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6-19 13:43:48
WGA 선정 21세기 최고의 각본
미국작가조합 선정
Writers Guild of America (미국작가조합)에서는 1949년부터 우수한 영화나 텔레비전, 라디오 등의
각본가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는데요.
미국작가조합상의 영화 부문 각본상과 각색상은 아카데미상쪽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아 아카데미상 수상 예측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WGA에서 선정한 최고의 각본101편중 top 25 영화를 가져왔습니다.
저는 19편 봤네요. 여러분들은 몇편을 보셨나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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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념의 화합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전쟁 댄스 영화
도경수가 나와서 탭댄스를 춘다! 이 한 가지 정보만 알고 보러 간 영화 <스윙키즈>. 영화관에서 가서야 한국전쟁 때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고, 도경수의 연기력이 정말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졌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스윙키즈> 시놉시스
“여기서 댄스단 하나 만들어 보는 거 어때? 포로들로”
1951년 한국전쟁, 최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 새로 부임해 온 소장은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수용소 내 최고 트러블메이커 로기수, 무려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 하는 사랑꾼 강병삼, 반전 댄스실력 갖춘 영양실조 춤꾼 샤오팡, 그리고 이들의 리더,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잭슨까지.
우여곡절 끝에 한 자리에 모인 그들의 이름은 스윙키즈!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춤을 추게 된 그들에게 첫 데뷔 무대가 다가오지만, 국적, 언어, 이념, 춤 실력, 모든 것이 다른 오합지졸 댄스단의 앞날은 캄캄하기만 하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스윙키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다 죽다니!
아니 이렇게 꼭 다 죽여야만 했을까? 영화 결말을 보면서 동공지진이 났다. 영화기에 조금 판타지스럽게 성공적으로 공연도 하러 다니고, 환호도 받고 그랬으면 좋지 않았을까, 영화에서만이라도 좀 행복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친구와 함께 영화 <스윙키즈>가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내내 너무나도 안타까워 했다.하지만 인과관계로 보자면 단순히 댄스단으로 보여주기용이었고, 댄스단이 또 다른 반란의 계기로 이용될 바에는 싹을 잘라내버리는 것이 통솔자의 생각인 것이고, 깊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화합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도 다 죽는 게 맞는 설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었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이 찰떡이었던 영화 <스윙키즈>
영화 스토리상 이념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지만 영화 <스윙키즈>는 충분히 웃을 수 있었던 유머러스한 작품이었다. 초반 웃음을 담당한 아내 찾는 병삼씨와 뚱둥한 데 영양실조인 중국 댄서, 그리고 4개국어 능통녀 양판례와 트러블메이커 로기수까지 모두 찰떡같이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었다. 캐릭터가 배우와 정말 잘 어울려서 몰입해서 보다 보니 캐릭터가 더욱 죽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지 않았나 싶다.
매력적인 탭댄스와 그 위의 가치 이데올로기
탭댄스 자체로만 보면 영화 <스윙키즈>는 탭댄스의 매력을 정말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저 영화를 보기만 했을 뿐인데 영화가 끝나고 다리가 아플 정도였으니 말이다. 춤은 배우가 췄는데 왜 내 다리가 아팠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영화 초반 탭댄스가 화합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이데올로기 틈새에서 그 이념은 잊어버리고 그저 춤이 좋아서 춤을 출 때만큼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고 말하는 영화 속 캐릭터들을 보면서 영화에서만큼은 탭댄스가 이데올로기를 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탭댄스는 그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주의의 해체를 의미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스윙키즈 멤버들을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죽이는 것을 보면서 최상위의 가치가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스윙키즈>는 생각보다 이념의대립이 크게 등장해서 놀랐고, 주인공들이 다 죽어서 또 놀랐고, 영화가 끝나고 눈만 움직였을 뿐인데 다리가 아파서 더 놀랐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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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인한 인력과 다정한 척력
어렸을 때는 엄마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엄마의 희생, 헌신, 모성애... 같은 단어들은 문자 그대로 단어로만 존재했다. 수업 시간에 문학 작품의 주제 의식과 소재가 무엇이라도 딱 못박아 배우듯, 그런 단어들을 나는 교과서적으로 배웠다. 이유는 단 하나다. 내게는 너무 당연했기 때문이다. 산소를 의식하면서 숨 쉬는 사람은 없듯이, 엄마가 주는 사랑에 둘러싸인 세상에서만 살아본 내게 '모성애'라는 말은 마치 산소의 원소 기호 같았다.
엄마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엄마였던 건 아니라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가 태어날 때부터 엄마는 엄마였으니까. 엄마, 하고 부를 때 언제나 손 닿는 거리에 있는 존재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엄마는 늘 응, 하고 다정하게 대답했으니까.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니 막연하게 그려본 것들은 있다. 그러나 출산과 육아가 준다고 하는 기쁨도 고통도 내겐 상상 너머의 영역에만 존재한다. 어림잡아 보는 걸로는 근처에도 다다를 수 없는 깊은 감정일 거라 생각한다. 기쁨 쪽이든, 고통 쪽이든. 다만 기쁨 쪽이 더 깊고 거대하게 사람을 채운다면, 고통 쪽은 너무 사소해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것들이 바늘처럼 콕콕 찌를 거라, 빈도와 방식의 차이는 있을 거라고 상상해볼 따름이다.
<로스트 도터>는 '엄마가 된다는 것'을 상상만 해본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데까지, 실제의 언저리까지 사람을 데려간다. 성녀 같은 어머니도, 폭군 같은 어머니도 아닌, 다면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을 가진 인간들이 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을, 사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을 깨닫게 한다.
<로스트 도터>는 <잃어버린 사랑>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원작 소설과 이야기의 얼개는 거의 비슷하나, 얼핏 작고 사소해 보이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 차이들이, 원작 소설과는 다른 방향성으로 이 영화를 데려간다.
이야기의 주축은 40대 여성인 레다. 문학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이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해변가에는 휴가 차 왔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휴가 차 왔지만, 제법 지역 유지에 속하는 가족 전체가 우르르 몰려와서 레다와는 다소 다른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 사이, 이야기의 다른 주축 '니나'가 있다. 니나는 여섯 살쯤 된 작은 딸 엘레나와, 엘레나가 목숨처럼 끼고 다니는 인형까지 함께, 부산스럽고 자못 당당한 가족들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조용하게 있다. 마치 딸과 자신만이 이 세계에 존재하는 듯이 정성스럽게 딸을 돌보면서. 두 사람은 이따금 눈이 마주친다.
그러면서 레다는 이따금 자신의 기억을 돌아보게 된다. 두 딸을 기르면서 육아에 지쳤던 시간을. 끊임없이 약해지기도 하고, 작은 아이에게 미친 듯이 분노하기도 하고,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감정이 폭발하기도 하고, 정말 괜찮은 걸까 의구심을 품기도 하고.
그런 레다를 니나도 바라본다. 이미 아이들을 다 키우고, 자기 일에서도 뚜렷한 성취를 했고, 지적이고 우아한 모습으로 해변에서 혼자만의 휴가를 즐기고 있는 레다를 보며, 니나는 애쓰고 버티다가 흘러나온 진심을 레다 앞에서는 털어놓는다. 지금 무어라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운 이 마음이, 지나가기는 하는 것인지 궁금해 하며.
얼핏 보면 이미 육아를 마친 여성과, 육아의 한복판에 놓인 여성의 다정한 대화 같지만. 육아에 지친 얼굴, 도망칠 곳을 찾는 마음, 그런 것들이 젊은 시절의 레다와 니나 사이의 공통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두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훈훈하게 풀어놓는 대화가 아닌, 자신이 잃어버린lost 것에 대한 대화가 된다. 레다는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을 두고 떠났던 날의 이야기를, 그래서 자신을 찾은 듯한 느낌에 행복했던 이야기를, 그러나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게 된 이야기를 한다.
니나는 레다가 아이들 곁으로 돌아갔다는 결론에서 안심할 지푸라기를 계속 잡으려 하지만, 죽고 못 사는 아름다운 사랑만이 모성의 얼굴이 아니라는 것을, 레다는 이미 알고 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그 모성의 다양한 얼굴을 너무나도 예리하게 구현해 냈다는 데 있을 것이다. 제시 버클리가 연기하는 젊은 레다가 너무 지쳐서 영혼마저 없는 상태의 엄마를 연기하는 힘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끊임없이 종알거리면서 말하고 놀고 움직이는 아이들의 존재는 육아 경험이 없는 사람들까지 그 공기를 맡을 수 있을 만큼 선명하게 전달된다. 아이들은 단순하게 "엄마의 손길을 기다리는 천사"가 아니라는 것. 육아는 단순히 아이들과 "노는" 게 아니라는 걸. 육아 속에서 왜 사람의 에너지가 그토록 빠져나가는지 누구라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명확하게 펼쳐낸다.
그 안에는 아이를 사랑하면서, 아이와 자신만의 언어를 구현하면서,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따뜻한 눈빛을 주고받는 엄마의 모습도 있지만. 갑자기 아이가 머리카락을 삐죽 당길 때 자기도 모르게 비명이 나와 버리는 순간도 있다. 아꼈던 인형을 아이에게 주었는데 아이가 조금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서 자기 거라고는 주장할 때, 그 작은 아이가 너무나 못됐다는 생각이 솟아오르고 순간적인 분노가 폭발해 인형을 집어던지게 되는 모습도 있다.
이 영화에서 드러내는 날것의 모성은, 호수처럼 잔잔하게 반짝이는 물보다 파도에 가깝다. 다정하기엔 너무 잔인한 인력과, 잔인하기엔 너무 다정한 척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공간. 모순적인 감정들이 수도 없이 오가는 해변가의 파도 같은 것. 그 파도에 몸을 담그다 이따금 서로를 바라보는 레다와 니나 같은 존재들이 엄마라는 이름으로 세상 곳곳에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모성은 모 아니면 도 식의 거친 프레임에 갇힌다. 피붙이에 대해 한없이 끌리는 인력 혹은 '모체를 뜯어먹는 악마'에 대한 척력. 그 안에서 여성은 숭배의 대상 혹은 혐오의 대상 자리에 쉽사리 내쳐진다. 사실 파도의 같은 감정들이, 다양한 인력과 척력에 이리저리 밀리고 있는데. 일방향의 말로 정리할 수 없는 감정들인데. 한없이 사랑하지만, 함께 있을 때 더없이 행복하지만, 이따금 모든 걸 벗어던지고 도망치고 싶다는 말도 거짓은 아닌데.
수많은 이들이 느끼는 감정임에도, 거친 프레임에 갇혀 있는 세밀한 감정들을 터놓고 이야기할 광장 하나가 없다. 니나는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도망치고 싶다는 말을 풀어놓는 것조차 어렵사리 해내고, 레다는 도망쳤지만 아주 도망치지 못해 그 감정의 편린을 여전히 안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광장을 찾지 못하고, 인력과 척력에 이리저리 휘몰린다.
그러나 영화는 광장으로 가는 문을 열어둔다. 영화의 첫 장면으로 다시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마지막 대사는, 원작 소설에서 가장 크게 각색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올리비아 콜먼의 놀라운 표정과 파도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한 마디 말을 통해, 이 영화는 규정에 갇히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향한다.
그곳에서 파도 소리가 편안하게 들려온다. 이 잔인한 인력과 다정한 척력 속에서, 새로운 소통의 소리가 들려온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로스트 도터>는 7월 12일부터 극장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다소 뒤쪽에서 감상하시길 추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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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드릴 예정인데요.
배우 김선호의 1년만의 복귀작 <귀공자>부터, 더 넓은 세계관을 가지고온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까지, 다채로운 이번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귀공자
The Childe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 한국 | 118분
감독: 박훈정
출연: 김성호,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등
개봉: 2023.06.21.
배급: (주)NEW
시놉시스
“난 단 한번도 타겟을 놓쳐 본 적이 없거든” 필리핀에서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며 병든 어머니와 살아가는 복싱 선수 ‘마르코’. 어머니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평생 본 적 없는 아버지를 만나러 한국으로 향하던 그의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가 나타나 그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마르코’ 주위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숨통을 조여오는 ‘귀공자’를 필두로, ‘마르코’를 집요하게 추격하는 재벌 2세 ‘한이사’, 필리핀에 이어 한국에서 우연히 ‘마르코’와 재회한 미스터리한 인물 ‘윤주’까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은 단 하나의 타겟을 쫓아 모여들고, 그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혼란과 광기 속 ‘마르코’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단 하나의 타겟, 광기의 추격이 시작된다!
CINE PICK!
배우 김선호의 영화 첫 도전기인데요, '신세계' '낙원의 밤' '마녀'시리즈 등 누아르 장르 액션 히트작들을 내놓은 박훈정감독님의 새로운 신작에 참여하게 되면서 많은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김선호 배우는 기존 드라마에서 많이 보여졌던 다정한 로맨스 남자주인공의 이미지를 벗고 선악의 경계가 불분명한 독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대본상에서도 김선호가 연기한 "마르코"라는 인물이 전개 내내 베일에 가려져 있으며, 주인공이 악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피카레스크' 장르를 구사하는 박훈정 감독의 신작 '귀공자'는 더운 여름에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모험 | 미국 | 140분
감독: 조아킴 도스 샌토스, 켐프 파워, 저스틴 톰슨
출연: 샤메익 무어, 헤일리 스테인펠드 등
개봉: 2023.06.21.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스파이더맨 VS 스파이더맨?! 여러 성장통을 겪으며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된 ‘마일스 모랄레스’. 그 앞에 다른 평행세계의 스파이더우먼 ‘그웬’이 다시 나타난다. 모든 차원의 멀티버스 속 스파이더맨들을 만나게 되지만, 질서에 대한 신념이 부딪히며 예상치 못한 균열이 생기는데… 상상 그 이상을 넘어서는 멀티버스의 세계가 열린다!
CINE PICK!
정식 개봉 직후, 전작에 이어서 압도적 호평을 받으며,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의 또다른 예시가 될거라는 평들이 나왔습니다. 전편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코믹스 스타일의 영상미는 이번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멀티버스 소재를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현란해졌으며 동시에 엄청난 양의 각종 스파이더맨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소수 평론가들은 전편에 비해 과도한 현란함을 지적했지만 대다수의 관객과 평론가는 전편을 넘어선 실험적 시도에 높은 평가를 주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달에 개봉하는 <플래시>도 멀티버스를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어 두 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 오브 러브
Book of Love
개요: 코미디, 멜로 | 미국 | 106분
감독: 아날레인 칼 y 메이어
출연: 샘 클라프린, 베로니카 에체귀 등
개봉: 2023.06.21.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내 책이 19금 야설이 됐다고?”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던 영국의 로맨스 소설가 ‘헨리’ 어느 날 바다 건너 멕시코에서 자신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부푼 꿈을 안고 도착한 멕시코, ‘헨리’는 가이드를 자처한 번역가 ‘마리아’와 함께 북 콘서트에 나서는데, 이거, 제대로 통역하는 거 맞나요? 무언가 이상한 관객들의 반응! ‘헨리’는 그의 로맨스 소설이 ‘마리아’로 인해 19금 야설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사건건 으르렁, 하나부터 열까지 안 맞는 두 사람! 당장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와중, ‘헨리’는 출판사로부터 ‘마리아’와 함께 신작을 써보라는 황당한 제안을 받게 되는데… ISTJ 영국 남자 X ENFP 멕시코 여자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의 소설은 과연 어떤 장르가 될지? 예측불가! 소통불가! 로맨스
CINE PICK!
<헝거게임> <미 비포유>에 출연했던 샘 클라프린, '내 이름은 후아니'로 고야상 최우수 신인여배우상, 밀라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휩쓴 베로니카 에체귀가 만난 로맨틱 코메디 영화!
멕시코 거리에서 선남선녀의 로맨틱 코미디가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굿바이
Departure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30분
감독: 타키타 요지로
출연: 모토키 마사히로, 히로스에 료코
개봉: 2023.06.21. 재개봉
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주)팝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도쿄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던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갑작스런 악단 해체로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와 고향으로 돌아간다. “연령, 경험 무관! 정규직 보장!” 여행사 구인 광고로 면접을 보고 바로 합격! 그러나 여행사는 국내도, 해외도 아닌 인생에서의 마지막 여행인 죽음을 배웅하는 장례지도회사! ‘다이고’는 ‘이쿠에이’(야마자키 츠토무)에게 일을 배우며 사명감을 갖게 되지만, ‘미카’와 주변 친구들은 그를 피할 만큼 새 출발을 반대하는데… 모두에게 전하는 사랑의 인사, “다녀오세요. 다시 만나요, 우리”
CINE PICK!
<굿바이>는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던 작품으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아 이미 해외 유수 영화제와 평단을 사로잡은 작품입니다. <굿바이>는 장례지도사라는 신선한 소재를 바탕으로 인생의 끝이라고 여겨지는 ‘죽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이야기를 잔잔하고 따뜻하게 풀어낸 웰메이드 힐링 무비입니다. 일본 특유의 장례 문화가 깃든 신선한 소재를 가장 보편적인 감성으로 전한 따뜻한 이야기에 세계 각국의 언론과 평단이 열광했습니다. 올 한 해, 힘들고 지친 일이 많아 그 무엇보다도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만큼 11년 만에 다시 극장을 찾은 <굿바이>는 우리 모두에게 진한 감동의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명탐정코난: 하이바라 아이 이야기 ~흑철의 미스터리 트레인
Detective Conan: The Story of Ai Haibara: Black Iron Mystery Train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스릴러, 미스터리 | 일본 | 89분
감독: 미야시타준이치
출연: -
개봉: 2023.06.23.
배급: CJ ENM
시놉시스
운행 중에 추리 게임이 진행되는 미스터리 트레인에 소년 탐정단과 함께 탑승하게 된 하이바라 아이와 에도가와 코난. 미스터리 트레인에서 시작될 추리 게임에 대한 기대도 잠시, 소년 탐정단에게 의문의 미션이 담긴 봉투가 도착하고 곧이어 열차 내 밀실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한편, 사라진 조직원인 셰리를 추적하고 있는 검은 조직의 진은 미스터리 트레인에 그녀가 탔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베르무트, 버번까지 합세해 하이바라 아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미스터리 트레인, 그 안에서 발생된 밀실 살인 사건의 진실은!? 하이바라 아이는 검은 조직의 눈을 피해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 것인가?
CINE PICK!
누적 발행부수 2.7억 권을 돌파한 최고의 추리 만화 [명탐정 코난] 원작의 '명탐정 코난: 하이바라 아이 이야기 ~흑철의 미스터리 트레인'이 7년만에 등장한 검은 조직에 대한 스토리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있는데요.
'명탐정 코난: 하이바라 아이 이야기 ~흑철의 미스터리 트레인'은 신이치를 위기에 빠지게 했던 독약 APTX4869(아포톡신4869)를 개발한 검은 조직의 코드명 '셰리'에서, 정체를 숨기고 코난과 함께 지내고 있는 '하이바라 아이'의 최대 위기 상황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애니의 극장판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다시 재개봉한 명탐정 코난도 많은 사랑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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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언 박성광의 감독 데뷔 영화 '웅남이' 스포일러 포함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웅남이
(23.03.22 개봉)
감독: 박성광
출연: 박성웅 등
코미디언 박성광 님의 상업 영화 데뷔작 '웅남이'!
원래 연출과를 나오셨고 감독의 꿈이 있으셨다고 해요
어느 평론가의 이 바닥이 만만하냐는,, 평을 봤는데
그 정도로 재미없진 않았거든요
제가 개화냈던 소울메이트보다 20배는 나았고요
첫 데뷔작 치고 이 정도 센스면 괜찮다 싶었어요
물론 저는 앞뒤 안 가리고 웃기기만 하는
킬링 타임용 영화도 좋아하고
개그맨 특유의 말장난도 좋아하기에
개취일 거 같긴 합니다
사실 이렇게 좋았다~ 고 해도
리뷰를 쓰면 아쉬웠던 점만 나열하게 되긴 해요
'웅남이'는 오락성과 작품성,,
둘 다 잡으려다 둘 다 애매하게 놓친... 영화였어요
오락성만 가지고 간 코믹 영화엔 <컴백홈>이 있는데요
제가 정말 안 좋아하는 조폭+느와르였음에도
2022 TOP5영화에 꼽힐 만큼 배꼽 잡았거든요
'웅남이'는 <싱크홀>처럼
무언가 교훈을 줄 만한... 내용은 아니라서
오락성만 챙겼어도 제몫은 했을 영화인데
아무래도 코미디언 출신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이었는지
어떻게든 진지함을 몇 스푼 첨가하려 하더라고요
그러나 그 진지함이 몇 초 못 간다는 점
그리고 모든 캐릭터가 박성광 님 같았달까요
창작자는 본인의 모습을 캐릭터에 녹인단 말이 있긴 한데
제가 지금껏 개콘 등에서 봐 온
박성광 님의 모습과 흡사한 캐릭터만 열댓 명이었어요
그러니까 남녀노소 성향 다른 캐릭터가 10명이 넘는데
다 박성광 같은 말투를 구사하고 있는......??
그래서 정말 웃기다! 하는 장면도
다같이 웃기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되더라고요
캐릭터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불필요한 캐릭터가 너무 많아요 ㅠㅠ
이이경 님도 같이 무대인사 돌길래
투 탑인가 보다 했거든요 근데 아니었음...
그냥 일개 친구일뿐인데,, 좀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
근데 그 독특한 캐릭터가 한둘이 아니에요
여사친은 술에 집착해서 웃기고,
여경은 욕을 잘해서 웃기고, 남경은 철없어서 웃기고,
아주 자암깐 나오는 단역까지도 어이없어서 웃기고
그렇다 보니 장면마다 힘 있게 웃기는 게 아니라
소소하게 피식거리게만 된달까요
그리고 스토리 개연성이 좀 약했어요
웅남이에게 형제가 있거든요
(박성웅 님 1인 2역)어쩌다가 둘이 떨어지게 되었고
각자 엄마, 아빠와는 어떤 애착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풀어 줬으면 했어요
웅복이는 왜 아빠를 죽이려다가 못 죽였으며......
(어릴 때 챙겨 줬긴 한데 감정선이 이어지진 않음)차라리 처음부터 웅남-웅복 구도로 갔어야
엔딩에서 웅복이가 폭탄을 떠안을 때 슬펐을 거예요
그리고 폭탄 자기가 떠안았으면서
어떻게 돌아왔는지 설명 1도 없이 해피로 끝남,,, (??)
그리고 감독만 알고 가는 게 지나치게 많은 느낌?
웅남이가 25년만 살 수 있다는 오해를 했을 때
아빠의 말은 그게 아니었다는 건
그냥 바로 뒷장면에 배치했어도 좋았을 거 같은데
끝까지 모르쇠하다가 쿠키처럼 나오더라구요
추측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만,,
관객은 알고 웅남이만 몰랐다면 더더 웃겼을 거 같아요!
역시 리뷰 쓸 땐 좋은 말을 안 하게 되네요... 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값은 아깝지 않았어요
중간에 나갔다는 평이 있던데
전 그 정돈 아니었습니다 하하
쿠키가 가장 웃기다고 하던데 ㅋㅋㅋㅋㅋㅋㅋ
쿠키 스포 하자면 정우성 님이 깜짝 등장하십니닷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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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연결,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내가 빠져든 건 네 찬란함일까, 젊음일까”
1950년대 멕시코시티, 미국에서 도망친 뒤 마약과 알코올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작가 리. 함께할 수 있는 상대라면 누구든 상관없었던 리는 태양아 마지막 열기를 태워내며 타오르는 오후에 아름다운 청년 유진을 만나 첫눈에 빠져든다.
“그렇게 다정하게만 대해줘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나에게 내린 저주
리는 자신이 퀴어인 것은 ‘저주’라고 반복적으로 말한다. 지지직거리는 텔레비전 화면, 조각처럼 전시된 여성의 신체를 바라보며 되뇌는 환상, “나는 퀴어가 아니야.”. 어디 한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유랑한다. “이제 갈게”는 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말이다. 리는 같이 하룻밤을 보내고, 곁에 있어줄 사람을 찾아다닌다. 퀴어, 남들과 다르다는 자신의 ‘이상함’을 견디지 못한 채 고독 속을 버텨낼 뿐이다. 그리고 그 고독함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때문에 알코올 중독, 아편 중독으로 범죄가 되는 국가에서 도망쳐 살아간다.
육체적 접촉 행위가 아니라면, 타인과 연결된다는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리는 성관계에 집착하고, 그 이외의 시간은 술과 약물로 버텨낸다. 그 고독한 삶 속에서 리의 바람은 단 하나, ‘텔레파시’이다. 누군가와 이어지고 싶다. 말이 아닌 존재 자체로 이어지는 것. 그것이 리의 꿈이다. 그래서, 신비의 약물 ‘야헤’를 찾아간다. 진정한 연결 찾아서. 그렇게 리는 유진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모든 비용을 대줄 테니 자신과 함께 야헤를 찾아 여행을 떠나자고. 그리고 단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다정하게 대해달라고. 유진이 없으면, 완전히 무너질 준비가 된 리는 마지막 희망에 매달린다.
진정한 연결,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둘은 야헤와 의식을 통해 ‘텔레파시’ 그 이상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리는 알고 있음에도 절대 듣고 싶지 않았던 유진의 고백을 듣는다. “나는 퀴어가 아니에요.” 유진은 리를 사랑하지 않는다. “알아.”라고 담담히 말하는 리. 리의 사랑은 일방적이다. 유진은 리를 사랑할 수 없다. 어쩌면, 자신에게 매력을 느끼는 부유한 중년 남성을 통해 스스로는 닿을 수 없는 자본주의적 세계를 경험을 해보려는 것뿐이다. 여행을 제안한 순간부터, 아니 사실은 첫날밤에서부터 리는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는 유진에게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유진에게 빠져든 건 그의 젊음도, 그의 찬란함도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와 이어질 수 있다고 믿고 싶은, 자기 자신에 대한 마지막 희망일 것이다. 결국 리는 죽을 때까지 유진을 지켜보고, 느끼며 살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옭아매던 유진의 형체에 권총을 겨눈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은 리를 보며, 관객은 두 겹의 감정 사이 놓인다. 노인이 될 때까지 유진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던 리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죽음을 통해 마침내 정서적 해방에 도달했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영화는 말한다. 텔레파시를 넘은 진정한 연결, 그곳은 도달할 수 없는 곳이라고.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도 고독과 공허는 결국 채워지지 못한다고. 그리고, 나 자신이 퀴어라는 감정은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모든 이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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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섭'에 대한 우려는 접어도 될 듯 하지만
하지 말라면 좀 하지 마
살짝 낡은 버스가 아프가니스탄 일대를 지나가고 있다. 버스 안에는 한국인이 있다. 어떤 남자가 버스 가운데에 서서 말을 하고 있다. 아마 교회에서 온 사람들 인 것 같다. 어수선한 2007년. 사실 아프가니스탄은 나라 내, 외적으로 어수선했다. 분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아프가니스탄. 이들은 위험한 여행길에 있었다. 종교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판국에 교회 사람들이 간 것이다. 지금 당장 아무나 달려가서 ‘당장 한국으로 귀국하세요’라고 하고 싶지만 이들에게 그런 자각은 없었다. 이 걱정이 무색하게 갑자기 버스에 총알이 날아든다. 동시에 버스를 막아선 몇몇 군인들. 총기로 무장한 군인들이 버스에 난입해 교회 사람들을 데려갔다. 피랍 사건이 발생했다. 분쟁지역에 간 한국 사람들이 총기로 무장한 탈레반들에게 납치당한 것이다.
외교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재호. 재호는 교섭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뉴스를 보는 재호. 탈레반이 한국인들을 납치했다는 영상을 배포했다. 탈레반의 협상조건은 아프가니스탄에 잡혀있는 탈레반들을 석방하는 것이다. 아니 왜 가지 말라고 한 곳을 가는 거지? 납치된 사람들의 신상정보부터 확인한다. 다 같은 교회 사람들이네? 그럼 이 사람들 종교로 내전 중인 나라에 선교하러 간 거야? 부하 공무원을 부르는 재호. “야. 이 사람들 지금 다 자원봉사 차 갔다고 말해. 안 그럼 이 사람들 다 죽어!” 살해 시간은 24시간. 이 업무지시를 시작으로 장재호와 외교부 직원들은 탈레반을 상대해야 한다. 과연 재호는 피랍된 한국인들을 생환시킬 수 있을까?
믿고 보지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이전에 우려의 시각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바로 주제가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 피랍 사건은 약 15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교회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 입국을 강행해서 일어난 이 피랍사건. 당시에 엄청 큰 일이었기 때문에 초등학생이었던 글쓴이도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 이 일이 그렇게 먼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 교회인들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가 몇몇 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영화에서 감독이 이들을 우호적으로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 교회 사람들을 좀 비꼬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 이전에 글쓴이는 이 영화에 대한 그런 비판적 시각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바로 전작 <제보자> 때문이다. 전작에서 다뤘던 소재는 '황우석 사기 사건'이다. 줄기세포 복제와 관련해서 온 나라를 속이던 과학자를 고발하는, 진정한 저널리스트에 다뤘던 이 영화는 나름 갖고 있는 균형감각이 좋았다. 당연히 <제보자>와 흑막이자 현대사의 빌런 중 하나였던 그 과학자는 나름 잘 구현했다. 이 외에 이 과학자를 믿는 일반 국민들의 관점이 어떻게 주인공에게 딜레마로 작용하는지를 영화 내적으로 팽팽하게 드러내서 좋은 직업영화가 되었다.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동하는 대사는 '국익이 우선이냐, 진실이 우선이냐'인데, 이를 영화의 내적 리듬으로 잘 구현해 과연 임순례라는 인물의 경험치가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영화는 이미 그런 걸 만들어 본 적이 있는 듯이 침착하게 이야기를 끌고 갔다.
과한 에너지
이렇게 직업윤리를 두고 갈등하는 인물의 모습을 잘 드러내면 역시 임순례!라는 말을 듣기 충분했을 것이다. 역시나 결론적으로 이 영화가 막 엄청나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임순례라는 작가의 개성을 느끼기는 좀 어렵다. 왜냐하면. 일단 주인공 재호의 설정방식은 좀 아쉽다. 재호는 굉장히 헌신적인 공무원이다. 극에서 온갖 개고생을 다 한다. 게다가 후반부를 보면 이 사람은 외교의 신이 점지한 느낌까지 난다. <제보자>의 주인공 윤민철과 공통점이 있다. 직업윤리적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의 것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두 인물 간의 차이점이 너무 짙어 아쉽다. <제보자>에서 윤민철은 이 이장환 박사의 사기 행각 피해자를 몇 번 만나며 동기부여가 생긴다. 반대로 재호는 이에 대한 묘사가 없다. 그래서 감정선이 좀 얕았다. 글쓴이는 균형감각에 대한 지나친 의식 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을 덩그러니 탈레반에게 살해당하라고 놔두는 것도 웃기는 짓이다. 그럼 이를 생환하기 위한 나라의 노력이 중요하겠지? 영화는 이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재호를 이 쪽에 지나치게 헌신적으로만 묘사한다. 만약에 재호 입에서 이 사람들을 욕하는 대사가 나왔으면 영화의 내적인 논리가 분산될 것이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당시 피랍 피해자들에 대한 비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염두하고 각본을 썼다면 인간적으로 이 인물이 이렇게 처절한지를 묘사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사기 사건은 온 나라가 이 사람이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아서 윤민철의 내면묘사를 살짝 얕게 설정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 2007년 피랍 사건은 많은 국민들이 이 교회인들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람들이 이 공무원 분들의 존재감을 비교적 옅게 기억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얕은 감정선 덕에 재호가 하는 대사가 살짝 이질감이 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영화 전체적으로 '이게 핵심이야!'라고 때려 박는 듯한 대사가 좀 아쉬웠다. 어떤 장면에서 한 인물과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 중반부에 뿌렸던 떡밥을 수거하며 영화의 키워드가 되는 어떤 대사를 한다. 글쓴이는 이 대사와 그 후의 장면이 좀 아쉽게 느껴졌다. 너무 관객에게 '이거 멋있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장면 아니더라도 다들 그렇게 느낄 것 같다. 그러니까 같은 말을 너무 직접적으로 두, 세 번 하는 것이다. 이는 대식이라는 인물에게는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대식이 어떤 일이 있어서 이 교섭 일에 진심이고 왜 아프가니스탄에 있는지를 다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 중간에 보여주는 액션 신은 역시 현빈이라는 생각이 든다. 액션 신까지 잘 뽑혔으니 극 연출에서 재호보다 대식에게 힘을 더 준 셈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대식이(역시나 헌신적이지만) 재호의 직업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됐다는 것은 영화의 큰 단점으로 뽑힐 것이다. 시각적으로 셔츠 색을 이용해서 대비를 준 것부터 시작해 영화 안에서 중요한 결정권이 누구한테 있는가? 가 그에 대한 근거가 될 것 같다.
임팩트 한 방이 없어
이렇게 재호가 성자 같은 인물이라 <제보자>와 같은 맛이 없다. 몰입도는 좋다. 그런데 이 몰입도가 후반부의 협상 기점으로 뭔가 힘이 빠지더니 엔딩에서 밋밋해지는 것이다. <제보자>는 장르적인 특성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데어데블> 시리즈의 '킹핀'이 연상될 정도의 빌런인 이장환 박사. 당시 한국에서 끌던 인기가 선풍적이었기 때문에 국민 여론이 그의 편이었다. 이를 활용해서 인물을 어떻게 압박하는지, 또 이 사람이 어떻게 정체가 드러나는지를 본다면 영화가 기본적으로 직업영화 이전에 스릴러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영화가 이런 장르적인 강점을 가진 것에는 기획력에 있었다. '우리가 말하고자 했던 직업의식을 장르 특성으로 바꾸자'라는 창의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진실을 외면하고 피상적인 국익에 집중하는 것이 <제보자>의 주인공에게 중요했던 걸 이야기로 잘 설계한 감독의 꼼꼼함, 섬세함이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이 <교섭>에게는 이런 느낌이 없다. 그냥 재호가 처음부터 끝까지 헌신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인물이 단점을 가진 것 때문에 뭔가 위기가 일어나지 않는다. 비협조적인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의 악함을 영화의 굴곡으로 사용하고 그 나머지는 없다. <제보자>의 윤민철은 좀 밑도 끝도 없어서 이에 대한 리스크가 있었는데 재호는 우직하게 하나만 판다. 그럼 뭐가 단점이냐? 이는 영화를 보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는 영화가 지나치게 쉽다고 뽑고 싶다.
의문이 드는 기획
이렇게 영화가 좀 단면적이다 보니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부족했다고 느꼈다. 올바른 직업윤리를 묘사할 것이었다면 이 일을 포기하는 내면 묘사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 주인공들이 고민을 해야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볼 법하지 않을까? 그러나 아무 고민도 없이 무작정 들이박는 인물을 보면서 헌신적인 직업윤리보다는 과함이, 교회인들에 대해 '왜 쓸데없는 짓을 하나'하는 탄식이 느껴졌다. <리틀 포레스트>와 <제보자>의 중간단계 느낌? <리틀 포레스트>에서 현생으로 돌아오고 난 다음의 낙관적인 시각과 <제보자>가 가진 숭고한 직업의식 사이에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무언가가 탄생한 것이다.
장르적으로 잘 잡았다? 이것도 좀 아쉽다. 각본에서 딱히 허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극에서 전개되는 몇 개의 협상이 들어가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다 근거가 있다. 왜 이 일이 벌어지는지 다 꼼꼼하게 묘사한다. 한 사건이 어떤 분들에겐 좀 아쉽다도 느껴질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글쓴이는 이를 동의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그런 상황이니까 그 사람이 그런 선택지를 골랐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영화는 이야기를 어떻게 쥐고 펴야 긴장감이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근데 이 긴장감이 후반부의 카타르시스로 이어지지 않는다. 왜? 후반부의 하이라이트신이다. 이 인물들은 좀 급발진한다. 주제를 위해 이 사람들은 그래야만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그 선택지만 딱딱 고른다. 김이 새는 것이다. 갑자기 서스펜스가 쭉 추락하니 그냥 적당히 볼만 한 영화가 나왔다. 임순례라는 큰 이름에 이런 걸 기대하고 가는 건 아닌데 말이다. 직업인에 관한 영화인데 직업인에 몰입이 안되고. 장르적으로도 실화 바탕이라는 한계가 있고. 아~무것도 아닌 모호한 영화가 나왔다. 주제? 그렇다기엔 단순히 그냥 숭고한 한 직업인인을 보여줄 거라면 다큐멘터리 하나가 더 의미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연출력은 돋보였지만 기획력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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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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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틴 아메리카의 등장, 그리고 2대 캡틴아메리카의 탄생기
#산돌구름 #팔콘앤윈터솔져 #2대캡틴아메리카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2021. 03. 23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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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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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4 US 에이전트, 존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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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우주의 영웅들: 새로운 진실> 티저 예고편
[2021년 7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케빈 스미스가 총괄 제작을 맡은 장대한 모험담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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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여, 돌아온 그레이스컬의 힘을 맞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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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즌 2> 공식 예고편
의무를 따르는 것과 가슴을 따르는 것.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사교계에 또 한 번의 스캔들이 불어온다. 《브리저튼》 시즌 2, 3월 최초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