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7-23 11:34:10
복잡한 미래에서 인간은... 사이버 펑크 영화 모음
SF, 사이버 펑크
현재, 씨네랩에서는 천하제일 SF 영화 대회가 펼쳐지고 있는데요!
SF 장르에는 다양한 하위 장르가 있죠.
오늘은 고도로 정보화된 근미래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사이버펑크 장르를 만나보려고 하는데요!
무한한 상상력에 더해 '인간'에 대해 곱씹어 보게 만드는 이 장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명작이 넘쳐나는 오늘의 큐레이션, 아직 만나보지 못한 작품이 있다면 저장해 두었다가 관람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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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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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법 : 재차의] 초간단 3분 리뷰
줄거리
방법사 '소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어느덧 3년.
사회부 기자였던 '진희'는 3년 전 취재로 알게 된 '필성'과 함께 '도시 탐정'이라는 독립 뉴스채널을 설립한다. 책을 출간하고 인터뷰를 다니는 바쁜 와중에도 진희는 소진을 걱정하며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던 중, 3개월 된 시체가 살인을 저지르는 해괴망측한 사건이 발생한다. 급기야 그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밝힌 자가 공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희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일이 일어나는데...시청 포인트
1. 드라마 [방법]을 보지 않아도 내용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재미를 증폭시키기 위해서는 보는 것이 좋음.
2. 더 강해진 소진과 든든한 팀을 꾸린 진희의 만남.
3. 조종당하는 '재차의'들의 액션.감상평
드라마를 재밌게 봤던 1인이었기에 영화도 기대됐다. 방법 2편을 만들지 말지를 두고 tvN에서 투표를 했었는데, 그때 후속편을 만들어달라는 쪽으로 투표율이 많이 기울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 그때의 투표가 영향을 미친 결과이지 않을까 싶다.
나의 의문점은 '더 끌어낼 이야기가 있나?'라는 것이었다. 물론 다음 편을 낸다면야 땡큐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드라마를 끝낸 마당에 더 할 이야기가 뭐 있다고. 애초에 독특한 소재였기에 신선한 이야기일 수 있었으니 재탕도 안 될 것이고. 처음부터 2편을 염두에 두고 만든 건가, 상당히 의아했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는 '재차의'라는 소재만 빼면 전체적으로 특별할 게 없었다.
이전 편의 악당이었던 '진종현'이나 '진경'은 편을 들 순 없어도 매력적인 악역이었다. 게다가 소진과 대적하는 능력을 갖췄기에 대립 구도와 신선한 재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재차의'라는 소재에 집중하느라 인물들이 다소 진부해졌다. '진종현'은 권력자이자 주술사였는데, 이번 편에서는 권력자와 주술사가 두 갈래의 구조로 나누게 되면서 그 매력이 나눠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액션이 무쟈게 좋았냐, 그건 또 애매하다. 재차의들이 단체로 뛰어가고 계단을 오르다 뛰어내리는 장면에선 소름이 돋긴 했지만. 자동차에 달라붙어서 주먹으로 창문을 마구 내리칠 때 맥이 탁 풀리면서 웃음이 나왔다. 사실 아저씨의 원빈처럼 총을 쏘거나, 전우치의 요괴처럼 한 방에 창문을 깨는 게 오히려 비현실적인 건데... 이건 그냥 내가 액션을 잘 안 봐서 그런 걸지도.
사실 이 정도의 스토리를 조금 더 섬세하게 다루려면 드라마가 더 좋았을 텐데. 그러면 각각의 인물들도 잘 살리고 전개에도 긴장감을 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영화로 이 소재를 살리려니 최소한의 요소만 남기고 다 버릴 수밖에 없었겠지. 아쉽긴 하지만, 영화로 이 정도 살린 건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내 느낌이지만 이번 편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위한 중간 고리라서 힘을 빼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레딧이 올라가고 끝에 '진경'의 조수였던 '천주봉'이 등장하면서 후속편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오히려 이 장면 하나가 재차의들이 뛰어오는 것보다 훨씬 압도적인 느낌을 주었다. 다음 편은 왠지 드라마로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다.별점
★★★(3.5 / 5.0)
방법을 봤던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것이고, 아닌 사람도 무난하게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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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꼿꼿한 송혜교, 날아오른 임지연
* <더 글로리 파트1>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더 글로리 파트1 (2022)
감독: 안길호
극본: 김은숙
출연: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정성일, 박성훈, 차주영, 김히어라, 김건우 등
방영횟수: 8부작
장르: 범죄, 드라마
공개일: 2022.12.30
재벌 2세 후계자와 불우한 여고생의 사랑, 신부의 운명을 갖고 태어난 소녀와 신적인 존재의 운명 같은 사랑, 갑자기 영혼이 뒤바뀐 스턴트맨과 기업 오너의 티격태격 로맨스, 목숨을 뛰어넘은 의사와 군인의 비현실적인 러브 스토리. 내가 지금껏 보아왔던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는 줄곧 이런 이야기들이었다. 언제나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써 왔고, 클리셰 범벅인 구조를 말의 맛을 살린 대사로 매력적으로 구현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작품의 개연성이나 완성도와는 별개로 거의 모든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한 것을 보면,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 재미 하나만큼은 충분히 보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순정만화 같은 오그라드는 대사나 고루한 캐릭터 설정, 판타지 못지않은 비현실적인 전개 때문에 눈살을 찌푸린 적이 적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내가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빼놓지 않고 보는 이유는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극을 보게 만드는 확실한 재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역시 대성공을 거둔 이후에도 스스로의 역량에 안주하려 하지 않았고,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며 도전에 성공한 것은 물론, 작품성 면에서도 호평을 받는 성장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작가가 틀에 박힌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만 쓸 수 있다는 편견을 깨부쉈지만 가장 최근작인 <더 킹: 영원의 군주>는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른 후 단 한 번도 실패를 겪지 않았던 그에게 처음으로 뼈 아픈 작품이 되었다. <도깨비>와 <상속자들>로 이미 그와 함께 영광을 누린 적 있던 톱스타 ‘이민호’와 ‘김고은’을 기용했음에도 화제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특히 극본에 대한 혹평이 자자했다.
한 번의 쓰디쓴 패착은 ‘김은숙’ 작가를 각성시켰다. 주특기인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버리고 처음으로 장르물을 택한 그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독한 복수심을 품은 주인공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역사적인 의미에서의 교훈과 인물들 간의 절절한 로맨스를 통해 희로애락을 느끼게 해주었던 <미스터 션샤인>으로 한 번의 반전을 일으켰던 것처럼 다시 한 번 스스로의 필력을 쇄신하는데 도전을 한 셈이었다. <태양의 후예>로 쌍방에게 영광을 안겨주었던 ‘송혜교’를 다시 한 번 캐스팅 했고, ‘이도현’, ‘염혜란’, ‘임지연’, ‘박성훈’ 등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기력을 인정 받은 배우들과 막강한 한 팀을 꾸렸다.
‘김은숙’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한 피카레스크 장르물 <더 글로리>는 그의 장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인물들 간에 주고받는 티키타카와 언어유희를 활용한 대사, 그리고 극 자체의 재미는 국내에서 ‘김은숙’ 작가를 따라올 사람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장르를 시도했음에도 작가 특유의 장점은 그대로 묻어난다. <더 글로리>가 작품성 면에서 대단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넷플릭스 흥행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온갖 커뮤니티에서 드라마에 대한 언급이 수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술술 읽히는, 김은숙의 재밌는 각본은 이번에도 통했다는 방증이다. 본격적인 사건들의 실마리가 풀리기 직전인 8화를 기준으로 드라마를 두 파트로 나눈 것도 영리한 판단이었다. 8화까지 정주행을 빠르게 마친 시청자들은 3월까지 목이 빠져라 다음 파트를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
작품의 재미와는 별개로 완성도 면에서 비판을 받는 부분은 복수극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가 너무나 순진하다는 것이다. <더 글로리>는 복수 하는 자와 당하는 자의 팽팽한 긴장감을 끌고 가야 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동은(송혜교)’의 계획이 술술 풀리기만 하고, ‘연진(임지연)’과 그의 친구들은 맥 없이 당하기만 해서 긴장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평면적인 캐릭터 또한 지적되고 있는데, 피해자인 ‘동은’과 가해자인 ‘연진’ 무리가 분명한 선악 구도를 형성하면서 가해자들에게 일말의 동정의 여지나, 개별적인 서사를 부여하지 않았고 재력과 사회적 명성을 갖췄음에도 ‘동은’의 복수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만을 나열했다는 것이다. 악인들의 무능함이 부각되다 보니 ‘동은’의 계획이 상대적으로 쉽게 실행되는 것처럼 보이고, 복수의 전면에 나서는 일이 많지 않아 쾌감 또한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와 같은 비판점이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깊게 공감이 되지는 않는다. 피해자인 ‘동은’이 17년간 품고 살았던 복수의 칼날을 가감 없이 펼쳐 나가는 전개만으로도 카타르시스는 충분하다. 애초에 가해자들의 무능함을 떠나 20대와 30대를 바쳐 치밀한 계획을 세운 ‘동은’을 당해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로지 복수 하나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달려온 ‘동은’이 가해자들을 말려 죽이고자 마련한 수는 한둘이 아닐 것이고, 따라서 ‘동은’의 복수가 다른 어떤 것으로부터 방해 받지 않고 착착 이뤄지는 것은 개연성을 해치지 않는 전개일 것이다. 무엇보다 ‘연진’과 ‘재준’은 피해자인 ‘동은’을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못할 정도의 인간말종들이다. 이들은 십 수 년 전, 동급생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으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며 17년만에 재회한 ‘동은’은 그들에게 여전히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존재다. 따라서 ‘동은’이 복수심을 갖고 제멋대로 날뛴다 한들 그들에게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기에 함께 힘을 합쳐 ‘동은’에게 맞서기는커녕 그룹 내에서의 분열만 일으킨 것이다. 8화의 엔딩 장면에서 ‘연진’이 ‘동은’이 살아온 흔적과 복수심의 크기를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 가해자들이 전력을 다해 ‘동은’과 싸우는 것은 아마 2부의 핵심적인 스토리가 될 것이다. 따라서 1부만을 두고 관습적인 설정을 지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더 글로리>가 복수극으로서의 쾌감은 물론 목표를 갖고 전력질주하는 주인공의 행동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력에 있다. 특히 주특기인 멜로 드라마 속 예쁜 캐릭터를 벗어나 남은 것은 독기 뿐인 학교폭력 피해자 ‘동은’으로 분한 ‘송혜교’는 연기 변신에 대한 꿈을 제대로 성취했다. 생명력을 완전히 잃은 듯한 눈빛, 복수심과 설움이 서려 있는 메마른 표정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힘은 차분하면서도 단단하다. 특히 냉정을 잃지 않겠다는 차가움 속에서도 슬픔이 엿보이는 표정들은 ‘동은’이 오랜 세월 얼마나 고된 시간을 견뎌 왔는지를 조금이나마 짐작케 한다.
‘송혜교’가 묵직하게 극의 무게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악역을 맡은 배우들에게는 제대로 놀 수 있는 판이 깔아졌다. 데뷔 10년만에 첫 악역에 도전한 ‘임지연’은 극중 가장 눈부신 연기 성장을 보여준다. 그동안 왜 단 한 번도 악역을 맡지 않았는지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악에 받힌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해석하여 대중에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보이게끔 만들었다.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마저 욕을 먹을 수도 있는 희대의 악인을 맡았음에도 ‘임지연’에 대한 호평이 연신 이어지는 것은 배우의 연기력이 그만큼 훌륭했기 때문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귓가에 톡톡 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감정 변화에 따라 자유자재로 뒤바뀌는 표정, 그리고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에서의 위압감은 작중 최고의 연기력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보며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제서야 나도 그에 대해 오랫동안 갖고 있던 편견을 깰 수 있게 되었다.
복수극은 장르 특성상 강렬함을 선보이는 악역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이 조명 받기 쉬운데, 이를 감안하더라도 악역을 소화한 배우들의 연기력은 대체로 뛰어나다. 특히 적은 분량이지만 ‘연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신예은’은 잔인한 학교폭력의 주동자가 되어 얼굴을 갈아 끼웠다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로 소름 돋는 연기를 선보여 극 초반부에 큰 임팩트를 남겼다. ‘임지연’이 첫 악역으로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남긴 것처럼 ‘신예은’도 처음으로 선역을 벗어나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릇된 신앙심과 폭력 사이에서 모순을 일삼는 마약 중독자 ‘이사라’로 분한 ‘김히어라’는 걸쭉한 욕설과 약쟁이 특유의 초점 없는 눈빛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재력을 갖춘 가해자들과 달리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며 자존심을 굽히고 근근이 살아가는 ‘최혜정’을 연기한 ‘차주영’은 주요 빌런들 중 가장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여 배우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주말극 도련님 캐릭터를 완전히 떨쳐낸 ‘박성훈’, 외모적으로 가장 큰 폭의 변신을 시도한 ‘김건우’까지 하나같이 악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를 연기함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매력적인 해석이 더해져 시청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욕 하면서 보는 것을 넘어 해당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매료되게끔 만든다.
배우들의 명연기로 인해 <더 글로리>는 하나의 성공적인 캐릭터 쇼가 되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학교폭력’이라는 무거운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극에 내재된 주제의식에 좀 더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본작에는 학생들이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학교라는 공간의 사각지대에서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학교폭력을 고발하고자 하는 기획의도가 담겨있을 것이며 피해자의 이야기를 통해 학교폭력의 잔혹성과 심각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려는 목적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작가가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중시 여겼던 부분이 ‘나는 아무 잘못이 없어’라는 기조를 ‘동은’이 잃지 않는 것이었으므로 당해 마땅한 피해자는 아무도 없으며, 가해자와 방관자들이 얼마나 악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두었을 것이다.
1화를 보고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뜨거운 고데기로 ‘동은’의 신체를 지지는 잔인한 학교폭력 장면이 너무 자극적이면서도 보기 괴로울 정도로 적나라하게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작품을 감상하는 피해자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줄 수도 있고, 단순히 작품의 재미를 위해 폭력적인 장면을 플래시백으로 여러 차례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제의식을 작품 흥행에 이용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출 방식에 문제가 있었을 지는 몰라도 고데기 학폭 사건은 어디까지나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소재이며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의 수위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더 글로리> 관련 영상 클립에서 댓글로 ‘김은숙’ 작가에게 학교폭력의 실태를 고발하는 작품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댓글을 단 학폭 피해자가 적지 않은 것을 보면, <더 글로리>의 학교폭력 연출 방식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실제 학교폭력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끔찍한 폭력의 현장을 온전히 마주하여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학교폭력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극중 피해자에게 그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는 시스템에 속한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학교폭력과 절대적으로 무관할 수 없는 대상인만큼 구조화된 폭력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느끼도록 만드는 게 중요할 것이다. 만일 <더 글로리>를 보며 불편함을 느끼는 ‘연진’과 ‘재준’ 같은 사람들이 몇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적어도 작품의 기획의도가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피해자를 기억조차 못하고, 본인이 가해자였던 사실조차 잊은 채 이 드라마를 그저 재밌게 보고 있는 가해자라면 ‘동은’의 표현을 빌려 한 마디 전해주고 싶다. ‘천천히 말라 죽어 보자. 사는 동안은 지옥일 테니까.’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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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부한 스토리를 영리하게 풀어낸 똑똑한 영화
서치 (2017)
감독: 아니쉬 차간티
출연: 존 조, 데브라 메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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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치>는 현대 사회의 기술적 진보, 가족과의 소통 및 공감대 갈등을 새로운 형식으로 풀어낸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이다. 서치에서는 기존의 영화 촬영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컴퓨터 화면만을 보여주면서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새로운 방식의 촬영 방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제 3자가 아닌 스토리의 한 부분인 것처럼 받아들이게 한다.
사실 이 영화는 가족과의 소통 불화, 실종된 딸을 찾는 아빠라는 진부한 소재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속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방식이 하나의 재미를 더해 진부한 소재도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표준 공식인 것처럼 사용되던 촬영 기법을 과감하게 무시하고 이색적인 포맷을 창조했다는 점에서 이미 이 영화는 영화계의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윈도우 xp의 시작 화면이다. 윈도우 xp에 딸 마고의 계정이 생성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가족들의 모습은 비디오로 비춰지는데 주인공의 가족들이 나이를 먹어가면 윈도우의 버전 역시 올라가고, 비디오를 촬영하는 매체도 함께 변화한다. 시간의 흐름을 기술의 진보로 표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관객들은 추억의 미디어 매체를 통해 과거의 향수를 느끼고 주인공의 상황에 천천히 공감하게 된다.
영화는 철저하게 “파운드 푸티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파운드 푸티지"란,
파운드 푸티지 (Found Footage) ;
촬영자가 행방 불명 등이 되었기 때문에, 파묻혀 있던 영상이라는 설정이다. 다시 말해, 촬영자와 무관계한 사람의 손에 건너, 그대로 공개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제삼자에 의해서 발견된 (found) 미편집의 영상 (footage)이므로, 파운드 푸티지로 불린다.
위키백과
딸의 실종, 그리고 딸의 컴퓨터를 이용해 딸을 역추적하는 아버지에 의해 딸 마고의 단면은 가감없이 드러난다. 인터넷 계정 하나만으로도 나의 감추고 싶은 비밀이 드러날 수 있다는 사실은 왠지 모르게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데, 이것이 현실 세계에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처럼 느껴져 공포심은 배가 된다. 이러한 장면들을 보면서 관객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딸의 상황이 마치 자신의 상황인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비밀을 담고 있는 스스로의 단면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영화는 컴퓨터 속이라는 공간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따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거나 큰 액션신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제한된 공간 속에서도 주인공의 심리적 압박감이나 박진감은 생생하게 전달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세세한 심리적 묘사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존 조의 연기는 합격점이었다. 존 조는 딸의 잠적에 화가 났다가, 차차 행방불명을 인지하고 절망에 빠지는 과정을 세심하게 표현한다. 딸을 찾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아빠의 처절한 노력은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또한 자식을 사랑한다는 점은 같지만, 방식이 달랐던 데이빗과 로즈마리가 확연하게 비교되면서 마고의 실종이 더 안쓰럽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영화 <서치>는 감독의 영리함을 엿볼 수 있는 영화다. “사라진 딸의 흔적을 검색하다” 라는 현실 세계에 있을 법한 주제를 똑똑하게 풀어내어 관객의 몰입도를 사로잡았다. 인터넷 세계에 대한 경외감, 멀어진 가족과의 심리적 거리를 돌아보게 하는 새로운 시도의 좋은 예였다고 생각한다. 뻔한 영화전개에 질렸거나, 미스터리 영화를 좋아한다면 만족할만한 영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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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타란티노 입문기
이은경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하 <원스... 할리우드>)는 나를 쿠엔틴 타란티노의 세계에 처음 입문하게 해준 작품이다. 작년 어느 날, 동아리 단체 톡방에서 한 회원이 이 영화를 추천해주기 전까지는 감독과 그의 영화에 대해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나름 유명한 영화들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내가 <원스... 할리우드>를 보게된 결정적인 요인은 주연 배우들이다. 무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의 조합은 안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
특히 나는 중년이 된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무척 궁금했다. 나에게 디카프리오는 여전히 파릇파릇한 20대 청년의 모습으로 멈춰있었고 그가 30세의 나이에 찍은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내가 본 그의 마지막 연기였다. 어쩌면 일부러 안 찾아봤을 수 있다. 전설로 기억되고 있는 그의 유년시절을 나는 아직 보내줄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원스... 할리우드>는 넷플릭스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던 덕분에 쾌적한 환경(좋은 화질과 좋은 자막)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었다.
러닝타임은 2시간 40분으로 꽤 길었고 후반 전까지 전개가 빠르지 않고 여유롭게 진행된다. 감독의 몇몇 팬들의 리뷰를 보면 타란티노답지 않게 지루하다라는 말이 나왔으나 나는 감독이 연출한 60년대 미국 할리우드 모습을 마치 전시회 온듯 감상하다보니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믿고 보는 두 주연배우의 농익은 연기력은 역시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었다. 작품 속 릭 달튼(디카프리오)과 클리프(브래드 피트)의 케미도 의외로 굉장히 좋았다. 둘이 같이 있는 장면보다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더 비중있게 나오기는 하지만 둘이서 연기할 때나 혼자 연기할 때나 영화를 이끄는 힘이 똑같이 강하게 느껴졌다. 대배우들의 롱런은 다 이유가 있는듯 싶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69년의 할리우드다.
영화 극초반부터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언급되면서 벌어질 사건을 암시해준다. 그 사건의 모티브는 할리우드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꼽히는 맨슨 패밀리의 폴란스키 가 살인사건이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둔 대신 실제와 허구를 적절하게 섞어서 역으로 살인범에 복수하는 통쾌한 이야기로 변신했다. 일종의 '대체역사극'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의 사건을 예로 들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영화로 만들되, 피해자 옆집의 두 남자가 범인을 잡아 죽이는 이야기로 각색한 셈이다.
극과는 달리 샤론 테이트가 살해당한 사건이라는 걸 알게 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현실감없는 끔찍한 사건이었기에 이것이 실화라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그녀의 죽음으로 사건이 정리된 매정한 현실에 그저 슬퍼할 따름이었고 50년 늦게나마 마음 속으로 애도를 표했다.
영화 속 샤론 테이트의 모습은 항상 행복하게 그려졌다.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할리우드의 풍경은 평화롭다. 그녀가 거리를 거니는 아름다운 모습과, 극장에서 그녀가 나오는 영화를 보며 박장대소하는 관객들의 모습 등, 당시를 살아보지않은 사람이라도 향수가 생기는 듯한 장면들이었다. 자신의 출연 장면을 보고 웃는 관객들을 보며 진심으로 뿌듯해하는 샤론 테이트의 모습은 보는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이처럼 타란티노는 그녀를 그저 억울한 희생자가 아닌 재능과 열정을 갖춘 '배우'로 보여주길 원했다고 한다. 그가 영화인을 얼마나 진중한 자세로 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맨슨 패밀리라는 범죄집단은 찰스 맨슨과 그의 추종자들로 구성되어있다. 맨슨에게 살인 명령을 받은 추종자들은 ‘히피’들이다.
1960년대의 미국 히피 운동은 가존 사회 질서를 부정하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며, 물질 문명을 부정하고 자연을 중시하는 운동이다.
온갖 좋은 이야기들은 다 포함되어있지만 막상 그들의 문화를 들여다보면 반항이라고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영화 속 히피도 문란하고 퇴폐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우리나라에서의 반항과 미국에서의 반항은 그 레벨이 달라보인다.
정신나가보이는 찰스 맨슨의 모습도 잠깐 나오지만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살인자에게 분량을 내주지 않은 것은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
맨슨 패밀리가 릭 달튼의 집을 습격하는 장면부터 사건이 극단으로 치닫는다.
극 중 맨슨 패밀리의 표적은 폴란스키의 집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끌고 온 자동차 소음에 짜증이 난 릭이 이들에게 고함을 지르자 릭의 집으로 타깃을 변경한다. 여기서 영화 <이웃사람>에서 주차 문제로 마동석과 살인자인 이웃이 대면하는 장면이 떠올라서 섬뜩함을 한번 느꼈다.
결국 맨슨 패밀리 일당은 타깃을 잘못 골라서 클리프와 그의 개, 릭의 화염방사기로 죽임을 당한다.
잔잔하게 흘러가더니만 영화 전반에 억제돼있던 피칠갑의 본능이 후반에 몰아서 터져나왔다. 하지만 액션이라기보다 그냥 내키는대로 패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다.
온갖 비명과 피범벅과 무언가 뜯기고 찔리는 소리가 난무한 장면은 보는 나까지도 고통스러웠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맨슨 패밀리가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당해야 할 명분이 없어보여 과격하게 느껴지겠지만 사건을 아는 사람들은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다.
실제 사건에서 맨슨 패거리가 저지른 범행은 그보다 더 극악무도했기에 이제보니 감독이 오히려 화를 많이 참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폭력 장면을 만들내는 것이 바로 타란티노 감독의 특기다. 그러나 그의 폭력 장면은 눈에 보이는 잔혹함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속의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그 맥락을 이해했다면 그의 영화를 단순히 폭력적이라고 비난하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할 것이다.
릭과 클리프를 동원한 복수전을 다 치룬 후 영화는 완전히 무사한 폴란스키 가의 샤론 테이트 부부와 릭 달튼의 만남으로 막을 내린다. 타란티노는 할리우드를 훼손한 그 날 밤을 지우고, 대신에 릭이 샤론을 만나 꼭 안아주는 전개를 이어갔다. 릭과 스피커로 대화하는 그녀의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오면서부터 다시 할리우드에 평화가 찾아왔다. 폭풍같던 복수전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샤론을 재등장시켜서 그녀와 그녀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위로를 담아냈다.
비록 영화는 감독이 지어낸 판타지 세계였지만 영화를 보는 3시간 동안 만큼은 아름답지도, 재밌지도 않은 현실에 벗어나 이상적인 세계를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물론 실제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 말이다.
비록 배경 지식이 전무한 상태로 봐서 더 재밌게 못 본게 아쉽지만 꼭 아는 지식이 없더라도 명배우들의 연기와 연출과 재밌는 대사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통쾌하고 유쾌하지만 워낙 잔인해서 호불호가 갈린다. 나는 다행히 극호였고 넷플릭스와 왓차를 병행해가면서 시중에 올라온 감독의 작품들을 모조리 찾아봤다. 그래서 비위가 좋고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타란티노의 모든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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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의 방아쇠를 당기기까지의 여정
복수극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큼 시원하고 짜릿한 맛이 일반적이겠지만, 영화 '리볼버'는 다소 다른 결을 띤다. "탕!" 복수의 총알을 한 방 발사하기까지 오래 걸리지만, 다양한 구성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하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뢰한'에서 호흡을 맞췄던 오승욱 감독과 배우 전도연이 약 10년 만에 재회해 눈길을 끈다.
영화 제목만 보면 마치 총기 액션이 난무할 것 같은 복수극을 떠올리게 되고, 실제로 하수영에게 리볼버 권총이 쥐어지면서 '언젠가 저 총으로 누군가를 겨냥해 발사할 것이다'는 예상과 함께 긴장을 놓지 못한다. 그러나 보기 좋게 다른 노선을 보여준다.
교도소에 가는 조건으로 돈 7억과 서울 아파트를 약속받았지만, 출소 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걸 확인한 하수영은 연관된 이들을 차례대로 만나며 정보를 수집한다. 정윤선(임지연), 조 사장(정만식), 앤디(지창욱), 신동호(김준한), 본부장(김종수) 등이 정보를 흘리고 이를 추적해 나가는데, 매우 저속으로 나아간다. 이는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로드무비처럼 다가온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하수영이 되찾기 위해 나선 7억과 서울 아파트는 본부장 말마따나 하수영이 목숨을 걸기엔 '그렇게 큰돈도 아니지만, 무시할 만큼 작은 돈도 아닌 것'처럼 표현된다. 돈 찾기보다도 하수영, 그리고 그와 얽혀있는 주변 인물들의 감정선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던 이들은 하수영과 접촉한 이후 미묘하게 관계성이 달라져 균열을 만들어낸다. 각자의 목적이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진 않지만,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장면 곳곳에 던져주며 아슬아슬한 심리전의 재미를 만든다.
후반부에 모든 캐릭터가 한 장소에 모여 갈등이 본격 발화되면서 재미가 극대화된다. 여기에 조금씩 비튼 대사와 캐릭터성이 의외의 웃음보를 자극하기도 한다. 진득하기만 했던 '리볼버'가 막판에 가면서 다양한 매력을 분출한다.
'리볼버'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무뢰한'에 이어 영리하게 전도연을 활용하는 오승욱 감독의 '전도연 활용법'이다. 2년 전 하수영을 통해 파랑과 레드가 섞인 보라, 청색과 녹색이 모호한 청록 등 도드라지는 컬러로 부각했다면, 출소 후에는 어두운 의상을 입고 마른 수건처럼 생기를 잃은 무표정의 마른 얼굴을 보여준다. 코 앞에서 휘두르는 야구 배트에도 흔들림 없는 초점 잃은 눈빛과 함께 무조건 전진한다.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이다.
그러면서 투샷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하수영과 '무뢰한'의 김혜경(전도연)을 연상케 하는 정마담의 묘한 워맨스(?), 온도를 짐작하기 어려운 하수영과 임석용(이정재), 진짜 관계가 무엇인지 감이 오질 않는 투자 회사 대표 그레이스(전혜진)와 앤디 등이 그렇다.
그리고 이 영화는 연기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면서 아우라를 뿜어낸다. 이들이 있어서 '리볼버'의 흡입력을 더욱 끌어올리는데, 그중 인상 깊었던 건 지창욱의 새로운 모습이다. 그간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지질함을 장착하며 새 얼굴로 갈아 끼우는 데 성공했다.
다만, 다른 텐트폴 영화들에 비해 '리볼버'가 관객들의 관심까지 명중하기엔 장르나 분위기가 선택받기엔 쉽지 않다. '크로스' 대신에 여름 대전에 내놓은 배급사의 의도를 알겠지만, 모든 관객들을 사로잡기엔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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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시 - 한국 최초의 좀비 영화
한국 영화에 좀비 붐이 온듯 하다. 2016년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을 기점으로 해외에 한국도 좋은 퀄리티의 좀비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이를 이은 애니메이션 "서울역"도 사회 비판을 잘 섞은 수작의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이 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컨텐츠인 "킹덤"도 시즌 2까지 나온데다가 올해 시즌 3가 공개 예정이라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좀비 코미디 "기묘한 가족"도 나오면서 "새벽의 황당한 저주" 같이 좀비의 클리셰를 비튼 코미디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만 "반도"나 "#살아있다" 같이 평이 안 좋은 영화들도 있지만, 흥행이 성공한 점을 보아 좀비 영화가 한국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울 듯 하다. 공포 영화 중 매니악한 계열이라 생각했던 좀비가 한국 대중들을 사로잡는 이 모습은 한국 공포 영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이 열풍을 타서인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전 좀비 영화중 명작인 "시체들의 새벽"도 한국 최초로 수입되어 정식 개봉하였다. 언젠가 좀비 영화도 대중적인 영화가 될지도 모르는 부분이다.
지금의 이런 모습을 보면 시발점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오늘은 한번 한국 최초의 좀비 영화, "괴시"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이 영화를 본 건 제작년에 BIFAN에서 첫날에 처음으로 봤던 영화이다. 그 때 괴시 제작 당시의 미술 감독님도 깜짝 참석을 하셔서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가 현재 유튜브에 업로드가 되어 있기는 한데 VHS를 디지털화 시켜서 업로드해서 그런지 화질이 매우 조악하다. 하지만 필자가 스크린으로 보았을 때는 놀랍게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복원을 한 버전이라 깔끔한 모습으로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이 영화의 의의는 한가지다. 바로 한국 최초의 좀비 영화라는 것 뿐. 하지만 우리가 아는 그런 좀비를 기대했다간 실망할 것이다. 좀비라기 보다 강시에 가까운 모습과, 달리지도 않는 서서히 걸어오는 좀비와, 맞서 싸우겠다고 태권도로 싸우는 주인공을 보면 참으로 웃음이 나온다. 분명 '공포'영화인데 놀랍게도 하나도 안 무서웠다(애초에 고전 공포 영화 대부분은 지금 사람들에게 무섭기는 힘들다. 그 당시라면 몰라도). 하지만 최초의 좀비 영화임과 80년대 영화임을 감안하면 볼만한 영화이다. 스토리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합작 영화인 'Non si deve profanare il sonno dei morti'를 베꼈다는 게 함정이지만. 다만 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실험중인 초음파로 인해 시체가 살아난다는 설정은 독자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좀비 영화를 최초로 시도했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어야 할 영화. 좀비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국 공포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시간날 때 볼 가치는 있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현대에 와서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좀비 영화들을 보면 한국 영화계의 세월의 흐름과 발전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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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시대 공성전이 얼마나 처절하고 잔인했는지 리얼하게 보여주는 영화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결말포함된 영상이니 시청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영화 :아이온크래드2
이 영화는 원 저작권자의 사용허가를 받은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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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채플웨이트> 15초 예고편
저희 집에 놀러오세요. 오늘부터 열려있으니 겁내지말고 오세요? 스티븐 킹 소설 원작, 〈채플웨이트〉! 왓챠시 왓챠동에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지금, 왓챠! ▶︎ https://wcha.it/3FkMl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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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원 세컨드> 메인 예고편
영화 시작 전 상영되는 뉴스 필름에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딸이 등장한다는 소식을 알게 된 장주성은 텅 빈 사막을 헤치고 외딴 마을의 영화관으로 향한다. 그러나 눈 앞에서 정체불명의 필름 도둑이 필름을 훔쳐 달아나 버리는 모습을 목격하고 황급히 그 뒤를 쫓아 나서는데.. 딸의 모습이 담긴 시간은 단 1초, 딸을 만나기 위한 아버지의 눈물의 여정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