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9-08 17:19:33
한명쯤 마음에 품고 있잖아요 지브리 남주. 최애 지브리 남주 고르기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이자 지브리의 신작이 공개되었습니다!!
항상 따듯한 분위기의 영상과 함께 아련하고 설레는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는데요 오늘은 줄거리와 더불어 지브리 최애 남주를 선택해볼까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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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하게' 유쾌한, 어떤 바다 위의 풍자극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해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그렇게 호평이 자자하던 <슬픔의 삼각형>을 보고 왔다. 이 영화는 정말이지 '지독하고' '통렬하며' '유쾌한' 풍자극이다. 여러 각도에서 인간 사회의 모순을 꼬집으면서 재미까지 모두 담보했다고나 할까. 한없이 가벼운듯하면서도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무겁다. 막이 내리면, 이 영화를 끝없이 곱씹게 되는데, 이것은 그만큼 이 영화가 대단한 인상을 주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크루즈와 무인도 씬들은 무더운 여름날(이제 여름이나 다름없다!)에 보기에 아주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아래에서는 몇 가지 관람 포인트를 소개하겠다. 지극히 주관적이겠지만.
1. 변화무쌍한 주인공의 지위
주인공인 '칼'의 지위 변화는 정말이지 흥미롭다. 직장, 여자친구 앞, 크루즈, 그리고 섬에서 그는 모두 제각각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칼은 떵떵거렸다가 빌빌 기고, 빌빌 기다가도 큰 소리를 친다. 어라, 이런 남자, 이런 사람. 우리 주변에도 즐비하다.
그의 이러한 변화는 그가 처하는 환경에 기인한다. 그가 상대하는 다른 사람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이들의 연결고리를 잘 살펴보는 것은 영화의 이해와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2. 대사에 주목하라: 말이 씨가 되는 법
이 영화 속의 대사와 장면 하나하나는 무엇하나 버릴 것이 없다. 가장 첫 장면부터 가장 마지막 장면까지! 촘촘하게 연결된 인간 사회에서 갑의 작은 진상짓은 처참한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그러한 나비효과는 이윽고 전복적인 결말에 이르곤 한다. 재미있는 것은, 갑들은 언제나 자신이 갑질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거다! 이 안의 다양한 '갑'들의 대사와 그들의 행위에 주목하라. 그리고 그들이 어떤 나비효과를 낳는지를 관찰해보라. 그리고 그들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모순되었는지를 알아차려 보라!
3. 영화 곳곳에 숨어 있는 풍자적 비유들
소위 '갑'의 갑질로 의해 배가 뒤집힌다든가, 걸어가는 백인 부자 손님들이 등장한 바로 다음 씬에 바닥을 닦거나 '보이지 않는' 직원실에 숨어서 개미처럼 일하는 유색인종 직원들의 모습 등은 아주 효과적이고 알기 쉬운 방식으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낸다. 이러한 장면적 연출들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리라.
아, 주의해야 할 것도 있다.
이 영화는 시원하면서도 지독하다. 문자 그대로, 아주 원초적인 방식으로 지저분한 씬들이 나오기 때문에, 비위가 많이 약한 사람이라면 몇몇 장면에서 눈을 가리고 귀를 막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보러 가고 싶다. 여러분도 한바탕 크루즈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저 멀리, 바다의 한복판에서 우리 삶의 또다른 단면을 되돌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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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생커플의 로맨스 추억 여행 영화 <실 : 인연의 시작>
스다마사키와 고마츠나나의 결혼이 현재 일본 연예계의 가장 큰 화제일 것이다. 나도 스타벅스에서 과제를 하다가 갑자기 고마츠나나의 인스타에 올라온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두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결혼'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른 나이에?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솔직히 나는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둘의 외모적 조합은 너무 완벽해서, 다양한 작품과 광고를 함께해왔다. 가장 최근 작품 중 두 사람의 조합을 볼 수 있는 작품은 바로 '실: 인연의 시작'이다.
#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대사
일본 드라마나 영화나 애니나,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 가지고 있는 것은 '이것이 명대사입니다'라고 말하는 듯한 대사가 항상 있다는 점이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 영화도 그런 대사들이 있었다. 많은 일본영화들이 그런 대사들의 억지스러움이 보여서 거부감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잘 어우러진 것 같다.
"내가 아오이를 지켜줄게"
일본영화의 단골 클리셰 100% 대표 대사이다.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守る(마모루, 지키다)"한다는 대사. <실 : 인연의 시작>은 초반에 불꽃놀이가 나오면서 클리셰 범벅으로 영화를 시작한다. 거기다가 이 대사까지 나오는 순간 나는 이 영화에게 굉장히 실망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 대사가 너무 자주, 여러 사람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하자, 감독이 뭔가 전하고자 하는게 있을거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 영화에서 "마모루"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은 이 영화에게 특별함을 더해준다. 첫번째로 렌이 아오이를 지켜준다고 했을때, 아오이는 렌이 자신의 손을 잡자, 이렇게 말한다. "손이 아파" 이 대사가 누군가에게는 그냥 넘어가는 대사였을 지도 모르지만, 이 대사는 곱씹을 수록 엄청난 깨달음을 주었다. 두번째로, 아오이가 동업친구 레이코에게 지켜준다 했을 때, 레이코는 스스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아, 지켜준다는 말이 얼마나 이기적인 말인지 깨달았다. 함부로 누군가에게 책임감을 가진다는게 남을 위한 거라고 착각하지만 사실 매우 자기 중심적인 사고였다. 나는 그 사람의 손을 놓치지 않으려고 꼭 잡은 것 뿐인데, 그 사람은 그 손이 아프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걸.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전해준다.
"울고있는 사람이나, 슬퍼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렴."
이 대사는 렌의 치즈공장에서 만난 아내, 카오리가 자신의 딸 유이에게 항상 해주는 말이다. 이 대사는 이 영화의 눈물 포인트가 되어준다. 후반부에 아오이가 큰 성공에 이은 배신과 실패를 경험하고 지칠대로 지쳐서 어릴 적 자신을 챙겨주던 할머니에게 돌아간다. 할머니는 어릴 적 자신에게 음식을 내어주던 경험에서 시작하여 아이들에게 따뜻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와 재회한 뒤, 조그마한 책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지난 날의 고통을 곱씹으며 슬퍼하는 아오이. 그녀를 보고 유이는 엄마가 말해준 대로 슬퍼하는 아오이를 안아준다.
# 배우들의 연기
유명한 배우 총출동이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꽤 본 사람들이라면 못알아볼 배우는 없다. 따라서 연기력에 대해서 사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오랜 스다마사키의 팬으로서, 그의 연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실 이번 작품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연기력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저 그의 특유의 강렬한 연기 스타일이 이번 영화에는 잘 어우러지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카오리 역을 맡은 에이쿠라 나나 배우의 연기가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 스러웠는데, 그녀가 엄마라는 역할에 너무 잘 어울리게 연기한 반면, 스다는 아빠라는 역할에 잘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에이쿠라 나나는 지금까지 연기력 논란이 많았던 배우인데, 이번 역할은 실제로 두 아이를 둔 엄마라서 그런지 소화력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고마츠 나나도 역할이 조금 안어울린다는 느낌이 살짝 들긴 했지만, 연기는 감명깊었다. 특히 위 사진의 타지에서 고향의 음식을 먹으며 무너져버린 자신의 인생에 고통스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정말 완벽했다. 최악에 가정에서 자라, 어린 나이에서 부터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기 위해 고생하고, 겨우겨우 이뤄낸 성공을, 친구의 배신으로 다 잃어버린 아오이의 마음을 관객들이 정확히 읽어낼 수 있게 표현했다.
# 추억 여행
이 영화는 아마 외국인들에게는 크게 인상깊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에게는 지난 날을 추억할 수 있는 감동적인 영화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헤이세이 시대는 일본인들에게 '상실의 시대'였다.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사고, 지하철 사린사건 등 많고 거대한 사건 사고가 있었다. 일본에 있는 나의 한 친구는 원전사고로 입은 피해로 인해 현재까지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영화 '실 : 인연의 시작'은 헤이세이 시대에서 레이와 시대의 전환점까지 긴 시간을 다루고 있다. 연출적인 면에서도 뭔가 촌스럽고, 옛날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또한 이 영화는 일본의 국민가수 나카지마 미유키의 '실'이라는 곡을 모티브로 한다. 영화 내내 이 곡이 배경음악으로 들려오는데, 이는 관객들을 추억 여행으로 데려다주는 듯 하다.(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 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스다마사키도 이시자키 휴이와 함께 리메이크 앨범을 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파이트'라는 곡을 카라오케에서 부르기도 한다. 이 곡을 부르는 씬들은 청년들의 현실에서의 고통을 표출하는 듯해 마음이 짠해진다.
ファイト! 闘う君の唄を闘わない奴等が笑うだろう
파이팅! 싸우고 있는 너의 노래를 싸우지 않는 녀석들이 비웃겠지.
ファイト! 冷たい水の中をふるえながらのぼってゆけ
파이팅! 차가운 물속을 떨면서 올라가라
暗い水の流れに打たれながら 魚たちのぼってゆく
어두운 물살을 맞으면서, 물고기들은 올라 간다.
사실 이 영화가 한국사람들에게, 특히 일본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인상깊은 작품으로 남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에게는 헤이세이 시대의 청년들의 아픔과 그 시대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감동적인 영화로 다가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사실 렌과 아오이 두 사람이 함께 나오는 장면 보다 두 사람 각각의 인생에 대해서 얘기하는 장면들이 많아 로맨스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또한 과도한 우연적으로 엇갈리는 상황들의 연속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스다마사키X고마츠나나의 조합을 보는 것 만으로도 나는 재밌었다.
평점: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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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내가 쓸모 있나요?
HOLY
Belgium/Netherlands/Luxembourg/France /2023/102min
핀 트로흐 Fien TROCH /월드 시네마
2023년. OTT 시장을 뒤흔든 작품이 있다. 바로 디즈니플러의 <무빙>이다. '무빙앓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무빙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누구나 한번쯤 해본 상상의 능력이 우리의 이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접근성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유명한 명대사가 있다. 바로 초능력자의 삶에서 하루 아침에 평범한 공무원이 된 남편에게 아내가 한 말.
"넌 나의 쓸모야"
영화 <HOLY>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십대소녀의 이야기다. 우리 곁에서 어디서든 볼수 있는 십대 소녀 홀리. 어느날 불길한 마음이 가득하여 학교에 가지 않는데, 이는 그날 하교에서 일어난 큰 화재로부터 그녀를 구해준다. 이러한 예지력이 있지만 학교에서는 마녀라고 취급당하고,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남자친구와 언니만이 유일한 대화상대이다. 그런 홀리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선생님은 홀리를 자원봉사활동을 할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거기서 홀리는 다른 사람을 만지기만 해도 그들의 아픔을 회복시켜주고, 슬픔을 경감키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언제나 배경이나 엑스트라 같은 삶을 살던 홀리. 놀라운 능력을 통해 마을 사람들은 홀리를 찾게 되고 그 혼돈의 시간속에서 홀리는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영화의 서사는 어느덧 찾아온 가을처럼 스며들게 만든다. 이미 <썸원 엘스 해피니스><2005>를 통해 유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감독의 핀 트로흐는 섬세한 십대의 감성과 함께 누군가에게 주어진 능력이 축복이되기도 하고 저주가 되기한 상황을 잘 그려나가고 있다. 특별히 신인 배우를 캐스팅하여 주인공으로 열연한 배우 카탈리나 게라츠의 연기는 현실과 영화의 세계를 혼돈시킬만큼 몰입하게 만든다.
감독은 우리에게 "믿음"이라는 단어를 던지고 싶었다고 영화전 인터뷰영상에서 언급한다.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위로는 상대를 믿고 자신의 몸을 맡겼을 때만 가능한것을 이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그리고 있다. 그리고 아무리 커다란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타자가 아닌 사물화 시키는 모습은 결국 인격을 말살 시켜버린다는 경고 또한 우리에게 하고 있다.
가을이 오는 이 계절에 <홀리>는 타인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잃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내가 당신에게 필요할까요? 그렇다면 천천히 나의 손을 잡아보시겠어요?"
어쩌면 영화 <홀리> 는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는 쓸모있어요.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답니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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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를 매료시킨 K-Pop?!
K-Pop 걸그룹 영화 소니에서 제작
할리우드 리포트 Variety지는 지난 8일 (현지 시간) CGI 애니메이션 프로덕션 회사인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 사가 K-Pop에 대한 영화를 기획 중이라고 단독 공개했다.
출처 : Variety
<케이팝: 악마 사냥꾼> (원제 - K-Pop: Demon Hunters)은 K-Pop 걸그룹 스타들이 공연 중에 악령을 죽이는 영화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로 오스카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거머쥔 제작사 '소니'에서, 매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애펠한스 감독에 의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레고 닌자고 무비>에 크레딧을 올린 매기 강 감독은 영화가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그녀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K-Pop에 대한 오마주라고 밝혔다. 영화는 액션 어드벤처 장르로, 세계적인 걸그룹이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의 삶과 악령을 퇴치하는 비밀 요원으로서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그 과정을 따라간다. 특히 이 영화는 패션, 음식, 스타일 그리고 음악 등 다채로운 미쟝센을 자랑할 예정이다.
매기 강 감독은 "K-Pop 장르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90년대부터 이 장르의 팬으로서, 이번 영화는 K-Pop에 대한, 그리고 그녀의 뿌리에 대한 러브레터이다. 영화는 K-Pop 전반에 대한 모든 걸 망라하며, 평생을 팬으로 살아온 자신이 보고 싶은 걸 담았기에, 전 세계 수백만의 K-Pop 팬들도 자신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아이돌 BTS가 빌보드 차트를 수성하고,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도 오르는 이 시점에서 이 영화는 K-Pop의 높아진 위상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8년, 세계적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가상의 K-Pop 걸그룹을 선보이며, 한국 아이돌 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소연과 미연이 직접 참여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
과연 이번 영화는 어떤 한국 걸그룹을 모델로 하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 <미나리>의 한예리 X 작곡가 에밀의 "Rain Song"
개봉일부터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영화 <미나리>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곡 "Rain Song"은 오프닝 장면에서는 악기로만 연주되고, 마지막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가사와 함께 등장한다.
곡의 작곡가이자 작사가인 'Emile Mosseri'는 이 곡이 배우 한예리를 위한 자장가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는데, 한예리는 극 중에서 이 곡을 아들 '데이빗'에게 불러준다.
"가정의 회복을 주제로 한 영화이기에 그들의 고군분투와 사랑을 더 잘 담아내고자 한국인 번역가이자 작사가 '스테파니 홍'과 함께 작업했다."고 말하며, 작곡가 Mosseri는 그가 맨 처음 작업했던 영어 가사의 노래는 정이삭 감독의 추천으로 한예리의 한국어 노래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날을 만들어가는 '비'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긴 이 곡은 한예리 특유의 유약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통해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한예리가 한국에서 부르고, Mosseri 작곡가가 L.A.에서 작업한 "Rain Song"을 함께 들어보도록 하자.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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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 오브 도그>서부극이라서 가능했던 강렬한 퀴어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25년 미국 몬타나,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는 '필(베너딕트 컴버배치)'은 막대한 재력은 물론 위압적이고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어느 날, 그의 동생 '조지(제시 플리먼스)'는 '로즈(키얼스틴 던스트)'와 그녀의 아들 '피터(코디 스밋 맥피)'를 가족으로 맞이한다. 동생의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에 분노한 필은 피터를 볼모로 삼아 그녀를 옭아매기 시작한다. 자신이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랑이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되돌아 올 것임을 깨닫지 못한 채.
서부극 하면 늘 떠오르는 몇몇 장면들이 있다. 석양을 배경으로 말을 타는 카우보이가 방랑자 내지는 보안관과 펼치는 결투. 서부를 개척하는 이주민들과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려는 원주민의 대립과 갈등. 서부개척시대와 시대적 배경이 겹치거나 이어지는 남북전쟁이나 노예제와 같은 이슈의 등장 등등.
이러한 클리셰를 기대한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실망스러울 것이다. 서부개척시대가 끝나가던 1925년을 배경으로 하기에 서부극다운 상징적인 클리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드라마), 감독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제인 캠피온 감독의 작품이 여전히 뛰어나고 아름다운 서부극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익숙한 장면은 없어도 서부극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며, 퀴어영화의 요소를 더해 그 본질을 유려하면서도 색다르게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서부극의 본질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특히 이분법적 관점의 묘사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동부의 이주민이 금광을 비롯한 자연을 개발하고 착취하며 원주민의 영역을 침범한 서부개척시대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세계가 충돌하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당장 <파워 오브 도그> 속 배경만 봐도 그렇다. 마음껏 뛰놀아야 할 소들은 목장 안에 갇혀 있고, 들리지 않는 말굽소리는 자동차 엔진 소리가 대신하며, 평원에는 철도가 들어온다. 자연의 영역은 인간과 문명에게 잠식당하고, 광활한 서부에는 점차 안정적인 질서가 자리 잡는다. 그래서 서부극은 선과 악, 삶과 죽음, 자연과 문화, 무지함과 교육, 야만과 문명, 남성과 여성처럼 상이한 세게의 총체적 대립을 묘사하기에 용이하다.
<파워 오브 도그>에서 두 세계와 관점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지점은 캐릭터들이다. 소를 몰고 가던 필이 평원에 누워있는 소 시체를 보고 탄저균이 옮을 수 있으니 절대 만지지 말라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강조하는 것은 단적인 예시다. 로즈와 조지 부부가 조지의 부모님, 주지사 부부가 참석한 저녁 파티 장면처럼 대비되는 인물상을 통해 무지함과 교육, 야만과 문명의 경계선을 확실하게 그어버리기도 한다. 서부에서만 지내온 로즈는 교양 넘치는 대화에 전혀 끼어들지 못한다. 그녀는 피아노 연주를 부탁받지만 도시 출신 손님들 앞에서 지나치게 긴장해 연주를 망친다. 파티에 꼭 참석해달라는 조지의 부탁을 무시한 필은 씻지도 않고 연회복도 입지 않은 채 식사자리에 난입해 손님들을 당황시킨다.
이때 수많은 대립 구도 중 캠피온 감독이 유달리 관심을 기울이는 대목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대립이다. 이는 필과 로즈, 필과 피터의 첫 만남에서부터 알 수 있다. 목장의 주인이자 카우보이의 리더로서 마초적 가치를 중시하는 필은 창백한 피부를 지닌 피터의 유약함을 조롱하면서 피터가 만든 종이꽃을 불태운다. 이를 목격한 로즈가 피터를 걱정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도 필은 남자애를 약하게 키우면 안 된다면서 자신의 강인함을 더욱 뽐내려고 한다. 로즈가 조지와 결혼해 한 집에서 살게 되자 필의 행동은 더욱 거칠어지고 조롱의 강도도 더해진다. 로즈는 필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피난처로 술을 선택하고, 피터도 필 앞에서는 제대로 걷지조차 못하다. 이렇게 영화는 남성성과 여성성 간의 일방적인 충돌 양상을 그려낸다.
흥미로운 것은 남성성의 대변자인 필이 정작 동성애자이자 누구보다도 여성스러운 면모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동생이 자신의 곁을 떠나거나 자신에게 소홀하면 불안해하고, 종이꽃을 만들던 피터처럼 섬세하게 기타를 연주할 줄 안다. 그는 자신에게 승마를 알려주고 카우보이의 삶을 가르쳐준 브롱코 헨리를 사랑했고, 그 애정을 항상 간직해 왔다. 결국 필에게 카우보이들을 장악하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마음 여린 동생을 향한 조롱, 지나치게 마초적이고 남성적이었던 그의 언행은 상실감을 가리지 위한 포장지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처럼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갖는 필의 성적 지향은 그를 모순적이고 양면적인 인물로 만들기도 한다. 영화가 묘사하는 또 다른 경계들까지 무너뜨리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예일대학교에서 고전학을 전공한 필은 서양적 관점에서 볼 때 문명의 시작을 심도 있게 공부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그는 문명과 거리가 먼 카우보이로서의 삶과 정체성을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추구한다. 그에게 말, 카우보이, 자연, 언덕과 그림자, 이 모든 자연은 브롱코 헨리를 떠올리게 하는 대상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은 문명과 도시 안에 안주하기보다는 루이지애나를 탐험하며 태평양까지 향했던 메리웨더 루이스와 윌리엄 클라크의 정신을 동경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동성애적 성향을 지닌 필이라는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서부극 속 영웅들인 존 웨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같은 전형적인 영웅처럼 느껴진다. 서부극의 영웅은 농장과 황야를 오가고 이주민과 원주민의 특성을 모두 가지면서 두 세계 사이의 경계를 오간다. 두 세계 사이의 긴장, 충돌, 모순을 보여주고 둘 사이를 매개한다. 브롱코와의 사랑의 흔적을 아무도 올 수 없는 내밀한 숲 속에 숨겨두는 이 남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사랑을 매개로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두 세상을 그려낸다. 동성애자로서 자신과 닮은 이들을 조롱하고 탄압하고 짓밟아야 스스로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는 당시의 시대적 모순을 보여준다. 그저 총을 쏘지 않고 결투를 펼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파워 오브 도그>는 서부극이기에 가능한 퀴어영화다.
이에 더해 <파워 오브 도그>는 전형적인 서부극의 영웅인 필의 파트너로 피터를 내세우면서 서부극의 서스펜스를 조성함과 동시에 퀴어영화적 요소를 심화시킨다. 창백한 피부를 지녔고, 테니스도 잘 못 칠 뿐 아니라 말 타는 법도 모르는 피터. 그러나 피터는 필요하면 언제든 눈 깜짝하지 않고 토끼를 죽이고 해부할 수 있는 담력을 지닌, 의외로 강인한 인물이다. 즉, 피터 역시 필처럼 서로 다른 세계 사이에 걸쳐 있는 인물이고, 그 모순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는 필이 숨겨 왔던 가장 내밀한 공간을 찾아내 수 있고, 필만이 볼 수 있었던 개 모양의 그림자를 언덕 위에서 발견해낸다.
그런데 영화는 두 남성의 공통점으로부터 오히려 가장 큰 차이를 끄집어내며, 그 대조가 낳는 묘한 감정선을 통해 액션이나 결투 하나 없이 강렬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이 긴장감은 영화 제목으로부터 찾아볼 수 있다. '파워 오브 도그(Power of Dog)'는 "내 생명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Power of Dog)'으로부터 구하소서"라는 내용의 시편 22장 20절 속 표현이다. 이때 '나'를 필로 본다면, 그를 위협하는 개의 세력은 그의 동성애적 성향을 받아주지 않는 세상이며 그를 구할 수 있는 것은 그의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는 피터의 존재다. 그래서 필은 피터를 강하게 밀어냄과 동시에 그를 눈여겨본다. 하지만 피터에게 개의 세력은 따로 있다. 어머니와 함께 필에게 모욕과 위협을 당해온 피터에게 칼과 개의 세력은 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격적인 태도 밑에 숨은 사랑과 열정의 감정으로 다가오는 필과 달리, 피터는 사랑을 가장한 냉철함을 유지한 채 필에게 다가간다. 필은 피터에게 승마를 알려주고 애정의 증표인 밧줄을 만들어 주지만, 피터에게 이 모든 것은 자신과 어머니를 구할 날카로운 칼날로 보인다. 즉, 둘의 접점은 선악의 경계마저도 불분명하기에 더욱 긴장되고 강렬한 것이다. 단적으로 보면 피터는 선이고 필은 악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더 과장되게 포장해야 했고, 자신 본연의 모습과 정체성을 감춘 채 스스로를 잠그고 살아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 필은 단순히 평면적인 악인으로 규정되지도 않느다. 그래서 둘이 함께 하는 장면은 정적이지만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고, <파워 오브 도그>는 서부극이기에 강렬한 퀴어영화가 된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연명하던 서부극에 섬세하고 감성적인 새 숨결을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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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되는 순간.
이 무더운 여름조차 싱그러운 분위기로 새겨주어 본격 여름이 그리워지는 영화인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를 소개하려고 한다. 세대와 세대를 잇고 마음과 마음을 잇는 따뜻한 영화는 2년이 넘은 지금도 바래지지 않은 채 색을 유지하고 따뜻함을 간직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은 정말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졌지만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일반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혀 관계없는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환갑을 맞은 정연은 일본에서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딸을 만나러 일본에 간다. 비가 무수같이 떨어지는 날, 딸이 아닌 손녀인 안이 마중 나와 있다. 일면식도 없던 손녀와 택시를 타고 딸의 집으로 향하는 차 안은 정적 그 자체다. 손녀 안은 한마디 말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 통화를 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정연이 집을 돌아본다. 그 모습을 보던 안은 밖으로 나가자고 말하고 정연은 안과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긴 외출을 하고 돌아와 우연히 손녀의 휴대폰을 보게 된다. 두 사람은 오늘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까.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갈 곳을 잃어버리다가 한 대상을 찾아 언제 끝날지 모를 원망을 자신을 상처 내면서 까지 쏟아붓는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져드는 원망이라는 마음은 누군가가 되짚어주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감정을 깨닫고, 인정하는 순간 왠지 모를 미안함과 민망함이 몰려오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나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서로를 이해할 수 없고 다가갈 수도 없다. 의외의 지점에서 겹치는 두 사람은 서로의 언어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눈빛, 몸짓, 그 외의 비언어적인 요소를 통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아픔을 공유한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이루어지지만, 긍정적인 상황에서도 이루어져서 서로의 마음을 잘 두드릴 수 있었다. 타인이 우리가 되는 순간이 좀 늦어도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는 모습이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짧게만 느껴지는 영화의 여운은 끊어지지 않을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안이 서울로 왔을 때, 서로 어떤 표정으로 다시 만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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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행 피해자, 아줌마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지난 20회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공동 대상을 수상한 영화 갈매기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씨네랩의 초청으로 개봉 전 시사회에 참석하고 왔는데요.
김미조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데 인디 영화임에도 매우 흥미롭게 본 영화입니다.
한 중년 여성이 가까운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되고, 그 이후에 피해자의 심리와 행동을 세심히 보여주는데요.
피해를 당하는 모습은 영상에 담지 않고 오로지 피해자의 모습을 통해 모든걸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줌마라고 불리는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중년 여성이라서 그의 피해사실을 주변에 알리기 어려워하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결국 꿋꿋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 그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특히 우리가 흔히 아줌마라고 부르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이 많이 했습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 하세요!
영화는 7월 28일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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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에이리> 예고편
회사원 콘노는 이와테 현으로 전근하여, 그곳에서 동료 히아사와 알게 된다.
함께 술을 마시러 가거나 낚시에 가는 등, 마치 늦은 청춘 시절 같은 날들을 보내 던 중, 콘노는 히아사에게 마음을 열어 간다.
그러나 어느 날, 이아사는 콘노에게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퇴직하고는 얼마 뒤 불쑥 다시 모습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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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설강화> 메인 예고편
눈만 마주쳐도 심장이 찌릿-! 정해인 x 지수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