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5-02 12:24:36
자비에 돌란 왕가위 영화 영감의 원천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5월 15일 개봉
자비에돌란, 왕가위, 라이언 맥긴리, RM 등
전세계 아티스트들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예술가
낸골딘(Nan Goldin)
세계적인 아티스트 낸골딘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가
5월 15일 개봉합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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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 진짜 바다 괴물을 찾아가는 성장담 <루카>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바다 밖 세상을 궁금해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바다괴물 소년 '루카(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우연히 만난 친구 ‘알베르토(잭 딜런 그레이저)’를 따라 물 밖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인간세상 전문가를 자칭하는 알베르토에게 걷는 법 등을 배우며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을 구경하는 루카는 잔뜩 흥분하지만, 동시에 언제든 물에 닿아 인간의 모습에서 바다괴물로 돌아갈까 걱정하며 마음을 놓지 못한다. 그러던 중 새로운 친구 ‘줄리아(엠마 버만)’를 만나 수영, 사이클, 파스타 빨리 먹기 3종 대회에 참가하게 된 루카와 알베르토. 그들은 우승 상금으로 꿈에서도 바라던 스쿠터를 사서 자유롭게 멀리 여행할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루카>에서는 여러 영화들의 그림자가 느껴진다. 당장 루카가 지상 마을의 모습을 흥미롭게 관찰하는 장면이나 지상과 수중 사람들 간의 갈등과 대립이 기본 구도인 것은 제임스 완 감독의 <아쿠아맨>을 떠올리게 한다. 바다 괴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상이한 태도를 묘사하는 점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와도 유사점이 있다.
다만 <루카>의 중심 플롯이 결국 한 소년의 성장담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루카>는 티모시 샬라메를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와 특히 닮았다. 단지 두 소년이 자전거를 타면서 나른한 햇살이 내리쬐는 이탈리아의 오후를 즐기는 공통의 장면이 있기 때문은 아니다. 두 영화 모두 한 소년이 다른 소년, 소녀와 사랑과 우정을 쌓고, 그들로부터 새로운 세상과 그 세상 속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성장담을 다루는 점이 같아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는 마르치아와 올리버 둘 모두와 사랑에 빠진다. 그와 마르치아의 사랑은 청소년기에 접어든 소년만이 느낄 수 있는 달콤한 첫사랑이다. 한 소년이 성인으로 발돋움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깨닫게 되는 상징적인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그와 올리버의 사랑은 달콤함 사이에 감춰져 있는 씁쓸한 맛의 사랑이다. 특히 성적인 긴장감이 도드라지는 그들의 사랑은 첫사랑의 상흔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한 소년이 넓어진 세상 안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영화 속에서는 동성애라는 성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루카>에서 루카와 알베르토, 루카와 줄리아의 우정은 엘리오, 마르치아, 올리버 간의 사랑과 다르지 않다. 마르치아와 사랑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올리버와 함께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엘리오처럼, 루카도 알베르토와 지상 세계를 경험하고 줄리아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당장 알베르토는 루카를 바다 밖으로 이끌어 준 첫 친구이고, 그래서 루카는 세상을 알베르토의 시선을 공유한다. 엘리오와 마르치아의 사랑이 호기심 왕성한 십 대의 사랑인 것처럼 루카의 마음속은 그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 탐험가의 흥분으로 가득해진다. 한편 루카에게 줄리아는 올리버와 같은 존재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올리버처럼 줄리아는 바다 괴물과 사람이라는 정체성의 충돌로 괴로워하던 루카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준다. 그녀는 바다괴물이 갈 수 있는 학교로 그를 초대하면서 두 정체성이 공존할 수 있음을 알려주며 그의 성장을 돕는다. 이러한 주인공 삼인방의 관계성 덕분에 <루카>는 특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와 닮았다.
그러면서도 <루카>는 디테일한 측면에서 애니메이션다운 시각적 상상력을 뽐내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그림자를 벗어난다. 주인공의 성장을 보여줄 때 이 영화는 주인공의 외적 변화 혹은 깊은 상실감이나 아픔이 담긴 표정 등을 비추지 않는다. 대신 매 순간마다 주인공의 세계 그 자체가 확대되는 모습을 펼쳐 보인다. 예를 들어 알베르토와 함께 오토바이로 세계를 여행하는 루카의 상상은 오토바이와 인간 사회에 대한 정보가 늘어갈수록 세부 묘사가 조금씩 달라진다. 루카가 표현하는 밤하늘과 우주가 달라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알베르토와 만난 직후 루카의 하늘에는 별과 달 대신 물고기가 떠 있지만, 줄리아에게 우주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그의 밤하늘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특히 루카의 세계가 변하는 과정은 성장담에 독특한 시각적 재미를 더할 뿐만 아니라 영화의 메시지와 관련된 중요한 대목을 보여주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루카의 상상과 밤하늘의 변화는 그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반영한다. 그는 만나고 느끼고 배우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세계에 접목시키면서 인식을 확장시킬 줄 안다. 그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것,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한 경계나 두려움보다 그것들을 알아가려는 의지와 배웠을 때의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루카의 세계가 확장되는 첫 발걸음을 이끌어 주지만 정작 본인은 분리된 두 세계를 연결하려는 의지가 약한 알베르토, 바다 괴물을 사냥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날뛰는 에꼴레의 모습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더 나아가 바다괴물 본래의 모습을 한 채 제노바에 있는 학교로 향하는 그의 모습이 감동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그 어떤 장벽, 경계, 장애물도 없는 루카의 태도와 세계는 <루카>가 괴물 영화의 기존 문법을 뒤엎는 스토리텔링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된다. 많은 괴물 영화는 인간의 시점에서 낯선 존재인 괴물이 누구인지를 정의하고, 정의에 따라 괴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주된 내용이자 캐릭터들의 목적으로 삼는다. 앞서 언급한 <셰이프 오브 워터>만 하더라도 양서류 인간이 여주인공인 엘라이자에게는 사랑의 대상이고, 미국 정부에게는 탐구의 대상이자, 그를 연구하는 스트릭랜드 박사에게는 증오의 대상으로 비추어지며, 이러한 태도의 차이는 갈등을 유발한다.
이러한 괴물 영화의 공통된 태도의 뿌리는 리처드 커니가 쓴 <이방인 신 괴물>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대부분의 이방인, 신, 괴물은 인간 심리의 심연에 존재하는 균열의 증거"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그에 따르면 괴물과 같은 존재는 "친숙한 것과 낯선 것, 같은 것과 다른 것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분열되는지 말해준다". 더 나아가 그는 인간은 낯선 것에 대한 경험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대신, 주로 그들을 배제하고 아웃사이더로 치부하며 거부해왔다고도 덧붙인다. 야만인을 뜻하는 그리스 단어 'βάρβαρος(barbaros)'가 그리스어를 쓰지 않아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인 이방인으로부터 유래했듯이. 그 결과 어떠한 정의로도 붙잡히지 않고, 우리의 정체성과 관련된 규범들에 도전하며, 세계에 대한 이해의 한계에서 탄생하는 존재인 괴물은 여러 신화와 이야기를 거쳐 영화에 이르기까지 살아 숨 쉴 수 있다.
<루카>는 이러한 괴물 영화의 오래된 기제를 뒤집는다. 인어와 용을 닮은 바다괴물을 주역으로 삼고 인간을 이방인으로 만들면서 친숙함과 낯섦, 같은 것과 다른 것,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뒤바꾼다. 이렇게 괴물과 인간이 서로의 자리를 맞바꾼 상황에서 주인공 루카의 행보는 긴 시간 동안 인간이 낯섦과 다름을 대한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위험한 괴물이자 증오의 대상으로 알려진 인간이지만, 루카는 함께 자전거를 타고 파스타를 먹으면서 인간을 탐구하며 그들의 세계에 적응해 나가고 줄리아와 줄리아의 아빠를 도와주면서 공존할 수 있는 공감의 대상으로까지 인식한다.
이러한 루카의 개방성 및 포용성은 괴물, 곧 타자와 이방인이라면 무조건 배척하는 에꼴레와 같은 일반 사람들의 고정관념, 편견 및 자기중심적 태도와 대조를 이루며 보는 이들마저 낯부끄럽게 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이들을 두려워하고 내쫓으려 하는 이들이야말로 바다괴물인 것은 아닌지를 성찰하게 만들면서 다양성의 공존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메시지에도 힘을 싣는다. 커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루카>는 바다 괴물을 통해 "우리 안의 지옥을 끄집어내고,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영화인 것이다.
이처럼 인간 외부의 시점으로 인간 세계를 관찰하는 작업은 사실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낯설지 않다. 픽사는 괴물들의 회사,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 사람의 기분을 조종하는 감정들, 사후 세계의 영혼들, 천방지축 물고기, 요리하는 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일상의 이면을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개봉했던 <소울>만 하더라도 일상적인 삶의 의미를 무너뜨리면서 진짜 삶의 목표에 대해 재고할 기회를 준 바 있다. 이렇게 영화를 보는 관객 스스로의 일상과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성찰적 메시지는 아이들과 어른들을 모두 매혹시키는 픽사만의 특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픽사의 전작들과 비해 <루카>의 완성도는 더러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루카가 인간과 지상 세계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을 기발하고 세심하게 묘사한 것에 비해 그의 주변 인물들이 인식을 바꾸는 과정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철인 3종 경기를 기점으로 루카의 가족들, 친구들,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향한 적개심을 누그러뜨리는데, 이 과정은 픽사가 흔히 보여주는 반전 없이 예상대로 평이하게 전개된다. 그러다 보니 애니메이션 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결말에서 맥이 풀리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 또한 통상적으로 픽사 영화 속 주인공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모험을 펼치는 것과 달리 주인공이 특정 장소에 적응하는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미야자키 하야오의 느낌이 짙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루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힘과 감동에 비하면 연출이나 스토리텔링 상의 아쉬움은 그리 크지도 않고, 길게 남지도 않는다. 모든 장벽과 경계 없이 다양함이 동등하게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어가는 루카의 성장담과 엔리코 카라로사 감독의 전작, 단편 애니메이션 <라 루나>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는 모든 단점을 가리고도 남기 때문이다.
A(Acceptable, 무난함)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셰이프 오브 워터>가 픽사스럽게 만난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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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치열하고, 또 애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포스터
엄마, 영순(A Mother Youngsoon)
South Korea/2022/85min/이창준 감독 작품
영순은 2007년 탈북했다. 남편은 자살했고 두 아들 중 큰아들은 북한에 있다. 그녀는 같이 온 작은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작은아들은 엄마가 북한에서는 형에게만 사랑을 주고 자신을 내팽개쳤으며 이제는 남한에 데려와서 탈북자로 낙인찍히게 했다고 미워한다. 영순은 북한에 억류된 국군 포로의 딸로 태어나 늘 가난했고 유일한 희망은 재능이 특출났던 큰아들이었다. 영순에게 작은아들은 희망 대신 숙제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상상하기 어려운 마음가짐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삶에 대해 가진 마음가짐은 워낙 견고하고 단단하며, 또 씩씩하고 용감해서 내가 감히 그 마음가짐의 무게를 예측할 수 없다. 다큐멘터리 영화 <엄마, 영순>의 주인공 '영순'이 내겐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2007년 작은아들 '소사'와 함께 깊고 넓은 바다를 헤엄쳐서 탈북한 엄마 '영순'은 함께 경마장 근처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같은 집에 살고 있다. 영순은 평일에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영순이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아들 '소사'였다. 영순은 노가다에서 일한다고 뭐라 하는 다른 이들의 말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아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씩씩하게 자기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한편, 두 모자는 같은 집에서 살고 있지만 서로를 의지하거나 서로에게 진솔한 대화를 털어놓지는 않는다. 영순과 소사에게는 폭력적이었던 남편이자 아버지의 자살, 북한에서 행방불명된 큰아들이자 형, 다른 이들의 편견 어린 시선 등에서 비롯된 상처가 마음 깊이 존재한다. 이들은 남한 땅에서 평범한 사람이 되어, 평범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그저 그뿐이다.
이전에 내가 시청했던 다른 탈북민의 다큐멘터리와의 차이점은 '탈북 자체에 대한 스토리보다는 그저 다른 이들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인 이들이 살아가는 그 삶 자체에 더 집중'했다는 것이다. 각자의 삶을 꾸려나가며 열심히 살아가는 영순과 소사의 모습을 보다보면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르곤 한다. 자신의 삶을 애틋하게 생각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절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것. 자신의 아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해서 다른 이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에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엄마. 그리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 끊임없이 새로운 난관을 겪기도 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아들. 치열하고, 또 애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가족의 삶을 생각하는 그들을 미워하는 방법을 나는 모른다. 미워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저 다른 이들과 똑같은 '평범한' 모습을 원하는 이들의 삶에 대해서. 평범해지기 위해 치열한 과정을 거쳐 새로운 땅에 도착했고, 또 평범한 삶을 위해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그저 당장 내가 바라는 것은 이들을 향한 조금의 편견 어린 시선도 거두는 것. 그저 있는 그대로,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본다면 어느 순간 그 시선이 다정한 시선으로 변해있을 것이라 믿는다.
* 이 글은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 받아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기자단으로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제는 9월 29일까지 이어지며 상영작은 온오프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22.09.24(토) 13:30 메가박스 백석점 8관
2022.09.26(월) 10:30 메가박스 일산 벨라시타 101호
2022.09.28(수) 10:30 메가박스 백석점 컴포트 6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09월 22일 -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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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해 우리는>, <경관의 피> 최우식 배우#톺아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요즘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영화 <경관의 피>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 '최우식' 을 톺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
그럼 오늘도 힘차게 시작해보도록 할까요?
1. 프로필(Profile)이름 : 최우식
출생 : 1990년 3월 26일
국적 : 한국계 캐나다
직업 : 대한민국 배우
2. 최우식의 성장과정
한국에서 태어난 최우식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밴쿠버로 이주하게 됩니다.
캐나다의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에 진학 후 1학년 3학기만 마치고,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어느 한 예능에 출연해서 말하기를 연기자로서의 꿈을 정확하게 꾸지 않았지만, 친구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게됐고 합격을 해서 연기자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합니다.
3. '최우식'의 데뷔작
배우 최우식의 공식 데뷔작은 2011년 드라마 <짝패>입니다.
그리고 2012년 <옥탑방 왕세자>, 시트콤 <닥치고 패밀리>, 드라마 <호구의 사랑>에 출연하는데요.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대중들의 관심을 받진 못했습니다.
주로 약간 허약해보이는 속된말로 찌질하고 호구스러운 역할을 많이 맡게됐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로 서서히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옥탑방의 왕세자>, <닥치고 패밀리>, <호구의 사랑>
4. '최우식'의 영화 주요 필모작
- 2013년 작 <은밀하게 위대하게>, 윤유준 역
출연진 :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 최우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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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웹툰 원작의 작품. 극 중 최우식이 맡은 윤유준은 비중이 크진 않으나, 주인공 김수현을 괴롭히는 동네친구로 등장했습니다.
약간 악동같은 캐릭터를 맡았죠.
- 2014년 작 <거인>, 영재 역
출연진 : 최우식, 김수현, 강신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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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에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들꽃영화상 등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게 해준 기념같은 작품입니다.
최우식은 영화 <거인>의 출연 당시 즈음을 회상하며, 연기자로서의 진로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시기였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 2016년 작 <부산행>, 영국 역
출연진 :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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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에게 '천만영화 배우'라는 타이틀을 준 첫 번째 영화입니다.
흥행과 동시에 칸국제영화제 초청이라는 영광까지 더해져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 2017년 작 <옥자>, 김군 역
출연진 : 틸다 스윈튼, 폴 다노, 안서현, 스티븐 연, 최우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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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작품작. 최우식 배우는 극중 드라이버 '김군'역할로 비중이 크진 않았지만 봉준호 감독과의 첫 만남이 성사된 작품으로 아주 소중한 작품일 것 같습니다.
이 만남을 계기로 <기생충>이라는 엄청난 작품의 주인공으로까지 인연이 이어지죠!
- 2018년 작 <마녀>, 귀공자 역
출연진 : 김다미, 조민수, 최우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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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 배우가 첫 악역으로 출연한 작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하고 훈훈한 비주얼과는 달리 악이 공존하는 역할로 충분히 제 몫을 다할 수 있다는 새로운 발견을 한 작품일 것 같습니다.
- 2019년 작 <기생충>, 기우 역
출연진 : 송강호, 이선균, 장혜진, 윤여정, 박소담, 최우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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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 영화사의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긴 작품이죠! 누구나 아는 작품이니, 더이상의 설명은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최우식 배우에게 두번 째 천만관객 주연이라는 타이틀을 차치하고서라도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게 된 작품일 것 같습니다.
- 2020년 작 <사냥의 시간>, 기훈 역
출연진 : 이제훈, 박정민, 안재홍, 최우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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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넷플릭스 개봉작이라는 하나의(?) 큰 역사가 된 작품.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네 명의 젊은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으로 크게 화제가 됐고, 이들의 앙상블을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네요.
- 2022년 작 <경관의 피>, 민재 역
출연진 :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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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새해 개봉한 작품입니다. 극 중 언더커버 경찰로 투입된 신입 경찰역을 맡았다고 하는데요.
어리숙하고 착한 모습이 아닌 신입경찰의 패기와 카리스마를 보여줄 수 있는 최우식 배우의 또 다른 연기의 결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기대됩니다.
2022년 개봉을 예상하고 있는 최우식 배우의 또 다른 출연작 <원더랜드>(감독 김태용)가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김태용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한다는 점 등 2022년 최고의 기대작 중 한편으로 손꼽히는 작품인데요.
이 작품에서 또한 최우식 배우가 어떤 모습으로 영화팬들에게 다가갈지 기대가 됩니다.
오늘도 씨네랩의 콘텐츠 #배우 톺아보기 콘텐츠를 관심있게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배우 톺아보기 시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P.S 혹시 #톺아보기 배우로 추천하고 싶거나 관심있으신 배우들이 있으면
주저말고 편안하게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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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장에서 나온 헐리웃 배우들
"벽장에서 나오다(Come out of the closet)" 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미국 드라마 혹은 영화를 자주 보셨던 분들이라면 익숙할 수도 있는 이 표현은, 숨바꼭질할 때 쓰이는 표현이 아닌 감춰오던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입니다. 줄여서 "커밍아웃(Coming out)이라고도 하는 이 표현은 특히,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개인에게 있어, 공인으로서 "목소리를 낸" 사람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입니다. 이후 소개할 '케이트 맥키넌'이 어린 시절 '엘렌 드 제네러스'를 보고 방송인의 꿈을 키울 수 있었듯, 헐리웃 내 많은 배우들이 자신을 보고 힘을 얻을 누군가를 위해 용기 내 벽장에서 나와주었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벽장에서 나와 LGBTQ+ 커뮤니티를 위해 힘써온
헐리웃 스타들을 한 번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잇츠 CINE PICK!!
케이트 맥키넌
SNL (Saturday Night Live)에서 '힐러리 클린턴' 패러디로 큰 화제를 모았던 코미디언이자 배우 '케이트 맥키넌'은 레즈비언이라 커밍아웃한 최초의 SNL 정식 크루입니다. 2012년부터 SNL 크루로 활동해오던 맥키넌은 2016년, '폴 페이그' 감독의 <고스트버스터즈> 리부트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릴 수 있었는데요. 여성 주연 영화 <레이디스 나잇>, <나를 차버린 스파이>,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등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그녀는 2020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시상자로서 '엘렌 드 제네러스'의 수상에 "The only thing that made it less scary was seeing Ellen on TV. She risked her entire life and her entire career in order to tell the truth, and she suffered greatly for it." 이라 말하며 그녀에게 감사를 표한 연설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과 감동을 전하기도 했죠.
맷 보머
신이 내린 헐리웃 최고 미남이라 불리는 '맷 보머'는 미국 드라마 "화이트 칼라"를 통해 뇌섹남 매력을 뽐내더니, <매직 마이크>로 짐승남 면모까지 보이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그런 그는 2012년, 일찌감치 커밍아웃한 배우입니다. 게다가, 이미 파트너와 자식까지 있는 그는 LGBTQ+의 일원으로 꾸준히 커뮤니티 내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후원과 지지를 보내온 배우이기도 한데요. 최근, 넷플릭스 영화 <보이즈 인 더 밴드>가 그를 비롯하여 퀴어 배우로만 캐스트를 구성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리 페이스
심각하게 잘생겨서 일부러 분장으로 가리는 건가 싶을 정도로 미남인 배우 리 페이스는 <호빗>에서 본인이 맡은 스란두일 역만큼이나 우아하고 신비로운 사람인데요. 헐리웃 배우들이 애용하는 '트위터'는 물론 SNS 활동을 하지 않아 더욱 신비롭던 그는 드디어 만든 '트위터 계정'을 통해 queer 임을 커밍아웃 했습니다. (As a member of the queer community, I understand the importance of living openly, being counted, and happily owning who I am. That’s how I’ve always lived my life...) 이와 함께, 앞으로도 본인이 맡게 될 (퀴어) 캐릭터에 자부심을 갖고 연기할 것이라 밝힌 그를 하루 빨리 더 다양한 작품에서 만나보고 싶네요.
조디 포스터
최근,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배우 '조디 포스터'는 영화 <피고인>과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번이나 들어 올린 명연기자인데요. 그런 그가 2013년, 골든글로브 공로상 수상을 위해 다시 오른 시상대에서 5분에 걸친 커밍아웃 스피치를 통해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3살 때부터 연기 활동을 해온 자신의 삶을 '리얼리티 쇼'에 빗댄 것을 통해 '조디 포스터'라는 개인이 많은 이들에게 어떤 힘을 줄 수 있는 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10만 명을 돌파하며,관련 법안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인 6월에 들려와 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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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센스가 왕이었던 시절, 두 소년의 이야기
‘힙찔이’라는 말이 있다. ‘힙합’과 ‘찌질이’를 합친 말이다. 힙찔이라는 말이 처음 나왔을 때, 이 단어의 적확성에 감탄해 마지않았던 기억이 있다. 언젠가부터 래퍼들이 집단적 중2병에 걸린 것만 같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2학년 남학생들이 자기 주변에 예쁜 여자와 돈이 많다고 자랑하는 것 혹은 그런 상태를 욕망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는 일이다. 심지어 허세 넘치는 그들의 모습을 조금은 귀엽게 봐 줄 여지도 있다. 하지만 대중적 인기와 경제력을 갖춘 성인 남성 래퍼들이 이들과 똑같이 구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나는 성인이 되어서도 거들먹거리는 말투와 몸짓, 태도로 자랑할 것이 돈과 여자밖에 없다는 듯 구는 그들이 진심으로 한심하고 딱했다. 내게 ‘힙찔이’는 여전히 중2에 머무른 채 성장하지 못한 남성 래퍼와 그의 추종자들을 매우 적절하게 지칭하는 단어였다.
송주(좌)와 주연(우)
〈라임크라임〉은 힙찔이의 전사(前史) 혹은 균열을 탐색하는 영화다. 힙합 덕후였던 이승환, 유재욱 감독이 힙합에 빠져 지냈던 본인들의 학창 시절을 모티브 삼아 만들었다고 한다. 주인공은 송주와 주연이다. 송주는 그리 풍족하지 않은 집에서 자랐다. 아빠는 카센터 정비공으로, 엄마는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데 아빠가 술을 마시면 돌변하는 탓에 분가해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고, 담배를 피우고 또래에게 돈을 뜯는 친구들과 어울린다. 반면 주연은 넓은 아파트에 산다. 그의 부모는 경찰서에 끌려간 송주를 빼 줄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가진 사람이고, 집은 가사노동자를 고용할 정도로 풍족하다. 성적도 좋아서 외고를 준비하고 있다. 이토록 다른 송주와 주연의 공통점은 하나다. 바로 힙합 그리고 래퍼 이센스를 좋아한다는 것.
수많은 차이에도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관계는 시작될 수 있다. 둘은 ‘라임크라임’이라는 힙합 팀을 결성한다. 자기들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작은 무대나마 공연장에 올라 환호를 받는다.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고 함께한 경험이 쌓이면서 둘의 세계는 점차 공고해진다.
하지만 하나의 공통점으로 시작된 관계는 언젠가 서로의 차이를 마주할 수밖에 없고, 이를 조율해 내지 못하면 위기를 맞는다. 송주는 래퍼 형들과 어려운 용어를 써 가며 대화하는 주연에게 소외감을 느끼고, 주연은 송주가 왜 계속 껄렁한 친구들과 어울리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함께 랩을 하며 꿈을 키우는 송주와 주연
서로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송주와 주연
결국 관계는 두 세계를 조율하는 게 아니라 세계를 가로질러 이동함으로써 유지된다. 둘의 관계는 주연이 송주를 자신의 세계로 초대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주연은 송주에게 랩을 같이 해 보자고 제안했고, 명반으로 불리는 랩 음반을 빌려줬으며, 함께 공연에 오르자고 독려했다. 즉, 라임크라임의 모든 것은 주연의 세계에서 전개되었다. 라임크라임으로 시작된 둘의 관계가 주연의 세계를 토대로 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많은 것이 어그러진 후, 이번엔 주연이 송주의 세계로 들어간다. 지금까지 둘은 늘 주연의 깔끔한 아파트에서 작업을 했다. 주연이 수집한 수많은 음반을 듣고, 주연의 돈으로 산 피자를 먹으며, 주연이 틀을 잡은 방식대로 음악을 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만난 둘이 모인 건 송주의 허름한 다세대 주택이다. 주연은 그곳에서 송주가 끓여 준 라면을 먹고, 송주가 만든 음악을 들으며, 송주의 제안으로 다시 라임크라임을 이어갈 용기를 얻는다.
이처럼 〈라임크라임〉은 청소년들의 성장과 꿈, 관계의 윤리 등이 결합된 영화다. 영화에는 힙합이 주류가 아닌 하위문화 시절이었던 때의 정서와 시대적 질감이 잘 묻어나며, 다소 어색한 듯 짧은 호흡으로 이어지는 장면들은 오히려 성장영화의 장르적 특성을 잘 살리는 연출처럼 보이기도 한다. 송주와 주연 사이에 오고 가는 내밀한 감정 묘사는 감독이 굉장히 세심한 관찰력과 회상으로 영화를 연출했음을 보여 준다.*
송주와 주연은 어떤 어른/래퍼로 성장했을까?
그러나 혼란, 상실 속에서도 꿈과 관계의 윤리를 모두 놓치지 않았던 송주와 주연이 어떤 어른/래퍼로 성장했을지를 상상했을 때 조금은 우울해졌다. 과연 그들은 자신들이 겪어 온 시절을 잊지 않고 좋은 어른/래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혹여나 그들이 혼란스러웠던 과거는 다 잊어버렸다는 듯이, 혹은 이제 나는 성공을 거머쥐었기에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듯이 구는 ‘힙찔이’가 되어 버리진 않았을까? 왜 어른/래퍼들은 자신의 취약함을 타인에 대한 다정함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늘 강한 척 연기하는 걸까?
물론 이런 질문들은 다른 결의 힙합을 추구해 온 래퍼들의 존재를 비가시화하고 모든 래퍼와 힙합 팬들을 ‘힙찔이’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하지만 래퍼의 주류적 이미지가 여전히 거들먹거리고 젠체하며 자신의 ‘우월함’을 입증하려 드는 남자들이라는 점에서 위 질문들은 진지하게 고민될 필요가 있다. 송주와 주연이 경험한 그 시절의 모든 것들은 더 깊게 이야기되어야 하고 힙합 음악으로도 표현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야, 이센스가 왕이었던 시절 두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라임크라임〉은 ‘힙찔이’들이 자신의 과거를 낭만적으로 채색하려는 퇴행적 시도에 그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송주와 주연이 좋은 어른이자 래퍼로 성장했길 바란다.
*〈라임크라임〉이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다룬 영화라는 걸 모르는 채로 영화를 봤는데, 송주와 주연이 함께 장난치며 햄버거를 만들며 노는 장면에서 서로의 몸에 묻은 케첩, 머스터드를 스치듯 핥는 장면을 보며 이 영화가 감독의 경험을 반영한 영화란 걸 확신했다. 성인이 되기 전, 남성들 간의 우정(특히 둘 사이의 우정)에는 결코 동성애로 독해되지 않으나 명백히 동성애적인 순간들이 너무도 많다. 〈라임크라임〉의 햄버거신(scene)이 포착한 건 바로 이 순간이다. 이 정도의 세심함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웬만해선 나오기 어렵다.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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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턴트맨이 느낄 모든 감정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또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들의 노력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하나의 흐름에 묻히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일상을 산다. 물론 적정한 금전적인 대가를 연봉으로 지급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완성이나 성공은 눈에 띄는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그런 숨은 노력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술가의 영역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제작 현장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스턴트맨은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일반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들의 일은 무척이나 위험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알려지기 어렵다. 영화 <스턴트맨>은 그렇게 숨겨져 있던 스턴트맨의 노력과 고민을 담는다.
첫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주는 긍정적 기운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업계에서 훌륭한 스턴트맨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명한 배우들의 스턴트 더블을 맡는데, 그중에서도 특급 스타인 톰(아론 테일러 존슨)의 대역을 주로 맡고 있다. 콜트는 늘 위험한 장면을 마무리하고 나면, 엄지를 척하고 올린다. 어딘가는 다치고 아플 텐데도 일단 큰 사고가 없었다면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일단 주변을 안심시킴으로써 영화 촬영 현장의 긴장을 줄인다. 기본적으로 그들의 마음속엔 영화 촬영 현장에 대한 존중이 포함되어 있다.
영화에서 그가 스턴트 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크게 위험한 액션 장면을 촬영해야 할 때, 그는 일단 모든 장비가 괜찮음을 확인하고, 스턴트 직전 심호흡을 여러 번 한다. 그렇게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은 그는 ‘오케이’를 말하며, 사인한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그가 스턴트를 시작한다. 차가 구르고 폭탄이 터지고, 점프를 뛰는 다양한 스턴트가 끝나고 나면, 주변이 조용해진다. 그때만큼은 모두가 스턴트맨의 안위에 신경 쓰고 있다.
안전요원들이 스턴트맨의 안전을 확인하고 나면, 스턴트맨은 엄지 척을 한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헬멧을 벗고 살짝 미소를 보인다. 그 이후 촬영 현장엔 박수소리와 환호소리가 가득해진다. 스턴트맨이 촬영 현장에 다시 긍정의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기본적으로 스턴트맨은 긍정적이다. 아마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위험한 스턴트 장면들을 무사히 마치고, 또 주변에도 그런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하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그런 스턴트맨의 긍정적인 기운을 관객에게도 전달하고 있다.
두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분노를 느끼는 이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스턴트맨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일에 집중한다. 촬영현장에서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태도다 좋지 않아도, 같은 장면을 수십 번 반복해서 찍어도 그들은 크게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주인공 콜트도 마찬가지다. 몇 번이고 몸에 불이 붙고 몸이 바위에 던져저도 엄지 척을 보이며 계속 그 행위를 반복한다. 이 영화의 설정상 콜트는 자신이 사랑하는 감독 조디(에밀리 블런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 스턴트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건 스턴트맨으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직업 정신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스턴트맨을 크게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최고의 스타로 등장하는 톰이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톰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스턴트 더블인 콜트의 액션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다. 자신이 최고의 스타라는 것을 본인도 잘 아는 듯한 그의 거만한 모습은 스턴트맨에 대한 태도로 이어진다. 그는 그의 스턴트 더블이 자신이 만든 그늘에서 활동하는 노동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파티를 할 때 스턴트 더블에게 위험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여러 번 위험한 스턴트를 반복해서 시키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스턴트맨에 대한 존중은 없다. 톰은 모든 스턴트맨들의 액션 장면들을 자신이 했다고 이야기하고 다닌다. 모든 액션 장면을 본인이 직접 연기했다는 인터뷰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무척 거만하고 무책임해 보인다. 모든 스턴트맨들은 그의 거만함에 분노한다. 하지도 않은 연기를 자신이 했다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누가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있을까. 특히 이 영화에서 톰은 스턴트맨을 거의 소모품처럼 취급한다. 스턴트맨이 사고를 당하면 바로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버린다. 기존 스턴트맨에게는 어떤 위로도 없다.
세 번째 감정 - 스턴트맨과 사랑에 빠지는 순간
영화 <스턴트맨> 에는 로맨스가 포함되어 있다. 콜트와 조디의 얼굴에는 사랑이 있다. 조디는 촬영감독이었고, 현재는 새로운 영화의 연출을 맡았다. 콜트가 큰 사고로 일을 계속하지 못하게 되면서, 조디와 잠시 멀어졌지만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잊지 못한 상태다. 거의 2년 만에 다시 영화촬영장에서 만난 두 사람의 얼굴에는 반가움과 당황스러움이 동시에 보인다.
조디는 콜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콜트는 촬영장에서 늘 최선을 다했고, 그 모든 위험한 스턴트 촬영을 하고서도 늘 괜찮다는 말을 먼저 전했다. 촬영감독이었던 조디는 그 모든 장면을 보면서 콜트의 따뜻함과 전문성을 발견했다. 업무적은 전문성도 서로의 마음을 이끌었지만, 무엇보다 모두에게 보이는 존중감과 태도는 조디가 사랑에 빠지게 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스턴트맨은 모두 전문적이고 긍정적이다. 한 장면, 그것도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의 촬영을 위해 방법을 연구하고 집중한다. 수십 번을 굴러 떨어지는 자동차 안에서 나오면서 엄지 척을 하는 그들을 관객이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영화는 관객도 수많은 스턴트맨들과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이런 감정은 결국 주인공인 콜트와 조디의 사랑을 응원하는 큰 동력이 된다.
영화 <스턴트맨>은 영화 촬영장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하지만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스턴트맨의 고충과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콜트와 조디의 러브스토리에 악당 노릇을 하는 배우를 등장시켜 다양한 액션 장면들을 보여주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까지 살짝 추가하여 보여주면서 진짜 이들의 얼굴을 드러내 놓는 영화다. 그들이 작업에 임할 때 갖게 되는 감정, 그들을 이용한다고 느낄 때 갖게 되는 감정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들을 극에 녹여내면서 결국은 모든 스턴트맨을 응원하고 사랑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연출한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 본인이 스턴트맨 출신이다. 전작은 <존윅> 1편과 <아토믹 블론드> 같은 다양한 액션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그가 겪었을 감정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카체이싱, 근접격투, 총격전 같은 다양한 액션 장면들이 로맨스 장면들과 적절하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무척 즐겁게 영화를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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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청소년 성장드라마 / 너의 색 / 사람의 색을 보는 아이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너의 색" 후기입니다.
*볼만한 쿠키영상이 엔드크레딧과 함께, 그리고 다 끝나고 1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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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3] 철학과 영화 사이 (with. 정태완 감독)
🎙️ Episode 3. 촬영감독 정태완 00:00 자기소개 06:27 철학과 이야기 14:59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 18:18 [날 좋은 날]이야기 19:47 홍상수 감독을 오마주한 [날 좋은 날] 23:20 다시 [날 좋은 날] 이야기 28:13 ‘공감’에 관한 이야기 34:11 영화를 계속해서 연출하지 못한 이유 36:50 종교에 관하여 41:59 촬영 감독으로서의 정태완 43:11 [풀 메탈 브레인] 이야기 & XR 이야기1 45:22 [풀 메탈 브레인]의 연출적인 이야기 47:23 한예종과 XR 이야기2 53:09 앞으로 계획 57:18 마무리 & 쑥스러움에 관한 이야기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 정태완 📍instagram @xowanc 📍사이트 https://j30n9.myportfolio.com/work ◾️ 따옴표 필름 📍 instagram @ddaompyo.film 📍 YouTube @ddaompyofilm 📍 ddaompyofil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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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가장 압도적인 서바이벌 액션 블록버스터 6,500만년 전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하다!? [65] 티저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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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기억될 목소리 [밥 말리: 원 러브] ? 시대의 아이콘 #밥말리 가 2024년 극장으로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