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3-28 11:35:05
3월 5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길복순> 외 3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또는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인기 게임을 영화화한 판타지 액션 기대작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부터
살인청부업자로 변신한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이번 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Dungeons & Dragons: Honor Among Thieves

개요: 액션, 모험, 판타지 | 미국 | 134분
감독: 조나단 골드스타인, 존 프란시스 데일리
출연: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장 페이지, 저스티스 스미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한때는 명예로운 기사였지만, ‘어떤 사건’ 이후 ‘홀가’, ‘사이먼’, ‘포지’와 함께 도적질을 하게 된 ‘에드긴’. ‘소피나’의 제안으로 ‘부활의 서판’을 얻기 위해 ‘코린의 성’에 잠입하지만 ‘포지’와 ‘소피나’의 배신으로 실패하고 감옥에 갇힌다. 기발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 ‘에드긴’과 ‘홀가’는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만나고, ‘부활의 서판’도 되찾기 위해 자신만의 팀을 꾸리기 시작하는데… 옛 동료인 소질 없는 소서러 ‘사이먼’과 새롭게 합류한 변신 천재 드루이드 ‘도릭’, 재미 빼고 다 가진 팔라딘 ‘젠크’까지 어딘가 2% 부족한 오합지졸로 가득한 이 팀, 과연 무사히 모험을 끝마칠 수 있을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제작진이 선보이는 매력만점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가 온다!
CINE PICK!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이유는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로 모인 도적 '에드긴'과 팀원들이 각자의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고군분투하는 유쾌한 모험을 그린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입니다. 1974년 미국의 TSR사가 출시한 <던전 앤 드래곤>이라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영화화도 여러 차례 이루어졌었는데요, 전부 흥행 참패에 끔찍한 혹평을 받으며 대중에게 외면을 받은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작된 영화는 이전 영화들과 달리 시사회 평가가 무척 좋은 편입니다. 미국의 영화 전문 매거진인 '인디와이어'의 한 평자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를 "성공적으로 제작된 최고의 판타지 모험 영화"라고 평가하기도 했으며, 원작 게임으로부터 차별화된 매끄러운 스토리와 감독의 전작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 상사>(2011),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2013),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등의 각본에서 볼 수 있었던 조나단 골드스타인 감독과 존 프란시스 데일리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이 더해져 영화적 재미를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합니다. 게다가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 장 페이지, 휴 그랜트, 저스티스 스미스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오토라는 남자
A Man Called Otto

개요: 코미디, 드라마 | 스웨덴, 미국 | 126분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 톰 행크스, 마리아나 트레비노, 레이첼 켈러, 트루먼 행크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오토’(톰 행크스)는 죽고 싶을 타이밍마다 이를 방해하는 이웃들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인생 최악의 순간, 뜻하지 않은 이웃들과의 사건들로 인해 ‘오토’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흘러가는데…
CINE PICK!
<오토라는 남자>는 삶의 의미를 잃은 노인이 천방지축 이웃 가족을 만나 웃음을 되찾는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입니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스웨덴의 소설이자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던 <오베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으로, 올해 67세를 맞이한 할리우드의 대체불가 명배우 톰 행크스의 출연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고집불통 원칙주의자인 데다가 까칠하기까지 해 소위 '꼰대'라는 단어로 불렸던 오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랬던 그가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 다시 마음을 열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방식으로 그려냅니다.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 살아갈 힘과 희망을 심어주는 영화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길복순
Kill Boksoon

개요: 액션 | 대한민국 | 137분
감독: 변성현
출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 등
개봉: 2023.03.31.
채널: NETFLIX
시놉시스
‘청부살인’이 본업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이벤트 회사인 MK ENT. 소속 킬러 ‘길복순’(전도연)은 ‘작품’은 반드시 완수해 내는 성공률 100%의 킬러이자, 10대 딸을 둔 엄마다. 업계에서는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에이스지만, 딸 ‘재영’(김시아)과의 관계는 서툴기만 한 싱글맘인 그는 자신과 딸 사이의 벽을 허물기 위해 퇴사까지 결심한다. MK ENT. 대표 ‘차민규’(설경구)의 재계약 제안의 답을 미룬 채, 마지막 작품에 들어간 ‘복순’은 임무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 후, 회사가 허가한 일은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규칙을 어기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MK ENT.는 물론, 모든 킬러들의 타겟이 되고야 마는데… 죽거나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CINE PICK!
3월 31일 공개되는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회사와의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입니다. 공개에 앞서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는데요, <불한당>과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전도연, 설경구, 이솜, 구교환 등이 각각 킬러이자 엄마라는 복잡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 '길복순'과 살인청부회사 대표 '차민규', 차민규의 동생이자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차민희', 그리고 마지막으로 같은 회사의 소속 킬러인 '희성'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배우생활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해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온 전도연의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그간 남성 중심 서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액션영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작품일 것으로 기대돼 많은 팬들이 손꼽아 기다는 작품입니다.
방과 후 전쟁활동
Duty After School

개요: 밀리터리 SF, 액션, 스릴러, 학원 | 대한민국 | 10부작
연출: 성용일
출연: 김기해, 신현수, 안도규, 김수겸, 권은빈, 최문희 등
개봉: 2023.03.31.
채널: TVING
시놉시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
CINE PICK!
<방과 후 전쟁활동>은 웹툰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하일권 작가의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10부작 드라마로, 수능을 앞두고 미확인 구체의 침공이 만든 사상 최악의 사태에 펜 대신 총을 든 10대들의 다이내믹한 사투를 그렸습니다. 신인 배우들의 기용으로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며 괴생명체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설정과 시각적 디테일을 더해 드라마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드라마 시리즈 선정 행사인 '시리즈 마니아'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지난 20일 스페셜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었으며 독창적인 세계관과 K-학원전쟁물이라는 색다른 소재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Farewell My Concubine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중국, 홍콩 | 171분
연출: 천카이거
출연: 장국영, 공리, 장풍의 등
재개봉: 2023.04.01.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와이드 릴리즈㈜
시놉시스
어렸을 때부터 함께 경극을 해온 ‘두지’(장국영)와 ‘시투’(장풍의).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한 아우와 형이지만, ‘두지’는 남몰래 ‘시투’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시투’는 여인 ‘주샨’(공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로 인해 ‘두지’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데… 사랑과 운명, 아름다움을 뒤바꾼 화려한 막이 열린다!
CINE PICK!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경극학교에서 만난 단짝 '시투'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상실감과 고통을 겪은 '두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인데요, 1993년 중국의 천카이거 감독이 연출했으며 홍콩의 작가 이벽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그해 열린 제46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지난 2017년에 기존 156분의 분량에서 15분이 추가되고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화질도 보강된 완전판이 공개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장국영 배우의 추모 20주기를 맞아 오는 4월 1일 그의 또 다른 대표작 <해피 투게더>와 함께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첸 카이거 감독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미장센과 아름다운 스토리, 장국영의 삶과 닮은 혼신의 연기는 여전히 고인을 그리워하는 많은 팬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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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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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암수살인 결말 줄거리 등장인물 실화 리뷰 | 김윤석 주지훈 주연
영화 암수살인을 아시나요?!
얼마 전 tv에서 하는 영화 암수살인을 보고
자연스럽게 끝까지 보게 되는 마력의 영화
실화를 다루고 있는 영화 암수살인은
'그것이 알고 싶다'와 '꼬꼬무'에서 이야기를
다루며 한 번 더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된 영화
그럼, 영화 암수살인 리뷰 시작해 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범죄, 스릴러
감독 : 김태균
각본 : 곽경태
출연진 : 김윤석, 주지훈
개봉일 : 2018년 10월 03일
평점 : 8.58
스트리밍 : tvN, NETFLIX, Wavve, Watcha, Coupang
기획 의도
“일곱, 총 일곱 명 입니다. 제가 죽인 사람들예.” 수감된 살인범 강태오(주지훈)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추가 살인을 자백한다.
형사의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하게 된
형민은, 태오가 적어준 7개의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간다. “이거 못 믿으면 수사 못한다.
일단 무조건 믿고, 끝까지 의심하자.” 태오의
추가 살인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암수사건.
형민은 태오가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뒤섞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가오는 공소시효와 부족한 증거로
인해 수사는 난항을 겪게 되는데…
"이거 못 믿으면 수사 못한다.
일단 무조건 믿고, 끝까지 의심하자."
태오의 추가 살인은 신고도, 수사도 없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암수범죄!
형민은 태오가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뒤섞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가오는 공소시효와 부족한 증거로
인해 수사는 난항을 겪게 되는데..
등장인물
김형민 | 김윤석
형사3팀 경사
동기들은 모두 진급했으나
혼자만 말똥을 못 달고 있다.
몇 년 전 뺑소니 사고로 아내를 잃고, 아버지가
사업체를 운영하고 본인도 가진 지분이 있는
금수저로, 이를 물려받아 건실히 관리하는
형 덕분에 고급 세단을 몰고 골프를 치러
다니는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
강태오 | 주지훈
택시 기사
김형민에게 조금씩 정보를 주면서 재판의
흐름을 본인이 쥐려고 하고 있으며, 7개의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체포 후 프로파일러의 사이코패스
감정에서 감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여담
영화 제목의 암수살인의
암수란?
인지되지 못한 것을 뜻한다.
즉, 피해자들이 단순 실종이나 스스로 행적을
감추었다고 판단되어서 살해 당했다는
사실도 알려지지 못한 살인사건.
한국범죄 영화에서 흔히 보이는
사이코패스와 형사의 감성팔이 영화가 아닌,
실화를 다루고 있어 무게감이 있는 작품입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높은 점수를 받으며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각종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작품입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암수살인 결말
범인 강태오(주지훈)은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다른 교도소 이감되는 버스 안에서 초점 없는
눈으로 바깥을 응시합니다.
아직 범죄를 다 밝히지 못한 김형민(김윤석)은
빼곡하게 기록한 노트를 열어 어느 한 작은
마을에 방문하여 휴대전화의 마지막 발신
위치를 보여주며 아직도 밝히지 못한 사건들을
끝까지 추적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보통 수사범죄 영화에는 피해자의 초점 혹은
박봉 형사의 허덕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클리셰를 완전히 깨는 작품이다.
두 사람의 끝없는 심리싸움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범죄가 또 있지 않을까라고
관객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어 몰입하며
보기에 더욱더 매력적인 작품이다.
한줄평 :
"내가 이런 악마가 된 이유는,
너희처럼 무능한 경찰이 그때
나를 못 잡았기 때문이라고!"
-영화 암수살인 대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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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운 이들의 서툴지만 따뜻한 크리스마스 삼중주
- 바튼 아카데미 (The Holdovers, 2024)
외로운 이들의 서툴지만 따뜻한 크리스마스 삼중주
개봉일 : 2024.02.21.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코미디, 드라마
러닝타임 : 133분
감독 : 알렉산더 페인
출연 : 폴 지아마, 더바인 조, 도미닉 세사
개인적인 평점 : 4.5 / 5
쿠키 영상 : 없음
마음의 고통과 눈(雪)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천둥, 번개와 함께 요란하게 내리거나 또는 적은 양이라 해도 난간에 부딪히는 소리를 내는 통에 자연히 인식하게 되는 비와 다르게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은 스스로 고개를 돌려 눈으로 담지 않는 이상 그것이 내리고, 쌓이고 있다는 걸 인식하기 어렵다.
마음의 고통도 그렇다. 신체적인 고통은 마치 비처럼 내가 인식하려 하지 않아도 정직하게 밀려오지만 마음의 고통은 비교적 편하게 외면하고 부정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너무 오래 방치하면 오래되어 꽁꽁 얼어버린 눈, 얼음처럼 긁어내기 아주 어렵고 크게 미끄러질 위험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그 고통을 인정하고 긁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으며 기꺼이 그것을 대신해 줄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바튼 아카데미>는 오래 방치되어 얼음처럼 단단해진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사는 세 사람이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서로의 외로움을 긁어내고 또 그 위에 작은 불을 때며 그것을 녹여내는, 작은 기적의 순간을 담고 있는 영화다.
1970년, 부잣집 도련님들이 주로 다니는 기숙학교 바튼 아카데미에 크리스마스 연휴가 찾아온다. 모두가 가족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즐기러 떠나고 학생과 동료들 모두 기피하는 고집불통 역사 선생님 폴과 가정 문제로 고민이 많은 문제아 털리, 아들을 잃고 혼자가 된 주방장 메리. 세 사람만이 넓은 학교에 남게 된다.
그 누구도 이 조합을 원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갈 곳도 없으니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함께 마주 보고 앉아 밥을 먹고 TV를 보고 대화를 한다. 그러다 어떠한 사건을 기점으로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아픔을 공유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서툴고 날카로웠던 말들은 점점 따끈하고 부드럽게 변하고 폴, 털리, 메리는 하나의 대안 가족이 되어 소박하고 소중한 크리스마스 연휴를 꾸며간다.
이야기 자체는 조금 투박하고 서툴지만 70년대 미국의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그 시절 영화들이 담고 있는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 덕분에 그것이 단점보단 영화 자체의 매력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작은 웃음 포인트와 예상치 못한 순간에 터져 나오는 배우의 에너지가 극에 숨을 불어넣으며 보는 내내 옅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한마디로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영화. <바튼 아카데미>는 그런 영화였다.
단단한 얼음을, 오래 쌓인 외로움을 긁어내다
털리의 탈골 사고의 의미
폴은 어머니와 일찍 이별했고 어떠한 이유로 집을 나와 바튼 아카데미에 입학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는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한 후 빽이 두꺼운 룸메이트와 엮이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바튼 아카데미로 돌아온다. 거기에 더해 트리메틸아민뇨증이라는 몸에서 악취가 나는 병을 앓게 되면서 그는 자연히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된다. 폴은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자신의 지식을 담은 책을 쓰고 싶다는 꿈이 있지만 마음에 쌓인 아픔들은 그를 계속 주눅 들게 만든다.
털리는 이혼한 부모님과 양 아빠 사이에서 깊은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털리의 엄마, 양 아빠는 그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지만 딱 거기까지다. 엄마와 양 아빠는 털리의 학교생활이나 친아빠를 향한 그리움 대신 자신들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행동한다. 두 사람의 신혼여행을 이유로 홀로 학교에 남게된 털리는 쓰레기통을 걷어차며 분노와 슬픔을 표출해 보지만 행복한 신혼여행을 떠난 두 사람은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
메리는 아들 커티스가 태어나기도 전에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고 고군분투하며 어렵게 아들을 키웠다. 총명한 아들은 엄마의 치맛바람 없이 대학에 합격했지만 학비가 모자라 제때 입학하지 못하고 징집된다. 그리고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타지에서 사망하고 메리는 아들과의 추억이 있는 바튼 아카데미를 벗어나지 못한다.
폴, 털리, 메리에겐 가족과 관련된 아픔이 있고 그것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채 아파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그 아픔으로 인해 틀어진 자신의 마음을 애써 부정하거나 피하면서 외로운 나날을 보낸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렇게 소리 없이 아픔과 눈이 두툼히 쌓여가던 겨울. 털리는 뜀틀을 넘다가 팔이 탈골되는 사고를 겪는다. 폴은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는 털리를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차 위에 쌓인 얼음과 눈을 벅벅 긁어내 그를 병원으로 데려간다. 그 덕분에 털리의 팔은 무사히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 사건은 털리가 들어가선 안될 장소(체육관)에서 커다란 고통과 틀어진 신체를 마주하고 그것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순서로 진행되는데, 이는 폴, 털리, 메리가 고통으로 틀어진 자신의 마음을 인지하고 그것을 되돌려놓는 영화의 전체적인 순서와도 닮아있다.
털리는 출입 금지 장소인 체육관에 들어가 틀어진 팔과 큰 고통을 마주하는 장면은 폴, 털리, 메리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평소엔 접근하지 않았던 마음 깊은 곳에 들어가 자신의 외로움과 아픔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과 닮아있고, 폴이 털리를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차 위에 쌓인 얼음을 긁어내던 행동은 폴, 털리, 메리가 서로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그것을 천천히 긁고 녹여내는 과정과 닮아있다. 그리고 폴 덕에 병원에 무사히 도착한 털리의 팔이 치료를 받고 제자리에 돌아오는 것은 폴, 털리, 메리가 마침내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은 덜 외로운 일상을 누리게 되었다는 엔딩과 닮아있다.
이러한 이유에서일까 털리의 탈골 사건 이후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털리는 폴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폴은 털리를 위해 새로운 크리스마스 트리를, 메리는 두 사람을 위해 따뜻한 크리스마스 식사를 준비한다. 그렇게 한 걸음을 뗀 세 사람의 우정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마음 깊이 쌓였던 아픔과 도로 위 눈들은 천천히 녹아간다.
새로운 크리스마스, 새로운 가족
크리스마스 트리와 체리쥬빌레의 의미
연휴가 시작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빠져나간 오후. 바튼 아카데미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인부들에 의해 다시 팔려나간다. 마치 이 장소에 남겨진 이들은 행복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자격도 없다는 듯이 말이다.
세상은 크리스마스가 오기도 전 트리를 가져가버린 인부들처럼 일찌감치 폴, 털리, 메리의 소중한 가족을 앗아가고 그들이 행복할 자격도 빼앗는다. 하지만 폴, 털리, 메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새로운 크리스마스와 새로운 가족을 만든다. 학교에 남은 세 사람은 학교에서 구매한 트리보다는 작지만 여전히 싱싱한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함께 꾸미고,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가족과는 다르지만 충분하고 든든한 새로운 가족의 울타리를 만들어간다.
<바튼 아카데미>는 특별한 우정을 넘어 대안 가족의 영역으로 뻗쳐나가는 이야기다. 폴, 털리, 메리는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새로운 가족을 이룬다.
활활 불타는 체리쥬빌레는 이들의 대안 가족 관계를 상징한다. 보스턴으로 여행을 떠난 세 사람은 저녁 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에 모인다. 폴은 털리를 위해 그가 관심을 보인 체리쥬빌레를 주문하지만 직원은 원칙을 고수하며 주문을 받아주지 않고 화가 난 세 사람은 레스토랑을 박차고 나온다. 그리고 포장한 체리와 아이스크림. 주머니 속 술을 이용해 그들만의 활활 불타는 야매 체리쥬빌레를 만든다.
체리, 아이스크림, 술. 세 가지 재료로 만들어진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후식 체리쥬빌레는 엄마, 아빠, 아들이라는 보통의 혈연관계 가족을 떠올리게 만든다. 역사 선생, 주방장, 학생인 세 사람은 이 보통의 가족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보통의 가족, 먹음직스러운 체리쥬빌레에 집착하지 않고 우리만의 가족, 우리만의 체리쥬빌레를 만든다.
영화의 초반부, 유난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어린 털리는 어른들을 거부하고 홀로 학교를 누비며 아이스크림과 술을 퍼먹었지만 나중엔 폴, 메리와 함께 만든 체리쥬빌레와 그들의 따뜻한 손길을 받아들이며 새해를 맞이한다.
국어사전에선 가족을 혈연, 결혼, 입양 등으로 맺어진 친족 관계의 집단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바튼 아카데미>는 가족의 범위를 그보다 훨씬 넓게 펼쳐간다. 피를 나누지 않아도 아픔을 나누고 외로움을 채워주는 관계라면 그 또한 가족이라 할 수 있음을 친절히 보여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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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10월 첫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고 있습니다.외출하실 때 외투 꼭 챙기시고,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컴백홈> 개봉주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공조2: 인터내셔날> (-)▶ 4주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공조 2: 인터내셔날>이 7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 영화에서 3번째로 누적관객수 600만 명을 넘은 영화이며, <탑건: 매버릭>이 600만 관객을 넘어선 것보다 빠른 속도로 600만을 넘어섰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7일- 10월 9일) 관객 수 22만 3,64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52만 5,777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 <인생은 아름다워> (▲1)▶ 이전보다 한 단계 상승한 2위를 차지한 <인생은 아름다워>. 흥겨운 노래와 감동적인 스토리와 함께 호평이 이어지며 흥행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주말 동안 (10월 7일 ~ 10월 9일) 관객 수 16만 8,22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8만 71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정직한 후보2> (▼1)▶ 블랙코미디 영화로 주목을 받았던 <정직한 후보>의 관객 수가 약 2분의 1 정도 줄어들면서
주말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이번 주는 한 단계 더 낮아진 순위를 예상한다.
주말 동안 (10월 7일 ~ 10월 9일) 관객 수 13만 5,83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9만 5,45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21회 예측 이벤트는 <컴백홈>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컴백홈> 주말 스코어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컴백홈>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59%, 여성 41%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다음으로 20대, 40대, 50대, 10대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컴백홈>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30대 초반 남성과(169,596명)과 40대 초반 여성(163,061명)이었습니다.
또한 <컴백홈>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8.7%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컴백홈>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 미스터리 장르로 관객을 모은 짱구 극장판이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관객을 모았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7일 ~ 10월 9일) 관객 수 12만 8,15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8만 9,21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스마일> (NEW)▶ 전 세계 호러 팬덤을 열광케 만든 영화 <스마일>. 판타스틱 페스트 개막작 상영 후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7일 ~ 10월 9일) 관객 수 3만 19,24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만 8,919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Smile>이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영화들이 개봉하여 기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던 영화들의 순위가 하락하였습니다.
주말 동안(10월 7일 ~ 10월 9일) <Smile>의 매출액은 17,600,000 (한화 약 250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역시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9월 16일 ~ 2022년 9월 18일)1. <스마일> 1,760만 달러 (누적 4,989만 달러)2.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1,150만 달러 (누적 1,150만 달러)3. <암스테르담> 650만 달러 (누적 650만 달러)4. <더 우먼 킹> 530만 달러 (누적 5,412만 달러)5. <돈 워리 달링> 347만 달러 (누적 3,845만 달러)...씨네픽의 10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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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소리 없는 아우성
침묵하는 다리들(Muted Bridges)
감독: 얀웨이양 Yan Wai Y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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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개막했다. 다큐멘터리영화를 실컷 볼 수 있는 장이다. 일산 메가박스 킨텍스,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롯데시네마 주엽, 일산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헤이리시네마, 수원시미디어센터, 갤러리그리브스 등지에서 43개국이 참여한 140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2024년 16회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슬로건이 '우정과 연대를 위한 행동'이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단어가 연대 아닐까 싶다.
DMZ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는 2023년부터 비(非)극장 상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올해 주제가 '풍경 landscape'이라고 한다. "생활 세계의 공간들과 거리, 건축, 조경, 자연의 풍경 안에서 오늘날 세계가 처한 위기와 관경, 저항의 운동들을 식별"(공식홈페이지 인용)한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얀웨이양의 '침묵하는 다리들'을 관심 있게 보고 왔다.
일전에도 홍콩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고 온 적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맞물려 아비규환이었던 시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와 이번 양웨이양의 작품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작 3분밖에 안 되는 영상이지만, 도시의 풍경, 특히 홍콩의 다리 5개를 비추는 카메라가 함의하는 바가 크다. 감독이 조명한 다리는 홍콩 민주화운동 당시 정치적 슬로건과 항의문, 대자보로 뒤덮였던 장소다.
그 장소가 지금은 너무도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거의 표백에 가깝다. 한때 뜨거웠던 시간을 모조리 소거해버린 풍경은 몇 년 전의 풍경보다도 살풍경하다.
3분의 영상 앞에서 잠시 홍콩의 거리 시위 현장을 오버랩해 본다. 뜨거웠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화롭다. 깨끗해진 홍콩의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그때의 열기를 잊을 것이고, 시간이 흘러 깨끗한 다리에 때가 타고 발자국이 찍히는 동안 홍콩에서 누군가가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마저도 잊힐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목소리는 누가 기억해 주나.
아마 얀웨이양 같은 사람에 의해서가 아닐까. 그러므로 기록한다.
왕가위가 작품으로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반환 직전의 홍콩 분위기 역시 진작 잊혔을 것이다. 모두가 사랑했던 그 시절 홍콩은 사라지고, 이제 중국화된 홍콩이 남아 있다.
지금 동두천시가 미군 위안부 성병관리소를 철거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반발이 거세다. 기록물을 지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3분의 다큐멘터리 앞에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연대해야 한다. 폭력과 광기의 역사를 함께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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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6.~ 10.02. 레이킨스몰 3층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 09월 26일 - 10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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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하루를 음미하는 미식가와 그 하루만을 원하는 결식자 사이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퍼펙트한 미식가가 아닌 퍼펙트함을 간절히 원하는 결식자
- 카세트테이프, 필름 카메라, 소설책의 의미
- 히라야마가 화장실 청소, 집 정돈을 깔끔하게 하는 이유
- 니코, 여사장의 남편. 그림자 밟기의 의미
- 엔딩 결말 해석
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 2024)
평범한 하루를 음미하는 미식가와 그 하루만을 원하는 결식자 사이
개봉일 : 2024.07.03.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24분
감독 : 빔 벤더스
출연 : 야쿠쇼 코지, 에모토 토키오, 나카노 아리사, 다나카 민, 미우라 토모카즈, 이시카와 사유리
개인적인 평점 : 4.5 / 5
쿠키 영상 : 없음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인 히라야마는 부지런하고 구김 없는 사람이다. 히라야마는 해가 뜨기 전에 이불에서 일어나 집과 몸을 단장하고 일터로 나선다. 그는 커피 한 캔, 좋아하는 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로 출근길을 채우며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밤새 더럽혀진 화장실을 최선을 다해 치우고 점심을 먹으며 살랑이는 바람과 햇살을 느끼고, 퇴근 후엔 따끈한 온욕. 마지막으론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네는 단골 식당에서 반주를 하고 나면 그의 하루는 끝이 난다. 히라야마는 아침에 단정하게 게어 놨던 이불을 그대로 다시 펼치고 책을 읽다 잠에 든다. 그리고 또 비슷한 하루를 살아간다.
<퍼펙트 데이즈>는 평범하지만 충만한 히라야마의 일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과묵한 그는 이런저런 말 대신 깊은 눈을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 햇살을 볼 때, 신호등을 건너는 작은 아이들을 볼 때, 아이가 손을 흔들어 줄 때, 나무 사이로 바람이 스칠 때. 히라야마는 부드러운 웃음을 보인다. 흔히 잘났다고, 내가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삶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는 매일 작은 행복을 찾으며 충만한 삶을 살아간다.
가끔씩 히라야마의 일상에 끼어드는 주변인들은 아름답고 평온해 보이는 그의 삶에 궁금증을 가진다. 청소부일을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지, 왜 청소부 일을 하고 있는지, 그 나이에 혼자 살면 외롭지 않은지, ‘다음’이란 어떤 의미인지. 히라야마는 이에 정확히 답하지 않는다. 그가 남긴 공란은 이야기에 작은 틈을 만들었고 나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여러 상상을 해보았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퍼펙트한 미식가가 아닌 퍼펙트함을 간절히 원하는 결식자
카세트테이프, 필름 카메라, 소설책의 의미
<퍼펙트 데이즈>는 소소하고 평범한 하루를 완벽하게 음미하는 미식가 히라야마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런데 나에겐 히라야마가 미식가임과 동시에 그 완벽한 하루만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배고픈 결식자처럼 느껴졌다.
히라야마는 건강한 삶의 루틴을 가진 사람이다. 처음 이 하루를 봤을 땐 평범하면서 아름다운 하루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히라야마의 동료와 가족들이 그의 일상에 몇 개의 질문을 던지고 그의 일상이 바뀌기 시작한 이후엔 내 감상도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히라야마는 자연스레 반복되는 삶을 완벽하게 즐기는 사람이라기보단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어떠한 상처를 받고 그걸 외면하기 위해 시간을 돌려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하루’에 안착하여 버티고 있는 사람 같다.
히라야마가 어떤 아픔을 겪었고 어떤 시절을 그리워했는진 알 수 없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히라야마가 아이들을 눈에 담고 예뻐하던 모습, 다카시가 결혼, 가족에 대해 물어보던 대사. 그가 7-80년대가 깃든 물건들(카세트테이프, 20세기 중후반부 소설들)을 애용하는 걸 보면 사고로 가족(아내나 자식)을 잃었거나 모종의 이유로 가족(아버지와 여동생)에서 제외되고 그걸 부정하기 위해 문제가 생기기 전, 그가 젊었던 시절로 돌아가려 한 건 아닐까 싶다.
어제의 흔적을 지워내고 오늘을 사는 히라야마
히라야마가 화장실 청소, 집 정돈을 깔끔하게 하는 이유
그는 카세트테이프를 되감듯 시간을 되감아 자신의 완벽한 하루에 안착한다. 그리고 그 하루가 어제가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반복적인 삶을 살다 보면 가끔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어제 출근길에 본 것이 오늘 출근길에 본 건지 어제 본 건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시간의 흐름이 헷갈리는 그런 순간. 히라야마는 이런 착각을 통해 자신이 현재 즐기고 있는 완벽한 하루. 그 하루에만 머문다.
히라야마의 하루는 새 파일을 여는 느낌보단 똑같은 백업 파일을 다시 여는 느낌에 가깝다. 그는 눈을 뜨자마자 자신이 누워있던 이부자리 주변을 정리하고 간밤에 자란 수염을 깎고, 화장실을 깨끗이 청소하며 어제가 남긴 흔적을 지워낸다. (이때 다카시는 ‘어차피 더러워질 건데 왜 그렇게 열심히 청소하냐’고 묻는다. 젊은 그는 히라야마와 반대로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인다. 그는 미래를 위해 일을 그만두고 미래의 여자친구가 될 아야를 위해 수중에 있는 돈을 탈탈 턴다.)
세월의 흐름을 외면했던 히라야마
니코, 여사장의 남편, 다카시가 깨놓은 히라야마의 하루. 그림자의 의미
히라야마는 변화와 새로운 날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 그는 오래된 카세트테이프가 큰돈이 될 거라는 다카시의 제안도 거절하고 ‘다음 약속이 언제냐’는 니코의 물음에 그저 ‘다음은 다음’이라고 흥얼거리며 답을 피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큰 변화가 생겼을 때 크게 흔들리거나 분노한다. 갑자기 조카 니코와 동생이 찾아왔을 때, 다카시가 일을 그만두며 자신의 하루 루틴이 깨졌을 때, 주말마다 들리던 가게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단골 술집의 여사장이 장사를 쉬고 헤어진 남편을 만나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 이 변화들은 히라야마에게 세월의 흐름이라는 커다란 충격을 선사한다.
니코의 성장, 아버지와 술집 여사장 남편이 겪는 노화와 병, 오래된 건물의 철거, 평소보다 길게 일한 탓에 확실하게 느껴진 어제와 오늘이라는 차이. 초침만 달린 아날로그시계를 고집했던 히라야마에게 24시간 그 이상의 흐름은 낯설고 무거운 것이다.
여러 변화가 생긴 하루. 히라야마는 단골 술집에서 술을 먹는 것 대신 강가에서 담배를 피우는 걸 선택한다. 그때 술집 여사장의 남편이 다가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삶을 대화로 한 주제들. 그러다 여사장의 남편이 히라야마에게 묻는다. “그림자는 겹치면 더 어두워질까요?” 히라야마는 바로 직접 그림자를 겹쳐보면 알 거라며 남편을 이끈다. 그리고 촉촉해진 눈으로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림자 두 개가 겹쳐지면 더 진해지듯 하루에 또 다른 하루가 겹쳐지면 이틀이고 그것이 모이면 세월과 인생이 된다. 지금까지 세월의 흐름을 외면해왔던 그가 드디어 모든 걸 인정하는 순간이다. 히라야마는 그다음날, 어제와 같은 하루가 아닌 새로운 하루를 맞이한다. 두려움, 회한, 떨림이 뒤섞인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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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첫 뮤지컬 영화 도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리뷰
스티븐 스필버그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돌아왔다.
그의 첫 뮤지컬 영화로 큰 화제를 모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이미 195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이 원작이다.
미국의 유명한 지휘자이자 연주자인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하고, <컴퍼니> <스위니 토드> 등을 작사한 스티븐 손드하임,
그리고 저명한 안무가 제롬 로빈스가 힘을 합쳐 만든 뮤지컬이다.
이후 1961년, 원작자 제롬 로빈스는 직접 메가폰까지 잡아 로버트 와이즈와 함께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만든다.
어릴 적 이 영화를 보고 크게 매혹된 스티븐 스필버그가 오랫동안 리메이크의 꿈을 키우다 이제서야 개봉을 맞게 된 것이다.
헐리우드의 장인인 그가 만든 이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역시나 현란한 볼거리가 가득한 영화다.
때는 1940년대. 뉴욕의 할렘가 변두리 마을을 주름잡는 ‘제트파’는 백인 남성 젊은이 무리다.
이들은 푸에르토 리코 남성 젊은이들 무리인 ‘샤크파’와 매일같이 반목하는 앙숙 관계다.
이미 온 마을 사람들과 경찰들까지도 이들의 대립을 잘 알고 있는 상황. 제트파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샤크파를 공격하며 서로 싸움을 벌인다.
제트파의 리더 리프(마이클 파이스트)와 샤크파의 리더 베르나르도(데이비드 알바즈)는 경찰 슈랭크(코리 스톨)의 제재에 가까스로 꼬리를 내린다.
조만간 체육관에서 열릴 무도회를 앞두고, 리프는 얼마 전 교도소에 복역했다 돌아온 친구 토니(안셀 엘고트)에게 함께 춤을 추러 오라고 종용한다.
하지만 가석방 기간 중인 토니는 괜한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 사양한다. 그는 얌전히 발렌티나(리타 모레노) 할머니의 상점에서 일손을 거두며 철 없던 지난날을 반성하는 청년이다.
한편, 베르나르도의 여자친구 아니타(아리아나 데보스)와 여동생 마리아(레이첼 지글러)는 무도회에 가기 전 들떠 있다.
베르나르도는 자신의 믿음직스러운 회계사 친구 치노를 마리아의 무도회 파트너로 소개해준다. 무도회장에서 제트파와 샤크파는 역시나 서로를 견제하며 춤을 즐긴다.
어설픈 치노와 어떻게 춤을 춰야 할지 망설이는 마리아, 그리고 리프의 부탁에 무도회에 잠깐 들른 토니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눈이 마주치며 서로에게 반한다.
함께 춤을 추려 하지만 베르나르도에 의해 저지당한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인 셈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이야기는 사실 누구나 다 아는 익숙한 러브 스토리이다.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는 남녀, 하지만 그 사랑을 가로막는 압력. 그래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 주인공이 마리아의 창밖 철제계단에서 조심스럽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가장 유명한 장면이지만 동시에 위험한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의 분위기를 풍긴다.
무엇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스펙터클한 볼거리들로 인해 뮤지컬 영화로서 매우 만족스럽다.
실제 뮤지컬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기용한 덕에 절도 넘치면서도 유연한 군무가 매우 인상적이며,
특히 유명한 넘버 ‘투나잇(Tonight)’에서 인물들이 각자 서로 다른 욕망을 품은 모습들이 교차로 편집된 몽타주는 영화의 화려한 분위기를 한층 고양시킨다.
또한 원작과 조금씩 다른 위치나 상황에 배정된 넘버들도 있어, 서로 비교하면서 더 즐거운 감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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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거 아세요? 안 보면 여러분 손해에요! ⁰▿⁰ 【소름 돋는 명장면-페이즈2】
#마블 #MCU #명장면
#아이언맨3
SF, 모험, 액션│미국│129분
감독 셰인 블랙│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토르: 다크 월드
액션, 모험, 판타지│미국│112분
감독 앨런 테일러│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액션, 모험, SF│미국│136분
감독 조 루소, 안소니 루소│출연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액션, 모험, SF│미국│122분
감독 제임스 건│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액션, 모험, 판타지, SF│미국│141분
감독 조스 웨던│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앤트맨
액션, SF│미국, 영국│117분
감독 페이튼 리드│출연 폴 러드, 마이클 더글라스#리뷰문의
adonai0919@gmail.com#트위치
https://www.twitch.tv/sura_chtr#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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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엘라 영화 후기 / 엠마 스톤이 아니면 누가?! / 미친 연기 / 디즈니애니의 빌런 탄생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크루엘라” 후기입니다.
캐스팅 소개 후 엔드크레딧 전에 쿠키영상이 있습니다!!#디즈니, #범죄드라마, #코미디, #엠마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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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조커: 폴리 아 되> 공식 예고편
전 세계가 기다린 문제의 화제작!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장르 [조커: 폴리 아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