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뚜로빼뚜로2023-09-21 20:39:22
추석에는 갈비를 뜯으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자
영화 <커밍 홈 어게인, 2019> 리뷰
2019년 작품인데 한국 개봉은 2023년 9월 20일이니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재미있게도 영화 속에 그려지는 명절은 설날이지만, 한국 관객과 추석을 앞두고 만나게 되었다. 설이든 추석이든 명절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날이 아닌가. 깊은 맛이 나는 양념에 재운 갈비, 채소를 따로 볶아 씹는 맛이 아삭한 잡채, 쑥갓 고명으로 정갈함을 더한 동태전 등을 밥상에서 마주하였을 때, 당신은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영화 <커밍 홈 어게인, 2019> 포스터
혼자 알아서 잘 큰 아들, 창래
창래는 어린 시절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학창 시절 그의 최선은 높은 성적으로 가시화되었다. 더 좋은 고등학교, 더 좋은 대학교는 가족과 떨어져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미국 서부에서 정반대 쪽인 동부까지, 분명히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엄마는 엄마대로, 창래는 창래대로 힘겨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창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그 속에 뿌리를 내리느라 힘들었고, 엄마는 그런 아들을 보며 어색한 공기를 느꼈다. 창래는 늘 그랬듯이 혼자 알아서 잘 크는 아들이었다. 예일대에 입학을 했고, 월스트리트 금융가에 취업을 하며 '아시안 아메리칸 엄마'들이 바라는 '드림'을 이루었다.
혼자 알아서 잘 큰 아들, 창래
갈비로 사랑을 표현했던, 창래 엄마
갈비는 살코기가 뼈에 어느 정도 붙어 있도록 저미는 것이 중요하다. 뼈가 있어야 고기 맛이 더 사는 법이다. 갈비는 고기만큼 양념장도 중요한데, 그중에 배는 고기를 연하게 만들면서 단맛을 추가해 주기 때문에 빠뜨리면 안 된다.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부른 것이 어미의 마음이지 않은가. 비록 몸은 미국 땅에 발 붙이고 살지만, 엄마는 자신이 먹어본 음식 맛을 떠올리며 아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정성 들여해 주었다. 때로는 아들만큼 빠르게 늘지 않는 영어 실력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는 일도 있지만, 그것 역시 영어 공부에 매진하지 못하는 게으른 어미 탓이지 아들 창래는 아무 잘못이 없다. 남편은 지금껏 라면조차 제대로 끓이지 못하는데, 엄마를 위해(어쩌면 창래 자기 자신을 위해) 명절 상차림을 해내는 창래의 음식 솜씨는 분명 엄마를 닮았다.
갈비로 사랑을 표현했던, 창래 엄마
원작은 이창래 작가의 에세이
영화 <커밍 홈 어게인>은 이창래 작가의 에세이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이창래 작가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3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1995년 발표한 소설 영원한 이방인(Native Speaker)이 그의 대표작으로 미국에서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는 한국계 이민자들의 정체성을 그려내며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영어로 소설을 쓰는 미국 작가이지만, 한국에 올 때마다 먼 친척을 알아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였다.
영화의 원작이 되는 에세이는 1995년 작가가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간병하던 시기에 쓴 글이었다. 이 글을 중국계 미국인 웨인 왕 감독이 읽고, 영화화를 제안하였다. 웨인 왕 감독도 어머니가 파킨슨병을 앓다가 돌아가신 즈음이었다. 어머니는 그를 뱃속에 품은 채 미국 땅으로 건너왔다. 언젠가 가족과 이별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가끔 우리는 그것을 잊는다.
원작은 이창래 작가의 에세이
미국인들은 집 안에 신발을 신고 들어간다. 그러나 창래네 집은 신발을 문 앞에 가지런히 벗어두고 양말 바람으로 집 안을 다닌다. 카펫이 깔려있긴 한데 바닥 보일러가 없으니 발이 시릴 것 같다. 카펫은 전체 세탁이 어려워서 더러워지면 알코올로 그 부분만 닦아낸다. 집 안에서 신발을 신는 것이 맞을까. 벗는 것이 맞을까. 그때 솔직히 미안했었다고 말해볼까. 이문세 '옛사랑'은 겨울과 어울리는 노래다. 광화문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하얀 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가네. 자꾸 올라가네.
노래를 들으며 그리움이 가득 담긴 댓글을 읽어보자.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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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에서 나풀거리며 날아온 무근본 코미디
새삼 신기한 이야기지만 300여 일 남았다. 시간 겁나 안 간다고 한탄할 때가 엊그제 같았다. 근데 사실 그건 엊그제 일이 맞다. 시간 정말 안 간다. 무려 336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안 가는 건 매한가지다. 신기한 일이다. 아마 반강제적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으니 그런 것 같다. 또 막상 이렇게 시간 안 간다고 하다가 정신 차려보면 100일이 지나 있겠지. 뭐 그런 행복회로가 없으면 정말 정말 지루해서 못 견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막연하게 지루한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 소집해제 하면 뭘 할까? 적금을 깨는 거야. 적금으로 여행을 가는 거지. 그리고 남은 돈 얼마 남겨서 노트북을 바꾸면 되겠어. 10개월이나 남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꿈 정도는 꿀 수 있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만약 로또에 당첨된다면? 그럼 건물 한 두 채 사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잉여롭게 누워있어도 될 것 같다. 엄마, 아빠한테 효도도 하고 말이지. 없는 지갑 털어서 복권을 살 까 싶지만 5천 원은 소중하기에 참기로 한다. 최전방의 어느 군부대. 여기에 나와 비슷한 꿈을 꿨던 말년 병장이 있다. 갑자기 날아온 복권 한 장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보자. 장소는 극장이다!
길 가다가 만원 주운 것과는 달라
이게 뭐야? 갑자기 웬 복권? 군생활 끝자락을 보내고 있는 말년 병장 천우는 종이 한 장을 주웠다. 복권? 갑자기? 사실 군대와 복권이란 단어는 꽤나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천우도 아무 생각 없이 복권을 주웠다. 이거 발표는 언제 하는 거지? 뭐 돈 주고 산 것도 아니고 결과를 확인한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방송을 보는 천우. 숫자 하나가 맞았다. 맞았네. 무덤덤한 천우. 두 번째 숫자도 맞았다. 어. 맞았네. 오늘 운이 좋은가보다. 세 번째 숫자도 맞았다. 어? 뭐지? 뭔가 이상한 것 같다. 그런데 말년병장이라고 하는 것은 놀라운 일도 재미가 없어지는 마력이 있는 시기다. 금세 평정심으로 돌아온 천우. 근데 맞는 숫자가 네 개가 되고 다섯 개가 된다. 응? 여섯 번째 숫자 하나 남았다. 이것까지 맞았다. 엥? 이게 뭐지? 실화인가? 눈앞에 보이는 건 꿈이 아니다. 말년병장 천우는 여섯 개의 복권 전부를 맞춘 당첨자가 됐다.
헐. 헐. 헐. 말도 안 돼.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조회해봤다. 57억이라는 숫자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57억이면 집 한 두 채를 사도 남는 돈 아닌가. 집만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꿈이었던 농장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전역까지는 3개월이 남았다. 안 그래도 안 가는 시간이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아니. 57억이라니. 밥을 먹으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웃음이 나오다 못해 저절로 눈물이 난다. 그동안의 고생이 왠지 모르게 생각나는 것 같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내무반. 천우는 복권 용지를 가지고 밖에서 후임과 대화하고 있었다. 바람이 서늘하게 부는 근무지도 왠지 다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다. 안 읽던 책을 읽기 시작하던 천우. 책을 읽으며 근무를 하고 있는데 후임 한 명이 말을 건다. "병장님. 저 화장실 가고 싶지 말입니다." "갔다 와~" 배가 아픈 후임은 천우의 앞을 스윽 지나가며 아픈 배를 움켜잡았다. 그때, 후임이 지나가던 찰나에 복권 용지가 사르륵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 복권 용지가 북으로 넘어갔다. 자. 57억이 눈앞에서 증발되게 생긴 천우. 천우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일단 웃겼어
일단 장르는 코미디다. 이 장르의 가장 첫 번째 본분은 무엇? 웃겨야 한다. 별생각 없이 상영관에 들어가서인진 모르겠지만 난 꽤나 웃다 나왔다. 가장 최근에 봤던 코미디 향 첨가 영화는 두 편이었다. <외계+인> 1부와 <불릿 트레인>이다. 전자에선 그냥 내내 정색하고 봤고 후반부에는 정확히 두 번 웃었으므로 코미디 타점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에 '티켓 값이 4천 원이니까 봤지 아니었으면 중간에 나올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들어갔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선회하는 재미를 느꼈으니 내 기준에서 코미디의 기능을 충분히 한 셈이다.
이 웃긴 고경표 배우가 복권 당첨을 확인하고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이때 각본을 상상하면 좀 허무맹랑할 수도 있다. 근데 고경표 배우는 이를 굉장히 잘 소화한다. 좀 실없는 인물의 내면 묘사,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암시하고, 초중반부의 인물 구도를 설계하기 위해 나름 중요한 장면을 연출했는데 이 시퀀스는 좋은 역할을 했다고 본다. 좀 미친놈처럼 보일 수도 있는 연기를 진짜 미친놈같이 소화해서 '역시 이 배우는 좋은 배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에 공개됐던 <서울 대작전>, 배우의 전작 <헤어질 결심> 세 역할의 톤이 다 다른 건 이 배우가 얼마나 욕심이 있고 능력까지 받쳐주는지를 볼 수 있는 훌륭한 단면이었다. 이 장면 이후에도 좀 여러모로 입장이 난처한 인간의 마음이 표정에서 잘 드러났다. 전체적인 코미디 톤을 이끄는 좋은 연기였다.
다른 배우들의 호연 외적으로 이 영화의 코미디 요소에 대해 쓸 수 있다. 바로 '무근본'코미디라는 것. 이 코미디는 근본이 없다. 일단 이야기의 전개에 대해 써보자면, 솔직히 아쉽다(그리고 이 부분은 후술 할 것이다). 극을 전개할 때마다 '와 이러면 진짜 웃기겠는데?' 속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대로 이어진다. 이러면 따라오는 단점이 뭐냐. 일단 뻔하다는 전개와 이야기 간의 접착력이 딱 달라붙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뒤집어서 표현하면 상황상황마다 인물의 표정이나 구도 촬영을 잘해놨어서 웃기기에는 최적화됐다는 뜻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코미디에는 웃음 강박이 없는 것 같다. 뭐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글쓴이가 말하고자 했던 부분은 알던 웃음 패턴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일단 여러분이 이 글과 영화의 예고편을 읽으며 바로 눈에 들어오는 설정이 하나 있다. 바로 군대다. 우리나라 군대 하면 생각나는 것이 뭐가 있을까? 폐쇄된 공간, 억압된 자유, 남북한의 군사 긴장상태 등등이 있을 것이다. 이때 생각날 수 있는 소재를 경제적으로 박박 긁어모은다. 그 외에도 우리가 예능프로그램을 본다거나, 수많은 짤에서 볼 수 있던 유머 소재들도 적재적소에 잘 쓰였다. 뭔가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것보다 익숙한 패턴을 잘 변용했다는 점에서 코미디 영화로서의 안전장치는 잘 구성한 것 같다.
얕게 쓰이진 않았던
이 영화가 <D.P>처럼 우리나라 군 상황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고 보기는 사실 어렵다. 뭐 그런 사회비판적인 코드가 주요하게 작동할만한 영화가 아닌 것도 맞다. 애초에 코미디 영화니까. 그 이유 때문에 사실 좀 불필요하게 들어간 부분이 없진 않다. 굳이 그 상황이 아니어도 인물이 그런 행동을 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이 마저도 코미디로 활용한 재기 발랄함은 강점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정말 단순히 웃기기 위해 모든 세포를 기울인 효과다.
또 반대 측면에서 북한 묘사도 코미디로 활용한 부분이 있다. 이렇게 남북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 때 어려운 부분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그럼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북한에 대한 묘사다. 일단 남북한 현실에 대한 묘사 중 어느 쪽에 힘을 더 줬냐고 묻는다면 북한 쪽에 힘을 더 줬다고 생각한다. 일단 북한은 실질적으로 기본적인 농축산업도 유지하기 어려운 국가로 묘사된다. 또 군 내부가 어떻게 평소에 운영되는지 모를 정도로 조직력에 문제가 있다. 또 북한 내부 시스템의 문제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쓰자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작동하는 ‘인재가 등장하기 어려운 현실’에 관한 내용이 코미디 요소로도 쓰이지만 소재의 활용에서도 적절하게 잘 쓰인 부분은 흥미롭다. 그리고 병사의 동기부여에 관한 부분, 나라를 위해 10년씩이나 꿈을 희생해야 하는 청년들의 현실까지 단순히 웃기려고만 이런 것들을 설정한 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가장 결정적으로 시각적으로 북한군을 묘사하는 방식이 있다. 앞에서 상기한 내용은 글쓴이 본인의 생각이 어느 정도 담겨있다. 그런데 몇몇 장면들은 이 감독이 북한이란 나라를 조롱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모두가 들 것이다. 이 외에도 인물 간의 처지를 의도적으로 대비시켜서 북한이란 나라를 더 깊게 비판하는 부분은 어렵지 않게 관객들이 알아차리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물들이 상대 나라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것을 어떻게 영화가 거리를 두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본다면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각본은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단점 당연히 있지
뭐 이렇게 순수하게 웃기고 남북한 현실 묘사 깔끔하게 잘했다고 해서 모든 게 능사인 건 아니다. 이 영화 단점 당연히 있다. 일단 각본의 퀄리티다. 일단 영화 시작되고 한 10분까지 설정에서 크게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뭐 이런 소소한 것들이 말이 안 되는 건 그렇다 치자. 모든 영화에서 핍진성, 개연성을 따지는 건 피곤하니까. 그런데 이 가정법이 영화 끝까지 쭉 이어진다는 건 분명한 호불호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재밌겠는데!’를 때려 박은 이 영화. 그런 코미디 요소에 모든 걸 다 투자했기 때문에 이야기 몰입하는 데 있어 좀 깨는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아예 이야기가 불협화음으로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내적 논리와 함께 진행되는 영화. 그냥 웃기기 때문에 이 정도는 그래, 싶어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살짝 위험한 부분이 있다. 후반부다. 남한에서 한 인물이 어떤 사건을 겪는다. 그리고 그 사건을 겪기 전에 배경으로 제시되는 부분은 나름 잘 설정했다. 이 나름대로 코미디가 되기도 하고, 허무맹랑하긴 해도 다음에 이어지는 일의 배경이 되는 점에서 꼼꼼함은 어느 정도 챙긴 셈이다. 그런데 이런 인물을 극 중 타인들이 지켜보거나 대응하는 방식은 의문부호가 들 수밖에 없다. 이 방식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가는 둘째 치고, 얼핏 보면 이 사람들을 혐오하는 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역시 앞에서 쓴 바와 마찬가지로 그냥 이 상황에서 가장 재미있는 방식이라 이런 식으로 전개한 건 그럴 수 있다. 근데 이 지점은 살짝 다르게 변용해도 이야기 전개가 말이 된다. 그 부분까지 코미디로 소화시켜야만 하는 이유도 없고.
또 이 외에는 극후 반부가 살짝 아쉽긴 하다. 일단 CG가 엔딩부에서 중요하게 쓰인다. 안 그래도 결말 부분의 이야기 전개가 아쉬운데 이 부분까지 있으니 더욱 도드라지는 느낌이 강하다. 또 앞 문장에도 썼듯 이야기를 쓰다 만 것은 좀 아쉽다. 엔딩부에서 보여주는 떡밥 하나는 아예 불필요했고, 물렁했던 극 전개가 빈약해지기까지 한다. 뒷심이 강했으면 조금 더 완벽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다려 왔던 영화
뭐 이런저런 이유로 아쉬운 부분도 있는 영화지만 사실 많은 분들이 이런 작품들을 기다려 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해 개봉했던 이른바 '빅 4'들은 스케일이 큰 영화들이었다. 반면에 이 영화는 규모가 작다. 그러다 보니 큰 스케일의 영화에 익숙했던 글쓴이 같은 분들에겐 눈이 편한 느낌이 든다. SNL이나 여타 시트콤에서는 보기는 좀 크지만 규모가 크지도 않아 왠지 잊고 있었던 정통파 코미디를 그리워했던 분이라면 안성맞춤이다.
또한 한국영화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선하다. 주인공인 천우 역의 고경표 배우는 드라마에 많이 나왔다. <응답하라 1988>로 유명세를 얻었던 고경표 배우는 영화판에서는 그렇게 많이 볼 수 있는 얼굴이 아니었다. 나왔다 하더라도 영 시원찮은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고경표 배우가 표현력이 굉장히 뛰어난 연기자라는 걸 알게 된다. 난감하면 난감핟대로, 맘먹고 웃기려면 웃긴대로 표정연기가 뚜렷하니 이 배우는 유아인 배우처럼 큰 존재감을 뽐낼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헤어질 결심>에 이어 이 <육사오>에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음은 음문석 배우다. 아마 올해 1200만 명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 2>에서 봤던 얼굴로 많이 기억하실 것 같다. 이 배우 연기 잘했다. <범죄도시 2>에서도 연기 잘했는데 이 영화에선 특히 더 잘했다. 감정조절을 능수능란하게 하는 뻔뻔함,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 대위 역이기 때문에 장병들을 이끌어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위치까지 이 작품의 최전선에서 극을 이끈다. 래퍼 겸 댄서 겸 배우신 것 같은데 이 쪽에 굉장한 포텐이 있는 것 같다. 얼굴도 잘생겼다. 39세 안 같다. 또한 박세완 배우는 이름만 알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반짝반짝하는 존재감은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남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일단 겁나 예쁘시다.
또 윤병희 배우와 이이경 배우도 기억에 남는다. 윤병희 배우는 얼굴이 굉장히 익숙하다. <범죄도시 2>에서 휘발유 역을 맡았을 때도 뭔가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이 영화에서 이 배우는 휘발유 캐릭터와는 다른 인물을 보여준다. 개성이 센 마스크라 이 배우 하면 휘발유가 먼저 생각나겠지만 후반부까지 극을 끌고 가는 힘은 굉장한 박력이 있었다. 또 이이경 배우는 얼마 전에 본 <공조>에서 봤었다. 그런데 이 배우는 확실히 여기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우리나라 그 좁은 면적에서 이렇게 예술 잘하는 사람들이 튀어나오는지 모르겠다. 유치할 수도 있고 질척댈 수도 있는 유머를 생기 있게 잘 소화한 건 이 배우들의 뛰어난 역량 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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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주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드릴 예정인데요.
액션 맛집 <존윅 4>부터, 문소리X김희애 주연의 넷플릭스 <퀸메이커>까지,
장르도, 국적도 다양한 이번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존 윅 4
John Wick : Chapter 4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69분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
출연: 키아누 리브스, 견자단, 빌 스카스가드
개봉: 2023.04.12.
배급: (주)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존 윅'은 '최고 회의'를 쓰러트릴 방법을 찾아낸다. 비로소 완전한 자유의 희망을 보지만, NEW 빌런 '그라몽 후작'과 전 세계의 최강 연합은 '존 윅'의 오랜 친구까지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새로운 위기에 놓인 '존 윅'은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는데..
CINE PICK!
4년만에 돌아온 액션 맛집 <존 윅 4>는 미국 영화 전문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6%를 기록하며 해외에서 시리즈 역대 최고의 영화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존 윅 4>에서는 칼과 활 그리고 쌍절곤 등의 무기를 사용하여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키아누 리브스는 58세의 나이에 12주 간의 훈련을 커쳐 스턴트 없는 다양한 액션을 보여줄 것이라 예고했습니다.
거울 속 외딴 성
Lonely Castle in the Mirror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16분
감독: 하라 케이이치
출연: 토우마 아미, 아시다 마나, 키타무라 타쿠미
개봉: 2023.04.12.
배급: 워터홀컴퍼니(주)
시놉시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마음 둘 곳 없이 외로운 시간을 보내던 ‘코코로’. 어느 날, 방 안의 거울이 갑자기 빛나기 시작하고, ‘코코로’는 홀린 듯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거울 속 세상은 바다 위에 떠있는 신비로운 성이었고, 그곳에서 처음 보는 여섯 명의 친구들과 늑대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소녀 ‘늑대님’을 만나게 된다. “성에 숨겨진 열쇠를 찾으면, 원하는 소원을 한 가지 들어주지” 열쇠를 찾으며 조금씩 가까워진 ‘코코로’와 친구들은 뭔가 수상한 점을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데…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 순간 상상을 초월하는 기적이 펼쳐진다!
CINE PICK!
<거울 속 외딴 성>은 일본 현대 문학을 이끄는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동명의 170만 부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하라 케이이치 감독은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어른 제국의 역습>,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 외 다수를 연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명장으로 자리매김한 감독입니다.
킬링 로맨스
Killing Romance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대한민국 | 107분
감독: 이원석
출연: 이하늬, 이선균, 공명
개봉: 2023.04.14.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대재앙 같은 발연기로 국민 조롱거리로 전락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떠난 남태평양 ‘콸라’섬에서 운명처럼 자신을 구해준 재벌 ‘조나단’(이선균)을 만나 결혼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한편, 서울대가 당연한 집안에서 홀로 고독한 입시 싸움 중인 4수생 ‘범우’(공명)는 한때 자신의 최애였던 여래가 옆집에 이사온 것을 알게 되고 날마다 옥상에서 단독 팬미팅(?)을 여는 호사를 누린다. 그러던 어느 날 조나단의 사업 확장을 위한 인형 역할에 지친 여래는 완벽한 스크린 컴백을 위해 범우에게 SOS를 보내게 되고 이들은 여래의 인생을 되찾기 위한 죽여주는 계획을 함께 모의하는데…
CINE PICK!
영화 <킬링 로맨스>는 콸라섬, 조나단 월드, 발연기 톱스타 등 설정과 배경만 봐도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킬링 로맨스>는 <뷰티 인사이드>의 박정예 작가가 각본을 썼고, <남자사용설명서>의 이원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되었는데요. 영화는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볼거리를 제공하여 전형적인 것을 탈피한 새로운 재미를 더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사로잡을 또 하나의 킬링 포인트가 될 것을 예고하였습니다.
퀸메이커
QUEENMAKER
ⓒ NETFLIX
개요: 드라마 | 한국 | 11부작
감독: 오진석
출연: 김희애, 문소리
공개: 2023.04.14.
채널: 넷플릭스
시놉시스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
CINE PICK!
<퀸메이커>는 김희애와 문소리의 첫 호흡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연출을 맡은 오진석 감독은 "정치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각 캐릭터들의 스타일과 연기를 보는 것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밝히며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지금까지 액션,애니메이션,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와 일본,한국,미국까지의 다양한 국적의 콘텐츠를 소개해드렸습니다. 꽃샘 추위가 찾아온 요즘,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시어 이번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세요!
Editor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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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다가 잡지 못한...
일단,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끝까지 만들어냈고 개봉을 했다는 것에 박수를 먼저 보낸다! - 먼저, <남산>이었던 시나리오를 <인천상륙작전, 2016>의 촬영 당시 받아 <관상, 2013>의 한재림 감독과 작업했으나 이내 하차하고, 다음으로 <은교, 2013>의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 배우가 관심을 보였으나 무산된다. 이후 한재림 감독과 하정우 배우가 들어왔지만, 결국 "이정재"가 판권을 사서 홀로 시나리오를 수정했고 연출까지 해내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 <로스트 도터, 2022>에서 썼던 문구를 다시 써야겠다. - 연기 잘 하는 배우가 연출도 잘 하는 경우가 어디 있겠냐만, <스타 이즈 본, 2018>의 "브래들리 쿠퍼"를 비롯해 <늑대와 춤을, 1990>의 "케빈 코스트너", 그리고 "로버트 레드포드"까지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면, <헌트>의 "이정재" 혹은 "이정재"의 <헌트>는 어땠을까?1983년, 한창 군사정권에 뿔이 난 시민들을 바라보는 "안기부 요원", "평호"와 "정도"의 시선으로 시작된다.
미국에서의 정상회담을 펼치지만,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이는 안기부 내부의 스파이 "동림"의 정체에 이목이 집중되는데...1. 편의점처럼 진열된 역사적 사건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자!
영화 <헌트>의 장르는 "역사(Fact)"와 "소설(Fiction)"을 합친 "팩션(Faction)"에 속한다.
이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되나 그 안에 전개되는 이야기는 약간의 살 혹은 허구라는 것이다.
결국, 역사적 결과는 바뀌지 않기에 영화는 '그 안의 과정을 얼마나 흡입력 있게 다뤄내는지?'에 성패가 달려있다. - 일단, <헌트>의 원제가 <남산>이었고 1983년, "안기부"이니 그림은 그려진다.영화는 조직의 정보를 빼내는 '동림의 정체가 누군지?'를 중심으로 정보의 비대칭성. 스파이물로서는 자세를 갖춘다!
하지만, 이보다 두 주인공 "평호"와 "정도"의 대립과 역사들이다.
데모 항쟁으로 잡혀들어간 학생들의 고문을 시작으로 '이웅평 귀순 사건 -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 5.18 민주화운동' 등 나열되는 세계관과 역사는 빠른 흐름으로 속독되어 두 주인공의 외연을 확장시키며 관객들의 흥미를 더해간다.2. 아쉬운 온점 처리.
그러면서, 간간이 끼어있는 시가전 같은 볼거리는 "여름 극장에 어울리는 블록버스터"임을 증명해 보인다.
특히, 도쿄 장면을 보면 '이정재'뿐만 아니라 '김남길 - 주지훈 - 조우진 - 박성웅 - 정만식'까지 죽는 것이 어색한 배우들이 다 나온다. - 근데, 진짜 죽는 거야?
이쯤 하면, <헌트>는 요 근래 완성도에 목메는 관객들에게 영화값이 아깝지 않을 작품이 된다. - 극 중. '이웅평 귀순 사건'에서 "황정민"분은 순식간에 관객들은 휘어잡는다!
그렇기에 후반부 전개의 개연성이 아쉽다.빠르게, 속독되는 역사적 내러티브는 두 주인공의 외연을 확장시켜 관객들의 흥미를 더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게 강한 동기부여로 겹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된 역사들, 그 자체로 충분히 흥미로우나 단면적으로 활용되어 시너지를 발산하지 못한다.
결국, 극에서 가장 중요한 '동림의 정체가 누군지?'라는 반전에도 미치며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이상한 접점을 만들어낸다.3. 아무리, 역사라고 한들...
이런 사달이 난 이유가 뭘까?
이는 해당 영화의 장르 "팩션(Faction)"에 있다. - '이웅평 귀순 사건'만 보더라도, 극에서 가장 중요한 '동림의 정체가 누군지?'라는 반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 역사만 보더라도, 지극히 우연적인 사고였기에 이를 각색 없이 그대로, 가져온 에피소드는 극의 긴장감을 현저하게 떨어트린다.
그리고, 이는 또 한 번 재반복되어 나타나 아쉬움을 토로하게 만든다.
-
- 고래의 꼬리처럼 힘차게
PROGRAM NOTE.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여섯 살 클레오가 사랑하는 보모 글로리아를 떠나보내며 겪는 이별과 상실의 과정을 그린 작품.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급히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글로리아와 마지막 여름 휴가를 보내며 인생의 한 단계로서 이별의 의미를 받아들이려는 클레오의 이야기가 뭉클하고 따스하게 그려진다.
(2023년 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POINT.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쁘띠 마망>… 셀린 시아마를 좋아하세요? 셀린 시아마 감독의 모든 장편영화를 제작한 바로 그 제작사의 신작! 속속들이 아름다운 작품을 또 한 편 만나보세요
✔️ 안경을 쓰면서 바로 클레오로 변신했다는 놀라운 신인 배우, 루이스 모루아-팡자니! 클레오가 웃을 때마다 행복해졌어요
✔️ 겨울 코끝을 찡하게 만들어줄 따뜻한 작품. 생의 처음에 있던 것들을 헤아려보게 만드는 영화라서, 2024년 새해 첫 영화로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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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월 3일 개봉
#최초의 세계
이 영화의 원제는 ‘아마 글로리아(Ama Gloria)’, 그저 정직하게 ‘보모 글로리아’이다. 안경점에서 시력 검사를 하는 클레오의 모습과 함께 보이는 글로리아를 통해, 우리는 금방 꽤나 많은 것을 읽어낼 수 있다. 첫째, 그는 클레오의 어머니가 아니다. 둘째, 그는 클레오와 다른 뿌리를 갖고 태어났다. 셋째, 그럼에도 시력 검사 결과조차 도와주고 싶어할 만큼 그는 클레오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보모. 사어(死語)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어쩐지 빅토리아 시대 고전 소설에나 나올 것 같은 느낌의 단어다. 실제로 요즘은 ‘베이비시터’ 같은 표현을 더 많이 쓰기도 하고. 하지만 보모라는 말에는 더 끈적하고 진득한 느낌이 배어 있다. 한자로 ‘모母’ 자를 쓰고 있어 그런지, 옛날에 더 많이 쓰던 단어라서 그런 건지. <클레오의 세계> 속 글로리아 또한 베이비시터보다는 보모라고 부르고 싶은 존재다. 그건 단순히 클레오의 아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오래 함께해왔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둘은 서로에게 온전히 기대는 존재다. 아이 얼굴의 밀가루를 털어주고, 놀이터에서 생긴 상처를 후 불어주는 사람. 걷고, 씻고 하는 모든 순간을 놀이와 웃음으로 채워주는 사람. 오래 전 읽은 소설 <봉순이 언니>의 문장이 떠올랐다.
그녀만이 우는 나를 달래주었고, 그녀만이 내 잠자리의 베개를 고쳐놓아 주었다. 그녀는 나와 마주친 최초의 세계였다.
클레오에게 글로리아는 최초의 세계다. 그렇기에 클레오는 글로리아를 작은 몸과 마음 다해 힘껏 사랑한다. 갑작스럽게 전화로 전해져 온, 글로리아 어머니의 부고 소식 앞에, 슬퍼하는 글로리아 옆에 조용히 앉아 통통한 뺨과 곱슬머리를 기대며 앉는다. 그렇게 클레오는 온 존재로, 글로리아의 슬픔에 고요히 귀를 기울인다. 때로는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다 이야기하는 작은 아이는, 조용히 흐르는 슬픔을 감쌀 줄도 알 만큼, 그만큼 자신의 최초의 세계를 사랑했다. 자신을 키우는 존재의 콧노래, 그가 숨죽여 이불로 작은 몸을 덮어주는 순간의 기억, 이런 것들은 어린 시절의 어느 정도를 차지할까. 평소 크게 기억하지 않고 사는 어떤 기억들이 사실은 나를 지탱하게 하고 있음이, 영화에서 부드러운 색채로 그려진 애니메이션을 타고 관객에게로 흘러온다.
#세계는 깨어지고 확장된다
그러나 힘껏 자신을 다 기댄 클레오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이별은 온다. 글로리아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은, 이제 글로리아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장례를 치러야 하고, 어머니에게 ‘황혼 육아’로 맡겨두었던 자신의 진짜 아이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뜻했으므로. 그렇게 글로리아로 가득하던 클레오의 세계는 최초의 균열을 맞이한다.
아이들도 알 건 다 안다. 그래서 그 균열의 순간은, 어둠 속에서 훌쩍훌쩍 우는 클레오의 모습. 떼쓰지도 조르지도 못하고 창틀만 꼭 붙잡은 클레오의 눈물 속에서 일방적 순간이 된다. 그러나 진짜 클레오가 균열을 감지하는 건, 오히려 방학을 맞아 글로리아의 고향 섬에 놀러 가서 작은 방에 몸을 뉘이는 순간이다. 가족들과 찍은 글로리아의 사진을 보며, 클레오는 처음으로 감지한다. 내 모든 것인 사람에게, 그에게는 내가 모든 것이 아님을 처음 깨닫는 순간.
그 순간, 머릿속에서 딱 클레오만했던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초등학교 1학년 소풍 날이었고, 1학년이니까 보호자의 동행이 허락되었으며, 우리 엄마는 나뿐 아니라 동네 이웃집 아이와 동행하고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간호사로 근무하고 계셨던 아주머니는 미안한 얼굴로 아이를 챙겨달라고 연신 부탁했고, 그 모든 사정을 다 알고 있었음에도, 엄마가 나 없이 다른 친구와 둘이서만 다정하게 앉아 이야기를 하거나 같은 프레임의 사진에 찍히는 걸 보는데, 기분이 상당히 묘했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조합을 목격했다는 생경한 기분이었으나 뭐라고 설명하지 못한 감정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때의 내 마음이 이해된 것이다.
굳이 <인사이드 아웃>에서 빙봉이 사라지는 슬픈 장면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성장은 언제나 상실을 동반한다. 내가 알던 세계가 조각나는 아픔을 거친다. 그러나 깨지고 다친 세계는 무너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틈으로 더욱 확장된다. 글로리아에게 자신이 모든 것이 아님을 깨닫는 클레오의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글로리아는 물론 글로리아의 가족들과도 연결된다.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님을 차츰 배우고, 중심이 아닌 채로도 건강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는 것. 우리는 그것을 성장이라고 부른다. 영원히 애정의 중심에만 살 수는 없는 것이다. 글로리아뿐이었던 “클레오의 세계”는 이렇게 또 조금 확장되었다. (이 영화 제목 번안은 정말 멋지다.)
#그 후로도 우리는 자라겠지만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클레오의 세계”가 확장되는 아릿한 성장의 시간을 따뜻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 동시에, 클레오를 둘러싼 사람들에게서도 사랑스러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주인공의 성장담을 서술하기에 벅차 허덕이는 영화가 아니라, 모든 인물의 성장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담은 넉넉한 작품이다.
자신이 낳은 아이들 대신 자신이 낳지 않은 누군가의 아이를 돌보고 사랑하며 사는 여성의 삶, 섬에 줄곧 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묘한 텃세를 받으며 그 거리감 안에서 다시 생활을 꾸려 가는 글로리아의 삶.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 조금은 떨떠름한 분노의 대상인 엄마를, 동생도 아닌 클레오와 공유해야 하는 세자르의 삶. 어쩌면 상실과 성장을 계속하는 건 클레오만이 아니다.
방학은 끝나고, 여정은 반드시 어딘가에서 막을 내린다. 이별은 필연적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애정 어린 돌봄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그 애정의 바깥으로 가지를 뻗어야만 성장할 수 있는 존재이다. 유년시절을 꼬박 메운 글로리아의 애정 바깥으로, 클레오는 나아가야만 한다.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의 꼬리처럼 힘차게. 때로는 힘껏 존재를 던지듯 다이빙하고, 또 때로는 다른 이의 손에 의지하여 뭍으로 올라오면서. 그러면서.
왜 이렇게 그 장면들마다 눈물이 났을까. 개인적인 기억의 편린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오래 전 인도에서 “돌보던” 아이들을 두고 비행기에 오르면, 불 꺼진 밤 비행기에서 조용히 줄줄 울던 날들이 떠올라서. 따로 떨어져 행복해져야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걸 잊지 않아야 하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아서. 집이라고 부르는 곳을 두 군데 이상 가져버린 사람들은 그리움이라는 감정과 떨어질 수 없다는 걸 배워 버려서. 그래서.
딱 클레오만한 나이였을 때의 나, 글로리아 같은 상황이었을 때의 나… 이 영화는 내 안의, 이제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을 톡톡 끌어올렸다. 이 영화는 이렇게 보편적인 정서를 통해, 우리 기억과 감정의 문을 두드린다. 누구에게나 처음으로 인지하는 ‘온 세상’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구나 그 사람의 애정 바깥으로 찢겨 나와 성장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누구나 이 영화에서 자신의 조각을 엿보게 될 것이다. 꼭 글로리아나 클레오와 같은 경험이 없더라도.
이 영화의 다정한 시선 속에서, 84분 동안 나는 또 무언가를 찢고 조금 자랐다. 이토록 부드러운 색채와 사랑스러운 감각 속에서 자랄 수 있다면, 상실도 두렵지 않다. 고래 꼬리처럼 이 영화를 품고, 또 열심히 발장구를 쳐본다. 생을 향해서.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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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tflix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2013년에 국내에 개봉한 <컨저링>은 여름이 아닌 추석임에도 2,262,758명으로 100만명만 넘겨도 대박이라는 공포 영화의 한계를 깼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국내의 공포 영화들도 하나둘씩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에 개봉한 <검은 사제들>은 국내에서 낯선 "오컬트"를 활용하며 5,443,049명으로 큰 흥행을 거두었고, 이후 2016년에 개봉한 <곡성>은 6,879,989명으로 국내에서는 더 이상 낯선 장르가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사바하>나 <변신>의 성적이 말해주듯이 슬슬 이 장르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건교사 안은영>은 점점 피로해지는 "오컬트 장르"의 또 다른 변화점을 제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9월 25일에 "넷플릭스"로 총 6화로 공개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은 <미쓰홍당무>와 <비밀은 없다>로 이미, 독특했던 "이경미"감독이 맡으며 이미 그 독특함은 예상했습니다.
아무리,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읽었던 독자들에게 새로운 드라마였을거구요.
그렇게 이미, 본 사람들의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뒤에 엎고서 본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는 목련 고등학교에 부임한 보건교사 "안은영"에게는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그건, 남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가 보인다는 것이고 그 젤리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곧장 영향을 미치는데요.
그리고 학교 지하실에 이번 일에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에 한문 선생 "인표"와 함께 지하실에 들어가고 그곳에 얽힌 학교의 비밀들을 하나둘씩 알게 되는데...
넷플릭스의 장점1. 공포 답지 못해서 호불호?
영화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는 "판타지"라는 장르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영화들입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영역을 구분 짓는다면, <반지의 제왕>은 "하이 판타지"에 속하며, <해리 포터>는 "로우 판타지"에 속합니다.
무엇이 더 높고 낮은지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혼선이 오갈 텐데요.
높고 낮음은 우리가 존재하는 현실에 얼마나 닮았는지를 말합니다. 높은 건 그만큼 닮지 않는 것이고, 낮은 건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죠.
이를 공포 영화로 빗대어본다면, <엑소시스트>와 <오멘>같은 한없이 진지한 공포 영화들이 있을 거고 <콘스탄틴>과 <미이라>처럼 공포가 주된 가벼운 오락영화도 있을 겁니다.
이처럼 <보건교사 안은영>은 한없이 진지해진 공포를 가볍게 풀어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어야 하는 작품입니다.
가벼운 공포?물론, 이 점이 "안은영"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해당 작품은 한없이 엽기적인 작품에 그치고 말 겁니다.
근데, <보건교사 안은영>의 가벼운 소화력은 이미 우리 주변에 접하는 이야기에 있습니다.
모두 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쯤은 접해봤을법한 괴담과 같은 이야기는 '학교'라는 익숙한 건물에 낯선 '미시감'을 안겨줍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당 작품에서도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말이 안 되는 이야기에 점점 설득되어가는데요.
그러면서, <콘스탄틴>과는 비슷하면서도 <보건교사 안은영>만의 차별화를 선사해 고여있던 "오컬트"의 변화를 목격하게 될 겁니다.
2. 놀라운 소화력, 다만 너무 짧다.
사실 이런, 변화는 이미 드라마가 아닌 게임으로 목격했습니다.
손노리사의 <화이트 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은 토속신앙과 얽혀내 그만의 공포를 안겨주는 게임으로 유명합니다.
이처럼 <보건교사 안은영>도 이를 "금줄"과 "팥", 그리고 "떡" 등이 있는 제사상과 "압지석"과 같이 기운을 누르는 돌 등을 보여주며 <콘스탄틴>이나 <블레이드>처럼 그럴듯한 소재들을 보여주어 시청자들을 설득시킵니다.
이외에도 "젤리"를 귀신에 빗대는데요.
비엔나소시지를 자른 문어부터 벌레, 그리고 두꺼비까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쏟아지는 하트까지 친근하게 다가서는데요.
여기에 장난감 칼과 권총은 앞에서 언급한 작품들과의 비교를 피하려 보이는데, 이마저도 성공적인 결과로 보입니다.
6화뿐이라고 해도...그럼에도, 아쉬움이 생기는 건 해당 작품의 이야기입니다.
각 화마다 약 50분의 분량으로 드라마로는 정량에 속하나 이를 풀어내는 이야기의 결자해지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3화를 기점으로 그 아쉬움이 생기는데요.
"은영"을 제외하고도 젤리가 보이는 "매켄지"의 설명이 다음 화에서는 아무런 설명 없이 전개되는데요.
그러고는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니 캐릭터들의 시점 변화가 많아 산만하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무엇보다 아쉬운 건 마지막 화의 이야기입니다.
초반에 학교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고, 이후 학교를 둘러싸고 각 이해관계들이 부딪히며 대립했는데 이를 "생략"시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보여주는데 그칩니다.
3. 어쩔 수 없는 극약 처방?
여기에 "안은영"과 "홍인표"를 제외한 캐릭터들의 설명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중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는 "농구부"의 "지형"인데 극 중 괴롭힘을 당해 "메켄지"의 제안을 받는데요.
익숙한 전개이고, 이를 해결할 "은영"의 패턴도 뻔히 예상되지만 드라마의 해당 화는 이를 유야무야하게 끝내며 서둘러 다음 화로 이어나갑니다.
족히, 2화까지 이끌어 됐음에도 서둘러서 이야기를 끝내니 아쉬움이 짙게 남았습니다.
이외에도 "방석"에 연관된 이야기도 늘릴 수 있음에도 드라마가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건 최근 트렌드와 거리가 멀어진 국내의 방식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눈물 많은 한국 공포국내는 "한"이 전제로 깔려있어 늘 사연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이를 풀어내 자칫하면, 이야기가 늘어지고 눈물에 앞을 가려 무서운 느낌도 사라지니 내려진 극약 처방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해당 캐릭터들이 각화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해서 쓰일 캐릭터임을 생각하면 아쉬운 처사입니다.
대개, <아따맘마>나 <스폰지밥>처럼 각 화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애니의 아쉬움은 설정상 오류가 많습니다.
여기에 각 화마다 새롭게 시작해야 하니 이를 지속적으로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피곤해지는 부분이죠. 그렇기에 <보건교사 안은영>이다음 시즌 2에서 풀어야 할 문제는 이야기의 떡밥뿐만은 아닙니다.
4. 시즌 2를 기다려야 하는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보건교사 안은영>은 모처럼 만의 소재도 신선하고 재밌는 드라마입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취향이 맞는다는 전제하에 깔려둔 이야기이지만 취향이 맞는 저로서는 최고이자 아쉬움이 공존한 작품이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원작이 따로 있는 작품이라 원작도 궁금해졌습니다.
다른 분들의 리뷰들을 살펴보면, 원작에 못 미치는 재미라니 벌써부터 기대가 커지는데요.
무엇보다 "나를 아느냐, 나는 안은영"의 노래는 작품의 호불호로 막론하고 가장 인상적인 역할까지 맡았으니 다음 시즌 2가 나왔으면 합니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파천황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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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꽃피는 제 2의 전성기
WWE를 보는 팬들에게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Please Do Not Try This At Home)'는 가장 익숙한 문장인데, '이게 언제 나온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처음으로 언급된 시기는 90년대말 "애티튜드 시대"로 흔히, 말하기를 "전성기"로 기억되는 순간이다.
근데, 그 시기의 "프로레슬링"은 '성인들의 오락물'로 '철창에 가둬 철제 의자와 망치로 선수들의 얼굴에 피가 흥건했고 여자 선수들은 입었는지 벗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이를 말하는 이유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긴 하나, 초창기 분위기는 야했다! - 현재, "라프텔"을 제외하고는 모두 편집된 버전의 영상을 볼 수 있다.명문 천하 떡잎 학교에 입학하게 된 "짱구"와 친구들은 설렘도 잠시, 학교에 "흡덩귀(엉덩이만을 깨무는 흡혈귀)"에게 물리는 피해자들이 생긴다.
문제는 물리면 일시적으로 지능이 퇴화되는 "모지리"가 되는데, 그만 "철수"가 물리고 만다! 이를 교장에게 말하지만, "신고하면, 학교의 위신이 떨어진다"라는 말만 돌아올 뿐.
결국, "짱구"와 친구들은 "철수"를 위해서라도 "흡덩귀"를 추적하는데...1. 소재들을 어떻게, 묶었을까?
앞서 말했듯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의 초창기 작품들의 분위기는 정말로, 야했다.
극장판만 하더라도, 여성의 가슴 노출과 남성의 고환을 잡아채는 유머는 늘 나왔고 "여장남자"와 "게이" 등 민감한 캐릭터 들고 거리낌 없이 등장했다! - 만화책에선 관계를 하던 중. "짱구"에게 들켜 "프로레슬링"을 하는 것으로 바뀐다.
그렇기에 많은 소재를 꺼내는 것보단 단순히, 힘만을 앞세웠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의 분위기가 그립다. - 어쩔 수 없지, 뭐...이번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의 테마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주의"로 영화는 성적에 따라 달라지는 우등반과 열등반, 배분되는 식사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외에도 "흡덩귀"로 고딕 호러에 "추리"까지 "일본 특유 청춘물"이라는 큰 색채에 한데 모아둔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잘 녹여낼지?'이다.
흥미로운 소재들이 있다 해도, 나열만 한 것과 어우러지게 만드는 건 엄연히 다른 일이니까!2. 달리, 베테랑이 아니었다!
결국, "극장판"이라는 포맷은 "영화관"에 맞게 새롭게 제작된 작품이긴 하나 <짱구는 못말려>라는 기존 작품을 무시해선 안된다!
이는 해당 극장판의 이야기만을 진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TV 에피소드에서의 캐릭터들도 지켜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의 도입부는 깔끔하다.
특히, "짱구"와 "철수"가 겪는 갈등 서사는 "어디서 봤나?"싶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를 보여준다. - 마지막에 엄마 이야기로 분위기까지 고조시키는 "프로모"까지...그리고, 빼먹은 것이 있는데 "추리"가 있다!
물론, 아이들이 보라고 만든 작품이기에 "흡덩귀(엉덩이만을 깨무는 흡혈귀)"와 지능이 퇴화되는 "모지리"라는 설정은 유치하게 보이나 흥미롭다.
극 중. "다잉 메시지"와 이에 부합되는 인물들이 용의자 선상에 올라가는 과정은 소재가 어떻든 재밌다.
다만,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 작품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 물론, 동기 부분이 납득된다면 달리 지겠지만...3. 이것도 봤다면...?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이번 극장판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의 엔딩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나 역시, 이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지만 신선함은 떨어진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마지막 마라톤 장면의 구도는 전작 <어른제국의 역습2001>의 계단을 오르는 장면이 떠오르는다.
추억으로 기억되는 과거와 다르게, 고단한 현재를 보여준 설명을 빌려본다면, 해당 작품에선 친구 혹은 타인과의 감정을 교류하는 것 또한 힘듦으로 달리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결국, 영화가 관객들에게 말하려는 메시지는 알겠지만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았던 입장에선 이마저도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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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불호가 갈린 베놈 완결판 액션(?)드라마 / 액션보다는 브로맨스 / 라스트 댄스 / 감동적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베놈: 라스트 댄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이 엔드크레딧 전에 1개, 끝나고 1개, 총2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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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자크 : 시즌 4> 파트 2 공식 예고편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오자크》 시즌 4 파트 2 마지막 이야기들, 곧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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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괴물> 메인 예고편
"괴물이거든요" 돼지의 뇌를 이식한 인간은 인간일까, 돼지일까? ?제 76회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작 ?사카모토 유지 각본, ?故사카모토 류이치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