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9-30 17:08:46
음식은 킥, 영화는 후킹!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킥'이 중요하고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후킹'이 중요하죠
음식에서 킥(kick)은 기본적인 맛에 자극을 더해주면서 전체적인 요리의 풍미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영화에서 후킹(hooking)은 초반에 관객의 관심을 강하게 끌어들이는것을 의미합니다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킥'이 중요하고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후킹'이 중요하죠.
오늘은 킥과 후킹 모두를 잡은 맛도리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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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 The King's Man, 2020
일명, "냉장고 털기"는 바깥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것이 아니라 집에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밥을 먹는 것을 말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디즈니"의 "폭스 털기(?)"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언더 워터>를 시작으로 <콜 오브 와일드>, 그리고 <뉴 뮤턴트>까지 개봉이 연기되었던 대작들을 차례로 개봉했으나 결과가 하나같이 좋지 않았는데요.
여기에 <우먼 인 윈도>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고, "코로나19"로 인한 축소된 극장은 점점 냉장고를 털어먹기 힘들게 만드는데요.
이런 가운데,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도 "코로나19"로 1년이나 개봉일을 연기하고 이제서야 겨우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자신의 눈앞에서 아내를 떠나보낸 "옥스퍼드"는 죽어가는 아내에게서 아들 "콘래드를 꼭 지켜달라"라는 말을 전해 듣고 이를 맹세하게 됩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어느덧 장성한 "콘래드"는 아버지와의 입대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됩니다.
시간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막 시작되려던 참이고 이에 이득을 취하려는 집단이 있다는 첩보를 얻은 "옥스퍼드"는 아들 "콘래드"와 함께 몸을 일으키는데...그들의 첫 모습, 어땠을까?
1. 의외로, 깊이가 있다?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첫 번째"를 뜻하는 부제가 버젓이 있으나 엄연히, 시리즈에 속하며 전작이 존재하는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시리즈와의 비교들은 피할 수가 없는데, 그런 점에서 '<킹스맨>이 어떤 작품인지?'에 설명이 필요할 겁니다.
먼저, 해당 작품에 설명하기 앞서 "영국"이라는 나라를 알아봐야 합니다.
"워킹 클래스(노동자 계급)"라는 단어가 따로 있을 만큼 영국 사회에는 아직도 은연중에 차별이 존재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1편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에그시(워킹 클래스)"와 "해리(귀족)"의 결합은 많은 것들을 시사하는 것이죠.단순한 재미가 아니잖아!
그리고, 다수의 위에 군림하는 소수의 엘리트들에 대한 냉소를 잊지 말고 보여주었는데요.
극 중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장면만 두고 본다면, 귀족이 아래 것(?)들을 가리켜 드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결국, 그들도 다를 것이 없다'라는 보상심리와 같은 장면으로 "뇌꽃놀이"가 응수하는데요.
그 방법이 과격하기는 하나 확실하게 전달되니 <킹스맨>시리즈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영화는 강아지 "JB"의 이름에 "제임스 본드 - 제이슨 본 - 잭 바우어" 등의 첩보 영화 캐릭터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그들의 패러디를 자처합니다.2. 전작보다 퇴행?
여타 영화들에서 나온 악당들처럼 해당 시리즈에 나온 빌런들의 목적지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짜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유심(1편)과 마약 합법화(2편)로 소재에 있어 차별을 두어 과장된 느낌을 주고 의족 대신 칼을 달아두는 악당이 나타나는 등 앞서 언급한 여타 첩보 영화들을 생각하면, 현실성은 극히 떨어지는 모습이죠.
특히, 이를 보여주는 액션도 '브레이크 댄스'로 보여주니 특유의 이런 액션이 <킹스맨>스러운 모습이기도 합니다.거룩했던 창사 이념에 따라서...
본론부터 말하면,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찾아볼 수가 없는 작품입니다.
물론, 극 중 "옥스퍼드"가 아들 "콘래드"에게 "신사도"에 대한 자조적인 말을 내뱉으며 앞서 언급한 사회 구조의 냉소를 잃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이를 "에그시(워킹 클래스)"와 "해리(귀족)"의 콤비로 결합했던 전작들과 다르게 이번 <퍼스트 에이전트>에서는 "솔라"와 "폴리"를 끝까지 영외로 두며, "영국"의 "스코틀랜드 탄압"같은 말에는 회피하는 아쉬움을 만들어냅니다.3. 시도가 평범함에 그친다면...
무엇보다 전작들이 "첩보 영화"였으며, "청소년 관람불가"에 맞는 시원시원한 액션들을 선보였다면, 이번 <퍼스트 에이전트>는 "전쟁 영화"로의 탈바꿈을 선언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이념" 혹은 "민족주의" 등의 명분으로 나섰다는 것이 있지만, 제1차 세계대전은 각 나라 간의 이익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아프리카 횡단정책"만 보더라도, 아프리카를 "프랑스"와 "영국"이 서로 양분했으니 감독이 '왜, 1차 세계대전을 가져왔는지?'라는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비추는 "콘래드"의 모습은 상당히 나쁘지 않아 그 의도가 더 빛나기까지 합니다.요즘 전쟁 영화들이라면, 이 모습이 익숙하지.
자원입대를 하려는 "콘래드"는 "국가를 위한 죽음은 영예롭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앞서 1차 세계대전의 의도를 안다면 음흉하기 짝이 없는 말로 들리는데요.
결국, 최전선에서 전투를 한 "콘래드"가 깊은 후회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해당 에피소드는 마무리됩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그 이상을 보여주진 못해도 전쟁영화로서의 때깔부터 메시지까지 기본에 충실하며 성공합니다.
문제는 이후 "옥스퍼드"의 행동에서 앞서 말한 안타까운 궤변들이 새어 나온다는 것이죠.4. 어떻게 된 겁니까...
결과적으로 <퍼스트 에이전트>는 극의 시간상 먼저 나온 영화이나 개봉순으로는 가장 늦게 나왔음에도 퇴행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쉬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칭찬하는 시퀀스를 선택하라면 예고편에서도 나왔듯이 "라스푸틴"과의 대결입니다.
예고편에서는 동명의 제목으로 보여주나 정작, 영화에서는 다른 클래식을 틀어주며 댄스 배틀로 선보이는데요.
노래는 달라도 보여주는 액션의 퀄이 좋아 관객들의 인상을 심어주는데 부족함은 없었습니다.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하지만, 전작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쿠바 미사일 위기"라는 실존 사건을 가지고 이야기의 현실성을 부여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라스푸틴"의 쓰임새처럼 짧게 끊어가는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의 활용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런 이유에는 무엇보다 다채로운 이미지였던 <엑스맨>들과 다르게, 이번 <킹스맨>에서의 캐릭터들은 평범하게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시로 "라스푸틴"부터 미친놈에 그치며, 미국 대통령은 켕기는 것이 있어 참전을 꺼려 하니 단순하게 놀리는 어조이니 더더욱 언급된 인물들과 사건이 아까울 뿐입니다.※ 쿠키 영상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등장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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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에 먹혀버린 그 시절 홍콩의 범죄와의 전쟁!
양조위, 유덕화, 그리고 20년 만의 재회! 영원한 두 형님의 만남만으로 기대되는 영화 <골드핑거>는 1970년대 홍콩 경제 황금기인 동시에 부정부패가 극심했던 시기를 다룬다. 부정부패와 거리가 먼 듯한 지금의 홍콩을 생각한다면, 극 중 부패가 만연한 홍콩은 생경하다. 하지만 영화는 이게 바로 기회의 땅에서 펼쳐진 자본주의의 타락한 민낯이라고 말한다. 양조위, 유덕화의 거친(?) 안내로 그 시절 홍콩은 어떤 모습일까?
| 그 시절, 홍콩에서 벌어진 금융 범죄
1970년대, 가난한 건축사인 청이옌(양조위)은 세계 금융 중심지로 기틀을 잡아나가는 기회의 땅 홍콩으로 온다. 그는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하려던 차에 우연히 만난 쩡 사장(임달화)을 통해 부동산 관련 사기에 가담한다. 거짓말 한마디면 거액을 벌 수 있는 것을 알게 된 청이옌은 본격적으로 사기를 쳐가며 부를 축적하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강행하며 홍콩 최고의 황금제국 ‘카르멘 그룹’을 만든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홍콩 반부패조사국 ICAC(Independent Commission Against Corruption, 염정공서) 수사관 류치위안(유덕화)은 청이옌을 향해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한다.
<골드핑거>는 실제 ICAC가 1980년대 홍콩 상장회사인 지알라 그룹의 반부패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ICAC가 지알라 그룹의 반부패 척결을 위해 쓴 세월은 무려 약 15년.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한 것은 물론, 수백억원의 소송비가 투여된 이 프로젝트는 홍콩은 물론, ICAC 내에서도 기록적인 성과로 알려져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 사건은 각색을 통해 영화로 선보였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소 낯선 이야기지만, 그 시절 홍콩을 아는 이들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이다. (IMF를 다룬 <국가부도의 날>을 홍콩 사람들이 보면 바로 이런 느낌일 것 같다.)
극 중 유덕화가 소속된 ICAC에 대해 알고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1973년 홍콩에서는 횡령을 저지르고 영국으로 도망간 영국 출신 홍콩 경찰 간부 고드버 사건이 벌어진다. 1960년대부터 부정부패가 심했던 홍콩에서 이 사건은 결국 시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고, 영국 중앙정부는 홍콩 총독 산하의 독자적인 반부패 수사기구인 ICAC를 세우고, 본격적인 부패단속을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황을 반기지 않았던 집단은 바로 경찰이었다. ICAC는 즉각 부패한 경찰을 해고했고, 이 과정에서 두 집단은 충돌이 있었다. 1977년, 경찰관들은 ICAC 건물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고, 이게 바로 ‘경렴충돌’이다. 극 중 초반 이 사건이 그려지는데, 감독은 홍콩의 시대적 배경과 ICAC의 역할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지난해 국내에서 개봉한 양조위, 고천락 주연의 <풍재기시>는 고드버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 보이지 않는 돈으로 쌓은 황금제국의 추락, 그리고 홍콩
영화의 시작은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홍콩에 온 청이옌의 모습으로 시작하는데, 과거 기회를 잡기 위해 미국으로 간 이민자들의 모습이나 도시로 와서 성공을 꿈꾸는 타지역 청년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설계사라는 직업이 있어도 취업이 힘든 와중에 운명처럼 그에게 온 기회는 사기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돈이 아닌 보이지 않는 돈. 특히 땅이 가진 미래 가치를 말로 뻥튀기시키고, 상대방의 기대 심리를 조장해 금액을 올리고, 차액으로 이익을 얻는 등 청이옌은 그 누구보다 쉽게 돈을 버는 방법과 전 세계 돈이 몰리는 가운데, 그 방법이 통용되는 홍콩의 실체를 간파한다.
이때부터 청이옌은 건물이 아닌 다른 걸 설계한다. 바로 돈. 그리고 그 돈으로 홍콩에서 가장 비싸고 영국인 손에 들어간 금손빌딩을 구매하는 것을 목표로 잡는다. 주식 브로커 영입, 부호 자재들과의 뒷거래, 로비를 통한 불법 대출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그 돈으로 사업을 확장해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려 한다. 금손빌딩을 손에 넣었지만, 그 욕심은 더 커지고,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신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약점을 공격하며 이들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한다.
영화는 ICAC의 대규모 수사와 추적을 통해 플래시백으로 청이옌이 세운 황금 제국의 민낯을 보여준다. 황금빛에 가려졌던 그 어두운 뒷면. 보이지 않는 돈으로 쌓은 제국이 곧 과거 홍콩이라는 것처럼, 감독은 돈이라는 욕망에 허우적거리며, 그게 삶의 기쁨이자 행복으로 생각한 한 청이옌을 통해 그 사실을 드러낸다.
| 비주얼에 먹힌 타락한 자본주의, 그럼에도 남는 건 양조위, 유덕화
돈으로 쌓은 막강한 부. <골드핑거>는 타락한 자본주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스타일에 신경을 쓴다. 제목처럼 황금색 빛 영상이 계속해서 나오며,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청이옌의 모습은 홍콩 경제의 황금기를 비주얼로 옮긴 듯하다.
기회의 땅에서 벌어진 자본주의의 타락을 다뤘다는 점에서 마틴 스코세이지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와 결이 비슷한데, 부분마다 겹쳐 보이는 영상 구도와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닮은 꼴처럼 보이는 두 영화는 후반부로 가서 각자의 길을 걷는데, <골드핑거>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주제 의식이 흐릿해진다. 자본주의 폐해를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ICAC의 집요한 추적을 통해 정의는 끝내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 그 부분이 모호하다. 이로 인해 가장 중요한 부분인 청이옌과 류치위안의 대결 구도는 그 힘을 조금씩 잃어간다. 좋은 배우들의 멋진 파열음을 지속적으로 보고 싶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김새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영화의 매력은 두 배우에게 기인한다. 마치 두 배우가 관객의 멱살을 끌고 간다고나 할까. 바둑판으로 비유하자면 양조위는 흑, 유덕화는 백의 이미지로 보인다. 그들이 타는 차량의 색도 흑과 백으로 나뉘는데, 법을 무시한 채 자신이 가진 욕망에 충실한 양조위와 법을 기준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유덕화의 대결은 그 자체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중반부에 등장하는 심문 장면이 이를 잘 표현한다. 그동안 철저한 조사와 추적으로 만든 서류를 무기 삼아 청이옌을 공격하는 류치위안, 그리고 그 공격을 무디게 받고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는 청이옌의 모습은 그 자체로 멋진 대결을 보여준다.
여기에 극중 긴장감을 불어넣는 요소로써 사용하는 안경(또는 선글라스)의 쓰임새를 통해 각 인물이 진실과 거짓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도 지켜보는 잔재미도 있다.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서로를 죽고 죽이는 차가운 그 느낌의 시초가 청이옌의 안경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하고 보면 더 흥미롭게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제목을 따라가듯 <골드핑거>는 그 시절 도시를 재현하고 자본주의의 허상을 비주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홍콩 달러 3억 5,000만 달러(한화 약 594억원)을 사용했다. 역대 홍콩 영화 최고 수준인 제작비를 쏟아 부을 정도로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풍재기시>에 이어 <골드핑거>에 이르는 홍콩의 과거. 누군가에겐 기회이자 누군가에게는 나락의 길을 걷게 한 그 시절의 홍콩엔 지금과 다른 정제되지 않은 에너지가 넘친다. <골드핑거>가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그 에너지만큼은 관객에게 전달된다. 그 전달자가 과거의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두 장본인이라서 더 그런지 몰라도.
사진 제공: 퍼스트런
평점: 2.5 / 5.0
한줄평: 돈에 취해 갈길 잃은 스토리를 끌고가는 두 형님의 노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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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한국에서 왔고, 이름은 '윤여정' 입니다.
지난 오스카 이후 441일이 지난 후에야 열린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결과가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안에서 열린 지난 시상식과는 달리, 할리우드 최대 이벤트인 본 시상식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오프라인으로 개최되었습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맹크>가 10개 부문 노미네이트로 가장 많은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으며,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장편 데뷔작 <더 파더>와 샤카 킹의 전기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가 담긴 <미나리>,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 다리우스 마더의 <사운드 오브 메탈>, 애론 소킨 감독의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이 작품상을 포함하여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한, 에메랄드 페넬 감독의 데뷔작 <프라미싱 영 우먼> 또한 작품상을 포함하여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들의 저력을 과시하였습니다.
관심이 집중되던 부문 중,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바로 <노매드랜드> 였습니다. <노매드랜드>의 출연 배우이자, 실제 노매드인 '스웽키'와 함께 참석한 클로이 자오 감독은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거머쥐며, 이날 시상식의 히로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전 감독상 수상자인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시상자로 등장하였기에, 오스카 최초로 두 명의 동양인 감독이 등장하여 의미 있는 장면을 연출되었습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여, <허트 로커>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에 이어 이 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 감독이 되었는데요. 클로이 자오 감독의 차기작은 마블의 <이터널스>이기에,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바입니다.
그리고, 모두의 염원대로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미나리>의 제작사인 플랜 B의 설립자이자 배우 '브래드 피트'가 시상자로 나서 윤여정 배우를 호명하였는데요. 윤여정 배우는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국 BAFTA에서의 수상소감에 이어, 이번에도 '촌철살인' 수상소감을 전세계에 전했습니다. 먼저, 본 영화의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를 만나게 되어 영광이라는 말을 전한 뒤,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많은 유럽 사람들이 내 이름을 여영 혹은 정이라고 부르지만 모두 용서해드리겠습니다"라고 그녀 다운 수상소감을 전해 또 한 번 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뒤 이어, 그녀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언급하며, 배우들 모두 각자의 영화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 해냈기에, 우리는 '경쟁'일 수 없다.고 말해 모두를 배려하는 연륜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또 한번 윤여정 배우가 전세계 시상식을 휩쓸며, 전세계에 '한국' 영화를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전세계 박스오피스 5위에 달하던 한국 영화계가 이를 기점으로 다시 살아나길 바라며, 오늘 오스카를 빛낸 이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결과
- 작품상
★ 노매드랜드
더 파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맹크
미나리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감독상
★ 클로이 자오, <노매드랜드>
토마스 빈터베르그, <어나더 라운드>
데이빗 핀처, <맹크>
정이삭, <미나리>
에머랄드 펜넬, <프라미싱 영 우먼>
- 남우주연상
★ 안소니 홉킨스, <더 파더>
리즈 아메드, <사운드 오브 메탈>
채드윅 보스만,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게리 올드만, <맹크>
스티븐 연, <미나리>
- 여우주연상
★ 프란시스 맥도맨드, <노매드랜드>
비올라 데이비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앤드라 데이,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
바네사 커비, <그녀의 조각들>
캐리 멀리건, <프라미싱 영 우먼>
- 남우조연상
★ 다니엘 칼루야,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여우조연상
★ 윤여정, <미나리>
- 각본상★ 에머랄드 펜넬, <프라미싱 영 우먼>
- 각색상★ 플로리안 젤러&크리스토퍼 햄튼, <더 파더>
- 촬영상
★ <맹크>
- 편집상★ <사운드 오브 메탈>
- 미술상
★ <맹크>
- 의상상★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분장상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음악상
★ <소울>
- 주제가상
★ "Fight For You",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음향상
★ <사운드 오브 메탈>
- 시각효과상
★ <테넷>
- 국제 장편영화상
★ <어나더 라운드>, 토마스 빈터베르그
- 장편 애니메이션상
★ <소울>, 피트 닥터
- 단편 애니메이션상
★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 윌 맥코맥
- 단편 영화상
★ <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 트라본 프리
- 장편 다큐멘터리상★ <마이 옥토퍼스 티처>, 제임스 리드
- 단편 다큐멘터리상
★ <콜레트>, 안소니 지아치노
다시 한번,
올해 오스카를 빛낸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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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웨일' 리뷰
마케팅은 영화의 성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명한 감독이 연출했거나 스타 배우가 출연한 영화라면 마케팅 담당자들의 고민은 꽤 가벼워질 것이다. 영화 <더 웨일>은 독자적인 필모그래피를 구축해 온 세계적 거장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이름 대신 영화의 주연을 맡은 브렌든 프레이저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가 출연한 영화 <미이라>의 대성공 이후 많은 사람들이 '한물간 백인 꽃미남 스타 중 한 명'으로 기억하고 있는 브렌든 프레이저. '그의 연기가 대체 얼마나 놀랍길래 그를 중심으로 영화를 홍보하는 것일까?' 영화 <더 웨일> 개봉 소식과 홍보 포스터를 처음 접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더 웨일>의 시놉시스는 간단하다. "272kg의 거구로 세상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대학 강사 ‘찰리(브렌든 프레이저)’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끼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10대 딸 ‘엘리(세이디 싱크)’를 집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매일 자신을 찾아와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하면 전 재산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초고도비만 캐릭터로 분장한 브렌든 프레이저로 가득 찬 포스터와 시놉시스를 보고 난 후에 이 영화는 주연의 연기가 실패하면 망할 수밖에 없는 영화라는 확신이 들었다. 조연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주인공 '찰리'의 1인극 성격이 강할 것이고, 공간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 연극처럼 느껴질 것이고,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나 <맨 프럼 어스(The Man From Earth)> 같은 몇몇 실내극 영화가 보여 주었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라면 관객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한 상태에서 그의 마음을 조심스레 따라갈 수 있어야 영화적 체험을 했다고 느낄 것이 분명했다.
'엄청난 분장에 비해 브렌든 프레이저의 연기가 별로면 어떡하지?'라는 필자의 걱정이 기우로 판명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보철까지 활용해 완성한 아주 사실적인 272kg의 거구 분장보다 브렌든 프레이저가 연기한 '찰리'의 커다란 두 눈동자에 바로 빨려 들었기 때문이다. 거구 캐릭터는 현대인의 수많은 정신적 장애 중 하나인 식이 장애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영화의 제목인 '고래(The Whale)'를 주인공의 신체를 통해 시각화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실제 몸에 육중한 지방 덩어리들이 붙어 있는 것처럼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모습도 압도적이지만 적절한 시점에 흔들리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눈동자, 섬세한 오디오 감독이 조율한 듯 상황에 맞게 커지고 작아지는 성량 등 브렌든 프레이저는 '찰리'의 몸이 아니라 그의 눈과 표정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좋은 연기를 보여 준다. 덕분에 찰리와 엘리의 부녀 관계, 찰리와 리즈(홍 차우)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그들이 주고받는 감정의 물결에 올라탈 수 있었다.
영화 <더 웨일>은 브렌든 프레이저의 빼어난 연기에 가려져서는 안 될 중요한 질문들을 품고 있다. 성경 구절과 함께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월트 휘트먼의 시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 등 미국 현대문학의 중추적 작품들이 언급되면서 '한 인간 혹은 종교가 누군가를 구원하는 것이 가능한가?', '창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솔직함과 진실성인가?', '죽음 앞에서 우리가 세상에 남기고 갈 수 있는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등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관객에게 건넨다.
동명의 연극이 원작인 영화 <더 웨일>은 고전적인 4:3 비율의 화면 속에서 유려한 촬영과 편집, 고래 울음소리 같은 음악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문학이나 연극과 차별화된 영화만의 예술적 가치를 상기시키는 작품이기도 하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전작 <블랙 스완>의 엔딩 신처럼 눈부신 하얀빛으로 채워진 <더 웨일>의 엔딩 신을 보고 난 뒤 주인공 '찰리'의 마지막 도약이 진짜처럼 느껴진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찰리'라는 고래의 아름다운 마지막 꿈을 진심으로 응원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 이 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지난 2월 23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더 웨일>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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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픔의 단절을 딛고 인연을 만들어가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을 보는 이유는 ‘빛의 마술사’라는 그의 별명답게 신카이풍 작화를 보기 위해서다. 필자는 그렇다. 그가 항상 만든 애니메이션 작화는 왠지 모를 감동이 있다면, 스토리 면에서 그 감동을 저하시킨다. 영화는 분명 재밌었지만,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나 목적을 이해하기에는 힘든 면이 있었다. 하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은 여타 필모그래피와 다르게 신카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제부터 그 의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문단속이라는 정의를 국어사전에 검색하면 ’ 사고가 없도록 문을 잘 닫아 잠그는 일‘이라고 나온다. <스즈메의 문단속> 스토리는 ‘소타’와 ‘스즈메’가 지진을 일으키는 ‘미미즈’를 막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여기서 문단속은 가시적인 면과 비가시적인 면으로 나뉜다. 스즈메가 가시적으로 보이는 문은 재해를 막고, 사람을 구하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스즈메 내면의 문은 대화의 단절과 인연을 만들어가는 작용을 한다. 스즈메는 어렸을 적 사고로 돌아간 엄마를 대신에 4살 때부터 자신을 돌봐준 이모 ‘타마키’와 단 둘이 살고 있었다. 둘 사이에 엄마와 언니라는 존재를 애써 잊어가며 살아가지만, 그 눈덩이는 커져가며 점차 둘의 대화는 붕 뜨게 된다. 하지만, 스즈메가 미미즈를 막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통해 둘은 과거를 인정하고, 관계가 회복 및 개선된다. 이뿐만 아니다. 스즈메는 어렸을 적 엄마를 찾겠다고 길을 헤매다 우연히 저승으로 향하는 문을 넘는다. 그리고 후반부 스즈메는 과거의 자신을 만나며 어릴 적 느꼈던 엄마를 잃었던 슬픔을 공감하고, 위로한다. 단순히 표면적인 스토리의 ‘문단속’이 아닌 스즈메라는 캐릭터가 갖는 외내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한층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든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인연의 연속성을 지닌다. 비록 단절된 인연이라도 그 인연이라도 말이다. ‘인연’이라는 명사는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몇 개를 꼽으며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사람과의 관계다. 스즈메가 요석이었던 다이진을 쫓고, 미미즈를 막기 위해 일본 동부지역을 도는 여정을 시작하는데, 여정 중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각자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좋은 인연을 만들어가는 장면들은 인간 내면의 따뜻함과 함께 일상의 순간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는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이다. 영화는 인적이 드문 공간에 있는 문이 열리며 지진을 일으키는 미미즈가 등장한다. 이를 막기 위해 스즈메와 소타는 문을 닫기 위해 일종의 의식을 치르는데 과거에 있었던 장소의 분위기와 모습을 떠올리며 신의 가호를 외치며 문을 닫는다. 이때, 과거를 떠오르는 모습들은 단절되었던 인연을 잇게 만들어준다. 애초에 <스즈메의 문단속>이 12년 전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을 스토리라인에 직접적으로 대입한다. 스즈메가 문을 닫는 지역들은 실제 당시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곳들이었고, 미미즈의 형태도 잘 보면 지구 과학 시간에 봤던 지각판 선을 연상케 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그렇다면 신카이 감독은 이런 아픈 사건을 스토리라인에 왜 직접적으로 대입하여 만들었을까. 어쩌면 두 번째 인연은 ‘어떤 사물’을 넘어 과거와 관계되는 연줄을 극복해 나가는 인연일 수 있다. 스즈메가 과거의 사건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영화를 본 이들도 각자가 가졌던 과거의 아픔을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게 아닐까.
<스즈메의 문단속>은 평범한 일상과 인연의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는 동일본 지진과 같이 가슴 아픈 사건으로 없어질 뻔한 일상의 행복을 상기해 주고, 개인주의로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 보여주는 인연의 감사를 보여주며, 과거를 딛고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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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영국] 아이는 여전히 뜀박질을 멈추지 않는다.
찰리는 시종일관 뜀박질을 멈추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처럼 여유롭게 걷는 것 대신 숨가쁘게 달려나가는 것을 택한다. 아이는 왜 달릴 수 밖에 없었을까. 열다섯 성장기 소년인만큼 운동하는 것은 무척이나 당연한 일로 보이기도 한다. 이사 오기 전, 학교에서 했다던 풋볼 대신 돈이 들지 않는 운동인 달리기를 택한 것일 수도 있다. 두 이유 모두 납득 가능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찰리에게 뜀박질은 무엇보다도 숨을 쉬기 위한 방법처럼 보인다.
찰리는 언제나 무언가에 가로막힌다. 찰리의 아버지인 레이가 데려온 여자와 아침을 함께 할 때 방문과 벽 사이에 위치한 그는 영락없이 갇힌 모습이다. 델 아저씨와 함께 처음 경주마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 일을 했을 때도 그는 트레일러와 벽 사이에 갇혀 있다. 카메라는 끊임없이 찰리를 무언가에 가두는 프레이밍을 유지한다. 그의 숨통이 막히는 상황에서는 언제나 그를 문과 벽(혹은 벽처럼 보이는 무언가) 사이에 위치시켜 가두어버린다. 하지만 달릴 때만큼은 그런 그를 가로막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소년은 가로막히지 않기 위해서, 숨을 내뱉기 위해서 뜀박질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달려야 숨을 쉴 수 있는 찰리가 본디 자유롭게 달려야하는 린온피트에게 온 마음을 내다 준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을 것이다. 피트에게 자신을 투영시킨 찰리는 그를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결국 피트와 함께 길 위에 선 찰리는 달리는 대신 피트와 함께 걷는 것을 택한다. 찰리와 피트가 함께 길 위를 걸어가는 장면은 주로 아주 먼 익스트림 롱샷으로 비춰진다. 그들을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카메라는 그저 관망할 뿐이다. 찰리와 피트가 정말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한번 지켜보라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찰리는 피트를 위해 그와 함께 달아났다고 생각하지만. 찰리와 함께여도 피트는 전과 같이 목줄에 매여있다. 피트는 정말 숨을 쉴 수 있었을까? 여전히 목줄에 매여 달릴 수 없는 피트가 자유롭다는 생각은 찰리의 착각이었을 뿐이다. 피트 역시 자유롭기 위해 마지막까지 달리는 것을 택한다.
피트와 헤어진 후 한동안 뜀박질을 멈추었던 찰리는 마지 고모와 만나자 다시금 달리기 시작한다. 아이는 뜀박질을 다시 시작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어딘가에 갇히지 않는다. 찰리가 드디어 마지 고모와 만난 그 날 밤, 찰리는 잠을 이 루지 못하고 그에게 찾아간다. 문을 두드린 아이는 문과 벽에 갇히지 않은 채 아주 손쉽게 방 안으로 들어간다. 카메라는 아이를 문과 벽 사이에 가두어 프레이밍하는 대신 그저 아이가 사라진 방문을 비추는 것을 택한다.
뜀박질을 다시 시작한 아이는 처음으로 숨을 고르고 뒤를 돌아본다. 그 전까지 아이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뒤돌아 볼 수 없었다. 뒤를 살펴 볼 겨를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일을 겪고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 찰리는 악몽과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 고모의 말처럼 악몽이 전부 사라지진 않겠지만 분명 나아질 것이다. 찰리가 뒤돌아볼 수 있게 된 것 처럼 말이다. 오프닝과 달리, 찰리의 뜀박질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 대신 아이의 얼굴을 보다 가까이서 담는 것을 택한 카메라 역시 그렇게 될 것임을 약속하는 것만 같다.
아이는 여전히 뜀박질을 멈추지 않지만 이제는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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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필 정체를 숨기고 조용히 지내던 동석이형을 건드린 깡패 ㅋㅋㅋ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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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 티저 예고편
우리의 목표는 세상에 없는 돈이다" 통일 직전의 한국, 역사를 바꿀 사상 최고의 범죄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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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 런칭 예고편
모두가 행복한 사랑을 바라는 ‘아카리’(하마베 미나미)와
한 발 뒤에서 사랑을 기다리는 ‘유나’(후쿠모토 리코).
서로 정반대의 성격이지만
우연한 계기로 친구가 된 둘.
고등학교 첫 학기가 시작되고
‘아카리’와 ‘유나’에게도
마음을 전하고 싶은 상대가 생겼다.
“너도 내 마음과 같을까…?”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로 가는 길
열일곱, 우리들의 성장형 청춘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