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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2024-02-01 16:02:25

세상을 핑크빛으로 만드는 브라운 베어

<패딩턴2> 리뷰

 

늦은 밤 뜨근한 방바닥에 앉아, 소파에 비스듬히 어깨를 기대고 따듯한 차를 한잔 끓여 손에 잡고 컴퓨터를 켠다. 새로운 이야기에 빠져들어 정신없이 스토리를 따라가고 싶은 날이 있는가 하면, 편안하게 아는(!) 이야기를 열어 아름다운 장면을 온전히 즐기고 싶은 날도 있다.

 

세상에 새로운 영화, 못 본 영화가 이렇게나 많은데 같은 영화를 수 십 번 보는게 지겹지도 않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N차 관람 마니아들은 알 것이다. 좋아하는 영화는 볼 때마다 행복하단걸. 그행복한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 봤던 영화를 다시 보기도 한다는 걸. 나의 수많은 N차 관람 영화 리스트들 중에도 특히나 좋아하는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눈에 담아 두고 싶은 사랑스러운 영화 <패딩턴2>이다.  

 

 

 

영화 패딩턴은 영국의 국민동화 <패딩턴 베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1편이 가족을 잃은 꼬마곰이 페루에서 영국까지 홀로 오게 되면서 런던에서 브라운 가족을 만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그렸다면 나의 페이보릿 <패딩턴 2>는 런던 생활 3년차 브라운 가족으로 지내는 패딩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패딩턴은 자신을 구해주고, 길러주었지만 지금은 혼자 남게 된 루시 숙모의 생일에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 바로 런던의 12명소를 소개하는 팝업북 ! 하지만 이 책은 패딩턴이 구입하기에는 비싼 가격이었고, 패딩턴은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돈을 모은다. 이제 거의 다 돈을 모았는데, 누군가 가게에 침입해 팝업북을 훔치는 것을 발견한다. 패딩턴은 쫒아가지만 도둑은 사라졌고 현장에 있던 패딩턴은 범인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되고 만다.

 

하지만 패딩턴은 무시무시한 감옥생활마저 핑크빛으로(!) 또 행복하게 바꿀 수 있는 존재다. 사람들의 장점을 알아봐주고 기운을 북돋을 줄 아는 패딩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온기가 가득해진다. 패딩턴이기에 브라운 가족도, 교도소의 새 친구들도 패딩턴을 위해 팝업북 진범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 돕게 된다.

 

사람의 말을 하는 작은 곰 패딩턴 만큼 사랑스러운 이 영화의 매력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있는 동화적인 세계관이다. 영국 최고층 건물에 근무하는 미스터 브라운이 등장하면서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아닌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고속철이 있는 시대지만 조나단 브라운은 증기기관차 마니아이며, 주디 브라운은 오래된 인쇄기계를 찾아 신문을 만든다.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며,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묻어 있다. 끝도 없이 넓은 세계관을 가진 해리포터, 나니아연대기, 반지의 제왕과는 다른 귀여운 현실형 판타지 <패딩턴 2>의 또다른 주인공이 바로 런던이기 때문이다. 런던의 12명소가 소개된 팝업북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 되고 있어, 영화를 보고 나면 마치 런던에 가고 싶어진다. 루시숙모에게 꼭 런던을 보여 주고 싶었던 패딩턴을 이해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영화에서 특히나 귀여운 장면은 고작 작은 빨간 양말 하나가 전체 죄수복을 핑크로 만든 것이었는데, 패딩턴이 바로 빨간 양말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지만 주변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존재.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내 마음도 핑크빛으로 가득 차 행복해진다. 마음에 작은 핑크빛이 필요할 때 꺼내 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인가 

작성자 . 클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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