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M2021-06-24 23:54:42
미치광이 피에로 / Pierrot le fou
미치광이 피에로 / Pierrot le f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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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나름 재미있다.
역시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다른 고다르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대책없이 행동하는 사랑에 빠진 막가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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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앤느와 사랑에 빠진 미치광이 피에로.
마리앤느가 자신을 배신하고, 이후 그녀의 존재를 본인이 없애버리니
항상 그녀의 선택에 따라 살았던 페르디낭(피에로)은 그녀의 부재가 자기자신의 부재로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결말에 줏대와 신념없는 자기자신, 그리고 마리앤느를 죽음에 이르게한 자기자신이 바보같다고 말하며 끝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에 파란페인트로 자신의 얼굴을 칠하는 장면은 그런 바보같은 자기자신을 부정하고, 마리앤느가 없으니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몰라서 세상을 등지고 숨어버리는 행동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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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색감이나 배경이 너무 예뻐서 프랑스에 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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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마리앤느와 페르디낭(피에로)이 베트남전 뮤지컬을 미군들 앞에서 펼치는데.. 이 장면이 상당히 거슬리고 기분이 나쁘다.
마리앤느가 얼굴을 노랗게 칠하고 되지도 않는 외계어로 칭총총거리는데..
불쾌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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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금주에는 유수의 영화제에서 각본상, 앙상블상을 받으며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던 <콘클라베>가 개봉합니다.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로 ‘콘 클라비스(Con clavis)’, 열쇠로 문을 잠근 방을 의미합니다.로마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 제도로, 교황 선종 시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단이 소집되어 교황을 선출하는 비밀회의이기도 하죠.
선거가 진행되는 시스티나 성당은 선거 기간 동안 폐쇄되며, 추기경단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교황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과연 이 소재로 어떤 영화를 만들어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콘클라베
Conclave
개요: 드라마 | 영국, 미국 | 120분
감독: 에드워드 버거
주연: 랄프 파인즈, 스탠리 투치, 존 리스고, 이사벨라 로셀리니
개봉: 2025.03.05.
배급: (주)디스테이션
줄거리
교황의 예기치 못한 죽음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로렌스(랄프 파인즈)는 단장으로서 선거를 총괄하게 된다.
한편 당선에 유력했던 후보들이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교활한 음모와 탐욕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데…
보더랜드
Borderlands
개요: 판타지 | 미국 | 101분
감독: 일라이 로스
주연: 케이트 블란쳇, 케빈 하트, 잭 블랙, 제이미 리 커티스, 아리나 그린블랫, 플로리안 문테아누
개봉: 2025.03.05.
배급: ㈜누리픽쳐스
줄거리
악명 높은 현상금 사냥꾼 ‘릴리스’(케이트 블란쳇)는 은하계를 이끄는 굵직한 기업가 ‘아틀라스’의 실종된 딸 ‘티나’(아리나 그린블랫)를 찾기 위해
은하계에서 가장 정신없는 행성이자 자신의 고향인 판도라로 향한다. 그곳에서 투 머치 토커 로봇 ‘클랩트랩’(잭 블랙)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티나’를 만나지만 엘리트 용병 ‘롤랜드’(케빈 하트)와 사이코 ‘크리그’와 함께 이리디안 종족이 숨겨놓은 보물 ‘볼트’를 찾으러 가게 되고
괴짜 과학자 ‘태니스’(제이미 리 커티스)까지 합류하면서 아주 요란하고 ‘킹’받는 여정에 오르게 되는데…
똘X 충만한 놈들의 대환장 팀플이 시작된다!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Teasing Master Takagi-san
개요: 멜로/로맨스 | 일본 | 120분
감독: 이마이즈미 리키야
주연: 타카하시 후미야, 나가노 메이, 쿠로카와 소야, 츠키시마 루이
개봉: 2025.03.05.
배급: TCO㈜더콘텐츠온
줄거리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타카기의 장난만큼은 현재진행중?! 같은 중학교의 장난천재 소녀 ‘타카기’와 엉뚱허당 소년 ‘니시카타’
365일 달라지는 타카기의 장난에 속는 리액션 장인 니시카타의 반격은…? 성공률 0%!
티격태격 환장의 짝꿍이었던 두 사람, 그러나 갑작스레 찾아온 첫 이별… 그로부터 10년 뒤, 타카기가 돌아왔다?!
여전히 장난스레 당기고 속수무책 밀리는 두 사람의 삐끗삐끗 단짠 로맨스가 시작된다!
울프맨
Wolf Man
개요: 공포 | 미국 | 103분
감독: 리 워넬
주연: 크리스토퍼 애봇, 줄리아 가너
개봉: 2025.03.05.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짐을 정리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 ‘샬롯’, 딸 ‘진저’와 함께 어릴 적 고향 집을 방문하기로 한 ‘블레이크’.
늦은 밤, 깊은 숲 속에 위치한 고향 집에 다다를 무렵 정체 모를 존재와 맞닥뜨린 ‘블레이크’는 가족을 지키려다 공격을 당한다.
가까스로 몸을 숨긴 이들에게 위협은 계속되고 설상가상으로 ‘블레이크’가 원인 모를 병에 감염돼 변하기 시작하면서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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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질주>에 출연한 존 시나가 최근 중국에 사과한 이유는?
해외 매체 전문지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에 출연한 존 시나는 지난 홍보 인터뷰에서 대만을 ‘국가’라고 부른 것에 대해 이미 중국 팬들에게 한차례 사과를 했지만,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을 지닌 수많은 중국 관객들은 그의 사과문을 받아들일 수 없는 태도라고 밝혔다.
10년 넘게 중국어를 배워 온 프로레슬링 선수 존 시나는, 이달 초 대만의 뉴스 채널 TV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어로 “대만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최신 편을 볼 수 있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만에서의 극장 개봉은 중국보다 3일 빠른 5월 18일, 즉 미국 개봉일인 6월 28일보다 약 5주 이상 앞두는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지 코로나 상태가 악화돼 무기한 연기되어 왔다.
1949년, 대만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가진 채 중국으로부터 분리되었지만,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하에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이며, 따라서 대만을 독립국가로 부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시나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TVBS에 사과하는 글과 함께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어색한 문법과 비교적 정확한 발음과 함께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분노의 질주를 위해서 정말 많은 인터뷰를 했습니다. 정말 많이요. 한 인터뷰에서 실수를 했어요. 지금부터 제가 말할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중국을 존경하고 중국 사람들을 사랑해요. 제 실수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저는 정말 중국을 존경하고, 중국 사람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간주한 그의 실수는 중국에서의 보이콧을 초래할지 지켜볼 일이다. 작년 12월에는, <몬스터 헌터>가 중국 개봉 이후 하루 만에 상영을 전면 중단한 사건이 있었다. 논란에 휩싸이게 된 배경은 <몬스터 헌터>에서 한 백인 군인이 “이 무릎(knees)은 뭐지?”라는 농담을 하자, 동양인 군인이 ”중국인(Chi-knees)”이라고 답하며 웃는 장면에서 촉발됐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노매드랜드>의 상영을 취소한 바 있는데, <노매드랜드>의 감독 클로이 자오가 2013년 ‘필름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10대에 고국을 떠났을 때, 중국은 거짓말이 도처에 널린 곳이었다.”라고 발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선전부는 심기가 거슬렸는지, 중국 내 모든 매체에 아카데미 시상식을 중계 및 보도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렸다.
일부 팬들은 존 시나가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이후로 수년 동안 중국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하며 그를 옹호해왔다. 또한 다른 이들은 외국인들이 중국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에 대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생각이 달랐다. “중국어로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다’라고 말해보세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약 7,500개의 ‘좋아요’를 받은 네티즌은 말했다.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사과를 할 때에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게 단순히 문법적 오류였을까요? 존 시나는 심지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그가 실제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누가 알까요?” 약 2,000개의 ‘좋아요’를 얻은 네티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Endata(艺恩)에 따르면,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중국 개봉 후 5월 27일 기준으로 약 10억 위안(한화 약 18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마지막 두 편의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미국에서보다 중국에서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바 있다.
씨네랩 에디터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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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의 존재 이유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오늘도 비행기를 정비하는 한 조종사가 있다. 무인기의 등장으로 유인 조종사의 존재가 무의미해진 상황에서도 우리의 '매버릭'은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타이틀을 놓지 않는다. 세상이 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해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이 남자는 구사일생으로 탑건에 복귀한다. 하지만 탑건의 조종사가 아닌 조종사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배치되는데, 과연 조종사의 피가 흐르는 이 남자는 후배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그들이 당면한 작전은 한 사람 이상은 죽어나가야 하는, 이른바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다. 그런데 매버릭은 이런 하드코어 훈련 작전에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였던 구스의 아들, 루스터까지 참여시켜야 한다. 매버릭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는 루스터와의 관계,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그의 임무 사이에서 그는 갈등한다.
1. 멋있는 어른의 모습
최근 유튜브 콘텐츠이든 드라마 콘텐츠이든 각광받는 테마가 있다. 바로 "멋있는 어른의 모습"이다. 유튜브의 "밀라논나'도 그렇고, 드라마 컨텐츠 속에서 인기를 얻는 캐릭터들도 모두 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멋있고 쿨한 어른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다. 이 영화 속에서도 매버릭은 멋있는 어른이란 어떤 것인가 생각해보게 한다. 처음에 매버릭은 후배들의 원망을 산다. 불가능의 영역인 고도를 계속 침범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이는 군인들의 비행 서적의 내용과도 반하는 내용이고, 이런 제멋대로의 가르침은 매버릭의 상관들을 화나게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해고 당할 상황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가르침의 필요성을 자신의 비행 능력으로 입증한다. 불가능의 영역도 그라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몸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비행 능력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어 그 이후로 후배들은 그의 말이라면 뭐든 신뢰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깨닫게 되는 지점이 있었다. 세상에는 세대 갈등이라는 개념이 있다. 젊은 사람들은 기성 세대들이 납득할 수 없는 지시를 내리는 것에 화를 낸다. 반면, 기성세대들은 젊은 사람들이 지시에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다는 것에 화를 낸다. 물론, 매버릭과 같이, 불가능이 가능하다고 몸소 증명해내는 상사들은 없다. 그것은 단연코 판타지이다.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에게 왜 이런 매버릭 같이 몸소 귀감이 되어 주질 않는지 따지는 것은 결국 그들의 판타지가 빚어낸 욕심이 원인인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 모든 어른들이 그처럼 멋있는 증명을 해내지는 못하시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의 문제는 자신이 겪고 있는 고민들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을 것이란 과도한 기대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기성세대도 자신의 과거의 찬란함에 매료되어 젊은 사람들에게 과도한 수준의 패기를 요구하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그것 또한, 기성 세대가 젊은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기대치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말해, 각 세대들은 자신들이 당면해 본적 없는 감정들을 이해해볼 생각 조차 하지 않고, 각자 만의 판타지를 실현시켜 주기를 다른 세대들에게 요구하면서 의미없는 불만들을 쌓아나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2. 영화관의 존재 이유
이 영화는 굉장히 돈을 많이 들인 전투기 액션 영화이다. 내용은 기대할 만한 것이 못된다. 그리고 이 영화를 선택한 사람들은 내용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투기 조종 액션의 박진감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을 것이기에.
처음에 이 영화를 보기로 했던 것은 '예상 외로'인기가 많다기에 선택했었다. 탑건 1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과연 탑건 2가 이전의 미국 군인에 대한 멋있는 이미지와 톰 크루즈에 멋있는 비주얼 때문에 인기가 많았던 탑건 1의 영광을 과연 21세기에 굳이 왜 구현하려고 하는 것일까 싶었을 것이다. 사실 나도 그랬다. 마블 액션 등등 박진감 넘치는 소재는 차고 넘치고, 요새는 프리가이 처럼 게임을 소재로 하는 영화도 많아져 전투기 조종 액션만으로는 눈길을 끌 수 없을 텐데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영화 머리를 잘 썼다. 전투기 조종하는 장면들이 마치 전투기 조종 게임에 관객들을 참여시켜 동일시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박진감을 몸소 느끼게 했다. 그 실감나는 박진감이 이 영화의 성공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조종은 매버릭이 하지만 우리 모두 그의 전투기에 타고 있는 듯한 환상을 심어준 것이다. 전투기 액션을 하고 있는 인물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도 참여시킴으로써 공감 지수를 올린 것, 머리 좋은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영화들이 결국 영화관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킨다. 최근 '영화관의 위기'다 뭐다 하는데, 영화관은 세계관이 거대한 '듄'이나 '마블 유니버스' 영화 뿐만 아니라 스피디한 액션 영화가 사라지지 않는한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다만, 소규모 독립 영화 그리고 상업 영화이지만 이 정도의 거대한 제작비가 필요하진 않은 영화들이 이런 영화들 때문에 영화관에서는 기를 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 이미 그런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결국 거대 제작사의 영화만이 영화관에서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지배구조가 형성되었다. 그렇다면, 작은 영화들은 그만큼 대비를 해야 할텐데, 새로운 수익 구조에 대한 논의는 필요해보인다. 아니, 이미 업계 분들은 실감하고 계실 테지만 말이다.
3. 총평
이 영화는 살짝 주춤하는 마블의 빈자리를 잘 채워준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탑건 1을 보셨던 분들이 어떤 점에서 미국 군인의 멋있는 모습에 경도되셨는지를 어렴풋이 예상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여전히 빠른 전개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에 고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마블이 개봉할 때마다 반응이 이전보다는 미적지근하기에 사람들이 액션 장르에 많이 질렸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 영화의 흥행으로 이제는 마블에 대한 충성도 때문에 본다기 보다는 이제까지 봐온 가락이 있으니, 책임감으로 꾸역꾸역 보는 사람들이 많았던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액션 장르에 대한 수요는 꾸준했으나, 그냥 마블 유니버스에 더이상 새로움을 느끼지 않는 것 뿐이라는 추론을 하게 한 영화였다. 이 의견에 피드백 해주실 분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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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가 발휘할 수 있는 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관객석에 앉아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하는 주인공들이 있다. <몬스터>속 샤를리즈 테론의 캐릭터가 그랬고, 션 베이커 감독의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일부러 그러한 서술 방식을 취함으로써 문제의식을 가지도록 한다. <투 레슬리>의 레슬리 역시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계속 실패하고 마는 캐릭터이다. 관객은 그녀가 무너지고 또 모욕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적어도 ‘괜찮은’ 엔딩이 기다리고 있기는 한 건지 궁금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녀의 힘겨운 여정은 미국의 끝없이 펼쳐진 고속도로변을 위태롭게 걷다 사라지지 않는다. 레슬리는 끝내 방 한 칸을 찾아 안착함으로써 관객을 배반하지 않기로 한다.
그녀는 한때 얻었던 복권 당첨금은 도박으로, 주변 사람들의 신뢰는 알코올 중독으로 모두 잃었다. 이곳저곳 거처를 옮기지만 그녀를 받아주는 곳은 마땅치 않다. 원래 살던 곳에서 그녀가 재기하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던 중 우연하고도 놀랍게도 허름한 모텔을 운영하던 남자가 그녀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일자리를 제안한다. 그 자신도 사유지에서 몰래 잠을 자던 부랑인인 레슬리에게 숙식과 급여를 제공하기로 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영화의 말미에 마침내 중독을 억누르고 가족과 친구를 끌어안는 레슬리를 보고 나면 관객은 깨닫게 된다. 일자리 제안도,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힘겨운 과정도, 망친 관계를 회복해보려는 움직임도 모두 레슬리를 향한 아주 작은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찰나의 믿음이 그녀에게 기회를 주고, 마침내 그녀가 한발짝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레슬리에게>는 그 제목처럼 레슬리를 바라보는 누군가의 이야기도 아니고 그녀의 눈부신 성장 드라마도 아니다. 오히려 끈질긴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에 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영화가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작은 믿음에 관한 영화라는 것이다. 아주 작은 믿음이 바로 레슬리를 엔딩까지 데려가는 실낱 같은 희망이고, 그것이 쌓여 실패하더라도 일어설 수 있는 힘과 관계망을 만든다. 그래서 그녀가 앞으로 ‘오래 오래 행복하게’사는 엔딩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관객은 충만한 채 극장을 나설 수 있다.
(본 리뷰는 하이스트레인저 씨네랩에서 초대받아 참석 및 관람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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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나라 형사들의 공조보다 더 필요했던 것
누군가가 글쓴이에게 '10대 시절 중 뭐가 제일 아쉬우세요?'라고 묻는다면, 내 답은 간단하다. '모든 것이 전부 다'다. 성장했으니 후회도 하는 거겠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그중 탑 3 안에 들 것은 역시 외국어를 배우는 것. 단순히 토익점수나 영어 수능 등급 때문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메리트다. 일단 그리고 외국어 잘하는 게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다. 그냥 무엇이든 공부 열심히 하면 멋있지만 특히 외국어는 더 멋있는 느낌..?
외국어를 공부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이것만 있겠어? 외국인 친구 사귀면 재밌을 것 같다. 어느 나라를 가도 날 반기는 사람이 있는 건 신기한 경험일 것 같다. 실제로 학교 다니면서 캐나다에 살지만 베트남 사람인 외국인 친구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 친구 자체가 귀여워서 아주 즐거운 기억이었다. 또 베트남과 캐나다의 문화에 대한 걸 들었던 기억도 재밌었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이렇게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그런데 만약 외국어를 공부하지 않아도 다른 나라의 사람과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신기한 일일 것이다. 그것도 내가 경찰이라 북한 사람과 힘을 합쳐 범죄자를 잡는 기억이라면 더 신기하겠지? 여기 남, 북한 형사가 두 번째 협동 수사로 북한의 범죄자를 잡으려고 한다. <공조 : 인터내셔날>이다.
삼국 공조
첫 번째 공조가 지니고 시간이 좀 지났다. 북한은 정부차원에서 범죄자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범죄자의 이름은 장명준. 북한이 아닌 해외에서 범죄행각을 지속하고 있다. 추적 중인 임철령. 추격 끝에 장명준을 포획하는 데 성공한다. FBI와의 실랑이를 잘 해결하고 그렇게 문제가 잘 해결되는 것 같았다. 미국 어느 길가에서 장명준을 검거한 채로 이동 중인 임철령. 부하 직원과 잠깐 대화하고 있는데 갑자기 폭발이 일어난다. 테러당한 수송차량. 갑자기 총격전이 일어난다. 의문의 괴한들은 장명준을 엄호한다. 수많은 FBI 요원이 사살당한다. 아수라장이 된 수송차량. 난장판이 된 틈을 타 장명준은 괴한들과 함께 탈출에 성공한다.
금세 임철령의 귀에 장명준의 근황이 들려온다. 남한으로 도망갔다는 말이 들린다. 남한이라. 임철령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명의 얼굴이 있다. 그래. 그 형은 잘 지내려나. 남한으로 돌아가 공조수사를 기획하는 임철령. 어렵지 않게 남한으로 귀환하는 데 성공한다. 형. 오랜만입니다. 강진태와 임철령은 다시 한번 더 범죄자를 잡기 위해 힘을 합친다. 그런데, 두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있었다. 미국 FBI가 이 사건에 개입한 것이다. FBI의 담당자 잭은 강진태, 임철령과의 불편한 관계를 유지한 채로 장명준을 잡기 위해 공조한다.
본분에 충실하다
5년 만에 돌아온 <공조> 시리즈의 신작이다. 장르는 역시 코미디다. 호러 영화는 무서워야 제맛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코미디 영화는 웃기면 장땡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글쓴이는 적지 않게 웃다 나왔다. 그리고 상영관 안의 분위기도 좋았다. 오히려 나를 제외한 관객들이 글쓴이보다 더 자주 웃었다. 이 영화에서 코미디를 만드는 방식은 다양하다. 일단 현빈, 다니엘 헤니 두 배우를 3초만 쳐다봐도 알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이 특징을 영화는 경제적으로 활용한다. 남북한의 긴장상태를 소재로 한 영화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코미디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인기 있는 팝 그룹이 어디야? 하면 딱 나오는 답이 있다. 근데 그 팀이 북한에서도 아예 100% 같은 맥락으로 쓰일 리는 없다. 이를 활용한 코미디도 적지 않게 보인다. 또 유해진 배우가 연기력으로 잘 살린 말장난 개그가 있다. "내가 무슨 ~도 아니고"식의 문장을 활용하는데, 이 멘트들이 걸핏하면 촌스러워질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 비슷한 말이 계속해서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질척이는 느낌이 없었던 건 이 말장난이 재미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강진태가 집안을 이끌고 있는 가장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이 부부 코미디도 영화에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공조라는 점에서 한국 국정원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데, 이 감시, 감청을 코미디로 활용한다. 각본가의 근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코미디 요소 중 최고는 임윤아 배우의 존재감이다. 이 영화는 임윤아 배우가 할 수 있는 많은 자원들을 10분 재활용한다. 임윤아 배우는 극 중에서 실업자로 나온다. 그리고 자기가 미녀인 걸 알고 있다. 걸핏 보면 모순되는 설정 같아 보이지만 이 배우는 이를 잘 소화한다. 화려하면 화려한 메이크업 방식대로 아이돌 센터의 클래스를 보여줄 수 있지만 뭔가 연약해 보이는 비주얼을 가진 임윤아 배우. 감독은 이 배우의 코디 방식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다. 영화에서 '백수와 어울리는' 얼굴과 '역시 아이돌 센터 출신'이라는, 모순될 수도 있는 설정을 극에서 양립할 수 있게 설정했다. 극 초반, 임윤아 배우가 연기한 박민영을 유튜브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로 설정했다. 짤막하게 이 캐릭터가 화장하는 시퀀스를 넣는다. 그럼 딱 느끼는 건 '우와 진짜 예쁘다' 다. 이렇게 초장부터 관객에게 기선제압 아닌 기선제압을 보여준다. 이다음 장면에 가족끼리 밥을 먹는다. 뭐하고 묻냐는 진태 아내의 질문에 "유튜브를 하고 있다"라고 답하는 민영. 이어 곧 "1년 중 3만 6천 원". 두 가지 행동이 이 배우를 아주 살짝만 봐도 설득력이 있게 만들었다. 또 진태의 입에서 '임철 령이 돌아온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때 '임철령이 나에게 빠진 것 아니냐'라고 주장하는 민영. 이 허무맹랑한 주장이 러닝타임 후반부까지 어떤 식으로 변형되는지 보면 흥미롭다. 배우의 비주얼과 연기력을 잘 꿰뚫고 있었던 각본가, 감독의 좋은 수가 돋보였다.
또 이 영화는 코미디 이전에 액션 장르의 영화다. 범죄물이기 때문에 부랑자들과의 액션이 빠질 수 없다. 이 영화의 코미디 작동법과 마찬가지로 액션 잘 찍었다. 예고편에도 나온 장면이다. 임철령과 강진태가 다시 만나 인사를 하고 악당들과 싸울 준비를 한다. 의외로 싸움 잘하는 강진태. 주목해야 할 건 이때의 임철령이다. 예전에 두루마리 휴지로도 상대를 두들겨 패버렸던 임철령. 임철령은 파리채와 '이 음식'으로 악당들을 혼내준다. 이 액션이 터무늬 없고 있고를 떠나 현빈 배우가 몸을 잘 써서 느린 연출 방식에도 생동감이 살아있다. 맨몸액션뿐만 아니라 총기 액션도 좋았다. 초반부 총기 액션은 이 영화의 스타트로 손색없었다. 전조에 차량이 전복되고 총기 액션으로 넘어가는데 이때 전환이 부드럽고 박진감이 살아있다. 이 좋은 시작은 중후반부가 되면 강점으로 작용한다. 중후반부는 액션이 주가 된다. 이 액션 신(들)에 단점도 있긴 하지만 가벼웠던 분위기를 무겁게 환기하는 좋은 연출이 주가 됐다. 아이디어가 빛났던 부분도 있고 배우들이 고생했겠거니 싶었던 부분도 있다. 특히 후반부에서 두 배우가 보여준 세 배우의 맨몸액션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레이-인남의 액션 신을 보는 것 같았다. 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액션을 느리게 찍고 화면을 빠르게 재생한 걸로 알고 있는데 아마 이 영화는 그게 아닌 것 같았다. 배우들이 어떻게 액션을 보여줄지를 다 외우고 찍은 티가 잘 난다. 사실 주요 액션신이 영화의 핵심 줄거리와 크게 관련이 있어서 풀어쓰기는 좀 어려운 감이 있다. 그런데 분명하게 서술할 수 있는 건 액션과 코미디는 확실하게 잡은 영화라는 것이다. 그런데..
잘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영화를 보면서 계속 찜찜했다. 일단 첫 번째. 이야기에 균열이 너무 많다. 일단 박민영 캐릭터다. 이 인물은 왜 아직도 취업을 못하고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이 든다. 그리고 두 번째. 유투버라는 설정은 아예 불필요했다. 그냥 없어도 된다. 3만 6천 원이라는 설정을 넣어서 후에 코미디 요소로 쓰려고 이 인물을 유투버로 만든 것 같다. 그런데 굳이 그 장면에서 180만 원이라는 코미디 요소가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 돈으로 무얼 하는지도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다. 그냥 없어도 되는 수준이다. 게다가 극에서 매체를 너무 편의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장명준이 자금줄의 나이트클럽에 가서 돈을 요구하는 장면이 있다. 이것도 충분히 경찰에 신고할만한 장면이다. 그런데 그 장명준 일당이 행패만 부리고 이에 대한 책임은 없다. 임철령, 강진태가 악당들과 싸운 건 바로 뉴스에 나오는데 말이다. 또 다른 구멍은 국정원이다. 앞에서 서술한 대로 국정원이 이 영화에서 주요하게 작동한다. 이 국정원이 강진태의 집안을 도청, 감청한다. 이거 이래도 되나? 아예 민간인인데? 도청하는 대상인 강진태 가족은 과연 무슨 잘못인가? 이 도청 여부를 가지고 다른 캐릭터들이 보이는 행각도 물음표 치는 구석이 많다. 또 이 국정원 요원들이 인물들을 바탕으로 코멘트하는 장면이 있다. 아무리 코미디적 요소라지만 이 장면 자체가 아예 불필요하다. 이 코멘트가 임무에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다. 이렇게 안 넣어도 될 요소를 굳이 코미디로 살린 탓에 첩보전 양상이 몇 단계는 업그레이드돼야 할 영화의 흐름에서 집중을 깨는 악영향을 끼친다. 또한 이 국정원 캐릭터들 중 한 멤버는 뭔가 이상하다. 굉장히 감정적이다. 좀 지나칠 정도로.
두 번째. 장르에 대한 연구가 안 보인다. 뭐 영화가 장르에 대한 연구가 무조건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다. 이 영화는 그런 스릴러 영화의 고찰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으니까. 그런데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은 구석이 있다. 바로 빌런 장명준 역이다. 우리가 어떤 스릴러 영화를 볼 때 긴장감을 느끼는 방식 중 하나는 빌런의 서사를 느끼는 것이다. 아니면 악당의 캐릭터성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유감스럽지만, 이게 나의 방식이야'라고 강렬한 인상을 줬던 레이, <관상>에서 압도적인 첫 등장신으로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박혀있는 수양 대군, 손석구의 열연으로 임팩트를 줬던 <범죄도시 2>의 강해상이 그렇다. 또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방식은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의 버키나 <시빌 워>의 제모 남작을 보면서도 찾을 수 있다. 이 둘에겐 세뇌와 가족을 잃은 슬픔이라는 동기부여가 강력하다. 이 장명준은 두 예시에 끼지 못한다. 일단 초반부 차량 폭파 및 총격전 장면은 그 일당의 강력함만 느껴지지 빌런 장명준 자체에는 몰입이 안 된다. 극 중후반부까지 장명준 개인에게 할당된 액션 시퀀스도 상당히 부족할뿐더러 동기도 후반부에 잠깐만 느끼니 배우 진선규의 연기가 아니었으면 지루하다고 느낄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세 번째. 설정을 굉장히 편의적으로 활용한다. 무슨 뜻이냐면 '알고 보니' 식의 전개가 영화의 중심이 된다는 뜻이다. 나이트클럽 수색 신이 있다. 북한 사람 임철령과 남한 사람이지만 아저씨 나이인 강진태는 현실적으로 수색하기 어렵다. 그럼 누가 있어? 바로 박민영이 있다. 아름다운 미모를 뽐내며 활약할 것 같은 민영. 민영은 '알고보니' 클럽 죽순이었다. 그런데 이 민영의 행보를 유심하게 보신다면 알 수 있다. 이런 식의 전개가 극 전부를 이끈다는 걸. 비슷한 맥락으로 다니엘 헤니가 연기한 잭 캐릭터에도 이런 '알고 보니'식 전개가 있다. '알고 보니' 잭 캐릭터가 과거에 어떤 부서에서 일을 했었다. 뭐 그 부서에서 일한 건 좋다. 그러나 이 설정을 굳이 그런 식으로 보여줄 이유가 있나? 싶다. 초반부에 어떤 부분을 할애하더라도 이 부분을 묘사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었다. 그냥 단순히 한 문장 하나로 퉁치기엔 더 풀었어야 했던 떡밥이 많다. 또 이 인물이 주요 범죄자를 심문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때 이 사람의 어떤 기억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의 해결책이 된다. 이게 흐름 상으로 보면 이상하다. 이 경험을 활용하는 방식도 기시감이 든다. 그냥 이 경험의 이유가 '다니엘 헤니가 잘생겨서' 밖에 없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결과를 제시하고 과정을 '알고 보니'로 퉁치니 적지 않은 코미디 요소가 의문점이 드는 것이다.
이 편의적인 설정의 정점은 세 인물의 갈등이 고점으로 치닫는 시퀀스에서도 빛을 발한다. 마치 짜기라도 했던 것처럼 이 사람들은 어디로 향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갈등 해소하기 위해 많이 가는 곳이 어김없이 나온다. 이곳에서 보여주는 모든 장면은 전부 조악하다. 또 앞에서도 언급했던 '가장 유명한 팝 그룹' 소재는 KPOP이라는 단골손님을 이제 너무 자주 봐서 질리기까지 하다. 그리고 현빈, 다니엘 헤니 두 배우의 공통점을 사용하는 방식은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상케 한다. 2005년에 썼던 방식이 2022년에 고대로 이어진다. 두 인물이 그런 장점이 있어서 파생되는 코미디는 민영과의 관계에서만 써먹어도 충분했다. 그런데 2절 3절까지 쭉쭉 이어지니 안 그래도 식상한 게 두 번 반복되는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 진태가 공조수사 이전에 사이버수사대 소속이었다. 이 사이버수사대 소속이기 때문에 수사가 굉장히 용이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다. 이것도 1절만 하고 끝냈어야 했다.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장르적인 재미를 뽑아낼 수 있었을 텐데 모든 게 그냥 쉽게 사사샥 지나간다. '사이버 수사대 출신인 거 알지? 그러니까 그냥 이렇게 쉽게 지나간다 ㅎㅎ'의 전개는 극에서 한 번만 반복되는 게 아니라서 굉장히 아쉽다. 이 과정은 자체로만 보면 충분히 더 어려웠어야 했다고 본다. 또한 극초반부에서 진태가 수사를 벌이는 장면이 있다. 진태가 수사하기 위해서 어떤 기계를 들고 범죄자 소굴에 들어간다. 그 범죄자 소굴은 쉽게 진압된다. 그다음. 위조 여권 전문가를 포획하려 한다. 그런데 이때 경찰들이 너무 무기력하다. 최소한 가까이라도 있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후 카레이싱 액션에서도 진태가 사서 문제를 만드는 부분이 있다. 이 시퀀스 자체가 올드한 걸 떠나서 작위적이니 초반부가 몰입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반부 주요 인물들의 주인공 버프는 '굳이?'싶다. 두 배우 멋있는 건 알겠는데 너무 그런 멋을 추구했던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 번만 보여주는 거면 모르겠는데 이게 세, 네 번쯤 반복되니 완성도에 금이 간다.
또 그 편의성으로만 활용한 설정은 카메라 촬영 방식에도 있다. 초반부 파리채로 액션 시퀀스를 벌이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이 영화는 슬로모션을 활용한다. 이 영화에서 이 액션은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임철령의 빠릿빠릿한 무력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극 중에서 <범죄도시>의 '마석도'를 연상케 하는 세계관 최강자로 묘사되는 임철령. 강력한 모습을 보여줘야 후의 모든 액션신에 설득력이 생긴다. 그러면 행동이 재빠르거나 진중해야 한다. 이 시퀀스에서 보여준 액션 연출 방식은 촬영 구도도 뭔가 김 빠지고 재빠르지도 않다. 어떤 편집 방식을 쓰기도 했다. 이 연출 방식 때문에 임철 령이 약해 보인다. 영화의 강약 조절에 아쉬움이 생기는 지점이다.
중후반부의 긴박감으로도 숨길 수 없었던
이렇게 잘 만든 것도 있지만 단점이 그것을 상회하다 보니 재밌긴 해도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스릴러의 장르성을 좀 더 깊게 탐구했으면 이 좋은 배우들로 더 나은 결과물이 생길 수 있다는 아쉬움은 둘째로 친다. 분명히 서사가 더 들어가야 할 부분에 '너희들 이거 좋아하지?'를 의식해서 다 때려 박았으니 시각적 쾌감만으로도 영화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임윤아 배우의 미모. 현빈 배우의 카리스마. 유해진 배우의 유쾌함. 진선규 배우의 연기력. 이거 우리 이미 영화 보기 전에 다 알고 있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제시됐다 뿐이지 영화는 이 요소를 1차적으로 활용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는 없다. 그러다 보니 영화에서 남는 게 과연 뭐가 있을까?를 돌이킬 때 다 아는 걸 말할 수밖에 없다. 임윤아 배우 예쁜 거 누가 몰라? 이제 어엿한 베테랑 배우 된 거 누가 몰라? 현빈 배우 멋있는 거 혹시 모르는 사람? 심지어 조연급이었던 김원해 배우의 연기는 <아수라>에서 봤다. 이렇게 거의 대부분 아는 것들, 그러니까 배우 고유의 매력을 캐릭터 영화로 둔갑시켜 러닝타임을 끌고 가니 좀 진부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있다. 세 인물의 협동 이전에 장르 특성과의 공조가 먼저 이어졌다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근본적인 기획에서도 의문이 있다. 삼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다는 것이 영화의 제목 아닌가. 그럼 서로 의심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없이 애매하게 퉁친다. 어쩌면 영화는 이걸 중심으로 뭔가를 더 전개하고 싶은 생각 자체가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헌트>에서 고밀도의 첩보전을 봤던 우리는 이 영화의 연출력에 웃음이 나긴 하지만 솔직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명절 특수 영화 좋다 이거야. 근데 그게 과연 전부일까? 엄마 아빠 극장에 데려가서 하하하 웃는 걸로 만족하기엔 강력한 라이벌로 <육사오>가 있고, 첩보전을 보기엔 <헌트>가 있다. 관객들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고를 틈도 없이 주요 영화관에 이 <공조 : 인터내셔날>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다. 이 외부적인 환경 세팅과 아는 맛을 골랐다는 안정적인 선택 때문에 재밌긴 해도 잘 만든 영화라고 보기는 사실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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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보낼 순 없어! 넷플릭스 5월 종료작 5
여러분! 어린이날, 어버이날 잘 보내셨나요?
지금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진출 임박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가 한국 점유율 1등을 차지하고 있는 OTT 시장에서 과연 디즈니 플러스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요?
5월엔 넷플릭스에 흥미로운 영화들이 많이 공개되는 반면, 그만큼 재미있는 영화들도 종료 예정이라고 합니다. :( 종료 예정작으로 많은 영화들이 있지만, 여러분들의 시간을 아껴드리기 위해서 씨네랩이 재밌는 영화들로만 선정했습니다.
1.마 Ma (2019) - 테이트 테일러
2021.05.30 종료 예정
" 10대 청소년인 ‘매기’(다이애나 실버스)는 마트 앞에서 술을 대신 구매해줄 어른을 찾던 중, 우연히 ‘수 앤’(옥타비아 스펜서)과 조우하게 된다. 처음에는 ‘매기’의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하던 ‘수 앤’이지만
‘매기’의 친구 ‘앤디’(코리 포겔매니스)의 얼굴을 보자 돌변한 듯 마음을 바꾸고,
심지어 ‘매기’와 친구들이 안전하게 놀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지하실을 빌려주기까지 한다. 아낌없이 친절을 베푸는 ‘수 앤’에게 마음을 연 ‘매기’와 친구들은
그녀를 ‘마(이모)’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가까워지지만,
점차 아이들과의 관계에 집착하기 시작하는 ‘수 앤’에게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
<마> synopsis포스터부터 강렬함이 느껴지는 영화 <마>는 옥타비아 스펜서 주연의 공포/스릴러 영화입니다. 2019년도 북미에서 개봉하여 핫한 반응을 이끌었지만, 한국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국내 개봉은 아쉽게도 하지 않았는데요. '호러 공장'이라고 불리는 블룸 하우스에서 제작한 영화인 만큼, 스릴러 공포영화를 즐기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2. 폭스 캐처 Foxcatcher (2014) - 베넷 밀러
2021.05.30 종료 예정
" 레슬링 선수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는 금메달리스트이자 국민적 영웅인 친형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의 후광에 가려 변변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미국 굴지 재벌가의 상속인인 존 듀폰(스티브 카렐)이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는 자신의 레슬링 팀, ‘폭스 캐처’에 합류해 달라고 제안한다. 선수로서 다시없을 기회라고 생각한 마크는 생애 처음으로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폭스캐처 팀에 합류하고 존 듀폰을 코치이자 아버지처럼 따르며 훈련에 매진한다. 하지만 기이한 성격을 지닌 존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둘 사이에는 점차 균열이 생기고 존이 마크의 형인 데이브를 폭스캐처의 코치로 새롭게 초청하면서 세 사람은 전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폭스캐처> synopsis2014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베넷 밀러의 영화 <폭스캐처>는 미국에 실제 있었던 '존 듀폰 살인 사건'을 다룬 드라마/스릴러 영화입니다. 감독 특유의 캐릭터 분석/관찰 능력과, 스티브 카렐, 채닝 테이텀, 그리고 마크 러팔로 세 배우의 연기력이 더해지며 [명작]이라는 많은 호평을 받은 영화입니다. 베넷 밀러 감독의 <머니볼>을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영화 <폭스캐처> 추천드립니다.
3. 미트 페어런츠 Meet the Parents (2000) - 제이 로치
2021.05.31 종료 예정
" 남자 간호사 그렉 포커(벤 스틸러 분)는 애인인 팜(테리 폴로 분)에게 프러포즈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마음을 전하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려 프로포즈는 수포로 돌아가는데, 그 전화는 바로 팜의 여동생이 결혼한다는 소식이었다. 그 순간 그렉은 팜과의 결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무서운 아버지 잭 바이런(로버트 드니로 분)에게 승낙을 받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이 승낙을 팜의 여동생 결혼식 때 참석하여 받을 것이라 다짐하고 그녀의 고향인 뉴욕으로 향한다. 하지만 전 CIA 심리분석가이자 일명 '걸어 다니는 거짓말 탐색기'인 잭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
<미트 페어런츠> synopsis영화 <미트 페어런츠>는 로버트 드니로 를 보려다가 영화 관람이 끝나면 결국 벤 스틸러에게 입덕 하게 된다는 영화입니다. 가끔은 머리를 비우고 생각 없이 영화를 보고 싶을 때가 있죠? 소소한 웃음으로 영화를 가득 채운 영화 <미트 페어런츠> , 가벼운 코미디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4.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2005) - 스티븐 스필버그
2021.05.31 종료 예정
" 레이 페리어(톰 크루즈 분)는 이혼한 항만 근로자로 아무런 희망 없이 매일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주말, 그의 전 부인(미란다 오토 분)은 아들 로비(저스틴 채트윈 분)와 어린 딸 레이첼 (다코타 패닝 분)과 주말을 보내라고 레이에게 맡긴그리곤 얼마 안 있어 강력한 번개가 내리친다. 커다랗고 다리가 셋 달린 정체 불명의 괴물이 땅속 깊은 곳에서 나타나 사람들이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모든 것을 재로 만들었다. 레이는 그의 아이들을 이 무자비한 새로운 적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급히 피난을 떠나, 파괴되고 황폐해진 도시를 가로지르는 여정에 오른다. 거기서 그들은 침략자들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피난민들을 만나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어디로 가든지 안전한 곳은 없고, 피난처도 없다. 단지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겠다는 레이의 확고한 의지만 존재 할 뿐인데....."
<우주전쟁> synopsis스티븐 스필버그 + 톰 크루즈 조합으로 흥행 안 할 수가 없는 조합인 영화 <우주전쟁>은 2005년 개봉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연출력과 연기력으로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영화입니다. SF, 우주, 외계인 이 세 키워드 중 좋아하는 키워드가 하나라도 있다면 영화 <우주전쟁>을 추천들입니다.
5. 잭 리처 Jack Reacher (2012) - 크리스토퍼 맥쿼리
2021.05.31 종료 예정
" 현장의 모든 증거들이 한 남자를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그는 자백을 거부한 채 ‘잭 리처를 데려오라’는 메모만을 남긴다.
전직 군 수사관 출신이지만 실제 정체를 아는 이는 누구도 없는 의문의 남자 ‘잭 리처’.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는 모든 정황이 완벽해 보이는 사건에 의문을 품고
홀로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나서는데…!
법의 한계를 넘어선 자, ‘잭 리처’
이제 그의 심판이 시작된다! "
<잭 리처> synopsis톰 크루즈의 액션 영화 <잭 리처>는 액션 영화입니다. <미션 임파서블>의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맡은 영화로, 원작 소설 '원샷'의 시리즈 중 아홉 번째 작품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관객들에게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반영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죠. 그러나 '액션'을 주로 홍보했던 거에 비해, 막상 영화는 액션보다는 추리극에 가깝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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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티저 예고편
지구 반대편, 낯선 땅 콜롬비아 보고타 기회는 바로 그 곳에 있었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12월 31일 극장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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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적인걸 : 흑사병의 비밀> 예고편
흑사병이 창궐한 병주성 남쪽.
병주성 도독부는 그 즉시 병주성에 봉쇄령을 내리고
발길이 묶인 백성들은 성안에 갇혀 두려움에 떠는데...
흑사병으로 죽어가는 백성을 살리기 위해 명탐정 적인걸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