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10-09 17:37:01
[BIFF 데일리] 마침내 도달하는 빛과 꿈
영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리뷰
DIRECTOR. 파얄 카파디아(Payal KAPADIA)
CAST. 카니 쿠스루티(Kani KUSRUTI), 디비야 프라바(Divya PRABHA), 차이야 카담(Chaya KADAM) 외
PROGRAM NOTE.
대도시 뭄바이, 간호사인 프라바는 독일로 일하러 간 후 연락이 끊긴 남편과의 혼인관계에 묶여있고, 룸메이트 아누는 무슬림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 관습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을 나누는 이 젊은 연인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신들만의 공간을 찾아 뭄바이의 밤거리를 헤맨다. 섬세한 연출로 두 여성의 드라마를 펼쳐내는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카메라는 뭄바이에 꿈을 안고 모여든 사람들을 비춘다. 쓰레기를 수거하고, 물품을 실어 나르고, 도시 철도에 몸을 기대선 이들이 카메라를 흘깃 보고, 그들의 보이스오버는 ‘꿈의 도시’ 뭄바이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다큐멘터리 스타일과 마술적 리얼리즘이 시적으로 결합된 이 독특한 영화에서 관객들은 주인공 프라바의 특수한 이야기이자 뭄바이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보편적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홍소인)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의 줄거리가 부분적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도시는 아름다운가? 일면 그렇다.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들고, 각자의 소망을 향해 매진할 수 있는 곳,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공간. 틀린 말이라고 아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 말을 순도 100%로 믿는 순진한 사람도 이제는 없을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도 누군가의 자리는 없고, 소망을 향해 매진할 수 없는 위치로 사람을 쉽게 패대기 치기도 하며, 가능성을 오히려 차단하는 공간이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리고 보통 이런 일들은 동일한 입지조건의 사람들에게 일어난다. 그래서 도시는 눈부신 만큼 그림자가 짙다.
뭄바이는 인도에서도 손꼽히게 화려한 도시다. 인도 금융기관과 굴지의 대기업 본사들이 위치한 인도의 경제수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발리우드라는 현란한 세상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도시 권역은 넓어져 가고, 이를 연결하는 철도는 언제나 출퇴근에 지친 사람들로 혼잡하다. 주어를 서울로 대치해도 그럭저럭 이해될 문장들이다. 이 영화가 뭄바이 풍경을 스케치하듯 담고 그 위로 뭄바이 사람들의 내레이션을 구메구메 펼쳐 놓는 방식은, 대도시 거주자라면 누구라도 이 도시와 이 영화를 가까이 느끼게 만든다. 23년을 살아도 언제든 떠나야 할 것 같은 감각이 든다는 "만인의 타향", 시간이 덧없이 흐르는 이상한 곳. 이곳의 꿈은 망상(illusion)이 아닐까 의심해야 하는 곳. 그럼에도... 아름다운 곳. 애증의 현장.

영화는 이 도시에서 자기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세 여성을 담았다. 세 여성의 삶과 사랑은 이 도시에 일면 녹아들어 있지만, 또 다른 일면은 부재하거나 불화하고 있다. 간호사라는 탄탄한 직업을 가지고 삶을 꾸려가는 기혼 여성이지만 남편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로 떠나 부재한 프라바. 병원을 찾은 여성의 가족 계획에 자연스럽고도 적절히 조력해 줄 만큼 일에 인이 박였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은 종교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어, 부모님의 맞선 종용을 받으며 비밀 연애를 이어가는 아누. 병원 요리사로 일하며 남편 없는 삶을 잘 꾸려 왔지만 이 도시에 22년을 살았지만 서류가 없어 거주 사실을 입증할 수 없게 된 파르바티.
도시에 거주하는 세 사람의 집안은 대부분의 시간 어둑어둑하다. 열려 있는 창밖으로는 도시의 어둠과 불빛이 보인다. 누군가의 노동과 피로와 연결된 불빛은 집안까지 닿지 않는다. 심지어 파르바티의 집에 전기가 끊기고 나면 서류 하나 찾기에도 어려운 어둠이 찾아온다. 아누와 시아즈는 아예 창문 안의 세계를 갖지 못하고 골목을 다니며 서로의 이야기를 쌓아갈 뿐이다.

튼튼하고 깨끗한 전철와 최첨단 시설로 연결된 도시는, 동시에 그 연결점에서 이탈하기 너무 쉬운 공간이기도 하다. 아누는 의도가 빤한 엄마의 전화를 받지 않고, 남편을 향해 건 프라바의 전화는 독일어로 된 자동응답으로만 돌아오며, 급기야 튼튼한 철로조차 폭우로 침수되고 만다.
내내 비가 오고 야경만이 빛나는 뭄바이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안정적이지는 못하다. 그 안에서 우리는 모자란 빛을 빛으로 상상하며 살아간다. 몽상을 꿈으로 착각하거나 치환하며 살아가듯이. 그 안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어둠을 조금 몰아낼 수 있는 정도의 빛을 끌어모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파르바티의 고향 마을에 세 사람이 당도한 순간, 비는 그치고 빛이 가득하다. 파르바티의 집은 뭄바이에서나 고향에서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로는 매한가지인데, 여기서는 집안 구석구석까지 빛이 스민다. 꿈과 몽상의 차이는 어쩌면 태양과 야경 불빛의 차이 딱 그만큼인 것 같다. 세 여자는 여기서 비로소 자유롭다. 술도 마시고 춤도 춘다. 이상한 곳에 갇혔다는 노랫말에 맞추어.
이들이 도시에서 꿈꾸었던 것들은 모두 도시 바깥에서 실현된다. 동굴 안에서 사랑의 말을 더듬거려 보던 연인은 이내 백주의 숲 속으로 나와 사랑을 나누고, 공장 깊은 어둠 속에서 빛을 상상했다던 남자가 현실에 나타나 상상해 왔던 사랑을 말한다. 그렇게 이들의 사랑은 어디엔가 도달한다.

마침내 어떤 지점을 찍은 세 사람은 해변가에 모여 앉는다. 올망졸망한 불빛은 뭄바이의 야경보다 선명하고, 밤하늘의 별자리까지 선명하게 보일 만큼 다른 빛을 해하지도 않는다. 도시에서는 갖지 못했던, 다 함께 있는 자리는 마치 꿈처럼 황홀하다. 정작 그들이 바라던 것이나 미결 상태로 질질 끌어온 것들이 현실로 찾아온 곳은 여기인데.
꿈은 언젠가 이루어지거나 폐기되는 방식으로 완결점을 갖는다. 망상은 결코 어떤 완결점도 갖지 못한 채 영영 부유하다 스르르 사라진다. 이 지극한 도시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영화의 아름다운 엔딩이 풍성하게 말해준다. 도시가 아무리 빛을 망상하는 덧없는 날들로 꽉 차 있다 해도, 우리는 언젠가 끝내 빛과 꿈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 원하던 형태가 아니더라도 아무튼 완결의 점을 찍을 수 있다는 것. 그 자리에서 테이블에 함께 앉을 이들이 있다면 족하리라는 것.
10/04 2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상영코드 129)
10/06 13:30 CGV센텀시티 7관 (상영코드 237)
10/09 12:30 영화의전당 중극장 (상영코드 435)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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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93회 아카데미 예상 수상작은? 해외 매체 전문 기자의 예측!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 다양한 여성과 유색인종이 후보로 등록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든 오스카에서 다시 한번 놀라운 일이 벌어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 예상 수상자 집계에서 <노매드랜드>가 총 4개의 트로피를 수상할 것을 예상했으며, 그 뒤를 따라오는 故 채드윅 보스만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총 3개의 트로피를 수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 아래, 할리우드 리포트 Variery의 기자 Clayton Davis는 그의 제 93회 오스카 수상작을 하단과 같이 예상했으며, 이 외에도 자세한 수상 예측 작품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출처: Variety
작품상
Will win(수상할 것): <노매드랜드>
Could win(수상할 수도 있음): <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Should win(수상해야만 함): <노매드랜드>
Should have been here(후보로 지정됐어야 함): <온워드>
감독상
Will win: 클로이 자오, <노매드랜드>
Could win: 토마스 빈터베르그, <어나더 라운드>
Should win: 클로이 자오, <노매드랜드>
Should have been here: 샤카 킹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남우주연상
Will win: 채드윅 보스만,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Could win: 안소니 홉킨스, <더 파더>
Should win: 채드윅 보스만,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Should have been here: 델로이 린도 <Da 5 블러드>
여우주연상
Will win: 프란시스 맥도만드, <노매드랜드>
Could win: 비올라 데이비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Should win: 바네사 커비, <그녀의 조각들>
Should have been here: 한예리 <미나리>
남우조연상
Will win: 다니엘 칼루야,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Could win: 사챠 바론 코헨,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Should win: 폴 라시, <사운드 오브 메탈>
Should have been here: 엘리 고레 <원 나이트 앤 마이애미>
여우조연상
Will win: 윤여정, <미나리>
Could win: 올리비아 콜맨, <더 파더>
Should win: 윤여정, <미나리>
Should have been here: 제이미 로슨 <페어웰 아모르>
각본상
Will win: <프라미싱 영 우먼>, 에머랄드 펜넬
Could win: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샤카 킹 외 1명
Should win: <미나리>, 정이삭
Should have been here: <위 아 40>, 라다 블랭크
각색상
Will win: <더 파더>, 플로리안 젤러 외 1명
Could win: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Should win: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Should have been here: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찰리 카우프만
장편애니메이션상
Will win: <소울>, 피터 닥터
Could win: <울프워커스>, 톰 무어 외 1명
Should win: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댄 스캔론
Should have been here: <7번가 이야기>
씨네랩 에디터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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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소년심판] 초간단 3분 리뷰
줄거리
연화지방법원 소년부에 새로운 우배석 판사로 부임하게 된 심은석.
아이들과 친근하게 지내려 애쓰는 좌배석 차태주에게 그녀는 차갑게 웃어보인다.
"난 소년범을 혐오해."
소년범을 혐오하는 소년부 판사 이야기.감상 포인트
1. 몰입도 방해 걱정 없는 짱짱한 배우진.
2. 잔혹한 실화들을 바탕으로 던지는 질문들.
3. 소년법원에 대한 관찰.감상평
공개 전부터 꾸준히 관심 받아온 작품이라 그만큼 빨리 보고 싶었으나, 이번에도 재빨리 리뷰를 올리는 것은 실패. 빠르게 보고 사람들이 많이 검색할 때 후다닥 글을 올릴 깜냥이 내게는 없는가 보다.
"소년 심판이 왜 속도전입니까?"
그나마 극중에서 심은석이 나근희에게 날카롭게 질문을 던졌던 것처럼, '내 리뷰는 속도전이 아니다'라는 알량한 위로를 내 자신에게 던져본다. 작품을 제대로 보고, 충분히 생각해서, 촘촘히 적어내는 게 나만의 스타일이리라.
작품의 성격은 아주 진중한 편에 속한다. 말하고자 하는 사회적 메세지가 너무 노골적이라서 '숨은 의미'라고 하기엔 좀 웃겼다. 딱히 해석이 필요한 작품도 아니고 하니, 그냥 간단한 리뷰로만 정리하는 게 맞지 싶었다.
넷플릭스 치고는 괜찮은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사건들을 구성했다'는 리뷰를 읽고 마음이 얹짢았다. 그 리뷰어의 말마따나, 사건으로 상처 입은 피해자들의 마음이 다시 한 번 찢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범죄를 다루는 많은 작품들이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 되기에 이를 두고 마냥 비판할 수는 없는 현실이긴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이 불편했다.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서 돈을 벌게 해준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극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소년법'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형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타인의 인권을 파괴한 자의 인권을 보장해 줄 필요를 느끼지 못하겠다. 보장해준대도 피해자의 인권부터 제대로 보호해주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미 피해를 당한 시점부터 박탈당한 인권을 무슨 수로 되돌려 놓는단 말인가. 어디에서 구매해서 줄 수도 없는 것이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다. 타인의 인권을 파괴한 자의 인권은 굳이 보호해줄 필요가 없다.인간은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이유도, 소년법이 강화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같다. 인간은 동등한 생명체로서 서로가 사회적 약속과 금기를 깨트리지 않도록 지켜야 할 선을 그어두었다. 그 선을 넘는 인간은 약속을 어긴 대가로 책임을 다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법을 정하고 지켜야 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그런데 드라마 속 강원중의 말처럼, '처벌'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교화'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촉법소년이 져야 하는 책임보다,그들을 돌봐야 할 어른들의 책임이 부재된현실에 대한 질문이 먼저 아닐까?물론 악조건에서 자란 모든 아이들이 나쁜 길로 빠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죄를 지은 사람에 대해 우리는 그 어떠한 합리화도 해선 안 된다. 하지만 드라마에 나온 촉법소년들은 대체로 부모의 무관심, 혹은 과잉 보호 때문에 삐뚤어졌다. 아이가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해낼 수 있게 보호하고 감싸주어야 할 어른들이 없는 아이들에게, 그 모든 죄를 묻기엔 어른의 책임이 너무나 막중하다는 것이다.
죄를 지은 것은 아이지만,그 아이들이 죄를 짓도록 만든 것은어른이 아닌가.그렇기에 매 순간 미간에 힘을 잔뜩 주고 처벌을 내리는 심은석의 막중한 책임이 보는 사람의 가슴마저 짓눌렀다. 이미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둔 다른 어른들과 달리, 자신만은 이 아이가 가는 방향을 틀어 바로잡겠다는 그녀의 신념이 느껴졌다.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동시에 어른들에게 질문하는 드라마였다.별점
★★★☆(3.5 / 5.0)직설적이고 촌스럽지만, 때로 작품은 어떤 메세지를 담고 있느냐에 따라 부러 촌스러워질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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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함에 상상을 더해 웃음을 만드는 영화.
어디에선가 날아온 로또는 바람을 타고 말년 병장 천우의 앞에 떨어진다. 반신반의하며 맞춰보는데, 아니 이럴 수가 1등 당첨 로또 종이였다. 인생 펼 일만 남은 천우는 온 세상의 기쁨을 맞으며 방실방실 웃는다. 하지만 찰나의 실수로 로또를 눈앞에서 놓쳐버린 천우는 세상이 무너진 것만 같다. 다시 바람을 타고 날아간 로또는 북한군 용호 앞에 떨어진다. 천우는 무사히 1등 로또를 되찾을 수 있을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면 좋을 듯하다.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의 구조가 생각나기도 하는 이 영화는 남과 북의 병사들이 경계선에 서서 1등 로또를 두고 대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남북을 주제로 하는 만큼 정치적인 선입견이 들어가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보았는데, 거리를 두며 적정선을 유지한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인해 어떠한 거리낌 없이 영화를 마주할 수 있었다. 이토록 가벼운 재미와 우연함에 상상을 더한 황당한 전개가 또 있을까. 시사회를 통해 보고 온 ‘육사오’는 시종일관 웃기려고 작정한 영화 같았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 코믹을 노린 듯했지만 영화의 등장인물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이 마치 조롱하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시간도 티켓값도 아까워져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웃음을 작정한 이 영화에서는 통 크게 웃겨주어서 재미있게 보았다. 너무 가벼운 게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TV에서 틀어주면 몇 번을 봐도 재미있었던 코믹영화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 악당과 티키타카가 오가며 상당히 웃기고 계속해서 기억나는 영화였는데, 작품성이 떨어지더라도 기억에 남고 재미있는 영화가 어느새 신파와 진지함에 묻혀 사라진 것 같다. 언제쯤이면 다시 ‘강철중 : 공공의 적 1-1’ 같은 영화가 나와 브라운관을 가득 채워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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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예술
마이 뉴욕 다이어리
줄거리
1995년 뉴욕, 대학생인 조안나는 우연히 여행 온 뉴욕에 머물며 작가의 꿈을 키우게 된다.
그러나 당장 수입이 없어 작가 에이전시에 비서로 취업하게 된 조안나.
출근 첫날부터 ‘호밀밭의 파수꾼’ 작가인 샐린저의 팬레터에 정해진 양식으로 답장하라는 지시를 받게 되는데…
'나'의 예술
숨은 의미 찾기
조안나의 곁에는 전남친 칼과 현남친 돈이 있다. 이들은 조안나의 삶의 방향을 바꿀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다. 어느 사람의 곁에 있는지,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어떠한지에 따라 조안나가 나아가는 방향이 시시각각 틀어지기 때문이다.
현남친 돈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허세에 찌든 예술가라고 할 수 있겠다.
돈은 독립서점을 운영하며 글을 쓰는 작가 지망생이다. 그는 오랫동안 새로운 책을 출판하지 않는 샐린저를 두고 '진짜 작가가 아니다'라고 비난하거나, 유명 잡지사를 비꼰다거나 하는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다. 게다가 벌이가 시원찮으면서도 굳이 한 달에 500달러짜리 아파트를, 그 아파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조안나 이름으로 계약하거나, 조안나가 쓴 글을 보며 비웃는 등 여자친구에게는 지속적으로 무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본인이 제 글을 착실하게 쓸진 모르겠으나, 이런 모습들에서 그가 오랫동안 등단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격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조안나는 그런 돈을 쉽게 떠나지 못한다. 사랑해서가 아니다, 그 모습이 자신과 닮아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조안나는 뉴욕에 우연히 여행 왔다가 이곳에 반해서 정착했다. 자신의 글로 성공하겠다는 일련의 목표를 세웠지만 오래 머물수록 그 목표와는 멀어진다.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하면 작가와 가까워질 줄 알았건만, 오히려 글 쓰는 시간만 줄었다.
"넌 글도 안 쓰고 있잖아."
"나도 안 쓰는 건 아니야."
그녀는 남자친구와의 결혼 때문에 뉴욕을 떠나겠다는 친구에게 '넌 진지하게 작가가 될 마음이 없었구나'라며 은근히 비난하는 말을 한다. 그 말에 발끈 한 친구는 '돈은 글을 쓰고라도 있지'라면서 손 놓은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조안나에게 팩트 폭력을 때려버린다. 그러자 조안나는 변명한다. 자신도 팬 레터에 답장하기 위한 편지들을 쓰고 있다면서.
그녀는 엉뚱한 곳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팬 레터에 답장하는 것이 자신이 이 뉴욕에 정착한 이유라도 되는 것처럼. 이는 돈이 사람들에게 자신이 작가 지망생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것처럼 일종의 회피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를 직시하는 순간 무너져 내릴 것 같기 때문이다.
조안나는 변명은 점점 더 늘어난다. 글을 쓰고 있냐는 샐린저에게 그녀는 일이 바쁘다고 중얼거린다. 그렇지만 다 알고 있다. 자신이 변명할 뿐임을, 이미 자신이 처음 이곳에 와서 느꼈던 열정과 열의는 다 꺼져버렸음을.
그런 상황에서도 조안나가 돈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는 건, 지금이 안락해서이다.
경제적으로 시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피나는 노력을 할 자신이 없는 것이다. 이때의 피나는 노력은 단순히 등단이라기보단 자신이 하고자 하는 예술을 제 안에 정착시키는 과정이다. 사실 조안나는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조차 모른다. 그저 대학 공모전에 한 번 당선되었다는 것 외에 그녀에겐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도 없다. 도무지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자기 자신조차 모르기에, 차라리 변명하고 외면하는 지금 이 상황이 더 안심되는 것이다.
전남친 칼의 편지를 읽지 못하는 이유 역시 이와 같다.
잠깐 나오긴 하지만 칼은 플루트 연주자다. 자신만의 길을 확실하게 정해두고, 그 방향을 향해 올곧게 나아가는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조안나는 한때 그의 곁에 머물며 그에게 의존했다. 칼이 그렇기 때문에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었다는 일종의 착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다른 사람들 글이나 읽으면서 분석하는 게 아니라, 진짜 내 글을 쓰는 거야."
뉴욕에 머물기 전, 조안나는 제법 안정적인 길을 확보했으나 뉴욕에서 돈을 만난 후 마음이 바뀐다. 막상 불안정해도 자유로운 돈의 모습을 보니 그쪽에 속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돈에게 속한 이상, 이미 바뀌어버린 자신을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명확한 방향을 정해 나아간다는 확신이 없으므로 칼에게 제대로 된 이별 통보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이도 저도 하지 못한 채, 중간 어디쯤 꽉 끼어버린다.
조안나는 혼자 있는 시간에 드디어 샐린저의 책들을 접하면서 비로소 자신을 다잡게 된다.
그녀는 칼과 돈에게 의존하던 마음을 바로 세운다. 그들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하고자 했던 예술이 무엇이었는지 갈피를 잡게 된다. 그녀는 여태껏 왔던 팬 레터를 읽으며 수없이 많은 질문을 고민하고 그에 대해 한 글자, 한 글자 친절한 답장을 시로 써낸다.
타인과 소통하고 그 안에서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것.
위로와 격려를 또 다른 편지로 써서 세상에 부치는 것.
그것이 그녀가 진정 바라던 예술의 형태였던 것이다.
다 써낸 원고를 잡지사에 갖다주고 나서야 조안나는 샐린저의 주머니에 팬 레터를 넣게 된다. 이제 팬 레터가 제 주인을 찾아가야 하는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연 샐린저에게 들어간 편지는 또 어떤 예술이 되어 나타날까. 그것을 기대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내' 이야기?
감상평
한동안 멍했다. 상징을 뜯어내서 의미를 해석하려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그저 가만히 영화를 봤고, 영화를 보고 나오니 어떤 장면도 떠오르지 않았다. 영화 자체가 컷편집이 너무 많은 탓에 뜨문뜨문 기억나는 탓도 있지만, 아마 너무 내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내용이라서 팩트 폭력 맞고 2000원 추가된 듯.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지금 당장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지쳐서 내가 멈춰있음을 인지하기도 힘들 만큼. 그럴 때면 어김없이 우울해졌다. 그리고 글이 좋으면서 싫었다. 애증을 품은 채 내 글을 읽으며, 나는 대체 왜 이러고 사는지를 끊임없이 물었다. 아무도 답해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나조차도.
요즘은 일부러 리뷰나 에세이를 따박따박 날짜 맞추거나 분량 맞춰서 쓰지 않는다. 정말 쓰고 싶을 때만 한다. 이 영화도 내가 보고서 리뷰 쓰고 싶다고 생각해서 봤다. 애초에 리뷰와 에세이 모두 내가 좋아서 시작한 거긴 하지만, 최근 들어 의무적으로 느끼는 것 같길래. 우선순위로 의무를 가져야 하는 건 소설인데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는 기분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인생에 정해둔 우선순위가 밀려나지 않게 항상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울림을 주는 영화였다. 젊은 날을 낭비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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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_씨네랩_결산보고서.zip
안녕하세요. 씨네랩 에디터 씨나병입니다. ?
오늘은 여러분께 2021년 씨네랩 연말결산 보고서를 가져왔어요!
아직 씨네랩을 모르시는 분들도, 씨네랩 유저분들도
씨네랩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2021년은 씨네랩이 생겨난 년도여서 더 애틋한 1년이었어요.
그럼 씨네랩 연말결산 보고서 보러 GO ✌?
1월 1일 씨네랩 1기 크리에이터 모집 및 체결
3월 1일 씨네랩 베타 서비스 오픈
4월 22일 씨네랩 크리에이터 인증서 발급
6월 22일~ 영화 <웬디>로 시작하여 약 16개의 영화 시사회 크리에이터 초청 진행
7월 15일 씨네랩 2기 크리에이터 모집 및 체결
10월 5일 씨네-뉴스 구독 서비스 시작
10월 29일 씨네랩 정식 론칭
11월 1일 영화 동아리 대항전 및 3차 크리에이터 체결
12월 14일~ 씨네랩 연구원 이벤트 진행 중
와~ 여러분들께 영화, 콘텐츠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하고 친근하게 정보를 전달드리기 위하여
씨네랩이 2021년도 열심히 달려왔는데요.
씨네랩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이벤트를 통하여 여러분께 다가갈 예정이니,
2022년의 씨네랩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그럼, 씨네랩의 꽃이자 씨네랩의 원동력인 약 200명의 크리에이터분들의
활약도 보러 가실까요?
씨네랩 최다 업로드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민드레' 님 입니다!
무려 250개의 콘텐츠를 업로드 해주어 씨네랩을 꽉 채워주셨어요.
축하드립니다. ?
씨네랩 좋아요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Reviewer_IN'님 입니다!
항상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주시어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게시물의 주인공입니다.
씨네랩 한줄평론가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JW' 님 입니다!
씨네랩에는 [필름라이브러리] - [한줄평] 기능이 있는데요.
그 기능을 정말 잘 활용하신 분입니다!
가끔 저도 이분의 한줄평을 보고 영화를 볼지 말지 결정하기도 합니다. :)
씨네랩 유튜버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영화보는건데'님 입니다!
씨네랩 크리에이터 분들 중에는 다양한 영화 유튜버분들이 계시는데요.
가장 많은 콘텐츠를 업로드해주시는 '영화보는건데'님이 상을 가져가셨어요!
이 외에도 많은 크리에이터분들이 2021년의 씨네랩을 채워주셨어요!
다음으로는 씨네랩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상을 준비했는데요.
바로 보러가실까요?
씨네랩 필름라이브러리에서 연출,영상미,연기,OST,스토리 부문에서
만점을 받은 영화는 총~~~ 9편입니다!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신분들은 씨네랩 필름라이브러리 Filte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다음은 씨네랩에는 항상 NEW 예고편이 업로드 되는데,
그 중에서도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예고편은
<보스 베이비 2> 파이널 예고편인데요.
저도 이 영화 정말 재밌게 봤어요~~ ??
2021년 씨네랩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2022년에도 씨네랩에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제발~)
그럼 새해 복 미리 많이 받으시고,
2021년 씨네랩 연말 결산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안녕~ ?
씨네랩 에디터 씨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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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을 원하는 시대와 세대
경기도에 살았던 나. 어릴적 동대문 두산타워를 밤늦게 올라가 밤새서 돌아다녔던 수많은 나날들. 여자친구와 데이트 한다고 청계천에, 인사동에, 뮤지컬을 보러 올라가던 그때. 수원은 서울에서 가깝지만 멀었다. 그나마 화서역이란 곳은 아주 오래전부터 정차할수 있었기에 논 밭이 가득했던 그때 나는 발에 땀나도록 서울을 놀러다녔다. 그러나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이 놀러 서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보내야하는 일터라면 그것은 이해의 판도가 달라진다. 그렇게 오가는 길의 멀고먼 거리속에서 사람들과 마주해야하는 상황. 능동적이고, 외향적이고, 밝고, 에너지틱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세상. 그곳에서 함께 해야하는 직장 동료들과의 모임들. 그러면서 점점 힘이 빠져가는 사람들.
그런 가운데 하루를 그저 견디듯 하는 염미정. 그녀는 어느날 구씨를 향해 절규하듯 몰아붙이며 말한다. “나를 추앙해요. 그 추앙함을 통해서 다음 봄에는 새로운 사람이 되는 거에요.” 술에 중독되어,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술로 채우던 구씨. 그러나 그녀의 그 말은 해방을 꿈꾸게 한다. 그리고 철옹성 같이 변하지 않던 구씨의 세미한 추앙의 모습들이 그녀에게도 해방 틈을 벌여준다. 누군가를 추앙했더니 삶이 견딜수 있게 되고, 작은 소망들이 솟아난다. 드라마에서 등장인물들이 살아가는 동네는 경기도. 서울이 노른자라면, 주위를 감싸는 흰자같은 동네. 그나며 경기도가 흰자라면 지방의 소도시들은 계란을 튀길수 있게 만드는 배경같은 카놀라유 정도 되는 걸까?
거기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저 염미정의 하루가, 구씨의 하루가 버겁다. 아주 오래되고 버석거리고 딱딱해 입천장 까지게 만드는 바게뜨 같은 삶을 살아가는 청춘들. 거기에 해방이란 단어는 모두에게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무표정하다가도 사람이 들어오면 미소짓게 되어버린 굳은 가면들 속을 쓰고 조직과 마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해방은 생각만해도 좋은 사람이란 것을 드라마는 꾸준하고 치열하게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루살이가 버거운 이 상황에 결국이 모두들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것은 해방이 아닐까. 그리고 산포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동경하는 그들 역시 무엇인가로부터 해방을 계속해서 갈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나의 해방일지>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해방될수 있는가? 그리고 드라마를 보는 우리도 계속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지쳐갈 때 즈음 이 드라마는 그들을 생각나게 만든다. 부담 스럽고 버거운 부모님. 시끄럽고 귀찮은 언니 오빠, 심지어 술에 중독되어 그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구씨. 그리고 다시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해방될수 있겠는가? 그리고 답하지 않는다.
나는 이 시대에 그리고 이 시대에 질문하고 싶다. "무엇으로 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떻게 해방 할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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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NEPICK 제37회? 2월 마지막 주 박스오피스 1,2,3위는? #톰과제리 #워위드그랜파 #고백
2월 26(금), 27(토), 28(일) 주말 박스오피스 1,2,3위 맞히고 30만원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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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소년심판> 티저 예고편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그 나이에. 감히. 범죄를. 저질렀으니까. 《소년심판》 2월 25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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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플라이 미 투 더 문> 메인 예고편
달 착륙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광고 마케터와 발사 책임자의 우주적 만남🔥 달 착륙 프로젝트 진짜였을까, 가짜였을까 [플라이 미 투 더 문] 7월 12일 극장에서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