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8-31 11:06:25
8월 5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송강후 배우가 첫 '감독'역을 맡으며 소감을 밝혔는데요. 악조건 속에서도 기필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감독의 이야기 <거미집> 소식과 <오펜하이머>인기에 힘입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전작들의 역주행 소식들 지금 같이 만나보시죠!
북미는 ‘바벤하이머’ 한국은 ‘콘펜하이머’
<오펜하이머>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2주 넘게 1,2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3시간의 상영시간과, 두 작품 모두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 인기에 <인터스텔라> 역주행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인터스텔라, 인셉션, 덩케르크, 다크나이트 순으로 상위 10위권 안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인터스텔라는 지구에 붕괴된 미래가 다가와 시공간의 틈에 들어가 인류를 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스토리로 우주, 블랙홀, 4차원 세계를 아름답게 구현한 영화입니다.
<거미집> 송강호 첫 ’감독’ 역
영화 <거미집>은 악조건 속에서도 기필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감독의 이야기로 감독 역을 맡은 송강호는
“영화 내용이 인간의 욕망을 다룬다. 인간의 충돌과 갈등, 그 안에서 탄성이 나오는 지점이 똘똘 뭉쳐진
작품이다. 감독 역할을 처음 맡았는데 너무 좋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밀수> 500만명 돌파
영화 <밀수>가 36일 만에 500만 명의 관객 수를 돌파했습니다. 올해 국내 공개된 영화 중 500만 명 이상의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는 <범죄도시3> <엘리멘탈> <스즈메의 문단속> <밀수> 총 4편으로 한국 영화는
단 두편입니다.
원주 사회단체 영화 <치악산> 개봉 반대운동 확산
강원 원주시 사회단체들은 토막살인을 배경으로 한 영화 <치악산>의 상영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고 합니다.
원주시 관광협의회는 “원주시와 치악산의 관광 이미지를 크게 위협하는 영화 ‘치악산’의 개봉을 연기하고
제목 변경과 대사에서 치악산 명칭을 삭제하라”라고 밝혔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박은빈, 이제훈 사회
우 이제훈과 박은빈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시사회를 맡는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10월 4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 극장에서 열리는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진행합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13일 부산 일대에서 열립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LATEST CINE NEWS’였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댓글과 좋아요 콕콕!
Relative contents
-
- 우리가 사랑하는 무대의 표리 <아네트>, 2021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부에는 주로 감독과 전작을 다룹니다. 2부부터 보셔도 됩니다.
<1부-레오 카락스>
우린 누구였나? 누구였나?
과거의 우리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우린 어떤 모습일까
다른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그때 그 느낌이 느껴져
묘한 그 감정…
아이가 하나 있었네
아주 어린아이가
우리에게 아이가 있었어
아이의 이름도 불렀고
그런데 그 아이는…
우린 떠나야만 했지
아주 멀리 헤어져야 했어
연인들은 흉한 모습으로 변했고
서로 멀어지기를 바랐지
새로운 시작
죽은 자는 떠나고
산 자는 살아가지
우린 누구였나? 우린 누구였나?
과거의 우리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우린 어떤 모습일까
다른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시작
죽은 자는 떠나고 산 자는 살아가지
-영화 <홀리 모터스, 2012> 노래 중,
까락스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고 그의 전 여자친구는 연기를 하는 배우였다. 두 사람 모두 예술을 창조하는 창작자이다. 그들이 만든 아이는 바로 그들이 만든 예술품이다. 노래가 아이의 죽음을 암시하듯 아이의 죽음은 완성되지 못한 예술품의 끝이지만 <아네트>는 ‘아네트'를 통해 그 연장선을 보여준다. 또한, ‘안'은 까락스의 전 여자친구 ‘예카테리나 고루베'의 은유로 비춰진다. 고루베는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다가 2011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했다. ‘아네트'는 <홀리 모터스>의 노래에 연이어 연장선을 떠올려볼 수 있다.
2013년 국내 개봉한 <홀리 모터스> 이후 8년 만의 영화다. 그 전작 <폴라 X>가 13년 만에 연출한 작품임을 유념할 때 이번에도 감독은 꽤나 긴 공백기를 가지고 작품을 선보였다. <폴라 X>와 <홀리 모터스>로 감독이 영화에 있어서 아날로그 필름의 20세기와 디지털 시네마가 된 21세기의 급변하는 세상에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보였다. 이 당시 스스로 이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였다고 말한 감독의 고뇌가 돋보이는 작품이 전작 <홀리 모터스>였다. 기술뿐만 아니라 이전까지의 영화들과도 달랐다. 데뷔작 <소년, 소녀를 만나다>부터 <나쁜 피>, <퐁네프의 연인들>, <폴라 X>까지 주로 청춘남녀들의 삶과 사랑을 이야기 한, 내러티브를 중심의 20세기 필름 영화에서 21세기 디지털 영화 <홀리 모터스>, <아네트>는 레오 까락스의 새로운 방향인 셈이다. 영화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관한 감독의 성찰이 담긴 <홀리 모터스>가 ‘영화에 대한 영화'라면, <아네트>에서는 과연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까락스 본인이 잠에서 깨어나 침실에서 걸어 나와 벽을 부수고 들어간 극장에서 시작했다면, <아네트>는 길 위의 소리(음파)와 함께 사운드를 조정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마치 영화에 대한 영화를 시작하겠다고 열었던 <홀리 모터스>와 음악을 조율하겠다는 선언처럼 느껴지는 첫 장면으로 시작한다.
<2부-아네트>
내가 그녀한테 반한 건 분명한데
그녀가 내게 반한 건
그건 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네트>는 유능하고 인기 있는 할리우드의 한 예술가 커플의 사랑 이야기로 시작한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는 유명 오페라 가수 안에게 분명하게 반해 연애를 하면서도 안이 자신을 만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아해한다. 그럼에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이 커플은 아네트라는 딸을 가지게 되지만, 그로 인해 둘의 생활에 균열의 시작임은 미처 알지 못한 터였다. 갈등을 좁히고자 가진 요트 여행에선 앞을 볼 수 없는 거친 파도 앞에, 한 예술가 커플의 연애 스토리는 신이 만든 인간이라는 유인원의 열등감과 욕망을 드러내는 군상으로 변모한다.
오늘 쇼 어땠냐는 질문에 헨리는 ‘관객들을 죽여줬지’라고, 안은 ‘난 그들을 구해줬어'라고 말한다. 헨리는 무대에서 관객들을 ‘죽이기'위해 때로는 죽는 시늉도 한다. 하지만 무대에서의 총을 맞는 연기를 해도 그 죽음은 웃음거리가 된다. 이를 보여주는 감독의 시선조차 아무도 없는 무대에 헨리 혼자 덩그러니 놓여 초라하게 보여준다. 반면 안의 죽음은 조명받는 무대 위 숭고한 행위로 모두를 감동시킨다. 같은 ‘무대’라는 곳에 서서 관객들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거나 발화를 하지만, 일제히 무대를 보고만 있는 제의적 형식의 오페라 관객들과 다르게 헨리의 관객들은 때로는 노래를 주고받으며 즉각적인 리액션으로 소통하는 형식이다. 본인들의 죽음으로 관객을 죽여주는 헨리와 관객을 구원하는 안의 무대는 같은 역할임에도 분명히 달랐다. 사람은 누구나 개별적인 제각기 다른 존재임에도 헨리에게 이러한 괴리는 열등감으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오토바이에 안을 태우고 멋지게 질주하던 헨리의 모습은 어느새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뀐다. 분명한 건 안은 그런 헨리에게 불안함 또는 불만을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헨리는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안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찾고자 했던 헨리는 그 인정의 욕구를 본인이 아닌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고 그 욕망은 결국 헨리를 높이는 것이 아닌 안을 추락시키려는 잘못된 목적지에 닿는다. 여기서 정신 차리지 못하고 아네트의 능력을 보자마자 ‘아동착취'라는 문제 제기에도 자신의 어린 딸을 관객 앞에 세우는 파렴치한 인간이 된다. 점점 더 자기 파멸적인 행동에 이르게 된 헨리는, 아네트를 함께 이용하는 동업자였던 지휘자마저 한 여자를 두고 경쟁자라고 인식하는 순간 그를 제거한다. 지휘자를 죽인 후에는 범인으로 검거가 되는 ‘벌’을 받지만 안을 죽인 죗값은 없으며 아네트를 착취한 벌은 아네트로부터의 ‘외면’이다. 하지만 이미 ‘사랑'을 모르는 자에게 사랑하는 이로부터의 버려짐이 과연 얼마나 큰 벌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사과를 먹는 안을 보고 있자면 백설공주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안의 욕망과 생각은 드러나지 않는 존재로 온전히 헨리의 입장에서 그려진다고 볼 수 있다. 차 안에서 불타는 산에 대한 속보를 보다가 잠들었을 때 현실인지 꿈인지 불명확한 장면들 속에 과거 구설수에 오른 헨리로 인해 염려하는 안의 모습은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장면에 대해 안이 죽은 후 지휘자에게 아네트를 맡기고 나갔던 헨리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더 많은 감각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종종 등장하는 연예 뉴스 장면 또한 이들에 대해 끊임없는 논쟁거리로 만든다. 죽든 말든 뭘 하든 소비되며 인기를 등에 업고 소위 신분 상승을 노리는 예술의 위치, 예술가에 대한 가십, 연인에 대한 의심, 현실과 맞닿은 문제들을 음악이라는 레오 카락스의 무대를 통해 보여준다.
‘신의 유인원'이란 결국 신이 만든 찌질하고 나약한 인간을 보여준다. 왜 자신을 사랑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의문에서 비롯된 열등감, 본인을 의심하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를 의심하던 남성은 결국 몰락한다. 과연 헨리는 한 남편으로서 안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것일까 헨리라는 인간으로서 인정받고 싶었던 것일까. 영화의 인트로 곡 So may we star는 마치 감독이 ‘이 현실을 보여줘도 되는 걸까요’라며 묻는 것 같다. 남성의 성장과 깨달음에는 여성 혹은 아이라는 약자의 존재가 언제까지 필요할지 모르겠다. 신의 유인원의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기엔 효과적이지만 다음 세대의 감독들에게는 다른 시각을 제공하는 능력을 기대해보고 싶다. 그럼에도 어떤 삶에 대한 교훈이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며 답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감독의 이런저런 생각들을 보여주는 감독의 매력이 잘 드러난 것은 분명한 작품이다. 무대를 마주하는 관객, 영화라는 매체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로서 고민이 고스란히 서려있는 작품이다.
*사진출처 하이, 스트레인저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 명탐정 포와로의 심리 추리극
돈은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직장이나 사업을 해서 돈을 번다. 어느정도 기본 생활이 해결될 정도로 돈을 벌면 거기서 조금 더나아가 부를 축적하는 단계를 지향한다. 그렇게 축적된 부에 따라 각자의 생활 수준이 달라지고 결국에는 빈부격차라는 아주 작은 틈이 점점 커지게 만든다. 그래서 그렇게 달라진 격차는 점점 더 돈을 지향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돈에 얽매이고 그것 때문에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삶의 목적이 돈을 벌고 부를 축적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다르게 말하면 돈에 종속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면 그 상황이 정말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돈이 많으면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생기고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사업의 기회도 생긴다. 처음에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사람들은 돈이 많은 곳에 자연히 몰릴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가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엄청난 부 주변에 몰린 돈에 종속된 사람들은 사람 때문이 아니라 단지 돈 때문에 몰려든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그 주변에서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사람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그 지난한 과정에서 진심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큰 부를 상속받은 여성과 그 주변인물 사이의 살인사건을 그리는 영화
영화 <나일 강의 죽음>은 엄청난 부를 상속받은 여성인 리넷(갤 가돗)과 그 주변 인물들을 담은 영화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추리 스릴러지만 부자인 리넷 주변에 모이는 사람들의 얼굴을 담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양한 인물들이 리넷 주변에 있는데, 가장 가까운 인물은 약혼자인 사이먼(아미 해머)이다. 직전에 리넷의 친구인 재클린(에마 매키)과 연인관계였던 그는 리넷의 옆에서 정열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그는 돈에 대한 관심보다는 리넷의 마음에 더 신경쓰면서 리넷이 가진 부담감을 지워주려 애쓰는 인물이다. 반면에 재클린은 리넷의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사이먼이 리넷과 교제하게 되면서 질투와 배신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인물이다. 그가 영화 속에서 리넷의 옆에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긴장감은 높아진다.
그 외에도 부크(톰 베이트먼)과 그의 엄마 유페미아(아네트 베닝), 리넷의 옆에서 재정 관리를 하는 친척 앤드류(알리 파잘), 루이즈(로즈 레슬리), 살로메(소피 오코네도)와 그의 딸 로잘리(레티티아 라이트), 베스너 박사(러셀 브랜드), 마리(제니퍼 샌더스), 바워즈 부인(돈 프렌치) 등이 리넷과 사이먼의 약혼 파티에 초대되어 호화 유람선에 탑승하게 된다. 영화 초반 이들의 모습과 행동을 찬찬히 보여주게 되는데, 각자가 가진 사연이 조금씩 소개되면서 각 인물들이 가진 서사와 이해관계를 알 수 있게 된다.
모든 인물이 리넷을 중심으로 모인 인물인데, 전혀 관계 없는 인물인 포와로(케네스 브래너)가 그 배에 탑승하게 되면서 영화는 포와로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가 주변을 살피고 인물들을 세심히 살피게 되는데, 영화의 시선도 그대로 포와로와 같이 움직인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작은 비밀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포와로는 이런 인물들의 특성이나 비밀을 파악하게 되는데 그 과정자체가 추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등장인물의 서사를 긴장감있게 보여주는 심리 추리극
실제로 영화에서 살인 사건은 중반부에서야 등장하게 되는데 그 전까지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부자인 리넷 주변의 인물들이다. 초반에 그렇게 세심하게 이들 각자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건, 모두를 의심할 수 있게 하는 동기를 숨겨두었기 때문이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마치 추리소설을 영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물들의 서사를 접하고 나서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데, 누가 살인자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포와로와 함께 머리를 굴리게 된다.
영화 속 리넷은 불행하고 불안해 보인다. 그는 결국 살해당하게 되는데, 그 주변 인물들 모두 리넷을 죽일 수 있는 살인 동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리넷이 죽은 이후에 먼저 보이는 건, 리넷의 안타까운 죽음보다 그가 가지고 있던 거대한 목걸이의 행방과 리넷이 가진 돈이 어디로 갈 것인지다. 그러니까 리넷의 죽음의 안타까움보다 돈이 먼저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주변에 모인 인물들에 정을 붙일 수 없다. 다들 안타까운 개인 사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건, 영화의 훌륭한 각색대로 이야기가 구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리넷 옆에 누군가는 돈에 종속된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영화는 그것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리넷을 죽인 범인, 그리고 그 이후 누군가를 계속 살해해나가는 범인이 누군지, 그 동기가 과연 돈이었는지는 영화에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감독인 캐네스 브래너는 직접 포와로를 연기하면서 훌륭하게 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연출했다. 이 이야기 안에서 유일하게 이해관계가 없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건을 추리해가는 탐정 포와로는 이번 영화에서 그가 가진 과거 트라우마도 드러낸다. 그렇게 원작에는 없는 포와로의 새로운 개인사를 추가하면서 조금 더 할 이야기가 많은 풍부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워낙 등장인물이 많은데 특히 인상적인건 재클린을 연기한 에마 매키다.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에 출연한 그는 이 영화에서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생동감있게 영화를 극적으로 만드는 인물을 꼽으라면 바로 재클린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 아네트 베닝이 연기한 유페미아도 인상적인 캐릭터다. 아들 부크의 결혼에 반대하는 엄마 역할인 그는 자유분방한 예술가처럼 보이지만 아들의 여자친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며 고집을 피우는 연기로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영화 중반 이후에 그로 인해 만들어진 영화적 긴장감은 살인사건과 함께 극을 더욱 고조 시킨다.
영화는 포와로가 처음부터 각 인물을 하나씩 만나고, 한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게 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포와로는 많은 인물들 사이에서 관계를 조율하고 관찰하면서 리넷의 배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정확하게 캐치해낸다. 결국 그는 '돈'에 종속된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면서 '사랑'때문에 벌어지는 인물들의 행동들도 들춰낸다. 그러니까 그는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자,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치유하는 계기를 만드는 심리 분석가이기도 하다. 이런 포와로의 활약이 담긴 영화는 아름답고 웅장한 영상과 함께 훌륭하게 촬영되었다.
-
-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였을까
우리가 사는 사회 시스템은 개개인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살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개인, 가족, 사회는 국가 단위로 그 단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어왔다. 규율과 법을 만들고 국가를 통치할 지도자를 뽑는다. 그렇게 뽑은 대표는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넓게 조망하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해결하고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부족 사회에서도 작은 단위에서 늘 지도자와 그 주변은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를 이끌어왔다.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하면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을 따르고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계속 정쟁이 끊이지 않고 갈등은 계속된다. 어떤 경우에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배척하고 사회에서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수 없다. 그 갈등들이 지나간 후에 돌아보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이야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체계가 무너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든 사회 시스템이 파괴되고 하나의 공동체만 유일하게 남게 된 것이다. 여기에 외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멀쩡해 보이는 아파트로 몰려든다. 식량, 추위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지만 선뜻 누군가 먼저 나서 상황을 끌어가지 못한 채 사람들은 점점 어려움에 봉착한다. 그때 아파트에 불이 나고 한 인물이 갑자기 달려 나와 그 불을 꺼 혁혁한 공을 세운다. 그 인물은 바로 영탁(이병헌)이다.
그렇게 영탁은 우연하게 사람들 눈에 띄어 영웅과 비슷한 위치에 선다. 그리고 결국 그가 새로운 아파트 대표가 된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회 시스템이 붕괴된 곳에서 새롭게 등장한 지도자 그룹의 이야기를 담는다. 부녀회장인 금애(김선영)와 영탁을 중심으로 몇몇의 지도자 그룹이 만들어지는데, 여기에는 보안과 방법을 맡는 민성(박서준)이 포함된다. 이 영화에서 꽤 중요한 위치에 있는 민성은 과거 공무원이었고, 간호사인 명화(박보영)와 함께 살고 있다. 민성은 안정지향적인 인물이고, 명화는 좀 더 박애주의적이다. 초반에 외부인을 대하는 조금 다른 태도를 보여주는 두 사람의 성향은 영화 중반 이후 갈등을 만들어낸다.
새롭게 지도자가 된 영탁은 미스터리 한 인물이다. 조금은 어눌해 보이는 그의 초반 모습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지 의심하게 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모아 황궁아파트 주민이 아닌 외부인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낸다. 그가 처음으로 실행한 이 일은 그가 새로운 지도자로서의 지위를 탄탄하게 가질 수 있게 만든다. 그렇게 힘을 얻는 그가 만들어내는 황궁 아파트의 사회는 정말로 유토피아처럼 보인다. 간호사를 중심으로 의료 센터를 만들고, 남자들이 외부로 나가 음식을 구해온다. 그렇게 모은 음식과 생활용품은 분배소에서 주민들에게 동일하게 분배를 한다.
완벽하지만 외부인에게 배타적인 시스템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은 적어도 황궁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완벽하다. 그들은 나름의 룰을 만들어 그곳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애쓰고 그것을 실제로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사회 시스템이 주는 안정감을 영화는 여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단, 한 가지 간과하게 되는 건 영화 초반에 황궁 아파트의 주민들이 외부인을 몰아내는 장면이다. 주민들은 강압적인 방식으로 외부인들을 몰아냈고, 많은 외부인들은 추운 날씨에 얼어 죽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이 과연 좋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는 계속 질문을 던진다. 생존을 위해서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사회 시스템이 하는 모든 것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지. 모두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무엇보다 가장 크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내가 그 안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했을까 하는 것이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외부인과 함께 살고자 한다면 사람은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생존 시간이 줄어들 거라는 아주 단순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외부인들은 배제된다. 다 같이 사는 것이 아닌 우리만 사는 결정을 한다.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민성은 이 영화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 있는 일종의 관찰자다. 그는 영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황궁 아파트라는 사회 시스템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다. 그는 그 사회 시스템을 믿고 따른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그 사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외부인을 몰아내고, 외부에서 음식을 구할 때 외부인을 공격하기도 한다. 반면 민성의 아내 명화는 같이 사는 방향을 찾아보려 애쓴다. 몰래 숨어있는 외부인들을 돕고 이 영화의 가장 큰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의 진실을 밝혀내기도 한다.
민성의 생각이 옳을까? 아니면 명화의 생각이 옳을까? 다르게 묻는다면, 생존을 위해서는 우리만 사는 게 더 좋을까 아니면 다 같이 사는 게 더 좋을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이 질문에 대답하기 쉽지 않다. 어떤 쪽으로 결정하더라도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어떤 쪽이 더 맞는다고 이야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질문하는 영화
영화 속 리더가 되는 영탁은 중요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 비밀이 무엇인지도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더 흥미로운 건 그 자신조차 피해자이자 약자라는 것이다. 그의 비밀이 밝혀졌을 때도 그를 온전히 미워할 수만은 없는 건 영탁이라는 인물도 결국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약자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카리스마로 황궁 아파트의 대표가 되어 리더십을 발휘하지고 심지어는 악행도 서슴지 않지만 영화는 그가 과연 그 정도로 돌을 맞아야 하는 인물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사회 시스템은 필요하다. 엄청난 재난 상황에서 인간은 생존을 가장 앞에 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배타적으로 외부인을 배제하지 않았고 포용적으로 받아들였다면 그 결말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 속 황궁 아파트의 사회 시스템은 배타적인 방향을 택했다. 그 결정이 될 당시만해도 그것은 옳은 선택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그 결정은 주민들의 투표로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정된 것이다. 그러니까 결정과정도 공정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결말을 따라가다 보면 어떤 것이 더 맞는 것인지 자꾸만 되묻게 만든다.
영화는 결말 부분에서 다른 선택을 한 시스템의 형태를 보여준다. 따뜻하고 새하얀 주먹밥으로 대표되는, 그 다른 시스템은 따뜻해 보이지만, 그이후의 결말은 영화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여기에도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야 하고 어떤 형태로든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들만의 사회 시스템은 어떤 모습이 될까.
아무것도 없어진 사회에 완벽한 시스템이란 없다.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다는 것이다. 영화가 이야기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완벽한 국가는 없고,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누구는 배타적으로 다른 사람을 배척하려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포용할 것이다. 가장 쉽게 난민에 대한 여러 국가들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난민들은 유토피아를 찾아 떠돌지만 그런 유토피아는 없다. 대부분 유토피아라고 생각했던 국가들은 잔인하게 난민들을 외면한다.
영화의 제목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콘크리트로 만든 아파트, 황궁 아파트를 의미할 것이다. 한국에서의 아파트의 의미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낡은 오래된 아파트이지만 자산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사전적 의미로 집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집은 모든 사람이 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충분한 자금이 없으면 그런 집을 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현대 사회에 꽤 만연해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점점 배타적으로 변해가는지도 모르겠다. 이 집은 내 집이니까 외부인은 나가라는 그 편한 말은 그들에게 안정감으로 돌아온다.
현대 사회 시스템의 축소판,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 초반 민성이 통조림을 떨어뜨려 소파밑으로 굴러간다. 그것을 집으로 소파 밑에 팔을 뻗어 통조림을 꺼내자 바퀴벌레들이 튀어나온다. 그러자 아파트 사람들은 기겁하며 모두 바퀴벌레를 밟아 죽인다. 이 영화에서 황궁 아파트 주민들은 외부인들을 바퀴벌레라고 부른다. 그 영화 초반 장면 자체가 이 영화의 전체 이야기를 함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관객에게 ’ 너라면 어떤 결정을 할 것 같아?‘라고 묻는다. 안정적인 사회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하면서 나아가야 할까.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어쨌든 결정을 하고 실행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 질문은 꽤 난해하고 아픈 질문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영화적 재미를 놓치지 않고 이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영화는 올여름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지적인 이야기를 던진다. 적어도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루는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초반의 어눌한 모습의 영탁이 후반부로 갈수록 광기에 휩싸이는 것을 표현한 이병헌의 연기가 무시무시하다. 민성 역을 맡은 박서준은 사회 시스템에서 안정적인 방향의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하지만 예상과 다른 결말을 보게 되어 황망해하는 모습을 무척 잘 표현했다. 그 밖에도 명화 역의 박보영과 부녀회장 김선영의 연기도 훌륭하고 그 외의 인물들도 모두 훌륭한 연기를 보여줘 극에 현실감을 높인다. 이 모든 것을 제대로 표현해 낸 엄태화 감독의 연출력이 가장 돋보인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주간 영화이야기 뉴스레터!
구독하여 읽어보세요 :)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제 뉴스레터를 구독하실 수 있어요.
https://contents.premium.naver.com/rabbitgumi/rabbitgumi2
https://taling.me/vod/view/53700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
- 3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예정 영화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부터
12,000명의 여성을 구한 비밀단체 '제인스'의 실화를 다룬 영화 <콜 제인>까지.
특별한 감성과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스즈메의 문단속
Suzume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22분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하라 나노카, 마츠무라 호쿠토, 후카츠 에리 등
개봉: 2023.03.08.
배급: (주)쇼박스
시놉시스
“이 근처에 폐허 없니? 문을 찾고 있어”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청년 ‘소타’를 만난다. 그의 뒤를 쫓아 산속 폐허에서 발견한 낡은 문. ‘스즈메’가 무언가에 이끌리듯 문을 열자 마을에 재난의 위기가 닥쳐오고 가문 대대로 문 너머의 재난을 봉인하는 ‘소타’를 도와 간신히 문을 닫는다. “닫아야만 하잖아요, 여기를!” 재난을 막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수수께끼의 고양이 ‘다이진’이 나타나 ‘소타’를 의자로 바꿔 버리고 일본 각지의 폐허에 재난을 부르는 문이 열리기 시작하자 ‘스즈메’는 의자가 된 ‘소타’와 함께 재난을 막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꿈이 아니었어” 규슈, 시코쿠, 고베, 도쿄 재난을 막기 위해 일본 전역을 돌며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던 중 어릴 적 고향에 닿은 ‘스즈메’는 잊고 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CINE PICK!
<스즈메의 문단속>은 2017년 영화 <너의 이름은>으로 국내에서만 3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입니다.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내용을 담았으며, 규슈, 시코쿠, 고베, 도쿄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재난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스즈메의 이야기를 몰입감 넘치게 펼쳐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21년 만에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터라 더욱더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개봉 당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중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해 국내에서의 흥행 성적 또한 기대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똑똑똑
Knock at the Cabin
ⓒ 네이버 영화
개요: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 100분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데이브 바티스타, 루퍼트 그린트 등
개봉: 2023.03.08.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휴가를 떠난 한 가족은 별장에 무단침입한 낯선 방문자들과 대치하게 된다. ‘레너드’(데이브 바티스타)와 낯선 방문자들은 세상의 종말을 막으러 왔다며, 가족 중 한 명을 희생시켜야만 인류의 멸망을 막을 수 있다는 잔혹한 선택을 하게 하는데… 가족을 살리면 인류가 멸망하고, 인류를 살리면 가족이 죽는다!
CINE PICK!
영화 <똑똑똑>은 <식스센스>, <23 아이덴티티> 등을 연출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신작으로, 인기 공포 소설 <세상 끝의 오두막>을 원작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입니다. 휴가를 떠나 별장에서 단란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화목한 가족의 일상이 불청객의 방문으로 인해 무너지는 이야기를 담아 '인류를 구할 것인가, 당장 나의 가족을 구할 것인가'라는 쉽지 않은 질문을 통해 공포스러운 상황을 조성한 작품입니다.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하지만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시나리오와 이를 통해 전달하는 인생의 메시지가 돋보이며, <해리 포터> 시리즈의 '론' 역할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루퍼트 그린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드랙스'로 알려진 데이브 바티스타 등이 출연해 완성도 높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위기에 처한 가족은 게이 커플과 그들에게 입양된 동양인 여자아이로 구성되어 자신들을 혐오해 온 사람들이 포함된 인류, 혹은 자신들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준 가족을 택할 것인지 결정해야만 하는 잔인한 상황 속에 놓이며 갈등하는 모습을 그렸다고 합니다.
콜 제인
Call Jane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영국 | 122분
감독: 필리스 나지
출연: 엘리자베스 뱅크스, 시고니 위버, 케이트 마라 등
개봉: 2023.03.08.
배급: (주)누리픽쳐스, (주)영화특별시SMC
시놉시스
1968년 시카고. 임신으로 목숨이 위험해진 ‘조이’는 긴급 임신 중절 수술 위원회에 참석하지만 남성으로만 구성된 그곳에서 임신 당사자인 ‘조이’의 의사는 무시된다. 결국, 전원 ‘반대’라는 결과에 절망한 그녀는 “임신으로 불안하다면, 제인에게 전화하세요”라는 벽보 광고에 작은 희망을 걸어보는데…
CINE PICK!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에 개봉하는 영화 <콜 제인>은 <캐롤>의 각본을 맡아 여성 서사의 강자로 인정받은 필리스 나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임신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조이'가 '제인스'를 만나 세상을 바꾼 변화의 불씨가 되어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인스'는 실제로 낙태가 금지되어 있었던 1960년대에 임신으로 고통받던 12,000명의 여성을 구한 비밀 단체인데요, 실화가 주는 힘을 바탕으로 할리우드 대표 우먼파워 시고니 위버, 엘리자베스 뱅크스, 운미 모사쿠, 케이트 마라가 출연해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조건 없이 서로를 돕는 여성들의 연대의식과 주체적 인물로 성장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며, 적재적소에 배치된 팝 음악이 <콜 제인>만의 희망찬 무드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그대 어이가리
A Song for My Dear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20분
감독: 이창열
출연: 선동혁, 정아미, 김유미, 장태훈 등
개봉: 2023.03.08.
배급: (주)영화사 순수
시놉시스
30년 넘게 남편 ‘동혁’과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아내 ‘연희’. 국악인으로 전국을 떠돌던 ‘동혁’은 아내의 부탁에 고향에 정착하기로 한다. 행복한 전원생활도 잠시, ‘동혁’은 ‘연희’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걸 깨닫는다. “나한테는 당신밖에 없잖아. 약속해 줘” 평범한 일상이 무너지고, ‘동혁’은 모든 것이 자신의 탓만 같은데…
CINE PICK!
<그대 어이가리>는 30년 넘게 함께한 아내 '연희'가 불치의 병에 걸리며 일상이 무너진 남편 '동혁'의 애절한 러브 스토리를 그린 작품입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노부부의 이야기로 공감을 자극하는 <그대 어이가리>는 개봉에 앞서 해외 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현재까지 전 세계 51관왕을 기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요, 특히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여우주연상, 촬영상 등 이야기와 연출, 음악 모든 면에서 수상한 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입니다. 삶과 죽음, 부부관계에 대한 현실적이고 디테일한 스토리 속 '창(唱)'과 전통 장례 문화는 <그대 어이가리>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적 미와 짙은 '한(恨)'의 정서를 담았으며, 약 3개월 동안 주 2회씩 빠짐없이 만나며 연기적인 디테일을 완성한 주연배우들의 열연이 관객들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6번 칸
Compartment No.6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드라마 | 핀란드, 독일, 에스토니아, 러시아 연방 | 107분
감독: 유호 쿠오스마넨
출연: 세이디 하를라, 유리 보리소프 등
개봉: 2023.03.08.
배급: 싸이더스
시놉시스
고대 암각화를 보러 가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핀란드 유학생 '라우라'. 그녀는 무르만스크행 기차 ‘6번 칸’에서 낯설고 무례한 남자 '료하'와 만나게 된다. 거리를 두려는 여자와 가까워지려는 남자. 목적지에 다다를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미묘한 변화를 겪게 되고… 이 여행의 끝에 불완전한 그들은 어떻게 될까?
CINE PICK!
영화 <6번 칸>은 핀란드 대표 작가 로사 릭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을 연출한 유호 쿠오스마넨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90년대를 배경으로 무르만스크행 기차의 '6번 칸'에 우연히 함께 하게 된 두 남녀가 목적지에 다다를수록 변해가는 감정과 관계를 그렸는데요, 제74회 칸영화제에서 10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해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하였습니다. 휴대폰, SNS, 구글 지도도 없는 90년대 아날로그 여행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디지털 형식이 아닌 필름 촬영 방식을 고수했고, 조명의 경우 오래된 조명이나 현재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옛 조명들을 활용했다고 하며, 주인공 '라우라'의 비디오카메라, 워크맨, 공중전화를 이용한 연인과의 전화 통화까지, 하나하나 90년대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색다른 감성의 볼거리가 있는 작품입니다.
이번 주는 특별한 감성을 간직한 작품들이 여럿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정말 고민이 되는데요, 고민조차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
- 그래도 최동훈 감독님 열심히 하시잖아
세계가 무너지기 직전
이 영화의 주인공은 도사 무륵(류준열)과 이안(김태리)다. 이안은 드디어 시간의 문을 열 수 있는 신검을 되찾았다. 외계인 죄수를 쫓다 과거에 갇힌 이안. 이안의 아버지 역할을 했던 썬더(김우빈)를 찾아 다시 현대로 돌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이 신검에 대해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 인물이 있다. 무륵이다. 사실 무륵은 자기 몸 안에 어떤 존재가 있다는 걸 체감한다. 분명 요괴일 것이라고 확신하는 무륵. 이 이상한 조짐은 삼각산의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도 알 수 있던 부분이었다. 무륵 안의 요괴를 확인하고 싶은 세 사람(무륵,흑설,청운). 이 세 사람은 신검으로 이(요괴)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신검을 쫓는 인물은 두 명 더 있다. 메인 보스 자장(김의성)과 맹인 검객(진선규)도 무륵과 이안을 쫓고 있던 것이다. 과거는 과거대로, 현대는 현대대로 문제가 일어난다. 신검 따라 움직이던 인물들은 현대의 우리들에게 발생한 문제가 있음을 알아채고, 이를 위해서라면 신검이 역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1390년의 고려와 2022년의 대한민국 사이를 움직이는 외계+인들. 어떤 인물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360억짜리 빌드업
이 영화에 대해 가장 먼저 쓰고 싶은 것은 이야기 전개다. 이 영화의 플롯은 어디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바로 우리 모두가 아는 스릴러/케이퍼 무비 장인 최동훈의 외길인생이 본작에서도 느껴지는 것이다. 1편에서 실망한 관객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이 2부에서는 우리가 알던 최동훈의 영화가 돌아왔다. 어떤 점에서? 이 영화 <외계+인 2부>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인물들이 질주하는 플롯을 취하고 있다. 우리가 알던 최동훈의 영화처럼 말이다. 실제로 <도둑들>과 <암살>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바로 ‘보석을 훔치거’나 ‘친일파를 암살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서 우리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캐릭터들이다. <도둑들>의 펩시와 휘발유, 마카오박이나 <암살>의 하와이 피스톨이나 염석진 같은 캐릭터들은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다. 인물들이 간단한 플롯을 휘발유처럼 불태우는 것이다. 영화가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덕에 최동훈의 필모그래피는 극의 울림보다 재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장르적인 쾌감을 맨 위에 두면서 각기 다른 인물들로 극의 개성까지 가져가는 것이다.
이 영화의 1부는 기존의 최동훈 필모그래피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듯했다. 이야기는 복잡했고, 인물들은 이 복잡한 설정을 설명하기 위해 소모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1부와는 다르게 2부는 설명해야 할 것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1부는 말 그대로 할 말이 많았다. 무륵 설명하고. 이안의 사정도 보여줘야 하고. 자장을 비롯한 빌런들의 악랄함도 묘사해야 하고. 썬더와 이안사이의 관계도 넣어야 하고. 가드와 썬더는 또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이야기에 들어가지 않으면 2부에서 매가리가 빠진다. 그런데 단적으로 설명만 하면 안 된다. 2부에서 이 모든 인물들이 영화의 핵심문제를 해결하는 단계가 남아있으니 관객들이 캐릭터에게 정도 붙여야 한다. 이 모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동훈 감독은 여러 장르를 혼합시키는 것을 골랐다. 실제로 1부는 코미디, 액션, 스릴러, 호러, 로맨스, 가족, 판타지, SF, 슈퍼히어로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며 이야기를 전개했다. 하지만 영화의 이 선택은 패착으로 돌아왔다. 1부의 러닝타임 안에 등장인물에게 정을 붙이는 건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했다. 너무 많은 소재들이 정리가 안된 탓에 영화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평이 많았다. 이 두 문제는 치명적이다. 인물들에게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이에 대한 여파로 골랐던 여러 장르를 병치시키는 선택은 낡은 연결고리만 강조시키며 단점만 부각했다. 대표적으로 외계인의 능력을 묘사하기 위해 들어갔던 썬더의 대사들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 이 영화에 도사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시간여행은 안 그래도 복잡한 플롯을 더 꼬아버리는 악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과거 서사가 쭉 전개되다가 현대 이야기가 들어가면 썬더의 목소리톤에 질겁하며 이야기 몰입도가 깨진다. 최동훈 감독이 승부수로 던졌던 선택들이 반만 성공하고 반은 실패한 것이다.
본작 2부에서는 이런 단점들이 최소화될 수밖에 없다. 2부 초반부터 우륵이 왜 신검을 차지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1부를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이안이 왜 절실하게 신검을 얻고 싶은지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가드와 이안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뺀질거리는 도사 듀오의 유머감각도 익숙해진다. 자장의 카리스마와 그의 속사정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부가 2부의 전제조건들을 해결시키니 감독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상으로 현재/과거를 왔다 갔다 하는 플롯도 정돈이 됐다. 이야기를 해결하는 데 있어 순번을 부여해서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비교적) 정돈된 플롯을 보여준다. 어? 인물에게 정을 붙일 수 있고, 순서대로 착착착 이어지는 플롯?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매력을 보여주는 김태리, 류준열 배우? <도둑들>이다. 그리고 플롯을 전복시키는 것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다. 최동훈식 케이퍼무비의 조건들을 이번엔 신선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최동훈의 시그니처에서 한 단계 진화된 측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영화의 엔딩과 관련된 부분인데, 이 거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방식에 이 엔딩은 두 작품을 요약하는 좋은 선택이었다. 상업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은 <외계+인 2부>지만 최동훈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족쇄를 부수다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캐릭터였다. 바로 김태리 배우가 맡은 이안과 류준열 배우가 맡은 무륵이 그렇다. 사실 1부의 이안/무륵은 아쉬운 감이 있었다. 전자 이안은 섬세한 힘이 부족하면서, 감정적으로 매끄럽지 못했다. 캐릭터를 긴 시간을 들여 설득시켜야 하는데 영화 한 편으로 모든 서사를 설득시키려 했던 욕심이 과했다. 글쓴이는 가드와의 관계에서도 그걸 느꼈고, 이안이 두 도사를 대하는 방식에서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이라면 원래 착해’에 기대는 것이다. 사실 본작 2부에서도 이 단점에서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 로맨스 영화로서 생뚱맞은 장면이 몇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실한 서사에도 김태리 배우는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한다. 감정적으로 화내고 슬퍼하는 장면에서 김태리 배우의 장기가 돋보여 이야기의 윤활유가 된다. 후반부는 사실상 김태리 배우가 이끈다고 볼 수 있는데, 템포를 바꾸는 영화에서 이 인물을 중심으로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은 김태리라는 배우가 가진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류준열 배우가 맡은 무륵은 전적으로 소년만화의 클리셰를 따랐기 때문에 아쉬웠다. ‘슬램덩크’의 정대만이 도술을 쓰면 무륵이 되는 느낌? 하지만 이 인물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서사가 있다. 바로 로맨스 / 성장서사다. 그리고 이 성장서사를 어떻게 소화하는지가 배우의 역량과 관련된 부분일 것이다. 류준열 배우는 이 두 가지를 쉽게 설득시킨다.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볼 수 있었던 내면 연기와 왠지 자연인 류준열에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코미디 연기를 자기 방식으로 십분 소화한다. 어떤 연기는 경우에 따라서 좀 오그라든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오히려 이런 모습이야 말로 이야기의 엔딩과도 이어지며 2부의 서사를 다방면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바로 흑설과 청운 캐릭터다. 이 두 캐릭터는 1,2부에서 핵심 조연을 담당하며 시리즈의 웃음을 담당한다. 사실 글쓴이는 1부에서도 두 캐릭터가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다만 두 배우가 연기를 정말 끝내주게 잘한다는 걸 다시 느꼈다). 2부에서도 여전히 재미없었다. 이번에는 이유를 댈 수 있을 만큼 재미없었다. 왜? 이 2부에서 흑설, 청운 캐릭터의 유머는 1부에서 우리가 봐왔던 이미지의 연장이었다. 그리고 이야기의 어떤 장면에서는 이 부분을 위해 이 캐릭터들이 존재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두 캐릭터 외에 2부의 핵심 조연이 된 인물이 있다. 바로 이하늬, 진선규 배우의 캐릭터들인데 각기 인물들이 할당받은 분량이 이야기 전체와 호응하는지는 의문점이 있다. 굳이 필요했을까 싶은 장면이 몇 있다.
내가 최동훈이야
이 영화에서 낯선 느낌을 받았다고 하지 않으면 무조건 거짓말이다. 사실 이 기시감은 1부 개봉 당시 글쓴이가 봤던 감독의 인터뷰에서 가져온 것이다. 어떤 시리즈인지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지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들이다. 플롯에서 이 시리즈의 일부 장면, 심지어 1편의 플롯을 가져온 느낌이 있다. 그리고 어떤 소재에서는 이 시리즈의 등장인물들과 겹쳐 보이는 점이 있다. 이런 기시감이 든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 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최동훈 감독은 이 시리즈에서 매혹됐던 일부 장면들을 갖고 오면서 몇 개는 버렸고 몇 개는 선택했다. 사실 이 취사선택을 고른 연출법으로도 이 ‘외계+인’ 시리즈에 대한 최동훈 감독의 야망이 느껴진다. 한국에서도 이런 시도가 필요하다는 욕심이 보였다.
굳이 이럴 필요가 있을까요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단점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1부에서 지적받았던 단점이 무엇일까? ‘난잡해요’ ‘대사들이 유치해요’ ‘과거와 현대파트가 호응하지 않는 것 같아요’ 등이 있다. 2부에서 이것들을 해결했다는 것은 ‘비교적’이라는 의미지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2부 자체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슨 말이냐? 영화가 1부와 다른 것들을 시도해야 하지만 전작에서 이야기했던 건 이어야 한다. 전자를 골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과도한 생략과 후자를 골랐기 때문에 느껴지는 ‘낯설게 하기’의 강박이 본작에서 둘 다 느껴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는 1부와 2부가 아예 별개의 영화처럼 느껴진 적도 있다. 또 2부에서 느껴졌던 묘한 인형놀이가 좌왕과 우왕의 서사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아쉬움은 이 영화의 기획의도를 생각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만약 이 ‘외계+인’ 시리즈가 넷플릭스가 투자한 한 6부작 시리즈였으면 어떻게 됐을까? 짧은 기간 동안 긴 분량을 고르기보단 긴 기간 하에 여러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심지어 이렇게 드라마로 시작했으면 차기작도 만들 수 있다. 시퀄로 이안의 솔로 무비를, 프리퀄로 가드의 영화도 만들 수 있다. 오히려 최동훈 감독이 정말 이 시리즈를 시도하고자 했던 이유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아마 투자자들이 많았나 보다
이 영화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을 수 있다. 워낙 1부가 많은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자연스럽게 안 좋은 평가들이 따라오는 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글쓴이도 1부 리뷰 쓰고 '인터넷에는 재미없다는 말이 많다'식의 악플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글쓴이는 이 영화, 그러니까 <외계+인 2부>가 아쉬운 점이 많지만 이런 시도 치고는 완성도가 없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최동훈 감독이기 때문에 이런 중구난방으로 쏴대는 플롯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중구난방으로 쏴대기 때문에 이야기가 난잡하고 유치한 것도 당연한 반응이다. 그러니까 많은 관객들이 이 두 영화의 호불호에 대해 다양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영화 호평하는 사람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너 돈 받았니'같은 소리를 하는 것보다야 훨씬 생산적이잖아?
-
- 영화제 휩쓴 NEON 작품 모음
칸 영화제를 휩쓴 미국의 중소 영화 제작 배급사 [네온]
<기생충>을 기점으로 연속 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는데요.
"황금종려상이 궁금하면 네온을 보라"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죠.
남성과 여성의 성별관을 뒤집는 충격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은 <티탄>부터 대중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은 기념비적인 걸작
<기생충>까지 다양한 영화들을 제작 배급해오고 있는데요.
중소배급사의 기적, 네온의 화제작들을 같이 만나보아요.경계선
출입국 세관 직원인 '티나'는 후각으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기묘한 능력과 남들과는 조금 다른 외모로 세상과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 앞에 수상한 짐을 가득 든 남자 '보레'가 나타나고, 그는 '티나' 자신도 몰랐던 그녀의 특별한 모습을 일깨워주기 시작하는데…
추락의 해부
남편의 추락사로 한순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명 작가 ‘산드라’. 유일한 목격자는 시각장애가 있는 아들과 안내견뿐. 단순한 사고였을까? 아니면 우발적 자살 혹은 의도된 살인? 사건의 전말을 해부해 가는 제7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슬픔의 삼각형
호화 크루즈에 #협찬 으로 승선한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 각양각색의 부자들과 휴가를 즐기던 사이, 뜻밖의 사건으로 배가 전복되고 8명만이 간신히 무인도에 도착한다. 할 줄 아는 거라곤 구조 대기뿐인 사람들… 이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여기선 내가 캡틴입니다. 자, 내가 누구라고요?”
티탄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고 살아가던 여성이 기이한 욕망에 사로잡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다 10년 전 실종된 아들을 찾던 슬픈 아버지와 조우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낸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전설적인 사진작가 낸 골딘의 삶, 예술, 투쟁, 그리고 생존 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사진은 나의 유일한 언어였다. 나는 생생하게 반짝이는 뉴욕에서 죽어가는 친구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했고, 있는 그대로의 내 얼굴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이제는 내 모든 명성을 걸고 거대 제약회사에 맞서 싸운다. 생존과 투쟁의 기록이 담긴 나의 일기장을 당신에게 펼쳐 보인다.
쁘띠마망
외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엄마 ‘마리옹’과 함께 시골집으로 내려온 ‘넬리’. 어린시절 엄마의 추억이 깃든 그곳에서 ‘넬리’는 엄마와 이름이 같은 동갑내기 ‘마리옹’을 만나게 된다. 단숨에 서로에게 친밀함을 느끼는 ‘넬리’와 ‘마리옹’! 하지만 ‘넬리’는 이 우연한 만남 속에서 반짝이는 비밀을 알게 되는데… “나 비밀이 있어. 내 비밀이면서, 네 비밀이기도 해”
기생충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브로커
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늘 빚에 시달리는 ‘상현’(송강호)과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보육원 출신의 ‘동수’(강동원). 거센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그들은 베이비 박스에 놓인 한 아기를 몰래 데려간다. 하지만 이튿날, 생각지 못하게 엄마 ‘소영’(이지은)이 아기 ‘우성’을 찾으러 돌아온다. 아기가 사라진 것을 안 소영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솔직하게 털어놓는 두 사람. 우성이를 잘 키울 적임자를 찾아 주기 위해서 그랬다는 변명이 기가 막히지만 소영은 우성이의 새 부모를 찾는 여정에 상현, 동수와 함께하기로 한다. 한편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형사 ‘수진’(배두나)과 후배 ‘이형사’(이주영). 이들을 현행범으로 잡고 반 년째 이어온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조용히 뒤를 쫓는다. 베이비 박스, 그곳에서 의도치 않게 만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의학을 공부하던 스물아홉 율리에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걸 찾아 세상으로 나온다. 파티에서 만난 만화가 악셀과 사랑에 빠진 율리에, 하지만 삶의 다른 단계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걸 원했고 조금씩 어긋난다. “내 삶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율리에는 인생의 다음 챕터로 달려나간다.
스펜서
왕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결심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새로운 이야기
-
- [파워 오브 도그] 끝장리뷰(ENG) | 씻지 않는 형, 청결한 동생 | 말과 차 | 기타와 자동피아노 | 수색자 오마주 | 동성애자 형, 이성애자 동생 | 제목 의미
#BenedictCumberbatch #베네딕트컴버배치 #파워오브도그
[파워 오브 도그](2021)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과거 vs 현재(feat. 수색자)
Chapter 2 필의 동성애, 피터의 살인
00:00 은사자상 수상
02:02 대결 구도들
04:44 수색자 오마주
05:59 기타와 자동피아노
06:37 꽃을 태운 이유
07:44 필의 동성애
09:31 피터의 아버지 살해
12:19 별점 및 한 줄 평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파워오브도그 #파워오브도그리뷰 #파워오브도그해석 #영화파워오브도그 #thePoweroftheDog #thePoweroftheDogMOVIE #파워오브도그넷플릭스 #thePoweroftheDognetflix #제인캠피온 #JaneCampion #BenedictCumberbatch #베네딕트컴버배치 #코디스밋맥피 #KodiSmitMcPhee
-
-
- 넷플릭스 <멜로무비> 티저 예고편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 시리즈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 2월 14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
- 영화 <실크 로드> 메인 예고편
지금 당장 마약을 흔적 없이 살 수 있다면?
역대급 재능낭비 충격 실화!개인이 마약을 하든 뭘 하든
국가의 통제는 억압이라 생각하는
상위 1% 비합법적 천재 ‘로스’.
뛰어난 두뇌와 치밀한 계획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해 흔적 없이
마약 쿨거래가 가능한
다크 웹사이트 ‘실크로드’를 만든다.
‘실크로드’로 돈맛을 알고
세상을 향한 X를 날렸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정체불명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