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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 K2021-03-30 23:49:42

고질라 VS. 콩 - 훌륭한 메인 메뉴, 아쉬운 사이드 메뉴

한국에서 불모지에 가깝게 된 영화 장르 중에는 괴수물이 있다고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의 비평 및 상업적 성공으로 인해 주목받고 불타올랐지만, 이후 "7광구", "물괴"의 참패 이후 다시 사그라든지 오래다. 이렇게 한국에서 만든 영화 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 제작한 영화도 그런 경향이 보이는데, 안노 히데아키의 "신 고질라"는 관객수 만 명도 못 모으고 퇴장하였고, 이번에 리뷰하는 고질라 VS. 콩이 포함된 몬스터버스의 전작 중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도 관객수 350,000만명 대 정도밖에 흥행하지 못했다. 이렇게 한국에서는 괴수물이 해외에 비해 유난히 부진하기에, 이번 고질라 VS. 콩도 어느 정도 힘을 보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예고편부터 조회수 7,600만회를 넘기는 등 많은 기대를 받는 것을 보아 대흥행까지는 어려워도 전작보다는 확실히 주목받겠다고 추측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 기준(21년 3월 30일)으로 이미 관객수 35만명을 달성함으로서 전작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한국 관객수를 넘기는 것은 사실상 확정되었다. 본격적인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한마디 하자면, 고질라 VS. 콩은 괴수 매니아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충분한 재미를 선사하는 훌륭한 괴수물이다.

 

몬스터버스 작품들의 공통적인 비판점은 빈약한 인간들의 서사이다. 이러한 비판은 몬스터버스 작품 뿐만 아니라 타 괴수물에서도 대체적으로 보이는 비판점인데, 왜냐하면 괴수 영화의 알파이자 오메가, 즉 본질은 괴수가 도시를 때려부수는 장면이나 괴수간의 싸움씬이다. 이 장면들이 비율이 적거나 장면의 퀄리티가 빈약하다면 괴수물로서 탈락인 것이다. 그렇기에 괴수씬의 비율을 높이고 힘을 줄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보니 인간 파트가 줄어들고 줄어든만큼 표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번 영화에서도 여전히 인간은 괴수의 장소 이동 및 방관자, 도움, 그리고 응원(...) 정도 밖에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충분한 재미를 선사하는 훌륭한 괴수물이라 평한 이유는, 어찌됐던 간에 괴수 파트는 정말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본 작품은 몬스터 버스 유니버스의 사실상 마무리 같은 포지션이지만, 전작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뒷배경을 몰라도 일단 괴수들이 싸우는 것은 재미있고 스케일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괴수씬은 정말 버릴 장면이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장면이 박진감 넘친다. 다만 이런 빠르고 화끈한 전개를 위해 개연성을 다수 버린 점은 정말 노골적으로 보이는 단점이다. 일부 장소의 이동이나 인물의 행동을 어찌저찌 해결되거나 우연, 에너지에 이끌렸다 식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굉장히 안일하지만, 그대신 강력한 오락성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고질라 VS. 콩은 정말 괴수물로서의 본질을 훌륭하게 잡았다고 평할 수 있다. 괴수물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닌 괴수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선보였다. 다만 그렇기에 인간의 서사는 줄어든만큼 덜 지루하지만 여전히 빈약하다는 단점을 안고 가지만, 본질은 확실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관객을 만족시킬 정도기에 덮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화끈하게 두 괴수의 맞짱을 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극장으로 달려가길 바란다. 코로나로 인해 썰렁해진 극장가에 "왜 영화를 영화관에 가서 봐야하느냐?" 라는 질문을 "이런 영화를 보려고." 라고 답할 수 있는 영화가 등장했다.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작성자 . 씨네필 K

출처 . https://www.instagram.com/cinephile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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