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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 K2023-05-23 21:54:37

담담하고도 몽환적인 다큐멘터리 감독, 오다 카오리

다시, 주목할 만한 감독

다시, 주목할 만한 감독 칼럼은 오랜 기간 작품 활동이 없어 언급이 잘 안돼는 감독이나 한국에서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감독을 다시 주목해보자는 취지로 적는 칼럼입니다.

 

본 칼럼 시리즈를 통해, 다시, 주목할 만한 감독들에 대해 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번 사라 고메즈 감독에 이어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은 감독은, 일본의 다큐멘터리 감독 오다 카오리이다.

 

이번 감독은 현역 감독인데, 한국에서는 제작년에 서울아트시네마 '새로운 바람 - 일본 영화의 현재' 특별전으로 처음 소개되고 '2021 시네바캉스'로 최신작이 한 편 소개되었고 2022년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단편 <가라오케 카페 보사>가 소개된 바 있다.

 

오다 카오리 감독은 1987년 오사카 출신으로, 간사이 외국어 대학을 졸업 후 미국 홀린스 대학에서 영화학 과정을 졸업했다.

 

 

 

 

 

그리고 2011년 자신의 커밍아웃을 밝히는 내용을 담은 자전적 다큐멘터리인 <노이즈가 말하기를>로 단편 대뷔작을 발표한다.

 

본 영화는 2011년 나라국제영화제 관객상 수상, 도쿄 국제 LGBT 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호평 받게된다.

 

그리고 2013년부터 3년 동안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에 거주하며 영화 감독 벨라 타르의 필름 아카데미인 필름팩토리(FILM FACTORY) 과정을 3년 이수한다.

 

당시에 다른 대학이나 교육 과정에서 배우지 못한 여러 영화적 지식과 경험들을 쌓았다고 직접 밝힌 바 있었기에, 감독의 이후 작품들에 큰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필름팩토리 과정을 이수중이던 2015년 발표한 장편 대뷔작 "광산"은 보스니아 사라예보의 오래된 광산에서 일하는 인부들을 찍으며, 어둠속에서의 빛과 인부들의 움직임, 운동을 담아내며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탐구하는 작품이다.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며 특별언급이 되었다. 

 

 

 

 

 

 

 

이후 2019년 또 다시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첫 발표한 "세노테"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될 뿐만 아니라 구로사와기요시 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있는 오시마 나기사상의 제1회 수상자로 뽑히며 더 큰 주목을 받게된다.

 

세노테는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 북부에 존재하는 물이 샘솟는 ‘세노테(cenote: 암석 붕괴 등으로 자연적으로 발생한 우물)’라는 공간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마야 시대부터 사람들은 세노테와 함께 살며 삶을 영위해 가기도 했지만, 동시에 세노테는 산 사람을 공물로 바친 죽음의 장소이기도 한,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공간으로 바라보고 카메라에 담았다.

 

직접 스쿠버 다이빙을 배워 진행한 수중 촬영과 교차해가며, 물과 하늘, 빛과 그림자,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가며 몽환적인 광경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현재로서 가장 최근 장편은 본 작품이기에, 추후 발표하는 작품은 어떨지 기다려지는 부분이다.

 

 

 

오다 카오리 감독의 작품들을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담담하고도 몽환적'이다.

 

연상되는 감독으로는 라브 디아즈, 왕빙 감독이 떠오르는데 실제로 광산은 오다 카오리 감독이 참고를 하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왕빙 감독의 철서구를 봤다고 하고,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거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말한 이 두 감독 처럼 영화는 감독의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고, 최소한의 설명, 혹은 설명없이 담담하게 대상을 담는 스타일로 다큐멘터리를 연출한다.

 

이러한 담담함은 단순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초현실적인 풍경을 담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바로 최신작인 세노테라고 생각이 드는데, 감독이 직접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촬영한 수중 촬영과 현재 세노테 부근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을 담은 영상, 과거의 기억이 담긴 목소리들, 현재의 목소리들과 같이 대조되는 존재들이 교차되며 보여지는 광경은 정말 독창적인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예고편은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한번 예고편만이라도 봐보시고 짧게나마 경험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본다.

 

 

 

전에 서술한 오시마 나기사 상의 경우에는 오다 카오리 감독이 수상한 2020년 제1회에 이어 2021년에 제2회가 진행되었는데, 2021년에는 적절한 수상자가 없어 수상을 아예 안 했다.

 

수상자 없음에 대해 심사위원 중 한명인 사카모토 류이치는 "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딴 상을 통해 명성의 상징이 된다면, 그것은 그가 싫어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명성에 단순히 편승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그를 도발하고 비판하고 초월하는 자만이 이 상을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런 영화를 만나고 싶다." 라고 말했다.

 

이만큼 심사위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뽑는 상인 만큼 오다 카오리 감독은 일본 감독 중 주목해야할 감독이 맞으며 강력히 지지를 표하고 싶다.

 

이전에 세노테를 본 이후로 필자는 아직까지도 오다 카오리 감독의 신작을 기다리고 있으며, 분명 그 신작은 필자의 기대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인들의 기대도 충족시킬만한 영화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작성자 . 씨네필 K

출처 . https://www.instagram.com/cinephile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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