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샤2025-04-20 23:05:26
곤돌라는 무언의 사랑을 싣고
영화 <곤돌라(Gondola)> 리뷰
오래전 모 제과 회사의 초콜릿 파이 광고 배경 음악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가사가 있었다.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초콜릿 파이만 건네면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을 아끼는 마음이 아주 잘 전해진다는 것이었다. 기억하기 쉽고, 따뜻하고,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 덕분인지 그 초콜릿 파이는 불티나게 팔렸다. 그런데 마법을 부리는 초콜릿 파이의 도움 없이 입을 꾹 닫은 채 눈짓, 손짓, 몸짓 등 비언어적 표현만으로 정말 나의 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을까? 대사 없이 무성 영화처럼 연출된 <곤돌라>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랑의 가능성을 낙천적으로 긍정한다.
영화 <곤돌라>의 공간적 배경은 꽤 험준한 산맥에 안겨 있는 조지아의 조용한 산골 마을이다.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이어 주는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은 비좁은 곤돌라다. 사람들은 삶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곤돌라에 실어서 옮긴다. 사람, 동물, 와인, 음식, 각종 생활용품은 곤돌라의 단골 승객이다. 곤돌라의 양쪽 문을 활짝 열면 길쭉한 관(棺)도 곤돌라에 적재할 수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삶의 희로애락을 곤돌라와 함께한다. 이런 환경이라면 사랑도 곤돌라와 떼놓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마을 곤돌라의 새로운 승무원 '이바'와 일한 지 좀 된 듯한 승무원 '니노'는 상행선과 하행선으로 엇갈리며 서로를 지나치는 찰나의 순간마다 눈빛을 교환한다. 서로를 향한 그윽한 눈길은 곤돌라를 움직이게 하는 기계 장치와 철제 케이블처럼 서로를 서로에게로 끌어당긴다. 두 사람은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처럼 장난치고, 함께 체스를 두고, 각자가 다룰 수 있는 악기를 연주해서 선율을 들려주고, 함께 와인을 마신다. 곤돌라 혹은 곤돌라 승강장에서.
영화 <곤돌라>는 일부 장면의 음악과 비주얼이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을 떠오르게 할 만큼 언뜻 보면 마냥 행복한 동화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 성 소수자가 겪는 다양한 난관을 곤돌라를 활용해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기도 하다. 두 주인공이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곤돌라와 곤돌라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산경(山景)은 아름답지만 멀리서 보면 철사 두 줄에 의지하고 있는 듯한 곤돌라는 매우 위태롭게 느껴진다. 기발하고 깜찍한 착상으로 창조한 영화 <곤돌라>의 동화 같은 세계는 관객의 마음을 데워 주는 한편 냉혹한 현실도 곱씹게 만든다.
- 끝 -
* 씨네랩의 초청으로 4월 12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곤돌라>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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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뒤편에서 삼켜지는 감정들
말 뒤편에서 삼켜지는 감정들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쉽게 형언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영화를 찍어왔다. 그의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언제나 인물이며, 그는 이야기보다도 인물에, 그리고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에 주목해왔다. 지금까지의 그가 인물들이 서로에게 내뱉는 말들의 충돌을 통해 그 감정을 두드러지게 나타냈다면, 이번 영화에서 그는 그것의 충돌보다도 인물이 내뱉는 말 뒤편의 감정을 좇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티아스와 막심>은 자비에 돌란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부드럽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여전히 스타일리시하고 영상미 있지만, 감정을 표현함에 있어 절제하는 것이 분명히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연출 기법이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간다. 아마도 이런 부분 때문에 혹자에게 이 영화는 그의 전작들에 비해 전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감독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이 영화에서 미학적인 의도로 찍은 장면은 베이 윈도우 뒤에서 마티아스와 막심이 키스를 하는 장면 하나뿐이며, 그는 영화 대부분의 장면을 온전히 인물의 심리에 따르며 찍었다. 핸드헬드 장면이 많은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마티아스와 막심>은 그의 영화 중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영화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임에도 이 영화에는 한 가지 튀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영화 출연을 부탁하는 친구 동생 에리카와 그의 친구다. 이들은 영화에서 마티아스와 막심 나이대의 다음 세대로 묘사된다. 이들은 프랑스어와 영어를 혼용해 쓰고, 리베트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은 그런 그들의 행동을 비꼬는 뉘앙스를 취한다. 두 세대의 언어 충돌은 퀘벡의 젊은 층에게 나타나는 영어에 대한 선호 변화를 실감하게 만든다. 성에 대한 인식 또한 마찬가지다. 에리카의 친구가 마티아스와 막심에게 "둘이 키스 해봤어요?"라며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고, 에리카가 둘에게 "오빠들은 여자야. 아니 남자일 수도 있지"라며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은 이들의 개방된 성, 젠더 인식에 대해 느끼게 한다. 특히나 "양식에 있어 인상주의적이면서도 표현주의적"이라는 말에 대해 질문하는 막심에게 에리카가 "오빠들 세대의 관점으로 보면 그렇지"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윗세대의 한계에 대한 아래 세대의 변화 가능한 발전성을 나타내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영화의 중심 서사와는 다소 동떨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지만, 퀘벡의 젊은 층에 나타나는 변화 양상을 날카롭게 나타낸 인상적인 부분이다.
" 클로즈업 준비됐어?"
친구 동생의 단편 영화에서 키스 씬을 찍은 뒤, 두 사람에게는 변화가 생긴다. 둘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이때 두드러지는 건 마티아스의 행동이다. 마티아스는 약혼자에게 자기라고 부르지 말라며 짜증을 내고, 단편 영화를 자신 없이 본 것에 대해 신경 쓰는 등 주변 사람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한다. 또한 막심의 송별회를 잊었던 척하고, 게임 중 그가 사기를 쳤다고 시비를 거는 등 막심과 거리를 두며 배타적으로 행동한다. 막심은 그런 그의 행동을 신경 쓰고,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자꾸 의식하게 된다. 두 사람의 다른 행동은 성격 탓도 있겠으나, 애초에 두 사람의 처지가 다른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마티아스는 로펌에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고, 승진과 약혼자와의 미래를 앞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에 반해 막심은 불안정하고 막막한 삶을 살고 있다. 2주 뒤 오스트레일리아로 돈을 벌러 떠날 예정이고, 히스테리를 부리는 엄마와 연락 두절인 형은 그에게 의지가 되지 않는다. 친구들과 마티아스의 엄마가 오히려 그의 안식처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에 길을 잃는 것은 같다. 이른 아침 수영 중에 방향을 잃고 헤매던 마티아스가 숙소에 도착해 "길을 잃었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런 두 사람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길 두려워하며 계속해서 막심을 밀어내던 마티아스는 결국 파티 도중에 막심에게 상처를 줄 말을 내뱉는다. 여기서 그는 막심을 점박이라고 부르는데, 내내 언급되지 않던 막심의 흉터가 유일하게 언급되는 장면이다.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마티아스는 이내 다시 돌아온다. 그러고는 카드 게임을 하고 있는 다른 친구에게 괜히 훈수를 두며 어색하게 막심 곁으로 갈 기회를 만든다. TV를 보고 있던 막심의 곁에 마티아스가 앉는 장면에서 Phosphores cent의 <Song For Zula>가 흘러나온다. 크레딧이 올라갈 때 들리기도 하는, 영화 전체를 요약한다고 할 만한 곡이다. 이날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때도 마티아스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길 겁낸다. 막심은 주말을 같이 보내자며 지금의 감정을 이해하고 싶다고 하지만, 마티아스는 이건 우리가 아니라며 모르겠다고 말한다. 다음 장면에서 마티아스는 점멸하는 전구 밑에 서있다. 불이 들어왔다 안 들어오기를 반복하는 전구는 친구 사이이면서 사랑 사이에도 놓인 두 사람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티아스가 스위치를 건드리며 인트로에서도 들리던 전구를 켰다 끄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마티아스는 결국 전구를 끄고 장면은 암전 된다. 거래처 변호사 케빈과 바에 있던 마티아스는 그곳을 나와 어딘가로 뛰어간다. 하지만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괴로워한다. 막심은 다른 바에 있다. 그는 화장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반점을 가려본다. 거울에서는 상처가 보이지 않지만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상처가 있다. 막심은 엄마의 집 앞에서 돌아온 형과 함께 즐거워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여전히 두 사람은 길을 잃었으며, 목적지를 찾지 못한다.
출국 전날 막심은 마티아스의 엄마 프랑신에게 전남편 전화번호를 부탁해 연락을 취하고, 3주 전 마티아스의 메일로 보낸 상황이라는 답을 받는다. 마티아스의 진심을 다시 확인한 그는 울음을 터뜨린다. 그에게 서운했던 감정이 녹아내린 것일 수도, 이제 호주로 떠나기 때문일 수도, M과 M의 농장을 만들기엔 이미 완전히 늦어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막심은 마티아스의 진심을 다시 확인했다. 짐을 다 챙기고 집 문을 연 그의 앞에 친구들이 보인다. 그중에는 마티아스도 있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 간에 당장 두 사람의 목적지는 사랑보다 우정에 가깝다. 길을 잃었던 두 사람은 자신들을 붙잡아주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길을 찾는다. 마티아스는 막심의 곁에, 막심은 마티아스의 곁에 여전히 남는다.
<마티아스와 막심>은 사랑에 대한 영화이며, 또한 우정에 대한 영화다. 실제로 자비에 돌란 감독은 20대 중후반에 만난 친구들을 캐스팅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준 친구들과 우정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 <마티아스와 막심>을 만들게 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 마티아스와 막심을 비롯한 영화의 친구 무리는 때때로 서로를 공격하기를 서슴지 않지만,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챙기며 사랑을 베푼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준다. 어쨌든 영화는 우정에 가깝게 끝나지만, 만약 둘의 관계가 사랑으로 진전되다 해도 이들의 우정에는 별 영향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막심의 얼굴 흉터가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니게 받아들여진 것처럼.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영시코기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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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수녀들 | 길 잃은 오컬트와 빛바랜 여성 서사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고등학생 ‘희준’(문우진)은 자살을 시도했다. 자신에게 숨어든 악령을 내쫓기 위해. 하지만 악령은 좀처럼 희준의 몸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구마를 시도하던 장미십자회 소속 '안드레아 신부'(허준호)도 악령의 힘을 당해내지 못한다. 이 광경을 목격한 ‘유니아 수녀'(송혜교)는 이 악령이 12 형상 중 하나라고 확신하고, 구마 사제가 없더라도 구마 의식을 이어가기로 결심한다. 그렇지 않으면 희준은 곧 죽을 테니까.
하지만 희준의 담당의 ‘바오로 신부'(이진욱)는 구마의식을 의심하며 정신과 치료만으로도 차도가 있다며 유니아의 계획에 협조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그녀는 바오로 신부의 제자인 ‘미카엘라 수녀'(전여빈)가 자기처럼 악령을 느낄 수 있다는 비밀을 눈치채고, 그녀에게 막무가내로 도움을 요청한다. 미카엘라는 자기 과거를 희준에게 투영하며 유니아를 돕기로 결정하고, 두 수녀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구마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또 실패한 한국 영화 속편
한국 영화의 속편 제작 소식은 그렇게까지 기대받는 뉴스가 아니다. 상업적으로도, 비평적으로도 호평받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해적 2>, <국가대표 2>, <강철비 2>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작품들의 속편만 보더라도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속담이 유효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나마 <신과 함께>,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애초에 시리즈물로 기획되는 경우가 예외일 뿐이다.
전편의 성공을 이어받지 못한 속편들은 공통점이 있다. 제목 외에 연속성이 없다. 이름만 같을 뿐, 배우부터 캐릭터와 감독까지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시리즈만의 장점보다는 단점만 부각된다. 시리즈 특유의 매력을 기대하는 관객이 오히려 실망할 가능성도 커진다. 음식점으로 치면 프랜차이즈 식당인데 지점마다 메뉴도 레시피도 다른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검은 수녀들>도 염려가 컸다. <검은 사제들>과 세계관은 같지만 감독, 배우, 캐릭터가 달라졌으니까. 특히 장재현 감독의 부재가 걱정이었다. 아무나 오컬트의 장르적 쾌감과 대중성을 조화시키지는 못하기 때문. 안타깝게도 <검은 수녀들>은 우려를 불식하지 못했다. '여성 오컬트'를 표방했지만, 오컬트를 살리지 못한 나머지 여성 서사만의 매력을 놓쳤다. 그 결과 <검은 수녀들>은 세계관을 확장하는 도구로만 소모되고 말았다.
가톨릭과 여성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검은 수녀들> 속 여성 서사는 예상된 수순이다. 그런데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꽤 흥미롭다. 여성과 종교의 관계성을 깊이 파고들기 때문. 역사적으로 가톨릭 교회는 여성의 영성을 이중적으로 대했다. 성모 마리아 공경 교리나 성모 발현 기적 사례는 교회 내에서 강력한 종교적 상징으로 기능한 여성의 영성을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여성의 영성은 상징성이 큰 만큼 경계의 대상이었다. 교회 제도 내에서 수녀로서 영성을 발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교회와 사제의 권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여길 정도였다. 이는 중세 시기에 교회가 민간 신앙 혹은 신과의 직접적인 교감을 추구하는 신비주의 전통을 부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가톨릭 교회의 권위와 권력이 약화되자 굳이 '마녀'를 외부의 적으로 상정한 역사 역시 여성의 영성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방증한다.
<검은 수녀들>은 이러한 가톨릭과 여성의 관계에 주목했다. <검은 사제들>이 정통성 있는 구마의식을 다뤘다면, <검은 수녀들>은 그 이면에 존재한 비정통성을 다룬 셈이다. 영화 곳곳에 그 의도가 녹아 있다. 중세 시기라면 마녀로 몰렸을 정도로 특별한 영성을 두 주인공이 소유한 설정이 대표적이다. 바오로 신부와 같은 일반 사제들이 구마의식의 효용성을 부정하거나 수녀의 구마의식을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장면도 같은 맥락이다.
무속도, 타로도, 자궁 타령도 억지는 아닌 이유
그렇기에 자칫 뜬금없을 설정도 <검은 수녀들>에서는 마냥 작위적이지 않다. 여성의 영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무당이 등장하고, 굿으로써 악령을 쫓아내려 하고, 수녀가 타로 점을 보는 전개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정통 제도 종교의 영역의 밖에서 이어져온 여성의 여성을 한국이라는 공간적 맥락 안에서는 무당과 무속 신앙이 상징하기 때문이다.
악령의 존재를 남들과 다른 청각과 시각으로써 인지할 수 있는 두 수녀의 특별한 능력도 좋게 말하면 영성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미친 것이고, 한국적으로 표현하면 신내림을 받은 셈이다. 미카엘라가 타로 점을 볼 줄 아는 것 또한 제도 종교 외부에서 생명력을 유지한 종교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종교적 전통 간의 접점을 보여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구마 방식도 마찬가지다. 악령은 유니아를 창녀라고 모욕하면서 자궁을 영영 못 쓰게 만들겠다고 위협하고, 그녀는 실제로 자궁암을 앓는다. 하지만 그녀는 악령을 자궁에 가둔 뒤에 파괴하면서 그의 말을 고스란히 되돌려준다. 마녀가 악마와 성교를 하고, 악마의 아이를 낳는다는 중세 시대의 소문과 전승을 뒤집은 이 전개 역시 제도 밖에서 유지된 여성의 영성이라는 주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 나아가 극 중 구마 의식도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는 듯하다. 두 수녀는 구마의식을 같이 진행하면서 신뢰를 쌓기 전까지는 세례명이 아닌 본래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다. 악마의 이름을 알아내는 게 구마의식의 핵심인 것을 고려하면 이는 의미심장하다. 두 수녀가 스스로를 가톨릭 교회 속하지 않는 괴물, 마녀, 악마로 여겼음을 암시하니까. 즉, 유니아와 미카엘라는 악령 들린 학생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구마하고 치유한 셈이다.
오컬트 없는 여성 오컬트
이처럼 종교사 이면에 숨은 여성의 영성을 중점적으로 묘사했기에 <검은 수녀들>의 스토리텔링은 흥미롭다. 문제는 차별화된 주제 의식과 소재가 부각되지 않는다는 것. 이유는 명확하다. 여성 오컬트를 표방하지만, 정작 오컬트가 없다. 드라마에만 힘을 준 나머지 오컬트 영화라는 사실을 망각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 대가로 종교적 맥락과 깊이 연관된 서사도 덩달아 힘을 잃는다.
우선 오컬트 분위기를 조성할 디테일이 부족하다. <검은 사제들>은 치밀했다. 의식의 순서마다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일례로 구마 사제는 여성의 분비물을 몸에 뿌린다. 본래 수컷이라서 남자 육신을 취하려는 악령에게 성별을 들키지 않으려고. 그에 반해 <검은 수녀들>에서는 두 수녀가 하는 행동, 외우는 기도문, 준비한 성물 등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구마 예식은 지나치게 가상적으로 느껴진다.
디테일이 없다 보니 구마의식도 비슷하게 반복된다. 누가 됐든 악마를 못 이길 것 같으면 성수를 잔뜩 쏟아부은 후에 예식을 다시 시작하는 식이다. <파묘>에서 '이화림'(김고은)이 여러 형태의 굿을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면 오컬트 특유의 재미가 현저히 부족하다. 악령의 권능도 비교적 단순하게 묘사된다. 주변 사물로 구마자를 해하거나 겁 주고, 구마의식을 방해하기 위해 쥐를 풀어서 도로를 엉망으로 만드는 정도다.
구마의식은 스토리텔링을 이끌지도 못한다. <검은 사제들>의 구마의식은 관객의 감정선을 건드렸다. 악령은 여동생과 관련된 '최준호 아가토'(강동원)의 트라우마를 악용했고, 그는 간신히 악령을 이겨냈다. <검은 수녀들>은 다르다. 미카엘라는 자기처럼 영성을 지닌 친구가 자살한 현장을 목격한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만, 악령은 이를 이용하지 않는다. 유니아 역시 별다른 약점이 없다 보니 구마의식은 단순한 볼거리로 소비된다.
스스로 맥을 끊다
그 결과 종교적 맥락 내에서 전개돼야 할 여성 서사는 부자연스럽고, 오독될 소지도 크다. 사제들이 수녀라는 이유로 유니아를 억압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본래 의도대로라면 종교 내에서 여성의 영성이 경계받는 미묘한 긴장감이 전해져야 한다. 그러나 오컬트 분위기가 약하다 보니 이 장면은 여성 차별적 구도 안에서 여성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평면적이고 편의적인 연출처럼 느껴진다.
드라마의 잠재력을 스스로 제약하는 결과도 초래했다. <검은 수녀들>은 바오로 신부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희준이 겪는 일련의 현상이 악령에 의한 것인지, 단순한 정신병인지 유니아도 확신하지 못하는 식으로 초중반부를 연출할 수 있었다. 이 경우 바오로 신부와 유니아의 갈등은 일차원적 남녀 대립 구도를 넘어서서 정통성과 비정통성의 충돌이라는 종교적 맥락을 입체화하고 강조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는 바오로 신부와 유니아가 결국 협력하게 되는 전개를 더 극적으로 꾸미고, 원칙주의자인 바오로 신부의 매력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검은 사제들>과는 다른 과점에서 구마의식을 조명하며 세계관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가능성이 무위에 그친다. 그 결과 <검은 수녀들>의 결과물은 지나치게 <검은 사제들>을 의식한, 전작 주인공의 성별만 뒤바꾼 열화판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기술적 완성도 때문에 아쉬움은 더 크다. 초반부와 후반부에 왕왕 등장하는 부자연스러운 컷 전환은 오컬트 특유의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긴장감 조성을 방해한다. 한국 영화의 고질병인 음향 문제도 재발했다. 구마의식 중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대사 내용이 들리지 않을 정도다. 배우들도 빈 공간을 채우지 못한다. 희준을 연기한 문우진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수녀복, 사제복을 입은 채로 이전 캐릭터를 되풀이하는 듯하다.
세계관은 커졌지만
결국 <검은 수녀들>은 한 가지 미덕만 남긴다. 바로 <검은 사제들>의 세계관을 확장했다는 것. 성공한 작품의 외피만 빌려 쓰는 대신 두 작품을 엮어 본격적으로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야심이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장미십자회의 존재와 역할을 더 부각하고, 12 형상이라는 설정을 구체화하면서 속편의 토대를 다진다. 이러한 맥락에서는 최준호 아가토의 재등장도 단순한 팬서비스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다만 이 또한 일장일단이 있다. <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 세계관을 위한 발판, 그 이상 그 이하의 인상을 주지 못한다. 마치 <아이언맨> 이후 <어벤져스> 개봉 전까지 <아이언맨 2>, <토르: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를 공개한 MCU를 보는 듯한 인상이다. 만약 속편이 나오더라도 유니아의 빈자리가 그리 커 보이지 않다는 점, 그리고 최준호와 미카엘라의 향후 활약상이 그다지 기대되지 않는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Poor 형편없음
방향은 맞았으나 길을 잘못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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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아씨들> : 이 영화가 왜 다시 만들어져야 하는가?
루이자 메이 올콧의 명작 <작은 아씨들>은 그간 여러 차례 영화화된 작품이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2019년의 <작은 아씨들>을 촬영하며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을 영화화할 때의 압박감만이 아니라 이미 영화로 제작된 작품을 다시 창작한다는 고민 역시 가졌으리라고 예상된다. 나 역시 <작은 아씨들>(2019)에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아야겠다고 속단했었으나, 먼저 영화를 본 관객들의 후기에 다시 약간의 기대를 회복하고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결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고전의 재해석이었다. 어떤 영화를 찍을 때, 특히나 이미 만들어진 영화를 다시 만들 때는 이 영화가 대체 이 시대에 왜 필요한지를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거윅의 <작은 아씨들>은 그 질문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영화이다.
2019년 <작은 아씨들>의 가장 혁신적인 연출은 현재(1868년)를 배경으로 시작해 과거 회상을 삽입한다는 점일 것이다. 조의 뉴욕을 보여주는 현재와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를 배경으로 한 과거는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대조된다. 현재의 조가 베스의 소식을 듣고 콩코드로 돌아간 후에도 이 구분은 유지된다. 이미 다섯 번이나 영화화된 고전을 리메이크하면서 고민되는 지점은 '어떻게 해야 관객의 지루함을 덜면서 신박함을 더할 수 있을지'이다. 과거 삽입이라는 비직선적인 시간의 흐름은 이미 고전을 아는 관객들이 뻔한 전개를 예상하며 영화를 보는 것을 방지하고 몇몇 장면에서는 과거와 현실의 대조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베스의 침대 옆에서 병구완을 하다 잠든 조가 침대가 텅 비어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암스트롱의 <작은 아씨들>은 모두가 아는 <작은 아씨들> 작품의 전개를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시간상 한계로 중요한 포인트, 특히 베스와 로렌스 씨의 감정교류 장면을 배제해서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은 왜 갑자기 로렌스 씨가 베스에게 피아노를 선물하며 진작 주었어야 했다고 말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반면 거윅의 <작은 아씨들>은 과감한 연출로 원작의 중요한 사건들을 놓치지 않았다.
<작은 아씨들>은 본질적으로 당시 시대상에서 여자가 추구할 수 있는 최선의 사회적 참여를 추구하는 작품이다. 다만 1994년작의 여자주인공 조 마치는 그 한계로 결혼을 해야만 하고 로맨스를 찾아야만 하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2019년작의 조는 너무나도 외롭다고 외치더라도 그 결말이 결혼으로 이어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동시에 말할 수 있는 인물이다. 편집장의 요구로 결혼하지 않은 여자주인공은 죽거나 결혼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편집장 앞에서 비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꼿꼿한 사람이기도 하다. 94년작 <작은 아씨들>을 보기 시작했을 때 사실 초반부터 마미의 여성주의적 발언에 꽤 놀랐다. 암스트롱의 <작은 아씨들>의 마미는 로라 던이 연기한 마미보다 (최소한 말로는) 딸보다도 급진적인 사상가이며 더 오래된 작품인 94년작에서 19년작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인권 문제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볼 수 있다. 마미가 딸들이 로리를 썰매개처럼 부리는 것을 보며 브룩 선생에게 여자 아이들을 근본적으로 남자 아이들과 신체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으며 성인 여자가 연약해지는 것은 사회가 그들을 코르셋을 입혀 집안에 가둬두기 때문이라고 대놓고 말한다거나(19년작이든 94년작이든 브룩 선생은 좀 구식으로 맨박스에 갇혀 있어서 이 캐릭터와 메그를 이어주는 올콧의 의도를 의심하게 된다), 메그가 부자 친구의 집에 놀러가서 고급 드레스, 특히 면화 드레스를 사지 않는 이유로 흑인 아이이든 아니든 대부분의 면화 농장은 아이들을 착취하기 때문이라는 발언을 한다거나, 마치 가 아버지가 흑인 노예를 해방시켜야한다는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참전했다는 배경을 보여준다거나 하는 장면이 그렇다. 반면 19년작 <작은 아씨들>은 이러한 직접적이지만 부수적인 무수한 표현 대신, 결말로써 조를 해방시킨다.
거윅의 <작은 아씨들>은 작가 조를 가장 강조하는 버전이다. 영화 초반부, 책 <작은 아씨들>의 표지가 등장하며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데, 사실 그 앞에도 조는 이미 등장해 살아 숨쉬고 있다. 책 표지 등장 전의 조 마치와, 책이 인쇄된 후의 조 마치의 등장은 조가 책 바깥의 작가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 버전의 <작은 아씨들>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현재'로 시작해서 과거가 간헐적으로 플래시백되는 시간의 흐름을 가지는데, 즉 이 영화에서 중요한 시대는 따스하고 아름답고 네 자매가 모두 한 지붕 아래 살았던 행복한 과거가 아니라, 베스가 죽었고 자매는 뿔뿔이 흩어져 차가운 세상에 내던져졌지만 그럼에도 살아가는 현재, 1868년이다. 1868년은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이 출간된 해이기도 하다.
<작은 아씨들>을 집필한 올콧-거윅-조는 남자 편집자 대시우드에게 미혼 여성 주인공은 결혼하든가 죽든가 해야한다(이영도라는 남작가가 쓴, 내가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 <폴라리스 랩소디>의 문장을 빌리자면, 어느 쪽이든 처녀는 죽는 것이다)는 강요에 가까운 조언을 받는다. 결국 작가 조(올콧)는 대시우드에게 '너 좋을대로 하라'는 여유를 보이며 작가로서 납득할 수 없는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성공을 위해 이 정도는 타협할 수 있다는 태도로 조와 베어 교수를 결혼시킨다. 한편 실제 루이자 메이 올콧은 <작은 아씨들>의 대성공으로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하는데 성공해 평생 결혼하지 않고 살았다. 개봉한 직후에 영국에 있었기 때문에(이미 상영이 끝난 후였다) 극장에서 <작은 아씨들>을 보지는 못했지만 당시에 <작은 아씨들> 후기는 꽤 열심히 읽었었는데, 조가 베어와 이어진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는 소식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를 감상한 지금 내 의견을 말하자면, 비혼 엔딩이다. 극중 중절모를 쓴 작가 조의 입으로, 작가는 일관적인consistent한 주인공heroine을 쓰고 싶으며, 자신의 인물 조는 어렸을 때부터 로리의 청혼을 받은 순간까지 결혼하지 않으리라고 말했으니 결혼을 하지 않는 엔딩이 지당하고 마땅하다고 말한다. 대시우드, 즉 가부장적 헤테로 로맨틱 엔딩(a.k.a. 결혼)을 원하는 사회와 독자의 대변자는 독자들은 일관적인 여주인공이 아닌 결혼을 하는 여주인공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대시우드가 '왜 로리가 조와 결혼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표하는 대사에서 거윅의 또다른 올콧 해석이 강조되었다고 생각한다. 올콧은 소녀와 소년의 우정은 필연적으로 소꿉친구 헤테로 로맨스 결말을 봐야한다는 사회와 독자의 '압제에 저항'하기 위해 로리를 지조없이 자기가 좋아한다는 조의 동생인 에이미와 결혼해버리는 놈으로 만들어 소꿉친구 헤테로물을 외치는 독자에게 한방을 먹인 것이다. (내 상상일 뿐이다)
원작과 2019년도 작품을 제외한 모든 작품에서 조는 베어와 결혼 엔딩을 보지만 조라는 캐릭터를 구성하는 요소 중 로맨스적 측면을 고찰할 때 로리라는 캐릭터를 떼어놓고 해석할 수는 없다. 우선 19년작과 94년작의 조와 로리 케미에 대해서 말하자면, 거윅 감독의 전작인 <레이디 버드>에서 시얼샤 로넌과 티모시 샬라메가 잠깐 동안 사귀는 사이였음에도 둘 사이에 낭만적 기류는 읽기 어려웠듯이, 2019년작은 1994년작보다 로맨스적 케미스트리가 훨씬 약하다고 생각한다.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이 차이는 로리 배역의 캐스팅에서 비롯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알려진 티모시 샬라메가 청초한 소년 이미지의 배우인 반면, 94년작의 로리 크리스천 베일은 <아메리칸 싸이코>나 <다크 나이트>를 찍기도 전이지만 확연히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배우이다. 샬라메가 1861년 과거 시점에서도, 1868년 현재 시점에서 방탕하게 사는 로리가 되었음에도 변함없이 가련미가 넘치는 소년이라면, 베일은 등장부터 곧 청년이 될 소년이라는 이미지이다. 헤테로 로맨스를 즐기는 주류 여성 관객들은 여주인공보다 아리땁고 가냘픈 남주인공을 원하지 않는다. (특수 니즈 제외, 보편론을 논하는 중) 헤테로 커플 키 차이는 몇 센티미터가 이상적이라느니 하는 헤테로 로맨스 롤플레잉에 적합한 구체적인 수치까지 존재하는 사회에서, 요약하자면 94년작 관객들은 매력적이고 케미 넘치는 처녀총각이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눈이 맞아야 한다는 '자연의 이치'를 거부하는 위노나-조에게 배신감을 느끼도록 유도되지만, 19년작의 관객은 커플적 전망을 보기 어려운 사이의 아름다운 청춘의 우정을 고백으로 파괴하는 샬라메-로리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로맨스물에서 여주인공이 잠시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홀랑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는 남주인공은 그 순간 실격이다. 허용되는 범위는 집안 사정으로 인해 강요된 약혼까지뿐, 그때는 네 말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이제 네 말이 무엇인지 알겠다, 네 동생에게 느끼는 사랑과 네게 느끼는 사랑은 다른 것이다,라는 말을 하는데 다르다는게 여주에게 느끼는 감정이 우정이고 여주 동생에게 느낀다는 감정이 사랑인 남자 캐릭터는 이미 로맨스 스토리의 남자 주인공이 아니라 여자 주인공의 과거의 장애물일 뿐이며 넘어야 할 흑역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상대가 막내동생인 에이미만 아니었더라면 할리우드 로맨스 기준으로는 허용일지도 모르겠지만, 조의 동생인 에이미에게 청혼한 순간 로리는 아웃이다. 차라리 마치 가에 편입되어 따스한 가정의 정을 느끼고 싶어서 몸부림치던 로리가 맏이 메그와 결혼했으면 눈살 한번 찌푸리고 말았겠지만, 네 자매 중 막내이며 가장 철이 없는 어린 아이로 나오는 에이미와 로리가 결합하는 전개는 소설이 출간되었을 당시에 많은 독자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으리라고 짐작한다. (94년도 영화의 에이미는 심지어 아역과 성인 배우가 따로 있는데, 어린 에이미에게 그와 비교하면 거대한 성인처럼 보이는 로리가 나중에 크면 결혼해주겠다고 입맞춰주는 장면까지 나와서 이후의 전개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게 만든다.) 이 모든 점을 고려했을 때, 거윅은 올콧이 낸 결말을 표면 그대로 읽는 대신 올콧이 그렇게 밖에 결말을 쓸 수 없었던 배경까지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하려고 시도했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의 심볼인 디즈니마저도 2010년대 <겨울왕국>과 <말레피센트> 이후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작은 아씨들>의 책과 영화를 본 독자와 관객은 많을 것이나, 당시 루이자 메이 올콧이 어떤 이유로 작품의 결말을 수정했는지 혹은 어떤 이유로 캐릭터들의 결말이 선사되었는지를 각자 상상하는 것과 그 상상을 구체화해 하나의 작품으로 보는 것은 다른 경험일 것이다.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은 조의 운명을, 여자주인공의 결말을 시대의 변화에 걸맞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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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을 뱉어냈으니, 이제 행복을 삼킬 차례.
모든 것을 통제당하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궁지에 몰린 채 살아온 헌터는 마리오네트처럼 표정도 머리도 생활도 정해진 대로 남에게 맞춰 살아간다. '자신의 의지'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생활 반경에서 수동적이며 불안한 상태를 지속하는 헌터, 그에게도 자그마한 꿈은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헌터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내뱉는다. 그럼에도 그들 사이에서 인정받기 위해 ‘임신’을 선택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주변의 모습은 헌터가 어떤 선택을 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헌터가 유일하게 ‘자신의 의지’로 선택했던 이 행동은 가족의 문제가 되어 상담받게 되지만 그 상담조차도 헌터의 마음이 아닌 집안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한 절차가 된다.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헌터는 침대 밑에 숨어 자신의 불안함을 외부로부터 숨긴다. 그런데도 해결되지 않은 본질적인 문제는 헌터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그리고 마침내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도망친다.
상처의 완전체라고 볼 수 있는 헌터는 끊임없이 자신의 안을 상처입히다가 그 상처를 직면하게 된다.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한마디가 “매일 예상치 못한 일을 하려고 노력하라” 라는 말로 억지로 잡으려 했던 모든 것들을 내려놓게 한다. 보이는 것이 다른데, 이해하려 하지 않는 주변에 의해 끊임없는 불행을 삼켜내야 했던 헌터가 ’자신의 의지’로 불행을 배출해 내는 모습이 너무나도 홀가분해 보였다. 또한 헌터는 이제부터 수많은 사람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은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행할 것이다. 보는 내내 헌터가 무언가를 삼키는 모습이 남편과 시가 식구들이 가스 라이팅으로 헌터를 압박하는 순간보다 덜 갑갑한 느낌을 받았다. 불완전함은 완전하기 위해 소리를 내고 그 소리는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그려낸 '스왈로우는 내적 트라우마가 내면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정면으로, 또 세심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특히 헤일리 베넷의 표정과 연기가 이 영화의 모든 장면에서 생생하게 살아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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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의 씁쓸한 뒷면
이 글은 영화 [판의 미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조기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에 혼자서 책조차 읽을 수 없었습니다. 받아쓰기는 늘 30~40점을 오갔죠. 엄마는 속이 터져 한글 개인 과외라도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속 편한 아빠는 그런 거 다 때 되면 한다며 저를 품에 안고 파란 물고기가 바다로 간 이야기를 서른마흔다섯 번째로 읽어주셨죠.
딸이 드디어 한글을 깨우친 그날. 아빠는 신이 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제게 동화책 다섯 권을 선물해 주셨고 그 책은 부부 싸움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그림보다 글자가 많은 책을 선물 받았는데 그 내용이 바로 동화의 실제 모습. 그러니까 팥쥐와 팥쥐 어머니의 알고 싶지 않은 결말이 담겨있는 '잔혹동화'였기 때문입니다. (참고 1)
덕분에 저는 생애 최초로 받은 조기 교육의 결과 동화가 얼마나 잔혹한지 알게 되었고 산타 따윈 없다는 것을 너무도 일찍 알게 된 시니컬한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엄마는 아빠가 사준 동화책에서 아는 글자가 나왔다며 환호성을 치는 저를 보며 쟤를 어쩌누.라는 말을 늘 하셨었는데. 결국 이렇게 커 버리고 말았죠.
영화 [판의 미로]는 스페인 전쟁(내전) 상황에서 오필리아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상황을 이겨내는 이야기를 판타지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제 겨우 한글을 깨친 제가 읽은 진짜 동화처럼 잔혹하고 또 잔인하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특유의 기이함과 신비함이 섞여 정말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죠.
영화 전체가 암울하고 어둡지만 오필리아의 환상과 현실의 대비로 인해 더더욱 아름답고 슬픈 영화입니다.
이게 어찌 15세란 말이요
나도 무섭다고요.
사진출처:구글 YTN Science/익숙하지 않거나 모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죠.
개봉 당시,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였습니다. 포스터만 봐도 동화 같은 분위기의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영화관을 방문했죠. 그 결과 개봉관마다 학생이고 보호자고 할 것 없이 울어 젖혔다는 전설의 영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동화의 기본 공식을 익히 알고 있죠.
착하고 순진한 주인공이 세상의 모진 풍파를 만나며 시련을 겪지만 결국 극복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로 끝나야 디폴트죠.(인어공주 제외)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이야기의 큰 줄기 자체가 스페인의 내전 이야기를 하고 있죠. 한국 영화 [밀정]을 생각하면 편하실 겁니다. 내부의 스파이가 있고 그를 통해 정보를 얻어 혁명을 일으키려 하는 이야기가 주가 되죠. 그 혼란 속에서 어린 오필리아는 임신한 엄마와 낯선 환경 속에 있게 되고. 그 안에서 만난 요정들과 작고 큰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리 동화에 나오는 "의붓"이라는 단어가 붙은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지만. 이 영화의 대위는 그 수위를 이미 진작에 넘어버린, 너무도 잔인한 사람입니다. 의심 하나만으로 멀쩡한 사람을 활자 그대로 때려죽이는. 오필리아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 뱃속의 아들만을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고지식하고 자신의 명예를 누구보다 생각하는 그런 자존심 밖에 남지 않은 사람 말입니다. 그가 벌이는 살인 혹은 살육의 행각은 지금의 제가 보아도 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오필리아의 모험 속에 나오는 괴물들 마저 기괴하기 짝이 없죠. 콩쥐팥쥐에서 나왔던 두꺼비는 귀여울 정도로 험악하게 생긴 두꺼비와 오물은 물론. 모든 아이들을 울리기 충분했던 그 "손바닥 괴물"까지 나옵니다. 요정이 잡아먹히는 건 뭐 말할 것도 없죠. 저는 정말 이걸 다 오필리아가 겪었다면 다시 기억을 찾아 공주가 된다 해도 PTSD에 걸릴 것이라는 걱정이 더 앞섰을 정도였습니다.
마치 제가 어릴 적 접했던 동화의 진짜 모습, 혹은 숨겨진 동화의 잔혹한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너무도 익숙해진 달의 앞면이 아닌 숨겨졌던 달의 못생긴 뒷모습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우리가 몰랐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이 영화는 그런 동화나 판타지가 가진 아름다움을 걷어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화를 잃어버린지 오래인 어른들 틈바구니의 오필리아를 통해서 말이죠.
물론 배급사는 진짜 반성(?) 해야 합니다. 15세라뇨.
제가 보면서 먹던 딸기가 목에 걸렸을 정도였습니다. 너무 무서웠어요.
기예르모 델 토로, 세계관 최강자
역시 덕후가 세상을 바꾼다.
사진 출처:구글 etoland/이걸 디즈니가 받아줬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제겐 팀 버튼 감독과 비슷한 색깔을 가진 사람입니다. 음울하고 어둡죠.
제가 색깔과 냄새로 이 두 감독을 구분하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팀 버튼 감독은 총천연색에 가깝고, 녹기 시작한 눅진한 사탕에 가깝습니다.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텁텁함이 있죠.
그에 반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달빛에 비치는 물체의 그림자 같은, 무언가 생명력이 빠져 가는 죽음과 삶 그 경계에 가깝습니다. 대충 꿈도 희망도 없다는 말입니다.
이런 덕후들에겐 늘 시련이 존재합니다. 이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이 잘 없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길을 가기 시작했고 우리에게 그들의 유니버스로 올 수 있는 초대장을 꾸준히 날렸죠. 기괴하지만 각인되기 쉬운 그들의 예술세계는 이제 그들의 이름을 딴 장르로 기억이 될 수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원더랜드가 되었습니다.
기예르모 감독의 취향(?)은 괴수물이었습니다.
물론 장르의 특성상 취향을 심하게 타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가 가진 재능이 점점 영화 안에서 발휘되는 것을 보는 맛이 있는 감독이었죠. 다른 세계, 혹은 차원에서 불러들인 것 같은 생명체가 튀어나올 때마다 저는 환호성을 지른 것을 보면, 아마도 이 감독 특유의 감성을 제가 좋아하나 봅니다.
이 영화의 판(Pan)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염소(혹은 양)가 악마 혹은 나쁜 기운을 불러오는 장난의 정령 같은 느낌의 동물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그로테스크 한 (혹은 쏘우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현해 낸 감독을 보며 저는 또 한 번 내적 댄스를 춰야 했죠.
그의 또 다른 영화인 shape of water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와 합쳐졌기 때문에 더더욱. 저는 이 불행한 결말과 크리처를 사랑하는 감독에게 홀라당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저랑 똑같이(?) 음울한 동화를 보고 자랐지만 감독은 세계적인 감독이 되었고. 저는 그냥 덕후가 되었네요.
이게 나라냐.그래서 결말은 해피엔딩인가요?
꼭 해피엔딩 이어야 하나요.
사진 출처:구글 뉴스 포인트/오필리아 너무 사랑스러움. 드레스 입었을 때 너무 깜찍했다.
오필리아는 마지막에 죽습니다. 의붓아버지가 될 뻔했던 대위가 쏜 총에 맞아서.
그리고 그녀의 피가 지하세계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 닿아 그녀는 지하 세계 공주로 있었던 기억을 되찾고 백성들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가 이 영화의 끝입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그녀는 죽은 상태죠.
결말의 해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오필리아가 실제 지하 왕국의 공주였다는 사람들과 전쟁 때문에 힘들었던 아이가 그것을 피하기 위해 만든 판타지일 뿐이라는 부류로 말입니다.
저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오필리아는 아직 아이입니다. 엄마의 죽음을 비롯한 자신 주변에서 생긴 많은 변화들이 아이에겐 방어 체계를 불러일으켰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것이 극대화된 것이 자신이 만든 판타지 속의 세계인 것이죠. 그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고 목소리를 냈다 해도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이 조그만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는 곳으로 도망치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주위에서 들은 정보를 통합해 그 세계 안으로 자신이 숨어버린 것이죠.
그렇기에 결말은 더더욱 안타깝고 아픕니다.
오필리어는 고통만 가득한 기억을 안고 죽어버렸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은 행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죠. 이승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말입니다. 다시 말해 이 작은 아이는 살아있는 동안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영화관을 찾았던 아이들이 울었던 이유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주님이 죽어버렸으니. 자신들에겐 익숙한 결말이 아니었던 것이죠. 해피엔딩이 디폴트가 아닌 동화는 그들에겐 아직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을 테니까요.
슬프고 아름답고. 그럼에도 이해가 간다.
동화가 당신을 부를 때.
한글을 제대로 쓰지도, 읽지도 못하던 아이는. 잔혹 동화를 읽고 나서 더 잔혹한 세상을 조금은 더 견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때 도피하는 방법을 배워버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오필리아처럼 말이죠.
그렇기에 지금도 악착같이 동화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제가 처한 현실이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아이의 모습으로 본 전쟁의 힘듦과 무서움을 잘 그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씁쓸함과 행복함이 공존하는 영화의 결말에 다다르면 더욱 그러하죠. 이젠 오필리아도 저도. 그리고 여러분도 판타지가 아닌 현실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말입니다.
참고 1
아직도 기억이 난다. 정말 글이 그림보다 많은 책이었고 나는 내용보다는 내가 아는 글자를 찾아 읽기 바빴음. 근데 엄마의 입장에서는 다섯 살짜리 애가 "엄마 이거 젓갈!! 엄마 팥쥐가 젓갈!! 젓갈 되었대!!! 맞지!!"라고 하니 속이 뒤집어질 수밖에. 그 말에 엄마는 아빠를 베란다로 쫓아냈다고 함.
참고 2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영화 중 크림슨 피크, shape of water, 판의 미로 이 세 편을 가장 좋아함. 감독은 멕시코 사람이었나 그런데 우리나라 전래동화처럼 거기 민화? 도 장난 없다고 한다.
[이 글의 TMI]
1. 정형외과 갔다 옴. 의사 선생님이 운동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안 할 거면 병원도 오지 말라고 함.
2. 집 꾸미는 재미에 폭 빠짐. 아 물론 며칠 안 가겠지.
3. 패딩 찾아야 하는데. 까먹었다.
4. 택배가 하도 와서 이젠 나도 움찔움찔 놀랄 지경.
5. 오늘은 빨리 자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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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3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2월 셋째 주 개봉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드리려고 해요.
마블의 새로운 블록버스터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부터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 <피터 본 칸트>까지!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은 이번 주, 어떤 영화들이 개봉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ANT-MAN AND THE WASP: QUANTUMANIA
ⓒ 네이버 영화개요: 액션, 모험, 코미디, SF | 미국 | 124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미셸 파이퍼 등
개봉: 2023.02.15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슈퍼히어로 파트너인 '스캇 랭'(폴 러드)과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 호프의 부모 '재닛 반 다인'(미셸 파이퍼)과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 그리고 스캇의 딸 '캐시 랭'(캐서린 뉴튼)까지 미지의 ‘양자 영역’ 세계 속에 빠져버린 ‘앤트맨 패밀리’. 그곳에서 새로운 존재들과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을 만나며, 그 누구도 예상 못 한 모든 것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2023년 첫 번째 마블 블록버스터 2월, 무한한 우주의 정복자가 깨어난다!
CINE PICK!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미지의 세계 '양자 영역'에 빠져버린 앤트맨 패밀리가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사상 가장 강력한 빌런이자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을 마주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최악의 위협에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앤트맨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히트를 친 페이튼 리드 감독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았으며, 완벽한 파트너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활약을 예고하는 폴 러드와 에반젤린 릴리의 협업이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앤트맨' 역의 폴 러드는 이번 영화가 앞선 1,2편과 마찬가지로 가족애를 중시하면서도 이번에는 훨씬 더 커진 스케일과 빌런 캉의 거대한 존재감이 남다를 것임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피터 본 칸트
Peter von Kant
ⓒ 네이버 영화개요: 멜로/로맨스 | 프랑스 | 85분
감독: 프랑수아 오종
출연: 드니 메노셰, 이자벨 아자니, 칼릴 벤 가르비아 등
개봉: 2023.02.15
배급: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1972년 독일 쾰른, 유명 영화감독 피터 본 칸트는 그의 말이라면 죽는시늉까지 마다하지 않는 어시스턴트 칼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오랫동안 피터의 뮤즈였던 여배우 시도니가 찾아와 피터에게 아미르라는 청년을 소개하고, 연인과 이별한 상실감으로 고통스러워하던 피터는 어린 아미르에게 첫눈에 반한다. 아미르에게 영화계의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사랑을 고백한 피터. 성공한 유명 감독과 무명 배우는 서로에게 이끌려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피터 본 칸트>는 세계적인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신작으로, 오종의 작품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독일 영화의 전설이기도 한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영화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을 오마주한 작품입니다.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고, 국내의 경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이콘' 섹션에 초청되어 초고속 매진을 기록, 관객들의 추가 상영에 대한 문의가 쇄도해 추가 상영을 결정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미리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니발 라이징>부터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로빈 후드> 등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떨친 배우 드니 메노셰, 소피 마르소와 함께 프랑스 대표 미녀로 언급되며 프랑스인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한 이자벨 아자니가 출연하며, 주인공 칸트가 사랑에 빠진 무명 배우 아미르 역은 최근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레아의 7개 인생>의 주연을 맡고 <스캄 프랑스>에 출연하기도 했던 칼릴 벤 가르비아가 맡아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프랑스에서도
Final Cut
ⓒ 네이버 영화개요: 코미디, 공포 | 프랑스 | 112분
감독: 미셀 하자나 비시우스
출연: 로망 뒤리스, 베레니스 베조 등
개봉: 2023.02.15
배급: (주)까멜리아이엔티
시놉시스
프랑스에서 각종 영상을 찍는 레미(로맹 뒤리스)에게 일본에서 이미 성공한 원 테이크, 생방송, 좀비 영화를 프랑스어 버전으로 만들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레미는 가족과의 관계를 개선을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이 시작되지만 하나 둘 사고가 터지며 촬영 현장은 아수라장이 돼 간다! 하지만 레미는 절대 카메라를 멈출 수 없는데…
CINE PICK!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프랑스에서도>는 무성영화 시기를 다룬 흑백영화 <아티스트>로 2012년 아카데미 영화제 감독상,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한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신작 영화이며, 저예산 제작비와 무명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로 일본 최초 개봉 시 2개 관에서만 개봉했다가 입소문이 퍼지며 제작비의 1000배가 넘는 극장 매출을 기록하는 역주행 신화를 쓴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리메이크작입니다. 2022년 칸영화제에서 비경쟁 개막작으로 공개되어 뛰어난 완성도와 재미를 선사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프랑스에서는 개봉 당시 신작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좀비 공포 영화의 촬영 현장에 진짜 좀비가 나타나면서 배우와 스태프들이 진짜 희생되고, 그런 상황마저 영화로 담으려는 미친 감독 때문에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극 속에 '영화 속 진짜 영화 이야기', '가족애'까지 겹쳐지며 감동을 더한 영화입니다. 일본 원작과 달리 많은 제작비와 프랑스 최고의 배우들의 참여로 원작을 뛰어넘는 완성도와 작품성, 그러면서도 원작의 병맛 코미디의 재미를 잃지 않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메이징 모리스
The Amazing Maurice
ⓒ 네이버 영화개요: 애니메이션, 판타지, 모험 | 영국, 독일, 미국 | 94분
감독: 토비 젠켈
출연: 휴 로리, 에밀리아 클라크, 데이빗 듈리스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블루라벨픽쳐스
시놉시스
신기한 능력으로 성공적인 사기 행각을 이어가던 모리스와 친구들! 4차원 소녀 ‘멜리시아’에게 정체가 탄로 나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도와 마을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 나선 그들은 세상을 지배하려는 절대악 ‘쥐마왕’의 음모를 알아채지만 뜻하지 않은 위험에 처한다. 가까스로 잡혀있던 ‘복숭아’를 구해낸 모리스와 친구들은 마을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멜리시아는 허당 피리꾼 ‘키이스’와 함께 쥐마왕에게 맞서기 위해 진짜 마술피리를 찾아 나서는데.. 쥐마왕의 정체는 과연 무엇? 그리고 모리스와 친구들은 무사히 마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CINE PICK!
<어메이징 모리스>는 올해 올해 선댄스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아동문학계 최고 권위로 불리는 카네기상을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로 수상한 베스트셀러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전 세계 29개국 박스오피스를 석권한 화제작으로, 사기력 만렙으로 불리는 미워할 수 없는 고양이 '모리스'와 상극 친구들의 완벽 협동작전을 그리고 있습니다. <알라딘>, <슈렉>, <코코>를 만든 흥행 드림팀과 <하우스> 시리즈의 휴 로리, <왕좌의 게임>으로 국내 팬층이 두터운 에밀리아 클라크의 더빙이 만나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스톰 보이
Storm Boy
ⓒ 네이버 영화
개요: 가족 | 오스트레일리아 | 99분
감독: 숀 시트
출연: 핀 리틀, 제이 코트니 등
개봉: 2023.02.16
배급: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외딴 해변가에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마이클’. 무차별적인 사냥으로 어미를 잃은 아기 펠리컨 세 마리를 발견하고, 마을 원주민 ‘핑거본’의 도움으로 아기 펠리컨들의 집사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폭우로 바다에 빠진 아빠를 펠리컨 ‘퍼시벌’이 구하게 되고 이 사건이 매스컴에 관심을 받기 시작하자 펠리컨 사냥꾼들이 다시 해변가로 몰려드는데… 어느 날 찾아온 가장 특별한 ‘새’상! 끝까지 지켜 줄게!
CINE PICK!
호주에서는 국민 소설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는 콜린 티엘의 1964년 베스트셀러 소설 <Storm Boy>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원작 소설은 한국에서는 <폭풍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수입, 출간되었으며 1976년에는 이미 영화화가 한차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환경 보호와 동물 보호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며 이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돋보이며, 호주 남부 쿠롱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영상미와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 마법 같은 이야기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또한, <샤인>, <캐리비안의 해적>, <킹스 스피치> 등에 출연하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배우 제프리 러쉬가 출연해 어른이 된 주인공 '마이클' 역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
Duda&Dada The Secret of HooHoo Island
ⓒ 네이버 영화개요: 애니메이션 | 대한민국 | 83분
감독: 최병선, 김지윤
출연: 이영아, 장경희, 엄상현 등
개봉: 2023.02.15
배급: (주)NEW
시놉시스
두다를 위해 친구들이 뭉쳤다! 후후섬에 가기 위해서는 신비의 꽃, 빛나는 크리스털을 찾아야 해! 우리 핑카 타고 모험을 떠나볼까? “우와! 전설의 눈토끼 마을에 도착했어!” 뭐? 보름달이 뜰 때마다 용이 내려와 아기 토끼들을 데려간다고? 용으로부터 아기 토끼들을 구하고 후후섬에 가기 위한 보물들을 얻어야 해! 다들 함께 할 준비됐지? 다 함께 두다다다 출발 =3=3
CINE PICK!
영화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은 엄마의 기억을 찾아 후후섬으로 모험을 떠난 두다와 친구들의 좌충우돌 롤러코스터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두다다쿵'은 호기심 많은 두더지 두다가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탐험하며 세상을 배워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선사하여 방영 당시 EBS 방 시청률 유아동 부문 1위를 차지한 국내 대표 유아 애니메이션으로, 프랑스, 일본, 중국, 러시아, 남미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되며 140개 채널에서 방영, 전 세계를 사로잡은 K-애니메이션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보다 더욱 넓어진 세계관과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다와 친구들의 스펙터클한 모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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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줬으면 해서, 알아줬으면 해서.
Call me by your name / 2017
:: BGM
Nick Gunner - Lucid Dreaming (feat. DNAKM)https://soundcloud.com/nickgunner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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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