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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별2023-04-30 00:39:01

모든 관계는 찬란한 꽃처럼 아름답다

  영화 <클로즈> 리뷰

모든 관계는 찬란한 꽃처럼 아름답다 
영화 <클로즈> 리뷰

 

 

 

 

 

 


감독] 루카스 돈트
출연] 에덴 담브린, 구스타브 드 와엘, 레아 드루케, 이고르 반 드셀
시놉시스]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레오와 레미는 친구들에게 관계를 의심받기 시작한다. 이후 낯선 시선이 두려워진 레오는 레미와 거리를 두고, 홀로 남겨진 레미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고 만다. 점차 균열이 깊어져 가던 어느 날, 레오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스포일러 주의#

 

 

 

 

 

자신의 감정을 애써 외면하려던 한 소년

 

 

 

레오와 레미는 어렸을 때부터 한 동네에서 함께 자라며 친구처럼, 형제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서로를 아껴왔다. 중학교 진학 전까지는 어떠한 문제도 없던 그들의 관계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성’이라는 사회적 개념과 부딪히기 시작한다. 친구들은 그들에게 사회의 편견을 무기로 놀리기 시작하고, 결국 그 둘의 관계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결국 레미는 레오의 무관심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해버리고, 남겨진 레오는 상실감과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더 바쁘게 살아가면서 소용돌이 치는 자신의 감정을 애써 외면한다.

 

 

 

자신의 마음이 너무나도 힘든 상태지만 이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던 어린 소년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아이스하키장에 매일같이 나가 훈련을 하고, 부모님이 운영하는 꽃밭에서 자신의 상체만한 꽃 모종들을 옮기는 등 육체적으로 자신을 몰아치면서 최대한 그 감정이 자신을 지배하지 않도록 애를 쓴다. 그 모습을 보는 내내 어찌나 짠하던지. 레미를 자신이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과 함께 지내왔던 절친한 친구가 이제 옆에 없다는 상실감으로 인해 레오는 피폐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은 레오를 변하게 만들었다. 자신 나름대로 레미에 대해 외면도 해보았다가,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가, 레미의 엄마를 만나보기도 하면서 레오는 ‘솔직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레오는 레미의 엄마가 일하는 병원으로 달려가 자신이 레미와 관계를 끊어내려 했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처음에 화를 냈던 레미의 엄마도 솔직하게 고백을 했지만 두려움에 덜덜 떠는 레오에게 다가가 안아주면서 달래준다. 결국 레오의 주변 어른들은 레오가 스스로 깨닫고 솔직하게 말해줄 때까지 기다려 준 것이었다. 이를 통해 아마 레오는 자신이 앞으로 맺을 모든 관계에서 솔직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꽃, 그리고 관계

 

 

 

영화 클로즈는 레오와 레미가 흐드러지게 핀 꽃밭을 내달리며 시작한다. 그 형형색색의 꽃밭을 달리는 두 소년을 보면서 영화관에 가만히 앉아있는 나에게도 자유와 해방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고민 따위는 없어보이는 그 두 소년을 보면서 순수했던 과거의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둘의 관계는 중학교에 그들이 진학하면서 점차 깨어진다. 유달리 붙어지내는 그들에게 같은 반 친구들은 게이가 아니냐며 의심을 하기 시작하고, 레오는 이를 강력하게 부정하며 자신의 남성성을 부각할 수 있는 아이스 하키팀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레오는 레미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점차 꺼리게 되고, 이에 상처를 받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던 레미는 결국 죽음을 택하고 만다. 결국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관과 아이들의 편견으로 인해 그동안 의심받지 않아왔던 레오와 레미의 관계는 틀어지고, 한 생명이 세상을 뜨는 비극을 초래해버린 것이다.

 

 

 

우리는 꽃을 볼 때 이 꽃은 다른 꽃과 달라서 별로라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다만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선호하는 것이 생길 뿐이다. 다양한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들판을 두 소년이 달린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관계를 규정하고, 가치 판단하여 무엇이 옳고 그른지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모든 관계에는 그만의 아름다움이 있고, 나름의 매력이 있으며 각자의 선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레미의 죽음을 통해 성장한 레오가 혼자서 다시 그 찬란하고도 아름다운 꽃밭을 내달린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맺을 다양한 관계에 희망을 가지며 말이다.

 

 

 

 

 

 

 

 

 

 

영화 클로즈는 아름다운 색감과 뛰어난 연기력,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잔잔한 주제까지 3박자가 잘 맞았던 작품이었다.

 

 

 

 

 


 


 

작성자 . 세라별

출처 . https://blog.naver.com/shkwon1128/22308899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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