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3-11-27 12:15:40
두 번 다시 봄이 빼앗기지 않기를
영화 '서울의 봄' 리뷰
영화 '서울의 봄'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가 떠올랐다. 일제강점기에 쓰인 저항시로 알려져 있긴 하나, 영화 속 내용에 대입해도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줬다. 시대만 다를 뿐 우리가 빼앗긴 것이 비슷해서였던 것 같다.
'서울의 봄'은 10.26 사태 이후 유신체제가 붕괴되고 찾아온 서울의 봄, 그리고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났던 197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역사가 스포'이기에 이미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고 이 영화가 어떤 스토리인지는 조금만 찾아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궁금했다. 김성수 감독이 실화 바탕으로 제작한 '서울의 봄'을 통해 관객들에 보여주고 싶은 게 무엇일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서울의 봄' 안에서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살린 건 박정희 전 대통령뿐이다. 하지만 당시 사건에 책임 있는 인물들은 이름만 살짝 바꿨을 뿐 그대로 박제한다. 모두가 다 아는 전두광(황정민)의 비주얼이나 육사 동기이자 친구인 노태건(박해준)과의 대화에서 묻어 나오는 대표 어록들이 강렬하게 박힌다.
특히 김성수 감독과 '서울의 봄' 제작진은 전두광을 필두로 한 조직 하나회를 전면에 부각시킨다. 당시 적과 아군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12월 12일 그날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또 엔딩에서 하나회의 단체사진을 박제해 서울의 겨울을 몰고 왔던 장본인이 전두광 한 명만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들은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자축하기 위해 남겼겠으나, 후세의 사람들은 이를 머그샷으로 기억한다.
하나회뿐만 아니라 1979년 12월 12일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또 다른 이들도 조명한다. '별들의 잔치'임에도 장성들의 뒷목 잡게 만드는 무능함, 악몽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싸우려고 했던 이들을 정치색을 넣지 않고 드라이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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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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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의 이반
공포의 이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1984년 4월, 미국 클리블랜드 세븐힐즈 마을에서 포드 공장에서 오래 일하고 퇴직한 한 백인 노동자가 경찰에 체포된다. 그의 이름은 존 뎀얀유크.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이었다.
그의 혐의는 나치 부역자이면서 전쟁범죄자, 유대인 수용소에서 학살을 실행한 살인자였다. 평온하고 조용한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던 이웃 주민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사람 좋고 이웃들과 잘 지내고, 공장에서도 동료들 사이의 평판이 좋고, 가족들에게도 존경받는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였던 사람이 입에도 담기 어려운 잔인무도한 유대인 학살자라니.
1940년대 폴란드에는 독일이 만든 유대인 수용소가 여러 곳이 있었고, 이곳에서 무려 170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한다. 그리고 뎀얀유크가 있었던 소비보르 수용소와 트레블링카 수용소에서만 65만 명 이상의 유대인이 학살당했다.
미국 사법부는 존 뎀얀유크의 전쟁범죄 가담에 대한 재판을 통해 유죄를 선고하고, 미국 추방령을 내린다. 미국 내부에서는 나치 전쟁범죄를 재판할 수 있는 법률이 없었기 때문에 추방령과 동시에 이스라엘에서 뎀얀유크를 전쟁범죄자로 체포했다.
이스라엘에서 재판을 받게 된 뎀얀유크는 트레블링카 수용소의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그가 확실한 '공포의 이반'이라고 주장했다. 생존자들이 말하는 '공포의 이반'은 유대인을 가스실로 보내는 정도가 아니라 그가 칼과 몽둥이로 유대인을 찔러죽이고, 때려죽이고, 온갖 악행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공포의 이반'으로 지목된 존 뎀얀유크는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 자신은 '공포의 이반'이 아니며, 잘못된 정보로 억울하게 잡혀온 피해자라고 말한다. 이스라엘에서 존 뎀얀유크를 변호해 줄 변호사를 구하기 어려웠는데, 그 가운데 변호를 자처한 이스라엘 변호사 요람 셰프텔이 있었다.
존 뎀얀유크 사건은 1961년 같은 이스라엘 법정에서 열린 아돌프 아이히만 재판과 비교할 수 있다. 한나 아렌트의 재판 참관과 그 결과를 책으로 엮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펴내면서 '악의 평범성'을 설파한 것으로 유명한 '아이히만 재판'은 확실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아이히만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1962년 5월 31일, 사형집행으로 전쟁범죄자를 처형했다.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으로, 자신이 직접 나치 전범 재판을 참관하고 싶다고 '뉴요커'에 요청했고, '뉴요커'가 받아들여 특파원 자격으로 이스라엘에서 머물며 재판을 참관하고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제목으로 재판 과정을 책으로 펴냈으며, 그 내용에 '악의 평범성'을 주장하는 내용이 있다. 즉, 아이히만은 독재, 관료주의 체제에서 상부의 명령을 충실하게 따르는 관료로서의 역할을 했을 뿐, 아이히만이라는 '개인'은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은 특별한 인간이 아니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는 아돌프 아이히만의 정체를 몰랐거나, 속았을 확률이 매우 높다. 아이히만은 결코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는 것이 나중에 다양한 증거 자료로 확인되고 있다. 즉, 아이히만은 히틀러 독재, 전체주의 체제에서 단순히 주어진 명령에 충실한 관료가 아니라, 그 자신이 유대인 말살에 확신을 갖고 실행한 확신범이라는 것, 아리안족의 우수성을 믿었고, 유대인과 공산주의자를 절멸해야 한다는 명제에 동의했으며, 자발적, 능동적으로 학살을 지휘했다는 증거가 나타난다. 이동기 교수는 학살자의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전략)전체주의 체제든 아니든 독재와 억압은 단순히 지배 이데올로기나 관료제 또는 위로부터의 명령에 의해서만 유지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인식 전제다. 그것에는 지배 구조의 억압에 동참하는 행위자들의 능동적인 집단적 자기 형성의 과정이 항시 존재한다. 억압과 폭력의 가해자들 또는 가해 가담자들은 위로부터의 명령이나 관료제적 구조하에서 ‘선이냐 악이냐’ 식의 실존적 결단을 요구받는 고립된 개인이 아니다. 지배는 익명의 체제나 관료제적 기제로만 작동되는 것이 아니다. 지배는 항상 집단적 실천을 전제하고 폭력은 항상 구체적 가해자를 필요로 한다. 그 실천과 가해 행위는 대개 명령과 지시를 수동적으로 집행하는 이들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넘어 점차 자신의 일을 정확히 인지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심지어 관료제나 위로부터의 명령을 초월하고 경계를 뛰어넘는 행위자들에 의해 더욱 광폭하게 이루어진다.(후략)
즉,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학살 행위를 하는 인간이 반드시 존재하며, 나치 학살자들이 바로 그런 신념을 가진 자들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존 뎀얀유크도 아이히만과 같은 인물이다. 존 뎀얀유크는 우크라이나 출신이지만, 그는 독일군 부대에 들어가 유대인을 학살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인물이다.
트레블링카 수용소의 생존자들은 존 뎀얀유크가 '공포의 이반'이라고 모두 같은 증언을 했고, 재판 과정에서 존 뎀얀유크의 나치 당시 사진과 나이 들어서의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의 견해, 쏘련에서 나온 2차 세계대전 당시 존 뎀얀유크의 신분증 원본, 미국 이민국에서 작성한 존 뎀얀유크의 인터뷰 내용 등 존 뎀얀유크가 '공포의 이반'이라는 증거는 충분했다.
하지만 존 뎀얀유크의 변호사 요람 셰프텔은 생존자 로젠베르크의 증언을 뒤집는 문서를 제출한다. 로젠베르크는 '공포의 이반'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며, 그가 저지른 만행을 고발했고, 그의 눈을 보고 그가 '공포의 이반'이라고 지목한 사람이었는데, 1947년에 작성한 문서에서 1943년 트레블링카 수용소에서 폭동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공포의 이반'이 살해당했다고 자필로 쓴 내용이 나온 것이다.
로젠베르크는 딜레마에 빠졌다. 증언대에서는 분명 존 뎀얀유크가 '공포의 이반'이라고 지목했으나, 그가 1947년에 자필로 쓴 진술서에는 '공포의 이반'이 폭동의 와중에 살해당했다고 썼으니 말이다. 로젠베르크는 그 진술은 자신이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쓴 것이며, '공포의 이반'이 살해되었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은 것이었다고 진술한다.
결국 1988년 4월 18일, 이스라엘 법원은 존 뎀얀유크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존 뎀얀유크와 변호사들은 즉각 항소하고, 그 사이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다. 이 역사적 사건으로 쏘련 KGB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과 관련한 비밀문서를 공개하는데, 존 뎀얀유크의 변호사 요람 셰프텔은 모스크바와 키에프를 다니며 KGB 담당자를 만나 트레블링카 수용소와 관련한 비밀문서를 받아낸다.
요람 셰프텔이 받은 비밀문서에는 트레블링카에서 유대인 학살에 부역했던 부역자들이 남긴 진술서가 많았는데, 그 진술서에 '공포의 이반'에 관한 정보가 들어 있었다. 그들의 진술에 의하면 '공포의 이반'과 존 뎀얀유크는 닮지 않았다. 요람 셰프텔은 이 문서를 증거자료로 법원에 제출했고, 1993년 7월, 항소법원은 존 뎀얀유크와 그의 변호사 주장을 받아들여 존 뎀얀유크를 석방한다.
이 항소심 재판의 문제점은, 검사 쪽에서 제출한 수많은 증거자료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존 뎀얀유크의 변호사가 제출한 나치 부역자들이 남긴 진술서를 증거로 받아들인 것이다. 즉, 나치 협력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생존한 유대인의 증언을 배척했다는 점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매우 무능했거나, '미국시민'을 사형시키는 것에 크게 부담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
무려 8년을 끈 이 역사적 재판에서 존 뎀얀유크는 전쟁범죄 가담 여부와 상관 없이 그가 '공포의 이반'이라 볼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려난다. 이 재판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본 사람은 존 뎀얀유크의 변호사 요람 셰프텔이었다. 그는 이스라엘 국민의 비난을 정면으로 받으면서 유대인 학살자로 지목된 돈 뎀얀유크의 변호를 자처했고, 항소심에서 결국 무죄를 받으면서 크게 성공한다. 그는 변호사 수임료를 정확히 말하지 않았지만 대략 50만달러 이상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하며, 이 재판과 관련한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어 큰 돈을 번다.
존 뎀얀유크는 미국으로 돌아와 평온한 일상을 보내지만, 미국 법무부는 그가 '공포의 이반'은 아닐지 모르지만, 독일 전쟁범죄,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증거는 확실하므로, 이번에는 이스라엘이 아닌, 독일 법정에 세울 계획을 세운다.
1999년 미국법무부와 이민국은 증거자료를 통해 존 뎀얀유크가 전쟁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독일로 추방한다. 그리고 2009년 독일 뮌헨 법정에서 전쟁범죄, 유대인 학살에 단순가담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는다. 존 뎀얀유크의 변호사는 항소를 결정하고, 존 뎀얀유크는 감옥에 가지 않고 법정에서 풀려난다.
그리고 2012년, 항소심이 열리기 전에 독일에서 사망한다. 항소심 판결이 나지 않았으므로 존 뎀얀유크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무죄인 상태로 죽은 것이다.
미국에 전쟁범죄자가 얼마나 많이 살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서류가 1973년에 드러났는데, 미국 이민국은 나치, 나치부역자,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자들이 미국으로 이민오는 것에 대해 아무런 문제도 삼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즉, 미국 정부가 독일의 전쟁범죄를 눈감아 준 것이다.
나치는 '반공주의자'라는 이유에서 미국 정부는 오히려 공산주의자와 투철하게 싸울 수 있다는 이유로 나치와 전쟁범죄자들의 이민을 묵인하고 허용했다. 존 뎀얀유크도 이민국 서류를 작성할 때, 자신이 소비보르에서 거주했다는 사실을 기록했고, 자기의 이름이 존 뎀얀유크이기도 하지만, 전쟁 당시에 '이반 마르첸코'라는 이름을 썼다고 자필로 기록하기도 했다. '이반 마르첸코'는 나치 협력자들이 모두 동일하게 진술한 기록에 '공포의 이반'이라는 자의 본명이었다. 즉, 존 뎀얀유크와 이반 마르첸코는 같은 인물인 것이다.
존 뎀얀유크는 확실하게 '이반 마르첸코'이며 '공포의 이반'이었다. 그의 가족들은 그가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 좋은 할아버지였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존 뎀얀유크의 반인륜범죄를 부인하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은 결국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역사에 묻히게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수용소에서 희생당한 유대인의 처참한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그 참혹한 장면은 그러나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인간이 같은 인간을 어떻게 저렇게 참혹하게 학살할 수 있을까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대인'을 절멸하겠다는 발상도 비현실적이지만, 그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나치의 만행은 문명사회라는 20세기를 순식간에 야만의 시대로 만들었다.
유대인이 독일 나치에 의해 학살당한 역사적 사실은 분명하며, 세계 역사에서 뼈아프게 기록해야 할 중대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세워 독립하면서 그들이 팔레스타인과 그 주변 국가에게 저지른 만행은 유대인의 고통에 연민과 동정을 갖던 마음을 사라지게 만든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더 참혹하게 학살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힘을 갖게 되자, 약자를 짓밟는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피해자였던 유대인이 가해자로 탈바꿈하고, 자신들이 당했던 탄압과 학살을 그대로 팔레스타인에게 저지르는 착란적, 도착적 상태에 빠진 것이 마치 광기에 빠진 정신병자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엽기적인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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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로부터 '무민'을 그려내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쓴 글입니다.
*글에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무민’ 캐릭터는 알고 있었지만, 책과 만화를 읽어 본 적은 없는 내게 무민 작가의 삶을 다룬 영화 〈토베 얀손 〉은 꽤 놀라웠다. 나는 캐릭터에 그를 창조한 작가가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하얗고 동그라며 귀여운 트롤인 무민을 그린 작가 역시 아기자기하고 아담한 성품의 온화한 인물이었을 거라 막연히 짐작했다. 그러나 완벽한 편견이었다. 토베의 삶은 격정적이었고, 무민은 굴곡진 그녀 삶의 순간들을 오롯이 품은 넓고 깊은 캐릭터였다.
영화 〈토베 얀손〉은 토베가 삶의 가장 중요한 두 영역인 일(예술)과 사랑 모두에서 실패를 겪었다고 말한다. 먼저 예술이다. 누군가는 무민이 토베 사후에 인기를 얻은 것도 아닌데 왜 그녀가 예술 영역에서 실패했다고 말하는지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토베에게 예술적 성취는 유명세의 문제가 아니었다.
토베의 아버지는 핀란드의 유명한 조각가였다. 토베가 아버지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길 꿈꿨다면 조금은 수월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만약 그랬다면 무민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토베는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아버지는 그런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고 둘은 자주 갈등을 겪었다. 결국 토베는 집을 떠나 2차 세계대전의 폭격으로 엉망이 된 허름한 집을 구해 홀로서기를 시도한다.
토베는 무민으로 성공을 거둘 때까지 빈곤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런데 무민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어도 기뻐하지 않는다. 토베가 무민을 ‘본업(그림)’에 방해되는 시시한 낙서, 제대로 된 예술이 아닌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무민은 생계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자신에게 사인을 받은 후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는 씁쓸한 토베의 표정은 그녀가 무민에 느끼는 거리감을 잘 보여준다.
그다음은 사랑이다. 영화 마지막에 토베가 평생을 함께할 레즈비언 파트너 투티키를 만났다는 언급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영화가 비추는 생애 기간에 토베는 늘 사랑의 실패자였다. 토베의 사랑이 향하는 첫 번째 대상은 사회주의를 주창하는 유부남 국회의원 아토스다. 그는 다정하고 사려 깊으며 토베를 이해해준다. 그런데 토베가 아토스를 사랑하는 동시에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긴다.
토베의 두 번째 사랑은 헬싱키 시장의 딸, 연극 연출가, 레즈비언인 비비카다. 비비카는 저돌적으로 토베를 유혹하여 사로잡는다. 아토스는 비비카에게 마음을 빼앗긴 토베를 보며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그는 토베와 비비카 사이에 사랑이 싹트는 걸 견디기 어렵다. 한 명의 마음속에 두 명을 향한 마음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에게 생경하다. 아토스와 토베의 관계는 점차 소원해진다.
문제는 비비카와의 관계도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데 있다. 바람둥이인 비비카는 속박받는 관계를 싫어한다. 욕망이 이끄는 곳을 따라다니는 그녀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그런 비비카에게 상처 받은 토베는 충동적으로 아토스에게 청혼하기도 한다. 동성애 사랑 실패의 보상으로써 이성애 결혼으로 도피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토베의 양심은 이러한 도피가 오래도록 지속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청혼에 행복해하는 아토스를 보며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아토스는 또 한 번 좌절한다. 둘이 한 때 사랑하는 사이였기에, 아토스의 좌절은 토베의 좌절이기도 하다. 사랑의 실패는 쌓여만 간다.
비비카를 향한 토베의 마음은 그 이후로도 오래 이어진다. 토베가 최종적으로 비비카를 단념하는 건 그녀가 영원히 자기 손에 잡히지 않을 사람이란 걸 분명히 깨달은 후다. 토베는 비비카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여러 파트너 중 한 명으로 머무는 것을 견딜 수 있을 만큼은 아니다. 토베가 평생을 함께할 연인 투티키를 만나는 건 이 모든 혼란과 상처가 지나간 후다.
요컨대, 토베 얀손은 예술가를 지향했으나 도달하지 못했고, 사랑을 갈구했으나 안착하지 못했다. 이중의 실패는 경제적 윤택과 그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자기만의 세계에 침잠하게 만들었다.
무민의 힘은 여기서 나온다. 토베는 좌절과 고난의 순간에 틈틈이 무민을 그렸다. 스너프킨은 아토스, 토프슬란과 비프슬란은 각각 토베 자신과 비비카를 형상화한 캐릭터라고 한다. 항상 파이프를 물고 있는 스너프킨과 둘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하는 토프슬란·비프슬란은 모두 토베가 가장 깊게 사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착안한 캐릭터였다. 무민은 토베 삶의 모든 순간에 깃들어 있다.
무민이 끝내 토베와 세상을 화해시킨다는 점이 흥미롭다. 늘 세상에 거부당했던 토베는 자기 내면의 분노, 좌절, 고집, 사랑, 행복의 감정을 쏟아 무민을 창조했다. 얄궂게도 그런 무민은 토베를 밀어낸 세계에서 환대받는다. 토베가 열렬히 갈망했던 대상은 토베를 외면했지만, 자신이 부정당했다는 마음을 담아 먹고살기 위해 만든 캐릭터는 토베에게 오래도록 지속될 명예를 선물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는 토베로부터 삶이란 때때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임을 배운다. 이처럼, 때때로 ‘실패한 삶’은 예술이 된다. 생애사의 중요한 대목을 전부 담아내야 한다는 전기 영화의 의무감이 헐거운 감정선으로 이어진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옹호하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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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광반조 혹은 부활의 서막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실비'(소피아 디 마티노)가 '계속 존재하는 자'(조너선 메이저스)를 죽인 후, TVA에 돌아온 '로키(톰 히들스턴). 갑작스럽게 생긴 타임슬립 능력 때문에 고생하는 와중에 로키는 TVA가 위기에 빠졌음을 깨닫는다. 시간선이 무한대로 증폭하기 시작한 나머지 시간 직조기가 파괴되기 직전이고, 이를 막지 못하면 모든 우주가 붕괴할 테니까.
이에 '모비우스'(오언 윌슨), TVA 가이드북의 저자 '우로보로스/OB'(키호이콴)와 함께 시간 직조기를 고치기 시작한 로키. 그는 '렌슬레이어'(구구 음바타로)의 방해를 뚫고 계속 존재하는 자의 변종 '빅터 타임리'(조너선 메이저스)를 찾아내며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실패를 맛본 로키는 마침내 깨닫는다. 운명의 딜레마 속에서 결단을 내릴 때가 됐음을.
<로키 2>, MCU 드라마의 최고점
<완다비전>부터 <로키 2>까지 총 9편. MCU가 디즈니+에서 선보인 드라마 숫자다. 사실 MCU 드라마는 양에 비해 질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부속물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영화가 메인 스테이지라면, 드라마는 사전 작업에 가까웠다. 실제로 <완다비전>은 <닥터 스트레인지 2>를, <팔콘과 윈터 솔져>는 <캡틴 아메리카 4>와 <썬더볼츠>를, <미즈 마블>과 <시크릿 인베이젼>은 <더 마블스>를 준비하는 단계였다.
자연히 여러 설정을 설명하느라 바빠서 주인공 이야기에 집중할 여력도 없었다. <로키>만 해도 멀티버스 설정을 알리느라 바빠서 로키의 분량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그나마도 로키의 변종 중 하나인 실비와 나눠야 했으니. <변호사 쉬헐크> 역시 헐크와 데어데블에 밀려서 정작 주인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선후배 케미가 돋보인 <호크아이>에서도 바튼보다는 케이트 비숍에게 비중이 쏠렸다.
따라서 <로키 2>에게는 과제 두 개가 있었다. MCU 드라마로서 독립적인 완결성을 증명해야 했다. 로키의 단독 작품으로서는 주인공에게 온전히 집중해 달라는 요구를 충족시켜야 했다. <로키 2>는 해냈다. 2011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진 로키의 성장 서사를 더 바랄 수 없을 만큼 깔끔하고 감동적으로 매듭지었다. 다만 물음표도 여전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처럼 <로키 2>도 MCU의 구원자라는 확신만큼은 주지 못했다.
그 시절 우리가 로키를 사랑한 이유
2011년 <토르: 천둥의 신>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로 로키는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MCU 빌런이었다. 본래 <토르: 다크 월드>에서 죽어야 했지만, 사전 시사회에서 관객이 좀처럼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되살려야 했을 정도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죽음을 잔인하게 연출하고 몇 차례에 걸쳐 죽었다고 언급한 후에야 관객들은 그의 사망을 수용했다.
관객은 신의 결핍에 공감했다. 그는 버려지고 싶지 않았고, 혼자이고 싶지 않았다. 토르 주위에 친구가 가득한 것을 질투하고, 냉소하며, 비웃는 거만하고 까칠한 신이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외로웠다. 자기 종족이 아닌 이들 사이에서 길러졌고, 아버지에게서 버려졌으며,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따른 어머니가 죽는 발단을 초래했다. 그렇기에 그는 누구보다도 토르가 자기를 동생으로 인정하길 바랐고, 기꺼이 형의 오른팔이 되었다.
동시에 로키는 자유의지 때문에 누구보다도 인간적이었다. 패배자라는 운명을 이기려는 욕구로 가득했기에 그는 괴로웠다. 아스가르드의 두 번째 왕자이기에 결코 왕이 될 수 없는 2인자의 설움. 어떻게 해도 잘난 형 토르를 이길 수 없었던 패배자의 회한. 장난의 신은 죽을 때가 돼서야 비로소 이길 수 없는 운명을 수용했다. 세상을 재창조하며 신 노릇을 하려는 타노스에게 "너는 결코 신이 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물론 로키는 토르 트릴로지, <어벤져스>, 그리고 <인피니티 워>를 통해 자기 약점과 결점을 모두 극복했다. 바로 이 대목에서 드라마 <로키>의 영리함이 드러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재등장한 2012년도 로키를 활용해 그 시절 팬들이 사랑했던 로키를 재소환해 두 번째 기회를 줬다. 자유의지를 발휘해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그에게 주어진 '영광스러운 목적'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장난의 신, 마침내 영광을 맛보다
실비가 계속 존재하는 자를 죽이고, 시간 직조기는 폭증하는 시간선을 버티지 못하며, 모든 시간대가 파괴될 상황. 페이즈 1부터 혼자였고, 항상 자유를 갈망한 로키는 이제 딜레마에 직면한다. 겉으로는 우주와 TVA를 지키려고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노력하지만 속내는 달랐다. 실비의 지적대로 로키는 또다시 혼자가 되기 싫었다. 모비우스를 비롯한 TVA 동료가 본래 시간선에서 자기를 잊고 살아갈 때 외롭게 남고 싶지 않았다.
다른 선택지도 있었다. 실비가 계속 존재하는 자를 죽이기 전에 먼저 그녀를 죽이면 신성한 시간선과 TVA를 모두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 그녀를 사랑하니까. 다른 모든 시간선의 붕괴도 지켜볼 수 없다. 함께 사라질 모든 자유의지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니까. 그래서 그는 타협점을 찾는다. 빅터 타임리를 찾아내 시간 직조기 수리를 맡기고, OB의 지식을 모두 전수받아 새 장치를 만든다. 그러나 끝내 실패한다.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운명의 갈림길에서 로키는 결심한다. 신성한 시간선을 지키기 위해 다른 변종을 죽이고 세계를 파괴하는 대신, 모든 존재의 자유의지를 지켜주기로. 계속 존재하는 자의 역할을 대신해서 모든 시간대에 무한한 가능성을 부여하기로. 언제나 자기를 괴롭힌 자유의지에 몸을 맡겨 자기 결핍을 채워내기로. 운명에 순응하는 대신 자기 이야기를 새롭게 쓰기로.
그렇게 로키는 신성한 시간선과 멀티버스의 종말을 막았다. 비록 혼자 남았지만, 친구와 애인은 지켰다. 장난의 신이 아니라 이야기의 신이 되어 항상 떠들던 '영광스러운 목적'도 이뤘다. <어벤져스>에서 인간에게 모든 자유를 빼앗아 평화적인 질서를 이루겠다던 로키는 모든 이의 자유를 수호하는 신이 되었다. 그렇게 13년에 걸친 그의 성장은 끝났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만나야 하는 게 아쉬울 정도로 감동적인 마무리다.
멀티버스 사가에 뿌리내리다
<로키 2>는 로키의 이야기를 끝맺으면서도 위기의 MCU에 새로운 나무를 심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특히 영리하게 활용한 신화적인 모티브의 함의가 의미심장하다. 모든 시간선을 손에 쥔 채 왕좌에 앉은 로키. 수많은 시간선이 그를 감싸고 있는 모습은 마치 나무 같다. 북유럽 신화 속 우주의 중심에서 모든 세계를 연결하는 '위그드라실'을 닮았다.
위그드라실 덕분에 멀티버스 사가가 시작 이후 갈피를 못 잡던 MCU는 비로소 안정감을 갖는다. 위그드라실과 신성한 시간선의 차이 덕분에 비로소 큰 그림이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 신성한 시간선은 직선적이다. 멀티버스 전쟁을 막는다는 미명 하에 모든 시간대(branch)의 자유의지를 파괴한 결과다. 위그드라실은 다르다. 온갖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가지(branch)에는 각 우주의 자유의지가 깃들어 있다.
그 덕분에 MCU는 비로소 멀티버스 사가의 큰 그림을 어렴풋이나마 보여줄 수 있다. <앤트맨 3> 속 사건이 짧게나마 언급되듯이 로키가 살려두고 보호하는 자유의지로 인해 멀티버스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 더 나아가 그 전쟁에서 로키에게 새로운 역할이 주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러니 <로키 2>는 곱절로 감동적이다. 가장 사랑받은 캐릭터의 아름다운 마무리로 여태 흔들리던 세계관에 단단한 뿌리를 잡아주니까.
회광반조, 아니면 부활의 서막
다만 <로키 2>도 극복 못한 한계가 있다. 우선 결말의 임팩트와는 별개로 평균적인 완성도는 높지 않다. 특히 3화까지는 흡입력이 약하다. 빅터 타임리를 찾고 TVA를 구하려는 내용이 펼쳐지는데, 이 대목의 전개가 다소 느슨하기 때문. 또 20세기 런던이나 시카고 박람회 정도를 제외하면 시즌 1과 달리 공간적 배경이 TVA와 시간 직조기 통제실로 한정적이다. 자연히 타임슬립의 재미가 떨어진다. 이를 만회할 액션씬도 부족하다.
작품 외적으로는 여전히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MCU는 페이즈 4부터 같은 질문에 시달렸다. "인피니티 사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멀티버스 사가를 안착시킬 수 있는가?" 여태 답은 '아니요'였다. 토르, 닥터 스트레인지, 앤트맨, 블랙팬서 모두 길을 잃었다. 스파이더맨도 기존 프랜차이즈의 인기에 힘입어 인기를 끌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가 그나마 성공적이었지만, 인피니티 사가의 에필로그에 가까웠다.
<로키 2>도 마찬가지다. 물론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준 <로키>는 멀티버스 사가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인피니티 사가에서 가장 사랑받은 캐릭터 중 하나를 빌려온 작품이기도 하다. <가오갤 3>처럼 인피니티 사가의 또 다른 에필로그라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로키 2>가 멀티버스 사가의 회광반조일지, 아니면 부활의 서막일지는 아직 물음표다. <가오갤 3>의 다음 주자가 <더 마블스>인 걸 고려하면 더더욱.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자유 의지로 완성한 영광스러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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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넷플릭스 신작
넷플릭스 2022년 2월!
신작 추천5편
모럴센스
할말은 하고 사는 홍보팀 사원 정지우
부서 이동 후 모든 여직원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잘생긴 대리 정지후
이름만 비슷할 뿐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잘못 배송된 택배로, 지후의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성적 취향을 알게 된 지우는
점점 그에게 관심이 생겨간다
감독: 박현진
출연: 서현, 이준영, 이엘, 서현우, 김한나, 안승균, 이석형, 김보라
장르: 로맨스 코미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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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사람들
성실한 기상청 예보관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동료
이들에게 기상청안에서의 사랑은 날씨만큼이나 예측하기 어려운데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
크리에이터: 차영훈, 강은경, 선영
출연: 박민영, 송강, 윤박, 유라
장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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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심판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
지방법원 소년부의 엄정한 판사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다루며,
소년범에 대한 반감, 정의와 형벌에 대한 굳건한 신념사이에서
군형을 잡아간다
크리에이터: 홍종찬, 김민석
출연: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
장르: 범죄, 법정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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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항상 서로의 곁을 지키는 절친 3인방
마흔을 코앞에 둔 그녀들이 삶과 사랑,
상실을 경험하며 함께 걸어가는데...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
크리에이터: 김상호, 유영아
출연: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연우진, 이무생, 이태환, 안소희, 강말금
장르: 로맨틱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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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맞선
친구를 대신해 맞선 자리에 나간 하리
남자가 겁을 먹고 퇴짜를 놓게 할 작정이지만
맞선남이 하리가 다니는 회사의 CEO!
계획은 엉망이 되고 게다가 청혼까지 하게 되는데...
얼굴 천재 능력남 CEO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의 스릴 가득
‘퇴사 방지’ 오피스 로맨스
크리에이터: 박선호, 한설희, 홍보희
출연: 안효섭, 김세정, 긴민규, 설인아, 이덕화
장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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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2월 2주 개봉영화!
나일강의 죽음 DEATH ON THE NILE , 2020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가 가장 사랑한 베스트셀러
영화 "나일 강의 죽음"은 신혼부부를 태운 이집트 나일 강의 초호화 여객선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조사에 착수하지만 연이은 살인 사건으로 탑승객 모두가 충격과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전 세계를 매료시킨 추리 소설계의 전설이자 상징인 ‘애거서 크리스티’가 생전 가장 사랑한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실제 경험담을 모티브로 하여 다채로운 인물 간의 사랑, 증오, 질투 등 감정에서 빚어지는 비극적 살인 사건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 특별함을 더합니다.
또한
'원더 우먼' 시리즈의 갤 가돗,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로 존재감을 드러낸 에마 매키, '블랙 팬서' 레티티아 라이트, '캡틴 마블' 아네트 베닝 까지
초호화 캐스트가 선사하는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기대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전설 ‘애거서 크리스티’가 탄생시킨 위대한 탐정 ‘에르큘 포와로’의 추리 세계!
첫번째 추천영화 "나일강의 죽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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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촛불 Candlelight Revolution , 2019
대한민국 최초! 2016년 촛불광장의 비화를 다룬 기록 다큐멘터리 탄생!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이어진 비폭력 평화혁명인 촛불집회를 대한민국 최초로 기록한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나의 촛불"이 개봉을 합니다.
광장에 모인 촛불 시민들부터 당시 정치권의 주역이었던 진보와 보수의 인터뷰이들이 총출동하며 놀라움을 더하는 가운데,
그 어떤 곳에도 기록되지 않았던 촛불집회에 대한 비화를 전할 것을 예고하며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2016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일어난 정유라 특혜 사건을 시작으로 JTBC의 최순실 태블릿 보도,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까지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를 천천히 곱씹으며
우리가 지나쳐온 발자취를 담아냈습니다.
김의성, 주진우가 고영태, 김성태, 박영석, 손석희, 심상정, 유시민, 윤석열, 추미애
역대급 인터뷰이들의 등장으로 그날을 기억하는 우리 모두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영화
두번째 추천영화 "나의 촛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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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The 355 , 2022
2022년 첫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355"는 인류를 위협하는 글로벌 범죄조직에 맞서기 위해 전 세계에서 뭉친 최정예 블랙 에이전트 TEAM ‘355’의 비공식 합동작전을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입니다.
제목 ‘355’는 조지 워싱턴 시대에 최초의 여성 스파이를 지칭하던 코드네임에서 영감을 받은 타이틀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선 최정예 블랙 에이전트 TEAM ‘355’에 내포된 흥미로운 의미를 엿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 파리, 런던, 모로코, 베를린, 상하이 등 전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한 액션 스케일과 다채로운 볼거리를 자랑하며,
화끈한 오락 액션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인터스텔라', '마션'을 통해 대체불가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제시카 차스테인, '밤쉘', '언노운'의 다이앤 크루거,
'페인 앤 글로리', '오리엔트 특급 살인' 페넬로페 크루즈, '블랙 팬서' 루피타 뇽오, '엑스맨' 판빙빙까지 총 출동해
초특급 배우들의 최고의 앙상블에 대한 극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압도적 스케일과 짜릿한 액션!
세번째 추천영화 "355"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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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어 月老 , Till We Meet Again , 2021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감독의 컴백!
그리고 한국 공동 제작 영화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어"는 감독이 직접 쓴 베스트셀러 소설 ‘월노’를 영화한 작품으로
대만에서 보기 드문 SF 요소가 담긴 판타지 로맨스 작품입니다.
한국영화 '신과 함께'를 보고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여기에 오랜 경험의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영화사벌집(대표 김동현)’이 구파도 감독에 대한 신뢰와 기대로 제작에 공동으로 참여하며 힘을 보탰습니다.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어"는 붉은 실로 인연을 맺어주는 ‘월하노인’이 된 샤오룬이 현생에서의 연인이었던 샤오미에게
새로운 사랑을 찾아주는 임무를 맡으며 벌어지는 시공간 초월 판타지 로맨스 영화입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단숨에 스타 자리에 오른 배우 가진동을 비롯해,
'나의 소녀시대'로코퀸 송운화, 그리고 '반교: 디텐션'으로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쓴 대만의 라이징 스타 왕정이 뭉쳐
역대급 판타지 로맨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대만 넘어 홍콩까지 관객수 1위, 아시아 흥행 폭발!
네번째 추천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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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胸が鳴るのは君のせい , 2021
250만 대히트 베스트셀러 실사화!
일본의 순정 만화 잡지 ‘베코츠미’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인기리에 연재된 동명의 만화책으로
누적 판매부수 250만부를 돌파한 "가슴 떨리는건 너 때문"이 개봉을 합니다.
대히트 베스트셀러의 실사화 발표와 함께 일본의 비주얼 보이그룹 미 소년/쟈니스 Jr.의 우키쇼 히다카와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는 배우 시라이시 세이의 캐스팅 소식도 알려져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모은 바 있죠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은 단짝 친구 ‘아리마 하야토’를 좋아하게 된 짝사랑 전문 ‘시노하라 츠카사’가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관계 속에서 풋풋한 사랑을 쌓아 나가는 달콤쌉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인데요.
특히 이번 작품은 순정 만화 팬들 사이에서 짝사랑 로맨스 명작으로 손꼽히는 오리지널 스토리의 실사화로 화제를 모은 만큼
고등학교 3학년 시점을 중심으로 새롭게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합니다.
순정 만화계 짝사랑 로맨스를 대표하는 명작을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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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의 꼬리처럼 힘차게
PROGRAM NOTE.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여섯 살 클레오가 사랑하는 보모 글로리아를 떠나보내며 겪는 이별과 상실의 과정을 그린 작품.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급히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글로리아와 마지막 여름 휴가를 보내며 인생의 한 단계로서 이별의 의미를 받아들이려는 클레오의 이야기가 뭉클하고 따스하게 그려진다.
(2023년 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POINT.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쁘띠 마망>… 셀린 시아마를 좋아하세요? 셀린 시아마 감독의 모든 장편영화를 제작한 바로 그 제작사의 신작! 속속들이 아름다운 작품을 또 한 편 만나보세요
✔️ 안경을 쓰면서 바로 클레오로 변신했다는 놀라운 신인 배우, 루이스 모루아-팡자니! 클레오가 웃을 때마다 행복해졌어요
✔️ 겨울 코끝을 찡하게 만들어줄 따뜻한 작품. 생의 처음에 있던 것들을 헤아려보게 만드는 영화라서, 2024년 새해 첫 영화로도 좋을 것 같아요
✔️ 2023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 개막작, 2024 선댄스영화제 스포트라이트 부문 초청! 자꾸 시선이 가는 영화
✔️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 받을 만 하지
✔️ 믿고 보는 조합, ‘그린나래미디어’ & ‘하이스트레인저’!
✔️ 2024년 1월 3일 개봉
#최초의 세계
이 영화의 원제는 ‘아마 글로리아(Ama Gloria)’, 그저 정직하게 ‘보모 글로리아’이다. 안경점에서 시력 검사를 하는 클레오의 모습과 함께 보이는 글로리아를 통해, 우리는 금방 꽤나 많은 것을 읽어낼 수 있다. 첫째, 그는 클레오의 어머니가 아니다. 둘째, 그는 클레오와 다른 뿌리를 갖고 태어났다. 셋째, 그럼에도 시력 검사 결과조차 도와주고 싶어할 만큼 그는 클레오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보모. 사어(死語)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어쩐지 빅토리아 시대 고전 소설에나 나올 것 같은 느낌의 단어다. 실제로 요즘은 ‘베이비시터’ 같은 표현을 더 많이 쓰기도 하고. 하지만 보모라는 말에는 더 끈적하고 진득한 느낌이 배어 있다. 한자로 ‘모母’ 자를 쓰고 있어 그런지, 옛날에 더 많이 쓰던 단어라서 그런 건지. <클레오의 세계> 속 글로리아 또한 베이비시터보다는 보모라고 부르고 싶은 존재다. 그건 단순히 클레오의 아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오래 함께해왔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둘은 서로에게 온전히 기대는 존재다. 아이 얼굴의 밀가루를 털어주고, 놀이터에서 생긴 상처를 후 불어주는 사람. 걷고, 씻고 하는 모든 순간을 놀이와 웃음으로 채워주는 사람. 오래 전 읽은 소설 <봉순이 언니>의 문장이 떠올랐다.
그녀만이 우는 나를 달래주었고, 그녀만이 내 잠자리의 베개를 고쳐놓아 주었다. 그녀는 나와 마주친 최초의 세계였다.
클레오에게 글로리아는 최초의 세계다. 그렇기에 클레오는 글로리아를 작은 몸과 마음 다해 힘껏 사랑한다. 갑작스럽게 전화로 전해져 온, 글로리아 어머니의 부고 소식 앞에, 슬퍼하는 글로리아 옆에 조용히 앉아 통통한 뺨과 곱슬머리를 기대며 앉는다. 그렇게 클레오는 온 존재로, 글로리아의 슬픔에 고요히 귀를 기울인다. 때로는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다 이야기하는 작은 아이는, 조용히 흐르는 슬픔을 감쌀 줄도 알 만큼, 그만큼 자신의 최초의 세계를 사랑했다. 자신을 키우는 존재의 콧노래, 그가 숨죽여 이불로 작은 몸을 덮어주는 순간의 기억, 이런 것들은 어린 시절의 어느 정도를 차지할까. 평소 크게 기억하지 않고 사는 어떤 기억들이 사실은 나를 지탱하게 하고 있음이, 영화에서 부드러운 색채로 그려진 애니메이션을 타고 관객에게로 흘러온다.
#세계는 깨어지고 확장된다
그러나 힘껏 자신을 다 기댄 클레오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이별은 온다. 글로리아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은, 이제 글로리아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장례를 치러야 하고, 어머니에게 ‘황혼 육아’로 맡겨두었던 자신의 진짜 아이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뜻했으므로. 그렇게 글로리아로 가득하던 클레오의 세계는 최초의 균열을 맞이한다.
아이들도 알 건 다 안다. 그래서 그 균열의 순간은, 어둠 속에서 훌쩍훌쩍 우는 클레오의 모습. 떼쓰지도 조르지도 못하고 창틀만 꼭 붙잡은 클레오의 눈물 속에서 일방적 순간이 된다. 그러나 진짜 클레오가 균열을 감지하는 건, 오히려 방학을 맞아 글로리아의 고향 섬에 놀러 가서 작은 방에 몸을 뉘이는 순간이다. 가족들과 찍은 글로리아의 사진을 보며, 클레오는 처음으로 감지한다. 내 모든 것인 사람에게, 그에게는 내가 모든 것이 아님을 처음 깨닫는 순간.
그 순간, 머릿속에서 딱 클레오만했던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초등학교 1학년 소풍 날이었고, 1학년이니까 보호자의 동행이 허락되었으며, 우리 엄마는 나뿐 아니라 동네 이웃집 아이와 동행하고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간호사로 근무하고 계셨던 아주머니는 미안한 얼굴로 아이를 챙겨달라고 연신 부탁했고, 그 모든 사정을 다 알고 있었음에도, 엄마가 나 없이 다른 친구와 둘이서만 다정하게 앉아 이야기를 하거나 같은 프레임의 사진에 찍히는 걸 보는데, 기분이 상당히 묘했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조합을 목격했다는 생경한 기분이었으나 뭐라고 설명하지 못한 감정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때의 내 마음이 이해된 것이다.
굳이 <인사이드 아웃>에서 빙봉이 사라지는 슬픈 장면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성장은 언제나 상실을 동반한다. 내가 알던 세계가 조각나는 아픔을 거친다. 그러나 깨지고 다친 세계는 무너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틈으로 더욱 확장된다. 글로리아에게 자신이 모든 것이 아님을 깨닫는 클레오의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글로리아는 물론 글로리아의 가족들과도 연결된다.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님을 차츰 배우고, 중심이 아닌 채로도 건강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는 것. 우리는 그것을 성장이라고 부른다. 영원히 애정의 중심에만 살 수는 없는 것이다. 글로리아뿐이었던 “클레오의 세계”는 이렇게 또 조금 확장되었다. (이 영화 제목 번안은 정말 멋지다.)
#그 후로도 우리는 자라겠지만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클레오의 세계”가 확장되는 아릿한 성장의 시간을 따뜻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 동시에, 클레오를 둘러싼 사람들에게서도 사랑스러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주인공의 성장담을 서술하기에 벅차 허덕이는 영화가 아니라, 모든 인물의 성장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담은 넉넉한 작품이다.
자신이 낳은 아이들 대신 자신이 낳지 않은 누군가의 아이를 돌보고 사랑하며 사는 여성의 삶, 섬에 줄곧 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묘한 텃세를 받으며 그 거리감 안에서 다시 생활을 꾸려 가는 글로리아의 삶.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 조금은 떨떠름한 분노의 대상인 엄마를, 동생도 아닌 클레오와 공유해야 하는 세자르의 삶. 어쩌면 상실과 성장을 계속하는 건 클레오만이 아니다.
방학은 끝나고, 여정은 반드시 어딘가에서 막을 내린다. 이별은 필연적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애정 어린 돌봄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그 애정의 바깥으로 가지를 뻗어야만 성장할 수 있는 존재이다. 유년시절을 꼬박 메운 글로리아의 애정 바깥으로, 클레오는 나아가야만 한다.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의 꼬리처럼 힘차게. 때로는 힘껏 존재를 던지듯 다이빙하고, 또 때로는 다른 이의 손에 의지하여 뭍으로 올라오면서. 그러면서.
왜 이렇게 그 장면들마다 눈물이 났을까. 개인적인 기억의 편린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오래 전 인도에서 “돌보던” 아이들을 두고 비행기에 오르면, 불 꺼진 밤 비행기에서 조용히 줄줄 울던 날들이 떠올라서. 따로 떨어져 행복해져야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걸 잊지 않아야 하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아서. 집이라고 부르는 곳을 두 군데 이상 가져버린 사람들은 그리움이라는 감정과 떨어질 수 없다는 걸 배워 버려서. 그래서.
딱 클레오만한 나이였을 때의 나, 글로리아 같은 상황이었을 때의 나… 이 영화는 내 안의, 이제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들을 톡톡 끌어올렸다. 이 영화는 이렇게 보편적인 정서를 통해, 우리 기억과 감정의 문을 두드린다. 누구에게나 처음으로 인지하는 ‘온 세상’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구나 그 사람의 애정 바깥으로 찢겨 나와 성장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누구나 이 영화에서 자신의 조각을 엿보게 될 것이다. 꼭 글로리아나 클레오와 같은 경험이 없더라도.
이 영화의 다정한 시선 속에서, 84분 동안 나는 또 무언가를 찢고 조금 자랐다. 이토록 부드러운 색채와 사랑스러운 감각 속에서 자랄 수 있다면, 상실도 두렵지 않다. 고래 꼬리처럼 이 영화를 품고, 또 열심히 발장구를 쳐본다. 생을 향해서.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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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듄」 뭔가 끊긴 느낌이라면 이 영상에서 뒷부분을 알려드립니다(*스포일러) | 듄 리뷰 | 듄 영화리뷰 | 듄 설명 | 듄 분석 | 듄 스토리 | EBS | 듄 결말포함 영화리뷰
? '듄(DUNE)' 리뷰 - Part2 스토리 결말포함 영화리뷰(*스포일러)
-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1984년 영화 '듄' 기초 요약
- 1984 영화 '듄' 비하인드 스토리 소개
- 듄 영화 정보
장르: 스페이스 오페라
감독: 드니 빌뇌브
각본: 에릭 로스, 존 스페이츠, 드니 빌뇌브
원작: 프랭크 허버트의 듄(1965)
제작: 드니 빌뇌브, 케일 보이터. 메리 페어런트,조 카라치올로 주니어
주연: 티모시 샬라메, 제이슨 모모아 외
촬영: 그레이그 프레이저
음악: 한스 짐머
촬영 기간: 2019년 3월 18일 ~ 2019년 7월 26일
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워너브라더스
수입사: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2020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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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에버 퍼스트 러브 -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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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배급사 [콘텐츠패밀리]와의 저작관 협의를 통해 제작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작품 [포에버 퍼스트 러브]는 12월 9일 개봉하는 드라마, 로맨스 영화인데요!
여러분들은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 맞춰가며 관계를 이어나간 적이 있나요?
오늘 이 두 남녀는 보다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로맨스를 보여주며
서로 충돌하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무엇보다 어른들을 위한 솔직한 로맨스라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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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 예고편
“엄마, 어쩌다 그런 선택을 했어요?
난 엄마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정말로요”
엄마의 비밀을 찾아온 해외입양인
선희 엥겔스토프 감독의 아주 특별한 시간여행!선희 엥겔스토프, 한국 이름 신선희.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덴마크 가족에게 해외 입양됐던 선희는 한국에 와서 친생모를 찾는 한편,
한 미혼모 시설에 머물며 미혼모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한 생명을 임신한 게 축복이 아니라 감춰야 할 비밀이 돼버린 채 출산을 기다리는 미혼모들.
이들에게 양육의 선택권을 주고 싶어하는 시설 관계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반대와 한계 상황에 부딪친 엄마들은 결국 아기와 헤어지게 된다.
선희는 그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시간을 뛰어넘어
그 오래전 자신이 태어난 날 입양동의서에 사인해야 했던 엄마의 슬픔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데……
이제껏 우리가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해외입양인 감독의 가장 생생한 시선과 진짜 목소리가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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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브로커> 메인 예고편
"소중한 아기를 안겨드리는 큐피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베이비 박스를 둘러싼 가슴 벅찬 여정의 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