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원2021-03-25 14:09:00
(제2회 아세안 영화주간- 온:택트) 오프라인 한줄평
아세안 영화주간 리뷰
※아세안 영화주간 일정(3월 12일(금)부터 3월 25일(목)까지 시청가능)
▶︎ 네이버 TV 링크: https://tv.naver.com/aseancinema
<지렁이와 마녀(Worm and the widow)>
2020 | 63분 | 브루나이 | 드라마 |
감독. 압둘 자이니디 | 배우. 아슬람 하산(울룻), 놀리나 빈티 하지 아둘 하미드(잔다/마녀)
⎾수많은 정보들의 나열이란 일반적인 문법에서 벗어나 제한되고 절제된 문법 속에서 그들의 삶을 공감해본다⏌
<거짓말(Untrue)>
2019 | 105분 | 필리핀 | 스릴러, 드라마 |
감독. 시그리드 안드레아 베르나도 | 배우. 크리스틴 레이예스(마라), 시안 림(호아킨)
⎾밝혀질수록 멀어지는 진실 간의 꼬리잡기⏌
<포크로어/ 엄마의 사랑: 웨웨 곰벨 이야기(Folklore: A mother's love)>
2018 | 49분 | 인도네시아 | 호러 |
감독 조코 안와르 | 배우 마리사 아니타(뮬니), 무자키 람단(조디)
⎾민속 설화를 바탕으로 표현된 방치받은 아이들의 공포⏌
<행복캠프(Tiong bahru social club)>
2020 | 88분 | 싱가포르 | 코미디
감독 비 티암 탄 | 배우 토마스 펭(아비), 구앗 키안 고(무이), 잘린 한(위 부인)
⎾행복조차 체계화된 사회 속 나의 행복 공식을 찾아서⏌
<엄마는 프로게이머(Mother gamer)>
2020 | 117분 | 싱가포르 | 액션, 코미디 |
감독 얀용 쿠루앙쿠라 | 배우 투혼 탄티베자쿨(옴), 피야다 아칼세라니(벤자머스)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언젠간 도래할 세대 간의 진정한 문화교류의 날을 기원하며⏌
<무딕:고향으로 가는 길(Homecoing(Mudik))>
2020 | 93분 | 인도네시아 | 드라마 |
감독 아드리얀토 데오 | 배우 프트리 아유디아(아이다), 아스라마 아비가일(산티), 입누 자밀(피르만)
⎾예상치 못한 충돌 이후 재정립되는 가족의 정의⏌
<소울:영혼(Roh)>
2020 | 83분 | 말레이시아 | 호러 |
감독 에미르 에즈완 | 파라 아마드(막), 미아 파하나(알롱), 하리스 하지크(앙아)
⎾불타고 남은 그을음에서 슬며시 일어난 악의 기운이 모든 것을 엄습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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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각과 기억 사이에서 갈등하는 방관자
이 글은 영화 [리멤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가거나 인용 시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주세요.
포르셰와 권총 사이;삶과 죽음, 그리고 두 가지의 꿈
사진출처:다음 영화
[리멤버]에서는 정 반대의 개념들이 많이 등장한다. 삶과 죽음이 그러하고, 기억과 망각이 그러하며, 친일파의 부(Richness)와 그렇지 않은 자 들의 궁핍도 그러하다. 이런 개념들은 그저 영화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이고 부딪치고 충돌하며 영화에서 갈등을 만들어낸다.
이 많고 많은 극단의 대립을 영화는 크게 포르셰(인규)와 권총(필주)의 모습을 빌어 설명한다.
붉은 포르셰는 누구나 가질 수 없다. 특히 인규(남주혁)에겐 허황되고 이뤄질 수 없는 꿈에 가깝지만. 행여 실수로라도(?) 포르셰를 사게 될지도 모르는 그 희소에 가까운 희망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영위해야 하는 삶의 결정체가 스포츠카이기도 하다.
이는 필주(이성민)에게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
포르셰는 포기하고 싶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뛰고 있는 심장처럼 붉었고. 또한 누가 봐도 허무맹랑하지만 자신은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하는 목표이기도 했다. 그랬기에 필주는 자신의 지리멸렬한 삶을 그저 놓아버릴 수 없었다.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잊고 싶었지만. 아직 그러기엔 너무 일렀다.
그에 반해 권총은 필주에게는 죽음이었고. 망각하려는 것이 아닌 망각의 과정 속에서도 잊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목표에 가까웠다. 잊음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삶에서도 몇십 년 묵은 응어리는 자신의 뇌리에서 잊힐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인규는 포르셰를 보며 열광한다. 그러나 필주에게 삶은 그저 자신의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필주에겐 이런 총이 생의 후반부를 바쳐 이루고 싶은 꿈이었지만. 인규에게는 그저 위험해 보이는 낡은 목표에 불과했다.
번쩍번쩍한 삶은 자꾸 죽음과 과거의 기억을 잊으라며 빛나는 포르셰의 형태로 필주를 유혹하지만. 죽음마저도 초월한 남자의 의지는 결국 작동이 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고대 유물 같은 총이 몇 번에 걸쳐 방아쇠를 당기게 만들었다.
방관자에게 찾아오는 대물림의 비극;지금의 우리도 겪고 있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필규는 점점 인규의 삶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인규의 삶은 (친일파로 대변되는) 악이 근절되지 않거나 불합리한 일을 좌시(외면) 했을 경우 역사는 반복되며, 그 속에서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대를 이어 고통받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규는 소외되었고 약했으며, 선택의 여지는 열심히 살 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처음엔 안심시키는 말처럼 내뱉었던 문장이었다. 인규 너에게는 아무 피해 없게 하겠다는 말은.
그러나 인규에게 같은, 혹은 비슷한 뉘앙스의 문장을 몇 번이고 내뱉는 동안 필규는 점점 진심을 실어야 했다.
필주는 더 이상 방관자로서의 삶을 살지 않기로 마음먹었고. 인규가 그런 삶을 조금이라도 짧게 살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소명을 반드시 이뤄야 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적이라 할 수 있는 복수가 인규의 삶을 하루아침에 바꿔놓을 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악의 고리 하나쯤은 끊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나가 끊어지고 나면, 힘의 불균형이 이뤄져 늦더라도 결국은 완전히 이런 고통이나 악의 세습도 이뤄지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2022년 현재에도, 슬슬 끊어지기 시작하는 악연의 고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노동자의 피를 흰 천으로 가린다 하여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무성의하게 진행된 보상 아닌 보상은 장례식장에 팥으로 만든 음식을 들이게 만들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머리를 조아린다 하여 사과했으니 이제 괜찮을 것이라며 생각하고 넘어갈 사건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방관자의 자세로 뒷짐을 진 채 이러다 사그라든다는 태도를 취한다면, 다음번에 기계에 빨려 들어가게 될 대상은 내가 될 것이다. 필주 또한 방관자가 견뎠어야 할 마음의 무게를 그렇게 인생을 바쳐 갚았다.
방관자가 치러야 할 대가는 그렇게도 길고 무거웠다.
결과와 과정의 딜레마;영화를 보며 속이 시원해야 하는가.
사진출처:다음 영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바스터즈]에서는 가상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치 독일을 말 그대로 불살라버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런 가상의 처벌은 영화를 보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 주는 카타르시스를 불러왔다.
그러나 리멤버의 어조는 조금 더 무겁다. 과정이 중요한지. 아니면 결과로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저울에 떡 하니 올린다. 그 어떤 곳으로 저울이 기울어진다 해도 두 덩어리의 생각이 마음 위에 올려진 것은 변함이 없기에 영화를 보며 마음이 조금씩 무거워진다.
문제는 영화가 메시지를 설명하는 방법이 불친절하다는 데 있다.
인물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으며, 모든 설정을 영화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 그러니 인규가 멋들어지게 포르셰를 몰아붙인다 해도 [베이비 드라이버]처럼 박진감 넘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병에 걸린 필주는 [메멘토]나 [살인자의 기억법]처럼 기억의 왜곡 한 번 없이 스스로의 임무가 완성될 때까지 그 어떤 것도 잊지 않는다.
그 결과, 직설적이다 싶을 정도로 명확한 메시지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전달 방식 때문에 너무도 빨리 관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버리고. 그 이후의 시간들은 그저 자신의 메시지를 재확인하는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영화는 최악의 케이스는 피했다. 바로 메시지도, 전달 방식도 최악인 경우 말이다.
책임을 지라는 것은 데이터 센터에 일어난 화재에 통감하며 사퇴하라는 뜻이 아니며. 사과의 형태로 만원도 되지 않는 포인트를 지급하는데 끝나는 것이 아닐 텐데도. 한국을 거의 독점하고 있던 귀여운 라이언을 필두로 한 이 회사는 메시지도, 방식도 최악인 형태의 사과를 했다. 위안부에게 사죄하라는 요구에 그 당시의 시세로 몇십 엔을 지불한 일본 정부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악의 실수를 저지른 담당자들은, 다음 세대의 피해자에 해당하는 인규의 대사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좋지 않은 결과에는 사퇴(필주의 경우는 죽음)가 아닌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시시하고 치사하게 등을 보이며 그 사태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이 영화처럼 메시지라도 마음에 와닿게 했었어야 했다.
마치면서
매번 말하지만.
나는 이성민 배우가 “뜨기”만을 죽어라 바란 사람 중 하나다. 분명 작은 역할이었던 그가, 점점 지변을 넓혀가며 변두리에서 중앙에 가까운 자리에 서는 순간을. 내 인생의 일부분을 할애하며 기다려왔고, 그렇게 맞이한 좀 더 밝은 곳에 서 있는 배우의 모습에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가운데 토막의 자리는 여러 이름의 책임감도 함께 요하는 자리였다. 주연으로 나선 영화들에서 거뒀던 성적들은 그다지 좋지 않았고. 나는 행여나 그가 밀려날까 봐 조마조마했다.
비록 배역이고 그 또한 연기의 일부였겠지만. 이성민 배우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80대 노인이 되는 동안 거쳐야 했을 시간과 고난만큼 잘 씹어 삼켰고, 그 결과 영화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연기 내공의 변주를 보여준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내뱉는 말 한마디에도 눈물을 쏟게 만들 만큼.
물론 이번 영화가 훌륭한 영화냐라고 묻는다면. 애석하게도 좋고 나쁨의 경계에 있는 외나무다리에서 몇 번이고 양쪽으로 번갈아가며 빠질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그의 연기는 이 불친절하고 비겁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보여주는 영화를 멱살 잡고 끌고 간다. 그 모습은 때론 애처롭지만, 자신의 어깨에 놓인 짐의 무게를 완벽히 이해한 자의 책임감을 비추기도 한다.
완벽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영화의 말미에서 안도와 아주 조금의 행복이 섞인 얼굴로 입가에 미소를 흘리던 필주에게서 무언가를 이제 승화시킨 듯 한 이성민 배우의 홀가분함도 함께 보이는 듯했다.
[이 글의 TMI]
최근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주말에 있었던 이태원 참사는 아픈 마음과 함께 그런 사태에서 드러난 인간 양상에 대한 분노로 인해 정말 힘들었다.
이 사건 속에 존재한 방관자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으며. 기대했던 모습보다 훨씬 더 처참할 것이라는 것을.
상처받고 힘든 모든 분들에게 평안이 조금씩이라도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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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음 속 숨겨둔 비밀의 언덕
우리 모두는 저마다 어릴 적의 비밀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지금보다 더 욕망에 충실했고 그렇기에 결핍이 많았던 유년기의 많은 거짓말들과 비밀들. 다시 돌아보면 부끄럽기도, 씁쓸하기도, 또는 소중하기도 한 아득한 기억들을 스스로 마주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성장을 경험한다. 영화 <비밀의 언덕>은 이렇듯 나 자신만이 아는 비밀스러운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명은은 또래보다 섬세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다. 한참 동안 공들여 고른 선물의 리본 색깔 하나에도 온 신경을 기울이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하며, 같은 반 아이들이 보지 못하는 곳을 세심히 들여다보는 모습을 우리는 영화의 초반에서부터 발견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명은은 인정받고자 하고, 누구보다 잘하고자 하는 욕망이 큰 아이이기도 하다. 선생님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고, 다른 아이들보다 잘하고 싶으며, 무엇보다 부모님의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이런 명은이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가장 숨기고 싶은 것은 바로 가족이다. 게으르고 무능력한 아버지와 억척스러운 어머니의 존재는 명은을 자꾸만 작아지게 만든다.
명은이 가진 섬세한 관찰력과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은 이내 결핍과 질투를 만들어낸다. 이를 동력으로 명은은 자신이 떠올리는 이상적인 모습의 ‘가짜 가족’을 만들어 내고, ‘진짜 가족’의 존재는 점점 지워낸다. 아버지는 성실한 회사원, 어머니는 다정한 가정주부임을 친구들에게 증명하기 위해 거짓말과 위조까지 서슴지 않으며 위태로운 거짓의 삶을 이어나간다.
한편 명은이 글을 쓰는 동력 역시도 섬세한 감수성과 인정욕에서부터 비롯된다. 결핍과 질투를 힘으로 써 내려간 명은의 글이 글쓰기 대회에서 수상할수록, 명은의 마음속에서 ‘진짜 명은’과 ‘가짜 명은’의 위치는 전복된다. 그러나 어느 날 전학생 ‘혜진’이 전학 오면서, 가짜 명은의 일상은 균열을 맞는다. 자신과는 달리 말하기 부끄러운 이야기를 의연하게 내뱉는 혜진을 보며 명은은 혼란스러워 한다. 그리고 이내 명은은 ‘솔직하게 쓰면 된다’는 혜진의 말을 따라 처음으로 자신의 진심을 담은 글을 써 시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출품하고 대상을 수상하게 되지만, 자신의 진심이 세상에 공개되면 가족이 상처받게 될 것과 비밀이 모두 알려지게 될 것이 두려웠던 명은은 결국 대상 수상을 포기한다. 돌려받은 원고지를 소중하게 품에 안고, 흙과 풀 사이 조심스럽게 비밀을 묻는 명은. 우리는 모두 그 아이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 그렇기에 우리는 명은의 거짓말들을 마냥 비난할 수 없고, 그 속에서 상처받았을 아이의 마음을 짐작하며 마음 아파한다.
극 중에서 명은이 쓴 글에는 “가족은 무엇일까요? 저에게 가족은 물음표에요.”라는 문장이 있다. 그러나 명은에게 가족이 물음표라면, 가족들에게도 명은은 물음표다. 섬세하고 예민한 명은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무감한 가족들은 아이의 결핍과 상처를 짐작은 할 수 있을지언정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명은 역시 이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명은은 ‘나’라는 경계 밖의 세상에 대한 불가해를 무릅쓰고 그럼에도 타인을 헤아려보고자 하는 마음과, 비겁한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려는 용기 속에서 성장한다.
영화 속 명은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마음 어딘가에 존재하는, 유년 시절의 비밀을 묻어두었던 부끄러운 언덕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시절 작은 비밀 하나에 마음 졸였던 어린 자신의 등을 다정히 쓰다듬어 주듯 따뜻한 마음으로 명은의 비밀을 지켜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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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매체 선정, 집콕족을 위한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 10편
해외매체 더 랩(The Wrap) 선정, 집콕족을 위한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 10편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천하면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정말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바깥 외출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고 있는데요. 당연히 극장을 방문한지도 오래되었고, 다른 여타 문화생활도 즐긴지도 정말 오래됐습니다. 그 공허함을 주로 넷플릭스로 달래다 보니 넷플릭스에서도 볼 것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고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번에 미국 영화 전문 매체 더 랩에서 10편의 영화를 선정해봤다고 하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고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그런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들은 이번 리스트에 뽑은 것 같습니다. 그럼 해외매체 더 랩에서 선정한 집콕족을 위한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들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 및 이미지 출처: 더 랩, IMDB
나 홀로 집에(Home Alone, 1990)
감독: 크리스 콜롬버스
출연: 맥컬리 컬킨, 조 페시, 다니엘 스턴
한국 개봉일: 1991년 7월 6일
선정 이유: 이 존 휴즈(나 홀로 집에의 제작자)의 고전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가는 도중 가족들이 그를 잊어버리는 바람에 집에 홀로 남겨진 '케빈'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맥컬리 컬킨은 케빈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나 홀로 집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전 세계적으로 4억 7천7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나 홀로 집에> 중에서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2000)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톰 행크스, 닉 서시, 헬렌 헌트 < 나홀로 집에> 중에서
한국 개봉일: 2001년 2월 3일
선정 이유: 톰 행크스는 격렬한 폭풍으로 인한 비행기 추락 사고로 태평양의 한 외딴섬에 고립된 페덱스사의 간부 '척 놀랜드'를 연기한다. 그는 윌슨이라는 이름의 배구공만 있는 섬에서 4년을 혼자 보낸다. <캐스트 어웨이>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전 세계적으로 4억 2천9백만 딜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캐스트 어웨이>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2007)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윌 스미스, 앨리스 브라가, 찰리 타핸
한국 개봉일: 2007년 12월 12일
선정 이유: 1954년 리처드 매드슨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윌 스미스의 스릴러는 바이러스가 인류의 대부분을 죽이고 나머지를 괴물로 몇 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뉴욕의 유일한 생종자인 '로버트 네빌'은 용감하게 치료법을 찾아 나선다. <나는 전설이다>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5억 8천5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나는 전설이다> 중에서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 2007)
감독: 숀 펜
출연: 에밀 허쉬 ,크리스틴 스튜어트, 빈스 본, 윌리엄 허트
한국 개봉일: 국내 미개봉
선정 이유: 숀 펜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갓 대학은 졸업해 히치하이킹을 하고 알래스카 황야에서 살기 위해 그의 모든 재산을 포기하는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인 투 더 와일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5천6백7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다.
<인 투더 와일드> 중에서
디스터비아(Disturbia, 2007)
감독: D.J. 카루소
출연: 샤이아 라보프, 사라 로머, 데이빗 모스
한국 개봉일: 2007년 8월 30일
선정 이유: 알프레드 히치콕의 <이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교사를 폭행한 죄로 90일간의 가택 연금 처분을 받은 고등학생 '케일 브레히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케일은 지루함을 떨치기 위해 망원경으로 이웃들을 관찰하고 엿보기 시작하는데, 그러던 중 그들 중 한 명이 연쇄살인범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디스터비아>는 전 세계적으로 1억 1천8백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다.
<디스터비아> 중에서
더 문(Moon, 2009)
감독: 던칸 존스
출연: 샘 록웰, 케빈 스페이시, 도미니크 맥엘리곳, 카야 스코델라리오
한국 개봉일: 2009년 11월 26일
선정 이유: 만약 여러분이 혼잣말을 하기 시작한다면, 샘 록웰의 <더 문>을 찾아보자. 우주에 혼자 표류하게 된 비행사에 관한 수많은 영화 중 하나인데, 이 영화는 우주에서 3년간 홀로 근무를 하던 '샘 벨'이 여정이 끝나갈 때쯤 개인적인 위기를 맞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더 문>은 98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다.
<더 문> 중에서
127 시간(127 Hours, 2010)
감독: 대니 보일
출연: 제임스 프랭코, 케이트 마라
한국 개봉일: 2011년 2월 17일
선정 이유: 제임스 프랭코가 출연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니언을 홀로 등반에 나선 '아론'은 떨어진 암벽에 팔이 짓눌려 고립된다. 그는 로프와 칼, 그리고 물 한 병으로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며 127시간을 버텨낸다. <127 시간>은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한 6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전 세계적으로 6억 7천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다.
<127시간> 중에서
그래비티(Gravity, 2013)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한국 개봉일: 2013년 10월 17일
선정 이유: 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작품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탐사하던 '라이언 스톤' 박사가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혀 우주 한가운데에 홀로 남겨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그린 작품이다. <그래비티>는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7개의 오스카를 수상했고, 전 세계적으로 7억 2천3백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다.
<그래비티> 중에서
와일드(Wild, 2014)
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리즈 위더스푼, 로라 던
한국 개봉일: 2015년 1월 22일
선정 이유: 셰릴 스트레이드의 회고록 "Wild: From Lost to Found on the Pacific Crest Trail"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리즈 위더스푼은 개인적인 비극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100마일의 단독 하이킹을 완수하기로 결심하는 주인공 '셰릴'을 연기한다. <와일드>는 여우주연상을 포함한 두 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으며, 5천2백5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기록했다.
<와일드> 중에서
마션(The Martian, 2015)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 세바스찬 스탠, 케이트 마라, 제프 다니엘스
한국 개봉일: 2015년 10월 8일
선정 이유: 화성에서 홀로 고립된 후 나머지 승무원들은 전부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는 지구가 아닌 곳에서 1년 동안 홀로 생존하기 위해 식물학자로서의 그의 지혜와 지식을 총동원한다. <마션>은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한 7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 세계적으로 6억 3천2백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마션> 중에서
* 본 콘텐츠는 리쓰남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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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 영화가 시카고 7인 재판 도중 흑표당의 설립자인 바비 실에게 재갈을 물린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와 관계가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블랙 팬서>가 왜 블랙팬서인지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1966년에 설립된 흑표당(블랙팬서 파티)은 흑백 평등을 추구하고, 공권력에 맞서 무장 방어를 하던 정치정당이자 자경단이다. 1960년에만 17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할만큼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운동(독립운동)이 활발했던 시기였다. 이 운동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프란츠 파농의 철학이 흑표당 설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흑표당의 정보국장 엘드리지 클리버가 쿠바를 거쳐 알제리 민족 해방 전선(FLN)과 연대를 맺으며 방어적 폭력이 아니라 게릴라적 폭력 저항으로 노선을 바꾼다. 실제 클리버는 소련, 중국, 북베트남, 북한과 교류하거나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J 에드가 후버(마틴 쉰) FBI 국장은 당시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던 'Cointelpro프로그램'에 흑표당을 추가한다. 그 백미가 ‘프레드 햄프턴 암살사건’이다. 프레드 햄프턴(대니얼 칼루야)은 20살의 대학생으로 단순한 흑인 인권 운동의 차원을 뛰어넘어 다인종을 화합시켜 ‘레인보우 연합’을 창설할 만큼 정치력이 출중했다. 이 암살사건은 나중에 공작정치 혹은 기획수사로 판명받게 된다. 13년간의 법정투쟁 끝에 미국 정부와 FBI가 과잉적 살인이라는 판결을 받아 유족에게 185만 달러를 지급하게 된다.
사캬 킹 감독은 이것을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정치범 사건’과 결부 짓는다.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교 성직자에게 고발해 신성모독으로 기소되어 유대 지방 최고 의회(성전)에 출두했는데, 속주의 최고 의회에서는 사형을 내릴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성직자들은 예수를 정치범으로 몰아 빌라도의 법정으로 보냈다. 유대 장관 빌라도(폰티우스 필라투스)는 당시 예수 같은 종교지도자는 흔했고, 빌라도 입장에서 유대 지방의 토호와 유대교 성직자들 여론에 따라 처형해버렸다. 당시는 민중 소요가 드물지 않게 일어났으며 이에 대한 진압과 지도자의 처형도 드물지 않았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탄압, 이스라엘 팔레스타일 분쟁, 미얀마의 학살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군부독재자들도 정국이 어지러울 때마다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프락치(내부 첩자)를 심어 학림사건, 부림사건 등을 조작했었지 않았는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도 마찬가지다. 제목의 유다는 윌리엄 오닐(라키스 스탠필드)을, 블랙 메시아는 프레드 햄프튼(대니얼 칼루야)을 가리키는 것이다.
영화는 FBI가 심어놓은 내부 첩자(프락치) 오닐의 시선을 따라간다. 언제 자신이 첩자란 걸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면서도 프레드 햄프턴과 함께 하면서 그에게 동화되고 갈등하는 윌리엄 오닐의 심리묘사가 <무간도>, <도니 브래스코> 등 언더커버물을 연상케 한다. 예수 서사를 따라가면서 배신자의 눈으로 본 위인은 불안과 경탄 사이를 종횡무진 활보한다. 그리스 비극 같은 장엄한 분위기에 다니야 칼루야, 라키스 스탠필드, 마틴 쉰, 제시 플레먼스의 연기가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휘어잡는다. 랩처럼 쏟아내는 연설이나 흑인음악을 적절히 활용해서 영화의 리듬이 처지지 않게 보완한 연출도 좋았다.
실화가 주는 무게감이 상당한 가운데, 우리 영화들 <내부자들>, <변호인>, <1987> 등이 떠올랐다. 그만큼 우리나라, 중국, 이스라엘, 미얀마 어디에 적용해도 먹힐 보편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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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th BIFF 데일리] 영화와 현실이 같은 속도로 흐를 때
DIRECTOR. 세피데 파르시(Sepideh Farsi)
CAST. 파티마 하수나(Fatem Hassona)
PROGRAM NOTE.
칸영화제 ACID 섹션에서 상영돼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유배자 신분인 이란 감독이 10월 7일 전쟁 이후 가자 지구에 머물고 있는 사진작가와 연결된다. 2024년 4월부터 1년에 걸쳐 진행된 화상 통화와 포토 에세이를 결합한 형식을 취했는데, 영화 속 몇 가지 미디어는 절박한 소통과 열악한 상황을 반영한다. 어려서부터 전쟁적 상황을 겪었던 두 사람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매번 기적과 같은 만남을 지속한다. 기근에 가까운 삶을 배겨 내는 하수나의 희망은 평화와 일상의 회복이다. 파르시의 탄식과 하수나의 미소는 일말의 희망을 품게 하지만, 영화를 본 뒤엔 차마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란 명제를 내뱉을 수 없다. 영화제에 초대하는 통화 이후 벌어진 상황은 영혼의 생채기를 부른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믿음, 언젠가 만나자는 약속’ 사이에서 길을 잃은 자의 슬픔이 맴돈다. (이용철)
나는 이 영화 소식을 기사로 처음 접했다. 칸영화제 즈음에 나온 칸영화제 소식이었지만 기사는 국제 면에 실렸다. 그렇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올해 30주년을 맞아 더욱 화려하고 풍성한 부산의 라인업 사이, 보고 싶어 기다려지는 영화들 사이, 결말을 알기에 사실은 보고 싶지 않은 영화 하나가 끼어 있었다. 파티마 하수나라는 사람을 이런 영화로 알게 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어딘가 멀리 평범하게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의 이름, 내가 평생 알 일이 없는 이름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파티마 하수나는 가자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그래서 우리는 그 이름을 알게 되었다.
세상 모든 예술이 그렇듯 영화 또한 필연적으로 현실 위에서, 현실을 비추며 자라난다. 그러나 현실과 영화가 같은 속도로 걸어가는 현상은 비극이다. 현실에서 겪은 일들이 영화적인 언어로 스며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도 곧장 세상에 외쳐야만 하는 말이 있다는 것은, 그토록 절박한 언어가 필요하다는 것은, 절박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영혼을 손에 품고 걷는다>는 영화와 현실이 실시간으로 공명하는 기이한 경험을 열어줄 것이다. 그리고 화면 속에서 파티마가 파르시 감독에게 건넨 말은, 이 영화가 당신에게 건네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You are going to suffer with me now." 이제 나와 함께 고통을 견뎌야 할 거예요.
이 영화를 거칠게 요약하면 60대에 접어드는 이란 출신의 세피데 파르시 감독과, 가자지구에 사는 20대 사진작가 파티마 하수나가 영상통화로 연결되어 서로 알아가고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다. 단순한 구조에 화면도 단조로울 것 같지만, 그 제한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영화에는 흥미로운 연결점들이 담겼다. 가자지구에 사는 한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그렇게 감독과, 나아가 우리와 연결된다.
거울의 속성: 정반대 같지만 본질은 같다
파티마를 만나고 세피데 파르시 감독은 "거울을 보는 듯했다"고 말하는데, 여러 의미에서 그렇게 느껴진다. 파르시 감독 본인도 어린 나이에 나라의 뒤틀림을 경험한 사람이다. 13세에 이란 혁명을 겪었고, 불과 2년 후에 '비이슬람적인' 요소들을 제거한다고 벌어진 대학살 당시 지인을 집에 숨겨준 일을 계기로 '반체제 인사'가 되어 투옥되었던 사람이니까. 이후 프랑스에서 향했고, 수학을 공부하러 간 여정은 이내 영화 작업으로 그를 이끌었다. 이 영화들 또한 '반정부 활동'으로 분류되어 파르시 감독은 본인이 나고 자란 이란으로 돌아갈 수 없다.
반대로 파티마는 본인이 나고 자란 가자지구를 떠날 수 없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파르시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을 빛내는, 꿈 많은 이십대지만... 가자지구를 벗어나는 것은 고사하고, 가는 곳마다 스나이퍼들이 있어서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집안에 있어도 안전하지는 않다. 폭격을 당한 주변인들의 일가족 사망 소식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 장례도 치르지 못해 온라인 메시지로 고인을 소개하고 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들어갈 수 없는 자와 나올 수 없는 자, 정반대 같지만 본질은 같다.
두 사람의 반응 또한 거울 같다. 파티마는 씩씩하고 밝다. 최선을 다해 "괜찮다", "정상이다"라고 말하며 견디기 힘든 상황을 강인하게 버티려고 한다. 그러나 감독은 "괜찮지 않다", "비정상이다"라고 말한다. 견디기 위해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 외부에서 괜찮지 않다고 적시하는 사람, 반대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 상황에 둘 다 필요하다는 점에서 거울 같이 느껴진다. 비정상적 상황과 거기 맞서는 정상적 사람들이 거울을 맞댄 것처럼 양쪽에서 아른거린다.
두 사람의 영상통화 장면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따금 드러나는 다른 장면들을 보면 이 영화가 세상의 현실 또한 거울처럼 비춘다고 느껴진다. 감독은 세계 곳곳을 다니지만 그런 장면들은 거의 담기지 않았다. 감독의 세상에서 담아낸 건 대부분 가자지구를 보도하는 텔레비전과 유튜브 화면 클로즈업 샷 뿐이다. 파티마와의 영상통화만큼이나 화질이 좋아 보이지 않는 세상.
반대로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은 가자지구의 모습은, 열린 거리거리를 담아내 보인다. 파티마의 사진을 통해 선명한 화질로 전달되는 세상이다. 현실에서는 열려 있는 세계와 닫힌 가자지구지만, 그조차 영화에서는 거울로 비추어 반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이를 통해 가자지구의 이야기는 좀더 주체적인 입장에서 그려진다.
녹색 눈동자를 보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은 불안불안하게 끊기는 인터넷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영상통화는 중간중간 뚝뚝 끊기고, 연결이 되기까지 감독 못지않게 관객도 초조해진다. 화질은 좋지 않아서, 파티마 스스로 "녹색"이라고 하는 눈동자 색은 끝까지 갈색으로만 보인다. 실제로는 더욱 오묘할 파티마의 눈 색깔을 우리는 보지 못한다. 불완전한 연결로 인해, 가자지구의 얼굴은 세상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보지 못한 게 과연 파티마의 녹색 눈동자 뿐일까? 오랫동안 유대인들을 미워하다가 홀로코스트로 정점을 찍은 서구사회의 마음, 돈과 정치와 관계로 유착된 사람들의 마음, 팔레스타인을 "성경 속 이방 민족"이니 말살해야 한다고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의 마음... 이들은 가자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와 눈 마주칠 수 있는, 서로의 눈동자 색을 인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비유가 아니라 사실인데, 팔레스타인을 "인간 짐승human animal"으로 표현하는 발언이 이스라엘에서 여러 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오래 전 비슷한 발언을 한 사람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심히 유감스럽다. 그의 이름은 아돌프 히틀러이기에.)
하지만 불완전한 연결 속에서도 우리는 들었다. 그의 삶과 꿈을, 그가 어떤 사람들과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를, 아주 어렴풋하게나마 보았다. 파티마를 통해 우리는 가자지구 사람들이 스스로 현실을 말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이들은 욕심을 내거나 침략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 싶을 뿐임을.
예술가의 움직임
이 영화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주체적으로 기록하고 축작하는 두 예술가의 대화이기도 하다. 이란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온 (그래서 이란 정부에게 반정부 활동으로 인정(?)받은) 파르시 감독과, 머릿속에 사진을 찍으라는 목소리가 있다는 파티마 둘 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단순하게 보고만 있지 않고 기록했다. 그래서 둘의 대화는 비참하고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힘이 있고 아름답다.
그러나 세상의 광풍은 예술가들의 움직임을 가만 두지 않는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노 아더 랜드> 감독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무려 자택에서) 집단폭행을 당했고, 자국 영화제에서 팔레스타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수상하자 이스라엘 측은 단박에 영화제 예산 지원 삭감을 카드로 꺼냈다.
그와중에 은퇴를 선언했던 배우 아델 에넬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황을 더 견딜 수 없다”며 그레타 툰베리가 타고 있는 구호선에 올랐다. 이스라엘은 배가 영해에 들어서는 순간 나포와 구금을 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간밤에 14번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9월 24일 한국 시간으로 약 밤 9시쯤 아델 에넬의 SNS 계정에 우리를 지켜봐 달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탈리아에서는 피습된 함대를 위해 호위함을 파견했다. 영화는 끝났지만 현실은 여전히 흐르고 있어, 이 영화의 여정이 또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겠다.
지난 8월 가자지구에는 이미 기근(Famine)이 선포되었다. 영화 속에서 초콜릿 한 조각만 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하는 파티마의 표정 이후에도 사태는 시시각각 악화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은 안네 프랑크의 일기 속 문장들과 겹쳐 보인다.) 배고픔이 한 사람의 배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상태'가 아니라, 사회적인 상황이자 구조적인 병폐의 단계까지 이르렀다는 소리다.
이 선포는 IPC, 즉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각종 구호단체들이 공조해서 세계 식량 위기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기구의 보고서에서 이루어졌다. 식량 위기 심각성이 재앙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발표하면서 이들은 "이 상태가 가자에서 지속될 것이며 더 확산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기아 상태는 "전적으로 인위적"이며 "중단될 수 있고, 되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논쟁할 시간도, 망설일 시간도 지났"고, "즉각적인 대규모 인도주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그러나 "인도주의적 접근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사실도 보고서는 언급하고 있다.
식량 위기에 있어 가장 공신력 있는 보고서와 예술가들이 똑같은 소리를 내야 하는 환경을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할까. "영혼을 손에 붙이고 걷"는 예술가들이 더 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먼 곳에서 평화를 빌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아델 에넬처럼 나 또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워서, 이 영화를 앞세워 본다. 목소리를 듣고, 기록을 열람하고, 기억하고 해석하는 자리에 서는 것 또한 유의미함을 믿기에.
파티마 하수나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2025.09.18-26) 상영시간표]
2025.09.21 20:00 CGV센텀시티 1관
2025.09.24 20:00 영화의전당 소극장
2025.09.25 16:00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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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 할 텐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바다 너머, 인간이 사는 육지 세상이 궁금한 인어공주 '에리얼'(할리 베일리).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바다 위로 올라갔다가 폭풍우를 만나 난파된 배에서 '에릭 왕자'(조나 하워킹)의 목숨을 구한다. 에리얼은 첫눈에 그와 사랑에 빠지지만, 아버지이자 바다의 왕 '트라이튼'(하비에르 바르뎀)은 절대로 바다 위 인간 세상에 나가서는 안 된다고 엄명을 내린다. 이에 에리얼은 바다 마녀 '울슐라'(멜리사 맥카시)와 거래해 목소리를 잃는 대가로 다리를 얻어 육지로 향하고, 새로운 운명을 찾아 나선다.
모두를 실망시킨 <인어공주> 재해석
2010년대 초중반부터 디즈니는 자사 애니메이션 영화를 실사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많은 흥행작을 만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정글북>, <알라딘>, <라이언 킹>, <미녀와 야수>는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벌었다. 하지만 논란이 가장 많은 영화는 따로 있었다. 바로 <인어공주>다.
<인어공주>는 제작 단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원작 파괴가 문제였다. 주연을 맡은 할리 베일리는 애니메이션 원작 속 에리얼과 달리 흑인이었다. 에리얼의 빨간 머리도 흑인 특유의 드레드 머리로 바뀌었다. 한쪽에서는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재해석이라고 옹호했다. 반대쪽에서는 원작 파괴라고 비판했다. 에리얼을 닮지 않은 배우가 출연해 리메이크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영화를 보니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 일단 흑인 인어공주는 나름 자연스럽다. 덴마크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를 식민지로 삼은 역사를 반영해 배경을 카리브 해로 바꿨기 때문이다. 에리얼을 닮은 외모는 아니지만, 할리 베일리의 연기와 노래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원작 설정을 재해석하고 변경한 이유를 제대로 납득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당위와 설득력을 부여할 수 있는 대목을 외면한다. 그렇게 월트 디즈니 컴퍼니 100주년 기념작 <인어공주>는 새로운 해석을 기대한 관객도, 원작의 실사화를 바란 관객도 모두 실망시킨다.
공허한 재해석
새로운 <인어공주>가 힘을 준 대목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양성이다. 에리얼과 에릭의 로맨스는 소통과 다양성을 추구하자는 이야기다. 영화는 에리얼과 트라이튼의 갈등을 통해 다른 문화를 포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에릭 왕자의 서사를 더해 메시지를 뒷받침한다. 그와 '셀리나 여왕'(노마 두메즈웨니)의 대립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편견과 선입견을 깨야 한다고 말한다.
에리얼과 에릭의 로맨스는 동병상련에서 시작된다. 편견과 선입견으로 무장한 부모는 자녀를 억압한다. 트라이튼은 인간이, 셀리나는 바다의 신과 인어가 잔인하고 야만적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두 주인공은 그들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를 동경한다. 다른 문화를 궁금해하고 기꺼이 수용하려 한다. 두려움 없는 그들은 서로의 세상을 배우면서 사랑을 싹 틔운다. 더 나아가 완고한 부모까지도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인어공주>의 재해석은 공허하다. 원작과 다른 이야기가 두드러지지 않아서 메시지가 밋밋하다. 바다와 육지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트라이튼 왕은 인간이 에리얼의 엄마를 죽였다고 암시한다. 인간 왕국의 왕도 바다 때문에 죽었고, 에릭 왕자도 표류하다가 구조됐다고 언급된다. 영화는 육지와 바다 사람이 서로 배타적인 이유를 설명하면서 갈등을 극복하는 로맨스를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이 너무 평이하다. 육지와 바다 사이에 있었던 일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없다. 대사 몇 마디로 그친다. 그러다 보니 추가된 서사는 뇌리를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다. 전반적인 흐름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결국 영화는 인어와 인간의 운명적인 사랑이라는 큰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인간과 인어가 화해하는 결말도 그저 동화다운 교훈을 주는 결말에 그치고 만다.
흑인과 카리브해의 역사
더구나 다양성이라는 주제를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소재를 손에 들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흑인 인어공주를 비롯해 카리브 해라는 공간적 배경과 드레드 머리는 손쉽게 소비된다. 이들을 이용해 다양성과 관련된 사회적, 역사적 문제를 깊숙이 살펴보려는 시도는 없다. 그저 관객의 상상력과 지식에 맡길 따름이다.
카리브해는 역사적 맥락이 깃든 장소다. 덴마크 작가 안데르센이 <인어공주>의 원작 동화를 썼고, 덴마크는 제국주의 시대에 카리브해 일대를 식민지로 삼은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가 대표적이다. 중심지인 '샬럿아말리에이'만 해도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5세의 왕비인 헤센카셀의 '샤를로트 아말리에'로부터 이름이 유래했다. 작중 에릭 왕자가 유럽과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총리를 비롯한 지배층 대다수가 백인으로 묘사되는 이유다.
이때 덴마크와 카리브해, 그리고 흑인 주인공이라는 조합은 곧장 한 가지 역사적 키워드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노예무역이다. 구체적으로는 아프리카, 유럽 열강,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어지는 삼각 노예무역이다. 덴마크는 영국, 포르투갈 등과 함께 노예무역 당사자 중 하나였다. 카리브해는 아프리카 출신 흑인 노예들의 종착지 중 하나였다. 19세기에 법적으로 금지하기 전까지는.
그런데 <인어공주>는 이런 역사적 맥락을 제거한다. 흑인 노예가 수입되는 시대에 흑인 여왕은 백인 왕국을 통치하고, 백인 왕자는 흑인 인어공주와 결혼한다. 시대상을 고려하면 어색할 수밖에 없는 광경이다. 흑인 인어공주를 등장시키고 배경을 카리브 해로 변경해 놓고도 마치 제작진이 그 함의나 맥락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도 보인다. 영화가 흑인이라는 키워드를 고민 없이 편의적으로 활용하는 듯한 인상이 남는다.
드레드 머리는 단순한 헤어스타일이 아니다
이에 더해 <인어공주>는 에리얼의 머리도 표피적으로 활용한다. 사실 드레드 머리는 단순한 헤어 스타일이 아니다. 아메리카에 정착한 흑인 노예들에게 아프리카 특유의 헤어 스타일은 부끄러운 대상이었다. 드레드(Dread)라는 용어 자체가 '끔찍하다(Dreadful)'는 단어에서 비롯될 정도였다. 그래서 그들은 백인 헤어 스타일을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약품을 동원해 머리를 피다가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흑인 인권 운동이 힘을 가지면서 흑인들은 자기 본연의 헤어 스타일을 유지하기 시작했다. 드레드 스타일도 이맘때 퍼져 나갔다. 즉, 드레드 머리는 백인 중심 사회에 동화, 통합되지 않겠다는 흑인 사회의 의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상징이다. 동시에 아메리카 흑인들의 아픈 역사를 함축한 상징이다. 따라서 카리브해, 흑인 인어공주, 드레드 머리라는 헤어 스타일이라는 소재를 종합하면 새로운 인어공주는 흑인 인권 운동을 상징하는 강력한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아이콘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영화는 이러한 복합적인 의미에 전혀 주목하지 않는다. 의미심장한 소재를 그저 표피적인 의도로 활용할 뿐이다. 주인공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할 목적으로. 포크 사용법을 모르는 에리얼이 포크로 드레드 머리를 다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대신 운명적인 사랑이라는 안전한 스토리에 의존한다. 캐스팅 논란이 무색할 정도다. 흑인 인권 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쟁점을 영화에 녹여낸 <블랙팬서>와 비교해 보면 새로운 <인어공주>는 더 안일해 보인다. 칼을 뽑았는데, 무도 자르지 못한 셈이다.
큰 도움은 되지 않는 완성도
심지어 영화 자체의 완성도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점보다 단점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우선 <라이온 킹>과 비슷한 문제점이 있다. 동물을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하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심지어 이번에는 포유류가 아닌 해양 생물이라서 더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화면도 어둡다. 실사 영화로 구현된 어두운 바닷속은 광원이 부족해서 어둡다. 장면을 부각할 조명도 마땅치 않다. 결국 흑인인 에리얼은 어두운 배경 속에 갇혀 버린다. 그녀를 지켜보기가 어렵다. 할리 베일리에 맞추어 연출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이는 대목이다.
그래도 디즈니 영화로서 최소한의 재미는 갖췄다. 에리얼과 에릭이 거대해진 울슐라와 맞서 싸우는 후반부 해상 전투신은 인상적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경력자답게 롭 마샬 감독이 클라이맥스에 걸맞은 스펙터클을 그려냈다.
울슐라와 트라이톤 왕의 역할도 지대하다. 코미디 배우로 알려진 멜리사 맥카시는 선입견을 제대로 깼다. 오빠 트라이톤의 권력을 갈망하고 복수를 꿈꾸는 마녀 울슐라라의 광기와 카리스마를 제대로 보여준다. 하비에르 바르뎀도 무게를 잡아준다. 그의 연기 덕분에 가족을 지켜야 하는 아버지의 슬픔과 외로움은 극대화된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디즈니
<인어공주> 애니메이션 영화는 디즈니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다. 20세기 중후반 침체기를 겪은 디즈니가 새로운 전성기인 '디즈니 르네상스'를 알린 시작점이 <인어공주>였기 때문이다. 이는 디즈니가 창사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에 <인어공주>를 공개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인어공주>는 그 상징성과 중요도에 미치지 못했다. 과감하지 않은 사회적 메시지는 원작의 도전 정신에 미치지 못한다. 1989년에 애니메이션이 보여준 능동적인 여성상에 비하면 이번 영화가 무슨 메시지를 담았는지 의문스럽다. 만듦새와 볼거리 역시 현재 디즈니의 위상과 자본력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크다. 그 결과 100주년을 맞이해 더 화려하고 세밀해진 디즈니 성의 미래는 마냥 밝지 않아 보인다.
Dreadful 끔찍한
충분한 고민 없는 재해석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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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크맨 후기 / 테이큰은 벌써 13년전 / 은퇴한 해병대의 멕시코 갱들 참교육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마크맨”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습니다~#액션영화, #로드무비, #리암니슨, #마약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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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65> 티저 예고편
- 2023년 가장 압도적인 서바이벌 액션 블록버스터 6,500만년 전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하다!? [65] 티저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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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기동전사 건담 F91> 메인 예고편
깨어나라 우주! 건담 신시대 제 1장 ‘크로스본’ 시리즈의 시작! 아무로와 샤아의 최후의 결전 이후의 세계를 그린 [기동전사 건담 F91] 메인 예고편 대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