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0932023-08-12 12:06:01
명품 배우들의 총집합 | 영화 내부자들
조폭 / 언론 / 검찰 거래는 끝났다.
요즘 이경영의 "좋아쒀!"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다시금 떠오르는 영화가 있어요~
바로 영화 내부자들입니다 개봉 당시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영화!
명품 배우들이 합심해서
명작을 만든 영화 내부자들
리뷰 시작해 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범죄, 드라마, 스릴러, 느와르, 미스터리, 서스펜스, 정치, 복수, 하드보일드
감독 : 우민호
각본 : 우민호, 설우신
출연진 :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이경영
개봉일 : 2015년 11월 19일
평점 : 9.06
스트리밍 : tvN , NETFLIX, Wavve, Whatch, 쿠팡
기획 의도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
그를 돕는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뒷거래의 판을 짠 이는 대한민국 여론을 움직이는 유명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더 큰 성공을 원하는 안상구는 이들의 비자금 파일로 거래를 준비하다 발각되고,
마침내 대선을 앞둔 대대적인 비자금 조사의 저격수가 되는 기회를 잡는 빽 없고 족보가 없어
늘 승진을 눈앞에 두고 주자 앉은
검사 우장훈(조승우)
자신을 폐인으로 만든 일당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정치깡패 안상구와 비자금 파일과 안상구라는 존재를 이용해 성공하고 싶은 무족보 검사 우장훈.
그리고 비자금 스캔들을 덮어야 하는 대통령 후보와 재벌, 그들의 설계자 이강희
과연 살아남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여담
윤태호의 웹툰 <내부자들>을 원작으로 영화 내부자들이 만들어졌다.
정치인과 언론, 재벌과 정치계를
움직이는 배신과 음모를 다루고
현실에서 있을법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명품 배우들이 한대 어우러지면서
뛰어난 연기와 현실감 있는 스토리들은
무수한 명장면과 명대사를 만들어냈다.
종영 이후에 영화와 비슷한 내용이 현실에서 나올 때마다 다시금 영화 내부자들이
다시금 주목을 받기도 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내부자들 결말을 살펴보자면
우장훈(조승우)는 그들의 내부자가 되어 직접 들어가 동영상을 촬영하여 이 모든 것은
안상구(이병헌)의 시나리오였다
깡패가 아닌 검사의 말은 신빙성이 있었고
동영상에도 얼굴이 노출되며
빼도 박도 못하게 된다.
기업인, 대선후보, 언론의 부정부패가 세상에 드러나며 대권후보였던 장필우(이경영)은 추락하고, 막강한 언론을 장악하던 이강희(백윤식)도 추락하며 감옥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우장훈과 안상구가 서로 다시 만나며
"모히또에 가서 몰디브 한잔"이라는
명대사와함게 영화는 끝이 나게 됩니다.
영화의 또다른 명대사를 꼽자면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집니다.
거 뭐 하러 개, 돼지들한테 신경을 쓰시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은 정말 희대의 명작이라고 불릴 만큼 강렬하게 기억에 오래오래 남는 영화이지만,
현실에서는 안봤으면 하는 내용들이였어요
현실에서 가끔씩 이와 비슷한 일들이 펼쳐질때마다 우리는 무관심 보단 눈을 크게 뜨고 잘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줄평 : 현실에서 안 봤으면 하는 영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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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또는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올봄, 잠들어 있던 감성을 깨울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소울메이트>부터
DC코믹스의 유쾌 발랄 히어로 영화 <샤잠! 신들의 분노>까지.
개성 넘치는 이번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소울메이트
Soulmate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24분
감독: 민용근
출연: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 등
개봉: 2023.03.15.
배급: (주)NEW
시놉시스
1998년, 처음 만났다. 2004년, 첫사랑이 생겼다. 2010년, 각자 어른이 되어간다. 2014년, 흔적을 따라간다. 지금, 그리움을 그린다. 2023년 3월 15일, 당신의 소울메이트가 찾아옵니다.
CINE PICK!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소울메이트>는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제주도를 배경으로 유년 시절을 함께한 88년생 '미소'와 '하은'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관계의 굴곡을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 <혜화, 동>으로 일찌감치 평단으로부터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민용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았는데요, 인물의 시간을 따라가는 묵직한 연출이 인물 간의 우정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생까지 조명해 몰입감을 더했으며 원작과 달리 그림을 중요한 소재로 다룬 점 또한 돋보입니다. 이와 더불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소품과 설정들은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큰 재미요소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샤잠! 신들의 분노
Shazam! Fury of the Gods
개요: 액션, 모험 | 미국 | 130분
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
출연: 제커리 레비, 애셔 앤젤, 아담 브로디 등
개봉: 2023.03.15.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시놉시스
신들의 힘을 갖게 된 빌리(애셔 앤젤)와 친구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슈퍼히어로의 삶을 즐기게 된다. 그러던 그들 앞에 잃어버린 힘을 되찾고자 그리스 여신 헤스페라(헬렌 미렌)와 칼립소(루시 리우)가 나타나게 되고, 세상은 혼돈에 빠지게 되는데…
CINE PICK!
<샤잠! 신들의 분노>는 DC코믹스의 신작으로, 신의 능력을 가진 문제아 슈퍼히어로들과 빼앗긴 힘을 되찾으려는 신들의 대결을 그린 액션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애나벨: 인형의 주인>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이 전편에 이어 이번 작품도 연출을 맡았으며,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았던 폴 커비가 참여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샤잠' 역의 제커리 레비부터 '빌리 뱃슨' 역의 애셔 앤젤, '프레디 프리먼' 역의 잭 딜런 그레이저 등이 전편보다 한층 더 성장한 슈퍼히어로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한편 2022년 미국배우조합상 평생 공로상에 빛나는 헬렌 미렌과 루시 리우가 맡은 새로운 빌런들의 활약상이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플레인
Plane
개요: 액션, 스릴러 | 미국, 영국 | 107분
감독: 장-프랑소와 리셰
출연: 제라드 버틀러, 마이크 콜터 등
개봉: 2023.03.15.
배급: (주)누리픽쳐스
시놉시스
파일럿 ‘브로디’는 운항을 하던 중 폭풍을 만나게 되고, 필리핀의 한 섬에 비상착륙 한다. 상공에서 마주한 폭풍의 영향으로 관제탑과의 통신이 끊기고 비행기에 이상까지 생겨버린 상황. 브로디는 섬의 상황을 살피기 위해 FBI에게 연행되던 살인범 ‘가스파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 사이, 섬에 있던 무장 세력들이 나타나 남겨져 있던 동료들과 승객들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며 모두의 목숨을 위협하고, 브로디는 무장 세력으로부터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가스파레와 힘을 합쳐 탈출을 향한 아찔한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CINE PICK!
영화는 비상착륙한 섬에서 마주한 무장세력으로부터 납치된 승객들을 구하고, 함께 살아남기 위해 살인마와 손을 잡는 한 파일럿의 긴박한 모습을 그린 액션 스릴러로, <비독: 파리의 황제>, <블러드 파더>, <원 와일드 모먼트>, <퍼블릭 에너미 넘버원>, <어썰트 13> 등 다수의 영화의 감독과 연출을 맡으며 2019년 제73회 에든버러 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 오브 더 페스트상을, 2009년에 제34회 세자르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던 장 프랑소와 리셰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또한, 국내 번역의 경우 <미드웨이>, <나이브스 아웃>, <존 윅 3: 파라벨룸>, <데드풀> 시리즈, <보헤미안 랩소디>, <스파이더맨: 홈커밍>, <웜바디스> 등 수많은 영화의 번역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번역가 황석희가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니셰린의 밴시
The Banshees of Inisherin
개요: 코미디, 드라마 | 아일랜드, 미국, 영국 | 114분
감독: 마틴 맥도나
출연: 콜린 파렐, 브렌단 글리슨, 케리 콘돈, 배리 케오간 등
개봉: 2023.03.15.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아일랜드의 외딴 섬마을 ‘이니셰린’. 주민 모두가 인정하는 절친 ‘파우릭’(콜린 파렐)과 ‘콜름’(브렌단 글리슨)은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떨 정도로 다정하고 돈독한 사이다. 어느 날, 돌연 ‘파우릭’에게 절교를 선언하는 ‘콜름’. 절교를 받아들일 수 없는 ‘파우릭’은 그를 찾아가 이유를 묻지만 돌아오는 건 변심한 친구의 차가운 한마디 - “그냥 이제 자네가 싫어졌어”. 관계를 회복해 보려 할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가기만 하고 평온했던 그들의 일상과 마을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데… 예고 없이 찾아온 절교 선언, 평온했던 삶이 뜨겁게 타오른다!
CINE PICK!
<이니셰린의 밴시>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천재 극작가이자 노련한 영화감독인 마틴 맥도나가 2017년 영화 <쓰리 빌보드> 이후로 내놓은 신작입니다. 맥도나 본인이 과거에 집필한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했으며, 여러 작품에서 함께해 감독의 페르소나로 자리 잡은 콜린 파렐과 브렌단 글리슨이 주연 배우로 출연했습니다. 영화는 아일랜드의 외딴 섬마을 이니셰린에서 가장 절친한 친구였던 두 사람의 관계가 한쪽의 일방적인 절교 선언으로 어긋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제7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아 엄청난 호평 속에 각본상, 볼피컵 남우주연상을 수상, 제8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영화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편집상에 모두 이름을 올렸으나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하였습니다. 1920년대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아일랜드 내전을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하는 이 영화는 "두 친구의 절교는 아일랜드 내전의 분열과 같이 우화적인 측면이 있다"라고 말한 감독의 설명과 같이, 두 인물 간의 갈등을 통해 작은 섬을 넘어서 전 세계에서 거듭되는 분열과 재앙,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조명하고 있습니다.
어떤 영웅
A Hero
개요: 드라마 | 이란, 프랑스 | 128분
감독: 마틴 맥도나
출연: 아쉬가르 파라디, 아미르 자디디, 모센 타나반데 등
개봉: 2023.03.15.
배급: 영화사 진진
시놉시스
"사람들이 날 존경해요" 빚을 갚지 않아 수감 중인 라힘은 주운 가방 속 금화를 팔아 보석금을 내려다 주인에게 돌려준 후 영웅 대접을 받는다. 그의 평판이 높아질수록 주변의 의심은 깊어지고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라힘의 사소한 거짓말은 점차 커다란 파국을 몰고 오는데… 가장 길었던 이틀 간의 귀휴가 시작된다.
CINE PICK!
제74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 제93회 전미비평가위원회 2관왕, 제33회 팜스프링스 국제영화제 3관왕 등 전 세계 영화제 13개 부문 수상 및 38개 부문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어떤 영웅>은 일상 속 딜레마를 그린 영화를 통해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거장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신작으로, 한순간에 영웅이 되었다가 한순간에 파국을 맞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모럴 서스펜스 영화입니다. 파라디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 세상에 진정한 영웅이란 게 존재하는지, 진실을 전부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것이 죄가 되는지 등의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 주며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보스턴 교살자
Boston Strangler
개요: 스릴러 | 미국 | 112분
감독: 맷 러스킨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캐리 쿤, 크리스 쿠퍼 등
공개: 2023.03.17.
채널: 디즈니+
시놉시스
보스턴 일대에서 세 명의 여성이 목 졸려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고, ‘레코드 아메리칸’ 신문의 저널리스트 ‘로레타’는 유일하게 세 건의 살인사건의 연결고리를 발견한다. 하지만 생활부 소속이란 이유로 사건에 대한 기사를 쓰지 못하게 되고, 그 사이 네 번째 살인사건이 또다시 발생한다. 도시를 최악의 공포로 몰아넣은 정체불명의 교살자. ‘로레타’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동료 ‘진’과 함께 목숨을 걸고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결정적 용의자에 닿은 순간, 사건의 진실을 가로막았던 편견을 뒤로하고 모든 걸 내던진 취재를 시작하는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충격 실화 최악의 연쇄살인사건, 목숨을 건 최초 보도가 시작된다!
CINE PICK!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인 <보스턴 교살자>는 전미 역사상 가장 악명 높았던 범죄를 일으킨 '보스턴 교살자'를 최초 보도한 두 여성 저널리스트 '로레타'와 '진'이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기 위해 사건을 집요하게 쫓는 내용의 범죄 실화 추적극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살인의 추억> 연출 당시 찾아본 것으로 알려지기도 한 잔혹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요, 할리우드의 거장 감독 리들리 스콧이 제작에 참여했으며 영화 <크라운 하이츠>로 제33회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맷 러스킨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주연 배우로는 <비긴 어게인>과 <이미테이션 게임> 등의 다양한 영화에서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할리우드 스타 키이라 나이틀리가 출연했으며, 무엇보다도 사건 당시의 보스턴의 모습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실제 사진 기록 자료를 참고해 놀랍도록 디테일한 뉴스룸 세트, 의상 디자인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여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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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근차근 새로운 블랙팬서의 등장을 설득해낸다
엄청나게 힘든 순간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특히나 주변 가족들이 하나둘씩 병에 걸리거나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 남은 가족들의 상실감은 엄청나다. 그렇게 아주 가깝게 마음을 주고받던 사람들이 하나 둘 없어진다면 많은 시간을 애도와 마음 정리해 보내더라도 그 상실감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자신을 떠나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 사람이 하려던 꿈이나 목표를 대신 이뤄줄 수도 있고 그가 했던 일들을 기억하면서 그 트라우마를 멀리 쳐내려는 시도는 그 상실감을 벗어나려는 최소한의 몸부림이다. 아마도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상실감이 가족의 죽음일 것이다.
영화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는 죽은 가족의 상실감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블랙팬서> 1편에서 블랙팬서였던 티찰라(채드윅 보스만)는 영화 속에서 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나온다. 실제 그 역할을 맡았던 배우 채드윅 보스만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더 이상 이 역할을 맡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동일하게 사망처리되었다. 영화 초반에는 1편의 주인공이었던 티찰라의 장례로 시작된다. 티찰라의 어머니인 라몬다(안젤라 바셋)을 중심으로 티찰라의 동생 슈리(레티티아 라이트)가 주도적으로 참석하는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지게 되고 아주 성대하게 영웅 블랙팬서의 죽음을 기린다.
블랙팬서 티찰라의 장례식으로 시작하는 영화
사실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는 1편의 동어 반복이 될 수도 있었다. 1편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진정한 블랙팬서라는 영웅으로 탄생하는 이야기고 그 영웅의 사명감을 깨닫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1편의 실제 주인공인 티찰라가 죽었다는 것으로 출발하는 영화는 누가 다음 블랙팬서가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어떤 방식으로 다시 블랙팬서가 등장할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영화의 극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티찰라라는 인물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굉장히 고결하고 훌륭한 리더로 그려졌었기 때문에 그다음 블랙팬서를 맡을 인물이 받는 부담감은 무척 크다. 그 모든 부담감을 가지고 출발한 영화는 그 부담감에 억눌리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영웅 블랙팬서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나간다.
영화 속 세계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와칸다라는 국가가 드러난 지 얼마 안 되었고 와칸다가 가지고 있는 금속물질인 비브라늄은 온 세계가 탐내는 물질이 되었다. 영화의 초반에도 드러나지만 국제회의에서 여러 나라들은 비브라늄을 세계와 나누라는 요청을 하지만 실제로 몇몇 나라들은 뒤에서 비브라늄을 얻기 위해 특수 부대를 이용하기도 했다. 그렇게 겉과 속이 다른 세계의 모습이 영화 초반에 그려진다. 또한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이용해 바다 깊숙이 묻혀있는 비브라늄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 집착은 바닷속 깊은 곳에 있던 숨겨진 국가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만든다. 그 국가는 탈로칸이고 물속에서 살 수 있는 몸을 가진 존재들이 거주한다. 그리고 그들도 비브라늄을 바탕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무기를 만들어왔다. 탈로칸을 이끄는 리더 네이머(테노치 우에르타 메히아)는 세계가 그를 위협한다고 느끼고 세계와 전쟁을 하려고 한다.
혼란스러운 세계 그리고 새로운 위협의 등장
이 복잡한 세계의 문제에 직면한 와칸다의 지도부, 특히 라몬다는 최대한 평화적인 방식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네이머의 계략과 공격적인 전략에 의해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 안에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슈리는 미국의 젊은 기술자 리리(도미니크 손)를 구하러 갔다가 탈로칸의 위협을 맞이한다.
이번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는 상실감과 두려움을 같이 다루고 있다. 슈리는 가족을 잃었다는 상실감으로 삶의 의지를 많이 잃어버린 상태다. 상실감에 빠져있는 그가 맞이하는 건 세계가 자신들의 공간을 망가뜨릴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네이머다. 영화에서 네이머가 등장하는 초반만 하더라도 그가 가진 감정이 분노인 것 같지만 그가 더 파괴적이고 강력하게 행동하는 건 자신의 세계가 망가질 것에 대한 두려움의 감정이 더 크다.
비밀 국가인 와칸다와 탈로칸이라는 국가도 비슷한 구석이 많다. 인류와는 접촉하지 않는 은둔형 국가들이고 그들만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지만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연히 세계와 연결되면서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고 큰 결정을 해야 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래서 이번 영화를 이끌어간다고 할 수 있는 슈리와 네이머는 자신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두려움을 서로 이해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 접근하려 애쓴다. 그 접근방식의 차이는 결국 와칸다와 탈로칸의 전쟁이라는 엄청난 비극과 가까워지게 만든다.
블랙팬서를 이어받은 누군가가 슈트를 입고 활약하는 모습은 영화의 후반부에만 등장한다. 영화의 제목이 <블랙팬서>이지만 관객이 설득되고 받아들일 때까지 최대한 조심스럽게 그 과정을 차근차근 밟고 올라간다. 사실 2세대 블랙팬서가 누군지도 이미 공개가 되어 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마블 팬들이 정말 그가 블랙팬서에 어울리는지에 대해 많은 논쟁을 벌였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새로운 블랙팬서의 각성과 활약은 어느 정도 마블 팬들을 설득할 수 있다. 그만큼 새로운 블랙팬서가 왜 영웅이 되어야 하는지를 잘 설득하는 이야기로 구성이 되었다.
차근차근 새로운 블랙팬서의 등장을 설득하는 이야기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은 긴 러닝 타임이다. 161분이라는 러닝타임은 다소 길게 느껴진다. 새로운 블랙팬서를 등장시키기 위해 세계의 혼란과 와칸다의 위기, 그리고 새로운 위협의 등장을 한꺼번에 설명하면서 중간중간에 너무 자세한 설명조의 이야기들이 포함되게 되었다. 이런 부분은 영화 중반부를 다소 지루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1세대 블랙팬서인 티찰라를 명예롭게 보내고, 2세대 블랙팬서를 꽤 멋지게 등장시켰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블랙팬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으로 활약한다. 여기에 리리 라는 새로운 캐릭터는 향후 마블에서 아이언 하트라는 새로운 영웅으로 활약하게 된다. 그러니까 과거의 영웅을 제대로 떠나보내면서 새로운 영웅을 등장시켜 다음 마블 페이즈의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번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는 마블 페이즈 4의 마지막 이야기다. 사실 이번 페이즈 4에도 마블의 많은 영화와 시리즈가 있었지만 과거처럼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많은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이야기도 뚜렷하게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새로운 블랙팬서의 모습은 관객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마블 시리즈는 내년 2월 페이즈 5의 첫 작품 <앤트맨 : 퀀텀마니아>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향후 새로운 블랙팬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이번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의 쿠키는 1개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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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구역 빌런이다.
이 글은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좀비물의 특성상 첨부된 사진이 거북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영화에 등장하는 괴생명체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뱀파이어였다.
그들은 영원불멸에 가까운 삶을 피를 통해 연명해야 했지만, 이성을 잃지 않고 인간에 섞여 존재하기를 택했다. 무의미할 정도로 무한정한 시간은 뱀파이어들에게는 부질없는 부를 축적하게 했고, 인간은 둘 중 하나도 얻지 못해 아등바등하는 삶을 가엾게 지켜보는 그들의 눈에는 언제나 가을바람 같은 쓸쓸함이 가득했다. 이 모든 생활이 진절머리 난 뱀파이어들에게 끝을 선사할 수 있는 존재는 오로지 자신들을 타들어가게 할 햇빛뿐이었다.
이들이 가진 고고함과 불사의 몸은 영화를 철학적으로도, 때론 스타일 있는 액션물로도 만들 수 있었지만. 영화는 조금 더 원초적이며 복잡하지 않은 크리처를 원했다. 이성이 있는 뱀파이어들은 넘어갈 수 없는 영역에 존재해 제작자들의 도덕적 부담을 조금은 덜어줄 법 한.
그렇게 좀비가 등장했다.
피에 대한 본능과 소리에 대한 감각만 남았을 뿐 그 어떤 생각도, 계획도 세우지 않은 채 앞뒤 재는 것 없이 뜀박질만 할 수 있는 괴력의 존재. 이렇게 단순하고 파괴적인 "좀비"는 생물과 무생물의 특성을 지닌 바이러스 마냥 빠르게 뱀파이어들을 쓰러뜨리고 영화계에서 무자비한 지배종의 자리를 틀어쥐게 되었다.
마치 오랫동안 일본과 중국에 가려져 저평가 받고, 때로는 주류의 문화가 아닌 것처럼 여겨지던 한국 문화가 넷플릭스의 노른자위 땅에 당당히 깃발을 꽂은 것처럼.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은 넷플릭스에서의 지배종 자리를 노리는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시험하는 자리에 다시 한번 올라있다. [지옥], [오징어 게임]에 뒤지지 않는 명성을 이어 구독자들의 목덜미에 치명적인 이빨 자국을 남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인가.
신선함 반 식상함 반;그리고 빌런의 중요성
사진출처:YTN STAR[지우학]에 나오는 좀비들도 "좀비물"이라 불리는 영화에서 약속한 암묵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빛에는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는 점과 감염이 전파되는 속도가 한국인의 성질머리만큼이나 빠르다는 것이 조금 도드라질 뿐이다.
널리 알려진 좀비의 특성상, 영화의 구성이 새로울 리가 없다. 전반부에 휘몰아치듯 벌어지는 추격전을 빙자한 살육전과 가까스로 살아남은 소수(Minor)의 생존자들이 한자리로 모이는 과정. 본능 외엔 껍데기뿐인 그들의 약점을 이용해 작은 탈출을 감행하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 필수 요소처럼 녹아있는 크고 작은 분열과 드러나는 비열한 인간의 본성들.
이미 한국 영화에서도 다섯 손가락을 넘길 만큼의 좀비물이 존재하고 있는 시점에, [지우학]이 레퍼런스로 참고한 작품은 놀랍게도 좀비물보다는 같은 넷플릭스 식구인 [지옥]이나 [돈 룩업]에 에 가깝다는 지점이 조금은 새롭다.
도륙에 가깝다시피 한 시각적 영화에서 머물기보다 최근의 트렌드인 사회적 풍자와 근원적인 고민에 대한 뉘앙스를 가미하는 것으로 비슷비슷한 좀비 영화"류"에서 벗어나고자 한 셈이다.
하지만 이 [지우학]이 다른 좀비물과 가장 차별화되는 시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트렌드를 따르지 않은데 있다. 바로 치가 떨리도록 무섭고 집요한 빌런 윤귀남(유인수)의 등장.
여태 봐 온 좀비 영화의 전형적인 빌런은 나연(이유미)에 가까운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가뜩이나 급박한 상황에 짜증을 잔뜩 끌어올려 살아남은 자들의 신경을 있는 대로 긁어대다 잔인하게 죽고 만다. 보는 순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안에서는 일회용품에 지나지 않을법하다는 것을 관객들이 알아채기 쉽지만, 그러려니 하며 용인하고 넘어갈 만큼의 역할. 딱 그만큼에 머무르기 쉽다. 단지 그 악랄함의 차이 정도만 있을 뿐.
그러나 귀남의 경우는 다르다.
좀비의 특성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이성도 잃지 않는다. 또한 시즌제를 관통하게 될지도 모르는 바이러스의 변이나 면역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점 또한 이 최종 빌런의 중요도를 높여준다.
시리즈 자체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우학이 가진 매력을 배가 시키는 데는 귀남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그리고 결국 이것이 시리즈를 살리는데 일조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왜 하필 학교인가?;그리고 왜 학생인가.
사진 출처:서울 경제영화에는 안정적으로 보이는 공간인 학교 안에 있는 불안정한 존재인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지우학]에서 보여주는 학교는 학생을 전혀 보호해 주지 않는 곳임을 아이러니하게 드러낸다.
단지 좀비의 근원지라는 점에서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학교 폭력에서도. 빈부 격차에서 오는 차별에서도, 그 어떤 것에서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이, 가장 지옥 같은 곳이 된 것이다. 그것도 매일매일 마주해야만 하는. 그들은 교복이라는 갑옷 단 하나로 스스로를 무장한 채 한숨 한 번 쉬며 교문 문턱을 넘어야만 했다.
작품이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 또한 그들이 학교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알려준다.
수많은 학생들이 등장하지만. 그 누구도 처음부터 이름이 불리지 않는다. 명찰을 비추는 카메라 앵글로 대체되거나 누구누구의 친구 정도의 언급이나 존재감에 머무른다. 극중 남라(조이현)역시 자신이 맡은 반장이라는 역할에 가려져 이름이 무엇인지 친구들의 입에서조차 몇 번 듣지 못한다.
또한 목숨이 빛의 속도로 왔다 갔다 하는 와중에도 이들은 한때 선생님들이었던 어른들의 호통에 움찔할 수밖에 없다. 단지 자신보다 어린 학생이라는 존재의 정체성 만으로. 그들은 핍박받고 어리다고 무시당해야 한다.
가장 씁쓸한 부분은.
그 아무리 허울뿐인 학교라 해도, 학교의 담벼락을 넘는 순간 보호받아야 할 학생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로 전락해버린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학교 밖으로 나갔을 때의 그들은 이 나라의 희망도 아니요, 보호해야 할 미성년자도 아니다. 그저 나보다 먼저 넘어져 나 대신 좀비의 밥이 될 수도 있는 후보군 들 중 한 명이거나 대충 소리치고 윽박질러 자신이 유리한 대로 이용할 수 있는 대상 중 하나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생존자들은 학교에 갇혀 있는 시간을 필연적으로 갖게 된다. 아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희한한 존재가 가진 본질적인 두려움 때문에. 영화의 후반부에서 다른 학생들은 사복을 입지만, 남라는 여전히 교복 차림이라는 것에서도 이 차이를 잘 느낄 수 있다.
이 복잡한 존재들이 겪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도, 학생이라는 불완전한 생명체는 웃고 장난을 치며 무려 내일을 기약한다. 이 혼돈 속에서도 간직하고 있는 그들의 변하지 않은 정체성에 괜히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다.
과연 좀비만이 무서울까.;방관자들이 큰소리치는 현실
영화는 많은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그것도 너무 가깝고 생생한 "지금"이라는 현실을 말이다. 점점 영화와 현실의 구분이 되어가지 않는 지금을 살고 있음이 이 작품을 통해서도 느껴진다.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 헛소리를 침착하고 밝게 내뱉는 안내방송이나, 현재의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에만 급급한 높으신 분들, 왕따 피해자 학생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선생님들.
사실 학생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방관자에 가깝고, 이 방관자들의 헛소리 덕에 좀비 사태는 좀 더 빠르고 심각하게 퍼져나간다. 그 와중에 방관자들이 예측한 이 일의 심각성마저도 과소평가된 것이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마치 좀비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모든 사회적인 문제들이 심각해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는 것만 같다. 좀비는 폭탄으로 끝낼 수 라도 있는 존재였겠지만. 방관자들의 의식 깊숙한 곳에 박혀 있는 이런 태도들은 효성시를 다 날려 버리는 것만으로는 모자랄 것이다.
마치 영화 [돈 룩업]이 보여준 것처럼, 최후의 1인마저 모두 좀비가 되어야만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문제일 것이다. 죽은 자와 좀비 모두 그때가 되면 모두 말이 없을 것이기에.
마치면서
사실 [지우학]은 거슬리는 점 또한 꽤나 많은 영화이다.
선정성(을 암시하는 장면의 삽입)이나 폭력성 면에서도 그러하지만 시즌제를 염두에 둔 결말도 아쉽다. 6화를 넘어서면서 급격히 긴장감이 떨어지거나 형사 역을 맡은 이규형 배우의 뜬금없는 인류애도 완벽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이 [지우학]의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단점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장점을 더욱 잘 살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뭐니 뭐니 해도 다시 한번 박사 학위 있는 사람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이 글의 TMI]
언제부터인가 식상하고 기본적이며 때론 인사치레처럼 여겨지던 모든 문장들을 달리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안에 있는 진심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건강하라.
돈 아껴 써라.
자기를 먼저 챙겨라.
등등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는 말은 그 말들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가 많이 생기는 삶의 터전 속에서 내가 살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나이가 다르고 현재 상황이 다르겠지만. 내가 말하는 이 문장들의 단 하나의 단어 만이라도 그들의 마음에 있는 저울에 좀 더 진중한 무게를 올릴 수 있기를.
2022년 올해는 몸과 마음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은 더 순조롭게 완료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결과보다는 과정 안에서 더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지금우리학교는 #넷플릭스 #지우학 #영화추천 #넷플릭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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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게 사랑이니까, 마미 (2014)
가족과 사랑, 이 두 가지 요소는 자비에 돌란의 영화들에서 늘 존재한다. 그의 페이지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사랑의 환희와 아픔을 맛보고, 혼란을 겪으며 성장한다. 그리고 이런 인물 곁에는 항상 그들의 가족이 맴돌고 있다. 돌란은 그 중 ‘엄마’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이자 그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는 단 하나뿐인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낸다.
<마미>는 ‘엄마’의 전형적인 틀에서 다소 벗어난다. 다시 말해 자식을 향한 헌신적이고 자애로운 사랑을 다루지는 않는다. ADHD와 애착 장애가 있는, 다소 불안정한 스티브가 보호시설에서 나온 뒤 엄마 디안의 모험 같은 나날이 시작된다. 극의 초반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교통사고처럼, 그들의 하루하루는 예측할 수가 없다. 둘은 집 안의 물건이 부서지도록 살벌하게 싸우기도 하고, 행동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며 언쟁을 벌이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너무도 사랑한다. 디안은 다정함보다는 특유의 발랄함과 불같은 성격이 돋보이는 엄마로, 스티브와 치고받는 하루가 가장 평범한 날이다. 이들의 일상 속, 이웃집에 사는 카일라가 합류하게 되며 그들의 시간은 더욱더 다채로워진다.
디안, 스티브, 카일라는 모두 자신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디안은 남편을 잃고 통제가 어려운 아들을 시설에 보낸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만 했다. 스티브는 아빠를 잃고 그 상처로 인해 급격히 행동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고, 카일라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말을 더듬게 된다. 그의 방에 놓여있던 남자아이의 사진으로 보아 그의 아들과 관련된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이들은 각각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를 통해 그 결핍을 조금씩 채워간다.
<‘마미’만의 아이덴티티_색감(빛)과 화면 비율, 그리고 사운드트랙>
이들이 함께하는 순간들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대범하고, 강렬한 색감들로 둘러싸여 있다. 눈부시게 쨍한 푸른 하늘과 디안의 화려한 옷들, 스티브를 둘러싼 노란빛들은 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들과 확연히 대비된다. 특히 스티브의 등장 장면은 그가 사랑스러운 아이임을 한눈에 보여준다.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보호시설에 도착한 디안에게, 인터폰을 통해 쏟아지는 험한 말들로 스티브의 충동적이고 거친 면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일종의 긴장감이 생기지만, 문을 열고 나오는 그는 예상 밖의 모습이다. 엄마를 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환한 미소를 가진 천진난만한 아이이다. 이때 유난히 디안과 스티브를 비추는 빛은 너무도 따스하다. 극 중 등장하는 옆광의 활용 또한 인상적인데, 인물보다는 뒷배경의 색이 돋보이며 불안정한 인물의 모습을 강조한다. 신문의 구인광고면을 보며 일자리를 찾는 디안과 홀로 남겨진 스티브를 이렇게 표현함으로써 그들의 감정을 대신해 준다.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화면 비율도 인물이 처한 상황에 따라 확연히 차이를 둔다. 일반적인 화면비와는 다른 1:1의 비율을 유지하는데, 이로 인해 불필요한 것들은 덜어내고 손과 눈빛 등의 클로즈업을 통해 관객이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도록 의도했다고 한다. 줄곧 정사각형 비율을 유지하던 화면은 두 번 넓어진다. 한번은 세 인물의 행복한 순간, 다른 한 번은 엄마가 스티브의 미래를 상상하는 순간이다. 넓어진 화면을 통해 일종의 해방감을 선사하지만, 곧바로 인물이 막막한 현실을 인식함에 따라 화면은 다시 닫힌다. 이 두 장면은 어쩌면 이들이 가지지 못할 평범하지만, 먼 꿈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영화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화면의 크기로 확실히 각인한다.
사운드트랙 또한 그중 일부이다. 돌란의 영화 속 노래들은 인물의 상황이나 감정이 묻어나오는데, 이는 대사의 또 다른 연장선이기도 하다. <마미>에 흘러나오는 대부분의 곡은 의도된 배경음이 아닌 인물의 일상에서 나온다. 스티브가 CD 플레이어를 작동시키거나, 카일라가 차 안에서 듣는 것처럼 인물이 주체적으로 음악과 함께한다. 여러 노래가 있지만, 세 가지만 소개하겠다. 스티브의 첫 등장씬에서 나오는 Dido의 White Flag의 가사를 주목해 볼 수 있다. 항상 너를 사랑할 거고,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가사는 디안의 스티브를 향한 마음을 읽는 것만 같다. Ludovico Einaudi의 Experience라는 곡은 감독이 <마미>를 만들게 되는 첫 시작점이 되었다. 곡을 듣고 난 후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를 떠올렸던 돌란은 이 영감을 영화에 녹여냈다. 극 중 엄마 디안의 상상 장면에 쓰이는 노래에 맞게 화면은 잡을 수 없는 미래처럼 뿌옇다. 마지막, 밖으로 달려 나가는 스티브와 함께 엔딩 크레딧까지 이어지는 Lana Del Rey의 Born To Die는 제목에서부터 의미가 있다. 여기서 Die는 그의 엄마인 디안 다이 데프네의 미들 네임으로, 스티브의 엄마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대신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이 <마미>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낸다.
<사랑과 구원은 별개에요>
영화에서 제시한 가상의 법안인 S14는 이렇게 말한다. ‘행동 문제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가 위험에 처할 경우, 법적 절차 없이 아이를 공공병원에 위탁할 수 있다.’ 이는 디안과 스티브의 삶에 화두를 던지는 부분이자, 엄마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이를 공공병원에 위탁하는 것, 과연 이 행동이 엄마로서의 잘못된 방식인지, 그렇다면 과연 보호자로서의 옳은 행동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사랑과 구원은 별개에요.’ 스티브가 나아지지 않을 거라 여긴 보호시설 직원이 한 말이다. 이에 디안은 비관적인 사람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다며 당당히 맞섰지만 현실의 무게는 버티기에 쉽지 않다. 결국 디안은 서로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고, 이들은 또다시 이별하게 된다. 여기서 그의 태도가 <마미>에서 말하고 싶은 바이다. 디안은 희망이 있기 때문에 스티브를 병원에 보낸 것이라고 하며, 그렇기에 자신은 늘 승자였다고 한다. 그의 말이 아이러니할 수도 있지만, 이는 절대적인 부모의 역할은 없다고 말한다. 이들의 관계에는 균열이 생겼지만, 이는 곧 회복될 것이란 희망을 품고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감정과 꿈으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돌란의 말처럼, 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승리자이다. 어쩌면 사랑과 구원은 별개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행동 또한 사랑의 다른 형태로써, 이들이 가장 잘하는 이 감정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들은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했고, 그렇기에 희망을 품을 이유가 충분하다.
‘마미’는 어린 시절 아이가 엄마를 부를 때 주로 사용하는 말로 여겨진다. 영화의 제목을 보편적으로 엄마를 지칭하는 말인 ‘마더’가 아닌 ‘마미’로 표현한 것에는 분명 남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늘 엄마를 위해 살겠다는 스티브의 애정 어린 표현이자, 언제나 우리를 제일 사랑하는 그들에게 바치는 돌란의 존경 담긴 메세지가 아닐까. <마미>는 그렇게 결국 현실에서 구원해주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사랑과 희망을 놓지 않는 이들의 삶을 낭만적으로 말한다. 엄마와 아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필연적이다. 엄마는 스티브가 항상 돌아가고 싶어 하는 곳이자, 우리에게도 그런 장소이다. 이들은 불안정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항상 서로에게 의지한다. 마지막 병원에서 달려 나가는 스티브 또한 디안과 같은 생각일 것이다. 좀 더 나아질 것만 같은 앞으로의 나날들, 그 한 줄기 빛은 나의 엄마, 그리고 사랑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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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순되는 분위기 속에서 감정을 증폭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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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원작은 아직 읽어보지 못햇던 용의자 X의 헌신. 다양한 작품으로 탄생됐지만 단 한번도 원작을 보지 않았었고, 리메이크된 작품들도 보지 않아서 아주 신선한 눈으로 영화 <용의자 X>를 볼 수 있었다.
영화 <용의자 X> 시놉시스
천재수학자의 완벽한 알리바이가 시작된다!
천재로 알려졌었지만 현재는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석고는 어느 날 옆집에 이사 온 화선이 우발적으로 전남편을 죽인 것을 알게 된다. 석고는 남몰래 지켜봤던 그녀를 위해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하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그녀는 형사들의 추적을 받지만, 놀랍게도 화선은 거짓말 탐지기까지 통과하며 용의선상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하지만 이 사건의 담당형사인 민범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화선이 범인이라 확신하고 그녀를 집요하게 추적하기 시작한다.
과연, 천재수학자 석고는 어떤 알리바이를 설계한 것일까?
그는 그녀를 구할 수 있을까?
증명하지 않으면, 진실이 아니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용의자 X>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왜소함으로 압도적인 연기를 보이다
사실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할 때는 영상미가 웅장하거나 분위기가 웅장하거나 무언가 위에서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때 압도됐다라는 표현을 쓰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솔직히 달랐다. 영화 <용의자 X>에서의 류승범은 구부정한 허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들리는 아주 작은 목소리를 가진 내성적인 천재 수학자 석고를 연기했다. 그런데 이러한 석고의 모습에서 소스라칠 정도로 서늘한 느낌과 무서운 느낌을 받아서 그의 연기에 압도당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항상 거대하고 웅장한 것에 압도되다가 이렇게 반대적인 요소에서도 사람을 무섭게 만들면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류승범의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스릴러가 한 스푼 추가된 멜로물
솔직히 영화 <용의자 X>는 스릴러가고 하기에는 조금 그 결이 다르다. 왜냐면 영화 <용의자 X>는 천재 수학자 석고에 초점을 맞춰서 석고가 어떻게 자신이 사랑하는 화선을 위기에서 구해내는지 추적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원작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천재 물리학자와 형사의 대결이라는 라이벌 구도가 극명하게 보이지만 한국 영화 <용의자 X>에서는 대결이라기 보다는 한 여자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천재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석고는 자신이 죽으려던 날 자신을 문밖으로 꺼내준 화선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화선의 우발적인 범행을 감싸안는다. 그리고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면서 화선이 범죄의 용의자 선상에서 벗어나도록 만들어준다. 그 과정에서 석고는 다른사람에게 자신이 화선의 스토커처럼 보이게끔 만들었고, 화선마저 자신을 스토커처럼 생각하게끔 상황을 꾸며낸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몰아세우면 한 여자를 지켜내고자하는 남자가 어디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다.
사회와 단절되어 있는 자폐적인 성향을 가진 한 천재 수학자가 사랑을 통해 세상의 빛을 봤지만 결국 다시 자신을 파멸의 길로 이끌면서 그 사랑을 마무리하는 모습이 정말 안타까웠다.
나레이션을 잘 활용한 작품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석고의 나레이션을 활용한 부분이었다. 특유의 감정이 없는 듯한 석고의 말투를 통해서 무언가 사실을 전달해주는 듯한 느낌은 관객들로 하여금 석고가 하는 말이 다 사실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나레이션을 통해 전달되는 내용들은 트릭이었고 그렇게 마지막 반전이 밝혀지면서 엄청 소름이 돋았다. 이 반전은 직접 영화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그 감정이 없는 특유의 말투를 통해서 전달되던 트릭이 숨겨진 사실 속에서 반전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그 감정이 없던 나레이션이 화선을 지켜내고 싶었던 천재 수학자의 절절한 감정이 더 증폭되어서 다가오는 것 같아서 굉장히 타격감이 컸다.
영화 <용의자 X>는 원작을 보지 않았던 나에게 반전과 함께 버무려진 멜로이야기로 굉장히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왜소함에서 비롯된 차가운 압도감, 감정이 없는 말투에숨겨진 절절한 사랑. 이렇게 모순되는 분위기를 잘 풀어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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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쁘띠마망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도라에몽>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나는 진구라고 생각하지만 도라에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쁘띠 마망>도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넬리와 마리옹 중 누구일지 생각하게 만든다. 혹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쁘띠 마망>은 할머니의 십자말풀이를 열심히 풀던 넬리가 작별인사Au revoir를 하며 방을 나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방만이 아니라 복도에 딸린 방문마다 안에 넬리의 인사를 받는 할머니들이 있다. 세 할머니를 지나서 엄마가 있는 방에 넬리는 도착한다. (좀 더 봐야 알 수 있지만 넬리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엄마가 병실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다) 포스터를 보고 간 관객은 당연히 이 넬리라는 어린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만 Petite Maman이라는 제목이 아름다운 서체로 화면에 새겨지는 순간에 카메라가 담는 것은 넬리의 엄마인,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보는 마리옹이다.
그렇다, 제목이 가리키는 '쁘띠 마망'은 마리옹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Mourir?" "Courir."라는 시적인 대사를 쓴 시아마답게 'petit'도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우선 작다는 의미로 해석할 때, 말 그대로 넬리가 자신과 동갑인 어린 시절의 엄마를 만나러 가기 때문에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작고 어린 엄마'이다. 두 번째로 넬리의 입으로 언급되듯 마리옹은 23살에 아이를 낳은 젊은, 어린 엄마이기 때문에 쁘띠 마망이다. 마지막으로 petit는 새끼,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뜻도 있는데, 시아마의 <쁘띠 마망>이 그리는 그림은 넬리와 마리옹 사이의 모녀 관계뿐만 아니라 마리옹과 그 엄마 사이의 모녀 관계까지 패스츄리처럼 겹겹이 쌓고 있는 관계도이다. 따라서, 쁘띠 마망은 넬리의 엄마인 동시에 누군가의 자식이기도 한 마리옹, 자식인 엄마를 가리키는 것으로도 보인다.
1. 넬리와 할머니를 연결했던 고리가 십자말풀이라는 점마저 시아마 영화다워서(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상상했던 시아마 영화 같아서) 좋았다. 낱말을 섬세하게 다루는 모습이 좋다.
2. 처음에 넬리 아빠가 등장했을 때는 아빠가 아니라 아는 아저씨인 줄 알았다. 운전 전에 마리옹이랑도 그렇고 넬리랑도 데면데면하게 굴어서 그냥 이사 도와주는 엄마 친구인 줄. 넬리가 어린 마리옹을 만나는 동안 어른 마리옹은 만나지 않기 때문에 아빠의 돌봄이 어린 마리옹과 넬리의 우정을 지속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3. 할머니 댁으로 운전해서 가는 동안 넬리가 과자를 먹다가 운전하는 엄마 입에 계속 넣어주고, 엄마가 그걸 거절하지 않는 장면이 슬프도록 상냥하다고 느꼈다. 보면서 과자 두 개째 줄 때부터 '이제 그만 줘도 돼'라든가 '너 먹어'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고 음료까지 받아마셔 준다는 게 마리옹이 얼마나 다정한 엄마인지 보여준다. 아이들이 과자를 나눠주는 것은 호의에서 비롯하는 것이지만, 마음이 고마워서 먹는 거지 어른이 정말로 아이가 먹는 과자를 먹고 싶지는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운전하면서 뒤에서 자꾸 과자나 음료를 준다고 내미는 게 귀찮을 법도 한데 끝까지 귀찮은 티를 내지 않는 단단한 상냥함이 감동적이었다.
4.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아가 날뛰었던 장면이 몇 군데 있다. 시리얼을 먹다가 우유만 쪽 먹고 다 남기면 어떡하니! 양치하고 가글을 한 번만 하면 어떡해! 양치만큼 치약 헹구는 것도 중요한데! 아저씨(아빠) 여덟 살짜리랑 실내에 있는데 담배를 피워? 여덟 살 애들끼리 위험하게 가스레인지로 우유를 데우고 불 쓰는 요리를 하면 어떡해!의 연속.
5. 넬리가 파란 옷을 많이 입는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주사위 놀이를 할 때 파란색을 바로 고르는 걸 보면 정말로 넬리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파란색인 것 같다. 반대로 마리옹이 자주 입는 색은 붉은색. 넬리를 처음 만났을 때도 역할극을 할 때도 붉은 계통의 옷을 입고 있다. 하지만 머리에 푸른 계열의 머리띠를 거의 계속 두르고 있기 때문에 넬리의 색도 일부 가지고 있다.
영화의 주 배경인 할머니의 집 내부 공간 중 세면대가 있는 방의 파란 타일과 붉은 나무문이 대조적이라 특히 아름다웠다. 물론 노란 벽지에 햇빛이 따스하게 드는 부엌도 멋지다.
6. 마리옹과 넬리가 색으로 연결된다고 해석했는데, 그뿐만 아니라 나이답지 않게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넬리의 차분한 성격이 우울감에 빠진 상황에도 상냥한 마리옹의 성격과 닮아있다고 느꼈다. 마리옹의 엄마가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다리의 장애를 마리옹이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아 마리옹이 수술을 받게 해야 했던 것처럼, 마리옹도 자신의 우울증이 넬리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은 부분은 있다고 본다. 다만 마리옹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다정한 사람이라 넬리도 다정한 아이가 될 수 있었다.
7. 마리옹과 넬리가 역할극을 하고 나서 마리옹이 배우가 되고 싶다고 고백하는 부분이 조금 씁쓸했다. 현재의 마리옹이 딸과 남편을 옛 집에 두고 훌쩍 떠날 정도로 우울해하는 이유에 이런 부분도 포함되어있을 거라 짐작됐다.
8. 둘이 피라미드 같은 구조물 안에 들어갔을 때 나온 노래가 자꾸 carry on to me라고 들려서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는데... 불어일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완전히 잘못 들은 것이었다.
9. 넬리와 마리옹 배역을 연기한 배우들은 쌍둥이다. 굳이 둘의 외적인 차이에 집중하자면 넬리는 햇빛을 받으면 붉은 기가 도는 갈색머리라 파란색과 대조적으로 잘 어울렸고, 마리옹은 그보다 밝은 갈색머리였다. 성인 마리옹 배우는 넬리보다 훨씬 진한 갈색머리, 브루넷이라 머리색의 스펙트럼에도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게 됐다. 마리옹의 엄마도 브루넷이었는데 마리옹이 자라면서 엄마를 닮아갔다고도 생각된다.
10. 시아마 감독이 자기가 만들어낸 캐릭터 중 마리/마리옹/마리안느와 같은 이름이 붙은 캐릭터들은 본인 할머니 마리를 떠올리며 이름을 붙였다고 했던 인터뷰가 떠올랐다. 넬리의 이름은 할머니에게서, 마리옹의 이름도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그 할머니들도 더 위의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았을지도 모르는 이름이다. 먼저 떠난, 떠날 가족의 이름을 후대의 가족 구성원에게 붙이는, 가족 내에서 사랑하는 이를 추억하고자 하는 서구권의 사랑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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