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3-28 11:35:05
3월 5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길복순> 외 3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또는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인기 게임을 영화화한 판타지 액션 기대작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부터
살인청부업자로 변신한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이번 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Dungeons & Dragons: Honor Among Thieves

개요: 액션, 모험, 판타지 | 미국 | 134분
감독: 조나단 골드스타인, 존 프란시스 데일리
출연: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장 페이지, 저스티스 스미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한때는 명예로운 기사였지만, ‘어떤 사건’ 이후 ‘홀가’, ‘사이먼’, ‘포지’와 함께 도적질을 하게 된 ‘에드긴’. ‘소피나’의 제안으로 ‘부활의 서판’을 얻기 위해 ‘코린의 성’에 잠입하지만 ‘포지’와 ‘소피나’의 배신으로 실패하고 감옥에 갇힌다. 기발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 ‘에드긴’과 ‘홀가’는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만나고, ‘부활의 서판’도 되찾기 위해 자신만의 팀을 꾸리기 시작하는데… 옛 동료인 소질 없는 소서러 ‘사이먼’과 새롭게 합류한 변신 천재 드루이드 ‘도릭’, 재미 빼고 다 가진 팔라딘 ‘젠크’까지 어딘가 2% 부족한 오합지졸로 가득한 이 팀, 과연 무사히 모험을 끝마칠 수 있을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제작진이 선보이는 매력만점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가 온다!
CINE PICK!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이유는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로 모인 도적 '에드긴'과 팀원들이 각자의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고군분투하는 유쾌한 모험을 그린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입니다. 1974년 미국의 TSR사가 출시한 <던전 앤 드래곤>이라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영화화도 여러 차례 이루어졌었는데요, 전부 흥행 참패에 끔찍한 혹평을 받으며 대중에게 외면을 받은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작된 영화는 이전 영화들과 달리 시사회 평가가 무척 좋은 편입니다. 미국의 영화 전문 매거진인 '인디와이어'의 한 평자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를 "성공적으로 제작된 최고의 판타지 모험 영화"라고 평가하기도 했으며, 원작 게임으로부터 차별화된 매끄러운 스토리와 감독의 전작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 상사>(2011),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2013),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등의 각본에서 볼 수 있었던 조나단 골드스타인 감독과 존 프란시스 데일리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이 더해져 영화적 재미를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합니다. 게다가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 장 페이지, 휴 그랜트, 저스티스 스미스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오토라는 남자
A Man Called Otto

개요: 코미디, 드라마 | 스웨덴, 미국 | 126분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 톰 행크스, 마리아나 트레비노, 레이첼 켈러, 트루먼 행크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오토’(톰 행크스)는 죽고 싶을 타이밍마다 이를 방해하는 이웃들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인생 최악의 순간, 뜻하지 않은 이웃들과의 사건들로 인해 ‘오토’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흘러가는데…
CINE PICK!
<오토라는 남자>는 삶의 의미를 잃은 노인이 천방지축 이웃 가족을 만나 웃음을 되찾는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입니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스웨덴의 소설이자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던 <오베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으로, 올해 67세를 맞이한 할리우드의 대체불가 명배우 톰 행크스의 출연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고집불통 원칙주의자인 데다가 까칠하기까지 해 소위 '꼰대'라는 단어로 불렸던 오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랬던 그가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 다시 마음을 열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방식으로 그려냅니다.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 살아갈 힘과 희망을 심어주는 영화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길복순
Kill Boksoon

개요: 액션 | 대한민국 | 137분
감독: 변성현
출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 등
개봉: 2023.03.31.
채널: NETFLIX
시놉시스
‘청부살인’이 본업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이벤트 회사인 MK ENT. 소속 킬러 ‘길복순’(전도연)은 ‘작품’은 반드시 완수해 내는 성공률 100%의 킬러이자, 10대 딸을 둔 엄마다. 업계에서는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에이스지만, 딸 ‘재영’(김시아)과의 관계는 서툴기만 한 싱글맘인 그는 자신과 딸 사이의 벽을 허물기 위해 퇴사까지 결심한다. MK ENT. 대표 ‘차민규’(설경구)의 재계약 제안의 답을 미룬 채, 마지막 작품에 들어간 ‘복순’은 임무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 후, 회사가 허가한 일은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규칙을 어기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MK ENT.는 물론, 모든 킬러들의 타겟이 되고야 마는데… 죽거나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CINE PICK!
3월 31일 공개되는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회사와의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입니다. 공개에 앞서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는데요, <불한당>과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전도연, 설경구, 이솜, 구교환 등이 각각 킬러이자 엄마라는 복잡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 '길복순'과 살인청부회사 대표 '차민규', 차민규의 동생이자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차민희', 그리고 마지막으로 같은 회사의 소속 킬러인 '희성'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배우생활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해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온 전도연의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그간 남성 중심 서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액션영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작품일 것으로 기대돼 많은 팬들이 손꼽아 기다는 작품입니다.
방과 후 전쟁활동
Duty After School

개요: 밀리터리 SF, 액션, 스릴러, 학원 | 대한민국 | 10부작
연출: 성용일
출연: 김기해, 신현수, 안도규, 김수겸, 권은빈, 최문희 등
개봉: 2023.03.31.
채널: TVING
시놉시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
CINE PICK!
<방과 후 전쟁활동>은 웹툰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하일권 작가의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10부작 드라마로, 수능을 앞두고 미확인 구체의 침공이 만든 사상 최악의 사태에 펜 대신 총을 든 10대들의 다이내믹한 사투를 그렸습니다. 신인 배우들의 기용으로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며 괴생명체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설정과 시각적 디테일을 더해 드라마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드라마 시리즈 선정 행사인 '시리즈 마니아'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지난 20일 스페셜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었으며 독창적인 세계관과 K-학원전쟁물이라는 색다른 소재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Farewell My Concubine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중국, 홍콩 | 171분
연출: 천카이거
출연: 장국영, 공리, 장풍의 등
재개봉: 2023.04.01.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와이드 릴리즈㈜
시놉시스
어렸을 때부터 함께 경극을 해온 ‘두지’(장국영)와 ‘시투’(장풍의).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한 아우와 형이지만, ‘두지’는 남몰래 ‘시투’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시투’는 여인 ‘주샨’(공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로 인해 ‘두지’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데… 사랑과 운명, 아름다움을 뒤바꾼 화려한 막이 열린다!
CINE PICK!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경극학교에서 만난 단짝 '시투'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상실감과 고통을 겪은 '두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인데요, 1993년 중국의 천카이거 감독이 연출했으며 홍콩의 작가 이벽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그해 열린 제46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지난 2017년에 기존 156분의 분량에서 15분이 추가되고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화질도 보강된 완전판이 공개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장국영 배우의 추모 20주기를 맞아 오는 4월 1일 그의 또 다른 대표작 <해피 투게더>와 함께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첸 카이거 감독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미장센과 아름다운 스토리, 장국영의 삶과 닮은 혼신의 연기는 여전히 고인을 그리워하는 많은 팬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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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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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르>, <할로우맨>, <블랙북> 폴 버호벤 감독의 화제작 <베네데타> 영화리뷰
작품명 : 베네데타
감독 : 폴 버호벤
출연 : 비르지니 에피라, 샬롯 램플링 등
어린 베네데타는 부모님과 함께 수녀원에 간다. 평생을 주님의 신부로 살기로 결심한 베네데타는 올곧은 믿음과 자신감을 지녔다.
왠지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만 같은 원장 수녀를 비롯해 수녀원의 냉랭한 분위기가 조금 섬뜩하기는 하지만, 베네데타는 열심히 기도해 이곳에서 잘 적응한다.
성인이 된 베네데타는 어느 날,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쫓기다 수녀원으로 달려 들어온 바르톨로메아라는 여성과 마주친다.
바르톨로메아는 아버지의 학대와 착취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녀가 되고자 한다. 베네데타의 도움을 받아 이곳에 정착한 바르톨로메아는 모범적인 수녀 베네데타를 은밀하게 자극한다.
서로에게 우정 이상의 감정을 느낀 둘은 당시의 온건한 가톨릭에서 금기시된 사랑을 시작한다.
한편 베네데타는 뜻 모를 환각과 환시에 시달리게 된다. 꿈속에서 반복적으로 예수님의 형상을 보게 되는가 하면, 다른 수녀들과 함께 미사를 위해 찬송가를 합창할 때도 별안간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점차 베네데타는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성흔을 얻게 되고, 신부와 수녀들은 이 성흔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논박하면서, 베네데타는 수녀원에서 토론의 대상이 되기까지 한다.
관객 또한 베네데타의 불가해한 경험들을 마주하는 동시에, 평생을 섬겨온 성직자로서와 숨겨진 사랑의 행위자로서의 그의 삶에서 어떤 곳에 방점을 두고 바라봐야 할지 의문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로써 <베네데타>는 기록되지 못하고 발견된 적 없었던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는 영화가 된다.
<베네데타>는 <토탈 리콜> <할로우맨> <엘르> 등을 연출한 폴 버호벤 감독의 신작이다.
제74회 칸영화제에서 소개된 후 여러 논란이 된 바 있을 만큼 주제와 묘사에 있어 강렬한 폴 버호벤 감독의 스타일이 여일하게 이어진다.
두 여성의 성애는 물론이고 고문이나 자학 등 폴 버호벤 감독이 오랫동안 탐구해온 말초적이면서도 가학, 피학적인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감독이 여러 번 언급한 대로 <베네데타>는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
모두가 부정하고 싶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베네데타>는 근본주의적 기독교를 비롯해 가부장중심적이면서 이성애중심적인 세계의 관습에 전복적으로 대항하는 영화이다.
폴 버호벤은 이전에도 폭력적인 세계에서 여성이 느끼는 경험들을 극한으로 치달아 보여준 바 있다.
<블랙북>의 레이첼(캐리스 벤허슨)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유대인으로서 겪는 엄혹하고 살벌한 시대의 풍경을 홀로 견디는 여성이며,
<엘르>의 미셸(이자벨 위페르)은 어느 날 정체 모를 남성의 침입에 성폭력 피해자가 되는 동시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살해 전력으로 살인자의 딸이라는 눈초리를 얻으며 살아온 여성이었다.
물론 폴 버호벤은 이들의 삶을 무조건적으로 피해자의 위치에 놓거나 또는 정확한 답을 준비해두기보다는 그들이 겪어오고 또 지금 겪고 있는 문제를 거의 정답이 없다는 듯 우리의 눈앞에 실행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그래서 폴 버호벤의 영화가 더욱 입체적이고 풍부하면서 때로는 논란을 불러오는 것은 아닐까.
영화<엘르>
영화<블랙북>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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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를 기다리는 동안,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결정하지 않는 것도 결정이라니. '무의사결정'이란 말 참 매력적이다. 처음 들었을 때 인생의 진리를 한 마디로 정리한 기분같았다. 결정하지 않는게 대체로 No를 뜻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결정하지 않는 것에도 책임감과 무게감을 부여하고 있다. 좀 더 쉽게 접근하자면 의사결정을 확률에 맡기는 것도 비슷한 종류일 것이다. 확률에 내면의 자신감과 책임감 문제를 맡길 수 있다. 앞면의 이순신이냐, 뒷면의 숫자가 나오냐에 따라 결정이 달라진다. 이파리를 하나씩 뜯어서 기다 아니다를 정한다. 요즘엔 기계가 대신 결정해주기도 한다더라. 여긴 아예 있던 일도 없던 일로 만드는 시공간초월 무의사결정이 있다. 바로 영화 < 시간을 달리는 소녀 >에서.
취향의 문제겠지만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무려 최근에 본 눈이 부신 <너의 이름은>을 보고도 아직은 그렇다.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명언 때문덕이기도 하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던 순간이 많아서 탐이 났다. 대리만족도 됐고 시간을 바꿔봐야 어차피 별로 대단하게 바뀌지 않는 걸 보고 안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늘 눈에 아른거리는 건 마코토의 모습이었다. 바보같고, 오지랖 넓고, 당당한 마코토.
우연히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얻었을 때 마코토는 바보같았다. 대단한 걸 바꾼게 아니었다. 동생이 대신 먹은 푸딩, 엊그제 먹은 철판구이 고기, 노래방 계속 가기. 갑자기 닥쳐온 쪽지시험은 그렇다 치자. 절친인 치아키와의 캐치볼 공의 노선을 다 알아서 잡는 용도로 쓴다. 세상에, 그 능력을 그렇게 쓰는데도 마코토니까 이해가 간다. 그렇게 평범하게 써서 좋았다. 용돈은 다시 타서 쓰게 시간을 되돌리지만 복권당첨번호를 써먹으려고 쓰진 않는다. 주가조작도 안했고 누구 돈을 뺏지도 않았다.
물론 그 중엔 정말 바보같은 결정도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치아키가 고백한 게 두려워서 없던 일로 만들었다. 한두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어떻게 말할지 잘 생각하고 돌린 것 같지도 않다. 맨날 할말 없으면 뜬금없이 동생 얘기를 해버리니까. 그래놓고 고백받은 기억 때문에 어색해서 치아키를 피해다녔다. 몰랐던 것이다. 때로는 같이 용기내 문을 열지 않으면 다시는 열리지 않는 문이 있다. 코 앞에서 영영 닫혀버리는 것이다. 상대는 기억하지 못하는 그 순간으로 내 마음은 이미 살금살금 문이 열려버렸는데 덫에 걸려버린 것이다. 거절하지도 승낙하지도, 듣도 보도 못한 고백은 이제 그녀의 기억에만 존재한다. 치아키는 아프지도 않게 차였고 마코토는 아무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아야 한다. 잔인하다.
자신이 치게 될 사고를 남이 치게 만들고 나니 엄한 사람들이 다쳤다. 자신에겐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변수처럼 일어났다. 괴롭힘 당하던 친구는 억눌린 화풀이를 했고 그 결과 친한 친구 유리가 다치고 말았다. 유리는 다치긴 했지만 그 일로 좋아하던 치아키가 남자친구가 되었다. 마코토는 가장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이 순간에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시간을 돌리는 이 축복같던 무의사결정에 기뻐했던 자신에게 주는 벌일지도 모른다. 이미 그녀는 그 고백도, 치아키도 놓쳤고 유리와 같은 반 친구에게 없어도 될 상처를 주었다. 많은 여주인공이 무너져버릴 순간, 그녀는 울지 않는다.
마코토는 이 상황에서 오지랖이 넓다. 변화가 있다면 그녀 자신을 위해서 쓰던 타임 리프가 이제 소중한 다른 이들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였던 무의사결정 대신 시간을 돌려 능동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친한 친구 고스케의 여자친구 만들어주기에 남은 기회를 거의 다 써버렸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다시 바보같았다. 치아키의 타임리프 질문에 얼어버려서 다시 회피용으로 시간을 되돌려 버렸다. 결과는 참혹했다. 소중한 고스케를 잃는 것이 분명해졌다.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시간 앞에서 그녀는 주저 앉아 미친 사람마냥 시간을 멈춰달라며 절규했고 그 소원을 들어주면서 치아키는 마코토와 이별해야 했다. 하고픈 말도 하지 못하고 괜한 소리만 하면서 마코토는 멋없이 치아키를 보내야 했다.
다시 한번 시간을 돌릴 기회가 생겼을 때 마코토는 이상하고도 멋진 결정을 한다. 숨이 차오를 때까지 열심히 달려가서 이 모든 것의 시작으로 돌아가 끝낸다. 이번엔 회피하지도 않고 치아키와도, 모든 사실과도 당당하게 마주한다. 그녀가 치아키를 좋아한다는 것마저도. 모든 상황을 치아키에게 털어놓고 그를 그가 있던 미래로 보내는 것. 굳이 그를 돌려보내는 건 대체 왜일지 생각해봤다. 여러번 볼 때마다 미래에서 기다리겠다는 치아키의 멋진 말에만 심취해서 그 뒤로 당당해진 마코토는 잘 생각하지 못했다. 치아키는 미래에서 시간을 되돌아왔고 이미 일찍 떠났어야 하지만 떠나지 않고 여기 시간의 흐름에 맡겨버렸다. 그조차도 무의사결정을 한 건 마찬가지다. 그 먼 시간을 지나 보고 싶었던 소중한 그림도 보지 못했고, 마코토도 좋고, 그에겐 과거이지만 여기선 현재인 이 시간이 좋아서라는 멋진 핑계가 있을 뿐.
그래서 마코토는 치아키를 위해 결정한다. 자신이 울어버릴 일인데도. 이제 시간을 되돌리는 게 얼마나 본인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잔인하고 아플 수 있는 일인지 마코토는 알고 있다. 어쩌면 치아키의 그 고백, 마코토 모르게 치아키도 꽤 여러번 고백했다가 없었던 일로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소중한 친구 고스케가 이미 여러 번 죽을 운명이었던 것을 구해주었던 것을 마코토가 몰랐듯이. 아무도 모르는데 나만 감당해야하는 괴로움을 알기에 마코토는 좋아하는 치아키가 더 이상 시간을 오가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에게는 현재이자 마코토에게는 미래인 그 시간에서 치아키가 행복하길 바라기에, 그가 좋아하는 그림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게 여기 남아 그가 그의 시간에서 행복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치아키를 찾아가는 게 그녀가 내린 결론일 것이다. 그렇게 치아키는 미래에서 마코토를 기다리고 마코토는 현재에서 치아키에게 달려간다.
기다린다, 달려간다, 문이 열린다. 나도 모르게 < 시간을 달리는 소녀 >와 연결짓고 있던게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것을 글의 끝자락에서야 깨달았다. 글의 방향을 정하지 않고 쓴 무의사결정적 글이라니 부끄럽지만. <너를 기다리는 동안>은 어쩌면 내겐 생애 첫 시다. 언니의 책상에서 어릴 적부터 의미도 모르고 읽었던 시였다. 애기 때는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아서 이 시가 어디가 좋아서 언니가 책상 안에 끼워넣었을까 했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가만히 있다가 생각나곤 하는 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엔딩이 혹시나 아쉬웠거나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나는 치아키와 마코토의 모습을 보여줄 시로 이 시를 꼽겠다.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마코토는 달라져있다. 여전히 덜렁대고 바보같지만 당당하다. 여전히 무의사결정을 생의 곳곳 틈틈히 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치아키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아닐 것이다. 아주 어렵고도 쉬운 결정을 했다. 마코토는 시간을 달리지 않으면서 시간을 달리고 있다. 타임 리프도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온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먼 곳에서 오지 않는 치아키에게, 아주 먼데서 오는 치아키에게 가고 있다. 달려가고 있다. 치아키가 그러하듯이.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쾅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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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당신에게
! 이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감독) 오시야마 키요타카
주연) 카와이 유미, 요시다 미즈키
작년 9월, 5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한다. 만화 천재 ‘후지노’와 그녀를 따르는 ‘쿄모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룩백>이다. 일본 현지 반응이 심상치 않았으며, 국내에서도 성공한 애니메이션인 <체인소맨>의 원작자 ‘후지모토 타츠키’의 작품이기 때문에 <룩백>은 개봉 전부터 꽤나 큰 기대를 받았다. 개봉 직후부터 입소문을 탄 <룩백>은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며 30만 관객을 모집하는 큰 성과를 거둔다.
그렇다면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이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룩백>은 학교에서 네컷 만화를 연재하는 ‘후지노’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그녀에게 만화는 ‘잘하는 것’ 정도이다. 친구들의 칭찬을 받으면서도 만화가가 되는 것을 열망하진 않는다. 그러던 그녀의 삶에 ‘쿄모토’가 등장한다. 쿄모토의 만화는 이렇다 할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구도와 묘사를 보았을 때 대단한 실력자가 그린 것만은 확실했다. 자극을 받은 후지노는 만화 그리기에 열중하지만 좁혀지지 않는 간격에 만화를 그만두어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후지노는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쿄모토의 집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열성팬인 쿄모토를 마주한다.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은 누군가에겐 평생의 과제일 것이다. 찾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두 가지가 일치하기는 더욱이 어렵다. 재능이 있다고 믿은 분야에서 진짜 재능을 만나 벽을 느끼기도 하며, 좋아하는 일이 싫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후지노에게는 만화가 그러했을 것이다. 쿄모토의 만화를 본 그녀는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노력하지만 쿄모토를 따라잡지 못한다. 만화를 그만두는 후지노의 선택은 현실과의 타협이었다. 그러던 그녀의 앞에 나타난 쿄모토가 그녀의 오래된 팬임을 밝혔을 때, 후지노는 지금까진 없었던 새로운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후지노와 쿄모토는 공동 작업을 시작한다. 쿄모토는 후지노가 짜놓은 이야기 속의 배경을 그린다. 그들의 포지션은 그들의 관계성과도 닮아있다. 쿄모토는 후지노의 배경이다. 쿄모토는 후지노를 선망해왔다. 후지노의 방에서의 그들의 위치 또한 의도되어있다. 바닥에 앉아있는 쿄모토가 책상 앞 의자에 앉아있는 후지노의 등을 바라보는 구조인 것이다. 후지노의 입장에서 쿄모토는 자신을 빛내주는 사람이며, 든든한 지원자이자 팬이자 동기부여의 대상이다. 그녀는 이제 만화에만 몰두할 수 있다. 그녀의 배경은 풍요롭게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차 성장해간다. 그러면서 각자의 꿈을 키워나간다. 결국 후지노와 쿄모토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자연스럽게 쿄모토의 시선으로 시작된 Look Back의 주체는 후지노에게 넘겨진다. 쿄모토의 Look Back이 후지노의 등을 보는 것이라면, 후지노의 Look Back은 뒤를 돌아보는 것이다. 허나 책상 앞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뒤쪽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다. 쿄모토는 항상 뒤에 있을 것이며 지금 집중해야하는 것은 눈 앞의 만화이다. 그런 그녀에게 쿄모토와의 이별은 아쉽지만 이겨낼 수 있는 사건이다. 그녀는 더이상 뒤돌지 않는다. 이젠 뒤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인기 작가가 된 후지노는 어느 날 한 가지 사건을 전해 듣는다. 쿄모토가 괴한의 습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충격에 빠진 후지노는 죄책감을 느낀다. 그녀가 그 날 쿄모토의 집에 가지 않았더라면, 쿄모토는 지금 살아있을 것이다. 그녀는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고 자책한다. 어쩌면 그녀가 뒤를 돌아보지 않은 건, 쿄모토가 신경쓰지 않아도 될 존재가 아닌 등을 내어줄만큼 믿을 수 있는 존재였고, 떨어진 후에도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후지노의 Look Back은 공간적 차원에서 시간적 차원으로 넘어간다.
후지노의 배경이 되어준 쿄모토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쿄모토와 함께한 시간들은 후지노의 삶에 생생히 남아있다. 후지노는 깨달았을 것이다. 쿄모토가 그린 배경은 훨씬 장대하고 아름다웠다는 것을. 이제 그녀는 쿄모토를 위해 만화를 그린다. 쿄모토가 그려준 배경에 어울릴만한 솜씨를 갖기 위해서, 그리고 쿄모토가 채워준 삶의 배경에서 씩씩하게 살아갈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후지노의 작업실 창문에는 네컷만화가 붙어있다. 그리고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시선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한 번 뿐인 인생에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 놓인다. 그 선택의 결과는 당장은 알 수 없으며, 우연과 필연 사이의 운명과 같은 사건들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통제할 수 없는 삶은 가혹하며,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고통을 수반한다. 그때 그 선택을 했더라면 또는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는 후회는 먼지보다도 작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의 눈은 앞만 볼 수 있어서, 뒤를 돌아보면 다시 앞을 볼 수 없다. 정확히는 원래는 앞이었던 뒤를 볼 수 없다. 그리고 그 시간이 오래 지속되면 내가 보는 방향이 앞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렇게 역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갉아먹으면서도 그것을 멈출 수 없다.
<룩백>은 공교롭게도 ‘룩백(Look back)’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위로가 담긴 작품이다. 등을 본다는 의미에서의 <룩백>은 누군가의 뒤를 지켜준 이들에 대한 감사 표시일 수 있겠다. 부모님, 배우자, 은인 등 각자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쿄모토가 그 대상일 것이다. 뒤를 돌아본다는 의미에서의 <룩백>은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 그리고 놓친 것들에게 대해 후회하는 사람들에 대한 위로이다.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뒷편의 모습들을 충분히 사유하고 기억하되, 그것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다가왔다. 앞을 보고 살아왔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것들이 있었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다. 후지노는 자신이 쿄모토를 구하는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 그려냈다. 후지모토 타츠키는 <룩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위로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57분간의 짧은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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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ENGERS:DOOMSDAY 캐스트 공개
감독: 앤서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개봉일: 2026년 5월 1일(북미 예정)
새로운 어벤져스, 초호화 캐스팅
지난 3월 26일 마블이 5번째 어벤져스 영화, <어벤져스:둠스데이>의 캐스트를 공개했습니다. 출연 배우들의 이름이 적힌 의자가 차례로 등장할 때마다 팬들의 마음도 함께 졸여졌는데요. 도합 약 2억 7500만 조회수와 SNS 내 3백 만 언급이 발생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습니다. ‘영원한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둠 박사 역으로 돌아오며 기대치가 한껏 올라간 상황에서, 히어로물 덕후의 마음을 120% 사로잡는 캐스팅이 견인한 것이죠. 말 그대로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한 번 보시죠.
아는 얼굴부터 뉴페이스까지
기존 멤버들의 이름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 ‘앤서니 마키’, 앤트맨 ‘폴 러드’는 이번에도 함께 합니다. 윈터 솔져 ‘세바스찬 스탠’과 슈리 ‘레티티아 라이트’도요. 블랙 위도우는 초대 스칼렛 요한스를 이어 ‘플로렌스 퓨’가 바톤을 이어받았습니다.
<엑스맨>과 <판타스틱 4>도 어벤져스에 합류합니다. 프로펙서 X를 연기한 ‘패트릭 스튜어트’와 매그니토 역의 ‘이안 맥캘런’이 등장하네요. 미스터 판타스틱 ‘페드로 파스칼’과 수 스톰 ‘바네사 커비’의 이름도 반갑습니다. 로키 ‘톰 히들스턴’과 닥터 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까지 도합 26명의 캐스트가 이름을 올렸네요.
새로운 판, 새로운 출발
전 세계가 그랬지만, 특히나 한국의 마블 사랑은 아주 놀라웠죠. 그렇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마블은 꾸준히 주춤했습니다. 이야기의 주축을 이끌었던 핵심 주인공들이 사라진 것이 인기가 사그라든 것에 한 몫했지요. 장장 10여년 간 캐릭터들과 함께 성장하며 쌓아올린 서사가 완벽하게 정리되면서 시리즈 자체가 마무리된 느낌이 강했습니다.
마블은 엑스맨과 판타스틱 4를 끌어들이며 새롭게 판을 짜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원한 히어로 로다주가 빌런으로서 어떤 반전을 선사할 것인지와 신구 배우들의 조화가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오리지널 배우들이 부재한 상황에서 흥행에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세계관을 부지런히 따라간다면 ‘그래도.. 마블!’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죠. 전성기를 그리는 향수에서 벗어나 독창적으로 빛나는 작품이 탄생하리라 믿어봅니다.
사진:Marvel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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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은 킥, 영화는 후킹!
음식에서 킥(kick)은 기본적인 맛에 자극을 더해주면서 전체적인 요리의 풍미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영화에서 후킹(hooking)은 초반에 관객의 관심을 강하게 끌어들이는것을 의미합니다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킥'이 중요하고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후킹'이 중요하죠.
오늘은 킥과 후킹 모두를 잡은 맛도리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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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2021)
* 본 리뷰는 <마이 네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2021)
감독: 앤디 서키스
출연: 톰 하디, 우디 해럴스, 나오미 해리스, 미셸 윌리엄스, 스테판 그레이엄 등
장르: 액션, SF
개봉일: 2021.10.13
러닝타임: 97분
베놈과 에디, 드디어 한몸이 되다
나름대로의 규칙을 정하고 '에디 브록(톰 하디)'의 몸 속에 기생하여 평화로운(?) 생활을 하던 '베놈'. '앤(미셸 윌리엄스)'의 결혼 소식을 듣고 심란해하던 에디를 위로해주려고 베놈은 나름대로 노력을 하지만, 그런 행동들이 에디의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킨다. 설상가상으로, 연쇄살인마 '캐서디(우디 해럴슨)'를 인터뷰 하던 도중 분노한 베놈이 그를 공격하게 되는데, 이 때 캐서디가 에디의 손을 물어 심비오트 조각을 흡수해버린다. 제대로 된 인터뷰에 실패한 에디는 베놈과 한바탕 싸우고, 베놈 역시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나가버린다.
한편, 캐서디는 사형 집행 직전 '카니지'로 각성하게 되고, 교도소에서 대학살을 저지른 후 탈출한다. 그리고 헤어진 연인 '배리슨(나오미 해리스)'를 찾아가 구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원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하객으로 삼아 결혼식을 올리려 한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잠시 갈라섰던 베놈과 에디는 비로소 한마음을 품게 되는데....
코미디적 요소만 발현될 뿐
<베놈>은 1편이 개봉하기 전부터 굉장히 기대하던 시리즈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많은 장면이 잘려나간 것 같은 편집과 뚝뚝 끊기는 줄거리, 불친절한 캐릭터의 빌드업 등으로 1편은 혹평이 가득했다. 혹평과는 별개로 '톰 하디'의 티켓 파워가 캐릭터 자체에 대한 궁금증과 영화의 오락성으로 인해 상업적인 흥행을 거뒀기에 무난히 2편이 나올 수는 있었는데, 따라서 1편의 단점들을 어떻게 극복했을지가 이번 영화를 감상하는 주요 쟁점이었다.
그러나 개선점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번에도 러닝타임이 97분으로 굉장히 짧은 편인데, 쿠키영상과 엔딩크레딧을 제외하면 1시간 30분에 불과하다. <베놈2>의 메인 플롯은 1편 쿠키영상에서 예고했던 '카니지'의 등판과 빌런으로서의 빌드업, 그리고 카니지와 베놈의 대치일 터인데, 의외로 돋보이는 장면들은 베놈과 에디가 다투는 코믹한 장면들 뿐이다. 마치 두 인물의 갈등이 부부싸움인 것처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많아 종종 실소를 자아내게 만드는데, 아마 많은 관객이 <베놈>으로부터 기대한 부분은 아닐 것이다. 그나마 1편에서는 '베놈'을 처음 접했다는 이유로 그의 잔혹성과 무게감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났는데, 2편에서는 한결 귀여움만 더해졌다. 마블과 소니 계열의 히어로 영화들 중에서도 어두움 면에서 손꼽히는 캐릭터인데, 연출 때문에 많이 변질된 감이 있다.
여전히 부족한 캐릭터 빌드업 능력
<베놈 1>에서 '베놈'이라는 캐릭터의 서사와 주인공으로서의 빌드업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는데, 이는 새로운 빌런 캐릭터를 구현하는데도 동일한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빌런 캐릭터인 '캐서디'의 흑화 원인을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설정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가 사형 집행을 앞둔 연쇄살인마가 되었다는 점에서 동정이나 공감을 느낄만한 여지를 없애버렸다.
무엇보다 '베놈'에게서 탄생한 심비오트 '카니지'에 대한 설명이 너무나 부족한데, 가령 베놈의 대사에 의해 전해지는 '빨간 놈은 위험해' 같은 부분들이 원작 만화를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굉장히 불친절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무래도 영상물 등급 판정을 낮게 받기 위해 여러 장면을 삭제하면서 개연성이 부족한 결과를 낳게 된 듯한데, 관객의 이해를 해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생겨버렸다는 점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부분을 놓친 느낌이다. 그리고... 중요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캐서디의 여자친구인 '배리슨'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형사 '패트릭 멀리건(스티븐 그레이엄)'에게 꽤나 중요한 복선을 깔아놓고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짚어주지를 않는다. 결국 영화관을 나온 후 해석영상이나 영화 유튜버들이 설명해주는 영상을 찾아봐야 해당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놓았으니 그야말로 불친절이 극에 달했음을 알 수 있다.
남은 건 쿠키영상 뿐
그럼에도 <베놈2>를 봐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영화 본편보다 더욱 강한 임팩트를 남긴 쿠키 영상 때문. 바로 원작에서 대치 관계로 엮여 있는 마블의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이 쿠키 영상에 등장하며 역대 마블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렬한 결말을 남겼다. 이 때 똑같은 침대에서 아예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버린 '에디'의 모습을 통해 마블이 앞으로 그려나가고자 하는 '멀티버스'의 등장을 어느 정도 예고했는데 과연 <베놈> 후속작에 마블의 '스파이더맨'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인지, 12월에 개봉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어떠한 내용으로 펼쳐질 것인지 여러 방면에서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즉, 쿠키영상이 없었더라면 본편의 값어치 전체가 떨어져 보일 수도 있었을만큼 쿠키영상이 전부였던 후속작이다. 쿠키 영상에 대해서는 해석에 대한 의견도 갈리고, 다양한 가정이 등장하고 있어 어찌 됐건 <베놈2>를 통해 앞으로의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데는 일부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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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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