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3-04-29 18:00:36
[JIFF 데일리] 성스럽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죽음
<막달라> 리뷰
막달라|Magdala
다미앙 매니블|Damien MANIVEL
France | 2022|78 min|DCP|Color|Fiction|15|Asian Premiere
시놉시스
예수의 죽음 이후 마리아 막달레나는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다. 마리아는 머리가 허옇게 센다. 열매를 따 먹고, 빗물을 마시고, 나무 사이에 누워 잠을 청한다. 그리고 숲 한가운데서 잃어버린 사랑을 떠올린다. 마리아는 그를 찾을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프로그램 노트
마리아 막달라는 예수의 죽음 후 동굴과 숲 속을 떠돌아다녔다고 한다. 이 영화는 은둔한 막달라의 마지막 순간을 감독의 상상력으로 재연했다. 연기자의 움직임을 담는 데 뛰어난 재능을 가진 다미앙 매니블 감독은 전작에서도 협업했던 배우이자 댄서인 엘사(Elsa Wolliaston)에게 인간 사회를 버리고 자연 속에서 홀로 된 막달라의 마음을 따라가게 했다. 영화는 어떤 극적인 이야기나 절망을 나타내기보다 매우 단순하게 막달라의 걸음을 함께하며 연기자가 진실되게 느끼는 공간의 에너지와 자연의 반응을 충실히 묘사한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빚는 젊은 작가 감독 다미앙 매니블은 이 영화로 다시 한번 자신의 재능을 입증한다. (문성경)
성녀(聖女) 막달라 이야기
마리아 막달라(막달레나). 그녀는 호칭이 많다. 예수의 제자. 기독교의 성인(聖人). 예수가 부활했을 때 빈 무덤을 처음으로 목격하고 다른 제자에게 알린 인물. 오해도 많다. 예수에게 향유를 부은 죄지은 여인. 회개한 창녀. 47년 간 광야에서 지낸 이집트의 성녀 마리아와 혼동되기도 했다. 필립보, 토마스, 마리아 복음서 등 몇몇 위경 내용에 근거해 그녀가 예수의 연인이었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널리 퍼졌다.
다미앙 매니블 감독의 <막달라>도 비슷하다. 위의 이미지가 전부 혼재한다. 막달라는 숲에서 고행 생활을 이어간다. 직접 만든 십자가를 놓지 않는 그녀는 환상 속에서 예수를 만난다. 십자가에 매달린 그의 발밑에서 우는 막달라. 예수와 몸을 섞는 막달라. 비가 오는 날 예수의 얼굴을 그리며 그리워하는 막달라. 스크린에 비친 그녀는 예수의 제자이자 연인이고 성녀(聖女)다.
인간 막달라의 죽음을 체험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막달라의 외관이다. 일반적으로 막달라는 어리고, 환희에 찬 백인 여성이다. 교회가 만든 그림이나 조각 속 그녀는 같은 이미지에 갇혀 있다. 영화 속 막달라는 다르다. 그녀는 노년의 흑인 여성이다. 죽음이 임박한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통념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이 든 막달라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전달한다.
물론 <막달라>는 자기 의도를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는 느리다. 그녀가 이슬 한 방울을 마시는 순간을 10초가 넘도록 보여준다. 클로즈업도 극단적이다. 러닝타임 절반은 그녀 얼굴로 가득하다. 움직임도 거의 없다. 막달라가 한 걸음을 내딛기도 어려울 정도로 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막달라>는 전통적인 성녀 막달라의 이미지를 깰 수 있다. 답답할 정도로 정적인 영화는 관음적이다. 주인공 삶의 단편을 훔쳐본다는 영화의 본분에 충실하다. 실제로 관객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막달라의 삶을 그저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녀가 얼마나 예수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지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막달라는 성녀가 아니다. 마지막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막달라는 동굴에 누워 죽음을 기다린다. 천사는 촛불을 든 채 그녀가 죽기를 기다린다. 카메라는 막달라, 천사, 촛불을 천천히 오간다. 초가 녹을수록 막달라의 숨은 약해진다. 긴 시간 동안 연인을 그리워하며 고행을 이어간 한 여성의 삶을 요약하듯이. 마지막 숨을 뱉은 그녀의 손에는 작은 십자가가 있다. 막달라는 사랑과 믿음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친 인간일 뿐이다.
성스럽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죽음
그래서 <막달라>는 이율배반적이다. 몇몇 요소는 '이 영화에 새로운 게 있나?' 싶은 의문을 자아낸다. 환상 속에 나타난 예수는 익숙하다. 다른 영화, 드라마, 그림 등에서 재현한 유대인 남성 그대로다. 임종을 지켜보는 천사도 마찬가지다. 기독교 전통에 충실하다. 순진한 얼굴을 가진 백인 소년. 성경 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모습대로다.
하지만 종교적인 인물을 묘사하되 결코 종교적이지 않다. 가톨릭 교회가 숨기려 하는 대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신비주의적 묘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예수와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젊은 막달라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그녀 얼굴은 희열로 가득하다. 그런데 신실한 성녀보다는 성적으로 흥분한 여성에 가깝다. 조각가 베르니니의 작품 "성녀 테레사의 법열(Ecstasy of St. Teresa)"처럼. 성적 오르가슴을 통해 종교적 신비경을 표현한다. 우연이 아니다. 신비주의적 전통에 따르면 신과 하나 되는 기쁨은 성적인 황홀경을 맛보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산 정상에 선 막달라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자기 심장을 도려내 하늘에 바치는 막달라. 예수가 죽은 뒤 한때 행복했던 기억만 간직한 채 숲 속을 헤매던 여성은 심장을 도려내는 고행 끝에 옛 연인을 만난다. 실제로 막달라는 죽은 뒤에야 예수를 만나러 승천할 수 있다. 즉, 영화는 한 번의 황홀경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신과 하나 되는 '합일' 경험을 다시 경험하려면 고통으로 가득한 수행을 견뎌야 하니까. 틀에서 벗어난 막달라의 죽음이 성스럽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 이유다.
영화 <막달라> 상영시간표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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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 미씽 발렌타인 / 消失的情人節, 2020
피아노만으로 소개되는 <말할 수 없는 비밀2007>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청설2009>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 "넷플릭스"에 공개된 <나의 Ex2018>는 "대만 영화"가 무엇을 잘하는지를 보여준 영화들입니다.
마치, 버블티에 담아있는 "타피오카 펄"처럼 관객들의 가슴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데, "대만 로코"만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국내 성적을 기대했는데, 영화는 첫 주 박스오피스 6위에 그쳤으며 누적 관객은 5,588명(01.19 기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 들려오는 평가가 좋았음에도 그게 성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이런 이유에는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이 "메가박스"만에서 상영하는 제한적인 부분이나 유달리, 신작들이 많았다는 점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해 들은 것들이며, 직접 느낀 것들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직접 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정확하고 빠르기에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과연, 영화는 들려온 것처럼 재밌었는지?' -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모든 것이 빠른 여자, "샤오치"를 보여줍니다.
그녀는 처음으로 다른 누군가와 "밸런타인데이"에 데이트를 한다는 것에 기대하지만, 정작 "밸런타인데이"는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신발에는 모래가 가득하며 피부는 어딜 갔는지 빨갛게 익어버렸고요.
그리고 이 일이 있고 난 후, 매일 우체국에 편지를 보내는 남자 "타이"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샤오치"는 잃어버린 밸런타인데이에 "타이"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 의심하는데...
1. 시간이 지날수록 다르게 보이는 이야기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는 119분으로 많은 분량을 가진 영화로 관람 전부터 부담스러울 겁니다.
웃고 즐기자는 분량과는 거리가 꽤 되니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말을 할지 또 그것을 잘 알아먹을지도 걱정이 들 겁니다.
하지만 <마이 미씽 발렌타인>는 이런 예상과는 다르게, 가벼우면서도 즐거운 느낌으로 전개되는데요.
무엇보다 영화는 하나의 이야기를 "샤오치"와 "타이"라는 두 캐릭터로 나눠 각각 전개하며, "샤오치"의 이야기가 앞서 언급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하루를 바라보는 두 캐릭터의 차이
먼저, "샤오치"의 시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앞서 언급하듯이 재밌습니다.
이런 이유에는 그녀가 "밸런타인데이"를 잃어버리는 결과가 과정 없이 통보되기 때문인데요.
<부부의 품격>이나 <펜트하우스>와 같이 "막장"을 다룬 작품들이 이를 활용하는 이유에는 "막장"에는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정 이상의 설명이 쌓이면, 이를 해소하듯이 터지는 것이 일반적인 작품이라면 "막장"은 이런 과정보다 결과부터 발표하고 과정을 쌓아올리는데요.
그런 점에서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샤오치"이야기는 그녀가 "밸런타인데이"가 사라진 이후 과정이 주되기에 흥미로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외에도 깨방정을 떠는 그녀의 모습도 가벼운 분위기의 해당 이야기에 어울리기까지 하니 더더욱 첫인상이 나쁘지만은 않을 겁니다.
2. 똑같은 구성?, 아니 조금 달라요.
그렇다면,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후반전 "타이"이야기는 어떤 느낌일까요?
앞서 "샤오치"와 비슷한 구성이나 후자에 속한 만큼 앞선 이야기를 활용하며, 첫 관람인데도 N회차하는 느낌을 제공합니다.
그렇기에 앞서 바라본 "샤오치"의 이야기도 새삼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앞에서 소개하듯이 "샤오치"는 "타이"가 아닌 "류원썬"이라는 남자와 연애를 하는데, 앞선 이야기에서는 이 캐릭터는 완벽한 남자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타이"의 이야기에서는 이 남자의 정체가 밝혀지는데요.
이로 인해, 인상이 달라지니 이를 막으려는 "타이"의 모습은 "샤오치"의 깨방정과 다르지만 웃음을 만들어내는 똑같은 결과로 치닫습니다.
후반전, 인저리 타임도 추가해서...
이렇게 본다면, 영화는 다른 캐릭터로 이야기를 북붙한 것으로 보일 겁니다.
그러나 "타이"의 이야기에는 "샤오치"가 궁금했던 잃어버린 밸런타인데이의 질문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이를 자신만의 비유들을 섞어낸 소재들과 함께 소개하여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오는데요.
그러면서, 내내 밝은 분위기를 유지해왔던 <마이 미씽 발렌타인>이 처음으로 분위기가 촥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영화는 "사진"과 "편지"로 "타이"가 "샤오치"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합니다.
3. 시간을 맞춰나가는 노력!
포스터에서도 있듯이 "샤오치"는 뭐든지 빠른 여자, "타이"는 뭐든지 느린 남자로 서로가 맞질 않습니다.
여기에 "샤오치"에게는 썸남까지 생겼으니 "타이"로서는 더 이상 그녀와 접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타이"가 선택한 "사진"과 "편지"는 어떤 의미일까요?
먼저, 연인에게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의 발걸음이 맞지 않아 누구는 앞서고 뒤처지는 모습이고 춤으로는 서로의 발을 밟아 고통만 더하니 정상적인 관계로 볼 수 없는데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점에서 "타이"가 선택한 "사진"과 "편지"는 과거에 있던 일들을 기록하는 것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현실과는 다르게 정적이기만 합니다.
그렇기에 앞에서도 말했듯이 서로 다른 보폭을 가진 두 캐릭터의 간격은 더 벌어지고 말테니 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요?
이렇게, "타이"와 "샤오치"가 서로 시간이 맞지 않겠지만 "사진"과 "편지"는 시간에 구애받는 물건들입니다.
이를 기록하고, 바라봄으로써 두 캐릭터는 비로소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니까요.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단연, 가장 큰 쾌감은 서로 달랐던 두 캐릭터의 시간이 차차 맞아들어가는 점입니다.
4. 결국, 당할 수밖에 없는 엔딩
그도 그럴 것이 두 캐릭터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각자의 시간에 맞춰진 것이 보입니다.
앞에서도 소개하듯이 "샤오치"는 모든 것이 빠른 여자로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나 영화를 보면서 웃는 것으로 일반인에 비해 빠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우편물을 보내는 과정에서 "타이"보다 빠르게 잔돈을 거스르는 것으로 시간이 맞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타이"의 이야기에서도 이런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고요.
서로의 시간을 맞추며...
역시 앞에서 소개하듯이 모든 것이 느린 "타이"는 남들보다 느린 반응들과 버스를 운전하는 것으로 자기가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이들은 각자의 이야기에 자신에게 익숙한 시간을 보여줄 뿐 "샤오치"는 "타이", "타이"는 "샤오치"에게 맞춰주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엔딩에 비로소, 이들의 시간이 맞는 장면이야말로 최고의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에 보기 꺼려 하는 관객들은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는 영화가 "시간"을 다루었기에 그럴듯한 이론을 바탕에 촘촘한 설정까지 있어 어려운 영화로 인식될 테니까요.
하지만 <마이 미씽 발렌타인>은 본 관객들은 그런 딱딱한 영화가 아님을 알 겁니다.
그렇기에 두 주인공의 시간대가 맞물린다는 마지막 장면도 옳고 그르냐를 떠나 살짝, 눈감아줘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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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아카데미를 뜨겁게 달군 <가여운 것들>과 <패스트라이브즈> 개봉소식!
가여운 것들
Poor Thing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영국, 미국 | 141분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엠마스톤, 마크러팔로, 윌렘 대포
개봉: 2024.03.06.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천재적이지만 특이한 과학자 갓윈 백스터에 의해 새롭게 되살아난 벨라 백스터. 갓윈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던 벨라는 날이 갈수록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이 넘쳐난다.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과 아름다움, 놀라운 반전과 유머로 가득한 벨라의 여정이 이제 시작된다.
CINE PICK!
여자 프랑켄 슈타인을 맡은 엠마 스톤이 종잡을수 없는 캐릭터를 표현하며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등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했는데요. <더 랍스터> <킬링 디어>를 제작한 란티모스 감독 작품 특유의 괴이한 분위기와 판타지 같은 영상미로 벌써부터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패스트 라이브즈
Past Live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미국, 대한민국 | 105분
감독: 셀린 송
출연: 그레타 리, 유태오, 존 마가로
재개봉: 2024.03.06.
배급: CJ ENM
시놉시스
12살의 어느 날, '해성'의 인생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첫 사랑, '나영'. 12년 후, '나영'은 뉴욕에서 작가의 꿈을 안고 살아가다 SNS를 통해 우연히 어린시절 첫 사랑 '해성'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연의 끈을 붙잡기 위해 용기 내어 뉴욕을 찾은 '해성'. 우리는 서로에게 기억일까? 인연일까?
CINE PICK!
송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 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골든 글로브 시상식, 베를린 국제 영화제,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이름을 올린 화제작입니다.
비트
Beat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드라마 | 한국 | 113분
감독: 김성수
출연: 정우성, 고소영, 유오성, 임창정
재개봉: 2024.03.06.
배급: 삼성영상사업단
시놉시스
타고난 파이터이며 아웃사이더인 민, 폭력 조직에서 성공하기를 꿈꾸는 태수, 미래에 대한 소박한 꿈을 버리지 않는 환규는 무차별적 싸움과 혼돈속에서 10대를 보낸다. 민과 환규는 방황하던 마음을 잡고 분식집을 개업하여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쓰고 감옥에서 나온 태수는 전갈 조직의 중간 보스로 자리를 잡는데...
CINE PICK!
<비트>는 정우성을 스타덤에 올린 영화로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눈을 감고 양 팔을 양 옆으로 활짝 펼치는 장면은 레전드급의 명장면. 정우성의 리즈시절을 엿볼 수 있으며 1997년 외환 위기속 일부 청소년들의 불안한 심리를 투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대결! 애니메이션
ANIME SUPREMACY!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29분
감독: 요시노 코헤이
출연: 요시오카 리호, 나카무라 토모야, 오노 마치코
개봉: 2024.03.06.
배급: ㈜블레이드이엔티
시놉시스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7년 만에 대망의 첫 작품인 애니메이션 <사운드백 카나데의 돌>로 꿈에 그리던 감독 데뷔를 하게 된 ‘히토미’. 업계에서 히트 제조기로 추앙받는 메인 프로듀서 ‘유키시로’와 내내 실랑이를 벌이며 그녀의 열정은 점차 시들해지고 제작 현장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진다! 한편, 토요일 오후 5시 황금시간대의 라이벌은 한때 ‘히토미’의 롤모델이었던 천재감독 ‘오우지’의 신작으로 결정되는데… 8년 만의 신작 발표를 앞두고 자취를 감춰버린 ‘오우지’로 인해 멘붕에 빠져버린 <운명전선 리델라이트>의 메인 프로듀서 베테랑 ‘아리시나’! 마침내 시작된 숙명의 애니메이션 대결. 흥행 전쟁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CINE PICK!
일본의 인기 작가 츠지무라 미츠키의 소설 ‘패권 애니!’를 원작으로 하는 소설 원작 영화로,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테니스의 왕자> <하이큐>등을 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프로덕션 I.G’가 영화 속 작화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e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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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배우’ 임현식의 포부, “언젠간 영화음악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더 영 맨 앤드 더 딥 씨’는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 경쟁 장편 상영작이다. 아이돌 그룹 비투비 멤버이자 솔로 아티스트인 임현식의 미니 2집 앨범의 제목이기도 하다. 개막식 다음 날인 6일, 예술의 전당에서 임현식 배우를 만났다. 그는 ‘배우’라는 호칭에 민망한 듯 웃었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진지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음악 여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었다. 바다를 닮아 깊고 푸른 그의 이야기는 내내 신중했지만 막힘이 없었다.
‘더 영 맨 앤드 더 딥 씨’가 영화제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임현식 배우님 어머님도 티케팅이 실패하셨다고요. (웃음)
어제 개막식 참여해 레드카펫 밟았는데 낯설지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개막식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제가 영화인의 길에 발을 내딛은 느낌이라 설레고 감사했습니다. 팬분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어머니는 개막식만 보시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셨습니다. (웃음)
가수로서 영화제 참석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출품할 때 비경쟁 부문이라도 선정되기를 바랐는데 작품을 좋게 봐주셨는지 경쟁 부문까지 선정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차분하고 무뚝뚝한 편인데 감독님께 전화로 소식 듣고 오랜만에 ‘하이’한 상태가 될 정도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믿기지가 않았어요. 출품 후 영화제 시작까지 굉장히 행복한 기다림의 시간이었습니다.
‘청년과 바다’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기절할 정도로 고생해 찍은 뮤직비디오, 모든 순간이 고비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에서 영감을 받아 앨범, 영화 제목을 지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노인과 바다’를 읽고 노인이 멋있다고 느꼈어요. (웃음)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하는 게 너무 대단해 보였고, 혼자서 묵묵히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꿈을 좇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저도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더 빛나는 저를 위해, 한 단계 진보하기 위해 고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더 고독해지려고도 했고요. 그래서 헤밍웨이의 작품을 오마주해서 ‘청년과 바다’ ‘청년과 심해’의 느낌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관객분들이 영화에서 집중해서 봐줬으면 하는 장면이나 포인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분이 뮤직비디오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CG도 많이 썼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한 장면도 스튜디오에서 촬영하지 않았고 모든 수중 촬영을 바다에서 했어요. 이런 도전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수중에서 촬영하다 보니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런데 영화에서 보면 제가 너무 행복하게만 보이지 않나 싶기도 해요. 정말 그때 ‘내가 미쳐 있었나 보다’, ‘어떻게 했지’ 싶은 장면이 많을 정도로 고난도의 촬영을 했는데, 이 부분을 잘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안 담겼는데, 영화에는 제가 정말 오래 숨을 참고 있는 장면이 나와요. 편집하면서 그 장면 볼 때 울컥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 영화를 메이킹 필름의 형태로 공개하지 않고 영화로 제작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음악을 직업으로 하고, 음악을 사랑하지만 저는 정말 다양한 예술을 사랑해요. 영화도 그중 하나고요. 어렸을 때부터 영화 보는 거 좋아했고 작업할 때도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거든요. 언젠가 영화음악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같은 맥락에서 이 영화가 영화제까지 온 것도 하나의 도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음악에도 도전하신다면 어떤 장르의 영화 작업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제가 엔니오 모리꼬네를 정말 좋아해요. 정말 다양한 장르의 영화음악을 하셨잖아요. 그중에서도 사랑스러운 곡들,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강조되는 곡을 좋아해요. 이번 앨범에는 제 이야기가 많이 담겼지만 언젠가는 두 연인의 로맨스를 담은 영화 음악도 해보고 싶어요.
배우님은 RESCUE 자격증이 있으실 정도로 다이빙을 즐기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장비 없이, 그것도 뮤직비디오 촬영을 바다에서 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습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요. 위험하니까 테스트를 정말 많이 했어요. 사전 답사 때 포인트들을 다녀봤지만 매일이 다르니까요. 몸이 뜨지 않기 위해 몸에 무게도 다양하게 달았고, 의상과 헤어도 쉽지 않았고, 표정도 그랬어요.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몇 시간 동안 계속 눈을 뜨니까 안 보이는 느낌이 들던 때였어요. 눈도 못 뜨겠고, 떠도 안 보이더라고요. 눈이 잘못됐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마지막 신이 물속에 가라앉는 신이었는데 몇 번 촬영하는 동안 코에도 물이 들어와서 뇌까지 바닷물이 차는 느낌이었어요. 앞은 안 보이고, 숨은 못 쉬겠고, 코로는 물에 들어가는 이러다가는 기절하겠구나 싶더라고요. 기절하면 누가 구해주겠지 하며 마지막 촬영을 했어요. (웃음)
영화를 보면, 날씨가 늘 변덕입니다. 예상보다 더 예쁜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많았을 것 같아요. 배우님이 ‘재난영화급 날씨’라고 말한 날도 있었잖아요.
사전답사에서 장소 헌팅을 하다가 너무 말도 안 되는 파도를 만났어요. 살면서 본 파도 중에 가장 무서운 파도였고요. 그래서 가려던 포인트는 결국 못 가고 장소를 변경해서 갔는데 그 바다에서 정말 큰 만타를 만났어요. 그때 만타를 처음 봤어요. 촬영 전에 행운을 주는 느낌이었어요. 날씨가 안 좋을 때마다 감독님과 우리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더 좋은 결과가 있으려고 이러나 보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바로 받아들이고 촬영에 임했죠. 오히려 덕분에 더 고독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팔라우가 참 아름다운 곳이지만 너무 화창하고 밝게만 나오면 덜 고독해 보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나를 이해해주고 지지해주는 비투비 멤버,
제 음악으로 삶이 바뀌었다는 팬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
영화 속 비투비 멤버 인터뷰를 보면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이인 만큼, 임현식 배우님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지향해온 사람인지 잘 알고 있고 이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멤버들을 초대해서 영화를 함께 볼 계획이에요. 영화관을 대관해서 멤버, 지인, 가족, 팬들을 초대하려고요. 저도 편집 과정에서 멤버 인터뷰를 봤는데 우리가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잘 지내와서 멤버들이 나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구나 싶어 너무 감사했어요. 멤버들이 영화를 보고 더 놀라지 않을까 싶어요. 뮤직비디오만 보고도 ‘미친 놈’ 소리를 듣긴 했는데 영화를 보면 ‘내가 알던 현식이보다 더 미친 놈이구나’ 하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고독한 바다(La Mar)’ 뮤직비디오 공개 후 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만든 음악을 듣고 그 음악에서 힘을 얻는 팬들의 반응이 제 삶의 원동력이에요. 제일 기분 좋은 말이에요. 힘든 일이 있었는데 음악을 듣고 힘을 얻었다는 반응을 들으면 큰 힘이 돼요. 팬분들이 저로 인해서 더 좋은 사람으로 변하고 있다는 말씀도 해주시는데, 너무 놀라워요.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음악에 진지하게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티스트이자 배우 임현식이 앞으로 걸어갈 길도 궁금합니다.
제 MBTI가 P이긴 한데요, (웃음) 장기적인 계획이 정말 많아요. 영화음악 작업도 해보고 싶고, 제가 팀으로서는 많은 곡을 발표했는데 솔로로서 임현식의 음악은 아직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앨범도 내고 싶고요. 솔로에 대한 갈증이 커요. 당장 가까운 미래로는 정규 앨범을 내고 싶어요. 음악공부도 계속 하고 싶고요. 악기 레슨도 받고 있어요.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영화음악까지 하게 된다면 좋겠네요. 계속 저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요.
더 많은 분이 영화 볼 수 있도록 계획 중
언젠가는 영화음악에도 도전해보고 싶어
7일에 ‘원 썸머 나잇’ 공연도 예정되어 있는데요.
바다 주제 영화이다 보니 바다 관련 곡을 준비했어요. 기분이 좀 다를 거 같아요. 제가 출연한 영화가 출품된 영화제의 음악 무대에 선다는 게 상상만으로도 참 좋아요. 제가 제 입으로 배우라고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웃음) 가수이자 배우인 두 가지 모습을 가진 저로서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저는 고독해지려 했는데 결국 제가 빛나는 건 제 옆에서 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로 인해서더라고요. 이번 앨범 작업에서 더 많이 느꼈어요.
영화제에서 관람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기회가 더 있을지 궁금합니다.
확정되진 않아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많은 분이 봤으면 좋겠어서 준비를 하고 있고요. 영화관 대관 상영이나 OTT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팬분들뿐 아니라 다이버분들, 영화인들, 바다를 사랑하는 분들, 제임스 카메론 감독님처럼 수중 촬영에 관심 있는 분들도 영화를 많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추후 영화를 만날 관객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린단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어요. 정말 죽을 각오로 촬영한 뮤직비디오고 영화이니까, 저의 진정성을 잘 봐주시고, 보시고 괜찮다 싶으시면 제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제를 통해서 저는 더 빛나는 사람이 됐는데, 고독해지고 성장하는 과정을 반복할 저의 모습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영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늘 성장을 갈망한다는 임현식 배우는 노인이 되어서도 어떤 형태로든 예술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에서 솔로 아티스트, 배우로 자기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그가 만들어갈 예술의 행로의 빛깔은 다채로울 것이다. 언젠가 그가 영화음악 감독으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다시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계와 경계를 넘나드는 아티스트 임현식이 만들어갈 길이 주목된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박해민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문숙, 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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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마침내 도달하는 빛과 꿈
DIRECTOR. 파얄 카파디아(Payal KAPADIA)
CAST. 카니 쿠스루티(Kani KUSRUTI), 디비야 프라바(Divya PRABHA), 차이야 카담(Chaya KADAM) 외
PROGRAM NOTE.
대도시 뭄바이, 간호사인 프라바는 독일로 일하러 간 후 연락이 끊긴 남편과의 혼인관계에 묶여있고, 룸메이트 아누는 무슬림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 관습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을 나누는 이 젊은 연인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신들만의 공간을 찾아 뭄바이의 밤거리를 헤맨다. 섬세한 연출로 두 여성의 드라마를 펼쳐내는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카메라는 뭄바이에 꿈을 안고 모여든 사람들을 비춘다. 쓰레기를 수거하고, 물품을 실어 나르고, 도시 철도에 몸을 기대선 이들이 카메라를 흘깃 보고, 그들의 보이스오버는 ‘꿈의 도시’ 뭄바이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다큐멘터리 스타일과 마술적 리얼리즘이 시적으로 결합된 이 독특한 영화에서 관객들은 주인공 프라바의 특수한 이야기이자 뭄바이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보편적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홍소인)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의 줄거리가 부분적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도시는 아름다운가? 일면 그렇다.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들고, 각자의 소망을 향해 매진할 수 있는 곳,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공간. 틀린 말이라고 아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 말을 순도 100%로 믿는 순진한 사람도 이제는 없을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도 누군가의 자리는 없고, 소망을 향해 매진할 수 없는 위치로 사람을 쉽게 패대기 치기도 하며, 가능성을 오히려 차단하는 공간이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리고 보통 이런 일들은 동일한 입지조건의 사람들에게 일어난다. 그래서 도시는 눈부신 만큼 그림자가 짙다.
뭄바이는 인도에서도 손꼽히게 화려한 도시다. 인도 금융기관과 굴지의 대기업 본사들이 위치한 인도의 경제수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발리우드라는 현란한 세상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도시 권역은 넓어져 가고, 이를 연결하는 철도는 언제나 출퇴근에 지친 사람들로 혼잡하다. 주어를 서울로 대치해도 그럭저럭 이해될 문장들이다. 이 영화가 뭄바이 풍경을 스케치하듯 담고 그 위로 뭄바이 사람들의 내레이션을 구메구메 펼쳐 놓는 방식은, 대도시 거주자라면 누구라도 이 도시와 이 영화를 가까이 느끼게 만든다. 23년을 살아도 언제든 떠나야 할 것 같은 감각이 든다는 "만인의 타향", 시간이 덧없이 흐르는 이상한 곳. 이곳의 꿈은 망상(illusion)이 아닐까 의심해야 하는 곳. 그럼에도... 아름다운 곳. 애증의 현장.
영화는 이 도시에서 자기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세 여성을 담았다. 세 여성의 삶과 사랑은 이 도시에 일면 녹아들어 있지만, 또 다른 일면은 부재하거나 불화하고 있다. 간호사라는 탄탄한 직업을 가지고 삶을 꾸려가는 기혼 여성이지만 남편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로 떠나 부재한 프라바. 병원을 찾은 여성의 가족 계획에 자연스럽고도 적절히 조력해 줄 만큼 일에 인이 박였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은 종교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어, 부모님의 맞선 종용을 받으며 비밀 연애를 이어가는 아누. 병원 요리사로 일하며 남편 없는 삶을 잘 꾸려 왔지만 이 도시에 22년을 살았지만 서류가 없어 거주 사실을 입증할 수 없게 된 파르바티.
도시에 거주하는 세 사람의 집안은 대부분의 시간 어둑어둑하다. 열려 있는 창밖으로는 도시의 어둠과 불빛이 보인다. 누군가의 노동과 피로와 연결된 불빛은 집안까지 닿지 않는다. 심지어 파르바티의 집에 전기가 끊기고 나면 서류 하나 찾기에도 어려운 어둠이 찾아온다. 아누와 시아즈는 아예 창문 안의 세계를 갖지 못하고 골목을 다니며 서로의 이야기를 쌓아갈 뿐이다.
튼튼하고 깨끗한 전철와 최첨단 시설로 연결된 도시는, 동시에 그 연결점에서 이탈하기 너무 쉬운 공간이기도 하다. 아누는 의도가 빤한 엄마의 전화를 받지 않고, 남편을 향해 건 프라바의 전화는 독일어로 된 자동응답으로만 돌아오며, 급기야 튼튼한 철로조차 폭우로 침수되고 만다.
내내 비가 오고 야경만이 빛나는 뭄바이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안정적이지는 못하다. 그 안에서 우리는 모자란 빛을 빛으로 상상하며 살아간다. 몽상을 꿈으로 착각하거나 치환하며 살아가듯이. 그 안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어둠을 조금 몰아낼 수 있는 정도의 빛을 끌어모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파르바티의 고향 마을에 세 사람이 당도한 순간, 비는 그치고 빛이 가득하다. 파르바티의 집은 뭄바이에서나 고향에서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로는 매한가지인데, 여기서는 집안 구석구석까지 빛이 스민다. 꿈과 몽상의 차이는 어쩌면 태양과 야경 불빛의 차이 딱 그만큼인 것 같다. 세 여자는 여기서 비로소 자유롭다. 술도 마시고 춤도 춘다. 이상한 곳에 갇혔다는 노랫말에 맞추어.
이들이 도시에서 꿈꾸었던 것들은 모두 도시 바깥에서 실현된다. 동굴 안에서 사랑의 말을 더듬거려 보던 연인은 이내 백주의 숲 속으로 나와 사랑을 나누고, 공장 깊은 어둠 속에서 빛을 상상했다던 남자가 현실에 나타나 상상해 왔던 사랑을 말한다. 그렇게 이들의 사랑은 어디엔가 도달한다.
마침내 어떤 지점을 찍은 세 사람은 해변가에 모여 앉는다. 올망졸망한 불빛은 뭄바이의 야경보다 선명하고, 밤하늘의 별자리까지 선명하게 보일 만큼 다른 빛을 해하지도 않는다. 도시에서는 갖지 못했던, 다 함께 있는 자리는 마치 꿈처럼 황홀하다. 정작 그들이 바라던 것이나 미결 상태로 질질 끌어온 것들이 현실로 찾아온 곳은 여기인데.
꿈은 언젠가 이루어지거나 폐기되는 방식으로 완결점을 갖는다. 망상은 결코 어떤 완결점도 갖지 못한 채 영영 부유하다 스르르 사라진다. 이 지극한 도시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영화의 아름다운 엔딩이 풍성하게 말해준다. 도시가 아무리 빛을 망상하는 덧없는 날들로 꽉 차 있다 해도, 우리는 언젠가 끝내 빛과 꿈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 원하던 형태가 아니더라도 아무튼 완결의 점을 찍을 수 있다는 것. 그 자리에서 테이블에 함께 앉을 이들이 있다면 족하리라는 것.
10/04 2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상영코드 129)
10/06 13:30 CGV센텀시티 7관 (상영코드 237)
10/09 12:30 영화의전당 중극장 (상영코드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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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경찰을 감시하다 | 영화 경관의 피
화려한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이 많은 작품이었던
영화 경관의 피!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다소 아쉬운 평점을 가지고 있는데
경찰이 경찰을 감시한다는 참신한 소재로 우리에게 다가왔던
영화 경관의 피를 살펴볼까 합니다.
기본 정보
장르 : 범죄, 드라마, 스릴러, 느와르, 액션
감독 : 이규만
각본 : 배영익
출연진 :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
개봉일 : 2022년 01월 05일
평점 : 6.87
스트리밍 : 티빙, 넷플, 왓챠, 웨이브
기획 의도
경찰의 기준이 뒤집어진다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슈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 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의 팀에
어느 날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신입 경찰 민재(최우식)이 투입된다.
강윤이 특별한 수사 방식을 오픈하며 점차 가까워진 두 사람이
함께 신총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중
강윤은 민재가 자신의 뒤를 파는 두더지, 즉 언더커버 경찰임을 알게 되고
민재는 강윤을 둘러싼 숨겨진 경찰 조직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
여담
영화는 일본 원작소설 경관의 피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원래는 2020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었다.
영화의 전반적으로 음향 문제가 발생하면서 영화를 보면서도
이게 무슨 대사인지 모를 정도로 문제가 아주 많았다.
후기 및 결말
영화 경관의 피 결말을 살펴보자면
과거 경찰들이 수사비가 없어 수사비를 스폰 받아 왔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조직이 바로 연남회였다.
연남회에서는 더 이상 컨트롤이 되지 않은 박강윤을
쳐내기 위해 범죄를 뒤집어 씌우고 박강윤을 교도소에 들어가게 된다.
최민재는 연남회를 찾아가 그동안의 벌인 일들과 아버지 살인사건의 진실을
조건으로 협상하여 박강윤이 모든 혐의를 벗어던지며 교도소에 나오게 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여기서 시즌 2를 그려볼 수 있을 여지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보통 언더커버는 경찰이 깡패에 속에 들어가 언더커버 활동을 한다!
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있다면, 이번 영화 경관의 피의 경우
경찰이 경찰을 감시한다는 신선한 소재로 접근하였으나
다소 아쉬운 스토리로 우리 기억 속 저기 어딘가에 묻혀있다.
한줄평 :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따라가지 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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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의 캐릭터 인디아나 존스의 은퇴식
늘 밝은 이미지로 기억되는 캐릭터가 있다. 크고 작은 위기에도 재치 있게 그 상황을 넘기고 위협적인 상황에서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여러 가지 유머를 던지는 캐릭터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는 허당 같지만 어떤 상황도 재치 있게 넘기며 다양한 모험을 펼치는 인물이다.
<인디아나 존스>는 1984년 첫 번째 영화가 개봉했다. 이후 2편부터 4편까지 인디아나 존스는 주로 유쾌한 모습을 중심으로 화면에 등장했다. 여러 가지 위기 속에서도 유머를 던지고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넘기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여러 역사적인 유물들의 비밀을 추론하고 유물을 찾아 여러 장소를 종횡무진하는 그의 모험이 무척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그런 그의 임기응변과 밝은 모습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부담 없이 영화를 즐겼다.
늘 밝은 캐릭터로 기억되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속 인디아나 존스는 온갖 수모를 겪지만 무척 밝은 캐릭터로 기억된다. 그래서 더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랜 시간 동안 남아있는 지도 모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들어낸 <인디아나 존스>는 다양한 모험을 보여주며 경쾌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스필버그는 4편까지 연출하면서 인디아나 존스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보물을 쟁취하려고 서로를 속이고 다양한 고대 부비 트랩을 피해 종횡무진 달리는 인디아나 존스의 모습의 추격 장면은 모든 시리즈에 여지없이 담겼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과거 시리즈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네 번째 시리즈인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도 무척 즐겁게 관람했을 것이다. 모든 시리즈에 등장하는 존 윌리암스의 <인디아나 존스>의 주제가도 관객들을 어드벤처의 분위기로 끌어당긴다.
2008년 <인디아나 존스>의 네 번째 시리즈를 끝으로 꽤 오랜 시간 동안 후속편이 나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08년 인디아나 존스 역의 해리슨 포드의 나이가 60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다양하고 빠른 액션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극 중 인디아나 존스의 아들인 머트 역을 맡은 샤이아 라보프가 해리슨 포드의 뒤를 이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배우 개인의 돌발행동들로 인해 그 가능성은 사라져 버렸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후속편이 나오지 않아 더 이상의 <인디아나 존스>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제작자인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는 다른 감독인 제임스 맨골드를 고용해 다섯 번째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감독은 새로운 인물에게 맡겼지만 주인공인 인디아나 존스는 80대가 된 해리슨 포드를 그대로 출연시켰다.
80대의 주인공이 다시 등장하는 다섯 번째 시리즈
다섯 번째 시리즈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의 성공은 80대의 주인공이 얼마나 과거와 같은 몸놀림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과거부터 경쾌한 분위기로 빠르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미 노인의 몸이 된 배우 해리슨 포드의 액션 연기가 크게 관심을 모았다.
한국에서 지난주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 운명의 다이얼>은 지난 주말까지 56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아주 큰 흥행은 아니지만 이 시리즈의 팬이라면 모두 극장에서 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 활약을 지켜봤을 것 같다.
영화는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인디아나 존스 박사에게 대녀인 헬레나(피비 월러 브리지)가 찾아가면서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된다. 인디아나 존스는 헬레나와 함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아르키메데시의 다이얼을 차지하기 위해 나치 추종자 위르겐(매즈 미켈슨)과 추격전을 벌이고, 오래된 유적지의 구석으로 들어가 수수께끼를 풀며 보물을 찾는 모험을 벌인다.
과거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액션 장면들이 담겼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슬랩스틱에 가까운 액션을 보여주고 인디아나 존스 특유의 채찍 액션도 등장한다. 비록 80대의 나이이고 행동은 조금 느려졌지만 영화 속에서 만큼은 여전히 인디아나 존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위기 상황에도 임기응변으로 극복하고 적절하게 특유의 유머도 던진다. 그야말로 명불허전인 밝은 캐릭터 인디아나 존스가 여전히 화면에 특유의 에너지를 뽐내고 있는 것이다.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은퇴식
이렇게 훌륭하게 시리즈의 뒤를 잇고는 있지만 이 영화를 아쉬워할 팬들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는 과거 <로건>이나 <포드 V 페라리> 같은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데, 그가 연출한 영화 속 인물들은 조금 어둡고 심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번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속 인디아나 존스 역시 아들을 잃은 상실감과 아내와 별거 때문에 심리적으로 우울함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설정은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를 좀 더 복합적이게 만들고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과거 원작 팬들에게 기억되는 밝은 인디아나 존스의 모습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또한 액션 장면들 역시 과거에 보여주던 다양하고 박진감 넘쳤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힘이 빠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원작의 느낌 그대로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이번 영화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처음 만나는 젊은 관객들에게는 이미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미 많은 영화들이 <인디아나 존스>에서 보여줬던 어드벤처 장르 특유의 분위기와 액션을 선보였기 때문에 그런 영화들을 먼저 접한 젊은 관객들에게는 이번 5편에서 과거에 본 듯한 기시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인디아나 존스 캐릭터의 모험을 끝맺는 훌륭한 영화다. 기존 시리즈보다 약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이번 영화에도 신나는 어드벤처가 담겨있고 신비로운 보물도 등장한다. 무엇보다 여전히 다양한 임기응변을 발휘하는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는 80대의 나이에도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많은 사랑을 받던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를 보내는 은퇴식으로 보인다. 그의 마지막 모험이 마무리되고 다시 밝은 인디아나 존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젊은 시절의 모험부터 노인의 보험까지 어떤 나이에도 똑같이 모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인디아나 존스는 오랜 시간 동안 팬들의 마음에 남아있을 것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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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나병의 영화정보 #9? ?영화 제공이 궁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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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위왓치유> 티저 예고편
평범한 집처럼 꾸며진 3개의 세트장,
12살로 설정한 페이크 계정을 만들고 컴퓨터 모니터 앞에 선 배우들.
계정 계설과 동시에 전 세계 남성이 접촉해왔으며
열흘 간 나체사진 요구, 가스라이팅, 협박, 그루밍 등을 시도하는 남성은 총 2,458명이었다.
그리고 우린 그 중 21명과 대면하게 된다.
범죄의 형식이 온라인으로 확산된 언택트 시대.
성에 대한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아동·청소년들에게 일어나는 충격적인 디지털 성범죄를 추적한다.
그리고, 가해자들의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디지털 성범죄자 검거 프로젝트
<#위왓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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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 1차 예고편
2022년 전 세계가 기다린 디즈니·픽사 첫 스페이스 액션 어드벤처 무한한 우주, 위대한 모험 [버즈 라이트이어] 예고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