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6-22 10:01:43
6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주 씨네 뉴스는 국내외 다양한 소식으로 알차게 준비 해 보았는데요!
그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500억원 투자한 <무빙> 예고편 공개

디즈니 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은 15일, 오는 8월 9일 공개를 확정 지었습니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입니다. ‘무빙’은 누적 조회수 2억 뷰를 돌파한 원작 웹툰 ‘무빙’의 강풀 작가와 드라마 ‘킹덤 시즌2’ 박인제 감독을 비롯해 ‘오징어 게임’, ‘파친코’ 등에 참여한 최고의 제작진이 만들어낸 웰메이드 프로젝트로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 등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과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배우의 만남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냥개들> 넷플릭스 비영어 부문 글로벌 1위

넷플릭스(Netflix) '사냥개들'이 공개 2주 차에 톱 10 리스트 1위에 올랐습니다.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이 공개 2주 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 TV(비영어) 부문 정상에 올라 핫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21일 넷플릭스 톱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고 전 세계 83개 국가 톱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 2> 7월 28일 공개

'D.P.' 시즌2는 군무 이탈 체포조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입니다. 'D.P.'는 여러 작품상을 수상하고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부조리한 사회를 꼬집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준호역 정해인은 "시즌1과 이어지는 하나의 작품이며 조금 더 밀도 있고 깊어진 이야기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해 헌병대 103사단 D.P.조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2> 캐스팅 공개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하는 배우들의 라인업이 공개되었습니다.다양한 작품을 통해 그동안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의 캐스팅도 확정되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습니다. 한편 1차 라인업에 여성캐릭터가 보이지 않아 많은 팬들의 아쉬움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연상호 감독 <지옥> 아이스너 어워드 아시아 작품상 후보

연상호 감독, 최규석 작가의 <지옥>이 '아이스너 어워드' 아시아 작품상후보에 올랐습니다. ‘윌 아이스너 어워드’는 미국 만화의 거장 윌 아이스너(Will Eisner)의 이름을 따 1988년에 탄생한 미국의 대표 만화 시상식이며 미국에서 가장 영예로운 만화 시상식입니다.'지옥'은 어느 날 갑자기 초자연적 현상을 겪은 인간들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지옥 같은 풍경을 묘사한 작품이며 넷플릭스에서 공개와 동시에 흥행1위를 차지했습니다.
박찬욱감독 <전,란>제작 이유, "넷플릭스 가장 좋은 지원"

박찬욱 감독님은 <전,란>을 넷플릭스와 함께 하게 된 과정을 밝혔습니다.
넷플릭스가 간섭없이 가장 좋은 지원을 약속해 줘서 즐겁게 작업을 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회사들이 영화계에 본격 진출하면서 생긴 변화를 언급하며 영화 제작자의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똑같은 영화임에도 100억원으로 찍느냐, 150억 원으로 찍느냐에 따라 결정적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전,란>은 300억 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넷플릭스 CEO 테드 서랜도스는 박찬욱 감독과 협업에 대해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영광이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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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화 / 스나이퍼 VS 스나이퍼 밀리터리 이야기 [밀덕리뷰/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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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3> 공식 예고편
여행 시즌은 끝났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3, 넷플릭스에서 곧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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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언차티드> 메인 예고편
미지의 세계, 위험한 도전! 세상을 바꿀 미지의 트레져, 누구보다 먼저 찾아야 한다! 액션 어드벤처의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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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마른 마을, 메마르지 않은 사건
- 저는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에 환장하는 사람입니다. 이 장르의 것이라면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소설, 만화를 가리지 않고 사랑하죠. 그런 제게 웰메이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한 편이 극장에 걸린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설렘으로 양껏 부푼 마음을 안고 헐레벌떡 영화를 감상하고 돌아왔습니다. 과연 <드라이>는 진성 미스터리 스릴러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3월 16일(수)에 진행된 <드라이> 시사회에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드라이>는 2022년 3월 23일 국내 개봉했습니다.드라이The Dry<드라이>는 호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연방 요원 '에런'의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친구였던 '루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고향에 돌아온 '에런'은 일가족을 살해한 후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루크'의 누명을 벗겨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하지만 마을에 머무르며 사건을 조사하는 '에런'을 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삭막하기만 합니다. 일 년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아 메말라버린 땅처럼 말이죠.그도 그럴 것이 '에런'은 과거 여자친구 '엘리'를 죽였다는 오해를 받아 마을을 떠난 인물입니다. '엘리'의 유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밖에요. '에런'은 자꾸만 떠오르는 과거를 뒤로 한 채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갑니다. 그 과정에서 '엘리'의 유가족이 일가족 살인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증거가 발견되고,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하나로 연결됩니다.가뭄으로 황폐하게 메말라가는 마을과 달리 과거의 사건은 메마르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에런'이 마을에 남아 사건을 조사하는 이유도 죽은 '엘리'를 향한 마르지 않은 죄의식 때문이죠. 영화는 계속해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는데요. 황폐하게 말라버린 마을의 현재 모습은 이 모든 사건이 벌어지기 전의 생기 넘치던 과거의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 ⊙영화 <드라이>는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버무려진 작품입니다. 미스터리 애호가로 널리 알려진 윤영천 작가의 책 <미스터리 가이드북>에 따르면, 미스터리는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집중하고, 스릴러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집중하는 장르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증거를 되짚어가며 일가족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조사하는 현재 시퀀스가 미스터리, 필히 '엘리'가 죽는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엘리'의 죽음 이전에 벌어진 일을 묘사하는 과거 시퀀스가 스릴러에 해당합니다.그러나 이 영화는 장르의 전형성을 따르지 않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드라이>에는 미스터리 장르의 재미인 사건의 통쾌한 해결이나 스릴러 장르 특유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긴장감 따위가 없습니다. 촬영 기법, 편집 효과, 사운드 등으로 그런 감정들을 의도적으로 유발하지도 않습니다. 잔잔하게 현재와 과거의 사건을 짚어가며 인물의 감정과 인물 간의 갈등을 고스란히 표현할 뿐이죠.⊙ ⊙ ⊙이러한 시도가 어떤 관객에게는 색다름으로, 어떤 관객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후자였습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영화의 가장 핵심 요소는 이야기와 플롯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장르의 전형성을 탈피한 이 영화의 도전 정신이 빛나기엔 이야기는 개연성이 부족했고, 플롯은 다소 억지스러웠습니다. 일례로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는 두 사건(일가족 살인사건과 '엘리'의 죽음)이 실은 연관된 하나의 사건이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하지만 두 사건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개별적인 사건이었죠. 앞서 이야기했던 '엘리'의 유가족이 일가족 살인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증거 역시 단어의 중의적 의미로 인한 오해일 뿐이었습니다. 저는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두 사건의 연관성을 억지로 만들어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또 '에런'은 영화 포스터에 쓰인 카피처럼 '살인자에서 경찰로 돌아'온 인물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마을 사람들로부터 그날의 행적을 의심받았을 뿐이죠. 장르의 매력을 어필하고자 과장한 카피로 관객을 유인한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기만을 정말 싫어합니다.⊙ ⊙ ⊙영화 <드라이>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큰 작품이었습니다. 저처럼 장르적 매력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택하신다면 기대 만큼의 만족감은 느끼실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를 감상하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죠. 두 장르를 혼합해내는 색다른 방식을 경험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나요?Summary불미스러운 일로 고향을 떠났던 '에런'은 친구 '루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20년 만에 고향을 찾는다. 가족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루크'. 유가족의 요청으로 사건을 파헤치던 '에런'은 여자친구였던 '엘리'의 죽음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묻혀있던 두 개의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출처: 씨네21)Cast감독: 로버트 코놀리출연: 에릭 바나, 제네비에브 오렐리, 키어 오도넬, 존 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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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 차은우, 변우석, 그리고 '핸섬 가이즈'
섹시하거나 터프한 타입
이 영화의 주인공은 험상궂은 남자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범죄 저지를 것 같이 생겼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재필과 상구. 무표정인데다 도끼나 밧줄 같은 걸 사고 있어 누구를 해치운 다음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아니다. 두 남자는 새 집에 대한 보수작업을 위해 이런저런 도구들을 사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어떤 무리와 마주친다. 그리고 그 무리에는 미나(공승연)도 있었다. 미나는 무리의 대장쯤 되는 골프선수 성빈(장동주)의 썸녀 되는 인물이었다. 성빈과 시비가 붙은 상구. 하지만 잘생긴 외모 덕에 6명의 무리들은 도망친다. 진짜 더럽게 생겼다. 씩씩거리며 차로 이동하던 미나 일행. 하지만 미나가 흑염소를 차로 친 바람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 '미나가 예상하지 못하는 일'은 재필, 상구와 관련이 있었다. 물론 이 두 사람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두 남자가 새로 장만한 집이 여러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었다는 걸 예상할 리가 없잖아? 왜 자꾸 우리 집에서 사람이 죽고 난리야?
본 것 같지만 맛있어
이 영화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할 것 같은 부분은 강약조절을 잘했다는 것이다. 이건 영화의 장르적인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 이 영화는 일종의 호러영화다. 그리고 그 호러 이면에 깔려있는 장르는 오컬트다. 이 오컬트를 어떻게? 와 무엇을?이라는 관점에서 영화가 적재적소에 장르적인 특징을 잘 배치했다. 가령 흑염소라는 동물이 이 영화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나 성빈 일행에서 유달리 튀는 인물을 활용하는 방식을 보면 재미있다. 이 두 캐릭터들은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다는 것과 동시에 이야기의 토대가 되어 서스펜스가 된다. 특히 한 인물은 영화와 상관없어 보이다가도 예상을 뛰어넘으며 극의 위기를 만드는데 이 배우의 연기나 캐릭터의 성격이나 극에서 톡톡히 감초 역할을 해낸다.
영화가 두 상황을 연달아 보여주는 방식도 영리했다. 어떤 점에서? 이 두 상황을 영화가 똑똑하게 활용하고 있다. 가령 영화의 기본적인 상황에 꼭 필요한 페인트와 시너가 있다. 이 두 도구는 특정 장면에서 인물들이 교감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측면에서도 쓰인다. 이 '반대측면에서 쓰이는 것'은 사실 영화의 많은 부분에서 반복되는 모티브다. 김 신부(우현)에 대한 부분도, 베이커 신부(제이미 호란)와 관련된 부분도 영화가 표면을 똑똑하게 활용했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이 연출이 영화에 유효타로 작동하며 폭력 수위 묘사와 시너지를 내는데, 생각하지 못한 점에서 자극적인 게 들어가니 도파민이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영화가 장르의 관습을 굉장히 잘 알지 못하면 구사할 수 없는 연출이었다.
외모가 뭐 대수냐
영화를 보면서 두 번째로 흥미로웠던 것은 이야기의 핵심이 그대로 극 안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영화의 가장 처음에 등장하는 장면은 뉴스다. 한 앵커가 두 주인공에 대한 부분을 전달한다. 그럼 관객 입장에선 "아마 저렇게 될 거야!"라고 생각하게 된다. 당연히 우리가 아는 영화들은 이런 식으로 전개해 왔기 때문에 관습을 따를 것 같다. 하지만 영화는 영리하게 이 부분을 빠져나간다. 이 '어떻게 빠져나가냐'라는 부분은 사실 영화가 내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 영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이 영화가 시선의 영화라는 점이다. 많은 장면이 있지만 예고에 나오는 것으로 근거를 들고 싶다. 바로 재필이 미나와 대면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재필은 시리얼 사이에 있다. 그리고 미나와 재필 사이에는 물건이 있다. 서로 대화하기 전에 이미 방해물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미나와 상구가 만날 때는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아래에서 위로 내려다보는 구도이기 때문에 미나는 겁을 먹는다. 영화 안의 시선이 인물의 내면에 영향이 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화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결함이 있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영화 안에서 반복되는 특정 모티브를 유의 깊게 보시는 걸 추천한다.
나사가 풀렸다고 느낄 수도
이렇게 기존의 관습을 영리하게 빗겨나간 <핸섬 가이즈>지만 어떤 관객들은 이야기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느낄 수 있다. 가령 재필과 상구가 집을 구하고 입주하는 과정은 영화가 성실하지 못했다. 숙련된 목수라고 하더라도 며칠 동안 그 모든 난장판을 수습하고 집을 바로세운 다는 것이 문돌이인 글쓴이는 잘 상상이 안 된다. 영화가 이 단점을 너무나도 잘 아는지 이야기의 단점을 미나 쪽에 둬서 시선을 분산시켰다. 일부러 두 남자의 모습을 안 보여줘서 둘의 보수공사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템포라는 측면에서 갑자기 널뛰기한 것 같다는 단점은 어쩔 수 없다. 이 집 자체가 영화의 배경이다. 이 집과 관련된 두 남자의 애착이나 뒷배경 같은 부분을 성실하게 묘사해야 이 영화가 가진 장르적인 재미가 배가 되지 않았을까?
또 코미디 영화로서 구사하는 패턴이 단조롭다는 점은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이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왜? 외모 이면에 있는 내면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강조해야 영화가 통일성이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지루해질 수도 있는 부분을 부지런하게 고른 것 같지는 않다. 가령 최 소장(박지환)과 관련된 서사는 영화가 중요한 척을 하지만 영양가는 잘 못 챙겼다. 이 인물을 더 현실성 있게, 그러니까 좀 더 인간적인 면모가 강조됐더라면 이야기가 입체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 영화의 주인공인 미나는 초중반부 서사에서 신기할 정도로 아둔하다. 20대 초반의 대학생쯤 보이는 사람들은 다들 그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후반부 편의적인 전개를 생각해 보면 영화가 챙기지 못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반짝반짝 빛나다
이성민, 이희준 배우는 이 영화를 이끄는 데 있어 모자람이 없다. 특히 이성민 배우는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수많은 진중한 캐릭터들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대표적으로 이 캐릭터가 산을 질주하는 장면이 있는데 어색해질 수도 있는 장면을 배우의 좋은 연기로 소화한 적절한 예가 될 것 같다. 이희준 배우는 이 영화의 역할을 맡는 데 있어 페널티가 있다. 이희준 배우는 이성민 배우처럼 평범한 아저씨 타입이 아니다. 그냥 잘생기지 않았나? 이런 걸림돌이 있음에도 상구의 내면을 훌륭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이 영화의 화룡점정은 공승연 배우다. 공승연 배우 연기하는 모습 <혼자 사는 사람들>에서 보고 두 번째로 봤다. 이 분이 스타로서 가진 잠재력만큼이나 예술가로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야심이 가득한 것 같다. 이 영화는 공승연이라는 배우가 가진 야심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 절규하는 장면을 보면 대단하다. 인물의 변화를 체화하는 방식도 흥미로운데 상구나 재필이 끌고 가는 플롯이 미나에게로 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러워 속도감 있는 전개에 큰 문제가 없다.
이런 시도만으로 훌륭해
글쓴이가 이 영화에 내린 총평은 적당히 재밌는 영화라는 점이다. 영화의 많은 부분이 콘셉트에 눌려 희생되는 감이 있긴 하지만 보시는데 지장은 없을 것이다. 우리 일상의 관점에서 보면 말이 안 되지만 영화에서 내적으로 근거를 다 두고 있기 때문에, 또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기획 자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에서 이런 타란티노 재질의 스릴러물이 있었나? 글쓴이는 잘 못 본 것 같다. 이걸 지나치게 자극적이지도 않고 적나라하지 않은 방식으로 깔끔한 이야기를 만든 각본가와 감독의 역량이 좋았다. 지금 극장가는 <인사이드 아웃 2>가 천하를 제패하고 있는데, 이 영화를 고려하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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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렵지 않아
나는 ‘성장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제일 꺼리는 모순적인 성향이 있다.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두려움이 크지 않는가. 나만 그런 거라면, 그냥 주관적인 생각으로 알고 넘어가 달라. 아무튼, 성장 영화의 끝은 항상 내게 묘한 감정과 벅차오름을 선사해주지만, 그 기운들이 내게는 너무 벅차 시작도 전에 머뭇거리고 두려워진다. 그래서 아예 가볍거나 아예 무거운 작품들을 선호하게 된 것 같다. 기대가 아주 낮아야 보기 편하다고 할까. 아님, 영화제처럼 강제로 보는 것도 괜찮지만 워낙 영화의 퀄리티가 랜덤이라 위험도가 높다. 그래도 그것대로 재밌긴하다.
딴 길로 새버렸는데, ‘와일드’는 내가 좋아하고, 어려워하는 성장 영화이기도 하고, 워낙 칭찬이 많았던 영화였던 지라 기대감이 커져 버려서 시작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이렇게 동아리를 통해서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정말, 지금이라도 이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도 현재, 영화 초반의 ‘셰릴 스트레이드’와 같이 길 잃은 상태였기에 좀 더 이입되었다. 엄마를 잃고, 탈선을 시작한 셰릴는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고 방황하게 된다. 그래도 셰릴은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는 자였다. 그는 큰 결심을 안고, PCT 하이킹에 나선다.
운동을 지독하게 싫어하는 나는 트래킹조차도 싫어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뉴질랜드의 경관을 보면서 트래킹하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경관을 구경하고 싶었다. 나는 죽을 때 절대로 서 있다가 죽진 않을 것 같다) 하이킹이라니. 정말, 아찔하다. 하지만 셰릴은 계속 일어서고, 꿋꿋하게 걸어간다. 몸에 상처가 나고, 발톱이 빠지고, 두려움을 느껴도 묵묵하게 계속 걸어간다. (2분에 한 번씩 그만두고 싶다 하여도) 이제 그는 길을 잃는 것에 무서워하지 않는다.
눈이 쌓여 길이 잘 보이지 않는 구간에서도 셰릴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가고, 해낸다. 그의 대장정이 끝나갈 때쯤에는 나도 함께 벅차오름이 부풀어진다.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희망과 길을 잃어도 다시 찾으면 된다는 지혜. 코로나 19로 많은 외부 활동들이 제한되고, 사람은 갇혀있다. 이에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감이 세상을 덮치는 중이라 생각한다. 번아웃과 막힌 벽들.
‘여행 영화’가 우리의 외부 활동에 대한 갈망을 다 채워주진 못해도, 간접적이라도 우리에게 선사해주며 자신만의 희망을 잃지 않게 다독여준다. ‘여행’으로 치유하는 모습을 보며, 다른 이들도 치유받는 이 과정이 새삼스럽게 신기하고, 우리는 어떻게든 이어진 존재가 아닐까. 역시 한 사람의 생애는 다양하면서도 많은 부분이 닮아있고, 이에 연결감이 언제나 존재한다.
‘와일드’의 주인공은 백인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동양인 여성이 그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당연, 공통의 고통 혹은 환희를 알기에, 결국 사람이기에 아는 것일 터. 이런 미디어의 전파력은 참 황홀하다. 나도 언젠간 나의 고통을 나누고, 나의 기쁨을 나누고, 나의 일부가 되어주고, 나의 일부가 되어 갈, 무엇을 창조하고 싶다. 참 욕심나는 경험들이다. 이런 욕심나는 경험을 지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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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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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선호·강미나·유인수, <참, 잘했어요!> 캐스팅
ⓒ 큐브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구
9일, 배우 유선호, 강미나, 유인수가 영화 <참, 잘했어요!> 캐스팅 되었다고 공개했다. 영화는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최하위층의 소년이 우연한 기회에 '돈'이라는 권력을 손에 쥐고
거침없이 질주하는 학원 액션물이다.
차승원·김선호·김강우 출연 <폭군>, 2일 크랭크인
ⓒ YG엔터테인먼트, 솔트엔터테인먼트, 아이오케이컴퍼니<신세계>, <마녀> 시리즈의 박훈정 감독의 신작 <폭군>이 배우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등의
캐스팅을 확정 짓고 지난 1월 2일 크랭크인했다. 영화는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2월 개봉
ⓒ 26컴퍼니 / 영화특별시SMC
배우 이동휘, 정은채 주연의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여러 단편으로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형슬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현실 이별 보고서이다.
<애프터썬>, 2월 국내 개봉 확정
ⓒ 네이버 영화
2022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었던 샬롯 웰스 감독의 데뷔작인 <애프터썬>은
20여 년 전, 아빠와 보낸 튀르키예 여행이 담긴 캠코더를 보며 이제야 알게 된 그 해 여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해외
<웬즈데이>, 시즌 2 제작 확정
ⓒ 넷플릭스
전세계에 웬즈데이 열풍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흥행을 한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가 시즌
2 제작을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웬즈데이'는 28일 만에 누적 시청 12억 3,715만 시간을
달성하며 TV(영어) 부문 역대 2위에 오르기까지 하였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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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 레이더스>, 결국 그들을 구원해 낸 것은 그들 자신이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나이트 레이더스> 시사회를 관람한 후 작성한 리뷰글입니다.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
나는 디스토피아 영화를 좋아한다.
현실에서 만나볼 수 없는 세상, 그리고 그 세상 속에서 어떤 억압이나 규제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하지만 이러한 삶들 속에서도 항상 희망과 구원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어떤 한 개인에 의해서, 혹은 개인이 여럿 모인 단체에 의해서 이 디스토피아적인 세상에는 균열이 일어나고, 결국은 희망이 온 세상을 뒤덮게 된다.
이런 이유들로 디스토피아 영화를 꾸준히 찾곤 한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버석하고 어둡게 변한 세상이 다시 인간으로 인해 구원받게 되니까.
서기 2043년, 캐나다 북부는 독재국가 '에머슨'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이 독재국가는 새로운 전쟁을 일으켜 대제국을 세우려고 한다. 대제국을 세우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시민권이 없는 어린 아이들을 납치하여 '인간병기'로 양성하고자 한다. 이에 반대하며 '니스카(엘레 마이아 테일페데스)'는 딸 '와시즈(브룩클린 르텍시에 하트)'를 데리고 외딴 숲에서 숨어 지낸다.
하지만 독재국가의 감시자 역할을 하는 드론을 도망쳐 다니다가 와시즈는 다리를 다치게 된다. 감시는 점점 더 그들을 옥죄어오고, 와시즈의 상처는 깊어져만 가서 결국 니스카는 딸 와시즈가 독재국가 에머슨에 끌려가도록 내버려둔다. 독재국가 에머슨에 끌려가면 강제로 군사교육을 받고, 인간병기로 길러지지만 그곳에서는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딸을 잃은 뒤,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아가던 니스카는 독재국가에 대항하며 숲에서 지내던 캐나다 북부의 토착민 '크리족'을 만나게 된다.
크리족은 그녀를 구원자, 수호자라고 믿었고, 그녀는 크리족의 도움을 받아 '아카데미'에서 인간병기로 길러지고 있는 딸을 구출하고자 한다.
같은 시간, 딸 와시즈는 아카데미에서 아이들에게 '하나의 국가, 하나의 언어, 하나의 국기'라는 애국강령을 매일 반복하여 외우게 하는 등의 군사교육과 정신교육을 주입받고 있었다. 이 독재국가는 어린 아이들을 전선에 투입시키기 위해 강제로 학교에 소집하고, 남은 어른들에게는 바이러스가 담긴 음식을 유포하여 죽게 만들고 있었다.
이 장면들을 보며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이 땅에 살고 있던 기존 토착민들의 전통과 역사는 무시해버리고, 자신들의 사상만 주입시키려는 모습.
가치관을 형성해나가는 중요한 시기의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긋난 교육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를 침략하여 모든 권리를 장악한 나라가 자기들만의 구실을 내세워 '교육'을 식민지 지배의 수단으로 삼던 모습. 우리나라의 역사를 무시한 채 자신들의 역사만 주입시키려던 모습.
이 영화는 이렇게 유난히 더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니스카도, 와시즈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니스카는 딸 와시즈를 구하기 위해 크리족과 함께 아카데미를 찾아갔으며, 와시즈 또한 함께 갇혀 있던 아이들을 데리고 아카데미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독재국가 에머슨에 맞서 싸우겠다는 일념 하에 이들은 모두 용맹하게 움직였고, 결국 와시즈와 아이들을 구출하는 것에 성공해냈다.
이는 단순히 한 어머니가 자신의 딸을 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독재국가가 그렇게 용을 써서 어린 아이들을 모으려고 했던 이유는 아직 덜 성장한 이들을 대상으로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을 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가치관을 형성해내기 위해서였다. 더불어 어린 시절부터 군사훈련을 받아 '자신들만의 인간병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였다.
결국 니스카와 크리족은 이렇게 미래사회의 주역인 아이들을 구출해냄으로써 독재국가의 계획을 무너뜨렸다.
뿐만 아니라, 이는 토착민의 문화와 역사, 삶을 지켜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의 초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와시즈는 남들보다 드론에 대해 더 잘 안다. 그리고 이는 영화의 후반부, 토착민들을 공격하기 위해 투입된 독재국가의 여러 드론들을 조종하는 와시즈의 모습과 이어진다. 와시즈는 자신의 능력으로 드론을 토착민들에게 유리하게 움직이도록 조종했으며, 토착민들은 이런 니스카와 와시즈를 보호하며 국가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
'그 아이를 데려온 건 그의 어머니였다.
그들은 북쪽에서 부족을 지키기 위해 온 것이다.
우리는 그녀를 수호자라고 부른다.'
결국 이 땅의 원래 주인인 토착민들을 구원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었다.
드론을 조종하는 와시즈와 그녀를 데려온 엄마 니스카를 통해 사람들은 희망을 목격했고, 다함께 힘을 합쳐 단결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은 그 희망을 스스로 이루어내기 시작했다.
영화를 곱씹다보면 현재 국제사회의 모습이 계속 떠오르곤 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한 나라를 망가뜨리고, 그 나라의 사람들을 고통에 몰아넣는 모습.
오히려 이 영화보다 현실이 더 고통스러울 정도이다.
하지만 내가 이런 영화를 다 본 후에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맞서 싸워야 한다.
실제로 영화에서 한 토착민은 이런 대사를 한다.
'식민 지배자와 싸우다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배를 강요하는 국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우리들의 굳은 의지와 용맹하게 맞서 싸우고자 하는 태도'이다.
현재의 나를 위해, 우리 가족을 위해, 그리고 먼 훗날 이 나라에서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지켜내야 한다.
이 영화는 이렇게 치열하게 싸워나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결국은 희망을 마주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의 희열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섬세한 감정선과 스릴감을 지닌 <나이트 레이더스>는 이전까지 우리가 자주 접한 디스토피아 영화와 닮은 부분도 있지만, 그 결이 조금은 다른 영화이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도 많은 이 영화를 꼭 영화관에서 관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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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보면 귀호강, 제대로 보면 불편한 영화 《님은 먼곳에》
영화 《님은 먼곳에》는 중학생 때 영화관에서 굉장히 재밌게 보고 나온 기억이 있었던 작품이다. 수애의 노래에 꽂혀서 원곡을 찾아듣다가도 영화 속에 나온 ‘써니’ 캐릭터의 감정 만큼 와닿지 않아서 계속해서 수애가 부른 버전으로 들었었다. 영화 《님은 먼곳에》를 다시 보게 된 것은 논문의 방향을 결정하는 도중 일제강점기와 베트남 전쟁 사이에서 방황하던 무렵 보게 됐다.
영화 《님은 먼곳에》 시놉시스
1971년 베트남, 당신을 찾아 그곳으로 갑니다!
1971년 베트남, 전쟁의 한가운데 그들이 있었다!가끔씩 동네 아주머니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유일한 소일거리인 ‘순이’는 외아들 ‘상길’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시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매달 군대 간 남편의 면회를 간다. 그러나 언제나 살가운 말 한마디 없는 남편 상길. 어느 날, 그녀에게 취한 상길이 묻는다. “니 내 사랑하나?”
상길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온 순이는 다음 달도 여느 때처럼 면회를 가지만, 상길이 베트남 전에 자원해 갔다는 소식을 통보 받는다. 행방조차 알길 없는 남편을 찾아 베트남으로 떠나기를 결심한 순이. 베트남을 갈 수 있다는 말에 무작정 ‘정만’을 쫓아 위문공연단의 보컬로 합류하여 ‘써니’란 새 이름을 얻은 그녀는 화염과 총성이 가득한 베트남, 그 전쟁의 한복판에 뛰어든다.
*해당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님은 먼곳에》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수애만이 빛났던 작품
순이라는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가는 메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수애가 작품 속에서 빛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것은 이준익 감독의 음악영화 작품들 속에서 대부분의 캐릭터들을 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나름의 자리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데 이 작품에서는 딱히 그런 면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악역이었던 정만이 왜 갑자기 순이의 남편 찾기 대장정에 그토록 애를 쓰고 순이를 보호하려고 노선이 변하면서 캐릭터 붕괴가 된 느낌이 들어서 혼란스러웠다.
남성이 원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다
그저 생각없이 영화를 보면 수애가 남편을 찾아 베트남까지 가서 노래를 부르는 음악영화라고 볼 수 있다. 어렸을 적 영화관에서 이 작품을 봤을 때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지나간 과거의 노래가 이렇게 멋있고, 좋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한동안 수애가 부른 김추자의 곡을 찾아 들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영화를 잘 보면 남성이 여성에게 원하는 이미지가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었다. 미국 군인들을 타깃으로 한 쇼가 실패하면서 정만의 밴드는 한국 군인들로 그 타깃을 번경한다. 여기서 정만은 순이에게 노출이 강한 옷을 입히거나 한국 국인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순이의 치마를 들추고, 공연 때 여성의 속옷을 군인들에게 던지는 등의 퍼포먼스를 행한다.
이런 무대에서의 모습을 보면서 순이가 점점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무대 위에서의 섹시함을 강조한 써니나 무대 아래에서의 조신한 순이나 다 그 시대의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원했던 이미지를 여성 스스로가 체화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베트남 전쟁을 제대로 다룬 영화는 없을까?
베트남을 주제로 기말 레포트를 쓰려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느낀 점은 베트남 전쟁 그 자체에 대해 다룬 한국 영화 작품이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베트남 전쟁이 사랑이야기의 소재나 음악이야기의 소재로서 등장하거나 베트남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해 전쟁 후 고생하는 군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들은 종종 찾아볼 수 있어도 베트남 전쟁에서 우리가 어떠한 일을 했는가를 다룬 작품은 보여지지 않았다.
우리의 잘못에 대해 다루는 것이기에 베트남 전쟁 자체가 주제가 되는 영화들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일까? 교과서로 그저 우리가 잘못한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매체를 통해서도 그것을 인지할 수 있느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사실 생각없이 보기에는 정말 좋았던 영화 《님은 먼곳에》. 지루할만 하면 수애가 노래를 부르고, 루즈하다 싶으면 폭탄이 터지니 말이다. 하지만 분석을 하면서 보다보니 꽤나 불편한 지점이 많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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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 차은우, 변우석, 그리고 '핸섬 가이즈'
섹시하거나 터프한 타입
이 영화의 주인공은 험상궂은 남자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범죄 저지를 것 같이 생겼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재필과 상구. 무표정인데다 도끼나 밧줄 같은 걸 사고 있어 누구를 해치운 다음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아니다. 두 남자는 새 집에 대한 보수작업을 위해 이런저런 도구들을 사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어떤 무리와 마주친다. 그리고 그 무리에는 미나(공승연)도 있었다. 미나는 무리의 대장쯤 되는 골프선수 성빈(장동주)의 썸녀 되는 인물이었다. 성빈과 시비가 붙은 상구. 하지만 잘생긴 외모 덕에 6명의 무리들은 도망친다. 진짜 더럽게 생겼다. 씩씩거리며 차로 이동하던 미나 일행. 하지만 미나가 흑염소를 차로 친 바람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 '미나가 예상하지 못하는 일'은 재필, 상구와 관련이 있었다. 물론 이 두 사람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두 남자가 새로 장만한 집이 여러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었다는 걸 예상할 리가 없잖아? 왜 자꾸 우리 집에서 사람이 죽고 난리야?
본 것 같지만 맛있어
이 영화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할 것 같은 부분은 강약조절을 잘했다는 것이다. 이건 영화의 장르적인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 이 영화는 일종의 호러영화다. 그리고 그 호러 이면에 깔려있는 장르는 오컬트다. 이 오컬트를 어떻게? 와 무엇을?이라는 관점에서 영화가 적재적소에 장르적인 특징을 잘 배치했다. 가령 흑염소라는 동물이 이 영화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나 성빈 일행에서 유달리 튀는 인물을 활용하는 방식을 보면 재미있다. 이 두 캐릭터들은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다는 것과 동시에 이야기의 토대가 되어 서스펜스가 된다. 특히 한 인물은 영화와 상관없어 보이다가도 예상을 뛰어넘으며 극의 위기를 만드는데 이 배우의 연기나 캐릭터의 성격이나 극에서 톡톡히 감초 역할을 해낸다.
영화가 두 상황을 연달아 보여주는 방식도 영리했다. 어떤 점에서? 이 두 상황을 영화가 똑똑하게 활용하고 있다. 가령 영화의 기본적인 상황에 꼭 필요한 페인트와 시너가 있다. 이 두 도구는 특정 장면에서 인물들이 교감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측면에서도 쓰인다. 이 '반대측면에서 쓰이는 것'은 사실 영화의 많은 부분에서 반복되는 모티브다. 김 신부(우현)에 대한 부분도, 베이커 신부(제이미 호란)와 관련된 부분도 영화가 표면을 똑똑하게 활용했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이 연출이 영화에 유효타로 작동하며 폭력 수위 묘사와 시너지를 내는데, 생각하지 못한 점에서 자극적인 게 들어가니 도파민이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영화가 장르의 관습을 굉장히 잘 알지 못하면 구사할 수 없는 연출이었다.
외모가 뭐 대수냐
영화를 보면서 두 번째로 흥미로웠던 것은 이야기의 핵심이 그대로 극 안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영화의 가장 처음에 등장하는 장면은 뉴스다. 한 앵커가 두 주인공에 대한 부분을 전달한다. 그럼 관객 입장에선 "아마 저렇게 될 거야!"라고 생각하게 된다. 당연히 우리가 아는 영화들은 이런 식으로 전개해 왔기 때문에 관습을 따를 것 같다. 하지만 영화는 영리하게 이 부분을 빠져나간다. 이 '어떻게 빠져나가냐'라는 부분은 사실 영화가 내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 영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이 영화가 시선의 영화라는 점이다. 많은 장면이 있지만 예고에 나오는 것으로 근거를 들고 싶다. 바로 재필이 미나와 대면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재필은 시리얼 사이에 있다. 그리고 미나와 재필 사이에는 물건이 있다. 서로 대화하기 전에 이미 방해물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미나와 상구가 만날 때는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아래에서 위로 내려다보는 구도이기 때문에 미나는 겁을 먹는다. 영화 안의 시선이 인물의 내면에 영향이 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화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결함이 있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영화 안에서 반복되는 특정 모티브를 유의 깊게 보시는 걸 추천한다.
나사가 풀렸다고 느낄 수도
이렇게 기존의 관습을 영리하게 빗겨나간 <핸섬 가이즈>지만 어떤 관객들은 이야기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느낄 수 있다. 가령 재필과 상구가 집을 구하고 입주하는 과정은 영화가 성실하지 못했다. 숙련된 목수라고 하더라도 며칠 동안 그 모든 난장판을 수습하고 집을 바로세운 다는 것이 문돌이인 글쓴이는 잘 상상이 안 된다. 영화가 이 단점을 너무나도 잘 아는지 이야기의 단점을 미나 쪽에 둬서 시선을 분산시켰다. 일부러 두 남자의 모습을 안 보여줘서 둘의 보수공사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템포라는 측면에서 갑자기 널뛰기한 것 같다는 단점은 어쩔 수 없다. 이 집 자체가 영화의 배경이다. 이 집과 관련된 두 남자의 애착이나 뒷배경 같은 부분을 성실하게 묘사해야 이 영화가 가진 장르적인 재미가 배가 되지 않았을까?
또 코미디 영화로서 구사하는 패턴이 단조롭다는 점은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이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왜? 외모 이면에 있는 내면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강조해야 영화가 통일성이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지루해질 수도 있는 부분을 부지런하게 고른 것 같지는 않다. 가령 최 소장(박지환)과 관련된 서사는 영화가 중요한 척을 하지만 영양가는 잘 못 챙겼다. 이 인물을 더 현실성 있게, 그러니까 좀 더 인간적인 면모가 강조됐더라면 이야기가 입체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 영화의 주인공인 미나는 초중반부 서사에서 신기할 정도로 아둔하다. 20대 초반의 대학생쯤 보이는 사람들은 다들 그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후반부 편의적인 전개를 생각해 보면 영화가 챙기지 못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반짝반짝 빛나다
이성민, 이희준 배우는 이 영화를 이끄는 데 있어 모자람이 없다. 특히 이성민 배우는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수많은 진중한 캐릭터들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대표적으로 이 캐릭터가 산을 질주하는 장면이 있는데 어색해질 수도 있는 장면을 배우의 좋은 연기로 소화한 적절한 예가 될 것 같다. 이희준 배우는 이 영화의 역할을 맡는 데 있어 페널티가 있다. 이희준 배우는 이성민 배우처럼 평범한 아저씨 타입이 아니다. 그냥 잘생기지 않았나? 이런 걸림돌이 있음에도 상구의 내면을 훌륭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이 영화의 화룡점정은 공승연 배우다. 공승연 배우 연기하는 모습 <혼자 사는 사람들>에서 보고 두 번째로 봤다. 이 분이 스타로서 가진 잠재력만큼이나 예술가로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야심이 가득한 것 같다. 이 영화는 공승연이라는 배우가 가진 야심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 절규하는 장면을 보면 대단하다. 인물의 변화를 체화하는 방식도 흥미로운데 상구나 재필이 끌고 가는 플롯이 미나에게로 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러워 속도감 있는 전개에 큰 문제가 없다.
이런 시도만으로 훌륭해
글쓴이가 이 영화에 내린 총평은 적당히 재밌는 영화라는 점이다. 영화의 많은 부분이 콘셉트에 눌려 희생되는 감이 있긴 하지만 보시는데 지장은 없을 것이다. 우리 일상의 관점에서 보면 말이 안 되지만 영화에서 내적으로 근거를 다 두고 있기 때문에, 또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기획 자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에서 이런 타란티노 재질의 스릴러물이 있었나? 글쓴이는 잘 못 본 것 같다. 이걸 지나치게 자극적이지도 않고 적나라하지 않은 방식으로 깔끔한 이야기를 만든 각본가와 감독의 역량이 좋았다. 지금 극장가는 <인사이드 아웃 2>가 천하를 제패하고 있는데, 이 영화를 고려하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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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렵지 않아
나는 ‘성장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제일 꺼리는 모순적인 성향이 있다.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두려움이 크지 않는가. 나만 그런 거라면, 그냥 주관적인 생각으로 알고 넘어가 달라. 아무튼, 성장 영화의 끝은 항상 내게 묘한 감정과 벅차오름을 선사해주지만, 그 기운들이 내게는 너무 벅차 시작도 전에 머뭇거리고 두려워진다. 그래서 아예 가볍거나 아예 무거운 작품들을 선호하게 된 것 같다. 기대가 아주 낮아야 보기 편하다고 할까. 아님, 영화제처럼 강제로 보는 것도 괜찮지만 워낙 영화의 퀄리티가 랜덤이라 위험도가 높다. 그래도 그것대로 재밌긴하다.
딴 길로 새버렸는데, ‘와일드’는 내가 좋아하고, 어려워하는 성장 영화이기도 하고, 워낙 칭찬이 많았던 영화였던 지라 기대감이 커져 버려서 시작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이렇게 동아리를 통해서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정말, 지금이라도 이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도 현재, 영화 초반의 ‘셰릴 스트레이드’와 같이 길 잃은 상태였기에 좀 더 이입되었다. 엄마를 잃고, 탈선을 시작한 셰릴는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고 방황하게 된다. 그래도 셰릴은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는 자였다. 그는 큰 결심을 안고, PCT 하이킹에 나선다.
운동을 지독하게 싫어하는 나는 트래킹조차도 싫어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뉴질랜드의 경관을 보면서 트래킹하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경관을 구경하고 싶었다. 나는 죽을 때 절대로 서 있다가 죽진 않을 것 같다) 하이킹이라니. 정말, 아찔하다. 하지만 셰릴은 계속 일어서고, 꿋꿋하게 걸어간다. 몸에 상처가 나고, 발톱이 빠지고, 두려움을 느껴도 묵묵하게 계속 걸어간다. (2분에 한 번씩 그만두고 싶다 하여도) 이제 그는 길을 잃는 것에 무서워하지 않는다.
눈이 쌓여 길이 잘 보이지 않는 구간에서도 셰릴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가고, 해낸다. 그의 대장정이 끝나갈 때쯤에는 나도 함께 벅차오름이 부풀어진다.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희망과 길을 잃어도 다시 찾으면 된다는 지혜. 코로나 19로 많은 외부 활동들이 제한되고, 사람은 갇혀있다. 이에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감이 세상을 덮치는 중이라 생각한다. 번아웃과 막힌 벽들.
‘여행 영화’가 우리의 외부 활동에 대한 갈망을 다 채워주진 못해도, 간접적이라도 우리에게 선사해주며 자신만의 희망을 잃지 않게 다독여준다. ‘여행’으로 치유하는 모습을 보며, 다른 이들도 치유받는 이 과정이 새삼스럽게 신기하고, 우리는 어떻게든 이어진 존재가 아닐까. 역시 한 사람의 생애는 다양하면서도 많은 부분이 닮아있고, 이에 연결감이 언제나 존재한다.
‘와일드’의 주인공은 백인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동양인 여성이 그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당연, 공통의 고통 혹은 환희를 알기에, 결국 사람이기에 아는 것일 터. 이런 미디어의 전파력은 참 황홀하다. 나도 언젠간 나의 고통을 나누고, 나의 기쁨을 나누고, 나의 일부가 되어주고, 나의 일부가 되어 갈, 무엇을 창조하고 싶다. 참 욕심나는 경험들이다. 이런 욕심나는 경험을 지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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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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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선호·강미나·유인수, <참, 잘했어요!> 캐스팅
ⓒ 큐브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구
9일, 배우 유선호, 강미나, 유인수가 영화 <참, 잘했어요!> 캐스팅 되었다고 공개했다. 영화는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최하위층의 소년이 우연한 기회에 '돈'이라는 권력을 손에 쥐고
거침없이 질주하는 학원 액션물이다.
차승원·김선호·김강우 출연 <폭군>, 2일 크랭크인
ⓒ YG엔터테인먼트, 솔트엔터테인먼트, 아이오케이컴퍼니<신세계>, <마녀> 시리즈의 박훈정 감독의 신작 <폭군>이 배우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등의
캐스팅을 확정 짓고 지난 1월 2일 크랭크인했다. 영화는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2월 개봉
ⓒ 26컴퍼니 / 영화특별시SMC
배우 이동휘, 정은채 주연의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여러 단편으로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형슬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현실 이별 보고서이다.
<애프터썬>, 2월 국내 개봉 확정
ⓒ 네이버 영화
2022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었던 샬롯 웰스 감독의 데뷔작인 <애프터썬>은
20여 년 전, 아빠와 보낸 튀르키예 여행이 담긴 캠코더를 보며 이제야 알게 된 그 해 여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해외
<웬즈데이>, 시즌 2 제작 확정
ⓒ 넷플릭스
전세계에 웬즈데이 열풍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흥행을 한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가 시즌
2 제작을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웬즈데이'는 28일 만에 누적 시청 12억 3,715만 시간을
달성하며 TV(영어) 부문 역대 2위에 오르기까지 하였다.
씨네랩 에디터 Hiz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