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17 16:48:42
해외영화 기대작 모음 - 전기영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부터 브래들리 쿠퍼의 <마에스트로>까지.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어느새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신나는 금요일의 기운을 받아 오늘은 개봉 예정인 전기 영화 모음을 가져왔어요 :)
올 여름 개봉을 앞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부터
<스타 이즈 본>을 통해 성공적으로 감독 데뷔를 마친 브래들리 쿠퍼의 <마에스트로>까지.
제작 중에 있는 핫~한 전기영화 여덟 편과 그 주인공들을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펜하이머(2023)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 킬리언 머피,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등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자신이 개발한 무기 때문에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한 것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렸던 미국의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영화입니다. 오펜하이머 평전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로버트 오펜하이머>를 원작으로 했다고 하며, 유니버설 픽쳐스에서 단독 배급을 맡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오펜하이머' 역은 킬리언 머피가, 그의 아내 '캐서린' 역은 에밀리 블런트가 맡았으며, 이외에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플로렌스 퓨, 라미 말렉, 데인 드한, 조쉬 하트넷, 마이클 케인 등이 출연해 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게리 올드만이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 역을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죠.

IMAX 흑백 아날로그로 찍은 최초의 영화이며, 감독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흑백 장면들은 실제 역사를, 컬러 장면들은 오펜하이머의 관점을 뜻한다고 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화 제작 시 CG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감독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작품 역시 세계 최초의 핵실험이었던 '트리니티 실험' 재현을 CG 없이 성공했다는 사실이 공개하며 다시금 화제가 되었습니다. 국내 개봉은 미국과 마찬가지인 올해 7월 21일로 확정되었으며, 앞서 공개된 포스터 이미지와 예고편을 통해 영화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드리 헵번(제목미정)
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 루니 마라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본즈 앤 올> 등을 연출한 루카 구아다니노가 감독을 맡고 <캐롤>, <그녀>, <나이트메어 앨리>의 루니 마라가 주인공을 맡은 오드리 헵번 전기영화가 제작될 예정입니다. 각본의 경우 <커런트 워>, <더 기버: 기억 전달자>의 마이클 미트닉이 맡는다고 하네요. 오드리 헵번은 영국에서 활동했던 벨기에 출신의 배우로, '세기의 연인', '세기의 미녀'라고 불리울 정도로 전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또 지금까지도 그 미모가 두고두고 회자되는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60년대의 대중문화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배우이기도 하죠.

오드리 헵번이 오랫동안 칭송받는 이유는 그녀의 작품활동과 세련된 스타일링, 전 세기에 걸쳐 감탄을 자아내는 외모뿐만 아니라 연예게 은퇴 후 몸담았던 자선사업 활동 때문이기도 합니다. 유니세프 대사로서 인권운동에 활발히 참가했고, 제3세계 오지 마을에 가서 직접 아이들을 도와주었습니다. 자선 활동 중 아름답게 미소짓는 오드리 헵번의 진정성 있는 따뜻한 모습은 그녀의 젊을적 모습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편, 루니 마라의 캐스팅과 관련해서 오드리 헵번의 아들 숀 헵번 페러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루니 마라의 캐스팅은 기쁘다"라고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현대판 오드리 헵번'이라고 불리우며 오드리 헵번과 꼭 닮은 외모로 유명한 릴리 콜린스가 배역을 맡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들도 많았는데요,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은 루니 마라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보여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짐 존스(제목 미정)
감독 | 미정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기독교계 사이비 종교 '인민사원'의 지도자이자 미국 역사 최대의 집단 자살 사건의 주동자 '짐 존스'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제작될 예정입니다. 1931년 미국에서 태어난 짐 존스는 대학생 시절 사회주의와 기독교에 심취해 있었는데, 처음 목회 활동에 나섰을 당시에는 인종 통합, 사회정의, 평등, 빈민구제 등의 가치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따랐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서 비뚤어진 사상에 빠지기 시작한 존스는 신도들을 데리고 1974년 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로 떠나 '존스 타운'이라는 마을 꾸리고 정착, 신도들의 왕과 다름없는 존재로 군림하게 되었고, 1976년 11월 18일, 짐 존스는 미성년자 276명을 포함한 무려 900명이 넘는 신도들을 데리고 수 없이 연습했던 집단자살을 행하였으며, 이 사건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제작될 영화는 해당 사건과 짐 존스의 생애를 다룬 '제프 구인'의 책 '더 로드 존스타운'을 바탕으로 할 예정이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짐 존스' 역할에 캐스팅을 확정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영화 '베놈'의 각본을 쓴 '스콧 로젠버그'가 기획과 각본을 맡아 작업 중에 있으며, 촬영 및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편, 동일한 소재를 바탕으로 또 한 편의 영화가 제작 중에 있는데요, 바로 영화 <화이트 나이트>입니다. 한국말로 '백야'라고 불리는 현상인 '화이트 나이트 White Night'는 짐 존스가 신도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살을 연습시켰던 행위를 칭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영화는 이 비극적인 사건의 생존자 중 한 명인 '데보라 레이튼'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했으며, 아역배우 출신으로 <500일의 썸머>, <인셉션> 등을 통해 스타가 된 조셉 고든 래빗이 '짐 존스'를, <렛 미 인>, <마담 싸이코> 등으로 유명한 클로이 모레츠가 신도 '레이튼' 역살을 맡았으며, 연출 및 감독은 노르웨이 출신의 여성 감독 안네 세비스퀴가 맡았다고 합니다.
고잉 일렉트릭
감독 | 제임스 맨골드
출연 | 티모시 샬라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 화가이며 아름다운 가사로 전 세계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밥 딜런의 전기 영화가 제작됩니다. 밥 딜런은 대중음악사 최정상에 위치한 아티스트로, 포크를 현대 예술로 탈바꿈시킨 역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아티스트인데요, 가사를 통해 참신하고 시적인 표현들을 창조해낸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가수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밥 딜런을 대표하는 호칭으로는 '시대의 목소리', '포크의 왕', '포크의 신', '음유시인' 등이 있으며, 대표곡으로는 'Blowin' in the wind', 'Like a rolling stone', 'Knocking on heaven's door' 등이 있습니다.

이런 밥 딜런의 역할을 맡을 배우는 대체 누구일까요? 바로 최근 몇 년 새 할리우스의 대스타로 떠오른 티모시 샬라메에게 그 역할이 떨어졌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고잉 일렉트릭 Going Electric>이며, 영화 <로건>, <포드VS페라리>로 극찬을 받았던 제임스 맨골드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2020년 초 티모시 샬라메의 캐스팅이 밝혀졌을 때에 많은 팬들이 기뻐했는데요, 아쉽게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었던 전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작년 말, 티모시가 인터뷰를 통해 <고잉 일렉트릭>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해당 작품이 자신에게 큰 선물이라고 밝혀 업계 측은 영화의 크랭크인을 올해 초 정도로 예상한 상태라고 합니다. 티모시 샬라메는 전작 <본즈 앤 올>에서의 연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는 오르지 못해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전설적인 가수 밥 딜런으로서의 티모시 샬라메는 어떤 모습일지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프레드 아스테어(제목 미정)
감독 | 폴 킹
출연 | 톰 홀랜드

미국의 배우이자 댄서로 유명한 프레드 아스테어의 전기영화가 제작됩니다. 1950년대의 댄디한 미국 패션 아이콘으로 여겨지도 하는 아스테어는 역대 최고의 춤꾼 중 한 명으로 손꼽히며, 함께 콤비를 이루었던 진저 로저스와의 작업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크나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아스테는 76년 동안이나 활동했으며, 그만큼 굉장히 많은 양의 작품을 남겼는데요, 그의 누나 '아델' 또한 뮤지컬 계에서 유명인사였습니다. 원래는 아델이 굉장한 인기를 누렸고, 아스테어는 그녀를 상대하는 보조역 정도였는데, 아델이 영국 귀족과 결혼하는 동시에 은퇴하자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당당하게 최정상 배우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987년 세상을 떠난 아스테어는 유언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전기 영화 제작 소식이 고인의 바람을 무시한 처사라는 팬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테어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가 두 편이나 제작 중인데요, 우선 조금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쪽은 '스파이더 맨' 시리즈로 팬층이 두터운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패딩턴' 시리즈의 제작자 폴 킹이 연출을 맡고 소니가 제작에 참여하며, 프레드 아스테어와 누나 아델의 관계를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인 리 홀이 현재 각색 중에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다른 작품은 <프레드 앤 진저>로 알려진 뮤지컬의 영화화 버전으로, 아마존의 투자를 받아 조나단 엔트위슬이 감독, 제이미 벨과 마가렛 퀄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톰 홀랜드 버전과 달리 프레드 아스테어와 그의 할리우드 콤비 진저 로저스의 관계가 주요 내용인 작품이기 때문에 시기상 좀 더 나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프레드 아스테어라는 동일한 인물을 공교롭게도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제이미 벨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이었던 톰 홀랜드가 각각 맡게 되어 더욱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비 마이 베이비
감독 | 미정
출연 | 젠데이아 콜먼

1960년대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3인조 걸그룹 '로네츠'의 리드 보컬 '로니 스펙터'의 전기 영화가 제작될 예정입니다. 'Be My Baby', 'Baby, I Love You', 'Best Part of Breaking Up' 등의 곡들을 히트시켰고, 그중에서도 'Be My Baby'가 대성공을 거두며 그룹을 당시 가요계의 최정상에 올려 놓았습니다. 해당 곡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비열한 거리>를 비롯해 <더티 댄싱> 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 음악으로 줄곧 쓰이며 사랑받기도 했는데요, 최근 가장 핫한 영화배우로 통하는 젠데이아가 로니 스펙터 역을 맡아 연기할 예정입니다.

A24와 New Regency가 제작에 참여하며, 스펙터 본인이 빈스 월드론과 함께 썼던 자서전 <Be My Baby>를 바탕으로 스펙터의 커리어 초반기, 특히 그룹 로네츠의 탄생과 이후 로네츠가 필 스펙터의 음반사와 계약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이후 로니 스펙터가 필 스펙터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이혼, 음악 권리권을 찾기 위한 싸움 또한 다뤄진다고 합니다. 로니 스펙터는 한때 그녀의 매니저였으며 후에 그녀의 남편이 된 조나단 그린필드와 함께 영화의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고 전해졌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작년 초 암 투병 끝에 78세의 나이로 별세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 '듄', HBO 드라마 '유포리아' 등을 통해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젠데이아가 로니 스펙터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되는 바입니다.
마에스트로
감독 | 브래들리 쿠퍼
출연 | 브래들리 쿠퍼, 캐리 멀리건, 맷 보머 등
미국의 지휘자이자 작곡가,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떨쳤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전기영화 소식입니다. 번스타인은 2021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해 골든 글로브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차지한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원작 뮤지컬의 작곡을 맡기도 했었는데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마에스트로>에서는 전설적인 음악가였던 그의 생애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영화 <스타 이즈 본>을 통해 감독으로서도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브래들리 쿠퍼가 감독, 각본, 연출, 제작에 주인공 레너드 번스타인 역까지 맡았습니다. 특히 촬영현장의 파파라치 컷을 통해 몰라볼 정도로 완벽한 분장을 한 브래들리 쿠퍼의 모습이 공개되어 화제였는데요, 영화가 공개된다면 오스카 연기상 후보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마틴 스콜세이지와 스티븐 스필버그, 토드 필립스가 제작자 명단에 끼어 있어 또 한번 화제가 되었으며, 번스타인의 아내였던 '펠리시아' 역은 캘리 멀리건이, 애인 관계였던 클라리넷 연주자 역은 맷 보머가 맡아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헐크 호건(제목 미정)
감독 | 토드 필립스
출연 | 크리스 헴스워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프로레슬링 업계의 최정점으로 군림했던 전설적인 선수 '헐크 호건'의 전기영화도 제작될 예정입니다. 넷플릭스가 제작하며, 블래들리 쿠퍼 등 여러 제작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토드 필립스가 감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인공 헐크 호건은 '토르' 역할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며 완벽한 근육질 몸매의 크리스 헴스워스가 낙점되었습니다.

영화는 헐크 호건이 처음 레슬링 스타로 떠오른 젊은 시절을 그릴 예정이며, 실제로 헐크 호건은 예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전기 영화가 나온다면 토르의 주인공 배우가 적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어 적절한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물론 헴스워스는 해당 영화 출연에 대해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육체적으로 변모하는 과정에 엄청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토르' 때보다 더 몸을 키워야 하며, 발음 엑센트와 호건의 기본적인 태도, 언행, 레슬링 세계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금까지 개봉 예정에 있는 전기 영화들과 배역을 맡은 배우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이밖에도 원글에 다 담지 못한 반가운 소식들이 많습니다. 무성영화 시절의 전설적인 배우이자 감독인 '버스터 키튼'의 삶을 다룬 TV 시리즈 주역을 맡은 '라미 말렉',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의 차기작이며, 밴드 '그레이트풀 데드'의 실질적 리더였던 '제리 가르시아'의 생애를 다룬 영화에 출연하는 '조나 힐', 레게 전설 '밥 말리'의 전기영화에 출연 예정인 '킹슬리 벤 아디르'의 소식까지.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은 가운데, 모쪼록 모든 작품들이 큰 이변없이 성공적으로 제작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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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로는 성공, '콘크리트 유토피아'로는 실패
사랑하는 수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망가진 세상 한가운데에 살고 있는 지완(이준영)이다. 활을 메고 있는 지완. 눈앞에 악어괴물이 보인다. 활시위를 당긴다. 악어에게 적중한다. 죽은 것 같다. 악어에게 다가가는 지완. 하지만 악어가 갑자기 살아나서 지완에게 달려온다. 질겁하는 지완. 근처에 있는 차에 잽싸게 숨는다. 위기에 처한 지완을 도와주는 건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남산(마동석)이다. 악어의 목을 자른 남산. 악어 사체를 가지고 가서 마을 사람들과 식량을 나눈다. 남산 덕에 위기를 넘긴 지완. 지완과 남산은 가족 이야기도 함께 나누는 친한 사이다. 지완이 턱없이 어린 탓에 둘이 친구야?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남산은 정이 많다. 한편 지완이에겐 짝사랑하는 여자 애가 있다. 바로 수나(노정의)다.남산은 어릴 때 수나의 목숨을 살려준 적이 있어 안면이 있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지완의 연애 이야기는 남산과 대화하기에 적합하다. 남산에게 수나 이야기만 하는 지완. 이 두 사람에 일상에 큰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수나가 양기수(이희준)에게 납치된 것이다. 무너진 세상. 남산과 지완, 그리고 또 다른 손님이 기수 일당의 본거지로 직진한다.
형은 좀비를 찢어
<황야>는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한 영화에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을 200% 활용한다. 우리가 마동석 배우에 대해 알고 있는 것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엇일까? 바로 그가 액션스타라는 점이다. <황야>는 마동석 배우가 구현 가능한 액션을 전부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각종 ‘~파이팅’이 다 있다. 총기액션, 나이프파이팅, 맨손 격투 등 온갖 방식으로 나쁜 놈들을 두들겨 팬다. 영화 줄거리도 이 액션 역량을 다 보여줄 수 있게끔 짜여 있다. 가령 빌런 무리들에겐 특별한 점이 있다. 이 부분을 주인공 일행이 금방 간파한다. 그러나 이 약점을 공략하기 전엔 계~속 싸울 수밖에 없는데 영화는 이 과정을 마동석 배우의 액션연기로 채웠다. 그리고 디스토피아라는 설정은 주인공 남산이 총기에 쉽게 다가갈 수 있음과 동시에 나쁜 놈들이 활개 치기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권력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이런 자잘한 요소들을 나름 근거를 제시하며 살려 액션 보는 맛이 좋다. 이 액션이 와일드하기만 하면 뭔가 맥이 빠질 것이다. 이에 당위성이 생긴 폭력 묘사가 극의 재미를 돋군다.
그리고 이 영화가 나름 ‘마동석 액션영화’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 바로 이은호 역을 맡은 안지혜 배우의 등장이 이것의 근거다. 후술하겠지만 이 영화가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설정 자체를 잘 살린 편은 아닌 것 같다. 이것 때문에 생기는 이야기의 느슨함을 안지혜 배우의 액션연기로 끌고 간다. 처음부터 영화가 연출로 이 인물이 ‘중요해!’라고 강조한 것이다. 가령 이 이은호 캐릭터가 처음 등장할 때 장면을 보면 강렬하다. 사실 영화의 줄거리에서 이은호 캐릭터가 이렇게 등장할 이유가 크게 있는 건 아니다. 장영남 배우가 맡은 캐릭터 처럼 초반부에 등장해도 큰 무리는 없다. 하지만 이야기에서 관객이 신선함을 느껴 주의를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영화가 관객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연출을 보여줬다. 이후에도 <황야>의 이은호는 이 신선한 동력을 충분히 이행한다. 글쓴이는 첫 번째 공간을 바꾸고 나서 이 인물 중심으로 테이크를 길게 짠 장면을 최고로 뽑는다. 확실히 허명행 감독이 무술감독 출신이라 어떻게 해야 생동감이 사는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 이 배우의 이 장면은 여태까지 본 한국영화의 여성 캐릭터 액션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다.
용감한 시민
글쓴이는 이준영 배우를 좋아한다. 왜? 이 분 잘생겼는데 연기도 잘한다. <D.P>와 <마스크걸>에서 양아치 연기를 생각해 보면 뭔가 스테레오 타입의 나쁜 놈 같으면서도 자기만의 색이 굵었다. 그러나 글쓴이는 두 드라마보다 <용감한 시민>에서의 연기를 더 좋아한다. 이 <용감한 시민>에서 한수강이라는 인물 역시 액션이 중요했는데 시원시원하게 잘 소화한다. 본작 <황야>에서도 똑같이 액션연기를 보여주는데, 남산과 안지혜와는 다른 결의 액션을 보여준다. 이 두 인물과의 차이점을 눈 크게 뜨고 보면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는데 글쓴이는 이준영 배우가 디테일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여기는 황궁아파트
사실 액션만큼이나 이 영화에서 중요했던 것은 디스토피아 묘사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세계관을 공유한 작품답게 이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용하는 것은 대지진이다. 대지진이 일어난 지구. 당연히 온 세상은 폐허가 됐다. 시각적인 묘사에 있어 이 난장판을 잘 묘사했냐? 고 묻는다면 글쓴이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노란색으로 색감을 뺀 부분이나 무너진 건물을 구성하는 적지 않은 요소들까지 나름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면이 보인다. 하지만 글쓴이가 이렇게 글을 쓰면서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부산행>과 겹쳐 보이는 점이 있다는 점이다. 이 영화가 폐허가 된 세상을 묘사하는 데에는 좋았지만 고유의 색이 흘러넘친다고 보긴 어렵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디스토피아 묘사가 개성이 있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어떤 관객들에겐 비판 요소로 읽힐 수도 있다.
어디서 봤는데
사실 이 영화에 대해 글쓴이가 가장 아쉽다고 느끼는 부분은 문제 해결 방식이다. 이 영화의 플롯을 대략적으로 써보겠다. 주인공이 있다. 이 주인공을 둘러싼 세상은 온갖 나쁜 놈들 천지다. 나쁜 놈이 나쁜 짓을 한다. 푸근하지만 주먹 하나는 살벌한 주인공이 이 나쁜 놈들을 때려잡는다. 우리는 비슷한 플롯을 알고 있다. 바로 ‘범죄도시’ 시리즈다. 마동석 배우가 속해있는 빅펀치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시그니처를 못 보고 지나가도 ‘이거 그거 아닌가’ 느낄 수 있을 만큼 <황야>가 개성이 뚜렷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물론 마동석 배우가 가진 매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그러라고 캐스팅한 것 아닌가? 하지만 글쓴이는 ‘범죄도시’ 시리즈와의 기시감을 문제 해결 방식에서만 근거를 찾고 싶지 않다. 바로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어떤 캐릭터가 있다. 이 캐릭터는 수많은 빌런들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이는데, 마동석 배우의 전작에서 이와 비슷한 인물이 있었다(심지어 유행어가 돼서 인기도 끌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 <황야>를 보고 생각한 점 중 하나는 이야기가 텅 비어 보인다는 점이다. 왜? 이 영화는 무언가를 시도하려다가 말았다. 이 시도하다 만 것은 장르적인 특성이다. 우선 이를 설명하기 위해 시리즈의 전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대해 써볼 것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아파트라는 공간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한국사회를 탐구한다. 이 아파트를 둘러싼 사람들을 양분해서 ‘한국 사람들은 이곳(아파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까’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 시도는 분명 의도가 있다. 바로 공동체가 지켜야 할 윤리의식을 한 집단 하의 두 사람(명화/영탁)을 중심으로 관객에게 질문한다. 이것을 왜 아파트라는 배경을 통해 질문할까? 바로 우리 한국사회는 사는 곳으로 서로에게 편견과 혐오를 표현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연출을 통해 사회문제를 드러내는 방식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외국영화 중 <블레이드 러너 2049>나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도 각각의 철학적인 물음을 건네는 영화다.
하지만 이 <황야>에는 그런 장르적인 특성이 안 보인다. 물론 몇 번 시도는 한 것 같다. 양기수(이희준) 배우의 캐릭터의 대사 몇 줄이나 영화에서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을 보면 분명 어느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 대사 몇 줄 빼고는 문제를 심화시킨다거나 하는 장치가 많이 부족하다. 단지 주인공 일행을 위기에 더 밀어놓는 것 말고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아파트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묘사하면서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던 것과는 정반대로 이 <황야>의 내적 논리는 플롯 안에서 구조화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인물들이 하는 몇 마디로 끝낸다. 이렇게 나사 빠진 토대 위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니 사건의 끝마무리가 깔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느껴졌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마무리가 된 것이다.
반쪽짜리 성공
이러다 보니 이 영화가 굳이 디스토피아라는 배경을 가져온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만약 이게 범죄도시 7쯤 돼서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뒤집어 패버리는 마석도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솔직히 그렇게 큰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영화의 기획의도에 구멍이 생기는 결함이 된 것이다.
반대로 영화의 액션은 시원시원해서 좋았다. <범죄도시 2>의 액션이 극찬받았던 이유는 사운드 덕분이다. <황야>는 <범죄도시 2>처럼 사운드를 살리고, 또 촬영에서도 카메라를 흔들지만 나름 동선도 잘 포착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허명행 감독이 액션 하나는 정말 잘 살렸기 때문에 글쓴이는 <범죄도시 4>가 기대된다. 뭐 어차피 이 영화 각본 쓴 사람이 <범죄도시 4> 각본 쓴 것 아니잖아? 드라마가 어떻게든 보완이 됐을 테니 K-채드 스타헬스키(<존 윅 4>의 감독)가 허명행 감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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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아주담담 & 짧은 영화, 긴 수다
아주담담 & 짧은 영화, 긴 수다는 다양한 작품과 게스트들이 하나의 주제 하에 모여 활발하게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10월 7일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 6층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진행된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 2에 참여하여 영화를 더욱 깊이 들여보는 시간을 가졌다.
<홍이>, <파동>, <3학년 2학기>, 이 세 작품의 감독 황슬기, 이한주, 이란희, 배우 변중희, 박가영이 함께했다.
<홍이> 황슬기 감독, 변중희 배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개막한 10월 2일부터 계속 머물고 있다는 황슬기 감독은 틈틈이 영화도 챙겨보고 이번에 좋은 작품들이 너무 많아 영화를 보는 재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추천할만한작품으로는 박송열 감독의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를 추천했다.
영화를 소개하기를 홍이는 30대 후반 경제난에 시달리는 한 여자가 자신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서 요양원에 있는 엄마를 데려오면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이며,
제가 어떤 겪었던 경험담과 그런 걸 듣고 보고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쓰고 영화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황슬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홍이>. 이번 작품을 제작할 때를 되돌아보면 즐거운 순간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함께 만드는 영화를 함께 만드는 동료의 소중함을 정말 많이 느꼈다고 한다.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첫 장면을 찍으면서 스태프들이랑 얘기하고
각자가 일을 나누어서 더 얼마만큼 마음을 쓰고 신경을 쏟느냐를 같이 나누는 작업이 영화의 완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변중희 배우는 홍이 엄마로서 딸이 듣는 엄마의 목소리 그리고 딸이 살짝 보는 엄마의 표정이 엄마의 다가 아니라는 것과
모성에 대한 것들을 표현하는 방법이 반어법적으로 나오는데, 그것을 중점적으로 보며 그 마음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황슬기 감독은 홍이에는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미워할 수도 없고 더 사랑할 수도 없는 모습인데,
화학 작용을 내는 게 저 영화에 잘 담겼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10월 9일 10시에 마지막으로 상영하는데 그 모습들을 보러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파동> - 이한주 감독, 박가영 배우늘 배우로 영화제를 참가했던 이한주 감독이 <파동>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그의 첫 연출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물결 파에 겨울 동을 써 파동이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서울에서 철도 기관사로 일하고 있는 문영이라는 인물이 오랜만에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면서 기억을 쫓아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리고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상호라는 인물이 문영의 고향을 내려가게 되면서 두 가지 이야기가 왔다갔다 하면서 조금씩 교집합을 만들어내고 있는 영화라고 전했다.
<파동>은 의도적으로 파편적이고 불친절하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이러한 장르를 선호한다는 이한주 감독은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생각하며,이미지로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자신에게는 인상 깊었기에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으며 파동에서 그런 부분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전부터 이한주 감독과 여러 작품을 같이 했다는 박가영 배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영화에 대해서, 그리고 영화의 창작에 대해서 많은 소통을 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같이 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장편으로 써져 있는 글들이 자신이 좋아했던 어떤 시기를 구현할 수 있는 소설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박가영 배우는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로 풍경을 꼽았다. 전북 남원의 지리산 쪽에 있는 작은 동네에서 촬영을 했다는 <파동>.사라져가는 동네를 추억할 수 있고, 누군가들이 떠오를 수 있는 공간, 쓸쓸하지만 그럼에도 존경할 수 있는 것들,
그런 풍경들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한 흔적들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 그 풍경들을 인물이 나오지 않은 순간에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이한주 감독은 넓은 마음으로 이 영화를 봐 달라 청했다.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복잡하고 힘든 영화일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좋은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속 3명의 인물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개인적인 성장을 이룬다.
영화를 볼 때, 각기 다른 세 명의 인물들을 통해 개인의 어떤 시절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을 꼭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3학년 2학기> 이란희 감독, 유이하 배우, 김성국 배우첫 장편 영화 <휴가>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이란희 감독은 두번째 장편영화 <3학년 2학기>로 다시 부산을 찾았다.늘 청소년 노동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이란희 감독은 뉴스에 현장 실습생들 사고 소식을 듣게 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연히 첫번째 장편 영화 <휴가>를 통해 만난 현장 실습 하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부모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두번째 장편 영화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김성국 배우는 <3학년 2학기>는 실습생들의 성장과정을 많이 보여주는 영화라고 한다.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행동하는 부분이 재미있는 관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한다.
유이하 배우는 결말을 다 알면서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보며 "한 번만" "한 번만" 하며 응원하게 되는데, 자신과 같은 지점에서 같은 생각을 하며 자신이 했던 말들을 생각해 달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란희 감독은 현장 실습생 사고 소식은 보통 뉴스로 접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실습을 같이 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직업계 고등학생들에 대해 글자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학생들로 생각해 달라고 전했다.
[상영시간표]
<홍이>
10/6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7 10: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10/9 10:0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파동>
10/6 12: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7 09: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10/8 15: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3학년 2학기>
10/6 16: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10/8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9 2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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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가씨>, 미안해 하진 않을게
*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처음 아가씨를 봤을 때는 숙희와 히데코가 남았고, 오랜만에 다시 보니 코우즈키와 백작이 남는다. 처음엔 자유를 찾은 모습에 함께 설레고 들떴다면, 이번엔 그 자유를 빼앗은 이의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그렇다. 백작은 막판에 순진하면 불법이라는 업계 불문율을 어겨서 불행을 자초한 순정 사기꾼이라 치자. 코우즈키는 히데코의 이모부다. 가족끼리 왜 그러지? 가족끼리 이럴 수 있나? 아니, 가족이니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그에게 취미를 물으면 독서와 책 수집이라 할 텐데, 혹여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제목을 묻지 않았다면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이다. 가장 아끼는 책을 나열해보자. <채찍은 말한다>, <도마뱀 가죽>, <타락한 속옷 판매원들>, <백합의 바다>, <장의사의 침실>. 제목부터 스멀스멀 느껴진다. 그렇다. 책을 좋아한다는 게 19금 문학이었다. 천일야화처럼 읽고 수집하고,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고 판매한다. 낭독회는 혼자만의 취미가 아니라 엄연한 사업이다. 수집한 책에 삽화가 2D였다면, 그는 낭독회에서 이를 3D로 구현한다. 가족의 일원을 연기도 전달력도 좋은 '낭독 전문 배우'로 양성했다. 처음엔 아내를 시켰고 아내가 세상을 뜨자 처조카인 히데코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아내는 자살한 것도 아니었다. 도망치려던 그녀의 마지막은 코우즈키와 지하실이 알고 있다.죽은 아내도, 히데코도 좋아서 낭독을 시작했을 리 없다. 코우즈키가 그 책이 그렇게 좋아서 햇볕도 들지 않도록 어두컴컴하게 만들고, 집은 쓸데없이 크기도 남다르게 만들어서 도망치기 전에 붙잡혀 갇히는 게 더 빠르다. 지하실에 있는 다양한 신체 부위나 특이한 도구들은 그가 이미 상상에서 그치지 않는 사람이란 걸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혓바닥은 붓끝의 먹물이 스며들어 검디검다. 그 정도 열정이라면 2차 창작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가 작품을 외우기만 했을까? 낭독회에 올린 책 중에 자신이 쓴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저 멀리 프랑스에서 책을 들여올 돈이 필요해 히데코와 정혼하고, 스스로를 더러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노인이라고 말할 정도면, 참으로 대단한 인물일세.
코우즈키의 세계관은 이분법적이다. 그에게 조선은 추하고 일본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건 잔인하지만 조선은 무르고, 흐리고, 둔하기 때문이란다. 일본과 영국은 좋아하고 조선은 싫어하는 건 힘의 양상 때문이다. 역관이던 그가 성공한 건 일본이 흥하자 힘이 강한 편에 섰기 때문이다. 금광 채굴권을 비롯해서 전에는 상상하지 못할 부를 얻었다. 그의 취향대로 일본과 영국을 섞은 저택을 지었다. 하지만 사는 것과 입는 것만 바뀌는 것으론 부족하다. 그는 이렇게 가진 힘을 유지하고 싶었기에 아예 조선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일본 사람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애를 쓴다. 결국 조선인 아내를 버리고 일본인 아내와 결혼했다.물론 여전히 그 집의 실질적인 운영은 여전히 조선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 조선의 아내는 그의 충실한 집사이자 정부처럼 지내고, 집안의 모든 음식은 조선인 시종들이 만들어준다. 그들은 믿을 수 있나? 조선은 추하다면서 그 조선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잠을 자고, 밥을 먹을 수 있을까. 곁에 두고 쓸 정도는 되는 것인가. 여름에 냉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니, 아직 완전히 일본인이 되진 못한 모양이다. 암만, 여름엔 냉면이지.
그의 처음이 궁금하다. 어떤 계기로 19금 책을 수집하고 낭독을 하기로 했을까. 같은 것을 보고도 상상은 다르니, 그 상상을 나눠보는 게 재밌다고 했다. 19금 문학을 즐기고 수집하는 건, 문제라고 보기 힘들다. 낭독회도 크게 보면,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이들과 함께 하는 비공식 소규모 행사다.문제가 되는 건 자신만의 취향과 사업을 위해 가족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전처였던 조선인 아내는 의외로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 남편을 나리 마님이라고 부르고, 스스로 사사키라고 부르고, 일본인 아내나 히데코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소소하게 즐기고, 낭독회에서 무대 효과와 연출을 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녀는 낭독회에 출연하는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욕심으로 이어진 가족, 일본인 아내와 히데코는 19금 문학 낭독을 강요받았다. 원하는 대로 느낌을 살려 낭독하지 않으면 숨 막히는 체벌이 이어졌고, 도망치고 싶어도 깊은 서재에 무지의 경계선인 뱀을 두고 철창 앞에서 가로막히는 자괴감을 반복적으로 느껴야만 했다. 말대답을 하거나 분노를 표현하면 정신병원에 가두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땅속에 묻어버리거나, 개처럼 목줄을 하게 한다는 말에 사시나무처럼 떨던 히데코의 이모는 이미 경험이 있는 듯했다. 어린 히데코는 성인이 될 때까지 가족 중에 이모부만 좋아하는 책을 이모부만 좋아하는 방식으로 낭독하는 것만 배웠다. 무슨 훈육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 남자를 봐도 돌 같이 느끼고, 심지어 싫어하게 되었다. 그놈의 낭독이 뭐길래. 이모부는 후견인이라는 명목으로 그녀를 조종했다.
숙희는 처음에 히데코를 두고 가엾고도 가엾다 했지만, 가장 가엾은 사람은 코우즈키가 아닐까. 히데코, 숙희, 백작, 코우즈키 모두 가짜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세 명은 서로 속이고 속임을 당하면서 각자 생각하고 있는 상대방이 가짜라는 걸 깨달았다. 백작을 사랑했어야 할 히데코는 숙희에게 빠져들었고, 히데코가 백작과 사랑에 빠지게 도와주기로 했던 숙희는 히데코에게 반했다. 히데코와 사랑에 빠지는 척만 할 예정이던 백작은, 오히려 막판에 히데코를 정말로 사랑하게 되었다. 히데코는 숙희를 어리숙하고 순진한 도둑의 딸로만 알았지만, 진심으로 자기를 걱정하고 족쇄처럼 묶여있던 낭독 책을 찢어발기고 물에 적시는 박력이 있었다. 숙희도 히데코는 세상 물정 모르는 숙맥으로 알았건만, 웬걸, 다년간의 19금 문학 낭독으로 다져진 연기력과 탁월한 배경지식에 놀라고 말았다. 백작은 남자에게 물새처럼 차가운 히데코임에도, 낭독회에서 공작부인 줄리에트로 연기한 모습과 그녀의 솔직한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코우즈키가 마음을 빼앗긴 가짜는 현실이 아니라 상상이고, 사람이 아닌 이야기다. 사람은 오해를 풀고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지만, 이야기 속의 상상은 환상만 더해간다. 장르적 특성상 그에겐 모든 여자는 섹스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누군가를 어떻다고 할 때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떠올리게 되는데 비해 코우즈키는 19금 소설의 인물로만 떠올린다. 자신의 전처인 사사키가 백작과 잠자리를 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하며 부들부들 떨 땐, 함께 한 시간이 있는데 그리 생각하는 게 신기하다. 어느 남자든 가리지 않고 좋아할 거였으면, 애당초 당신 곁에 있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낭독하지 않는 히데코 역시 새로운 이야기 속에 '어떤 년'일 뿐이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나 의심이 된다면 백작에게 묻던 그의 질문을 기억해보자. '히데코가 어떤 년인가? 부드럽던가? 조여오던가? 주름은 많이 접혔던가? 충분히 젖었던가? 애액의 점도와 탁도는? 저항하던가? 아니면 침을 뱉으면서 혐오스러워하던가? 어서 해달라고 애원하던가? ' 백작이 자신의 아내인 히데코와의 초야를 어떻게 떠벌이고 다니냐고 호통을 치거나 말거나 새로운 이야기 <처조카의 초야>에 푹 빠져있었다. 정신 차리게, 코우즈키. 히데코는 당신의 처조카야. 당신의 죽은 아내의 죽은 언니의 유일하게 살아있는 딸이라고.
세상에서 책을 제일 좋아하는 부유하신 코우즈키 나리 마님. 일본인 귀족인 척했던 제주도 출신 백작과 하룻강아지 같은 하녀 숙희 덕분에 썩 즐겁지 못하다. 아끼던 책들은 처참히 망가졌고, 낭독을 맛깔나게 해 줄 배우도 없다. 히데코가 재산을 다 찾아갔으니 새로운 책을 사거나 관리할 경제적인 여유도 없어졌다. 함께 이야기를 들은 신사들 역시 아쉬움이 완연할 것이다. 그들은 상상에 푹 빠져 이야기 속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하곤 했다. 얼마나 짜릿했을지 몰라도 우리가 보는 그들은 낭독이 울려 퍼지는 서재에서 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때때로 주먹을 불끈 쥐거나 숨을 들이켜거나, 모자로 다리 사이를 가릴 뿐이다. 우리는 그들의 상상을 짐작할 뿐이고,
히데코와 숙희는 백작에게 '사기꾼이 사랑을 하나?'라고 물었지만 사기꾼이라고 왜 사랑을 하지 못하겠나. 거짓 속에서 진심이 더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는데. 그리고 둘이 할 소리는 아닌 게, 사람 속이고 이용하는 게 사기꾼이니 그녀들도 백작과 다를 바 없다. 차이가 있다면 이들의 작전은 성공했다는 것뿐이다. 그러니 이들이 하는 게 사랑이라면, 백작이 하는 것도 사랑이다. 코우즈키의 사랑이 픽션이라면, 세 사람이 한 사랑은 팩션쯤 될 것이다.코우즈키는 가장 좋아하던 책 5권에 맞춰 백작의 손가락을 하나씩 자르고, 손에 구멍을 뚫고, 성기를 자르려 했다. 히데코와 숙희가 코우즈키의 집에 붙잡혀 왔다면 어땠을까. 히데코의 이모를 죽이고 벚꽃나무에 매달았듯이, 그 둘도 괴롭히고 벚꽃나무에 매달거나, 낭독을 할 정도로만 살려두고 온몸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추호도 몰랐다. 아름다움이 잔인하고, 무르고 흐리고 둔한 게 추하다고 말하던 그가, 푸른 수은 연기를 이상하게 아름답다고 느끼면서, 무르고 흐리고 둔해지면서, 지하실에서 눈을 감게 될 줄 말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그는 잔인하고 추하게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그것도 히데코의 초야 이야기를 들으려고 안달이 나서, 자기 손으로 직접 백작의 입에 수은이 담긴 담배에 불을 붙여준 것 때문에. 심지어 그가 좋아하던 이야기를 그는 늘 감상하는 입장이었지만, 그 역시 이렇게 <아가씨>라는 이야기에 담길 줄 알았을까. 안타깝지만 미안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가 볼모로 잡았던 가족들의 삶을 생각하면, 스스로 불러온 결말은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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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 투 헤븐> 그들이 유품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그루(탕준상)'는 모든 유품에는 생전의 삶이 깃들어 있으며, 따라서 작은 흔적도 세심히 챙겨야 한다는 아버지 '정우(지진희)'의 교훈을 실천에 옮기며 아버지와 함께 유품 정리 업체 '무브 투 헤븐'을 운영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사망하고, 그루 앞에는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삼촌 '상구(이제훈)'가 법적 후견인으로 등장한다. 정식 후견인이 되기 위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상구는 본래 직업을 숨긴 채 그루와 함께 '무브 투 헤븐'을 운영하겠다고 나서고, 이에 그루는 새롭게 만난 삼촌 상구, 평생을 함께한 절친 '나무(홍승희)와 함께 고인의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한다.
의학 혹은 법정 드라마의 서사에는 두 개의 축이 존재한다. 주인공의 개인적인 서사와 환자 혹은 의뢰인(혹은 범인)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주인공들은 새로운 환자를 치료하거나 의뢰인 혹은 범인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비밀을 깨닫거나 인생을 관통하는 교훈을 배우면서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학 드라마와 법정 드라마의 완성도는 어떤 의미에서는 새롭게 등장하고 또 퇴장하는 외부인의 이야기에 달려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는 비록 의학 드라마와 법정 드라마, 두 장르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엄연히 같은 본질을 공유하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그루와 상구가 죽은 이들이 미처 전하지 마지막 메시지를 대신 전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만큼, 주인공들의 이야기 못지않게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고인들의 삶에 더 눈길이 가고 마음이 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공장에서 사고사 당한 대학생을 비추며 시작되는 드라마는 뒤이어 노모와 절연한 아들, 스토킹 피해 여성, 퇴직한 노부부, 동성애자 커플, 미국 입양아 등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다양한 죽음을 보여준다.
특히 각각의 죽음이 한국 사회에서 공론화가 된 후로도 여전히 해결이 요원한 이슈를 담고 있기에 이들의 이야기는 더욱 흡입력이 강하고, 가슴 아프다. 당장 비정규직의 산업재해는 본래 의도에서 적잖이 후퇴한 채 통과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안을, 스토킹범에게 살해당한 유치원 교사는 올해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가해자 처벌에 비해 피해자 보호에는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스토킹 처벌법을 둘러싼 논쟁을 연상시킨다. 이에 더해 십수 년 전에 개봉한 영화 <국가대표>에서도 심금을 울리는 소재로 등장했지만 여전히 관심을 필요로 하는 국외 입양아 문제, 동성애 커플의 이별에 담긴 좀처럼 변하지 않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급변하는 가운데 당장 눈 앞에 닥친 노인 문제 등도 마찬가지다.
이때 작중 단편적이고 분리되어 있는 듯한 일련의 죽음들을 잘 들여다보면 하나의 공통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모두는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한 기준선을 충족시키지 못한 실패자 내지는 사회가 규정한 경계에서 제외된 소외자의 삶을 공유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난 몇십 년간 한국 사회의 거시적 목표이자 과업이었고 동시에 현재 한국 사회를 지탱해 온 두 축인 산업화와 민주화 신화에 속하지 않았던 이들의 삶을 드라마는 녹여낸다.
드라마의 시작을 맡은 사회 초년생의 이야기, 늙은 어머니를 외면한 아들의 회한, 청춘을 바친 직장에서 퇴직한 후 아파트 경비원이 되어 갑질의 피해를 온몸으로 떠안은 할아버지의 말년은 산업화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람을 공장 기계와 같은 도구로 여기고, 인륜보다도 눈에 보이는 현금의 가치를 우선시하고, 동등한 사람을 서열과 계급으로 나뉘어 차별하는 잘못된 인식, 가치관, 관행을 꼬집는다. 한편 다른 이들의 이야기는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는 성취했으나, 생활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정립되지 못한 한국 사회의 한계를 비판한다. 동성애부터 입양아, 스토킹 피해에 이르기까지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라는 이유로, 또 약하다는 이유로
한 명 한 명의 개인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수없이 차별과 피해를 경험한 가운데 과연 실질적으로 다양한 삶과 목소리가 공존할 수 있는 생활로서의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러한 공통의 배경은 두 주인공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상구가 형과 가족을 등지고 세상을 염세적으로 바라보며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다. 그는 이윤만을 바라보는, 사람을 비롯해 책정할 수 없는 가치마저도 돈과 숫자로 치환시켜온 사회와 가정이 낳은 또 한 명의 피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그루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면서도 친구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당당히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동시에 입양아이면서도 아버지의 큰 사랑 속에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상구와 남부럽지 않은 가족을 이루어 나간다. 이렇게 드라마는 그루의 삶을 통해 목적지향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삶을 요구하던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제시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무브 투 헤븐>이 말하는 메시지는 사회적 기준선에 속하지 못해 소외된 주인공 그루와 상구의 직업이 유품 정리사이기에 더욱 풍성해진다. 작중 그루와 상구가 하는 일은 다양하지만, 본질적으로 그들의 작업은 오염된 장소를 청결하게 탈바꿈시키는 일이다. 달리 말해 오염과 청결을 가르는 기준선을 해체하고 다시 긋는 것이 본질이다. 또한 그들은 삶과 죽음의 마지막 기준선을 지키는 이들이자, 고인의 흔적을 마지막으로 고인의 마지막 메시지를 읽어내고 전달하면서 삶과 죽음의 기준선을 일시적으로 넘을 수 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특정 경계선을 넘나들 수 있는 유품 정리사의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오염과 청결의 범주가 단지 위생의 측면이 아니라 도덕과 사회 질서, 체계의 근원을 이루었다는 영국의 문화인류학자 메리 더글라스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그녀는 특정 영역의 경계나 기준을 상징하는 존재들, 특히 특정 존재의 오염 혹은 청결 여부는 문화적 분류와 사회 질서의 가장 기초가 된다고 파악했다. 경계 밖에 위치한 것으로 상정되는 존재들을 더럽고 오염된 것으로 간주하는 과정을 통해서 기준선 안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사회 질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통합된다고 본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해 무언가 더럽고 불결하다고 인식되는 것을 정리 정돈하거나 청소하면서 청결과 더러움의 기준선의 위치를 재조정하는 것이 넓게는 사회 질서의 범주와 영역, 경계까지도 바꾸는 함의를 포함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단순히 사망한 이들의 공간을 정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루와 상구의 작업이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분위기, 인식, 제도의 변화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이들은 혈흔과 체액, 벌레와 쓰레기들로 더럽혀진 장소를 깨끗하게 만듦과 동시에 일원화된 기준선을 맞추지 못해 사회로부터 배척받고 낙오된 개개인들에게 자신들의 사정을 투영하면서 보듬어 안는다. 그렇게 상구와 그루는 주변 주민들로부터 더럽고 불결한 일을 한다고 손가락질받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의뢰받은 공간을 청결의 영역으로 다시 옮겨 놓는 것에 정성껏 최선을 다한다.
사실 <무브 투 헤븐>의 구성이 의학 드라마나 법정 드라마와 유사하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아주 새롭고 기발하면서 재치 넘치는 이야기를 들려주지는 못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브 투 헤븐>이 넷플릭스에서 공개 직후부터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은, 지나치기 아까울 만큼 뭉클하고 따뜻한 휴먼 드라마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는 유품정리사만이 경험할 수 있는 온갖 착잡한 사연들을 차분히 제시하고, 더 나아가 다양한 사람들의 진정성을 모자이크를 채워 나가듯이 전달하며 우리 사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다룬 단단한 이야기의 힘이다.
A(Acceptable, 무난함)
유언을 남긴 이와 유언을 들으려는 이의 진심이 한데 모여 그려낸 희망의 모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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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망진창이어도 괜찮아
당신의 마지막 마블 영화가 무엇인가? 대부분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끝으로 마블과 작별했을 것이다. 워낙 많은 팬들이 타노스를 이기는 결말을 보기 위해 달려왔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 이후 등장한 마블 작품들이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는 두 번째 이유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래도 십 년을 마블 팬으로 살아온 시간이 있으니 한 번에 포기는 못하겠고, 그렇다고 나오는 영화마다 굳이 감상하며 불만만 쌓여가고 있을 때쯤 마블의 마지막 희망이라 부를 수 있는 영화가 개봉했으니 그게 바로 <썬더볼츠*>다.
물론 <썬더볼츠*> 역시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초기 마블 영화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보면 적잖이 실망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꽤 많은데 이들을 모두 알아보려면 섭렵해야 하는 영화와 드라마도 많아 마블 입문자들은 물론, 엔드게임 이후 탈주한 팬들 역시 가볍게 접근하긴 쉽지 않다. 아마 나 역시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마블과 작별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영화를 마블의 마지막 희망이라 부르려는 이유를 몇 가지 설명해 보려고 한다. 마블을 사랑했던 한 팬의 (구구절절하게 작성한) 부치지 않을 편지라고 생각하고 읽어주길 바란다.
1. 매력적인 캐릭터의 조합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이렇다. 블랙 위도우의 뒤를 잇는 나타샤의 동생 '옐레나', 윈터 솔저 '버키', 전 캡틴 아메리카 '존 워커', 러시아 슈퍼솔저 '레드 가디언', 앤트맨에서 빌런으로 등장했던 '고스트', 정체불명의 존재 '밥'까지 총 6명이다. 태스크 마스크는 등장하자마자 퇴장하니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다. 아무튼 이 6명의 조합은 도무지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각양각색의 조연들이다. 주연 급이라곤 그나마 마블 영화에 다수 출연해 이름 정도는 알려진 윈터 솔저뿐이다. 특출난 인물이 없어서일까? 이들의 시너지는 생각보다 괜찮은 맛을 만들어냈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 만났지만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로 손을 잡기도 하는 그야말로 생존 우선주의 인물들이다. 틱틱 대면서도 기꺼이 서로의 등을 맞대고 싸우는 익숙한 모습에 옛 마블의 향수가 가끔 아른거리기도 한다. 이처럼 잘 만든 조연들, 열 주연 안 부럽다! (티켓 파워가 적은 건 슬프긴 해도 말이죠.)
2. 완벽한 영웅은 이제 없다
안타깝지만 이젠 완벽한 영웅은 나오기 힘들다. 왜냐하면 아무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자도, 팬들도 원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영웅은 엄청 착하거나 나쁜 놈도 아니고, 범접할 수 없는 초능력을 가진 이도 아닌 우리와 같은 평범함을 가진 이다. 마블 세계관 속에서도 블립 이후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면서 서로에 대한 갈등이 높아진 설정을 사용하고 있다. 영화 밖에서만 봐도 참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현실로 돌아와서, 우리 역시 코로나로 인해 우울감이 높아졌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코로나가 끝나고 일상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듯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텅 빈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마블도 새로운 영웅 하나를 만들어 냈다. 바로 슈퍼맨처럼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졌지만 멘탈이 약한 인물 '밥'이 그리는 '센트리'와 '보이드' 캐릭터다.
영화 속 보이드의 능력은 간담이 서늘해질 만큼 강력하다. 사람을 그림자 형태로 만들어 각자의 고통이 담긴 공간(셰임룸)으로 보내버리는 능력을 가졌다. 영화 속에서는 옐레나의 레드룸과 밥의 다락방이 나왔지만 윈터 솔저의 공간이 나왔다면 더욱 끔찍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이드가 폭주해 모두를 가둬버리기 전, 썬더볼츠*는 합심해 그를 제어한다. 평생 누군가를 죽이거나 고통을 주었던 이들이 정반대의 방법을 통해 모두를 구출해낸다. 실은 모두가 누군가가 자길 멈춰주길 바랐기 때문일 테고, 결국 그들은 밥을 보이드로부터 구해내면서 그들 스스로도 구원받았다. 오늘날의 영웅은 이처럼 과거를 받아들이고 다시 나아가는 이들로 다시금 탄생했다.
3. 어벤져스를 놓지 못하는 자는 누구인가
<썬더볼츠*> 제목 뒤의 *의 의미가 밝혀지는 순간이다. *는 애스터 리스트(asterisk)로, 표시나 수정이 필요한 단어에 붙는다. 그리고 나는 발렌티나의 '뉴 어벤저스' 소리를 듣자마자 마블과의 영원한 작별을 선언했다.
이미 팬들 입장에서는 엔드게임 이후 어벤져스는 끝났다. 잘 보냈다고는 말 못 해도 어벤져스는 누군가가 대체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아무리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모아놓고 '뉴'어벤저스 명칭을 붙인다 한들 누가 인정이나 할까 싶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영화에서도 어벤져스에 반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썬더볼츠는 썬더볼츠로 남겨놓고, 어벤져스는 어벤져스로 남겨놓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박수 칠 때 떠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건 마블을 보면 뼈저리게 알 수 있다. 이젠 수습할 수도 없는 방대한 마블 세계관 속에서 그들도 언젠가 그들만의 길을 찾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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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건전한 먹방 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담론
요즘 먹방은 하나의 장르로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먹방을 보진 않는다. 항상 안 봤던 것은 아니고, 어느 순간부터 보게 되지 않았다. 특히 먹방이 인터넷 영상의 한 장르를 넘어 공중파의 소재로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컨텐츠가 아닌, TV 채널을 돌리다가 무심코 보게 되버리는 순간들이 축적되며 점점 찾지 않게 된 장르다.
하지만 공중파의 탓만 하기엔 다른 이유가 있다. 언젠가부터 많이 먹는 행위가 보기 좋고, 복스럽게 보여 음식을 더 먹고 싶어지게 만든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이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많이, 그리고 과도하게 빨리 먹어버리는 행위는 복스러움을 넘어 탐욕스러워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많이 먹는 행위가 보기 좋다는 것은 너무 단순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결핍의 일환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음식을 먹는 양과 상관없이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어느날 갑자기 이미 봤던 영화이지만 '리틀 포레스트'를 다시 정주행했다. 아, 물론 처음은 일본판으로 시작해 한국판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음식들이 다 맛있어 보여서 내가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의 요리들은 전부 다 따라해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먹었던 음식은 수제비였는데, 그 수제비를 먹으면서 '리틀 포레스트' 시즌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먹방이 아닐까 생각했다. 가장 건강한 형태로 식욕을 유발하는, 그래서 더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먹방 말이다. 물론 내 입맛이 토속적인 편이기에, 영화 속 음식이 다 맛있어 보였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소식좌가 생겨나는 것을 보아, 많은 사람들도 이제 나처럼 많이 먹기만 하는 먹방은 질린 것 같다. 오히려 많이 먹지 않아도 천천히 먹는 것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오늘도 생겨나는 수많은 먹방 방송들 중에서 오늘도 나는 이 영화를 다시 켜보는 것은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아닐까. 수많은 먹방러들보다 이제는 음식을 천천히, 온전히 먹는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고파진다는 것은 결국 나는 먹방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질려 버렸다는 반증인 것 같다. 수많은 퓨전 음식들이 있어도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은 음식 본연의 맛이고, 그 본연의 맛을 구현해 내고, 맛보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서 내 것이 있는 독립적인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내가 내 요리를 만들어먹을 줄 아는 사람은 혼자 먹고 있어도 외로워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배달음식에 의존하며 오늘도 먹다남은 플라스틱통을 냉장고에 우겨넣으며 현타가 올지는 몰라도. 내가 먹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성과도 있고 희로애락이 담겨있기에 외로움에 침잠해있을 틈이 없다.
나의 엄마가 한 말 중에
"외롭다고 난리치는 사람들은 참 할 일도 없나 싶더라. 취미도 없고, 좋아하는 것을 지속할 끈기들도 없어서 계속 남한테 뭘 해달라고 조르기만 해. 외로울 시간이 어딨어, 내 할일만으로도 신경쓸 일이 얼마나 많은데, 외롭다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할 일이 그렇게도 없나 싶더라고."
물론 내 엄마는 좀 독립적인 스타일이라 매정한 사람일 때도 있지만 이 말에 공감했다. 내 것을 나를 위해 만드는 삶은 나를 외롭게 할 틈을 주지 않고 여유를 가져다주기에 먹방러들처럼 급하게 먹을 필요도 없다. 남에게 애정을 갈구하지 말고, 남에게서 바라는 애정을 내가 나에게 해주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영화 속 김태리도, 일본판 주인공도 혼자 살지만 외로워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게 내 눈에도 멋있어 보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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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엘라" 영화리뷰 1부(*스포없음)
- '크루엘라' 영화 예고편 분석
- 원작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 결말포함 영화리뷰
- 디즈니 빌런 유니버스
- 영화정보
감독: 크레이그 길레스피
제작: 크리스틴 버, 앤드루 군, 맥 프랫
각본: 스티브 지시스, 토니 맥나마라, 켈리 마르셀, 도나 폭스, 제즈 버터워스, 엘린 브로쉬 맥켄나
장르: 범죄, 코미디
출연: 엠마 스톤, 엠마 톰슨 외
음악: 니콜라스 브리텔
개봉일: 미국 2021년 5월 28일 대한민국 2021년 5월 26일
독점 스트리밍: Disney+ 로고 DISNEY+ PREMIER
제작사: 미국 국기 월트 디즈니 픽처스
수입사: 대한민국 국기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급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처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상영시간: 134분- 101마리 달마시안 영화리뷰 정보
감독: 볼프강 라이더맨, 헤밀턴 러스크, 클라이드 제로니미
제작: 월트 디즈니
각본: 빌 피트
출연: 로드 테일러, 케이트 바우어 외
음악: 조지 브런스
장르: 애니메이션, 가족, 어드벤처, 코미디
개봉일: 1961년 1월 25일
상영 시간: 79분
제작사: 미국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
배급사: 미국 브에나 비스타 픽처스 디스트리뷰션
제작비: $3,600,000
북미 박스오피스: $144,880,014
월드 박스오피스: $215,880,014
#크루엘라 #101마리달마시안 #크루엘라_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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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묘 - 굿판을 깔아준 베테랑 선배들과 칼춤을 추는 젊은 천재 후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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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내에 이도현 배우가 맡은 배역(봉길)의 이름을 '봉림'이라고 잘못 표기해둔 부분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금더 유의하여 영상 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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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퍼펙트 머더 : 와이 우먼 킬> 메인 예고편
평범하고 실력 좋은 미용사 '클레어'는
밤이 되면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는 양면의 모습을 감춘 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단골손님인 '올리비아'에게 강한 호감을 느낀 클레어는 평소에 하지 않던 출장까지 승낙하고
그녀와 더 친해지기 위해 용기 내어 결혼 축하 파티도 참석하지만 상황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어떻게든 바로잡으려 노력할수록 더 어긋나기만 하는 관계에 클레어의 집착도 뒤틀리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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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를 만나는 길> 메인 예고편
전 세계인에게 평화와 행복의 가르침을 남긴 이 시대의 스승 ‘틱낫한’ 스님
그가 프랑스 보르도 근교에 설립한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함께 걷고, 먹고, 일하고, 차를 마시는 그곳에서
3년에 걸쳐 최초로 기록한 마음챙김의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