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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 앤 더 시티의 계보를 잇다, 미드 <더 볼드타입>
미드 <더 볼드 타입> 포스터
더 볼드타입 (The Bold type, 2017-2021)
제작 : 미국, 코미디·드라마, 시즌5 완결
연출 : 빅터 넬리 주니어, 에리카 던튼 │ 각본 : 세라 왓슨
출연 : 아이샤 디(캣), 케이티 스티븐스(제인), 메간 페이(서턴), 멜로라 하든(재클린)
등급 : 전체 관람가<섹스 앤 더 시티>의 계보를 이을, 여성 우정 드라마
<더 볼드타입> 스틸컷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고 자유분방한 사랑을 경험하는 뉴욕의 전문직 여성 이야기는, 언제나 나의 감성을 촉진하는 단골 소재다. 이를 활용한 가장 성공적인 드라마는 단연 <섹스 앤 더 시티(1998-2004)>일 거다. 그간 ‘섹스 앤 더 시티’를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들은 종종 있었지만, 오늘 말할 드라마는 그중 가장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제의식을 잘 가져온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직업, 패션, 우정, 성 담론, 그리고 거기에 밀레니얼 세대의 공감대가 아낌없이 더해져 있으니 말이다.
젊은 세대가 주 시청층인 미국의 채널 ‘프리폼(Freeform)’에서 방영이 됐기 때문에 관람 등급은 전체 관람가로 낮아졌고, 주인공들의 연령대도 20대 중반으로 훨씬 영(yong)해졌다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섹스 앤 더 시티가 농염한 언니들의 과감한 섹스 라이프를 다뤘다면, 이 드라마는 사회초년생인 20대 여주인공들이 전문직 여성으로서 어떻게 경력을 쌓아나가는지, 여성으로서 자신을 어떻게 정체화 해나가는지를 집중적으로 비춘다.
화려한 잡지사의 일상, 개성 강한 캐릭터들
<더 볼드타입> 스틸컷
‘섹스 앤 더 시티’의 숨은 관전 포인트였던 화려한 패션센스 또한 놓치지 않았다. 30대 중후반이었던 ‘섹스 앤 더 시티’ 언니들보다는 경제적으로 빠듯한 20대 주인공들이기에 화려한 의상을 매일같이 휘감을 수는 없었지만, 나름의 막강한 대체 요소가 있었으니. 세명의 여주인공이 몸담은 회사이자 이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스칼렛(Scarlet)’이 바로 여성잡지사라는 점이다.
직장이 ‘잡지사’라는 설정 덕에 매회 화보 촬영과 기념 파티 그리고 셀럽들이 등장하느라 한시도 눈이 지루할 틈이 없다. 심지어 주인공 제인, 캣, 서턴이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대나무 숲처럼 찾는 곳은, 화보 촬영에 쓰일 각종 장신구와 의상이 모여있는 ‘패션 클로짓(의류창고)’이라는 거.
세 명의 여주인공 캐릭터도 ‘섹스 앤 더 시티’만큼이나 확실하고 개성 있다. ‘제인’은 스칼렛의 기자로서 ‘발 각질 관리법’ 같은 가벼운 기사에서 여성의 정치와 권리를 다루고자 하는 뚝심 있는 기자로 묘사되고, 패션 어시스턴트인 ‘서턴’은 사랑보단 자신의 경력을 우선시하는 진취적인 여성으로 묘사된다. ‘캣’은 젊은 나이에 소셜 미디어 디렉터를 맡고 있는 능력잔데, 여성 사진작가와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의 성적 지향을 깨우쳐간다.
각자 뚜렷하게 생동감이 넘치는 캐릭터 덕분일지, 매 에피소드는 세 주인공이 펼치는 각기 다른 라이프 스타일과 주제의식으로 빼곡하고 또 신선했다.
이 드라마의 숨은 주인공, 편집장 재클린
<더 볼드타입> 스틸컷
과거의 여성잡지가 그러했듯 드라마 속 가상의 잡지사인 ‘스칼렛’은 구시대적인 여성관에서 출발했다. 남자를 유혹해야 하고, 여자라면 갖춰야 할 온갖 관리법이며 기술이며 하는 기사들을 담는 잡지였다. 그런 잡지사에 여성 편집장 ‘재클린’이 오면서부터 ‘스칼렛’은 바뀐다. 정치기사를 싣고, 건강한 여성의 몸을 비추고, 이사진의 반대에도 굴하지 않는 진취적인 여성관을 제시하면서 새롭게 재창조된다.
재클린은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는 끊임없이 쇄신한다. 인쇄소에 맡기기 직전까지도 이 콘텐츠가 여성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의심하고 또 고민하는 편집장이다. 단순한 리더에 그치지 않고 여성을 향한 대의를 품은 그녀만의 방향성은, 스칼렛의 직원들에게 매 순간 용기를 불어넣는다. 또한 올바른 저널리즘을 추구함으로써 편향되거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직원들을 채찍 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드라마의 표면적 주인공들은 20대 여성 제인, 서턴, 캣이지만 드라마가 거듭될수록 느껴지는 게 있다. 성장하는 그녀들을 이끄는 중추적인 인물은 단연 ‘재클린’이고, 그녀가 숨은 주인공이라는 것 말이다. 재클린은, 실제 ‘코스모 폴리탄’의 여성 편집장이었던 ‘조안나 콜스’를 모델로 했다고 전해진다. (*조안나 콜스는 이 드라마의 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세 친구의 우정은 당연히 디폴트고요
<더 볼드타입> 스틸컷
새로운 주제의식이 더해지면서도 이 드라마가 근본적으로 ‘포스트 섹스 앤 더 시티’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3인 여성의 ‘우정’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인과 서턴, 캣은 잡지사의 조무래기로 시작해 어엿한 각자의 역할을 해내기까지, ‘스칼렛’의 동료이자 영혼을 나누는 솔메이트 친구 사이다. 그들이 ‘패션 클로짓’에 모여, 안 풀리는 연애사와 업무 고충에 대해 무한한 공감과 위로를 나누는 건 매 에피소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이다. 그녀들은 여느 20대의 친구들처럼 싸우기도 하고, 서로 다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도 있지만, 결국엔 서로가 없으면 안 되는 톱니바퀴처럼 이빨을 맞추며 사랑스러운 우정을 이어나간다.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매번 잠자리 파트너를 바꾸던 ‘사만다’와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꾸던 ‘샬롯’이 친구를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20대라고 덜 성숙하지도, 더 유난하지도 않은, 여성들의 우정은 여기 이 드라마에서도 디폴트 값이다.
볼드타입으로 표현되는 이 드라마의 정수<더 볼드타입> 포스터
‘볼드(Bold)’는 보통 활자체보다 선이 굵은 활자체를 뜻한다. 하지만 이를 사람을 수식하는 데에 쓰면 ‘개성있는, 특이한’이라는 뜻이 된다. 이 드라마의 제목으로 쓰인 ‘더 볼드 타입(The bold type)’은, 발랄하지만 경박하지 않으며 당당한 여성관을 표방하고 있는 이 드라마의 정체성을 잘 함축한 단어가 아닐까.
2-30대 여성이라면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을만한 이 드라마는, 참고로 미국의 영화/TV 리뷰 집계 웹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한 바 있다. 시즌5로 완결되었으며, 넷플릭스에서는 현재 시즌3까지 시청 가능하다. 나는 시즌 4를 기다리느라 현재 현기증을 겪는 중이다. 이 드라마를 보는 모든 여성들에게, 재클린의 용기와 격려가 깃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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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시착한 뉴욕행 비행기가 도착한, 여섯 개의 밤
6★/10★
〈드라이브 마이 카〉를 연출한 하마구치 류스케가 감독을 맡아 2022년에 국내 개봉한 영화 〈우연과 상상〉을 기억한다. 세 편의 개별 에피소드에서 주인공들은 대화를 통해 갈등을, 삶의 모순과 아름다움을 펼쳐냈다. 잔잔한 분위기의 영화지만 엄청난 흡인력을 가진, ‘말’의 놀랍도록 강렬한 힘을 확인할 수 있었던 영화였다.
최창환 감독의 신작 〈여섯 개의 밤〉은 여러모로 〈우연과 상상〉을 연상시키는 영화다. 우선 이야기 구조가 그렇다. 비행기 엔진 고장으로 뉴욕행 비행기가 김해 공항에 불시착한다. 어쩔 수 없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 사람들. 영화는 총 세 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탑승객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모토는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말, “모든 여행은 여행자가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이다. 그리하여 개별 여행자들이 도달한 ‘알 수 없는 목적지’는 어디였을까. 예상치 못한 목적지에 도달한 이들은 웃음을 지을까 눈물을 흘릴까.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수정과 선우다. 수정에게 호감을 가진 선우가 호텔 빨래방에서 수정에게 말을 걸고, 둘은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기에 가능한 막연한 호감과 느슨한 긴장감으로 조금씩 서로를 탐색한다. 하룻밤을 보내고도 다음날 인사조차 하지 않는 둘이지만, 그 ‘가벼움’ 속에서도 그들은 깊은 위로를 주고받는다. 그렇게 깊은 슬픔에 싸여 있던 수정과 그런 수정을 욕망하던 선우 모두에게 따뜻하게 기억될 밤이 흐른다.
두 번째 이야기는 예비 신혼부부 지원과 규형이 주인공이다. 규형의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던 둘은 곧 펼쳐질 장밋빛 미래에 들떠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그런데 규형에게는 지원이 모르는 또 다른 미국행 이유가 있었다. 어긋남이 물꼬를 트자 이직, 출산 등 둘이 어느 정도 합의한 줄로만 알았던 굵직한 이슈에 대한 서로의 생각이 전혀 달랐다는 사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진다. 마음이 상한 둘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누가 더 희생했느냐며 공치사를 하기에 이른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사실은 가장 먼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둘은 과연 약속한 미래를 온전히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마지막은 암 수술을 위해 미국에 가는 엄마 은실과 그의 딸 유진의 이야기다. 오랫동안 삶의 무게에 시달려온 은실은 한껏 예민해져 봇물 터지듯 자신의 걱정거리를 쏟아내고, 유진은 익숙한 엄마의 푸념에 조금씩 지쳐간다. 그리고 수많은 모녀가 그러하듯 끝내 폭발하며 부딪힌다. 서로의 처지와 감정을 가장 잘 알지만 바로 그 이유로 상대를 오롯이 사랑하기만 할 수는 없는 모녀. 그러나 폭풍이 지나가면 결국 서로만이 자기 존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념하듯 깨닫는 모녀. 은실과 유진의 이야기는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한 모든 모녀관계에 잔잔한 위로를 전한다.
뉴욕행 비행기의 불시착으로 누군가는 따뜻하지만 흐릿한 위로를, 누군가는 관계의 균열을, 누군가는 관계의 끈끈함을 재확인하는 계기를 가졌다.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목적지’에 도착한 셈이다. 여섯 명의 각기 보낸 밤이 증명하듯, 비밀스러운 목적지는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우리를 흔들어놓는다. 이 흔들림을 어떻게 품으며 나아가는지에 우리 삶의 깊이가 달려 있다. 등장인물이 대체로 다소 전형적으로 젠더화되어 재현된다는 점은 아쉽지만, 생의 가능성을 살피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여섯 개의 밤〉의 시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를 출간한 문예출판사에서 초대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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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일반적이지 않은 가족들의 탐욕이 만들어낸 참극
▷ 한줄평 : 난간에 매달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로운, 가짜 '보통'의 가족들의 탐욕이 만들어낸 참극
▷ 영화 : 보통의 가족(A Normal Family)
당신의 아이가 사람을 죽였다. 당신의 선택은?
영화 포스터의 강렬한 카피가 눈에 들어온다.
무엇을 선택할지 영화를 보는 동안 고민하라는 숙제 같은 메시지이지만 거기에는 한가지 전제조건이 따라붙는다.
영화 제목 ‘보통의 가족(A Normal Family)’에서 읽히듯이 보통의 사람들은 영화가 그려낸 그런 선택을 할 것이라고 범주화해 놓았다는 점이다.
즉, 영화에서 벗어난 선택을 할 경우 우리는 ‘보통’(Normal)의 사람들이 아닐 수 있음을 암시한다. 아니 강요한다.
어쩌면 영화가 시작하기도 전에 제작자들이 만들어낸 틀 안에 우리를 가둬두는 꼴이다.
난 ‘보통’의 가족이 될 것인가? 아니면 보통이 아닌, ‘특별한(Special)’ 또는 ‘비정상적인(Abnormal)’ 가족이 될 것인가?
이제 ‘어떤 범주의 가족에 속할 것인지 선택하라?’ 문제로 질문지를 바꿔 보자.
그래야 영화가 제대로 읽힌다.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보통의 가족>은 범죄 스릴러를 표방한다.
이런 영화는 대개 설득하려는 제작자와 설득당하지 않으려는 관객들 간에 치열한 수싸움이 관전 포인트다.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영화는 치밀하고도 빠르게 스토리를 전개한다.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을 깔아 놓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연기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이런 전략에 동원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몰입감 높은 대사와 긴장감을 자극하는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이내 영화는 끝나버린다.
관객은 이런 전략에 속지 말아야 한다. 이미 알만큼 알아버린 영리해진 관객들과의 수싸움에서 과연 <보통의 가족>은 성공했을까?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부모와 자식은 끊을래야 끊어낼 수 없는 천륜으로 이어진 관계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끊임없이 사랑과 헌신을 쏟아 붓는다.
자식의 행복한 삶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식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도 나의 고통처럼 안타까울 뿐이다.
사고를 친 자식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상처를 부여안고 치유하는 일이 우선이다.
그런 부모들의 성정을 아는 영악한 자식은 부모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 자식을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이 부모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식의 허물을 어디까지 용납하고 덮어줄 수 있을까?
어느 날, 두 자녀가 노숙자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다.
자식들이 살인자로 낙인 찍히고 처벌받는 것이 두려운 부모는 걱정과 불안에 휩싸인다.
이런 부모와 달리 아이들은 죄책감 하나 없이 태연할 뿐이다.
‘상황윤리’에 놓인 부모는 어떻게 할지 쉽게 답을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한다.
보편적 윤리와 가족애가 상충하는 가치판단의 우선순위를 두고 흔들리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을까?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너 아니야, 다 덮고 가면 아무일 없게 되는 거야!"연경(김희애) / 보통의가족결국 부모는 현실을 부정하고 살인자 자식들의 허물을 덮어주기로 결심한다.
아직 자식들이 범죄자로 특정되지 않았기에 그냥 모른 척하면 되는 일이다.
죄를 덮고자하는 적극적인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기에 죄의식은 덜하다.
그동안 지향해왔던 이타적 삶의 가치들이 자식의 문제 앞에서 한순간에 무너져 버린다.
위선자 또는 속물 근성을 걸러내는 자아성찰적 메타인지 기능은 자신도 모르게 멈춘 지 오래다.
그러면서도 형제는 서로를 비난하기에 급급하다. 내 자식만은 그런 아이 일리가 없다고 강변할 뿐이다.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영화는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두 부부의 갈등과 대립을 밀도 있게 그려내지만, 복잡한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질문지를 단순화해 버린다.
만약 폭행당한 사람이 가까스로 살아나 매스컴에 등장하거나 자식들을 협박한다든지,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며 살인자 자식들이 체포되는 상황이 된다든지 하면 부모의 선택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제한된 러닝타임 속에서 선택지 두어개만 나열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하나의 답을 선택하기를 다그친다.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나도 모르게 제작진의 의도에 말려 들어갈 뻔 했다.
이럴 땐 ‘잘 모르겠어요. 그때 가보면 알겠죠.’라고 재빨리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상책이다.
현실속에서는 그런 사건 사고의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양태를 가지기 때문이다.
내가 더 이상 바꿀 수 없이 이미 결정되어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기에 ‘당신의 선택은?’라는 질문에 즉답을 할 관객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통의 가족>은 애써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싶었던 걸까?
다소 무리수로 여겨지는 충격적인 결말로 영화를 마무리 한다. 이런 답안은 어때요?, ‘보통’의 부모라면 이렇게 하지 않을까요? 라고 설득하는 것 같다.
영화 제목을 ‘보통의 가족’으로 정하면서 피할 수 없는 결말이었다.
영화 <보통의 가족>에서 던진 질문은 여전히 곱씹어 볼 만큼 유효하다.
그러나, '보통이 아닌 가족'을 '보통의 가족'으로 포장해 놓은 영화 스토리에 설득 당할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거미줄과 같이 촘촘하게 쳐 놓은 그물망은 손으로 휘이 저어 거둬내면 될 일이다.
순리대로 하면 된다. 그러기에, 이 게임은 영리한 관객들의 판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영화 <보통의 가족>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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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예고편, <어벤져스: 앤드게임>의 기록 돌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티저 예고편이 하루 일찍 온라인에 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총 3억 555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첫 24시간 만에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예고편이 되었습니다. 이는 2018년 12월 공개 당시 2억 8900만 뷰를 기록한 <어벤져스: 앤드 게임> 예고편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죠.
소치 픽쳐스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예고편은 전 세계적으로 450만 건의 언급과 함게 24시간 동안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많은 언급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국내에서는 24시간 동안 291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해, 같은 기간 <어벤져스: 앤드게임> 예고편이 지닌 194만 건을 두 배 가까이 뛰어넘는 수치를 달성했습니다.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티저 예고편에서는, 톰 홀랜드의 피터 파커가 닥터 스트레인저와 함께 멀티버스에 빠져들게 되어 닥터 옥타비우스와 그린 고블린, 일렉트로, 리자드와 샌드맨까지 이전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출연했던 캐릭터와 악역들이 모두 톰 홀랜드의 세계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모두가 원하던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추후에 공개되는 트레일러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마블의 성격상,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봉일까지 꽁꽁 숨겨둘 수도 있고요!
최근 델타 변이로 인해 코로나 환자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극장 개봉에 대한 수익률이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2월 17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극장 독점 개봉을 약속하는 소니 픽쳐스의 행보는, 관객 입장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소니는 스파이더맨에 앞서 개봉하는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개봉일을 9월에서 10월로 미룬 적이 있는데요. 이 영화의 개봉이 내년 1월로 또다시 연기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소니 픽쳐스 측은 예정대로 10월 15에 개봉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에선 10월 3일에 개봉합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봉일이 변동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는 소니의 개봉작 중 가장 중요한 영화이며, 이 스튜디오가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옵션은 글로벌 극장 개봉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2019년에 개봉한 전작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전 세계적으로 1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소니의 역대 최고 수입 영화입니다. 물론,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이 기록에 다시 한번 근접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소니는 적어도 더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길 원할 것입니다.
최근 공개한 티저 예고편의 조회 수로만 따진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씨네랩 에디터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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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022)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022)
감독: 대니얼 콴, 대니얼 쉐이너트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티스 등
장르: SF, 액션, 코미디
상영시간: 139분
개봉일: 2022.10.12
세무조사 받다 멀티버스 영웅된 ssul
젊어서 남편과 미국으로 이민을 와 세탁소를 운영하며 힘겹게 가정을 꾸려나간 '이블린(양자경)'. 애인 문제로 매사 부딪히는 딸 '조이(스테파니 수)', 딸을 못마땅해 하는 아버지, 그리고 현실감 없고 소심한 남편 '웨이먼드(키 호이 콴)' 때문에 이블린은 매우 지치고 예민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세탁소의 세무조사를 받던 날, 깐깐하고 매서운 조사관 '디어드리(제이미 리 커티스)'는 이블린의 엉터리 세무 신고를 지적하며 그녀를 극한으로 몰아세운다. 겨우 몇 시간의 재검토 시간을 얻어 돌아가려던 찰나 다른 우주에서 온 '알파 웨이먼드'가 눈앞에 나타나고, 이블린은 하루아침에 멀티버스의 위기로부터 세상과 가족을 모두 구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무작정 빠져든 멀티버스 세계관
스토리의 기발함과 독특한 연출 방식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세탁소의 세금 문제로 인해 다툼을 겪다가 갑자기 다중우주의 이야기로 진입하다니. 예측 불허한 전개로 인해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혼란이 가중되는 줄거리이지만 내재된 메시지를 통해 이 말도 안 되는 스토리에 설득력을 입히고, 극중 인물의 심리를 현혹시키는 원형의 베이글처럼 관객들은 이 다차원의 세계가 가진 블랙홀 같은 마성에 빠져들게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우주가 존재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세는 티끌에 불과하다는 다차원 설정은 MCU의 멀티버스 세계관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설정에 대한 사전 학습을 요구했던 것과 달리 본작은 멀티버스에 대한 적확한 이해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즉, <닥터 스트레인지>는 ‘멀티버스’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소재였던 반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는 작품의 의미를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한 배경적 장치로서 채택되었기 때문에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적인 내용을 뚜렷한 이해 없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초반에는 ‘웨이먼드(케 후이 콴)’의 속사포 같은 설명에 ‘이블린’처럼 당황을 금치 못했지만 ‘디어드라(제이미 리 커티스)’에게 펀치 한 방을 날리며 돌아버린 세계에 적응한 그녀처럼 순식간에 ‘이블린(양자경)’의 차원 여행에 몸을 싣게 된다.
범우주적 상상력의 결정판, 무한한 우주 속 양자경의 존재감
영화가 우주를 다루는 방식은 오히려 마블 히어로 작품보다 과감할 지도 모르겠다. ‘이블린’은 악의 세력과 맞서기 위해 다른 차원의 있는 자신에 능력을 끌어 쓰는데, 레드카펫에 선 화려한 여배우의 모습부터 철판 요리사, 유명 가수로 성공한 자신, 심지어 손가락이 핫도그 모양으로 진화한 우주까지 수많은 형태의 ‘이블린’이 등장한다. 하물며 인간의 영역을 넘어 장난감 인형, 그림, 돌멩이의 모습이 되기까지 하는 변화무쌍한 우주의 충돌은 ‘대니얼스’ 감독의 상상력이 절정을 발휘하는 순간이며 혼란보다는 시각적인 흥미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이 혼란의 중심에 선 ‘이블린’을 연기한 ‘양자경’ 배우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뒤죽박죽으로 등장하는 다중우주 속에서의 캐릭터 변신에도 그는 마치 1인 다역을 소화하듯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양자경'이 아니었다면 그 누가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을까. 고국을 떠나 해외에 정착하고, 쿵후 액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월드 스타로 큰 사랑을 받기까지 한 여러 우주 속 '이블린'의 모습은 배우 '양자경'의 삶과도 크게 닮았다. '이블린'이 곧 '양자경'의 인생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작품 속 배우가 대체불가능한 존재로 느껴지는 것일 터이다.
사랑과 강인함이 품은 진정한 강인함
아스트랄한 연출, 스토리의 괴이한 설정과는 별개로 작품에 담긴 주제의식은 의외로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무한의 우주를 돌고 돌아 이 작품이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사랑과 다정함의 설파다. 극중 빌런으로 통한 ‘조부 투파키’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어긋난 사랑으로 인해 생성된 딸 ‘조이’의 또다른 인격과도 같다. '조부 투파키'를 발견한 '이블린'은 겁에 질려 도망가기는커녕 내 딸에 씌인 악마 같은 녀석을 없애기 위해 쿵후로 무쌍을 찍고, 순발력을 발휘해 다른 우주의 자신에게 접속해 싸우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끌어다 쓴다.
하지만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싸움은 아니었다. '조부 투바키'는 곧 체념과 좌절을 상징했다. 어차피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세상에 염증을 느낀 존재에게 힘으로 찍어 누른다는 것이 통할 리가 없다. 현재 '이블린'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세탁소는 세금 문제로 영업 중단이 되기 직전이고, 미국으로 온 아버지는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남편은 이혼을 말하고, 딸과는 소통 단절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인생에 환멸을 느낀 '이블린'은 야구 배트를 들고 세탁소에 창문을 깨부순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그런데,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인정 따위는 베풀 것 같지 않았던 조사관 '디어드라'가 갑자기 일주일의 여유 시간을 준다고 한다. 늘 문제를 일으킬 줄만 알던 남편이 무슨 수로 해결했을까. 단지 다정하고 친절한 말을 건넸을 뿐이라고 한다.
'이블린'은 딸과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처음으로 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진심을 이야기하며 그 어떤 우주에 가더라도 너를 구할 것이라는 엄마의 사랑을 전한다. 이솝우화 속 차디찬 바람이 아닌 따뜻한 햇살이 나그네의 옷을 벗겼듯 다정함과 사랑을 통해 악의 존재와의 싸움을 종결시킨 것이다. 이는 다른 우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이 돌덩이가 된 우주에서는 낭떠러지로 몸을 던진 딸을 따라서 함께 몸을 내던지고, 여배우가 된 '이블린'은 다시 '웨이먼드'를 택했으며 핫도그 손가락을 가진 또다른 그녀는 연인 '디어드라'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딸을 사랑하고 지키려는 엄마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단절되어 있던 두 사람의 완전한 소통을 위해 온 우주를 돌고 돌아 왔지만 이 말도 안 되는, 험난했던 판타지적 여정이 오히려 감동 포인트가 된다. 수많은 우주를 돌고 돌아야 한대도, 절벽 아래 몸을 던져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는 엄마의 뜨거운 마음. 그토록 열망하던 멋진 인생을 사는 자신의 모습을 포기하면서까지 딸을 위해 혼신을 다해 싸우는 '이블린'의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 이 좌충우돌 난리통 속에도 어느샌가 눈물 한 방울을 뚝뚝 떨어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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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언론 시사회에 초청 받아 작성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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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로부터 회귀하고 싶은 영국 왕세자비의 비극!
영국의 왕세자비인 다이애나 스펜서의 삶을 이야기하는 스펜서는 보수적인 영국 사회 분위기를 띄며 다이애나가 왕실 가문에 부적응하는 것에 대해 다루는 영화이다. 사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꾸며낸 비극이라는 문구가 영화 초반에 나온다. 다이애나가 자가용 차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영국 왕실 가문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왕실 가문이 모이는 자리에도 지각을 하며 몸무게 재기도 하지 않는다. 그저 다이애나는 자유롭고 싶었던 것 같다. 그녀의 성격은 예술가처럼 진보적이고 뭔가 정신이상적인 행동을 보이지만 자신이 속한 강박적인 영국 왕실에서 도망가고 싶은 모습을 보인다. 규칙적인 분위기 속에 살아가느니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영국 왕실의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하고
싶은 다이애나의 이야기
하니엘의 영화 줄거리 요약
오히려 자신이 왕세자비가 된 것을 비극이라고 생각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로서 큰 부담과 정신적인 압박을 견디며 살아간다는 비극이란?
다이애나는 수많은 파파라치들의 타깃이 되어왔다. 그리고 자신도 대중들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영국 왕실 가문에 소홀히 대하였고 규칙적인 식사와 아침, 점심, 저녁에 드레스를 맞춰야 하는 것도 싫어했다. 분위기와 다른 드레스를 입고 나간다거나 자신이 먹는 음식들을 변기에 토해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녀가 유일하게 말이 잘 통하는 매기가 쫓겨나자 큰 불안감을 느낀다. 또한 주변 사람들도 다이애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려고 했으나 그레고리 소령과 셰프인 숀 해리스는 그런 다이애나의 행동에 맞추며 왕세자비로 대한다. 아마도 다이애나의 불안한 정서와 더불어 강박적인 영국 왕실의 분위기가 그녀를 미치게 만든 것 같아 보인다. 차라리 자신이 왕세자비라는 신분에 속박되지 않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찰스 왕세자의 아내이며 두 자녀들을 둔 어머니인 다이애나는 지금의 자기 모습보다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서 자신이 살던 허름하고 낡은 집에 쳐져 있는 철조망을 끊고 들어간다. 그곳에서 어린 추억을 회상하고 있는 왕세자비의 모습은 아마도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줄까? 과거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고 지금 상황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그 생각 속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세자비인
다이애나 그녀는 왜 과거를 집착하고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했을까?
하니엘의 생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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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 드림 - 소심한 강아지와 순수한 반려로봇의 우정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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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에서 홀로 외롭게 살던 ‘도그’는
TV를 보다 홀린 듯 반려 로봇을 주문하고
그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해수욕장에 놀러간 ‘도그’와 ‘로봇’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휩쓸려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기다려, 내가 꼭 다시 데리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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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이 쓸쓸하다는 건, 그만큼 소중했다는 뜻이겠지” 강가 잔디밭 한가운데 작은 벤치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어느 날 저녁, 그 벤치에는 오랜만에 재회한 어린 시절 친구인 남녀가 앉아 있다. 그들은 작은 벤치 위에서 어딘가 답답하면서도 사랑스럽고 따뜻한 대화를 나눈다. 이곳에는 또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별 이야기를 나누는 커플과 그 대화에 끼어드는 아저씨, 가출해 노숙자가 된 언니와 그런 언니를 찾아온 동생, 그리고 벤치 철거를 계획하는 관청 직원들. 하나의 벤치를 무대로 다양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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