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17 16:48:42
해외영화 기대작 모음 - 전기영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부터 브래들리 쿠퍼의 <마에스트로>까지.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어느새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신나는 금요일의 기운을 받아 오늘은 개봉 예정인 전기 영화 모음을 가져왔어요 :)
올 여름 개봉을 앞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부터
<스타 이즈 본>을 통해 성공적으로 감독 데뷔를 마친 브래들리 쿠퍼의 <마에스트로>까지.
제작 중에 있는 핫~한 전기영화 여덟 편과 그 주인공들을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펜하이머(2023)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 킬리언 머피,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등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자신이 개발한 무기 때문에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한 것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렸던 미국의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영화입니다. 오펜하이머 평전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로버트 오펜하이머>를 원작으로 했다고 하며, 유니버설 픽쳐스에서 단독 배급을 맡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오펜하이머' 역은 킬리언 머피가, 그의 아내 '캐서린' 역은 에밀리 블런트가 맡았으며, 이외에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플로렌스 퓨, 라미 말렉, 데인 드한, 조쉬 하트넷, 마이클 케인 등이 출연해 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게리 올드만이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 역을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죠.

IMAX 흑백 아날로그로 찍은 최초의 영화이며, 감독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흑백 장면들은 실제 역사를, 컬러 장면들은 오펜하이머의 관점을 뜻한다고 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화 제작 시 CG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감독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작품 역시 세계 최초의 핵실험이었던 '트리니티 실험' 재현을 CG 없이 성공했다는 사실이 공개하며 다시금 화제가 되었습니다. 국내 개봉은 미국과 마찬가지인 올해 7월 21일로 확정되었으며, 앞서 공개된 포스터 이미지와 예고편을 통해 영화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드리 헵번(제목미정)
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 루니 마라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본즈 앤 올> 등을 연출한 루카 구아다니노가 감독을 맡고 <캐롤>, <그녀>, <나이트메어 앨리>의 루니 마라가 주인공을 맡은 오드리 헵번 전기영화가 제작될 예정입니다. 각본의 경우 <커런트 워>, <더 기버: 기억 전달자>의 마이클 미트닉이 맡는다고 하네요. 오드리 헵번은 영국에서 활동했던 벨기에 출신의 배우로, '세기의 연인', '세기의 미녀'라고 불리울 정도로 전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또 지금까지도 그 미모가 두고두고 회자되는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60년대의 대중문화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배우이기도 하죠.

오드리 헵번이 오랫동안 칭송받는 이유는 그녀의 작품활동과 세련된 스타일링, 전 세기에 걸쳐 감탄을 자아내는 외모뿐만 아니라 연예게 은퇴 후 몸담았던 자선사업 활동 때문이기도 합니다. 유니세프 대사로서 인권운동에 활발히 참가했고, 제3세계 오지 마을에 가서 직접 아이들을 도와주었습니다. 자선 활동 중 아름답게 미소짓는 오드리 헵번의 진정성 있는 따뜻한 모습은 그녀의 젊을적 모습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편, 루니 마라의 캐스팅과 관련해서 오드리 헵번의 아들 숀 헵번 페러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루니 마라의 캐스팅은 기쁘다"라고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현대판 오드리 헵번'이라고 불리우며 오드리 헵번과 꼭 닮은 외모로 유명한 릴리 콜린스가 배역을 맡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들도 많았는데요,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은 루니 마라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보여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짐 존스(제목 미정)
감독 | 미정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기독교계 사이비 종교 '인민사원'의 지도자이자 미국 역사 최대의 집단 자살 사건의 주동자 '짐 존스'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제작될 예정입니다. 1931년 미국에서 태어난 짐 존스는 대학생 시절 사회주의와 기독교에 심취해 있었는데, 처음 목회 활동에 나섰을 당시에는 인종 통합, 사회정의, 평등, 빈민구제 등의 가치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따랐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서 비뚤어진 사상에 빠지기 시작한 존스는 신도들을 데리고 1974년 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로 떠나 '존스 타운'이라는 마을 꾸리고 정착, 신도들의 왕과 다름없는 존재로 군림하게 되었고, 1976년 11월 18일, 짐 존스는 미성년자 276명을 포함한 무려 900명이 넘는 신도들을 데리고 수 없이 연습했던 집단자살을 행하였으며, 이 사건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제작될 영화는 해당 사건과 짐 존스의 생애를 다룬 '제프 구인'의 책 '더 로드 존스타운'을 바탕으로 할 예정이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짐 존스' 역할에 캐스팅을 확정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영화 '베놈'의 각본을 쓴 '스콧 로젠버그'가 기획과 각본을 맡아 작업 중에 있으며, 촬영 및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편, 동일한 소재를 바탕으로 또 한 편의 영화가 제작 중에 있는데요, 바로 영화 <화이트 나이트>입니다. 한국말로 '백야'라고 불리는 현상인 '화이트 나이트 White Night'는 짐 존스가 신도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살을 연습시켰던 행위를 칭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영화는 이 비극적인 사건의 생존자 중 한 명인 '데보라 레이튼'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했으며, 아역배우 출신으로 <500일의 썸머>, <인셉션> 등을 통해 스타가 된 조셉 고든 래빗이 '짐 존스'를, <렛 미 인>, <마담 싸이코> 등으로 유명한 클로이 모레츠가 신도 '레이튼' 역살을 맡았으며, 연출 및 감독은 노르웨이 출신의 여성 감독 안네 세비스퀴가 맡았다고 합니다.
고잉 일렉트릭
감독 | 제임스 맨골드
출연 | 티모시 샬라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 화가이며 아름다운 가사로 전 세계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밥 딜런의 전기 영화가 제작됩니다. 밥 딜런은 대중음악사 최정상에 위치한 아티스트로, 포크를 현대 예술로 탈바꿈시킨 역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아티스트인데요, 가사를 통해 참신하고 시적인 표현들을 창조해낸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가수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밥 딜런을 대표하는 호칭으로는 '시대의 목소리', '포크의 왕', '포크의 신', '음유시인' 등이 있으며, 대표곡으로는 'Blowin' in the wind', 'Like a rolling stone', 'Knocking on heaven's door' 등이 있습니다.

이런 밥 딜런의 역할을 맡을 배우는 대체 누구일까요? 바로 최근 몇 년 새 할리우스의 대스타로 떠오른 티모시 샬라메에게 그 역할이 떨어졌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고잉 일렉트릭 Going Electric>이며, 영화 <로건>, <포드VS페라리>로 극찬을 받았던 제임스 맨골드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2020년 초 티모시 샬라메의 캐스팅이 밝혀졌을 때에 많은 팬들이 기뻐했는데요, 아쉽게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었던 전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작년 말, 티모시가 인터뷰를 통해 <고잉 일렉트릭>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해당 작품이 자신에게 큰 선물이라고 밝혀 업계 측은 영화의 크랭크인을 올해 초 정도로 예상한 상태라고 합니다. 티모시 샬라메는 전작 <본즈 앤 올>에서의 연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는 오르지 못해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전설적인 가수 밥 딜런으로서의 티모시 샬라메는 어떤 모습일지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프레드 아스테어(제목 미정)
감독 | 폴 킹
출연 | 톰 홀랜드

미국의 배우이자 댄서로 유명한 프레드 아스테어의 전기영화가 제작됩니다. 1950년대의 댄디한 미국 패션 아이콘으로 여겨지도 하는 아스테어는 역대 최고의 춤꾼 중 한 명으로 손꼽히며, 함께 콤비를 이루었던 진저 로저스와의 작업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크나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아스테는 76년 동안이나 활동했으며, 그만큼 굉장히 많은 양의 작품을 남겼는데요, 그의 누나 '아델' 또한 뮤지컬 계에서 유명인사였습니다. 원래는 아델이 굉장한 인기를 누렸고, 아스테어는 그녀를 상대하는 보조역 정도였는데, 아델이 영국 귀족과 결혼하는 동시에 은퇴하자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당당하게 최정상 배우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987년 세상을 떠난 아스테어는 유언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전기 영화 제작 소식이 고인의 바람을 무시한 처사라는 팬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테어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가 두 편이나 제작 중인데요, 우선 조금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쪽은 '스파이더 맨' 시리즈로 팬층이 두터운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패딩턴' 시리즈의 제작자 폴 킹이 연출을 맡고 소니가 제작에 참여하며, 프레드 아스테어와 누나 아델의 관계를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인 리 홀이 현재 각색 중에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다른 작품은 <프레드 앤 진저>로 알려진 뮤지컬의 영화화 버전으로, 아마존의 투자를 받아 조나단 엔트위슬이 감독, 제이미 벨과 마가렛 퀄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톰 홀랜드 버전과 달리 프레드 아스테어와 그의 할리우드 콤비 진저 로저스의 관계가 주요 내용인 작품이기 때문에 시기상 좀 더 나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프레드 아스테어라는 동일한 인물을 공교롭게도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제이미 벨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이었던 톰 홀랜드가 각각 맡게 되어 더욱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비 마이 베이비
감독 | 미정
출연 | 젠데이아 콜먼

1960년대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3인조 걸그룹 '로네츠'의 리드 보컬 '로니 스펙터'의 전기 영화가 제작될 예정입니다. 'Be My Baby', 'Baby, I Love You', 'Best Part of Breaking Up' 등의 곡들을 히트시켰고, 그중에서도 'Be My Baby'가 대성공을 거두며 그룹을 당시 가요계의 최정상에 올려 놓았습니다. 해당 곡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비열한 거리>를 비롯해 <더티 댄싱> 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 음악으로 줄곧 쓰이며 사랑받기도 했는데요, 최근 가장 핫한 영화배우로 통하는 젠데이아가 로니 스펙터 역을 맡아 연기할 예정입니다.

A24와 New Regency가 제작에 참여하며, 스펙터 본인이 빈스 월드론과 함께 썼던 자서전 <Be My Baby>를 바탕으로 스펙터의 커리어 초반기, 특히 그룹 로네츠의 탄생과 이후 로네츠가 필 스펙터의 음반사와 계약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이후 로니 스펙터가 필 스펙터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이혼, 음악 권리권을 찾기 위한 싸움 또한 다뤄진다고 합니다. 로니 스펙터는 한때 그녀의 매니저였으며 후에 그녀의 남편이 된 조나단 그린필드와 함께 영화의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고 전해졌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작년 초 암 투병 끝에 78세의 나이로 별세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 '듄', HBO 드라마 '유포리아' 등을 통해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젠데이아가 로니 스펙터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되는 바입니다.
마에스트로
감독 | 브래들리 쿠퍼
출연 | 브래들리 쿠퍼, 캐리 멀리건, 맷 보머 등
미국의 지휘자이자 작곡가,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떨쳤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전기영화 소식입니다. 번스타인은 2021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해 골든 글로브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차지한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원작 뮤지컬의 작곡을 맡기도 했었는데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마에스트로>에서는 전설적인 음악가였던 그의 생애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영화 <스타 이즈 본>을 통해 감독으로서도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브래들리 쿠퍼가 감독, 각본, 연출, 제작에 주인공 레너드 번스타인 역까지 맡았습니다. 특히 촬영현장의 파파라치 컷을 통해 몰라볼 정도로 완벽한 분장을 한 브래들리 쿠퍼의 모습이 공개되어 화제였는데요, 영화가 공개된다면 오스카 연기상 후보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마틴 스콜세이지와 스티븐 스필버그, 토드 필립스가 제작자 명단에 끼어 있어 또 한번 화제가 되었으며, 번스타인의 아내였던 '펠리시아' 역은 캘리 멀리건이, 애인 관계였던 클라리넷 연주자 역은 맷 보머가 맡아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헐크 호건(제목 미정)
감독 | 토드 필립스
출연 | 크리스 헴스워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프로레슬링 업계의 최정점으로 군림했던 전설적인 선수 '헐크 호건'의 전기영화도 제작될 예정입니다. 넷플릭스가 제작하며, 블래들리 쿠퍼 등 여러 제작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토드 필립스가 감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인공 헐크 호건은 '토르' 역할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며 완벽한 근육질 몸매의 크리스 헴스워스가 낙점되었습니다.

영화는 헐크 호건이 처음 레슬링 스타로 떠오른 젊은 시절을 그릴 예정이며, 실제로 헐크 호건은 예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전기 영화가 나온다면 토르의 주인공 배우가 적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어 적절한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물론 헴스워스는 해당 영화 출연에 대해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육체적으로 변모하는 과정에 엄청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토르' 때보다 더 몸을 키워야 하며, 발음 엑센트와 호건의 기본적인 태도, 언행, 레슬링 세계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금까지 개봉 예정에 있는 전기 영화들과 배역을 맡은 배우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이밖에도 원글에 다 담지 못한 반가운 소식들이 많습니다. 무성영화 시절의 전설적인 배우이자 감독인 '버스터 키튼'의 삶을 다룬 TV 시리즈 주역을 맡은 '라미 말렉',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의 차기작이며, 밴드 '그레이트풀 데드'의 실질적 리더였던 '제리 가르시아'의 생애를 다룬 영화에 출연하는 '조나 힐', 레게 전설 '밥 말리'의 전기영화에 출연 예정인 '킹슬리 벤 아디르'의 소식까지.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은 가운데, 모쪼록 모든 작품들이 큰 이변없이 성공적으로 제작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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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헤어질 결심(2021)> 리뷰
이름은 언제나 존재 다음에 온다. 마찬가지로 관계에 있어 마음이란 최초에 발생하는 무엇이고, 행위는 눈 먼 채 마음을 따라가며, 이성은 한참 후 자신의 행동을 해부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명명한다(설령 그것이 그릇된 이름이라 할지라도). 그런데 이 영화, 제목이 이상하다. ‘헤어질 결심’이라니. 어떠한 감정을 사그라뜨리기 위해 헤어지는 것이라면 그저 갈라서면 될 일인데, 물리적으로 멀어진 후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받아들이면 될 터인데, 이 영화는 헤어지는 행위에조차 ‘결심’이 필요하다고 한다. 감정과 행동이 진행되는 순서를 역행하겠다는 선언 이면에 가득한 건 망설임이다. 그러하니 영화 속 주인공의 이별이 쉬울 리가 없다.
<헤어질 결심>을 바라보는 데에는 참으로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쟝센에 집중할 수도 있을 테고, 그의 전작에서부터 이번 작품에서까지 이어지는 인물들의 모호하고도 비극적인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터다. 또한 21세기 한국 사회만이 담아낼 수 있는 현상을 파고들 수도 있을 것이며 히치콕의 영화를 끌어오는 방법도, 탕웨이와 박해일이라는 배우에 대해 집중해 보는 방법 또한 있겠다. 하지만 난 송서래(탕웨이)와 장해준(박해일)의 관계에 집중해 보고 싶다. 오랜만에 영화로 찾아온 박찬욱 감독이 꺼내든 ‘멜로’라는 장르를 아끼고 싶진 않으니까.
서래와 해준
<헤어질 결심>은 담당 형사와 피의자로 만난 남녀에게서 출발한다. 특별하지 않은 설정이지만, 이 이야기는두 사람이 품은 믿음으로 인해 레이어가 여럿 추가되며 현실만큼 복잡해진다. 나는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데에서 오는 자부심. 누가 뭐라 해도 꺾이지 않는 신념을 지닌 사람의 품위. 서래와 해준에겐 환경이 그들을 공격하더라도 척추를 꼿꼿이 세우고 세상의 모진 풍파를 이겨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서래는 어느 여름 해골 같은 몰골로 불법 입국한 중국인으로, 한국에서 녹록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의 삶에 풍파가 더해지는 데에 크게 일조한 사람은 서래의 한국인 남편 기도수다. 이 남자는 서래를 학대하고, 마치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그의 몸에 이니셜(KDS)을 새겨두기까지 했다. 하지만 서래는 자신의 처지가 곤란하기 그지없어 그를 떠날 수 없는 신세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래는 간병 업체에서 ‘에이스’로 통하고, 자신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동물들까지 살뜰히 보살피며, 무엇보다도 언제나 단정한 차림새를 유지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서래가 보여주는 특유의 기품은 그의 과거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독립군 참전자인 송서래의 외조부가 일러주었다는 가문의 땅, 호미산으로부터.
해준 역시 서래와 비슷하다. 고지식할만큼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는 그는 어떤 피의자를 만날 때에도 무죄추정원칙을 고수한다. 미결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책상 앞에 붙여두고 사건에 관련된 사소한 숫자마저 머릿속에 오래오래 보관하는 이 남자는 원리원칙에 충실하고 정중한 형사로, 서래의 말마따나 ‘현대인’ 치고 품위가 넘친다. 이러한 평가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유효한데, 후배 수완(고경표)은 다른 형사들과 다르게 끝까지 사건을 물고 늘어지는 해준을 존경해 부산으로 전근을 왔을 정도이다. 그가 불의 앞에서 늘 달려나갈 수 있었던 힘은 자신의 원칙에 있다. 그런데 이것이 무너진다.
사랑과 미련과 그 밖의 모든 것들
멜로 영화이니 던질 수밖에 없는 질문을 먼저 해 보자. 두 사람은 언제 사랑에 빠졌을까? 영화는 답하지 않는다. <헤어질 결심>은 서래와 해준이 서로를 사랑하게 된 시점에 대해, 감독과 배우와 관객의 해석이 모두 다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해준의 말마따나 서로가 같은 부류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에 마음이 서서히 물들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사소한 단서조차 놓치지 않는 형사 해준이 ‘중국인이라 한국어가 서툰’ 서래의 의도가 변질되지 않도록 더욱 애써 유심히 살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꾸만 시선을 주어야만 했던 정황 속에서 자연스레 자라난 것일 수도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은 한 걸음 뒤의 시선과 녹음을 통해 상대방에게 몇 박자씩 늦게 도착하곤 했으므로. 정확한 것은 없다. 늘 그렇지만,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서 분명한 것은 없으니. 어느 순간 돌이켜보니 사랑에 빠진 자신만 남는다는 그 단일한 결과만 제외한다면.
그런데 신기한 건, 둘 사이에서 주도권이 서래에게 있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계층의 최약자인 서래 말이다. 서래는 당장의 생존이 절실한 사람이었고, 덕택에 그는 사랑을 온전히 감각할 여유가 부족했다. 이는 서래보다 해준이 먼저 사랑을 자각한 계기가 됐다. 사랑 앞에서는 형사와 피의자라는 권력 관계가 순식간에 허물어진다. 기실, 형사인 해준은 본질적으로 사건이 발생한 후 뒤쫓아 가는 쪽이지, 먼저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그에겐 대단히 비겁한 측면도 있다. 아내 정안(이정현)에게 기도수 사건을 다르게 바꿔 전달하는 것처럼. 사실은 일찌감치 끝난 관계에 무의미한 인공호흡기만 달 뿐 해준은 적극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다. 해파리처럼 모든 일을 밀어낼 줄 모른다. 그는 모든 것을 떠맡는다. 공평하게 모든 것을 신경쓰고자 한다는 건, 사실 그 무엇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걸 모른다는 듯.
해준이 이런 남자라는 사실은 서래에게 독이었을까, 약이었을까?
서래는 자신을 걱정하는 다정한 남자에게 묻는다. 자신은 왜 당신 같이 품위있는 남자를 만날 수 없을지에 대해. 답은 자명하다. 그에겐 양지바른 한국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미산은 그의 핏줄이 가진 땅이라는데 서래는 어떤 소유권도 주장할 수 없다. 정당성을 입증할 방법이 없다. 심지어 서래는 고소공포증까지 있는 외국인이자, 저 자신의 고국에 돌아가면 무기징역수가 되는 젊은 여성이다. 전문직에 해당하는 간호사 자격증을 가졌음에도 하루하루 독거노인을 돌보는 불안정한 일을 할 수밖에 없고,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제 뜻을 명확히 전달할 길이 없다. 서래는 상황을 깨뜨리고자, 운명을 거스르고자 노력하나 도돌이표처럼 돌아온다. 남편에겐 가축취급을 당하는 트로피 와이프로, 거듭하여.
그러나, 두 사람은 사랑 앞에서 변화한다.
회피하던 해준은 행동한다. 서래가 부탁하지 않아도 요리하고, 중국어를 몰래 공부하고, 우산을 씌워주며, 무엇보다도 서래를 고스란히 눈에 담는다. 죽음보다도 더 끔찍하게 여기는 감옥생활을 각오할 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홍산오 사건처럼, 해준은 서래 앞에서 몇 번이고 자신의 원칙을 깨뜨린다. 해준 자신이 죽음보다도 더 치욕적으로 여기는 행동을 반복한다. 그렇기에 내가 언제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전했느냐고 따지는 해준의 말은 공허하다. 사건 수사를 위한 결정적 증거를 깊은 바다에 버리라는 말은 너무나도 명백한 고백이었으니까.
반면 해준을 만나기 위해 이포에 간 서래는 그와 헤어지겠다고 결심한다. 부산에서처럼 사건의 주동자가 되지 않고 한 발짝 뒤에서 해준을 바라본다. 언젠가 그에게 닿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스마트 워치에 자신의 말을 녹음한다. 그런데 서래는 먼 발치에서 깨닫는다. 자신이 사랑한 남자가 원칙을 잃어 더 이상 올곧게 달려나갈 수 없다는 것을. 결국 서래는 해준과 같은 방식으로 사랑을 고백한다.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말을 녹음할 수 없는 환경에서 중국어로 말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아무도 찾을 수 없도록 한다. 모든 사건을 품고 있는 스스로를 깊은 물 아래에 묻음으로써 사건을 무마한다. 서래는 그 누구보다도 세상의 우스꽝스러운 단면을 아는 사람이다. 어떤 이도 기억하지 못하고 입증할 수 없다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던 것과 같다는 것을 안다. 서래 그 자신이 살아있는 증거이기도 했다. 한국은 서래에게 외조부의 땅을 돌려주지 않았으며, 중국에서의 서래를 기억하지 못했고, 기도수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 않았나. 그렇기에 그는 거침없이 해변에 스스로를 가두는, 무자비한 선택을 한다.
서래의 선택으로 인해 해준이라는 인간에겐 그저 긴긴 미련만이 남는다.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는 이 남자는 앞으로 영원히 서래를 헤아리며 살아야 한다. 서래와 헤어진 후 셈했던 402일. 그가 없어 편히 잠들지 못했던 402일은 이제 수도없이 많아질 것이다.
어지러이 얽힌 산과 바다
자, 이젠 시놉시스에서 눈을 돌려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된 상징을 이야기 해 보자. 영화에선 자연물인 산과 바다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을지로에서 태어났으면서 바다가 좋다고 하는 해준, 산을 가슴에 품고 바다를 건너온, 저가 돌보는 노인들에게 산해경을 읽어주는 서래. 두 사람에게 부여된 속성은 정안의 원전과 맞지 않는 힘이다.
서래와 해준 두 사람은 모두 산보다 바다를 선택하고, 공자의 말(智者樂水 仁者樂山)을 인용하며 스스로를 어진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공자의 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논어는 공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하다." 그러하므로 더더욱, 나는 해준이 산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바다에 이끌리는 산이었고, 붕괴될지언정 침몰하지 않는 남자다.
다만 이러한 두 사람의 속성이 대단히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서래가 읽는 산해경 신화 속 이정표가 무의미하듯, 산과 바다의 경계는 영화 속에서 자주 흐려진다. 마치 산과 바다의 뿌리가 같기라도 한 것 마냥. 뚜렷한 상징으로 환원되는 장면은 차라리 해준의 집에서 서래가 샛노란 옷을 입고 있었던 씬과, 호미산에서 서래가 산에서 광원 자체가 된다는 점이지 않을까. 서래에게 해준의 존재가 잠시나마 구원이었듯, 해준의 삶에 있어 서래는 단 한 순간일지라도 분명한 빛이었다. 하지만 그런 서래가 바다에 잠긴다. 모래산이 무너지고, 바다의 깊은 구멍을 메운다. 서래의 소망은 충족되었다. 그는 해준의 미결 사건이 된다. 해준은 이제 떠오르는 태양 없는 바다, 안개만이 자욱한 해변을 영원히 걸어야 한다. 헤매는 자는 목소리를 높여 운다. 하지만 잃어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붕괴 이전으로의 회귀는 불가능하다. 어쩌면 서래가 바랐던 것은 이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벽에 내 사진 붙여놓고, 잠도 못 자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해요, 영원히 결핍된 상태로 살아줘요, 당신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조각이 언제나 나이길 바라요.
서래와 해준의 관계에만 집중하여 후기를 적었지만, <헤어질 결심>엔 현대 한국인이기에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나는 이 영화가 오로지 2022년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현재성'이라는 시간적 속성이 어쩔 수 없이 희미해지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내가 이 영화를 개봉한 해에, 이 나라에서 감상할 수 있었음에 대해 감사하게 된다.
이토록 끊임없이 지각하고, 미끄러지고, 실패하는 사랑을 매끄럽게 스크린에 담아낸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획득하기 전 상실되는 사랑이란 파란색도, 초록색도 아닌 푸른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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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5주차 개봉예정작
아마 가장 흥행이 기대되는 한국 영화일 텐데요
일단 캐스팅부터 조정석,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최유리까지 라인업만 봐도 너무 기대되는 <좀비딸>이 오늘 개봉했습니다.
유명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일단 많은 원작팬들이 싱크로율에는 합격점을 줬죠 게다가 감독이 영화의 소울이라고 극찬한 ‘애용이’의 연기까지 🐈
<엑시트>, <파일럿> 에 이어서 <좀비딸>까지 과연 조정석은 여름 개봉 흥행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지!
한편 배드 가이즈가 돌아왔습니다. 빌런이 사랑 받는 요즘 딱 맞는 녀석들이죠! 어른들도 사랑하는 <배드 가이즈 2> 빨리 보러가고 싶어요 🔥🔥
📣오늘은 문화의날에 영화쿠폰까지,,,
영화를 1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날이네요여러분은 어떤 영화 보러가시나요?
🎬 7월 5주차 PICK!
►<좀비딸>
►<엣 더 벤치>
►<우리 둘 사이에>
►<배드 가이즈 2>
►<반 고흐. 밀밭과 구름 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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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막히는 ‘우리의 시간’
동급생 여학우 케이티(아멜리아 홀리데이)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13세 제이미 밀러(오언 쿠퍼).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일까? 왜 제이미는 그런 사고를 가지게 되었을까? 불쾌한 데이트 신청의 거절로 루저 프레임을 씌운 여자아이의 잘못일까, 죄책감 없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회에 대한 화를 비정상적인 장식으로 분출하는 남자아이의 잘못일까. 그저 방관하고 놀림에 동조한 아이들의 잘못, 혹은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알아채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일까. 사건을 파헤치며 전개되는 시리즈 <소년의 시간>(2025, 필립 배런티니)는 “왜?”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며 현 사회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조명한다.
숨 막히는 현실 체험, 롱테이크
약 60분의 러닝타임인 한 회를 각각 원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하였다. 왜 굳이 원테이크로 촬영했을까? 인물의 1시간을 그대로 따라간다. 관객으로 하여금 숨이 턱 막히게 만든다. 캐릭터가 60분간 겪는 상황을 그대로 따라가며 관객은 타인의 삶을 ‘체험’하게 한다. 극중 인물과 같은 시간의 흐름을 겪는 것, 실시간으로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일이라는 ‘현실감’을 표현하기에 원테이크는 그 어떤 연출 기법보다 효과적이다. 이것이 한 회당 3주씩 런쓰루를 하는 불편함에도, 흐름상 피해자에 대한 추모를 생략하는 아쉬움을 느낌에도, 롱테이크를 고집한 이유일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소년의 ‘시간’을 통해 문제의식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베일을 벗은 사건
담당 형사(애슐리 월터스)의 아들이 던져준 ‘인셀’이라는 단서로 사건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인셀이란, 비자발적 순결주의자로, 연애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성소외자들을 칭하는 신조어이다. 이성 관계를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를, 여성과 사회 탓으로 돌리는 이성애 남성을 칭한다. 아이들은 이모지만으로 많은 의미를 표현한다. ‘강낭콩 이모지’는 대개 여성 혐오 사상을 가진 자신을 인셀로 규정하는 사람들을 칭하고, ‘100’이라는 이모지는 80:20 법칙이다. 80프로의 여성이 20프로의 남성에게 끌리다는 법칙으로 나머지 남성들은 여성들을 속여야 만날 수 있다는 것. ‘빨간 알약 이모지’는 <매트릭스>에서 따온 것으로 ‘젠더 장치의 진실에 눈을 뜨다’라는 의미, ‘다이너마이트 이모지’는 빨간약이 터진다는 의미로 인셀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칭한다. 4화, 철물점에서 젊은 남성이 에디 밀러(스티븐 그레이엄)에게 은밀하게 당신을 지지한다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크라우드 펀딩을 올려 보라고 넌지시 말한다. 그만큼 인셀은 널리 퍼져있다. 학교를 찾아간 두 수사관은 “배우는 것이 있나?”라고 말한다. 모두가 영상강의로 대체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들은 서로를 갈라서며 혐오한다. 시대가 변하며 기술의 발전으로 익명성 기반의 미디어에 노출된 아이들의 현실이다. “냄새난다.”라는 말에는 사춘기 학생들의 냄새뿐만 아니라, 혐오와 몰이해가 난무하는 끔찍한 냄새라는 중의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제이미 밀러의 인셀적 사고는 3화에서 베일을 벗는다. 스탠들링 청소년 보호 훈련 센터에 수감된 제이미는 객관적인 심리적 소견을 위해 방문한 여성 심리학자 브리오니 아리스톤(에린 도허티)과 앉은 사각 테이블에서 본색을 드러낸다. 자신이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 모든 질문에 ‘왜’ 그런 걸 묻느냐고,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려는 것 아니냐며 태클을 건다.
제이미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남자다움’과 ‘성’이다.
축구장에서 활약하지 못하고 골키퍼, 즉 깍두기 역할을 하는 제이미에게 실망한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 등 돌린 아버지 이야기, 상반신 사진이 노출된 케이티가 연약해진 틈을 타 연애 기회를 노렸지만 모욕적으로 거절당한 것을 언급한다. ‘80:20의 법칙’, 자신을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바닥친 자존감, 모든 문제를 여성과 사회에 돌리는 사고를 가진 제이미는 자신이 80프로에 속한다고 생각하였고 거절당한 분노를 참지 못해 결국 케이티를 살해했다. 앞선 수사에 남성 경찰관에게는 꼼짝 못 하던 제이미가 여성 심리학자 앞에선 폭력적으로 돌변한다. 심리학자가 얼어붙자, 고작 13살에게 겁을 먹어서 자존심이 상하냐고 비아냥대기까지 한다. 극심한 열등감에 지배된, 강약약강의 비틀린 사고를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소년의 시간에서 나아가 우리의 시간으로
사건 발생 이후 남겨진 가족들은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낙인과 제이미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잠식되지 않으려 무던히 애를 쓴다. 부모는 의젓한 딸 리사를 보며 말한다.
“우리가 어떻게 저런 애를 만들었지?” “제이미와 똑같은 방법으로.”
“우리는 좋은 부모였어, 하지만, 우리가 아이를 만들었잖아.”
그 누구도 주된 원인이 아니고, 그 누구도 원인 제공을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 모르는 사이 개개인의 악이 모여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깊게 병들어버린 사회. 지나친 극단주의는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특히 익명성에 기대어 끝도 없이 확장하는 현재의 소셜 미디어는 뿌리 깊은 갈라치기와 대 혐오의 시대를 만든다. 이것은 소년의 시간이지만, 우리의 시간이기도 하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빼앗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소년의 시간에서는 ‘인셀’을 다루었지만, 사실 훨씬 더 많은 카테고리의 사회적 문제가 세상을 지배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소년의 시간>에선 답하지 않는다. 관객으로 하여금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스스로 생각하도록 한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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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추구미 과작 감독 모음
안녕하세요 씨네픽 입니다.
오늘의 큐레이션은 1,2년에 한편씩 영화를 선보이는 다작 감독이 있는 반면
5년 넘게 한작품도 나오지 않은 과작 감독도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영화감독들을 모셔왔습니다. 아마 여러분 마음속에 한 작품은 마음에 드실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수년간의 공백을 깨고 마침 개봉을 한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와 과작 감독님을 만나보아요.
*다큐,단편, 옴니버스영화 제외 과작 시기 위주의 영화들을 선정했습니다.
김태용 감독
20년이 훨씬 넘는 감독 인생에 비해 내놓은 작품은 단편영화를 제외하고 3편밖에 안됩니다.
거의 7년에 한번 꼴로 영화를 내놓는 셈.
나홍진 감독
단 세편 만으로도 굵직한 족적을 남긴 감독이지만 비슷한 작가주의 감독들이 2,3년 마다
꾸준히 신작을 만드는 것과 달리 텀이 깁니다. 감독 본인의 완벽주의 성향이 점차 강해지는듯
영화를 내놓기까지 공백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
초록물고기부터 오아시스때 까지는 과작이 아니었으나 5년여의 공백을 거친 뒤 밀양을 내게 되었고, 시 이후 버닝까지 8년, 버닝 이후로도 현재까지 5년 이상 차기작 소식이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충무로 3대 거짓말'이라는 농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는데 이창동이
'나 시나리오 다 썼다'라고 말하면 거짓말이라고.
베넷 밀러 감독
2005년작 카포티를 선보이며 장편 영화에 입봉했지만 아직까지 장편 연출작이 3편 밖에 없습니다. 머니볼과 폭스캐처의 작품 텀은 3년으로 평범한 편이지만 마지막 작품인 폭스캐처 이후로
10년 넘게 신작 소식이 없습니다.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명성을 올리며 섹시비스트로 영화 감독에 데뷔한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
섹시비스트와 탄생은 공백 기간이 4년이라 평범한 편이였지만 그 이후 20여 년 동안 언더 더 스킨, 존 오브 인터레스트 두 작품만 연출했습니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
퐁네프의 연인들이 망한 이후 빚쟁이들에게 쫓기며 폴라 X를 빼면 창작활동을 못하고 있다가
13년만에 홀리 모터스로 복귀, 이후 8년만에 아네트로 복귀했습니다.
로이 앤더슨 감독
1967년부터 시작하여 57년의 커리어 동안 장편 영화를 6편 내놓은 과작 감독입니다. 2000년에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내놓기까지 무려 25년이 걸렸습니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
공백 사이사이 연기에 도전하고 있는 스파이크 존즈 감독
독특한 영상미와 심리를 강하게 파고드는 연출로 유명하지만 영화의 텀이 매우 긴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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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 - '갈 곳 없는 청춘을 쫓다.'
D.P. (D.P.,2021)
개봉일 : 2021.08.27 (넷플릭스 공개)
감독 : 한준희
출연 :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 이준영, 신승호, 조현철
‘갈 곳 없는 청춘을 쫓다.’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D.P.>가 2021년 8월 27일, 높은 기대치와 많은 관심 속에 공개되었다. 주인공 안준호 이병과 한호열 상병 역을 맡은 정해인, 구교환 배우의 신선한 조합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높은 작품이었는데,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진 두 배우가 각자에게 꼭 알맞은 옷을 입고 내뿜는 케미가 상당해 이야기를 제외하고도 두 캐릭터의 파트너십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다. 정해인, 구교환 배우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이 시리즈를 보다 보면 두 배우가 흘리는 매력에 금세 빠져버릴지도 모르겠다. (난 이미 그전부터 허우적대고 있던지라 더 할 말이 없다...)
<D.P.>는 어려운 가정 사정을 뒤로한 채 입대한 후, 헌병대로 차출돼 특유의 눈썰미와 센스로 탈영한 군인을 쫓는 군인. 'D.P'가 된 안준호 이병과 그의 파트너 한호열 상병의 이야기다. '군인을 쫓는 군인'의 이야기라 하여 추격극이 주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D.P.>는 단순한 추격, 액션극이 아니었다.
20살 초반, 갓 성인이 된 우리나라 남자들은 좋든 싫든, 어떻게든 국방의 의무란 것을 지게 된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국방부의 시계에 맞춰 청춘의 일부를 헌납하게 되는데, 이 의무에 대해선 항상 논란이 많다. 말도 안 되게 적은 월급, 계급제 아래 잔혹하게 이어지는 가혹행위, 군사 비리, 인권문제, 병사의 현실은 고려하지 않는 불합리한 판단 등등.. 군대란 것이 공개적이기보단 폐쇄적인 집단이다 보니 모두가 알면서도 쉬쉬하고 넘어가는 문제들이 너무도 많다. <D.P.>는 이 문제들을 준호, 호열이 쫓는 탈영병들을 통해 비춰낸다. 그리고 준호와 호열이 가진 트라우마들과 그를 조금씩 극복하는 모습, 타인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보여주며 안준호 이병과 한호열 상병이라는 인물에게 인간성과 입체감을 부여하며 몰입력을 끌어낸다.
탈영병들은 말한다. “더 이상 쫓아오지 마.” “내가 뭘 잘못했어.”
20대 초반의 남자들에겐 국방의 의무가 주어진다.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부대 밖으로 뛰쳐나가는 건 엄연한 군법 위반이다. 탈영병에겐 탈영이라는 죄가 있다. 하지만 탈영병에게만 죄가 있는 걸까?
호열은 이렇게 말한다.
“탈영병 잡아오면 뭐해. 안에서 이러는데 탈영을 안 하고 배겨?”
모두가 쉬쉬하는 가혹행위와 근절되지 않는 군사 비리, 병사들을 가족이라기보단 진급 수단의 하나로 보는 간부. 바뀌지 않는 현실들. 탈영병은 이 문제들에 떠밀려 벼랑 끝에 선, 연약하고 어린 청춘이다. 탈영병을 다시 군대로 끌어다 놓아도 가해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고 다른 곳으로 전입될 뿐이고, 탈영병에겐 상처 위에 ’탈영병‘이라는 딱지가 붙을 뿐, 아무도 그의 상처를 보듬어주지 않는다. 탈영의 결말은 탈영을 하게 만든 문제의 해결이 아닌, 탈영병이란 낙인과 영창뿐이다.
군인이라는 신분에 발 묶인 채로 흔들림을 견디지 못해 탈영병이 된 이들. D.P가 된 준호와 파트너 호열은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파헤쳐 가며 문제를 통감하고 그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성장한다. 반듯하고 거침없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숨기고 사는 인물 준호와 속옷 고무줄을 퉁-튕기며 극의 분위기를 띄우다가도 곧 색다른 얼굴로 돌변해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 호열.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진 두 인물은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달린다. '도망간 군인을 잡는다.'
처음엔 '설렁설렁하다 만약 못잡으면? 또 나와서 잡으면 돼-'(해당 보직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시작된 탈영병 체포는 극이 진행될수록 죄책감, 책임감 같은 감정과 새로운 문제와 무게감이 더해지며 시즌 1의 마지막쯤엔 상당히 묵직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어떤 일을 해도, 어떤 사고를 쳐도 결국 변하는 건 없는 시스템 속에서 끝까지 내몰린 청춘에 공감하며 눈물짓는 건 그들과 똑같이 아픈 청춘뿐이다. 예상보다 훨씬 무겁고 아픈 이야기였다. 이렇게 내쫓긴 탈영병들의 청춘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매화 반복되는 오프닝 영상을 보면서 생각했다. 울음을 토해내는 갓난 아이가 나오고, 아이가 자라나는 순간들이 지나간다. 그리고 어린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된 아이(준호)가 입대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는 화면 너머에 앉아있는 우리를 바라보듯 뒤를 돌아 어딘가로 시선을 던진다. 그와 시선을 맞추고 있는 당신은 탈영병들과 같은 아픔을 가진 청춘인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묵인하거나 그들을 괴롭힌 방관자 또는 가해자인가. 준호의 시선은 <D.P.>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여러분들은 오늘부터 군인입니다.”
술만 마시면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맞으면서도 가정을 지키는 어머니. 불안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준호는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있다. 어머니와 동생을 사랑하고 동정하지만 이 가족을 떠나고 싶었기에 더 이상 거리를 좁힐 수 없었던 준호는 가족들을 두고 홀로 연병장으로 향한다.
2014년 선진 병영이 도입되기 전, 지금보다 폭행과 가혹행위가 더욱 심했던 시절. 준호는 군인이 된다. 민간인이 아닌 군인. 민간인에게 'Touch My Body'가 즐거운 노래 가사라면 내무반에서 'Touch My Body'는 말 그대로 폭행 또는 몸을 더듬는 성추행을 의미한다.
준호가 머무는 내무반의 고참 황장수와 류이강은 가까운 기수 몇 명을 제외한 후임들을 심하게 괴롭히는 선임이다. 준호의 가장 가까운 선임 조석봉 일병은 황장수, 류이강과 다르게 후임인 준호를 챙기며 “우린 나중에 애들한테 잘해주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가혹행위와 성폭력은 봉디(석봉+간디)라는 별명을 가진 착한 청년마저 미치게 만든다.
모두 알고 있지만 쉬쉬하고 있는 가혹행위들. 석봉과 탈영병들은 이와 같은 이유로 점점 망가지고 끝내 넘어선 안될 선을 넘어 도주한다. 하지만 이들은 잡히면 안 되기에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지옥 같은 군대로 돌아갈 수도 없다. 대부분의 탈영병들은 집이 아닌 길거리 어딘가를 헤매다 다시 군대로 돌아간다. 무슨 짓을 해도 바뀌지 않을 지옥 같은 그곳으로.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덜컹거리는 지하철에 앉아있으면서도 “여기가 편하다”고, “갈 곳이 없네요”라고 말하는 탈영병의 한마디에 그간 그가 겪었을 아픔과 고통이 묻어난다. 준호와 호열은 탈영병들을 잡으며 그들의 아픔에 함께 젖어든다. 하지만 준호와 호열은 현실을 바꿀 힘이 없다. 탈영병을 다시 부대로 인도하는 순간, 이들의 영향력은 끝이 나고 윗선에서는 진급에 영향이 간다는 이유로 가혹행위를 최대한 쉬쉬하고 덮으려고만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의 이기심과 잔혹함은 석봉이 탈영한 후 더욱 여과 없이 드러난다.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던 전우를 가차 없이 쏘라 명령하는 부대장 앞에서 박범구 중사와 임지섭 대위는 서로에 대한 경쟁심을 내려놓고 석봉을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이들의 노력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
좁고 폐쇄적인 군대라는 사회에서 하루 종일 같이 지내는 사람이 나에게 선을 넘는 행동과 가혹행위를 반복한다면, 계급제라 반항 한 번 할 수 없다면, 윗 사람들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방관하고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병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목숨을 끊는 것 또는 이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하는 것밖에 없다. 뭐라도 바꾸기 위해, 벗어나기 위해 탈영을 결심한 탈영병 신우석, 허기영, 허치도, 조석봉. 이들의 필사적인 탈출과 죽음은 과연 무엇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가혹 행위로 탈영을 했던 허기영 일병의 어머니가 답답해하며 묻는다. “어떻게 책임지는 사람이 없냐”고. 피해자는 고통에 몸부림치고 가해자도 분명한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 그리고 수많은 피해자를 봐왔음에도 사라지지 않는 썩은 부분들. 총을 든 석봉 앞에서 “우리가 바꾸면 되지”라고 말하던 호열의 대사가 무색할 만큼 이 문제들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석봉은 수통마저도 6.25 때 쓰던 것인데 어떻게 바뀌냐며, 뭐라도 해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자살을 선택한다. 착한 선생님이었던 석봉, 친하고 마음이 잘 맞는 친구였던 석봉,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었던 석봉, 준호에겐 가장 의지가 되던 선임이었던 석봉이란 청년은 이제 없다. 그는 '선임을 납치한 뒤 자살 시도한 탈영병'으로 뉴스에 오르내릴 뿐이다. 사람 때리는 걸 못해서 유망주로 주목받던 유도마저 관뒀다는 선한 마음씨의 석봉이 칼을 휘두르고 미친 듯이 뛰어가는 모습과 자살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르겠다. 칼과 총을 든 탈영병이기 이전에 그저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어린 청년이었을 뿐인데.
석봉의 자살시도와 함께 6화가 끝난 후 나오는 부가 영상은 이 먹먹한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다. 석봉의 친구가 석봉처럼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라고 말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선임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에서 선임들과 변하지 않는 시스템에 대한 분노, 원망이 가득 느껴진다. 결국 총기를 난사한 병사가 되고 자살한 탈영병이 되는 건 피해자들뿐이다. 가해자들은 무사 전역을 하거나 심해야 영창과 전입, 며칠간의 반성. 그게 죗값의 전부다. 돌아갈 곳 없는 지친 청년들의 마지막 선택지 탈영. 그리고 그를 쫓는 또 다른 청춘. 탈영과 일들은 벌어졌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피해자의 눈물과 죽음 앞에서 책임감을 느끼는 건 또 다른 청춘(준호,호열)이 유일하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조금 날카롭게 말하자면 <D.P.>를 보는 시청자들 중에서도 분명 황장수와 류이강처럼 군 시절 누군가에게 가혹행위를 하거나 폭력을 휘두른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들은 오프닝 영상에서 시청자 쪽을 바라보는 준호의 눈빛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황장수처럼 자신의 죄를 전혀 알지 못하고 똑바로 시선을 마주하고 있겠지?
전체적인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게 줄이고, 이번엔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D.P.>의 주인공 안준호와 한호열은 겉으론 강하거나 유머러스해 보이지만 각자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준호는 대체적으로 ‘죄책감’과 연관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그는 영창 근무를 서는 날, 영창 안에 갇힌 죄책감들과 마주한다. 첫 근무 날 구하지 못했던 탈영병 신우석의 환영, 아버지에게 맞고 있는 어머니가 “왜 도와주지 않냐”며 묻는 환영과 같은 것들 말이다.
준호는 술 먹고 가정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가 있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고, 그런 아버지 밑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돈을 빼앗기는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머니를 미워하는 건 아니지만 그녀를 돕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갖고 있고 그래서인지 가정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떠나지 못한다.
준호는 3화에서 탈영병 정현민을 검거하며 만난 자신의 어머니와 비슷한 여자 ‘영옥’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리고 그녀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술 먹고 폭력을 일삼는 남자에게 갖고 있는 모든 걸 다 팔아가며 돈을 바치는 영옥과 어머니. 준호는 영옥을 도우며 어머니를 돕지 못한 죄책감의 일부를 극복하고 뒤이어 ‘밥은 먹었냐’는 시답잖지만 따뜻한 인사를 담은 전화를 한다.
또 하나의 죄책감은 ‘탈영병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 죄책감은 차후에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변한다. 준호는 석봉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끈질기게 석봉의 뒤를 쫓지만 석봉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느끼고 자살한다. 석봉의 죽음 앞에서 가장 크게 비명과 울음을 토해내던 준호의 모습이 마음에 깊이 박힌다. 그는 석봉의 죽음 이후 첫 근무 당시 구하지 못했던 탈영병 우석의 납골당으로 향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일 없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의 누나를 보며 쓰린 표정을 짓는다. 열을 맞춰 걸어가는 병사들과 반대로 걸어가는 준호의 뒷모습엔 이 말도 안 되는 시스템 속에서 죽어간 청춘들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
호열은 준호의 파트너이자 D.P 조장이다. 꽤 오래 D.P 생활을 한듯한 그는 내무반과 크게 엮이지 않으면서도 나름의 영향력을 챙겨온 꽤 센스 있는 인물로 보인다. 국군 병원에서 흡연을 하는 다른 아저씨들에게 페브리즈를 팔며(?) PX 냉동을 뜯어내는 그의 능청스러운 장사 솜씨와 복귀가 결정되자마자 “얘네 담배 피웠어요”라며 모든 걸 폭로해버리는 한마디에서 그의 성격이 단박에 드러난다.
능청스럽고, 유연하면서도 선을 알고 내 몫은 확실하게 챙기는 인물. 굳어있는 준호에게 “네가 내 아들이구나?(아들 군번)”라고 물으며 자연스레 다가가는 모습과 황장수가 후임들을 말도 안 되게 갈구는 걸 발견했을 때, 중간에서 준호를 채간 후 황장수가 만든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따뜻하고 영리한 면을 볼 수 있었다.
호열이 가진 트라우마는 이전 활동에서 만난 칼을 휘두른 탈영병에 대한 공포, 그리고 자세히 나오진 않았지만 무심한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있겠다. 정현민을 잡으러 갈 때 호열은 준호에게 “칼침 놓는 탈영병도 있다”며 가볍게 말을 던지는데, 이후에 마주친 호열의 동기 ‘김규’를 통해 우리는 이 말이 호열의 경험담임을 알게 된다. 호열은 이런 트라우마를 겉으로 전혀 티 내지 않고 준호와 D.P 활동을 하고 있지만, 영화관에서 마주한 칼을 든 석봉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만다. 호열은 시리즈의 초반부에 ‘과호흡과 불안한 상태’ 때문에 병원에 검사를 하러 갔었다고 말하는데, 어쩌면 이 불안감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호열의 다른 트라우마는 ‘무심한 부모님’이다. 자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지만 호열은 꽤 잘 사는 집안의 외동아들로 보인다. (정현민을 잡을 때 쓴 김규의 300만 원을 바로 이체해 주는 걸 보면) 하지만 호열이 부모님과 통화를 하거나 부모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다. 호열과 준호가 함께 포상 휴가를 나왔을 때, 호열의 집엔 아무도 없었고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는다. 라면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던 호열은 이렇게 말한다. “그러게, 부모는 왜 나를 낳았을까?”
이 말과 사진 한 장으로 속단할 순 없지만 교복을 입은 호열과 부모님의 사진에선 왠지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이런 모습을 봐서일까, 호열이 연락을 받지 않는 준호의 집에 찾아가 준호의 어머니, 동생과 함께 삼겹살 파티를 하는 장면에선 왠지 호열이 ‘이런 분위기를 그리워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일 시즌 2가 제작된다면 한호열 상병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원작 웹툰을 보지 않고 바로 감상했는데, 시리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자연스레 원작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원작을 먼저 보고 시리즈를 감상한 시청자들의 의견은 어떨지 궁금해지는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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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드라마 후기] '종이의 집'으로 보는 거짓말.
종이의집으로 보는 거짓말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거나 왜곡하여 말하는 것이 거짓말이다.인간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먼 과거의 아우구스티누스에서부터 소크라테스, 볼프, 칸트 등등 많은 철학자들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고찰되어 왔다. 하루에도 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숨기고 있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명쾌하게 진실만을 이야기하면 답답함 없이 시원하게 흘러갈 텐데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걸까?
나에게 이 드라마를 소개해준 친구가 한 말이 있다. "너는 이 드라마를 보고 암에 걸릴지도 몰라. 진짜 답답하거든."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정말 암에 걸릴 것 같아 3화까지 본 후 포기했다. 그 이후 시즌 3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드라마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는 내가 이 드라마를 포기했던 이유가 이제는 다시 보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이 드라마를 인간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에 대한 고찰로 보았다. 드라마의 내용은 한 천재 교수가 8명의 범죄자를 데리고 조폐국을 장악해 유로를 엄청나게 찍어댄 후 경찰을 피해 도망가려고 하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스토리와 예고편만 보면 도둑들이나 오션스일레븐 같은 범죄 영화류로 보기 쉬운데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앞서 소개한 영화들처럼 계획에 맞춰 시원시원하게 돈을 훔치고 재기 넘치는 기술로 경찰을 곤혹스럽게 만들지 못한다. 종이의 집에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거짓말들로 완벽에 가까운 계획을 어긋나게 만들고 임무를 힘겹게 수행해 나간다. 친구가 나에게 이야기한 "암에 걸릴지도 몰라"라는 말은 "거짓말 때문에 열받아"라는 말과 같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거짓말 때문에 시원한 스토리 전개(예상)에서 힘겨운 스토리 전개(현실)로 변한다. 우리가 암에 걸릴 것 같다는 말도 예상과 다른 현실. 진실과 다른 거짓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의 중심인물들은 8명의 범죄자 그리고 교수, 경찰, 인질들이다. 물론 그들과 관계된 사람들도 무시하기에는 비중도가 높지만 드라마에서 계속 비추어 주고 있는 인물들이 8명의 범죄자와 교수, 경찰, 인질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등장인물들은 처음 시작부터 혹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과거에 했던 거짓말을 실토하기도 한다. 거짓말은 범죄자들뿐만 아니라 인질들, 경찰도 한다. 가령 경찰과 인질 중 한 명은 자신의 가족에게 거짓말을 하고 불륜을 저지르고 인질 중 한 명은 사랑의 감정을 이용하여 남을 속인 후 곤경에 처하게 만든다. 당연히 범죄자들은 작은 것에서 큰 것까지 계속 거짓말을 한다. 등장인물들의 거짓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에서 남보다 자신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한 거짓말, 감정에 의한 거짓말, 양심 때문에 한 거짓말까지 다양하다. 이 거짓말들이 다양하기에 어떤 범주로 나누기는 힘들지만 결국 이 모든 거짓말은 자신을 위한 거짓말이다. 물론 이타적이라고 느껴지는 거짓말도 있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이타심을 발휘하여 하는 거짓말은 없다. 이곳에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의 양심이 불편할까 봐 혹은 자신의 기분이 찜찜해질까 봐 거짓말을 한다. 그 결과가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게 되거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만 결코 이타심 때문에 한 행동이 아니다. 거짓말을 할 때 진정 타인을 위한다면 그 거짓말은 해도 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하면 안 되는 것인가? 내가 했던 거짓말이 진정 타인을 위했던 것인가? 아니면 나의 감정과 양심에 생채기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가?
"왜 그래? 내가 네 목숨을 구했는데 불쾌하게 굴 것 없잖아"
"날 구했다고요?"
"그래"
"어떻게요?"
"아우슈비츠의 유대인처럼요? 나치가 가스실 행렬에서 열외 시키는 것처럼요?"
"난 나치가 아니야 네가 속옷에 핸드폰을 숨기는 바람에 널 죽이라는 지시를 받았잖아"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어떻게 했는데요 거절했어요? 저항했어요? 아니잖아요 내 다리를 쐈잖아요.
당신은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요. 그리고 이렇게 가두었죠. 숨도 못 쉬고 화장실도 못 가요.
그리고 착각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치 중 가장 착한 나치라고 해도 나치는 나치니까요."
- 종이의 집 시즌 1 中 -범죄자 중에 가장 착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범죄자는 범죄자인 듯. 거짓말 중에 가장 착한 거짓말이라 해도 거짓말은 거짓말이다.
이 드라마는 재밌는 장치를 하나 두었다. 가면이다. 가면인즉 거짓말이다. 범죄자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당연히 가면을 쓰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인질들도 가면을 쓴다. 인질들이 왜 가면을 쓰지?라고 생각하면 드라마에서는 이러한 이유를 든다. 첫 번째로 인질이 누가 누군지 알 수 없게 하기 위해서. 두 번째로 인질과 범죄자 간에 구분을 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 범죄자와 인질이 구분되지 않는다면 경찰은 섣불리 범죄자들을 제압할 수 없다. 때문에 범죄자들은 인질들에게 자신들과 같은 달리 가면을 쓰게 한다. 동시에 범죄자들은 인질과 범죄자를 구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외부와 소통이 될 만한 순간에서 인질들에게 범죄자처럼 하도록 코스프레를 시킨다. 그리고 보통 영화와 다르게 이 드라마에서는 범죄자들은 인질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가리지 않고 모두 보여준다. 외부와의 단절된 순간. 조폐국 내부에서 인질들과 범죄자들만 소통할 수 있는 순간에 범죄자들과 인질들은 가면을 벗고 서로의 맨 얼굴을 보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결국 외부에만 거짓을 들어낼 뿐 내면에서는 자신의 맨 얼굴을 드러내고 진짜 모습 보인다. 내면과 외면이라고 따지면 페르소나까지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을 텐데 여기까지 나아가면 머리가 너무 아프기 때문에 차치하도록 하자.
극 중 제일 재밌는 장면으로 뽑으면 인질 한 명이 부상을 당해 외부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고립된 조폐국으로 들어오는 장면이다. 이때 범죄자와 인질들은 같은 복장과 가면을 쓰고 총으로 의사와 간호사를 위협한다. 이 들을 보고 혼란스러워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표정은 긴장감과 불안감을 극대화 시킨다. 이 장면만 보면 다 같은 복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범죄자인지 누가 인질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장면으로 극은 가면(거짓말)을 범죄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인질)도 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 거짓말 혹은 범죄라는 것은 악인과 평범한 사람 구분 없이 누구나 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즉 보통 거짓말을 나쁜 것으로 규정했을 때, 범인(犯人_죄를 저지른 사람)만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범인(凡人_평범한 사람)도 거짓말을 한다. 누구나 다 거짓말을 한다.
극의 전개는 시간이 갈수록 완벽한 계획과 거짓말이 뒤섞여 혼란스럽게 흘러간다. 극 중 범죄자들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가 계속 거짓말을 하는 범죄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도대체 왜 계획대로 하지 않는 거야? 그렇게 많은 돈을 얻을 수 있는데 왜 거짓말을 한 거야?" 범죄자 중 하나는 답한다."너에게는 계획이 있지. 하지만 지금 당장 돈이 들어온 것은 아니잖아" 이것을 거짓과 진실로 치환하자면 이렇게 볼 수 있다. "왜 진실을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거야?" 답한다. "진실은 있지. 하지만 그게 지금 당장 좋을지 안 좋을지 모르잖아."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거짓말에 대한 정의들을 점점 더 흐릿하게 만들고 알 수 없게 뭉게버린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과연 나쁘다고만 이야기할 수 있을지. 진실이 꼭 좋은 것이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을지. 도통 알 수 없다.
인간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거짓말이란 무엇인가? 거짓말이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드라마의 답이 어디에 다다를지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 거짓말에 대한 답을 어디까지 생각할 수 있을지는 이 드라마의 끝을 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각자의 몫.
"난 나치가 아니야 네가 속옷에 핸드폰을 숨기는 바람에 널 죽이라는 지시를 받았잖아"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어떻게 했는데요 거절했어요? 저항했어요? 아니잖아요 내 다리를 쐈잖아요.
당신은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요. 그리고 이렇게 가두었죠. 숨도 못 쉬고 화장실도 못 가요.
그리고 착각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치 중 가장 착한 나치라고 해도 나치는 나치니까요."
"미안해.."
-종이의 집 시즌 1 中-그래도 한 가지 이 드라마에서 명확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있다. 앞서 소개한 대화에서 뒷부분에 범죄자가 하는 대답이다. "미안해.." 내가 한 거짓말이 상대방을 좀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지라도 상대방이 그 거짓말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다면 그땐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종이의 집이 시즌 3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나의 궁금증이 거짓말에 대한 물음이 시즌 3쯤에는 답을 내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나누고 싶은 것들.
1. 거짓말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2. 거짓말이 들키는 순간 느껴지는 감정은 무엇인가?
3. 가장 최근 한 거짓말은 무엇일까?
4. 이타적인 거짓말이란 존재할 수 있는가?
5. 어린아이의 거짓말과 성인의 거짓말은 어떻게 다른가?
6.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7.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이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8. 내가 최초 했던 거짓말은?
9.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까?
10. 거짓 없이 진실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까마구의 까망책방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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