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소설 원작 퀴어 영화' 큐레이션, 그 두 번째 시간입니다.
카우보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브로크백 마운틴>부터
2022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에 빛나는 <파워 오브 도그>까지!
원작이 된 소설과 함께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로크백 마운틴(2005)
Brokeback Mountain
시놉시스
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양 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두 청년 '에니스(히스레저)'와 '잭(제이크 질렌할)'은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그들의 우정은 친구 이상으로 발전하지만 두 사람은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다시 만날 기약도 없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우연히 4년 만에 다시 만난 '에니스'와 '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일 년에 한두 번씩 브로크백에서 만나 함께 지내기로 하는데... 20년간 짧은 만남과 긴 그리움을 반복한 그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CINE PICK!
<브로크백 마운틴>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두 명의 카우보이 사이에서 싹트는 동성애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대만인 감독인 이안이 연출을 맡아 해당 작품으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였으며, 주연을 맡은 배우 제이크 질렌할, 히스 레저, 조연을 맡은 앤 해서웨이, 미셸 윌리엄스의 섬세한 연기와 호흡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두 남자의 애절한 멜로드라마 서사가 훌륭할 뿐만 아니라 감독의 뛰어난 연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영상미 있는 작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원작 소설
<브로크백 마운틴>의 원작은 무자비하고 혹독한 자연을 배경으로 거칠고 폭력적인 인간 본성을 날카롭게 포착해 비틀어 내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애니 프루가 쓴 동명의 단편 소설로, 작가의 다른 작품인 《진흙탕 인생》과 더불어 오헨리 단편소설 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출간 당시 《Close Range: Wyoming Stories》라는 단편 모음집에 수록되어 있었으며, 한국에서는 영화가 유명세를 탄 후 번역본이 나와 원제목 대신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습니다.
모리스(1987)
Maurice
시놉시스
20세기 초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우연히 만나게 된 모리스와 클라이브는 낡은 관념의 무료한 대학 생활 속에서 서로에게 해방감을 줄 수 있는 존재로 발전해 가고, 누구보다 가까웠던 두 사람의 우정은 서서히 사랑의 감정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사랑 하나면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모리스와 그 모든 걸 잃는 게 두려운 클라이브의 사랑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CINE PICK!
<모리스>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제임스 아이보리가 연출하고 제임스 윌비, 휴 그랜트 등이 출연한 1987년 영화입니다. 국내에는 무려 32년이 지난 2019년에 개봉하였는데, 1980년대 당시에는 국내 검열이 매우 엄격해 정식으로 개봉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임스 윌비가 '모리스'를, 휴 그랜트가 상대역 '클라이브'를 맡아 191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주인공 모리스의 성숙과 사랑을 그려냈습니다. 제4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어 남우주연상, 감독상, 음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원작 소설
영화 <모리스> 1914년 완성되었으나 당시에는 범죄시되었던 동성애를 다루고 있어 1971년 작가 사후에 출판된 E.M. 포스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바람대로 케임브리지에 입학한 영국 중산층의 한 평범한 젊은이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당시 현실 속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했던 결말을 통해 그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인습과 제도를 비판하였습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Blue Is the Warmest Color
시놉시스
여느 소녀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 ‘아델’(아델 엑사르코풀로스 분)은 빈칸들로 점철된 미래의 답을 찾고 있는 문학소녀이다. 피에르 드 마리보의 소설 <마리안의 일생>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아델’ 앞에 어느 날 파란 머리의 대학생 ‘엠마’(레아 세이두 분)가 나타난다. 단지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스치며 지나친 인연이지만 그날 이후 ‘아델’과 ‘엠마’는 서로를 기억하게 된다. 미지의 사랑을 꿈꾸는 ‘아델’, 현실의 사랑을 이끄는 ‘엠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델’과 ‘엠마’는 서로에게 이끌린다. 미술을 전공한 ‘엠마’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캔버스 안으로 ‘아델’을 초대한다. ‘아델’은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엠마’로 인해 이전에는 몰랐던 뜨거운 감정을 느끼게 되고, 평온하기만 했던 ‘아델’의 삶은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CINE PICK!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튀니지계 프랑스인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가 연출한 레즈비언 에로티시즘 영화입니다. 201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만화 원작 영화, LGBT 영화로 최초 수상, 배우와 감독이 함께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파격적인 성 묘사로 논란과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주연을 맡은 아델 엑사르코풀로스와 레아 세이두의 리얼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원작 소설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원작은 2011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독자상'을 수상하며 많은 만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쥘리 마로의 그래픽 노블《파란색은 따뜻하다》입니다. 주인공 클레망틴이 15세에 처음으로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겪는 심리적 불안감, 혼란을 매우 섬세하게 그리고 있으며 중반부에 들어서면서부터 광장에서 스쳤던 '파란 머리 소녀'를 만나며 느끼는 첫 만남의 설렘, 욕망, 질투 등이 표출되며 동성이나 이성이나 다를 바 없는 인간의 보편적인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애틋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작가의 부드러운 그림체와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색의 표현력이 매력인 작품입니다.
싱글맨(2009)
A Single Man
시놉시스
1962년, 대학교수 조지(콜린 퍼스)는 오랜 된 애인 짐(매튜 구드)의 죽음에 힘들어한다. 하루아침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그는 외로움과 상실감에 젖어, 죽음보다 더한 일상을 시작한다. 자신의 본질을 속이고 살아가는 조지에게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 찰리(줄리언 무어)가 있다. 찰리는 애인의 죽음에 힘들어하는 조지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과의 하룻밤을 제안하고 삶을 정리하려는 조지 앞에 제자 케니가 접근한다. 우연과도 같은 하룻밤을 보내며 조지는 새로운 삶을 위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데……. 삶의 이유를 상실했던 한 남자의 찬란한 하루가 펼쳐진다.
CINE PICK!
<싱글맨>은 제작 당시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의 감독 데뷔작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정서적으로 방황하는 남자의 일상을 묘사한 영화입니다. 2009년 66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콜린 퍼스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 자체는 무겁고 건조하게 흘러가나 디자이너가 만든 영화인 만큼 훌륭한 영상미와 감독이 직접 디자인하고 초이스 한 영화 속 콜린 퍼스의 패션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영상의 색채인데, 주인공 콜린 퍼스의 감정 상태에 따라 영상의 전반적인 색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작 소설
영화 <싱글맨>은 영미 현대문학의 주요 작가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셔우드는 동성애자임을 숨기지 않고 활동한 첫 세대이자, '퀴어'를 대표하는 인물로 동성애자 인권에도 크게 기여한 작가입니다. 소설, 희곡, 시나리오, 산문, 번역 등 다양한 저서를 남겼으며《싱글맨》의 경우 이셔우드가 소설 속 조지와 같은 나이인 58세에 발표한 작품으로, 사별의 여진을 견디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의 하루를 그리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순간순간을 진중한 성찰과 섬세한 문장으로 채우며, 담담하고 절제된 감정과 통렬한 분노, 슬픔이 부딪히며 빚는 삶의 결을 세심하게 포착해 낸 것으로 평가받는 수작입니다. "하고자 한 대로 구현된 유일한 작품"이라고 밝히며 작가가 가장 아끼는 글로 꼽기도 하였습니다.
대니쉬 걸(2015)
The Danish Girl
시놉시스
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다. 어느 날, 게르다의 아름다운 발레리나 모델 울라(엠버 허드)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대역을 부탁한다.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날 이후,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그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CINE PICK!
<대니쉬 걸>은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국의 전기 드라마 영화입니다. <킹스 스피치>, <레미제라블>로 잘 알려진 톰 후퍼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에디 레드메인과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각각 주인공 에이나르/릴리와 그의 아내인 게르다를 맡아 열연을 선보였습니다. 색감을 적절히 활용한 영상미가 마치 화가인 주인공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 매우 아름답다는 평을 받았으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미술상, 의상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원작 소설
영화 <대니쉬 걸>의 원작은 21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데이비드 에버쇼프가 2000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입니다. 코펜하겐, 드레스덴 그리고 파리를 배경으로 한 작가의 첫 번째 소설로,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로 뽑히는 등 평단의 찬사를 얻은 작품입니다. 세상을 놀라게 한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 베네게르 부부의 실화 이야기를 담아 1920년 성적 방황, 서로에게 헌신하는 부부에 대한 진실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파워 오브 도그(2021)
The Power of the Dog
시놉시스
1925년 미국 몬타나,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는 필(베너딕트 컴버배치)은 막대한 재력은 물론 위압적이고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어느 날 그의 동생 조지(제시 플리먼스)가 로즈(키얼스틴 던스트)와 그의 아들을 가족으로 맞이하고, 동생의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에 분노한 필은 로즈의 아들을 볼모로 삼아 그녀를 옭아매기 시작한다. 자신이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CINE PICK!
<파워 오브 도그>는 전작인 <피아노>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제인 캠피온이 감독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 커스틴 던스트, 제시 플레먼스, 코디 스밋 맥피가 주연을 맡은 2021년 영화입니다. 제78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고 작품, 각색, 남우조연, 여우조연, 촬영, 편집, 프로덕션 디자인, 음악, 음향상 후보에 오로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며, 서부극에 대한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과 진정한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배타적인 사회와 이로 인해 만들어진 해로운 남성성에 대한 고찰이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원작 소설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미국 작가 토머스 새비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유년 시절을 목장에서 보냈으며, 때의 경험이 훗날 그에게 풍부한 소재가 되어 주었습니다. 소설《파워 오브 도그》는 작가가 어린 시절 양아버지 집안에서 겪은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해 1967년 발표하였으며, 평론가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은 데 비해 상업적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합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저자 애니 프루는 해당 작품을 가리켜 토머스 새비지의 최고 걸작이라고 칭하며, '한 편의 심리 연구이자, 혐오라는 형태로 분출되는 억압된 동성애를 다룬 비범한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소설을 원작으로 한 퀴어 영화 다섯 편을 정리해 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앞으로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찾아뵙기를 약속드리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