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tto2023-11-28 16:33:22
우리 모두가 발휘할 수 있는 힘
<레슬리에게> 리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관객석에 앉아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하는 주인공들이 있다. <몬스터>속 샤를리즈 테론의 캐릭터가 그랬고, 션 베이커 감독의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일부러 그러한 서술 방식을 취함으로써 문제의식을 가지도록 한다.
<투 레슬리>의 레슬리 역시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계속 실패하고 마는
캐릭터이다. 관객은 그녀가 무너지고 또 모욕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적어도 ‘괜찮은’ 엔딩이 기다리고 있기는 한 건지 궁금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녀의 힘겨운 여정은 미국의 끝없이 펼쳐진 고속도로변을 위태롭게 걷다 사라지지 않는다. 레슬리는 끝내 방 한 칸을 찾아 안착함으로써 관객을 배반하지 않기로 한다.
그녀는 한때 얻었던 복권 당첨금은 도박으로, 주변 사람들의 신뢰는
알코올 중독으로 모두 잃었다. 이곳저곳 거처를 옮기지만 그녀를 받아주는 곳은 마땅치 않다. 원래 살던 곳에서 그녀가 재기하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던
중 우연하고도 놀랍게도 허름한 모텔을 운영하던 남자가 그녀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일자리를 제안한다. 그
자신도 사유지에서 몰래 잠을 자던 부랑인인 레슬리에게 숙식과 급여를 제공하기로 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영화의 말미에 마침내 중독을 억누르고 가족과 친구를 끌어안는 레슬리를 보고 나면 관객은 깨닫게 된다. 일자리
제안도,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힘겨운 과정도, 망친 관계를
회복해보려는 움직임도 모두 레슬리를 향한 아주 작은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찰나의 믿음이 그녀에게
기회를 주고, 마침내 그녀가 한발짝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레슬리에게>는
그 제목처럼 레슬리를 바라보는 누군가의 이야기도 아니고 그녀의 눈부신 성장 드라마도 아니다. 오히려
끈질긴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에 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영화가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작은 믿음에 관한 영화라는 것이다. 아주 작은 믿음이 바로 레슬리를
엔딩까지 데려가는 실낱 같은 희망이고, 그것이 쌓여 실패하더라도 일어설 수 있는 힘과 관계망을 만든다. 그래서 그녀가 앞으로 ‘오래 오래 행복하게’사는 엔딩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관객은 충만한 채 극장을 나설 수 있다.
(본 리뷰는 하이스트레인저 씨네랩에서 초대받아 참석 및 관람 후 작성되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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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호」리뷰2ㅣ네이버에도 안 나오는 김태리의 과거 흔적ㅣ결말포함 영화리뷰ㅣ승리호 넷플릭스뷰ㅣ건데ㅣ
? '승리호' 배우 김태리 편
후후, 저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 "아가씨" 이전부터
김태리 배우를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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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의 부장들'을 보기 위해 알아야 하는 6가지 역사 사실들
영화 ' 남산의 부장들 (2020) ' 속 역사 리뷰
그리고 동아일보 정치부 김충식 기자의
동명의 원작도서 ' 남산의부장들 ' 비교정리- 한국 현대사
1) 코리아 게이트(*박동선)
2)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3)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4) 박정희 대통령
5) 유신정권
6) 10.26 사태
7) 남산 그리고 중앙정보부(현 국정원)- 영화 ' 남산의부장들 ' 시놉시스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한다
이 사건의 40일 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는데…흔들린 충성, 그 날의 총성
- '남산의 부장들' 스탭
감독: 우민호(영화 '내부자들', '마약왕')
출연: 이병헌, 곽도원, 이성민, 이희준, 김소진
원작: 김충식
각본: 우민호, 이지민
무술감독: 전우재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젬스톤픽처스
배급: 쇼박스
제공: 쇼박스#남산의부장들 #남산의부장들리뷰 #남산의부장들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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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랑종> 2차 예고편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 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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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Tekken: Bloodline> 공식 티저 예고편
"힘이야말로 전부다."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가문의 호신술인 '카자마류 고무술'을 배운 카자마 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공할 악이 갑자기 나타나자 무력했다. 그 결과, 소중한 모든 것이 파괴당해 삶이 영원히 바뀐 진. 아무것도 막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난 진은 복수를 다짐하고, 이를 위한 절대적인 힘을 추구한다. 그 여정은 세계 무대에서 펼쳐지는 궁극의 배틀인 킹 오브 아이언 피스트 토너먼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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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남] 2021년판 나 홀로 집에, <워 위드 그랜파>
안녕하세요. 광남입니다. 오늘 리뷰할 영화는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2020)입니다. 개인적인 관람 후기부터 말씀드리면 2021년, 나 홀로 집에 케빈이 돌아온 느낌도 들고, 영화 인턴에서도 마음을 달래주던 로버트 드 니로가 또 다른 역할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형적인 미국 코미디 영화의 느낌도 나지만, 알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된 영화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2020) 리뷰 바로 시작합니다.
▣ 영화의 줄거리는?
엄마 샐리(우마 서먼)가 할아버지 에드(로버트 드 니로)를 집으로 데리고 오면서 방을 뺏겨버린 손자 피터(오크스 페글리)는 다락방에서 지내야 된다. 가족끼리는 서로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지만 방을 뺏긴 충격에 피터는 할아버지 에드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할아버지를 골탕 먹이려고 온갖 수를 쓴다. 그러나, 계속된 피터의 도발에 에드 역시 반격을 시작하면서 방을 두고 두 사람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룰도, 나이도 없는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 철부지 할아버지 vs 철부지 손자
이런 철부지 할아버지와 손자가 또 있을까? 영화 워 위드 그랜파에서 두 사람의 싸움은 마치 철없는 아이들 싸움과도 같은데요. 한 명이 전쟁을 시작하면 다른 한 사람은 복수를 하죠. 가족들이 모르게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가족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핵심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방을 두고 전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닌, 가족 모두가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 할아버지와의 추억?
먼저 떠난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와 그런 자신의 아버지를 모시고 온 샐리와 아서(사위). 그리고 샐리와 아서 사이에서 태어난 손주들까지 이 영화에선 코미디 영화가 주는 유쾌한 웃음이 참 좋은데요.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그 안에서 웃음만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설명 정도로 나오는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에게 피터와의 전쟁 한바탕은 잠시나마 할머니를 잊게 해준 고마운 시간이 되는데요. 이렇게 만들어가는 추억은 누구나 꿈꾸는 그런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 싶고, 저도 이런 모습에 알 수 없는 찡함을 전해받았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영화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2020) 리뷰를 진행해봤습니다. 최근에는 액션, 판타지, 범죄 등 화려한 영화들을 주로 챙겨 봤었는데, 이렇게 힐링이 되는 영화를 보니 마음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네요. 잠시나마 로버트 드 니로가 나의 할아버지가 되어주는 영화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2020) 정말 가족끼리 봐도 좋고, 혼자 봐도 좋은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 광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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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스를 입은 허수아비는 어떻게 자유를 되찾는가?
해당 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스펜서>를 본 후의 감정은 이렇다. 한 움큼의 답답함과 불안함 그리고 약간의 상쾌함. 감독은 극이 시작하기 이전에 앞서 “비극”임을 일러둔다. 실제 다이애나 스펜서는 36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고, 많은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그의 삶을 선뜻 비극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이애나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뜻을 고집했고 자유를 꿈꿨다. 나는 이러한 삶을 ‘모난 돌이 정 맞은’ 것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그저 올곧게 앞으로 나아가기에는 세상이 뒤틀려 있기에 장애물이 많았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3일간의 샌드링엄 별장 생활은 다이애나에게 비극이다. 찰스 왕세자의 외도와 삭막한 영국 왕실의 예법은 쉴 틈 없이 다이애나의 목을 조여 온다. 그러나 자신을 해치기보다 자신의 뜻을 펼치게 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스펜서>는 깊은 불안에서 빠져나오는 순간을 포착하며 비극 속에서 작은 희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드레스를 입은 허수아비
영국 왕실의 크리스마스 연휴를 위한 만찬은 마치 군인들의 특별작전처럼 비밀스럽고도 엄격하게 준비된다. 왕가 사람들의 임무는 삼시 세끼 그 음식들을 먹고 연휴를 즐기는 것. 그 증거로 별장에 들어올 때 잰 몸무게보다 체중이 늘어나면 된다. 정해진 음식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옷을 입고 모여 정해진 일을 하면 된다. 이들은 로열 패밀리로서의 기품을 보여주며 얌전히 일을 수행하면 된다. 영국 왕실의 체면과 품위가 떨어지지 않도록.
왕실의 예법에 맞게 모든 것의 쓰임과 용도는 촘촘하게 정해져 있다. 사냥용 꿩, 애완용 강아지는 각자의 용도와 쓰임이 분명하며 그에 걸맞은 의무도 있다. 의상조차 아침식사용 의상, 저녁식사용 의상, 외출용 의상 등등 용도에 따라 계속 갈아입어야 한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다이애나 역시 그레고리를 향해 묻는다. 그래서 “당신이 정확히 뭘 하는 사람”이냐고. 그레고리는 ‘감시자’다. 그렇다면 다이애나의 역할과 쓰임은 무엇인가? 왕실에서 바라는 것은 촘촘히 정해진 임무를 얌전히 수행하는 인형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스스로를 ‘왕세자비’가 아닌 ‘엄마’로 규정한다.
고루하고 엄격한 전통의 집안에서 자유로운 여성은 숨 막히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찰스 왕세자의 외도는 암묵적으로 용인되지만,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지정된 옷을 바꿔 입는 것만으로 말이 나돈다. 파파라치는 언제나 렌즈를 겨누고 있고 소문들은 언제나 뒤를 쫓아온다.
영국 왕실이 다이애나에게 기대한 건 예쁘게 차려 입고 얌전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추는 인형이었지만, 다이애나는 독립적이고 당당하며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주어진 역할과 상충하는 자아 정체성은 필연적으로 비극의 시작이다.
불안한 내면의 아름다운 시각화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다이애나에게 가장 고역은 식사시간이다. 최고급 요리들이 즐비해 있지만 한 입 뜨는 것조차 어렵다. 다이애나를 옥죄어 오는 차갑고 숨 막히는 시선들 속에서 남편이 준 진주 목걸이, 내연녀에게 준 것과 똑같은 그 목걸이는 더 깊이 다이애나의 목을 조여 온다.
다이애나의 처절한 내면적 정신적 불안과 공황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화면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고통스럽게 목걸이를 뜯어버리려 할 때도, 진주를 으득으득 씹을 때도 심지어 그것을 토해낼 때도 의상과 미술에 눈이 갈 정도로 완벽히 아름답다. 나도 모르게 화면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고 있을 때 다이애나는 말한다. “아름다움 따윈 쓸모 없”고,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스펜서>의 미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훌륭하지만, 관객에게 아름다움 뒤에 가려진 그의 내면에 집중해 주기를 호소한다.
한순간에 외부에서 왕실로 편입된 존재에 대한 사람들의 선망과 관심은 사랑과 미움을 모두 담고 있다. <스펜서>는 거대한 구조와 억압 속에서 한 여성이 지워지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완벽한 크리스마스 그리고 KFC
크리스마스이브, 한참 동안 길을 헤매던 다이애나는 겨우 길을 찾는다. 약속시간에 늦었음에도 다이애나는 허수아비의 옷을 벗겨가는 여유를 부린다. 해야 할 일을 앞두고 걱정만 하면서 딴짓을 하는 것처럼 왕가와 만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유예해 보려는 듯 말이다. 마침내 다이애나가 직접 운전하는 차가 아름답고도 완벽한 균형과 대칭으로 조각된 샌드링엄 별장의 정원에 들어선다. 카메라는 높은 부감 숏으로 정원에 들어서는 다이애나의 차를 따라가고 타이틀이 떠오른다.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 시퀀스다.
크리스마스 다음날 윌리엄은 왕실의 전통에 따라 꿩 사냥을 해야 한다. 다이애나는 이를 막기 위해 허수아비가 입고 있던 낡은 스펜서 가의 유물을 입고 총성이 빗발치는 사냥터로 뛰어든다. 결국 윌리엄의 꿩 사냥은 무산되고 다이애나는 두 아이와 함께 별장으로 돌아간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전통에 맞선다. 세 모자는 차를 타고 별장을 떠나 KFC를 사 먹는다. 그 어떠 만찬보다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이들에게는 분명한 해방이자 탈출이다.
딱딱한 대칭의 정원을 직선으로 가로질러 들어온 다이애나는 두 아들과 노래를 부르며 울퉁불퉁한 오솔길을 따라 나아간다. 자신이 정한 길을 자신의 리듬대로 나아간다. 자신을 향한 사랑을 확인하고 용기를 내어 살아가고자 한 다이애나의 선택은 ‘기적’을 기다리지 않고 찾아 나서는 유의미한 한 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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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전에 봐야할 판타지 윌리 웡카 연대기
3영3색의 매력이 한데 담긴 웡카 연대기 보고가세요
죽기전에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든 1971 <윌리웡카와 초콜릿 공장>
1971년 작품의 오마주에 가까운 2005 <찰리와 초콜릿공장>
원작의 세계관을 토대로 ‘윌리웡카’의 오리지널 이야기를 다룬2023 <웡카>
북미에서는 이미 1억 9천만달러를 넘기며 티모시 샬라메의 최고 흥행작 등극! 패딩턴 1,2를 감독한 폴 킹 감독과 휴그랜트의 움파룸파 대변신 ! 국내 최초로 4DX 상영관에서 초콜릿향을 선보인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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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와일더 / 조니 뎁 / 티모시 샬라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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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 시그니처 로고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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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왜소증을 겪는 배우들을 기용했던 기존 영화와 달리 180cm가 넘는 '휴 그랜트'가 움파룸파 역으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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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웡카>와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성공한 사업가 윌리웡카는 자신의 후계자를 가리기 위해 아이들을 공장으로 초대하는 이야기와 달리 <웡카>는 '달콤 백화점'에 웡카 자신만의 초콜릿가게를 여는 여정을 그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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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욕심 많은 아이가 빠졌던 초콜릿 강, 이번엔 웡카가 빠져있다?
줄거리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여정 좋은 일은 모두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의 꿈은 디저트의 성지, ‘달콤 백화점’에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여는 것. 가진 것이라고는 낡은 모자 가득한 꿈과 단돈 12소버린 뿐이지만 특별한 마법의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먹을 것도, 잠잘 곳도, 의지할 사람도 없는 상황 속에서 낡은 여인숙에 머물게 된 ‘웡카’는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의 계략에 빠져 눈더미처럼 불어난 숙박비로 인해 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른다. 게다가 밤마다 초콜릿을 훔쳐가는 작은 도둑 ‘움파 룸파’의 등장과 ‘달콤 백화점’을 독점한 초콜릿 카르텔의 강력한 견제까지.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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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리언: 로물루스 | 클래식의 트렌디한 변주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142년, 웨이랜드 유타니 사가 경영하는 식민지 행성 '잭슨의 별'에서 살아가는 '레인'(케일리 스패니). 그녀는 남동생이나 다름없는 인조인간 '앤디'(데이비드 존슨)와 함께 새로운 행성으로 떠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한다. 마침내 주어진 작업 시간을 모두 채워서 꿈이 이뤄지려는 순간, 레인은 작업 시간이 다시 늘어났고 그녀는 평생 식민지를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 그녀에게 친구 '타일러'(아치 르노)가 접근한다.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있는 연료와 우주선을 활용하면 새로운 행성을 떠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레인은 목숨을 건 식민지 탈출 계획에 가담한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시작과 동시에 어긋난다. 의도치 않게 로물루스에 숨어 있던 에이리언을 깨워버린 것. 에이리언이 습격하는 가운데 레인과 앤디는 서로를 지키기 위한 사투에 나선다.
오마주와 혁신, 두 마리 토끼를 잡다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한 재화의 소비를 한 단위 변화시킬 때 체감하는 효용의 변화분을 한계 효용이라고 할 때, 그 효용의 증가분이 점점 줄어든다는 법칙이다.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장수 시리즈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잘 보여준다. 한 시리즈가 장수할 수 있는 힘은 첫 편의 임팩트에서 비롯한다. 액션, 볼거리, 스토리, 캐릭터 중 하나라도 관객의 눈을 붙잡으면, 그 매력이 곧 프랜차이즈의 정체성이 된다.
그런데 시리즈가 반복될수록 이 매력은 장애물이 된다. 한 번 자극에 익숙해진 관객은 더 이상 효용을 느끼지 못할 테니까. 그렇다고 변화를 주는 것도 쉽지는 않다. 오마주와 변화 사이에서 줄을 잘 타야 한다. 과하게 변주하면 기존 정체성을 사랑하는 팬들이 프랜차이즈를 떠날 테니까. 물론 변화를 주지 않으면 이름값만 남은 채 도태된다.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어깨도 같은 이유로 무거웠다. 본편 4개와 프리퀄 2개의 무게를 견뎌야 했다. 관객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가던 시리즈도 되살려야 했다. <로물루스>는 영리하게 과제를 해냈다. 시작점으로 되돌아가 클래식한 매력을 선보이면서도 시대에 맞게 달라진 공포를 선보인다. 그 덕분에 <로물루스>는 다른 시리즈의 수많은 속편과는 달리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준수한 공포 영화
<로물루스>는 독립적인 공포 영화로서 준수하다. 중반부까지는 <에이리언> 1편을, 후반부는 2편을 오마주 하되 전편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초반에는 폐쇄된 공간을 활용한 에이리언과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페이스 허거가 사람의 체온과 소리에 반응한다는 점을 역이용해 복도를 지나가는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장소만 우주선 내부로 바뀌었을 뿐, 마치 좀비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서스펜스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억지스러운 전개가 없어서 더욱 인상적이다. 몇몇 공포 영화는 상황을 손쉽게 설정하려고 주인공들을 바보처럼 만드는 실수를 범한다. <로물루스>는 다르다. 여섯 캐릭터를 둘씩 짝지어서 남매 또는 커플이라는 관계성을 부여한다. 그 덕분에 자칫 답답할 수 있는 인간 주인공의 선택에는 최소한의 개연성이 생긴다.
각각의 쌍을 다른 공간에 던져두면서 다양한 상황을 유발하기도 한다. 한 쌍은 화물선에, 다른 한 쌍은 로물루스 기지에, 또 다른 한 쌍은 두 공간에 찢어서 배치하는 식이다. 그 결과 죽거나 도망치기만 하는 단조로운 구성을 벗어날 수 있다. 문을 사이에 두고 여동생 '케이'(이사벨라 메르세드)가 죽는 모습을 바라만 보는 타일러, 그를 도우려는 레인과 그녀를 막는 앤디, 앤디를 원망하는 레인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후반부에는 나름 화끈한 총기 액션을 선보인다. 우주선 내부 중력 생성기와 제모노프의 산성 피라는 변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쌓아 놓은 서스펜스를 일거에 해소하는 쾌감을 안겨준다. 각각의 스테이지를 통과하는 구성은 마치 게임처럼 보이기에 신선하다. 반면에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외계 괴물의 끈질긴 생명력은 <에이리언> 시리즈다워서 반갑다.
공포의 속성이 달라졌다
하지만 <로물루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오마주가 아니다. 변화다. 구체적으로는 공포의 속성이 달라졌다. 1편이든, 2편이든 <에이리언> 시리즈는 같은 공포를 다뤘다. '미지의 존재로부터의 습격'이 원천이었다. 에이리언은 인류가 아직 다 알지 못하는 우주에 대한 공포감을 시각화한 캐릭터였다. 아무리 죽이고, 우주 공간으로 떨궈도 기어코 살아 돌아오는 이 괴물은 이해할 수 없어서 더욱 무서웠다.
특히 그들은 '인간다움'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존재였다. 에이리언은 탄생 과정에서부터 인간다움을 철저히 부정한다. 그들은 인간 숙주의 입을 통해 잉태되고,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어머니 뱃속에서 자라난다. 태어날 때는 모체를 찢고 나온다. 이 과정은 인간답지 않아서 불편하고, 잔혹하게 느껴진다.
<로물루스>는 그와는 결이 다른 공포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범죄자나 인공지능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위협'이라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공포심을 반영했다. 그래서인지 <로물루스>는 인간을 닮은 존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그 중심에는 인조인간이 있다. 그들은 인간을 똑 닮았다. 인간과 똑같이 말한다. 심지어 앤디는 스스로를 인간과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레인을 진짜 가족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 양식은 인간답지 않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누구든 희생한다. 과학장교 '룩'(이안 홈)은 웨이랜드 유타니 사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거리낌이 없다. '검은 액체'를 이용해 개량 인간을 만드는 실험을 지속하려고 정작 사람을 가차 없이 희생한다. 앤디도 잠시 포맷된 동안에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렇게 인간을 빼닮았지만 전혀 인간답지 않은 행동은 에이리언과는 다른 두려움을 자아낸다.
인간다움을 잊은 세상
달라진 속성의 공포는 <로물루스>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영화는 '잭슨의 별'에서의 삶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은 24시간 내내 해가 뜨지 않는 곳을 벗어날 수 없다. 레인이 계약한 노동 시간을 다 채워서 이주 신청을 하자마자 노동 시간이 실시간으로 늘어났듯이. 즉, 인간이 더 풍요롭고 넓은 공간에서 살겠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 식민지 개척은 오히려 인간들을 사지로 몰고 간다.
로물루스 기지 안에서도 비슷한 결의 사건이 반복된다. 인간을 더 완전하게 개량하겠다는 목적의 실험은 오히려 로물루스에 타고 있던 모든 인간을 해친다. 즉, 인간을 위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인간을 해치는 웨이랜드 유타니 사의 욕망은 인간 같지만 인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조인간의 행위와 같은 궤에 있는 셈이다.
이는 익숙한 형태의 에이리언 대신 '오프스프링'이 마지막 장애물로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프스프링은 제모노프의 몸과 인간의 얼굴을 지녔다. 인간을 닮았고, 인간처럼 표정도 짓지만 결코 인간은 아닌 '불쾌한 골짜기'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충격을 선사한다. 이는 인간을 위하는 존재나 행위가 오히려 인간을 해치는 세태와 그 세태가 유발하는 두려움을 시각화한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
시리즈의 새 출발
<로물루스>의 스토리텔링은 <에이리언> 시리즈에 일관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리들리 스콧, 제임스 카메론, 데이비드 핀처, 장피에르 죄네가 각자 개성을 녹여낸 시리즈였다. 반대로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로 이어지는 프리퀄은 리들리 스콧만의 프로젝트였다.
그 결과 본편과 프리퀄은 분위기가 상이하고, 설정도 미묘하게 달랐다. 특히 프리퀄은 기원이 분명하지 않았던 에이리언의 신비함을 벗겨내 시리즈 개성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로물루스>는 바로 이 괴리감을 채워준다. 기존 에이리언이 등장하는 장르 영화로서의 쾌감은 본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반면에 인조인간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은 현대 사회의 새로운 공포심을 자극하는 프리퀄과 궤를 같이 한다.
미술 디자인의 영역도 가교 중 하나다. 로물루스 기지를 비롯해 우주선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1편과 같이 투박한 기계미가 돋보인다. 반면에 검은 액체가 있는 실험실만은 <프로메테우스>에서 등장한 유려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다. 프리퀄과 본편의 장점만을 더해 시리즈에 생명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를 공간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영화의 부제가 로마의 건국자인 '로물루스'인 것도 시리즈의 새 출발을 알리는 듯 보인다.
방점은 찍지 못했다
다만 <로물루스>는 시리즈를 회생시키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못한다. 뛰어난 연출과 편집, 스토리텔링으로 서스펜스를 끌어올려도 기존 시리즈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는 분명하다. 에이리언을 완전히 격퇴한 줄 알았지만 인간 몸에서 새로운 괴물이 튀어나온다거나, 어딘가에 숨어 있던 에이리언이 죽지 않고 등장하는 식이다. 다음 사건을 예상할 수 있다 보니 매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캐릭터 구축도 아쉽다. 사실 남매애를 내세운 선택은 꽤 흥미롭다. 보통 상업영화에서는 이성애, 동성애, 우정, 형제애나 자매애를 감정적인 동력으로 자주 활용하기 때문. 그런데 정작 앤디와 레인을 제외하면 남매애를 보여주는 형태는 일차원적이다. 또 앤디와 레인의 남매애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다. 레인이 특유의 개성을 보여주는 대신 '엘렌 리플리'(시고니 위버)를 2024년에 맞게 업데이트한 모습에 불과하기 때문.
결과적으로 <로물루스>는 시리즈의 연결고리, 혹은 새 출발 그 이상의 위치에 올라서지는 못한다.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기에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레인의 다음 이야기는 여전히 기대가 크다. <에이리언> 시리즈가 모처럼 명성에 맞게, 또 시대에 맞게 배출한 수작이라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
Exceeds Expectations 기대이상
과거와 현재를 모범적으로 묶은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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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7회 크리틱스 초이스 TV드라마 부문 <오징어 게임> 주요 3개 부문 후보선정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2022년 '제27회 미국의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의
주요 후보작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는 미국 방송영화비평가협회에서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비평가들이 선정하는만큼 권위있는 시상식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올해 TV드라마 부문에 <오징어 게임>이 드라마 시리즈상,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이정재),
그리고 외국드라마상의 총 3개 부문 후보에 올라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주요 부문 후보작들을 함께 살펴보실까요?
작품상
1.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2. <틱,틱!..붐!>
3. <파워 오브 도그>
4. <듄>
5. <돈 룩 업>
6. <코다>
7. <리커리쉬 피자>
8. <킹 리차드>
9. <나이트메어 앨리>
10. <벨파스트>
▶ 정말 쟁쟁한 후보작품들이 많습니다. 얼마전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가 발표가 됐는데요. <듄>은 골든글로브에 이어 크리틱스 초이스에도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며,
아마 이번 아카데미/오스카의 작품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감독상
1. <리커리쉬 피자> (폴 토마스 앤더슨)
2.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온)
3. <듄> (드니 빌뇌브)
4.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스티븐 스필버그)
5. <나이트메어 앨리> (기예르모 델 토로)
6. <벨파스트> (케네스 브래너)
▶정말 감독상 후보군들도 쟁쟁합니다. 주목할 점은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감독상 재대결 매치입니다.
1993년에 <피아노>를 연출한 제인 캠피온 감독과 <쉰들러 리스트>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다시 만났습니다. :)
남우주연상
1. <시라노> (피터 딘클리지)
2. <맥베스의 비극> (덴젤 워싱턴)
3. <킹 리차드> (윌 스미스)
4. <틱, 틱!...붐!> (앤드류 가필드)
5. <파워 오브 도그> (배네딕트 컴버배치)
6. <피그> (니콜라스 케이지)
▶ 오랜만에 남우주연상 후보로 돌아온 <피그>의 니콜라스 케이지입니다. 피터 딘글리지 배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배우들이 오스카 후보나 오스카 수상의 전적이 있는 배우들인데요.
과연 이번 크리틱스 초이스에서는 어느 배우가 수상할지 기대가 됩니다.
여우주연상
1. <타미 페이의 눈> (제시카 차스테인)
2. <하우스 오브 구찌> (레이디 가가)
3. <잃어버린 딸> (올리비아 콜먼)
4. <빙 더 리카르도> (니콜 키드먼)
5. <리커리쉬 피자> (알레나 하임)
6. <스펜서> (크리스틴 스튜어트)
▶<리커리쉬 피자>의 알레나 하임 배우가 수상을 할지 기대가 되는데요.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모두 상을 받을 만한 자격과 실력이 있지만,
씨네랩의 예상으로는 <하우스 오브 구찌>의 레이디 가가의 수상이 유력하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남우조연상
1. <벨파스트> (제이미 도넌)
2. <빙 더 리카르도> (J.K 시몬스)
3. <하우스 오브 구찌> (자레드 레토)
4. <벨파스트> (키어런 하인즈)
5. <파워 오브 도그> (코디 스밋 맥피)
6. <코다> (트로이 코처)
▶ <파워 오브 도그>의 코디 스밋 맥피는 정말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쟁쟁한 남우조연상 후보 중에서 <벨파스트>의 2명의 배우들이 후보에 올랐네요.
남우조연상 수상도 <벨파스트>의 배우 중 한명이 수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우조연상
1. <벨파스트> (커트리나 발프)
2.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아리아나 드보스)
3. <킹 리차드> (안저뉴 앨리스)
4. <파워 오브 도그> (커스틴 던스트)
5.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리타 모레노)
6. <매스> (앤 다우드)
▶여우조연상 후보는 꽤 낯선 배우들이 많아보이지만, 올해 모두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훌륭한 배우들입니다.
씨네랩은 조심스럽게... <파워 오브 도그>의 커스틴 던스트의 수상을 예측해봅니다.
앙상블 연기상
1. <벨파스트>
2. <돈 룩 업>
3. <파워 오브 도그>
4.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5. <리커리쉬 피자>
6. <더 하더 데이 폴>
▶ SAG의 앙상블 연기상처럼 크리틱스 초이스에도 연기 앙상블상이 있네요. 아무래도 배우들의 합을 주요 수상 기준으로 보는 바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 작품이 수상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벨파스트>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수상 가능성이 높을 것 같네요 :)
각본상
1. <리커리쉬 피자> (폴 토마스 앤더슨)
2. <돈 룩 업> (애덤 맥케이, 데이빗 시로타)
3. <벨파스트> (케네스 브래너)
4. <킹 리차드> (자흐 바일린)
5. <빙 더 리카르도> (애런 소킨)
▶ 감독들은 본인이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죠? 봉준호 감독도 대표적인 케이스이구요.
<리커리쉬 피자>의 폴 토마스 앤더슨도 천재 감독이자 각본가로 유명한데요. 폴 토마스 앤더슨 VS 애런 소킨 VS 애덤 맥케이의 삼파전이 예상됩니다.
각색상
1.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온)
2. <잃어버린 딸> (매기 질렌할)
3.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토니 커쉬너)
4. <듄> (존 스파이츠, 드니 빌뇌브, 에릭 로스)
5. <코다> (시안 헤더)
▶올해는 <파워 오브 도그>가 평단의 엄청난 칭찬을 받으며 올해 영화의 다크 호스로 평가 받습니다.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VS <잃어버린 딸>의 매기 질렌할 감독이 대결이 눈에 띄는데요. 아! <듄>의 드니 빌뇌브 감독도 있네요. 각색상 후보군들도 정말 쟁쟁해서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외국어 영화상
1. <드라이브 마이 카> (일본)
2. <신의 손> (이탈리아)
3. <플리> (덴마크)
4.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프랑스)
5. <A 히어로> (스페인)
▶ 올해 외국어영화상 후보도 정말 쟁쟁합니다. 가장 주목할만한 영화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인 것 같습니다.
올해 정말 많은 평단과 관람객의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외국어영화상까지 수상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씨네랩의 전신인 하이,스트레인저의 공동배급 작품입니다. 정말 자랑스럽고 기쁜 소식입니다! :)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 중에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크리틱스 초이스 외국어 영화상의 수상도 간절히 기대해봅니다!
<오징어 게임> TV드라마 부문 총 3개 부문 후보
▶마지막으로 올 한해 전세계 콘텐츠 시청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자랑스런 대한민국 콘텐츠 <오징어 게임>의 크리틱스 초이스 후보 선정 소식입니다.
크리틱스 초이스는 영화 뿐만 아니라 TV드라마 부분의 수상도 진행되는데요. <오징어 게임>이 바로 드라마 시리즈상,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 (이정재), 외국 드라마상 등 총 3개 부문에 올랐습니다.
정말로 축하드리며. 1월 9일 수상도 간절히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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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걸 더 믿으세요?
본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믿음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어떤 것을 믿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은 달라진다. 물론 그 믿음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나씩 일어나는 일들을 경험하고 또 그것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면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완성된 믿음은 어떤 누가 와도 깨기 힘들다. 확고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그 믿음 안으로 주변사람이 같이 들어오길 원한다. 그것에 같이 공감하고 같이 이야기해나가고 싶어 한다. 그 대상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누군가와는 충돌하고 또 다른 누군가와는 더 가까워진다.
이 믿음이라는 것은 확고해 보이지만 개개인마다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종교일 것이다. 그것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해당 종교에 대한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만 그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저 무의미한 정보와 이론일 뿐이다. 서로 강하게 충돌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직접적으로 상대방의 믿음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혼란은 더욱 커진다. 어떤 걸 봤는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그 믿음이 모양은 모두 다르다. 그것이 믿음의 크기를 재는데 큰 영향을 준다.
몽유병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 현수와 수진
영화 <잠>에 등장하는 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은 신혼부부다. 영화 초반 이들이 가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일반적인 생활에 대한 믿음은 거의 비슷해 보인다. 그들의 집 거실 벽에는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할 문제는 없다'라는 글귀가 붙여져 있다. 그 글귀처럼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해서 자신이 하는 일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해결해가고 있다. 지금은 조금 어렵지만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부의 평범한 일상은 어느 날부터 현수가 몽유병 증상을 보이면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현수는 밤에 일어나 앉아서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돌아다니며 이상한 행동을 한다. 돌아다니는 동안에도 의식이 쉽게 깨어나지 못하고 그걸 보는 임산부 수진은 어찌해야 할지 모른다. 자면서 피가 흥건히 나올 때까지 얼굴을 긁고 생고기를 먹거나 키우는 강아지를 괴롭히는 현수의 모습은 이 부부사이에 작은 틈을 만든다.
수진은 최대한 이성적으로 그것을 해결하려 노력한다. 남편 현수에게 수면클리닉을 권하면서 몽유병, 그러니까 질병으로서 바라보고 그것의 치료법을 찾는다. 현수는 최대한 아내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집밖으로 나와 차에서 자는 등 떨어져서 자는 방법을 시도하지만 수진은 어쨌든 피하지 않고 '둘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면서 다시 현수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영화는 영화 초반에 이 두 사람이 얼마나 가깝고 서로에게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직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두 사람의 모습은 무척 가까워 보이고, 수진의 뱃속에 있는 아기는 그 두 사람의 사랑의 증거로 생각된다. 이 두 사람의 모습은 카메라에 아주 평범하게 담긴다. 평범하게 담긴다는 의미는 카메라에 비치는 그들의 모습에서 의심과 공포가 없다는 뜻이다.
수진의 출산 이후, 조금씩 깨지는 두 사람의 믿음
하지만 영화 중반, 만삭이었던 수진이 아이를 출산하면서 상황은 크게 바뀐다. 아이를 무사히 키워내야 하는 이들에게 현수의 몽유병은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그 공포를 더 크게 느낀 건 엄마가 된 수진이다. 현수의 몽유병으로 키우던 강아지를 잃어야 했던 수진에게는 아이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때부터 카메라는 수진의 얼굴을 조금 다른 각도로 비추기 시작한다. 그늘이 져 보이는 옆얼굴을 비춘다거나 흔들리는 눈동자를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는 등, 수진이 흔들리는 모습이 화면에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큰 변수 중 하나는 수진의 엄마(이경진)다. 영화 초반 수진의 엄마는 자신이 잘 아는 무당의 부적을 수진에게 전달하며 액운을 없애는 것이라 침대 밑에 붙이라고 한다. 그때 수진은 그것에 대해 무척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수진은 무당이나 미신을 믿지 않는 인물인 것이다. 그건 현수도 마찬가지고 앞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수진과 현수의 믿음은 동등했다.
현수의 출산으로 아이가 생기면서 그가 가지게 된 공포심은 그 일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만들게 된다. 의사의 처방으로 받은 약도 바로 효과가 없었고, 현수의 몽유병 증상은 오히려 더 심해지는 상황에서 수진의 믿음은 다른 쪽으로 번져간다. 미신의 영역까지 퍼져간 수진의 믿음은 현수를 질병을 앓는 환자가 아니라 귀신에 씐 사람으로 만든다. 그렇게 수진과 현수의 믿음은 순식간에 흔들리면서 큰 폭으로 벌어진다.
그때부터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수진과 현수의 말 중에 어떤 것을 더 믿을 것인가? 현수는 꾸준히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좀 더 센 약을 처방받은 이후 몽유병이 나았다고 믿는다. 반면 수진은 몽유병이 발현되지 않은 그 짧은 기간 동안 미신적인 이유가 있을 거라 믿고 궁극적인 해결책을 써야 한다고 믿는다. 영화 <잠>은 이 두 사람의 의견 중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 그래서 관객은 누구 말이 맞는지 끝까지 고민하며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관객은 다른 의문도 품게 된다. 과연 이 두 사람 간의 믿음은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관객에게 어떤 것을 믿을 건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
수진은 영화에서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이는 인물이다. 어찌 보면 피해자고, 다른 쪽으로 보면 빌런이다. 수진의 믿음은 현수의 몽유병과 엄마가 소개한 무당의 영향을 받아 뜻하지 않는 믿음으로 변화한다. 특히나 완전히 믿음이 변한 후반부, 화면에 비치는 수진의 모습은 무섭다. 수많은 부적들에 가려진 빛이 붉게 보이고, 그 붉은빛이 수진의 얼굴에 그늘을 만들며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무엇보다 배우로서 맑고 밝은 눈빛을 가진 정유미의 얼굴에서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는 광기를 느낄 수 있다. 그 광기는 영화 후반부를 완전히 붉게 덮어버린다.
영화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는 건 수진이지만 현수 역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그는 기괴한 몽유병을 앓고 있긴 하지만 이성적인 에너지를 꾸준히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에너지는 수진의 광기 어린 에너지에 완전히 잡아먹히고 만다. 영화 전체의 서사가 광기에 잡아먹히는 이성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도 관객은 선뜻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이성적인 시각이 맞는지, 미신적인 시각이 맞는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머릿속은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마치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이성적인 형사와 직감적인 형사가 서로 경쟁하다 결국 답을 찾지 못했던 것처럼, 이 영화에서 관객은 답을 찾지 못한다.
영화를 연출한 유재선 감독은 과거 봉준호 감독의 연출팀에서 같이 일했던 경험이 있는 신인 감독이다. 그의 데뷔작인 <잠>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가까운 두 사람의 믿음이 깨지고 멀어졌을 때 벌어지는 일을 무척 공포스럽고 실감 나게 보여준다. 특히나 다양한 조명과 여러 카메라 각도로 잡히는 인물의 얼굴이 무척 다채롭게 화면에 담겼다. 최근에 개봉한 한국 공포영화 중 가장 흥미롭고 무서운 작품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다운 받았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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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호」리뷰2ㅣ네이버에도 안 나오는 김태리의 과거 흔적ㅣ결말포함 영화리뷰ㅣ승리호 넷플릭스뷰ㅣ건데ㅣ
? '승리호' 배우 김태리 편
후후, 저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 "아가씨" 이전부터
김태리 배우를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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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의 부장들'을 보기 위해 알아야 하는 6가지 역사 사실들
영화 ' 남산의 부장들 (2020) ' 속 역사 리뷰
그리고 동아일보 정치부 김충식 기자의
동명의 원작도서 ' 남산의부장들 ' 비교정리- 한국 현대사
1) 코리아 게이트(*박동선)
2)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3)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4) 박정희 대통령
5) 유신정권
6) 10.26 사태
7) 남산 그리고 중앙정보부(현 국정원)- 영화 ' 남산의부장들 ' 시놉시스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한다
이 사건의 40일 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는데…흔들린 충성, 그 날의 총성
- '남산의 부장들' 스탭
감독: 우민호(영화 '내부자들', '마약왕')
출연: 이병헌, 곽도원, 이성민, 이희준, 김소진
원작: 김충식
각본: 우민호, 이지민
무술감독: 전우재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젬스톤픽처스
배급: 쇼박스
제공: 쇼박스#남산의부장들 #남산의부장들리뷰 #남산의부장들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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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랑종> 2차 예고편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 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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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Tekken: Bloodline> 공식 티저 예고편
"힘이야말로 전부다."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가문의 호신술인 '카자마류 고무술'을 배운 카자마 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공할 악이 갑자기 나타나자 무력했다. 그 결과, 소중한 모든 것이 파괴당해 삶이 영원히 바뀐 진. 아무것도 막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난 진은 복수를 다짐하고, 이를 위한 절대적인 힘을 추구한다. 그 여정은 세계 무대에서 펼쳐지는 궁극의 배틀인 킹 오브 아이언 피스트 토너먼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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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남] 2021년판 나 홀로 집에, <워 위드 그랜파>
안녕하세요. 광남입니다. 오늘 리뷰할 영화는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2020)입니다. 개인적인 관람 후기부터 말씀드리면 2021년, 나 홀로 집에 케빈이 돌아온 느낌도 들고, 영화 인턴에서도 마음을 달래주던 로버트 드 니로가 또 다른 역할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형적인 미국 코미디 영화의 느낌도 나지만, 알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된 영화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2020) 리뷰 바로 시작합니다.
▣ 영화의 줄거리는?
엄마 샐리(우마 서먼)가 할아버지 에드(로버트 드 니로)를 집으로 데리고 오면서 방을 뺏겨버린 손자 피터(오크스 페글리)는 다락방에서 지내야 된다. 가족끼리는 서로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지만 방을 뺏긴 충격에 피터는 할아버지 에드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할아버지를 골탕 먹이려고 온갖 수를 쓴다. 그러나, 계속된 피터의 도발에 에드 역시 반격을 시작하면서 방을 두고 두 사람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룰도, 나이도 없는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 철부지 할아버지 vs 철부지 손자
이런 철부지 할아버지와 손자가 또 있을까? 영화 워 위드 그랜파에서 두 사람의 싸움은 마치 철없는 아이들 싸움과도 같은데요. 한 명이 전쟁을 시작하면 다른 한 사람은 복수를 하죠. 가족들이 모르게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가족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핵심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방을 두고 전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닌, 가족 모두가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 할아버지와의 추억?
먼저 떠난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와 그런 자신의 아버지를 모시고 온 샐리와 아서(사위). 그리고 샐리와 아서 사이에서 태어난 손주들까지 이 영화에선 코미디 영화가 주는 유쾌한 웃음이 참 좋은데요.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그 안에서 웃음만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설명 정도로 나오는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에게 피터와의 전쟁 한바탕은 잠시나마 할머니를 잊게 해준 고마운 시간이 되는데요. 이렇게 만들어가는 추억은 누구나 꿈꾸는 그런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 싶고, 저도 이런 모습에 알 수 없는 찡함을 전해받았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영화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2020) 리뷰를 진행해봤습니다. 최근에는 액션, 판타지, 범죄 등 화려한 영화들을 주로 챙겨 봤었는데, 이렇게 힐링이 되는 영화를 보니 마음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네요. 잠시나마 로버트 드 니로가 나의 할아버지가 되어주는 영화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2020) 정말 가족끼리 봐도 좋고, 혼자 봐도 좋은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 광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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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스를 입은 허수아비는 어떻게 자유를 되찾는가?
해당 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스펜서>를 본 후의 감정은 이렇다. 한 움큼의 답답함과 불안함 그리고 약간의 상쾌함. 감독은 극이 시작하기 이전에 앞서 “비극”임을 일러둔다. 실제 다이애나 스펜서는 36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고, 많은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그의 삶을 선뜻 비극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이애나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뜻을 고집했고 자유를 꿈꿨다. 나는 이러한 삶을 ‘모난 돌이 정 맞은’ 것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그저 올곧게 앞으로 나아가기에는 세상이 뒤틀려 있기에 장애물이 많았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3일간의 샌드링엄 별장 생활은 다이애나에게 비극이다. 찰스 왕세자의 외도와 삭막한 영국 왕실의 예법은 쉴 틈 없이 다이애나의 목을 조여 온다. 그러나 자신을 해치기보다 자신의 뜻을 펼치게 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스펜서>는 깊은 불안에서 빠져나오는 순간을 포착하며 비극 속에서 작은 희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드레스를 입은 허수아비
영국 왕실의 크리스마스 연휴를 위한 만찬은 마치 군인들의 특별작전처럼 비밀스럽고도 엄격하게 준비된다. 왕가 사람들의 임무는 삼시 세끼 그 음식들을 먹고 연휴를 즐기는 것. 그 증거로 별장에 들어올 때 잰 몸무게보다 체중이 늘어나면 된다. 정해진 음식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옷을 입고 모여 정해진 일을 하면 된다. 이들은 로열 패밀리로서의 기품을 보여주며 얌전히 일을 수행하면 된다. 영국 왕실의 체면과 품위가 떨어지지 않도록.
왕실의 예법에 맞게 모든 것의 쓰임과 용도는 촘촘하게 정해져 있다. 사냥용 꿩, 애완용 강아지는 각자의 용도와 쓰임이 분명하며 그에 걸맞은 의무도 있다. 의상조차 아침식사용 의상, 저녁식사용 의상, 외출용 의상 등등 용도에 따라 계속 갈아입어야 한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다이애나 역시 그레고리를 향해 묻는다. 그래서 “당신이 정확히 뭘 하는 사람”이냐고. 그레고리는 ‘감시자’다. 그렇다면 다이애나의 역할과 쓰임은 무엇인가? 왕실에서 바라는 것은 촘촘히 정해진 임무를 얌전히 수행하는 인형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스스로를 ‘왕세자비’가 아닌 ‘엄마’로 규정한다.
고루하고 엄격한 전통의 집안에서 자유로운 여성은 숨 막히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찰스 왕세자의 외도는 암묵적으로 용인되지만,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지정된 옷을 바꿔 입는 것만으로 말이 나돈다. 파파라치는 언제나 렌즈를 겨누고 있고 소문들은 언제나 뒤를 쫓아온다.
영국 왕실이 다이애나에게 기대한 건 예쁘게 차려 입고 얌전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추는 인형이었지만, 다이애나는 독립적이고 당당하며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주어진 역할과 상충하는 자아 정체성은 필연적으로 비극의 시작이다.
불안한 내면의 아름다운 시각화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다이애나에게 가장 고역은 식사시간이다. 최고급 요리들이 즐비해 있지만 한 입 뜨는 것조차 어렵다. 다이애나를 옥죄어 오는 차갑고 숨 막히는 시선들 속에서 남편이 준 진주 목걸이, 내연녀에게 준 것과 똑같은 그 목걸이는 더 깊이 다이애나의 목을 조여 온다.
다이애나의 처절한 내면적 정신적 불안과 공황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화면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고통스럽게 목걸이를 뜯어버리려 할 때도, 진주를 으득으득 씹을 때도 심지어 그것을 토해낼 때도 의상과 미술에 눈이 갈 정도로 완벽히 아름답다. 나도 모르게 화면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고 있을 때 다이애나는 말한다. “아름다움 따윈 쓸모 없”고,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스펜서>의 미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훌륭하지만, 관객에게 아름다움 뒤에 가려진 그의 내면에 집중해 주기를 호소한다.
한순간에 외부에서 왕실로 편입된 존재에 대한 사람들의 선망과 관심은 사랑과 미움을 모두 담고 있다. <스펜서>는 거대한 구조와 억압 속에서 한 여성이 지워지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완벽한 크리스마스 그리고 KFC
크리스마스이브, 한참 동안 길을 헤매던 다이애나는 겨우 길을 찾는다. 약속시간에 늦었음에도 다이애나는 허수아비의 옷을 벗겨가는 여유를 부린다. 해야 할 일을 앞두고 걱정만 하면서 딴짓을 하는 것처럼 왕가와 만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유예해 보려는 듯 말이다. 마침내 다이애나가 직접 운전하는 차가 아름답고도 완벽한 균형과 대칭으로 조각된 샌드링엄 별장의 정원에 들어선다. 카메라는 높은 부감 숏으로 정원에 들어서는 다이애나의 차를 따라가고 타이틀이 떠오른다.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 시퀀스다.
크리스마스 다음날 윌리엄은 왕실의 전통에 따라 꿩 사냥을 해야 한다. 다이애나는 이를 막기 위해 허수아비가 입고 있던 낡은 스펜서 가의 유물을 입고 총성이 빗발치는 사냥터로 뛰어든다. 결국 윌리엄의 꿩 사냥은 무산되고 다이애나는 두 아이와 함께 별장으로 돌아간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전통에 맞선다. 세 모자는 차를 타고 별장을 떠나 KFC를 사 먹는다. 그 어떠 만찬보다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이들에게는 분명한 해방이자 탈출이다.
딱딱한 대칭의 정원을 직선으로 가로질러 들어온 다이애나는 두 아들과 노래를 부르며 울퉁불퉁한 오솔길을 따라 나아간다. 자신이 정한 길을 자신의 리듬대로 나아간다. 자신을 향한 사랑을 확인하고 용기를 내어 살아가고자 한 다이애나의 선택은 ‘기적’을 기다리지 않고 찾아 나서는 유의미한 한 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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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전에 봐야할 판타지 윌리 웡카 연대기
3영3색의 매력이 한데 담긴 웡카 연대기 보고가세요
죽기전에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든 1971 <윌리웡카와 초콜릿 공장>
1971년 작품의 오마주에 가까운 2005 <찰리와 초콜릿공장>
원작의 세계관을 토대로 ‘윌리웡카’의 오리지널 이야기를 다룬2023 <웡카>
북미에서는 이미 1억 9천만달러를 넘기며 티모시 샬라메의 최고 흥행작 등극! 패딩턴 1,2를 감독한 폴 킹 감독과 휴그랜트의 움파룸파 대변신 ! 국내 최초로 4DX 상영관에서 초콜릿향을 선보인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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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와일더 / 조니 뎁 / 티모시 샬라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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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 시그니처 로고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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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왜소증을 겪는 배우들을 기용했던 기존 영화와 달리 180cm가 넘는 '휴 그랜트'가 움파룸파 역으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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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웡카>와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성공한 사업가 윌리웡카는 자신의 후계자를 가리기 위해 아이들을 공장으로 초대하는 이야기와 달리 <웡카>는 '달콤 백화점'에 웡카 자신만의 초콜릿가게를 여는 여정을 그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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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욕심 많은 아이가 빠졌던 초콜릿 강, 이번엔 웡카가 빠져있다?
줄거리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여정 좋은 일은 모두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의 꿈은 디저트의 성지, ‘달콤 백화점’에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여는 것. 가진 것이라고는 낡은 모자 가득한 꿈과 단돈 12소버린 뿐이지만 특별한 마법의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먹을 것도, 잠잘 곳도, 의지할 사람도 없는 상황 속에서 낡은 여인숙에 머물게 된 ‘웡카’는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의 계략에 빠져 눈더미처럼 불어난 숙박비로 인해 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른다. 게다가 밤마다 초콜릿을 훔쳐가는 작은 도둑 ‘움파 룸파’의 등장과 ‘달콤 백화점’을 독점한 초콜릿 카르텔의 강력한 견제까지.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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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리언: 로물루스 | 클래식의 트렌디한 변주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142년, 웨이랜드 유타니 사가 경영하는 식민지 행성 '잭슨의 별'에서 살아가는 '레인'(케일리 스패니). 그녀는 남동생이나 다름없는 인조인간 '앤디'(데이비드 존슨)와 함께 새로운 행성으로 떠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한다. 마침내 주어진 작업 시간을 모두 채워서 꿈이 이뤄지려는 순간, 레인은 작업 시간이 다시 늘어났고 그녀는 평생 식민지를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 그녀에게 친구 '타일러'(아치 르노)가 접근한다.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있는 연료와 우주선을 활용하면 새로운 행성을 떠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레인은 목숨을 건 식민지 탈출 계획에 가담한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시작과 동시에 어긋난다. 의도치 않게 로물루스에 숨어 있던 에이리언을 깨워버린 것. 에이리언이 습격하는 가운데 레인과 앤디는 서로를 지키기 위한 사투에 나선다.
오마주와 혁신, 두 마리 토끼를 잡다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한 재화의 소비를 한 단위 변화시킬 때 체감하는 효용의 변화분을 한계 효용이라고 할 때, 그 효용의 증가분이 점점 줄어든다는 법칙이다.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장수 시리즈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잘 보여준다. 한 시리즈가 장수할 수 있는 힘은 첫 편의 임팩트에서 비롯한다. 액션, 볼거리, 스토리, 캐릭터 중 하나라도 관객의 눈을 붙잡으면, 그 매력이 곧 프랜차이즈의 정체성이 된다.
그런데 시리즈가 반복될수록 이 매력은 장애물이 된다. 한 번 자극에 익숙해진 관객은 더 이상 효용을 느끼지 못할 테니까. 그렇다고 변화를 주는 것도 쉽지는 않다. 오마주와 변화 사이에서 줄을 잘 타야 한다. 과하게 변주하면 기존 정체성을 사랑하는 팬들이 프랜차이즈를 떠날 테니까. 물론 변화를 주지 않으면 이름값만 남은 채 도태된다.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어깨도 같은 이유로 무거웠다. 본편 4개와 프리퀄 2개의 무게를 견뎌야 했다. 관객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가던 시리즈도 되살려야 했다. <로물루스>는 영리하게 과제를 해냈다. 시작점으로 되돌아가 클래식한 매력을 선보이면서도 시대에 맞게 달라진 공포를 선보인다. 그 덕분에 <로물루스>는 다른 시리즈의 수많은 속편과는 달리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준수한 공포 영화
<로물루스>는 독립적인 공포 영화로서 준수하다. 중반부까지는 <에이리언> 1편을, 후반부는 2편을 오마주 하되 전편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초반에는 폐쇄된 공간을 활용한 에이리언과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페이스 허거가 사람의 체온과 소리에 반응한다는 점을 역이용해 복도를 지나가는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장소만 우주선 내부로 바뀌었을 뿐, 마치 좀비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서스펜스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억지스러운 전개가 없어서 더욱 인상적이다. 몇몇 공포 영화는 상황을 손쉽게 설정하려고 주인공들을 바보처럼 만드는 실수를 범한다. <로물루스>는 다르다. 여섯 캐릭터를 둘씩 짝지어서 남매 또는 커플이라는 관계성을 부여한다. 그 덕분에 자칫 답답할 수 있는 인간 주인공의 선택에는 최소한의 개연성이 생긴다.
각각의 쌍을 다른 공간에 던져두면서 다양한 상황을 유발하기도 한다. 한 쌍은 화물선에, 다른 한 쌍은 로물루스 기지에, 또 다른 한 쌍은 두 공간에 찢어서 배치하는 식이다. 그 결과 죽거나 도망치기만 하는 단조로운 구성을 벗어날 수 있다. 문을 사이에 두고 여동생 '케이'(이사벨라 메르세드)가 죽는 모습을 바라만 보는 타일러, 그를 도우려는 레인과 그녀를 막는 앤디, 앤디를 원망하는 레인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후반부에는 나름 화끈한 총기 액션을 선보인다. 우주선 내부 중력 생성기와 제모노프의 산성 피라는 변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쌓아 놓은 서스펜스를 일거에 해소하는 쾌감을 안겨준다. 각각의 스테이지를 통과하는 구성은 마치 게임처럼 보이기에 신선하다. 반면에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외계 괴물의 끈질긴 생명력은 <에이리언> 시리즈다워서 반갑다.
공포의 속성이 달라졌다
하지만 <로물루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오마주가 아니다. 변화다. 구체적으로는 공포의 속성이 달라졌다. 1편이든, 2편이든 <에이리언> 시리즈는 같은 공포를 다뤘다. '미지의 존재로부터의 습격'이 원천이었다. 에이리언은 인류가 아직 다 알지 못하는 우주에 대한 공포감을 시각화한 캐릭터였다. 아무리 죽이고, 우주 공간으로 떨궈도 기어코 살아 돌아오는 이 괴물은 이해할 수 없어서 더욱 무서웠다.
특히 그들은 '인간다움'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존재였다. 에이리언은 탄생 과정에서부터 인간다움을 철저히 부정한다. 그들은 인간 숙주의 입을 통해 잉태되고,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어머니 뱃속에서 자라난다. 태어날 때는 모체를 찢고 나온다. 이 과정은 인간답지 않아서 불편하고, 잔혹하게 느껴진다.
<로물루스>는 그와는 결이 다른 공포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범죄자나 인공지능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위협'이라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공포심을 반영했다. 그래서인지 <로물루스>는 인간을 닮은 존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그 중심에는 인조인간이 있다. 그들은 인간을 똑 닮았다. 인간과 똑같이 말한다. 심지어 앤디는 스스로를 인간과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레인을 진짜 가족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 양식은 인간답지 않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누구든 희생한다. 과학장교 '룩'(이안 홈)은 웨이랜드 유타니 사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거리낌이 없다. '검은 액체'를 이용해 개량 인간을 만드는 실험을 지속하려고 정작 사람을 가차 없이 희생한다. 앤디도 잠시 포맷된 동안에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렇게 인간을 빼닮았지만 전혀 인간답지 않은 행동은 에이리언과는 다른 두려움을 자아낸다.
인간다움을 잊은 세상
달라진 속성의 공포는 <로물루스>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영화는 '잭슨의 별'에서의 삶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은 24시간 내내 해가 뜨지 않는 곳을 벗어날 수 없다. 레인이 계약한 노동 시간을 다 채워서 이주 신청을 하자마자 노동 시간이 실시간으로 늘어났듯이. 즉, 인간이 더 풍요롭고 넓은 공간에서 살겠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 식민지 개척은 오히려 인간들을 사지로 몰고 간다.
로물루스 기지 안에서도 비슷한 결의 사건이 반복된다. 인간을 더 완전하게 개량하겠다는 목적의 실험은 오히려 로물루스에 타고 있던 모든 인간을 해친다. 즉, 인간을 위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인간을 해치는 웨이랜드 유타니 사의 욕망은 인간 같지만 인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조인간의 행위와 같은 궤에 있는 셈이다.
이는 익숙한 형태의 에이리언 대신 '오프스프링'이 마지막 장애물로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프스프링은 제모노프의 몸과 인간의 얼굴을 지녔다. 인간을 닮았고, 인간처럼 표정도 짓지만 결코 인간은 아닌 '불쾌한 골짜기'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충격을 선사한다. 이는 인간을 위하는 존재나 행위가 오히려 인간을 해치는 세태와 그 세태가 유발하는 두려움을 시각화한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
시리즈의 새 출발
<로물루스>의 스토리텔링은 <에이리언> 시리즈에 일관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리들리 스콧, 제임스 카메론, 데이비드 핀처, 장피에르 죄네가 각자 개성을 녹여낸 시리즈였다. 반대로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로 이어지는 프리퀄은 리들리 스콧만의 프로젝트였다.
그 결과 본편과 프리퀄은 분위기가 상이하고, 설정도 미묘하게 달랐다. 특히 프리퀄은 기원이 분명하지 않았던 에이리언의 신비함을 벗겨내 시리즈 개성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로물루스>는 바로 이 괴리감을 채워준다. 기존 에이리언이 등장하는 장르 영화로서의 쾌감은 본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반면에 인조인간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은 현대 사회의 새로운 공포심을 자극하는 프리퀄과 궤를 같이 한다.
미술 디자인의 영역도 가교 중 하나다. 로물루스 기지를 비롯해 우주선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1편과 같이 투박한 기계미가 돋보인다. 반면에 검은 액체가 있는 실험실만은 <프로메테우스>에서 등장한 유려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다. 프리퀄과 본편의 장점만을 더해 시리즈에 생명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를 공간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영화의 부제가 로마의 건국자인 '로물루스'인 것도 시리즈의 새 출발을 알리는 듯 보인다.
방점은 찍지 못했다
다만 <로물루스>는 시리즈를 회생시키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못한다. 뛰어난 연출과 편집, 스토리텔링으로 서스펜스를 끌어올려도 기존 시리즈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는 분명하다. 에이리언을 완전히 격퇴한 줄 알았지만 인간 몸에서 새로운 괴물이 튀어나온다거나, 어딘가에 숨어 있던 에이리언이 죽지 않고 등장하는 식이다. 다음 사건을 예상할 수 있다 보니 매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캐릭터 구축도 아쉽다. 사실 남매애를 내세운 선택은 꽤 흥미롭다. 보통 상업영화에서는 이성애, 동성애, 우정, 형제애나 자매애를 감정적인 동력으로 자주 활용하기 때문. 그런데 정작 앤디와 레인을 제외하면 남매애를 보여주는 형태는 일차원적이다. 또 앤디와 레인의 남매애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다. 레인이 특유의 개성을 보여주는 대신 '엘렌 리플리'(시고니 위버)를 2024년에 맞게 업데이트한 모습에 불과하기 때문.
결과적으로 <로물루스>는 시리즈의 연결고리, 혹은 새 출발 그 이상의 위치에 올라서지는 못한다.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기에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레인의 다음 이야기는 여전히 기대가 크다. <에이리언> 시리즈가 모처럼 명성에 맞게, 또 시대에 맞게 배출한 수작이라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
Exceeds Expectations 기대이상
과거와 현재를 모범적으로 묶은 새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