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5-07 17:36:18
믿고 보는 소지섭 투자 예술영화들
51k
한국 영화계를 다채롭게 해주는 예술, 독립 영화들.
그 중심에는 소지섭 배우가 있는데요.
작품성이 높은 해외작품에 자비를 들여
수입 배급해오는것으로 유명하죠.
벌써 작품수가 30편이 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소지섭의 회사 51k에서 공동제공을 맡은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가 오는 5월 15일
개봉합니다.
제 79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전설적인 사진작가 낸 골딘의 삶, 예술, 투쟁, 그리고 생존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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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도를 희생해 시리즈의 초석을 두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판도라 행성의 자원을 개발하려던 RDA의 공격을 물리친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 그들은 '네테이얌(제이미 플래터스)', '로아크(브리튼 달튼)', '투크티리(트리니티 블리스)'를 낳고 '그레이스 박사(시고니 위버)'의 딸 '키리(시고니 위버)'와 인간 아이 '스파이더(잭 챔피언)'를 입양해 행복한 가족을 꾸려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크는 밤하늘에 낯선 불빛을 발견하고 RDA와 인간들이 판도라에 귀환했음을 깨닫는다. 그는 가진 무기와 자원을 총동원해 인간들을 공격하나, 도리어 아바타로 되살아난 '쿼리치 (스티븐 랭)' 대령의 기습에 가족을 잃을 뻔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에 제이크와 네이티리는 위기를 피하고자 '로날(케이트 윈슬레)'과 '토노와리(클리프 커티스)'의 도움을 받아 온 가족을 데리고 바닷가에 사는 멧카이나 부족 사이로 피신한다. 그러나 포기를 모른 채 복수심에 불타는 쿼리치의 추격은 제이크의 가족에 새로운 시련을 선사한다.
<아바타: 물의 길>은 올해 개봉한 작품 중 가장 많은 기대를 받은 작품이었다. 이유는 많았다. 역대 월드와이드 흥행 1위 영화이자 3D 혁명을 일으킨 <아바타>의 속편이라는 점, 개봉일이 숱하게 연기되어 13년 만에 공개된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라는 점, 제임스 카메론 감독 본인이 가장 비경제적인 영화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투자된 작품이라는 점 빼놓을 수 없다. 전편의 주역인 샘 워딩턴과 조 샐다나는 물론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시고니 위버와 스티븐 랭이 복귀했고, 케이트 윈슬렛 등이 새로이 합류한 배우들의 면면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아바타: 물의 길>은 감독의 명성에 미치지 못했다. <에이리언 2>와 <터미네이터 2>로 속편의 대가임을 증명한 바 있는 제임스 카메론도 이번에는 자기 장기를 온전히 발휘하는 데 실패했다. 13년간의 준비 기간 때문이다. 카메론 감독은 5편까지 이어질 시리즈를 모두 계획하기 위해 13년이 필요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각본을 모두 완성하고, 모든 캐릭터와 생물을 미리 만들며, 제작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을 사전에 구축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해 이번 속편이 큰 그림의 일부라는 의미이며, 바로 이 대목이 양날의 검이다. 앞으로의 로드맵이 확실하다 보니 <아바타: 물의 길>이 암시하는 향후 시리즈의 내용이나 전편으로부터 더욱 발전한 주제 의식과 메시지는 화려한 영상미 못지않게 흥미롭다. 반면에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서 완성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시리즈의 초석을 놓는 데 열중한 나머지 무엇 하나 온전히 완결 짓지 못한 듯 보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캐릭터 '로아크' & '키리'가 암시하는 시리즈의 길
우선 <아바타: 물의 길>은 새로운 캐릭터들을 차례대로 소개하면서 앞으로 <아바타>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주력한다. 이는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로맨스가 가족 드라마로 확장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인물을 자연스럽게 극의 흐름에 끼워 넣고 동시에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 제격이므로. 실제로 영화의 내용은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양육 방향을 둔 아버지와 어머니의 충돌, 형제자매 간의 다툼 등으로 가득하다. 특히 둘째 아들 로아크과 양녀 키리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들의 서사에 담긴 비유와 클리셰는 시리즈의 지향점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일단 로아크는 신약 성경 속 '돌아온 탕자'의 판도라 버전으로 보인다. 로아크는 나비족의 영웅이자 위대한 전사인 아버지처럼 되고 싶은 욕망에 들끓지만, 동시에 아바타의 특징이 강한 외모 때문에 소외감을 느낀다. 아버지처럼 강한 전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완벽한 아들이자 형인 네테이얌처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자격지심이 공존한다. 그 때문에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 몫만큼의 유산을 받아 집을 나선 '탕자'가 된다. 그는 만용을 부리다가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해 가족과 동료들을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고, 좀처럼 가족들과 융화되지 못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떠나 자신만의 여정을 겪는다. 한편으로는 그 과정에서 한 단계 성숙해진다. 자신처럼 가족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툴쿤 파야칸을 만나 안정을 찾고, 형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아버지를 위험으로부터 구해내면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결국 <아바타: 물의 길>은 로아크가 물속은 물론 인생의 길까지 찾는 이야기인 셈이다.
미스터리로 가득한 신비한 캐릭터 키리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아바타에서 태어난 아기이자, 그 누구도 아버지의 정체를 모르는 존재인 그녀는 등장부터 범상치 않다. 유달리 에이와와 강하게 교감할 뿐만 아니라, 따로 훈련하지 않고도 물속에서 능숙하게 잠수할 줄 안다. 또 온갖 동식물과 소통하고 그들을 뜻대로 조종하기도 한다. 이러한 묘사는 그녀가 마치 판도라 버전의 예수와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인간과 나비족의 대립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구세주 메시아로 거듭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본래 '아바타(avatar)'라는 단어가 지상에 내려온 신의 분신을 의미하는 만큼, 키리가 에이와의 아바타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로아크와 키리의 서사가 중심이 될 <아바타> 시리즈는 제임스 카메론이 써 내려가는 신약 성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시점 알려진 시리즈의 4편과 5편의 부제가 각각 <툴쿤의 기수(The Tulkun Rider)>와 <에이와를 찾아서(The Quest for Eywa)>이기에 더욱 그렇다.
전편으로부터 진일보한 생태학적 메시지
무분별한 환경 파괴와 개발에 반대하며 자연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도 더욱 깊어졌다. <아바타>는 인간과 다른 존재들의 관계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판도라의 모든 생명체는 에이와의 자식으로서 동등한 존재다. 따라서 그들을 소유하고 이용하는 대신 그들과 소통하며 허락을 구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는 제이크가 이크란을 탈 때 그들과 진정으로 교감할 수 있어야 했던 이유였고, 또 사냥할 때마다 "당신을 봅니다(I see you)"라고 말하며 명복을 빌었던 이유였다. 판도라의 모든 나무가 마치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인간처럼 의사소통할 줄 안다는 언급도 같은 맥락에서 등장한 설정이었다. 다만 이러한 묘사에도 한계는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설정과 설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관점에서 판도라의 신기한 생태계와 삶의 방식을 관찰할 뿐, 다른 생명과 존재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는 없었다.
<아바타: 물의 길>은 한발 더 나아간다. 지구의 고래를 닮은 생명체, 툴쿤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작중 툴쿤은 멧카이나 부족의 형제자매, 외관만 다른 부족의 일원으로 여겨진다. 멧카이나 부족과 툴쿤들이 재회하는 장면은 오랜 기간 보지 못했던 가족이나 친척들이 추석이나 설날에 만나 수다 꽃을 피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특히 단지 멧카이나 부족이 일방적으로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 툴쿤들도 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실제로 영화는 로아크와 파야칸이 처음 만난 순간부터 툴쿤의 주체성을 강조한다. 파야칸의 시점에서 로아크가 말을 걸고, 대화를 시도하고, 도움을 주고, 친분을 맺는 모습을 묘사한다. 그 결과 동등한 두 주체가 진정으로 우정을 쌓아나가는 과정에는 설득력이 더해진다. 또 인간과 멧카이나 부족이 결국 전투를 벌이는 결정적인 계기도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체험할 수 있는 주제 의식
즉, 전편이 인간도 자연계의 구성원 중 하나로서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속편은 인간 이외의 주체를 강조하여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정동(affect)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자연과 물질도 인간처럼 세계의 변화에 반응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주체이며, 인간처럼 의지와 목적을 가진 채 행동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들도 툴쿤 사냥선을 급습하는 파야칸처럼 인간 행위의 방향성을 바꿀 수 있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자연의 능동적인 반응에 따라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영화 초반부에 RDA의 목적이 망가진 지구를 대신해 판도라를 개척하고 이주를 도모하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자연과의 공존을 더 적극적으로 강조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한층 깊어진 주제 의식은 <아바타: 물의 길>이 선보이는 화려한 영상미가 빛을 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이 작품의 CG 효과는 전편 수준의 충격적인 영상미를 재현하지 못한다. 3D 효과도 익숙해졌고, 판도라 행성의 경관도 한 차례 맛을 봤기에 13년 전만큼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여전히 판도라를 체험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마치 지구의 바다를 촬영하듯이 다른 세상에 있을법한 바다의 상세한 모습을 그래픽과 상상력으로 표현한 결과, 주인공들과 함께 판도라의 바다를 진짜로 경험하고 경이로움을 공유할 수 있다. 그래서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일본의 고래잡이를 비판하는 듯 보이는 툴쿤 사냥 시퀀스도 마냥 교조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관객들은 해당 장면에 심정적으로 몰입하고, 영화의 메시지도 자연히 받아들일 수 있다.
한 편의 영화가 아닌 시리즈의 부속품에 가까워진 결과물
그러나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서 <아바타: 물의 길>은 전편에 비하기 어려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전반적인 스토리의 구성과 흐름, 캐릭터의 구축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전편과 달리 몰입도가 떨어진다. 1편은 인간과 아바타(나비족) 중 한 정체성을 골라야 하는 제이크의 고뇌를 그려냈다. 이러한 존재론적인 내적 갈등은 누구나 자신의 성장 경험과 사회적 위치를 떠올리며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반면에 이번 작품은 내적 갈등을 사회적인 이야기로 다양하게 확장한다. 일례로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아이들은 혼혈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심적으로도 괴로워하고 멧카니아 부족의 아이들과도 충돌한다. 이는 현실 속 인종 차별이나 다문화 청소년들이 겪는 집단 따돌림 등에 대한 비유처럼 보인다. 이는 수용자의 경험과 태도에 따라 공감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화제이고, 결국 그 때문에 직관적인 몰입도도 덜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수많은 캐릭터의 활용법도 최선은 아닌 듯 보인다. 다음 세 편을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하다 보니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간신히 시작될 뿐 진행되는 내용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제이크의 서사만 해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사전 작업에 머무르고 있다. 줄곧 인간을 피해 도망치던 그가 인간과의 전면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 것만으로 3시간이 흐르기 때문이다. 스파이더의 활용도 애매하다. 인간과 나비 양쪽을 오가면서 비극적인 개인사와 가족사를 지닌 인물인 만큼 그는 분명히 향후 시리즈에서 중대한 역할을 맡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정작 이 중요한 캐릭터가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을 주지 않는다. 그는 나비족의 습관과 정서를 이해하고 깊이 사랑하는 캐릭터에서, 말 몇 마디에 쿼리치의 제이크 추적을 돕는 등 소극적으로 협력하는 캐릭터로 변해 버린다. 이렇게 일관성 없이 플롯의 필요에 따라 캐릭터성이 달라지다 보니 그는 자연히 극의 흐름에 녹아들지 못한다.
갈등의 규모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얼핏 보기에는 전편보다 더욱 커진 전쟁을 그려내는 듯하다. RDA가 아예 실거주 목적으로 판도라 행성에 귀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다음 편을 위한 복선에 불과하다. 정작 종족의 생존을 두고 벌어지는 인간과 나비족의 결전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제이크, 네이티리, 그리고 쿼리치 대령 간의 오래된 악연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쿼리치 대령은 개인적인 복수심을 이유로 제이크와 네이티리를 추격하며, 그저 도망치기에 급급하던 제이크와 네이티리 역시 아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 쿼리치의 도발에 응수하기로 한다. 그 결과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전편에 비해 다소 맥 빠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액션의 스케일이나 전투 시퀀스의 규모도 줄어들었고, 싸움에 임하는 비장함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바타: 물의 길>을 보다 보면 생각나는 두 작품이 있다. 바로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와 <호빗: 뜻밖의 여정>다. <아바타>를 일종의 프롤로그였다고 친다면, <아바타: 물의 길>의 목표는 <반지 원정대>가 아니었을까 싶다. 시리즈의 세계관을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거대한 전쟁에 앞서 선악을 대표하는 인물들 간의 추격전을 그려낸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이야기의 끝에 다다르면 각각의 인물이 어느 정도 마음을 정리하고 편을 정한 후 본격적인 전쟁에 나서기로 하는 흐름도 유사하다.
그러나 목표와 달리 <아바타: 물의 길>은 정작 <호빗> 1편을 보는 듯한 인상을 남기고 만다. 시리즈의 진행에 필요한 복선을 깔아 두는 데 지나치게 열중할 뿐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는 않으며, 많은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했지만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 인물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유사한 문제점을 공유하는 까닭이다. 내용의 부실함을 전편에 비해 화려해진 시각 효과로 벌충하는 것 역시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아바타: 물의 길>은 장단점이 명확히 갈리는 가운데 향후 시리즈의 향방에 따라 재평가의 여지를 남겨두는 작품인 셈이다. 대서사시를 위한 완벽한 가교이거나, 시리즈의 진행을 위해 소비되어 버린 평범한 속편이거나. 2년 내지는 3년 안에 나올 것이라 공언한 <아바타 3>의 모습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재평가는 속편들의 몫으로 남겨둔, 흠잡을 데 없는 시리즈의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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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이 만든 관계의 변수들
우리는 무심코 상상한다. 로또에 당첨되면, 당장 떠날 수 있다면,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떨지. 생각은 여기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어 온갖 곳을 들렀다가 현실로 돌아온다. 이런 우연은 내게 벌어질 수 없다고. 어쩌면 영화 <우연과 상상>에서 하는 이야기의 출발점도 이와 비슷해 보인다. 초점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라는 게 조금 다를지언정. 이를 테면 오랫동안 보지 못한 옛 친구와의 재회,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 나의 주변인과 아주 가까운 사람이 된 상황 말이다.
상상했던 대로만 일이 벌어지면 자신의 예측 범위 안에서 결말까지 맺어지리라는 착각이 든다. 그러나 여기,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 우연. 우연히 만나거나 우연히 실수하거나 우연히 알아차리거나. 문득 이 우연과 상상을 적재적소에 쓴 넷플릭스 드라마가 떠오른다. <굿 플레이스>. 그 어떤 경우의 수를 만들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우연히 벌어지는 일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일종의 진리 같은 교훈을 내세우던 드라마였다. 이번 영화는 그보단 교훈적인 메시지를 덜하다고 느꼈다. 그저 일어나는 일을 관망하듯 보여주는 연출 때문인지도 모른다.
옴니버스로 연결된 세 영화를 이제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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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
세 작품의 전개 방식은 모두 대화였다. 눈에 띄는 건 대부분 두 사람의 대화였다는 점이다. 잠시 세 사람이 맞닥뜨리는 장면도 있기는 했다. 1막에서 벌어진 일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 사람은 알고 한 사람은 모르는 삼자대면이었으니까.
어느 길거리. 그곳에서 주인공 메이코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 촬영에 임한다. 이때 카메라는 한 사람을 유독 보여준다. 메이코의 절친이면서 스타일리스트인 츠구미. 그렇다. 이건 두 사람의 관계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촬영을 마친 둘은 차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대화를 나눈다. 대화 주제는 츠구미가 최근에 우연히 만난 남자.
츠구미는 그의 이름을 메이코에게 말하는 대신 애칭 같은 호칭을, 첫 만남에 가진 느낌을, 자신의 연애관을 들뜬 눈으로 조잘거린다. 종종 진지한 눈빛을 제외하고 츠구미는 내내 웃기만 했다.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진 얼굴이다. 그런 모습을 보는 메이코의 눈은 오묘하다. 츠구미와 눈을 맞출 땐 마주 웃지만, 츠구미가 말하느라 메이코에게 집중하지 못할 때 혹은 차창 밖에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을 때 혼자 골몰한 표정을 짓는다.
관객 입장에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연애담, 그것도 얼굴도 모르는 어떤 남자의 연애담을 듣는 게 썩 흥미롭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컷 전환도 얼마 없고, 그마저도 어둡고 꽉 막힌 공간 안에서 벌어진다. 이때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바깥의 풍경과 빛, 마냥 좋아하는 츠구미와 이상하게 음침한 츠구미의 대조가 새로운 몰입을 불러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말이 밝혀진다. 그런데 아주 명확히, 원인에서부터 결과까지를 보여주는 게 아니다. 두 사람의 대화로 관객은 추측할 뿐이다. 예전에 메이코와 남자가 만나는 사이였고, 메이코가 바람을 피웠고, 남자는 깊은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불쑥 찾아온 메이코를 뿌리 치려 하지만 메이코의 이런저런 말에 결국 시인한다. 여전히 메이코를 사랑한다면서.
이 대목은 <결혼 이야기>의 격렬한 싸움 씬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표현의 폭이 그들만큼 크지 않았으나, 사무실을 맴돌며 계속 위치를 바꾸는 메이코와 그에 맞추어 움직이는 남자의 모습이 연출적으로 닮았다고 느꼈다.
파국으로 치달을 듯한 이야기는 의외의 끝을 맞이한다.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 세 사람. 메이코가 남자와의 관계를 다 밝히고, 츠구미에게 상처를 주고, 그래서 친구를 잃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이건 다 메이코의 상상이자 예측이었다. 현실로 돌아온 메이코는 무난한 선택을 한다. 두 사람을 응원하며 자리를 비켜주기로.
이때 1막의 제목을 다시 본다. 마법 혹은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 보통 사랑은 마법 같다고들 하지 않는가. 그런데 사랑보다 더 불확실한 것이 있을까. 보이지 않는 마음에 이름을 붙이고 가장 좋은 것이라 명한다고 한들 끝에 다다를수록 질척이고 지저분하다. 끝을 기점으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해도 잘 모르겠는 것이다. 나의 상상과 상대의 상태가 같을지. 이번엔 다를지. 알 수 없기에, 메이코는 알 수 있는 것을 택했다.
2막. 문은 열어둔 채로
가장 불쾌한 감상이 남은 2막이다.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나오는 동기인 사사키와 파트너를 맺으며 결핍을 채우려 한다. 이미 결혼한 데다가 아이까지 있는 나오이기에 옳은 선택과는 거리가 멀다. 사사키도 이 사실을 알고 대놓고 약점으로 부리진 않지만, 학교에서 누구 하고도 가까이 지내지 못하는 나오의 쓸쓸한 마음을 이용하려 든다.
바로 자신의 앞 길을 막은 세가와 교수의 명성을 밑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일. 정확히는 사사키가 그토록 피해자 행세를 할 일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다른 교수들이 그러하듯 편의를 봐줄 거라는 생각으로 학점을 이수할 최소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융통성이나 동정심 있는 사람에게 통했을 부탁은 누군가 자신의 영역에 들어왔을 때 문을 활짝 열어두는 세가와 교수에겐 말짱 도루묵이다.
사사키의 머릿속에서 나온 방법은 나오를 이용 해서 세가와 교수가 성적으로 문란하고 더럽고 옳지 않은 사람임을 녹음본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사사키의 부탁대로 나오는 담당 교수인 세가와를 찾아 가 그의 신간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책 구절이 참 좋다며 몇 페이지를 천천히 낭독하며, 나오는 문을 스리슬쩍 닫는다.
그런 나오에게 다가온 세가와 교수는 문을 다시 열고 남은 문장을 마저 듣는다. 사사키의 계획이 모두 어그러진 것 같을 때, 나오는 자신이 하려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밝힌다. 세가와 교수는 그에 분노를 표하지 않고 오히려 흥분한다. 낭독하는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소장하고 싶었다며. 나오는 이상한 조건을 건다. 책 전체를 낭독해서 이메일로 보내는 대신 그걸 들으며 자위를 해달라고.
둘만의 비밀처럼 끝날 것 같던 일은 나오의 실수로 끝이 난다. 아이의 말에 대답을 해주며 이메일 수신인을 적다가 학교 관리인의 계정으로 잘못 보낸 것이다. 어찌어찌 사사키의 바람대로 세가와는 어그러졌다. 나오까지 수렁텅이에 들어간 건 예상 못했겠지만, 그건 사사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둘. 사사키는 버젓이 잘 살고, 결혼까지 앞둔 상태다. 나오는 모든 것을 잃고 그저 피곤한 하루를 버틸 뿐이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만 보일 수 있는 치기일까. 혹은 불륜의 굴레인가. 나오는 사사키에게 입을 맞추고 버스를 내린다. 이제 대학생 때와는 정반대의 위치에서 나오의 복수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3막. 다시 한번
꼭 다시 보고 싶은 사람과 우연히 만나는 상상을 해본 적 있는가. 말도 안 되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진 3막이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던 나츠코는 건너편에서 올라가던 사람과 눈이 마주치고, 다급하게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그를 뒤쫓는다. 20년 만에 만난 동창생, 아야를 놓치지 않으려고.
손을 꼭 맞잡은 둘은 부산스레 대화를 잇는다.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하느라 도쿄에 들린 나츠코와 가정을 꾸린 아야. 아야의 초대로 둘은 아야의 집에서 대화를 마저 하기로 한다. 고등학교의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무언가를 보여줄 듯 보여주지 않던 나츠코. 그러다 속마음을 드러낸다. 자신이 아야에게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20년. 이미 늦을 대로 늦은 시기인 만큼 애처로움이 가중될 것 같을 때에 사실이 밝혀진다. 아야는 아야가 아니다. 그러니까, 아예 다른 사람이었다. 둘이 나온 고등학교도 다르고, 아야의 본명도 아야가 아니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을 보고 서로 아는 사이로 착각한 것이다. 얼마나 보고 싶은 사람이었기에 똑 닮았다고, 그 사람이라고, 나츠코는 확신에 찼을까.
어정쩡한 기류는 아야의 아들이 들어오면서 뚝 끊긴다. 이제 가보겠다는 나츠코와 역까지 바래다주겠다는 아야. 엄마 나갔다 오겠다는 말에도 아들은 아무 대꾸 없다. 가정 내에서 별 다른 애정을 주고받지 못하는 아야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아마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나츠코를 보고도 별 말 못 하고 받아준 건 그 때문 아니었을까.
둘은 다시, 그들이 처음 만난 지하철역까지 간다. 나츠코는 에스컬레이터를 다시 내려가고, 아야는 육교에서 뒤돌아 걷는다. 둘 중 한 사람이 용기를 냈으면 하는 마음이 그득해질 무렵, 나츠코가 처음에 그러했듯 등 돌려 걷는 아야에게 뛰어간다. 이미 놓친 인연이 있으니까 반복하고 싶지 않았을 거다. 둘은 다음을 기약하며 그렇게, 안녕을 고한다.
원하는 사람을 다시 만난 건 아니었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 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학생 시절 추억으로 존재하게 내버려 두고, 지금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인연을 찾는 게 좋다고 느꼈다. 추억은 추억일 때 가장 아름답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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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의 이야기가 모든 면에서 마음에 들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부분 부분 공감 가는 상황은 어느 막이든 있었다. 살아가는 것도 비슷하다. 오늘 하루가 마냥 좋진 않아도 좋다고 꼽을 점은 늘 있으니까.
*씨네랩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 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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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투게더> - ‘갖고 싶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가볍지만 아팠던 사랑의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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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투게더(春光乍洩, Happy Together)
개봉일 : 1998.08.22 (한국 기준)
감독 : 왕가위
출연 : 장국영, 양조위, 장첸, 관숙의
‘갖고 싶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가볍지만 아팠던 사랑의 단면’
“다시 시작하자” 보영의 한마디에 아휘는 흔들린다. 보영과 아휘는 연인이지만 연인이 아니다. 사랑하지만 사랑을 전부 내보이지 않는다. 수없이 깨지고 짧은 한마디로 겨우 다시 접합해놓은 사랑.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균열을 풀칠 몇 번으로 이어온, 어쩌면 지겹게도 느껴지는 사랑. 충분히 아프고 또 아팠으니 이 또한 사랑이었겠다.
1995년.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흘러가고 있던 시간을 이 영화를 통해 붙잡아본다. 저녁 8시, 도시는 바쁘게 반짝이고 보영과 아휘는 작은 집안에서 몸을 밀착한 채 춤을 추고, 사랑을 하고, 갈라서고, 다시 시작한다.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라곤 한 손에 꼽는 낯선 도시에서 다시 돌아갈 고향을 꿈꾸며 아휘는 보영을 놓지 못한다.
보영 역을 맡은 장국영과 아휘 역을 맡은 양조위의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순간이 펼쳐지는 97분의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며칠 전 4월 1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인지하지도 못한 상태로 영혼을 탈탈 털어가며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무의식적으로 잡아탄 택시 라디오에서 장국영의 To You가 흘러나왔고, 저녁 7시 반쯤이 되어서야 알았다. 오늘이 그날이었구나.
사실 난 장국영이라는 배우에 대해 잘 아는 편은 아니다. 그는 내가 10살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기에 “같은 시대를 살았다”고 말하기에도 어딘가 애매한 구석이 있다. 근데 난 왜 성장기를 같이한 것도, 동시대를 살아본 것도 아닌 저 먼 곳에 있는 그의 눈을 보며 슬픔을 느끼고 있는 걸까. 기분이 묘하다.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시대를, 발 한번 붙여보지 못한 도시를,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랑의 형태를 내가 받아들이기 버거울 만큼 아련하고 반짝이게 표현해낸 영화였다. 갖고 싶지만 외면하고 싶었고, 가볍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아프게 가슴을 찔렀던 사랑이 속절없이 절벽 밑으로 추락한다. <해피투게더>는 그 사랑의 단편적인 조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해피투게더 시놉시스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보영’과 ‘아휘’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던 중 두 사람은 사소한 다툼 끝에 이별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상처투성이로 ‘아휘’의 앞에 다시 나타난 ‘보영’은 무작정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서로를 위로하며 점차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보영’의 변심이 두려운 ‘아휘’와 ‘아휘’의 구속이 견디기 힘든 ‘보영’은 또다시 서로의 마음에 상처 내는 말을 내뱉은 뒤 헤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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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자”
보영은 속절없이 깨져버린 사랑을 되돌리기 위해 이렇게 말한다. “다시 시작하자.”.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다 길을 잃은 이별을 선택하지만 보영은 아휘의 앞에 다시 나타난다. 아휘는 당연하게도 보영의 한마디에 휘둘린다. 사랑하니까, 잊을 수 없으니까 다시 받아들일 수밖에, 따를 수밖에 없다.
아휘는 보영과 이별을 하고 탱고바에서 일하며 보영보단 고향인 홍콩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이때 두 사람의 순간들은 흑백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아휘의 곁을 맴돌던 보영이 아휘의 삶으로 다시 들어온 순간, 화면에 청록빛의 색채가 드리운다.
보영은 아휘에게 담배를 빌리고, 아휘의 담배로 불을 붙이고, 아휘의 침대를 차지한다. 아휘는 보영을 집에 들이긴 했지만, 필요 이상으로 휘둘리지 않기 위해 거리를 두려고 노력한다. 자신은 소파에, 보영은 침대에. 크지 않은 집이지만 서로의 영역을 명확히 나눠 두려 한다. 하지만 보영은 아휘가 집을 비운 사이 침대와 소파를 붙이고, 좁은 소파에 누운 아휘의 옆을 파고든다.
보영과 아휘의 사이는 단적으로 말하면 갑과 을에 가까웠다. 헤어지는 것도 다시 만나는 것도 보영의 뜻이었고, 아휘는 그에 따를 뿐이다. 근데 이번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아휘는 손을 다친 보영을 보살폈고, 돈이 없는 보영에겐 아휘의 도움이 필요했다. 아휘는 보영의 옷 안에서 여권을 발견하고 그것을 숨겨놓는다. 보영이 가진 대부분의 것들이 아휘의 영역 안에 들어온 것이다.
아휘는 보영을 보살피며 지겨울 만큼 끈덕진 사랑을 느낀다. 감기 몸살로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날에도 밥이 필요하다는 보영의 한마디에 일어나 밥을 볶았고, 밤중에 담배가 다 떨어졌다는 보영의 말을 듣고 선반에 담배를 한 움큼 쌓아놓는다. 탱고바에서 일하는 게 싫다는 보영의 말에 설거지 일을 구했고, 아픈 보영을 보살피는 게 행복했다. 손이 낫고 나의 도움이 필요 없어지면 그가 언제든 떠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차라리 보영의 손이 낫지 않았으면 하는 슬픈 바람도 가져본다.
“넌 항상 제멋대로 하잖아.”
여러 번 깨어진 사랑에 단단한 신뢰 같은 건 존재할 수 없다. 아휘는 여권을 찾는 보영에게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여권을 돌려줄 수 없다고 말한다. 아휘는 처절하게 사랑의 환부를 잡아보지만, 보영은 그를 외면한다. 두 사람은 또다시 이별을 맞이한다. 몇 번째 이별이었을까.
“네가 불행한 게 느껴져.”
아휘의 친구이자 동료인 ‘장’은 어릴 때 눈이 아팠던 경험 때문에 사람의 소리에 집중하게 된 인물이다. 그는 곧 일을 관두고 세상의 끝에 있는 등대에 갈 거라는 목표를 가진 청년이다. 장은 아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목소리에 묻어나는 슬픔을 가늠해본다. 사랑하는 연인도 들어주지 않았던 아휘의 슬픔. 장은 그것을 담아 세상의 끝으로 향한다. 세상의 끝이라는 우수아이아 등대에 도착한 장은 아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녹음기를 틀어본다. 녹음기 안에 담긴 건 흐느끼는듯한 소리뿐이었다. 그 흐느낌이 말하고 있는 슬픔은 어떤 것이었을까, 장은 아휘의 흐느낌을 들으며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아휘가 이별의 아픔을 담은 흐느낌을 녹음기 안에 담아내고 있을 때, 보영 또한 이별의 아픔으로 눈물을 흘린다. 보영과 아휘의 사랑은 끝났다. 아휘는 도살장 바닥에 흩뿌려진 피를 물로 씻어내며 보영의 지겨운 에피소드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젠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완전한 끝을 맞이했음을 알게 된 보영은 담배를 잔뜩 사들고 아휘의 집을 찾아가지만 아휘는 떠난 뒤였다. 보영은 담요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린다.
아휘는 보영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그대로 내려놓은 채 혼자 이과수 폭포로 떠난다. 테이블에 놓인 이과수 폭포 램프 안엔 다정하게 앉아있는 두 사람이 그려져있지만 진짜 이과수 폭포 앞엔 아휘 혼자 서있다. 반짝이는 이과수 폭포 램프를 보며 상상했던 모습은 이게 아니었는데, 아휘는 보영을 생각하며 슬픔을 말한다.
보영과 아휘의 사랑은 서로의 스텝이 맞춰지지 않은 탱고 같았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춤을 추지만 아휘는 스텝을 자꾸 헷갈린다. 보영은 그런 아휘에게 다시 연습해보라며 홀로 연습할 시간을 주고, 다시 탱고를 춘다. 보영과 아휘는 손을 맞잡고 사랑하다가도 스텝이 엇갈리면 가차 없이 손을 놓았고, 아휘가 다시 스텝을 맞춰오면 잠시 함께 춤을 췄다가, 엇갈리면 다시 놓았다. 지금껏 아휘가 보영의 스텝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아휘가 그 노력의 끈을 놓은 순간, 사랑은 정말 끝나버린다.
사랑은 “다시 시작하자”라는 말 한마디로 붙일 수 있을 만큼 단순한 것이 아니다. 같이 있으면 좋다고, 내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그 한마디를 왜 그리 아꼈던 것일까. 후회해도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갖고 싶었던 것을 포기하게 만들 만큼 지독하게 아픈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엔 사랑하는 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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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태어나도 풀 수 없었던 '나'라는 숙제와 원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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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결혼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야자키 현에서 문방구를 운영하고 있는 리에와 그의 손님 타니구치다. 리에의 옆은 허전하다. 남편은 리에의 곁을 떠났고 사랑하는 아들은 이제 이 이 세상에 없다. 텅 비어버린 삶. 혼자 정리하는 문방구에는 빈 공간이 많다. 지인들이 리에의 문방구에 도착한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리에와 사람들. 그럼에도 리에의 일상이 바뀌기엔 시간이 좀 필요한 듯하다. 그녀의 문방구를 들락날락하던 손님 타니구치는 주인 리에의 어두운 그림자를 잘 알고 있다. 사실 타니구치는 리에를 마음에 두고 있다. 어딘가에 걸터앉아 그림을 그리던 타니구치. 문방구점에서 미술도구를 사는 일로 리에에게 얼굴도장을 찍고 있었다.
잔잔한 로맨스물처럼 보이던 영화는 갑자기 장르적인 긴장감을 덧붙인다. 리에와 타니구치는 오래 걸리지 않아 마음이 통하게 된다. 용기를 내는 타니구치. 리에 역시 마음을 열게 된다. 리에의 상처를 위로할 줄 알았던 타니구치. 리에는 이런 타니구치와 사랑에 빠진다.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 미래. 둘은 결혼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두 사람. 큰 상처가 있던 리에에게 타니구치는 선물 같은 존재다. 어느 날. 남편 타니구치가 일 하러 나갔다. 벌목업을 하던 타니구치. 안전장비를 단단히 챙겼다. 나무를 베는 타니구치. 혼자서 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갑자기 사고가 벌어진다. 벤 나무가 잘못 떨어져 타니구치에게 향했다. 나무에 깔려 사망한 타니구치. 타니구치가 세상에 떠났다. 장례식 당일. 타니구치의 친형이 장례식장에 나타났다. 어색한 첫인사를 나누는 리에와 타니구치의 형. 그런데 타니구치의 형은 뭔가 이상한 말을 한다. “잠깐, 이 얼굴 제 동생 아닌데요?”
들끓는 내면
영화가 다루고자 했던 핵심은 정체성에 대한 부분이다. 영화는 한 남자의 인생을 톺아보며 ‘어떤 이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를 질문한다. 영화 제목으로 설정한 ‘한 남자’는 작품의 이야기에 대한 은유다. 이 다방면으로 등장하는 남자들은 각기 다른 인물임과 동시에 후반부의 무언가를 암시한다. 일본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영화의 이면에 전적으로 깔려있는 것과 동시에 단지 제대로 살고 싶었던 한 남자의 비명이 각기 다른 인물들에게 투영되어 있다. 이 여러 인물의 내면을 한 사람으로 수렴하는 연출은 후반부까지 집중하지 않는다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이 주인공 키도의 시점에서 이어진다는 점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 인물(키도)이 어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고, 다른 캐릭터는 과거에 큰 상처가 있으며 정반대로 규정지을만한 무언가 역시 키도와 이어진다는 점이 이야기에서 핵심으로 작동한다.
영화는 조용하다. 감정적으로 대놓고 폭발하는 장면이 없다. 하지만 진한 울림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작품 내적으로 품고 있는 고요함 때문이다. 이 고요함이라는 정서는 영화 후반부까지 이어지는 인물들의 속성이다. 우리가 서로를 마음속으로 평가할 때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한다면 오류를 범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인생 이면에 가려져 있는 것을 전부 다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서로 교류하며 살아감과 동시에 ‘지엽적인 접근’으로 행복해진다. 영화는 냉정할 정도로 인간이 가진 이 아이러니를 묘사한다. 대놓고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은연중에 드러나는 것이 직접적인 화법보다 더 설득력이 붙는다.
따가운 피부
이 영화는 시선에 관한 영화다. 영화 포스터에 등장하는 그림은 르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이다. 영화는 이 그림을 초반부에 중요하게 등장시켰다. 사실상 이 그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그림은 본질적으로 모순이다. 한 남자가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근데 거울이 비추는 것은 뒷모습이다. 당시 유행처럼 불었던 초현실주의 화풍과 프로이트의 연구결과가 이 그림에 큰 영향이 갔다고 볼 수 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 꿈, 욕망, 우연성 등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키포인트라고 봤다. 르네는 인간의 뒷모습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 표현하는 단초가 된다라고 생각하고 그렸다고 볼 수 있다. 앞(표면)이 아니라 뒷(이면)을 보겠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영화의 핵심으로도 이어진다. 그 사람에 대해 정보를 얻는다. 근데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건 아니다. 단지 뒷모습을 보고 키도가 어떤 인간인가 생각할 뿐이다. 영화 내적으로 일본 사회가 캐릭터들을 바라보는 행위가 단지 앞만 봤기에 벌어지는 일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작품의 형식이 이 그림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름이라는 소재를 영화가 이야기를 함축하는 데 사용됐다는 점이 그렇다.
결정적으로 영화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영화가 ‘정말 내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핵심으로 놓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과 상응한다고 볼 수 있다. 인물의 내레이션을 위시로 한 직접적인 감정 묘사 없이 ‘뒷모습을 보는 행위’와 같은 방식으로 관객을 인물들과 거리 두고 있다. 이야기를 따라가서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이는 영화 중반부 즈음에 주인공 키도가 유리를 앞에 두고 누군가와 만나는 신에서 극대화된다. 사실상 이 두 인물은 거의 유사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인물 간의 거리 두기를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인데, 이 두 사람이 어떤 히스토리를 가진 인물인지는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이 등 뒤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부분은 결과적으로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달려 있다. 영화가 러닝타임이 끝날 때 자연스레 던지는 질문이 있다. 이 질문의 답을 ‘금지된 재현’이라는 그림으로 한 듯하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건 사회가 개인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영화가 어떻게 사회적인 문제를 ‘잘’ 다룰 수 있을까? 이번주에 개봉했던 <타겟>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경우에 속한다. 중고거래라는 설정보다 ‘여성이 혼자 사는 것의 위험함’이 훨씬 중요하고, 이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과한 표현도 몇 보인다. <한 남자>는 감정적으로 들끓는 순간에 물음표를 친다. 그리고 인물이 처해있는 입장 역시 거리를 두면서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에 근거를 둔다. 그 이면에 일본 사회에 만연했고 지금도 그렇다고 알려져 있는 범죄 묘사가 그대로 영화에서 중요하게 삽입된다. 이 역시 영화에서 반복되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소모적으로만 사용된 것이 아닌 이야기를 작동하는 원리가 됐다.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이 영화를 격렬한 스릴러/미스터리물로 보기 어렵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대사가 후반부에 제시되기도 한다. 영화의 편집과 음향은 철저하게 절제되어 있다. 장면은 그림을 그린 것처럼 통제되어 있다. 이런 연출이 영화를 문학적으로 읽히게 만드는 요소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장르적으로 쫀쫀한 긴장감을 기대하고 가는 관객들이라면 영화를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거리를 둬 관객에게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몰입감을 유발하기 충분하다. 안도 벚꽃을 위시로 한 배우들의 감정연기가 영화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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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맨 신작을 보고 싶은데 아는 지식이 1도 없을 때
이번 주 수요일, 그러니까 12월 15일은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의 개봉날이다! 개봉 전부터 다른 두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 토비 맥과이어의 등장 여부와 빌런 '닥터 옥토퍼스' '그린 고블린' '샌드맨'등 다른 시리즈의 주연들이 출연한다는 루머가 들려왔다. 또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로키>와 <완다비전>의 연계까지 이런저런 특징으로 인해 다른 작품 -<이터널스> / <블랙 위도우> / <샹치 : 텐 링즈의 전설> -보다 더 MCU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즉슨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알아야 할 정보가 있다는 뜻도 되겠지? 근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 작품을 보기 전에 알아야 할 정보도 있으니, 여러분이 수요일 개봉 이전에 가볍게 읽고 나서면 좋을 것 같아 이 글을 쓴다. 오늘도 허접한 나의 글솜씨를 읽어주는 분들께 감사함을 전한다.
1. 현재까지 나왔던 스파이더맨 시리즈들
스파이더맨 1(2002) / 스파이더맨 2(2004) / 스파이더맨 3(2007)
감독 : 샘 레이미
주연 : 토비 맥과이어(스파이더맨/피터 파커 역), 커스틴 던스트, 알프레드 몰리나, 윌렘 더포, 토머스 헤이든 처치, J,K 시몬스 등
우리가 흔히 아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이다. 감독은 영화 장인 샘 레이미가 맡았다. 1985년 마블이 소니에게 스파이더맨 영화 실사화 판권을 판매한 것이 계기가 되어 두 회사가 합작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1조 원이 넘는 초대박의 흥행 기록을 달성했기 때문에 히어로 영화의 금자탑을 쌓아 올리는데 혁혁한 공이 있는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스파이더맨 역은 토비 맥과이어가, 히로인 MJ 역은 커스틴 던스트가 맡았다. 이 당시 출연했던 악당은 후술 할 '닥터 옥토비우스(알프레드 몰리나'와 '그린 고블린(윌렘 더포)'가 있는데, 전자는 연구에 충실하다 자연스레 흑화한 캐릭터를 그렸다면 후자는 이중인격에서 오는 괴리를 묘사했다. 이 둘의 악당 묘사가 후의 마블 팬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또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봤다면 기억이 날 'J. 조나 제임슨(이하 JJJ)' 캐릭터도 있는데 이는 이 트릴로지의 피터 파커가 언론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다른 악당은 3편에 등장한 샌드맨이 있다. 탈옥자 신분에서 수사망을 피해 도망치다 실험실에 들어가게 되고 이는 샌드맨으로의 흑화 계기가 된다. 후에 피터 파커와 굉장히 중요한 인연이었다는 게 알려지며 '베놈'과 함께 <스파이더맨 3>의 주요 악당이 된다. 이외에 이후에 해리 오스먼이 연기한 '뉴 고블린'과 '샌드맨', 베놈이 되는 '에디 브룩'도 출연했지만 우리는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을 보기 위해 이 글을 읽는 것이니 인물 소개에 있어서는 예고편에 나온 사람들만 소개하면 되겠지? 인물 외적인 부분에서는 전설적인 거꾸로 키스신이나 '스파이더맨 3'에서의 춤추는 장면, 또 '스파이더맨 2'에서의 지하철 사고를 막는 장면이 상징적이다. 현재 왓챠/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처럼 멋지고 잘생긴 히어로가 아닌 상 찌질이 영웅을 그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 시리즈의 '닥터 옥토비우스/그린 고블린/ 샌드맨'은 출연이 확정되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4)
감독 : 마크 웹
출연 : 앤드류 가필드(스파이더맨/피터 파커 역), 제이미 폭스, 리스 이판, 엠마 스톤
2012년 리부트 된 스파이더맨 시리즈이다. 감독은 <500일의 썸머>의 마크 웹. 역시나 마블과 소니가 협업해 만들어진 시리즈이다. 호쾌한 액션과 시각디자인 비주얼로 좋은 피드백을 들었던 영화다. 또한 입담꾼인 피터 파커를 그렸다는 점에서 역시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 만듦새가 주요 단점으로 지적받았다고 한다. 또한 흔히 스파이더맨 하면 토비 맥과이어가 보여주는 짠내 나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 당시의 앤드류 가필드는 미소년 타입에 친구 많게 생긴 인싸니 괴리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몇 있었다고 한다. 나 개인적으로는 또 삼촌 밴 파커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 (이게 나중에 찾아보니까 원조 스파이더맨 시리즈에도 나왔다는 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핵심 키워드를 전해주는 연출이 기억에 남아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이걸 디테일하게 적으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다 말해줄 순 없지만 그웬 스테이시 역을 맡은 엠마 스톤의 '그 한 장면'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빌런으로는 일렉트로와 리저드가 있다. 전자의 본명은 '막스웰 딜런'인데, 그는 소심한 아웃사이더였으나 특별한 계기를 통해 일렉트로가 된다. 스파이더맨이 전했던 따뜻한 말 한마디에 그의 친구가 된 줄 알았지만 결국 무관심했단 걸 깨닫고 나서 악당이 되는 인물이다. 다른 빌런 리저드는 피터의 아버지 리처드 파커의 친구였다. 그와 같은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던 과학자였으나 혈청 실험을 계기로 악당이 되어버린 인물이다. 이 두 악당은 이 작품 <노 웨이 홈>에 출연이 확정됐다. 역시 왓챠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아, 이 시리즈의 3편은 제작 취소된 듯.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2016) / <스파이더맨 : 홈커밍>(2017) /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2018) / <어벤져스 : 엔드게임 >(2019)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2019) /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2021)
감독 : 루소 형제(<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 엔드게임>)
존 왓츠(<스파이더맨 : 홈커밍>,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출연 : 톰 홀랜드(스파이더맨 / 피터 파커 역),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젠데이아, 배네딕트 컴버배치, 제이콥 배들런, 존 패브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이다. 소니와 마블의 판권 분쟁에서 다시 마블이 어느 정도 판권을 가졌다는 뜻에서 솔로 무비 1편의 제목을 <홈커밍>이라고 지었다고 전해진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첫 등장이 <스파이더맨 : 홈커밍>은 아니었는데, 이 캐릭터의 첫 출연은 캡틴 아메리카의 솔로 무비 <시빌 워>였다. 두 편으로 나뉜 어벤저스 내전을 함께 치르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캡틴 아메리카와 전투를 벌이지만 스티브의 노련한 경험 덕인지 그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이 <시빌 워> 초반부터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와 함께 등장했고, 이후에 제작된 솔로 무비 <홈커밍>에서도 그 둘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아이언맨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한다'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인피니티 워> <엔드게임>에서도 둘은 유사 부자 관계로 인연을 이어간다. 이 뿐일까?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에서도 토니 스타크의 모습이 반복해서 나오니 마블 팬들의 비판도 합리적인 셈이다. 물론 비판만 있지는 않다. 톡톡 튀는 하이틴 무비로서의 정체성이나 다른 히어로들이 등장한다는 점은 내가 생각하기에 이 시리즈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뭔가 나사가 빠진 피터 파커의 성격 역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히어로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강한 캐릭터라기보다는 정신적으로 함께 성숙해진다는 것 역시 나름 신선한 접근법이 아닐까 생각했다. 현재 이 MCU 스파이더맨의 제작자 에이미 파스칼에 의해 이 작품 이후의 3부작 제작이 확정되었다.
2. 출연이 확정된 인물들
닥터 옥토비우스(출연 : 스파이더맨 2 / 담당 배우 : 알프레드 몰리나)
<스파이더맨 2>에 출연했다. 원래 출연했던 작품에서 본인의 핵융합 실험물을 과신하다 만들어진 사고로 악당이 된다. 이 악당이 되는 과정에서 아내 로지도 죽고, 끔찍한 괴물로 변모했으니 삶의 목적이 날아간 셈이다. 외진 골목에서 자살하고 싶었지만 등 뒤에 붙은 기계 덕에 그마저도 실패하고 움직이는 살인 병기가 된다. 목 뒤에 붙은 칩이 악당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 도구인데, 이 칩은 그의 머리에서 사고방식을 좌지우지함과 동시에 초인적인 힘을 갖게 해 준다. 전투를 할 때 뒤의 촉수 비슷한 것을 이용해 싸운다. <노 웨이 홈>의 예고편에서 알 수 있듯 원래는 스파이더맨과 싸우다 '괴물로 죽지 않겠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지만 이 작품에서 출연이 확정됐다. 아마 종반부의 결정 이전에 차원 문이 열려 MCU의 세계관에 합류하게 된 듯.
그린 고블린(출연 : 스파이더맨 1 / 담당 배우 : 윌럼 더포)
<스파이더맨 1>에 출연했다. 원래 출연했던 작품에선 임상실험에서의 부작용으로 인해 그린 고블린으로 흑화 하는 캐릭터다. 위의 닥터 옥토퍼스가 후에 갱생하는 부분이 있는 반면 처음부터 끝까지 스파이더맨의 목숨을 노리려고 한다. 피터의 사실상의 아버지 역할을 했지만 그마저도 주인공을 공격하기 위한 도구였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병약한 비주얼 탓에 근력이 약해 보이지만 그런 것 없다. 맨몸액션에도 강하다. 또 호박 폭탄이나 글라이더를 타고 다녀 현대 과학에도 능통한 악당이 된 셈이다. 닥터 옥토비우스와 마찬가지로 최후를 맞기 전에 차원문이 열려 MCU에 합류한 듯.
샌드맨(출연 : 스파이더맨 3/ 담당 배우 : 토머스 헤이든 처치)
<스파이더맨 3>에 출연했다. 원래 출연했던 작품엔 탈옥수의 처지에서 도망가다 실험실에 들어가 뭐가 잘못되는 바람에 샌드맨이 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다른 두 빌런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살아남은 악당인데, 이후에 그가 어떻게 됐는지는 묘사되지 않는다. 캐릭터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모래로 변하고 커지고 작아지고 하는 것이 주 신체적인 특징이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사람의 특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죽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뭐 그러는 듯. 사진에서 왼쪽이다.
리저드(출연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 / 담당 배우 : 리스 이 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에 출연했다. 원래 출연했던 작품에선 팔 한쪽이 불편한 캐릭터로 나온다. 원래 자기와 비슷한 처지의, 그러니까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연구에 투신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앞선의 압박 때문에 연구하던 혈청을 자기 몸에 투여하게 되고, 팔이 다시 생김과 동시에 괴물처럼 변했다. 일렉트로가 전기를 활용하고 그린 고블린이 폭탄을 터트리는 것과 별개로 이 악당은 오로지 맨몸액션을 벌이는데, 그 힘이 어마 장장하게 강해 스파이더맨이 고전하기도 한다. 일렉트로와 다르게 이 작품의 종반부에 감옥에 갇히게 된다. 사진에서 오른쪽이다.
일렉트로(출연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 담당 배우 : 제이미 폭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 출연했다. 원래 출연했던 작품에선 존재감 0의 아웃사이더 캐릭터로 나온다.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그런 조용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야근을 하다 전기뱀장어에가 가득 찬 수조에 빠지게 되고 악당으로 변신한다. 사람들의 시선에 일희일비하는 소심이 캐릭터지만 기적적으로 부활하며 스파이더맨을 고전시키는 악당이었다. 전기라는 소재를 활용해 발전소만 가면 강해진다던가 파란 신체를 가지고 있다던가 하는 점이 이 인물을 가로지르는 특장점이 될 것이다. 역시 영화 후반부에 사망하는 캐릭터지만 MCU에 합류했다. <노 웨이 홈>에서는 아이언맨의 아크 리액터를 가지고 있는 장면이 나왔는데, 전기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이 인물의 힘을 업그레이드시킨 매개체가 된 듯.
닥터 스트레인지(출연 :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 / 담당 배우 : 베네딕트 컴버배치)
어벤저스 시리즈를 다 봤다면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다. 캐릭터 별개의 솔로 무비도 있고 내년 2월에 차기작이 있으니 아마 <노 웨이 홈>을 아는 팬들이라면 이 작품 역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세계관 내에서 굉장히 강력한 마법사로 통한다. 멀티버스라는 것에 대한 이해도도 충분하고 타노스와의 일전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점에서 무력만큼이나 지적 능력도 강한 편. 담당 배우 배네딕트 컴버배치가 이 분야 전문가라 그런지 살짝 사회성이 떨어지는 천재 캐릭터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많이 나아진 듯. '생텀'이라는 곳에서 살고 있다. 또 스파이더맨 2편에서 '스티브 스트레인지'라는 이름이 언급됐는데 이 인물에 대한 이스터에그라는 설이 다분하다.
해피 호건(출연 : 아이언맨 시리즈 / 담당 배우 : 존 패브로)
역시 아이언맨 시리즈를 봤다면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다. '아이언맨의 경호원'이라는 역설적인 캐릭터를 아주 잘 소화한 인물이다. 토니의 친구로서, 또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코미디 캐릭터로서 아주 탁월하게 MCU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어벤저스 : 엔드게임> 이후 토니 스타크가 세상을 떠나자 그가 어떤 식으로 이 세계관에 존재할 수 있을지 궁금해할 팬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J. 조나 제임슨(출연 : 스파이더맨 1, 2, 3 / 담당 배우 : J. K 시몬스)
샘 레이미 감독이 연출한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피터 파커는 언론인으로 나온다. 이 JJJ 편집장은 이 데일리 뷰 글의 편집장이라 피터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인물인 셈. 이 스파이더맨 오리지널 트릴로지에서 주인공을 못살게 괴롭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미워할 순 없다. 웃음을 전해주는 역할도 하니 씬 스틸러의 교과서라고도 볼 수 있을 듯. 지금은 별이 되어버린 스탠 리가 이 JJJ 캐릭터에 대해 '내가 연기해도 그것만큼은 못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극찬한 바 있다.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의 쿠키에 잠깐 등장했고, 이 <파 프롬 홈>에서도 출연이 확정되었다.
데어데블(출연 : 마블 드라마 데어데블 시리즈 / 담당 배우 : 찰리 콕스)
시각장애인 히어로. 넷플릭스에 있는 데어데블 시리즈의 주연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 히어로지만 감각이 초극한으로 발달해 사실상 눈을 뜬 것과 별 다를 바 없는 신체능력을 보여준다. 본업이 변호사라는 점에 있어 피터가 미스테리오 살인 사건을 잘 넘어가게 되는 구원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MCU 팬들에게 인기도 많고 캐릭터도 좋은 편. 세계관 합류가 확정되었다.
3. 그 외에 알아야 할 사실들 : 멀티버스
멀티버스라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로키>에서 언급되는데, 이 드라마 후반부에 나오는 '계속 남아있는 자'는 다방면의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이었다. 역시 이 시간을 관리한 덕에 멀티버스가 있고 다른 차원의 자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근데 이 능력을 좋은 쪽으로만 쓰지 않았다. 멀티버스의 존재를 알고 있던 이 인물은 다른 차원의 자기 자신과 지식을 공유하며, 이 개념을 통해 내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시간선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멀티버스를 관리하는 '계속 남아있는 자'. 이 <로키>의 후반부에서 로키와 실비에게 '나를 죽이면 또 다른 멀티버스 전쟁이 일어난다'라고 말하지만 실비에 의해 죽게 된다. 이 인물이 이렇게 죽음으로서 인해 진짜 멀티버스가 열리게 되고 이후의 MCU에 큰 영향이 간 듯. 이 드라마 안에서 실비가 겪었던 개인적인 고생이 이 인물 탓이었다는 점이나 애 먼 사람들을 평행세계로 끌고 와 혹사시킨 것, 또 앞에서 언급했던 멀티버스 워의 방파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악의 축으로 평가받는다. 사실상 인피니티 사가 이후의 MCU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서의 멀티버스 이슈가 정말 예고편에 나온 대로 피터의 쫑알거림이 원인이 된지는 모르나, 이 <로키>에서의 멀티버스가 열리게 된 이유가 된 것인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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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엑시트 결말 줄거리 등장인물 | 조정석 임윤아 주연
재난 영화 좋아하시나요?!
수많은 재난 영화 중에서도
짠 내가 물씬 풍기는 영화 엑시트가 있습니다.
조정석이라서 더욱더 짠 내 듬뿍 났고,
"따따따 따따 따따따따!"를 배웠던 영화 엑스트
그럼 영화 엑스트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재난, 코미디, 스릴러, 어드벤처, SF, 액션
감독 / 각본 : 이상근
출연진 : 조정석, 임윤아
개봉일 : 2019년 07월 31일
평점 : 8.99
스트리밍 : tvN , NETFLIX, Wavve, Whatch
기획 의도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와
만나게 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등장인물
이용남 | 조정석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산악 동아리 에이스였지만
졸업을 한 지금은 장기간의 백수생활로
누나에게 구박받고 조카에게 무시당하고
철없는 사촌들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취준생
정의주 | 임윤아
용남의 동아리 후배이며, 과거 용남의 고백을
받았으나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자며 거절했었다.
여담
개봉 전 많은 이들이 B급 감성의 코미디로
여겼으나, 시사회와 개봉 후 관람객 평이
상당히 좋아 킬링타임 용으로 즐기기 좋다.
영화 엑시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들로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상당히 좋았다.
2019년 영화를 하나 꼽으라면
엑시트를 선정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과
인기가 대단하여 수상할 수 있는 기록은
싹 쓸어 담았다.
후기 및 결말
영화 엑시트 결말
용남(조정석)과 의주(윤아는) 옥상에서
자신을 구출할 줄 알았던 희망이 사라지자
다른 건물로 이동하기 위해 종량제 봉투와
고무장감을 꽁꽁 싸맨 채 다른 건물로 이동한다.
아버지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용남과 의주를
드론으로 확인하며 실시간 중계방송에 내보낸다.
방송을 본 사람들은 각자 드론을 날리며
유독가스가 두 사람에게 못 오게 막아내며
간신히 구조가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윤아와 조정석의 조합 때문인지
짠내의 절정으로 나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가
탄생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절대
잊지 못하는 장면 "따따따! 따따! 따따따따!!!"`
아직 영화 엑시트를 접하지 못했다면
추천드리고 싶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습니다~
한줄평 : 위급상황 시 외쳐야 하는 말
따따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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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흥신소] 초강력 미세먼지의 습격 '인 더 더스트'
흥해라 이 영화
인 더 더스트
- 지진 발생 후 미세먼지가 도심을 덮친 프랑스 파리 산소 마스크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데...
'엑시트' 그 이전 이미 도심을 덮친 죽음의 미세먼지가 있었다... 극현실주의 재난무비 이 영화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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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호빗 3부작> 리마스터링 예고편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온 판타지 마스터피스 '호빗: 뜻밖의 여정' 절찬상영중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11월 24일 대개봉 '호빗: 다섯 군대 전투' 12월 2일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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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슬픔의 삼각형> 메인 예고편
호화 크루즈에 #협찬 으로 승선한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 각양각색의 부자들과 휴가를 즐기던 사이, 뜻밖의 사건으로 배가 전복되고 8명만이 간신히 무인도에 도착한다. 할 줄 아는 거라곤 구조 대기뿐인 사람들… 이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여기선 내가 캡틴입니다. 자, 내가 누구라고요?”