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0932023-07-11 20:48:06
패션쇼의 끝판왕
영화 크루엘라
예전에부터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아껴두고 아껴뒀던 영화를 보고 왔어요!!
많은 사람들이 영화 크루엘라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익히 소문으로만 듣다가! 이번 주말에 각 잡고 보고 왔어요~
영화 크루엘라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범죄, 코미디, 피카레스크
감독 : 크레이그 길레스피
각본 : 다나 폭스
출연진 : 엠마스톤, 엠마톤슨
개봉일 : 2021년 05월 26일
평점 : 9.22
스트리밍 : 디즈니 플러스
기획 의도
처음부터 난 알았어. 내가 특별하단 걸
그게 불편한 인간들도 있겠지만 모두의 비위를 맞출 수는 없잖아?
그러다 보니 결국, 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없었지.
꿈을 이룰 것 같았던 순간도 잠시,
세상에 남작 부인이 '그런 사람'이었을 줄이야..
그래서 난 내가 누군지 보여주기로 했어
잘 가, 에스텔라
난 이제 크루엘라야!
여담
영화는 6~70년대 팝송들의 훌륭한 선곡과
센스와 펑크 시대의 특유의 패션 센스를 잘 살렸다는 평이 많다.
영화 크루엘라는 엠마 스톤과 엠마 톤슨의 연기가 압도적으로
엠마끼리 다 해먹는 영화라고들 말하곤 한다.
후기 및 결말
영화 크루엘라 결말을 살펴보자면!
패션업계의 정점을 찍은 남작부인의 심기를 거스르게 한
크루엘라를 죽이려고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그를 구출하는데 성공한 보리스.
보리스는 크루엘라의 출생의 비밀과 함께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
크루엘라는 사실 남작부인의 딸이며,
그를 낳자마자 보리스에게 몰래 죽이라고 사주했지만
보리스는 차마 그녀를 죽이지 못하고,
하녀에게 보내지며 살아남게 됩니다.
추후, 크루엘라의 어머니를 살해한 사실도 인지하고,
자신의 친엄마가 남작부인인 줄 알게 되며 큰 충격에 빠지며,
남작부인도 어머니와 똑같이 죽습니다.
결론... 막장 of 막장...으로 끝.
영화 크루엘라는 약간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처럼
화려한 옷들이 나오면서 패션에 또 다른 이면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내용은 다소 아쉬웠지만?!
영화의 화려한 장면이 많아서
킬링타임으로 딱 좋은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한줄평 : 엠마(스톤, 톤슨)끼리 다한 영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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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의 전복, 통쾌한 복수
평소에 가까웠다고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도 때론 그 속마음을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친분을 쌓으면서 같이 일도 하고 개인적인 여가를 같이 보내다 보면 상대방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더 나아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을 거라 생각하고 내가 하는 생각과 판단에 많은 부분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가까운 사람들과는 더 끈끈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어떤 일이든 같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계기는 상대방과 같이 할 수 없게 만든다. 마치 그 일이 경계선이 되는 것처럼 얼마 전까지 완전히 믿을 수 있고 함께 할 거라 생각했던 사람과 멀어지게 된다. 그것이 실제로 누군가의 마음이 바뀌거나 잘못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두 사람 각각의 실제 생각과 감정을 알기 전까지는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 그래서 직접 대면하면서 이야기를 해야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멀어진다.
두 해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영화 <밀수>는 무척이나 가까웠던 해녀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멀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이야기는 바닷속에서 일하는 해녀들이 중심에 있다. 특히나 춘자와 진숙은 영화 초반부터 떨어질 수 없는 친구 사이로 보인다. 두 사람을 비롯한 다른 해녀들은 그들이 사는 군천 주변에 생긴 공장들로 인해 바닷속에서 건질 수 있는 생물들이 없어지게 된다. 그러니까 바닷물이 오염된 해녀로서 일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궁여지책으로 바닷속에 던진 밀수품을 건지는 일을 하게 된다.
그 일은 실제로 무척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배를 운영하고 있는 진숙의 아버지와 일꾼 장도리(박정민)가 일을 도우면서 춘자와 진숙을 비롯해 다른 해녀들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문제는 밀수품을 건지는 일이 불법이라는데 있었다. 해양경찰인 장춘(김종수)의 수사망에 걸려들게 된 그들은 결국 출동한 경찰에 덜미를 잡힌다. 그 과정에서 당황한 진숙의 아버지와 진숙의 남동생은 물에 빠져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진숙은 경찰에 붙잡혀 감옥에 가고, 춘자는 배에 올라온 경찰의 눈을 피해 도망친다.
영화는 이 초반 이야기를 보여주고 몇 년후로 시점을 돌려 그 사건 이후 각 인물들의 모습을 하나씩 보여준다. 경찰에 잡히지 않았던 춘자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이후 그가 다시 군천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주던 영화는 춘자와 진숙이 다시 대면하는 순간을 기점으로 이야기를 전환하여 극적 흥미를 높인다. 진숙은 춘자를 믿지 않는다. 아마도 계속 군천에 있었던 인물들 대부분은 춘자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과거 최악의 순간에 혼자 도망간 춘자가 진숙과 다른 사람들을 배신했다고 믿고 있었고 실제로 그런 소문은 무척 빠르게 주변으로 펴져 진숙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영화 <밀수>의 주요 등장인물인 춘자와 진숙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가 무척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그 외에도 장도리와 해양경찰 장춘도 꽤 흥미로운 인물이다. 장도리는 진숙이 감옥에 가있는 동안 진숙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와 배의 소유권을 가지게 된다. 그러니까 영화 초반에는 별 볼 일 없는 일꾼으로 보였지만 사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 인물이다. 해양경찰 장춘은 굉장히 윤리적이고 올바른 사람 같아 보이지만 그 역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다양한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전복과 긴장
여기에 더해 한 명의 외지인이 더 등장한다. 바로 권상사(조인성)이다. 춘자를 협박하던 그는 춘자가 제안한 군천에서의 밀수 건을 진행시키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굉장히 악독한 조직의 보스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어서 그가 등장할 때마다 그를 상대하는 인물들은 무척 공포스러워한다.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권상사 역시 처음엔 완전히 악독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후반부에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 <밀수>는 이렇게 다양한 인물을 초중반에 소개한다. 하지만 주요 인물들이 처음에 보여줬던 모습과 후반부에 보여주는 모습은 차이가 있다. 그 변화를 드러내는 방식은 진숙처럼 평범하고 당연한 것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장도리처럼 극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춘자나 권상사 그리고 경찰 장춘은 실제로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편에 설지 자꾸 의심하게 되는 캐릭터다. 그들의 실체가 드러날 때 영화 속에서는 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긴장감이 높아진다.
관객들은 대체적으로 진숙의 생각과 감정에 좀 더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진숙과 가장 가까웠던 춘자가 등장할 때 관객도 동요하게 된다. 진숙과 춘자를 중심에 두고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이 가진 특성이 계속 전복되고 또 다른 관계가 만들어지면서 각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중반까지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그것이 엄청나게 큰 에너지를 가진 액션이나 스릴러의 느낌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조금은 전개가 느슨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이 영화는 춘자의 진짜 속마음이 드러났을 때, 다른 인물의 진짜 속마음이 드러나면서 이야기의 방향이 바뀐다. 그러니까 춘자의 속마음을 알게 된 순간에 다른 인물의 속마음을 공개하면서 중반과는 다른 전개를 보인다. 이렇게 모든 캐릭터들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 이후, 영화는 범죄 영화로서의 모습으로 전환되며 속도를 올린다. 춘자와 진숙 그리고 다방의 마담인 옥분(고민시)은 가지고 있는 것을 이용해 주변 인물들이 가진 진짜 생각과 음모를 알게 되고 그것을 활용해 그들만의 작전을 시도하는 모습이 무척 긴장감 넘치게 보여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는 마지막 바다에서 벌어지는 추격과 소동을 보여주면서 통쾌하게 전개된다.
재미있는 2023년 첫 텐트폴 영화
영화 <밀수>는 각 인물들의 진짜 속마음이 드러날 때 진짜 재미가 시작된다. 특히나 김혜수가 연기한 춘자는 엄청나게 밝고 활발한 에너지를 뿜어내지만 그의 진짜 속내는 감추어져 있다. 그래서 진숙과 재회하고 나누는 모습은 흥미롭다. 무엇보다 진숙이 춘자에게 실망한 상태지만 여전히 자신의 편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영화는 무척 재미있는 오락영화다. 여름에 시원한 극장에서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앞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중반부까지 영화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큰 이벤트나 사건이 없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소지가 있다. 또한 영화 속 배우들이 70년대 복장으로 70년대 풍의 연기를 하는데 특히나 김혜수가 연기한 춘자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좀 더 과장되 보인다. 감독과 배우의 선택이겠지만 조금은 과장되고 이상해 보이는 연기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또한 진행되는 전복과 반전도 한편으론 그렇게 어렵지 않게 예측이 가능하다. 상황에 대한 설명을 쉽게 하면서 또 반복적으로 해주기 때문에 영화의 이야기에 따라가기 쉽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범죄 영화로서 조금 밋밋하고 쉽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군함도>와 <모가디슈> 같은 힘 있게 전개되는 영화에 재능이 있었던 류승완 감독은 액션에 힘을 조금 빼고 다양한 캐릭터의 전복을 통해 과거 그가 연출했던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영화 중반에 호텔에서 벌어지는 근접액션과 후반부 근접액션에서 그의 액션 장기가 살짝 드러나지만, 무엇보다 후반부 수중에서 벌어지는 추격 액션은 박진감 넘치게 구성되어 있다.
영화 <밀수>는 진숙과 춘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들의 주변에는 여성 해녀들이 몇 명 더 있고, 다방 마담인 옥분도 힘을 거든다. 특히나 진숙과 춘자 그리고 옥분은 서로의 진짜 속마음을 완전히 알게 되면서 끈끈해진다. 그렇게 여성들이 연대하는 과정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들었다. 이 영화 속 마지막에 나란히 선 진숙과 춘자, 옥분이 나중에 어찌 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들은 가까운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되었고, 그런 점이 이 영화를 더욱 통쾌하고 깔끔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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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과 흑인의 성장을 그리다
작년,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알게된 영화 <컬러 퍼플>. 여성해방운동과 흑인해방운동이 펼쳐지고 있었던 1980년대 후반 만들어진 작품에서 과연 이들의 운동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가 됐던 작품이었다.
영화 <컬러퍼플> 시놉시스천성적으로 바보스러우리만치 착하기만 하고 오직 복종 밖에는 할 줄 모르는 셀리(후피 골드버그 분)는 14살 때 의붓 아버지에게 몸을 빼앗겨 아이를 둘이나 낳는다. 그러나 의붓 아버지는 그 아이들을 낳자마자 새뮤얼 목사와 코린 부부에게 갖다 줘 버린다. 셀리는 여전히 타인의 삶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오직 낙이 있다면 두 살 아래인 여동생 네티와 서로 의지하며 다정하게 살아가는 것뿐이다. 그러나 의붓아버지는 이제 어린 네티마저 건드리려 하고, 그러는 중에 40대 초반의 미스터라는 남자가 네티를 자기 아내로 줄 것을 요청하나 의붓 아버지는 네티는 너무 어리다며 대신 셀리를 데려가라고 한다. 이에 미스터는 어린 셀리를 아내로 맞아 데려간다.
그러나 셀리의 삶은 미스터의 전처 쇼생 아이들 등살과 미스터의 난폭한 성격때문에 노예보다 더 참혹한 생활을 하지만 착한 성품으로 오히려 모든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 준다. 그러던 어느날 네티는 의붓 아버지의 손을 피해 셀리네 집에 와서 살며 학교도 다니고 배운 걸 셀리에게도 가르쳐 주며 행복하게 살아가나 네티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미스터에게 겁탈 당할 뻔했다가 위기를 모변하지만 화가 난 미스터에게 쫓겨나고 그 후 미스터는 네티한테서 온 셀리의 모든 편지를 다 압수해 버린다.
미스터는 어릴 때부터 서로 연모하던 목사의 딸이자 떠돌이 가수 셕이 공연을 왔다가 병으로 쓰러지자 집으로 데리고 와서 간호해 주며 함께 잠자리도 같이하나 셀리는 오히려 그러한 셕을 사랑으로 따뜻이 보살펴 준다. 이에 감동한 셕은 셀리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눈을 뜨게 만들어 주고 미스터가 없는 틈을 타 집안을 뒤져 네티한테서 온 편지를 찾아낸다. 그 편지에서 셀리는 자기 아이들이 다 살아 있고 네티와 함께 아프리카 선교지에서 자라고 있으며 곧 미국으로 오겠다는 내용을 읽고 그 모든 소식을 수십년간이나 차단한 미스터에 대한 증오는 분노로 바뀌어 순하디 순하던 성품이 적극적으로 바뀌어 셕 부부와 함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다.
셀리가 집을 나가고 오랜 세월 혼자 사는 데 지친 미스터는 차츰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셕은 자신의 방탕한 생활을 미워했던 목사인 아버지께 돌아가 눈물겨운 화해를 한다. 그리고 마침내 미스터의 주선으로 아프리카에 가 있던 네티와 셀리의 아들 아담 그리고 딸 올리비아는 미국으로 와 수십년만에 눈물겨운 가족 상봉을 한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컬러 퍼플>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셀리의 주체성 회복
영화 <컬러 퍼플>은 정말 간단히 얘기를 해보자면 셀리가 주체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물론, 그 과정이 스스로가 아닌 셀리보다 조금 더 주체적이라고 볼 수 있는 여성 캐릭터들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래도 좋았던 부분은 셀리가 착하디 착하고 가부장제를 온몸으로 체화했을 때에는 다른 여성캐릭터 네티나 셕과 함께 등장할 때 같이 등장한다기 보다는 그림자로 등장한다는 설정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사람의 형성을 띤 그림자로 셀리를 표현함으로써 아직은 개성을 표현하지 않은 여성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점차 개성을 드러내고 주체성을 회복하면서 온전한 인물로 표현된다.
너무나도 안타까웠던 소피아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깝게 느껴지고 시선을 따라갔던 인물은 소피아였다. 미스터에게 당당하게 아들을 내어달라 얘기하는 여장부의 모습이었던 소피아가 시장 아내에게 '이런 젠장'이라는 아주 순하디 순한 욕을 했다는 이유로, 흑인이 백인에게 욕을 했다는 이유로, 결과적으로 감옥을 가게된다. 그 후 8년의 시간 동안 자신을 버리고 시장의 부인 집사로 들어가 노예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게 당당했던 인물이 사회의 벽에 부딪히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하지만 결말은 왜 그럴까?
시대의 한계가 느껴진 결말이었다. 뭔가 여성들이나 흑인들이 받는 핍박을 잘 보여준 작품이긴 했지만 그 여성이나 흑인들이 자리를 잡고 성장해 나갈 때는 그 개연성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어서 갑자기??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옷수선 가게를 차린 셀리와 유산상속을 받고 굉장히 자유로운 여성으로 성장하는 갑작스러운 전개에게 개인적으로는 자연스럽지 않게 다가왔던 것 같다.
영화 <컬러 퍼플>은 인종차별과 여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잔잔하게 잘 풀어낸 작품이었다. 시대의 한계 덕분에 아쉬웠던 점은 있었지만 그래도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잘 됐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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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10월 셋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는 5도까지 내려가고 영동지방에는 눈이 올 정도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다고 하니 따뜻하게 입고 외출하시길 바랍니다!
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블랙아담> 개봉주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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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블랙 아담> (NEW)
▶ 화려한 영상미와 액션으로 현재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블랙 아담>. DC 코믹스의 최고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블랙 아담>이기에 더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모이게 한 것 같다.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31만 3,32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2만 8,03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기원전 가장 번성하고 위대한 고대 국가였지만
현재는 국제 군사 조직 인터갱의 독재 국가로 전락한 칸다크.
인터갱의 눈을 피해 고대 유물을 찾던 '아드리아나'는
우연히 5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블랙 아담'을 깨우게 된다.
엄청난 괴력과 스피드, 방탄 능력과 자유자재의 고공비행, 번개를 쏘는 능력까지.
온몸이 무기인 '블랙 아담'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인터갱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칸다크 국민들은 이에 열광한다. 한편, 그의 폭주를 막기 위해 호크맨, 닥터 페이트, 아톰 스매셔,
사이클론으로 구성된 히어로 군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칸다크에 나타나는데...2. <인생은 아름다워> (▼1)
▶ 흥겨운 노래와 유쾌한 웃음, 그리고 따뜻한 감동까지 선사한 <인생은 아름다워>. 둘째 주에 1위로
올라섰다가 <블랙 아담>의 개봉으로 다시 한 순위 내려가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8만 4,82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98만 90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공조2: 인터내셔날> (▼1)
▶ 무려 한 달 넘게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공조2: 인터내셔날>. 세 배우의 케미와 더불어
짜릿한 액션과 유쾌한 코미디 요소 덕분에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7만 5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89만 4,532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23회 예측 이벤트는 10월 셋째 주 주말 <블랙 아담>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블랙 아담>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76%, 여성 24%로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20대, 40대, 50대, 10대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블랙아담>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30대 초반 남성과(338,516명)과 30대 후반 여성(277,331명)이었습니다.
또한 <블랙 아담>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1.2%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블랙 아담>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1)
▶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사상 첫 학원 미스터리물로 입소문을 타며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6만 2,30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3만 8,08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1)
▶ 박스오피스 TOP 5 순위권 밖에 있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평론가, 유명인,
그리고 관객들에게 극찬을 받으면서 입소문을 타 10월 셋째 주 주말에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3만 8,51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1만 4,50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Black Adam>이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둘째 주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모든 영화가 한 단계씩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영화의 순위가 한 단계씩 낮아지자 <The Woman King>과 <Amsterdam>이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Black Adam>는 주말 동안(10월 21일 ~ 10월 23일) 매출액은 67,000,000 (한화 약 960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역시 동일합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1. <블랙 아담> 6,700만 달러 (누적 6,700만 달러)
2. <티켓 투 파라다이스> 1,634만 달러 (누적 1,634만 달러)
3. <스마일> 835만 달러 (누적 8,431만 달러)
4. <할로윈 엔드> 800만 달러 (누적 5,417만 달러)
5.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420만 달러 (누적 2,871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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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10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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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일루셔니스트》, 환상은 어디까지가 좋은 것일까?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다시금 내가 애니메이션 감상에 최적화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보는 내내 격하게 화가 나기도 했고, 안쓰럽기도 했고, 작품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화 《일루셔니스트》 시놉시스
세월이 흘러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일루셔니스트는 자신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찾아 이곳 저곳을 떠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스코트랜드의 한 선술집에 머물며 공연을 하다 그곳에서 앨리스라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일루셔니스트의 무대에 반한 어린 소녀 앨리스는 다음 무대를 찾아 떠나는 일루셔니스트와 함께 여행을 나서고 뒤이은 그들의 모험은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비언어극 같았던 영화 《일루셔니스트》
영화 《일루셔니스트》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언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한국어가 아니기에 대사가 많은 영화의 경우네는 자막을 읽는데 집중을 하다보면 장면장면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 작품은 불어였기 때문에 자막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일종의 비언어극처럼 대사보다는 인물의 행동과 주변 환경에 관객들이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하고 있었다. 앨리스의 달라지는 모습과 함께 점점 낡아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부각되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앨리스가 빛이 날수록 오히려 영화 자체의 색감이나 조명은 점점 어두워지는 등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동심은 언제까지 지켜줘야 하는 걸까?
영화 《일루셔니스트》를 보면서 화가 나고 답답했던 것은 도대체 왜 할아버지는 앨리스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는 걸까? 였다. 자신의 생계를 위협하면서까지 앨리스의 세상을 마치 환상 속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준 것일까? 답답했다. 영화를 본지 꽤 됐지만 아직까지도 그 이유를 잘 알 수가 없다. 앨리스는 자신이 점점 화려해지면서도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의 마법으로 얻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결국 앨리스에게 마법사는 없다는 말을 남기면서 앨리스의 곁을 떠난다.
둘 모두에게 별로 좋지 않았던 방법인데 왜 그것을 고수했는지 의문이 들었고, 순간적으로 그렇다면 아이들의 동심은 언제까지 지켜줘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던 시간이었다.
처음부터 마법사로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앨리스의 곁을 떠난 할아버지는 기차에서 한 소녀를 만난다. 그림을 열심히 그리다가 연필을 떨어트린 소녀는 기차 의자 바닥에서 연필을 찾는다. 그 연필을 주운 할아버지는 기다란 자신의 연필과 비교하며 소녀가 원래 가지고 있던 짧은 연필 대신 긴 연필을 줄까 잠시 고민하지만 원래 소녀의 것은 소녀에게 전달한다.
여기서 나는 할아버지가 더 이상 마술을 이용해서 아이들을 환상 속에 두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마술 한번으로 아이들이 헛된 생각을 품을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마술을 보여주되 그 마술은 순간적인 재미일뿐임을 알려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이 장면을 영화 《일루셔니스트》의 명장면으로 꼽고 싶었다.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대사가 많이 없어서 영화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그래서 작품의 여운과 의미가 많이 남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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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녀에겐 그 무엇보다 대화가 필요해
3일의 휴가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하늘나라에 살고 있는 박복자(김해숙)이다. 복자는 휴가를 앞두고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복자. 유령인 채로 3일간 땅으로 내려가는 것이 휴가의 내용이다. 그 대신 조건이 있다. 복자는 현실세계의 그 어떤 인물과 대화할 수 없다. 단지 현실세계의 기억만 머릿속에 포착하는 것이 휴가의 목적이다. 주저하지 않고 딸 진주(신민아)에게 향하는 복자. 딸이 미국 UCLA에서 교수 일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던 복자는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다. 바로 자기가 살던 고향 집에, 그것도 혼자 살고 있는 딸을 본 것이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답답해 죽을 것 같은 복자. 유령인 복자는 딸이 처한 처지를 옆에서 바라보며 그녀의 휴가를 완성한다.
이거 달라는 거 맞지
<3일의 휴가>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영화다. 이 영화의 목적은 가족영화로서 감동을 주는 것과 음식을 다룬 영화로서 관객들의 허기짐(?)을 유발하는 것이다. 전자를 위해 영화가 취한 전략은 ‘김해숙’이다. 김해숙 배우는 이 영화에서 순박한 어머니상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그 중 글쓴이가 기억하는 장면은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이 장면에 오기까지 여러 사건이 벌어진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 박복자가 딸 진주에 대해 깨닫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보여준 김해숙 배우의 표정연기는 진한 울림을 준다. 또 복자 역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딸 진주와의 대화 씬이다. 이 대화들은 영화 안에서 중요한 과제가 있다. 관객들이 ‘내가 어머니에게 살갑게 대해지 못했던 경험’을 떠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김해숙 배우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연기지만 그래도 이 몫을 충실히 이행한다. 물론 상대역의 신민아 배우도 훌륭했다. 신민아 배우가 맡은 진주는 가족과 관련한 어두운 상처가 있다. 그런데 그 원인이 이 인물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다. 이를 체화한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데, 대표적으로 이 인물의 평소 말투는 어두운 내면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또 이 영화는 음식을 잘 다룬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배고픈 분들은 이 영화 보면 안된다. 대표적으로 화사한 조명으로 온기를 살린 촬영 방식은 음식의 생동감을 살리는 좋은 연출이었다. 심지어 요리하는 과정도 영화에 등장한다. 글쓴이는 멸치국수를 만드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면도 예쁘게 배열하고 국수도 푹 우려서 만드는데, 이 영화에서 가족영화로서의 특징뿐만 아니라 이런 '먹방'요소도 담고자 했다는 것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음식 종류도 현실감이 있어 좋았다. 보통 이런 음식 영화(그것도 한국영화)들은 고기류를 잘 안 다룬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스팸김치찌개나 멸치국수 같은 소재들이 등장한다.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소재들이 등장해서 리얼리티를 높인 것이다. 물론 이야기 도중에 음식이 등장하는 이유도 타당하다. 가족의 의미를 강조하는 영화인 만큼 음식이 인물간의 대화를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줬어
<3일의 휴가>에 대해 변론을 대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이 영화가 너무 신파극이다’라는 코멘트다. 물론 이 영화가 익숙한 공식을 답습하는 감은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상황을 억지로 짜 맞춰서 관객을 울리지는 않는다. 윤리적인 거리를 붕괴시켜 관객을 억지로 울리는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또 반대로 2023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3일의 휴가>를 보고 ‘이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 거야’ 예측하지 못할까? 글쓴이는 어떤 관객이든 이런 전개를 예상할 것이라고 본다. 두가지를 고려해서, 글쓴이는 마음을 열고 이 영화가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찾는 것이 영화를 즐기는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이 윤리적인 문제, 그러니까 소재를 어떻게 존중할 것이냐에 대한 부분은 잘 지켰기 때문에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카페에서 핫초코라떼를 주문하고 ‘왜 이거 달아요’라고 사장님에게 물으면 뭔가 이상하잖아?
1차원적인 관계
당연히 이 영화의 단점도 느껴졌다. 일단 진주와 복자의 모녀관계다. 이 영화의 모녀관계는 한 줄로 요약 가능하다. ‘어떻게 요약할 수 있냐?’가 중요할 텐데, 한쪽이 일방적이면 다른 쪽은 받아주기만 한다. 이게 지나친 탓에 글쓴이는 두 사람이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보통 한 쪽이 일방적으로 다 져주는 관계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는 심지어 어머니 복자가 유령이 되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이 서로 물고 물리며 어머니로서, 딸로서 성장하는 서사를 가졌다면 관객 입장에서 더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름대로 이 모녀가 서로에게 이런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있다. 하지만 이 장면의 연출이 그렇게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와닿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
사실 복자 캐릭터는 모녀관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아니더라도 아쉬웠다. 바로 복자가 인물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복자는 유령이기 때문에 딸 진주와 대화할 수 없다. 이를 복자 입장에선 초반에 파악함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리액션을 반복한다. 글쓴이는 이것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굳이 복자가 이렇게 행동할 필요 없는 것이다. 아예 관찰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었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불안정한 마무리
다음으로 아쉬웠던 점은 엔딩이다. 이 영화의 엔딩은 인과관계를 무너트린다는 점에서 아쉽다. 영화 후반부가 되면 인물이 처한 상황에 대해 한참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엔딩은 이것과 상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를 이렇게 끝낸다면 가이드(장기영) 캐릭터가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글쓴이는 아니라고 본다. 반대로 이 인물이 이 선택 중 다른 것을 골라도 영화 마무리에는 큰 차이가 없을 듯 싶다. 또 인물이 이 선택을 고른다는 것에 감정선이 얕기 때문에, 후반부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글쓴이는 인물의 이 선택이 과연 정말 딸을 위한 길이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또 이 영화만의 개성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콘셉트는 특이했다. 딸과 엄마가 같은 공간에 있지만 대화할 수 없다 / 음식을 바탕으로 가족 간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라는 점이다. 영화가 이 목표 말고 나머지에선 다 실패하고 있다. 모녀관계를 얕게 탐구해서 개성이 느껴지지 않고 코미디로 보기엔 애매하며 힐링물로 받아들이기엔 이웃들의 캐릭터가 아쉽다. 두가지 요소 말고 나머지 것들이 얕기 때문에 영화의 많은 요소들이 기존 작품들의 연장선상 같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모 영화도 생각나고, <사랑과 영혼>, <리틀 포레스트>가 연상된다. 이런 영화들을 접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신선하다고 느끼겠지만 이외의 사람들에겐 이 <3일의 휴가>가 진부하게 들릴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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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자는 불협화음 환상곡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연인 '가모라'(조 샐다나)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술에 의지하는 스타로드 '피터 퀼'(크리스 프랫). '네뷸라'(카렌 길런)와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맨티스'(폼 클레맨티에프)'를 비롯한 동료들은 그저 그를 지켜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담 워록'(윌 폴터)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기습하고, '로켓'(브래들리 쿠퍼)이 치명상을 입는다. 동물을 개조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는 빌런 '하이 에볼루셔너리'(추쿠디 이우지)가 로켓 몸에 심어둔 폭탄이 기습 때문에 작동한 것. 폭탄이 터지기까지는 48시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로켓을 살리고, 더 나아가 팀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임무에 나선다.
진정한 가족을 만드는 여정
2014년, 1편이 개봉할 때만 해도 물음표가 가득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 시리즈. 우주를 배경으로 인간, 외계인, 사이보그, 말하는 라쿤, 움직이는 나무가 한 팀을 이룬다니. 아무리 마블이라지만 터무니없는 도전 같았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가오갤> 시리즈는 의심의 여지없는 인기 시리즈다. 마블의 올스타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을 자랑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재치 있는 입담,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 이야기에 스며드는 음악까지. 그뿐만이 아니다. 독특한 스토리도 빼놓을 수 없다. <가오갤>은 가족이라는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가족 영화이기 때문이다. <가오갤>의 주인공들은 제각각의 사연으로 가족을 잃은 패배자다. 종족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 피터가 음악을 드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영화는 설령 혈연이 아니어도 가족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가오갤 멤버들은 함께 모험을 떠나 식구를 찾을 수 있었다. 매일 같이 투닥거리면서도 서로를 안아주며 아픔을 보듬었다. 덕분에 그들은 마음속 어두움에 잠식되지 않을 수 있었다. 서로서로 방패인 셈이다. 피터가 가모라를 비롯한 팀원들의 손을 잡으면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꼈듯이. 피터의 아버지 에고가 아들을 죽이려 했지만 피터를 직접 키운 아빠 욘두는 목숨을 희생해 아들을 살렸듯이. <가오갤> 시리즈는 진정한 가족을 찾는 여정이었다.
안팎으로 무너지는 가족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 3>)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여전히 가오갤이라는 가족의 여정을 다룬다. 하지만 흐름이 다르다. 이전 두 편은 가오갤이라는 보호막을 찾고 단단히 만드는 이야기였다. 반면에 세 번째 영화는 방패가 무너지는 이야기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가오갤은 위기에 빠진다. 아담 워록의 기습 때문에 로켓이 죽을 위기에 처한다. 이에 다른 팀원들은 로켓을 살리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그러다 보니 시리즈 내내 각 캐릭터가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둔 트라우마가 여과 없이 튀어나온다. 일례로 피터는 애써 외면하고 있던 지구에 대한 그리움, 외할아버지를 걱정하는 마음을 직면한다. 자기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2014년의 가모라를 만나 가슴이 아프다. 정작 가모라는 피터를 아예 무시하고, 오히려 가오갤을 더 큰 위기에 빠트린다.
다른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맨티스는 에고의 하인으로, 또 가오갤의 멤버로 지내느라 미처 깨닫지 못한 자기 자신을 궁금해한다. 개그 캐릭터였던 드랙스의 아픔도 다시 언급된다. 1편에서 가족이 모두 죽었던 아픔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는 게 밝혀진다. 시리즈 내내 감정이 없던 네뷸라도 로켓이 다치자 눈에 띄게 동요하며 성격이 더 고약해지고 예민해진다. 아담 워록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크래글린'(숀 건)'은 '욘두(마이클 루커)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며 자책한다.
가족을 지키려는 사투 속에서 이 모든 불안함과 두려움은 거칠게 부딪힌다. 가오갤이라는 울타리를 유지하는 데 집착하다 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화내고, 짜증을 낸다. 서로 생각이 다른 것을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하고 충돌한다. 일례로 피터는 타노스에게 죽은 자기 여자친구 모습을 2014년의 가모라에게 강요한다. 네뷸라도 매번 멍청한 짓만 한다며 네뷸라가 드랙스에게 면박을 줬다가 맨티스와 말다툼을 벌인다.
자기혐오를 자기 긍정으로
제임스 건은 가오갤의 난맥상을 영리하게 정리한다. 여태 베일에 싸여 있던 로켓의 과거를 중심으로 위기를 타개한다. 혼수상태에 빠진 로켓은 임사 체험한다. 평범한 라쿤이 천재적인 지능을 가진 말하는 라쿤, 로켓이 된 사연을 보여준다. 완벽한 질서로 가득한 우주를 만들려는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실험체였던 그. 그는 온갖 개조 실험에 시달린 결과 창조자를 뛰어넘는 지성과 창조성을 갖추게 됐다. 하이 에볼루셔너리가 번번이 실패한 실험을 해결할 정도로.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열등감에 빠진다. 자기 피조물이 자기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에 충격받다. 로켓을 죽이고, 로켓의 뇌를 활용해 더 완벽한 우주를 창조하려 한다. 로켓도 평생 따라다닐 트라우마를 피하지 못한다. 친구를 잃었기 때문이다. 감옥에서 자기처럼 개조된 수달 '라일라', 바다코끼리 '티프스', 토끼 '플로어'를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로켓. 로켓은 그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나 하이 레볼루셔너리의 공격 때문에 혼자 살아남는다. 오프닝에서 로켓이 라디오헤드의 'Creep'를 따라 부르며 자기혐오에 빠지는 이유다.
그러나 둘의 말로는 달랐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끝내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한다. 완전히 새로운 종족을 만들어냈지만, 여전히 로켓에 집착한다. 로켓에만 있는 창조성을 손에 넣기 위해서 그의 뇌를 원한다. 반면에 로켓은 마침내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환상 속에서 친구들을 만나 속죄하고, "너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정신을 되찾는다. 오프닝과는 달리 자기 과거와 당당히 맞선다.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함선에서 실험용 동물들을 구출하고, 자기 창조자를 징벌한다.
있는 그대로면 충분해
자기혐오를 극복하는 로켓의 이야기는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로켓의 치료법을 찾는 여정에서 다른 멤버들도 각자의 어두움을 극복하기 때문이다. 로켓의 부상은 가오갤 모두의 성장통이었던 셈이다. 피터는 그간 외면했던 외할아버지를 만나러 지구로 향한다. 가모라에게 집착하는 마음도 내려놓는다. 아내와 아이를 잃은 드랙스는 하이 에볼루셔너리가 창조한 어린아이들을 구출하고 보호하면서 마침내 아픔을 씻어낸다. 맨티스는 난생처음으로 주도적인 삶을 선택하고, 네뷸라는 양아버지 타노스의 학대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함께할 수 있는 완전한 가족을 만난다. 크래글린도 욘두가 남긴 화살 조종법을 마침내 터득한다.
덕분에 무너졌던 가족도 안정을 되찾는다. 더 단단해진다. 각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가오갤 멤버들은 다른 멤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설령 자기가 원하 않은 길이라 해도. 다른 가족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이 에볼루셔너리처럼 화내지 않는다. 리더가 바뀌고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지더라도 동요하지 않는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함께 할 거라는 믿음이 공고하니까. 불협화음도 아름답다고 노래하는 <가오갤 3>가 삼부작의 마무리로서 부족함이 없는 이유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메시지는 다양하게 변주된다. 로켓과 친구들이 일례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본래 생체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동물 신체를 개조한다. 실험이 끝난 뒤에도 그들이 완벽하지 않다고 혐오한다. 그런데 정작 로켓과 친구들은 그 기괴한 모습마저 사랑한다. 감옥을 행복한 천국으로 바꿔버린다. 그들은 설령 동물이 귀엽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
아담 워록을 통해 예상치 못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아담 워록에게 이미 정해진 일만 잘 해내라고 다그친다. 정해진 경로에서 벗어나면 죽일 거라고도 협박한다. 가오갤은 다르다. '그루트'(빈 디젤)는 죽을 위기에 처한 아담 워록을 구해준다. 모든 이에게는 두 번째 기회가 있어야 한다면서. <가오갤 3>가 삼부작 중에서도 유달리 감동적인 이유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영화 밖에도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질서대로, 정해진 삶의 경로대로 살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사회는 또 다른 하이 에볼루셔너리나 다름없다. 따라서 정해진 대로 살지 못해 실패했다고 좌절하는 모든 이에게 <가오갤 3>는 따스한 격려이자 응원이나 다름없다.
액션과 음악의 조화, 제임스 건의 환상곡
<가오갤 3>의 보고 듣는 재미는 메시지와 주제의식에 힘을 실어준다. 우선 액션이 인상적이다. 작중 가장 인상적인 액션 시퀀스는 긴 복도에서 가오갤과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부하들이 일제히 격돌하는 장면이다. 카메라는 이 순간을 롱테이크로 잡는다. 싸우는 방식이나 장점이 서로 다른 멤버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시너지를 내는지를 멋지게 포착한다.
유달리 한 팀을 강조하는 연출도 눈에 띈다. 가오갤 멤버가 일렬로 나란히 서서 함께 걷는 모습이 유달리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초반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피터를 네뷸라가 옮기는 장면, 오르고스코프에서 탈출하는 때, 마지막으로 하이 에볼루셔너리를 공격하는 모습까지. 유사한 연출을 반복하며 한 가족으로서 가오갤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듣는 재미를 살린 음악도 귀를 사로잡는다. 자기부정에서 긍정으로 전환되는 이야기의 흐름이 삽입곡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영화 오프닝곡 'Creep'과 엔딩곡 'Dog Days Are Over'가 대표적이다. 두 노래 가사만 비교해도 오프닝과 엔딩 사이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오프닝에 로켓은 'Creep'을 따라 부르며 자조한다. 반면에 엔딩에서는 가오갤 멤버, 노웨어 행성 주민, 구출된 아이와 동물들이 'Dog Days Are Over'에 맞춰 춤추며 즐거워한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광경을 예찬하는 제임스 건의 환상곡인 셈이다.
마블이 아닌 제임스 건의 성공
물론 <가오갤 3>도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몇몇 단점이 있다. 일단 주인공 서사를 매듭짓는 데 심혈을 기울인 나머지 빌런의 역할이 평면적이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가오갤과 철학적으로, 사상적으로 대립하는 완성도 높은 빌런이다. 다만 위협적이지는 않다. 타노스처럼 강력한 액션을 보여주는 빌런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가오갤의 성장을 위한 발판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더불어 액션이 양적으로 부족한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담 워록 역시 영화에 잘 녹아들었다는 인상은 약하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단점은 삼부작을 너무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사실이다. <가오갤 3>는 <가오갤> 시리즈는 물론, 인피니티 사가가 진정으로 종결됐다는 인상을 준다. 피터와 2014년의 가모라 서사까지 끝내면서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에필로그처럼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MCU의 멀티버스 세계관이 관객의 호응을 좀처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 결과 멀티버스와 큰 관련성이 없는 <가오갤 3>의 성공은 향후 MCU에 대한 기대로 직결되지 않는 모양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임스 건이 MCU를 떠나 만들 <슈퍼맨: 레거시>와 DC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만 높아진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불협화음이라서 아름다운 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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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스타일의 리메이크 / 말할 수 없는 비밀 / 판타지 로맨스 멜로 / 도경수, 원진아 주연 / 행복한 잔상의 수작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말할 수 없는 비밀"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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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삼체> 파이널 예고편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삼체》, 2024년 3월 21일 넷플릭스에서 최초 공개. 여러 차례 에미상을 수상한 크리에이터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D.B. 와이스(《왕좌의 게임》), 에미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알렉산더 우(《The Terror: Infamy》 《트루 블러드》)가 만든 《삼체》가 온다. 다층적인 미스터리와 장르의 틀을 넘나드는 위태로운 미션으로 SF 드라마를 재정의하는 스릴 넘치는 이야기. 평단의 호평을 받은 글로벌 베스트셀러 소설 3부작 《삼체》 원작. 1960년대 중국. 한 젊은 여성이 내린 운명적 결정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현재의 유수한 과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자연의 법칙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전직 동료 사이인 다섯 인물이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위협을 맞닥뜨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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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를 깨우는 바람> 예고편
“우리는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여성이 삶에서 '결혼'이라는 선택지를 빼면, 처음 보는 사람들마저 대뜸 그 여성의 비참한 미래를 예언한다. 여성의 삶은 '아내'나 '엄마'로 마무리 되어야만 해피엔딩이라는 낡은 믿음은 2020년이 된 지금도 건재하다.
2020년이 된 지금, 많은 여성들이 낡은 관습을 버리고, 자신만의 세상을 향한 비행을 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시간의 차이를 두고 비혼의 길을 걷고 잇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선택지가 둘이 되어 자유가 확장되고 그리하여 여성들의 일상이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로워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