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2-13 14:49:03
2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설연휴 승자는?!
이번 설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작품은 <웡카>입니다. <웡카>는 개봉일이 지난달 31일부터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달리고 있습니다. <시밈ㄴ더그히>는 설연휴를 노리고 나온 신작 영화들을 제치고 역주행에 성공하면서 2위를 기록,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예상 밖의 흥행을 이어가며 3위를 기록했습니다.
<아가일>이 개봉 첫 주에 이어 둘째 주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2억 달러라는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오프닝 성적이 3,700만 달러에 그치면서 최종 박스오피스 성적이ㅣ 1억 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보여 흥행 실패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위는 호러 코미디 <리사 프랑켄슈타인>이 3위는 제이스 스타뎀 주연의 <더 비키퍼>가 올랐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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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4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상친놈이 기다리던 영화 버전 <상견니>의 개봉부터
북미에서 흥행을 일으킨 새해 첫 번째 호러 영화 <메간>의 개봉까지!
그럼 1월 넷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상견니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만 | 107분
감독: 황천인
출연: 가가연, 허광한, 시백우 등
개봉: 2022.01.25
배급: 오드 AUD줄거리
2009년, 리쯔웨이와 황위쉬안이 우연히 만나 묘하게 가슴 설레는 기시감을 느끼면서 시작되는
멀티버스 판타지 로맨스
관전 포인트
아시아를 휩쓴 타임슬립 로맨스 드라마 <상견니>가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과 스토리의 영화로
재탄생 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먼저 개봉한 중국에서는 27일 만에 박스오피스 4억 위안
(한화 약 728억 원)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메간
ⓒ 네이버 영화
개요: 공포 | 미국 | 102분
감독: 제라드 존스톤
출연: 앨리슨 윌리암스, 바이올렛 맥그로우 등
개봉: 2022.01.25배급: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스튜디오
줄거리
오직 ‘케이디’를 위해 프로그래밍 된 AI 로봇 ‘메간’이 ‘케이디’와의 우정을 위해 예측할 수 없는
업그레이드를 계속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관전 포인트
<컨저링> <애나벨> 제임스 완과 <해피데스데이> <인비저블맨> 블룸하우스의 협업 프로젝트로
기대감을 높인 작품 <메간>은 해외에서 개봉 후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속편 제작까지
확정했다.
천룡팔부: 교봉전
ⓒ 네이버 영화
개요: 무협 | 홍콩 | 130분
감독: 견자단출연: 견자단, 진옥기 등
개봉: 2022.01.25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줄거리
북송 초기 송나라와 거란족의 요나라가 갈등을 겪던 시기를 배경으로, 거지 패거리 개방에
들어가 우두머리인 방주가 된 ‘교봉’이 음모에 휩싸여 살인 누명을 쓰고 개방을 스스로
떠나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여정을 담은 정통 무협 액션
관전 포인트
김용 작가의 대표작 <천룡팔부>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세계적 배우 견자단이 제작, 감독, 출연,
무술 감독까지 1인 4역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한국 | 69분
감독: 박재범출연: 이윤지, 김서영 등
개봉: 2022.01.25
배급: (주)더쿱디스트리뷰션줄거리
설원의 소녀 ‘그리샤’가 아픈 엄마를 구하기 위해 전설의 ‘붉은 곰’을 찾아 떠나는 미라클
어드벤처이다
관전 포인트
제작 기간 3년 3개월인 한국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이미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가족 관객의 필람작으로 영화를 추천했다.
새를 사랑한 화가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84분
감독: 자크 로이개봉: 2022.01.25
배급: 찬란줄거리
조류학의 아버지 오듀본과 그가 그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감 [북미의 새]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관전 포인트
영화는 제50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47회 도빌아메리칸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주목 받았고, 국내에서도 존경 받는 화가이자 조류학자인 존 제임스 오듀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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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가 올해 최저 주말 수익을 기록한 가운데, 야심 찬 대형 영화가 개봉합니다.
바로 디즈니의 프린세스 실사영화 <백설공주>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 <백설공주>는 <500일의 썸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연출한 마크 웹이 감독을 맡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였던 레이첼 지글러와
<원더우먼>의 갤 가돗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디즈니의 프린세스 실사영화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우리에겐 배우로 더 익숙한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을 맡은 <신데렐라>, 엠마 왓슨이 주인공 ’벨’을 연기한 <미녀와 야수>,
국내에서도 천만 관객을 불러들인 <알라딘>, 뮤지컬 <시카고>의 영화판을 감독한 롭 마샬의 <인어공주>가 있었죠.
과연 <백설공주>는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백설공주
SNOW WHITE
개요: 판타지, 뮤지컬 | 미국 | 109분
감독: 마크 웹
주연: 레이첼 지글러, 갤 가돗, 앤드류 버냅
개봉: 2025.03.19.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눈보라가 몰아치던 겨울 밤 태어난 백설공주. 온정이 넘치던 왕국에서 모두의 사랑을 받았지만, 강력한 어둠의 힘으로 왕국을 빼앗은 여왕의 위협에 숲으로 도망친다. 마법의 숲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백설공주는 신비로운 일곱 광부들과 만나게 되며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고, 마음속 깊이 숨겨진 용기와 선한 힘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여왕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데…
블랙 백
Black Bag
개요: 드라마 | 미국 | 94분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주연: 케이트 블란쳇, 마이클 패스벤더, 마리사 아벨라, 톰 버크, 나오미 해리스, 레게장 페이지, 피어스 브로스넌
개봉: 2025.03.19.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뛰어난 정보력과 고도의 심리전에 능통한 요원 ‘조지’와 날카로운 직관력을 가진 정보 분석가 ‘캐슬린’은 모두가 선망하는 정보국 대표 부부. 어느 날, 수천 명을 죽음에 빠트릴 수 있는 정보국의 기밀 기술이 내부 배신자에 의해 사라지고 ‘조지’는 사건에 얽힌 5명의 요원을 주목하지만 모든 증거는 그의 아내 ‘캐슬린’을 향하는데… 흔들리는 믿음, 깊어지는 의심 단 7일, 진짜 스파이를 찾아야 한다!
플로우
FLOW
개요: 애니메이션 | 벨기에 | 85분
감독: 긴츠 질발로디스
개봉: 2025.03.19.
배급: 판씨네마㈜
줄거리
파도가 끝나는 곳, 고양이의 모험이 시작된다! 인간이 살았던 흔적만이 남아있는 세상, 홀로 집을 지키던 '고양이'는 갑작스러운 대홍수로 평화롭던 일상과 아늑했던 터전을 잃고 만다. 때마침 다가온 낡은 배에 올라탄 '고양이'는 그 안에서 '골든 리트리버',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를 만나고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팀을 이뤄 험난한 파도를 헤쳐나간다.
컴패니언
Companion
개요: 스릴러 | 미국 | 97분
감독: 드류 행콕
주연: 소피 대처, 잭 퀘이드, 루카스 게이지, 메간 수리, 하비 길렌, 루퍼트 프렌드
개봉: 2025.03.19.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서로에게 딱 맞는 커플 ‘아이리스’와 ‘조시’는 친구들과 함께 호숫가의 별장으로 호화로운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그곳에는 충격적인 사건이 기다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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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크로이처의 <코르사주>
본 글은 씨네랩을 통한 시사회 관람 후 리뷰를 요청받아 쓴 글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디스 루이스 허먼이 쓴 <트라우마>에는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 관해 언급한다. 그는 강제 수용소에서 최악의 상태는 자살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최악의 상태는 아무런 능동적 행위 없이 수용소의 흡수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상태”에 관한 이야기다.
<코르사주>는 엘리자베트 황후에 대해서 다룬다. 영화 속에서도 등장하지만 엘리자베트가 프란츠 요제프에게 발탁(?) 된 까닭은 오로지 그녀의 외모 때문이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옆에서 인형처럼 서있기를 바랐다. 누구라도 황후에 대한 환상은 있겠지만, 알려진 것처럼 왕이나 왕비는 생각처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서론에서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 대해 언급한 이유 중 하나가 신체적 자유에 대한 문제다.
물론 황후의 자리와 강제 수용소에 끌려간 유대인을 비슷한 처지라고 볼 수는 없다. 신체적 자유를 박탈당한 인간이라는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 그들은 저항해야 한다. 저항해야만 주체적 자리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여성 서사들은 주체성이 가장 큰 이슈처럼 보인다. <코르사주>도 어김없이 주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코르사주>가 여타 영화와 다른 점은 주체적 인간의 자리에 가는 방법을 죽음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엘리자베트는 첫 번째로 낳은 딸이 세상을 떠났고, 시어머니와 깊은 갈등이 있었으며, 1889년 아들 황태자가 자살했고, 60세에 살해당한 비운의 황후로 알려져 있다. 다만 영화에서 그녀는 40살에 생을 마감했고, 그 이후의 삶은 그녀의 대리자가 이어간 것으로 그린다. 마리 크로이처 감독이 40살의 엘리자베트에게 주목한 이유는 그 시기부터 그녀가 자신의 삶을 위해 투쟁한 시기라고 느꼈다고 한다.
실제로도 우울증에 시달렸던 그녀는 정신병에 관심이 많았고, 영화 속에서 그려졌던 것처럼 축일 선물로 완벽한 시설을 갖춘 정신 병원을 원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디테일을 계속해서 쫓아가야 한다. 영화 속에서 정신 병원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은 아마 시기적으로도 히스테리가 주목을 받기 직전의 시기였을 것이고, 고증을 위한 설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녀가 죽음의 문턱으로 향하는 처절한 몸부림의 설정이다. 정신병원에 누워있는 두 여자 중 한 명은 간통으로 정신을 놓았고, 또 다른 여자는 아이를 잃었다. 엘리자베트는 두 여자가 각각 겪은 경험을 지금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일부러 말에서 떨어진다. 죽음에 대한 첫 몸부림. 그리고 그녀는 황제 프란츠 요제프가 딸과 여행을 가겠다는 요청에서 딸을 데리고 가지 못하게 하자 창밖으로 투신한다. 죽음에 대한 두 번째 몸부림. 하지만 그녀는 미치지 않고 끝내 정신을 붙들고 있다. 히스테리란 무엇인가. 정서적 충격을 해소할 수 없을 때 우리의 몸이 그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 증상을 발현하는 방어기재라고 프로이트가 말해주지 않았던가. 엘리자베트는 정서적 충격을 온전히 주체적 몸짓으로 받아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매 순간 그런 방식으로 자살 시도를 하는 것은 충동적인 것이며 다분히 의도적이지만 전적으로 의식적인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자신의 욕망을 정면으로 대면하고 끊임없이 투쟁하여 행위 자체를 이성적 판단에 의해 끌어올렸을 때 우리는 주체성을 획득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우리가 이성적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윤리라고 한다. 그녀가 자신의 머리를 자르고, 마약을 하는 것 또한 주체성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이런 비관적인 행동이 어떻게 주체성을 위한 과정이라고 묻는다면 영화가 대답해 줄 것이다. 엘리자베트가 단발머리를 하고 마당에 앉아 다른 이들과 음악을 들을 때 그녀가 느끼는 해방감을 바람으로 표현한다. 그 바람은 그곳에 앉아있던 이들 중 엘리자베트에게만 향한다. 이 쇼트에서 느껴지는 해방감과 처연함은 그녀의 선택이 그녀의 몸을 파괴할지라도 그건 그녀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아니, 어쩌면 그 선택은 그녀에게는 의무라고 일컬어도 무방할지 모르겠다.
그녀의 세 번째 자살 시도는 성공으로 끝난다(고 생각 한다). 영화가 따라온 것은 그녀가 진정한 자신의 이성적 판단에 의해 몸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자살 시도는 충동적이었다. 하지만 세 번째 자살 시도에서는 황제이자 남편에게, 그리고 딸과의 작별 인사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건 직후에 시도하지 않는다. 편안하고, 우아하게 그녀는 “바다”에 몸을 던진다. 그리고 나면 그녀의 우아하고 자유로운 춤이 이어진다.
2022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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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같은 일은 사실 현실에서 자주 일어나는 편
쫑알쫑알
쫑알쫑알. 주인공 잭의 집에는 소음이 잦아들지 않는다. 말 겁나 많다. 수다 떠는 아이들. 잭에겐 아이들이 세 명 있다. 부인까지 다섯 명인 가족. 남편의 직업은 대학교수다. 히틀러를 연구하고 있는 아버지 잭. 학교에 출근하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내는 전업주부로 별다른 직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인문학자인 아버지를 둔 때문인가. 잭의 가족은 사이가 다들 좋지만 대화할 때마다 ‘왜?’에 집착하며 말꼬리를 잡고 있다. 이 ‘왜?’라는 질문은 거의 불안감으로 이어진다. 아마 답을 정해놓고 서로 질문을 하고 때문은 아닐까. 인생은 예상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다. 그런데 항상 부정적인 일은 내가 생각한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잭의 가족은 항상 ‘왜?’를 물으며 산다.
그날은 다른 날과 그렇게 다르지 않은 날이었다. 아버지 잭은 동료 교수의 부탁을 받았다. 엘비스 프레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말에 열변을 토하고 집에 온 날이었다. 가족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만약에? 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며 살고 있었다. 갑자기 사고가 일어난다. 독극성 물질이 탄 차량에 추돌사고가 일어나 미국이 위험에 빠졌다. 당황하는 사람들. 공기에 길게 노출되면 생명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도망쳐야 할 것 같다. 끔찍한 재난.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잭 가족이 위축되는 것이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만약에?'의 가능성이 현실이 된 지금 잭 가족은 처해있는 문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잭은 과연 그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불안함에 맞대응할 수 있을까?
제목 값 톡톡히
영화에서 귀가 트였던 건 소음 연출이다. 영화는 끊임없이 소음을 묘사한다. 영화에서 중요한 단어는 '만약에' 그러니까 불안이다. 또 군중이라는 키워드다. 둘의 종속관계를 이야기해보면 '불안하기 때문에 군중이 된다'라는 의미와 상통한다. 일단 주인공 잭에게 의미가 있는 세팅은 두 인물이다. 히틀러를 연구하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이라는 설정이다. 전자는 나치라는 군중을 이끌어 전 세계를 비극에 몰아넣었던 인물이다. 후자는 자기를 지지하는 군중으로 만든 인물이다. 이 둘 아니어도 군중을 만들 수 있는 집단은 계속해서 묘사된다. 일단 영화에서 언론이 굉장히 중요하게 묘사된다. 자동차로 가득 찬 도로를 봐도 군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학생들도 군중이다. 이 인물들은 불안하지 않기 위해서 함께 모인 것으로 보인다.
또 불안이라는 소재는 극에서 노아 바움백의 창의성이 부여된 지점이기도 하다. 영화 초반부부터 끝까지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초반부 그레타 거윅이 맡은 '바바'는 불안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냥 아무 일도 없이, 권태로 지속되는 삶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바. 바바는 이 주인공 가족 중에서 가장 불안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겉으로 드러내는 빈도수는 적지만 이를 연출이나 연기에서 힘을 주는 지점이 있다. 바바가 불안함에 떠는 방식은 능동적인 불안이라고 칭할 수 있다. 불안하기 때문에 직접 행동으로 옮겨서 해소하려고 하는 문제 해결 방식이 극에서 반복된다. 이는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핵심 소재와 가장 큰 관련이 있다. 또 빈도수가 가장 많은 불안에 떠는 인물은 잭과 바바의 아이들이다. 정말 하루도 쉴 틈 없이 계속 같은 패턴의 이야기만 반복한다. 이는 영화에서 두 부부와 관련된 기저에 깔린 불안을 묘사하는데 효과적이다. 아이들 캐릭터가 하는 말을 들으면 되게 말장난 같아도 어느 정도는 기괴한 이미지를 풍기던 것이 이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두 인물과는 다르게 잭이 겪는 불안은 지식인형 불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 편으로는 이성에 근거해서,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불안함의 실체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 이에 대한 인물의 이중적인 태도를 묘사하려고 한 시도가 보인다. 환영 연출이 그에 대한 근거라고 생각한다.
소재가 갖는 힘
영화에서 긍정적으로 말하고 싶은 부분은 소재가 갖는 힘이다. 영화에서 주제를 나타내는 키워드로 불안과 군중이 뽑혔다면 이야기 전개를 위한 소도구로는 역시 '알약'과 '죽음'을 꼽고 싶다. 전자 알약은 영화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주원인이 된다. 알약을 먹는 모습을 보고 엄마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의심하는 아이들. 아닌 척 하지만 이런 아이들을 지켜보며 아내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의심하는 남편. 그리고 왜 아내가 알약을 먹을 수 없었는가? 에 대한 이야기까지. 후반부에는 남편이 이 알약을 왜 얻고 싶어 했는지를 묘사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한다. 이는 알약이라는 소재에 대한 이해도와 상상력을 적절하게 잘 구현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영화의 강점이라 생각이 든다.
또 죽음이라는 키워드는 이중적인 느낌이 있다. 죽음이 뭘까? 여러분도 알고 글쓴이도 알다시피 사람의 삶을 마감하는 일이다. 이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좋을 리가 없다. 아직 우리 삶엔 남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인물의 속성은 극에서 서스펜스가 되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제시한다. 또 반대로 코미디로 작동하는 부분도 있다. 극에서 인물들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왜? 이는 독성 물질이 공기 중에서 떠다니는 것과 관련이 있다. '혹시나'가 실제가 되어버린 상황. 이 덕에 부정적인 생각이 그대로 이뤄질지도 모른다는 느낌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인물들이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글쓴이 입장에선 재밌었다. '너도 저 입장에 처하면 저렇지 않을까요?' 아니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인물들이 겪고 있는 불안이 과연 이 상황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든다. 환경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이 인물들은 그냥 원래부터 그런 변화에 예민한 사람인 것이다.
섬세한 손길
극에서 좋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영화의 섬세한 연출 덕이었다. 영화 초반부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잭이 동료 교수의 초대를 받고 강의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이때 촬영이나 대사를 주고받는 방식이나 엘비스 프레슬리와 히틀러의 공통점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연출이 돋보였다. 두 인물이 각기 다른 갈래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이 둘의 차이점이 군중들의 차이점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진다. 또 영화 전반적으로 인물의 의사소통 방식이 '만약에'를 전제로 깔고 있다는 것은 각본가의 집중력이 나타나는 부분이었다. 시각적인 묘사가 아니더라도 인물들의 대사로 극의 긴장감을 이끄는 뚝심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섬세한 연출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바바 캐릭터의 묘사 방식이다. 바바라는 캐릭터는 마음씨가 약한 캐릭터다. 사실 마음 약한 캐릭터는 길거리에 나가도 흔히 찾을 수 있는 인물의 특성이다. 그러나 왜 이 인물이 마음씨가 약하나? 와 영화의 핵심 소재를 흡착한 방식은 확실히 색다르다. 정말 엉뚱하지만 철저하게 인물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그레타 거윅의 역량이 돋보인다. 감독 출신이라 그런가? 그러나 섬세한 터치가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잭 캐릭터다. 잭의 감정선이 극후반부에 갑작스럽게 마무리된다고 생각들 기도 했다. 아주 조금의 설명이라도 더 붙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 극에서 아이러니를 다루는 방식도 좋았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아이러니는 여러 종류가 있다.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에 대한 아이러니, 가족관계에 대한 아이러니, 재난을 대응하는 방식에 대한 아이러니, 군중의 속성에 대한 아이러니까지. 영화에서 끝없이 제시되는 아이러니는 이야기에서 계속해서 반복된다. 이 영화의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아마 여기일 것으로 보인다. 이 역설을 '작위적이다' 혹은 '자연스럽다'라고 느낄지가 극 관람에 주요 포인트가 생각해본다. 작위적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영화의 감상 난이도가 올라갈 것이다. 또한 후반부에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서히 쌓아 올린 아이러니는 극후 반부의 특정 장면을 통해 해소된다. 아이러니가 겹겹이 쌓여있는 것을 영화에서 반복되는 한 소재로 주파한 것이다. 이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다섯 명의 얼굴이 기억나는 이유기도 하다.
이제 그만 끝낼까 해
태어난 이상 사람들은 다 죽게 되어있다. 예외는 없다. 영원한 건 없으니까. 걱정이 많은 우리. 어떤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삶이 허무해진다. 어차피 다 죽을텐데. 그런데 영화는 이 허무한 명제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긍정한다. 그 반대로 이 두려움과 허무함에 대응하는, 우리 일상의 한 구석을 확대해서 묘사한다. 일상은 프라이드 치킨같은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먹는 것 자체로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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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에 귀천 없듯 액션 연기에도 마찬가지
연애도 스턴트맨처럼 하면 어떡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스턴트맨 콜트(라이언 고슬링)이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배우 콜트. 콜트는 좀 특별하다. 바로 스턴트맨이다. 몸값이 비싼 할리우드 배우들의 대역으로 액션 연기를 대신하는 콜트. 하지만 이런 콜트도 사람이다. 옆구리가 시린 콜트. 마땅히 기회(?)가 없으니 그냥 소같이 일만 한다. 그런데 어떤 여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사람은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 조디(에밀리 블런트)다. 영화 제작 스태프의 일원이었던 조디. 조디와 콜트는 서로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린다. "끝나고 뭐 해요?" 작업 거는 콜트. 조디와 콜트, 서로 사랑하기 5분 전이다. 마지막 액션 신만 찍고 나면 1일 시작이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했다. 허리를 크게 다친 콜트. 위축된 자신의 처지에 자존감이 급락한 콜트는 이내 잠수이별을 고한다. 화가 난 조디.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콜트가 잘 아는 제작자(해나 매딩엄)가 콜트에게 전화를 건다. "일자리가 들어왔는데. 조디가 감독인 영화야. 팀에 들어올래?" 신발도 안 신고 맨발로 뛰어나갈 기세다. 신난 콜트. 하지만 콜트에겐 문제가 생겼다. X를 구하려다 X 되게 생겼다. 영화 하나 찍는 게 이렇게 힘들 일인가?
고추장 고사리 콩나물 시금치
이 영화를 장르적으로 구분한다면 액션/로맨스물이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다양한 재료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선택은 영화의 이야기 줄거리 외/내적으로 좋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피로 두르고 있는 로맨스/액션에 대한 이야기. 이야기의 흐름 상 콜트와 조디의 로맨스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 사건의 배경이 두 남녀의 첫 만남이 있었고 콜트가 어떤 사건을 겪고 느닷없이 잠수를 탄다. 이후 ‘잠수를 탔기 때문’에 쌓여있는 인물 간의 오해가 이야기에서 중요하다. 이 오해를 풀고 싶은 것이 콜트의 핵심이다. 그냥 단지 ‘직업이 스턴트맨이니까’라고 보기엔 중반부 찍고 넓어지는 이야기를 감당하지 못하니 영화가 안전장치를 둔 것이다. 심지어 중후반부를 보면 영화의 로맨스적인 특성을 대놓고 드러내기도 하는데 허무맹랑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넓어지는 플롯을 로맨스라는 장르적인 특성으로 연결했다. 쉽게 말해서 '그래!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고 있으니까!'로 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이야기 상에서 액션이 등장하는 이유도 필연적이다. 직업이 스턴트맨이니까 액션을 보여주는 과정이 당연하다? 물론 제목과 직업에 대한 부분도 크게 작동하지만 중구난방으로 튈법한 영화 속 사건을 잇는 장치가 액션이 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이 <스턴트맨>은 영화를 만드는 영화다. 이런 플롯을 설정한 이유?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과정을 보여주면 당연히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겠지? 이 과정에서 스태프들의 노고도 나오고 영화감독과 제작자 사이의 관계도 재미있게 그려진다. 하지만 그중에 더 중요한 것. 이 영화의 제목은 ‘스턴트맨’이다. 스턴트맨은 일종의 대역으로서 액션 연기를 대신하는 존재다. 그러면 영화 안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 연기를 하든 뭘 하든 이 직업군들에겐 중요한 제약이 있다. 이 배우들의 목숨은 하나고 역시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고통을 느낀다는 점이다. 이 점을 보여주려면 ‘목숨이 하나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지? 그러려면 액션이 들어가는 것이 필연적이다. 연기로 몇 겹을 쳐도 목숨이 하나인 걸 두각한 연출을 보여줬다. 단순히 눈요깃거리로 장르를 소비한 것이 아닌 셈이다.
이 영화의 장르적인 내실을 까보면 온갖 것이 섞여있는 영화 전주비빔밥이라고 볼 수 있다. 글쓴이가 각본을 잘 썼다고 느끼는 지점 중 하나인데 이 영화의 핵심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영화는 할리우드의 역사를 영리하게 훑으며 긴 시간 동안 있어왔던 ‘스턴트맨’의 존재를 비추고 있다. 이것은 영화의 핵심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왜? 할리우드가 어떤 장르를 만들든 간에 스턴트맨의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까. 이 부분을 강조하듯이 호러, sf, 코미디, 미스터리, 애니메이션, 판타지 등등 여러 장르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포용한다. 그리고 스턴트맨 콜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결하니 안 본 분들 입장에서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장에는 거친 부분이 있다. 긴 시간 동안 존재해 온 어떤 집단의 사람들을 2시간으로 압축시킨다? 당연히 매끄럽지 못하다. 이 부분은 영화의 호불호가 될 수 있다. 가령 주인공의 중요한 과제 톰 라이더를 찾는 부분에서 좀 불필요하다고 생각할만한 장면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소재는 영화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모든 것을 해결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어떻게’에 대해 생각해 보시라고 하고 싶다. 사실 이 영화는 그 이질감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콜트가 직접 겪는 개고생이 영화의 역사가 앞으로 계속 진보되어도 잊히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참기름도 있다구
이 영화는 또 오마주로 가득 찬 영화이기도 하다. 왜 오마주가 필요했을까?를 써보자면, (위에도 쓴 내용이지만) 현재를 넘어 과거의 스턴트맨에 바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의도야 충분히 좋다. 하지만 스턴트맨’만’ 중요하다고 하면 그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적절하다고 볼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영화를 만드는 것에 있어 우선순위가 부여된다면 영화감독이 직업인의 윤리에 있어 어긋나는 행동일 수도 있다. <스턴트맨>은 예전 영화들을 끊임없이 호명함으로써 연출가로서의 윤리를 살렸다. 스턴트맨의 헌신도 물론이지만 그만큼 노력했던 선배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턴트맨 출신이었다가 영화감독이 된 감독의 당사자성을 살려 이야기를 만든다면 "왜 내가 스턴트맨에서 영화감독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들어갈 만했는데, 이 영화의 감독이 좋아할 만한 장면을 오마주 했으니 만드는 사람의 진정성이 오롯이 드러나는 좋은 선택이었다.
이런 특징을 살려 영화에는 한 페이지로 적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오마주들이 들어가 있다. 어느 단계에서 어느 장면이 오마주다!라고 쓰면 영화의 재미가 급감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만 서술해 본다. 영화 첫 번째 장면이 콜트가 스턴트맨 일을 하다가 사고를 겪는 장면이다. 이 장면 보면 <미션 임파서블> 1편이 연상된다. 그리고 영화 안 극중극은 콜트 역의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던 영화 중 어느 작품을 연상되게 한다. 시각적인 부분도 이 장르의 역사에서 이것저것 가져온 듯한 걸로 이루어져 있다. 또 조디라는 인물 역시 할리우드의 누군가가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은 연출로 중요하게 강조시키는데 오마주한 인물이 할리우드에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 보면 확실히 영화가 할리우드의 현재를 보여주려고 했던 의도가 보인다.
<거미집>과의 공통점, 차이점
이 영화와 함께 보면 좋은 작품은 작년에 개봉한 <거미집>이다. <거미집>의 서양판이 이 <스턴트맨> 같을 정도로 공통점이 있다. 우선 주인공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김열/조디)이라 그 내용이 전적으로 들어갔다는 점, 시대적인 맥락(1970년대/2024년 현대의 할리우드)이 들어간다는 점이 그렇다.
이 공통점의 내밀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거미집>의 김열(송강호)과 <스턴트맨>의 조디가 만드는 창작의 의미가 각각의 영화 안에서 표현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흥미롭다. 가령 <거미집>에서 김열이 방구석에서 보여주는 모든 장면은 이상의 ‘날개’가 연상될 정도로 개개인의 욕망을 더 깊숙하게 투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 안의 이야기를 만드는 건 김열이 촬영장의 리더로서 겪는 온갖 개고생이 핵심이다. 웃음도 여기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은 전미도(전여빈)이다. 전미도는 김열의 창작을 지원하는 인물로 나오는데, 미도가 풍기는 광인의 포스는 이야기가 미진하다고 느낄 즈음에 등장해서 영화를 이끈다. 반대로 <스턴트맨>의 조디가 만드는 영화는 후반부의 장면이 인물들의 상황과 겹치는 되는 지점이 있다. 심지어 기존 영화들의 오마주를 그대로 활용해서 인물의 내면과 감정적인 하이라이트가 겹쳐지게 하는 장면까지 있다(심지어 제목으로도 나온다). 이 장면은 영화 안의 로맨스를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가? 와도 닿아있다. 어느 장면을 넘어서 영화와 현실이 무너지는 분기점이 있는데 이 부분은 감독이 의도한 바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에게 영화는 현실의 업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둘째로 시대적인 맥락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두 영화의 공통점을 읽을 수 있다. 전자 <거미집>에선 1970년대의 맥락이 등장한다. 당시 김열이 직면한 여러 애로사항 중 하나는 당시 행정부가 예술가들에게 제약을 둔다는 것이다. 이 장애물은 스트레스 한가득이었던 김열의 창작물에 장애물이 되며 인물의 고통을 배가시킨다. 하지만 이 모든 고통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거미집>을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기억할 카메오가 나오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구성하는 방식을 보면 그 모든 속박보다 창작자에게 깊고 크게 다가오는 장애물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든다. 왜? 이 장면이 일어나는 전후맥락에는 문공부라는 시대적인 맥락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장면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카메오가 김열에게 창작의 본질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장면이다. 시대적인 맥락이 없다면 이 장면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장면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에 대한 문제를 시대적인 맥락도 가져와 보충한 것이다. 하지만 <스턴트맨>은 이것과는 살짝 다르다. 이 영화에는 2020년대 할리우드에 있던 사건 중 가장 인상 깊은 스캔들이 등장한다. 또 특정 소재는 2024년의 현대사회를 암시하는 듯하다. 이 두 요소가 왜 굳이 등장했을까? 바로 2024년 현대를 살아가는 관객들 너희들 봐라!라는 의미다. 영화 외적인 요소를 굳이 안으로 가져와서 이야기의 구분선을 흐린 것이다. 이런 연출은 관객으로 하여금 타겟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리얼리티를 높인다. 사실 이렇게 영화가 외적인 맥락과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병치시켜서 우리에게 와닿게 설정했다는 것 자체는 흔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왜 스턴트맨일까? 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영화에 나오는 영화배우의 노고에만 감탄하며 액션영화를 보곤 하지만 이들 아래에 수많은 스턴트맨이 있었다. 스턴트맨에서 스턴트 하다 다치면 영화 내적인 사건이 외적으로 향한다고도 볼 수 있다.
얼버무리고 넘어가
이 영화의 단점은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이다. 스턴트맨에 대한 헌사도 보여줘야 하고. 성공한 덕후가 된 감독의 덕질 역사도 보여줘야 하고. 주인공과 관련한 메인 플롯도 보여줘야 하고. 조디가 영화 만드는 이야기도 보여줘야 하고. 현재의 할리우드도 묘사해야 한다. 적어도 이 모든 게 하나의 이야기가 되게 하려면 희생돼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어떤 조건 몇 개는 생략해야 한다는 점이다. 글쓴이는 초반 조디와 콜트가 재회하는 장면에서 이 부분을 느꼈다. 단지 그럴 수도 있다고 느끼면 크게 무리는 없다. 하지만 이 장면을 더 길게 늘여도 이야기 흐름에는 큰 문제없지 않았을까? 투박한 이야기 이음새가 인물의 동기를 더 공고히 해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쉽게 느껴졌다.
또 어떤 두 캐릭터는 이 영화의 기획의도에 의해 희생됐다고 생각한다. 아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캐릭터들은 아니다. 이 영화가 제시하는 배경은 나름 합리적이고 꼼꼼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 있다면 가능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 인물이 엄청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냥 영화의 핵심만을 전달해 주는 분량만 있었다. 이 부분은 <스턴트맨>의 뒷맛을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다. 그 장면에서 그게 꼭 들어가야 했을까? 사실 그게 굳이 아니더라도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다 전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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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운명을 다시 쓸 수 있다는 피지컬 믿음
말그대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척척해 내는 헌트. 늘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그의 이야기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과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 어떤 정점을 찍는다. 한층 더 머리는 비우고, 몸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서사가 완성된 것이다. 디지털과의 싸움을 시작한 헌트는 모든 것을 치밀하게 '생각'하는 인공지능을 이기기 위해 오히려 '생각'하지 않는 선택을 한다. 그것이 이 야이기의 핵심이다. '이미 정해진 운명을 다시 쓸 수 있는가?'란 의문을 '이미 생각한 운명을 다시 쓸 수 있는가'로 수정하과, 그 답으로 피지컬 믿음을 제시하는 것. 지극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다운 답변이다.
아주 치밀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이야기일지라도, 그것이 보여주는 수많은 '액션'들이 몸으로 느껴지는 서사다.
생가하지 말고 달려.
그것이 헌트가 제시한 디지털 운명을 새로 쓰는 방법이 아닐까?
런던의 거리를 뛰는 그의 모습이 그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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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토피아]닉 그자체 정재헌 성우님의 이야기!!닉과 주디는 사랑일까?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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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
꿀보이스 정재헌 성우님과 함께하는 주토피아 리뷰 첫번째 시간!
출연
황보 라이언 정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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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라스트 히어로즈> 메인 예고편
사악한 마녀에 대한 전설이 내려오는 노아라 마을.
알란과 친구들은 우연히 들어간 숲속에서 마녀가 봉인된 관을 발견하고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다.
20년 후, 마을에서 발생한 동물 연쇄 살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알란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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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스케이프 룸 2: 노 웨이 아웃> 2차 예고편
글로벌 흥행 시리즈의 완벽한 컴백!
살아남은 자들을 노린 업그레이드된 게임이 시작된다!출구 없는 탈출 게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조이’와 ‘벤’.
게임을 설계한 의문의 조직 ‘미노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뉴욕에 도착한 두 사람은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휘말려 지하철에 갇히고 만다.
순간 다른 칸과 분리된 열차 안에는 초고압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고,
그곳에 있는 6명 모두 게임의 생존자라는 것이 밝혀진다.
목숨을 건 탈출 게임이 다시 시작됐음을 직감한 그들은
뉴욕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