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3-12-28 22:45:28
작은 아이의 세계, 그 속의 감정들
-<클레오의 세계>(2023)
개봉 전 시사회에서 영화를 먼저 관람하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영화 속 감정 읽기] 라는 연재를 합니다. 영화리뷰안에 각 인물이 대표하는 감정을 적고 그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갓난아이들에게 옆에 있는 엄마는 의지해야 할 꼭 필요한 존재다. 먹을 것을 해결해 주고, 아직 뭐가 뭔지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엄마는 그 아이의 전부다. 그러니까 엄마가 아이의 세계다. 꼭 엄마만 그런 존재가 되라는 법은 없다. 아빠도 그런 존재가 될 수도 있고, 친척이나 다른 누군가가 아이와 오랜 시간 같이 시간을 보내고 도움을 준다면, 그 자체로 아이의 세계에 포함될 수 있다. 어른들이 보기에 아주 좁고 작은 세계지만, 아이에게 그 세계는 무너지면 안 되는 무척이나 큰 세계다.
영화 <클레오의 세계>는 주인공 클레오(루이스 모루아-팡자니)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를 어릴 적부터 키운 보모 글로리아(일사 모레노 제고)는 어쩌면 클레오의 전부다. 하지만 글로리아에게 고향으로 떠나야 할 사정이 생기고 결국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영화는 클레오의 반응과 표정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면서 그가 겪는 상실감과 그의 세계가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클레오는 마음 한 구석이 시리고 슬프다. 흔들리는 클레오의 세계를 영화는 담담하고 강렬하게 담고 있다.
첫 번째 감정 - 클레오의 두려움
클레오의 세계에는 아빠도 있고,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도 있고, 보모인 글로리아도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글로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장 많이 웃고 떠들면서 감정을 공유한다.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적어도 클레오의 세계에 엄마는 없다. 그 엄마라는 존재를 대신하는 사람이 바로 글로리아다. 글로리아는 클레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친구이자 엄마 같은 존재다. 같이 샤워를 하고, 같이 병원을 가고, 같이 밥을 먹는다. 그러니까 일상을 공유하는 두 사람은 어쩌면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는지 모른다.
영화 초반 클레오와 글로리아의 수다와 장난을 지나면, 고향에 계신 글로리아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온다. 그 전화를 받고 글로리아가 우는 그 순간부터 클레오에게는 자신도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조금씩 생겨난다. 슬픔을 잠시 묻어둔 채 클레오를 챙기고 재우는 글로리아의 모습도 그렇게 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글로리아는 어느 순간에 클레오에게 이제 자신은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해 버린다. 클로에는 그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 모든 아이가 그렇듯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거냐는 물음을 다시 던진다.
돌아오지 않는다는 글로리아의 말에 클레오는 기운이 없어진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아이에겐 자신이 알던, 무척이나 친숙했던 큰 세계가 통째로 사라져 버릴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그의 두려움은 학교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운을 없애고 때론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하지만 곧 그 세계는 무너진다. 아빠에게 위로받고 또 장난도 곧잘 치지만, 그런 아빠의 노력이 텅 비어버린 클레오의 세계를 전부 채울 수는 없다.
두 번째 감정 - 클레오의 질투
글로리아가 고향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클레오는 마음속에서 글로리아를 놓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방학이 시작하자마자 글로리아의 고향으로 놀러 가게 된다. 여기서 클레오가 겪는 일들의 대부분은 기쁨의 감정을 느낄 순간들이다. 오랜만에 자신의 모든 세계인 글로리아를 만났고, 그의 가족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클레오에겐 잃어버린 세계를 찾은 기쁨을 선사한다. 자신의 집이 있는 파리보다는 열악한 시골 섬의 작은 마을이지만 여기저기 다니며 구경도 하고, 바다에서 수영도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글로리아에게는 임신한 딸과 아들이 있다. 글로리아의 딸이 출산하게 되면서 그의 집에선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들린다. 이때부터 글로리아는 자신의 손주를 돌보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클레오는 자신이 받던 글로리아의 사랑을 갓난아이가 빼앗아갔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신이 느끼는 온 세상을 그 아이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이 작은 클레오의 마음속에 큰 질투의 불씨를 불어넣는다. 그가 글로리아의 손주에게 하는 어떤 행동은 조금은 충격적으로 느껴지지만 클레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클레오의 세계는 이미 무너지고 있었으니까.
클레오와 갓난아이가 함께 있는 모습과 클레오가 하는 행동을 본 글로리아는 클레오에게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친다. 그때부터 클레오는 달리기 시작하고, 해변까지 간 클로에는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든다. 폭발하는 질투심과 죄책감이 동시에 그를 괴롭힌다. 어쩌면 클레오의 세계는 이미 없어져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당황한 클레오의 표정은 그 모든 붕괴를 표현하고 있다. 클레오의 감정은 그가 해변으로 달려가는 그 모든 순간에 완전히 방출된다. 그걸 보고 있으면 보는 이들도 안타까움에 어쩔 줄 모르게 된다. 클레오의 질투는 자연스럽게 그의 마음속에 일종의 파괴본능을 만들어냈고, 스스로 악마가 되고 싶었던 클레오는 부끄러움에 바다로 몸을 던진다.
세 번째 감정 - 글로리아의 슬픔
이 영화가 클레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글로리아의 감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클레오를 키워온 글로리아 역시 클레오에게 많은 감정을 나눠주었다. 그렇게 서로 나눈 감정은 마치 보이지 않는 끈처럼 두 사람을 연결하고 있다. 고향으로 떠나야 하는 순간에 글로리아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그의 마음에 글로리아의 자리는 꽤나 크게 만들어져 있었을 것이다. 담담히 그 상황을 설명하고 떠나는 글로리아는 자신의 힘으로 키워낸 작은 아이의 세계를 잠시 바라보고 돌아선다.
클레오가 자신의 고향으로 찾아온 방학기간 동안, 글로리아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자신만의 사업을 준비하면서 딸의 출산을 돕고, 태어난 아이를 챙겨야 했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잠시나마 찾아온 클레오가 너무나 반갑지만, 온전히 그에게만 신경을 쓸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글로리아는 자신의 가족을 좀 더 신경 쓰며 챙길 수밖에 없다. 여전히 클레오에게 다정한 글로리아지만, 그런 모든 상황을 지나면서 클레오의 세계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엔 글로리아가 울음을 터뜨린다. 클레오를 공학까지 배웅하며 돌아서는 그의 마음은 복잡하다. 결국 클레오와 완전히 이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펑펑 눈물을 쏟는다. 아마도 클레오의 방학기간 동안 클레오도 그 사실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을 것이다. 클레오는 비행기로 향하며 울음을 터뜨리진 않았지만 글로리아는 끝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의 눈물은 클레오의 세계에서 완전히 떠나게 된 그 상황에 대한 슬픔이 담겨있다.
영화 <클레오의 세계>는 클레오라는 아이의 시선에서 상황들을 따라간다. 다양한 클로즈업을 통해 클레오가 진짜로 볼만한 장면들을 화면으로 담고, 느낄만한 감정들을 무척 잘 전달하고 있다. 특히 영화 중간중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전환 장면은 수채화 같은 이미지를 통해 클레오의 세계가 가진 따뜻함을 전달하고 있다.
이 영화는 작은 아이 클레오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아주 협소한 작은 공간만 존재했던 클레오의 세계는 아마도 이 영화 속의 일을 겪고 나면 엄청나게 거대해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우리 모두가 겪은 성장기처럼. 글로리아는 비록 엄마는 아니었지만 클레오에게 중요한 존재였고, 두 사람이 나눴던 감정의 교류는 모두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영화는 그 거대한 사랑을 클레오의 얼굴과 표정으로 잘 보여준다. 영화의 원제에는 보모의 이름인 글로리아 가 들어간다. 하지만 한국에 수입되면서 <클레오의 세계>로 제목이 바뀌었다.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클레오의 세계가 곧 글로리아였으니.. 어쩌면 이 상황을 잘 표현한 완벽한 번역이 아닐까.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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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돌라는 무언의 사랑을 싣고
오래전 모 제과 회사의 초콜릿 파이 광고 배경 음악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가사가 있었다.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초콜릿 파이만 건네면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을 아끼는 마음이 아주 잘 전해진다는 것이었다. 기억하기 쉽고, 따뜻하고,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 덕분인지 그 초콜릿 파이는 불티나게 팔렸다. 그런데 마법을 부리는 초콜릿 파이의 도움 없이 입을 꾹 닫은 채 눈짓, 손짓, 몸짓 등 비언어적 표현만으로 정말 나의 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을까? 대사 없이 무성 영화처럼 연출된 <곤돌라>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랑의 가능성을 낙천적으로 긍정한다.
영화 <곤돌라>의 공간적 배경은 꽤 험준한 산맥에 안겨 있는 조지아의 조용한 산골 마을이다.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이어 주는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은 비좁은 곤돌라다. 사람들은 삶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곤돌라에 실어서 옮긴다. 사람, 동물, 와인, 음식, 각종 생활용품은 곤돌라의 단골 승객이다. 곤돌라의 양쪽 문을 활짝 열면 길쭉한 관(棺)도 곤돌라에 적재할 수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삶의 희로애락을 곤돌라와 함께한다. 이런 환경이라면 사랑도 곤돌라와 떼놓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마을 곤돌라의 새로운 승무원 '이바'와 일한 지 좀 된 듯한 승무원 '니노'는 상행선과 하행선으로 엇갈리며 서로를 지나치는 찰나의 순간마다 눈빛을 교환한다. 서로를 향한 그윽한 눈길은 곤돌라를 움직이게 하는 기계 장치와 철제 케이블처럼 서로를 서로에게로 끌어당긴다. 두 사람은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처럼 장난치고, 함께 체스를 두고, 각자가 다룰 수 있는 악기를 연주해서 선율을 들려주고, 함께 와인을 마신다. 곤돌라 혹은 곤돌라 승강장에서.
영화 <곤돌라>는 일부 장면의 음악과 비주얼이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을 떠오르게 할 만큼 언뜻 보면 마냥 행복한 동화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 성 소수자가 겪는 다양한 난관을 곤돌라를 활용해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기도 하다. 두 주인공이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곤돌라와 곤돌라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산경(山景)은 아름답지만 멀리서 보면 철사 두 줄에 의지하고 있는 듯한 곤돌라는 매우 위태롭게 느껴진다. 기발하고 깜찍한 착상으로 창조한 영화 <곤돌라>의 동화 같은 세계는 관객의 마음을 데워 주는 한편 냉혹한 현실도 곱씹게 만든다.
- 끝 -
* 씨네랩의 초청으로 4월 12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곤돌라>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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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램> 종교, 인간, 자연 사이를 경계 없이 넘나들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눈 폭풍이 휘몰아치던 크리스마스 날 밤 이후 '마리아(누미 라파스)'와 '잉그바르(힐미르 스나에르 구오나손)' 부부는 양 목장에서 태어난 신비한 아이 '아다'를 선물 받는다. 새끼 양과 인간의 모습이 공존하는 이해할 수 없는 형상을 한 아다이지만, 이미 한 차례 아이를 잃은 바 있는 부부는 아다에게 극진한 사랑을 베푼다. 그러나 우연히 주어진 선물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마리아는 점차 아다에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그녀의 집착은 잉그바르의 형 '피에튀르(비욘 흘리뉘르 하랄드손)'의 등장과 함께 절정에 도달하면서 비극의 시작을 알린다.
발디마르 요한손 감독의 공포 영화 <램>은 기본적으로 기독교적 배경과 밀접하게 연관된 작품이다. 크리스마스 밤을 배경으로 하는 첫 장면부터 그렇다. 알 수 없는 존재가 목장을 찾아온 뒤 한 마리의 양이 임신을 하고, 반은 양이고 반은 인간인 아기 아다를 낳는다. 기독교 교리상 예수가 완전한 신이자 동시에 완전한 인간이라는 상이한 특성이 공존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아다의 존재는 예수에 대한 비유로 보인다. 예수가 스스로 희생제물이 되어 인간의 죄를 씻어낸다는 점에서 예수가 흔히 어린양에 비유된다는 점, 아다를 입양한 여성 주인공의 이름이 다름 아닌 마리아인 점도 영화에 기독교적 색채를 더한다.
하지만 영화가 성경의 상징을 빌려왔을 뿐 내용까지 반복하지는 않기에 <램>은 종교적 관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관점으로 해석 가능하다. 우선 종교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램>은 신의 섭리에 도전한 인간을 향한 징벌을 다룬 영화로 볼 수 있다. 마리아와 잉그바르는 우연히 입양하게 된 아다가 본인들이 잃은 아이 대신 찾아온 축복이라고 생각해 극진한 사랑을 베푼다. 그런 그들에게, 특히 마리아에게 아이를 그리워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어미 양의 존재는 자신의 모성애를 위협하는 존재라서 거슬릴 따름이다. 그래서 그녀는 어미 양을 죽인다. 앞서 보았듯이 아다가 예수의 알레고리라면 어미 양은 마리아에게 예수를 보내준 신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런 마리아의 행동은 신이 정한 소명을 거부하고 신에게 도전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마리아와 잉그바르가 잠시 아다를 잃어버리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부부가 잠시 각자의 생업을 하느라 아다를 신경 쓰지 못한 사이 아다는 사라지고, 아다를 찾아 헤매던 부부는 초원에서 어미 양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다를 발견한다. 이는 요셉과 마리아가 12살이 된 예수를 예루살렘에서 잃어버렸다가 성전에서 학자들과 토론하는 예수를 발견한 사건과 동일해 보인다. 특히 엄마 양과 함께 있는 아다의 모습은 신이 아버지(하느님)의 집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느냐고 되묻는 어린 예수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그런데 그 직후 두 마리아의 행동은 정반대다. 성경 속 마리아가 이 모든 사건을 마음속 깊이 간직한 채 신에게 순응하는 반면, 영화 속 마리아는 어미 양이 아다를 뺏으려 했다고 여기며 화를 내고 내쫓으려고 한다. 그 외에도 간음과 같은 마리아의 다른 죄가 묘사되는 것까지 고려하면, 영화의 결말은 자신이 거부한 신에 의해 징벌 혹은 응징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포착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램>은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성경의 이야기 구조를 뒤튼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기에 오히려 자유의지와 욕구라는 인간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영화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이는 대사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화면과 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춘 효과이기도 하다. 영화 내에서는 특정 상황 또는 장면의 의미가 무엇이다라고 명확히 대사로 정의하는 대목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은 받아들이는 관객의 생각과 상황, 선입견과 편견에 따라 그 의미가 정반대로 달라질 수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마리아의 모성애다. 이미 한 차례 상실을 겪은 바 있는 그녀는 뜻밖에 주어진 아다를 자신의 아이로 받아들여 그 상실감을 채우려고 한다. 이때 아다가 온전한 인간의 형상을 갖추고 있지 않았기에 마리아에게는 그를 양으로 키울지 아니면 인간으로 키울지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녀는 모성애라는 감정과 욕구에 충실한 선택을 한다. 즉, 갓 태어난 아이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고 깊이 슬퍼하는 것이 운명이었다면, 그녀가 아다를 입양하는 것은 정해진 운명을 거부하고 새로운 삶의 길을 개척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두드러진다. 신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추구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그저 신의 섭리를 거스른 인간에게 닥친 비극 같던 영화의 결말도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영화는 모든 사건이 끝나고 다소 허망해 보이는 표정을 짓던 마리아가 눈을 감은 채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뱉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는 마치 상실과 슬픔으로 정해진 길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 것이 더 큰 상실이라는 비극으로 되돌아오더라도, 마냥 운명에 순응할 수는 없다는 인간의 모순적이고 갑갑한 심경을 대변하는 듯하다.
더 나아가 아이슬란드의 자연 배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출 방식은 마리와 아다의 이야기를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기독교적 해석보다 넓은 시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보여준다. 사실 이 영화는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로 가득하다. 마리아와 잉그바르 부부를 제외한 모든 것으로부터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이 지닌 초자연성이 드러난다. 죽은 것이 부활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존재가 생명을 선사하며, 한 대상이 전혀 다른 대상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런데 영화는 이러한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광활한 초원, 높은 산맥과 그 산마저 가려버리는 짙은 안갯속에 매우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간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 결과 자연이 지닌 초자연적 힘은 이해하기보다는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대상처럼 보인다. 제도 종교에서 정의하는 신의 모습이나 규율, 교리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범접할 수 없는 광활하고 광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은 저항할 수 없고 굴복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살 수 있지만, 자신들의 선택이 낳은 자연의 결과와 반응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한 존재이기에 겸허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자연의 힘 앞에 압도되는 분위기는 <램>이 통상적인 호러 영화는 결이 다르더라도 결국 '호러' 영화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영화의 내용이나 구조, 주제와는 별개로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램>은 실망스러운 작품일 수 있다. 좋게 말하면 관객들의 니즈를 잘 캐치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낚시를 잘했기 때문이다. <램>의 포스터를 보면 미국의 독립영화제작사인 A24의 로고가 강조되어 있다. A24가 <유전>, <미드 소마>처럼 예술성과 독창성을 모두 인정받은 공포영화를 제작해 관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사실을 셀링포인트로 삼은 것이다. 문제는 A24가 <램>의 배급사이기는 하나 제작사는 아니라는 것이고, 그 결과 <램>은 여러모로 기대와는 다른 영화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영화를 그 자체로 온전히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종교와 인간, 자연과 인간 사이의 모호한 경계와 관계를 넘나드는 영화이고, 영화의 형식도 그리 친절하지는 않다 보니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신중하게 끈기를 가진 채 이 기묘한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보아야 비로소 영화가 무엇을 말하는지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고, 한 번의 관람으로는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난해함과 고민 끝에 무수한 해석이 가능한 것이 <램>만의 매력임을 인정하고 나면, 왜 이 영화가 제74회 칸영화제서 독창성상을 수상하고 제54회 시체스영화제에서는 작품상, 여우주연상, 신인감독상 3관왕을 차지했는지 그 이유를 실감하는 것만큼은 어렵지 않다.
A(Acceptable 무난함)
수없이 곱씹어야 느껴지는 결이 다른 공포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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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군분투
고군분투[孤軍奮鬪]: 전장에서, 구원병이 없이 고립된 군사나 군대가 많은 수의 적군과 맞서 용감하게 잘 싸움
1940년대, 프랑스에서 23살의 대학생 '안'이 임신을 한다. 상상치 못한 임신에 아이를 지울 방법을 찾지만 쉽지 않다. 당시 낙태 수술은 엄청난 범죄로 취급받았기 때문이다. 12주 차가 돼서야 '안'은 은밀하게 낙태 수술을 하는 사람을 알게 되고, 목숨을 내건 수술을 강행한다.
'안'은 지극히 평범한 또래 여자아이들처럼 이성과의 관계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피임 도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들은 그저 운에 자신의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또한 성인이 된 이후임에도 '안'을 비롯한 여자 대학생들은 성 경험이 없거나 있어도 숨긴다. 이는 당시 시대가 성에 대해 얼마나 폐쇄적이었는지 보여준다.
영화를 보다 보면 당시 몇몇 남성들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했는지 알 수 있다. '안'은 남자 동기인 '장'에게 낙태 수술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장'은 '안'에게 임신을 하게 된 경위를 묻고 어땠냐고 묻는다. 언짢아진 '안'이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장'은 '안'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 "지금 너 안전하지 않냐"며 관계를 요구한다. 단지 여성을 욕구를 풀기 위한 도구로 보는 '장'의 시선이 끔찍했다.
산부인과 의사는 낙태를 원하는 '안'에게 주사를 처방해준다. 하지만 낙태가 되지 않자 찾아간 다른 병원에서 의사는 뜻밖의 말을 한다.
“그 주사는 아이를 더 튼튼하게 해주는 약이에요. 사람들은 낙태의 권한이 여성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받아들이세요."
그렇다면 그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아이를 품고 낳는 주체인 나에게도 없다면.
"언젠가 아이를 가지고 싶어요. 다만 제 인생과 바꾸고 싶지 않아요."
'안'은 임신을 집에만 있어야 하는 여자만 걸리는 병이라고 표현한다. 문학에 재능을 가진 앞길이 창창했던 23살의 '안'에게 낙태는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낙태가 되지 않았단 사실에 좌절해있던 '안'은 '장'의 도움으로 겨우 낙태 수술을 받게 된다.
영화는 당시 낙태 수술 장면을 적나라게 보여준다. 상상한 것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보면서 몇 번이나 눈을 가리고 싶었지만 전혀 과장되지 않은 실제 모습이란 게 느껴져서 꾹 참고 봤다. 그 장면이 불편했다기보다 안타깝고 슬펐다. 오로지 혼자서 모든 걸 해낸 '안'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었다.
오늘날 계획에 없던 임신을 확인하면 여성들은 낙태를 선택하지만 낙태가 불법이었던 1974년 이전에 은밀하게 낙태를 감행한 여성들은 한해 30만 명이었다. 지금도 매년 1명의 여성이 낙태 수술로 목숨을 잃고 있으나 1975년에는 매월 2명, 1960년대에는 하루 한 명이 희생됐다. 프랑스는 1970년대가 돼서야 낙태 합법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안'이 끔찍한 고통을 견디고 30년이 지난 후였다.
이 작품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봉준호 감독님이 극찬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의 메시지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화 특유의 분위기와 연출도 좋았다. 1주 차, 2주 차 태아의 주차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면서, 관계를 한 여성이 생리가 늦어지면서 느끼는 공포를 고조시키는 연출이 기억에 남는다. 글의 제목을 고민하다 문득 고군분투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영화 비주얼면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지만, 이 작품의 메시지를 설명하기엔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고군분투해본 사람이라면 꼭 봤으면 좋겠다.
사진 출처: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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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달지만은 않은 시나몬 사탕 같은 멜로 영화, 그리고 음악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Cast
감독: 박찬욱
출연: 박해일, 탕웨이
Synopsis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을 맡게 된 형사 ‘해준’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와 마주하게 된다.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 경찰은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리고 탐문하기 시작하는데, ‘해준’은 ‘서래’를 알아가면서 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낀다. (출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Review
<헤어질 결심>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킨 ‘헤결사’를 아시나요? 이 자리에서 당당히 고백하겠습니다. 제가 바로 그 ‘헤결사' 중 한 명이랍니다. <헤어질 결심>은 아름다운 각본으로 잊을 수 없는 명대사를 한 움큼 만들어내고, 섬세한 연출로 2022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의 영예를 얻은 멜로 영화입니다. 마침내 미결로 남은 ‘해준'과 ‘서래'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많은 ‘헤결사'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겼죠.
하지만 <헤어질 결심>에 음악이 없었더라면, 마냥 달지만은 않은 시나몬 사탕 같은 박찬욱 표 멜로 영화는 탄생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 작품의 음악은 국내 영화 음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조영욱 음악 감독이 맡았는데요.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올해의 큐레이터'로 선정된 조영욱 음악 감독을 기념하며, 그가 “내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독특한 작품”이라고 밝힌 <헤어질 결심>의 영화 음악을 파고 들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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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의 영화 음악에는 OOO가 없다
때때로 배우의 연기와 현장 소리만으로 채워진 영화를 보다 보면, 내심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지금쯤 ‘쿠구궁…’ 할 때가 됐는데…” 이처럼 음악은 영상 중심의 시각 매체인 영화에 깊이를 더하는 요소입니다. 영화와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 사이와도 같죠. 서로의 옆집에 산다는 박찬욱 감독과 조영욱 음악 감독처럼 말입니다. 조영욱 음악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등의 작품을 박찬욱 감독과 함께 완성했습니다.
<헤어질 결심>은 한 번쯤 본 듯한 소재들로 만들어졌으나, 이상하게도 한없이 낯설고 새로운 영화입니다. 그리고 음악은 이 영화를 낯설게 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죠. 조영욱 음악 감독은 멜로 영화가 음악을 사용하는 전형적인 패턴을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일반적으로 멜로나 로맨스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감정이 피어오를 때, 설레는 느낌을 자아내는 감미로운 음악을 사용합니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을 그릴 때는 밝고 경쾌한 음악을, 두 사람의 갈등이 심화할 때는 축 가라앉은 음악을 쓰고요. 멜로 영화답게 <헤어질 결심>에도 감정이 피어오르고, 사랑에 빠지고, 갈등이 심화하는 장면이 모두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음악들’은 찾아볼 수 없죠.
“멜로드라마지만 감정을 배제한 음악이 이 영화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들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스토리 강화에 역점을 두기보다는 두 인물 간에 오가는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습니다.”
조영욱 음악 감독, <헤어질 결심> 프로그램 노트
그의 말처럼 <헤어질 결심>의 음악에는 감정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멜로디 라인이 거의 없죠. 대신 같은 음을 반복해 내는 타악기의 소리가 인상적입니다. 영화에서 긴장감을 조성할 때 주로 쓰는 반복적인 사운드가 ‘해준'과 ‘서래'의 사랑 주변을 맴돕니다. 둘의 사랑이 커지는 와중에도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을 온갖 요소들을 절로 떠올리게 하죠. “<헤어질 결심>의 영화 음악에는 OOO가 없다”, 정답은 ‘멜로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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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의 교향곡 ‘아다지에토’와 정훈희의 ‘안개’
멜로디가 거의 없는 음악들로 채워진 작품이기에 오히려 몇 없는 멜로디가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아마도 관객의 뇌리에는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와 가수 정훈희의 ‘안개'가 깊이 박혀있을 겁니다. ‘아다지에토'는 ‘서래'의 첫 번째 남편 ‘기도수'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추천한 음악이자, ‘해준'이 이윽고 붕괴하는 순간에 흘러나온 음악입니다. ‘안개'는 수사를 핑계로 ‘서래'의 집 안을 들여다보는 ‘해준'의 사랑이 저도 모르게 커지는 순간과 ‘서래'의 죽음으로 영원히 종결되지 못할 사랑이 되어버린 순간에 흐르던 음악이죠.
‘기도수'는 집에 청음실을 마련해두고 음악을 즐기는 인물입니다. 영화에서 구태여 강조하지는 않았으나, 박찬욱 사단은 관객들이 이 사실을 놓치지 않도록 장면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구성했죠. ‘서래'는 ‘기도수'가 말러의 음악을 추천하며 산을 타는 방법을 소개하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산을 올라 ‘기도수'를 죽음에 이르게 했고, ‘기도수'가 청음실에서 음악에 빠져있을 때 유서를 위조합니다. 이러한 디테일로 영화는 더욱더 단단한 서사와 만듦새를 갖춥니다. 조영욱 음악 감독은 여기에 말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친 곡이라는 ‘아다지에토'의 음악적 디테일까지 더했죠. 음악에 비유하자면,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악기가 한 번에 소리를 낼 때 귀를 즐겁게 하는 풍부한 청음이 가능한 것과 같습니다. 박찬욱 사단의 영화는 작은 디테일도 그냥 만들지 않습니다. 완벽한 음악을 선사하려는 오케스트라의 마음가짐으로 영화를 만드는 박찬욱 사단의 작품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헤결사'는 오늘도 영화속 숨은 디테일을 찾으며, <헤어질 결심>에 반할 수밖에 없는 또 한 가지 이유를 찾아냅니다.
‘안개'는 <헤어질 결심>의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고려한 음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수 송창식에게 듀엣곡으로 녹음해주기를 간청했다는 일화도 유명하죠. ‘안개'는 이별 후 안개 속을 걷는 사람이 그리운 마음을 애써 억누른다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습니다. 언제나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뿌연 안개가 낀 이포에서 안개처럼 존재했다가 그렇게 사라져버린 ‘서래'를 그리며 살아갈 ‘해준’의 심정을 반영한 노래 ‘안개'는 더할 나위 없이 적확한 엔딩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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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사단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진 않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영화를 만듭니다. 아주 사소한 의문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설계하고 다듬어 영화를 세상에 선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린 이를 ‘변태 같다'는 말로 가볍게 표현하곤 하지만요. 제겐 박찬욱 사단의 영화가 나만 알고 싶은 맛집과도 같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알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영원히 나만 알고 싶을 만큼 소중한 그런 영화 말이죠.
조영욱 음악 감독은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위해 선정한 영화 중 한 편인 <겟 카터 1971>의 상영이 끝나면,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관객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헤어질 결심>의 영화 음악이 인상적이었다면, 제천에서 조영욱 음악 감독을 직접 만나보세요.
Schedule in JIMFF
<헤어질 결심> 2022.08.14(일) 메가박스 제천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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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가 나오는 영화 추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신청 받은 주제는 바로 '강아지가 나오는' 영화입니다.
이 게시물 혹은 씨네픽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동일 내용의 콘텐츠 게시물에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에 대해 적어주신다면 다음 콘텐츠를 올릴 때 여러분들의 댓글을 바탕으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작해볼까요?٩( ᐛ )و
베일리 어게인
ⓒ 네이버 영화
synopsis
귀여운 소년 ‘이든’의 단짝 반려견 ‘베일리’는 행복한 생을 마감한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다시 시작된 견생 2회차, 아니 3회차?!
1등 경찰견 ‘엘리’에서 찰떡같이 마음을 알아주는 소울메이트 ‘티노’까지!
다시 태어날 때마다 성별과 생김새, 직업(?)에 이름도 바뀌지만,
여전히 영혼만은 사랑 충만! 애교 충만! 주인바라기 ‘베일리’
어느덧 견생 4회차, 방랑견이 되어 떠돌던 ‘베일리’는 마침내 자신이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고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뉴욕타임즈 52주, USA TODAY 베스트셀러 '베일리 어게인'을 영화한 작품.
2017년 북미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개봉하며 2억 달러 수익을 달성한 영화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꼭 봤으면 하는 영화이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이자, 눈물이 나는 영화이다.
언더독
ⓒ 네이버 영화
synopsis
하루아침에 운명이 바뀐 강아지 ‘뭉치’는
우연히 만난 거리 생활의 고참 ‘짱아’ 일당을 만나
목숨을 구하게 된다.
차츰 ‘짱아’ 무리의 스트릿 라이프에 적응하던 찰나
그들의 소중한 아지트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마침내 그들은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cine pick!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진이 모여 제작한 <언더독>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간 작품이다. 자칫 무겁고 진지하게 다뤄질 부분을 부드럽게 풀어나가 좋았으며,
예쁜 작화와 좋은 메시지가 영화의 매력이다.
볼트
ⓒ 네이버 영화
synopsis
슈퍼독 ‘볼트’는 온갖 모험과 위험으로 가득 찬 흥미 진진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단, 그가 카메라 앞에 있는 순간까지만! 최고의 TV스타 볼트가 어느 날 우연히 헐리우드 촬영장을 떠나 머나먼 뉴욕까지 오게 되면서 견생 최대의 도전이 시작된다. 그의 주인이자 연기 파트너인 ‘페니’에게 돌아가려면, 미국 대륙을 가로질러야만 하니까! 믿을 거라곤 TV 속 멋진 전투 기술과 초능력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볼트의 착각일 뿐, 그가 뛰어든 현실 세상에선 무용지물이다. 그래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볼트는 심상치 않은 동지들을 만나게 된다. 왕년에 사랑 받던 고양이였지만 지금은 버림받고 좀 까칠해진 ‘미튼스’, 엄청난 TV 매니아이자 볼트의 열혈 팬인 햄스터 ‘라이노’ 가 바로 그들. 그리고 이 어설픈 두 친구와 함께하는 우리의 액션 영웅 볼트의 완전 ‘리얼 액션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cine pick!
강아지 애니메이션 버전의 <트루먼쇼> 같은 영화이다.
주인공 강아지 '볼트'부터 고양이, 햄스터 등 동물들의 귀여운 매력이 상당한 영화이다.
감동과 교훈 모두 주는 영화로 가족 영화로 보면 좋을 것 같다.
환상의 마로나
ⓒ 네이버 영화
synopsis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마로나. 형제들을 떠나 인간 주인을 만나면서 견생의 제2막이 오른다.
곡예사 마놀부터 건설업자 이스트반, 귀여운 소녀 솔랑주까지.새로운 주인을 만날 때마다 마로나 역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데…
cine pick!
제21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환상의 마로나>
가슴 뭉클한 강아지의 삶을 그린 영화로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부터 작화까지 신선한 영화이다.
레이디와 트램프
ⓒ 네이버 영화
synopsis
어여쁜 강아지 레이디는 주인아저씨와 아줌마의 사랑 속에 행복하게 자라 요조숙녀가 되었다.
그러나, 아기가 태어나고 주인 부부가 여행을 떠난 사이 이모가 집을 돌보게 되자 레이디는 금방 천덕꾸러기가 되고 재갈을 물리는 고
통을 당하자 도망쳐서 거리의 강아지 트램프를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데...
cine pick!
마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연상되는 스토리가 담긴 영화 <레이디와 트램프>
너무 귀여운 강아지들의 사랑 이야기. 귀엽고 사랑스럽고 슬프고 재밌고 다 하는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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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원작 드라마 '마스크걸' (feat. 잔인 넷플릭스 나나 고현정)
마스크걸
Netflix, 23.08.18 오픈
스릴러, 청소년 관람불가
한국, 7부작
원작: 네이버 웹툰 <마스크걸>
출연: 이한별, 나나, 고현정, 염혜란 등
무서운 거 못 보는 인간이
살인을 5~6번은 하는 '마스크걸'을 왜 보게 되었느냐...
이거 제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웹툰이거든요 ㅠㅠ
물론 오래돼서 웹툰 내용을 거의 잊어버렸지만
드라마로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너무 기대 중이었어요!
근데 역시나,, 생각보다 더한 잔인함에
약 3~4일간 끊어서 본 것 같아요 후
미리 잔인함의 강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별 다섯 개 중 별 다섯 개입니다......
칼 총 유리 뭐 무기로 안 쓰는 게 없을 만큼,,,,,,
심지어 살인도 그냥 살인이 아닌 토막 살인일 만큼
굉장히 무섭고 끔찍해요
모두가 아시겠지만
성형 전 모미, 성형 후 모미, 중년 모미 배우가 모두 다르십니다
배우가 바뀐다고 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없었고요
다만 7부작이라 그런가 전개가 훅훅 진행되더라구요
성형 전 2회, 성형 후 2~3회, 중년 2~3회 이렇게 꾸려져 있어서
모미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알긴 어려웠어요
마스크걸 모미 외에 다양한 캐릭터가 많이 나와요
마스크걸의 팬이자 모미의 정체를 아는 주오남,
주오남의 엄마 김경자, 모미의 딸 김미모,
모미의 첫 살인이 되었던 핸섬스님,
모미 회사 사람인 유상순, 이아름, 박기훈,
술집에서 일하다 만난 김춘애, 미모 딸 친구인 김예춘까지
웹툰은 150부작이었으니
다양한 캐릭터가 나와 전개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건데
7부작으로 꾸리려면 인물을 좀 줄였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ㅠㅠ
회사 사람들, 주오남, 핸섬스님과 동시에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그 회차를 볼 때는 굉장히 짜임새가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뒤로 갈수록 그 캐릭터들은 거기에만 묶여 있고
모미 혼자 빠져나와 다른 에피소드를 진행하다 보니까
그들은 꼭 필요한 역할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부분의 캐릭터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김경자와 김미모만 빼고요
마지막 에피소드를 담당하는 인물들이라 그런지
가장 파급력이 강한 캐릭터 둘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서인지 중년의 모미는 주인공이란 생각도 안 들었어요
마지막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김미모라는 생각이......
+) 주오남을 죽인 김모미를 죽이려다 실패한 김경자가
그녀의 딸 김미모를 죽이려고 하는데요
가해자와 피해자로 엮인 관계라
안쓰럽기도 하면서 또 맞말이다 싶고......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니다 어찌 보면 주인공은 김경자일지도 몰라요
아들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약 20년간,, 모미를 쫓아다니는 인물이거든요
죽을 위기가 4번은 있었던 것 같은데 불사신마냥 계속 살아돌아와요
아무리 픽션이라고 해도 ;;
한두 번 살아오는 건 와 대박이다 싶은데
그게 4~5번 반복되면 그냥 어이없고 웃겨지거든요
'마스크걸'은 시간 구성을 특이하게 만들었어요
2009년이었다가 2023년이었다가
회차마다 2~3번은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요
매번 자막에 적어 주니까 불편한 점은 없었는데
성형 후 모미의 감옥 생활은 왜 흑백 처리 했나 궁금해요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 흑백 처리한 거였다면
핸섬스님을 죽였을 때부터 흑백이었어야 하지 않나 싶고
과거 얘기를 하느라 흑백 처리를 하는 거였으면
2009년은 더 과거 아닌가 싶고... 설정 오류일까요
반전 요소가 많은 것도 좋았습니다
김경자에게 걸린 김춘애가
김모미는 X년이다, 내 인생의 걸림돌이다 얘기하지만
사실은 김모미와 친한 친구 관계였다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김경자가 10년이 넘도록 미모에게 가스라이팅 했다는 것도
신선하고 신박한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수많은 캐릭터들의 서사를 모두 보여 주지 못하니까
나레이션 처리하는 것도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어요
암튼 뭐,, 연기 잘하는 배우들 많이 나와서 좋았습니다
고현정 염혜란 안재홍 님은 말할 것도 없고
나나 님도 연기를 이렇게 잘하셨나 싶을 만큼 대단했고
신인인 이한별 님과 신예서 님도 완전 연기 천재시더라고요
특히 나나 님 춤추는 장면에서 반한 사람 한둘 아닐 거라 생각하는데
역시... 애프터스쿨....................
저 사람이 까탈레나를 추던 사람 맞나 싶을 정도로 개예쁨
*스토리: 4/5점
*연출: 5/5점
*영상미: 4/5점
*연기: 5/5점
*OST: 1/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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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팬들에게 준 선물들 정리! (이스터에그)
안녕하세요 마블쟁입니다!!
드디어 스포가 있는 자세한 리뷰 영상입니다!
영화 속에 들어있던 수많은 이스터에그들 중,
이번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캡틴과 아이언맨의 떡밥 및 이스터에그 들을 자세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영상 재미있게 봐주세요~
2018. 04. 27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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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악인은 너무 많다 2 : 제주 실종사건의 전말> 메인 예고편
10년 전, 정적 '잠수함'에게 칼을 맞고 칩거하며 폐인처럼 살던 탐정 ‘강필'에게
친하게 지내던 동생 '병도'가 찾아온다.
제주도의 한 건설업자가 원하는 사람을 찾아주면 꽤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하고
재정적으로 어렵던 강필은 의뢰를 받아들여 제주도로 향한다.
그런데 건설업자가 찾길 바라는 실종된 감독은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K3리그 '승부조작'에 관여한 정황이 보이고
주니어 축구교실 학부형들을 대상으로 '성매매'까지 알선했다.
게다가 조사를 진행할수록 주변 사람들의 숨겨진 '이면'이 속속들이 밝혀지는데...
강필은 이 사람을 계속 찾아도 되는 걸까?
건드리면 안 되는 '진실'에 다가가는 것은 아닐까?
이 세상에 제대로 된 '정의'란 존재하긴 하는 걸까?
탐정 '강필', 또다시 얽히지 말아야 할 사건에 얽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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