 이토록 쉽고 간단하고 안전하게, 심지어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며 임신중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레벤느망〉의 임신중지 장면과 달리, 〈앵그리 애니〉의 임신중지 장면은 심지어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두 영화가 임신중지를 재현하는 방식의 차이는 여성의 임신중지 경험이 어떤 환경과 맥락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극적으로 대비한다.
MLAC 덕에 공포가 안도로 바뀐 애니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경험에 계속 잊히지 않는다. MLAC의 도움으로 임신중지를 하는 여성은 안전하고 믿음직한 환경에서 임신중지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기부금 형식으로 비용을 지불하면 됐다. 그들의 활동이 자신에게 가져다준 커다란 평온에 감명받은 애니는 순수한 호기심이 인다.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 불법 행위를, 심지어 비밀리에 진행하지도 않는 이들은 모두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데, 애니는 그런 그들에게 마음이 움직인다.
그러던 중 애니에게도 각성의 순간이 온다. MLAC 조직이 여러 곳에서 활동하긴 했어도 임신중지를 원하는 모든 여성을 돕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즉, 여전히 많은 여성이 위험한 환경에서 임신중지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여성이 이 과정에서 죽었다. 애니의 이웃도 마찬가지였다. 애니는 본격적으로 MLAC 활동을 시작한다. 활동을 통해 자신의 편견을 조금씩 수정해나가고, ‘생명 파괴’ ‘문란함’ 등의 낙인 때문에 여성들이 임신중지에 얼마나 큰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도 직접 대면한다.
애니가 MLAC 활동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영화의 질문은 확장된다. 〈앵그리 애니〉는 그저 임신중지의 합법화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영화에는 더 크고 깊은 질문이 담겼다. MLAC를 찾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기존 활동가, 의사만으로는 모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오랫동안 단체에서 의사를 돕던 활동가들이 직접 임신중지 시술을 집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주로 남성으로 구성된 MLAC의 의사들이 반발한다. 자칫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기에 전문가만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 여성들은 의사 없이 임신중지보다 훨씬 더 위험한 출산을 인류의 탄생 때부터 서로 도우며 해왔고, 시술법이 발전한 덕에 임신중지의 절차가 비교적 간단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MLAC 여성 활동가들은 여성들의 느끼는 공포에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었다.
이는 남성/국가/전문가 집단이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독점하는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야 애니는 화를 내는데(‘앵그리 애니’), 그 이유도 이 때문이다. MLAC의 활동이 큰 이슈가 되어 임신중지가 합법화되었으나 합법화가 의료 기관이 그 권한을 독점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MLAC에서 가능했던 여성들 간의 연대, 여성 경험의 가시화 등은 배제된 채(즉 MLAC에서 여성들이 쌓아 온 역량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채) 여성이 다시금 남성/국가/전문가의 수동적 객체로 위치지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에 애니는 화가 난다. 임신중지가 합법화된 후 병원에서의 임신중지는 위험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여성을 다시금 외롭게 만들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MLAC 활동을 하며 애니가 가족에 ‘소홀해지는’ 과정과 이로 인한 가족 내 갈등을 통해서는 여성이 가사노동의 책무 때문에 사회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을 받는 상황을 짚기도 한다. 〈앵그리 애니〉는 단순히 낙태죄 폐지가 진보·정답이 아님을, 여기에는 이를 초과하는 다양한 결의 질문과 고민이 동반되어야 함을 보인다. 임신중지에 관한 단편적 이해와 서사를 넘어, 여기에 무수히 많은 이슈가 결합되어 있음을 보이는 이 영화는 낙태죄가 페지된 이후에도 여전히 아무런 후속 입법 조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무책임한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임신중지 이슈에 관한 필람작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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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할을 바꿔도 결혼은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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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아름 결혼하다 (Areum Married, 2019)
제작 : 한국, 셀프 다큐멘터리
감독 : 박강아름 │ 출연 : 박강아름, 정성만, 정보리강, 슈슈
등급 : 전체관람가 │ 러닝타임 : 86분여자를 따라 유학길에 오른 남자
우리가 흔히 아는 유학 커플의 사연이란. 남자가 박사과정을 취득하러 해외 유학길에 오를 때, 교제 중이던 여자 친구에게 결혼을 약속하며 함께 가자고 하는 그런 사연일 것이다. 남자는 공부를 하고, 여자는 공부하는 남자를 위해 일명 내조라 불리는 가사를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의 '아름'과 '성만'은 이 젠더 역할을 완전히 뒤집었다. 프랑스에 가서 영화 공부를 하고 싶었던 아름은 성만에게 제안했다. "나는 프랑스에 가서 영화 공부하고, 당신은 요리 공부했으면 좋겠다"라고. 36살까지 서울을 떠나본 적 없던 서울 토박이 성만은 그렇게 애인 아름을 따라 프랑스로 갔다.
여기서부터 벌써 슬슬 웃겨서 입꼬리가 씰룩거리기 시작했다. 성만이 주부우울증에 걸린 것이다. 프랑스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 성만에게 주어진 젠더 역할이 기존의 '아내'역할이었기에, 집에서 외부와의 소통 없이 살림과 요리를 담당하던 그는 점점 시들어간다. 반면 아름은? 그녀는 프랑스어에 능통했기에, 마치 기존 젠더 역할의 '남편'처럼 경제와 행정을 담당했으며, 학교를 다니는 터라 외부인과의 소통도 잦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름이 바깥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성만에게 재잘재잘 얘기하고 싶어 하면, 주부인 성만은 이미 가사노동에 지쳐 받아줄 여력이 없는 식이다. 아, 이렇게 남자 여자 역할이 바뀔 수도 있는 거구나.
보리가 태어나고, 결혼은 더욱이 현실이 되다
아름은 프랑스 유학 도중 임신을 했고 출산을 했다. 그녀의 몸을 빌어 나온 아기 '보리'를 돌보는 것은 당연히 이 가정에서는 성만의 몫이다. 아름은 출산 후 다시 학구열에 불타기 시작하고, 성만이 차려주는 도시락을 들고 학교에 간다. 젠더 역할이 바뀐 결혼생활이라 해서 다를 건 없었다. 여전히 살림을 하는 쪽은 우울증을 겪고, 경제를 담당하는 아름의 목소리는 어쩐지 커진다. 이번 달 식비는 왜 이렇게 많이 나왔냐며 타박하던 남편의 역할을 아름이 하고 있고, 가사노동 파업을 선언하고 가출하는 쪽은 성만이다. 그러니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게 아니라 사회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음을, 박강아름 감독은 자신의 결혼생활을 통해 증명하고 있는 셈이었다.
영화 속의 코너, 외길식당
영화 속에서 부부가 운영하는 '외길식당'은, 원래 이 다큐멘터리의 본 소재였다고 한다. 자신을 따라 프랑스에 왔다가 주부우울증에 걸린 성만을 위해, 아름이 기획한 일이었다. 요리 일을 해왔던 성만은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가난한 유학생인 아름-성만 부부가 생활비를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외길식당 자체보다는 성만과 아름의 결혼에 대한 성찰이 많아지면서, 영화의 주제는 곧 '결혼'이 되었다. 때문에 외길식당은 영화 속의 작은 코너가 되어버렸지만, 외길식당의 지분은 꽤나 존재감 있고 또 의미 있었다. 특히나 2차로 진행된 '외길식당'에서는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커플들이 손님으로 오면서, 영화의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
2차 외길식당을 진행할 당시, 아름과 성만 부부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보리)와 서로 간의 막중한 노동으로 다투는 일이 잦아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감독인 아름의 머릿속에는 "결혼이란 건 뭘까?"라는 생각이 피어오른다. 다른 이들을 통해 그 답을 얻고 싶었던 박강아름 감독은, 외길식당의 손님으로 현지 커플들을 초대하기로 했다. 비록 감독은 외길식당을 통해 명쾌하게 그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밝혔지만, 관객인 나는 여러 모습의 국제커플들을 보며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프랑스에 존재하는 제도인 '팍스'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예식을 올린 뒤 서로의 가족과 끈끈하게 얽혀야 하는 것이 결혼제도라면, '팍스'는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롭지만 배우자 권리는 인정받을 수 있는 대안적 제도이기 때문이다.
결혼은, 비바람이 부는 덩케르크 해변 같은 것
비혼 아니면 결혼. 이렇게 두 가지 밖에는 답안이 없는 나라에서 태어나 살아온 한국인이었기에, 나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택했다. 어쩌면 박강아름 감독도 성만을 사랑했고, 비혼주의는 아니었기에, 결혼을 해야겠다는 일반적 사고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듯, 그녀도 결혼이 주는 다소 힘든 책임의 무게를 결혼 전에는 가늠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 침 흘리는 아가를 돌보고, 공과금을 내고, 지지고 볶고 살아가는 일상의 무게에 대해. 결혼에 대한 이런 일반적인 회의는 기혼자라면 누구에게나 한 번씩 찾아오는 지점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다큐멘터리가 뻔하지 않고 색다른 의미를 갖는 건, 내가 남편 역할을 하든 아내 역할을 하든 결혼은 결혼이고 생활은 생활이라는 감독의 자전적 성찰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젠더에 상관없이 결혼생활이 비슷한 결을 띤다는 것은, 나도 이 영화를 통해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으니까.이 영화의 엔딩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덩케르크 해변으로 나가는 아름과 성만, 그리고 큰 유모차에 실린 보리, 그리고 강아지 슈슈 모습이다. 박강아름 감독은 나중에 이 영상을 보고 울었다고 했다. 온몸이 비에 젖고, 아이와 강아지를 끌고 바람에 맞서는 것이 결혼생활처럼 느껴져서라고 했다. 기혼자인 나의 마음에도 그 장면은 감독의 의도대로, 지난한 '결혼생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음악도 없이 롱 테이크로 이어지는 그 장면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바라볼 수 있었다. 원래 결혼이란 그런 거니까, 로맨틱한 음악이 깔리면 그건 연애지. 음악 없고, 날씨도 좀 궂고, 양손 가득 챙겨야 할 것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그런 게 뭐 결혼생활 아니겠나, 하는 마음에 홀딱 빠져서 봤다. 그러나 그 모습이 억울하기보단 아름답게 느껴졌다면, 나 좀 해탈한 건가.
결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영화나는 이 영화가 결혼을 장려하는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두 부부의 모습은 때때로 귀엽고 유쾌하지만, 너무나 날 것이어서 갈등과 회의도 적나라하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결혼을 부정하는 영화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라 생각한다. 그저, 이 영화는 결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영화라고 해야겠다. 비혼주의가 유행하는 시대에 기혼의 삶을 택한 여성 감독의 이 '젠더 체인지' 자전적 다큐멘터리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혹은 결혼에 대해 알고 싶은, 혹은 이미 결혼을 한 사람들 모두에게 성찰의 여지를 주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 하루하루 지지고 볶는 기혼자의 삶을 사는 나는 어찌나 울고 웃으며 보았는지. 마, 이게 결혼이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우두미'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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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의 실험실
줄거리
[1화]
BTS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미 홍단.
종전 선언은 급작스럽게 찾아왔고, 한반도는 경제협력 공동구역(JEA)을 구축해 공동 화폐를 쓰기로 협의한다.
홍단은 지체 없이 서울로 떠났지만, 꿈꾸던 것과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돈과 직장을 잃은 채 업소에서 일을 하던 홍단은 포주와 일당들을 홧김에 죽이고 도망가는 신세가 된다.
그때 찾아온 '교수'는 그녀에게 함께 일할 것을 권한다. 그녀는 다른 일곱 명의 강도들처럼 '도쿄'라는 도시 이름으로 예명을 짓고 희대의 나쁜 짓에 기꺼이 참가하기로 한다.
그들의 목표는 JEA에 위치한 조폐국에서 4조 원을 훔치는 것. 사상 최대의 범죄가 시작된다!
[2화]
조폐국을 점거하는데 성공한 여덟 명의 강도단.
모든 것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으나, 조폐 국장의 스마트워치가 사건의 발단이 된다.
인질들은 어찌어찌 경찰과의 접촉에 성공할 뻔했다가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이 일로 강도단의 우두머리인 '베를린'은 '아무도 죽거나 다쳐서는 안 된다'라는 교수의 지시를 어기고 인질을 죽이라는 단독 행동을 밀어붙이는데...
감상포인트
국가 이름으로 별명을 지은 여덟 명의 강도, 각 나라 이름을 상황과 대비해서 지켜볼 것
남북이 종전 선언을 하고 공동 화폐를 쓴다는 특수한 상황을 참고
강도와 경찰들도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으니 감정 변화나 협력, 갈등 관계를 유심히 보기
감상평
한국판을 보니 스페인 판 원작 종이의 집도 보고 싶어졌다. 특수한 상황을 통해 감독의 생각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드라마. 어디에선 논란이라고도 하고 어디에선 찬사를 받고 있다고도 하는데, 아직 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종이의 집 1화> 구간 정리
일단 1화는 강도들이 조폐국을 점령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때 나름 반전?(사실 다 예상 가능하지만)도 있으니 참고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왜 교수가 그렇게도 의기양양한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조폐국에 일단 입성하고 경찰과 어떻게 대치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라서 1화는 전개되는 부분은 없다고 봐야 할 듯하다.
<종이의 집 2화> 구간 정리
2화부터 본격적으로 조폐국 내부와 외부의 상황을 번갈아가며 드라마가 진행된다.
교수는 1화에서 종이로 만든 조폐국 모형을 선보였듯, 복잡하고 거대한 어떤 모형을 만들어간다.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 나오지는 않지만, 그가 협상을 할 때나 강도단과 연락을 취할 때마다 모형이 화면이 비친다. 표면적으로는 계획을 꾸미고 이 판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여유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깊숙이 파고들기 위해서는 '종이'라는 특수성에 대해 생각해 보면 된다. 종이는 앞면이든 뒷면이든 조금만 힘을 가하면 쉽게 찢어진다. 그러니 종이로 만든 집은 안에서든 밖에서든 아주 약한 힘으로 건들기만 하면 누구든 찢거나 무너트릴 수 있다. 조폐국은 철옹성처럼 굳건하게 서 있지만 결국 작은 힘에도 금방 무너질 정도로 약한 종이의 집이다. 화폐는 곧 종이이니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상징이다.
교수는 이 계획을 시작함에 앞서 '누구도 죽거나 다치지 않는다'라는 전제를 걸었다. 그 말인즉슨, 종이로 만든 약한 조폐국이 무너지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아무런 힘도 가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그 의문에 같이 보고 있던 영화 평론가님(aka 남친)은 이렇게 답했다.
"교수는 지금 실험을 하고 있는 거야."
그렇다. 조폐국 내부로 들어가 보자. 수많은 남한 사람, 북한 사람이 존재하고 그들 사이에는 중국인과 미국인도 등장한다. 사실 국적을 따지고 들자면 이야기가 너무 쉬워진다. 조폐국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여러 힘이 견제하고 있는 위태로운 한반도를 두고 남북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아마 수많은 나라의 도시 이름을 대비해서 보면 쉽게 이해가 될 듯하다.
별점
★★★★(4.0 / 5.0)
아직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흥미로운 시선의 작품이다.
과연 앞으로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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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필름에는 무엇이 담기는가
사라진 필름에는 무엇이 담기는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셔커스 Shirkers>
우리는 흘러가는 순간을 붙잡기 위해 노력한다. 동영상, 사진, 그림, 글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순간이 담겨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록 이상의 가치가 생긴다. 우리가 붙잡으려 하는 것은 비단 당시의 풍경, 소리, 감정 같은 것뿐만이 아니다. 그 순간의 '나'와 '나의 에너지'다.
창작자는 자신의 에너지를 유형의 형태에 담아내는 전문가다. 모든 창작물에는 창작자의 영혼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 창작물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셔커스 Shirkers>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18살의 '샌디 탄'은 영화에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다. 샌디는 미국에서 온 '조지 카도나'라는 묘한 카리스마를 가진 남자의 영화 제작 수업을 듣게 된다. 재스민과 소피 그리고 조지는 각별한 사이가 된다. 샌디와 친구들은 영국과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조지는 싱가포르에 남는다. 조지의 제안으로 샌디는 그와 단둘이 미국 로드 트립을 다녀오게 된다. 그 후 싱가포르의 로드 무비를 찍기로 결심하고 대본을 쓴다. 조지가 감독을 맡고 재스민과 소피가 주요 스태프가 되어 영화 <셔커스>이 제작이 진행된다. 촬영이 모두 끝난 뒤 조지는 영화 <셔커스>의 필름을 가지고 종적을 감춘다. 25년 후 조지의 사망 소식을 들은 샌디는 잃어버렸던 필름을 되찾게 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뒤로 가야 했다”
소꿉친구인 샌디 탄과 재스민 응은 세상에 저항하는 반골 기질이 다분한 학생들이었다. 당시 싱가포르의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들의 자유분방함과 열정은 더더욱 빛났다. 그리고 이 열정은 조지 카도나로 인해 더욱 커진다.
'조지 카도나'라는 사람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비밀스럽고 묘한 구석이 있다. 그에게는 사람들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그 매력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발산됐고, 이 이야기는 젊은 창작자들의 꿈을 부추겼다. 편지나 메일이 아닌 본인의 목소리가 녹음된 카세트테이프를 보내는 것도 자신의 힘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목소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조지의 제자들은 그를 좋아했고 그에게 끌렸다.
조지는 다른 사람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자신을 위해 일하게 할 수 있었다. 조지는 꿈꾸는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처럼 만든 뒤 성취가 가까워져 오면 방해했다. 조지의 제자이자 피해자 중 한 명은 스티브는 '조지가 영적 지도자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말한다.
스스로 신화의 주인공이 되고자 했던 남자의 민낯은 열등감과 허풍으로 똘똘 뭉친 도둑이었다. 꿈과 영혼이 담긴 물리적인 뭔가를 취해 종적을 감추는 악랄한 도둑 말이다. 조지는 자신이 되고자 했던 인물상에 닿지 못했다. 존경받고, 천재적인 인물이 되고 싶은 욕망은 자신보다 빛나는 젊은이들의 꿈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우린 다시 만나야 했다”
샌디는 2011년 조지가 죽고 25년 만에 <셔커스>의 필름을 되찾게 된다. 70통의 필름에서 사운드가 전부 사라진 채 무성영화가 되어 돌아왔다. 25년 전에 사라진 <셔커스>는 싱가포르의 타임캡슐과 같았다. 소리는 없지만 25년 전의 풍경, 사라진 건물과 거리 그리고 사람들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샌디가 쓴 영화 <셔커스>의 주인공 S는 16살의 살인자다. S는 다른 세상으로 데려갈 사람을 구한다. 죽일 만큼 좋아하는 사람으로. 샌디의 세계관에는 행동하는 자와 흔드는 자 그리고 도망자인 셔커스가 있다. <셔커스>를 만드는 동안 샌디는 열정으로 앞만 보고 내달렸다. 현장에서 대부분의 일을 책임졌던 소피와 재스민은 조지를 완전히 믿을 수 없었지만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셔커스>의 세계관은 현실 세계에서 그들이 겪은 일로 확장된다. 행동하는 자 샌디, 흔드는 자 소피와 재스민, 그리고 도망자 셔커스인 조지. 보기에 따라 조지는 샌디의 세계관을 완성시켜 준 인물이기도 하다.
주인공 S의 카메라에는 필름이 들어 있지 않다. S는 카메라를 통해 보고, 셔터를 누르면 마음으로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조지가 대본에 없는 장면을 필름이 없는 카메라로 열심히 찍었던 상황을 생각하며 샌디는 S의 대사를 떠올린다.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은 필름이 아닌 행동이다. 조지는 S의 대사를 그대로 실현해 보였다.
조지와 <셔커스>는 함께 사라졌다. 삶의 거대한 부분을 잃어버렸다는 감각은 샌디와 친구들을 감쌌다. 하지만 <셔커스>는 각자의 머리와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있다. 지금 다시 샌디가 카메라를 들어 완성해 낸 동명의 다큐멘터리인 <셔커스>는 이 오래된 프로젝트의 마침표다. 어떻게든 찍어야 했던 이 마침표는 사라진 <셔커스>를 기리며 동시에 새로운 <셔커스>를 완성해냈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코두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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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주 차 씨네랩 개봉작 추천작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벌써 3월의 첫째 주가 지나갔네요.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지만.
기대하고 있는 영화가 곧 개봉한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합니다.
그럼 오늘도 어김없이 여러분께 개봉작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3월 둘째 주에는 어떠한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개요: 드라마 | 한국 | 117분
감독: 박동훈
출연: 최민식, 김동휘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쇼박스줄거리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이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관전 포인트
3년 만에 돌아온 배우 최민식, 250대 1 경쟁률 뚫고 발탁된 김동휘의 만남.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등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를 주로 출연했던 배우 최민식이
감성적인 영화에 나온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쉬리> 이후 22년 만에 이북 사투리를 연기하는 최민식 배우의 모습 또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영화의 메인 음악인 '파이(π) 송' 커버 영상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파이(π) 송'이란 원주율인 파이의 숫자를 음표로 삼아 만들어진 곡입니다. 커버 릴레이는 벌써 무려 1000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들까지 각자 자신을 '수포자'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영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을 배경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수학을 모른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위로와 격려가 되는 따뜻한 영화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블랙라이트
개요: 액션 | 미국 | 104분
감독: 마크 윌리엄스
출연: 리암 니슨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주)퍼스트런줄거리
언더커버 요원들을 관리하는 FBI 비공식 요원 ‘트래비스’(리암 니슨)는 한 요원의 사망으로 조직의 충격적인 비밀과 마주한다!
추악한 악행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하나! 모든 걸 끝내기 위한 그의 마지막 미션이 시작된다!
관전 포인트
리암 니슨 x <분노의 질주: 홉스&쇼> 제작진
<테이큰>을 시작으로 액션배우로 자리 잡은 배우 리암 니슨의 출연,
거기에 더불어 <분노의 질주: 홉스&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제작진이 영화에 참여해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또한 전문가에게 FBI에 관한 조언을 받아 무기를 활용한 액션 장면을 촬영하였기 때문에 캐릭터의 사실성이 높을 거라 예상합니다.
카체이싱과 리암 니슨의 액션에 주목하여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월드 히어로즈 미션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4분
감독: 나가사키 켄지
출연: 오카모토 노부히코, 야마시타 다이키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주)스마일이엔티줄거리
전 세계 개성 보유자 섬멸을 목표로 하는 수수께끼 조직 휴머라이즈. 그들이 각국에 설치한 '이디오 트리거 밤'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세계 선발 히어로 팀이 결성된다! 세계 각국의 프로 히어로와 유에이 고교 히어로과 학생들이 소집되어 각 지역에서 폭탄 회수 임무를 맡게 되는데…
엔데버 사무소에서 인턴 중인 미도리야, 바쿠고, 토도로키는 오세온에서 작전 수행 중,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미도리야는 이를 계기로 만난 운반책 소년 로디와 함께 경찰, 빌런의 공격을 받으며 전국에 지명수배된다.
한편, 휴머라이즈의 지도자 플렉트 턴이 범행을 예고하며 세계는 패닉에 빠지고, 히어로 팀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위험을 무릅쓰고 폭탄 회수에 나서는데…
제한 시간은 단 2시간! 전 세계와 히어로들의 미래가 '그들' 손에 달렸다!
관전 포인트
로튼 토마토 신선도 86%, 관객 점수 95%
누적 발행부수 6,500만 부를 돌파하고, 전 세계의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나의 히어로 아케데미>!
티저와 스페셜 포스터 공개만으로도 사람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는데요. 특히 새롭게 선보이는 '스텔스 슈트', 프로 히어로들까지 총출동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첫날 흥행 수익은 3억 엔으로 전작보다 2배가 넘는 수익을 달성했고, 총수입은 $46,567,849 달러(한화로 약 574억)를 돌파했습니다.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
개요: 드라마 | 핀란드 | 82분
감독: 티무 니키
출연: 마리아나 마야라 등
개봉: 2022월 3월 10일
배급사: (주)슈아픽처스줄거리
난치병인 다발 경화증으로 시력과 기동성을 잃은 야코는 연인 시르파와 전화로 원거리 연애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혈액염을 앓고 있는 시르파로부터 치료를 위한 약을 쓰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 야코는 천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에 사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서 안전한 집을 벗어나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나는데...
관전 포인트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상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는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고,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된 작품입니다.
이름부터 굉장히 독특한 이 영화, 감독의 연출에서도 이러한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요. 굉장히 몰입도가 높은 영화이자,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영화입니다.
레벤느망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100분
감독: 오드리 디완
출연: 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 등
개봉: 2022월 3월 10일
배급사: (주)영화특별시SMC줄거리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은 예기치 못한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낳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안’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끝까지 가기로 결심하는데…
관전 포인트
심사위원 만장일치,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은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클로이 자오 감독, 버지니아 에피라 배우, 사라 가돈 배우, 사베리오 코스탄조 감독 등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여러 언론으로부터 극잔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선정한 2021년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씨네랩의 개봉작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영화와 함께 즐거운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또 새로운 개봉작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안녕!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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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넷플릭스 신작
넷플릭스 2022년 4월!
신작 추천5편
안나라수마나라
버려진 유원지에 사는 마술사
힘겨운 현실 속에서 너무 빨리 어른이 돼버린 고등학생에게 마법 같은 위로를 건넨다
절망적인 현실이 사라지고 희망이 다시 샘솟는 특별한 마술이 시작되는데...
크리에이터: 김성윤, 김민정
출연: 지창욱, 최성은, 황인엽, 지혜원 등
장르: 웹툰 원작, 드라마, 뮤지컬
공개: 5월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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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성착취물을 제작하여 끔찍한 범죄를 일삼은 익명의 온라인 채팅방
그 운영자들을 끌어내리기 위한 추적
'N번방’ 사건을 맞닥뜨리게 된 기자, PD, 경찰 등
24명의 인터뷰를 통해 범죄의 실체를 밝혀나간다
감독: 최진성
장르: 다큐멘터리
공개: 5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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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을 달려봐
대학 입학을 앞둔 여름,
미스터리한 소년 일라이를 만난 모범생 오든
밤마다 일라이와 함께 이곳저곳을 누비며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자유분방한 10대의 삶을 맛보게 되는데...
감독: 소피아 앨버레즈
출연: 에마 파사로, 벨몬트 카멜리, 케이트 보즈워스, 앤디 맥다월 등
장르:드라마, 로맨스, 도서원작
공개: 5월6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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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캅스 인 파리: 더 테이크다운
절대 상극인 두 형사가 10년 만에 콤비가 된다
분열된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수사를 위해
다시 손을 잡은 두 남자
그곳에 도사리던 거대한 음모와 만나게 되는데...
감독: 루이 르테리에
출연: 오마르 시, 로랑 라피트, 이지아 이즐랭 등
장르: 액션, 코미디
공개: 5월6일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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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새 동네로 이사 온 말썽쟁이 소녀
야생마 한 마리와 친해진 소녀는 말타기 공연자였던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공통점을 발견하는데...
감독: 일레인 보건, 에니오 토레산
출연: 이사벨라 메르세드, 마세이 마틴, 매케나 그레이스, 월턴 고긴스, 안드레 브라우어 등
장르: 애니메이션
공개: 5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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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이브 <해리포터 20주년 기념 : 리턴 투 호그와트> 메인 예고편
[해리포터 20주년 기념 : 리턴 투 호그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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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65> 메인 예고편
6,500만 년 전, 지구로의 불시착 4월 20일, 지구 역사상 가장 극한의 사투가 시작된다! 서바이벌 액션 블록버스터 [65] 메인 예고편 대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