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2023-04-23 21:27:21
이놈의 아름답고도 가슴 아린 사춘기
클로즈 리뷰
경고: 스포일러 주의!
사실 클로즈는 두 중학생 레오와 레미가 보여주는 우정 이야기가 아니다. 이 둘이 같은 침상에서 자고, 같이 오보에를 불고. 우정인 것도 아니고, 사랑인 것도 아닌 이 오묘한 관계. 이 관계를 보면 이 모습이 뭔지 규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이러한 시선 자체가 이들에게 가하는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것이 진짜 의도다.
레오와 레미의 우정은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왜곡되기 시작한다. 철없는 친구들은 이들이 게이가 아니냐고 놀리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레오는 레미 외의 친구들과 노는 재미를 알게 된다. 서로가 서로만의 세상이었던 이들의 세계에는 균열이 생긴다. 그리고 이 균열은 마침내 터져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만들어낸다. 막 중학생이 된 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하지만 상처를 만든 이유가 관계면, 그것을 치유하는 요인도 관계다. 레오의 부모님과 레미의 부모님도 사이가 매우 좋다. 가끔 레오가 레미 집에서, 레미도 레오 집에서 자는 걸 즐길 정도다. 이 부모님들은 비극이 터질 때 적극적으로 이들을 상처에서 보호해주겠다 자청한다. 아무런 조건 없이. 중학교의 사춘기 아이들은 철없이 이들을 게이라고 규정했음에도 말이다.
그러한 관계가 클로즈가 진정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레오와 레미의 관계를 훼손시키는 환경, 그리고 그럼에도 이들을 돌봐주는 환경. 다만 영화는 이 2개를 극단적으로 대비시킬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학교의 모습이든 부모님의 모습이든 순수하고 아름답게 연출된다. 다만 이런 연출이 아이들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드는 게 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비슷하다.
그들의 순수함에 어떤 잣대도 들이대지 말자. 그 대신 그 순수한 마음이 겪어야 했을 상실과 회복에 온전히 공감해주는 게 클로즈를 볼 때 요구되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윤리적 판단을 다 떠나서 이처럼 아이들의 감정을 순수하게 그려내는 어려운 과제들을 클로즈는 해냈다. 부디 어른들은 다 알 수 없는 아이들만의 가슴 아린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체험해보길 바란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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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 소개서] '팀 버튼'의 캐릭터 소개서
- “어떤 영화를 사랑하게 하는 데에는 스토리, 대사, 연출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그러나 그 중에서도 빼먹을 수 없는 것은 단연 캐릭터이다. 특히 매력적인 캐릭터 하나는 작품을 완전히 집어삼키기도 한다.좋은 감독과 좋은 배우가 만난다면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 그 무엇보다 빛난다. 제대로 설정되기만 한다면,4개의 눈을 가지거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저 괴물들도 충분한 현실성과 설득력을 가진다. 그리고 이 캐릭터는 영원히 사랑받는다.[캐릭터 소개서]에서는 영화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강한 애정을 담아 소개한다.뽀글거리는 머리와 아이 같은 눈을 가진 한 남자가 가방에서 오래된 갈색 노트를 꺼낸다. 노트를 펼치자 눈알 없는 해골들, 입에서 벌레를 내뿜는 유령과 같이 생전 처음보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남들이라면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노트를 얼른 덮어버리려고 하겠지만, 남자는 노트 속 그것들을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이렇게 괴기스러운 캐릭터들을 창조한 남자는 누구일까?그는 바로 할리우드의 대표 괴짜 감독 ‘팀 버튼’이다. 그의 작품은 누가 봐도 팀 버튼의 작품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를 배제하더라도 그의 캐릭터들은 정말 미친 듯이 아름다운 매력을 갖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팀 버튼의 노트를 펴고 그의 미(美)친 캐릭터들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보자.
‘첫 번째 캐릭터’<가위손/ 에드워드 시저헨드>팀 버튼 감독의 노트를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한 남자의 그림이다. 사람인지 유령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얀 피부와 초췌한 표정. 그의 이름은 ‘에드워드 시저헨즈’, 가위손이다.- 영화 : 가위손 (1991)
- 감독 : 팀 버튼
- 출연진 : 조니 뎁, 위고나 라이더, 다이앤 위스트, 안소니 마이클 홀가위손이라 불리는 그는 인간이 아니고, 창조된 기계였다. 외로운 발명가였던 ‘빈센트’는 자신의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심장을 가진 기계인 에드워드 즉, 가위손을 창조한다.그러나 빈센트는 에드워드에게 인간과 같은 손을 만들어주지 못한 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다. 결국, 에드워드는 자신의 가위손 때문에 빈센트와 함께 살던 성에서 외롭게 살아가게 된다.그런 그를 화장품 판매원 ‘펙’이 만나게 되고, 그를 마을로 데려와 함께 살게 된다. 마을로 내려온 에드워드는 펙의 딸, ‘킴’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에드워드는 마을에서 정원을 가꾸고 이발을 해주며 점차 적응하게 된다.그러나 킴의 남자친구 짐이 금고털이에 에드워드를 이용하려 하고, 마을 사람들이 차 사고의 범인으로 에드워드를 의심하는가 하는 등 에드워드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던 중, 짐이 킴을 찾아와 폭행을 하자 결국, 에드워드는 킴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가위손으로 짐을 살해하게 된다. 살인을 저지른 에드워드는 결국 쓸쓸히 성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수십년이 지나 사랑했던 킴의 모습을 얼음에 조각하는 에드워드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나게 된다.영화 속 에드워드는 감독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하기라도 하듯 기괴한 비주얼을 하고 있다. 새하얀 얼굴에는 상처가 가득하며, 손에는 길고 날카로운 가위가 달려있다. 날카로운 가위를 가졌지만 병약하고 소심해 보이는 그의 얼굴은 관객들로 하여금, 에드워드에 대해 완전히 몰입하게 한다. 성에 사는 미스터리하고도 외톨이 같은 존재,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마음을 가진 캐릭터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단연 동화 <미녀와 야수>일 것이다. 그러나 두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성을 가진다. 먼저 미녀와 야수에서의 야수는 처음에는 야만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미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시련을 이겨내면서, 점점 따뜻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고 미녀와 결혼하게 되는 행복한 결말까지 맞이한다.반면 가위손 속 에드워드는 순수함과 기대에서 시작해, 시련을 겪었으나 야수와 다르게 결국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포기와 초월이라는 정서로 끝나게 된다. 에드워드는 함부로 다가가기 어려운 겉모습과는 정반대로 그는 마을의 누구보다도, 아니 그 어떤 누군가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 에드워드가 가졌던 기대와 희망은 결말을 더욱 아프게 느껴지게 한다. 이는 동화와 다른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준 것이다.팀 버튼의 영원한 페르소나 ‘조니 뎁’이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 바로 영화 가위손이다. 록 가수 출신이었던 조니 뎁은 당시에 영화를 몇 편 찍지 않은 신인 중에 신인이었다. 그러나 ‘게리 올드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크루즈’ 등 당대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그는 가위손 역할로 낙점받았다. 팀 버튼을 빠져들게 한 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필자는 그의 눈빛이 아마 그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의 광대나 피부 등 조니 뎁만의 특징은 많지만, 특히 그의 눈빛은 그 누구와도 다르다. 체념과 희망, 공허함과 가득함을 동시에 담은 눈빛은 가위손하면 그 어떤 배우도 생각나지 않게 하는 무언가이다.가위손은 팀 버튼 감독이 어린 시절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에서 시작되었다. 그림 속 남자는 길쭉한 체형에 날카로운 날들이 손에 달려있었다.
어린 시절 외톨이었던 팀 버튼 감독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갔다."난 어떤 이유로 사람들이 날 그냥 혼자 두길 바라는 욕망 같은 것이 있었다. 정확히 왜 그랬는지는 알지 못한다."감독은 에드워드에게 날카로운 날을 달아주었다. 그러나 어린시절 타인과 멀리 떨어지면서도, 그 타인을 힐끔힐끔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에드워드에게서 겹쳐 보인다. 에드워드라는 캐릭터는 끊임없이 상실을 겪는다. 아버지 같던 빈센트를 잃는 데에서 시작해 마지막에는 킴을 포함한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를 잃게 된다.겉으로 보이는 것에 집중해 판단하고, 자신의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나누는데 너무나 익숙한 우리. 동화처럼 아름다운 결말이 아니었음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영화관을 나가면 우리는 금세 감각기관이 판단하는 것을 제외한 것들은 외면할 것이다. 가위에 스쳐 조그만 생채기가 날까 한걸음 떨어지기 이전에, 나의 한걸음이 누군가에게 느껴질 수 있는 의미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두 번째 캐릭터’<잭 스켈링턴>다음으로 노트의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기니 또 다른 그림이 보인다.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공허한 구멍만 있고, 길쭉한 팔다리를 가진 이것. 하얀 뼈와 검정 줄무늬 정장은 마치 한몸인 것처럼 붙어있다. 이 캐릭터의 이름은 ‘잭 스켈링턴’이다.- 영화 :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1993)
- 감독 : 헨리 셀릭
- 원안: 팀 버튼
- 출연진 : 크리스 서랜던(노래: 대니 엘프먼), 캐서린 오하라, 켄 페이지, 패트릭 스튜어트잭 스켈링턴은 할로윈 마을에 사는 인기스타이다. 그러나 그는 매번 같은 할로윈 준비를 하면서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방황을 하던 그는 우연히 크리스마스 마을에 가게 된다. 그는 크리스마스 마을을 보며 사라졌던 열정을 되찾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게 된다. 잭은 자신이 산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락’, ‘쇼크’, ‘배럴’ 세 악동에게 원래의 산타를 조심히 데려오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악동들은 악명 높은 악당, ‘우기 부기’에게 말하지 말고 정중히 모시라는 잭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산타를 우기 부기에 넘기게 된다. 잭을 사랑하는 ‘샐리’는 크리스마스에 완전히 빠져 이성을 잃은 그을 막기 위해 안개를 만들면서까지 방해하지만, 잭은 뼈돌프(?) 애완견 제로의 도움으로 무사히 출발한다.그러나 자신의 입장에서만 크리스마스를 상상한 잭의 선물들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인형 대신 괴물이, 강아지 대신 구렁이가 들어있는 등 그는 크리스마스를 망쳐버렸다. 그 와중에 샐리는 산타를 구출하려다 오히려 우기 부기에게 잡히고 만다. 잭 역시, 잭의 행동을 크리스마스 테러로 느낀 사람들에 의해 대공포 공격을 당하고 격추당하게 된다. 잭은 떨어진 망가져버린 자신을 보며, 실수를 깨닫고 호박의 왕인 자신의 원래 모습을 다시 한번 느낀다. 잭은 마을로 돌아가 우기 부기와의 치열한 결투를 통해 샐리와 산타를 구출한다. 잭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은 산타는 크리스마스를 우리가 기억하는 아름다운 날로 되돌린다. 산타는 할로윈 마을에 눈을 내려주고, 잭은 샐리와 함께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해골의 왕이라는 별칭처럼 잭 스켈링턴은 할로윈 마을 내 사교적이고 인기 많은 리더이다. 할로윈의 준비와 결정을 잭에게 검토받을 정도이다. 그렇게 잭과 작중에서 표면적인 갈등을 보이는 인물은 사실상 우기부기밖에 없을 정도로 그는 충분히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오히려 완벽한 삶 때문일까? 잭은 내면의 공허함을 겪고 있는데, 우연한 계기로 크리스마스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공허함을 이겨내기 위해 충동적이지만, 추진력을 가지고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인다.잭의 크리스마스 계획은 결국 실패하지만, 잭은 거기서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본래 자신의 역할인 할로윈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된다. 즉, 크리스마스를 만드는 잭의 계획은 실패했지만, 이것이 트리거가 되어 잭을 성찰하게 하고, 성장시킨 것이다. 잭은 자신이 망친 크리스마스에 대한 책임감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로 잡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이처럼 잭은 팀 버튼의 영화에서 보기 힘든 이상적이고 능력 있는 리더 캐릭터이다. 특히, 모난 점 없이 모두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이 해당 영화 전후의 팀 버튼의 영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캐릭터성이라고 할 수 있다.즉흥적이지만, 훌륭히 조직을 이끈다는 점에서 누군가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윌리 웡카’를 떠올릴 수는 있다. 그러나 잭은 가족과 관련된 내면의 아픔을 갖고 있으며 특정 순간마다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웡카와는 다르다. 잭의 구구절절한 과거 이야기나 상처 받고 괴로워하는 모습들을 영화에서 크게 다루지 않으면서, 시원하고 적극적인 캐릭터의 매력만이 훌륭하게 보여준다. 작중에서 관객은 잭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게 되는데, 잭의 기다란 팔다리가 만들어가는 춤과 쾌활하고 능동적 성격은 우리에게 한편의 즐거운 뮤지컬을 보는듯한 느낌을 선사한다.잭의 비주얼로 돌아가 더 알아보자면 먼저 하얀 해골 모양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둥글고 큰 머리에는 코가 없고, 검은 구멍처럼 보이는 눈을 가지고 있다. 입은 길고 가로로 넓게 벌어져 있으며, 선처럼 가늘게 그어진 이빨이 보인다. 마치 이모티콘처럼 미니멀한 잭의 디자인은 그의 표정이 다양하고 생동감 있게 보여지도록 한다. 이 때문에 잭은 무서운 존재와 친근한 존재를 넘나들게 된다. 할로윈 마을의 인물들이 가진 작은 키와 대비되는 잭의 큰 키는 잭을 돋보이게 하며 그를 자연스럽게 리더로 여겨지게 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그의 가늘고 긴 팔다리가 만든 몸짓 하나하나는 동작을 경쾌하게 보이게 하며, 그를 우아하고 고딕적으로 느껴지게 한다.해당 작품은 팀 버튼이 원안을 제공했을 뿐, 감독까지 맡지는 않은 작품이다. 그러나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성격이나 비주얼 등 인물의 캐릭터성을 만드는 데에는 팀 버튼의 아이디어가 강하게 반영되었다. 세심한 캐릭터 설정이 특징인 팀 버튼의 캐릭터답게, 잭이 고민을 통해 내면을 돌아보고 진정한 가치를 찾는 모습도 적절히 등장한다. 당신이 뛰어난 미장센에 주제의식이 숨겨지듯이 담긴 영화가 보고 싶다면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추천한다.
‘세 번째 캐릭터’
<빅터 프랑켄슈타인>
노트의 왼쪽 아래에는 한 소년이 그려져 있다. 커다란 눈과 언밸런스한 체형은 해당 인물 역시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앞서 본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의 잭과의 파격적인 비주얼과는 다르게, 해당 캐릭터는 비교적 깔끔하고 얌전해 보이기도 한다. 소년의 이름은 ‘빅터 프랑켄슈타인’. 지금부터 그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아보자.- 영화: 프랑켄위니 (2012)
- 감독: 팀 버튼
- 출연진: 캐서린 오하라, 마틴 쇼트, 마틴 란도우, 찰리 타핸‘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에 관심이 많은 내성적인 소년이다. 그런 그에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친한 친구는 애완견 ‘스파키’이다. 그러던 어느 날, 스파키가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엄청난 슬픔에 잠긴 빅터는 과학의 힘으로 스파키를 살려내겠다는 결심을 한다. 빅터는 학교에서 배운 과학 지식과 그의 재능으로 번개 실험을 하게 되고 스파키를 되살린다. 그러나 스파키가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을 빅터의 친구들, 이웃들이 알게 된다. 다른 아이들도 빅터의 실험을 흉내 내면서 다양한 동물들이 괴물처럼 변하게 되자 결국, 마을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자신의 실험이 가져온 결과에 빅터는 책임을 지고 스파키와 함께 마을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역시 실험으로 탄생한 고양이와 박쥐의 충격적인 결합체, ‘미스터 위스커스’는 마을을 혼란에 빠트리고 빅터의 소꿉친구, ‘엘사 반 헬싱’과 스파키의 여자친구, ‘페르사포네’를 풍차로 납치한다. 빅터와 스파키는 엘사와 페스사포네를 구하는 데 성공하지만 빅터는 탈출에 실패한다. 빅터를 구하고자 스파키는 ‘미스터 위스커스’와 다시 한번 대결을 펼치게 된다. 스파키는 대결에서 승리하지만, 풍차에 깔려 다시 한번 죽는다. 그러나 빅터가, 다시 한번 스파키를 살리고 빅터와 스파키가 다시 재회하며 영화는 끝나게 된다.<프랑켄위니>의 원작은 팀 버튼이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일하던 1984년 만든 동명의 실사 단편 영화이다. 1984년 단편 영화 <프랑켄위니>는 장편 애니메이션과 유사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사랑하는 애완견 스파키를 잃은 빅터가 번개의 힘을 통해, 스파키를 살린다는 설정은 동일하다. 그러나 박쥐 고양이가 아닌 이웃들이 스파키를 괴물로 오해하며 혼란과 갈등이 생긴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팀 버튼 감독은 자신이 어렸을 적에 애완견과 이별한 아픔과, 흑백의 화면처럼 고전 공포 영화 시대의 느낌을 결합해 작품을 만들었다. 특히,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은 1930년대 고전 공포 영화 프랑켄슈타인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해당 작품을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기획했으나 좋지 못한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팀 버튼은 세월이 지나 작품의 스토리를 확장하고 자신의 경험과 개성을 더해 2012년,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작품을 만들게 된다.팀 버튼의 특징인 자전적인 이야기 구성은 해당 작품에서도 잘 나타난다. 빅터에게는 과학이, 팀 버튼에게는 그림이라는 평생을 바칠만한 취미가 있었다. 또한, 그들에게는 자신만을 전적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닌 친구가 있었다. 우리가 강아지를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면 아마 주인만을 전적으로 사랑하는 특성 때문은 아닐까 싶다. 밖에서 어떤 상처를 받고 어떤 일이 있었든지, 나라는 이유로 조건 없는 사랑을 하는 존재를 찾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작품을 보다 보면, 팀 버튼의 B급 유머를 통한 클리셰 비틀기가 적절히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과 자연, 작게 본다면 인간과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대결구도는 우리에게 흔한 구도이다. 물론 <에이리언 시리즈>, <아바타 시리즈>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등의 작품에서도 보이듯이 인간을 욕심 많고 악한 존재로 묘사할 것인지, 아니면 재앙의 피해자로 묘사할 것인지의 차이는 존재하긴 하지만 말이다.그러나 감독은 작품의 빅터와 미스터 위스커스의 대결에서 빅터를 먼저 리타이어시키고 스파키와 미스터 위스커스를 대립시키면서 인간이 아닌 생명체끼리의 대결을 성사시킨다. 이러한 구도는 클리셰의 전환을 보여줬으며, 특히 뜨거운 논쟁의 대상인 강아지 vs 고양이의 대결이라는 점 역시 웃음을 유발한다. 작품의 결말 역시 진정한 죽음이니 뭐니 하면서, 스파키를 떠나보내며 작품을 끝내는 게 아니라 자동차 배터리로 살린다는 점 역시 팀 버튼답다는 느낌을 준다.
작중의 빅터의 캐릭터를 살펴보면, 감독의 작품의 많은 인물이 보여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와 아웃사이더의 성격을 전부 가지고 있다. 죽은 동물을 번개로 되살린다는 점 외에는, 감독의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비교적 현실성 있는 설정을 가진 만큼 빅터에 공감하기는 비교적 쉽다. ‘사랑하기 때문에 되살린다’라는 간단한 논리구조는 원작인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와는 다른 숭고한 목적이다. 팀 버튼 감독의 많은 캐릭터는 대부분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앞서 본 ‘에드워드 시저헨드’와 ‘잭 스켈링턴’도 마찬가지이다. 빅터 역시 순수함을 가지고 있으며, 스파키에 대한 강한 연대를 보여준다. 특히,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은 에드워드 시저헨드와 잭 스켈링턴, 그리고 뒤에 나올 비틀쥬스와는 완전히 다르다. 어쩌면 팀 버튼의 무수한 캐틱터들 중 그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캐릭터는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가족과 친구, 마을 사람들과도 교류가 적은 편이지만, 오직 한 존재 스파키와의 우정과강한 연대는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이끈다. 빅터는 스파키에 대한 강한 사랑과 애정으로 다른 것들을 애써 외면한다. 눈이 멀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칠 정도로 사랑해 본 적이 있던가. 순수함이 보여주는 투명한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프랑켄위니>를 통해 한번 느껴보자.
‘네 번째 캐릭터’
<비틀쥬스>어느덧 노트의 마지막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얼핏 보면 두 인물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세월이 지나 옷이 달라지고 주름만 생겼지, 똑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까맣게 칠해져있는 눈두덩이와 산발이 된 머리. 숨겨지지 않은 가벼움과 광기는 결코 감출 수가 없다. 마지막 그림의 캐릭터는 ‘비틀쥬스’이다.- 영화 : 비틀쥬스 (1988) / 비틀쥬스 비틀쥬스 (2024)
- 감독 : 팀 버튼
- 출연진 : [공동] 마이클 키튼, 위고나 라이더, 캐서린 오하라 [단독] 비틀쥬스: 알렉 볼드윈, 지나 데이비스/ 비틀쥬스, 비틀쥬스: 제나 오르테가, 저스틴 서로‘비틀쥬스’는 36년의 세월을 거쳐, 두 영화나 출연한 귀한 몸이다.먼저 1988년에 개봉한 <비틀쥬스>이다. 영화는 ‘아담’과 ‘바바라 메이틀랜드’ 부부가 차 사고로 사망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결국 알게 되고 유령들의 법에 따라, 자신들의 집에 머무는 유령이 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집에 뉴욕 출신의 디츠 가족이 이사 오게 되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집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게 된다. 자신들의 집을 망치는 것을 볼 수 없었던 아담과 바바라는 자신들의 집을 지키기 위해 디츠 가족을 쫓아내려 하지만, 그들은 겁을 주는데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디츠 가족도 그를 보지 못한다.결국, 메이틀랜드 부부는 최후의 방법으로 바이오 엑소시스트 전문가(인간 퇴치사)인 ‘비틀쥬스’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비틀쥬스는 난폭하고 미치광이 같은 성격의 유령으로 이름을 세 번 부르면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비틀쥬스는 디츠 가족 중에 유일하게 유령을 볼 수 있는 딸 ‘리디아’와 결혼해 세상으로 나가려는 다른 목적이 있던 유령이었다. 결국 비틀쥬스가 디츠 가족을 더욱 위험에 빠뜨리자, 메이틀랜드 부부와 리디아는 그를 막기 위해 힘을 합치게 된다. 결국, 리디아와 메이틀랜드 부부는 비틀쥬스를 물리친다. 메이틀랜드 부부는 자신들의 집에서 평화롭게 살게 되며, 디츠 가족도 그들과 조화롭게 공존하며 살게 된다.다음은 2024년 개봉한 <비틀쥬스 비틀쥬스>이다. 해당 작품은 어머니가 된 ‘리디아’를 중심으로 영화가 흘러간다. 리디아는 여행가였던 남편을 잃고, 1편에도 나왔던 새어머니 ‘딜리아’와 딸 ‘아스트리드’와 살고 있다. 전작에 등장한 메이틀랜드 부부는 떠났다는 설정이다. 그러던 중 새 사진을 찍으러 간 리디아의 아빠이자 딜리아의 남편인 찰스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가족들은 찰스의 장례식을 위해 그들이 살던 윈터 리버로 돌아간다. 그렇게 찰스의 장례식을 마치고, 리디아와 남자친구 로리의 갑작스러운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가족들은 윈터리버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혼자 자전거를 타던 아스트리드는 나무에 부딪히고, 나무 위에서 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 소년과 시간을 보내던 와중 소년은 자신이 유령이며, 아스트리드에게 아빠를 만날 수 있으니 함께 저승으로 가자고 제안한다. 소년을 믿는 아스트리드는 저승에 가지만, 사실 그 소년은 연쇄살인마 출신 유령으로 아스트리드를 제물로 바치고 자신이 다시 이승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러한 계획을 알게 된 리디아는 딸을 위해 비틀쥬스를 소환하게 된다. 비틀쥬스의 도움으로 리디아는 아스트리드를 구하지만 이번에도 비틀쥬스는 리디아에게 결혼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아스트리드는 기지를 발휘해 계약이 무효임을 증명하고 또다시 뒤통수를 맞은 비틀쥬스가 저승으로 돌아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마이클 키튼’의 미친 연기로 팀 버튼의 이름을 알리는데도 일조한 비틀쥬스는 정말 광인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1편과 달리 2편에서는 비틀쥬스의 캐릭터성이 악당에서 조력자로 전환되긴 했지만, 그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아기 비틀쥬스 출산 공격, 내장 내뿜기, 괴물 선물 등 온갖 방법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괴롭히는 비틀쥬스의 스킬은 정말 경이로울 지경이다. 비틀쥬스가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성격을 백분 활용할 수 있는 인간퇴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인 것 같다. 비틀쥬스가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이유나 비틀쥬스의 시시콜콜한 과거 이야기는 1편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36년이 지나, 2편이 되어서야 ‘델로레스’라는 새로운 캐릭터와 함께 그의 과거 이야기가 짧게나마 나온다. 비틀쥬스는 수백년 전, 흑사병이 창궐하던 중세시기, 델로라스라는 이름의 여성과 결혼하기로 했었다.그러나 사이비 종교의 교주였던 델로레스가 자신을 포도주로 독살하려는 것을 알게 되자, 델로레스의 머리를 토막내어 함께 저승에 간다. 하지만 2편에서 부활환 델로레스는 어쩐 일인가 비틀쥬스를 아직도 너무나도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를 끊임없이 스토킹한다. 이러한 모습은 비틀쥬스에게 숨겨진 마초적인 매력이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이런 일방적인 사랑이 부담스러웠을까. 비틀쥬스는 델로레스에게 도망을 다니며 여전히 리디아에게만 결혼을 요구한다. 이처럼 마초적이면서도 순애보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비틀쥬스의 이중적인 캐릭터성은 “그게 비틀쥬스니까.”라는 말 한마디로 관객을 수긍하게 한다. 비틀쥬스는 한번 할 때는 제대로 하는 쿨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오래전, 자신을 뒤통수친 리디아가 다시 한번 자신을 소환하자 과거를 잊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연쇄살인마 유령을 정의구현하는데 물심양면 돕는다. 물론 그의 도움과 상관없이 이번에도 얼얼한 뒤통수를 맞긴 했지만 말이다.저승에서 보내는 수백 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도, 유연하고 성공적으로 적응했다는것도 비틀쥬스가 굉장히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1편에서 그는 변변치 않아보이던 인간퇴치사 즉, 개인사업자 신분이었다. 그러나 36년의 세월이 지나자, 밥을 포함해 많은 직원을 둔 어엿한 회사의 대표가 되었다는 점도 그가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극 중에서 비틀쥬스는 야심을 갖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누군가는 그런 모습이 교활하다고 말하겠지만, 체계적인 계획으로 타인을 조종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도 사실 능력이다. 거의 썩은 듯한 푸석푸석한 피부, 녹색의 헝클어진 머리카락, 기괴한 메이크업 그리고 과장된 리액션과 표정까지 비틀쥬스하면 생각나는 비주얼은 이와 같다. 그의 비주얼은 처음 봤을 때부터 그가 막무가내이고 충동적인 행동으로 작품에 큰 혼란을 유발할 것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러한 비틀쥬스의 다양한 캐릭터성은 그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비틀쥬스>와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사실 모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족이라는 큰 틀 안에 상실과 기억, 그리고 사랑을 담았다는 것이 <비틀쥬스 시리즈>가 공통으로 가진 주제의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제가 다소 오글거리고 썩 내키지 않는다면, 비틀쥬스에만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 주제와 가치를 오염시키지 않는 선까지만 엇나가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는 비틀쥬스. 그 존재만으로도 영화를 볼 이유가 충분하다.
지금까지 순수와 공포가 공존하는 팀 버튼 영화 속 캐릭터들에 대해 알아봤다. 부디 그의 캐릭터들과 함께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세계에 마음껏 빠져들고 싶어졌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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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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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임시완·천우희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넷플릭스 공개
ⓒ 네이버 영화
배우 임시완과 천우희 주연의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2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영화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스릴러다.
배우 윤여정, CAA와 계약
ⓒ 후크엔터테인먼트지난 10일, 배우 윤여정이 미국 할리우드의 대형 연예 기획사인 CAA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CAA는 배우 이정재, 강동원, 정호연과도 계약을 맺은 기획사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3월 개봉
ⓒ (주)더쿱디스트리뷰션/워터홀컴퍼니(주)
골든글로브 수상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오스카 시즌을 향해가는 지금,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다양한 캠페인과 함께 이벤트 등을 정비하여 메이킹 영상을 포함한 버전으로
3월에 재개봉한다고 밝혔다.
<서치2>, 개봉 확정
ⓒ 소니픽쳐스
신선한 연출 방식으로 호평 받은 <서치>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 <서치2>가 2월 개봉을
확정 짓고 티저 포스터와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서치>에서 편집을 담당했던 니콜라스 D.
존슨과 윌 메릭이 연출을 맡았으며,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각본을 맡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
<델마와 루이스>, 뮤지컬 영화로 제작
ⓒ 네이버 영화
칸 영화제 폐막작으로 공개된 영화 <델마와 루이스>가 뮤지컬 버전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뮤지컬 버전 영화에서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에반 레이첼 우드 배우가 주인공을 맡는다고
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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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벼락 하나, 그 너머의 비명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홀로코스트 영화로서 새로운 획을 긋는 역할을 했다. 유대인이 잔혹하게 학살당하는 과정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필요한 이야기를 했다는 점에서 좋은 지점을 남겼다.
대중은 <쉰들러 리스트>, <피아니스트>,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인생은 아름다워> 등 기존의 영화들을 통해 유대인이 겪는 고통을 받아들이고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극의 전개가 대부분 가해자보다 피해자 측면에서 몰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정확히 반대 시점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수용소를 관리하는 위치에 있는 루돌프 회스 가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이 가족의 일상이 주로 카메라에 담긴다. 그래서인지 집중하고 보지 않는 이상 유대인의 모습을 찾기 힘들다. 수용소의 유대인들은 계속 주인공인 회스 부부의 집안을 오가며 잡다한 일을 해내지만 영화에서 그들의 존재감을 인식하기는 어렵다.
그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과 정원 그리고 주인공 가족들의 대화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무채색,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간 장면들에 유대인들이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는 건 다시 관람하며 깨달을 수 있었다.
정원을 가득 채운 초록빛 잎사귀가 바람에 살랑이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면과 대조되는 섬뜩한 소리들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오로지 청각적 요소로만 수용소가 정원 담벼락 바로 너머에 있음을 인지하게 만든다. 가장 잔인하게 느껴진 부분은 정원에서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반대편에서도 아이들이 물장구치며 웃는 소리가 들릴 것이라는 점이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쑥쑥 자라난 잔디와 풀, 여러 종류의 꽃, 루돌프 회스와 그의 아들이 타는 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걷지도 못하는 그들의 막내 아이까지, 촘촘히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 이 가정을 이뤄낸 루돌프 회스 손에 의해서는 수많은 유대인이 죽어 나가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마치 회스 가족이 곧 다른 사람의 피로 쌓아 올린 부, 안락하고 윤택한 삶을 누리는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 사람은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을까. 루돌프 회스는 영화 말미에 원인 모를 헛구역질을 하지만 그가 다른 사람의 고통으로 아이들을 먹고 입히고 키우며 삶을 영위해 나갔다는 건 돌이킬 수 없다.
두루두루 잘 지내고 품앗이하며 서로를 챙기던 사회 분위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현재 우리 삶을 돌이켜 보게 된다. 때때로 함께 일했던 직장 상사는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악독했고, 임원진은 부하직원들의 고혈을 짜내기 바빴다. 방식이 조금 다를 뿐 세상에는 여전히 회스 부부처럼 개인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의 생을 벼랑으로 내모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수용소에서 고된 일로 힘겨워하는 유대인들이 조금의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깊은 밤 몰래 찾아와 사과를 두고 가는 소녀. 이런 소녀의 모습을 띤 사람이 가끔씩이라도 좋으니 아직은 꽤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상황과 직면할 일이 잦아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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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모든 사랑을 불태워
<내 모든 사랑을 불태워>
제12회 스웨덴영화제 상영작감상평
'결혼은 미친 짓이다'
결혼을 하고 행복하고 평온하게 보내는 분도 많지만, 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건 한국 영화 제목이기도 한 '결혼은 미친 짓이다'였다. 서로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부부. 그 부부의 모습을 닮는 후손.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등 앞으로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순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카린과 스벤, 울라프를 연기한 배우들의 매력에도 푹 빠질 수밖에 없다.
줄거리 (스포 있음)
<내 모든 사랑을 불태워>의 원작《내 모든 편지를 불태워라》(Bränn ala mina brev)는 스웨덴의 유명 팟캐스터이자 작가 슐만이 2018년에 출간한 반자전 소설이다. 1930년대 슐만의 외조부의 이야기, 할머니 카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할머니 카린은 젊은 시절 당시 유명 작가인 스벤과 결혼했지만 같은 재단에서 지원을 받으며 같은 숙소, 같은 층에 지내고 있는 올로프와의 은밀한 사랑을 나눈다. 영화의 초반에는 알렉스가 부인에게 자기가 어린 시절 할아버지인 스벤이 카린에게 하던 질투와 강압적인 태도를 하는 모습을 그대로 하는 모습이 나온다. 알렉스의 부인은 이에 질릴 대로 질려서 알렉스를 잠시 떠나고, 알렉스는 자신의 문제를 인지하고 꽁꽁 묻어두었던 외조부모의 과거 이야기를 파헤친다.
그렇게 세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카린을 중심으로 서사된다. 스벤과 카린의 첫 만남은 로맨틱했고, 누구나 꿈꾸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상상하며 서로의 평생의 짝이 되길 약속한다. 하지만 이상과 달랐던 결혼과 스벤의 모습은 카린이 다른 남자를 찾게 만들었고, 스벤은 그로 인해 깊은 상처를 받게 된다. 하지만 팜므파탈의 카린을 힘들게 얻어낸 그이기에 그녀를 쉽게 놔주지 못하고, 그녀의 상처를 이용하여 본인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카린은 자신의 아픔과 잘못을 이용하는 그에게 질려버린다. 그의 손길이 닿으면 구토가 나올 정도로. 카린은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평생 동안 벌을 줄 것처럼 자기를 옥죄여오는 스벤과 달리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상처를 이해하고, 위로해 주는 올라프에게 깊이 빠져버린다. 둘의 은밀한 연애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숙소 사람들뿐만 아니라 스벤도 눈치를 챈다.
카린의 외도, 상간남의 아이를 임신, 또 다른 남자와의 외도는 상식적으로 보면 욕을 먹어 마땅하다. 하지만 카린은 완벽주의와 나르시시스트, 일밖에 모르는 스벤에게 이미 마음이 떠났고, 여러 번 이혼을 말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벤은 가스라이팅을 시전 하며 그녀를 옥죄이고, 죄책감으로 그를 떠나지 못하게 한다. 그런 상황에 올라프는 카린이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는 곳이었다.
그렇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카린의 행동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죽고 싶은 상황에 본인을 다시 사람처럼 살아가게 해 줄 사람이 있다면.. 또 스벤의 폭력적인 태도와 그녀를 놓지 못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이해가 되고 (영화가 끝나고도 여주가 잘못했다, 남주가 이상하다는 의견이 반반 들렸다) 신체적 폭력은 없지만, 스벤의 모습에서 예전 한국의 아버지들의 폭력적인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렇게 둘 사이의 딸, 아니 스벤이 딸이 아닐 수도 있는 아이가 생기며 부부는 스벤이 죽을 때까지 평생을 같이 살아간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카린이 모아둔 올라프의 편지가 발견되며 두 부부의 조금은 귀여운(?) 부부싸움이 나오는데, 한국의 부부들이 보이기도 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다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세 사람이 같은 숙소, 층을 쓰고 식사와 여가 시간까지 보내는 장면들이 꽤 있는데 두 남자의 은근한 신경전과 그 상황을 조금은 즐기는 듯한 카린, 스벤의 옆에서도 서로를 탐하는 카린과 올라프, 카린의 미묘한 감정 표현들이 재밌었다. 배우들 각각의 매력이 넘쳐서 더 재밌게 봤다. 정말 문제적 남자 그 자체의 연기를 보여준 스벤 역할의 빌 스카스가드는 그 유명한 스카스가드 집안이라고!
*사진 출처 : 아트하우스 모모, 주한스웨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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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객전도가 낳은 형보다 못한 동생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런던에서 헤이그까지 킬러 ‘다리우스(사무엘 L. 잭슨)’의 경호를 맡은 이후로 보디가드 자격증을 박탈당하고 매일 밤 그의 악몽에 시달리는 ‘마이클(라이언 레이놀즈)'. 그는 당분간 휴식을 취해보는 건 어떻겠냐는 정신과 의사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탈리아에서 안식년을 즐기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휴가 첫날 그의 앞에 다리우스의 아내 ‘소니아(셀마 헤이액)’가 등장하면서 그의 평화는 산산조각 난다. 그녀와 함께 납치된 다리우스를 얼떨결에 구해낸 마이클은 뒤이어 인터폴 요원 '바비(프랭크 그릴로)'의 강요 같은 의뢰를 받아 그리스의 갑부 테러리스트 '아리스토텔레스(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유럽 전역을 표적으로 계획 중인 테러를 막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속편의 저주'는 영화계에서 흔히 통용되는 표현 중 하나다. 센세이셔널한 평가를 받거나 좋은 흥행 성적을 기록한 작품들이 시리즈화될 때, 본연의 매력과 신선함을 잃어가면서 이전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이처럼 많은 속편이 저주에 시달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주객전도를 빼놓을 수는 없다. 전편에서 관객들에게 어필했던 매력을 강화하기보다는 규모를 키우거나 새로운 캐릭터를 투입하는 등의 변화를 추구한 결과 본연의 정체성을 잃고, 결국 관객들의 기대치와 만족도 또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차들이 로봇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실사로 보여주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트랜스포머> 시리즈이지만, 1편 이후 로봇의 변신이라는 핵심 테마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인간 캐릭터나 미군들의 무용담만을 늘어놓은 결과 실패를 맛봤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도 2편에서 신비한 동물들의 비중과 분량을 줄인 결과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고, 허당처럼 보이지만 실상 냉혹하고 천재적인 해적 잭 스패로우를 단순한 개그 캐릭터로 변질시킨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도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1편의 주역인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L. 잭슨이 건재하고, 모건 프리먼과 프랭크 그릴로가 합류해 덩치를 불린 <킬러의 보디가드 2> 역시 실패한 속편의 전철을 착실히 따른다.
전편인 <킬러의 보디가드>를 돌이켜 보자. 이 작품은 본질적으로 버디영화다. 겉모습부터 상극인 두 주인공이 함께 여행을 떠나고, 갈등과 화해를 숱하게 반복하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서로의 개인사와 고충을 공유하고 또 해결하면서 같은 편으로 거듭나는 버디무비의 전형을 답습한다. 전반적인 내용만 놓고 보면 제91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그린 북> 같은 작품과도 하등 다를 게 없다. 단지 그 이야기를 화려함과 잔혹함 사이를 오가는 액션과 유쾌함과 저속함을 넘나드는 코미디, 그리고 데드풀 그 자체인 라이언 레이놀즈와 걸쭉한 입담이 시그니처인 사무엘 L. 잭슨이라는 배우들의 존재감으로 포장했을 따름이다.
이때 영화는 제목대로 두 주인공 중 보디가드인 마이클을 스토리텔링의 중심에 둔다. 마이클은 전 인터폴 요원인 전 여자친구의 부탁으로 악명 높은 킬러 다리우스의 경호를 부탁받았고, 실제로도 런던에서 헤이그까지 경호의 범주를 벗어난 일은 하지 않았다. 영화의 또 다른 축이자 악역인 벨라루스의 독재자 '블라디미르(게리 올드만)'의 음모를 알아내고 그를 심판하는 것은 모두 그와 악연이 있는 다리우스의 몫이었고, 이는 마이클의 서사에 종속된 하위 플롯에 불과했다.
흥미로운 것은 마이클을 철저히 보디가드의 본분인 경호에 충실하게 한 선택이 두 가지 측면에서 영화의 재미를 끌어올린다는 사실이다. 우선 보디가드인 주인공의 시점에서 액션신을 접하기 때문에 자연히 긴박함과 긴장감이 고조된다. 언제 어디서 공격당할지 모르는 와중에 어떻게든 다리우스를 지켜야 하는 의무감이 부각된 결과다. 그렇게 쉴 틈 없이 흘러나오는 액션은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하고, 액션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또한 이는 코미디 영화라는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게 직업인 사람을 보호해야만 하는 아이러니가 영화의 기저에 깔려 있기에 불평불만이 가득한 마이클과 냉소적으로 받아치고 비꼬는 다리우스의 호흡이 단순한 말다툼을 넘어 공감 섞인 웃음으로 물 흐르듯 이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작 <킬러의 보디가드 2>에서 마이클이 더 이상 보디가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번 영화에서 마이클은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보디가드이지만, 실상은 납치된 다리우스를 구하고 유럽을 노리는 테러리스트와 그의 정보를 추적하는 등 인터폴에 고용된 첩보원에 가깝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쫓기는 입장이 아니라 전 유럽의 테러를 막기 위해 누군가를 쫓는 입장에 놓인 것이다. 피렌체에서의 카 레이싱 장면만 보더라도 그는 쫓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추격전 역시 테러리스트를 추적하다가 발각된 결과일 뿐이다. 누군가의 보디가드라는 전편과 동일한 형식의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내용적으로는 쉴 새 없는 입담과 허술한 듯 뛰어난 액션, 능청스러움을 한 데 묶어 마이클을 마이클 답게 만들어주는 '보디가드'라는 정체성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분명 15세 관람가였던 전작보다 더 잔혹해졌고, 헬리콥터와 추격전을 펼치거나 호화로운 요트를 박살 내는 등 볼거리도 더 많아진 액션씬은 좀처럼 이목을 끌지 못한다.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도, 예상치 못한 습격을 경계하는 서스펜스도 없으니 좀처럼 집중이 되지도 않고, 긴장감도 없다. 세계 최고의 경호원과 킬러라고 추켜 세울만한 인물을 등장시키며 어떻게든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해도 이미 전편에서 주인공들의 능력을 목격했기에 이러한 노력은 역부족이다. 이에 더해 코미디의 관점에서도 등장하는 횟수에 비해 유머가 터지는 타율이 극히 낮아진다. 마이클과 다리우스가 사소한 일로도 시종일관 말다툼을 벌이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들의 소소한 다툼 하나하나가 웃음을 자아내던 전편의 매력은 찾아볼 수 없다. 킬러와 보디가드라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정체성을 지닌 채 살아온 두 사람 간의 간극과 아이러니라는 근간이 사라진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렇듯 캐릭터, 플롯, 액션, 코미디가 모두 와해되자 <킬러의 보디가드 2>는 여러 시리즈의 속편들이 선택한 변화를 답습한다. 하지만 모든 변화는 악수로 귀결된다. 우선 악역의 스케일을 국가적 차원에서 대륙적 차원으로 확대시킨다. 전편의 악역인 블라디미르가 자국 내에서의 인권탄압 사실을 인멸하려는 독재자였던 것과 달리 새로운 빌런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전 유럽의 기반 시설을 파괴하는 테러를 준비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빈약하고 허황된 악역의 목적과 철학은 급격히 커진 스케일을 좀처럼 지탱하지 못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리스를 제재하려는 EU의 경제정책이 그리스를 무시, 차별, 탄압하는 처사라면서 이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 전 유럽을 겨냥한 테러를 계획한다. 그리스야말로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유럽 문명의 발상지이기 때문에 EU의 경제 제재는 그리스에 대한 배신이라는 것이다. 코미디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권탄압을 용인한 독재자라는 전편의 설정에 비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신념과 목적은 현실성과 극 내부의 논리 모두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 결과 존재감이 미약해진 빌런은 극 전체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평면적인 캐릭터 구축으로 인해 스페인 영화 <페인 앤 글로리>에서 극찬을 받은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역량을 온전히 끌어내지 못하는 것은 덤이다.
또한 새로운 캐릭터들을 투입해서 액션과 코미디 양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마이클과 다리우스의 관계성을 변주한다.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Hitman's Wife's Bodyguard)>라는 영어 제목에 걸맞게 남편보다 입이 거칠고 두 주인공보다 망설임 없이 총을 쏘는 다리우스의 아내 소니아의 비중을 잔뜩 늘린 게 그 예시다. 프랭크 그릴로가 연기한 인터폴 형사 바비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세 주인공을 매정하게 배신할 수 있는 냉혈한으로 등장한다. 이에 더해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마이클의 아버지는 마이클의 가슴 아픈 과거사를 소개하고 약간의 반전을 통해 긴장감을 더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들 중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는 이는 없다. 소니아가 남발하는 19금 유머는 너무 직설적이라서 유머 같지가 않고, 오히려 그녀의 존재는 마이클과 다리우스의 케미스트리를 방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액션 역시 더 과격하고 난폭해지는 것 외에 새로운 면모가 드러나지 않는다. 바비는 세 주인공을 첩보 작전에 투입시키고, 주인공들이 직면한 임신과 보디가드 자격증 회복이라는 개인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장치로 소비되는 데 그친다. 마이클의 아버지가 선보이는 반전 역시 복선과 암시가 전무한 수준이라서 전개의 편의상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사실 <킬러의 보디가드 2>는 어디까지나 재밌게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킬링 타임 영화다. 결코 작품 내적인 완성도가 만족도와 직결되는 류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지향점이 면죄부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재미와 쾌감을 추구한 전편과 비교할 때 거의 모든 부분에서 퇴보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고, 이러한 퇴보의 내용은 팝콘 무비로서의 장점까지 앗아갔기 때문이다. 결국 <킬러의 보디가드 2>는 주객전도가 낳은 형보다 못한 아우에 그치고 만다.
D(Dreadful, 끔찍한)
클래식한 속편의 저주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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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 주에는 지상 최대 블록버스터의 피날레부터 많은 어른이와 어린이가 좋아하는 포켓몬스터 극장판 등
다양한 극장 개봉작부터 OTT 공개 예정작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럼 6월 첫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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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47분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출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등
개봉: 2022.06.01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공룡들의 터전이었던 이슬라 누블라 섬이 파괴된 후, 마침내 공룡들은 섬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출몰한다.
지상에 함께 존재해선 안 될 위협적 생명체인 공룡의 등장으로
인류 역사상 겪어보지 못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인간들.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걸고 인간과 공룡의 최후의 사투가 펼쳐진다.관전 포인트
쥬라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만큼 압도적인 스케일과 극강의 액션을 담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북미보다 무려 9일 이상 빠르게 개봉해 전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즐길 수 있다.
영화는 쥬라기 월드의 스토리의 결말뿐만 아니라 쥬라기 공원의 결말도 담고 있다고 한다.
극장판 포켓몬스터DP: 기라티나와 하늘의 꽃다발 쉐이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96분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
출연: 이선호, 김영선, 마츠모토 리카 등
개봉: 2022.06.01
배급: (주)NEW
줄거리
끝나지 않은 전설의 포켓몬들의 배틀로
위험에 빠진 반전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감사포켓몬 ‘쉐이미’와 ‘지우’, ‘피카츄’가 나서면서 시작되는 모험 이야기관전 포인트
화제의 포켓몬 띠부띠부씰에서 알 수 있듯이 나이 불문하고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포켓몬스터'
DP 극장판 중 유일하게 미개봉 극장판이었지만, 개봉이 확정되면서 아르세우스 3부작 모두 국내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카시오페아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2분
감독: 신연식
출연: 안성기, 서현진, 주예림 등
개봉: 2022.06.01
배급: (주)트리플픽쳐스
줄거리
이혼 후 변호사, 엄마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수진은 하나뿐인 딸 지나의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수진을 위해 아빠 인우가 손녀를 돌보게 되면서 세 사람은 함께 살게 된다.
얼마 후 수진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라는 뜻밖의 결과를 듣게 된다.
사랑하는 딸을 잊을까 봐 두려워하는 수진을 위해 아빠 인우는 수진의 곁을 지키고,
기억을 잊어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들 부녀만의 애틋한 동행이 시작된다.
관전 포인트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들며 매 작품 섬세한 연출력으로 이목을 끈 신연식 감독이
<카시오페아>의 감독을 맡으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매번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안성기 배우와 서현진 배우가 출연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애프터 양
개요: 드라마 | 미국 | 96분
감독: 코고나다
출연: 콜린 파렐, 조디 터너 스미스, 저스틴 H.민 등
개봉: 2022.06.01
배급: (주)영화특별시SMC, (주)왓챠
줄거리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어느 날 작동을 멈추자 제이크 가족은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고 그의 기억을 탐험하기 시작하는데…관전 포인트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공동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이 선보이는 SF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대를 높인 작품이다. 또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되어 예매 오픈 3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작으로 등극한 작품이다.
OTT 공개 예정작
오션스 8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10분
감독: 게리 로스
출연: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등
공개: 2022.06.01
스트리밍: 넷플릭스
줄거리
전 애인의 배신으로 5년간 감옥에서 썩은 ‘데비 오션’(산드라 블록)은 가석방되자마자
믿음직한 동료 ‘루’(케이트 블란쳇)와 함께 새로운 작전을 계획한다.
그들의 목표는 바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패션 행사인
메트 갈라에 참석하는 톱스타 ‘다프네’(앤 해서웨이)의 목에 걸린 1천 5백억 원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는 것!
디자이너부터 보석전문가, 소매치기와 해커까지, 전격 결성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마침내 실행에 나서는데…관전 포인트
오션스 트릴로지의 스핀오프 작품인 <오션스 8>은 파격적인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역대 오션스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첫 주 성적을 거둔 작품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40분
감독: 스티븐 스필버스
출연: 마크 라이런스, 사이먼 페그, 올리비아 쿡
개봉: 2022.06.01
스트리밍: 넷플릭스
줄거리
2045년, 암울한 현실과 달리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고 상상하는 모든 게 가능하다.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 역시 유일한 낙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를 보내는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것이다.
어느 날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괴짜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는 자신이 가상현실 속에 숨겨둔
3개의 미션에서 우승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소유권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그가 사랑했던 80년대 대중문화 속에 힌트가 있음을 알린다.
제임스 할리데이를 선망했던 소년 ‘웨이드 와츠’가 첫 번째 수수께끼를 푸는 데 성공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현실에서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IOI’라는 거대 기업이 뛰어든다.
모두의 꿈과 희망이 되는 오아시스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
그리고 우승을 위해서는 가상현실이 아닌 현실세계의 우정과 사랑의 힘이 필요하기만 한데…관전 포인트
어니스트 클라인이 쓴 동명의 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을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으며 기대작으로 꼽힌 작품이다.
56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1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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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은 할 수 없는 DC의 한방
#조커 #스포일러_없는 #리뷰
최신 외국 영화를 리뷰하고 추천합니다
영화 '조커'를 소개합니다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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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 어그로를 끌지 않는다
3.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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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b.writer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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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오쿠> 공식 예고편
넷플릭스 시리즈 《오오쿠》, 전 세계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 요시나가 후미 원작 《오오쿠》의 첫 애니메이션 작품! 남녀가 역전된 화려한 에도에서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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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황비홍: 무신임세영> 예고편
진정한 영웅이 깨어난다!
실력을 숨긴 채 평범한 상인으로 살아가던 ‘임세영’은
일본인들이 시장 이웃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더욱 강해지려는
‘임세영’ 앞에 전설적인 무림 고수 ‘황비홍’이 나타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