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08-29 21:25:42
[SIWFF 데일리] 인간에서 인간까지
영화 <카메라를 든 사람>
SYNOPSIS
다큐멘터리 촬영 감독 커스틴 존슨이 25년간의 촬영 경력 동안 포착해 낸 푸티지 영상을 직조하듯 풀어 낸다. 영상 제작자와 대상들 사이의 관계, 카메라의 객관성과 개입 사이의 긴장, 그리고 날것의 현실과 가공된 이야기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영화.
PROGRAM NOTE
감독으로서 영화는 곧 ‘이야기’로 정의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감독은 이야기 안에서 배제된 촬영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늘 아쉬움과 한계를 느끼고는 한다. 바로 이 점에서 영화 〈카메라를 든 사람〉은 무엇보다 예외적이며 뛰어난 작품이다. 이는 25년 동안 촬영감독으로 활동한 커스틴 존슨만이 가지는, 감독과는 다른 시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영화는 오랜 기간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를 통해 만난 사람과 감정을 주고받았던 순간을 엮어서 만든 커스틴 존슨만의 자서전이다. 마치 잘려진 천 조각들이 ‘퀼트’라는 하나의 예술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본 듯하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 5년 만에 다시 찾은 보스니아의 한 가족과의 대화와 ‘작은 상영회’는 이야기에서 놓쳐버린 현장의 순간들이 어떻게 환생되고 의미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다큐멘터리를 하다 보면 감독의 그릇만큼 세상이 보일 때가 많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에 대한 깊은 탐색과 교감이 쌓여 결국 자신의 아이들과 치매를 가진 어머니에게로 카메라가 향할 때, 어떻게 카메라가 한 개인에게 역사가 되어 성숙한 시선을 갖게 하는지, 또한 그것이 관객에게 어떠한 울림을 주는지, 이번 영화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권우정]

일전에 넷플릭스에서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주변에서 알음알음 추천을 받고, 왓챠피디아도 내가 4.1점을 줄 거라고 했으므로. 역시나 좋았다. 딕 존슨의 죽음을 다룬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딕 존슨의 딸이자, 다큐멘터리 촬영 감독으로 25년을 살아온 감독 커스틴 존슨의 작품이 상영된다고 해서,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첫 영화로 냉큼 골랐다. 그리고 역시나, 좋았다.
이 작품은 25년 동안 수많은 작품에 참여하면서 그가 촬영한 풋티지 영상을 모아모아 새로이 편집한 것이다. 커스틴 존슨 감독은 이것을 자신의 회고록처럼 여겨 달라고 했다. 타이틀이 떠오르기 직전 보이는 장면은 도로만이 펼쳐진 넓은 평원에 번개가 치는 순간과 우렁찬 천둥 소리가 포착되는 것, 그리고 관객인 나와 동시에 깜짝 놀란 숨을 들이켜는 촬영자의 소리. 기둥 뒤에 공간 있듯, 카메라 뒤에 인간 있음을 감추지 않는다.
굉장히 다양한 영상이 조각조각 모여 있다. 스레브레니차 집단 살해의 기억이 남아 있는 보스니아처럼 역사의 어떤 순간도 들어 있고, 복싱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담는 장면도 들어 있다. 복싱 코치는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가까이서 찍는 게 진리라고 말한다. 복싱도 촬영도 가까운 데서만 가할 수 있는 일격이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그 가까운 촬영의 일격을 연타로 날리는 걸작이다.

얼핏 평이해 보이는 장소에서도 ‘흥미로운 요소’를 찾는 것이 카메라의 힘임을 느끼게 한다. 얼핏 단조로워 보이는 도시의 풍경에서, 벽의 포탄 자국이, 93-94년 사이에 사망한 사람들의 묘비가, 스레브레니차를 잊지 말라는 그라피티가, 카메라에 점점이 담기면 그곳은 더 이상 평이한 도시가 아니게 된다.
세계 곳곳, 각기 다른 세계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성실히 따르며, 카메라는 다양한 것을 담는다. 삶의 ‘흥미로운’, ‘독특한’ 이야기가 있는 단면마다 커스틴 존슨의 카메라가 있다. 그러나 그 다양한 조각조각들이 모인 곳, 소실점에 있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바로 인간을 담기 위해 그의 카메라는 그토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리창을 깨끗이 닦아 차창 너머로 찍을 수밖에 없는 나라들도 있다. 알 자지라 주요 인물들이 수감된 예멘의 감옥 앞이나 카불처럼 위험한 곳들이 있다. 그러나 거기서도 유리창을 닦는 손이 흥미롭게 담겼다고 말하는 ‘기술 전문가’인 동시에, 자신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잊지 않는 ‘예술가’가 있다.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의 익명성을 위해, 머뭇거리며 움직이는 손과 목소리만 담은 인터뷰 영상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전해진다. 인터뷰의 가장 앞 단어를 건네주면서, 공감하고 경청한다. 카메라의 역할은 결코 응시에만 그치지 않는 것이다. 기술과 예술을 동원하여, 담고 전달하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어머니의 모습도, 집단 살해의 기억 이후에 살던 곳으로 돌아온 가족들이 거둔 알알이 보석 같은 열매도, 눈을 다쳤지만 똑똑한 소년으로만 보였던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증언도… 촬영자에게나 감상자에게나 뚜렷하게 각인되는 이런 영상들은, 카메라의 역할이 응시에만 그쳤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피가 흘렀던 역사의 기억들과, 그 자리들이 오늘날은 평화로워진 장면을 대조해서 보여주는 것도 카메라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편집한 손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영화의 보여주기는 사실 적극적인 말하기이다. 무수한 이들의 피가 흘렀던 초원에 오늘날 얼마나 햇살이 곱고 들꽃이 살랑거리고 있는지, 단지 고운 들판을 보여줄 뿐인데 왜 우리는 참담해지는지. 이 적극적인 말하기가 없다면, 다시 말해 기록의 행위가 없다면 우리 눈에 그저 예쁜 초원으로만 보였을 것이다. 그토록 거대한 기억도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기록하고 전달하는 한, 조각도 이야기가 된다.
커스틴 존슨의 작업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이것이 팩트와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되는 과정과도 비슷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각조각 모인 이야기들이 새로운 진실을 그려내고, 풋티지 영상이 모여 새로운 작품이 되는 과정이다.

영화는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함께 담았다. 현장 프로듀서 겸 통역으로 보스니아에서 내내 동행한 이의 말처럼. 우리의 선택이지만, 더 오래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해소도 필요하다는 것을.
때로는 몰랐던 이야기 앞에서 눈물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 대답을 회피하는 인터뷰이에게 다른 주제로—이를 테면 옷 같은 얘기로— 말을 돌리기도 하는 커스틴 존슨의 모습을 보며… 전문가가 된다는 건 단순히 기존 하던 일에 노련해지는 일일 뿐만 아니라, 자기 하는 일 안에서 자기 감정을 정확하게 직면하는 일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흔히 전문가가 된다고 하면, 마치 감정은 무디게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감정을 잘 해소하고 정돈하는 것이 오히려 필요한 것 같다. 꼭 영화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배우나 소위 ‘감정 노동’으로 일컬어지는 일들이 아니어도, 우리는 인간이기에 대부분 감정을 사용하며 일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인간의 시선에서, 시선 끝의 인간까지. 다큐멘터리는 결국 그런 작업이 아닐까.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들도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의 경계를 넘어서서, 보여지지 않는 그 너머까지, 그 소실점에 있는 인간에까지 시선이 미친다면 그 사람이 어느 직군에 있든 전문가 소리를 들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때 나의 조각 모음은 어떤 회고록의 모양이 되어 있을까. 커스틴 존슨의 인생 thanks to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 엔딩 크레디트가 쭉 올라가는 동안 생각했다. 나의 크레디트에 남기고 싶은 이름과 마음들을. 이 영화에서 보고 배운 아름다운 시선이 거기에도 한 자락 묻어나 있다면 참 좋겠다.
2023.08.25. 14:00-15:43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6관
2023.08.28. 19:30-21:13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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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주 차 씨네랩 개봉작 추천작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벌써 3월의 첫째 주가 지나갔네요.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지만.
기대하고 있는 영화가 곧 개봉한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합니다.
그럼 오늘도 어김없이 여러분께 개봉작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3월 둘째 주에는 어떠한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개요: 드라마 | 한국 | 117분
감독: 박동훈
출연: 최민식, 김동휘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쇼박스줄거리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이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관전 포인트
3년 만에 돌아온 배우 최민식, 250대 1 경쟁률 뚫고 발탁된 김동휘의 만남.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등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를 주로 출연했던 배우 최민식이
감성적인 영화에 나온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쉬리> 이후 22년 만에 이북 사투리를 연기하는 최민식 배우의 모습 또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영화의 메인 음악인 '파이(π) 송' 커버 영상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파이(π) 송'이란 원주율인 파이의 숫자를 음표로 삼아 만들어진 곡입니다. 커버 릴레이는 벌써 무려 1000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들까지 각자 자신을 '수포자'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영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을 배경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수학을 모른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위로와 격려가 되는 따뜻한 영화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블랙라이트
개요: 액션 | 미국 | 104분
감독: 마크 윌리엄스
출연: 리암 니슨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주)퍼스트런줄거리
언더커버 요원들을 관리하는 FBI 비공식 요원 ‘트래비스’(리암 니슨)는 한 요원의 사망으로 조직의 충격적인 비밀과 마주한다!
추악한 악행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하나! 모든 걸 끝내기 위한 그의 마지막 미션이 시작된다!
관전 포인트
리암 니슨 x <분노의 질주: 홉스&쇼> 제작진
<테이큰>을 시작으로 액션배우로 자리 잡은 배우 리암 니슨의 출연,
거기에 더불어 <분노의 질주: 홉스&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제작진이 영화에 참여해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또한 전문가에게 FBI에 관한 조언을 받아 무기를 활용한 액션 장면을 촬영하였기 때문에 캐릭터의 사실성이 높을 거라 예상합니다.
카체이싱과 리암 니슨의 액션에 주목하여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월드 히어로즈 미션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4분
감독: 나가사키 켄지
출연: 오카모토 노부히코, 야마시타 다이키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주)스마일이엔티줄거리
전 세계 개성 보유자 섬멸을 목표로 하는 수수께끼 조직 휴머라이즈. 그들이 각국에 설치한 '이디오 트리거 밤'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세계 선발 히어로 팀이 결성된다! 세계 각국의 프로 히어로와 유에이 고교 히어로과 학생들이 소집되어 각 지역에서 폭탄 회수 임무를 맡게 되는데…
엔데버 사무소에서 인턴 중인 미도리야, 바쿠고, 토도로키는 오세온에서 작전 수행 중,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미도리야는 이를 계기로 만난 운반책 소년 로디와 함께 경찰, 빌런의 공격을 받으며 전국에 지명수배된다.
한편, 휴머라이즈의 지도자 플렉트 턴이 범행을 예고하며 세계는 패닉에 빠지고, 히어로 팀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위험을 무릅쓰고 폭탄 회수에 나서는데…
제한 시간은 단 2시간! 전 세계와 히어로들의 미래가 '그들' 손에 달렸다!
관전 포인트
로튼 토마토 신선도 86%, 관객 점수 95%
누적 발행부수 6,500만 부를 돌파하고, 전 세계의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나의 히어로 아케데미>!
티저와 스페셜 포스터 공개만으로도 사람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는데요. 특히 새롭게 선보이는 '스텔스 슈트', 프로 히어로들까지 총출동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첫날 흥행 수익은 3억 엔으로 전작보다 2배가 넘는 수익을 달성했고, 총수입은 $46,567,849 달러(한화로 약 574억)를 돌파했습니다.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
개요: 드라마 | 핀란드 | 82분
감독: 티무 니키
출연: 마리아나 마야라 등
개봉: 2022월 3월 10일
배급사: (주)슈아픽처스줄거리
난치병인 다발 경화증으로 시력과 기동성을 잃은 야코는 연인 시르파와 전화로 원거리 연애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혈액염을 앓고 있는 시르파로부터 치료를 위한 약을 쓰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 야코는 천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에 사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서 안전한 집을 벗어나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나는데...
관전 포인트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상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는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고,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된 작품입니다.
이름부터 굉장히 독특한 이 영화, 감독의 연출에서도 이러한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요. 굉장히 몰입도가 높은 영화이자,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영화입니다.
레벤느망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100분
감독: 오드리 디완
출연: 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 등
개봉: 2022월 3월 10일
배급사: (주)영화특별시SMC줄거리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은 예기치 못한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낳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안’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끝까지 가기로 결심하는데…
관전 포인트
심사위원 만장일치,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은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클로이 자오 감독, 버지니아 에피라 배우, 사라 가돈 배우, 사베리오 코스탄조 감독 등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여러 언론으로부터 극잔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선정한 2021년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씨네랩의 개봉작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영화와 함께 즐거운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또 새로운 개봉작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안녕!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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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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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김유미, 웹영화 '800억 소년' 캐스팅
ⓒ 네이버영화
배우 김유미가 웹영화 <800억 소년>의 주인공으로 출연한다고 밝혔다.
<800억 소년> 암호화폐 거래에 일찌감치 눈을 떠 어마어마한 자금을 굴리던
소년이 은밀한 작전을시행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이정현, <리미트> 개봉일 변경
ⓒ 네이버 영화
영화 <리미트>가 8월 17일에서 32일로 개봉일을 변경했다.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서 피해자가 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31일 개봉을 확정했다.
이정재·정우성, <헌트> 예매율 1위
ⓒ 네이버 영화
<헌트>가 전체 예매율 1위에 등극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헌트’는 7일 오후 6시 34분 실시간 예매율 22.9%를
기록하며 전체 영화 예매율 1위에 등극했다.
해외
레이디 가가, <조커 2> 출연 확정
ⓒ 디즈니 플러스
가수 겸 배우 레이디 가가가 영화 ‘조커2’에 출연한다.
속편에서 레이디 가가는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맡은 아서 플렉의 상대역으로 등장한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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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 위의 거북이와 바다 위의 용
영화 한산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속 명량을 이은 두 번째 작품이며, 작중 시기 상으로 보았을 때는 한산도 대첩 이전부터 당일까지를 그리는 명량의 프리퀄 작품이다. 영화를 직접 보기 전 여러 평가들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공통된 의견은 전작인 명량의 단점을 개선한 영화라는 것이었다. 직접 영화를 보게 된 후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명량이라는 영화의 단점을 고친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이 꽤 존재하는 영화라고 느껴졌다. (이후 스포일러)
영화가 개봉한 지 한 달이 다 된 시점에 관람하게 되었는데,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를 VOD 포함 4번이나 봤던 시기이다 보니 박해일 배우님을 너무 자주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영화가 시작된 후 초반부에 들었던 생각은 '이 영화...캐스팅이 대단하다!'였다. 우선 실제 역사 속에서도 조선 수군의 암적인 존재로 묘사되는 원균 역을 손현주 배우님이 맡았다는 사실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졌고, 향도 역으로 나오는 안성기 배우님이 등장하셨을 때도 놀랐다. 이외에도 왜군 역으로 등장하는 변요한 배우님, 김성균 배우님 등등 반갑게? 느껴지는 배우님들이 많았던 것 같다.
다만 연기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면 작중 등장하는 왜군들의 일본어는 거의 '한본어' 수준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나 와키자카 역의 변요한 배우님이 휘하 장수 이름을 부를 때는 한국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일본인이 아니다 보니 그런 부분이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느껴지지는 않았고, 카리스마 있는 표정 연기나 몸을 쓰는 방식 등은 자연스럽고 멋지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박해일 배우님의 연기에 대해서는 여러 생각이 공존하고 있다. 사실 헤어질 결심 속 연기에 너무 압도되어 많은 기대를 한 것도 있지만, 정말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산 속 박해일 배우님의 연기는 이순신 장군을 많은 고뇌를 가진 인물로 묘사하지만 고뇌의 내용에 대해 관객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름대로 그 이유를 생각해봤을 때, 우선 이순신 장군님 본인께서 과묵한 인물이었던 것에 대한 고증이 있을 것이고 다음으로 그의 침착하고 치밀한 지략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확실히 영화를 후반까지 보게 되면 부관들의 실수나 재촉에도 불구하고 99%가 아닌 100% 확률의 승리를 위해 인내하고 인내해 결국 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적을 끌어내리는 이순신 장군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지략가가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고뇌와 고통을 겪어야 했을 텐데, 문제는 이 영화 속에서 관객이 그의 고뇌를 느낄 수 있는 장치가 박해일 배우의 표정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임진왜란 시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작품이 어차피 아니기 때문에 이순신 장군님에 대한 영화적인 재해석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부관들의 질문이나 요청 중 50%는 대꾸조차 하지 않는 장군의 모습을 보면 인간을 초월한 무언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따라서 감정을 절제하는 장군으로서의 면모는 탁월하게 묘사되었으나 영화 속 주인공으로만 생각하고 연기를 보았을 때는 아쉽지 않았나 싶다.
다음으로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점은 초반부 1시간가량의 전개가 지루하다고 느껴졌고 각 장면 속 사건들이 따로 놀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는 점이다. 사실 이 점에 대해서는 주변인들과 대화를 해 봐도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많아서 정말 나의 주관적인 감상인 것 같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조선군과 왜군 두 진영에서 의견 차이나 새로운 작전 등이 계속 벌어지지만 모든 이야기가 유려하게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 몰입 없이 전반부를 지루하게 감상했다. 또한 전작인 명량보다는 훨씬 덜할지 몰라도, 여전히 내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차가운 사극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대용이 거북선의 개량 버전을 만들어 이순신 장군을 울며 설득하는 장면이나 의병장 황박이 준사에게 하는 대사 등은 '냉철한 지략가인 이순신 장군'이라는 영화의 중심축과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이 아니었나 싶다. 다만 작중 이순신 장군의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는 정말 울림이 있는 대사와 이어지는 장면이었다는 점에서 생각해볼 때 완전히 불필요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박해일 배우님이 인조로 출연한 '남한산성'같은 영화가 더 재밌다고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들만 너무 길게 쓴 것 같긴 한데, 이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 역시 확실했다고 생각한다. 우선 전작인 명량에서 개선되었다고 느낀 점은 악역(?)인 와키자카에 대한 묘사이다. 전작의 왜군 장수에 비해 훨씬 지력과 통찰력이 있는 인물로 그려졌으며, 이는 결말을 한국인 모두가 알고 있는 이 영화를 더욱 긴장감 넘치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역사 속 와키자카의 모습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거북선에 대해 파악하는 것, 해상에서 매복하여 작전을 펼치는 것, 조선 수군에게 절대 먼저 접근하지 않으려 하는 점 등은 '한산도 대첩'이라는 영화의 배경을 뻔하지 않고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이 영화의 제일 훌륭한 점은 역시 해전에 있다고 생각한다. 육지전을 묘사한 국내 영화 중에 '고지전'이라는 훌륭한 영화가 있다면, 해전에 있어서는 명량과 한산이 압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안갯속에서 적은 수의 배로 상대를 유인하는 조선 수군의 모습, 우리의 바다는 우리가 제일 잘 안다는 사실에 기반해 적군을 농락하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학익진으로 바다 위의 성을 만들어 적을 궤멸시키는 모습은 지루했던 전반부를 잊게 만들 정도로 큰 쾌감을 선사했다. 거북선에 대한 압도적인 묘사도 훌륭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중 왜군은 거북선을 보고 '복카이센'이라는 표현을 쓰며 두려워하는데, 영화 속 거북선의 모습을 보니 정말 그 시절에 해전 중 저런 적선을 맞닥뜨리게 될 경우 누구나 다리가 풀리지 않을까 싶었다. 적들 속에 홀로 들어가 무쌍을 찍는 개량된 거북선의 성능을 보고 있자니 앞서 언급했던 나대용의 눈물까지 설명되는 듯한....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이 영화는 후반부를 위해 기어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반부의 해전만으로도 티켓 값은 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남에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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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지나간 것은 지나친 후에야 알 수 있다
나는 평생 나를 볼 수 없다. 눈으로 나의 전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는 물리적 한계는 물론이거니와 가장 여리고 약한 면을 깊은 내면에 숨겨두어 세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까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순간적인 반응. 그것들이 켜켜이 쌓여 자신마저 그 마음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럼에도 일상은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 듯하다. 내가 나를 잘 몰라도 하루는 무탈하게 흘러가다 끝이 나고,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하니까. 이쯤 되니 내가 나를 잘 모른다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도 같다. 가끔 혼란을 맞닥뜨리긴 해도 다들 이 정도의 복잡함은 껴안고 살아가니까. 거창하게는 인간의 숙명이라 여겨도 될 것 같고.
혹은 나는 생각보다 나 자신을 잘 아는 걸지도 모른다. 무엇이 내게 편하고 불편한지 구분할 줄 아니까. 나름 평화롭던 일상. 균열은 언제나 나쁜 것에서 비롯되진 않는다. 미루고 미뤄온 나 자신에 대한 직시를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사람. 잘 모르겠는, 혹은 모르고 싶은 것마저 헤집어 놓는 사람. 그 사람의 등장으로 지극한 현실은 깨지고,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Synopsis
강릉에 있는 한 예술고등학교의 연극영화과, 수안은 하이틴 스타인 설이와 급격히 가까워지며 어느 늦은 밤 무작정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설이와 함께 서울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후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지만 오해가 쌓인 채로 설이는 수안을 떠나가게 되고, 훗날 배우가 된 수안은 설이에 대한 그리움에 겨울 바다로 돌아간다.
*스토리 전개상 주요한 스포일러는 거의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나의 미래, 그러니까 진로를 고민하는 시기는 언제인가. 어렴풋이 '나는 뭐 해 먹고살지?'라는 물음은 한두 번쯤 품어봤겠지만,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는 고등학생 무렵 아닐까. 갈팡질팡하는 또래 친구들이 태반이건만 드물게 제가 갈 길을 반짝이게 닦고 있는 소수를 마주치기도 한다. 수안에게 설이가 그랬다. 똑같이 연기가 하고 싶은 배우인데, 이미 드라마 주연을 몇 번이나 해본 설이.
흩날리는 긴 머리칼, 분홍 빨강 따위의 화려한 색조가 잘 어울리는 오목조목한 얼굴, 묘한 분위기까지. 짧은 머리칼에 화장기 거의 없는 수안과는 정반대의 삶인 걸 몸소 보여주기라도 하듯. 수안은 그런 설이를 보며 은근히 부러워하며 동경한다. 무얼 해도 미워할 수 없을 것 같은, 세상의 찬사를 몽땅 껴안는 그 애.
수안의 부러움은 열등감이나 질투로 번지지 않는다. 설이와 자신은 다른 사람이다. 수안은 이런 면에선 자기 자신을 잘 알기에, 세상의 뻔한 잣대나 몰지식함 앞에서도 네가 틀렸다고 지적할 수 있는 담대함을 지녔다. 설이의 눈엔 그 모습이 반짝거릴 것이다. 자신이 무얼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는 나와 다르게 분명한 기준을 갖춘 사람. 유약한 자신과 다르게 단단한 느낌.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자신이 가장 가지고 싶은 면을 발견한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일상에 허덕이다 보면 스스로 느끼는 어렴풋한 찝찝함을 완전히 무시하고, 무시하다 보면 자신의 길이 옳았던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된다.
배우가 맡는 무수한 역할들은 지금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고로, 끊임없이 타인을 연기한다. 마치 내가 된 것처럼. 내가 나를 모르는 상태에서 사회에서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다른 사람들을 연기하다 보면, 그리고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자신보다 더 빠르게 알아차리는 익명의 대중을 보면, 마치 그들이 기대하는 내가 나 자신 같다. 아니, 그게 맞는 것 같다.
사회가 좋아하는 일반적인 특성을 모두 갖춘 사람은 언뜻 보면 행복할 일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겉모습은 그 안에 든 것까지 비춰내지 못한다. 그럼 무엇이 속을 꿰뚫어 볼 수 있는가. 거울이다. 내가 마주하는 지금의 나는 내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듯해서, 그게 숨이 막혀서 도망치고 싶어 진다. 복잡한 내면을 잠재울 자극적이고 시원하고 재미난 것들로 시선을 돌림으로써.
수안과 설이는 서로가 있기에 모면이 쉬웠지만, 어느 순간부터 되레 어려워진다. 나를 비추던 거울은 눈길을 돌리면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내가 아닌 타인은 마음대로 제거하거나 치울 수 없다. 나 자신을 가장 깊게 드러내는 존재를 막아서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무엇보다, 피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러나 자유분방해 보이는 수안의 심연은 결코 설이와 다르지 않다.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린다. 자신에게 가장 편한 게 있다고 한들 그건 사회가 요구하는 것과 다르니까. 그래서 자신의 주체성을 드러낼 만한 시도를 꿈꾸며 미약하게나마 시작하지만, 함께 하겠다던 설이는 온데간데없다. 누가 먼저였을까. 가장 투명하게 서로를 비추던 거울은 얼룩이 덕지덕지 묻은 채 더 깊은 곳으로 묻어진다.
두 사람은 상흔을 남긴 채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듯했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필요한 시간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동일한지,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인지. 이 답은 현실에서 치이고 살면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깊은 내면에 들어가려면 끝도 없이 희거나 푸른 것에 제 발로 들어갈 수밖에.
이로써 본래 살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곳으로 넘어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순간들을 맞닥뜨리며 투쟁한다. 꼭 붙어 다니던 어린 날의 둘은 제각각으로 분리되었다. 으레 좋다고 말하는 무형의 산물들을 얻고, 기꺼이 신기루처럼 놓치고, 결국엔 홀로 남은 자기 자신을 마주한다. 거세게 몰아치는 현실을 몇 번이나 온몸으로 부딪혀 낸, 그 시간을 모두 통과해 낸 나 자신을.
Schedule
- 2023. 04. 29 / 13:00 (230) 메가박스 전주객사 2관
- 2023. 04. 29 / 13:00 (235) 메가박스 전주객사 8관
- 2023. 05. 01 / 10:00 (411) 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 2023. 05. 05 / 13:00 (822) CGV 전주고사 7관
제24회 전국국제영화제 (JIFF)
- 2023.04.27(목) ~ 2023.05.0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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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중심에 농촌을 들이다
8★/10★
거의 모든 영화의 배경은 도시다. 종종 농촌이 배경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농사 그 자체에 주목하는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인의 대다수가 도시에 살고 이로 인해 농촌 문제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한 카를라 시몬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알카라스의 여름〉은 농촌 문제를 영화의 중심에 들인다. 스페인 카탈루냐의 조그만 시골 마을 알카라스에는 3대째 복숭아 농사를 이어오고 있는 가족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평범하던 이들의 일상에 청천벽력이 떨어진다. 가족이 농사짓는 복숭아 농장은 원래 지역 지주의 소유로, 전쟁 때 목숨을 구해준 대가로 가족이 지주에게서 선물 받은 땅이다. 그런데 토지 증여가 구두로만 되었다는 게 문제의 발단이다. 윗세대에게는 굳이 서류로 만들어놓을 필요가 없었던 굳건한 약속이 오랫동안 서서히 희미해지면서 끝내 가족이 퇴거 통보를 받기에 이른 것이다.
가족이 쫓겨나지 않고 살던 곳에 계속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복숭아 농장을 갈아엎고 들어설 태양광 전지판을 관리하는 일을 맡는다면, 가족은 쫓겨나지 않아도 된다. 영화의 서사는 도시인들에게는 ‘합리적’으로 보일 이 결정을 단호히 거부하는 아버지의 결단에서부터 본격화된다. 아버지는 농부라는 직업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지금껏 복숭아 농사로 가족을 먹여 살렸고, 인근 농장의 동료들과 우정을 쌓았으며, 그를 탁월한 농민이게끔 하는 숙련도를 획득했다. 즉 복숭아 농사는 그에게 자부심의 원천이자 삶의 토대다.
그의 아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갈등하면서도 의지하는 아버지와 아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혼자 농장에 나가 입을 꾹 닫고 일을 한다. 안정감을 찾고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노동하는 사람 중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기 생업에 몰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버지와 아들은 도시인들과 달리 자신의 일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즉 그들은 노동으로 자기 자신을 실현한다. 이들에게 복숭아 농사를 더는 짓지 못하는 것이 단순한 생계 문제가 아니란 소리다(물론 생계 문제가 ‘단순’하지는 않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이 농사에 느끼는 전통적 자부심은 억압적 남성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카를라 시몬 감독은 상처받고 훼손된 농촌 남성성을 섬세하게 보듬음과 동시에 이들의 상처가 또 다른 억압으로 발현되는 상황도 짚는다. 어머니는 마초적이고 농사밖에 모르는 남편의 곁을 늘 묵묵히 지키고, 딸은 사사건건 간섭하고 드는 아빠‧오빠의 통제와 자신의 욕망을 협상해내는 법을 배운다. 여기에 자신이 제대로 서류 계약을 하지 않아 자식에게 폐를 끼쳤다는 할아버지의 안쓰러운 자책, 어떻게든 먹고는 살아야 할 것 아니냐며 태양광 전지판 관리일을 받아들이자는 가족 구성원과 아버지의 갈등이 더해진다. 태양광 전지판 설치로 놀이터가 사라지고, 어른들의 갈등으로 함께 놀지 못하게 된 아이들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이 모든 게 태양광 전지판이 복숭아 농장을 대체한 결과다. 알카라스의 한 복숭아 농장을 토대 삼아 여러 갈래로 펼쳐지던 복수의 삶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중단을 강요받는 것이다. 복숭아 값을 현실화하라는 농민들의 집단 시위는 과연 태양광 전지판이 대변하는 도시의 합리성‧경제성을 극복하고 가족의 삶에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을까? 전 세계의 영화 역량을 가늠하는 권위 있는 영화제 한가운데에 농촌 문제를 들여온 〈알카라스의 여름〉의 문제의식은 과연 제대로 응답받을 수 있을까? 인터넷에 ‘양곡관리법’을 검색하여 최근 기사를 살펴보자. 그리 녹록지만은 않아 보인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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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크릿 윈도우
시크릿 윈도우
스티븐 킹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스티븐 킹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만 50편이 넘는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공포, 호러에 바탕을 둔 장르소설로 분류하지만, 환타지, SF, 추리, 심리, 액션 등 거의 모든 장르를 넘나들기 때문에, 스티븐 킹의 작품 세계를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리타헤이우드와 쇼생크 탈출'처럼, 소설보다 영화가 더 유명한 경우도 있지만,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 가운데 성공한 작품을 보면 '캐리', '미저리', '쇼생크 탈출'처럼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한국에서 번역 출판산 스티븐 킹의 소설을 거의 다 읽은 독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샤이닝'이고, '샤이닝'과 같은 계열의 심리 스릴러 작품들이 다른 작품들보다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시크릿 윈도우'도 '샤이닝', '미저리'와 같은 심리 스릴러에 속하며, 주인공의 정신 분열을 영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물론, 중반 이후에는 관객이 이야기의 전개를 눈치 챌 수 있어 드라마틱한 반전은 일어나지 않는다.
원작 소설은 '소설을 훔친 남자 Secret Window, Secret Garden'로 중편 소설이며, 소설가 '모튼'을 찾아오는 남자 '슈터'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영화보다는 소설을 읽는 재미가 더 크다. 스티븐 킹의 최대 장기인 심리 묘사를 통해 독자는 주인공의 감정에 거의 동질화할 정도로 깊게 이입하며, 주인공이 왜 이상하게 변해가는지, 서서히 광기를 띄며 미치광이로 변해가는 과정을 공감하게 된다.
모튼은 뉴욕주에 있는 여름 별장에서 살고 있다. 그의 집을 청소하고, 식사까지 챙겨주는 마음 좋은 아주머니 - 당연히 임금을 준다 - 가 있고, 그는 노트북 컴퓨터에 워드를 띄워 놓고 소설을 쓰려 하지만, 소설은 쉽게 써지지 않는다. 하루 하루를 빈둥거리며 낮잠을 자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모튼.
어느 날, 누군가 찾아온다. 챙이 있는 모자를 쓰고, 키가 크며, 조금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불쑥 원고 다발을 내밀며, 내 소설을 표절한 파렴치한 놈이라고 모튼을 향해 소리지른다. 모튼은 황당하고 불안하다. 자신은 결코 다른 사람의 작품을 표절한 적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남자는 표절한 작품을 원래대로 돌려 놓으라고 협박한다.
'슈터' 역을 하는 배우는 '존 터투로'로, 코엔 형제의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오, 형제여, 어디로 가는가'에서도 조지 클루니와 함께 중요한 역을 맡은 '피트'가 존 터투로인데, 코미디 영화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연기가 돋보이지만, 이 영화처럼 심리 스릴러 영화에서는 진지하고 무서운 연기를 보여주는 뛰어난 배우다.
주인공 '모튼'을 연기하는 조니 뎁은 '팀 버튼'의 영화에 자주 출연했고, '짐 자무시' 감독의 영화에도 나온다. '가위손'으로 이름을 크게 알린 이후, 헐리우드 최고 배우 가운데 한 명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그가 진지하면서도 분열적 인물을 연기하는 걸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샤이닝'에서는 잭 토렌스가 '오버룩 호텔'에서 관리인으로 가족과 함께 지내는 동안, 극심한 고립감, 호텔에 존재하는 거대한 악령의 영향,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 소설을 쓰지 못하는 초조함 등이 뒤섞이면서 미치광이로 변해가는 과정을 눈부시게 썼다면, 이 작품에서는 외부의 악령이나 미지의 힘에 의한 영향 없이, 오로지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자아의 분열만으로 변해가는 개인의 정신과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모튼이 여름 별장에서 지내는 건, 아내와의 이혼 수속 때문에 별거 중이라 그렇다. 그는 뉴욕에 있는 집을 나와 이곳 여름 별장에서 혼자 지낸다. 아내 에이미는 새로 만난 남자 테드와 살고 있으며, 이혼 수속은 모튼이 도장만 찍으면 끝나는 상황인데, 모튼은 선뜻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모튼은 아내의 불륜 현장을 급습해 에이미와 테드가 모텔에서 벌거벗고 있는 장면을 봤다. 에이미는 엄연히 모튼과 결혼한 상태로, 모르는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 것이다. 모튼은 심한 배신감과 분노로 피가 끓었지만,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슈터'라는 남자가 찾아와 자기 소설을 표절했다는 말을 하니, 모튼으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슈터'가 타고 온 자동차 번호를 보니 '미시시피주'였다. 남쪽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왔다면 돈이나 뜯어낼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양아치는 아닌 듯 하고, 무엇보다 '슈터'의 표정은 진지하고 심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모튼에게 유리했다. 모튼이 '시크릿 윈도우'를 발표한 시기는 1992년이었고, 슈터가 자기 작품을 표절했다고 밝힌 창작 연도는 1994년이었으므로, 오히려 슈터가 모튼의 작품을 표절했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하지만 슈터는 모튼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증거를 가져오라고 다그친다. 그러면서 모튼이 키우던 개를 죽이고, 모튼과 슈터가 대화를 나눌 때 차를 타고 지나가던 마을 주민도 죽였으며, 모튼의 변호사도 살해한다. 그 모든 것이 모튼이 증거를 내놓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었다. 심지어 모튼의 아내 에이미까지도 그냥 두지 않겠다고 협박한다. 그러면서 에이미가 살고 있는 집에 불을 질러 집이 모두 타버리고, 에이미는 애인 테드와 함께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다.
이 와중에 에이미와 테드는 이혼 협상을 위해 변호사와 대동해 모튼을 만나지만, 모튼은 이혼서류에 싸인을 해주지 않고 버틴다. 에이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모튼의 여름 별장으로 달려가 이혼 서류에 싸인하라고 말하는데, 이때 모튼은 사라지고, '슈터'가 나타난다. 모튼의 모습으로.
모튼은 아내의 불륜으로 증오가 불타오르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는 한때 잘 나가던 소설가였으나 그가 소설을 쓰느라 보내는 시간 동안 아내 에이미는 마치 버림받은 사람처럼 소외당하고 있었다는 걸 알지 못한다. 에이미가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된 것도 오로지 에이미의 탓만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모튼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다시 잘 나가는 소설가가 되려고 새로운 작품을 쓰려 하지만, 소설은 마음대로 써지는 것이 아니어서 몹시 초조하고 답답한 심정이다. 여기에 아내의 불륜이 준 충격으로 그의 내면은 이미 분열되고 있었고, 미움, 증오, 초조, 우울한 감정이 뒤엉켜 증폭하면서 그 내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자아를 만든다. 그가 바로 '슈터'다.
실제로 '다중인격'과 관련한 사례는 많은데, '싸이빌'에서는 주인공이 열여덟 명의 인격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다중인격자의 특성은 주로 어렸을 때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자아로는 그 고통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고통을 상쇄하고,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전혀 다른 인격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모튼의 경우, 다중인격으로 보기 어렵다. 그가 만든 '슈터'라는 인물은 자신이 하지 못하는 더러운 일을 맡아서 하는 존재이긴 하지만, 그것이 내면의 분열을 통해 새로운 인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기 보다는, 오히려 매우 영리하고 교활한 방법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마치 자신이 아닌, 정신분열 상태에서 다른 존재가 나타나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보이기 위한 계획된 행동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즉, 모튼은 매우 뛰어난 싸이코패스이거나 머리 좋은 살인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경찰의 추적을 받으며, 용의자로 분류되지만 '슈터'가 저지른 여러 건의 살인은 결정적으로 증거가 없다.
슈터를 보지 못했다는 이웃 주민과 변호사는 차와 함께 강물에 가라앉았고, 아내 에이미는 집 뒤뜰에 묻혔다. 에이미의 실종은 테드의 증언으로 모튼의 여름 별장으로 갔다는 것이 확실해졌지만,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모든 정황이 모튼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체포, 기소를 할 수 없는 것이 경찰의 딜레마인 것이다.
모튼은 자신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광기를 분명 느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는 걸 알았고, 에이미의 배신으로 더욱 확실해졌다. 소설은 써지지 않고, 작가의 명성은 사라졌으며, 미래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변호사는 시간당 2백 달러를 주어야 하고, 이혼하면서 재산도 거의 다 사라졌다. 모튼에게 남은 것은 고통과 증오, 분노 뿐이고, 스스로를 파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극단적으로 행동하는데, 그는 또한 냉정한 계산으로 일종의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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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 디즈니 플러스 티비시리즈 총정리 (feat. 마블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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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 디즈니플러스의 의미"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
2020. 11. 2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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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명탐정 코난 : 제로의 일상> 메인 예고편
《명탐정 코난: 제로의 일상》은 《명탐정 코난》의 원작자 아오야마 고쇼의 감수를 받아 아라이 타카히로가 그린 스핀오프 작품이다. 공안 경찰, 사립 탐정, 검은 조직의 일원, 세 얼굴을 가진 이 남자의 진짜 사생활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인 줄만 알았는데. 빛과 그림자에 둘러싸인 남자, 아무로 토오루의 소소한 일상이 지금 공개된다. 《명탐정 코난: 제로의 일상》, 2022년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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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메인 예고편
“내 첫사랑이 24년 만에 찾아온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기억일까? 인연일까? 전 세계 68관왕 167개 노미네이트 [패스트 라이브즈] 메인 예고편 공개! 3월 6일, 극장에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